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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교수생활 힘드시다고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교수생활 힘드시다고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언제부터인지 대학가에서 교수 노릇 하기가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들려 온다. 하루가 다르게 강화되는 승진 및 재임용 요건이 교수들을 옥죄고 있다. 그토록 견고했던 ‘철밥통’이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화의 물결 또한 많은 교수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시킨다는 취지로 대학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독려 내지 의무화하고 있다. 가르치는 교수나 배우는 학생이나 만족스러운 경우는 이례적이니 영어회화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판이다.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 버린 학생들의 강의평가 역시 한편으로는 못마땅하다. 불성실한 학생을 나무라는 수위가 낮아지고, 돌려 주어야 할 중간고사 시험지 채점에 자신도 모르게 관대해지는 형국에서 추상같이 엄한 잣대로 오히려 존경 받았던 옛 은사들을 본받기가 만만치 않다. 과거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짐도 생겼다. 출산율의 감소로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위기 앞에 교수들도 신입생 유치경쟁에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사정이 절박한 지방 사립대학의 경우 교수들이 입시철이 되면 선물을 들고 고등학교 교무실을 방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졸업하는 제자들의 취업을 위해 여기저기 애걸하고 사방으로 뛰어다녀야 한다. 체통과 품위를 중시하는 학자들의 모양새가 형편없이 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세타령에 맞장구를 치기에는 이 땅의 교수집단이 누리는 특혜와 특권이 너무나 두드러진다. 신분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장관보다도 해임시키기가 어려운 대상이 교수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까다로워진 승진 및 재임용 규정의 희생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논문표절과 연구비 유용 같은 심각한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자들이 즐비하다. 교수들은 사회적으로도 각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교수라는 명함은 어느덧 국회의원이나 각료의 위치에 오르는 지름길의 하나가 되었다. 자랑스러운 금배지를 달고서도 교수직을 버젓이 유지하는 이른바 성공한 ‘폴리페서’가 오늘의 여의도에도 10명에 이른다. 신문의 칼럼을 거의 독과점하면서 사회적 발언권을 장악하고 있는 주체도 교수집단이다. 남부럽지 않은 부와 지위를 지닌 상아탑 밖의 인사들이 겸임교수나 초빙교수 등의 직함에 달려드는 것도 교수라는 신분 때문이다. 캠퍼스에서도 교수는 대학문화의 시류에 편승하면 그야말로 아쉬울 것이 없다. 정치권을 원색적으로 규탄하고 시위진압대의 폭력에도 좀처럼 굴하지 않는 학생들도 교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된다. 요구하지 않아도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눈치 빠른 대학원생들이 어디에나 있다. ‘조교를 시키면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 넣을 수 있다.’는 씁쓸한 조크도 있다. 이들 모두 일그러진 대학문화의 피해자들이지만, 이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교수님’들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시간강사의 처지를 고려하면 교수들의 불평은 배부른 투정이다. 요즘 같은 불황에도 임금삭감을 한낱 남의 일로 여기는 교수들과 달리 시간강사는 파김치가 되어 한 달에 이삼백만원을 벌면 ‘재벌’ 소리를 듣는다. 연구실이라는 공간이 한없이 부러운 그들에게 수업 있는 날만 학교에 얼굴을 내미는 교수들은 분명 차원이 다른 부류다. 의료보험도, 퇴직금도 없는 비정규직 지식노동자인 이들이 바로 한국 대학교육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벽안(碧眼)의 한국학자 박노자는 그들을 ‘상아탑의 노예’로 명명한다. 요컨대 한국의 교수집단은 대학의 안팎에서 과도한 혜택을 누리는 특권계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대학의 그릇된 문화와 불평등을 개혁하는 데 인색한 것이 교수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다. 교수들의 진정한 권위는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건강한 지식인으로 거듭날 때 보장된다. 교수생활 정말로 힘드십니까?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백낙청·이문열씨 초청 관훈포럼

    관훈클럽(총무 이목희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18일과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문열 작가를 각각 초청해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지식인들로부터 국내 상황과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관훈포럼을 개최한다.
  • 나폴레옹·베토벤… 세상을 바꾼 비밀편지

    편지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속내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편지를 쓴 이가 위대한 정치인, 예술가, 사상가라면 편지는 파괴력을 내포하기도 한다. 20세기 정교분리 원칙을 기반으로 한 공화국을 탄생시키고 지식인의 인권연맹, 여론의 힘을 개발한 에밀 졸라의 공개서한 ‘나는 고발한다’처럼. ‘역사를 창조한 이 한 통의 편지’(이덕희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는 세상을 변화시킨 편지들, 그 중에서도 나폴레옹, 괴테, 베토벤, 스탕달, 베를렌, 토스카니니 등 위대한 창조적 예술가나 사상가의 비밀편지에 주목했다. 그 존재 자체로 역사적인 사건이 되고 이들의 인격과 사상, 당대의 문화와 사회까지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번역문학가인 지은이가 이들 편지를 토대로 첫 원고를 쓴 것은 1996년 3월. 한 기관지에 연재하면서부터다. (지은이가 밝히지 않은)부득이한 사정으로 연재가 중단된 뒤 지은이는 “다른 원고에 쫓기느라 후속원고를 완성하지 못해 단행본 출간을 포기한 터였다.”면서 “어떤 계기로 옛 연재원고를 검토해야 했기에 내용을 훑어보던 중 사장시켜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시 집필작업을 하게 된 이유를 술회한다. 기존의 원고에 상드, 스탕달, 메테를링크의 편지를 추가해 12년 만에 책을 완성했다. 나폴레옹이 조제핀에게 보낸 편지는 ‘자신을 무방비 상태로 드러낸 오직 단 한 번의 경우’로 뽑힌다. 베토벤이 죽은 뒤 그의 캐비닛 속에서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되면서 이 연인의 정체를 놓고 무수히 많은 저서와 연구논문이 쏟아진다. 무명작가 스탕달은 16세 어린 저명한 작가 발자크와 예술논쟁을 담은 서한을 교환하면서 프랑스 근대소설의 발전을 이뤄냈다. 정통 개신교도 출신인 자크 마리탱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네오토미즘’의 대표자로 주목받게 한 것도 메테를링크의 편지가 원인이었다. 칠순을 넘긴 저자가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생명의 즙을 짜내어 한줄 한줄 채우는 느낌이었다.”고 한 의미가 와닿을 정도로 책은 인물 사이에 오고간 편지들과 그 주변 환경의 이야기를 촘촘하고 흥미롭게 보여준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독자적 정치세력의 건설 왜 필요한가

