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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나눔운동/기고/시대를 이끄는‘대∼한매일’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으로 자랑스럽던 지난 6월의 일이다.민영화-독립언론의 험난한,그러나 희망이 바라보이는 새로운 길에 들어서던 대한매일도‘대∼한매일’을 자축했다.뜻있는 장면이다. ‘대∼한민국’은 우리가 전세계를 향해서 우리 가슴을 열어젖혀 드러낸,우리 자신도 미처 몰랐던 우리의 모습이다.열정과 흥분,자율과 질서,그것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자유와 함성이 ‘힘’이 되어 넘쳤다. 포스트 월드컵이다,국운융성이다,경제4강이다 등을 우리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담론들을 관통하는 알맹이는 실상 하나 뿐이다.넘쳐 흘렀던 그 ‘힘’을 어떻게 어디로 다시 살려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가령,연말 대결전을 앞둔 정당의 선거캠프들은 지금 그 ‘힘’의 흐름을 내 것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필승의 전략전술을 완성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리하여 머리좋은 참모들은 지금 얼마나, 경쟁적으로, 갖은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을 것인가! 정치만 그럴 것도 아니다.기업경영에서도,여러 사회운동에서도 그 ‘힘’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수준이 높고,진취적이고,무엇보다도 개방적인 젊음의 시대정신이 그 ‘힘’의 원천이자 특징이다.매력적이다. 언론 역시 ‘대∼한민국’의 시대적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면,‘대∼한매일’은 시대의 부름을 향해서 맨 앞자리에 선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다행하게도 대한매일은 기자와 사원들이 최대 주주인 독립언론으로 새로이 났기 때문이다. 언론을 향한 시대적 요구는 이를테면 언론개혁이고 그 내용인 편집권 독립일터인데,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구애받음이 없어진 ‘대∼한매일’은 그런 개혁과 독립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신문임에 틀림없다. 프랑스의 르몽드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 권위지라고 한다.‘냉혹하리만큼 진지하고 고도로 지적인 주지주의(主知主義)’가 이 신문에 대한 평가다.권위지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자조합과 일반사원들이 최대 주주인 독특한 소유구조에 있다고 한다.질 높고 권위있는 지면은 사원주주제로 신문의 독립 경영을 이루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르몽드는 민영화로 독립언론의 길을 쟁취한 ‘대∼한매일’과는 닮은 데가 많다.대한매일이 ‘강소지(强小紙)’를 선언하고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고급지로 방향을 설정한 것은 모험이지만 올바른 선택이다.소유구조에서 르몽드와 같은 조건인 대한매일이 지면 제작에서 르몽드를 닮지 못할 까닭도 없다. ‘강소지’의 방법론으로 대한매일은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프로신문’을 표방했다.각계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으로 대거 참여하여 우리 사회 초유의 ‘지식나눔 운동’을 벌이도록 한다는 것이다.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이 나눔운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봉사운동이라는 점에 특별히 공감한다.따로따로,뿔뿔이,독불장군식의 행태에 젖은 지식인들이 서로서로 어깨를 겯고 대중속으로 들어가는 것은,굳이 과장하지 않아도 혁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중대한 변혁기를 넘고 있음이 분명하다.우리 자신의 변화한 모습에 스스로 놀란 지난 6월의 일이 그것을 말해준다.조금은 성숙한,선진사회로의 이행이 지금 진행중인 변혁의 실체일지 모른다. 이런 때,여론에 영합하기보다 여론을 선도하고,역사의 진행을 방관하기보다 그 안에 들어가 더불어 섞이며,‘우리’에서 ‘세계’로 지평을 넓혀주는 진정한 뜻에서의 고급지가 절실히 필요하다.때가 충분히 익었다.지난 6월에 경험하고 목격한 우리 국토와 국민의 ‘기(氣)’를 감당할 좋은 신문이 바로 지금 있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고급지,또는 권위지가 되기 위해서는 ①정치권력에서의 독립과 경영의 안정 ②국제관계 보도의 심층화,풍부한 해설 ③지적이고 정확한 문장,품격 높은기사 ④권위있는 논평,사설,의견페이지 ⑤선정성의 철저한 배제 ⑥인쇄-활자-편집의 세련과 품위 ⑦진취성과 도덕성 ⑧여론지도층에 대한 영향력 등이 충족돼야 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고 질이다. 좋은 신문은 독자도 다르다고 한다.명예논설위원이기 보다는 한 사람의 까다로운 독자로서 대한매일이 독자들의 신뢰를 얻는 새로운 신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정달영 칼럼니스트, 명예논설위원
  • [열린세상] 민주 신당과 새 당원

    민주당 내 신당 논란이 당 외에 있는 일부 정치인 및 정당과의 결합이 아니라 일단 신장개업으로 정리될 것 같다.국민경선제 대통령 후보 선출이란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한 바 있는 민주당이 후보 지지율 하락 문제로 갈피를 못잡고 있던 모습을 지켜보며 착잡한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민경선제를 도입한 것은 그 때까지 지배적이던 이회창 대세론을 극복하기에는 기존의 민주당 가지고는 어렵다는 상황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보다 근본적으로 호남 당이란 지역편중의 당원 구조하에서 선출된 후보로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깰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였다. 그러나 어렵게 도입된 국민경선제로 노무현 후보가 선출된 이후 이회창 후보를 앞서는 지지율 급등은 거꾸로 민주당을 현실에 안주하게 한다.사실 국민경선제로 확인된 것은 국민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분출하는 욕구였다.노사모 현상도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치문화였다고 할 수 있다.더욱이 건국이래 최대의 국민적 열기였던 월드컵에서의 붉은악마 현상은 그 참여 욕구가 민주당 차원을 넘어서 훨씬 거대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결과는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철저한 외면이었다. 이 역설적 결과의 원인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신당 구상의 직접적 계기가 되는 지지율 저하가 ‘홍삼(弘三) 게이트’로 상징되는 DJ 정부의 부정·부패에 원인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민주당과 분리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국민경선제 이후 민주당은 스스로 환골탈태하려는 의지를 보였어야 하였다.이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노무현 후보도 최소한 민주당에 대한 개혁안 정도는 제시하며 국민의 열망을 대변해야 하였다.DJ와의 차별화는 구호나 그에 대한 비판 정도가 아니라 정당의 구조개혁·체질개혁 차원의 문제였다.노후보 지지율 저하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아니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민주당 내분에서 드러난 것처럼 국민경선을 스스로 부정하는 의원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국민경선이 내포하는 변화란 당내 기득권 포기의 요구로 이어진다. 국민경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열망을 수용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사이버 정당,새로운 당원 입당운동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민주당이 열린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하다.과거 수차례 시도된 정당 확대는 대개가 외부 인사의 수혈로 나타났다.이러한 노력이 인적 쇄신이란 측면에서 정당의 신진대사나 자정작용에 일정한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명망가의 정계 진출에 그치는 것이었지 당의 구조개혁·체질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웠다.당원 부재의 정당정치 현실은 여기서 비롯된 바가 크다.정계 진출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386세대는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현재의 신당 사태에서 목소리는커녕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새로운 정치 참여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그친 데 따른 귀결이다.어떻든 이제 민주당은 이름만으로 그칠지 모르지만 새로운 당으로 태어나게 되어 있다. 국민경선에서 거의 4개월 동안 시간을 허송했고 대선까지 남은 시간도 많지 않다.민주당이 만들려는 신당이 최소한 정당개혁에 대한 청사진이라도 제시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차기 정권재창출은커녕 앞날도 기약할 수 없다.신당으로서는 무엇보다도 당원 활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당원의 당비 납부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일차적 숙제이지만 당원 참여의 활동형태와 결부되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다. 신당이 정책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지식인들의 정책 참여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요컨대 신당의 성공은 한국 정치 도약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그 핵심은 새로운 당원의 창출과 수혈에 있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 정치학
  • [오늘의 눈] ‘정통예술의 韓流’ 정성 들이자

