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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세권’·‘킹핀’·‘그린’…포스트 코로나 시대, 명사들이 던진 키워드는

    ‘슬세권’·‘킹핀’·‘그린’…포스트 코로나 시대, 명사들이 던진 키워드는

    코로나19 이후의 미래에 대해 여러 말들이 쏟아지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은 높기만 하다. 한국 사회는 이런 대전환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명사들의 강연으로 유명한 ‘명견만리’가 2년 만에 돌아와 그 해답을 찾아본다. KBS는 오는 8일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분 ‘명견만리Q100’을 총 8회 방송한다. 주제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대전환’이다. 시청자가 제안한 3000여 개의 질문 중 100개를 뽑아 각 분야 지성들이 답을 찾는다. 앞서 제작진은 ‘코로나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 코로나 대응에 대한 사회의 대응 수준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올해 ‘명견만리’는 3개 분야 9명의 연사가 무대에 오르다. 첫번째 주제 ‘대전환’ 에서는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코로나가 불러온 피할 수 없는 전환에 관한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15년째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온 전문가인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방향이 아니라 속도를 앞당기는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집의 재발견에서 슬리퍼 신고 부담없이 다니는 ‘슬세권’의 경쟁력,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피보팅’ 전략을 이야기한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공의 덫’을 되짚어본다. 고용과 복지, 사회안전망 등 코로나19가 소환한 우리 사회의 민낯과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지국가의 길은 무엇인지 묻는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짚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 문턱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전 부총리에 따르면 그 패러다임을 바꾸는 열쇠는 ‘킹핀’(king pin)이다. 볼링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1번 핀 대신 뒤쪽에 숨어있는 5번 핀을 공략해야 스트라이크를 칠 수 있다. 한국 경제를 되살리는 킹핀은 공감 혁명, 경제혁신임을 강조한다. 청년들을 위한 강연도 이어진다. 재미있고 친근한 뉴스로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은 당찬 20대 스타트업 대표 김소연과 국내 유일의 20대 전문 연구기관을 이끌고 있는 50대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가 청년 일자리 연사로 나선다. 청년에 초점을 맞춘 소설들을 다수 발표한 소설가 장강명은 “개천에서 용이 아닌 지렁이만 나오는 시대, 청년들을 위한 복지는 무엇일까”에 대해 묻는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4m²의 위로’라는 제목으로 미래 사회의 부메랑인 청년 빈곤 문제를 다룬다. 지하, 옥탑방, 고시원 즉 ‘지옥고’가 가난한 청춘의 종착지로 불리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청년 주거 빈곤이 불러올 파장과 희망은 있는지를 찾아본다. 전세계적 이슈인 기후와 도시 문제도 다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 시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류가 벼랑 끝에 섰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거세다. 세계 각국은 ‘그린’(Green)에서 비상구를 찾고 있다. 과연 그린이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효율과 거대화로 치닫던 세계 도시들이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고민하는 도시로 지향을 바꾸고 있는 상황과 미래 도시의 필요충분조건을 제시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위기가 복합위기로 덮칠 경우 인류에게 어떤 재앙이 벌어질 것인지 내다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정옥 장관, ‘보궐선거,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깊이 사과”

    이정옥 장관, ‘보궐선거,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에 “깊이 사과”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안이한 태도로 비판을 받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 참석해 사전 발언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중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피해자분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답변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 장관은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항상 피해자 중심주의 하에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특히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전날 성명에서 “내가 학습 교재냐”며 “여가부 장관이란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느냐”고 울분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올해 ‘임종국상’에 강성현 교수, 박시백 화백

    올해 ‘임종국상’에 강성현 교수, 박시백 화백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는 14회를 맞은 올해 수상자로 학술 부문에 강성현(왼쪽) 성공회대 교수, 문화 부문에 박시백 화백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사업회는 강 교수가 역사사회학자로서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상통제와 공안, 국가폭력과 제노사이드, 냉전과 과거청산 등을 주제로 주목할 성과를 꾸준히 내놨다고 설명했다. 수상저서인 ‘탈진실의 시대, 역사부정을 묻는다’(푸른역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반일 종족주의’를 비롯한 한일 극우연합세력의 역사부정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업회는 강 교수가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외국의 기관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사 관련 중요자료를 발굴 수집해 연구 지평을 넓히는 데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박시백 화백은 일제강점기의 우리 역사를 다룬 7권짜리 ‘35년’(비아북)으로 수상자에 선정됐다. 박 화백은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수집과 연구에 매진해 5년 동안 작품을 썼다. 사업회는 박 화백이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가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시사만화가로 만화계에 발을 디디고서 전업작가로 전환해 2013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전 20권을 완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임종국상은 친일문제에 천착한 임종국(1929∼1989) 선생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선생은 국민적 반대 속에 1965년 한일협정이 굴욕적으로 체결되자, 반민특위 와해 이후 금기시하던 친일문제 연구에 착수했다. 이후 1966년 ‘친일문학론’을 발표해 지식인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문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역작들을 남겨 한국 지성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사업회는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 ‘민족사 정립’이라는 선생의 높은 뜻과 실천적 삶을 오늘의 현실 속에 올바르게 계승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학술·문화와 사회·언론 두 부문에서 선정해 수여한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6시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어린이 책] 잠시 현실 벗어난 두 친구,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삼촌의 거짓말에 속아 온 식구가 철거를 앞둔 어느 화원의 비닐하우스로 이사 온 현성이네. 엄마, 아빠, 현성이 셋뿐인데도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전학 간 새 학교에서 현성이에게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 준 장우는 아빠, 엄마의 이혼과 재혼으로 또 다른 복잡한 환경에 놓여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은 스테디셀러 ‘완득이’를 쓴 김려령 작가가 3년 만에 낸 신작 동화다.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일곱 소년이 괴짜 ‘똥주’ 선생을 만나 거듭나는 ‘완득이’와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이 갖는 공통의 모티브가 있다. 어른들이 만든 환경에 의해 훼손됐으되 결코 사라지지 않는 아이들 본연의 건강함이다. 현성이와 장우는 낡은 비닐하우스에서야 현실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는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함께 재미없는 동영상 ‘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을 만든다. 영상은 기대와 달리 조회 수도, 댓글도 점점 늘어난다. 2탄, 3탄을 연거푸 올리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지트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혹자는 ‘개집 같다’는 악플을 달지라도.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돌연 ‘어린이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그 말은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를 상정한 말이고 ‘언제든 그 시대의 기둥은 현재의 어른들’(149쪽)이기 때문이다. ‘나라의 기둥 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최선을 다해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가는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는 현성, 장우의 몸짓으로 어른들에게도 희망을 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내가 학습교재냐…오늘 또 무너졌다”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내가 학습교재냐…오늘 또 무너졌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년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나는 학습 교재냐”며 분노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5일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한다”고 밝혔다. A씨는 “주변에 피해주기 싫어서 악착 같이 멀쩡한 척 하면서 꾸역꾸역 살고 있는데 여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가 있나”며 “저 소리 듣고 오늘 또 무너졌다. 영상 보고 너무 충격 받고 역겨워서 먹은 음식 다 게워내기까지 했다. 내 앞에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주축으로 전국 290개 여성 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는 ‘유별난 사람’으로 여겨질까 두려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의 인생을 수단으로 취급할 수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여가부의 수장으로서 이러한 관점으로 기관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냐”며 “피해자를 학습 교재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하여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보궐선거에 드는 838억원의 세금이 피해자들이나 여성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라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산문학상에 유성호 평론가 등 4인

