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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성의 샘」,「세계철학시리즈」 1차 3권 내

    ◎“이·북유럽·남미의 철학을 맛보자”/르네상스의 인문·가치철학·인디오사상 등/독·영·미 위주 편협한 시각 바로잡는 계기 우리 학계의 병폐인 지적 편식증상은 철학분야라고 예외가 아니다.독일 관념철학 일색이던 일제치하에서 벗어난지 50여년.그러나 우리 철학계는 아직도 독일과 영미계통의 철학에 극도로 편중된,학문적 미숙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철학」(이광래 엮음),「스칸디나비아 철학」(요하네스 슬뢰크 등 지음),「라틴 아메리카 철학」(해럴드 유진 데이비스 지음) 등 1차분 3권이 나온 「세계의 철학 시리즈」(지성의 샘 펴냄)는 그동안 우리 철학계에서 소외돼온 이들 지역 철학에 대한 본격 소개서란 점에서 주목된다. 1권 「이탈리아 철학」에서는 르네상스 인문주의를 대표하는 페트라르카,진리는 정신에 의해 창조된다고 강조한 비코,세속종교를 위해 휴머니즘 철학을 펼친 크로체,현대의 대표적인 미학자이자 기호학자인 에코 등 인물을 통해 이탈리아 철학사상의 어제와 오늘을 살핀다.또 2권 「스칸디나비아철학」에서는 키에르케고르 실존주의 사상의 의의를 고찰하며 회프딩의 가치철학,해거스트룀의 존재론,닐스 보어의 사상 등을 소개한다.마지막 3권 「라틴아메리카 철학」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중남미 철학사로 1·2권이 인물위주인 데 비해 사조중심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피정복민인 인디오의 전통사상에서부터 18세기의 계몽사상,뉴턴의 우주론과 데카르트의 합리주의,19세기의 낭만적·혁명적 자유주의,화이트헤드의 생기론과 과학적 유기체론에 이르기까지 라틴아메리카와 관련된 사조가 망라돼 있다. 한편 지성의 샘은 「아프리카 철학」 「러시아 철학」 「동구권 철학」 「중동 철학」 등도 내년 봄까지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 한총련의 복선 경계한다(사설)

    한총련이 4일 그들의 「통일투쟁」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실패했음을 공식선언하고 앞으로 어떤 폭력사용도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그러나 우리는 이 선언과 약속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총련이 그동안 저지른 범법과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순수한 고백이 아니라 이 집단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결의를 희석시켜 보려는 속셈과 극도로 악화된 국민의 지탄을 호도해보려는 속임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을 누군가가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공안당국의 입장은 우리의 순수한 통일열정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경찰청의 중간수사결과 한총련은 북한당국의 조종아래 대남혁명을 획책해온 좌경·이적단체임이 명백하게 드러났을 뿐아니라 폭력사태도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사전에 면밀히 계획되고 훈련된 것임이 밝혀졌다. 한총련이 진정으로 그들의 「통일투쟁」이 실패했음을 자인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겠다면 그 조직을 스스로 해체하는 것이 순서다.그리고 지하로 잠적한 한총련의 핵심간부들은 떳떳하게 자수,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운동의 본질과 방향을 새로운 시각에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대학당국·교수·학생은 지금까지의 학생운동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학생운동의 정립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한총련의 시대착오적인 이념투쟁으로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캠퍼스가 좌경세력의 기지가 되어버리는 한심한 사태는 이제 끝장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세대 사태에서 오도된 학생운동이 얼마나 끔직한 피해를 가져오는가를 똑똑히 목격했다.지금이야말로 학생운동이 새로운 변신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학생운동의 생명은 순수성과 자율성에 있다.이제부터라도 그것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합리적이고 순수한 학생운동이 대학가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일 작가 시오노 나나미 대하역사평설/「로마인이야기」제5권 나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하」로 제1부 완간/BC 49∼44년3월 카이사르의 로마개혁 다뤄/피살이후∼제정시대전 공화정시기 전모 조명 우리 사회 독서문화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는 일본작가 시오노 나나미(염야칠생·59)의 대하역사평설 「로마인 이야기」 제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하」(한길사)가 나왔다.이로써 지난해 10월 시리즈의 첫째권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를 선보인 이래 고급독자층을 사로잡아 온 「로마인 이야기」는 제1부가 완간됐다. 「로마인 이야기」를 비롯,「바다의 도시이야기」「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르네상스의 여인들」 등 국내에 번역·출간된 6종의 시오노 저작들은 모두 50만권이 팔려 나갔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주장.일종의 인문과학서라고도 할 「로마인 이야기」가 이렇게 광범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시오노의 역사서술 방법이 기존 역사책들과는 달리 재미와 교훈을 함께 추구하는 문학적 실용노선을 취하고 있어 새로운 독자층을 꾸준히 확보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풀이된다. 『지성으로서는 그리스인만 못하고,체력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에게 뒤지고,경제력으로는 카르타고인에게 뒤진 로마인.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째서 대문명권을 이루고 어떻게 이를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었을까』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로마인 이야기」시리즈는 2천년전 그리스인들의 원전을 1차자료로 해 쓰여졌지만 『역사같이 재미있는 오락은 없다』라는 저자의 지론이 반영된 듯 딱딱한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역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는 게 이 책의 강점이다. 이번에 나온 「로마인 이야기」 제5권은 기원전 49년 1월 12일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넌 직후부터 로마의 체제개혁을 주도하다 기원전 44년 3월 15일 『브루투스 너마저도』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죽은 5년여동안의 시기를 드라마틱하게 다룬다.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비록 카이사르는 암살당했지만 그후 로마의 역사는 그가 깔아놓은 역사의 궤도위를 달려나갔다.카이사르를 계승한 옥타비아누스의로마개선과 더불어 로마가 제정시대로 들어가는 기원전 30년까지 공화정 시기의 전모가 이 책에서 펼쳐진다.또 폼페이우스군의 완패로 끝나는 파르살로스회전,하츠나케스를 격파한 소아시아에서의 전투,북아프리카의 탑수스회전 등이 시오노 특유의 섬세하고 힘있는 필치로 묘사된다. 「로마인 이야기」 제4권과 5권에서 「역사상 예가 없는 대단한 사나이」 카이사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시오노는 불세출의 영웅으로서뿐 아니라 대문장가로서의 카이사르의 면모를 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히 「갈리아전쟁기」 「내란기」를 남긴 그의 문장에 대해 그는 『군더더기 없이 바로 본론으로 진입하는 간결함과 명석함,세련된 우아함이 압권』이라는 찬사를 바친다. 한편 한길사는 오는 2천6년까지 「로마인 이야기」시리즈 15권을 완간하고,시오노의 또다른 작품인 「체자레 보르지아 혹은 우아한 냉혹」 「전쟁 3부작」 등도 차례로 출간할 예정이다.
  • 특권의식을 버리자/김동익 새문안교회 목사(서울광장)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직중 20대 청년의 권총 저격을 받아 가슴에 총상을 입은 적이 있었다.당시 세계는 충격과 놀람속에 레이건이 입원한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당시 레이건의 주치의는 67세의 신경외과 의사인 다니엘 루기씨였다. 그때 주치의는 응급실 당직 의사에게 대통령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 왔을때와 똑같이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었다.당직 의사는 루기씨에게 누가 수술하면 좋겠느냐고 물었을때 주치의 루기씨는 그날 근무하는 당직 흉부외과 의사가 맡으라고 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는 문제가 제기되었을때 루기씨는 『만약 이 환자가 대통령이 아니고 일반 시민이라면 어떻게 하겠소? 그대로 하시오』라고 대답했다. 루기씨는 특별진료가 아닌 보편적이고 일상적 진료가 최선의 진료라는 신념을 가지고 환자를 대해 왔다고 한다.즉 특권의식이 배제된 정상적인 진료가 가장 좋은 진료라는 뜻이다.루기씨의 자세에 퍽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어디를 가도 특권의식이 만연되어 있다.정상적인 대우 보다는 특별한 대우받기를 원하고 그런 대우를 받아야만 위신이 서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교통위반을 해서 교통 순경에게 검문을 받게되면 운전면허증 보다는 다른 신분증을 내 보이면서 특별대우(?)를 받으려 한다. 관공서를 찾아갈때,극장표를 예약할때,물건을 살때,어디서든 정상적인 방법보다는 특별대우를 받으려 한다.그렇기 때문에 어디서나 줄서기를 싫어하고 마치 줄서는 것이 체면 손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이런 비정상적인 특권의식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선거때는 그토록 굽신거리던 후보들이 당선되면 목에 힘을 주고 특권을 누리려 하지 않는가! 어디 권력자들 뿐인가? 돈을 벌었거나 기술이나 지식을 가졌다고 어떤 명예나 직위를 갖게 되면 으레 특권의식부터 가지려는 현실이다. 최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선고가 있었다.충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반성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다. 『설마 나를 죽이겠느냐』는 특권의식이 앞서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의 사상가 에리히 프롬은 인간은 소유적인 존재가 아니고 기여적인 존재라고 했다.권력이나 세력,어떤 직위를 가지면 가진만큼 더 기여하고 살아야겠다는 의식이 보편화 되어야겠다. 특권의식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생활양식이다.한마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 결핍되어 있다. 8년전 우리나라는 올림픽 경기를 개최하였다.1988년 2월24일 수영만에서 요트 경기중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 로렌스 선수는 경기도중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싱가포르 선수를 구하다 꼴찌를 했다.심판위원회에서는 로렌스 선수의 스포츠 정신을 높이 평가하여 구조행위 직전의 순위를 인정해 은메달을 수여했다고 한다.여기에 올림픽정신이 깃들여 있다. 우리는 올림픽 대회를 바르셀로나에서나 금년 애틀랜타에서 보다 성공적으로 개최했을지 모르나 올림픽 정신을 심화시키지는 못했었다. 선거를 치를때마다 허탈감을 느낀다.당선되기 위해서는 공명선거는 안중에도 없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를 끝낸지 거의 반년이 되어도 부정선거 시비가 계속되고 불법선거비 지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불법 선거해서 당선된 사람들이 과연 국민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선량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부터 생긴다. 어디 선거뿐인가! 경제도 마찬가지다.재벌들은 더 배를 불리기 위해 중소기업이나 할 수 있는 작은 분야에까지 문어발 식으로 뻗치고 있지 않은가? 지성의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까지 부정입학 사례가 있고,건설회사들의 부실공사,날림공사가 계속되고 공무원들의 부정 또는 뇌물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어느면으로 보나 우리 사회 전체가 병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시련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민정부를 가동한지 3년이 지났다.앞으로 문민정부의 책임은 이 땅에 특권의식을 불식시키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정착시키는 것이다.그러할때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정의로운 사회를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직도 삐삐를 호출기로아십니까”/다양한 첨단부가서비스 속속등장