    중국에서 부는 한류(韓流)열풍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불안한 바람이다.중국 지식인들에게는 성격불명의 소비적 대중문화라는 점에서 불온한 바람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불행하게도 한류는 이를 변호할 정신적 배경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열풍이 한순간 역풍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럴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대(對)중국 문화정책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대중문화 붐을 지원하는 데 치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한류가 한국문화의 전부라는 생각이 뿌리내렸을 때 한국의 이미지는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강등되는 것은 아닐까. 당연한 얘기지만 한류를 민간이 주도하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반면 한국 문화,나아가 전반적인 한국 상품의 이미지를 높여줄 고급문화 교류에는 들어가는 돈이 더 많다.문화외교 차원이 아니라면 추진이 어렵다. 문화관광부는 수교 10주년을 맞아 현재 중국에 예술단을 파견해 놓고 있다.공연단은 국립국악원 연주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챔버오케스트라로 구성됐다.공연내용을 고급예술로 잡은 것은 그런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예술단이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예술 수준을 다시 보게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국악원이 ‘수제천’과 ‘침향무’를,학생악단이 텔레만의 ‘돈키호테’를 들려주는 초점없는 공연으로는 화제가 될 수 없다.중국언론 또한 이 공연의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여 문화 한국의 이미지를 높여줄까.국악원의 준 인간문화재급들을 대학생악단과 한 무대에 세우는 것도 제대로된 예우인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이번 예술단은 문화부가 소속기관 구성원들로 너무도 손쉽게 꾸린 흔적이 역력하다.한 나라의 문화이미지가 그렇듯 값싸게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문화부도 잘 안다고 믿기에 예술단 구성에 아쉬움이 남는다. 서동철 문화팀 차장 dcsuh@
  • ‘노동해방’으로 일제 맞섰다,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좌파시인 권환

    시대의 질곡을 외면한 ‘서정(抒情)’이 얼마나 허튼 배앓이인지,민중의 아픔이 싹틔운 ‘과격’이 때로는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잃어버린 시인’권환을 통해 새삼 확인한다. 시인 권환(1903∼1954)의 문학세계를 탐구해 온 황선열(영남대 강사)씨가 최근 전집 ‘아름다운 평등’(도서출판 전망)을 펴내 우리 문학사에 권환의 존재를 새롭게 부각시켰다.연구에 따르면 권환은 일본 유학시절 사회주의에 심취해 적극적으로 카프 활동을 한 지식인이자,문학에서는 ‘경향’과 ‘서정’을 두루 섭렵한 문인이었다.그 시절,그의 독특한 문학성을 보자. ‘기계가 쉰다/괴물같은 기계가 숨죽은 것같이 쉰다/우리 손이 팔짱을 끼니/돌아가던 수천 기계도 명령대로 일제히 쉰다/위대도 하다 우리의 노동력!(중략)동녘 하늘이 아직 어두운 찬 새벽부터/언 저녁별이 반짝일 때까지 돌리는 기계’(정지한 기계.굵은 글씨는 일제 검열에서 삭제된 것을 복원한 부분) 마치 박노해의 초창기 시를 읽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짙은 참여성을 보여준다. 그는 해방후에도 홍명희 임화 이태준 등과 함께 조선문학가동맹을 중심으로 문학활동을 계속했다.그러다 6·25 직전 지병인 폐결핵으로 고향 마산에서 요양하다 1954년 52세로 숨졌다.그의 문학도 냉전이데올로기에 밀려 함께 사장됐다. “동무들아 나 어린 소년공 동무들아/ 마음아프다고 울기만 하지 말고/×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중략) 수백만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맡은 ×를 ×한테 지니기만 하는 동무들/이리가나 저리가나 ×을×…우리들을 위해서 싸우자 응 싸우자!”(×는 검열에서 삭제돼 복원하지 못한 부분)는 ‘소년공의 노래’나 “일본놈의 전장 속에/일본놈을 위해 개처럼 죽지 않은 그대/조선민족을 위해 싸우다/조선의 땅 북악산 앞마당서 죽은 그대.”의 ‘조학병(弔學兵)’에는 유산계층에 대한 증오와 항일 의지가 배어 있다. 참여문학의 맹점이 ‘의도에 집착해 미학적 가치를 소홀히 한 데 있다.’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자면,이 작품에서 미학적 가치를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생명체적 본질을 가진 것,특히 문학에서의 미학적 가치는 그 작품을 낳게한 시대상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아무도 저항을 꿈꾸지 않은 그 때 ‘해방’과 ‘노동’을 말한 ‘선각’은 재해석의 여지를 남겨 둔다. 지금 같으면 ‘계층간 위화감 조성’이나 ‘충동질’정도로 여겨질 이런 시가 정당성을 갖는 까닭은 ‘당시의 재산가나 권력자들이 일제의 비호로 부를 축적하고,권력을 키웠다.’는 냉정한 현실인식 때문이다. 사회를 이분법으로 보는 시각,이를테면 “가난한 집 여자이라고/ 너들 맘대로 해도 될 줄 아느냐/고래같은 너들 욕심대로 마른 우리들의 몸을/젓 빨듯이 마음대로 빨어도 될 줄 아느냐.”(‘우리를 가난한 집 여자이라고’)처럼 극단적 현실인식이 이물질처럼 걸리는 것 역시 지금의 눈으로 이 시를 읽기 때문이다.그가 아닌 누가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는가. 그렇더라도 문학의 토양은 서정이다.다시 ‘한역(寒驛)’을 읽자.“납같은 눈이 소리없이/외로운 역을 덮다/무덤같이 고요한 대합실/벤치 위에 혼자 앉아/조을고 있는 늙은 할머니/왜 그리도 내 어머니와 같은지/귤껍질같은 두볼이/젊은역부의 외투 자락에서/툭툭 떨어지는 흰 눈/한 송이 두 송이 식은 난로 위에/그림을 그리고 사라진다.” ‘설경(雪景)’에 나타나는 그의 시심도 정갈하다.“아름다운 평등(平等)을 보려거든/이 설경을 보라/아름다운 차별(差別)을 보려거든/이 설경을 보라.”틀림없는 것은 그가 서정을 몰랐거나,서정 그리기에 서툴지 않았다는 점이다.다만 시대가 그를 서정에 안주할 수 없게 했을 뿐. 심재억기자 jeshim@
  • 장서리 청문회 난항 예고/ 정치권 “”그냥 넘길 일 아니다””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이런 분위기는 특히 2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위원장 河舜鳳) 1차 회의 이후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 “검증은 하되 통과는 시켜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다소 이완된 기류에서 완전히 뒤바뀐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청문회 일정이 잡히고 각종 의혹들이 하나 둘씩 제기되자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보다 더 악성(惡性)”이란 말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시중에 장 서리의 도덕성에 결함이 많은데도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검증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함께 배포된 ‘장 총리 서리 8대 검증 포인트’란 자료에서는 재산과 언론인으로서의 자질,거액 대출,벤처관련 주식취득,탈세,부동산 투기,위장전입 등을 거론하며 철저한 검증을 당부했다.또 특위 구성 다음날인 21일 ▲박사학위 취득과정에 대한 의혹 ▲매일경제 사장 재직시 대기업을 압박해 40억원의 펀드 조성 의혹 등을 제기했다.당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이원형(李源炯) 의원은 “장 총리 서리가 매경 사장 재직시 비전코리아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삼성·SK 등을 압박해 40억원의 기금을 모금한 것은 언론인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한나라당 간사인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재벌을 통해 강제모금한 사업으로 장 서리가 신지식인으로 채택됐고,결국 총리 지명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최근 다양한 의혹들이 연일 불거지면서 일부 개혁파 의원들 사이에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란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특히 장 총리 서리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동생인 회성씨의 친분을 문제삼는 이들도 있다.또 장 서리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시민단체나 여성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민주당내 이런 분위기의 기저에는 “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부담은 결국 한나라당으로 넘어간다.”는 판단도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 특위 위원은“솔직히 장 총리 서리에 대한 의혹들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불거져 매우 곤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지는 등 ‘정공법’을 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국 대표지성의 사상과 삶 조명/김기호교수 ‘지식인 12명 이념분포’분석

