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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그레이드 한국축구] (2)2006년엔 우승이다

    ‘2006년에는 꿈★이 이루어진다.’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장담했다.히딩크 감독은 예상을 깨고 한국을 4강까지 끌어올려 결코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고질로 지적돼온 학연과 지연,네임 밸류에 의한 선수선발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결과였다. 이번 대표팀은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한국축구는 앞으로 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2004년 아테네올림픽,2006년 독일월드컵도 새 별들을 주축으로 차근차근 준비만 잘한다면 유럽도,남미도 더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차두리(22) 이천수(21) 박지성(21) 설기현(23) 등 이제 갓 스물을 넘은 겁없는 신예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타고난 체력과 성실함으로 편애에 가까운 히딩크 감독의 사랑을 받은 박지성은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확실하게 보은을 했다.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윙백,오른쪽 공격수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내 유상철의 뒤를 이을 멀티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드필더 송종국도 포르투갈전에서 세계적인 스타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어 무력화시키면서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4강전까지 6경기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하며 전·후방을 종횡무진 누벼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차두리는 이탈리아전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선보이고 독일전에서는 빠른 측면돌파를 여러번 성공시키면서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감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왼쪽 공격을 맡은 설기현도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황선홍의 뒤를 이을 ‘해결사’로 떠올랐고,패기만만한 이천수도 후반전 조커로 주로 기용되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력과 드리블 능력을 한껏 과시하며 차세대 골잡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세계의 어떤 강팀들과 만나도 결코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유럽의 강호로 꼽히는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격파함으로써 ‘유럽 공포증’도 단번에 날려버렸다. ‘아시아의 맹주’에서 안주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좌우할 본류로 등장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이나 2006년 독일월드컵의 성적을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지만 분위기만 잘 유지한다면 우승도 못할 게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주도로 4700만 국민이 모두 한국팀 후원자가 되면서 축구가 국민스포츠로 급부상한 점도 이같은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체계적인 선수관리와 유·소년층을 대상으로 축구 저변을 넓혀 간다면 한국축구는 머지않아 세계 정상권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월드컵/ 요코하마행 좌절 J리거들 ‘허탈’

    월드컵 결승진출 일보 직전에서 꿈을 접은 한국 축구대표 선수 가운데서도 일본프로축구무대에서 활약하는 J리거들의 안타까움은 남다르다. 한국선수 23명 가운데 J리거는 황선홍(34) 유상철(31·이상 가시와) 박지성(21·교토) 윤정환(29·오사카) 최용수(29·이치하라) 등 5명.이들은 25일 독일과의 4강전을 앞두고 있을 때만 해도 홈이나 다름 없는 일본으로 건너가 결승전을 치를 꿈에 부풀어 있었다. 모두 ‘우승은 아니더라도 팬들 앞에서 보란듯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었다.그러나 준결승 패배와 더불어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허탈감마저 느끼는 눈치다. 98년 J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일본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팀 ‘왕고참’ 황선홍의 아쉬움은 각별하다.2002월드컵을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밝힌 그는 마지막으로 일본 팬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야망’에 불타 있었다.