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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재계 상생회동] 주요 발언록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중소기업과 동반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주요 발언록이다.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돼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대기업이 일류가 되려면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30년 간 협력업체를 챙겨 왔는데 협력업체 단계가 2차, 3차로 복잡해지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서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나 인프라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 그룹은 협력 업체들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과학 증진과 경쟁력을 포함해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지원실적 人事 반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빨리 가려면 혼자 가면 되지만 멀리 가려면 우리가 협력 업체와 함께 가야 한다. 전문 경영인들은 월급쟁이라 이런 일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장단 인사고과에 협력업체 돕는 실적을 보겠다. 협력 회사라 생각하지 않고, 그룹 계열사라 생각하고 관리하겠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것이 협력업체가 잘되는 것이고, 협력회사가 잘되는 것이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길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 1, 2, 3차로 확대해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겠다. STX는 10년 전부터 조선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실적이 없는 제품이라도 엄격한 품질 심사를 통해서 우리 협력 업체들에게 납품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해외기술 연수·교육기회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우수 업체들에 대해서 해외 파트너 물색과 해외 기술 연수를 지원하겠다. ▲최태원 SK그룹회장 = 교육기회 제공과 공동 기술 개발에 더 주력하겠다. 기존에 했던 상생 인턴십 제도가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를 보완해서 계속 중소기업에 HR제도 등이 효과적으로 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 ●유능 中企 기술파트너로 육성 ▲구본무 LG그룹 회장 = 중소기업들이 미래 기술확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향후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LG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능한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기술파트너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 대·중소기업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신뢰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들이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고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을 4520명 모집하려고 했는데 1000명 늘려 552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이석채 KT 회장 = 실무진들이 오랜 기간 갑을 문화에 젖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혹시 위험부담이 있지 않을까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미국의 실리콘 밸리같은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노력하겠다. ●국내외 판로 개척 도울 것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 상생과 협력 방안 지원을 위해 그룹 회장 직속으로 상생 운영 지원팀을 시작했고, 자회사는 사장 직속에 상생협력 추진팀을 운영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 GS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시장과 (해외) 판로를 개척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국내 중소협력업체들이 해외에서 판매 기회를 갖도록 투자 및 협상을 진행하겠다. ●일회성 아닌 진정성 가져야 ▲이 대통령(마무리 발언) = 동반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추진과제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도 과거와 다른 눈으로 대기업을 볼 것이다.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현장에 인간적인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사람도 부족하고 자금도 없으니까 기업별, 업종별로 각각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정말 한번 손을 잡는 분위기를 갖자.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3년차 은행 CEO ‘대출의 신’ 되더라

    3년차 은행 CEO ‘대출의 신’ 되더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라는 말이 있다. 지배구조가 불안정한 조직에서 CEO가 자주 바뀌다 보면 조직운영에 해가 된다는 뜻이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은행장이 임기 3년차에 대출을 확대하는 ‘3년차 은행장 증후군’이나, 임기 초에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는 ‘실적 부풀리기’ 등이 공공연한 관행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은행대출 3년주기로 쏠림현상 31일 지동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금융회사의 대출쏠림 억제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이 특정 시기에 특정 부문에 대출을 집중하는 주된 이유가 CEO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 위원은 국민은행 경제연구소장, LG카드(현 신한카드) 전략기획부문장, 조흥은행 기관고객자금본부장 등 금융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2001~2002년에는 개인신용대출, 2003~2004년에는 중소기업대출, 2005~2006년에는 주택담보대출로 은행 대출이 쏠림 현상을 보였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경영진의 임기를 늘리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출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산업, 통계 등 다양한 전문가의 영입이 필요하지만 이는 단기간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임기 3년짜리 은행장은 자신의 임기 중 성과에 급급하게 되고, 이것이 대출 부실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불안정한 은행서 발생 게다가 은행장들이 연임을 노리고 임기 말인 은행장 3년차에 대출을 대폭 증가시켜 총자산 규모를 부풀리는 경향도 부실로 연결될 소지라고 지 위원은 지적했다. 이런 ‘3년차 증후군’은 지배구조가 불안정한 은행일수록 뚜렷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금융감독 당국의 대규모 징계를 불러온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도 그렇다. 강 전 행장은 취임 4년째인 2008년 3월 이사회 승인을 받아 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이사회에 허위·누락보고를 하는 등 무리를 했다가 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이다. 자기 임기 초반에 대손충당금을 최대한 많이 쌓아 전임자 시절의 잠재적 부실을 털어내고 다음 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더 향상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실적 부풀리기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1998년 8월 주택은행장으로 취임한 김정태 전 행장은 “장부상 흑자는 의미가 없다.”면서 521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고 그해 주택은행은 29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주택은행은 45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김 전 행장은 은행을 흑자로 돌려놓은 유능한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11월 취임한 강정원 전 국민행장도 카드사태 부실을 이유로 그해 4분기 1조 292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신한은행은 들쭉날쭉 현상 전무 지배구조가 안정돼 있는 신한은행은 CEO의 임기에 따라 영업과 실적이 들쭉날쭉하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4연임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정점으로 이인호(1999~2003년) 행장, 신상훈(2003~2009년) 행장, 현 이백순 행장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라인업이 구축돼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일부 핵심인사들이 장기간 조직을 끌어간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CEO들이 지속성을 갖고 전략을 짤 수 있어 안정적이라는 점은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뉴스&분석] 고용창출에 인센티브… ‘친서민카드’ 다양

