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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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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 개각/ 성격과 의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집권 개혁 2기’를 위한 8·7 개각의 특징은 경제위기를 극복한 국정환경 변화에 맞춰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제팀의 강화로 볼 수 있다.특히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을 좌장으로 하는 외교·안보팀을 현 체제대로 유지한 것은 현 남북관계의 지속성 의지를 크게 함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정운영의 지속성] 진념 재경부장관 등 신임 각료들의 면면과 자민련 지분의 보장 등을 볼 때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진 장관을 포함한 경제팀의 자리이동은 김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즉 재벌개혁 등 정부의 현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진 장관은 취임초부터 김 대통령을 보좌했고,전윤철(田允喆) 신임 기획예산처장관의 자리이동도 마찬가지다.내부 승진된 이남기(李南基)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나 수평이동한 최선정(崔善政) 신임 노동장관 역시 이 연장선상에서이해할 수 있다. [개혁성 및 전문성 강화]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이번 개각을 문책의 성격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변화된 국정환경에 맞는 ‘새로운 내각’으로 규정했다. 송자(宋梓) 신임 교육부장관은 연세대총장 재임 시절,학교를 경영마인드로새롭게 탈바꿈시킨 인물이고,해양수산부장관에 기용된 노무현(盧武鉉) 전의원도 개혁성이 강한 인사다. 또 한갑수(韓甲洙) 신임 농림부장관은 한국가스공사 사장 시절 회사를 공기업 개혁 1위로 올려놓는 등 개혁성을 평가받고 있고,이근영(李瑾榮) 신임 금융감독위원장,김호진(金浩鎭) 신임 노사정위원장도 김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잘 읽고있는 인사들이다. 아울러 송 교육·최 보건복지·김 노동부 장관과 이 금감위·이 공정위원장,그리고 장영철(張永喆) 노사정위원장 등은 전문성을 고려한 포석이다. [새 내각의 과제] 새 내각은 개혁의 마무리와 선진 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책무를 지니고 있다.또 새롭게 시도하는 내각 ‘팀별 운영’제도의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4대 개혁의 마무리와 부처간 이견 조율 능력,추진력 강화 등이 향후숙제다. 또 국가경쟁력 강화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이라는 새로운 필요성에 어떻게 부응하느냐 역시 주요 과제다.이번 내각개편이 능동적으로 변화된 국정환경에 적응한다는 김 대통령의 구상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문화도시 문화거리](2)’新신명’을 여는 전주

    대사습놀이가 펼쳐지는 5월의 전주를 찾는 사람은 인상적인 경험을 한다.대사습은 최고의 판소리 명창을 배출해온 ‘광대’들의 경연대회.시김새 좋은소리꾼이 무대에 오르면 구경꾼들도 덩달아 추임새로 흥을 돋운다.추임새는여간한 공력을 쌓지않으면 장단을 타기가 쉽지 않은 일.그러나 소리판이 벌어진 곳이 전주이고,더구나 대사습놀이라면 청중이 수천명이라도 ‘좋지’‘얼씨구’‘잘한다’는 추임새에 흐트러짐이 없다.소리의 내력을 분별할 수있을 정도의 ‘귀명창’들이 소리판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장원이 누구이고차상이 누구인지는 객석에 흐르는 분위기만 읽으면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주는 그런 곳이다.시내에 들어설 때부터 고풍스런 ‘호남제일문’이 손님을 맞고,전주부성의 남대문인 ‘풍남문’과 ‘전주객사’,태조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 등 조선시대 건축물들이 당당하다.교동과 풍남동의 한옥지구를 둘러보노라면 전통을 존중하는 이곳 사람들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주가 대표적 전통문화도시로 각인된 것은 이렇게 옛 건물들이 아취를 불러일으키는데다,대사습이나 부채에 담긴 풍류에서 나타나듯 가슴으로 이어온생활문화예술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지.예향(藝鄕)으로 불리고 싶어하는 도시는 적지않지만 이처럼 문화적 전통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기는 쉽지않겠어. 이런 생각을 하며 콩나물과 미나리·청포묵 등 ‘전주팔미(全州八味)’가 들어간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에 과하주나 모주 한잔을 곁들이면 어느덧 전주는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되어있다. 그러나 문화적 전통이란 옛모습을 고집스럽게 잇는 것 만으로는 결코 확대재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주사람들은 깨닫고 있는 듯 하다.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앞서 오는 10월 ‘프레 페스티벌’를 여는 등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 문화예술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이 낳은 결과일 것이다.판소리나 산조의 명창·명인들이 선배로 부터 물려받은 더늠을 가다듬는 노력을거듭하여 대표적 공연예술로 자리잡게 한 것 처럼 물려받은 전통을 시대적상황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하여 새로운 문화전통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영화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전주의 노력은 결코 허장성세가 아니다.전주에서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모두 15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피아골’은 1950년대의 화제작이었고,‘선화공주’는 한국 최초의 컬러영화였다.고인이 된 명배우 최무룡과 허장강도 전주영화로 영화계에 데뷔했을만큼 한국영화의 중심지였다.호남평야에서 비롯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시인·묵객·명인·명창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지역유지들이 해방에서 전쟁으로 이어진 혼돈 속에서도 영화라는 새로운 예술장르에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노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영화도시 전주’가 아직까지는 다소 생경하게 들린다면,‘소리축제’는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다.그러나 친숙한 만큼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소리’와 ‘전주’의 이미지를 이 축제를 통해 확실하게 바꾸어놓겠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생각인 듯 하다. 여기서 ‘소리’는 그동안 처럼 ‘한국적’이라는 경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 소리의 세계화’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결코 우리 것의 우수성만을강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를 받아들이는 쌍방통행식이다.올 가을 예비행사의 프로그램은 ▲한국음악의 변천을 담은 ‘소리역사를 찾아서’ ▲한중일 전통음악의 명인 ▲정명훈이 지휘하는 이탈리아의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등이다.소리축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최근 전주시는 교동의‘전통문화지역’에 세울 쌈지박물관 4곳의 설계안을 공모했다.쌈지박물관은 부채와 한지·자수·전통술을 각각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그런데 응모작 가운데 ‘무늬만 전통적’인 한옥지붕은 모두 탈락시켰다.한때는 공중전화박스에도 한옥지붕을 씌웠던 전주.이제는 전통문화도시로 가꾸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깨닫고 있기에 앞날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전주 서동철기자. [이렇게 가꿉시다] “문화사업 연계 지역 정체성 표출 긴요”. 전주에 가면 칠규(七竅)가 만족스럽다.맛갈스런 음식이 입을,소리예술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사계절 축제와 볼거리가 즐비해 눈을 감동시키고,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코마저 즐거움을 느낀다.아마도 전주는 얼굴위의 일곱구멍을 모두 감동시키는 ‘칠규감동 문화전략’을 펼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개발연대 내내 한켠에 밀려나 있었던 전주는 사실상 ‘박제된 문화도시’였다.이제 문화시대에 들어서면서 문화를 지역발전의 견인차로 삼아 ‘생동하는 문화도시’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한옥과 음식이 대표하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의 창조적 문화예술이 함께꿈틀댄다.지역이 지닌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영화나 게임같은 문화산업에도 관심을갖고있다.대사습놀이 현장에서 볼 수 있듯이,시민이라면 누구나 한자락씩 흥얼거리는 이지역 특유의 ‘소리’는 지역선도 예술(leading art)의 역할을한다.컨벤션 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여론주도층에 대한 지역이미지 확산을 꾀하는 것도 색다른 접근이다.다시말해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편안하고 쾌적한 도시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자전거타기의 보급이 상징적으로 이를 잘 나타내준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이다.우선 단기간 내에 펼쳐놓았던 문화예술 사업들을 일맥상통하게 연결시켜 전주의 개성과 독창성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문화산업도 이제까지의 관심차원에서 벗어나 지역 실질소득 창출과 경제활성화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세부전략이 준비되어야 한다.연중 볼거리를 제공하는 외부지향적인 행사가 산만하지 않은지 챙겨보고,지역문화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전개시켜야 한다. 자치시대의 부산물이랄 수 있는 행정권 단위의 문화사업 전개로 인한 인근지역과의 사회심리적 격차를 좁혀,전라문화권 차원의 문화를 이끄는 맡형 역할을 잘 해내고 자치단체간 문화협동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소리를 산업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컨벤션산업을 예술과 접목시켜 자연관광지컨벤션산업과 차별화시키는 문화중심적 컨벤션산업 전략을 구상해봄직 하다. 추진주체인 시장과 도지사의 리더십과 문화마인드는 타 지역의 모범이 되지만,지속적 추진을 위해 조례화를 소홀히하지 말아야 한다.재정출연을 통해문화재단을 만들어야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아울러 지역문화의주체인 시민들이 참여하고,문화단체와의 문화협동 폭을 넓히는 참여적 문화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참된 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민들이생활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흥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실장