     ->의료운동의 성과를 정리한다면.  1987년 민주화운동 이래 진보개혁 진영을 대표하는 세력은 크게 두 줄기였는데 재야민주화운동이고 한축은 노동운동 세력이었다.저는 둘 어느 곳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둘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오고 참여해온 사람이었고 저와 함께 일하는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멤버들은 80년대와 90년대를 주도해온 양대 세력의 뒤에서 봉사한 비주류였다.보건의료 부문의 대중조직을 만드는 데 참여했고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 주도로 국민의료보장을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로 만드는 데 시민사회의 역량을 모으고 동원하는 일을 해왔다.1990년대 조직화 동력화에 힘써왔고 사회정책의 주류로 일해왔다.  양대세력에 버금가는 제3의 시민운동 사회세력이 1990년대 10년동안 모습을 드러내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와의 긴장과 협력 관계 속에서 국가복지를 혁신하고 제도화하는 데 노력해왔고 성과가 컸다.시민사회 운동세력이면서 전문가진영이면서 민주정부 10년 동안 행정경험을 가지게 된 실천적 지식인그룹이었다.자랑할 만한 실적도 남겼지만 민주정부 10년 동안 좌절도 느꼈다.  민주정부 10년은 사회적으론 온정적인 정책을 추진했지만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고착화시켜온 정치세력이기도 한다.의료산업 민영화 논쟁이 대표적인 예인데 삼성그룹과 손 잡고 의료 영역에 자본의 논리를 도입해 의료 민영화를 하려 했다.영리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려 했고 우리는 이에 맞서 투쟁해왔다.그 싸움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신자유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 좌절감 속에 느낀 것이 우리 스스로 복지국가 정치세력으로서 독자성을 갖지 않고선,일반 민주세력에 더부살이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복지국가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정치세력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토론하고 참여하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다.정치세력화의 자양분을 만들기 위해 담론과 정책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복지국가 정치세력이 건강하게 형성되고 정치연합이 확산돼 이멍박의 신자유주의 토건국가 시스템을 대체할 만한 한국형,토종 복지국가 모델을 만드는 것이 미래 전망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의료보건 체계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발전 전망은.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국민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하는데 전 국민이 의료보장 체계 아래 들어와 있기 때문에 보편주의 원칙을 잘 달성하고 있다.그런데 보편주의라 함은 양적으로만 모든 국민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내용이 채워져야 한다.얼마만큼 질적 만족을 보장하느냐가 보장성의 수준이다.유럽 선진국은 진료비의 85%를 공적 제도에 의해 보장받는데 우리는 64%밖에 안되니까 20%포인트 정도가 부족하다.시급히 의료비의 85%를 공적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15%는 사적으로 조달하면 된다.가계가 떠안거나 또 의료비 총액 상한제가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면 된다.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스웨덴이나 영국과 다 다르다.  스웨덴은 국가가 의료기관을 소유하고 조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시스템인 반면 우리는 건강보험이 전체를 통제하고 있지만 의료공급 시스템은 민간의료기관이 90%를 차지하고 공공기관이 10%밖에 안 되는 구조다.공공병원의 점유를 더 높여야 하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갖고 있는 건강보험체계가 굳건해지면 건강보험을 통해 병원들을 충분히 통제하고 규제할 수 있어 모든 민간의료기관이 적절하게 경쟁하고 경쟁을 통한 효율-조정된 시장의 메카니즘이 작동하면(지금도 충분히 그렇게 작동하고 있고) 된다.  우리 의료제도의 성과를 살펴보면 의료비 지출을 GDP의 6%밖에 안하는데 OECD에서 5등을 했다.성과는 좋은데 의료비는 적게 쓰니까 의료제도가 국가발전 수준에 비춰 토종형으론 꽤 성공한 모델이다.이것을 쭉 확대시켜야 한다.교육이라든지 삶의 생애주기 내내 출생과 동시에 주어지고 육아와 교육,취업,나아가 실업하면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질병이 걸리면 건강보험 보장을 받게 되고 국민연금으로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노인장기요양의 혜택을 받게 하는 사회적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것을 시장에 맡겨버리면 복지마저 자본의 논리에 휩쓸리게 된다.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스웨덴이나 북유럽 나라들에서 영감을 얻어 배워야 하는데 그 나라들은 국가가 직접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하지 않더라도 재원을 정부가 충당해,개인 소득세를 많이 받아 국가재정의 덩치가 커졌다.  그러니까 GDP의 55% 정도가 국가재정의 규모다.우리는 30%에 못 미치고 있다.복지를 제공하는 인력을 직접 고용하기도 하고 비영리 단체라든지 고용한 단체를 지원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국가가 재정으로 조세로 충당한다는 것이다.우리가 그 길로 가야 한다.지지하는 정치세력이 적다.이 세력을 키워야 할 과제가 놓여있는 것이다.범사회 정책그룹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연합체가 크게 형성되면 이 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면 새로운 패러다임,한국형 복지국가를 개척할 수 있다.  ->지난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문을 보면 ‘최소한 많은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복지국가와 사회적 서비스에 일정한 이해관계를 정치적으로 지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과 맥이 닿는 것 같다.  정확히 그렇다.  유럽 복지국가 성립과정을 고찰하면 노동자계급이 성장해 노동자계급의 이해관게를 대변하는 정당이 만들어지고 이 정당이 집권함에 따라 복지국가가 이뤄졌다.따라서 노조 조직률이 높고 노동자에 기반한 정당이 존재하고 그 힘에 의해 자본이나 사회의 기득권 세력과 담합하는 사회담합주의(Coporatism )가 성립한 건대 우리는 노조 조직률도 10%밖에 안 되고 노조에 근거한 유력한 정치세력도 아직 없는데 무슨 수로 그런 거 하냐는 이들이 있다.그들은 역사적 맥락에 대한 심각한 성찰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서양의 역사와 우리의 역동적인 역사는 맥락이 완전히 다르다.우리는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에 소속된,잘 사는 노동자,전국민의 8.8%라는 소수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이 시작됐는데 12년 만인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적용시키는 데 성공시킨 전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잠재력을 갖고 있고 그게 토종의 힘이다.토종 복지국가 정치세력은 그 힘에 천착하고 있다.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노조 조직률이 10%밖에 안 되지만 노조 만으로 안 되는 부분에서 제3세력과 연대해 복지국가를 위한 정치연합을 형성하면 된다.사회서비스는 일생에 걸쳐 꼭 필요한 복지다.서비스를 누려 혜택을 보는 사람과 사회적 서비스의 새로운 노동자 신중간층이 광범위하게 늘어나는데 이들 모두가 정치적 연합세력이 되는 것이다.우리의 이 역동성을 살린다면 국가가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공적 영역을 더넓히는 경험을 한국적 상황에 접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저희가 추구하는 복지국가 전략은 순수하게 노동자 계급과 정치세력에 의존하는 길과 다르다.노동자계급과 중산층과 다양한 계층이 복지국가를 중심으로 정치연합체를 정치전술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점을 정리하면.  복지제도를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고 있다.이런 질문을 역으로 던져보겠다.교육과 평생교육에 연간 30조원을 쏟아부으면 이것을 복지정책으로 봐야하는 거냐,아니면 경제정책으로 봐야 하냐.전국민이 똑똑해지고 실업에 처한 노동자가 재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유능한 노동자로 거듭난다면 이건 복지,사회정책인 동시에 경제정책인 것이다.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선 노동의 질과 창의성 만큼 중요한 경제요소가 없다.국민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공평하게 주었다는 측면에서 이는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사회정책이다.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분리하는 것이야말로 20세기 중반까지의 사고방식이다.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우리 사회를 급격하게 변화시킨 지형,새로운 사회적 위협(노동시장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고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인구구조의 변화)이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동교육에 국가가 5조원을 투입해 아동이 건강해지고 잘 교육을 받는다면 미래의 경제자원을 길러내는 것이고 애들을 키워야할 부모들이 일터에서 전념할 수 있어 국가에 큰 도움이 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로부터 예방과 건강증진으로 바뀌고 있는데 건강한 노동자의 가치가 높아지니까 이건 훌륭한 경제정책인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완전 탈락한 사람들에게 잔여적 시헤적으로 베푸는 것을 복지라 이해하는 사람들은 왜 비생산적인 일에 돈 쏟아붓느냐 하겠지만 저희들이 얘기하는 복지국가의 사회적 서비스는 전국민이 누리는 선제적 적극적 복지다.사회정책이자 경제정책을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역동적 복지국가의 핵심이다.  엊그제 민주당 전북도당의 예비정치인 세미나에서 강연했는데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 사람들도 아닌데 보수정당인 민주당 사람들인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  ->왜 그런 좋은 생각과 이상이,이념이 아니라 이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지 못했나.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보수진영은 안하려 한다.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들은 잘 알고 있다.하지만 자신들의 이념적,정치적 기반과 맞지 않아 받아들이지 않는다.시장이 만능이라는 생각과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두가지 이유 때문에 자기 길을 가는 것이다.  진보개혁 진영에서의 지배 담론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일반 민주주의 담론이다.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로 보는 시각이다.이 순간에도 일부에서 살아나려 하고 있다굉장히 진전된 민주주의 국가이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인데 아직도 군사정부에 대항하는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로 보는 담론이 남아있고 또하나는 노동조합주의다.전투적 노동조합만이 우리 사회의 진보를 담보할 수 있다는 순혈주의다.이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요즘은 그들이 인정하고 있다.불과 몇년 전만 안 그랬다.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이뤄져야 하고 말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만이 할 수 있다는 노동자 우월주의가 진보개혁의 주류 목소리였기 때문에 복지국가주의자들이 시민사회에선 나름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주류로 나설 여지가 없었다.  민주화운동이 실효했고 전투적 노조운동도 이제는 굉장히 많은 도전 과제 앞에 놓여있기 때문에 신중간층이라든지 비정규직 문제에 대응해야 하고 우리 사회가 개방경제로 가고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고 과거의 전통 만으로는 답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스웨덴을 보면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계 대신 복지국가가 떠맡는다.그 생각을 노동계가 못했다.  복지국가 담론이 주류 담론으로 등장할 것이다.노동계의 필요에 의해서,복지국가에 대한 전국민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않는 정치세력은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충족시키는 방식이 시장이나 자본에 맡기면 양극화와 사회적 서비스의 소외가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아니란 것을 우리 노동계도 서서히 알기 시작하고 있다.
  • [씨줄날줄] 서울시장 특별훈령/노주석 논설위원

    미국의 행동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 교수의 딸인 아비바 촘스키 교수가 이민 및 이민자와 관련해 미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믿음 21가지에 대해 쓴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란 책이 있다. 훑어보면 일자리에 관한 한 국경이 따로 없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가 직면한 일자리 문제의 미래상이 리얼하게 담겨 있다. 미국 대선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일자리 개수가 한국사회에서도 화두가 됐다. 일자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는 해마다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론’을 꺼낸다. 대운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일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데 시운을 잘못 만난 탓인지 일자리는 줄기만 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청년과 비정규직의 일자리 38만개가 증발해 버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독려하고 있지만 폭발력이 약하다. 서울시가 그제 괄목할 만한 조치를 내놨다. ‘경제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울시장 특별훈령’이다. 오세훈 시장이 트레이드 마크인 ‘창의시정’을 잠시 미뤄 두고,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것. 1993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과 유사한 공식명령이다. 지자체 차원의 첫 시도인 훈령에는 상반기 발주사업의 긴급입찰 실시, 사업집행 공무원의 경미한 과실에 대한 면책, 중소기업 육성자금 조기집행 등 14가지의 조항이 담겨 있다. 내 일자리가 어디 있는지 궁금한 구직자들에게 1대1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서울 일자리플러스센터’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10㎡의 공간에 124명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온라인과 전화, 방문을 통해 상담해 준다. 서울시는 센터를 통해 1만 64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노인·여성·장애인용 4만 2000개, 공공근로사업용 2만 4000개, 직업훈련용 2만 2300개 등 모두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자체적으로 창출할 예정이다. 취업과 고용, 창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서울시장 특별훈령이 부디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주변부로 내몰리는 대중

    주변부로 내몰리는 대중

    서울 용산역 재개발 지구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자영업자들은 삶의 터전에서 자신들을 ‘추방’하려던 공권력에 맞섰다.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철거반에 저항했고, 결국 철거민과 경찰 등 6명은 자신의 삶 자체에서 추방당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 중 절반 정도가 불법체류자로 추정된다. 이 ‘불법’은 정부에는 추방의 이유가 되는 동시에, 자본의 부당행위에도 목소리를 높일 수 없게 만드는 착취의 근거가 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은 상시화됐다. 특히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언제든 추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평택 대추리에서는 국가가 사적소유권을 발동하며 소유권 없는 대중을 몰아냈다.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수십년간 그 땅의 주인이었던 농민들을 추방했다. 이렇듯 추방은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활동하는 고병권 박사는 ‘추방과 탈주’(그린비 펴냄)에서 우리 사회의 대중은 점차 주변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바탕에는 경제·사회적 신자유주의가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더욱 노골화했을 뿐. 신자유주의는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시장 전면 개방, 규제 완화 등으로 계속 성장하고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이런 신자유주의 정부 아래 주변부로 내몰린 대중은 국민생존의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희생을 요구받는다. 국민 전체의 이해에 다가갈수록 배제되고, 더 심하게는 제 나라에서조차 정부에 의해 추방돼 비국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다. 저자는 주변부의 대중은 혼자 내던져지지 않고 무리를 구성하며 국가로부터 추방당하는 만큼이나 적극적으로 탈주를 시도한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전국을 뜨겁게 달군 촛불집회다. 지난 10년 동안 소득의 상실, 고용의 상실 등 경제 전반의 불안을 맛본 대중은 불안 해소를 기대하며 이명박 정부를 낳았지만 ‘삶의 안정보장’에 대한 상실감까지 목도하면서 촛불집회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주변부의 대중은 선한 모습의 정부와 좋은 기업을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지식인이 되고,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운 삶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반독재를 향한 자유주의 지식인이 있었던 1960년대, ‘민중’에 주목하던 1970년대, 진보적 지식인이 대규모로 등장한 1980년대를 거치면서 1990년대 들어 대학이 기업화하고, 교수가 정치인화하면서 ‘저항하는 지성인’의 모습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지성인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대중지성’으로, 이런 지식은 네트워크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대중이 집결한 광장과 인터넷에서 서로 연결된 사람들의 두뇌가 우리 시대의 지식을 생산하여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지식을 선물하는 순간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워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에는 저자가 “길 위에서 쓰여졌다.”고 표현할 만큼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전라도에서 서울까지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이 담겨 있다. 내몰리는 대중의 모습에 핏대가 서고 울분이 치솟기도 하지만 감정을 자제한 듯한 서술에 비교적 차분하게 읽힌다. 1만 39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시론] 미네르바 현상으로 본 사회병리와 처방/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미네르바 현상으로 본 사회병리와 처방/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내려야 날기 시작한다.” 지식인들이 사건을 예측하여 사건에 대비하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끝난 뒤 사후 분석이나 하는 것을 지혜의 신 미네르바에 빗대어 비판한 헤겔의 유명한 말이다. 우리 사회가 미네르바 문제로 시끄럽기 짝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미네르바의 경우 헤겔의 비판과 달리 황혼이 되기 전에, 즉 사건이 끝난 뒤가 아니라 사건이 진행되고 있을 때 사건을 분석하고 예측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사법부의 심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자신들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집단이 나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네르바 현상은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네티즌의 글에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쏠림현상’으로부터 극단적인 ‘편 가르기’,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네르바로 하여금 자신을 권위 있는 관련분야 전문가로 위장하도록 만든 학력주의와 신분주의, 그 뒤집어진 얼굴로서 학력 등을 이유로 미네르바 현상을 비하하기에 바쁜 보수진영의 또 다른 학력주의 등 생각해 보아야 할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들은 많다. 그러나 이 사건이 보여준 가장 근본적인 병리현상은 우리 사회의 제도권력 내지 권위있는 기관들이 얼마나 불신을 받고 있는가 하는 사실이다. 우리 경제를 총괄하는 경제부처들, 경제분석과 예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의 경제분석가들, 나아가 권위있는 언론기관들이 대부분 낙관론을 펴거나 우리의 문제점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 때 미네르바는 예언자처럼 비판적 분석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사태는 불행히도 대부분 네티즌들로 하여금 권위있는 기관들보다 미네르바의 분석을 더 신뢰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정부와 미네르바에 비판적인 보수언론은 네티즌들이 학력도 변변치 않은 아마추어 분석가에 놀아난 것으로 몰고 가며 허황된 분석에 좌우되기 쉬운 인터넷문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네티즌들이 정부나 권위있는 기관들보다도 한 아마추어의 분석을 더 신뢰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인터넷의 선동주의 탓일까? 그렇지 않다. 현실이 미네르바를 더 신뢰하게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제도 권력들은 뼈아픈 반성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와 미네르바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그의 분석 중 일부 틀린 것들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와 관련기관의 분석·예측과 미네르바의 분석·예측 중 어느 것이 더 정확했는가를 비율로 따진다면 미네르바가 훨씬 더 옳았던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네티즌들이 정부의 분석을 불신하고 미네르바의 분석에 열광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시 말해, 미네르바는 제도권력이 무능 내지 보신주의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자신들의 사생아이다. 유신시절 군사독재정부는 ‘카더라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유언비어를 단속하기 위해 전면전을 폈다. 그러나 유언비어를 근절하는 데 실패했다. 미네르바 처벌은 사실상 ‘사이버 유신시대’를 선포하며 ‘사이버 유언비어’ 단속에 나선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미네르바와 같은 현상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사이버 유신시대를 선포하고 빅브러더의 공포정치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정책에 대한 신뢰가 없는 한 제2, 제3의 미네르바는 나타날 수밖에 없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특파원 칼럼] 中 네티즌 3억 시대 ‘재갈물리기’/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中 네티즌 3억 시대 ‘재갈물리기’/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중국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작정하고 인터넷 사이트 ‘청소’에 나섰다. 21일 현재 1250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당국의 철퇴를 맞고 문을 닫았다. 구글·msn 등 글로벌 포털사이트들은 “정화 작업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굴욕을 당했다. 공안부 등 7개 부처 합동단속반은 이참에 휴대전화를 통해 전파되는 ‘불량 메시지’까지도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당초 청소년 심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란물 단속이라고 설명했지만 슬그머니 반사회적 내용물도 단속 대상에 끼워 넣었다. 비판적 블로거들의 활동근거지였던 ‘뉴보왕(牛博網·www.blog.cn)’ 등이 걸려들었다. 베이징시 당국은 뉴보왕측에 “정치에 유해한 내용이 있어서 폐쇄조치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중국 정부의 의도가 읽힌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이었던 지난해 12월10일 300여명의 중국 지식인들이 이른바 ‘08헌장’을 발표했다. 민주주의의 전면 도입 등 정치개혁과 인권신장을 내세운 이들의 주장에 곧바로 6000여명의 네티즌이 동조했고, 단속을 피해 지금도 은밀하게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 랴오왕(瞭望)은 “올해는 일자리를 잃고 도시를 배회하는 농민공들과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하는 대졸자들을 중심으로 집단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공교롭게도 인터넷 사이트 ‘청소’가 본격화된 5일자에서다.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공산당이 발행하는 격주간 추스(求是) 19일자에 “서구의 양당제나 다당제, 삼권분립론 등은 잘못된 사상”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서구식 사상의 간섭을 막아내고 중국식 사회주의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중국 정부는 여론의 봉쇄를 통해 중국식 사회주의와 기득권의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만 않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지난해말 2억 9800만명을 넘어섰다. 2007년 대비 40% 이상 네티즌이 증가했다. 이같은 속도라면 올해 4억명, 내년에는 6억명 정도로 네티즌이 늘어날 수 있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이미 지난해 6월 6억명을 넘어섰다. 요즘 중국 언론에는 연일 기득권층의 ‘도덕 불감증’과 부패 실태를 질타하는 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관련 내용을 먼저 폭로하고, 언론이 그 ‘후폭풍’을 보도하는 형식이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의 한 간부는 한갑에 150위안(약 3만원)이나 하는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뒤 공금횡령 사실이 발각돼 면직당했다. 한 지방정부의 최고급 와인 구매 목록과 리베이트 장부도 네티즌들의 날카로운 눈을 비켜나지 못했다. 지난해 대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쓰촨(四川)성 베이촨(北川)현 정부는 한 대에 110만위안짜리 관용차 구매계획서가 공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개혁·개방 30년’의 성과는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현실화됐다. 하지만 과연 그 뿐일까. 3억명의 네티즌, 아니 13억 중국인 모두는 이제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지 않았을까. 중국은 ‘개혁·개방의 열매가 특정 기득권층에만 돌아간다.’는 비판 여론이 무서워도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길을 와버렸다. 때마침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가 시작된다. 누계로 23억명이 움직인다는 이번 춘제에 중국인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화두에 올릴까. 네티즌 3억명 시대, 중국 정부는 여론의 봉쇄를 생각할 때가 아닌 듯하다. 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sting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비생산적인 미네르바 진위 논쟁/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생산적인 미네르바 진위 논쟁/문소영 문화부 차장