    [뉴스&분석] 고용창출에 인센티브… ‘친서민카드’ 다양

    정부가 23일 발표한 ‘2010년 세제개편안’은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지속성장 지원 및 재정 건전성 확보 등에 초점을 맞췄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7.6%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경제회복의 성과가 서민과 농어민 등 취약계층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했다는 현실에 토대를 뒀다. 세제분야에서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투영시키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속성장 지원을 통해 경제성장의 동력을 살리고 양극화의 폭을 좁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향후 5년간 세수 증대분(1조 9000억원)의 90.2%(1조 3000억원)를 대기업·고소득자에게 걷는다는 점에서 ‘부자감세’의 논란을 가라앉히고 ‘친서민’을 위한 세제개편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주영섭 재정기획부 세제질장은 “이번 개편안은 감세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으며 일자리 창출 혜택이나 서민생활 안정 등을 위해 기능적이고 효과적인 지원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에서 가장 관심이 컸던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가 빠져 ‘미완성 개편’이란 지적도 나온다. 우선 이번 세제개편안은 전체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제도를 과감하게 정비하면서 고용과 세금을 연계시켰다. 친기업에서 친고용으로의 세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일자리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해법인 셈이다. 대기업들이 그동안 감세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이었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주 실장은 “임투 세액 공제 혜택의 85%를 대기업에서 누렸지만 대기업은 자동화 설비 등에 투자를 집중했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취업유발계수(10억원 투자 시 창출되는 일자리 수)가 큰 업종에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용 효율의 극대화를 꾀했다. 지역특구·외투기업의 세제지원 역시 고용창출에 맞췄고 중소기업의 유연근무제 활성화도 비슷한 취지다. 정부는 이번 세제지원으로 인해 고용은 5만명이 늘고 5000억원의 세제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건전성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민이 이번 개편안에 묻어난다. 연간 비과세·감면 규모가 2008년 29조원에 이어 지난해 28조원을 웃돌면서 악화된 재정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된 것이다. 의사·변호사 등에 대한 과세 양성화를 확대하고 미용과 성형수술, 애완동물 진료용역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도입안을 다시 꺼낸 것도 재정 건전성을 위한 ‘고육책’이라 볼 수 있다. 이번 개편에서 연말 일몰되는 50개 제도 가운데 16개를 폐지하고 3개를 축소한 점도 눈에 띈다. 폐지·축소율이 38%로 지난해(32%)와 엇비슷하지만 취약계층 지원 제도는 상당수 연장시켰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과 농어민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카드도 제시됐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경제성과가 취약계층에 전달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다자녀 추가 공제를 강화한 것은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대비책이다. 하지만 지난해 세제개편안의 세수효과가 10조 5000억원이었던 점에 비춰 이번 개편안이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에 어느 정도나 실효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가을 정기국회에서 원안 통과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이대통령 8·15 경축사] 경제 5단체 “공정사회 구현에 적극 동참”

    전국경제인엽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들은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공정한 사회 구현’ 등에 공감을 표시하며 정책 추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광복 65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함께 가는 국민,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치·경제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 공감하며, 이를 달성하고자 기업들도 경제선진화를 앞당기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계는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 원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번영을 위해 공정한 사회 구축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실천 방향으로 규제개혁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한 것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한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마련과 중소기업 육성, 노사관계 안정, 기업가 정신 제고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는 “녹색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은 젊은이에게 꿈과 도전을 심어 주고,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무역업계도 친환경 녹색성장산업의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대통령이 밝힌 기회의 평등과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국정 방향에 공감한다.”면서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기반 확대가 정책의 중심이 되길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시장경제 윤리 구현이라는 국가의 지향점을 밝히고 대·중소기업 관계 개선, 친서민 정책 운용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을 높이 평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들쭉날쭉 햇살론 금리 저축은행 홈피서 비교

    지난 26일 출시된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의 대출금리가 들쭉날쭉인 가운데 다음달 저축은행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이 나와 금융소비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햇살론을 포함한 대출상품의 금리를 비교, 공시하는 시스템을 다음달 말까지 개발해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마다 금리가 달라 소비자들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비교공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특히 햇살론의 수요가 많아 다음달 말까지 서둘러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는 신용대출상품과 담보대출상품을 지역별, 이자율별로 찾아볼 수 있다. 햇살론의 경우 금리 상한은 상호금융사가 연 10.65%, 저축은행이 13.1%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최저 연 8.8%에서 13.1%까지 편차가 크다. 대체적으로 상호금융사와 경쟁관계인 지방 저축은행과 소규모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낮다. 충북의 대명저축은행은 6등급 9%, 7~8등급 9.5%, 9~10등급 10%의 금리를 제시했다. 반면 솔로몬저축은행은 6등급자 12.44%를 시작으로 10등급자에게 12.84%의 금리를 적용하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2.74%에서 12.94%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은 12.6~13.1%, W저축은행은 12.74~13.1%로 10등급자에게 최고 금리를 물리고, 한국저축은행은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최고 금리인 13.1%만을 적용키로 했다. 고객 입장에서 볼 때 한 곳만 찾아가지 말고 서민금융사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상호금융사에 먼저 문의한 뒤 저축은행을 알아보는 것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 정찬우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햇살론과 서민금융체계의 개선’ 보고서를 내고 국내 서민금융체계의 중복지원 소지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계량적이지 않은 저금리 창업자금 지원이 긴급히 필요한 곳은 미소금융이 맡고 시장원리가 강조돼야 하는 생계자금과 운영자금 지원은 햇살론이 큰 축을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실을 최소화하면서 지속성을 확보하는 게 햇살론의 핵심 과제”라면서 “2조원으로 책정된 재원이 소진될 때에 대비해 추가 재원 조성 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정책진단] 한국판 ODA 보완점·과제

    [정책진단] 한국판 ODA 보완점·과제

    OD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수혜국들의 수요에 맞는 사전 전략 확정, 선택과 집중, 철저한 사후 평가, 한국적 모델 개발, 틈새시장 공략, 글로벌 스탠더드 준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먼저 모든 국가에 천편일률적인 지원보다 수혜국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개발협력팀장은 25일 “나라별로 그 나라의 특성과 소득수준에 맞게 통합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유·무상 지원을 연계해 미리 어떤 것을 더 지원할지를 정하는 등 사전 계획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병원은 차관(유상)으로 지어주지만 관리에 필요한 의사 등 인력, 교육은 무상 지원하는 것이다. ODA 지원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권 개발협력팀장은 “모든 국가를 천편일률적으로 연계 지원하는 것은 실속이 없다.”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평가 관리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 권 팀장은 “명확한 평가기준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통한 피드백을 통해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적절성, 효율성, 임팩트, 지속성, 효과성 중에 연계 결과가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오느냐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행정비용을 감안해 10개국 위주로 원조를 강화해 ODA 모범사례를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성과 위주 쏟아붓기식 지원보단 ‘결과 중심의 사업관리’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한국적 지원모델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황원규 강릉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ODA 통합법안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유·무상 통합 모델로 한국적 ODA의 전략을 짜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여국의 ODA 전략을 꼼꼼히 살펴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정우진 한국국제협력단 정책연구원 연구원은 “3~5개년 계획으로 수혜국이 원하는 게 뭔지 수요조사하고 우선 개발분야를 선정해 다른 공여국들은 뭘하고 있는지 확인한 뒤 소외된 부분을 챙기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는 것도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정 연구원은 “DAC가 요구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줘야 한다.”면서 “원조액수가 분산되고 각 부처가 원조국가를 상대하면 부담도 늘고 고마운 줄도 모른다.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원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자산운용·투자 기본원칙 지켜야”