  • M&A전용 공모펀드 허용 검토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기업의 인수·합병(M&A) 전용 공모펀드를 허용할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또 주식 공개 매수 사전신고제를 사후신고제로 바꾸는 등 M&A를 대폭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거시경제 지표는 연간 경제성장률 8% 내외,물가 2.5% 이내,경상수지 흑자 100억∼120억달러,실업률 4% 내외 등으로 조정했다. 정부는 23일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안정기조 속의 지속성장 기반 확충 ▲2단계 구조개혁 완료 ▲디지털·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 촉진 ▲국민 삶의 질 향상 ▲남북 및 대외 경제협력 추진 등으로 정했다. 올해 안에 금융·기업·노동·공공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을 완성하는 데힘을 모으고 이를 위해 저금리기조를 유지하되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대비 2.0% 수준으로 축소,물가 불안을 차단키로 했다. 특히 부실 기업의 퇴출과 수익성,주주 위주의 경영이 금융·기업구조정 촉진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M&A 활성화를 위한 종합 방안을 곧 마련키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최근에 허용한 사모펀드가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사모펀드의 기능을 살펴본 뒤 부진할 경우에는 M&A 전용 공모펀드도 허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대량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동일종목 주식 투자한도 10%에도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공시에 대한 제재 조치인 임원해임 권고,유가증권 발행 제한,위법사실언론 공포 명령 등을 강화해 기업의 경영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또재무제표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부실감사인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요금 인상은 경영 혁신을 통해 최대한 흡수하고불가피한 부분에 한해 하반기에 반영할 계획이다. 손성진기자 sonsj@
  • 6·15선언과 金대통령 통일론/(하)청사진과 미래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대한매일이 주최한 국군 모범용사 부부 청와대 초청 다과회에서 “남북문제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특히 “내가 다 하려고 하지 않고 쉬운 것부터 벽돌을 쌓듯 하나 하나 추진해 나가면서 다음 대통령이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냉전구도 해체와 평화정착부터/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남은 2년반 동안의 임기중 남북관계 구상을 함축하고 있다.결론부터 말하면 총체적인 바탕은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와 평화정착임을 알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여러차례 “통일은 20∼30년 뒤 다음 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남북통일의 초석을 놓은 대통령으로 기록되길 바랄 뿐,달성까지는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또 통일은 의도하거나 기획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다 보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김 대통령의 관측도 이를뒷받침해 주는 언급이다. 김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남북공동선언 2항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공통점’을 의외의 성과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북연합 뿌리내리기/ 그렇다면 김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무엇일까.가능한 쉬운 것부터 해결하려는 자세여서 종합적인 청사진을 조망하는 데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러나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단독회담에서의 논의내용을 감안할 때,그의 ‘3단계 통일론’중 1단계인 남북연합단계의 안정적 운용과 정착화로 볼수 있다.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와 각료회의,국회회담 등을 통해 남북연합단계를 착근(着根)시키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이 귀국보고에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밝힌 대목은 그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가 평화공존에 대한 남북간 합의에 있음을 천명한 것으로,‘3단계 통일론’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김 대통령은 남북연합단계의 첫 단추를 ‘평화공존 속의 평화교류’로 보고 있다. ●다양하고 착실한교류/ 앞으로 발빠르게 진행될 남북 경협과 이산가족 상봉 및 재결합,비전향장기수와 납북인사 송환협의,체육·문화·예술분야의 교류 등도 남북연합단계라는 큰 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김 대통령은 '남북 평화공존이 합의된 뒤부터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교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그래야만 힘의 논리에 의해 한 체제가다른 체제로 급속히 흡수되지 않는 문자 그대로의 ‘평화통일’을 지향할 수있다는 논리에서다. 어쨌든 이런 교류협력 작汰? 정상궤도에 진입하면 김 대통령은 남북연합을위한 구체적인 제도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투자보장 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청산결제 방안 등이 그것이다.또 평화공존을 담보하기 위한 평화협정 체결 및 군비통제,평화체제 유지 공동감시단 가동 등의 수순을 밟게될 것이다.나아가 북한이 미·일과의 수교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국제사회로부터 보장받고 남북이 공동 파트너로 확실히 자리잡는 일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현기자 yangbak@. *3단계통일론 정착 '이제 첫걸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남북연합-남북연방-완전통일)은 이제 겨우 1단계의 초입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가녀린 싹을 막 틔운 셈이다. 따라서 조심스럽고 지속적인 ‘양육(養育)’이 중요하다. 양육에 필수적인 ‘물’과 ‘양분’은 역시 남북 상호간 교류지속이다.그중에서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이산가족 상봉의 연속성,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이 기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국방위원장 답방/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보더라도 정상간의만남은 그 어떤 대화방식보다 효과가 크다.이 때문에 김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70대 노인이 평양에 왔는데 예의를 중시하는 김 위원장이 서울에 안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까지 해가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온 힘을쏟았다. 앞으로 1단계(남북연합) 정착에 필수적인 남북연합 정상회의,남북연합 각료회의,남북연합 회의(의회) 등을 구성하려면 정상간 대화는 무엇보다 필수적이다.특히 북한은 우리보다 체제가 일사불란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태도와 의지 하나하나가 통일 논의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이산가족 교류 정례화/ 정부당국의 의지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가 여론이다. 고위층끼리 아무리 합의를 도출해도 민심이 따라오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우려가 있다.따라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계속 만나 동질감을 확인하고 나아가 통일에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번 8·15 이산가족 상봉이 2차,3차로 계속 이어지면서 통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야 김 대통령이 그리는 남북연합 단계도 가능한 것이다.따라서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의 지속적인 교환방문은 물론,판문점 등에 면회소와서신교환소를 설치하는 등 이산가족의 교류를 상시화하는 게 중요하다. ●경협의 제도적 장치/ 민간차원이든 정부차원이든 남북간 경제협력을 병행해야 통일 논의가 견고함과 지속성을 띨 수 있다.경협이 깊숙이 진행될수록 뜻밖의 돌발적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거나 통일 논의 자체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적어진다. 남북 양측이 벌여 놓은 장·단기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어느한쪽이 일방적으로 대화를 무효화시키기 어렵게 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남북 당국은 경협을 그때 그때 단발성으로 진행시킬 게 아니라,장기플랜을 토대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전문가 제언.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차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지난 91년 김일성(金日成) 주석은 '느슨한 형태의 연방제'를 천명한 바 있다.