    ‘호모 서치쿠스(Homo Searchcu s)’.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해 미국 CIA나 백악관, 의회도서관을 제집 드나들 듯하며 필요한 고급 정보를 찾아내 탐독, 가상공간에서 준전문가로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2000년대 초반 이같은 ‘신인류’를 명명하기 위해 나온 라틴어 버전이다. 수면 아래로 한동안 가라앉았던 이 용어는 세계경제의 위기를 진단해 주목받은 ‘미네르바’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포털의 필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바닥없이 폭락하는 주가 및 환율 전망을 내놓아 ‘경제대통령’으로 인기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검찰이 이 미네르바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잡아들였다. 미네르바가 사실 세상사람들이 믿는 경제대통령이 아니라 ‘전문대 출신의 백수’라고 시원스럽게 신원도 밝혔다. 사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한쪽은 “거봐라. 사람들이 인터넷에 ‘낚인’ 것이다.”였다. “읽어보면 사실 글이 조잡했다.”고도 했다. 반면 “전문대 나오고 백수면서 경제학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 경제 문제를 전문가보다 더 잘 진단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주변에서 첫번째 반응을 보인 부류는 대체로 한국 경제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직업군들, 즉 경제관료, 경제부 기자, 민관의 경제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업무내용과 위치상 미네르바의 환율·주가·경제전망을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세속적인 잣대로는 형편없는 미네르바의 신원에도 담담하게 반응했던 두번째 부류는 대체로 경제와 큰 관련이 없는 지식인층이었다. 이들은 4년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한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대체적인 샐러리맨들이 그렇듯 아마도 그들은 대학 전공과는 무관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현재의 직업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세상에 대해 나름대로 정통한 한 인사는 “호모 서치쿠스는 한 분야에 몰두해 자료를 수집하는 등으로 끝장을 보는 일본의 오타쿠에 상응하는 한국판 오타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최근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박모씨를 잡아들였지만, 한 시사 월간지가 ‘미네르바는 7인의 경제전문가’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르바 진위 문제가 핵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미네르바의 진위 여부로 논쟁이 지속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은 것 같다. 호모 서치쿠스가 탄생한 21세기에 걸맞게 이렇게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과연 미네르바가 지난해 하반기에 쓴 글들이 그를 구속에 이르게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냐는 것이다. 미국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나,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수년 전부터 미국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왜 그들을 구속하지 않았을까. 경제학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라 정황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떤가. 지난 12일 페터 카첸슈타인 미국 코넬대 교수는 스위스 생갈렌 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다우존스지수가 3000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현재 다우존스지수는 8281.22다. 그의 말대로라면 현재에서 3분의1 토막이 나야 한다. 카첸슈타인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이 아니라 국제학이다. 이 대목에서 정말 미네르바가 구속될 만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 정부는 고민해 봐야 한다. 미네르바가 한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과연 ‘강만수 경제 대통령’이 미친 악영향보다 더 컸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 말이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가해자 중심으로 본 유대인 학살의 진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1930~1940년대 대학살의 피해자였던 유대인이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가해자로 지탄받는 현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홀로코스트 연구의 대가인 라울 힐베르크의 역작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전 2권,김학이 옮김,개마고원 펴냄)가 초판 발간 50년이 다 된 시점에 국내에 번역출간된 건 그래서 한층 의미심장하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유대인인 힐베르크는 50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를 실증하기 위해 나치 대학살의 시작과 끝을 120여개의 도표와 각종 자료를 포함,17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집대성했다. 힐베르크는 나치 대학살의 구조에 ‘파괴기계’와 ‘파괴과정’의 개념이 내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독일에는 유대인 문제를 전담하는 단일한 나치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유대인의 삶과 직간접으로 관계하고 있던 모든 독일인이 ‘파괴기계’의 부품이 돼 파괴 과정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즉, 학살이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계기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집단이 축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유대인도 포함된다. 유대인의 자치기구인 유대인평의회와 학살수용소의 유대인 노동대, 그리고 가스실로 걸어 들어간 유대인조차 파괴기계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힐베르크는 미국과 이스라엘 시온주의 역사가들로부터 배척당하기도 했다. 번역자인 김동이 동아대 교수는 힐베르크가 이 책에서 제시한 명제를 ‘악의 일상성’으로 정리한다. “공적·사적 영역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실천들이 단 하나의 계기, 즉 우리와 상극인 타자가 제시되자 자동으로 발동되어 가속화되고 과격화하는 자가동력 학살기계로 돌변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악을 저지른 당사자뿐만 아니라 방관자 노릇을 한 지식인 그룹도 학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힐베르크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피카소와 사르트르에 대해서 “피카소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고, 사르트르는 극본을 썼다.”고 지적했다. 1961년 초판이 나온 뒤 1985년, 2003년 개정판이 나왔는데, 한국어판은 힐베르크가 2007년 8월 타계하기 전 번역자에게 보낸 수정본이 추가됐다. 1권 4만 2000원, 2권 3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장하준 ② “경제위기 2막 시작도 안했다”