    “자산운용·투자 기본원칙 지켜야”

    이팔성(66)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산관리 책을 냈다. PB(프라이빗 뱅커)로 깜짝 변신을 한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 회장이 자산운용의 노하우를 담은 ‘대한민국 경제학 토크쇼’(국일증권경제연구소)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40년 이상 금융계에 종사하면서 얻은 실전·이론적 지식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이 회장은 ▲금리상품 ▲주식관련 상품 ▲환율 ▲부동산 부문으로 나누어 각 상품의 경제적 원리와 운용원칙을 설명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자산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앞으로 더욱 둔화될 것”이라면서 성장률보다는 기업이익, 금리, 성장률 방향의 지속성 등 내실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썼다. 금리상승기 재테크 방법도 소개했다. “금리 상승기는 경기 확장기, 금리 하락기는 경기 침체기인데 투자자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시점은 경기 확장 말기 또는 경기 침체 초기”라면서 “이때 금리가 가장 높으므로 이 시점에 금리상품 투자는 장기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원칙’이다. 그는 “자산 운용과 투자는 소소한 경제 흐름에 좌우되지 말고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스타들 대학로 간 까닭은

    스타들 대학로 간 까닭은

    스타들이 대학로로 몰리고 있다. TV와 스크린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유명 배우들이 ‘가난한 예술’로 통하는 연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올초부터 젊은 스타들의 연극 진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기범이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연극 ‘낮잠’에 출연한 데 이어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등에 출연했던 ‘꽃미남 스타’ 정일우도 연극 ’뷰티풀 선데이‘로 대학로에 진출했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풀 포 러브‘에는 김효진·김정화·박건형·한정수 등이 출연하고, ‘국민 여동생’ 문근영도 다음달 연극 ‘클로져’로 도전장을 내민다. ●NG 통용되지 않아 연기 집중 이들이 연극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연기에 대한 배움과 갈증이다. 모든 공연 예술의 기본인 연극은 2시간여 동안 오직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실수(NG)가 통용되지 않는 ‘생방송’이라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여름 밤의 꿈’에 이어 두번째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김효진은 지난 15일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고, 에너지를 키워 배우로서 존재감을 갖추고 싶었다.”면서 “연극은 카메라 연기보다 호흡이 길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감정을 유지하고 상대방 배우에게 집중하면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연극의 지속성을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드라마는 초반에 캐릭터를 만드는 순발력이 중요하지만, 연극은 매일 같은 내용의 공연을 하면서 인물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완성해 가는 매력이 있다.”면서 “발음이나 발성은 물론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기자로서 초심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연극 무대를 찾기도 한다. 올 상반기 드라마 ‘추노’와 ‘검사 프린세스’에 연이어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한정수는 “10개월 가까이 미니시리즈를 하면서 제 안의 에너지가 거의 소진된 상태였다.”면서 “공연을 할수록 그동안 연기 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내적으로 에너지를 축적해 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타로 출발해 영화·드라마 등 활동무대를 넓혀온 박건형은 첫 연극 도전이다. 그는 “기계적으로 움직여 왔던 저의 초심을 돌아보게 됐다.”면서 “어떠한 여과 장치도 없이 내 몸을 가지고 관객들과 바로 소통할 수 있어 배우로서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데렐라 언니’로 드라마 복귀에 성공한 문근영도 후속 드라마나 충무로 러브콜을 뿌리치고 연극 무대를 선택했다. 본인이 연극을 강력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기획사·제작사 간 제휴로 당분간 계속될 듯 톱스타들의 연극 진출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침체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긍정적 평가와, 뮤지컬도 모자라 연극에까지 상업적인 스타 마케팅을 끌어들인다는 비판이 대립하고 있다. 전자(前者) 쪽은 대학로 최고히트작인 ‘연극열전’을 예로 든다. 2004년 시작된 연극열전 시리즈는 한채영(‘서툰 사람들’), 고수(‘돌아온 엄사장’), 황정민(‘웃음의 대학’) 등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올려 17만 관객 동원이라는 흥행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스타 마케팅 의존도를 높였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동시에 받았다고 후자(後者) 쪽은 지적한다. 연극 전문배우들이 그만큼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어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논란 속에 스타들의 연극 진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예기획사와 공연제작사 간의 ‘제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풀 포 러브’로 테이프를 끊은 기획공연 ‘무대가 좋다’ 시리즈만 하더라도 악어컴퍼니(공연제작사)와 나무엑터스(연예기획사)의 합작품이다. 악어컴퍼니는 탤런트 박시후·박시연 등이 소속된 이야기엔터테인먼트와도 배우 출연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타성이 있는 배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는 공연제작사와 배우들의 불가피한 공백기를 연기력 훈련 계기로 삼으려는 연예기획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산물이다. 조행덕 악어컴퍼니 대표는 “연극 출연진에 TV스타가 많이 포함됐지만 영화나 드라마 연기와 연극 연기에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대학로를 떠났던 관객들을 다시 불러들임으로써 공연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부처별 개각 요인 분석·전망