소련제국과 동구권이 몰락하고 동서독이 통일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고려연방제라는 ‘높은 단계의 연방제’를 계속 주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외교와국방을 서로 나눠 갖자고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같은해 7월 북한의 한시해(韓時海) 주 유엔 대표는 ‘미국의 초기 연방제’를 거론했다.미국의 초기 연방제는 바로 대륙회의 즉,국가연합을 말하는 것이다.김 위원장의 연방제는 그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것이며 우리의 남북연합과 내용상 같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집권후 특별히 새로운 통일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정부의 공식적인 통일정책은 88년 노태우(盧泰愚) 대통령 때 만들어진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방안에는 이미 야당 시절부터 김 대통령이 제기해 온 3단계 통일방안이대부분 반영돼 있다.김 대통령은 집권이후 최근까지 경제난 등으로 통일방안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통일정책을 밝히지 않았다고본다. 남북한의 통일논의가 시작된 시점에서 정부는 민간 전문가 등과의 지속적인토론을 통해 국론을 결집해야 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뒤 남북한이 각료회의와 의회 협의회 등을 구축하고 정상회의를 수시로 열 수 있다면 국가연합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이행이 되지는 않았지만,91년 말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됐던 공동위원회가 국가연합의 실행기구 성격이었다. ●정용석(鄭鎔碩) 단국대 정치외교학과교수(전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남과북은 반세기가 넘도록 서로 전혀 다른 체제 속에 살아왔다.장기적인 예비기간을 두고 통일의 단계적 준비가 필요하다.연합-연방-통일이 3단계 통일론의 기본 골간이다.1민족·2국가·2체제·2독립정부 형태인 연합 단계에서는 제반 분야의 교류 협력을 기본으로 삼아야한다.남북 정부의 정상회의,국회 공동회의도 제도화하는 등 민족적 공통점을찾아내야 한다. 특히 북측의 공산주의와 남측의 시장경제 사이의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 가운데 1단계인 공화국 연합제에서도 남측 입장인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북한과의 상이한 체제·이념·제도를 융합할 수 있는 기본틀이 최우선 과제다. 2단계인 연방단계에서는 1민족·1국가·1체제·2자치정부로서 하나의 국호와 외교·국방권을 갖는다.이 단계에서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공존하는 ‘제3의 체제’로 발전돼야 한다. 대외통상관계에 있어서도 남측의 개방경제를 택해야 하는지 북측의 유치산업구조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을 관철할 것인지 등의 협의를 이뤄내야 한다. 통일단계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에서 주장하는 복수정당제·자유선거제·시장경제 등을 북한이 수용할지의 여부가 관건이 된다.사회주의와 민주주의를 한 그릇에 담을 때 어느쪽으로든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일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 [사설] 이산가족 상봉, 첫 걸음이 중요

    남북정상회담의 여러가지 성과중 최우선 실현 과제는 이산가족 상봉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공동선언문에서 올 8·15에 즈음한 남북 고향방문단의 상호 교환을 약속했다.앞으로 불과 2개월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김대통령은 이와 관련,서울 귀환 대국민보고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범위는 단언할 수 없지만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의 비원(悲願)이 마침내 말이 아닌 실천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정부가 추정하는 남한의 이산가족은 766만7,000명 가량이다.이들 가운데 실향민 1세대는 12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들은 모두 세상을 뜨기 전에 북한의 가족과 친지를 만나보겠다는 생각에 들떠 있다.하지만 단기간에 이산가족 모두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규모도 방대하지만 사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산가족 상봉의 지속성이다.과거처럼 단발성 행사로 끝나거나 상봉 규모를 조금 늘리는 수준에 그쳐서는 부작용만 낳을 가능성이크다.한두 차례로 끝난다면 상봉하지 못한 이산가족들의 실망은 더욱 커질것이다.남북한의 상호신뢰도 훼손될 것이다.규모도 꾸준히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봉 주체는 인도주의 정신에 맞추어 남북한 적십자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조만간 실무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우리측은 과거 북한과의 이산가족 상봉 협상에서 월 100명 가량의 고향방문단을 1∼2회 교환하는 방안을제시했었다.지난 85년 남북 고향방문단의 규모는 65명이었다.그러나 과거에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민족공동체라라는 공감대 속에 파격이 잇따랐다.고향방문단 규모에서도파격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고향방문단과 더불어 시급한 후속조치는 편지교환소 및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문제다.판문점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군사적으로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교통이나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여겨진다.생사확인을 위한 이산가족 명단 교환도 월 100∼300명 수준이 유력하게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북한 당국이 성의를 보인다면 10배,100배도가능하다고 본다.북한의 이산가족 전산망 구축을 위한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이산가족 문제의 최종 목표는 자유로운 왕래를 통한 상봉과 자유의사에 따른 재결합이다.그렇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이산가족 상봉은 흔들림없이 추진돼야 한다.
  • 행정서비스 헌장 대상 전남 영암군

    전남 영암군(군수 金澈鎬) 공무원들은 요즘 즐겁다.지난달 31일 행정서비스헌장 우수기관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기 때문이다.지난해 전국 지자체 행정수행능력 평가에서도 최우수 군(郡)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데 이어 2연패다.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40여개 지자체에서 자료 요청이나 견학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영암군은 무엇보다 추진 기관의 열의와 주민 참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헌장 제정단계에서부터 이행과정,자체 평가에 이르기까지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는 평이다. 영암군은 지난해 7월 ‘보건·민원 행정서비스헌장’을 제정,선포했다. ■헌장 제정 과정 주민 900여명의 의견을 수렴했다.이때 주민층을 7개층으로분류하는 꼼꼼함도 보였다.인터넷에 의견수렴 창구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군정 소식지,반상회보 등 20여가지의 홍보 수단을 활용한 점도 돋보였다.제도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공무원과 주민 모두 제도의 존재 자체를 인식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헌장을 구체화하면서 전문가를 초청,담당 공무원과 집중 토론을 하기도 했다.대학교수,사회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까지 두었다.여기서 헌장이 제시하는 이행기준을 계량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행과정 제도적 뒷받침에 주력했다.헌장 운영규정을 훈령으로 마련했고우수 부서와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지금까지 상금 500만원과 상품 등을 주었다.민원처리에 대한 주민평가제도 실시했다.민원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공중전화카드나 문화상품권을 주는 보상제를 도입했다.눈에 띄는 것은 ‘모래시계 서비스제’.36가지 민원업무별로 처리시간을 규정,3분,5분,10분에서 1시간까지 6단계로 나눴다.민원대에 모래시계를 비치,민원인이 업무처리시간을 확인토록 했다. 김 군수는 “올해는 헌장의 범위를 세무·문화관광·농정·도로·청소·건축·위생·교통 등 8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행정 부문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고객(주민)들에게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암 남기창 이지운기자 jj@
  • 金대통령 개각설 일축 배경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개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은 당분간 국정 안정과 개혁추진의 지속성에 무게를 실겠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이해된다.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공직사회의 동요는금융시장과 노동계의 불안과 사회혼란을 야기시킬 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근의 금융불안과 일부 국무위원에 대한 여론의 도덕적 질타가 개각을 단행해야 할 만큼 위험수위는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관련보고를 받고,교체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음을 의미한다. 김 대통령이 무엇보다 국정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는 대목은 국무회의 지시사항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개각을 미룬 중요한 이유로 “지금은많은 일들이 눈 앞에 산적해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뒤 구체적인 예를 차례로 열거했다. 먼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추진을 꼽았다.