    대산문학상에 유성호 평론가 등 4인

    대산문화재단은 3일 올해 제28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문학평론가 유성호, 소설가 김혜진, 시인 김행숙, 번역가 주하선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작은 평론집 ‘서정의 건축술’(창비), 소설 ‘9번의 일’(한겨레출판사), 시집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문학과지성사),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스페인어로 번역한 ‘Kim Ji-young, nacida en 1982’(알파구아라)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산을 품은 도서관, 자연을 읽는 강동

    산을 품은 도서관, 자연을 읽는 강동

    친환경 소재·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4층 정원 오르면 일자산 풍경 한눈에카페처럼 꾸며 공동체 공간으로 활용놀이방·수유실 갖춘 ‘치유놀이터’도“집에서 10분… 도서관 접근성 높일 것”서울 강동구 일자산(一字山)을 품은 치유의 책 숲, 둔촌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둔촌도서관은 일자산 맞은편에 있어 자연을 즐길 수 있고, 제로에너지 건축물로 설계해 에너지 자립률이 54%에 달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둔촌도서관 개관식에는 둔촌2동 주민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개관식이 열린 3층에 들어서자 원목으로 된 서가와 책꽂이형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다. 폴딩도어를 열고 밖으로 나가면 나무데크로 꾸민 야외 정원과 이어져 있어 일자산 조망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계단형 나무데크를 오르면 4층에 도달한다. 4층에 있는 그네형 벤치에 앉으면 이름 그대로 파노라마로 펼쳐진 일자산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둔촌2동에 사는 최원란(53·여)씨는 “둔촌동에 도서관이 없어 그동안 길동에 있는 교육청도서관까지 가곤 했는데 집 바로 옆에 도서관이 생겨서 평생소원이 이뤄졌다”며 “앞으로 동네 주민이 모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지역적 특성을 살린 도서관에 오셔서 일자산을 마주 보고 독서를 즐기면 좋겠다”며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과 만나는 공동체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유놀이터’로 이름 붙인 1층 어린이자료실은 매트가 깔려 있는 놀이방과 수유실을 갖췄다. 자작나무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새집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2층 ‘치유오솔길’ 종합자료실은 편안한 카페 같은 의자를 군데군데 놔뒀다. 연면적 996.98㎡ 규모의 도서관은 고효율 에너지건물 건축으로 유명한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가 설계했다. 국내 최고 수준으로 단열 기능을 강화했고, 태앙광 발전 용량이 47㎾에 달한다. 이 교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제로에너지성능으로 도서관을 완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신 강동구청장님과 강동구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모든 공간을 오픈 구조로 설계해 실내 열람실과 실외 독서데크를 자유롭게 오가며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도서관이 일자산을 담을 수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둔촌도서관은 기존의 해공, 성내, 천호, 강일, 암사도서관에 이은 6번째 구립도서관이다. 상일도서관, 둔촌아파트 도서관(가칭) 설립 계획도 갖고 있다. 북카페형 도서관 ´다독다독´도 2022년까지 10곳을 만들 계획이다. 이 강동구청장은 “동주민센터 등 청사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공간에도 작은도서관을 설립하겠다”며 “강동구 주민 누구나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1월 윌슨 미국 대통령이 천명한 민족자결주의는 나라를 빼앗긴 약소국들을 독립의 희망에 부풀게 했다. 그런 배경에서 같은 해 8월 중국에서 민족지도자들이 발족한 신한청년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청원하기로 했다. 파리에 대표로 간 인물이 김규식이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규식은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에 밝아 적임자였다. 김규식은 파리로 떠나기 직전 결혼한 김순애와 바로 이별해야 했다. 여운형과 김순애 등은 국내외 각지로 가서 파견 경비를 모으는 한편 한국 대표의 외교활동에 힘을 실어 주려면 대규모 독립운동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런 활동은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다.김규식이 파리에 도착한 것은 국내에서 일제의 탄압 속에 만세운동이 계속되던 1919년 3월 13일이었다. 김규식의 임무는 회의석상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비망록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승국인 일본의 방해로 애당초 불가능했다. 이를 예상한 김규식은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먼저 파리 샤토가 38호에 한국공보국을 설치했다. 각국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언론, 정당은 물론 사회주의 조직과도 접촉했다. 그를 통해 일제의 죄악상을 폭로하고 독립의 정당성을 홍보했다.●한국 독립 문제 국제적 부각… 동정 여론 형성 한국공보국은 공보국회보를 발간하고 ‘한국독립에 대한 탄원서’를 회의에 제출했다. 김규식이 만났던 미국 인사는 외교관이자 언론인인 스티븐 본잘이라는 사람이었다. 본잘은 한국에 호의적이기는 했지만 결정권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우리가 유럽에서 전범을 응징하면 나중에 국제연맹이 일본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였다. 김규식은 좌절하지 않았다. 조르주 클레망소 강화회의 의장에게 임정 대통령 이승만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규식이 파리에 머물던 4월 11일에는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표단 지원사업은 임시정부로 이관됐다. 임정은 공보국을 임정 파리위원부로 개칭하고 김규식을 임정 외무총장 겸 파리위원부 위원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주었다. 김규식은 4월 26일에는 ‘통신국회보’를 발간해 3·1운동 등 독립운동 소식을 알렸다. 한일합병의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20개 항목을 담은 독립공고서를 비롯한 서한을 강화회의 이사회 위원들과 각국 정부에 여러 차례 보냈다. 