    ◎팩스사서함·일기예보·자동차시동은 기본/증권·프로야구 정보­은행입출금 통보 “척척” 무선호출(삐삐)사업자들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워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무선호출 부가서비스는 삐삐의 단순한 호출기능이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데다 이용료 또한 매우 저렴한 편이어서 품질을 차별화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날로 다양해지는 주요 무선호출 부가서비스를 알아본다. ▲증권정보서비스=삐삐 부가서비스 전용시스템에 전화를 걸어 음성안내에 따라 확인코자 하는 정보,예컨대 종합지수·총거래량·종목별 현재가·종목별 거래량·매수호가·등락폭·종가 등을 입력하면 20∼1백20분 주기로 1일 3회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팩스사서함서비스=이동중인 사람에게 팩스로 문서를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어떤 사람에게 문서정보를 보내고 싶은데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경우 팩스사서함에 전화를 걸어 문서를 보내 놓으면 팩스가 접수된 사실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의 삐삐로 알려 준다.삐삐를 통해 자신에게 팩스가 와 있음을 확인한 가입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팩스로 그 문서를 받아 볼 수 있다.외근 사원들의 경우 거래처에서 보내 온 문서를 외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PC사서함서비스=천리안·하이텔 등의 전자우편이나 편지원고 송신때 메일도착 사실을 삐삐를 통해 즉시 호출해 알려 준다.천리안의 경우 편지 내용을 근처의 팩스를 통해 알아 볼 있다.앞으로는 편지내용을 음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시동서비스=삐삐로 안방에서 밖에 있는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어컨과 히터도 켤수 있는 서비스.이용방법은 별도의 장치를 자동차에 설치하고 삐삐를 여기에 부착시켜 놓으면 된다.시동을 걸고 싶을 때 음성자동전화(ARS)에 전화를 걸고 음성안내에 다라 삐삐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해당번호(시동­1,에어컨가동­2,히터가동­3)를 누르면 된다. ▲일기에보 및 바이오리듬서비스=오늘과 내일의 일기예보를 아침 8∼9시 사이에 삐삐를 통해 알려준다.삐삐에 표시되는 정보는 비올 확률,최저온도,최고온도 순으로 나타난다.삐삐에 표시되는 바이오리듬은 신체리듬,감정리듬,지성리듬의 숫자로 표시된다. ▲프로야구정보서비스=프로야구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해 경기소식을 수시로 삐삐를 통해 알려준다.현재 진행중인 경기스코어,특정팀의 경기결과,전적 등을 통보해주며 한번 등록하면 20분 간격으로 5번까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약호출서비스=날짜·시간·전화번호 등을 부가서비스 전용시스템으로 전화를 걸어 음성안내방송에 다라 호출을 원하는 일자·시간을 입력하면 지정된 시간에 자동으로 호출해주는 서비스이다. ▲은행입출금통보서비스=자신의 은행계좌에서 돈이 빠지고 들어오는 상황을 삐삐로 알려주는 서비스.삐삐 액정표시판에 입출금 횟수와 금액이 표시된다.특정인으로부터 입금이 예정돼 있는 경우 은행창구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입금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특히 이동중에 은행계좌의 입출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현재는 조흥은행만 가능하다.
  • 「대통령 만들기」 92년 사단 몰락/민주 전대 이모저모