민족사에 영원히 기록될 사건을 앞두고 전 각료가 일치단결해야 할 시점에 내각의 동요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불안한 금융시장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이 쏠려있는 이 때,확고한의지를 갖고 개혁을 단행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실제 김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물가,금리,수출,경제성장률,공장가동률,실업률 등에서 아주 좋은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불안만 잘 해결한다면경제가 제2의 도약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경제팀의 분발을 촉구했다. 세번째는 동요조짐을 보이고 있는 노동계를 설득하는 데 정부가 매진할 시점이라는 인식이다. 김 대통령은 끝으로 의약분업과 의보 통합,농·축협 통합에 따른 사회혼란의 최소화와 교육·과학·정보 분야의 산적한 현안 처리를 조기개각 불가 이유로 적시했다.즉 사회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획기전인 사안들인 만큼혼란이 없도록 준비하라는 주문이다. 일단 김 대통령은 현 내각에 신뢰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다시 기회를 준 것으로,긴장감 속에 국정을 챙기도록 배려한 셈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정상회담 신중 행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일이 다가오연서 ‘낮은 기대치’를 제시하고 있다.‘한반도 평화선언’ 채택과 이산가족 상봉 등 ‘베를린선언 4개항’의 본격화 구상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정상간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 12일 주한 외교사절단을 청와대로 초청,가든파티를 하면서도 “남북한의 정상이 분단 55년 만에 화해의 악수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민족적 경사”라고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이에 앞서 가진 ‘법의 날’ 수상자 오찬때는 “절대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전쟁 위협에서 벗어나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길만 열어도 정말 다행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매사 신중한 김 대통령의 자세에 기인하지만 정상회담에 임하는 시각을 읽을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김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이다.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어떠한 난관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이다. 김 대통령이 남북 정상 방문의 상호주의원칙이나기자단 규모 등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의제를 사전에 고정하지 말자는 북한측 생각도 수용할 분위기다.대신 현안에 따른 특사 교환 방문과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 대화 채널의 상설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기본 인식은 독일의 통일 과정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있다.한 관계자는 “독일통일의 물꼬를 튼 브란트 전 수상의 첫 동·서독 정상회담도 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독일통일의 교훈은 인내심을 갖고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발언대] 바른교육은 제도변경보다 이념정립이 중요

    교육 부총리가 등장한다는 소식이다.선거용이라는 비판도 있지만,‘교실 붕괴’라는 입에 올리기도 섬뜩한 용어로 학교 교육이 우리 모두의 들고 있기힘든 짐이 돼온 요즘인지라 반갑기도 하다. 사실 ‘교육개혁’으로 요약되는 정책적 노력이 교육의 질이나 교사와 학생들의 삶의 질,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그리고 진정 교육이 걱정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시급히 주고 받아야 할 얘기는 제도개혁나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이 아니라 ‘어떤 삶을 가르칠 것인가’‘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하는 교육목표와 이념에 대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회적 인간관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긴장과 불안과 적의에차 있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부패와 도덕적 타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각자의 내면이 날로 거칠어 가는 우리의 사회 상황은 생명질서를 어지럽히고인류의 지속성 자체를 위협하는 오염,자연파괴 등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고 학교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까지 쉽게 짜증내고 조급해하며 충동적·공격적·소비적이고 공동체적이지 못하며 조용한 곳을 오히려 불편해하는 인간형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내용은 여전히 농촌적인 것보다는 도시적인 것이,육체적인 노동보다는 관념적이고 지적인 노동이,삶과 밀착된 인간적인 기술과 지식보다는 추상화된 지식과 거대기술을 가치 있는 것으로 다루고 있다.근대과학기술에 대해 아직도 무비판적이며 자연과의 접촉을 단절시키는 사이버공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어떤 삶을 가르칠 것인가. 지역사회의 자연적·문화적 특성을 살려 교사 자신이 만든 교과서로 학교내의 녹지면적이 30%는 넘는 교정에서-고등동물의 경우 행동반경 중 녹지비율이 30% 미만이 되면 정신질환이 증가한다고 한다-전교생의 이름을 다 불러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학교에서 나눔과 섬김의 자율과 자치능력을 키워주는,그래서 인류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인간으로 키우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희망이 있다.이런 이야기부터 나눠 올바른 교육의 방향을 세우고 난 후에 제도나 정책을 짚어보아야 한다.그래야 희망이 있다. 이희자[환경을 생각하는 전국 교사모임·서울 불광중 교사]
  • [대한시론] 새 천년 정치안정과 지속성장

    인권과 야만,이성과 폭력이 뒤섞인 파란만장한 20세기가 저물고 바야흐로내일이면 희망과 불투명성이 교차하는 새 천년을 맞는다.요란한 새 천년 기념식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지금 미증유의 정보혁명,급진전되는 지식기반 산업화,시장과 무역의 초국가적 확장을 배경으로 급속한 세계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세계는 실시간대(實時間代)로 연결되는 단일한 의사소통공동체가 되었다. 한국은 세계화의 소용돌이와 세계적 경쟁을 뚫고 새 천년의 첫 3년에 지식기반사회의 기초를 닦아 2003년부터는 세계일류국가를 향해 도약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새 천년 첫 3년은 사람에 비유하면 고3 때와 같은 중차대한 시기이다.우리가 첫 3년에 지식기반사회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성공하면 향후 100년동안 세계일류국가의 지위를 누릴 것이고,실패하면 21세기도 다시 고난의세월이 될 것이다. 새 천년은 인류에게 새로운 자유와 번영을 예고하는 꿈의 시대이자 국제적불평등과 무질서의 위험을 안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이기도 하다.새 천년에는 인권,민주주의,평화,국제협력 등 세계주의적 보편가치가 힘을 얻는 한편,무한경쟁과 냉혹한 능력주의가 맹위를 떨친다.우리는 새 천년의 잠재력을 극대 활용하고 새 천년의 위험을 극소화하여 민족사적 대업을 이룩하여야 한다. 지난 1년 10개월동안 우리는 혼신의 노력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복의 기조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4강외교,동아시아 지역협력 외교,APEC,ASEM 등 지역간 협력외교도 성공적이었다.대북포용정책도 북한이 ‘햇빛’이니‘포용’이니 하는 단어를 두고 시비를 걸고 있지만 점차 ‘서로 포용하고서로 햇빛을 쏘는’ 단계로 발전할 토대가 놓였다.다만 정치가 국민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50년만의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는 통치경험이 없는 상태에서출발하여 이제 경제,외교,대북관계 등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자신감을 갖추었다.그러나 정부의 중책을 맡은 인물들의 빈발한 실수,과오,실언은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이 점에서는 ‘국민의 정부’가 역시 초보정권임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정권교체를 처음 경험한 국민과 언론이집권층의 이런 실수와실언들을 좀더 큰 틀에서 판단하지 못하고 이를 호재삼아 정권을 흔들어댄것을 보면 국민과 언론도 ‘초보국민’,‘초보언론’임이 틀림없다. 1969년 51년만에 정권을 잡은 뒤 권력의 심장부에 간첩을 임용한 실수로 수상이 갈린 독일 사민당 정권,1996년 71년만에 정권교체를 달성한 후 크고 작은 실책과 부정부패로 2년만에 수상이 갈린 이탈리아 프로디 정권과 비교하면 소수정권이면서 초보정권인 ‘국민의 정부’의 정치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기 때문이다. 정치불안과 정치불신의 근본원인은 정부인사들의 실수에 있다기 보다는 여야 간의 비생산적 정쟁이다.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개혁법안들이 통과되지못하거나 개악되었는가! 새 천년에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특히 새 천년의 첫 3년에는 정치화합,정치안정이 백년대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첫 3년의 정치안정만이 경제의 지속성장을 보장한다.이를 부인하고 시비하는 것보다 더 정략적인 언행도 없을 것이다. ‘안정 속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소수정권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이 점에서 새 천년의 16대 총선은 민족사적 의미를 갖는중요한 선거이다.총선에서 ‘안정 속의 지속성장’이냐 아니면 정치불안이경제를 주저앉힐 것이냐가 갈릴 것이다.이번 총선은 ‘식물국회’에 이어 ‘식물정부’,‘식물대통령’을 탄생시키느냐,아니면 개혁과 경제발전을 주도할 강력한 정부를 탄생시키느냐를 결정한다.이것은 다시 국민이 ‘실패한 옷로비’같은 실체없는 사건이나 실언·실책들에 더 비중을 두느냐,아니면 국민이 정권의 경제공약,외교공약,대북정책의 실행 실적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성공한 벤처기업 되려면