국내에서만큼이나 일본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데다 J리그 유니폼이 아닌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어서 더욱 그랬다. 특히 6경기나치르면서 단 1분도 못뛴 윤정환이나 1라운드 미국전 후반 교체멤버로 나서 22분만 얼굴을 내민 최용수에게는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됐다. J리그 경험이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요코하마행 좌절은 아쉬움이 크다. 97년 일본으로 진출,황선홍의 ‘도우미’로 함께 활약하다 지난해 국내로 돌아온 홍명보(33·포항 스틸러스)는 오랜만에 일본 극성팬들 앞에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선보일 각오였으나 기약없이 다음으로 미뤘다. 빗셀 고베에서 뛰다 역시 지난해 복귀한 최성용(27·수원 삼성)도 “일본에 남아있는 옛 팬들 앞에서 좋은 플레이를 선보여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날아가 조금은 아쉽게 됐다.”며 “대구경기장에서 갖는 3,4위전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안타까움을 씻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유럽 빅리그 “태극전사 모셔라”

    한국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태극전사들의 해외 진출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탈리아 세리에A,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세계 빅3리그구단들이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선수는 미국전에서 동점 헤딩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역전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26·페루자).이탈리아에 모욕을 안겼다는 이유로 한때 소속 구단으로부터 ‘방출’ 위협을 받기도 한 그는 오히려 이 사건으로 명문 클럽들의 스카우트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행운을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 등 2개 구단과 스코틀랜드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도 300만달러 이상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차두리(22·고려대)도 80년대 아버지 차범근 MBC 해설위원이 선수로 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아놓은 상태다. 설기현(23·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에이전트사인 ‘캄’의 책임자 마이클 달시는 “한국의 베스트 11중 6∼7명이 유럽 구단의 영입 대상자로 에이전트들이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대표선수들의 유럽진출을 뒷받침했다. 일본 J리그 출신들도 유럽파 대열에 합세하는 분위기다.박지성(22·교토 퍼플상가)은 유럽 팀의 영입 제안을 받은 데 이어 폴란드 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유상철(31·가시와 레이솔)도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몸싸움에 능해 유럽형 플레이어로 평가되는 김남일(25·전남 드래곤즈)도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고 송종국(24·부산 아이콘스)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FC 바르셀로나의 입단 제의를 받아 놓은 상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황수관박사 축구장학금 쾌척

    ‘신바람 건강’으로 유명한 황수관(黃樹寬·57·연세대 외래교수)박사가 26일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박지성 선수의 모교인 경기도 화성군 안용중학교에 축구부 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탁했다. 2002 월드컵 자문위원으로 열렬한 축구팬이기도 한 황 박사는 “최근 안용중학교축구부가 재정난으로 해체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놓게 됐다.”면서 “지금부터 축구 후진을 키워서 2006년 독일 월드컵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 월드컵/ 한국축구 22일간의 드라마

    조별 예선 첫 경기.본선 첫 승을 노리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됐다.그러나 초반부터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워 폴란드를 압박했다.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꽉 메운 붉은악마의 함성이 점점 커지면서 양상은 한국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드디어 백전노장 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폴란드 골문을 열었다.첫 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후반 8분 유상철이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2-0 승리. 한반도는 붉은 물결로 출렁거렸다.그토록 갈망했던 월드컵 본선 첫 승을 이룩한 것이다. 최강으로 꼽혔던 포르투갈이 미국에 덜미를 잡히면서 D조는 혼전 양상을 띠었다.