    부처별 개각 요인 분석·전망

    7·28 재보궐선거 이전 개각설이 힘을 얻으면서 개각의 폭과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정국과 전망 등을 기초로 각계 전문가 의견 등을 들어 부처별 구체적인 교체·유임 요인과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후임자 후보들의 특성 등을 분석했다. ■ 외교 안보 - “교수출신보다 경험풍부한 관료 바람직”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해서는 최장기간 재임으로 외교부 내부 인사가 적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태식 주미대사, 김종훈 외교통상교섭본부장, 천영우 외교부 제2차관 등이 후임자로 거론된다. 한 외교 전문가는 “경직된 조직에서 오래 생활한 외교부 관료나 현실성이 부족한 교수 출신보다는 정치인이나 과거 관료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중용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형 외교행사를 준비하는 데 있어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국제정치 전문가라서 통일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대북정책의 계속성 측면에서 유임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기 장관으로 언급되는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전문성이 있고 대통령과 대북정책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다른 후보로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도 거론된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현 장관은 남북관계에 있어 아무것도 안 한다고 낙인찍혔기 때문에 뭔가 남북관계를 풀려는 의지가 있어 보이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임 9개월째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침몰사건이 발생한 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후임자로는 안광찬 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천안함 사건 관련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에 따른 후속절차가 남아 있어 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 - 정책의 지속성 중요… 큰 인사요인 없어 경제 부처 장관들은 큰 인사 요인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유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관 중 하나다. 취임 뒤 지속적으로 계속된 경제위기 국면에서 특유의 리더십으로 무난하게 시장을 컨트롤했다는 평가다. 윤 장관이 물러나게 된다면 후임으로 이석채 KT 회장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내부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큰 잡음 없이 부처를 이끌어왔다는 장점이 있다. 개혁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어 개각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농업정책의 공공적 기능을 외면해 일부 농민단체와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교체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친박계 핵심으로 역시 눈에 띄는 교체 요인이 없다. 재임기간이 짧지만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정책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최장수 장관 가운데 하나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은 4대강 개발 사업의 주무부처이자 세종시 문제의 관련부처 수장이라는 점에서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임자로는 백용호 국세청장과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 등이 거론되는데, 부동산정책과 대규모 국책사업 등을 관장하는 부처의 수장답게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사회 문화 - 비리척결·쇄신 중시 장기재임 부처 대상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교육비리, 학교 내 성폭행 사건 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을 완수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후임자로는 이주호 차관과 설동근 전 부산시교육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학계의 한 인사는 “소외되고 있는 과학쪽에서 장관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데다 호남 출신으로 무난하게 법무행정을 이끈 점에서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최근 스폰서 검사 의혹 등이 불거져 검찰조직을 쇄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후임자로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과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불과 2개월여 전 입각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교체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여당의 패배로 끝나긴 했지만 지방선거도 큰 탈 없이 치러 합격점을 받았다. 재임 기간이 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취임 뒤 적지 않은 설화에 휘말린 것도 교체요인으로 꼽힌다. 후임으로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경험을 쌓은 나경원 의원이 언급된다. 한성대 행정학과 이창원 교수는 “성격이 이질적인 문화, 체육, 관광을 한 군데에 묶어놓은 부처인 만큼 장관의 균형감각과 갈등조정 능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종플루 발생 상황을 무리없이 진정시키는 등 탁월한 정책운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장기 재임한 데다 본인도 당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진수희 의원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이 언급되는데, 보건복지분야의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장수 장관인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충남 음성 출신이라 지역 안배 차원에서 유리한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거론된다. 전문성을 갖춘 박태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의 이름도 나오는데, 학자 출신이라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타임오프제 시행 등 현안과 직결되는 노동부는 정치적 고려 요인이 많아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임태희 장관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 개정 과정에서 노동계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체된다면 후임자로는 노·사·정 간 갈등 조정능력을 발휘할 중량급 정치인이 임명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우 여성가족부 자체의 요인보다는 개각 폭과 수준 등에 따라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취임한지 1년이 채 안됐다. 정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지혜·강주리·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교원단체 이제 이념굴레 벗고 본질 봐야

    교육의 가치는 현실의 안주보다 미래를 겨냥할 때 빛이 난다. 현실에 매인 채 미래성을 등한시한다면 교육은 뒷걸음질칠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교육은 정치행정의 영향을 받아왔고 여전히 그 바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 약진이 두드러진 지금 우리 교육계는 큰 돌풍을 맞을 판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교육의 본질을 더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시점에 현실에 안주한 정치와 이념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교총이 결국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의 자문그룹 태스크포스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진보성향 단체와 전교조가 대거 포진했으니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거꾸로 서울 전교조는 곽 당선자의 정책에 편승, 교원평가 폐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곽 당선자와 전교조의 입장이 같다는 내용의 홍보지까지 돌렸다고 한다. 우선 교총의 성급한 선 긋기가 적절한 것인지 묻고 싶다. 모든 교원단체를 아우르는 교육정책을 펴겠다던 곽 당선자의 태도변화도 눈총 받을 만하다. 그렇다고 성향이 달라 함께할 수 없다는 선언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교총이 든 불참의 이유만 본다면 교총이 보수집단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교육개혁과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념과 성향을 떠나 따질 건 따지고 고칠 건 고치겠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전교조도 마찬가지다.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성향 교육감 당선자에 보조를 맞춰 자신들의 주장을 보란듯이 행동으로 옮기는 처사에 선뜻 동조할 학부모와 시민들이 얼마나 될 것이란 말인가.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정부가 추진해 온 교육 과제들의 지속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어느 때보다 소통과 참여의 자세가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교원단체의 역할이 긴요할 것이다. 이념과 성향의 차이를 빌미로 고집하는 ‘나대로’식 독주나, 이념에 편승한 집단이기주의는 모두 옳지 않다. 이념몰이나 편가르기를 답습한다면 정치와 권력적 행정에 휘둘리고 예속될 뿐이다. 교총과 전교조 모두 먼저 스스로 이념의 추종과 편가르기를 접고 교육의 본질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 ILO 이창휘 박사가 본 中 노동자파업 사태