달걀로 바위 치기 같았지만 김규식의 다각적인 노력에 침묵을 지키던 유럽 신문들이 움직여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규식의 활동은 열강들의 외면으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고 동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간접적인 성과는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사(尤史) 김규식은 1881년 1월 29일 부산 동래에서 김지성과 경주 이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구한말 선전관을 지낸 부친은 일제를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갔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 김규식은 사실상 고아가 됐다. 큰아버지 집에 맡겨졌지만 형편이 어려워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어린 나이에 고난을 겪었다.●16세 美 유학… 박사과정 장학생 접고 귀국길 그를 구한 사람은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였다. 그의 아내 릴리아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언더우드는 분유와 약을 들고 가마를 타고 아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 아이는 너무 굶주려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울부짖으며 벽지를 뜯어내어 삼키려고까지 했다.” 언더우드는 병든 김규식을 극진히 보살피고 입양했다. 5세 때 김규식은 언더우드가 세운 고아학교(경신학교)에 입학했는데 영어를 대단히 빨리 익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1894년 한성 관립영어학교 1기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김규식은 독립신문사에 입사하고 독립협회에도 가입했다. 김규식은 16세가 된 1897년 서재필의 권유와 언더우드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동부 버지니아주 로노크대학에 입학했다. 예과를 2등으로 마치고 본과에서도 전 과목 평균 90점 이상을 받았다. 외국어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교강연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지만 1903년 전체 3등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한 해 가을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1년 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장학생으로도 선발됐지만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귀국을 결심하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김규식은 은인인 언더우드 목사를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언더우드의 비서와 주일학교 교장직을 맡으면서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할 수 없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105인 사건’을 일으켜 독립운동가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대거 구속했을 때 투옥은 모면했지만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심해졌다. 김규식은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참여할 결심을 굳혔다. 일제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호주로 간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상하이로 향했다. 상하이에 도착한 때는 32세 때인 1913년 4월 중순이었다. 신규식, 박은식 등이 창설한 동제사(同濟社)가 프랑스 조계에 설립한 박달학원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중국에서의 첫걸음을 떼었다.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돼 임무를 마친 김규식은 임정 구미위원부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돼 1919년 8월 2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구미위원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벌이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사실상 정부 기능을 수행했다. 김규식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에게 독립운동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윌슨과 관리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냉대를 받았다. 구미위원부는 한국친우회를 결성하고 대중 연설이나 홍보물 배포, 신문·잡지 기고 등의 간접적 활동을 폈다. 이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쳐 1920년 3월 미국 상원에 한국 독립안이 상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규식은 1921년 1월 상하이로 돌아가 임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임정의 내부 갈등에 염증을 느껴 구미위원부 위원장과 학무총장을 사임하고 한중호조사(韓中互助社)를 창립해 한중 합작으로 항일운동을 벌였다. 1921년 극동피압박민족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규식은 참가를 결정했다. 고비사막을 횡단하고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거쳐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회의에 참석했다. 50여명이 참가한 한국대표단은 레닌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김규식은 복단·동방·북양대학 교수로 일하는 한편 삼일중학을 세웠다. ●독립단체 통합 참가, 민족혁명당 국민부 부장에 1925년부터 김규식은 독립운동 계파 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운동에 참가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자 교육에만 열중했다. 1935년 7월에는 난징에서 한국독립당, 의열단 등 5당 통합으로 창당된 조선민족혁명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과 국민부 부장으로 선임됐다. 1942년에는 좌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한국독립당과 광복군,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가 임정을 중심으로 통합했다. 사천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김규식은 충칭 임시정부로 와서 국무위원과 선전부장으로 선임됐다. 1944년에는 임정 부주석에 취임했다.광복 후에도 그의 통합정신은 이념과 노선을 초월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란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9월에 납북당했다. 평북 만포진까지 끌려간 김규식은 그해 12월 10일 동상과 천식 등으로 고통받으며 69세를 일기로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정부는 1989년 김규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이기도 한 부인 김순애는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조명빛도 괴로워” ‘개콘’ 출신 개그맨 박지선 극단 선택…“외상 없어”(종합2보)