본선 첫승의 기쁨도 잠시,상황은 좋지 않게 돌아갔다.16강을 위해서는 미국을 꼭잡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까,전반 24분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취골을 내주면서 한국은 다급해졌다.이을용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더욱 불안감이 가중됐다. 그러나 후반 33분 안정환이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후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골로연결하지 못한 채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해 손에 쥐었던 승리를 놓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앞선 두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했지만 16강 진출은 자신할 수 없는 상황,1승1패의 포르투갈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폴란드가 전반 초반부터 미국을 앞서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한 골차 이상으로만 지지 않으면 16강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힘을 얻은 태극전사들은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였고 당황한 포르투갈은 거친 플레이로 일관,급기야 2명의 선수가 퇴장당했다.후반 25분 박지성이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왼발 슛으로 포르투갈의 골문을 갈랐다.1-0 승리.꿈에도 그리던 16강에 오른 순간이었다.‘대∼한민국’이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 상대는 월드컵 3차례 우승의 ‘아주리군단’.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룬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없었다.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18분 선취골을 내주는 순간 꿈이 무산되는 듯했다.그러나 신은 한국을 버리지 않았다.후반 종료 2분을 남겨두고 극적인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졌다.상황은 돌변했다. 연장으로 접어들면서 태극전사들은 기진맥진한 상대를 거칠게 몰았다.연장 후반 종료 3분을 남겨놓고 안정환이 그림 같은 역전 헤딩슛으로 아주리군단을 거꾸러뜨렸다. 2-1 승리.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이었다. 상대는 ‘무적함대’스페인이었다.객관적 전력상 스페인을 앞설 수 없었다. 간신히 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한국은 후반 들어 서서히 스페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승부차기에서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그리고 골키퍼 이운재가 큰일을 했다.스페인의 네번째 키커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면서 승리의 여신은 한국에 미소를 보냈다.4-3으로 앞선 상황.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홍명보의 발을 떠난 볼은 정확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4강이었다.모두들 ‘기적’이라고 말했다. 태극전사뿐 아니라 전국민이 ‘집단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상대는 ‘전차군단’독일. 한때 ‘녹슨 전차’라고 불렸지만 그래도 높이를 앞세운 고공 공습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녔다.태극전사의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다.예상을 깨고 선전을 펼쳤지만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하지만 이날의 패배는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오는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3·4위전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꿈은 계속된다/한국, 전차군단 獨에 아쉬운 패배

    정말 잘 싸웠다.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판이었다.바닥난 체력을 추스른 한국 축구가 ‘전차군단’독일을 맞아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불살랐지만 끝내 눈물을 뿌렸다. 세계축구를 주름잡아온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며 결승행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국은 25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빼앗겨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4년 스위스대회에 참가한 이후 48년만의 첫 승에 이어 16강·8강·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은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하려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의 준결승전 패자와 3·4위전을 갖는다. 