    ◎클린턴,호텔방 머물며 CCTV로 간접참관 ○…지난 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선거 참모진인 이른바 「클린턴 사단」이 4년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어 눈길.하나같이 젊은데다 튀는 개성에 지성까지 갖췄던 이들 선거 참모들은 지난번 대통령선거에서 강력한 추진력과 슬기로운 판단력으로 무명의 아칸소 주지사를 일약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 세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클린턴 사단」은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지난 92년과는 달리 클린턴 대통령만들기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이들은 현재 대부분 축출됐거나 자발적으로 사퇴했고 아니면 핵심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밀려나 있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의 초안을 21개나 작성한 폴 베갈라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텔레비전 해설자로 모습을 드러냈고 사상 처음 백악관 언론담당 비서로 기용됐다 사퇴한 디디 마이어스도 텔레비전 해설자로 변신.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3일째로 접어든 28일 밤 전당대회의장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이 빌 클린턴 대통령을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하자 대회장에 모인 대의원들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이번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인 후보지명 순간을 당사자인 클린턴 대통령은 시카고 시내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폐쇄회로 TV를 통해 간접 참관. 클린턴 대통령의 TV를 통한 참관 모습은 대회장의 대형 디지털화면에 가끔 중계되기도 했는데,그는 이때마다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승리를 다짐하기도.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시카고까지 오는 길에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5일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출발한 「21세기 특급열차」의 마지막 종착지인 인디애나주 미시간시티에서 헬리콥터편으로 시카고의 일리노이주립대학 운동장에 도착. 그는 앨 고어 부통령과 부인 힐러리 여사,딸 첼시아의 마중을 받고 일리노이 주민의 지지에 감사하는 즉석 연설. ○…첨단기업의 상징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총수들이 이번 미 대통령선거에서 클린턴 대통령을 밀기로 결정해주목. 클린턴의 민주당 정식후보지명 날짜인 28일을 맞춰 선거인단이 무려 54명이나 되는 캘리포니아주내 실리콘밸리의 최고경영자(CEO) 78명이 함께한 클린턴지지의사 표명은 미국 풍토에선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클린턴 약력 ▲생년월일:46년 8월19일 ▲출신지:아칸소주 리틀록 ▲학력:조지타운대 외교학과(68년) 영 옥스포드대(68∼70),예일대 법학박사(73년) ▲가족:부인 힐러리 로드햄과 1녀(첼시아) ▲종교:침례교 ▲경력:아칸소 주지사(79∼81,82∼93),아칸소주 법무장관(77∼79),아칸소주 변호사(81∼82),아칸소대 법학교수(73∼76)
  • 재계도 자유경제체제 지키기 나섰다/폭력시위학생 채용제한 배경

    ◎삶의 터전 직장·산업 보호필요 절감/취업후 악성 노조활동 가능성 차단 경제5단체가 정부의 폭력시위 엄단조치에 맞춰 폭력시위전과가 있는 학생에 대한 「채용제한」이라는 강수를 내놓았다. 경제5단체가 29일 내놓은 「최근 한총련사태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은 자유경제체제의 수호와 폭력시위의 근절을 위한 경제계의 강경대응책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재계는 그동안 사회참여기회차원에서 시위전력자에 대해서도 채용에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경제5단체의 이번 결의는 처음 있는 일인데다 그간 정치·사회적 문제에 언급을 자제해온 재계의 풍토에 비춰볼 때 다소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따라서 이같은 경제단체의 결의가 실행에 옮겨질 경우 채용방식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경제단체의 채용제한결의가 비교육적 발상에 근거한 근시안적 조치이며,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다.실제로 경제단체와 개별기업이 받아들이는 감은 다르다. A그룹 관계자는 『경제단체의 입장은 채용시 고려대상이 되겠지만 인력채용은 기업나름의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어서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B그룹 관계자도 『한동안 운동권학생에 대해서도 채용에 별불이익을 주지 않았다』며 『그러나 인력채용을 시위전력 여부만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그 기준도 애매할 수 있어 오히려 혼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경제5단체의 입장발표엔 정부 생각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C그룹 관계자는 『한총련사태가 있고 난 뒤 정부쪽에서 몇가지 요청이 있었다』며 『운동권학생의 채용제한과 함께 회사직원으로 하여금 시위현장인 연세대 교정을 둘러보게 하라는 권유가 있어 직원들이 다녀왔다』고 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한총련 학생의 주장이나 운동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경제5단체의 이번 조치는 시위학생의 선도나 교육적 차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일부 학생을 벼랑으로 내몲으로써 학생시위를 격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철회를촉구했다. □한총련사태 경제계 입장 전문 우리 경제계는 그간 우리의 선량한 절대다수의 학생이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헌신하고 학업에 정진,다가오는 21세기를 준비하는 동량으로 그 사명을 다해온 데 대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여왔다. 그러나 최근 이른바 한총련 학생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폭력사태는 국법질서를 근본으로부터 뒤흔들고 자유시장경제발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나라의 안정과 국가의 장래발전을 위해 이를 심히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이에 경제계는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수호,발전시키고 온 국민의 삶의 터전인 직장과 산업의 보호를 위해 최근 한총련사태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코자 한다. 1.경제계는 더 이상 국법질서를 파괴하는 반국가적·반지성적 학생시위가 있어서는 아니되겠다는 국민적 합의에 부응하여 앞으로 산업인력채용관리에 있어 시장경제체제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반국가적·폭력적인 학생시위와 관련된 사람의 채용은 신중을 기하기로 한다. 2.정부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시에 반하며 국가의 안전을 저해할 불온한 주장과 폭력적 행위를 일삼는 학생시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하여야 할 것이며 절대다수의 선량한 학생을 보호하고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3.학생은 모든 국민이 자신들을 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나갈 희망으로 여기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여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나 주의에 휩쓸리는 일이 없이 자중자애하여 학업에 정진,온 국민의 높은 기대와 여망에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1996년8월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 폭력시위학생 채용 제한/경제5단체 공동발표

    ◎한총련사태 자유경제 중대 위협 경제5단체는 최근 한총련사태와 관련,폭력적 시위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기업체 채용을 제한키로 하는 내용의 입장을 공동 발표했다.그러나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에서는 비교육적 조치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의 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최근 한총련 사태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발표문에서 『최근 한총련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 폭력사태는 국법질서를 근본으로부터 뒤흔들고 자유시장 경제발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5단체는 이어 『더 이상 국법질서를 파괴하는 반국가적·반지성적 학생시위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앞으로 산업인력 채용관리에 있어 시장경제 체제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반국가적·폭력적인 학생시위와 관련된 사람들의 채용에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신중을 기하겠다」는 표현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채용을 제한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경제5단체는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국가안전을 저해할 불온한 주장과 폭력적 행위를 일삼는 학생시위에 대해서는 법집행을 엄정히 해야 할 것』이라며 『절대 다수의 선량한 학생을 보호하고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학생들도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나 주의에 휩쓸리는 일이 없이 자중자애하여 학업에 정진,온국민의 기대와 여망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두번째 시집 「죽은 자를 위한 기도」 남진우씨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 예전보다 한층 강해져”/치연한 장면 연결 “한편의 괴기영화” 남진우씨의 두번째시집 「죽은 자를 위한 기도」가 9월초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다.문학평론가로 더 많은 글을 써온 남씨는 81년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하지만 90년에야 첫 시집 「깊은곳에 그물을」을 묶어낼 정도로 시를 아껴왔다. 역시 한참의 침묵끝에 나온 새 시집은 처연한 장면들이 그물코처럼 이어져 책전체가 한편의 괴기영화같다.가시돋친 육체,폐와 머리를 채우는 재들,피처럼 끈적거리는 검은 물 등의 이미지들은 쉬운 전망을 거절한 채 일제히 죽음을 향해 떨어져내리고 있다. 불온하다고 내쫓긴 죽음은 이 속에서 끊임없이 삶과 접선을 시도한다.(「목소리­심야통화」중) 죽은 이를 태운 검은 돛배가 간밤 우리의 잠자는 머리맡에 닻을 내린다고 해서 삶의 현실원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다만 바쁜(「증언」중) 삶의 심연에 눈뜬 이는 더이상 안주의 일상에 실려가지 못한다.공기조차 (「악몽연습」중)는 불모성을 통각하기 때문이다. 문학동네 기획실장으로 출근하랴,평론하랴 눈코뜰새 없지만 남씨에게는 소나기밥 먹듯 시가 폭발할 때가 있다.이번 시집도 2∼3년전 몇달간 집중적으로 몰아쓴 시들이 중심이 됐다.그는 이번 시집을 『탐미적 낭만주의에 기울었던 첫 시집에 비해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종말론적 상상력이 한층 강해졌다』고 문학평론가답게 조목조목 자평해 주었다.
  • 학교 불태우고 “집에 가고 싶다”니…/현승일 국민대총장 특별기고