    벤처기업의 성공요인은 뭘까. 최근 코스닥시장의 활황과 두루넷·미래산업의 미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삼성경제연구소가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확실한 아이템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확실한 아이템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기술트렌드와 일치하고 지속성장이 보장되는 아이템이어야 한다.미래산업(반도체장비)은 반도체의 발전방향을 미리 읽고 메모리 테스트핸들러를주력으로 육성한 것이 적중했다. ■매니아 근성 ‘미친놈 소리를 안듣고는 벤처 못한다’는 말처럼 일에 몰두하는 창업자와 동업자가 필요하다.한눈 팔지않고 매달리는 근성과 보상보다는 일 자체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조직원들간 강한 결속력도 필수조건이다. 이찬진(李燦振) 한글과컴퓨터 전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저 혼자서만들어 낸 것으로 알지만 창업멤버인 우리 셋중에 한사람이라도 없었다면 한글워드프로세스는 물론,한글과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틈새시장 공략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틈새시장을공략해야 한다.시장이작거나 특수한 기술이어서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반도체 품질테스트기나통신서비스 기기가 사례다. ■아웃소싱 벤처기업은 필요한 경영자원을 모두 갖출 수 없기 때문에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두인전자는 아웃소싱으로 성공했다.제품개발과 설계만 하고 생산은 타 제조업체에 위탁,비용절감을 꾀했다. ■카리스마적 창업자 성취욕구가 높고 기술적 안목과 리더십을 갖춘 창업자가 있어야 한다.불확실한 기술과 사업아이디어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비전과 카리스마가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메디다스의김진태 사장은 의료정보화(MIDAS)사업에 대한 우려와 회의속에 “다시 한다. 나를 중심으로 뭉치자”라는 말로 사원들을 설득,성공했다.미래산업 정문술(鄭文述) 사장도 “사업 초창기에 두차례 실패이후 자살직전까지 갔으나 오기로 다시 일어섰다”고 회고했다. 권혁찬기자 khc@
  • [새천년 이렇게 맞자] (3-2)‘착오없는 지속성장’길을 찾아라

    환란 2주년을 맞아 경기 안정정책 주장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정부나 학계와 연구소 모두 안정정책을 강조하고 있다.강력한 경기부양으로 경기가 회복되자 안정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안정정책의 구체적인 수단을 둘러싸고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우선하는반면 학계나 연구소는 고금리를 주장,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재정경제부 이철환(李喆煥) 종합정책과장은 “현재 정부는 안정을 바탕으로지속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안정을 더 중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저금리 유지와 ▲재정긴축을 경제 안정정책의 줄기로 삼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예산의 조기 집행 등으로 경기를 부추겼으나 성장률이 하반기에 10%를 넘을 것으로 보이자 안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저금리 유지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한창 진행중인 기업이 금리부담으로 부실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재정을 긴축,경기회복으로 세금이 더 걷혀도 돈을 더 풀지 않을 방침이다. 적어도 재정긴축 대목에서는 정부나 학계,연구소 관계자들간에 큰 이견은없다.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홍기석(洪基錫)박사는 “무엇보다 기업과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따른 공적자금 투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할 뿐이다. 문제는 금리정책이다.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金正湜)교수는 “물가는 지난 93년 이후 올라 현재 높은 수준에 와 있다”며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물가 안정을 위해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잠재워야 한다”며 “따라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DI 홍 박사는 “올해는 원화 절상에 힘입어 물가 상승률이 1% 미만에 머물 전망”이라며 “내년의 경우 원화 절상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유가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다”고 말했다.홍 박사는 “특히 안정정책을 위해재정긴축과 함께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금리를 올리면 기업부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높은 금리부담은 부실을 빨리 터지게 하는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요컨대 정부 밖의전문가들은 고금리가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시킨다는 주장이다.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고전적’인 처방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재경부 이철환 과장은 “현재 경제상황은 총수요 압력이 크지않고 설비투자도 많지 않아 금리를 올릴 필요성은 없다”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확보나 다른 나라의 금리수준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금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일기자 bruce@■전문가 진단 한국의 경제위기는 유동성 위기라는 측면에서는 일단락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68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현 시점에서 새로운 경기침체나 금융부문의 교란으로 인해 급속한 자본이탈이 단기간에 재생할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그러나 경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느 정도 상승과 하강의 기복을 탈 수밖에 없다.또 예상치 못한 외부환경의 변화가 있을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불리한 경제여건이 도래했을 때에도 국제자본이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국내에 머물러 줄 것인가 여부다.1997년말 한국 경제가 국제신인도를 상실하고 일시에 침체의 늪에 빠진 데에는장기에 걸쳐누적된 경제 각 부문의 구조적 결함이 기여한 바가 크다.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의 비효율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정책도 일관성과 신축성을 결여한 측면이 많았다.경제구조는 일시적인 제도나 정책변화로 단기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지난 2년간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외형상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리고여러번의 시행착오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구조조정의 주 대상이었던 기업,노동,금융시장을 보면 이제 제도변화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다.정부부문의 개혁은 무슨 시도가 있었다고 말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단기간의 경기변화만을 가지고 위기가 종식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더구나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개방된 경제여건하에서는 약간의 경기침체나 외부충격만으로도 금융부문이 교란될 수 있고,이에 대한 정부대책의실효성이 불확실할 때에는 자본이탈과 외환위기의 재발이 있을 수 있다. 개방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안정화정책은 튼튼한 경제구조와신뢰성있는 정부정책이다.정부의 섣부른 시장개입은 금융불안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주가,금리,환율과 같은 가격변수의 단기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건전한 기업지배구조,튼튼한 금융시스템,그리고 투명하고신축성있는 정책결정과정을 확립하도록 선도하는 것이다.지금 정부가 가장해서는 안되는 일은 경제위기가 마치 지나간 옛일이라는 식의 근거없는 낙관론을 퍼뜨려 경제주체들의 구조조정 노력을 해이하게 만드는 일이다.[全周省 이화여대교수·경제학]
  • “금융기관·기업 구조조정 미흡”/국책연국기관장들 IMF2년 평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산업연구원(KIET)의 원장 및 부원장들은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경태(李景台) KIEP원장은 21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신청한 지 2년을 맞아 “금융·기업의 확실한 구조조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우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음에도 경영개선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며 “부채조정보다는 금융·기업구조조정의 부진 원인을 분석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 “내년도 하반기에는 물가불안이 염려되는 만큼 적절한 통화·재정정책을 내놔야 한다”면서 “재벌개혁은 투명한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제도적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 이후는 재벌들이 알아서 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선 KIET 원장도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원칙에 입각해 더욱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역대 정권이 집권 초기에 재벌개혁을 외쳤다가 유야무야됐던 것에 비해 현 정부는 재벌개혁을 비교적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성장률은 97년 대비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실업률도 아직 높아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는과잉 반응”이라며 “앞으로 정부는 지속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호(兪正鎬) KDI 부원장은 “기업·금융의 부실 부문을 조속히 털어내는작업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도개혁의 경우 실천이 동반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 금융‘11월 대란說’없다

