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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방탄법” vs “노동자 권리보장”… ‘노란봉투법’ 난타전

    “노조 방탄법” vs “노동자 권리보장”… ‘노란봉투법’ 난타전

    “쟁의의 상시화로 현장 혼란이 우려된다.” vs “사측의 손해배상이 교묘해지고 있다.”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 등으로 촉발된 일명 ‘노란봉투법’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정기국회 입법과제 중 하나로 노란봉투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 및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불법파업·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대우조선해양과 하이트진로의 불법 파업에 따른 근로 손실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헌법상 사유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주환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노조 방탄법’이자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사측의 무분별한 손배소 문제를 거론했다. 윤 의원은 “현장 안전에 위험이 확인되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고, 불리한 처벌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노동청과 산업안전공단의 시정 조치가 있었음에도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노조 간부들에 대해 손배를 제기하는 등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대한 증인 심문에서 “손배액 산정 문제를 차치하고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노조와 간부에 대한 징벌 취지의 손배는 취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노동조합법 일부 조항을 건드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입법적 해결보다 손배의 악의적 시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를 적용하는 등 해석적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집단지성은 허황한 꿈인가/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집단지성은 허황한 꿈인가/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지난달 한일포럼에서 한 일본인 학자가 한국은 제대로 된 민주국가가 아니라고 지적해 화가 치밀었다. 대통령도 탄핵하고 매일 시위만 하는 나라라고 비아냥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결핍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과잉이라고 맞받아쳤다. 정권교체도 잘 안 일어나는 일본의 민주주의도 되돌아보라고 한마디 더 보탰다. 포럼이 끝나고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는 자랑스러울 만큼 정말 잘 운영되고 있는가 생각해 봤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성숙한 민주국가군에 들어간 것은 맞는데, 여전히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심한 구석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권력정치의 대가였던 마키아벨리는 모름지기 성숙한 정치를 위해 정치변동에 대한 능숙한 대처능력과 사리를 분별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정치에는 사리분별력이 보이지 않는다. 서로 당파의 이익만 앞세우면서 정쟁과 발목잡기에 밤새는 줄 모른다. 상대방을 상처 내기 위해서는 작은 일도 침소봉대해 공격 재료로 쓴다. 외교를 논하는 데 국익과 전략 논쟁은 사라지고 비속어 논란만 무성하다. 마치 조선시대 당파 싸움을 위해 예송논쟁에 휘말렸던 일들이 머리를 스쳐 간다. 먹거리와 직장 걱정 없는 정치인들이야 여유롭게 논쟁만 벌여도 되겠지만, 세상 살기 힘든 국민들의 민생은 누가 돌볼 것인가? 국가 전략을 어떻게 짜고, 국가 인재 활용을 위한 인력 배치는 어떻게 하며, 민생과 국익을 위해 예산은 어떻게 쓰여져야 하는지 논쟁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내편 네편 갈라서서 정쟁에 여념이 없다. ‘정치만 없으면 살 만할 텐데’라는 사람들의 농담에 뼈가 있는 것 같다. 합리적 토론과 상식적인 합의 도출, 적정한 도를 지키는 배려와 양보가 사라진 정치는 명분 없는 저잣거리 패싸움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민생과 국익이라는 말을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었으면 한다. 교과서적 의미에서의 민주주의 작동의 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도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대의민주주의는 크게 세 가지의 보완과 조정 장치에 의해 잘 움직일 것으로 믿어져 왔다. 첫째는 중산층이다. 두툼한 중산층을 길러 내는 것이 건전한 민주주의의 담보였는데, 요즘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포퓰리즘에 매몰돼 중산층을 두텁게 하자는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둘째, 중도층이다.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에만 맡겨 두면 중용과 균형을 잃기 때문에 중도층이 양측의 균형을 잡아 주어야 한다고 믿었는데, 요즘은 보수와 진보가 세몰이에 나서면서 중도는 설 자리를 잃었다. 종족주의적 소통(tribal communication)에 익숙해진 유권자들도 어느 한편에 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커졌다. 패거리와 팬덤정치에 줄을 안 서면 중도가 아니라 국외자가 되는 세상이다. 셋째, 중간집단이다. 정부와 흩어진 개인 사이에 잘 조직된 중간집단들이 이익을 대표해 주고 분산된 의견을 조율해 전달하는 기능이 있어야 대의정치가 보완된다. 그런데 시민사회와 노조, 이익단체들이 모두 자기 이익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다 보니 대의명분 없는 억지 주장들만 들려온다. 공동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재 구축보다는 자기들만을 위한 사유재의 확장에 골몰한다. 그러다 보니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지키기 위한 정치는 온데간데없다. 권력과 정치인들을 견제해야 할 언론들마저 패거리 정치에 함께 휩쓸리고 때로는 정치인들보다 앞장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사리분별을 가려 신중하게 행동하고 중간층, 중도층, 중간집단을 키워 가는 집단지성의 도출을 정치권에 바라는 것은 허황된 꿈이어야 하나.
  • “욕했잖느냐…국민도 귀 있어” 이재명, ‘尹비속어 논란’ 직격

    “욕했잖느냐…국민도 귀 있어” 이재명, ‘尹비속어 논란’ 직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으냐. 욕 했지 않느냐. 적절하지 않은 말 했잖느냐”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의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다.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잘못했다고 해야지,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고도 비판했다.그러면서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다르다’고 해야 말이 되는 것 아니냐”며 “나는 기억 못하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이냐. 국민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대체 뭐로 아는 것이냐”며 “국민의힘이 이런 식으로 계속 국민을 기만하고, 반민주적 행태를 보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야말로 비정상이 정상인 사회로 정치도 가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논란이라기보다는,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면서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 박진 “외교참사 동의 못해”...野 “尹, 박진 해임건의안 수용해야”