    연세대학교의 본관 오른편 수목이 울창한 종합관 주변은 원래 평화와 진리와 낭만이 가득한 품위로운 장소다.이 대학에 종사하는 모든 이가 이곳을 사랑하고,이 대학을 거쳐간 동문·방문객들이 여기를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는 곳이기도 하다.그런데 이곳이 엉망진창으로 깨어진 폐허로 변했다. 점거 학생들이 진압된 다음날,나는 분명히 우리학교 학생들도 가담했을 피해의 이 대학에 대해 사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연대를 방문했고,이참에 피해현장을 둘러보게 되었다. 나보다 먼저 온 서강대의 박홍 총장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써놓은 낙서들을 수첩에 옮겨적고 있었다.박총장은 나에게 전단 한장을 보여주었는데,『팟쇼 앞잡이 박홍은 듣거라!너뿐 아니라 너의 처자까지 엄중히 처치할 것이다­무궁화 결사대­』라는 협박장이었다.나는 『박총장이 처자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지요』라고 농담을 했고 박총장은 껄껄 웃었다. 종합관으로 오르는 돌계단부터 마모되어 부스러졌고,집기와 돌무더기가 흩어진 복도와계단은 점거자가 불지른 여진이 가득히 남아 숨쉬기도 어려웠다.전쟁이 지나간 자리를 돌아보고 『불행중 다행이구나』싶었다.이 모양으로 폐허가 될 지경이라면 우연사고로라도 한 두명의 사망자는 발생할 수 있을 것인데 학생이 죽지않은 것은 하늘이 도운 기적이라 생각된다.어떤 일이 있어도 꽃다운 청춘이 허무하게 죽어서는 안된다. 파괴현장에서 지성의 흔적,양심의 흔적을 찾는다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폐허의 건물안을 살피면서 그래도 점령자가 학생이었으니까 그러한 자취가 없을까하고 목마르게 찾았다.그러나 내눈에 그런 자취는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반대의 형국이 눈에 띌 뿐이었다.종합관 3,4층의 언어실습실과 영상실습실,녹음실 등의 녹음기,TV,앰프시설등이 모두 못쓰게 되었는데 하나하나가 쇠파이프로 콕콕 찍어서 망가진 것이 분명했고,벽에 세워진 기둥시계·액자·책상유리들도 일부러 찍어 놓았다.공방전에서 부서진 것이 아니었다.분명 진압이 끝난후에 내걸었을 플래카드에는 「우리의 양심을 믿어주십시오­한총련­」이라고 씌어있었다.남의 대학에 들어가서 구석구석 파괴해 놓고 사과한마디 없이 자신들을 옹호하는 그 플래카드의 양심을 믿기가 어려웠다. 종합관 입구에는 「집에 가고 싶어요!」「아빠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반듯반듯하게 페인트로 써놓았다.이 문구를 보면서 나는 그들의 옳지못한 간교한 꾀를 여기서도 보게 되어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전투를 치르는 마당에 「아빠,엄마」가 도대체 무슨 소리며,남의 대학을 다 때려부순 마당에 「집에 가고 싶어요」가 무슨 말인가?나 역시 대학인으로서 학생들이 이렇게 된데 대해 책임을 지라고 하면 할말이 없다.그리고 학생의 모든 잘못은 우리같은 기성세대의 잘못에 원이 있다고해도 변명할 말이 없다.그러나 그들의 이같은 교활성만은 질책하고 싶다.학생지도에 있어서 가장 난점은 그들의 교활성임을 학생지도를 해본 사람은 다 안다.차라리 『나는 혁명전사요』『공산주의자요』라고 떳떳이 말한다면 대화할 수 있고,고칠수도 있고,서로 사랑할 수도 있다.그들은 젊다.누가 그들을 교활한 거짓의 청년으로만들고 있는가?그런 것을 가르치는 이데올로기나 전략전술은 악이다. 이 악을 물리치기 위해 모두가 합심하여 나서야 할 때이다.
  • 한총련 연행학생 조사경관 PC통신 술회

    ◎“「반지성」상태 분별력 부족 안타까워”/학생들 대부분 한총련의 친북성향 인정/“연대에 친구만나러 갔다” 진술에 실소도 연세대에서 연행된 대학생들을 조사한 일선 경찰관이 조사 과정에서 느낀 심경과 에피소드를 PC통신을 통해 털어놨다. 지난 13일부터 비상근무를 하느라 세번밖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경찰관 임모씨(ID:Ruddn)가 하이텔에 올린 「범청학련 통일대축전 유감」.그는 『사태가 마무리된 것이 홀가분 하면서도 아쉽다』며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 열흘이었다』고 말한다. 조사받는 학생들과 되도록이면 솔직하게 대화하려 했다는 그는 『자기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 보기 좋은 것은 인지상정』이라며 한 대학생과 나눴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학생은 『한총련이 친북성향이라는 것은 인정한다』며 『친한 친구가 멀어졌을 때 다가가기 위해서는 먼저 감싸안고 이해해야 하지 않느냐』는 논리를 폈다. 임씨는 이에 대해 『멀리 있는 사람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주장이 대다수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 서서 양쪽 모두를 비판하는 것이 학생운동의 올바른 자세라는 충고도 했다. 반면 『친구들이 시위 장소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무료함을 달래려 찾아갔다』는 등 속이 들여다보이는 거짓말로 발뺌하려는 학생도 있었다.임씨는 이를 괘씸하게 여겨 처벌을 받아야 하는 기소 대상자로 분류했다.
  • 조선족 이주 역사(송화강 5천리:2)