    종합주가지수가 4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870선을 회복,‘금융대란설’을 말끔히 잠재웠다. 1일 주식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두 강한 ‘쌍끌이’매수에 나서 주가가 지난 주말보다 무려 43.04포인트가 오른 876.55로 마감됐다.개장 초부터 30포인트 이상 급등세로 출발한 주가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이 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경제의 지속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불안했던 해외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고, 대우문제도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대우쇼크로 인한 수익증권의 대규모 환매에 대한 우려감으로 제기됐던‘11월 금융대란설’도 일단 불식된 것으로 평가됐다.대우관련 12개 상장종목 가운데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11개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모든 업종이 10% 정도 오름세를 보였으며 특히 증권 은행 운수장비 전기기계 보험종목이 큰 폭으로 뛰었다.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3억4,822만주와3조9,480억원이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1,384억원어치와 1,0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2,4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박건승기자 ksp@
  • [대한광장] 신문화운동 희망과 방향

    애써 낙관적 전망을 가지려 해도 우리의 현실은 부정적 징후로 가득하다.현실은 언제나 복잡하게 들끓고 있다고 하지만,오늘의 복잡성은 세기말적 기류에 휩싸이면서 개인적·국가적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민주화라는 신기루가 세계화라는 허울좋은 목소리에 감싸이는 순간 우리는 IMF라는 경제적 파탄을 경험했고,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사회경제적 개혁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같지 않다. 정치를 하는지 파당적 정쟁만을 일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정계는 물론,기업을 경영하는 것인지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재계,그리고각종 이권에 개입한 부정과 비리의 대상자들 거의 모두가 왜 나만이냐고 당당하게 억울함을 항변하는 사회현실을 바라볼 때 과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국가적 목표를 갖고 있는지 의아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지역주의와 이권주의가 이처럼 팽배한 적은 없을 것이다.일부에서는 그만큼 민주화가 된 것이 아니냐고 야유적으로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필자는우연한 만남을 통해 작은 희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김포공항의 계단을 오르다가 한 사람이 갑자기 반갑게 인사했다. 낯선 얼굴에 어리둥절하다 물으니 20년 전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나를 만났다는 것이다.당황감을 떨쳐버리고자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그는 목회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가파도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우연이라 생각하고지나치려 했지만 호기심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의 말로는 주민 400여명 정도가 어업에 종사하고 교인들은 불과 수십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한동안 방황하다가 선교에 뜻을 두고 진로를 정한 다음 중국 연변지역에서 조선족을 상대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가파도에 가 있다는 것이다.그러면,다음은 어떻게할 것이냐고 했더니 하나님이 사역하시는 대로 가야할 곳이 정해지면 그곳으로 가 선교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한 가지 더 물어보았다.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하니,자기는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이다. 왜냐고 하니 고아를 입양시켜 키운다는것이다.이야기를 들으면서,무엇인가부끄러움과 더불어 어떤 신선한 울림이 전해왔다.그가 바로 마라도의 유명세에 가리워진 가파도교회의 홍윤표 목사였다.그에 의하면 어떤 독지가가 교회건물을 지어주고 선교활동을 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익명의 사람들이 아직 한국사회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그리고 어떻게라도 시간을 만들어서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선선한 초대를받고 작지만 이런 일들이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한국사회는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어찌 그것이 선교활동 뿐이겠는가.언제나 그러하지만 표면에 나타난 것만 보는 사람은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우리가 처한 현실은 누구도 주류라고 할 수 없는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고,그 격한 소용돌이에 튕겨져 떠올랐다 사라지는 출몰현상의주변에 방관자처럼 살고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들이다. 새로운 세기가 오고 있다고 하지만,중구난방의이 혼란 속에서 새로움을 주도적으로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는 것 같지는 않다.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작은 것을 실천하는 민간주도의 신문화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져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돈을 여과시킬 뿐만 아니라창조적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몫을 담당할 것이라 믿는다. 앞에서 예거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새로운 시대의 신문화를 주도할 주인공들은 그들의 사회활동의 근본동인을 자발성,지속성,실천적 헌신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타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형식적 운동이나 한 두번 하다가 중단하는 단발성 운동은 물론이고 자기희생이 따르지 않는 신문화운동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발전이 한순간에 맥없이 부서져내렸던 것은 새 시대를 조망하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다.이 교훈을 살린다면 우리는 20세기에 경험했던 역사적 파란곡절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고,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21세기는 우리에게 또다시 끔찍한 세기가 될 것이다.우리 모두가 자기는 맞고 남들은 다 틀린다고 자기주장의 정당성만 강변하는 어리석음을 벗어버려야 한다.남의이야기에 귀기울이고,작은 일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더 귀하고 현명한 일이 아닐까.실천하는 작은 힘들이 하나로 뭉쳐질 때 우리는 분명 강하고 큰역동성을 갖게 될 것이다. [崔東鎬 고려대교수·국문학]
  • “부실 정리·구조조정 지연땐 스태그플레이션 배제 못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경제 부실의 정리와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 뒤 “현재의 경기회복세를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4대 구조개혁의 신속하고 차질없는 추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KDI는 이날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한국경제 중기 전망’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현재의 빠른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일시적으로 고성장이 가능할 것이지만 중기적으로는 연간성장률이 4%에 미달하는 등 안정적인 지속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그러나 대우 및 투신사문제 등 기업·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제대로이행될 경우 우리 경제가 2000∼2002년에 연평균 6%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임기 종반인 2002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000달러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또 안정적인 거시정책 운영이 뒷받침될 경우 향후 수년간 3% 내외의물가안정이 가능하고,실업도 5%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새천년을 향한 한국사회의 비전]

    -언론·정보분과 언론관련 학자들은 족벌경영체제,부실경영 등 현재 한국언론이 처해 있는총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소유구조 개혁,기업공개 등이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金東敏)한일장신대교수는 ‘한국민주주의와 제도언론-자기반성과 갱신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가 자본과 언론을 정책적으로육성하는 과정에서 재벌언론·거대언론이 탄생했다”고 지적하고 “언론의자유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 기존 언론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교수는 이어 “경영의 불투명,재벌중심의 소유구조와 족벌경영체제,무리한 시설투자로 인한 부실경영 등이 우리나라 신문산업의 문제점”이라면서“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으로 재벌이나 족벌의 신문사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기업공개,정확한 발행부수 공개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유보(成裕普)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언론’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들의 미래상을 진단했다.성이사장은 언론통제와탄압,권력과 자본에 의해 통제된 미디어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나타난 것이 바로 ‘대안언론’이라고 설명했다. 