    박진 “외교참사 동의 못해”...野 “尹, 박진 해임건의안 수용해야”

    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야당에서는 이번 대통령 순방이 ‘외교참사’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수용을 압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전날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우리 국익, 국격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야당의 질책은 그런 국익외교를 더욱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소회가 있고 마음이 괴롭고 속이 상한다. 그렇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것을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서 대한민국의 국익외교를 위해서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전날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있었다”면서도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간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 및 가결에 반발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고 외교장관의 사과, 참모의 인사 조처를 하면 민주당은 해임 건의안을 철회해달라는 김 의장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중재를 일거에 거부한 것은 윤 대통령”이라며 “이런 국회의장을 대상으로 사퇴 건의안을 낸다며 적반하장식의 협박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직접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으냐. 욕 했지 않느냐”며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다.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서인·노론에 맞선 남인들의 총본산… 사도세자 신원 등 영남만인소 주도 [이동구의 서원 산책]

    서인·노론에 맞선 남인들의 총본산… 사도세자 신원 등 영남만인소 주도 [이동구의 서원 산책]

    ‘왕권중심 개혁 정치’ 이언적 기려 작고 소박하게… 절제의 미학 구현 ‘전학후묘’ 서원 배치 전형 보여줘 삼국사기 등 고서 유물 최다 보유 수요일마다 주민들 한학 수업 진행 경북 포항에서 영천 방향으로 국도를 따라 가면 경주시 안강읍 주변에 ‘양동민속마을’이 있다. 성리학자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 선생을 배출한 여주 이씨와 경주 손씨 양성이 서로 협동하고 경쟁하며 600여년의 역사를 이어 온 마을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이곳에서 영천 방향으로 8㎞쯤 떨어진 곳에는 2019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옥산서원이 있다. 사회의 온갖 비리들은 왕권 중심의 정치를 통해서 개혁될 수 있다고 믿었던 회재 선생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한때 평야로도 불렸던 경주 안강뜰의 서쪽 자옥산(紫玉山) 아랫마을에 위치한 옥산서원은 서인 또는 노론정권에 대항하는 남인의 총본산으로서 경주권 내 유림을 조직, 동원하는 위치로 그 영향력을 증대했다.1610년(광해군 2년)에는 제향자 이언적이 동방5현으로 문묘에 종사되면서 이황을 배향하는 도산서원과 함께 영남 남인을 대표하는 서원으로 인식됐다. 옥산서원의 유림들은 노론인사 송시열(宋時烈)의 문묘종사를 반대하는 영남유소(1736년 영조 12년), 사도세자의 신원을 청하는 두 차례의 영남만인소(1792년 정조 16년, 1855년 철종 6년)와 대원군의 서원 철폐를 반대하는 영남만인소(1871년·고종 8년) 등을 이끌었다. 1884년(고종 21년)에는 복제개혁에 반대하는 만인소를 주관하기도 했던 곳이다. ●독락당과 옥산서원 옥산서원은 이언적 사후 19년이 지난 1572년(선조 5년)에 건립됐다. 이언적이 어린 시절 공부와 독서를 했던 곳이자 1532년 김안로의 등용을 반대하다 정적들의 공격으로 파직되자 낙향해 독락당(獨樂堂)을 창건하고 약 5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이언적은 이곳에 머물면서 자연 경관을 좋아해 독락당 옆으로 흐르는 자계천 주변의 몇몇 바위를 징심대, 탁영대, 영귀대, 관어대, 세심대라 명명했고 많은 시를 남겼다. 특히 옥산서원 밖 북쪽 일대의 바위를 가리킨 세심대는 정조 임금이 이언적의 속대학혹문(續大學或問)의 서문을 내고 지방초시를 개최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바위에 새겨진 세심대와 용추라는 글씨는 이황이, 계정이라는 정자와 독락당의 현판은 당대의 명필인 한석봉과 아계 이산해(鵝溪 李山海)가 썼다. 옥산서원의 강당인 구인당의 편액은 1839년(헌종 5년) 추사 김정희가 썼다. 회재 선생 사후 19년이 지나 후학들에 의해 조성된 옥산서원은 독락당을 중심으로 각 건물이 조화롭게 배치되도록 했다. 서원의 출입문-누각-강학공간과 마당-강당-사당출입물-사당-사당 뒤쪽의 담장으로 이어지는 중심축에 건물이 배치됐다. 강당인 구인당을 비롯해 서원의 내삼문인 체인묘와 역락문, 누각인 무변루 등 앞쪽에는 강학공간을, 뒤쪽에는 제향공간을 형성해 전형적인 전학후묘의 배치를 하고 있다. 조선 서원 건물은 주변 건물보다 크거나 화려하지 않다. 절제되고 단아한 모습으로 조성돼 성리학적 세계관을 서원 건축물과 공간에 응축시켜 놓았다. 절제의 미학으로 표현되곤 한다. 특히 화려함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것을 꺼리고 대자연을 자기 안으로 수렴하며 제향자의 정신이 반영된 최소한의 규모로 소박하게 지어진 게 서원 건물의 특징이다. ●탄탄했던 서원 곳간 옥산서원은 제향자의 내외손, 향촌사림, 지방관의 상호 협조하에 설립돼 설립 초기부터 경제적 기반이 탄탄했다. 창건과 동시에 경주 읍민의 토지가 모아졌고 당시 청도, 경산 군수를 역임했던 이언적의 서손인 이준 등 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랐다. 서원 설립 초기 토지가 300여곡(1곡은 10두, 쌀 200석을 생산 가능한 토지)이나 됐다고 한다. 옥산서원의 전답 규모는 소수, 도산, 병산서원 등 영남의 대표적인 서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여타 사액을 받지 못한 서원들에 비해서는 월등하게 크다. 서원의 토지와 노비 확보는 서원경제의 양대 기반이었다. 옥산서원의 호구단자 등에 나타난 노비 소유 규모는 설립 초기 58명에서 1801년 153명으로 늘어났다. 또 중요한 것이 국가 또는 관료, 사림들에 의한 서책, 어염 등 각종 현물 공여이다. 옥산서원은 정기적으로 소금과 각종 물품을 수송하기 위한 선척(배)도 영일, 장기, 흥해 등지에 여러 척 확보해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옥산서원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이지한 재무유사는 “현재도 서원 소유의 토지는 1만 2000여평에 달하나 실제 수입은 연간 1500만원 수준에 불과해 향사비로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말했다.옥산서원은 현존 서원 가운데 가장 많은 고문서, 필사본, 고서 등을 소장하고 있다. 이들 자료는 조선 중기 이후 서원과 향촌사회 연구에 귀중한 사료이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옥산서원이 소장한 고서는 총 943종 3977책으로 도선서원, 병산서원과 더불어 3000책 이상을 보유한 서원으로 꼽힌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보물 제525호)를 비롯해 동국이상국전집 등 다수의 귀중본이 있다. 삼국사기는 출간 후 남아 있는 판본의 수가 매우 적다. 반면 옥산서원 소장의 삼국사기는 1512년(중종 7년)에 경주에서 간행한 것으로 50권 9책의 완질이 남아 있다. 옥산서원에서 1862년(철종 13년) 5월에 작성한 ‘서책현재도록’에는 서원의 서책이 서원문 밖으로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관리자가 책을 열람한 사람과 날짜, 책명 등을 기록한 후 직접 돌려받도록 했고, 책을 잃어버리면 반드시 다른 것을 구해 놓도록 했다. 이 같은 각별한 장서 관리가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많은 장서가 전승될 수 있었다. 후손들은 “아직도 제대로 조사·연구되지 않은 유물들이 많다며 실제 남아 있는 고서는 6000여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서원의 장서들을 제대로 보관하기 위해 1972년 회재의 후손들이 뜻을 모아 청분각을 건립해 유물을 보관했으나 충분치 못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9년 ‘옥산서원유물전시관’을 새로 지어 유물의 훼손 방지, 도난 및 화재 예방 조치와 함께 일반인들의 열람이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전시관은 40여평 남짓한 소규모에 불과해 대부분의 고서와 유물들은 수장고에 보관해 둔 상태다. 이지성 옥산서원 운영위원장은 “각종 고문서와 소중한 자료들이 비좁은 수장고에 보관만 된 채 제대로 연구가 되고 있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전문 학예사 파견을 비롯해 체계적이고 활발한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교육관 설립 주변 환경 정비가 숙원 옥산서원은 매주 수요일이면 책 읽는 소리가 4시간여 동안 계속된다. 지역민 30여명이 서원 강당인 구인당(求仁堂) 마루에서 한학을 배운다. 5월에서 10월 초까지 가능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강의와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원 측은 현재 문화재청과 경주시, 경북도 등과 함께 교육관 설립을 추진 중이나 진척은 더디다. 이 운영위원장은 “메타버스 등 인공지능과 인터넷 등을 활용한 유학의 인성교육 등을 구상하고 있으나 서원의 능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문화·교육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서원 주변의 환경과 자연경관 훼손도 걱정이다. 자계천이 흐르는 옥산서원 주변은 경치가 좋고 계곡물도 맑으니 여름철이면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이들로 인해 세심대, 탁영대 등 서원의 역사를 품고 있는 바위를 비롯한 자연 경관의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서원 관리를 위해 파견된 이지현 경주시 주무관은 “환경오염 방지와 서원 주변 경관 보존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서원이 요구하는 서원 관람 유료화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2년 만의 복귀… 정현 웃었다