    ●국제 경제 위기 지난해 말 대공황에 버금가는 상황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난 여름에 리먼브러더스 망한다고 할때 누가 제2의 대공황 이야기 하길래 ‘과장된 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11월 말에 보니 그게 과장된 이야기 아니었다는 생각 했죠. 저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 심각할지 상상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공황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때는 복지국가 개념이 없었고.미국이 아무리 복지가 약하다지만 실업수당도 있고 기본적으로 밥은 먹여주잖아요. 케인즈가 나오기 전이라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정부는 균형재정을 해야한다는 믿음이 있을 때죠. 결국 32년 루스벨트 나오면서 정부가 돈을 풀기 시작했잖아요. 초반에 균형재정한다고 돈 줄 죄고 은행 국유화 상상도 못하던 때죠. 대응 자체가 현재는 더 적극적이고 다양해서 그때 만큼은 안 갈 거 같아요. 그러나 문제 크기 자체는 그때 못지 않다.그러나 그 이후 최악인 것은 사실이죠. 70년대 석유파동이나 80년대 초 경제 불황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주요 국가가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진 적은 없었거든요. 그 뒤 한달이 흘렀는데 지금은 어떻게 보시는지?  =그때랑 비교해서 아직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나라별로 다른데 일본은 제 생각보다 빨리 이렇게 되는거 같고 유럽 대륙은 생각보다 잘 버티는 것 같고. 중국은 사람들이 굉장히 장밋빛으로 봤는데 리먼브러더스 터졌을 때 중국이 다 사는게 아니냐고도 했는데... 계속 중국은 미국 혹은 선진국 수출로 돌아갔는데 그게 무너지면서 지난달(12월)에 처음으로 줄었어요. 외환 2조 달러 있다고 하지만 날아가면 순식간이거든요. 저는 중국이 잘 될 거라고 보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수축한 거 같아요. 유럽대륙은 잘 버티더라구요. 금융시장이 영국 미국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그런지..모르죠.이건 감이니까요. 구체적 통계숫자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난 4반세기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쥬의적 금융자본주의의 문제점이 결집되서 일어난 거라고 봐야죠. 하루이틀에 끝날 것도 아니고 최소 1,2년은 갈 일이고 진짜 일이 잘못 풀리기 시작하면 과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한 것처럼 장기 불황으로 들어갈 수도.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가 엄청 나거든요. 몇가지 예를 들자면 영국 미국 가계저축이 없어요. 한국도 높았지만 10여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거치면서 미국 영국 다음으로 가계저축 안하는 나라가 됐거든요. 소비 저축 형태부터 지속가능하지 앟은 형태였기에 미국 영국은 이런 것부터 바꿔야. 그 다음에 미국 자동차 산업 등이 그 동안 누적된 문제를 말하자면 정공법으로 푸는게 아니라 예를 들어 제너럴모터스가 80년대 중반부터 일본 차에 밀린다고 지적했는데, 금융쪽으로 돌려서 문제를 푼다든가 아니면 자기 덩치를 이용해 M&A로 쉬운길로 빠져나가서 버텨온 건데 근본적으로 안된다는 거든요. 기술력이 떨어지는 걸 어떻게 해결할 건가.신자유주의가 조장해온 돈 놓고 돈 먹기가 훨씬 낫다는 태도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어. 그게 바뀌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터지고 또 터지고 할 건데 그런 대대적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을지 그걸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생님이 주창한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론’의 정당성을 더 강화했다고 해석해도 될는지요?  =김대중 정부 특히 노무현 정부 밑에서 재벌 규제 하는데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을 통해서 하는 것이었거든요. 박정희 전두환 때까지는 금융시장이 닫혀있고 인수합병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말하자면 재벌들이 피라미드식 구조로 조금 갖고 많이 지배하는게 별 문제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확 바뀐게 뭔가 하면 외환위기 위기 뒤 주식시장이 개방되고 인수합병이 자유로워지니 갑자기 불안해진거죠. 어떻게 보면 재벌 자업자득이에요. 외완위기 전까지 10여년 동안 전경련 중심으로 미국의 주주자본주의 논리 제일 열심히 퍼뜨린게 전경련이었거든요 아이로니컬한 것은 소버린에 먹힐 뻔했던 SK의 최종현 회장이 당시 전경련 회장으로 앞장섰거든요. 주주자본주의 논리 들여와서 박정희가 말한, 기업은 나라를 위해 있는 것이라는 기업보국 논리를 공격한 거죠. 들여온 논리가 기업은 주주 것이라는 거죠. 주주 맘대로 해야 기업이 잘된다는 논리 퍼뜨려서 정부 공격했죠. 재미있는 것은 외환위기 뒤 참여연대 중심 소액주주운동이 기가 막힌 것은 ‘너희가 주주자본주의 말을 많이 했는데 너희가 주인이냐?’ 이렇게 나선거죠. 큰일이 난 거죠. 그런 과정에서 재벌들이 갖고 있던 자기 모순이 폭로된 거죠. 참여연대식 논리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재벌 지배한 거죠. 제 생각은 결국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식의 금융자본주의 논리라는 게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거죠. 재벌 통제를 주식시장으로 했는데 주식시장이 박살이 나버렸단 말이죠. 그럼 뭘로 재벌을 통제할 거냐. 이게 무슨 시장으로 할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의를 도출해서,정확하게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다시 밑그림을 그려야 할 게 아니냐?.우리나라에서 재벌 역할은 뭐고, 지은 죄, 잘하는 건 뭐고. 지금 상황에서 재벌을 어떤 식으로 써야 일반 국민에게 제일 좋은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주식시장을 통한 재벌 지배라는 논리가 이번 금융위기로 정당성이 약화됐기 때문에 제 같은 입장이 더 의미가 있게 됐다고 할 수도 있죠.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갈지요? 또 한국에서 이에 대응하는 해법을 내놓으신다면?  =처음 서브프라임 문제 나올 때 미국 정부에서 부실 규모가 500억내지 1000억불, 혹시 문제가 되더라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이렇게 말했는데 본격적으로 터지니까 부실 규모가 3000억불이었거든요. 그러다 지난해 10월 구제금융 7000억불이었죠. 그 전에 구제한 거 포함하면 1조불인데 맨처음 이야기한 것보다 20배 불어난 거죠. 거짓말하려고 한게 아니라 파생상품 만들어서 스위스 독일에 팔고 어떤 것들은 장부외 거래 등, 장부외 거래는 액수를 밝힐 필요가 없거든요. 이런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 아무도 정확한 규모를 몰라요. 또 한가지 예측하기 어려운 게 금융권에서 빵 터져서 실물경제로 번지고 있는데 빅3 넘어가고 영국 유명 도자기회사 웨지우드 등 100년 전통 넘은 회사 줄줄이 넘어갔는데 이게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르거든요. 기본적으로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넘어왔는데 이게 완전 끝난 게 아니고 끝나더라도 금융부문을 한번 더 쳐야 되거든요. 그때야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말할 수 있어.1막 지나 2막 진행인데 3막도 시작 안했는데...그런 의미에서 올 하반기에 회복될 거라는 거는 바람이고 최소 1년 길게는 2년 보는데, 지금 현재로선 아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어. 한국 상황에서 해법이라면?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죠. 왜냐하면 일이 터지기 전에 뭐를 해야했는데..예를 들면 자본시장이 완전 열려있는데, 2006년부터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식 시장이 두배로 뛰었단 말이예요. 외국투자가들이 돈을 많이 넣으니...그때랑 비교해서 경제가 그렇게 나빠진 것도 없는데 주식시장이 반토막이 난단 말이예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장기적으로는 고민할게 많죠. 우리나라 규모가 자본시장을 개방해야 되나? 자기 통화가 국제시장에서 자유롭게 통하지 않는 나라는 자본시장 개방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글로벌 스탠드다 해서 맹목적으로 따라간 신자유주의를 다시 고민해야 되죠. 90년대 초반에 한국경제 5%대 성장해서 위기 운운했는데 그런 나라가 왜 4% 성장한다고 하니 좋아하는 상황이 됐는지.왜 이래 어려워졌나?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이런 걸 고쳐볼 기회 같은데...단기적으로는 재정지출 늘리고 금융기관 공적자금 투입 등 다른 나라 하는것 더 이상 할 수 없어요. 이미 폭탄은 터진 거든요. 책상 밑에 숨으라는 말을 할 수는 있지만. 하도 못해 폭탄이 우리 집에서 터진 것도 아니고 옆집에서 터졌는데 뭘 어떻게 하겠어요?..장기적으로 체질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것은 우리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한미 FTA는 개방이 대세니 따라야 한다고 해놓고 이제 미국 등이 규제 강화한다고 해도 우리는 독야청청 개방한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인식이 좀 안이한 것 같아요. 강만수 재경 장관 경질론이 많이 나오는데?  =글쎄요 제가 그 분을 잘 모르지만...기본 방향이 잘못 돼 있기 때문에 누가 장관을 해도 별 차이 없을 거예요.그 장관이 들어와서 방향을 완전 바꾼다면 몰라도 그런 상황이 아니고...물난리가 났는데 양동이로 물을 퍼내는 것 아닙니까. 어떤 사람이 하면 조금 더 잘 퍼내서 다른 사람보다 물이 1센티 정도 더 내려갈 수 있겠지만 홍수가 난 건 뻔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양동이라는 거죠. 누가 하나 그게 그거죠. ●일반론(혹은 입장) ‘시장이 너무 중요한 제도이니 시장주의자에 맡겨둘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이는 강력한 국가와 개인,사회가 양립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 때문에 이상적 혹은 책상 앞 생각이라는 비판도 받으셨는데요. 어떻게 강력한 국가와 노조,재벌의 공존이 가능한가요?  =학자들의 의무는 너무 현실적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에 가능한 것 하자고 하면 학자가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학자들은 항상 너무 이상적이 아니냐는 말을 할 필요가 있죠. 선진국도 지금은 잘 난척 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여자 투표권 요구하면 막 잡아갔잖아요. 200년 전에 노예해방 얘기하면 정신병자였지만 지금은 흑인이 대통령이 됐잖아요. 그런 식으로 비현실적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평화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싸움이 안 나는게 한쪽이 강해도 가능하지만 모두 강해도 가능하거든요.노조가 강한 스웨덴 핀란드 이런 나라는 파업하지 않거든요. 다 아니까. 강한줄 아니까. 세력균형이 돼 있으니까. 자본가들도 쟤들 말 안 들어주면 크게 들고 일어나면 우리도 좋을게 없다 뭐 이런 식이죠. 이탈리아처럼 노조가 약한 나라들이 더 시끄러워요. 하나가 세야 조용해지는 것 아니거든요. 더 바람직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성숙하게 알아서 타협하며 지내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까지 가는 게 어려운 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안될 수도 있지만 서로 견제와 균형을 하면서 각자 자기 힘과 목소리로 서로 죽이지 않고 타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대로 갖다 쓸수는 없지만 그냥 머리에서 그려보기 보다는 그런 나라가 있다는 게 현실성을 더해주는 거죠.  그리고 불가능한것 같은 상황에서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스웨덴이 1920년대에는 파업율이 제일 높았어요. 그러다 30년대 타협한 거거든요. 20년대 스웨덴에서 유례없는 사회적 대타협 이야기하면 웃었을 것 아녜요. 지금 불가능해 보여도 의외로 될 수도 있고 또 그런 목표를 가져야 하다 못해 70,80%라도 이루는 것이니까. 그를 위한 지식인의 역할이라면?  =지식인은 우선 공부를 해야죠. 현실 문제에 대해 평가를 하고 개입을 하는 지식인 입장에서는 대중과 소통할 의무가 있어요. 신문에 글을 쓰고 언론에 나서고 대중서적을 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회적 분업의 문제 아니겠어요? 정치인, 행정가, 노동운동가 등을 보면 솔직히 시간이 없어요. 언제 한가하게 앉아 책 읽고, 스웨덴 같은 나라 연구할 수 없거든요. 그런 일 하라고 저희 같은 직업이 있거든요.그런 의미에서 지식인은 군수품 생산하는 공장이고, 현실에서 언론인 정치인 노동운동가는 그거 갖다 쓰는 장수고 소대장이고 그런 분들이죠. 군수 공장이 군수물자를 잘 생산해야 하는데 딴 데 관심 두면 문제죠.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책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겠죠. 선생님의 생각은 사회민주주의의 주장과 맥이 닿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공격당할 여지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공격받고 있죠.(웃음) 글쎄요 저는, 좌우 그렇게 따지고 싶지 않거든요. 사실 좌우 개념도 애매하고, 역사적 맥락과 그 나라 특수 조건 아니면 그 시점에 있어서 담론 구조에 따라 좌우라는 게 애매한 개념입니다. 저같은 경우 스웨덴을 연구하면서 충격받은 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좌우 개념에서는 좌파는 대기업 같은 거 싫어하고 중소기업 좋아해야 하는데 스웨덴 같은 경우는 중소기업인들이 도리어 노조를 반대하거든요. 재들은 기업이랑 짝짜궁이라는 둥. 이처럼 나라별로 좌우별로 특이한 경우가 있거든요. 유럽은 중앙은행 독립을 좋아하는 게 우파거든요. 반면 우리나라는 독립을 좌파가 지지하거든요. 나라마다 특성이 있다는 거죠. 좌우 개념이 나라마다 역사적 맥락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엄밀하게 나누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추상화 시키면 바라는게 있기는 있죠. 다같이 잘 사는 사회, 뭐 그런 의미에서는 사회민주주의와 통한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그 목적을 이루려고 재별과 타협하는 걸 주장하니 좌파에서 싫어하고 이런 건데. 저는 실용주의자다. 그렇다고 돈 되면 다 하자는 실용이 아니라 제가 바라는 큰 추상적 의미의 목표가 있고 그것을 위해서 등소평 흑묘백묘도 있잖아요. 좌우파 핵심 이념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른 나라에 가면 완전히 반대인 게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보지 않으면 우리 나라 특유의 이념적 편향 혹은 우리에 영향 준 서구 좌우파 유명한 사상가들 사상의 포로가 된다는 거죠.
  • “공직자 여러분 이책들 꼭 읽어보세요”