    ◎30년대 일제이민정책에 1만가구 정착/“주택·식량 제공” 감언이설에 속아 집단이주/「만척」서 안전촌 건립… 항일 세력과 연결 차단/부여국­고구려­발해 고대사 무대… 아직도 조선지명 남아 송화강의 큰 원류는 두 갈래가 있다.이도송화강인 이도백하 말고 두도송화강이 그 원류다.두도송화강은 이도송화강을 이도백하라 하는 것처럼 그냥 두도강이라고도 한다.그런데 두도강은 본래 두갈래 물줄기가 합수하여 강을 이루었다.두도강의 한 갈래는 만주어로 어허러인(액혁낙인)이고,다른 한 갈래는 역시 만주어로 사인러인(새인낙인)이라는 이름를 가지고 있다. 어허러인은 백두산 옥설봉에 쌓인 만년설의 눈이 녹아 험준한 바위산을 지나면서 시작되었다.그래서 낙차 57m나 되는 큰 폭포에서 작은 폭포에 이르기까지 폭포군을 이루었다.물이 급하게 흐를 수밖에 없다.일명 긴강이라는 이유가 여기 있다.이에 비해 사인러인은 완만하다는 뜻을 가졌거니와 강의 흐름도 온화했다.일명 만강이라 한 까닭을 이해할 수 있다. ○부여족 유적 대량 발굴 이들 두 물줄기는 화라자에서 합수했다.바로 두도강인 것이다.두도강은 2백30㎞를 달려서 길림성 화전시 백산진 양강구에서 이도백하를 만나 드디어 합류,장강다운 송화강 물길을 잡아나갔다.송화강유역은 비옥할 뿐 아니라 광활했다.이 풍요로운 땅에 세운 맨 처음의 읍락국가는 해모수를 우두머리로 한 부여국이었다.「자치통감」기록에 나오는 첫 도읍지 녹산지도는 그 어디인가. 오늘날 길림시에는 동단산성과 동단산 평지성,용담산성이 있다.근래 동단산 부근에서는 대량의 부여족의 문물(문화재)이 발굴되었다.금 은 동 철제유물과 도자기 옥석 칠기 등의 유물만 해도 8천여점에 이른다. 또 1978년 동단산 서쪽 서단산 무덤군 돌널무덤에서는 무덤주인공의 머리를 감싼 모직물이 나왔다.양털과 개털을 꼬아 실을 자아내고 이를 천으로 짠 것이다.간단한 직조기를 사용하여 짠 이 모직물은 부여족의 문화가 상당 수준임을 입증했다. 그런데 동단산 일대는 광개토대왕 시기에도 고구려 판도였다.오늘날 길림시내에 남아있는 고구려산성은 용담산성이다.용담산은 산 자체가함지박처럼 중간이 낮고,사방은 높은 산등성이에 둘러싸인 산세를 했다.성은 산세를 이용하여 황토와 자갈로 쌓았다.높낮이는 일정치 않았다.성 서북쪽에 있는 길이 53m,너비 26m에는 용담이라는 못이 있다.이 연못은 1만㎥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인공 못이라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견해다. 용담산성 망루자리에 올라서면 성 아래로 도도히 흘러가는 송화강과 강 양안에 우뚝우뚝 솟은 길림시의 고층건물들이 한 눈에 조망되었다.망루에 올라 문득 역사를 거슬러 뒷걸음질하고 있을때 피맺힌 비명이 들리는 착각에 사로잡혔다.서기 668년 2월 당나라 장군 설인귀의 공격을 받고 울부짖는 고구려군사들의 비명이….고구려는 용담산성에서 패하고 다시 군사 5만을 모아 공략에 나섰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고구려 이후 한 때는 발해가 용담산성의 주인이 되었다.그러나 역사는 변화하는 것이어서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그 역사의 체취가 배인 송화강유역으로 조선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압록강유역이나 두만강유역에 비해 훨씬 뒤의 일이다.1922년 「동북3성실황」은 이를 뒷받침했다.당시 두만강유역 화룡,연길,왕청 3개현의 조선족은 44만4천4백20명,송화강유역인 안도,돈화,길림,장춘은 4만5천6백명에 불과했던 것이다.그리고 흑룡강성에는 고작 6백61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을 뿐이었다. 송화강유역의 조선족 이주민 유형은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두만강과 압류강 이주민들의 재이주,러시아 이주민들의 유입,일제 이민정책에 의한 집단이주 등이 그것이다.이 가운데 절대적인 비중은 일제 이민정책과 맞물린 한반도로 부터의 조선인 집단이주가 차지했다.일제는 중국 동북지방의 항일세력을 소멸하고 동북에다 중국내지와 동남아를 침략하기 위한 병참기지를 만들 목적으로 이민정책을 서둘러 폈다. ○동남아 침략 병참기지화 그들이 1936년 8월 입안한 이민정책에는 2년내에 일본인 1백만가구 5백만명을 이주시킨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이와함께 일본은 1만가구의 조선인 농민들을 동북지방 23개현으로 집단이주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1937년 이를 실행에 옮겼다.일본 이주민들도 적지 않게 들어왔으나 큰 성과는거두지 못했다.그러나 한반도에 사는 조선의 가난한 농민들은 일망무제한 북지대륙으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가기만 하면 집과 먹을 것을 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조선총독부 속임수에 넘어간 사람들이다.그래서 조선농민들은 이주증을 받기가 무섭게 남부여대하고 고향을 등졌던 것이다. 그 당시 집단이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러 길림성에 살고있다.장춘시의 정병남(71)노인도 그런 이주민의 한 분이다.전남 함평군 학교면 학교리 태생인데,당시 사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우리는 1937년 2월에 길림성 유하현에 도착했습니다.함평군 함평면,대동면,광주 송영리에서 각각 열다섯 가구씩 마흔다섯 가구가 집단이주를 한 것이지요.눈보라가 치는 한겨울에 다시차란 데에 떨어지니 집은 커녕 먹을 식량도 없었어요.언땅에 막을 칠 수밖에….만주척식회사(만척)에서 뜬 수수와 좁쌀을 주어 그나마 배불리 먹었습니다.그냥 준 것이 아니라 변리곡이었지요.일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서 가을에 갚고나면 식량이 없어요.또 만척에서 변리곡을 다시 먹어야 했습니다.빚은해마다 늘고….광복이 나지 않았더라면 일생을 노예로 살았을 겁니다』 유하현 삼원포는 조선독립운동 진원지의 하나였다.1911년에 경학사가 서고 나서 신흥무관학교,1919년에는 대한독립단이 조직되었다.그런데 일제의 수탈기관 만척은 이 일대 땅을 헐값에 사들여 안전촌을 만들었다.경찰을 주둔시키고 무장자위단을 조직했다.마을마다 소총 열자루와 권총 한자루씩을 내주었다.그리고 양민증이 없으면 마을을 드나들지 못했다.항일세력들과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였다. ○양민증 없이 출입못해 집단이주민 무장화 과정에 나타난 유명한 무장자위단은 1944년에 조직한 풍향의용개척단이다.조선에서 보통학교 고등과를 나온 청년 90명을 모집,유하현 대통구촌 신가가에 이주시켰다.이들은 군복을 입고 무기를 휴대한 군사·농업조직이었다.단장을 비롯,군사교관·청치교원 등의 간부는 모두 일본인이 맡았다.조선인 단원 20명은 뒷날 관동군에 편입되었다.일인 간부와 조선인 단원들은 휴가로 고향에 돌아갔다가 식솔들까지 데려와 살았다. 오늘날 송화강유역에는집단이주민마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조선족이 있든 없든 간에 한반도 군명에서 따다 만든 마을 이름들이 그대로 전해 내려왔다.유하현에서는 아직도 창성,벽동,가평이라는 이름이 보였다.또 안도현에는 금화,원주,고성,장수,정읍,김제,익산마을이 있다.이밖에 두군의 이름을 딴 청흥(북청·신흥),안산(진안·익산)이 있는가 하면 조선의 양양이라 한 조양마을이 존재했다.이들 마을 이름에서 집단 이주민들의 진한 노스탤지어를 읽었다.
  • 새로운 학생운동 모색할때(사설)