    2년 만의 복귀… 정현 웃었다

    정현(25)-권순우(24·당진시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8강에 진출했다. . 정현과 권순우는 28일 서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복식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멕시코)-트리트 휴이(필리핀) 조에 2-1(2-6 6-2 10-8) 역전승을 거뒀다. 2018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메이저 4강 신화를 일궈냈던 정현은 2년 만에 치른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정-권 조는 1세트를 2-6으로 기선을 뺏겼다. 그러나 2세트 들어 특유의 백핸드 등 경기 감각이 살아난 정현을 앞세운 둘은 2세트를 6-2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된 마지막 3세트는 8-8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막판 정현의 활약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7-7에서 강력한 서브 포인트로 8-7을 만들었고, 8-8에서는 네트 앞 발리를 성공시켜 9-8 매치포인트를 끌어낸 뒤 권순우는 랠리 끝에 상대 키를 넘기는 로브 샷으로 1시간 12분이 걸린 1회전 경기를 끝냈다. 정-권 조는 2회전에서 안드레 고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와 맞붙는다. 송민규(32·KDB산업은행)-남지성(29·세종시청)도 앞서 열린 복식 1회전에서 로버트 갤러웨이-앨릭스 로슨(이상 미국) 조를 2-1(3-6 6-3 11-9) 역전승으로 따돌리고 8강이 겨루는 2회전에 올랐다. 정현-권순우, 송민규-남지성 조가 모두 4강에 오르면 결승 길목에서 격돌한다.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24위의 4번 시드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가 자우메 무나르(스페인)를 2-0(7-5 6-4)으로 제압하고 8강에 선착했다.
  • 윤지성 “‘지가 뭔데 데뷔?’… 워너원 탈퇴시켜달라며 울었다”