    편가르기가 심한 우리 지식인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진보 또는 보수로 규정짓는 것은 어쩌면 분열을 부추기는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그러나 이념은 지식인에게 학자로서의 정체성을 받쳐준다는 점에서 그 이념 성향 분석은 우리 지식계의 이념적 현주소를 점검해 보는 의미를 지닌다. 연세대 김호기(사진·사회학) 교수가 한국 지식인들의 이념적 분포를 분석하는,매우 어려운 작업을 시도했다. 김 교수는 곧 출간될 책 ‘말,권력,지식인’(아르케)에서 한국의 대표적 지식인 12명의 이념적 성향을 진보와 중도,보수로 분류하고 이들의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 한국 지식인의 이념적 분류는 지난해 ‘한국 현대사상의 흐름’이란 저서를 낸 일본 가나가와대학의 윤건차 교수에 이어 두번째.하지만 국내 학계와 멀리 떨어져 발언이 자유로운 윤 교수와 달리 국내 지식인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김 교수로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시도를 한 셈이다.그는 “한국사회에서 이념적 분류의 위험성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지식계의이념적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조망해 보자는 취지로 접근했다.”고 말했다.“사회학자로서 우리 지식사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도 작용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우선 한국의 진보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에 인간주의 철학을 접목,진보주의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신영복(성공회대경제학),진보와 민족주의를 접목한 강만길(상지대 총장·한국사),정통 마르크스주의 국가론과 다양한 신좌파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종합한 손호철(서강대 정치학),진보적 시민운동론을 체계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조희연(성공회대 사회학) 교수를 들었다. 중도주의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점을 감안,자유주의 및 민주적 조합주의,케인스주의,신사회민주주의 등을 우리사회 중도주의를 대표하는 이념으로 보고 이런 이념에 가깝게 지적 활동을 벌여온 네명을 선정했다. 중산층에 의한 민주주의 개혁을 통해 좌·우파를 넘어서려는 한국식 ‘제3의 길’을 모색한 한상진(서울대 사회학),자유주의 전통에 이성주의를 결합시킨 ‘이성적 자유주의자’김우창(고려대 영문학),시장과 경제에 대한 정부 역할을 강조한 ‘미시적 케인스주의자’ 정운찬(서울대 총장·경제학),‘민주적 시장경제론’을 제창한 최장집(고려대 정치학) 교수를 꼽았다. 보수주의는 한국 지식사회의 주류 이념성향인데도 실제로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이는 예상 외로 많지 않은 게 현실.이런 가운데 김호기 교수는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무게중심을 강조하는 송복(연세대 사회학),평등보다는 자유쪽에 확실하게 무게중심을 두는 ‘개방적 보수주의자’이상우(서강대 정치학),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유교사상을 접목한 ‘철학적 보수주의자’함재봉(연세대 정치학),현실적 개혁을 모색하는 방법론으로서의 보수를 주장하는 통일문제전문가 이동복(명지대) 교수를 보수주의 학자로 분류했다. 김 교수는 이념적 분류와 함께 우리사회의 진보와 중도,보수주의가 안고 있는 딜레마와 과제를 지적했다. 먼저 진보주의의 경우 상당한 이론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에 필요한 시민들의 실질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정치적 대안을제시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또 정보화·세계화 등 세계사적 변화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한국 진보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도주의자들에겐 아직 진보와 보수의 전략을 평면적으로 절충하는 약점을 벗어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자본 만능의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21세기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묻는다. 보수주의에 대해서는 우리사회에서 보수주의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만만치 않게 제기되는 점을 상기시킨다.요컨대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함재봉 교수조차도 ‘보수세력 내지 보수정당은 존재해도 진정한 보수주의 철학은 부재하는 것이 한국 보수주의의 현주소’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김 교수는 한국의 보수주의는 무엇보다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 이념을 적극 받아들이고,전통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점진적 개혁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책/ 나, 황진이-名妓 황·진·이 소설과 역사로 부활