    한총련의 폭력난동으로 이 집단의 반국가적 실체가 더욱 명료하게 드러났다.한총련이 북한의 「남조선해방」전략을 추종하고 있는 좌경학생운동권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난동은 한총련이 우리의 체제전복을 노리는 이적단체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었다.그들의 행위는 학생운동 차원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국기를 흔들어 보겠다는 반국가적 범죄행위였다.이번 폭력시위를 주도한 한총련산하의 「조국통일위원회」를 검찰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치안당국은 학생시위가 다소 과격한 양상을 보이더라도 「인내」와 「설득」의 원칙을 지켜왔다.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정부가 이번의 폭력시위를 계기로 한총련과 그 배후조직을 근원적으로 척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운동의 본질과 방향을 새로운 시각에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대학당국·교수·학생은 지금까지의 학생운동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학생운동의 정립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학생운동의 생명은 순수성과 자율성에 있다.그러나 오늘의 학생운동은 이것을 상실한지 오래다.뿐만 아니라 역사의 창고에 처박아야할 낡은 이데올로기에 매달려 시대착오적인 망발을 일삼고 있다. 이제 학생운동은 달라져야 한다.그리고 캠퍼스도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일부 학생의 시대착오적인 이념투쟁으로 지성의 전당이어야할 캠퍼스가 좌경의 기지가 되어버리는 한심한 사태는 끝장내야 한다.지금이야말로 학생운동이 새로운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학생들은 낡아빠진 이념투쟁에서 뛰쳐나와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인류의 생존을 구하기 위한 환경정화운동,기초질서를 바로잡는 계몽운동,농촌을 돕기위한 봉사활동을 건전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우리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합리적이고 순수한 학생운동이 대학가에 큰흐름으로 자리잡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정부/“러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참여”/러에 공식 전달

    ◎가스공 등 7개사 컨소시업이 사업 주도/“한보 독자 추진은 기존사업과 겹쳐 불허” 정부는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러시아측에 공식전달했다. 한국가스공사·고합그룹 등 7개 컨소시엄 참여사 대표들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한 통상산업부 신동오 석유정책관은 16일 『러시아 연료에너지성 담당국장을 만나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우리정부가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조만간 외무부를 통해 사업참여 의사를 공식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작년에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러시아·중국과 함께 이르쿠츠크 가스전에 대한 타당성 본조사에 곧 참여할 예정이다. 통산부는 그러나 이르쿠츠크 가스전의 개발권을 갖고 있는 루시아 석유회사(RP사)의 지분 27.5%를 인수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한 한보그룹의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개발사업을 정부주도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러시아측이 이그나텐코 부총리의편지를 통해 우리정부가 한보의 RP사 지분인수에 제동을 건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한보가 지분을 인수하고 추진하려는 사업이 정부주도의 기존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동일해 사업계획서를 반려했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또 『한보와 RP사의 지분인수 계약이 끝내 무산될 경우 우리 정부의 처리 방침을 이달말까지 통보해 달라는 러시아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산부는 기존의 7개사 컨소시엄이 한보가 인수하려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보그룹은 RP측에 지분 인수대금 2천5백만달러를 당초 지난 7일까지 송금하도록 돼 있었으나 러시아측으로부터 이달말까지로 송금기한을 연장받았다.
  • “학생 과격 폭력시위 지성인 태도 아니다”/시민단체

    나흘째 계속된 대학생들의 과격시위를 걱정하는 시민단체 등의 목소리가 15일에도 이어졌다. 대한민국헌정회(회장 김향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 당국과의 대화시도나 국민에 대한 사전 설득 노력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우며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는 지성인의 태도가 아니다』며 『이같은 사태에 이르도록 방치해온 당국과 정치권,국민 모두의 안보의식 해이에도 경종을 울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상임의장 김지길)도 성명을 통해 『한총련이 주도하고 있는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은 국민들의 통일여망에 위배되는 행사』라고 규정하고 『학생들이 북한의 통일논리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추종해 결국 북한에 이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기독교교회 청년협의회(의장 박찬성)도 『학생들은 지성인의 신분을 자각해 과격 폭력 시위를 자제하고 구태의연한 좌경논리에서 벗어나 국제정세에 맞는 통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제경쟁력 갖춘 전문여성인력 육성”/장상 이화여대 총장 취임사

    ◎신입생에 인터넷 ID카드 지급… 「전자대학」 실현 이화여대 장상 신임총장의 취임식이 14일 김영의 기념연주홀에서 열렸다.장총장의 취임사를 요약한다. 존경하는 정의숙 재단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윤후정 총장님,교직원 그리고 사랑하는 재학생과 동창 여러분,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주신 안병영 교육부 장관님을 비롯한 내외귀빈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1백10년의 전통을 지닌 이화의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화에서 꿈 많은 대학생으로 삶을 설계하였고 후학을 가르치며 학문활동을 해왔습니다. 이화의 설립 취지는 여성이 억압과 굴종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당당한 주체로서 자아를 실현,사회에 봉사하는 인간상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이화의 역사는 사회 계몽운동,민족과 국가의 독립의식을 고취하고 민주적 의식을 발전시켜온 한국 근세사와 다름 아닙니다.오늘날 여성교육의 명문사학으로 우뚝 섰고 최고의 지성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이화의 역사는 1886년 스크랜톤 여사에 의해 시작되어 1935년 신촌으로 캠퍼스를 이전,지금의 모습으로 정착했습니다.그 뒤 한국인 최초의 교장이셨던 김활란 총장님과 김옥길 총장님의 지도하에 비약적인 성장기를 맞았습니다. 탁월한 지도력을 겸비한 김총장은 민족의 비극인 6·25와 민주화 과정에서 이화의 정신인 자유와 민주의 전통을 확고하게 지켰습니다. 정의숙 총장님과 윤후정 총장님의 시기는 세계로 도약하는 시기로 특징됩니다. 본인은 이제 11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선학들의 위업에 손색이 없도록 겸허하게 마음을 다지겠습니다.대학은 예리한 역사의식과 통찰력으로 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첨단화·정보화·세계화 시대이며 여성의 시대입니다.섬세함과 개별성,창의성으로 좌우되는 지식집약적 문명입니다. 통일 한국시대에서 이화의 역할과 선택은 무엇일까 자문해 봅니다. 이화의 시작은 개화로 대변되고 성장은 근대화의 선구자적 역할이었습니다.이제 21세기에는 대학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것이 이화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이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선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전문인력의 배출과 새로운 인류의 미래문명을 이끌어 갈 「여성 지성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경쟁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연구중심 대학으로 이끌어 학문의 세계화를 이루겠습니다.학습에 내실을 기하고 학습량을 늘려 교육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습니다. 우수한 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교수의 해외 활동을 늘리며 대학원과 연구소의 연구 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교육 및 연구시설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신축중인 학생관과 교육문화센터,기숙사와 고등정보통신관을 완공하겠고 대학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범대학과 미술대학을 증축하겠습니다. 종합전산망을 구축하는 한편,내년 신입생부터 인터넷 ID카드를 모두 지급해서 진정한 「전자대학」을 이루겠습니다. 외국어 교육을 더욱 강화,졸업요건으로 정보처리능력과 한개 이상의 외국어 습득을 의무화하겠습니다. 또 특수전문대학원 교육을 다양화 시키겠습니다.국제통역대학원과 신학대학원,정치행정대학원,임상보건대학원,법과대학원,경영대학원 등을 신설하겠습니다. 경쟁력있는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인성교육에도 신경을 쓰겠습니다.기독교적 진선미를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희생과 봉사정신을 지닌 지성인을 키우겠습니다. 이화는 세계 여성교육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국제교육원을 확대,여성교육의 중심이 되게 하겠습니다. 이화공동체는 우수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교수진,헌신적인 직원,한결같은 동문들의 후원을 함께 이룬 공동체입니다.
  • 문화 무크지 「이다」 창간호 발행