    “조명빛도 괴로워” ‘개콘’ 출신 개그맨 박지선 극단 선택…“외상 없어”(종합2보)

    경찰 “외부 침입·타살 흔적 없어”사인 규명 위해 시신 부검 결정모친 유서 발견… 극심한 피부 질환 호소KBS 공채 출신, ‘개콘’서 인기몰이“참 쉽쇼잉~” 유행어 남기기도KBS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개그우먼 박지선(36)이 2일 모친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에게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등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평소 앓았던 피부 질환이 심각해져 조명 빛에도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선, 평소 앓던 질환 치료 중모친, 서울 올라와 박씨와 함께 생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모녀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박씨 부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생전 소속사와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해 늘 직접 전화를 받던 박씨의 휴대전화는 현재 전원이 꺼진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부친이 출동한 경찰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미 두 사람 모두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평소 앓던 질환으로 치료 중이었으며 박씨의 모친은 서울로 올라와 박씨와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에게는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장에서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다. 발견된 메모는 노트 1장 분량이었으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하고 주변인들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봐선 외부 침입 등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朴, 햇빛 알러지 심해져 조명에도 괴로워해 방송계 등에 따르면 박지선은 햇빛 알러지가 있어 화장을 아예 못 했지만 그 사실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개그 요소로 활용하는 용기를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분장으로 더 많은 개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병은 최근 들어 악화하면서 야외 촬영은 물론 무대 행사를 할 때 비추는 조명마저 박씨를 상당히 괴롭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22기 공채 개그맨 출신연예대상 女최우수상 등 유명세 고려대 교육학과(국어교육학 전공)를 졸업한 박지선은 2007년 3월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그해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받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2010년에는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 2012년에는 SBS 연예대상 러브FM부문 라디오DJ상 등을 수상했다. 탁월한 재능과 인지도를 모두 갖춘 박지선은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할 당시 “참 쉽죠잉~” 등 다수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평소 유쾌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던 박지선은 2018년에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개최한 ‘2018 SEW 행사’에서 꿈과 열정, 도전에 대한 희망을 담은 특강을 하기도 했다. 박지선은 최근 센스 있는 말솜씨로 가수 쇼케이스나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방송가 행사 진행을 해왔고, 고정 출연한 마지막 프로그램은 EBS 1TV ‘고양이를 부탁해’였다.“웃길 수 있어서 행복해요” 했지만…생전 모친과의 유쾌한 일상 SNS 올려 고려대 교육학과 출신 퀴즈쇼 ‘1대100’ 우승도 박지선은 2015년 2월 EBS ‘지식채널e’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라면서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제10회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았을 때에도 박지선은 주위에서 외모 비하를 할 때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지 않으냐”라며 높은 자존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 박지선은 타고난 입담과 센스 있는 진행 실력으로 많은 방송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철학과 소신 아래 직접 마음이 가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출연해왔을 만큼 자존감이 확고한 인물이었다. 박지선은 지성을 살려 KBS 2TV 퀴즈 쇼 ‘1대 100’에 출연해 2009년 4월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채널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MBC TV ‘복면가왕’에 나와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박지선의 모습 때문에 이날 비보는 그의 모습을 좋아했던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박지선이 소셜미디어에서 남다른 신뢰와 애정을 보여왔던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도 대중에게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는 생전 트위터를 통해 어머니와의 유쾌한 일상을 재미있게 글로 남겨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인영 경기도의원, 한국농어촌공사 주요업무 추진계획 청취