브라질과 터키는 26일 오후 8시30분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독일은 오는 30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지난 90년 이후 12년만에,7번째 정상 도전에 나선다. 독일은 이번에 우승컵을 안을 경우브라질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우승(4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2000여 관중과 서울 250만명 등 전국 397곳 650만명의 길거리 응원을 등에 업으며 한국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16강전과 준준결승을 연거푸 연장 승부로 치르고 스페인전 뒤 불과 이틀의 휴식시간을 가진 한국 대표팀에 정상적인 체력을 기대하는 것이 애당초 무리였다. 한국은 전반 8분과 17분 이천수와 박지성 등이 좋은 찬스를 얻었지만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으로 허공에 날렸다. 한국의 골키퍼 이운재 역시 여러 차례 독일의 좋은 기회를 선방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 30분 오른쪽을 파고든 올리버 노이빌레의 센터링이 수비수 뒤로 어물어물 흐르는 틈을 타 달려오던 발라크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이운재가 한번 쳐냈으나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그만 골네트에 빨려들고 말았다. 후반 2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드리블해 수비보다 수적 우위와 좋은 위치를 점한 공격수가 여럿 있었으나 이천수가 돌파를 고집하는 바람에 프리킥을 얻는 데 그쳐 황금같은 기회를 허공에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완파하며 출발선을 박차고 나선 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뿜어내며 4강까지 질주해 온 ‘폭주기관차’ 한국의 엔진이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만 것이다. 송한수 김재천기자 onekor@
  • [조영증의 관전평] 끝내 연장 후유증이…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누적된 피로와 부상 등으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승리에 대한 의욕과 정신력은 높이 평가할 만했다. 전반적으로 평하자면,우리가 안좋았다기보다는 독일이 워낙 잘했다.우선 체격과 체력적인 면에서 우리가 불리했다.평균 신장이 한국보다 5.4㎝나 더 큰 독일은 높이에서 우위를 보였고 체력적으로도 휴식 시간이 길어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민첩했다.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른 때에 비해 다소 둔하게 보인 것도 사실은 독일의 움직임이 워낙 빠른데서 비롯된 것이었다.독일이 스피드를 바탕으로 빠른 공수 전환을 펼침에 따라 우리가 경기를 의도대로 끌어가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반전에는 우리가 경기를 잘 풀어갔다고 본다.거스 히딩크 감독은 독일의 2선 공격수인 미하엘 발라크를 막기 위해 박지성을 미드필드 전방에 세우고 유상철을 그 뒤에 배치했다.전반전까지는 이같은 작전이 제대로 먹혀들어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앞서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후유증으로 우리의 체력이 달리기 시작했다.진작부터 황선홍이 집중 마크를 당한데다 이 때부터 차두리 이영표 박지성마저 상대의 대인마크에 묶이기 시작했다.독일의 대인마크가 워낙 강한 게 원인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움직임이 나쁜 탓만은 아니었다.상대의 기동력이 워낙 좋았다.독일은 처음부터 한국이 체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시종 체력전으로 우리를 밀어붙였다고 생각한다.결국 우리로서는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같은 이유로 후반 막판 우리가 홍명보를 빼고 설기현을 투입하는 등 공격을 강화했지만 이 또한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체력이 달리다 보니 공간 확보가 제대로 안됐고 이렇다 할 크로스 센터링도 나오지 않았다.독일이 수비 선제 득점 뒤 수비를 대폭 강화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한마디로 한국에는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그러나 한국 선수들이 끝까지 만회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 월드컵/ 숫자로 본 한국팀 기록