    그녀는 평생 세 부류의 사내에게만 ‘잣나무배 오르기’를 허락했다.첫째는 돈많은 송도의 거상이고,둘째는 저보다 음률에 앞선 자이며,마지막은 시문에 탁월한 문재인데 이중 시 잘 짓는 이를 만나면 버선발로 맞았다.누구라도 그 이름을 대면 ‘아,’하며 한두마디 거들고 나서지만 정작 그를 아는 사람은 없다. 조선 중종조의 명기로 송도 어름을 주름잡았다지만 역사적 평가의 장에서는 노류장화라거나 해어화의 꼬리표를 뗄 수 없던,그러면서도 조선시대 철학사의 한 축인 화담 서경덕의 철학세계를 열라치면,어김없이 시·서·화 3절의 튼실한 격을 지분 향내처럼 풍기며 다가서는 여인,바로 황진이(黃眞伊)다. 결코 색정만으로는 옷고름을 풀지 않았으며 절창에 명필의 재능까지 겸비한 그녀가 ‘문사철(文史哲)’이라는 제법 무거운 분장으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우리가 아는 황진이의 히끄무레한 실루엣을 단번에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 거침없이 새 그림을 그려 넣은 김탁환의 소설 ‘나,황진이’(푸른역사)가 문제의 책.책은 소설과,학문적 시각에서해설을 넣은 주석판 등 두 종류로 따로 나왔다. 박종화 류의 역사소설을 냉소하며,조선왕조실록에 한줄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황진이를 이렇게 철저하고 완벽한 고증으로 재현해 낸 사실이 놀랍다.놀라움은,소설과 함께 ‘역사와 소설의 포옹’이라는 부제를 달고 발간한 주석서,거기에 빼곡이 적힌 600여 주석에 이르면 이 실험이 결코 허튼 것이 아님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기생 황진이를 섣부른 덧칠로 윤색하려는 어설픈 기도는 아예 하지 않았다.대신 ‘문사철’을 넘나드는 사료적 근거에 천착해 누가 보아도 납득할 만한 방식으로 일세를 풍미한 지식인 황진이를 창조해 냈다. 저자는 당대의 풍류객이자 종실인 벽계수를 낙마하게 한 시가(詩歌)‘청산리 벽계수야…’를 작품의 모두에 얹지 않았다.대신 황진이를 고려의 수도인 송도 지식인의 태두 ‘서경덕 에콜’의 대모로 자리매김해 당대 지식인들의 고뇌와 정서를,그가 음유하는 장대한 서사적 시상으로 복원해 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황진이를 둘러싼 야담요설을 피해간 것은 아니다.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를 둘러싼 많은 일화를 재해석했다.마치 ‘황야의 이리’에서,헤르만 헤세가 하리 할러의 수기를 빌어 지식인의 분열된 정신세계를 분석한 것처럼 황진이의 의식으로 16세기 지식인 사회를 해부한다. 허균이 황진이를 박연폭포·서경덕과 함께 묶어 ‘송도 3절’이라고 칭했으나 속세의 일이 한량없이 가볍기만 한 황진이는 소설 속에서 이렇게 되뇌인다.“폭포와 사람의 어깨를 견주는 것이 우습고 스승과 내가 함께 논의되는 것도 어불성설이기에 물러나 등 돌리는 것으로 부끄러움을 다한다.”고. ‘한숨을 토했답니다.’‘몰랐을 따름이지요.’‘상관하지 않으셨답니다.’의 서술형태에 골라쓴 단어가 구석구석 빛나는 등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작가의 문체 미학적 시도도 일단 신선하다.‘같은 종결어미의 숨막히는 반복이 읽는 이들에게 과연 어떤 느낌을 줄까.’라는 문제에 대해 진지한 검증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작가는 최근 들어 관심을 모으는 미시사(微視史)적 접근,즉 기존 역사에서 문학을 추출해 내는 방법 대신 문학을 통해 역사를 조합하려는 역시도를 하고 나선다. 아직 성과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나,작가는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화가(백범영 용인대 교수)한문학자(안대회 영남대 교수)중문학자(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역사학자(홍영의 국민대 강사)와 문학평론가(장일구)의 감수까지거쳤다.이른바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역사이자 시·소설·그림이 함께 한 복합장르적 작품이다. 작가는 “황진이의 마음으로 16세기 지식인들의 사상적·미적 성취를 살피는 것은 물론 그들의 고뇌까지도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었다.”고 토로해 그의 애씀이 결코 도로(徒勞)일 수 없는 당위성을 얻고 있다.하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 하나.새로 시도한 소설의 사료적 근거가 일제 어용학자인 이능화의 ‘조선해어화사’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점이다.작가가 사료로 제시한 이덕형의 ‘송도기이’와 허균의 ‘성옹지소록’,유몽인의 ‘어우야담’과 서유영의 ‘금계필담’이 모두 이능화의 저서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소설 9500원,주석서 1만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지식나눔운동/ 전문가 좌담 “지식총량 확대 재생산의 길 열었다”