    김인영 경기도의원, 한국농어촌공사 주요업무 추진계획 청취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김인영(더불어민주당·이천2) 위원장은 30일 한국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지사장 박현철)를 방문해 올해 공사에서 추진 중인 사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경기도 농어업 생산기반 조성 지원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논의는 국지성 호우, 지속적인 가뭄 등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하고, 고부가가치로서의 농업을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주요업무에 대한 현안으로는 ▲북내지구·점동지구·가남지구·백신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 ▲가남 태평문화공원 조성사업 ▲점동 공공청사 복합건립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참석자 간 논의를 통해 이천시 설성면 신필지구 대구획 경지 정리 사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으며, 여주시 북내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 또한 기후변화 대응 및 안정적인 농업 용수 확보를 위한 여주시 지역 농업인의 숙원사업임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현안 청취를 통해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에 대한 파악과 함께 농업현장의 소중한 의견을 듣는 계기가 됐다”며 “경기도 농어촌의 다양한 기반시설 마련으로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세심히 살피고 의회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나훈아를 자꾸 그립게 하는 사람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나훈아를 자꾸 그립게 하는 사람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알베르 카뮈의 소설 ‘최초의 인간’을 읽은 건 윤희숙 의원 덕분이다. 국회 ‘5분 연설’로 알려진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주인공은 앞선 사람에게서 경험과 지식을 배울 통로가 없어 최초의 인간처럼 성장했다”며 소설을 인용했다. 이전 경험들을 무시하고 최초의 정부처럼 스스로 고립시키는 지금 정부에 빗댔다. 경제학자인 초선 의원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는 데 카뮈의 자전 소설을 은유하다니. 교양의 밑천이 이쯤 되는 정치인이 있긴 있구나. 솔직히 좀 감동했다. 나훈아 신드롬이 한 달을 넘고 있다. 수신료 내기 아깝던 바로 그 공영방송에서 칠순 넘은 가수가 어눌하지만 웃는 얼굴로 하고 싶은 말을 맺힌 데 없이 풀어낼 때. 방송사고 아닌가 조마조마했다. ‘변명’을 정독한 것은 순전히 그날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 덕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은 부지불식간 지성을 자극받았던 결과다. 함량미달 억지 궤변 속에서 문학을 인용하는 현역 정치인은 거의 희귀종이다. 진영 논리의 신경전 없이 온전히 지성을 자극받는 일이 실종되다시피 한 현실. 나훈아를 연호하는 이유가 다르지 않다. 국민 반쪽의 지지만 챙기는 계산법이 아니라 들려 주고 싶은 말을 들려 주는 ‘어른’. 진짜 어른의 목소리를 너무 오랜만에 우리는 들었다. 노가수가 책을 읽어야 좋은 가사도 나온다면서 ‘(소크라)테스형’을 절창하는데. ‘변명’을 안 읽어 보고 배기겠나.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이 힘이 있어야 한다”고 등을 두드려 주는데. 사심 없이 따뜻했을밖에. 소설가 조정래 선생이 왜소해졌다.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 버린다”는 발언은 과장어법일 수 있다. 그의 소설을 섬겨 읽었던 이들은 그래도 혼란스럽다. ‘토착왜구’라 지목한 150만명의 친일파는 어디에 살며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쪽 날 때 괴력을 뿜었던 단어가 ‘토착왜구’ 아니었나. 국민 트라우마인 언어가 희수(喜壽)의 문단 큰어른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가. 소설 장면이 왜곡됐다는 오래전의 비판에 작가는 “내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이라 전제했다. “진보적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쓴 책을 중심으로 한 자료”가 근거라고 했다. ‘진보적’이면 객관적이라고 단정해도 되는 건가. 불특정 국민 다수를 토착왜구이니 단죄하자면서 ‘진보=진실’의 등식은 강권해도 되는가. 진보주의는 언제나 우월하며 틀리지 않는다는 이념 콤플렉스에 우리는 언제까지 갇혀 쪼개져야 하는가. 오래된 독자들이 아주 오래 존경했던 작가에게 묻고 있다. 100년도 훨씬 전의 작가 에밀 졸라를 생각하게 된다. 다원주의가 되레 퇴행하고 있는 진보 정권에서의 아이러니다. 프랑스 국민을 12년간 좌우 대결의 소용돌이로 밀어넣었던 드레퓌스 사건에서 그의 다른 목소리가 없었더라면. 사건의 진실은 더 깊이 묻히고 좌우 대결의 국민병은 더 곪았을 것이다. 겨우 원고지 80쪽의 공개서한 ‘나는 고발한다’는 졸라의 이전 40년간 작품들과 맞먹는 위력으로 그를 위대한 지성의 반열에 올렸다. 지금 우리한테 졸라는 없다. 졸라 비슷한 지성도 보이지 않는다. 주류 권력의 비상식에 경고자를 자처했던 이들이 진영 프레임에 몸을 묶어 스스로 성장을 멈췄다. 어떤 소설가는 페이스북의 궤변론자로 맹위를 떨치다 제풀에 지쳤다. 맥락도 없이 ‘조국 지지’ 선언부터 덜컥 하고 말았던 원로 작가와 시인은 예전의 빛을 잃었다. 내 눈에만 그들의 빛이 보이지 않는 걸까. 지성이 몰락한 시대에는 부박한 풍경들이 아무렇지 않게 빚어진다. 다른 사람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집앞에서 취재하는 기자의 얼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마구 조롱해도 된다.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망각한 그 장관에게 여당 의원은 “범이 내려와서 검찰이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그래도 된다, 지성이 타락한 시간에는.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반지성(인)의 기준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개인적 지적 능력은 높지만 그 사람이 있으면 주위에 웃음이 사라지고, 의심의 눈초리가 번뜩이며, 노동의욕이 저하할 때”, “그 사람의 지력(知力) 탓에 그가 소속한 집단 전체의 지적 능력이 내려갈 때”.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글이 공개될 때마다 뒤따라 붙는 비판 댓글들은 험악해진다. ‘클라쓰’ 동반 추락 현상이 반복되는 중이다. 다시보기도 안 되는데, 나훈아가 자꾸 그리워진다. sjh@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잃어버린 이름에게(김이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생의 민낯을 가감 없이 묘사해 온 작가의 연작소설집. 중부지방 신도시에 거주하는 중년 여성들이 느끼는 소외와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다뤘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사회적 요구를 따른 후 서서히 낡아가는 몸과 마주하며 느끼는 좌절과 슬픔을 조망한다. 224쪽. 1만 3000원.나는 생존기증자의 아내입니다(이경은 지음, 생각생각 펴냄) 생존기증자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논픽션 내러티브’ 기법으로 재현했다. 저자와 그의 남편은 수술 전 12시간 동안 의사 두 명과 가족들을 붙잡고 질문과 토론을 이어간다. 생존기증자들이 겪는 갈등, 의료진의 무심함, 기증후보자의 고심을 과소평가하는 말들이 치열하게 오간다. 172쪽. 1만 4900원.수술의 탄생(린치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책들 펴냄) 도살장이나 다름없던 수술실을 위생적인 의료 공간으로 바꾸고 소독법을 정착시킨 의사 조지프 리스터에 관한 저작. 150년 전만 해도 수술실에서의 감염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으며 진통제와 마취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을 감수했다. 344쪽. 1만 8000원.태어난 게 범죄(트레버 노아 지음, 김준수 옮김, 부키 펴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코미디언이자 미국 정치 풍자 뉴스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의 자전적 에세이. 남아공에서 난한 생활과 계부의 학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인생 역정이 담겼다. 424쪽. 1만 6800원.경제학자의 인간 수업(홍훈 지음, 추수밭 펴냄) 애덤 스미스 이후 300여년간 경제학의 지배적인 인간형으로 구축된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다른 인간형을 제시하는 책.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근본 동기로 효용이나 노동을 넘어서는 가치들(행복, 자유, 윤리 등)을 내세운 책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한 경제학의 개념과 사상을 알려준다. 416쪽. 1만 8000원.요술봉과 분홍 제복(사이토 미나코 지음, 권서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일본의 비평가가 써내려 간 대중매체 속 획일화된 여성 주인공의 실상. 여러 매체들에서 주인공은 ‘남초사회의 일원으로 선택받은 단 한 명의 여성’이라는 미명 아래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고정관념화된 여성상을 보여 주는 데 그친다. 380쪽. 1만 7000원.
  • 굴곡 깊었던 대학언론, 이 한권의 책에 담다…85년 연세춘추사 ‘두 세기의 대화…’ 출간