    윤지성 “‘지가 뭔데 데뷔?’… 워너원 탈퇴시켜달라며 울었다”

    가수 윤지성(31)이 그룹 워너원 활동 당시 탈퇴하고 싶었던 심경을 고백했다. 27일 방송된 KBS2 ‘오케이? 오케이!’에서는 오케이힐러 윤지성이 고민이 털어놓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윤지성은 “힘든 게 있으면 혼자 감내하는 편이다. 제 얘기를 잘 못 하는데 큰 용기를 내서 말해보겠다”고 운을 떼면 자신의 사연을 털어놨다. 윤지성은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워너원 해산 후 지금까지 조롱의 대상이었다”며 “나이 많은 사람(당시 26세)이 데뷔를 했고, 그렇게 노래를 빼어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그렇게 잘생긴 것도 아니고, 춤을 그렇게 잘추는 것도 아닌 그런 애가 8등으로 데뷔를 하는 순간부터 ‘지가 뭔데 데뷔를 해?’(라는 일부 사람들의 조롱) 이게 해체하는 순간까지도 계속 이어졌다”고 토로했다.윤지성은 “평생 묻어두고 살려고 했는데”라며 팬인 척 다가와 180도 돌변한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일을 회상했다. 자신에게 팬이라며 다가왔던 사람이 인터넷에 ‘윤지성 XX, 팬이라고 하니까 좋다고 악수해주더라’고 글을 쓴 것을 보고 큰 상처를 받은 일이다. 윤지성은 “대표님을 찾아가서 워너원 탈퇴시켜달라고 그랬다. 울면서 빌었다”면서 “그래도 티를 내면 안 됐다. 나를 깎아내리는 말에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약해지는 모습을 팬들이 보면 슬퍼할 테니까”라고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은 “그런 상황에서는 화가 나는 게 맞다. 지성씨 입장에서는 이 상황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며 “‘내가’가 중요한 거다. ‘내가 노래를 사랑해, 그래서 나는 작곡을 해,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가 불러’라는 거다. 나의 가치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세형은 윤지성에게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제안했고, 윤지성은 “윤지성 안에 있는 윤지성아. 내가 열심히 너를 더 사랑할게”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오케이? 오케이!’ 는 고민이 있는 전국 방방곡곡의 사연자들을 찾아가 고민을 상담해 주는 12부작 힐링 토크 프로그램으로 이날 방송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 넘었다 권순우… 단식 1회전의 벽

    넘었다 권순우… 단식 1회전의 벽

    권순우(25·당진시청)가 26년 만에 국내에서 치러지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 16강에 올랐다. 권순우는 27일 서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ATP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정윤성(24·의정부시청)을 2-1(7-6<7-5> 6-7<3-7> 6-1)로 제압했다. 권순우는 16강에서 젠슨 브룩스비(미국)와 첫 대결을 펼친다. 1, 2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갈 만큼 둘의 격돌은 화끈했다. 권순우는 1년 후배인 정윤성을 맞아 고전했다. 나란히 자신들의 서브게임을 지켜가던 1세트부터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고, 5-5 동점에서 정윤성의 서브를 리턴 득점으로 성공해 세트 포인트를 만든 권순우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에서 득점을 지켜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게임 3-3에서 권순우가 정윤성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5-3까지 앞서다가 연달아 3게임을 내주고 5-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가까스로 두 번째 타이브레이크에 갔지만 결국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는 권순우가 초반 승기를 잡았다. 먼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낸 권순우는 이어진 정윤성의 서브게임 때 상대의 스트로크 범실과 공이 네트 위를 타고 떨어지는 행운 샷 등이 따르면서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게임 3-0까지 달아난 뒤 상대 게임을 ‘1’에 묶어 두고 2시간 10분여 만에 대회 2회전 진출을 확정했다. 권순우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였던 10월 파리바오픈 1회전 탈락부터 최근 ATP 26개 대회 연속 단식 본선 2회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예선 또는 본선 1, 2회전에서 졌다는 의미다. 29일 16강전을 이기면 지난해 9월 아스타나오픈 우승 이후 1년 만에 ATP 단식 본선 3회전에 오른다.남지성(29·세종시청)은 스티브 존슨(미국)에게 0-2(6-7<3-7> 4-6)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올해 코리아오픈 단식에 출전한 한국 선수 4명 가운데 권순우를 뺀 남지성, 정윤성, 홍성찬(세종시청)은 모두 1회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권순우는 28일 정현(26)과 한 조로 복식 1회전에도 나선다. 남지성 역시 송민규(32·KDB산업은행)와 같은 조로 복식에 출전한다.
  • 영등포구, 지하주택 침수방지시설 무료 설치…6억원 추가 확보