    ILO 이창휘 박사가 본 中 노동자파업 사태

    폭스콘 직원 연쇄자살과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사태로 촉발된 중국의 노사관계 변화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노사 갈등이 중국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파견돼 베이징에서 4년째 중국 노사관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는 이창휘 박사(46)에게서 중국 노사관계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봤다. 이 박사는 ILO의 노사관계 전문위원이다. →이번 파업사태를 어떻게 보나?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중국 노동시장의 변화다. 중국 노동시장은 공급·수요 변화 등을 포함, 2003~2004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제2세대 농민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간다는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에 열악한 작업환경과 저임금 등을 견뎌냈던 부모세대 농민공들과 달리 제2세대 농민공들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돌아갈 고향이 없다는 점에서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저항의식이 싹텄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노동계약법 등 노동자들이 행동을 취하기 쉬운 조건들이 속속 갖춰졌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지도부는 지속적으로 소득분배 개선을 역설하고 있다. 정책의 중심이 소득불균형 개선으로 옮겨져 노동자들의 요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있다. -그렇다. 4~5년 전만 해도 파업이 발생하면 지방정부 간부들이 나서서 “우리가 해결할 테니 작업에 복귀하라.”며 파업의 조기 종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다차의 중국 측 파트너가 중재에 나서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갖고 혼다차와 협상했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들에게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직접 협상하라.”며 자율성을 존중했다. →중국 정부는 왜 노사갈등에 대한 대응 방식을 바꿨다고 보나. -소득격차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은 지금 남미 수준까지 소득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불일치도 중국의 고민이다.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시급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과 임금인상 모두 중국의 수출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절상보다는 임금인상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헨리 포드는 1920년대에 “미국의 풍요는 노동자들이 자기가 생산한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능력과 충분한 여가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책 담당자들도 이런 것들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노동자들의 불만이 사용자에게만 향하겠느냐. 정부에 대한 반감이 싹트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임금조례 제정 등의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임금폭등으로 제조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저임금의 장점이 있긴 하지만 부패 문제 등 감춰진 비용이 많고,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등도 생산기지를 옮기는 데에는 큰 장애물이다. →폭스콘은 122% 임금인상을 약속했다. 해결될 것으로 보나. -폭스콘 노동자들의 임금은 많은 잔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자살 사태는 임금이 낮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임금이 높아서 발생한 것이다. 임금이 낮으면 회사를 옮기면 그만이다. 회사를 옮기면 그만한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데 고민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노사관계 변화 전망은. -파업사태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적정한 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이다. →중국 진출한 한국기업에 조언한다면. -공회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공회를 통해 사업장 안정화를 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2] 남아공 월드컵 개최 빛과 그림자

    [2010 남아공월드컵 D-2] 남아공 월드컵 개최 빛과 그림자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남아공은 경기를 앞두고 각종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등 이번 대회를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여기에 관광 수익과 일자리 창출로 요약되는 ‘월드컵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한 달짜리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기대 수익에 비해 개최 비용이 너무 들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남아공 월드컵 경제’의 빛과 그림자를 짚어 본다. ■ 明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우선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관광 수입과 일자리 증가다. 관광업계만 놓고 보면 대회 기간 20억달러 정도 수익이 예상된다. 여기에 소매업까지 더하면 남아공은 31억달러가량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006년 대회를 개최한 독일의 경우 관광수입과 각종 기념품 판매 등을 합쳐 34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남아프리카 관광’의 최고경영자(CEO)인 탠디 재뉴어리 맥린은 “남아공을 찾는 이들에게 남아공의 모든 것을 보여 주게 될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995년 럭비 월드컵을 개최한 남아공은 당시 연간 370만명 수준이던 관광객이 2년 뒤 490만명으로 늘어난 경험을 맛본 바 있다. 업계는 월드컵 기간에만 37만명이 남아공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자리의 경우 경기장 신축 등 건설 현장에서만 13만개가 창출되는 등 남아공 정부는 15만 9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8만개 이상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프라빈 고단 남아공 재무장관은 지난 2월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예산안에 대한 의회 보고에서 월드컵 개최를 통한 경제 효과를 50억랜드(약 7830억원)로 추산했다. 고단 장관은 “2010년 국내총생산(GDP)이 0.5%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대로라면 남아공의 GDP 성장률은 2.3%를 기록하게 된다. 내수 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하향 조정도 월드컵과 맞물리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2일 남아공자동차제조사협회(NAAM S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연평균 성장률로 환산, 35.3% 증가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일곱 차례 낮아진 기준 금리와 월드컵을 대비해 개인과 차량 렌트업체 수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또 교통, 통신, 방송, 인터넷 등에 대한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남아공 경제 발전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특히 열악한 인프라 환경 개선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연결될 수 있다. 남아공은 더반에 새 국제공항을 짓는 한편 요하네스버그공항과 시내 중심을 잇는 고속 열차를 건설하고 오래된 택시도 교체했다. 실제로 남아공 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남아공 세일즈 기간’으로 삼고자 한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최근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외국인 투자, 관광, 무역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주마 대통령은 월드컵을 일주일 앞둔 지난 4일부터 3일간 기업인 대표들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다. 인도의 경우 이미 타타 모터스 등 100여개 기업이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해 있는 등 아프리카 지역의 큰손으로 꼽힌다. 남아공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FDI 증대와 함께 기대되는 간접적 경제효과는 바로 국가 이미지 개선이다. 월드컵 기간 전 세계에 남아공의 10개 경기장과 그 지역이 소개되면서 낙후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통해 국가 이미지가 제고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물론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개최가 전제돼야 한다. 외부에 드러나는 효과가 전부는 아니다.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월드컵 개최를 통한 남아공 국민들의 자부심 고취, 여기서 빚어지는 경제 살리기에 대한 자신감도 빼놓을 수 없는 월드컵 경제 효과다. BBC는 “새로운 주택, 하수 시스템 개선 등 현실적인 부분만을 주목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첫 월드컵을 주최했다는 기쁨은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갈 것”이라면서 “이것을 자본화하고 실질적인 개발을 이끌어 내는 것이 남아공의 과제”라고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暗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월드컵 개최를 통해 가져갈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거둬들일 수 있는 경제 효과에 비해 투자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최소 35억달러(약 4조 3190억원)를 썼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이에 따른 ‘월드컵 효과’를 노린 과감한 투자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국의 선례로 볼 때 국제 스포츠 행사가 실제로 경제 발전을 가져온 경우는 많지 않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치른 그리스가 최근 과도한 재정 적자로 위기를 겪은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메가급 이벤트=경제 호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국가 이미지 제고는 월드컵과 같은 초대형 국제행사를 치른 뒤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수익 중 하나다. 남아공은 다른 월드컵 개최국들처럼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국가’라는 낙인을 영영 지울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전 세계 보험사가 남아공 월드컵 안전과 관련해 50억원 규모의 보험상품을 팔아 배를 불렸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번 월드컵의 성공 여부는 한 달 동안 선수와 관람객의 안전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아공 정부는 기존 경찰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5만 5000명을 증원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그만큼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또 초호화 경기장을 짓는 데 11억달러(약 1조 3574억원) 이상의 거금을 쏟아부은 반면 빈곤, 에이즈 등 눈앞의 과제들을 간과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월드컵 때마다 개최국이 아닌 국제축구연맹(FIFA)만 배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FIFA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11억달러를 쓴 반면 중계권료 등으로 33억달러(약 4조 722억원)를 벌 것으로 추산된다. 월드컵에서 한몫 챙기는 것은 FIFA만이 아니다. 월드컵을 후원하고 각종 상품의 독점권을 행사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지역 상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이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물건을 팔려면 시 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하지만, 노점상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월드컵 개최도시 중 하나인 더반에 살고 있는 한 아이스크림 장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저 원 모양(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면 몇 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한 달 만에 벌 수 있다.”며 씁쓸해 했다. 이들의 박탈감은 단순히 월드컵에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데서만 비롯되는 게 아니다. 거리 정화를 위해 단속이 실시되면서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하루 종일 일해야 54달러 정도 벌 수 있다는 또 다른 노점상은 “단속에 걸리면 13~4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컨설팅회사 그랜트 손턴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남아공이 월드컵으로 얻게 될 경제적 이득을 930억랜드(약 1조 4500억원)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금액의 71%에 해당하는 660억랜드가 국민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라고 현지 언론인 타임스라이브가 전했다. 당초 이번 경기 기간 45만명이 남아공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37만명으로 낮춰지는 등 실제 관광 수입도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축구팬들이 접근하기 쉬웠던 2006년 독일 월드컵과는 사정이 다르다. 남아공을 제외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산 입장권도 당초 예상치의 23%에 불과한 1만 1300장에 그쳤다. 15만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고용 창출 효과의 ‘지속성’도 의문이다. 이 가운데 13만명은 건설 현장에 투입됐던 인력이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없어지는 일자리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월드컵이 끝나고 일자리 특수의 거품이 꺼지면, 남아공 국민들의 좌절감이 커지면서 이민자 67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8년 외국인 증오 폭력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中 과학기술 부흥의 원동력