    이석연 법제처장이 법제처 내부 인터넷 사이트인 창의지식광장의 ‘지식인의 서재’에 공직자들이 읽어야 할 도서 5권을 추천했다. 이 처장은 “국민이, 고객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곧 가치이며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이 개혁이고 혁신”이라며 “가치를 창출하려면 미래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그 해답은 책 속에 있다.”고 추천 동기를 밝혔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이 처장이 고른 책은 ▲사기열전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본 고종시대의 리더십 ▲상상하여 창조하라! ▲월스트리트제국 ▲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 등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리더십 함양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역발상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내용의 서적들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세계의 화약고 이스라엘·美 vs 팔레스타인 치명적 삼각관계

    세계의 화약고 이스라엘·美 vs 팔레스타인 치명적 삼각관계

    ‘당신이 살고 있는 집에 누군가 쳐들어와 1300년 전에 할아버지들이 살던 땅이었다며 차지한 뒤 ‘공평한 절충안’으로 방 한두 칸을 내주겠다고 제안한다면 당신은 받아들 수 있을까.’(203쪽) 만약 ‘어떤 머저리가 그러겠어. 야구방망이로 패서 쫓아버려야지.’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중동문제의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거의 똑같은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것이 지난 61년동안 ‘세계의 화약고’이자 ‘미래 제3차 세계대전’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동 문제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며 가자 지구에 무차별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600여명,특히 어린이 120여명을 사망케 한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숙명의 트라이앵글’(노엄 촘스키 지음,최재훈 옮김,이후 펴냄)은 중동문제의 본질이 종교와 인종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스라엘과 미국, 팔레스타인 간의 치명적인 삼각관계에 집중했다. 특히 미국 정부와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는 주류 미국 언론을 집중적으로 비판해 언어학자 출신의 정치비평가인 지은이가 왜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지를 잘 드러낸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군사 행위를 용인하는 이유는 누구나 알 만하다. 미국 정부가 세계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묻혀있는 중동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전략적 자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1978~1982년 이스라엘은 미국이 전 세계에 제공한 군사원조의 48%, 경제원조의 35%를 제공받았다. 1983년 회계연도의 경우 레이건 행정부는 전체 원조 예산 81억달러의 30%인 25억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같은 해 미국 의회도 해마다 이스라엘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보다 더 많은 원조가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해외원조 수정법안’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이 1982년 레바논을 침공하여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던 1983년에 이뤄진 지원이다. 그런 시기조차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유린하면서 거리낌없이 군사 행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왔다고 촘스키는 비판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랍인으로 둘러싸인 중동에서 ‘안전에 대한 위협’을 토로하는데 그것도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이런 반문도 한다. 이스라엘 건국을 유럽과 특히 미국정부, 미국 지식인들이 열렬히 지지했다면 팔레스타인 대신 독일 남부의 바바리아나 영국 같은 유럽의 어느 나라, 미국의 매사추세츠나 뉴욕에 유대 국가의 건설을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느냐고. 나치범죄 등 유럽인들이 수 세기 동안 유대인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보상하는데 왜 아랍인이 희생돼야 하느냐는 것이다. 유대국가 탄생 이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시민적, 종교적 권리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을 전후로 대대적인 군사행동을 개시해 대규모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만들었다. 현재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한 ‘토지강탈’은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다. 유대인의 고대 유적을 찾는다며 팔레스타인 사람의 집을 파괴하고,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뒤 유대인을 이주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60~70년 사이에 약 500만~60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다. 촘스키는 중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UN) 결의안과 국제사회가 꾸준히 요구하듯 이스라엘이 국경선을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으로 되돌려 놓고 그 지역에 팔레스타인인이 독립된 국가를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외교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수 십년동안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61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와 웨스트 뱅크에서 매일 겪어야 하는 신체·사회· 정치적 위협들이 일제 강점기를 35년이나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개정판이지만 번역자가 바뀌면서 원문을 새로 번역해 신간과 다름없다는 평가다.3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1)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진보에 길을 묻다] (1)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 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 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주대환 대표와는 세밑,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좌파 진영을 발칵 뒤집어놓은 “사회주의자는 대한민국을 긍정한다.”라고 주장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싶어서였다. 주 대표는 “우리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다.”며 “이 둘을 모두 취한 현명하고 탐욕스러우며 교활한 이 땅의 민중들 마음을 깊이 살펴 자본주의를 넘어서네 마네 하는 허언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라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실업자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을 사회민주주의로 정립했다.”고 갈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책을 쓴 동기를 설명한다면. -이제 나이도 많고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 가운데 먼저 가신 분도 있고 제 인생을 정리하면서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 잘못됐는가를 성찰해 새롭게 나갈 방향이라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좌파를 대표하는 이론가로서 “대한민국을 긍정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온다.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를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다. 대중들은 얄밉도록 이기적이다. 그런 대중이 봤을 때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건국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다. 당시 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라도 나눠 가졌다는 건 실로 엄청난 것이다. 국민들 몸 속의 ‘평등 유전자’가 지닌 가치와 힘을 발견해야 한다. →정치적인 토대는 어떠했나. -선진 민주주의 제도들, 법률체계를 거의 그대로 도입했다. 처음부터 뿌리내린 건 아니지만 반파쇼 투쟁이 승리한 세계사적 기류를 타고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하는, 올바른 방향을 잡았다는 거다. →8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런 얘기하면 ‘아직도 대한민국 부정하는 사람 있어?’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정직하게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몸은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대한민국 사회에 잘 살고 있는데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 더더욱 큰 문제는 이런 부정이 좌파의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의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친일행위를 한 사람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가장 큰 결함으로 여겨왔고 콤플렉스가 됐다. 순수한 좌파라면 민족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하나는 민주주의, 하나는 사회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렇게 보면 일당독재를 택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보다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 대한민국이 우월하고, 토지개혁을 먼저 했지만 바로 몰수해 집단농장화했던 조선보다 전 국민에게 토지를 나눠준 대한민국이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자유와 평등, 두 가치로 보면 대한민국은 결코 엄청난 결격사유를 가진 것이 아니다. 진정한 좌파의 길을 가려면 민족주의에 포획된, 민족주의의 포승줄을 끊어야 된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는데 사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신자유주의 정책을 나눠 가진 정당이란 지적에 대해선. -진보진영으로선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넘어서는 한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노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표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NL과 PD는 민족주의에 포획된 좌파란 공통점이 있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민주주의를 추구했지만 사회경제정책에서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극복해 만나는 지점이 사회민주주의가 아닐까. →민주노동당 분당에 대해 평가한다면. -NL이든 PD든 양쪽에선 희망이 없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다시 합치라고 얘기하지만 더 발전적으로 통합돼야 한다. 질도 높고 방향도 넓은 통합이 되어야 한다. 제3의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믿나.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잘못해도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나. 그럴 수 없다. 5년이든 10년이든 간다. 정권이 바뀌기 위해선 새로운 야당, 대안 야당이 나와야 한다. →좌파 진영에 현실적인 파워가 있는 건지. -15년 전부터 노동당을 만들면서 노동운동의 힘을 종잣돈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려 했다. 이제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 그런 프로젝트는 더 이상 힘들어졌다. 해서 지식인 사회에 다시 호소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대안 야당에 힘을 보태자고. →이명박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 지적한다면. -감세는 정말 잘못한 거다. 거의 도둑질 수준이다. 정권 잡았다고 종부세 폐지하고 약탈해 거저 나눠 가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처럼 우리나라가 연 10%씩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데 그것도 착각이다. 우리 경제는 성숙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성장률이 그렇게 될 수가 없다. 기술 고도화로 실업자가 늘 수밖에 없는 단계다. 그런데 경제위기가 지나면 7%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인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박정희 향수가 있고 박근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아닌가. →본인이 주창하는 ‘뉴 레프트’의 요체를 정리한다면. -첫째 공산주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노선과 확실히 다른, 어중간하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라 중도좌파,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주의, 둘째 대중을 계몽하고 이끄는 게 아니라 대중의 뜻에 따르는 좌파, 셋째 국가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고 그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는 좌파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정리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 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정리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대환 누구인가  ‘네 차례 투옥에 세 차례 낙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에 따라다니는 이율배반이면서 서로 맥이 통하는 꼬리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지적 설계자’,그리고 정당운동 이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다.민청학련사건 등에 연루돼 네 차례 복역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을 기획했고 2004년 6월 정책위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2월 분당때 당적을 정리하고 현재는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어 좌파 진보의 새 활로 모색에 열심이다.  지하조직 경력과 달리 그는 부드럽다. 말할 때도 한참 생각한 뒤에 어렵게 한땀 한땀 내뱉는다. 지난해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가 참 오래 생각하는 좌파란 것을 감지할 것이다. 2시간 인터뷰 며칠 뒤 이메일을 세 차례나 보내 말하지 못했던 바를 부연했다. 그런 사람이다.  1982년 이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부인이 생계비를 댔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활동했단다. 처남이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아들 둘은 모두 고등학교까지만 학비를 댔고 대학 교육은 ‘대한민국 덕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 주대환의 못다한 얘기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며칠 뒤 주대환 대표는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하고싶은 얘기를 다 못했다는 취지였다.해서 그의 못다한 얘기를 정리했다.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쓰면서 돌아보니 저희들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습니다.5.16과 4.19를 다 취한 것이 현명한, 아니면 똑똑한,아니면 탐욕스런, 아니면 교활한 이 땅의 민중이었습니다.이 민중의, 백성의, 국민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지만 이 말에는 정치하는 사람이 받들어 모시고 따라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바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하여 알기 어렵다는 뜻도 있다는 것이 저의 독창적(?)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랜 반성과 사색 끝에 “”상식“”으로 돌아가서 “”물은 물이다 산은 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장석준(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전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직”“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삼고 싶습니다.  저는 다만 정직하게 제가 보고 경험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정치적 고려나 누구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혀를 꾸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것이 마치 제가 좌파의 내부고발자라고 되는 듯이 비치고 오늘도 조선일보 논설위원 어느 분이 칼럼에 저를 거명했다던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양극화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유럽형 복지국가를 만들지 않고서는,선진국으로 갈 수 없는 현재의 한국에 꼭 필요한 이념입니다.그리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니 마니 하는 따위의 ”“공론(空論)”“이나 ”“허언(虛言)”“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고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입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풍부한 정책을 가진,국민 대중 모두에게 공신력있는 정치 이념이고,더욱이 해석의 폭이 넓어서 다양한 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철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 해오던 노동당을 포기한 저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나이도 이미 많은 제가 일체의 정치적 사심을 버리고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들에게 이제 자기의 정체성으로 고백하자, 정체성으로 돌아가자,아무런 세속적이거나 정치적 고려없이 자기의 정체성이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모여 보자 라고 제안하는 것입니다.그것이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그것은 바로 대안야당이 되지는 않습니다.그러나 바로 그런 힘이 형성되어야 좌파의 재구성도 이루어지고 대안야당의 올바른 방향이 제시되어 일이 제대로 되리라고 보는 것입니다.즉 뉴라이트의 <선진화재단>이나 <시대정신>이 보수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유전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현실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온갖 요소들이 다 있습니다.그런데 새삼 보니 “”평등“”이라는 유전자가 너무나 뚜렷하더라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평등“‘이란 유전자는 한강의 기적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저의 주장이니 우파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주장입니다.  그리고 좌파는, 만약 민족주의에 포획된 엉터리 좌파가 아니라면 ”“평등”“”이라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대한민국 속에서 발견하고 또 그것이 가진 힘을 발견하니 매우 반가운 소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현명하고 똑똑한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대한민국을 긍정하니,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긍정하는 대한민국을 좌파도 긍정하자는 것이고,그들이 긍정하는 이유로, 긍정하는 만큼만 긍정하자는 것입니다.“”인민과, 국민과 함께하는 좌파“”가 되자는 말이지요.
  • 주대환 ③ “사회민주주의 떴으면”