    영등포구, 지하주택 침수방지시설 무료 설치…6억원 추가 확보

    서울 영등포구는 집중호우로 인한 저지대 지하주택의 침수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예산 6억원을 추가 확보해 침수방지시설 무상 설치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기상이변으로 국지성 집중호우, 태풍 등이 잦아지면서 재난·재해의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영등포구는 시간당 110㎜ 이상 쏟아지는 전례 없는 집중 호우로 공장 및 상가 864곳이 침수되고 지하주택 등 침수피해 신고 접수가 6159건에 이르는 극심한 피해가 있었다. 이에 구는 지하주택 침수 피해를 사전 예방하고, 급증하는 침수방지시설 설치 수요에 대응하고자 당초 예산 2억원에서 신속하게 6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올해 관내 저지대 지하주택에는 역류방지시설 531개소, 물막이판 115개소가 설치됐으며, 긴급하게 확보한 예산 6억원을 투입해 역류방지시설 480개소, 물막이판 400개소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역류방지시설은 집중호우 시 하수관의 수위가 높아져 역류되는 것을 막는 장치다. 욕실, 싱크대, 세탁실 등 주택 내 배수시설에 부착된다. 노면수 유입을 막는 물막이판은 주로 주택 출입구나 지하계단 입구, 반지하주택 창문 등에 설치된다. 과거 침수 피해가 발생했거나 저지대 지하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세입자 신청 시에는 건물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신청을 희망하는 주민은 구청 치수과에 방문하거나 전화 접수하면 된다. 설치 공사비는 전액 무료이며, 설치 이후 유지관리 책임은 사용자에게 부여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힘써 안전한 영등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정윤성, 자력으로 ATP 투어 250시리즈 대회 본선행, 권순우와 1회전

    정윤성, 자력으로 ATP 투어 250시리즈 대회 본선행, 권순우와 1회전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403위에 불과힌 정윤성(24·의정부시청)이 자력으로 생애 첫 ATP 투어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정윤성은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 열린 ATP 투어 코리아오픈 예선 결승에서 모치즈키 신타로(19·일본)를 2-0(7-5 6-4)으로 돌려세우고 28명이 나서는 본선 한 자리를 꿰찼다. 정윤성은 본선 1회전에서 이 대회 권순우(25·당진시청)와 맞붙는다. 당초 권순우의 1회전 상대는 브랜던 나카시마(미국)였지만 샌디에이고오픈 결승에 오른 나카시마가 이날 출전을 포기하면서 정윤성이 권순우를 상대하게 됐다. 둘의 상대 전적은 정윤성이 2승1패로 앞선다, 정윤성이 합류하면서 KAL컵 이후 한국에서 26년 만에 부활한 ATP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단식과 복식을 합쳐 권순우와 정현(26·한국체대), 남지성(29·세종시청)과 홍성찬(25·명지대), 복식에서 남지성과 호흡을 맞출 송민규(30·KDB산업은행)를 포함해 모두 6명이 됐다.그러나 자력으로 본선 진출권을 얻은 선수는 74위(9월 12일 기준)의 세계랭킹으로 자동 출전한 권순우와 이날 예선을 통과한 정윤성, 둘 뿐이다. 나머지 4명은 와일드카드다. 단식에는 권순우와 정윤성, 남지성, 홍성찬 등 네 명이 나선다. 정윤성을 챌린지 대회에서 맞서본 적이 있는 모치즈키와 두 달 만에 코트에서 격돌했다. 400여명이 관중이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2번 코트에서 열린 이날 예선에서 정윤성과 모치즈키는 각 5게임을 치르는 동안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각자의 서브게임을 지키며 5-5의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정윤성은 직후 모치즈키의 서브게임 듀스에서 다운더라인과 발리샷을 잇달아 터뜨리며 첫 브레이크를 신고해 승기를 잡았다. 게임 6-5로 앞선 자신의 게임에서는 포핸드를 깊숙히 찔러넣은 뒤 코트로 쇄도하는 모치즈키를 패싱샷으로 돌려세워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박빙의 긴장을 깨고 1세트를 가져온 뒤 정윤성은 두 번째 세트에서도 강력한 백핸드를 앞세워 팬들의 힘찬 응원을 등에 업고 1세트에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정윤성은 경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장이 됐지만 코트를 둘러싼 팬들이 응원이 힘이 됐다. 상대 분석도 잘 됐다. 본선에서도 실망시키지 않겠다”면서 (순우형과는 어릴 때부터 시합도 같이 나가본 친한 사이다. 더 배운다는 마음으로 맞선다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다. 순우형의 정교하고 세밀한 테니스와 파워풀한 제 테니스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머스크·잡스… 빅테크 키운 뿌리는 획일 아닌 ‘다양성’