성이사장은 “기존 제도언론에 대항하며 한국언론 발전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대안언론은 새로운 미디어 운동의 활성화 등 대중성 확보를 통해 시민사회 발전의 자원으로서 정보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정보사회와 한국의 대응-국가혁신체제의 사회제도적 기반’을 발표한 이영희(李榮熙)가톨릭대교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원활하게 창출하기 위해서는 컴퓨터,통신망 확장 등의 기술혁신과 함께 지식정보사회를 위한 사회제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교수는 교육·조직문화·노사관계·사회적 수용성 등 사회분야에 초점을맞추고 ▲자율성과 창의성 극대화 ▲가부장적 권위주의 타파 ▲상호 신뢰할수 있는 노사관계 정착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사회제도의 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리 강동형 박준석 최여경기자 yunbin@-경제분과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발전 모델로 투명성 제고와 인적(人的)자원 양성을 통한 참여시장경제제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이를 위해서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철규(姜哲圭)서울시립대 교수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발전모델’이라는주제발표에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자본시대 기업지배 구조는 대규모 피라미드형 구조였으나 정보화시대에 알맞은 기업지배 구조는 네트워크형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강교수는 “참여시장경제제도에서 정부는 규칙제정자와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정부는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기본적 인프라 스트럭처를 건설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교수는 또 사회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지역주민이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윤원배(尹源培)숙명여대 교수는 ‘재벌개혁과 구조조정의 정치경제’라는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의 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재벌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과거 역대 정부의 재벌개혁과 뚜렷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재벌체제의 독점적 시장거래와 내부거래,재벌기업간 금융거래 등의 시정을 촉구했다.윤교수는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는 소수의 재벌총수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독단적으로 비민주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재벌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공정한 경쟁을 파괴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국대 장원석(張原碩)교수는 ‘세계 주요국의 식량사정과 글로벌 농정’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글로벌농정 차원의 세계무역기구(WTO)협상에서 정부는비정부기구(NGO)를 정책 파트너로 삼아 참여의 폭을 넓히고 국제담당 농정공무원 순환보직제를 줄이는 한편 국제변호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교수는 또 21세기는 식량안보 논리가 군사력 중심의 안보논리보다 우선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향후 동북아 농업협력의 핵심은 역내 내실있는지역공동체를 수립,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식량수급 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 교육·학술분과 지식과 정보가 경제·사회적 자산이 되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하기위해서는 교육과 대학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같이했다. ‘대학 개혁과 두뇌한국 21(BK21)사업’을 발표한 오세정(吳世正)서울대 교수는 “BK21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에 휩쓸리기 전에 한발 물러서서 전체적으로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교수는 “대학 서열화와 양적 팽창,재정 지원의 불균형 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 BK21의 성공은 불확실할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수업적 평가 강화,연구인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려대 김우창(金禹昌)교수는 ‘자유와 인문과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율’이라는 원리가 교육과 대학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개혁은 오히려 학문을 행정에 구속시키고 창의성과다양성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교수평가제도’와 ‘BK21’을 꼽았다.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앞으로 다가오는 지식정보사회 속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교수는 “학문을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보는 편협한 시각은 미래 지식정보사회에 역행하는 일”이라면서 “단기적인 이점만 생각하며 학문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율대학·자율학문을 위한 거시적 안목을 쌓아야 한다”고덧붙였다. 고병헌(高炳憲)성공회대 교수는 교육제도 개혁의 핵심요소로 ‘인간 중심의 가치와 철학의 정립’을 내세웠다.고교수는 ‘대안교육의 현재와 미래-새로운 삶의 철학을 위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교육개혁의 문제는 대학입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같은 ‘새로운 제도 만들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인간공동체 속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고교수는 제도개혁을 통한 교육개혁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며 “오히려 아이들이 학교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도록 ‘남을 위한 앎’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통일분과 전문가들은 남북교류 증진을 위해서는 대북 포용정책의 국민적 공감대속에대북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은 힘의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포용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위원은 “포용정책은 이제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국내의 합의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북한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보다 시민사회를 상대로 한 대북정책의 공감대와 지지기반 확산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위원은 이어 “모든 세력의공동 결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될 수 있다면 포용정책은 보다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선(李榮善)연세대교수는 남북간 경제협력 증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남한의 투자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북한의 빈곤함정 탈출방안으로서의 남북경협’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은 현재 빈곤탈출에 필요한 두 가지 문제 가운데 유동성의 문제는금강산 관광사업을 통해서,자본확충은 남한기업의 공단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덧붙여 “남한의 투자만으로 북한을 지속성장 경로로 이동시키는 것은 용이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투자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경제회생에 필수적”이라며 남한의 대북투자 중요성을 설명했다. 황병덕(黃炳悳)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통일이 한반도 통일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분단국가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추구하는 사실상의 통일은 최소한 교류협력을 통해 어느 일국이 흡수통일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국제적 동맹관계 구축을 통한 세력균형 등 힘의 균형상태가 구축돼야 사실상의 통일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또 황위원은 “대북정책은 교류협력 위주의 접근을 통해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발전을 통한 변화’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학술회의 이모저모 통일·교육학술·경제·언론정보 분과 학술대회에는 모두 4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물론 방청석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열기를 더했다. ■한완상(韓完相)전통일부총리 사회로 열린 통일분과 학술회의에서는 대북포용정책과 경협,독일 통일의 의미 등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대북포용정책’.토론자로 나선 김근식(金根植)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위원의 포용정책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대북정책의 보다 명확한 개념 정의가 아쉽다”고 문제제기를 했다.그는 “대북포용정책은 평화·화해·협력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대북포용정책이통일정책으로 잘못 알려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북포용정책은 ‘통일정책’이 아니라 통일로 가기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설명이다.