    굴곡 깊었던 대학언론, 이 한권의 책에 담다…85년 연세춘추사 ‘두 세기의 대화…’ 출간

    ‘우리가 겪은 최초의 시위는 4·19 무렵이었다. ‘독재타도!’의 구호가 두 음절도 채 목구멍을 넘어오기 전에 교정 가득 앉아 있던 사복경찰들이 입을 틀어막았다’ ‘현재 대학 언론은 기자가 쓰려는 것과 독자가 읽으려는 것 사이의 괴리를 겪고 있다. 70, 80년대에는 그것이 일치했다. 하지만 강력한 하나의 의제가 존재하지 않는 지금은 학생 기자와 독자 사이의 틈이 벌어져 버렸다’ 최근 출간된 ‘대학 언론, 두세기의 대화’(고즈넉이엔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이 책은 연세대 학보 ‘연세춘추’를 통해 한국 대학 언론의 역사를 되짚었다. 한국 대학신문의 효시인 연세춘추는 1935년 9월 1일 8쪽짜리 연전타임즈로 시작했다. 이후 굴곡깊었던 85년 역사를 책 한권으로 정리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심적 지성인 윤동주 시인의 저항정신을 담은 연세춘추 역사를 10년 단위로 나눠 선후배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집필했다. 21세기 대학언론이 갈 길에 대한 전현직 언론인의 고민이 녹아 있다. 한국의 대학언론은 현대적 의미의 저널리즘이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대안적 언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날처럼 언론의 자유가 만개하기 이전에 기성언론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고 동시에 아카데믹 저널리즘이라는 학술적인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명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학언론에 대한 역사를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때 대학언론의 주체였던 언론인들이 진솔한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당시 보도할 수 없었던 시대상에 대한 배경도 기록으로 남겨 사료적 가치를 더하였다. 책을 펴낸 연세춘추동인회 이종수 회장은 “선배들의 기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6.25 부산 피난 때 연희춘추의 제호를 팔만대장경에서 집자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쟁의 폐해 속에서도 진리를 추구하고 나라를 다시 세워야겠다는 일념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금은 전액 연세춘추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값 2만원.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에몬스가구, ‘한국품질만족지수’ 9년 연속 1위 기업에 뽑혀

    에몬스가구, ‘한국품질만족지수’ 9년 연속 1위 기업에 뽑혀

    에몬스가구(대표이사·회장 김경수)는 지난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KSA) 주관 ‘2020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에서 가정용가구 부문 1위 기업으로 뽑혔다고 29일 밝혔다. 인증 수여식은 이상진 한국표준협회 회장을 비롯해 수상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한국품질만족지수는 한국표준협회와 한국품질경영학회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와 상품의 특성을 반영해 공동으로 개발한 품질측정 모델로 해당 기업의 상품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와 해당 상품 전문가를 대상으로 품질의 우수성 및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는 품질만족도 종합 지표다. 올해는 279개 회사의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와 전문가 5만 5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총 84개 부문을 측정했다. 성능, 신뢰성, 내구성, 사용성, 안전성, 접근성을 평가하는 ‘사용품질’과 이미지, 인지성, 신규성을 평가하는 ‘감성품질’을 함께 평가해 결과를 발표했다. 에몬스가구는 가정용가구 부문 최고 점수를 받아 지난해에 이어 9년 연속 1위 기업에 선정됐다. 노현관 에몬스 홍보실 부장은 “이번 수상은 에몬스가구 고객들의 만족도가 반영된 만큼 뜻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디자인과 품질, 서비스로 더 큰 감동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에몬스는 한국표준협회(KSA)가 주관하는 ‘2020 프리미엄브랜드지수(KS-PBI)’ 생활가구 부문에 4년 연속 1위에, ‘2020 소비자웰빙환경만족지수(KS-WEI)’ 가정용가구 부문 3년 연속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부친 뛰어넘은 李회장처럼… 삼성, 새 역사 쓰며 더 탄탄해질 것”

    이곳은 또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의 미래를 키워 가는 중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반도체는 독보적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 부인 홍라희씨 등 유족들은 고인이 2010년 기공식, 2011년 준공식에 직접 참여해 환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격려했던 16라인 앞에서 모두 하차했다. 그리고 배웅 나온 임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은 이 회장이 첫 삽을 떴던 16라인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나와 고인을 기렸다. 이날 이 회장의 종착지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가족 선영이었다.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묻힌 곳으로 장지가 결정된 데는 부인 홍씨의 뜻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삼성서울병원에서 엄수된 영결식에서는 ‘무한탐구를 즐긴 소년 이건희’부터 ‘아버지를 뛰어넘은 기업인 이건희’까지 고인의 면면이 조망됐다. 고인의 50년지기 서울사대부고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은 추모사에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회장보다 ‘승어부’(勝於父)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 승어부는 아비를 능가하는 효의 첫걸음”이라며 “부친 어깨 너머로 배운 이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뤘듯 이 부회장이 새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비서실장으로 고인을 보좌했던 이학수 전 부회장, 최지성 전 부회장,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 등 ‘이건희 사람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 보고를 하면서 “고인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여 반도체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회고하던 중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은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간 투병하다 지난 25일 78세로 생을 마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거인 이건희, 반도체 미래 조망하며 잠들다