    한국 대표팀의 4강 진출은 한편의 드라마 그 자체였다. 비록 전차군단의 벽에 막혀 결승진출은 좌절됐지만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일궈내며 월드컵 정상의 8부 능선까지 치고 올라왔다.선수들의 피와 땀,그리고 눈물이 진하게 배어있는 한국 대표팀의 본선 기록들을 더듬어 본다. -골- 6경기에서 모두 6골을 기록했다.경기 전반에 넣은 골은 단 1골에 그쳤지만 연장 골든골 1골을 포함해 모두 5골을 후반 이후에 몰아쳐 특유의 ‘뒷심’을 발휘했다. 설기현 황선홍 유상철 박지성이 각 1골씩을 기록했고 안정환은 이탈리아전에서의 골든볼을 포함,유일하게 2골을 넣어 ‘승부사’로 자리매김했다.이을용과 이영표는 각각 2개씩 골 도움을 줬다.상대팀에 내준 골은 불과 3골.‘야신상’후보에 올랐던 이운재의 ‘거미손’이 진가를 발휘한 결과다.이운재는 6경기동안 유효슈팅(정확히 골문을 겨냥한 슈팅)을 26개나 몸으로 막아냈다. -파울- 파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경기 횟수가 많아질수록 파울수도 많아지는법.6경기에서 한국이 범한 파울은 123개.그러나 당한 파울의 갯수도 110개로 1위를 차지해 매경기 혈전을 벌였음을 보여준다.김남일은 14개의 파울을 범했고 박지성은 19개를 당해 각부문 수위에 올랐다. 옐로카드는 최대 사투를 벌인 이탈리아전에서만 4개를 받았으며 전체 경기에서 12개로 이탈리아보다 1개가 많았다.퇴장은 없었다. -기타 기록- 지난 6경기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출장한 선수는 모두 10명.이 가운데 출장시간이 가장 긴 선수는 송종국 이운재로 각각 597분씩을 뛰었다.반면 미국전 후반에 교체 투입된 최용수는 21분으로 가장 짧았다. 가장 부지런한 송종국은 코너킥도 도맡았다.한국이 얻은 42개의 코너킥 가운데 무려 22개를 송종국이 찼다.이을용 박지성이 각각 7개,4개로 뒤를 이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월드컵/ 선수 가족들 표정 “”최선 다한 남편 자랑스러워요””

    한국이 월드컵 결승전 티켓 확보에 실패한 25일 밤 경기를 지켜보던 태극전사들의 가족과 친지들은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자랑스러운 아들과 남편의 선전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모여 앉아 누구보다 가슴졸이며 ‘필승! 코리아’를 목청껏 외쳤다.일부 가족은 집에서 이웃들과 함께 TV를 보며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운재 선수의 누나 은주(35)씨는 경기 직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비록 졌지만 4강진출을 이끈 운재가 여전히 자랑스럽다.”면서 “이번 월드컵 대회가 우리 선수들이 국제 무대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송종국 선수의 어머니 김성자(53)씨는 한국팀이 승기를 잡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자 함께 경기장을 찾은 남편 송민배(53)씨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삼켰다.김씨는 “부상과 체력적인 부담을 떨쳐내고 끝까지 잘 버텨준 아들이 너무나 고맙다.”면서“지금까지 결과로도 장하지만 3,4위전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 내내 두 손을 꼭 모은 채 가슴을 졸이던 최진철 선수의 아내 신정임(33)씨는 최 선수가 상대편 장신 공격수들과의 거친 몸싸움으로 땅바닥에 나뒹굴 때마다 아들 완길(6)군과 딸 은녕(3)양을 부둥켜안고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신씨는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한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울먹였다. 이날 새벽 경기도 화성 용주사에서 불공을 드리고 경기장으로 직행했던 박지성 선수의 어머니 장명자(43)씨는 “떨어진 체력을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끝까지 뛰어준 우리 선수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박 선수의 아버지 박성동(44)씨도 “우리선수들에게 가슴깊은 격려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표 장세훈기자 tomcat@
  • 월드컵/한국-독일전, 태극전사 한마디

    ◇홍명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약간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지난 스페인전 이탈리아전과 비교하면 오늘이 가장 힘든 경기였다.독일팀이 우리에 대해 굉장히 많이 준비하고 나온 것 같다.공격과 수비하는 데 애를 먹은 것이 사실이다.성원해준 국민들을 위해 3,4위전인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박지성= 키 차이가 많이 났고 신체 조건이 열세였다.체력이 떨어져서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졌다.한국 축구는 발전 가능성이 높고 노력한다면 세계 정상도 가능하다.은퇴할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이제 새 선수를 발굴해야 하지 않겠나.기회가 된다면 유럽 어느 팀이든 가고 싶다. ◇유상철= 결과적으로 졌지만 독일에 뒤지지는 않았다.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후반에는 우리가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체력이 떨어지더라도 정신력은 충분이 남아 있었다.최선을 다해 3,4위전을 준비하겠다. ◇이운재= 아쉽다.큰 문제는 없었다.진 것에 대해서는 독일 선수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독일은 힘있는 축구를 구사했다.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은 있었다.패자는 말이 없고 핑계일 뿐이다.팀이 진 마당에 야신상에 대한 기대는 없다. ◇황선홍= 요코하마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 잘 싸웠다.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것 아니냐.많이 지쳤지만 최선을 다했다.한국 축구는 지금부터 시작이고 미래는 매우 밝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월드컵/4강전 한국-독일, 그대들은 지지 않았다