    ◎김동식·김태환·성기완 등 30대 편집진 주축/「문지 3세대」의 「미디어 그리고 문학」 등 화두기획 돋보여 문화 무크지 「이다」 창간호가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에서 나왔다.소위 「문지 3세대」들이 문화잡지 춘추전국시대에 발간하는 문화무크지라는 점에서 여러 문화세력들이 「이다」의 탄생을 주의깊게 지켜봐왔다.편집진은 평론가 김동식·김태환·최성실,시인 김태동,팝칼럼니스트 성기완 등. 「이다」첫호는 일단 젊은 필진들의 목소리를 다채롭게 담아내고 있다.소설·시·시나리오·평론 등 문학,패션·영화·대중음악·저널리즘 등 대중문화,과학이나 철학의 현대적 조류를 사유한 에세이,판화시,만화까지 장르의 고전과 현대,고급과 대중을 가리지 않고 지면을 열었다. 「미디어,그리고 문학」이라는 화두기획은 다섯편의 짧은 글들로 멀티미디어·디지털 시대에 삶과 문학의 존재조건을 성찰해본 특집.주자학의 창시자 주희와 18세기 조선 유학자 김석문을 가상대담시킨 「두가지 우주구조에 대한 대화」(전용훈·외대 과학사 강사),프랑스의저명한 발생론적 구조주의자 브루디외와 프랑스 체류중인 작가 고종석의 현지대담 등이 실렸다.백민석·박성원·배수아의 단편들은 젊은 작가군의 다양한 개성세계를 보여준다. 「이다」의 전위적 지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그 몸짓만은 상당히 진지해 보인다.니체에게서 영원한 「대항문화」를 읽어내는 김재인씨(서울대 철학과 박사과정)의 글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의 한 구절은 이같은 「이다」의 앞날을 잘 말해준다.
  • 작가 김주영씨 역사소설 「야정」 5권 펴내

    ◎19세기말 만주 이민 풍속사 재현/텃세·이민족간의 갈등 등 애절한 정착 과정/8차례 현지답사… 민중의 삶 현장 꼼꼼히 묘사 중견작가 김주영씨의 또다른 역사소설 「야정」 전5권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됐다.「객주」「화척」 등 이전의 대하소설을 통해 각각 조선조말 보부상의 발흥과 고려 무신정권시대 민중의 삶을 고증했던 작가가 이번엔 구한말 만주로 무대를 옮겼다. 강계땅 부농 홍씨의 노비 성률은 자신의 아내를 임신시킨뒤 후환을 없애려는 주인에게 쫓겨 만주로 월강한다.세도가의 늑탈에 맞서다 발붙일 곳 없게 된 창만,우덕,맹보 등도 식솔들을 이끌고 동행한다.이들이 남의 땅 만주에서 원주민 텃세와 이민족들간 힘겨루기,비적떼의 발호 등 갖은 고초를 겪어가며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유장한 호흡으로 그려지고 있다. 작가는 1872년 평안북도 한 군수의 명에 의해 작성된 월강 범죄자 동태보고서인 「강북일기」에서 작품의 발상을 얻었다.신문에 작품을 연재하던 4년여 동안 그는 정확한 현장고증을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상·하류를 각각두번씩 답사하는 등 8차례나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상상력만으론 메울수 없는 역사소설 특유의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재해서 받는 고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자료조사와 현지답사에 매달렸다고 한다. 일주일에 5일간 집필하고 나머지 이틀을 생생한 현장언어 수집을 위해 지방 장터로 떠돌았다는 서울신문 연재소설 「객주」때처럼,개성을 그리면서 현지에 가보지도 않는 것은 거짓이라며 절필을 선언했던 「화척」때처럼 이번에도 그는 구두 뒤축에 바람실린 떠돌이 기질을 한껏 발휘,작품의 무대를 파고들었다.때문에 작품은 19세기 말 만주이민 1세대의 풍속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당시 민중살이의 세목들을 시시콜콜하고도 풍요롭게 되살려내고 있다. 이 작품도 그렇지만 김씨는 무수한 인간들이 얽히고 설키는 삶의 현장에서 한 시대의 새롭고도 거대한 징후를 드러내는 보기드문 능력을 지니고 있다.이는 개인의 운명을 집중 파고드는 실존적 관심과는 물론 다르며 군웅이 할거하는 거대서사시 같은 것도 아니다.「들판의 장정(야정)」이라는 제목 그대로 당시 아무데서고 찾아볼 수 있었을 별 볼일없는 인물들의 원한과 설움,생존 본능 등이 아무 미화도 없이 날것으로 펼쳐진다.하지만 이처럼 거칠고도 검질긴 성정의 필부필부들은 황폐한 이국땅에 살아남아 근대사의 또다른 줄기를 발원시켰다.이 작품은 걸쭉하고 해학적인 토속어로 활기넘치는 민중들의 삶을 꼼꼼하게 재현,역사의 원동력이었으되 묻혀졌던 민중들을 무대 전면으로 끄집어냈다.〈손정숙 기자〉
  • 시인 이성복(작가를 찾아:9·끝)