    머스크·잡스… 빅테크 키운 뿌리는 획일 아닌 ‘다양성’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근본주의자 오사마 빈라덴을 필두로 한 알카에다의 테러는 3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내며 인류사를 뒤흔든 비극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은 충분히 9·11 테러 음모를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이집트 무바라크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이 항공기를 이용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미국에 사전 경고했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외무장관은 알카에다의 계획을 파키스탄 주재 미국 총영사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재를 모아 놓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왜 테러 예측에 실패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영국 저널리스트 매슈 사이드의 ‘다이버시티 파워’는 위기 상황일수록 다양성이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하며 다양성이 조직과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한 책이다.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때 ‘복제인간’처럼 비슷한 인재들끼리 모여 있으면 동종 선호의 함정에 빠진다.저자는 2001년 당시 CIA의 인재 대부분이 앵글로색슨 백인 남성에 개신교를 믿는 동질성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빈라덴이 1996년 한 동굴 흙바닥에서 남루한 옷차림과 가슴까지 내려온 턱수염을 내보이며 미국에 전쟁을 선포할 때 CIA 분석가들은 빈라덴과 그 부하들을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없는 오합지졸로 판단했다. 하지만 동굴과 허름한 옷이 이슬람교 선지자의 본보기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무슬림들은 그 메시지를 무시할 수 없었다. 동질 그룹은 과도한 자신감과 중대한 오류가 결합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개개인이 모두 똑똑하더라도 비슷한 인재들만 모여 있으면 ‘다른 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권위적 분위기가 조성돼 호미로 막을 재앙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비일비재하다. 성공적인 팀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미처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미처 찾아볼 생각도 하지 못한 데이터를 발견하며, 새로운 기회를 발굴한다. 다수의 여성 학자가 영장류 동물학계에 등장하고 나서야 암컷에 대한 풍부한 통찰이 가능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은 독일군 암호 해독을 위해 뛰어난 수학자뿐 아니라 십자말풀이를 남들보다 빨리 푸는 평범한 사무원까지 폭넓게 뽑아 성과를 냈다.저자는 에스티 로더, 헨리 포드, 일론 머스크, 월트 디즈니 등 미국 사회에 영향을 끼친 유명 기업가들이 이민자이거나 이민자 자녀라는 점에도 주목한다. 이민자들은 새로운 국가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고정불변인 부분을 보지 않고,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본다. 두 문화를 경험한 덕분에 아이디어를 결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스티브 잡스는 픽사 사옥을 디자인할 때 화장실을 건물 중앙의 넓은 공간에 만들었다. 사람들이 평상시 행동반경에서 나오게 이끌어 어울릴 수 있게 한 것으로 끼리끼리가 아닌 다양한 사람과 어울리고 소통하면 창의적 사고가 나온다는 뜻이다. 결국 인간의 영특함이 사회성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성이 영특함을 만들어 낸다. 집단지성을 구축하고, 인지 다양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현실에서 다양성을 일과 삶에 활용하도록 저자는 세 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무의식적 편견을 제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젊은 사람들로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협업에 성공하려면 타인의 정보를 빼내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의 통찰을 공유하는 ‘주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으로부터 다시 받을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다양성과 능력주의, 소수자 존중과 공정의 가치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펼쳐졌다. 뛰어난 인재 한 사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과 다양한 사람이 여러 의견을 주저 없이 나누고 큰 지혜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담은 이 책은 모두에게 획일적 시험을 강요하고 이를 통한 줄 세우기만을 공정한 인재 선발로 여기는 한국식 능력주의에 일침을 날리는 듯하다.
  • 한국수필가협회, 심포지엄 논설집 출간

    한국수필가협회, 심포지엄 논설집 출간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가 최근 41년째 개최하고 있는 ‘한국수필 국내 심포지엄’ 논설을 총 4권(사진)으로 묶어 출간했다. 지난해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 수필 대표작 선집을 출간한 데 이어 수필 문학의 발전을 위한 고심이 엿보이는 저작물로 주목된다. 이 책에는 1982년부터 올해까지 발표한 문인 126명의 논설이 담겼다. ‘한국 수필문학의 어제와 오늘 그 문학적 전개’란 대주제로 이어령, 장백일, 김열규, 김태길, 윤병로, 구인환, 정진권, 윤모촌, 오창익, 유종호, 윤재근, 임헌영, 유성호, 김성곤 등 국내 최고의 지성들이 한국 수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진단·예견하고 창작에 도움을 주고자 발제한 논문들이다. 최원현 수필가협회 이사장은 “미래 문학으로서의 수필 문학이 한국적 정서와 문화, 감성의 전통적 한국 문학인 ‘수필’(supil)로 새롭게 힘차게 태어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중국의 양심’ 칭화대 법대 교수…과한 방역 비판 직후 SNS 돌연 사라져

    ‘중국의 양심’ 칭화대 법대 교수…과한 방역 비판 직후 SNS 돌연 사라져

    얼굴만으로 다 되는 중국의 안면인식기술 상용화 남용과 과도한 제로코로나 방역 지침의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던 칭화대 법대 라오둥옌 교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돌연 삭제돼 논란이다. 라오둥옌 교수는 지난 2월과 5월 수차례에 걸쳐 ‘진실의 세계를 직시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방역을 이유로 한 중국 당국의 과도한 주민 감시 체제에 대한 비판을 가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안면인식기술을 남용한 개인 정보의 과도한 수집과 제로코로나 방역 지침으로 발생하고 있는 시민권 침해 부작용에 대한 문제점을 요약한 의견이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정부 당국의 제로코로나 지침과 과도한 탄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라오 교수의 SNS가 지난 17일 알 수 없는 이유로 삭제됐으며 18일 현재는 그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된 상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라오 교수는 지난 2016년 중국 인문사회부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청년 학자 1위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지침에 비판적인 그의 발언을 담은 SNS에 중국 당국이 날선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이 매체는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을 인용해 ‘라오 교수가 정부의 비위를 건드리며 시종일관 진실을 말해왔기 때문에 그의 SNS 계정이 강제로 삭제됐을 것’이라고 짐작했다.라오 교수가 게재한 뒤 삭제된 의견 중에는 ‘중국은 어디서나 중국 당국을 찬양하는 목소리만 넘쳐난다’면서 ‘하지만 그런 사회일수록 불안감은 오히려 사회 전반에 빠르게 번진다. 거짓된 정보 속에 갇혀 살고 있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월 말, 게재한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지적한 글에서는 ‘전 국민에게 전자팔찌를 채운 것과 같은 악효과를 낼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해당 글은 라오 교수의 SNS에 게재된 지 불과 2시간 만에 영문도 모른 채 돌연 삭제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라오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한 뒤 해임된 전 칭화대 법대 동료 교수 쉬장룬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방 언론에서는 라오 교수는 가리켜 ‘중국에 살아있는 마지막 지성’, ‘중국의 광적인 민족주의 하에 유일하게 깨어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해왔다. 한편, 라오 교수의 SNS가 삭제되자 일각에서는 그가 일명 ‘칠불강’(七不講)으로 불리는 중국에서는 절대로 논해서는 안 되는 7가지 금지 주제를 건드려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칠불강’은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직후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보편적 가치, 언론의 자유, 시민 사회, 시민 권리, 중국 공산당의 역사, 권력층 자산 계급, 사법부 독립 등에 대해서라면 신분을 불문하고 발언이 금지된 불가침 영역이다.   
  • 北피살 공무원 유족, 김정은에 서한 전달…“현장방문 통큰 허락” 요청