    후반 30분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해 들어온 올리버 노이빌레의 간결한 센터링이 골문 안쪽으로 날아들었다.문전을 쇄도하는 미하엘 발라크의 모습이 골키퍼 이운재의 눈앞에 들어왔다. 번쩍이는 발라크의 오른발 슛.이운재의 움직임에 동작을 빼앗긴 발라크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이운재의 가슴을 맞고 튕겨나갔다.그러나 좀더 멀리 날아갔어야 했다.공은 동작을 멈추지 않은 발라크의 왼발 앞에 바로 떨어졌다.그의 왼발 슛이 다시 한번 바람을 갈랐다.넘어진 채 다음 동작을 잃어버린 이운재의 몸을 스쳐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공. 6만여 관중들의 안타까운 탄성.하지만 아쉬움에만 머물 시간이 없었다.‘대∼한민국,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자극하는 구호가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전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좌우와 중앙을 넘나드는 스피디한 반격.파상공세가 독일 진영을 괴롭혔다.수비는 더 이상 필요 없었다.최전방 수비수 홍명보 대신 선발 멤버에서 제외된 설기현이 후반 35분 공격진영에 투입됐다. 헤딩으로만 5골을 터뜨려 득점선두를 달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마저 후반 24분 쫓아내는 등 어느 팀보다도 거센 태극전사들의 총반격이 이어졌다.‘전차군단’독일의 대응은 시간끌기.그만큼 다급했다는 얘기다. 태극전사들은 더욱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다.공을 빼앗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후반 40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가른 이영표의 왼발 슛이 반대편 골대를 향했다.하지만 아깝게 골포스트를 스쳐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45분 설기현의 왼쪽 돌파에 이은 박지성의 문전 슈팅이 다시 한번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그러나 공은 역시 허공을 갈랐다. 그라운드의 시계는 45분을 넘기고 있었지만 추가로 주어진 시간은 4분.만회 골을 잡기에는 충분한 시간. 공만 잡으면 멀리 쳐내는 독일 수비진.공만 잡으면 골문 안으로 밀어넣는 한국 공격진.밀고 밀리는 공방전에 그라운드는 더욱 열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멈춰야 할 시간이었다.마침내 주심의 휘슬이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처럼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후반 26분 이천수의 페널티박스 왼쪽 돌파만 성공했어도…,후반 27분 송종국의 오른쪽 외곽 중거리 슛만 칸의 손길을 벗어났어도….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기,선수들에게 후회의 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송한수 이동구 류길상기자 onekor@
  • 월드컵/ 대표팀유니폼 얼마나 주나 - 선수 1인당 공식유니폼 10벌

    한국 축구 대표팀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유니폼을 갖고 있을까. 갖가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관전하다보면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매 경기가 끝나면 서로 치열하게 다투던 선수들끼리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그렇게 바꿔 입다 보면 다음 경기에 입을 유니폼이 남아 있는 걸까.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 대표팀의 경우 넉넉할 만큼의 유니폼뿐 아니라 훈련복,신발,가방 등 다양한 보조 용품이 대한축구협회 공식 스폰서인 나이키로부터 지급된다. 공식 경기에 입고 나갈 유니폼은 선수 1인당 홈경기용(붉은색)과 원정경기용(흰색)으로 나눠 각각 5벌씩 총 10벌이 주어진다.이번 대회뿐 아니라 한번 소집할 때마다 지급되는 수량이다. 월드컵에서 한팀이 치를 경기 수가 결승까지 가더라도 7경기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 수량은 충분하다.물론 훈련 때 입을 트레이닝복이 아홉벌,‘땀복’으로 불리는 웜업용도 각각 세벌씩이 지급돼 충분히 갈아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레인재킷,PT웜업복 2벌,반팔 웜업복 3벌,폴로티 8벌,티셔츠 4벌,소매없는 재킷 4벌,긴 스타킹 10켤레,양말 7켤레,조깅화 3켤레,축구화 4족,슬리퍼 2족,무릎 보호대 2개와 가방 3개씩이 지급된다. 선수 한명에게 지급되는 물품의 총액은 약 1100만원 정도.이 가운데 공식유니폼 10벌 가격이 200만원 정도로 가장 많고 축구화 4족이 100만원으로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가장 싼 용품은 무릎 보호대로 한개 2만원.축구화는 선수 개인의 특성에 따라 나이키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신기도 한다.푸마 제품을 싣는 안정환이 대표적인 경우.또 최용수는 미즈노 제품을 신고 최태욱 김남일 박지성 차두리는 아디다스를 신는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월드컵/ 韓-獨戰 외신 전망/네티즌 52% “한국 우승”