    거인 이건희, 반도체 미래 조망하며 잠들다

    ‘한국경제의 거인’이 반도체의 미래를 바라보며 영원한 잠에 들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전 경기 화성 사업장으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이날 오전 11시 고인을 태운 운구차가 화성 사업장 정문에 나타나자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1000여명이 사업장 내 길가에 모여들었다. 운구차가 도착하기 2시간 전부터 하나둘씩 나와 3000여 송이의 국화를 나눠 든 직원들은 운구차가 지나가자 고개 숙여 ‘회장님’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애도의 발걸음들이 늘어나면서 2㎞에 이르는 화성 사업장 내 도로 양쪽에 직원들이 4~5줄로 겹겹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차량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영상에서 생전 화성사업장을 찾은 이 회장의 모습이 등장하자 일부 직원들은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화성 사업장이 마지막 출근지가 된 것은 이 회장이 ‘세계의 삼성’을 일구게 한 핵심 생산기지이자 삼성 반도체의 미래를 심은 곳이기 때문이다.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는, 당시로선 ‘무모한 결단’을 내린 고인은 이 곳에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신화를 써내려갔다. 1983년 직접 해당 사업장 부지를 정하고 착공식, 준공식 등의 행사를 챙길 정도로 고인이 애정과 공을 들였다. 그런 까닭인지 이날 운구 행렬은 이전 행선지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한남동 자택, 집무실이 있는 이태원동 승지원 등은 정차하지 않고 지나간 반면 화성 사업장에서는 25분간이나 머무르며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이 곳은 또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의 미래를 키워가는 중심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이 부회장은 이 곳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는 독보적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133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 홍라희 여사 등 유족들은 고인이 지난 2010년 기공식, 2011년 준공식에 직접 참여해 환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격려했던 16라인 앞에 모두 하차했다. 그리고 배웅나온 임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이 회장이 첫 삽을 떴던 16라인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나와 고인을 기렸다.이날 이 회장의 종착지는 수원 장안구 이목동의 가족 선영이었다.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묻힌 곳으로 장지로 결정된 데는 홍 여사의 뜻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반부터 1시간가량 삼성서울병원에서 엄수된 영결식에서는 ‘무한탐구를 즐긴 소년 이건희’부터 ‘아버지를 뛰어넘은 기업인 이건희’까지 고인의 면면이 조망됐다. 고인의 50년지기 서울사대부고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은 추모사에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회장보다 ‘승어부’(勝於父)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 승어부는 아비를 능가하는 효의 첫걸음”이라며 “부친 어깨 너머로 배운 이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뤘듯 이 부회장이 새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영결식에는 이 회장 비서실 출신인 이학수 전 부회장, 최지성 전 부회장,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 등 ‘이건희 사람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고인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여 반도체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회고하던 중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간 투병하다 지난 25일 78세로 생을 마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삼성 제품 자랑했다”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삼성 제품 자랑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사흘째인 27일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에 꽃을 놓으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은 정·재계뿐 아니라 이 회장이 생전 애정을 품고 후원한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찾아 깊은 애도를 전했다.  서울삼성병원 빈소를 찾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아버님을 잃은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와 아내 윤정희씨는 이 회장과 종종 부부동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는 각각 2000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부친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며 만든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찬호 선수의 방문도 눈길을 끌었다. 박 선수는 “이재용 부회장와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과 인연이 있다”며 “(빈소에서 이 부회장과) 옛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고인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미국 진출 초창기부터 LA다저스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가 삼성 제품이어서 동료 선수들에게 그걸 자랑했었다”고 회고했다.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30분쯤 이날 첫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20여분간 빈소에 머물다 나온 구 회장은 취재진에게 “고인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며 “재계의 큰 어르신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범 LG 가의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삼성 일가와 LG가는 사돈 관계다. LG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누나 이숙희 여사가 1957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황각규 롯데 이사회 의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두 차례 발걸음했다. 조 회장은 “어릴 때 한남동 자택에서 살 때 (삼성가) 강아지들이 너무 예뻐서 제가 이재용 부회장과 잘 놀았는데 고인께서 저희에게 강아지 두 마리, 진돗개 두 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등도 이날 이 회장을 찾았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과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도 함께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절친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고인을 떠나보내니 저도 충격이고 힘들다”며 “지금 들으실 순 없지만 고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추모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홍구 천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한때 ‘삼성 저격수’로 꼽혔던 박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한 고인의 통찰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재벌 개혁은 잊혀서는 안 되는 화두이며 재벌 개혁이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은 28일 오전 진행된다. 삼성 측은 현재 발인 시간과 장례 절차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 않다. 재계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반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진행하고 발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내에서 비공개로 영결식을 마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가가 가짜뉴스 여부 판단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

    “국가가 가짜뉴스 여부 판단하는 건 매우 위험한 발상”