     -선거에 다시 나가라고 하면.  “그런 것이 된다는 건 대안 야당이 만들어진다는 것일 테고요.매우 어려운 곳에 총알받이로 나가라 그러면 예를 들어 박근혜 지역구 나가라 그러면 해야지요.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어디 아주 좋은 곳을 골라 가겠다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저희 세대들의 역할 아닌가.”  -지식인 사회에 호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생각 자체가 어떻게 보면 1900년대식 사고란 비판도 있던데요.또 우리 지식인 그룹이 희생이랄까 사회적 책무를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는지.  “지식인 범위가 참 애매합니다만 우리나라만큼 대학 이상 고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사회도 없지 않습니까.그런 사람들은 지식인 마인드를 갖고 있습니다.어느 정도 공공의 이익에 대한 관심이 내 개인에 대한 이익과 관심만이 아니라 지식인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될텐데.옛날 선비가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고 생각을 하지요.하는데 그들이 조직화돼 있거나 많은 역할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제 한계겠지요.저로선 생각이 거기 밖에 못 미치니까.제가 속한 사회집단에 그외 진보적 세력이 나온다면 또 환영할 일이지요.젊은 세대들에 대해선 제가 잘 모르고.”  -자제분들 얘기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던데.  “큰 아들은 제대하고 나서 미 플로리다 주립대를 졸업합니다.작은 애는 울산 과기대에 수시 합격했습니다.큰 애는 사업하는 후배가 저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가 사업을 하게 된 동기가 친일한 사람들의 자손들은 교육을 잘 받아 잘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우를 못 받아 못 산다는 얘기를 역사책에서 보고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면 노동운동 하는 선배들 자식들 교육을 시켜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그러면서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해서 제가 전화번호만 적어줬더니 그날부터 그 집 애처럼 미국으로 보내버려 공부를 시켜줬지요.중간에 사업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다행스럽게 공부를 다 마쳤지요.  작은 애는 전액 장학생이거든요.아들 둘이를 고등학교까지 학비를 댄 셈이지요.대학 교육은 각각 다르게 해결했지요.”  -대한민국으로부터 큰 빚을 지신 거네요.(웃음)  “제가 돈을 벌어본 기억이 까마득하거든요.정상적인 월급을 받아본 게 82년도인가 그랬는데.공장을 다니며 돈을 벌긴 했지만 전과자니까 오래 안정적으로 하질 못했지요.수익이란 게 부정기적이고,원고료 강연료 친구들의 후원이라든지 들쑥날쑥한 건데.제 처는 생계를 책임지고 애들 하고 했지만 저 자신은 안 굶어주고 산 것만 해도 감사하지요.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이란 나라가 전국민의 노력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도 굶어죽지 않았다,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제가 뭐 격렬하게 반정부 투쟁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칠레 같은 데에선 많은 사람들이 죽었잖아요.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죽고 다친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언론이라든지 야당의 역할 언론의 역할,그러니까 시끄럽잖아요.우리나라에선.그런 것이 가진 힘.상대적인 얘기다.절대적 미화하자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북한에선 수용소라든지 인권 문제 라든지 심각하지만 야당이 없고 언론이 없단 말입니다.조용히 처음 세워질 때 북한쪽이 남한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분들이 세운 정권인데 불과 몇십년 만에 도대체 인간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드는 거거든요.군자가 독재하는 것보다 소인배들이,선의를 갖지 않는 이들이 상호 감시하고 견제하고 그러는 게.소인배들이 선의를 가지지 않는 이들이 그렇게 나쁜 일은 못하지 않느냐 제도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장석준이나 젊은 분들 잘 이해 못한거 같은데 제 깨우침은 인간 본성과 관련된 철학적 문제다.제도는 인간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어놓았다.감시하고 삼권분립해놓고 그것도 부족해 헌법재판소도 있고 언론도 있고 서로 감시해놓게 해놓았다.이런 걸 새삼 깨닫고 발명한 인류의 선조들에 대해 감탄하고 하는 게 요즘 얘기의 핵심이지요.”  -책에서 ‘오래된 미래’를 읽고 이게 무슨 의미일까 굉장히 깊게 생각했는데요.  “고등학교때 교과서에서 정치 경제 국민윤리 교과서에서 3권분립을 예사로 읽었잖아요. 그게 오랜 인류 역사 경험의 누적으로 발명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는 거지요.그런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그래서 현대 민주주의 제도.삼권분립이나 의원독립,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귀중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형성된 시기를 꼬집는다면.  “아무래도 그런 것은 동유럽 사태 또 소련 공산당이 야당이 된 일들, 말하자면 공산주의 일당 독재체제들이 무너진 시점에 집중적으로 문제의식이 심화된 거겠지요.  이영희 선생님이 1992년 초 연세대 장기려기념관에서 강연하셨는데 인간관을 말씀하셨거든요.그 뒤로부터 매해 그 논문을 읽을 때마다 새롭게 그 의미가 다가와 그런 게 아닌가.그래서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는 인간관을 달리 하는 것이잖아요. 공산주의는 다소 이상주의적인 인간관에 기초하는 거거든요.”  -책을 보면서 엉뚱하게 생각됐던 게 혈연 지연 학연 등 삼연 얘기였다.단순히 정치적 입지를 위해 그런 것인지.  “솔직히 말하면 모든 정치하는 사람들은 선거에 나가면 제 아무리 좌파고 제 아무리 근본주의자라 해도 혈연 지연 학연을 찾게 됩니다.설사 선거 후에 빠이빠이 할지라도 투표날까지는 찾게 됩니다.현실인데요.그 짓을 하다보니까.처음엔 그냥 했지요.정당화,변명을 하고 싶잖아요.변명이지요.제가 원칙적이지 못한 데 대한 변명인데 학연 같은 경우 저로선 서울대 학연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니라,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도움을 주로 받았거든요.마산에 서울대 동창생 많지도 않아요.그런데 초등학생 동창생들은 정말 밑바닥,온갖 직업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학벌이 찬란 화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동창도 의미도 깊은 거거든요.어울리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거든요.다른 사람들하고 달라요.비록 힘이 없는 야당의 조그만 지구당이잖아요.굉장히 예의를 차려요.낙선 의원이라고 주 의원이라고 합니다.예의를 차립니다.요즘 고생 많네 권영길 의원하고 잘 지내시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서 잘 얘기 안해요.좋은 얘기 해주면 지지하는구나 착각하면 안되지요. 불알친구들하고 자기 마음 그대로 얘기해버려요.소주 두어잔 하면 초등 동창생들은 다른 사람들하고 달라.그렇게 해갖고 온갖 얘기를 하면서 그러면서 대중 마음 읽게 되고 알게 되는 고마움도 있습니다만. 동창생들과의 만남 통해 한국사회가 가진 특징을 봤다고 생각합니다.전국민이 같은날 초등학교에 입학한 동창생 동기들이라 이겁니다.1954년생 전쟁 후 태어난 아이들이 60년인가 61년인가 3월 같은 날에 입학하잖아요.부자가 있고 가난한 집 애가 있어 운동화를 신었냐 고무신을 신었냐 차이는 있겠지만 다 동창생이고 거기다 다 공립학교다.전세계 이런 경우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뭐 큰 차 타고 다니면 “차 샀네.사업 잘 되는가 보네.” 말하자면 그저 그냥 그렇게 나도 뭐 돈벌면 할 수 있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고.저 사람은 할 수 있는데 저 사람과 나는 사회적으로 완전 다른 계급에 속해 저 사람 하는 일과 내 일이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잖아요.이게 독특합니다.한국이란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계급이 형성되지 않았다. 계급이 없다. 이런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됐어요. 학연이란 것도 그런 사회의 독특한 현상 중의 하나가 아닌가.그냥 친구라고 어울린다 말이지요.신분이 달랐다면 그럴 수 있었겠습니까.  -갑자기 아프가니스탄 출신 작가가 쓴 ‘연을 쫓는 아이들’이란 소설이 떠오르네요.철학적 소신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제일 큰 영향은 부처님의 생애를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초입에 접한 게 인생의 방향을 바꿔버린 겁니다.저로선 부처님 예수님 이런 분들에 큰 영향이 미쳤던 것 같고요.요즘 생각해보면 칸트의 불가지론,말하자면 물 자체는 인식할 수 없다.젊은 시절에는 인식 못했지요.참으로 사람의 인식에는 한계가 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요즈음 많이 합니다.데카르트적인 사고에서,합리주의에서 경험론으로 많이 넘어가지요.칸트는 대륙 합리주의에서 출발해서 경험론 받아들여 인식론 재구성했거든요.저도 경험론에 많이 관심을 갖고 경험론 사고를 수용하고.거의 그쪽으로 내 사고방식 간다.늙었으니 자연히 그렇게 가야죠.”  -좀 더 쉽게 설명하시면.  “이런 것이 될 것 같습니다.예를 들면 중국 공산당이 당헌에 규정해놓았겠죠.맑스레닌주의를 중국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모택동 사상을 주된 이념으로 한다,그럼 그게 진리란 얘기거든요.진리가 있고 세계는 인식을 한 것이지요.이걸 진리라고 파악한 겁니다.그런데 교과서 있는 대로 해보니까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죽더라는 겁니다.집단 농장하고 인민공사하면 생산력 확확 발전해 엄청난 풍요의 세상 만들어야 하는데 거꾸로 굶어죽거든.등소평이 그래서 울면서 호소한 거지요.이 식량난을 해결하고 인민의 배를 채우는데 책에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어떠냐.토지 나눠주자 안 되면 실패하지 않았냐. 이게 경험이란 것. 경험론자의 약점은 설명을 다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합리주의자는 촥~설명해. 딱 떨어지지요.책 보면 맞아. 근데 그게 안 돼. 진리는 밀어놔두고 정치 현실에서는 굶어죽는데 등소평은 우선 나눠주고 보자 .다음에 또 어떻게 하더라도. 우선 안되겠다.배를 채우자. 이게 흑묘백묘론이잖아. 한가한 상황에서 한 얘기가 아니지요.수백만 인민이 굶어죽는 상황에서 한 얘기지요.그런 경험론은 그런 것이 아닌가. 진리와 정치 실천의 문제를 구분짓는 것라고나 할까요.진리의 인식이란 문제를 유보하는 것 아니면 진리 인식에 대해서 내 인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난 물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 이성의 오만을 버린,내가 뭐 똑똑하고 뭐 천재고.우리 선조들 논리가 맞다고 틀림없다 그러니까 우기고.인민이야 굶어 죽던 말던 계속 간다. 이건 아니라는 거지.경험론의 태도는 항상 겸손하게 진리는 잘 모르겠다고. 우선 당장 인민을 살려야 겠다. 그런 태도를, 생각을 40대 후반 50대 넘어가면서 바꾼 것 같애요.처음에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공산당 일당독재들이 무너지고 현실 사회주의권 무너지고 그럴 때만 해도 맑스레닌주의 아니구나 라고 많은 생각을 했고 사회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했지만 십수년 흐르면서 더 깊은 철학적인 문제가 있구나 인간간의 문제 인식론의 문제 진리관의 문제까지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그런 것을 백.  책에서 다못한 얘기.앞으로 이런 방향 준비?  역사를 이런 관점에서 써봐라라고 누가 제안했습니다.며칠 전에 누군가. 역사교과서 가지고 논란 많으니. 뉴라이트와 같다고 하잖아요. 뉴라이트 역사 인식하고 나는 많이 다른데 다른 이들이 같다고 하니 써보라 해서 생각 중입니다.그것에 관해 써볼까. 생각하고 있지요.”  -뉴레프트 운동의 요체를 세가지로 정리한다면.  “뉴레프트라 하면 공산주의,프롤레타리아 독재노선과 분명히 구별되는,확실히 다른,어중간하게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라 중도좌파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주의.자연히 그래서 대중을 계몽하고 이끄는 게 아니라 대중의 뜻에 따르는 좌파.그 다음에 국가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부정하는 것은 무정부주의고.무정부주의적인 국가를 긍정하고 그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는 좌파가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아닐까.”  -장점을 말씀하시면.  “사회민주주의라는 게 역사 오래됐습니다. 이념은 경험이 풍부합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실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교과서가 없어요.스웨덴 다르고 덴마크 다르고 독일 영국 호주 뉴질랜 다 다르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사회민주주의는 해석의 폭이 넓다. 폭넓은 사람들이 그 깃발 아래 같이 모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사회민주주의가 한국 대안야당의 깃발 새로운 이념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사회민주주의는 굉장히 다양한 경험과 이론을 포용할 수 있는,포용력 있는,다양한 경험 가진 그런 것이기 때문에 좁고 편협하고 일직선으로 좍 있는 이념이 아니거든요.사회민주주의가 어떤 지식인들과 대중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을 수 있는 정치이념으로 훌륭한 점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새해엔 사회민주주의가 떴으면좋겠습니다.사회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서 부각됐으면 좋겠습니다.”  -약점은 없는지요.  “결함이 있지요.지식인들한테 매력이 없어요. 지식인들에게는 이게 애매하잖아요.뭐 이론도 뭣이 맘에 안 들어요.더 큰 약점은 유럽 선진국에선 이미 현실이 돼버린 겁니다. 그 나라의 사회당 노동당 사민당들은 다 보수정당들입니다.자기들이 1세기 전에 내세웠던 강령을 거의 다 실천해버렸어요.오바했어요.초과달성해버렸습니다.이거 지키는 데 급급하거든.그 나라의 좌파 지식인들은 성에 안 차니까 최첨단의 좌파 이론 내놓고 실천도 하잖아요.녹색당 같은 더 좌익 정당이 나타나고, 그 나라의 뉴레프트란 그런 운동들을 말하는 거거든요.그곳의 사민당이 실현한 것을 기초로 더 나아가는 것이고요.  그럼 우리 지식인 입장에서 보면 세계 최첨단 지식인들이 생산하는 담론을 보고 읽고 참여하고 싶은데ㅡ너 왜 후진국에서 산다고 한다고 다른 나라에선 50년 전의 얘기를 하고.별 재미가 없잖아요.시차가 많이 나잖아요.지식인들에게 신선하게 와 닿지 않아요. 그런데 대중들에겐 그게 가져올 직접적인 혜택 복지제도로서 생활상에서 당장 죽을 판인데 실업급여라든지 모든 것이 당장의 생활상에 절박한 요구인데 반해 지식인에겐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하는 게 큰 약점이지요.그래서 뭐랄까 한국사회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고,아예 예전의 맑스레닌주의 같으면 이론 정합성 쌈빡함 이런 것이 있고, 유럽의 뉴레프트라고 하면 첨단의 멋진 그런 것도 있는데.이건 밋밋하거든.큰 약점이지요. 그래서 지식인들에게 한국의 현실. 당장 이 겨울에 추운 서민 대중들의 생활상의 요구로 돌아가자,돌아가서 지적인 욕구에 충족이 덜 되더라도. 최첨단 이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좀 하고, 유학갔다와서 그런 선생들한테 배워와 그런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렇게 하되,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문턱까지 왔지만 사회정치적으로 후진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현실에 밀착해서 하고 싶은 사람들은 또 하자,그게 지식인들에 대한 호소지요.한국 현실에서 하자.세계 일류 이론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하자.이런 얘기입니다.”
  • 주대환 ② “엄청난 평등의 나라”