    한국이 또 하나의 유럽 강호 독일을 넘을까.세계 언론들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을 차례로 꺾은 한국이 과연 독일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네티즌들과 더불어 미 주요 언론들은 심지어 한국의 월드컵 우승까지 점치고 있다. ◇독일,기대감 속 두려움= 독일팀의 예상치 못한 4강 진출로 지난 90년 이후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독일 국민들은 결승 길목에서 한국을 만난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지난 22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독일 국민의 66.7%가 준결승 상대로 한국보다는 스페인을 희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독일팀의 16강전과 8강전에서 골키퍼 올리버 칸을 제외한 선수들이 만족할 만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것이 한국팀을 껄끄럽게 생각하는 이유다.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칸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모든 선수가 120% 힘을 발휘해야만 한국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한국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또 “한국 선수들이 독일보다 평균 6㎝작고 7㎏ 가볍지만 매우 빠르고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후한 점수를 준 뒤 주의해야 할 선수로는 골키퍼 이운재,홍명보,이영표,박지성,안정환 등을 꼽았다. 대표적 잡지 슈피겔은 “6만 5000명을 수용하는 상암 경기장의 광적인 열기에 ‘전차군단’이 녹아내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한국 축구팬들의 열화같은 성원에 독일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독일 언론들은 또 결전의 날이 다가오면서 한국-스페인전에서의 심판 판정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켰다.판정 시비가 일었던 한국-이탈리아간의 16강전 때와 사뭇 다르다.특히 빌트지는 “지금까지 한국의 선전은 심판의 도움 때문이었다.”고 폄하하기도 했다.이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팀에 대해 심판들이 유리한 판정을 내리지 않도록 사전에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네티즌들 한국 우승 점쳐= 전세계 네티즌들은 한국의 월드컵 우승까지도 내다봤다.미국 CNN-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와 뉴스전문채널 MSNBC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 결과,한국이 월드컵 우승후보 1위,또는 독일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SI가 24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브라질은 34%였으며 독일은 8%에 지나지 않았다.2만 4182명이 참가한 MSNBC의 조사에서는 브라질에 이어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였다.응답자의 52%가 브라질을 꼽았고,23%가 한국에 표를 던졌다.반면 독일은 20%였다. ◇독일도 만만하다= 영국의 BBC방송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을 연파한 한국대표팀에 준결승 상대가 독일이라는 점은 더이상 두려움이 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방송은 한국이 아시아 강호였음에도 불구,세계 강호들과의 맞대결에서 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의 열등의식을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한국이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한국-독일전에 대해서는 독일이 미국과의 8강전에서 1대 0으로 어렵게 이긴 점을 들어 한국이 충분히 독일을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월드컵 트로피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팀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신문은 한국팀의 연승가도에 대해 “월드컵에 적색경보(red alert)가 내려졌다.”고 전했다.신문은 한국팀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정신력,무서운 기세로 이제 월드컵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월드컵/오늘 獨과 결승행 한판,1% 더 뛰면 100% 이긴다