그는 “역대 모든 정권들은 통일 정책만 있었지 대북정책은 없었다”면서 “통일정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지니고 있는 김대중(金大中)정부가 통일정책 없이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한전부총리는 이에 대해 “6년전 이러한 주제의 학술대회가 있었으면 남북관계는 참으로 많이 진전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한 뒤 “상황의 이중성과 정책의 이중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교육·학술분과 회의에서는 교육·대학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또 두뇌한국21(BK21) 사업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강치원(姜治遠)강원대 교수는 주제발표자인 오세정 서울대 교수가 ‘고급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 사업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반대를 하고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부가 아닌 대다수의 교수”라고 반박했다.이어“BK21사업은 오히려 현 교육계가 타파해야 할 서울대주의·사교육주의 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제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방청객은 “국민이 학교 교육에 대해 느끼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거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들로 가득하다”며 불만의목소리를 내기도 했다.한 방청객은 “일방적인 발표와 시대에 뒤떨어진 토론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현실적인 대안을 듣기 위해 온것인지 교수들의 논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 ‘미니멀’지향 국내외 작가전 3곳서 동시에

    가을 화단에 우연찮게 이름높은 ‘미니멀’ 지향 국내외 작가들의 격조높은 작품전이 3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중 예화랑에서 기획전으로 21일까지 열리는 ‘이인현·장승택 2인전’은같은 추상화라도 개성적 표현을 적극 배제하면서 간결·엄밀·극소화를 추구하는 비개성적 미니멀 추상화의 면목을 잘 보여준다. ‘시간과 공간의 만남’을 부제로 하고 있는 2인전에 대해 이태호 예화랑큐레이터는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은 ‘의미’가 있는 것이고 침묵하고 있는 그림인 미니멀 작품 속에는 의미가 없고 단지 존재만 있을 뿐인가”라는 질문의 대답으로 기획됐다고 말한다.이에 대해 두 작가는 작품에대한 의미부여나 아름다움은 그림 자체나 감상자의 주관에 있지 않고 그림이라는 3차원적 오브제와 감상자의 만남,즉 시간의 지속성과 공간이 만나는 데서 태어난다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각각 일본과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이인현과 장승택은 이처럼 “아름다움은 ‘시간과 공간의 만남’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생각을 굳게 공유하지만 작품 자체는 기법과 느낌이 상당히 달라 이번 기획전의부피를 키워주고 있다.(02)542-5543. 한편 경복궁 끝자락에 위치해 단아한 전시환경이 매우 인상적인 갤러리 인은 국내 평면 모노크롬(단색) 추상회화의 대가인 이봉열 초대전을 22일까지펼친다. 거의 10년을 주기로 전시를 열어온 이봉열의 작품세계는 그 시기마다 의미있는 변천을 드러내고 있는데 70년대는 격자구조를 이용한 구축적인 공간을보여주었고 80년대는 그 격자구조를 해체하는 과정을 나타냈었다.90년대를마감하는 이번 전시는 그간의 공간들을 아예 지워나가면서 단색 특히 회색조의 중성적인 화면을 내보이고 있다. ‘화면과 작가의 몸의 일체화’를 이봉열의 90년대 근작들에 관한 이해의틀로 적시한 바 있는 평론가 김복영은 30여년 간 화력의 결실을 맺는 이번전시에 대해 “달관의 시선으로 응시하는 제목 그대로 ‘지워진 공간’이요,어떤 이름으로 명명될 수 없는 ‘무제의 공간’을 보여준다”면서 작가의 육화(肉化)된 전신으로서의 공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02)732-4677. 또 개관한 지 2년 밖에 안되었지만 해외 비디오전,국제 사진 트리엔날레전,건축전 등 수준높은 기획전을 펼쳐온 카이스 갤러리는 미국 작가 피터 핼리전을 11월5일까지 열고 있다.뉴욕 화단에서 새로운 추상인 신(新)기하 경향의 기수로 호평받고 있는 피터 핼리의 작품은 직사각형의 도형이 반복되는기하학적 이미지,디지탈 시대상를 반영하는 각진 회로도 등이 강렬한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자기나 자기 주장을 극력 숨기는 미니멀 아트를 넘어 ‘새로운 추상’으로 불리워지고 있는데 이는 기하학적인 추상과 강렬한 색을 통해직감적이고 폭발적인 시각을 유도하면서 현대사회의 소통과 단절,창살로 억압하는 ‘감옥’같은 사회 체제를 풍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902)545-2239. 김재영기자 kjykjy@
  • [특별기고] 경험으로 체득한 ‘진정한 자유’ 일깨워

    28일은 내각책임제 제2공화국의 국무총리 운석(雲石) 장면(張勉·1899∼1966)박사의 탄신 100주년이다.그는 국운이 기울던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치하에서는 교육운동과 종교운동에 헌신하였으며,해방 후에는 신생 조국에 대한 국제적 승인과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을 이끌어내 국가의 기틀을 세우고,자유당 독재에 맞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이 땅에 구현하는 데 신명을 바쳤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세론은 혹평과 호평이 교차하는 평가의 아노미현상을 보이고 있다.과연 그는 5·16군사쿠데타를 저지하지 못해 4·19혁명의 고귀한 이상을 수포로 돌려버린 무능한 인물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의 황금시대를 맛보여준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인가? 현재 우리 사회가 다원적시민사회를 건설하고 민간 자율의 경제구조를 확립하며 화해와 관용정신에따른 국민통합을 지향한다면,그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러한 제도와 정신을 실천하려 했던 선각자임에 틀림없다.그가 꿈꾼 세상이 오늘날에도 우리들이 이뤄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면 그의 삶의 궤적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를 정신사적 척도에 의해 평가해야 마땅하다. 돌이켜보면 장면 박사는 독실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자기수양과 자녀양육및 부부생활에 성공한 삶을 산,희유(稀有)의 정치지도자였다.그는 이러한 가정적 안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국가와 사회에 되돌리되 자신의 신념을 억압적 수단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감화를 통해 전파하는 방법을 씀으로써 그를 접한 사람들의 삶에 지속적,장기적 영향을 끼친 구도자적 헌신의 일생을 보냈다.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정신적 유산 중의 하나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가치를 이 땅에 구현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그에게 민주주의란 ‘지도자의질이나 정책의 내용에 대한 가치보다도 오히려 만인이 협력해 그러한 가치를 찾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그는 4·19혁명 이후 방종에 가까운시민들의 자유 구가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 속에서도 물리적인 힘에 의한 질서유지보다 시민들에게 자율적 각성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그는 말한다.“경험으로 체득한 자유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며,자유가 베푼 혼란과 부작용에 스스로 혐오를 느낄 때 진실한 자유를 얻는 것이다”라고. 장면 박사가 우리에게 맛보여준 자유민주주의와 자율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의 경험은,어둡고 긴 군사독재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운동이 그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우리 모두가 공유한 희망의 기억이었다. 따라서 장면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논함에 있어 그 공은 장면에게 돌리고 허물은 그를 에워쌌던 당시 우리 사회 전체의 후진성 내지 미숙성에 돌려야 마땅하다고 본다./허동현 경희대교수
  • 지역문예지 운영난 극복 공동전선

    지역 문예지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전국의 지역 문예지 편집자들은 지난 21∼22일 제주에서 ‘전국 계간 문예지 편집자 대회’를 가졌다.전국의 지역 문예지가 처음으로 함께 모인 자리였다.여기서 ‘한국 지역 문예지 협의회’를 결성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먼저 문예지들이 경쟁자가 아니라,협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데의견을 모았다.이를 위해 필자 정보를 교환하고,공동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은물론 신인을 공동육성하여 중앙문예지로 등단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지면을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다. 지방문예지의 현실적 어려움을 담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보내는 건의문과 기업에 보내는 메시지도 채택했다.정부에는 공공도서관으로 하여금 지역에서 발간되는 도서와 문예지를 의무적으로 구입토록 할 것을,지방자치단체에는 이벤트 중심의 문화행사를 지양하고 지속성·유동성이 강한 활자문화와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을 각각 촉구했다. 기업에는 문화건설에 앞장서고 문학발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참여한 문예지는 대구의 ‘시와 반시’, 부산의‘시와 사람’과‘게릴라’,창원의 ‘시와 생명’,전주의 ‘문예연구’,광주의 ‘시와 사상’과‘열린시조’,제주의 ‘다층’ 등 8개다.서울에서 발행하는 ‘현대시’와 서적공급회사 ‘베이직’은 옵서버로 참가했다. 협의회 의장에는 ‘다층’의 윤석산 상임편집위원(제주대교수)이,부회장에는 ‘열린시조’의 이지엽주간(광주여대교수)과 ‘시와 사람’의 강경호발행인(시인)이 각각 선출됐다.첫번째 정기총회는 2000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광주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다층’의 변종태 주간은 “그동안 지역 문예지들은 경쟁관계에 있는 데다,문학관의 차이로 필자의 교류는 물론 문예지 교환 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편집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협의회까지 구성했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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