    1986년 3월, 왕다헝(王大珩) 등 중국의 원로과학자 4명이 연서한 한 권의 보고서가 공산당과 국무원에 전달됐다. 항공우주, 신재료 등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 연구발전 전략이 담긴 이 보고서는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눈에 쏙 들었고, ‘863계획’으로 명명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97년 열린 국가과학기술영도소조 제3차 회의에서는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초과학 육성 전략이 본격 논의됐다. 지금까지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국가중점기초연구발전계획, 이른바 ‘973계획’은 이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2006년 2월 중국 국무원은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 규획 강요(2006~2020년)’를 발표했다. 15년간 역점을 둘 16개 중점 프로젝트가 담겼다. 정보통신·바이오 등 전략산업, 해결이 시급한 에너지, 자원, 환경 문제, 대형 여객기와 우주개발 등이 총망라됐다. 2020년까지 과학기술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GDP에 대한 과학기술 공헌도를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과학기술 저력은 이처럼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세대를 달리하는 지도자들이 결정한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끊김 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과학기술과 교육이 나라를 부흥시킨다는 ‘과교흥국(科敎興國)’에 대한 믿음이다.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가 4200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은 연구개발(R&D) 인력만 해도 2008년 말 현재 19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연간 배출 박사 5만여명 가운데 41%가 이공계에 집중돼 있다. 게다가 해외유학에서 돌아오는 석사 이상 과학자들만 연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2008년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된 중앙재정 2540억위안(약 45조 1358억원) 가운데 863계획과 973계획 등에만 125억위안을 쏟아부었다. 정책·사람·돈 ‘3박자’가 중국 과학기술 부흥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는 게 중국의 힘이다.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소는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주요 국가 가운데 4위에 올랐지만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19개 주요 국가 가운데 13위에 불과하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stinger@seoul.co.kr
  • 美·中 위안화 말 아끼고 유로화 공감대

    美·中 위안화 말 아끼고 유로화 공감대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2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제2차 전략경제대화는 천안함 사태와 별개로 균형발전과 공정무역 등 양국 간 경제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양측은 특히 유럽의 적자재정과 채무 위기에 대한 논의에 상당시간을 할애하며 해법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반면 양국 간 쟁점이 돼 온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하는 등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략경제대화 모두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때에 통화체제를 개혁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독립과 통제가능성, 지속성의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 등은 위안화 절상이 기정사실화되던 그동안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준의 발언은 유럽 경제위기로 인해 양국이 당분간 위안화 절상과 관련된 논의를 미루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환율 정책을 시장 친화적으로 변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중국의 내부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될 때 중국 투자는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집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완곡한 어조로 위안화 절상을 촉구했다. 위안화 문제와 달리 유로화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현재의 유럽 경제위기 여파가 제한적이며, 서구 국가들이 충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회복의 위협 요소로 등장한 급증하는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전략경제대화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중국의 최대 무역동반자”라면서 “유럽 채무위기는 중국의 수출회복에 매우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이번 유럽 경제위기를 계기로 내수 시장 확대와 서비스 산업의 발전 등 경제성장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한편 가이트너 장관은 이 밖에 중국측에 외국 기업들에 보다 공정하고 개방된 통상정책을 펼 것을 요구했다. 이는 중국의 거대한 조달시장에서 외국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밖에 중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에 미국 기업들이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등의 재고와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는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가이트너 장관을 공동대표로 한 200여명이, 중국에서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다이 빙궈 국무위원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kmkim@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수출 성장방식 한계 ‘自主創新’에 올인

    몇년 전부터 중국에서 부쩍 자주 들리는 단어는 바로 자주창신(自主創新·독립적인 기술창조)이다. 각급 학교의 전면에 표어로 장식돼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을 전후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 입에서 공통으로 나온 단어도 바로 자주창신이다. 중국에서 올해는 제11차 5개년 계획의 마무리 해라는 의미가 있다. 내년부터는 제12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된다. 창신형 국가,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갖춘 지속성장 가능한 국가를 완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후 주석 2기체제가 시작한 2007년 말 이후 전사회적으로 창신활동을 독려하는 까닭이다. 중국은 실제 이 기간 중 독자기술로 대형 여객기 생산을 시작했으며, 해외에서 도입한 고속철도와 원자력발전 기술을 중국식으로 고쳐 역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위주 성장방식의 한계를 절감한 중국 지도부는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 제조)가 아닌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 또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중국 창조)로의 전환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산자이(山寨·짝퉁)의 본산이었던 광둥(廣東)성 선전 등에서는 지난해 이후 산자이 업체의 50%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그 자리를 신흥산업이 파고들고 있다. 중국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12·5계획’ 5년 동안 바이오, 신에너지, 신소재, 전자정보 등 10대 전략형 신흥산업을 자주창신의 대표적 추진사례로 삼아 중점 육성할 방침이다. stinger@seoul.co.kr
  • 吳 일자리 100만개 창출·韓 에듀펀드재단 설립, 실현가능성 물음표