    ‘지식나눔 운동’이 우리 사회의 지적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면서 사회발전에 상생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대한매일의 명예논설위원으로 ‘지식나눔 운동’에 참여한 김정옥 문화예술진흥원장,전철환 전 한국은행총재,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강지원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는 임영숙 대한매일 미디어연구소장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서 이 운동을 새로운 차원의 사회봉사 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좌담 내용을 요약한다.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지식나눔 운동' 에 적극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정옥 문예진흥원장= 돈 많은 부자들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듯이 전문 지식과 경험의 소유자가 지적 자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이 운동의 취지가 참 좋아요.새로운 차원의 사회봉사운동으로 확산되기 바랍니다. ■강지원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지식나눔 운동’은 우리사회에 상생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으리라고 생각합니다.과거에는 지식독점이 하나의 권력이었고,획일적이고 폐쇄적인 고정관념을 강조했습니다.개방적 지식나눔은 헌신,희생,봉사가 가져오는 선(善)의 효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 지식나눔은 ‘지식’과 ‘나눔’이라는 두개의 단어가 합쳐진 것입니다.나눔에 중점을 두면 상생의 의미가 강해집니다.지식이 없으면 자기확인이 안됩니다.자기확인을 하고 평등을 실현하려면 지식을나눠야 합니다.나눔으로써 굉장히 커질 수 있는 것이지요.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대한매일의 지식나눔 운동으로 우리사회 전체지식의 총량을 확대 재생산하는 길을 열었다고 봅니다.지식은 있어야 나눌수 있습니다.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듯이 지식나눔 운동은 지식을 창조하는 그룹의 지식 생산을 촉진하게 될 것입니다. ■임 소장 =대한매일은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 제도를 통한 ‘지식나눔 운동’으로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현대사회의 다양한 전문분야를 기자들만으로는 제대로 다룰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 검사= 지식을 쉽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정보가 필요하거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전문가를 찾을게 아니라 상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지요. ■전 전 총재 =지식나눔이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전파성,접근성,수월성,필요성이라는 4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겠지요.지식 수요자가 뭘 필요로 하는가에 우선권을 주어야 합니다.또 지식나눔의 핵심은 수월성입니다.지식을 수요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전문가들끼리 통하는 어려운 용어들도 쉽게 풀어서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손 부회장= ‘지식나눔 운동’은 대한매일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식인들에게 사회를 위하여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하지만 지식을 활용하고 대중화시키려면 지식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중간매개체의 마케팅 기능이 중요합니다.대한매일이 그 매개체로서 얼마만큼 전문가들을 네트워크하고 지식수요를 파악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지식나눔과 함께 지적재산권 보호에도 힘써야 합니다. ■김 원장=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것이바로 지식나눔의 시작이었습니다.한자가 어려우면 한글을 사용해서 지식을 얻으라는 것이 지식나눔의 정신입니다.지식나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획일화를 막고 다양함을 수용하는 것입니다.자기만의 지식이 옳다고 한다면 타인에게 폐를 끼칩니다.지식에도 경제,법률,문화 등 수많은 분야가 있는데 어느 한 분야의 논리로만 지배하려하는 것은 세계를 좁히는 일입니다.이런 면에서 나눔의 정신은 중요합니다.지식을 많이 주입한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지요. ■손 부회장= 세계화 시대에 국내지식인들의 지식만 나눌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전문화된 지식과 정보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지식인 네트워크 과정에서 외국의 석학 등도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임 소장= 금속활자의 발명이후 지식의 확산이 인류문명에 혁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듯이 ‘지식나눔 운동’이 우리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기대합니다.아울러 대한매일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신문으로 한국언론의 최고수준을 이루어내기를 희망합니다.■강 검사=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지식인도 독선적인 자세를 버리고 다른 견해의 존재를 존중하며 서로 배우려고 하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배타적 논쟁의 장이 아니라 따뜻한 배움의 장을 만들어야 하겠지요. ■손 부회장 =지식나눔 운동은 전체 국민의 지식수준을 높이고 축적하는 운동입니다.우리사회는 아직 지식이라는 무형자산에 대한 개념이 희박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을 가진 사람은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나누어주듯 여유로운 나눔의 문화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겠지요.그래야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공동발전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기부문화를 확산하듯 지식나눔 운동도 하나의 정신운동으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지식이 자신의 노력의 대가이기는 하지만 기꺼이 나눠주는 그런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겠지요. ■전 전 총재= 지식인은 먼저 지식을 개발하고 섭취하고 정리해야 합니다.다음에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그러나 지식을 나눠줄 장이 없으면 쓸모가 없습니다.무대와 관객이 없으면 연극이 가치가 없듯지식도 전달하는 장이 없다면 무의미합니다.그런점에서 대한매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임 소장= ‘지식나눔 운동’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을까요. ■김 원장 = 지식의 전달에 있어서 주입식이 아니라 독자들이 발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고정관념에 얽매여서는 안됩니다.지식이라는 것도 관찰하면서 발견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지요.연극에서 관객이 깨닫도록 유도하듯이 지식의 전달도 독자가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 부회장 = 평가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벤처기업을 육성하듯이 초기단계의 지식을 발굴해 보급하는 한편 지식이 부족한 곳은 그 부족함을 메워주어야 합니다.들쭉날쭉한 지식의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해야 하겠지요.그래서 우리사회의 지식수준을 전체적으로 레벨업 시켜야 합니다. ■김 원장 = 외국의 지식을 배우고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요사이 텔레비전의 외국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탤런트나 코미디언을 등장시켜 누구나 알수 있는 사실들을 피상적으로 소개하고 마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서면 훨씬 깊이 있고 생생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 텐데요.대한매일이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으로서 그 길잡이 역할을 하기 바랍니다. ■임 소장 = 대한매일은 앞으로 사회적인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들로 연구위원회 등을 구성해 깊이있는 내용과 분석을 담은 보도를 할 계획입니다. ■손 부회장 = 상시적이고 고정적인 틀을 가지는 것보다는 상황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의견수렴의 장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강 검사 = 수시로 나눔의 방을 여는 일은 매우 유익할 것으로 보입니다.다만 한가지 정답을 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잘 정리하여 고루 전달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전 총재 = 평가시스템이 바로 그런 형태일 것입니다.평가에 있어서도 과학적 판단을 요구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습니다.그러나 가치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자기선택의 경향이 강합니다.계층적 성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가치 판단이 필요한 문제는 중립적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손 부회장 = 과학적,몰가치적 분야는 객관적 접근이 가능합니다.기사를 다룰 때처럼 객관성을 지켜야 하겠지요.그러나 칼럼 등을 쓸 때는 가치판단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중립적이라고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비빔밥이 돼서는 곤란하겠지요. ■김 원장 = 그런 점에서 극단적인 대립이 아닌 ‘제3의 시야’가 필요한데 언론이 소신있게 제3의 의견을 말해야 합니다. ■임 소장 = 대한매일은 오피니언면의 메인 칼럼 제목을 ‘열린 세상’으로 하고 있습니다.극좌나 극우를 제외한 모든 의견을 수렴한다는 뜻에서 입니다. ■김 원장 = 중요한 것은 독자나 대중의 수준이 달라지고 세상이 달라지고 있는데 신문은 이런 변화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독자가 바뀌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임 소장 = ‘지식나눔 운동’을 통해 특별히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관심사항이 있으신지요. ■강 검사 = 법조인으로서 어린이 청소년 교육,복지 문제,범죄 및부패억제,도덕성 문제 등에 있어서 전문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독자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김 원장 = 연극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국민들 가운데 연극의 재미를 모르고 사는 사람이 99%나 되는 현실에서 문화의 다변화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싶습니다.문명은 파괴적일 수 있으나 문화는 창조적이고 인간적인 것입니다. ■손 부회장 = 우리 사회에는 반기업정서가 강한 것 같습니다.지나친 평등주의로 인해 진정한 시장경제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훌륭한 기업인들이 많이 있고 이들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기업에 오래 종사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기업가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임 소장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리 김경홍·김영중기자 honk@
  • 美·獨지식인들 ‘이라크전 논쟁’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대해 독일 정부가 반대 의사를 거듭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미·독일 양국 지식인들 사이의 논쟁도 한창이다.10일 독일 언론들은 이를 두고 ‘언어와 철자'를 동원한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쪽이 먼저 화살을 날렸다.지난 5월 독일 지식인 103명은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에 기고한 ‘정당성과 평화의 세상이 서로 다르게 보인다.'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9·11 테러에 대한 보복을 정당화할 보편타당한 가치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미국의 아프간전 수행을 비판했다.이들은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미국과의 무한한 연대'를 약속한 데 대해 “유일한 초권력에 대한 굴종”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문명의 충돌’을 집필한 새뮤얼 헌팅턴(사진) 하버드대 교수 등 미국 지식인 66명은 지난 9일 워싱턴과 뉴욕에서 공개서한을 발표했다.독일 지식인들의 공격에 대해 석달만에 답신을 낸 것이다. 미국 지식인들은 아프간 전쟁이 “도덕적으로 정당할 뿐 아니라 필요한 일이었다.”고 미 정부 편을 들었다.또 “테러 분자의 고의적 살육과,전쟁을 수행하다 불가피하게 발생한 민간인 피해를 동일시하는 ‘도덕적 무분별'에 슬퍼진다.”고 독일측을 힐난했다. 정치학자 진 베트키 엘쉬타인은 “독일 지식인들이 반미주의를 새로운 민족주의로 떠받들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그들은) 미국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린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공격했다.시사 주간 슈피겔은 “미국의 엘리트들이 반격을 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신당 외부인사 영입 착수

    민주당이 신당의 성격을 지역과 계파주의를 극복한 ‘통합 개혁정당’으로 정하고 외부 유력 인사 영입에 나서는 등 신당 창당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몽준(鄭夢準·무소속)·박근혜(朴槿惠·한국미래연합 대표)의원·이한동(李漢東)전 국무총리 등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원집정부제개헌과 대선거구제 도입,지구당 폐지 등의 획기적인 개혁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당무회의를 열고 신당 창당을 결의한 뒤 10여명의 위원으로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신당창당추진준비위원장에는 김원길(金元吉) 전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 밖에)신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당대 당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우하겠다.”고 밝혔다. 김원길 신당창당추진준비위원장은 11일 기자와 만나 “당 대 당 통합에서 실제로 자민련을 빼고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해 자민련도 신당에 포함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자민련과의 합당은 노무현(盧武鉉) 후보측과 최근 목소리가 높아진 개혁세력이 “신당의 성격을 흐릴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외부인사 영입은 이미 시작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분들과 오늘,내일 중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지식인과 교수,변호사,문화예술인 등도 영입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당 분열을 막기 위해 신당 논의와 추진을 수용했다는 점을강조하면서 신당 창당 이후 새 대선후보 선출방식에 대해 당원·대의원 외에 국민이50% 이상 참여하는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을 거듭 주장했다. 박근혜 의원은 신당 참여 여부와 관련,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국익 우선의 정책정당과 완벽한 정당개혁 등) 조건이 갖춰지면 신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 3권 출간