    北피살 공무원 유족, 김정은에 서한 전달…“현장방문 통큰 허락” 요청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족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조문단 파견과 진상 규명 협조, 유가족의 현장 방문을 허용해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고인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한 민족, 같은 동포로서 간청한다”며 “부디 동생의 죽음에 진상을 알 수 있는 조사와 제가 사고 현장을 방문할 수 있는 통 큰 허락을 부탁드린다. 사고 현장을 방문해 형으로서 쓰디쓴 소주 한잔이라도 마음을 담아 원한을 달래줄 시간을 만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판문점에서 당국자들과 유엔의 3자 공동 진상조사 만남을 통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김 위원장의 통 큰 배려가 시작됐으면 한다”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아픔보다, 화합하고 서로 소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이미 유감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지난 정부에서 월북 프레임을 씌워서 ‘동생이 잘못했다’고 발표했고, 지금은 북한이 잘못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성 있고 제대로 된 확실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비극이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이유없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고생해야 하는지 김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면서 “오는 22일 시신 없이 치러지는 장례식에 반드시 북한 조문단이 와야 한다. 그래야만 사과의 진정성이 생기고 그것을 계기로 남북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이씨의 기자회견에는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국민의힘 하태경·홍석준·황보승희 의원과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이 참석했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동참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씨와 함께 ‘동생의 죽음을 유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현장방문을 허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든 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주유엔 북한대표부에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직접 전달하려고 했으나 북한대표부 측이 거부함에 따라 우체통에 서한을 넣어 전달을 시도했다. 이씨는 17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만난다. 이씨는 웜비어 부부로부터 북한에 책임을 물을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듣고 그들과 연대해 동생의 사연을 국제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 6년만에 거리 나선 금융노조…총파업 참여율은 9.4%

    6년만에 거리 나선 금융노조…총파업 참여율은 9.4%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금융노조의 파업의 2016년 이후 6년 만이지만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파업 이유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적은 만큼 금융인들의 파업 참여율은 9.4%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산 이전 이슈가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전체 임직원의 47%가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16일 오전 9시부터 전면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 집결해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까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원들은 이날 ‘관치금융 철폐’ ‘공공기관 탄압 중단’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융노조가 파업을 진행함에 따라 이날 17개 은행 본점과 전산센터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은행별 파업 관련 동향과 전산 시스템의 정상 가동 여부를 점검하는 등 현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17개 은행의 파업 참여자 수는 약 9807명으로 파업참여율은 9.4%(전체 직원 대비) 수준이다.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하면 13.6% 정도다. IT인력만 놓고 보면 참여율은 8.6%로 전체 직원 대비 낮은 편이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파업 참여율은 0.8%로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의 파업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산은의 경우 부산 이전으로 노사가 대립하고 있어 전체 조합원의 78% 가량인 약 16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기업들만 골병난다’라는 문구가 적히 노란색 조끼를 입고 ‘무논리·무계획·무지성 국책은행 지방이전 멈춰!’ 등의 플래카드를 든 채 행진에 나섰다. 금융노조는 앞서 지난달 19일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의 파업 예고 이후 지금까지 금융노조와 사 측(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은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에선 공식적으로 임금인상률을 5.2%, 사측은 2.4%를 제안한 상태다. 노조는 이밖에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과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다룰 내용이 아니다”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은 “모든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영업점 전산망 등 전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면서 “은행의 모든 영업점이 정상 영업 중으로 특이 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최근 역대급 폭우와 태풍이 이어지면서 그 원인으로 지목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사실 인류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수한 대책을 구상해 왔다. 예컨대 미국의 지구공학계에선 화산 폭발로 성층권(고도 10~50㎞)에 이산화황이 쌓이면 황산 분자가 태양광을 산란시켜 기온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항공기에 20t가량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 상공에 살포하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이 줄어들어 기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도 지구를 식히는 데 인간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2015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신작 ‘화이트 스카이’에서 이처럼 지구의 위기를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조명한다.하지만 저자는 오만한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인류에게 경고한다. 우선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인 탄산칼슘이나 황산염을 살포하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다시 땅에 떨어지므로 계속 보충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하던 작업을 갑작스레 중단한다면 지구는 거대한 오븐의 문을 연 것같이 다시 급격한 온도 상승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 더 많은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할수록 하늘은 흰색으로 변해 더는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은 끝이 없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제거를 위해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든지 올림픽 수영경기장 크기의 구덩이 1000만곳에 나무를 묻어 탄소를 격리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약 900만㎢의 면적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구덩이 1000만곳을 파려면 200만명의 인력과 20만대에 달하는 중장비로 1년 동안 작업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던 1950~60년대에는 인간의 편의에 따라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 나오기도 했다. 소련 과학자 표트르 보리소프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을 가로지르는 댐을 건설해 북극의 만년설을 녹이자고 제안했다. 북극해에서 차가운 물을 끌어올려 베링해에 쏟아 내면 북대서양의 따뜻한 물이 그 자리에 유입돼 극지방의 겨울이 따뜻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인류의 편의대로 기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오만한 태도다. 저자는 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호기롭게 덤볐다가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재앙을 일으킨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기도 한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FWS)이 1963년 수생 잡초를 억제하고자 아시아 잉어를 도입했는데, 이들이 토종 물고기를 압도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했다. 미국 시카고 운하에서는 강 수역을 넘나드는 외래 어류의 오대호 유입을 차단하려고 전기 장벽을 가동했다.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멸종위기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를 만들어 원서식지를 재현하는 모습에서는 생물 다양성을 지키려는 처절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하나의 생태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에 비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라고 탄식한다. 영국 환경운동가 폴 킹스노스는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라고 말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가 제시한 의견들은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애초에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는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미친 것처럼 보이는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라도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닌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면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되묻는다. 이제 인류는 산업화 이전 기후로 돌아갈 수 없고 하얀 하늘 아래서 살 것을 준비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진 않지만 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 “강제북송 청년 이름은 97년생 우범선·96년생 김현욱”