     -엄청난 평등의 나라란 얘기시지요.  “정치적으로도 선진 민주주의 제도들,법률체계를 거의 그대로 도입했지요.처음부터 뿌리내린 건 아니지만,아닙니다만.당시 세계사적 분위기라는 게 반파쇼 투쟁이 승리한 직후라 굉장히 진보적인 민주주의 시기였지요.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으로 출발한 거지요.처음부터 글자 그대로 실행된 건 아니지만 어쨋거나 방향을 잡았다는 건 중요하지요.대한민국이 60년동안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사회경제적 토대와 정치적 조건을 만들었다, 전 그렇게 보고 있지요.”  -80년대 이후 사회운동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시각이 있었다고 지적하시는 것 같은데.  “이럴 겁니다.지금 제가 이런 얘기하면 아직도 대한민국 부정하는 사람 있어 이렇게 다를 말합니다.그런데 정직하게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몸은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대한민국 사회에 잘 살고 있습니다.그러면서도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거죠.그래서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이런 것이 좌파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런데 더더욱 큰 문제는 왜 그런가를 깊이 반성을 해보면 좌파의 입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의 관점에서 나온 거거든요.친일파가 주도를 하고 어떤 말하자면 반민족행위가 충분히 정리되지 못했다,친일행위를 한 사람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 가장 큰 결함으로 생각해온 거지요.거기 반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정통성이 있는 정부로 볼 수 있다.이것이 우리의 콤플렉스가 된다는 것입니다.그런데 좌파라면,순수한 좌파의 입장이라면 민족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좌파의 관점은 하나는 민주주의 하나는 사회주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민주주의 관점에서 일당독재 현대적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 대한민국이 우월하고요,또 토지개혁을 먼저 하긴 했지만 바로 몰수해 집단농장화를 했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보다 토지개혁을 해서 전국민에게 토지를 나눠준 대한민국이 더욱 우월하다고 볼 수 있는,경제학적 토론의 여지가 있지만요.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관점,자유와 평등의 두 개의 가치로 보면 대한민국은 결코 엄청난 결격사유를 가진 것이 아니었지요.민족주의,민족주의에 포획된 포승줄에 묶여 있던 좌파라고 생각합니다.진정한 좌파의 길을 가려면 민족주의의 포승줄을 끊어야 된다,벗어나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도 마음 속에 그런 게 있나 생각하는 건데요.  “세대에 따라 그 느낌과 감은 다를 것 같습니다.그런데 이제 어떻게 보면 저희 세대에 해당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70년대 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때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많이 해당될 것 같습니다.”  -(지난 연말) 여의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견지해온 이들끼리 의견 차이로 충돌하고 있는데 진보진영은 그 빈틈을 메우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것 같은데 이를 타개할 방법은.  “그러니까 DJ와 MH를 넘어서야 한다고 누군가 했더군요.10년의 문제,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가 워낙 신자유주의에 치우친 정책을 했다고 보는 거지요.여기에 제가 깊이 생각했던 NL과 PD를 넘어서야 한다는,둘다 다르면서도 같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NL과 PD는 민족주의에 포획된 좌파라는 점에서 공통적이고요.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같은 경우는 민주주의를 추구할지는 모르지만 사회경제 정책으로는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문제가 있었지요.그런 문제를 극복하는,양자가 만나는 지점이 사회민주주의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그러니까 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던 분들을 본다면 그분들은 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이 결함이 될 것 같고요.노동운동이나 근본적 좌파 운동 세력에선 민족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현실적으로 진보적인 생각과 비전,믿음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충격이었다.주 대표께선 분당 뒤 차라리 갈라서서 종북주의를 추종하지 않는 이들이 민노당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오히려 통합을 위해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많은 이들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저를 보는 선입견과 달리 전 분당에 찬성하지 않았습니다.분당을 주도하신 분들과 저하고 차이가 어떻게 나느냐 하면 일심회 사건때 저는 발언을 했고요,그분들은 침묵했습니다.그 다음에 분당할 때는 그분들이 앞장을 섰고요 전 반대했습니다.묘하지 않습니까.저는 말하자면 노동당을 만들려고 하면 당내에서 그런 문제를 극복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분들은 노동당 노선에 대한 인식이 얕았다고 생각하는데요.주사파 문제를 갖고 내내 일심회 사건처럼 명명백백하고 국민들에게 문제를 폭로하고 드러낼 수 있는 기회에도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던 친구들이 당을 깨고 나가고 말았어요.둘다 대중적이지 못하다.국민 대중과 노동자 대중은 당내 숫자만 가지고는 NL이 다수니까 RNR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 거거든요.국민을 믿고 노동자 대중을 믿고 드러내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반드시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보는 거거든요.그런데 그런 노력을 전혀 안하다가 매맞는 아내가 동네 사람들에게 밝히고 법정에서 따지고 하지를 않고 그냥 참고만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가출해버린 거지요.그들의 정치적 판단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문제 해결이 썩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어쨌거나 두 개 다 지리멸렬하고 방향을 잃고 있는 것 아닙니까.  양쪽에선 희망은 없다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노동자들을 만나보면 분당할 때 예를 들면 부산에서 1000명의 노동자 당원 1000명이 탈당했는데 진보신당에 입당한 이들은 100명밖에 안 됩니다.900명은 뭐냐.양 쪽 다 꼴 보기 싫다.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다시 합치라고 얘기합니다.민주노총이 다시 합치라고 권고안도 내고 있고 그렇지요.그런데 그냥 합쳐지질 않거든요.기왕에 이렇게 됐으니 더 발전적으로 통합이 돼야 한다.질도 높고 방향도 넓은 통합이 되어야 한다.제3의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기존의 민주노동당 바깥의 사람들을 생각하는 거거든요.지식인이라든지 민주당에 실망한 분들이라든지 제가 생각하는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그런 거지요.그런 세력에 의해 더 넓은,보다 현실적인 현실주의적인 좌파가 형성되어 그런 세력에 의해 어떻게 보면 더 넓은 통합,민주당 내에도 좌파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좀 있고요.현실 정치적인 이유로 불가피하게 몸담고 있는 분들이 있거든요..창조한국당 참여했던 분들까지 그런 새로운 진보정당의 탄생으로 가는 과정,불가피한 것 아닌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건가.  “일전에 토지정의시민연대를 이태경 사무처장이 제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써놓았던데.저런 목소리 한두번 나와 될 얘기는 아니지요.엄청난 얘기니까요.왜 불가피하냐.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는 겁니다.필요하고 불가피 보수정권이 그대로 간다는 겁니다.한나라당이 민주당이 대안이 되지 못하지 않습니까.한나라당이 아무리 뭘 잘못해도 다음에 민주당이 집권하냐,그럴 수 없다는 거지요.5년이든 10년이든 간다는 겁니다.정권이 바뀌기 위해선 새로운 야당 대안 야당이 나와야 한다.그런 얘기들이 나온다.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요.이제는 최소한 지역주의는 벗어난,사회민주주의 루스벨트 오바마가 새로운 뉴딜 정책 그런 정도라도,사민당적인 내용을 가진,그런 정치철학에 기초한,이름은 중요하지 않지만 이름은 어떻든간에 사민당 현대적 정책정당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한나라당 집권이 영원히 간다는 거지요.야권의 분열은 오래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그런 양상 자체가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그렇게 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런 일을 해낼 만한 현실적인 파워가 있다고 보는 건지.  “15년전부터 노동당을 만들면서 노동운동의 힘을 종잣돈으로 밑천으로 해가지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보려는 거였는데 민주노동당의 분당으로서 그런 프로젝트는 이상 힘들어진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전 지식인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지식인 사회로 돌아온 거지요.노동운동의 힘만으로는 힘들다.지식인들이 힘을 보태야겠다.노동당을 강조하던 제가 사민당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런 데 있는 것이다.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이 앞장을 서야 하는 것 아닌가.사회민주주의연대 단체의 역할도 그런 거고요.그런 힘이 있느냐.여건이 만들어지고 조건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글쎄 우리나라는 소선거구제입니다.소선거구제에서 제일 큰 유혹은 지역주의 정당에 기대는 거거든요.진보적인 인사란 분들도 기존의 지역주의 정당에 들어가서 국회의원이 되고 그래야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그러다보니 결국 그 쪽에 몸을 의탁하다 보니까 그 속에서 활동을 추구하게 되고,본래의 자기 진보성을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왔는데 여전히 어려운 문제지요.다들 그런 유혹을 느끼고 있는 거거든요.그래서 저처럼 현실 정치에서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이 없는 분들이 7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분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제 나이들 50대,60대 넘어섰으니까.오바마가 훨신 후배거든요.81학번,61년생이라고 했거든요.저보다 일곱살 젊은데 한국의 정치도 60년대 출생한 사람들이 주도할 때가 됐거든요.”  -조금 다른 얘기인데 책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지.  “80년대는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그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다 비슷한 정조의 노래들이었죠.자기희생이라든지 사명감을 고취하는 운율의 노래들이었다.제 노래는 특별히 군대생활 할 때도 군가인데 ‘보병의 노래’일 겁니다.’그 누가 싸움을 좋아하려만 이름없이 죽어갈지라도 정의를 위해 어쩌구저쩌구’ 하는 기조의 노래였는데 우리 세대가 그런 정조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요.시대가 바뀌었으니 조금 바뀌어야죠.”  -소위 “빵잡이”인데 시위 후 바로 징집돼 군에 가셨는군요.엄청나게 힘들지 않으셨는지.  “그렇지 않았어요..전두환 70년대는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니까 군대에 지침 같은 게 없었고요.사찰 대상이긴 했겠지만 군대생활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혹시 그런 생각 하는 분이 있으면 로맨틱하게 받아들이라고 해주세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 묻고 싶은데요.국가의 소외된 부문을 부축하는 사회민주주의의 기조에 비춰봐도 잘못된 거라 보이는데요.한국에서의 조세부문 개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가 다른 일은 모르겠지만 감세 이거는 정말 잘못한 겁니다.거의 도둑질 수준입니다.정권 잡았다고 종부세 정책은 약탈하고 거저 나눠가지는 종부세가지고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그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크게 심판받을 겁니다.노무현 정부가 잘하네 못하네 하지만 종부세는 제대로 한거거든요.미국을 기준으로 봐도 부동산 보유세가 현저히 낮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자는 건데 그걸 환급까지 해주는 건 도둑질 수준이고.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지. 몇년 가면 복지재원 엄청나게 소요되는데 세금은 감세해버리고 세수는 줄어들거고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조세 개혁의 여지는 여전히 많이 있지요.다 아는 얘기지만 간이과세제 폐지해 투명성을 높이면 지하경제로 돼있는 자영업자들의 세금 신고 안하고 누락하는 것을 잡으면 거둬들일 여지가 많고요,세원은 새로 상당히 많이 있다고 보고 부동산보유세의 내용을 현실적으로 높이고 그러면 세금을 앞으로도 많이 확보할 수가 있고 그걸 해가지고 단박에 할 수는 없겠지만 계속 늘려 OECD 평균 수준 가려면 한참 멀었지만요.그렇게 가는 것이 기업에게도 좋습니다.공공부문에 의해 지탱이 돼줘야 사람을 필요에 으해 경기부침에 의해 함부로 새로 짜를 수도 있고 고용의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는 건데 이런 식으로 가서는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개발도상국처럼 우리나라가 한참 막 연 10%씩 성장하는 단계가 아니거든요.중고등학교때 1년에 10㎝씩 자라던 학생이 성인 되서도 그만큼 자랄 수 없는 거거든요.상당한 성숙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성장률이 10%씩 될 수가 없거든요.기술이 고도화되고 해서 실업자가 늘 수밖에 없는 단계인데 유럽이나 선진국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하고 국가예산이 많이 소요되고 그런 인식이 있는지 없는지,경제위기가 지나면 7% 성장이 될 것이라고 믿는지,그것이 인식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그 인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박정희 향수가 있고 박근혜에 대한 기대가 있는 거 아닌가.좋았던 과거,연 10%씩 성장하던 과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서울광장] 내 아픔 내 상처가 더 깊다고?/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내 아픔 내 상처가 더 깊다고?/황진선 논설위원