    어디 한곳에 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지적 편력과 독설 때문에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도 유별난 인물로 평가받는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철학과 교수.그리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대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최근 김씨가 통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은,원시불교를 축으로 두 사람이 가진 사고와 세계관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흥미있는 책이다.도올이 한달간의 인도 순례에서 얻은 원시불교에 관한 지적 사유와 지난 1월 11∼12일 인도 보드가야에서 친견한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3권으로 묶었다. 책은 팔리어삼장(경장·율장·논장)을 중심으로 원시불교를 탐구한 제1권,인도여행을 통해 불교미술사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제2권,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인 제3권으로구성됐다. 도올이 책에서 줄곧 주장하는 것은 ‘역사 속의 불교,역사 속의 싯달타(붓다가 되기 전의 속명)’.그는 “팔리어 삼장을 통해 본 붓다의 모습은,차디찬 금동불상이 아니라 2500년전 인도 땅 마가다 지역에서 산 고뇌하는 한 청년이었다.”고 적고 있다.티베트에서 붓다의 화신으로 통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도 ‘역사적 붓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한다. 3권에 풀어쓴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긴장감이 느껴진다.대화는 “붓다가실제로 역사 속에서 우리와 같이 존재한 인간이냐.”는 도올의 도전적인 물음으로 시작된다.달라이 라마의 답변은 이렇다.“실존한 어떤 개인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팔리어 삼장 체계가 성립할 수 없다.그러나 불교의 가장 원초적인 출발은 싯달타라는 역사적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싯달타라는 인간이 구현하려고 했던 진리에 있다.”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세계의 종교를 보는 눈은 놀랄 만큼 일치한다.“불교는 과학이라는 인과세계의 신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에서 불교로의 세계사적 전환이 불가피하다.”는공감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책에는 종교와 과학,티베트의 불행한 역사적 운명,21세기 인류사의 정신적 패러다임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두 사람이 영어로 벌인 토론이 빼곡히 실려있다. 티베트를 점령한 중국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시각에선 여유마저 보인다.도올이 “중국 마오쩌둥 주석이 서거했을 때 성하께서는 애도를 표시했다는데 그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달라이 라마는 “어찌 됐든 마오쩌둥은 중국 사람들에겐 주체적인 역사를회복시켜준 은인이 아니냐.”고 즉답한다.이어서 “마오쩌둥에게 감사할 것이 또 있냐.”는 물음엔 “그는 우리를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 인류에게 불법을전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틀간의 만남 뒤 도올은 달라이 라마를 ‘무한한 호기심의 소유자’라고 기록한다.남의 말을 참으로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다. 도올은 “당신은 정말 깨달으셨습니까,정말 깨달으셨다면 그것을 저에게 전달해 주실 수 있습니까?”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고는 잔뜩 긴장한 채 떨었다고 한다.그리고는 “깨달음을 물으신다면,공(空)과 자비를 통해 조금 이 우주와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다는 것뿐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답변에 눈물이 고였다고적고 있다. 한편 도올은 10일 오후2시30분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장 총리서리 일문일답 “”경제현장 목소리 정부 전달 김대통령이 중립내각 당부””

    장대환(張大煥·50) 신임 총리서리는 9일 청와대의 임명 발표 후 매일경제신문사 사장실과 총리기자실에서 잇따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국가가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국회인준을 받기 전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언제 연락을 받았나. 어제(8일) 저녁에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다.대통령은 “21세기는 여성과 젊은이의 시대이니 젊은 사람이 국정을 맡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걱정도 앞선다.나이가 어리다고 하지만 국제적으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40대 리더들이 나오는 시대다. ●언론계 및 재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 재벌정책 등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우려가 있는데. 시장경제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데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과의 관계는.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잘 하리라 믿는다.또 대통령께서 말한 것중 하나가 중립내각이다. ●국회 인준 전망은. 총리서리제는 헌정사의 오랜 관행이다.국회의원들이 잘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역은. 79년 공군장교로 공군사관학교에서 생도를 가르쳤다.병역·납세·근로·교육 등 4대 의무를 나름대로 충실히 다했다고 생각한다. ●왜 미국 대학을 나왔나. 공부를 못해 간 게 아니다.고교 3학년때 부친께서 에티오피아 대사로 나가셨다.이모댁에 남아 고교를 마친 뒤 가족에게 가 현지의 미국인 고교를 6개월 다녔다.그뒤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게 됐다. ●자녀 국적과 병역은. 아들·딸 모두 한국 국적이다.아들은 미국 미시간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며,대학을마치면 돌아와 군대에 갈 것이다. ●재산은. 매일경제신문 사장으로 근무한 것은 돈 때문이 아니며 봉사한다는 생각에서 맡았다.신문사 주식은 없고,관련 회사들의 주식은 있다.곧 자세한 내역을 공개할것이다.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은.98년 12월말쯤 ‘비전코리아 캠페인’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대통령을 모시고 설명하고 보고한 적이 있다.당시 한국 지식기반 산업과 ‘신지식인’을 육성하자는 데 대통령께서 크게 공감을 했다.그때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신지식인’이란 단어도 만들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오피니언 중계석/ 홍덕률 대구대교수 기고 요약 - 지방분권 특별법 제정 서둘러라

    ‘지방분권’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다.‘서울공화국에 지방식민지’라거나 ‘서울사람 일류국민,지방사람 이류국민’이라는 자괴와 탄식도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호남,강원,충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위기감이 높아져간다고 지적한다.그가 ‘지방분권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법률전문 월간지 ‘쥬리스트’최근호에 쓴 글을 소개한다. 지난해 한국 대학사(大學史)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 있었다.전국의 지방대총장들이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집단행동을 하고 나선 것이다.교육부 눈치나 살피면서 점잔만 빼던 총장들이었음을 생각하면 깜짝 놀랄 ‘사건’이었다.지방대학이 죽으면 지역사회도 살려낼 수 없으며,국가경쟁력도 갖출 수 없다는 무서운 경고도 곁들였다. 2001년 3월 지방대 총장 대표들은 특별법안을 마련하여 10월에는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11월에는 130여명의 의원 서명을 첨부하여 입법제안서를 국회에 내기에 이르렀다.그런데도 법이 제정되지 않자 총장들은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벌였고 5월에는 1만 9000여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국회에 제출할 수 있었다. 이 법안이 국회 어느곳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이번에는 지방신문사들이 들고 일어났다.지난 5월 말 전국의 유수 지방신문사 간부들이 모여 ‘지방신문 육성을 위한 특별법’제정 운동에 힘을 모으자고 나섰다.공중파의 위성재전송 문제를 놓고 전국의 지방방송사들이 격렬하게 들고 일어난 지 몇달 지나지 않아서 지방신문사들이 생존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단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대학과 신문사와 방송사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 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지방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일 수밖에 없다.21세기는 일사불란한 공룡조직이 아니라 창의력과 유연성을 발휘하는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방을 살리는 것은 국가를 살리는 길이다.지방살리기 프로젝트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지방정치가부패한 중앙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정치로 살아나야 하며,지방행정도 인사와 재정의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지방대학이 지역민의 자존심으로 설 수 있어야 하며,지역 언론도 그 사회의 지식정보화에서 구심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지방살리기를 위해서는 인식과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전제로 총체적이고 근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요약하자면 ‘지방분권’이다. 지난해 9월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2757명이 모여 ‘지방분권을 위한 전국지식인선언’을 발표했다.그들은 지방분권의 3대 테마로,‘지방에 결정권을,지방에 세원을,지방에 인재를’넘기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NGO)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가 출범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조직을 결성할 채비를 하는 것은 소중한 성과다. 지방분권운동은 ‘지방분권 특별법’제정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추구하고있다.각 분야에서의 중앙집권과 중앙집중 체제를 해체하고 분권과 분산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선 캠프는 원론적이나마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인다.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다.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역시 지방분권의 의지와 필요성을 매우 자주,그리고 강도 높게 표명해 왔음에도 성과는 대단히 미흡했다.두 당은 먼저 지방의 피폐화를 가져온 정책들을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그 위에서 지방마다 결정권과 인재와 세원을 고루 나눠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단지 선거 국면에서 성난 지역민을 달래기 위해 내건 득표용 공약(空約)이 아니라,국가재건을 위한 국가혁신 프로젝트로 지방분권을 법제화하고 제도화하는 일에 적극 임해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여중생 참사 파문 증폭