    吳 일자리 100만개 창출·韓 에듀펀드재단 설립, 실현가능성 물음표

    6·2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는 여당 소속의 현 단체장 대 야권 단일화 후보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여당 후보는 안정적 운영을, 야당 후보는 시·도정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열띤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 - 오세훈 광역경제권·한명숙 삶의 질 향상 강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수도권 광역경제권 구축과 통합환승요금제 확대 등 경기, 인천과 연계한 수도권 발전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일자리 100만개 창출은 노동부의 4년 일자리 계획과 맞먹는 규모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철도·도로 지하화 등은 정책적 리스크가 큰 데도 공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적인 결정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대해서는 기존의 인프라 투입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해 인적자원 개발을 강조하고,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개발공약을 과도하게 비판하고 에듀펀드재단 설립 등 복지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런 이분법적 접근은 구체성이 떨어지고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경기 - 김문수 무한돌봄·유시민 민생공약 돋보여 매니페스토본부는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하는 전략지역인 동시에 대북 리스크가 매우 큰 경기도의 특성상 지역내 불균형 해소와 복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무한돌봄’ 사업, 유니버셜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사업 등 현재 진행중인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해 도정의 지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고, 정책 내용과 재원조달 방법 등이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접경지역에 대한 핵심 공약이 없는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구축·평택항 개발 등 지나친 양적 개발주의 위주의 대형 정책이 대거 포함된 점,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 등은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맹점으로 지적됐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경우 일자리, 보육 등 도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대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비정규직, 장애인, 노인에 대한 공약사업을 핵심 10대 공약으로 제시해 이들 계층에 대한 명확한 정책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산업·경제분야의 공약이 미흡하고 광역교통체계에 대한 정책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 경기 북부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 추상적인 점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천 - 안상수 SOC 확충·송영길 경제자유구역 의문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성장을 기반으로 한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핵심 공약으로 꼽았는데, 매니페스토본부는 현재 인천시의 재정여건이 악화돼 이를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안게임경기장 40개 건설’ 공약도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고, 기대효과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인천을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겠다고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그를 위한 예산조달 방안으로는 연구용역을 통해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고만 해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시론]보금자리주택은 계속되어야 한다/박환용 경원대 도시계획학 교수

    [시론]보금자리주택은 계속되어야 한다/박환용 경원대 도시계획학 교수

    보금자리주택이 뜨거운 논란을 빚으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건설사들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주택 구매를 주저하고 있으며 미분양 해소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하소연한다. 반면 정부는 대상수요계층이 달라 민간사업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요약하면, 시장소외계층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중산층과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주택공급과 상충하는 양상이다. 즉, 주거복지의 구현과 시장경제시스템의 실천이 충돌하는 셈이다. 논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주택물량과 분양주택의 규모인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의 최고 70%로 공급되는 주택으로, 2018년까지 10년 동안 15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며 개발제한구역 등에 건설되는 30만가구가 포함된다. 그러나 작년 8월 수도권에 2012년까지 60만가구를 조기에 공급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고 이 중 분양주택이 26만가구, 임대주택이 34만가구로 결정되었다. 이는 연간 15만가구에 달하는 물량이며, 개발제한구역에서는 연 8만가구에 달하는 수치이다. 수도권 전체에 공급되는 물량이 연간 30만가구라는 점과 2004년 이후 서울에 연 4만~6만가구 정도의 주택이 공급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은 수치는 결코 아니다. 이러한 물량공급을 주택시장의 변화에서 보면 조금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수도권의 주택공급 부족이 누적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득대비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부문에서의 보금자리주택 대량공급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분양과 임대를 포함한 연 15만가구의 건설물량도 지난 10년간 거의 매년 10만가구에 달하는 국민임대주택이 건설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국민임대주택이 도시 외곽에 건설되어 저소득층이 입주하기 힘들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보금자리주택은 서울 및 주요도시에 근접한 개발제한구역을 선정하여 문제점을 개선하였다. 이러한 상황론의 이해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은 미분양주택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집중되고 있다. 2010년 2월 현재 공식 미분양은 11만 6000가구이지만 비공식 미분양은 15만가구 이상이어서 미분양대책이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그리고 올 7월 서울시가 도입예정인 정비사업의 공공관리제로 인해 많은 재개발·재건축·뉴타운 조합이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어서 이들 사업의 성공 여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사항이 주택경기 침체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서 민간주택시장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내집 마련이 어려운 무주택 저소득계층에게 주거안정의 혜택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또한 보금자리가 공급된 주변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은 주변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주택소비자에게는 매우 유익하고 긍정적인 사업효과로 인식되었다. 향후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주택시장의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택지확보 등을 감안할 때 다음을 고려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보금자리주택은 주거복지의 대명사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여 사업대상계층을 차별화하고, 공급규모와 분양주택규모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하여 지속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둘째,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은 개발제한구역 30만가구 외에도 도심 20만가구, 도시 외곽의 택지개발 50만가구로 진행되므로 개발유형 간의 주택가격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향후 도시개발방향은 도시재생인데 보금자리주택이 도시내 재개발·재건축·뉴타운사업 등과 순환개발방식 등의 상호 보완적 기능을 수행토록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단순히 저소득층의 주거복지를 겨냥하였음에도 현재 여건은 대규모 미분양주택물량의 존재와 주택시장의 경기 침체로 인해 민간주택시장이 더 어려운 국면을 겪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확보하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 [新차이나 리포트]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③ 수출→내수로 성장방식 전환