    중학교 1학년 때 수학 선생이 그랬다.수업 태도가 나쁜 학생들을 불러내 따귀 때리기 대결을 시켰다.처음엔 서로 살살 때리지만 어느 순간 한편이 더 세게 맞았다고 생각한다.그러면 서로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보수 우파의 논리를 대변해온 소설가 이문열씨가 지난 연말 공무원을 상대로 한 특강 내용이 한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우리 사회가) 아무런 감정이 없는 두 아이를 불러다 마주 보고 따귀를 때리게 하던 옛날 체벌 방식처럼 지식인에게 따뀌 때리기를 시킨 것은 아닌가 싶다.장난처럼 주고받던 따귀 때리기가 나중에는 전력을 다해 하게 되는 것처럼 10년간 내 논리가 이런 식으로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문열씨 기사를 읽고 소설가 박범신씨가 절필 선언 후 다시 문학으로 돌아온 과정을 담은 2003년의 산문집 ‘사람으로서 아름답게 사는 일’을 펼쳤다.그는 그 시절 몇차례 히말라야를 다녀왔다.“나는 번번이 눈시울을 붉혔다.너무나 하찮은 일들로 받았던 너무나 큰 상처들,너무 사소한 박탈감에 너무 악쓰면서 소리쳤던 분노들,너무도 작은 이들 때문에 너무도 소중한 사랑을 저버렸던 나의 ‘죄’를 나는 그곳을 걸으며 보고 확인했다.히말라야는 내게 본성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두 편으로 갈려 따귀 때리기를 하면서 제 아픔,제 상처만 크다고 분노하고 악을 쓰고 있다.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극한대결을 계속하고 있는 정치권도 그 한 예다.정치권 탓만 할 게 아니다.여야 모두 여기서 밀리면 지지층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언론도 그렇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반대로 보도하는 것을 거의 매일 목격한다.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종부세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보도를 보자.한 보수신문은 1면에 ‘노무현 정부 종부세 대못 뽑혔다’라고 제목을 뽑았다.진보성향의 한 신문은 ‘헌재는 결국 강부자 편이었다’고 했다. 도법 스님이 최근에 낸 생명평화 이야기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은 자아·가족·국가·종교·이념의 관점에서 편을 나누어 자유·정의·평화의 이름으로 상대를 죽이고 평화를 파괴하며 질주하고 있는 것이 현대문명이라고 진단한다.그리하여 존재의 실상은 너와 나,개인과 전체,집단과 집단,인간과 자연 등 모두가 그물의 그물코처럼 따로이면서 함께이고,함께이면서 따로이므로 생명그물의 정신대로 내 생명을 존재하게 해주는 상대 생명을 존중해야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얘기한다.스님은 이기적 욕망과 이분법적·대립적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해온, 우리 문명사의 실체론적 세계관을 버리고 생명의 그물,즉 관계론적 세계관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문명과 사회구성원리를 화두 삼아 신영복씨가 2004년에 낸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의 처방도 다르지 않다.그는 유럽근대사의 구성원리가 존재론인 데 비해,공자 맹자 노자 등이 주창한 사회구성원리는 관계론이라고 얘기한다.존재론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든 개별적 실체성이 있으며 부단히 자기를 강화해가는 운동원리를 갖는다고 한다.반면에 관계론은 모든 존재는 배타적 독립성이나 정체성이 아니라,최대한의 관계성이 본질이라고 말한다.관계론은 나만의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은 찾을 수 없다고 얘기한다.새해를 맞아 우리 사회가 관계론의 메시지만 이해해도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두책의 일독을 권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씨줄날줄] 사자성어 홍수/강석진 수석논설위원

    교수신문이 뽑은 기축년 희망 사자성어는 화이부동(和而不同)입니다.출처는 논어 자로(子路)편의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구절입니다.‘군자들의 사귐은 조화롭지만 모든 견해가 같기를 추구하지 않는 반면 소인은 같으면서도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화이부동한 정치를 바라는 지식인들의 바람이 투영됐을 터입니다. 지난해에는 광풍제월(光風霽月),그 한해 앞서서는 반구저기(反求諸己)가 선정됐습니다.또 연말에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난 연말에는 호질기의(護疾忌醫),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2003년 우왕좌왕이 선정됐죠. 한자가 갑자기 쏟아져서 골이 아프지요? 하지만 올해는 한자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청와대가 신년화두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내놓았고,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다난흥방(多難興邦)을,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상창난기(上蒼難欺)와 분붕이석(分崩離析) 두가지를 내놓았습니다.군소정당 대표들도 빠지지 않았습니다.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풍운지회(風雲之會)를,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석전우경(石田牛耕)을 제시했습니다. 기억을 되돌이켜 보면 (한자 확인은 독자께 맡기면서) 한천작우,구동존이,운행우시,무심운집,눌언민행,극세척도,천지교태,약팽소선 등의 사자성어가 명멸해 갔습니다.사자성어의 전성기입니다. 사자성어는 역사유구(歷史悠久),원원유장(源遠流長)한 한자문화의 정화(精華)이긴 하지만 올해 정치인들이 내놓은 사자성어는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것들입니다.그 뜻이야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다 좋은 것들입니다.그래도 아쉬움은 있지요.알기 쉬운 말로,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난해한 사자성어의 홍수 속에 별 감동을 받지 못한다 해도 너무 괘념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한 해가 지나면서 늘 깨닫는 일이지만 그 말을 하신 분들의 행동을 보면 늘 작심삼일(作心三日)로 그치기 때문입니다.작심삼일이 연말에 올해의 사자성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대문호’ 해밍웨이 미공개글 3000여편 공개

    ‘대문호’ 해밍웨이 미공개글 3000여편 공개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등 명작을 남긴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미공개 글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바의 핑카 비히아 박물관은 반세기 동안 소장해온 헤밍웨이의 글을 디지털화 해 사상 처음으로 공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쿠바의 헤밍웨이’라는 책을 통해 몇 편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박물관이 소장해온 그의 글이 모두 공개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이 소장하다 공개하기로 결정한 헤밍웨이의 글(문건)은 모두 3000개.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1월 5일부터 학자 등에게 공개된다. 박물관은 “45년 전부터 보관해온 것으로 대다수 문서는 보관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문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헤밍웨이는 말년을 쿠바 수도 아바나의 외곽에서 보냈다. 그가 살던 저택은 박물관으로 변해 보존되고 있다. 이번에 문건을 공개하기로 한 핑카 비히아 박물관이 바로 생전에 그가 살았던 저택이다. 박물관에는 생전에 헤밍웨이가 멕시코만에서 즐겨 탔다는 요트 등이 전시돼 있다. 핑카 비히아 박물관 관계자는 “미국 사회과학연구회와의 협력으로 문건의 디지털화 작업이 가능했다.”며 “(양국의 합동작업이) 쿠바와 미국의 지식인 간 교류의 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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