    “강제북송 청년 이름은 97년생 우범선·96년생 김현욱”

    北인권 국제의원연맹 한국대표단, 이름 공개북한인권 국제의원연맹(IPCNKR) 한국대표단이 2019년 11월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된 북한 어민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하태경·지성호·홍석준·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등 한국대표단은 14일(현지시간)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며 북송을 거부했던 검은 점퍼 청년의 이름은 우범선”이라고 신원을 공개했다. 또 “우씨는 1997년생으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삶에 대한 의지를 빼앗긴 채 북송된 두 번째 청년의 이름은 김현욱”이라며 “파란 점퍼를 입었던 김씨 역시 청진 출신이며 1996년생”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표단은 15일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개최하는 제18차 IPCNKR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 방미단에는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씨 형인 이래진씨도 포함됐다. 이씨는 IPCNKR 총회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우즈라 제야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은 한국대표단에 “북한이 유족에게 상세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하 의원이 전했다. 또 탈북선원 강제 북송과 관련해서는 유엔군 사령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제야 차관과의 면담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야 차관은 탈북선원 강제북송 관련해 현재 미국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며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송환이 강제로 이뤄져선 안 된다는 것이 국제법이자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한양대, ‘제10회 현대차그룹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대상

    한양대, ‘제10회 현대차그룹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대상

    한양대는 본교 연극영화학과가 지난 6일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제10회 현대차그룹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연극 부문 대상과 창작예술상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대회는 전국 34개 대학 48개 팀 16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해 약 6개월간 예선을 치른 뒤 최종 11개 팀(연극 5개팀·뮤지컬 6개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오른 11개 팀은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2주간 대학로 서경대 공연예술센터에서 경연을 펼쳤다. 한양대는 연극 ‘무지성의 집단지성 – 회사원 이야기’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해당 작품은 연극부문 중 유일한 창작 작품으로 재학생이 직접 창작·연출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한양대 측의 설명이다. 연극영화학과는 상금으로 받은 700만원을 학과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 [포토] 北, 태풍 ‘무이파’ 주시하며 대책 마련 촉구…“국지성 폭우 예상”

    [포토] 北, 태풍 ‘무이파’ 주시하며 대책 마련 촉구…“국지성 폭우 예상”

    14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1천300㎞ 해상에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난마돌은 이날 오전 9시 오키나와 동남동쪽 1천370㎞ 해상으로 이동했다. 이후 북서진하면서 19일 오전 가고시마 서쪽 280㎞ 해상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12호 태풍 ‘무이파’의 북상을 주시하며 폭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영상] “여긴 우리땅!” 우크라軍 파죽지세…러軍은 강제 징집설

    [영상] “여긴 우리땅!” 우크라軍 파죽지세…러軍은 강제 징집설

    개전 203일째인 1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도네츠크와 남부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전황 보고에서 러시아군이 여전히 도네츠크 완전 점령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 스피르네와 마요르스크, 남부 헤르손 오드라디우카, 동남부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주 베셀레 돌리나 등 8개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무지성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밝혔다. 특히 미사일 부대와 포병 부대는 러시아군의 대대급 지휘통제소 9곳과 주둔지 3곳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정확한 손실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러시아군이 매일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으며, 병력 보충을 위해 모스크바 남부 툴라에서 죄수들을 상대로 징집에 나섰다고 전했다.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3개월 복무 대가로 전과 기록을 삭제해주겠다며 흉악범들을 꾀어내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가 많지 않고 이미 모집된 병력도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가 많다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주장했다.특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주 호를리우카에서 강제 징집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8월 19일까지 6000명 징집 명령이 떨어져 성인 남성에 대한 수색과 체포가 잇따랐고, 그에 따른 호를리우카 주민 불만도 고조됐다는 게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런 방식의 징집이야말로 러시아군의 허점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에서는 일부 러시아 병사들이 군복을 벗고 무기를 버린 뒤 민간인으로 위장해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남은 러시아 병사들이 집단 투항을 하면서 개전 이래 기록적인 수의 포로가 붙잡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軍, 병력 재정비 대책 마련 부심 중"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적군은 여러 방향에서 우리 군의 진격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항공 정찰을 시행하며 병력 재정비 대책 마련을 부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러시아군의 공격 위험이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4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하르키우주 하르키우와 로조바야, 도네츠크주 세베르스크와 바흐무트, 루한스크주 빌로호리우카 등지에서 최소 33개의 사회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민간인과 사회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군 공격이 국제법과 전쟁 관행에 모두 어긋나는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또 남부 헤르손주 차플린카를 점령 중인 러시아군이 주민을 내쫓고 민가를 빼앗았다고 고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국토는 하루 사이 2000㎢가 또 늘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영토가 8000㎢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명분으로 내걸었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반격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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