    지성우 교수 “표현의 자유 심각한 침해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등 위헌적”발제자 한목소리로 “과잉 규제” 지적적극적 정정 보도 등 자정 노력도 강조“가짜뉴스 여부를 국가기관이 판단해 처벌한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타당한가’ 긴급 토론회에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단순 허위 사실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사례는 없다”며 “민주 정부가 이런 법을 제정하려는 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가 정부가 추진 중인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타당성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언론보도의 피해에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날 발제자들은 징벌적 손배제 도입이 과잉 규제라고 입을 모았다. 지 교수는 “언론을 처벌하는 법은 이미 매우 많다”면서 “우리나라는 영미권보다 표현의 자유 보장은 약하고 규제는 매우 강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등 위헌적 요소도 있다”고 주장한 지 교수는 “사법부가 실무적으로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강하고 명확하게 처벌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취재 활동 위축을 우려하면서 기자들의 자정 노력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재 언론중재위원회에 회부되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은 큰 위축감을 느낀다. 징벌적 손배제가 언론에 적용되면 제보에 대한 취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언론사 역시 적극적인 정정 보도와 반론 보도, 팩트체크 강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소비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찬성 의견을 밝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TF단장은 “오히려 건강한 언론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노 의원은 “1인 미디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가짜뉴스가 차고 넘쳐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생산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피해 구제와 처벌을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토론회에선 가짜뉴스 처벌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법안에 따르면 유튜버나 비영리 언론 등은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위자료 금액 현실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미국서 삼성 제품 자랑했다”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박찬호 “미국서 삼성 제품 자랑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 사흘째인 27일 ‘재계 거인’의 마지막길에 꽃을 놓으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은 정·재계뿐 아니라 이 회장이 생전 애정을 품고 후원한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찾아 깊은 애도를 전했다. 서울삼성병원 빈소를 찾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아버님을 잃은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와 아내 윤정희씨는 이 회장과 종종 부부동반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는 각각 2000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부친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며 만든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인연이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박찬호 선수의 방문도 눈길을 끌었다. 박 선수는 “이재용 부회장와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인연이 있다”며 “(빈소에서 이 부회장과) 옛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고인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미국 진출 초창기부터 LA다저스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가 삼성 제품이어서 동료 선수들에게 그걸 자랑했었다”고 회고했다.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30분쯤 이날 첫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20여분간 빈소에 머물다 나온 구 회장은 취재진에게 “고인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며 “재계의 큰 어르신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범 LG 가의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삼성 일가와 LG가는 사돈 관계다. LG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누나 이숙희 여사가 1957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황각규 롯데 이사회 의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두 차례 발걸음했다. 조 회장은 “어릴 때 한남동 자택에서 살 때 (삼성가) 강아지들이 너무 예뻐서 제가 이재용 부회장과 잘 놀았는데 고인께서 저희에게 강아지 두 마리, 진돗개 두 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등도 이날 이 회장을 찾았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과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도 함께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절친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고인을 떠나보내니 저도 충격이고 힘들다”며 “지금 들으실 순 없지만 고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추모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홍구 천 국무총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한때 ‘삼성 저격수’로 꼽혔던 박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한 고인의 통찰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재벌 개혁은 잊혀서는 안 되는 화두이며 재벌 개혁이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은 28일 오전 진행된다. 삼성 측은 현재 발인 시간과 장례 절차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 않다. 재계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반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진행하고 발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내에서 비공개로 영결식을 마칠 예정이다.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스트코로나 시대 화두는 안전…‘안전한 도시 서울’ 브랜딩 기회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화두는 안전…‘안전한 도시 서울’ 브랜딩 기회로”

    과거 도시 브랜드 정책, 내부 위주 규정코로나로 얻은 안전한 이미지 다시 부각유행병 없는 서울, 장기적 트렌드로 홍보 내일 ‘新글로벌 시대 도시 리더십’ 강연“서울시민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 지각하지 못했지만, ‘안전한 도시 서울’이라는 개념은 잘 숨겨진 보석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된 지금이 서울의 브랜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새로운 기회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가 지난 23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화 움직임 및 서울의 도시 브랜딩 전략에 대한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여러분이 찾고 있는 모든 것은 밖이 아니라 여러분에 안에 있다. 다만 그중에서도 외부에서 궁금한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존 서울의 도시브랜드 정책은 “세계가 서울에 기대하는 것을 묻지 않고 서울 내부에 의해서만 규정돼왔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서울의 브랜드 ‘아이서울유’(I SEOUL U)에 대해 “만약 서울이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가졌다면 이름 자체가 부가가치를 줄 수 있겠지만, 아직 그 단계에 이르기 전인 만큼 명확한 메시지를 주기 어렵다”고 평했다. 또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도시 홍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편에 관해서도 “재밌고 역동적이지만 아직 서울을 모르는 외국인 혹은 고령의 시청자에게는 도시와 이미지를 연관 짓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외려 코로나19 사태를 직면하며 서울이 갖게 된 새로운 위상에 주목했다. 그는 “서울은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늘 안전한 도시였고,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하는 등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안전, 각종 공격·질병·사람으로부터의 안전, 더 나아가 누가 언제 방문해도 안전한 도시라는 것이 서울이 이미 가지고 있었으나,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의 일시적인 홍보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서울의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정치·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가 도래하겠지만 그 와중에도 유행병의 영향을 받지 않을 장기적인 트렌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 본성과 세계 경제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또 감염병과의 전쟁은 국경을 넘나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계화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도시 브랜딩 정책도 일관성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고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28일 오후 2시~6시 ‘신(新)글로벌 시대의 도시 리더십’을 주제로 서울시가 개최하는 ‘제5회 서울브랜드 글로벌 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해 ‘위기 속 신 글로벌 사회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실시간 온라인으로 생중계돼 누구나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소르망 교수 외에도 김유경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국가브랜드 전문가 사이먼 안홀트,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강단에 선다. 한편 한류엑스포 등에 참석해 국내와도 인연이 깊은 소르망 교수는 ‘진보와 그의 적들’, ‘중국이라는 거짓말’,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 등 수많은 저서를 집필해 프랑스의 살아 있는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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