    미군 장갑차에 의한 두 여중생 사망사건의 형사재판관할권 이양 시한을 이틀 앞둔 5일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이 “통신 및 전방주시 장애가 사건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히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며 농성에 들어가는등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우리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를 문제삼으며 대대적인 저항운동을 펼치기로 해 장갑차 사건을 둘러싼 한·미간,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간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박윤환(朴允煥) 차장검사는 이날 오후 수사결과 발표에서 “장갑차 관제병 페르난드 니노 병장이 여중생을 발견,내부 통신 마이크(인터컴)를 통해 좌측의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에게 4차례에 걸쳐 정지를 지시했으나 통신장비 잡음으로 워커 병장이 이를 듣지 못한 것이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운전병이 쓰고 있던 인터컴 통신용 헬멧(CVC 헬멧)은 스펀지가,관제병의 헬멧은 고무가 떨어져나가 있었고 두 사람의 헬멧과 연결되는 통신용 증폭기(AM 1708)도 연결부분이 불완전해 먼지와 습기가 차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차장검사는 “이 때문에 운전병과 관제병 사이의 통신에 잡음이 많았고 접촉불량으로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사고지점이 오르막길이라 장갑차 소음이 증폭돼 정상적인 통신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관제병이 여중생들을 10∼15m 전방에서 뒤늦게 발견한 것도 사고의 부수적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군측 주장대로 장갑차 탑승자가 30m 전방에서 여중생을 발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며,사고지점이 급경사이고 채혈 조사결과 등을 볼때 과속이나 음주·졸음 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차장검사는 “미군측이 재판권을 포기할 경우 사고 장갑차 운전병과 관제병을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기소하고,재판권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검찰 수사결과가 미군 재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는 “검찰의 수사 결과는 한국 정부와 미군의 견해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우리 정부가 형사재판관할권을 가져 온다 하더라도 올바른 재판이 이뤄질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문정현(60) 상임대표도 “처음부터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었던 검찰이 국민의 뜻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민중연대 오종렬(61) 상임대표는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양심적 지식인이 힘을 모아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범국민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외국어대 이장희(52·법학과) 교수는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수사의 객관성을 찾지 못한 결과”라면서 “이번 검찰의 수사는 한·미 양국 모두에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범대위는 6일 의정부지청 앞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7일 미대사관 앞에서 미군측의 형사재판관할권 포기를 촉구하는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의정부 한만교·구혜영 이세영기자 mghann@
  • 오피니언 중계석/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 인종주의적 편견 극복 ‘발등의 불’

    한·일 월드컵때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4강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보며 열광한 한국인들.그런데 그 열기와 환호의 이면에 인종적 열등감이 도사리고 있었다면? 천태종 총무원 김용암 교육부장이 월간 ‘금강’에 기고한 ‘인종주의와 한국인’이란 글을 보면 모르는 결에 허를 찔린 느낌을 갖게 된다.용암스님은 우리네 의식엔 인종주의적 편견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이같은 편견을 냉정하게 반성하여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용암스님 기고 요지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던 유럽 강호들을 누르는 광경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가히 감격에 가까운 희열감을 맛보았다. 그 감격은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보였다.‘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난생 처음 자랑스럽다.’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감격이 자신감과 자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유럽 팀 격파에 감격하는 한국인들의 심리 이면에는 어쩌면 인종적 열등감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한국 근대사와 현실을 돌이켜 보면 이러한 분석은 결코 억지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근대 역사를 통해 한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인종적 편견에 젖어들었다는 지적을 쉽게 외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이전의 조선에는 인종차별은 물론 인종이라는 말조차 없었다.중화문명을 배운 ‘화(華)’와 그렇지 못한 ‘이(夷,오랑캐)’로써 구별하는 화이관(華夷觀)에 입각한 문화주의가 있었을 뿐이다. 인종주의가 한반도에 수용된 것은 19세기 후반 조선의 개항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서양문명 수용을 통해 자강(自强)을 추구하는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을 앞세운 조선의 개화파 지식인들은,그들의 스승격인 서구와 북미의핵심 이데올로기인 인종주의에 쉽사리 감염되었다. 백인 우월주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개화파 지식인들의 인종주의적 개화관이 근현대 한국인의 집단의식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그것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횡행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멸시와 무관하다고볼 수 없다. 해방 이후에는 백인 앵글로색슨 계통의 신교도 미국인들을 정점으로 하는 인종주의가 맹위를 떨치게 된다.해방후 한국인들의 백인 콤플렉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영어 원어민 교사’채용문제이다. 국제결혼에서도 백인과의 결혼과 동남아인과의 결혼이 천양지차의 인식과 대접을 받는 것도 한국인들에게 뿌리내린 인종주의와 백인 콤플렉스의 산물일수 있다. 과연 한국에 인종주의가 횡행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의 대답은 회의적일 것이다.그러나 어쩌면 한국사회는 예상보다 훨씬 인종주의에 오염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에는 인종주의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뿌리내려 왔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치는 젊은이들과,기회만 되면 자녀들에게 미국 국적을 갖게 해주려고 안달인 기성세대의 이 엄청난 의식 차이를 우리는 차분하게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하루 밥 세끼 온전하게 먹기가어려운 시절 미국과 선교사와 교회는 구원의 통로였다.이들의 원조 아래 교육받고 귀국한 사람들은 지도층으로 활동했지만 그들의 의식은 사실상 거의 미국인이었다.현재 한국사회 지도층의 가족이 미국 국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는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야 이해된다. 근대화에 기여한 미국 등 선진국의 도움은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이제는 지나친 미국 및 서구 편향으로 인해 발생한 후유증도 직시해야 한다.인종적 편견이 뿌리내리게 된 역사적 외연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는 게 우리의 시급한 과제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2002 길섶에서] 신지식인

    지식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업무방식을 혁신하는 사람.정부가 1998년 말에 규정한 ‘신지식인’이다.99년에는 음식점 배달부,파출부,청소원 등을 신지식인으로 뽑아 화제를 뿌렸다. 그중 기왕에 널리 알려져 있던 사람이 영화 ‘용가리’를 만든 심형래씨와 가수 출신의 SM 기획대표 이수만씨였다.HOT와 SES 등 스타 군단을 거느렸던 이씨는 그해 10월엔 기획예산처의 ‘신지식인과의 대화’에 초빙돼 300여 직원들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가졌다.이씨는 불과 두달여 전인 5월21일에도 서울대생들을 상대로 ‘내 판은 내가 짠다.’는 주제로 리더십에 관해 강연했다. 그런 이씨가 연예 비리로 해외 도피 중이다.회사 돈 11억원으로 주식을 사들여 수백억대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가수들을 얽매는 ‘노예 계약’까지 맺었다고 한다.인격이 없는 지식인은 위선자가 된다고 했는데,애초부터 부가가치 창출,즉 돈을 버는 사람이 신지식인이라며 ‘바람’을 넣은 것이 사람을 못쓰게 만든 것은 아닌지. 황진선 논설위원
  • [열린세상] 통치능력 상실한 아르헨티나