    [新차이나 리포트] G2 중국, 세계를 호령하다 ③ 수출→내수로 성장방식 전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세계의 공장’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수출보다 내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부터 ‘성장방식 전환’을 외치며 내수기반 확충에 올인했다. 지속성장의 동력을 수출이 아닌 내수에서 이끌어 내겠다는 뜻이다. 국민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정책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소득분배 개선을 통해 소비 기반을 넓히겠다.”며 이참에 빈부격차 해소까지 약속했다. 중국 경제의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은 1조 2000억달러로 2008년에 비해 16% 줄었다. 미국, 유럽 등 세계의 주요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중국의 수출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소비는 15.5%나 증가해 12조 5343억위안(약 1조 8300억달러)을 기록했다. 경제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내수는 52.5%(성장률 4.6% 포인트 상당), 수출은 -44.8%(-3.9% 포인트)로 추산됐다. 내수마저 뒷걸음쳐 경제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면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7%가 아닌 4.1%에 그쳤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투자와 내수를 독려하면서 ‘바오바’(保八·성장률 8% 유지) 목표를 초과달성할 수 있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 류스진(劉世錦) 부주임은 “내수와 혁신의 확장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며 “중국은 지금의 경제조정기를 성장방식 전환의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갖춘 중국은 사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비시장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레이샹펑(類向鵬)은 “중국은 다른 시장을 넘보지 않아도 될 만큼 큰 시장을 갖추고 있다.”면서 “전 세계 인구의 5분의1이 살고 있는 중국만큼 매력적이고, 큰 시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단순 계산으로 양말 등 1위안짜리 필수품만으로도 13억위안(약 2119억원)의 시장이 형성된다. 그 자체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중국의 소비시장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까지 하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1364만대로 1040만대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자동차 시장으로 뛰어올랐다. 2008년에 비해 46.2%나 성장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판매량도 1억 8500만대로 미국을 추월했다. 글로벌 금융회사인 크레디스위스는 현재 전 세계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대에 불과한 중국의 소비시장이 2020년에는 23%까지 확대돼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 서구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명품 소비도 급속히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의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향후 7년 이내에 세계 명품의 29%가 중국에서 소비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이른바 ‘1선(線)도시’는 물론 톈진(天津), 충칭(重慶), 각 성의 성도 등 ‘2선도시’를 넘어 지방의 ‘3선도시’까지 주요 백화점에는 어김없이 명품 매장이 들어서 있다. 개혁·개방 이후 30여년 동안 중국은 철저하게 ‘세계의 공장’ 역할에 충실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세제 등의 다양한 혜택에 현혹된 전 세계의 제조업체가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성장방식 전환’을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이들 업체는 지금 고민에 빠졌다. “떠날 것이냐, 변할 것이냐.”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와 함께 산업 구조조정, 청정에너지 등 신흥산업 진흥, 독자기술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낙후·오염산업 도태 의지도 분명하다. 생산의 품격을 높이면서 과감하게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뜻이다. 몇 년 전부터 “글로벌 경제 열차를 움직이는 기관사가 벽안의 엉클샘에서 공자의 문하생들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중국의 세계경제 기여도,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해졌다는 의미에서다. 중국은 미국에 저가 수출품을 쏟아부으며 고속성장을 챙기고, 미국은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으로 재정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차이메리카’ 시대는 종착역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stinger@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생존자 PTSD 치료지원 안된다니…

    국가 유공자로 등록되면 5개 보훈병원에서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본인은 무료이며 유족은 60% 감면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신분열병·지속성 망상성 장애 등 정신질환만 치료 대상이고 알코올 중독,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 심리질환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지방 보훈병원은 정신·심리질환자 치료를 위한 전담 병실이나 전문 인력, 상담클리닉조차 없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사진] 진실 간직한채…모습 드러낸 함미 PTSD란 큰 사고나 자연 재해, 전쟁 등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운 불안 장애를 뜻한다. 천안함 생존자가 입원해 있는 국군수도병원은 생존자 일부가 극도의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 적극적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료는 필요한데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국내 재난피해자 심리 전문가인 최남희 서울여자간호대 교수는 “천안함 생존자들에게 가감 없이 말해도 된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난피해자에 대한 심리상담은 2004년 대구 지하철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 도입됐다. 최 교수는 “연구 문헌에 따르면 최소한 5년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며 “머릿속에서 사건을 되풀이해 마음이 굳어져 인식이 왜곡되기 전에 상담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심리상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PTSD에 대한 자체 교육 등 경찰이나 군인 조직에 비해 열려 있다고 자신한다. PTSD 상담을 민간 재난 피해자까지 포함시키면서 재난피해자 사후관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지원을 담보할 관련 법령은 없다. 반면 미 국방부 산하 PTSD 국립센터는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PTSD에 대해서도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전경하 이재연기자 lark3@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중국의 급부상, 위협이 될 것인가

    중국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는 2030년대,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는 2020년 무렵이면 중국의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력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198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백분율로 국방예산을 증액하는 등 그 어느 나라보다 군사력 증강에 힘쓰고 있다. 이를 두고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대국에 이어 군사대국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해석한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이 향후 주변국에 위협이 될 것인지, 미국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패권국가가 될 것인지에 대해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 중국 측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경제력은 규모면에서 커 보이는 것으로 실제 1인당 국민소득 기준으로는 아직 4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소수민족 문제, 빈부격차, 간부부패 등 다양한 사회 불안정 요인을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부족이나 정체된 농촌 사회 등과 같이 지속성장을 어렵게 하는 문제들도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종합국력’면에서 중국은 아직 한참 열세에 있다는 논리이다. 중국의 지도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이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에서는 끊임없이 중국을 의심의 눈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중국의 발언권이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적 가치와 규범이 널리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약 400곳에 공자학원을 설립, 중국어 및 중국문화 보급에 진력하고 있다. 또한 일당지배체제의 유지와 고도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중국식 발전모델’(中國模式)은 이를 추종하고자 하는 일부 중남미 및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증진의 주요 자산으로 활용된다. 지구 환경, 에너지, 인권 등의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과 다른 전략적 입장과 가치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기존의 다극화 전략 추구에 이어 최근 조화세계(和諧世界)의 건설을 부쩍 강조하는 것도 미국 중심의 구도를 타파하고 국제질서의 ‘새판 짜기’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주변국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같은 이런 강대국의 입장과는 달리 중국의 강한 민족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이룩한 성과는 지식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중국 인민들로 하여금 현 체제와 공산당 통치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했다. 이런 높은 체제만족도를 바탕으로 중국인들은 아편전쟁 이후 가장 강한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자긍심이 중화민족주의의 정서와 혼합되어 자칫 공세적 대외 행태로 나타난다면 주변 국가들과 큰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자국의 대내단결과 체제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보다 고민해야 한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아시아 시대의 개막을 반기는 역내국가들이 중국의 그런 노력 여하를 지켜보고 있다. 전성흥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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