    ◎“시는 남의 고통을 대속않으면 쓸모없어”/잠들기전 머리맡에 노트 펴 뒀다/깨어나면 달아 날세라 꿈을 옮겨 적던 시절/빈 종이를 보면 채우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다/요즘엔 문학이 우리집 골목에 죽은 대나무 같아 그의 내면에는 오래된 고통이 웅크리고 있다.잠시만 그에게 말을 붙여보면 느낄 수 있다.시인 이성복씨(44)와의 대화는 꼭 그의 시를 읽을 때처럼 가슴 밑바닥에 우련한 아픔을 일으킨다.물론 그는 한번도 소리내어 호들갑떨지 않는다.오히려 성냥을 확 긋듯 시와 삶에 대한 생각의 불길을 폭발적으로 퍼올릴 때는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소문과 달리 쾌활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노라면 묘한 통증이 목젖에 차오른다.왜소한 몸집,가무잡잡한 피부에 따뜻함과 예리함이 묘하게 뒤섞인 눈빛만이 반짝이는 인상 때문일까.아니면 단순히 이씨의 시에서 얻은 선입견일지도 모른다.초현실주의 그림처럼 소름끼치는 세계를 그린 초기 시와 아름다움·사랑 등을 모두 설움으로 몰아간 이후의 시세계.그나마 93년네번째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을 낸 뒤론 거의 절필상태다. 『저는 2∼3년 주기로 애인을 바꾸는 유목민 체질이에요.대학졸업 무렵인 지난 77년부터 3년간은 밥먹듯 시를 써댔어요.그 뒤 차례로 논어며 주역 같은 동양고전·불교경전·테니스 등으로 옮아왔지요.최근 1년간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책을 목록까지 짜서 자나깨나 읽었어요』 하나에 미치면 뿌리가 뽑히기까지 다른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그의 성미는 문단에서도 유명하다.그렇더라도 이미지와 관념의 시인인 그의 테니스 탐닉은 의외다. 『흔히들 학문이나 정신이 한결 높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더 확실하고 근원적인 길은 육체가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테니스 치는 데도 주역이나 시에서 배운 이법이 그대로 들어맞지요.흔히 공을 때린다고 여기기 쉽지만 그보다는 공이 가는 길을 끝까지 따라가 밀어줘야 흐름을 잃지 않게 돼요.또한 때려치는 것이 공격적인 것 같지만 이는 예를 갖춰 절하는 자세거든요』 빈 종이를 보면 채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는 70년대 막바지의 시를 모아 이씨가 80년 첫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를 냈을 때 평단의 반응은 당혹감 자체였다.악몽에서 본 듯 암울한 이미지로 생의 참경을 그리면서도 그토록 세련된 그의 시세계는 한국 현대시가 거의 처음 만나는 풍경이었다.시인은 당시를 『잠들기 전 머리맡에 노트를 펴뒀다 깨면 달아날세라 꿈을 옮겨적던 시절』로 술회한다.이처럼 태풍을 몰고 나타난 시인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우리 현대시 최고의 자산중 하나로 거의 굳어진 80년말 무렵 슬슬 시를 떠나기 시작,지금의 불모상태를 자초했다. 『문학은 타인의 고통을 대신 앓아 남이 벗어나게 돕는 존재지요.이런 대속이 아니면 특히 시는 아무 의미도,쓸모도 없어요.그런데 요즘엔 문학이 꼭 우리집 골목의 죽은 대나무 처지예요.대나무는 원래 무당집을 알리는 표시지요.또 무당이야말로 남의 아픔을 자기 몸으로 앓아내 해원해주는 존재잖아요.그런데 그 대나무는 죽었고 무당은 어디 갔는지 간판을 내린 겁니다.그렇다고 사람이 아쉬워하나요.오히려 타인은 아픈 적도,대속을 바란 적도 없다는 눈치예요』이 얘기는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그의 시 「그날」의 한구절을 떠오르게 한다.그는 지난 94년 어느 계간 문예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시를 좋아하는데 시가 나를 떠났다』고 푸념한 적도 있다. 하지만 외도에 대해 이런저런 변명을 둘러대도 시가 이씨를 완전히 떠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그는 동양고전 읽은 것을 토대로 네르발과 보들레르 시를 역학적으로 해석한 논문을 써냈다.불교를 공부한 뒤엔 이것과 프루스트 소설을 비교하기도 했다. 『프로이트는 아주 어렸을 때의 체험은 의식의 심연에 남아 성인의 심리나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바둑둘 때 첫 포석이 끝까지 판을 좌우하듯 나도 무엇을 하건 최초의 문제틀인 문학의 흔적에서 못 벗어나겠지요.문학에서의 도피가 벌써 달아나야 할 대상으로 문학을 의식하고 있다는 말이니까요.시인이 되면 쓰고 안 쓰고를 떠나 시인이에요.비로 내리건,용솟음치건,숨어 흐르건 물이 물인 것처럼』 지난 82년 교정의 히말라야시다를 보고 계명대에 취직했다는 이씨는 그 뒤 15년간 대구에서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처음 예리하고 복잡한 비관의 이미지를 쏟아낸 그의 시세계를 한결 부드러운 울림으로 바꾸면서.첫 시집 이후는 그저 도피행각이었다는 시인의 말과는 달리 물·돌·산 등의 단순한 시어에 삶의 설움을 수락하는 두터운 의미를 담은 이때의 시는 이씨 시세계의 또 다른 매혹이다. 이제 여러가지 문제틀 사이를 떠돌던 이씨도 「근원」으로 돌아올 때가 됐다고 느끼는 것 같다. 『쓰고 싶은 시는 이런 것들이에요.도살장에서 더이상 어쩔 수 없이 몰린 짐승이나 좁은 트럭에서 서로 올라타려는 돼지의 붉은 엉덩이 같은 것.첫시집에 가깝지만 꿈이 아니라 삶속에서 찾아낸 이미지란 점이 차이지요.내 삶과 일상 속에 입을 벌리고 있는 비극적 틈새,맹목과 불모로 몰아가는 그 고통에 눈을 감고는 삶이란 기만에 지나지 않을 거예요』 시인이 남의 아픔을 대신 제사지내는 사제라는 이씨의 생각대로라면 그는 영락없는 시인이다.거의 모든 이가 일상에 닳아지며 피해가는 존재론적 치욕과 고통을 이씨는 불혹을 넘어서까지 붙들고 응시하려 한다.이씨에게 있어 고통은 삶의 본체를 껴안으려는 이가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와도 같다.달아나지 않고 서러운 삶을 있는 그대로 수락한 이만이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다.〈오래 고통받은 사람은 알 것이다/그토록 피해 다녔던 치욕이 뻑뻑한,/뻑뻑한 사랑이었음을〉(「오래 고통받은 사람은」중에서)〈대구=손정숙 기자〉 ◆연보 ▲52년 경북 상주 태생 ▲59년 상주 남부초등학교 입학,서울 효창초등학교(65) 서울중(68) 경기고(71)졸업 ▲71년 서울대 불문과 입학,문학회,「형성」지 등에서 활동하며 황지우·김석희·진형준·정과리·이인성·권오룡 등과 교류 ▲77년 계간 「문학과 지성」 겨울호에 「정든 유곽에서」 등 2편으로 등단 ▲80년 대학원 동기 김혜란과 결혼,아들 효원·지원,딸 수유를 둠 ▲82년 대구 계명대 강의조교로 부임,현재까지 같은 학교 교수 ▲84년·91년 프랑스 유학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80)「남해 금산」(86)「그 여름의 끝」(90)「호랑가시나무의 기억」(93·이상 문학과 지성사),산문집 「그대에게 가는 먼 길」「꽃 핀 나무들의 괴로움」(이상 90·살림) ▲김수영문학상(82) 소월시문학상(89) 수상
  • 예술의 전당서 「대학오페라 축제」

    ◎7일부터… 추계예술대·종합예술교 등 참가/「사랑의 묘약」·「돈 파스콸레」 두편 무대 올라 대학의 음대교수들이 연출·지휘를 맡고 성악과 및 기악과 재학생들이 출연해 만들어 내는 오페라.그래서 약간은 어설프지만,아마추어들의 땀으로 생생한 맛을 더해주는 오페라 두 편이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 전당이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로 기획한 「대학오페라 축제」.올해는 추계예술대학과 한국종합예술학교가 참가,도니체티의 두 작품 「사랑의 묘약」(7∼10일)과 「돈 파스콸레」(15∼18일)를 각각 선보인다. 추계예술대학의 「사랑의 묘약」은 서울시립오페라단장으로 있는 이 학교 성악과 오영인 교수가 연출을 맡고 임원식 교수가 지휘한다. 삼각관계가 빚어내는 해프닝을 그린 희가극 「사랑의 묘약」은 도니체티의 전성기 작품으로 대표적인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비롯,「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 얼마나 귀여운가」등 감미로운 멜로디들로 가득 차 있다. 주요 배역에는 인정아·서혜진(아디나 역),노영광·이지훈(네모리노 역),김홍민·안우성(벨코레 역),임혜인·이승희(자네타 역),이승찬(둘카마라 역)등 성악과 학생들이 출연하며 추계예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 모두 2백여명이 출연한다. 한국예술종합대학의 「돈 파스콸레」 역시 해피엔딩의 희가극.음악원 김홍승 교수가 연출을,정치용 교수가 지휘를 맡는다.돈 파스콸레 역에 심인성·조정암·김우석,노리나 역에 장미순·김계현·김현미·최혜인,에르네스토 역에 조병철·유재훈·홍유선·강신주·임지성,마라테스타 역에 장관석·함명원·전병곤·이우석,노타리 역에 우순기 등이 출연한다. 한편 예술의 전당측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해 「대학오페라축제」의 초중고생 입장권을 5천원으로 인하했다.580­1234.〈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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