    지난 3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는 경제학자 루디거 돈부시와 리카르도 카바예로가 기고한 ‘믿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란 글이 실렸다.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스스로 통치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제3국의 전문가집단이 관리하는 위원회의 통치를 적어도 5년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 글에 따르면,아르헨티나는 자신의 통화·재정·규제·자산 관리의 주권을일정 기간 포기하여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불편부당한 소국인 영국·네덜란드·또는 아일랜드’ 출신 총독(commissioner-general)의 통치를 받는 게 좋단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통화정책을 경험이 많은 외국 중앙은행 금융인들이 통제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팔아먹었기에,돈부시와 카바예로는 이제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항구와 세관을 민영화할 것을 제안한다.당연히 민영화와 탈규제 사업도 외국인 대리인들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아르헨티나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거의 모욕으로 여겨질 ‘주권 이양’ 주장은 단순히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소신에 그치지 않는다.돈부시는 7월 들어‘세계경제보고·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위험으로서 주변부의 문제점’이란보고서를 의뢰한 ‘초국적 연구소’(Trans-National Research Corporation)에 제출한 모양이다. 이를 입수한 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보고서의 골자가 “권위주의가 탄생할 때까지 IMF 지원은 멈춰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마르틴 그라노프스키 기자의 요약을 살펴보자.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아르헨티나의 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어 어떤 군부독재가 들어설 때까지 외부지원을 이야기할 수도 없으리라.”고 진단한다.“아르헨티나에는 배제된 사람들의 계급투쟁이 확산되고 있고,제도들은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는 것.그의 진단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다.둘째,제도의 붕괴는 군부독재로 귀결될 것이다.셋째,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지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세 문장을 연결된 분석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두 개의 조건문이 탄생한다.첫째,군부독재가 들어서면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둘째,군부독재가 들어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경제지원을 해야만 한다. 불행히도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무부의 미주담당 차관보인 오토 라이시가 주도하는 강경노선이나 앤 크루거가 주도하는 IMF 근본주의 입장과는 양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하다.군부독재가 들어서서 시민들의 시위나 불복종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어야 경제지원의 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결론이 위 보고서의 핵심일 것이다. 투자은행이나 IMF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경제학자의 보고서가 연초부터 아르헨티나 정가를 여러 차례 강타하고 있지만,정작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이나 연대의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페론당 지도자들은 국난 극복은 뒷전이고 여전히 파벌의 손익계산에 맞춰 움직인다.정치인들의 구태에 식상한 시민들은 주방기기를 두들기며 연일 광장과 가도를 누빈다. 당연히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온다.민중과 정치인들 사이에 증오는 더욱 심해진다.지식인들도 암울한 현실에서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급진화된 말만 내뱉는다.중도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도가 늘어가지만,이들이 과연 국제금융권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와중에 차라리 외국인 총독정치가 뭐가 나쁘냐는 반응도 만만찮다.수도권의 8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주권 이양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비전이 없는 엘리트들은 주권을 방어할 능력을 상실했고,정치인들은 신뢰를 깡그리 잃어버렸다.국민들은 빈자와 부자로 양분화되어 서로에 대한 증오를 재생산한다.과학자들과 젊은이들은 나라를 등지고 먼 이국 땅에서 자신의 미래를 도모한다.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잠 못이루는 밤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성형(세종硏 초빙연구위원.정치학)
  • 편집자에게/ 외규장각도서 협상 ‘실리’ 찾기 공감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과 관련해,초기의 ‘일방적인 반환’에서 ‘등가등량’‘교차대여’등의 방법을 택하면서 규장각이나 장서각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이를 강하게 반대해 왔다.아무리 필사본이라도 우리 문화재를 또 내줄수 없으며,약탈해간 물건을 돌려받는 데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말도 안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환협상에서 프랑스측 자문에 응한 이진명 프랑스 리옹3대학 교수는 명분에 치우치지 말고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반환하겠다고 해서 돌려 받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또한 100년 넘게 프랑스 국유재산으로 소유한 재산은 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국외로 반출할수 없으며,프랑스에서 법을 개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99년 5월1∼2일 제1차 한·불 외규장각도서 반환협상을 위해 내한한 프랑스 정부대표 자크 살로아 일행에게 이틀간 문화유적지를 안내한 일이 있다.해인사와 팔만대장경,석굴암과 불국사를 보았고 신라 고도의 정취를 충분히 경험한 그는 우리의 문화사랑을 인정했다.하지만 살로아 대표에게는,본인 생각과 관계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했다.결론은 어렵다는 것이고,미테랑대통령 발언과 우리 요구에 억지로 응하는 분위기로 받아들여졌다.그로부터 3여년가 흐른 지금 그것은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나는 꽤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사석에서는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명분보다 실리를,불가능보다 가능성을 찾자는 것이었다.그러면서도 학계와 여론으로부터 비판받을 것이 두려워 내놓고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제는 좀더 장기적이고 실리적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성곤(한국정신문화연구원 홍보담당관)
  • 청춘의 사신/서경식/창작과 비평사/ 세상에 맞서 싸운 20세기 화가들

    세계대전,대량학살로 상징되는 20세기에 맞서 온몸으로 사투를 벌인 화가에 대한 미술 에세이집 ‘청춘의 사신(死神)’(서경식 지음·김석희 옮김,창작과비평사 펴냄)이 나왔다.최근 봇물을 이루는 ‘알기 쉬운’류의 미술관련책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하지만 저자가 지난 1992년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펴낸 ‘그’란 점을 알면 책을 앞으로 바짝 당길 것이다. 저자는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사건’에 연류된 서승·서준식 형제의 동생.형들이 20여년간 조국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는 동안 속절없이 서른을 넘긴 채 통곡의 세월을 산 재일동포 지식인이다.고문과 사형선고,단식투쟁 속에서 고통받는 형들을 지켜보며 ‘지하실에 처넣어진 듯한’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13년의 세월을 보낸 그에게 예술은 꽉막힌 지하실에 뚫린 작은 창문 같은 것이었다.도망가지는 못해도 작은 창문 덕에 살아있을 수있었다.1983년부터의 서양 미술관 순례길이었다. 그런 절박함 속에서 그는 콜비츠,코린트,놀테,실레 등 놀라운 통찰로 판에 박힌 상식을 돌파하려고쉬지 않고 저항하는 화가를 만났다.그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푸르른 삶과 시커먼 죽음에 대한 동경’이 다 타버리지 않았음을 상기했고,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인간으로서의 예술가의 삶에 비중을 둔 글이 감칠맛이 난다. ‘모욕 당하는 그리스도’를 그린 루오는 “내가 한 일은 하찮다.그것은 밤의 절규,낙오자의 오열,목멘 웃음이다.세상에서는 날마다 나보다 가치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일 때문에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저자는 세기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20세기의 악몽과 위협에 대해 미술이란‘창’을 통해 우리를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1만원.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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