    ‘게르만 전차군단을 부수고 요코하마로 간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4강에 뛰어 올라 월드컵 72년 사상 최대의 파란을 연출한 한국이 유럽 대륙을 북상,라인강 너머 ‘게르만의 숲’으로 돌진한다.유럽 징크스는 떨쳐버린 지 이미 오래다.오히려 유럽대륙이 한국의 상승세를 두려워하고 있다. 25일 밤 8시30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한국과 독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 승자는 요코하마로 건너가 브라질-터키전 승자와 대망의 국제축구연맹(FIFA)컵을 다투게 된다. 지난 94년 미국대회 때 독일을 괴롭힌 댈러스의 폭염 대신 이번에는 8000만 한민족의 응원 열기와 이보다 더 뜨거운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상암경기장을 달구게 된다. 연이은 연장 접전 때문에 선수들의 물리적인 체력은 바닥이 났다.독일의 롱킥을 일차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미드필더 김남일의 발목 부상이 심상치 않은 점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한국형 압박축구’와 빠른 좌우 측면돌파,공에 대한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독일이 이탈리아나 스페인보다 수월한 상대가 될 수 있다. 최전방 안정환,왼쪽 설기현,오른쪽 박지성으로 연결되는 공격라인이 평균 신장 185㎝의 독일 장대 수비진을 뚫는다.설기현이 적극적으로 공중볼을 다퉈 공을 좌우로 떨궈주면 안정환과 박지성이 빠른 몸놀림으로 발이 느린 독일 수비수들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황선홍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후반 교체 투입돼 공격의 물꼬를 트게 된다.이미 94년 독일전에서 골맛을 본 황선홍은 “처음 뛰어보는 상암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남일이 빠지게 되면 유상철과 이영표가 중앙 미드필드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왼쪽 미드필더는 ‘어시스트의 달인’ 이을용이 맡고 오른쪽에는 변함없이 송종국이 포진한다. 경기당 0.4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김태영-홍명보-최진철 스리백과 강력한 야신상후보인 골키퍼 이운재가 버티고 있는 수비라인은 철벽에 가깝다.코뼈가 내려 앉는 중상을 입고도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는 김태영과 탈진상태에서도 제공권을 내주지 않은 최진철의 투혼이 홍명보의 노련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맞설 독일은 13골 가운데 8골을 머리로 넣었을 정도로 파괴력이 뛰어난 고공 폭격과 5경기에서 단 1골만 허용한 골키퍼 올리버 칸을 앞세워 12년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은 “우리는 그저 싸울 뿐”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이천수 등 젊은 선수들은 “체격은 독일이 크지만 체력은 우리가 앞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48년만에 월드컵 첫 승을 거둔 한국과 4번째 우승을 노리는 독일의 격돌에 정치·경제는 물론 축구에서도 철저히 소외된 32억 아시아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퇴임 앞둔 ‘클린맨’ 고건 서울시장 “”시장은 청렴한 조정자 돼야””

    ‘클린 맨’고건(高建) 서울시장이 오는 29일 오전 이임식을 갖고 시장직에서 물러난다.오후에는 서울시장으로서 마지막 공식 행사인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을 참관하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한다.7월1일 귀국해서는 평범한 서울 시민으로 돌아간다.일단 대학로 인근 자신의 사무실에서 책에 파묻히며 간간이 대학강단에 오를 생각이다.퇴임을 며칠 앞둔 고 시장을 24일 만났다. ◇최근 월드컵을 지켜본 소감은. 지난 6개월 동안 월드컵 준비에 열정을 쏟았습니다.경기장 건설에서부터 도로건설,숙박대책,교통문제,심지어 도로표지판 정비까지 모두 직접 점검했습니다.대회 개최가 성공적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고생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과 가장 비중을 점은 무엇입니까. 특별히 어려운 문제는 없었습니다.다만 월드컵 개최를 통해 국가 및 서울 이미지 쇄신,시민의식의 선진화,경제 활성화 등 갖가지 파급효과가 많은데도 국민의 관심은 한국팀의 경기와 성적에만 온통 쏠려 다소 아쉽습니다.월드컵 준비때 각별히 비중을 둔것은 없지만 전용구장인 월드컵경기장 건설과 환경 월드컵의 원년으로 삼고자 야심적으로 추진한 월드컵공원 준공에 보다 관심을 기울였습니다.아시아 최대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을 지으면서 경기장 안까지 지하철을 끌어들인 것과 이른바 ‘환경재생 드라마’로 불리는 쓰레기산 난지도의 월드컵공원 조성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월드컵 경기장 사후관리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다른 경기장은 모르겠으나 서울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월드컵이 끝나면 텅텅 비게 될 유휴시설이 아니라 오히려 보다 다양하게 활용되는 서울 서북지역의 중심 커뮤니티시설이 될 것입니다.당초부터 경기장 유지관리를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시설이 아니라 상당한 수입을 창출하는 수익시설로 설계했습니다. 시설 자체는 축구전용 경기장이지만 축구경기 외에 대중음악회·패션쇼 등 다양한 대중행사가 가능하도록 가변무대와 완벽한 음향·조명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또 20만 인근 주민과 ‘디지털 미디어 시티’의 직장인 5만명을 위한 상업·여가문화시설이 경기장 안에 설치됩니다.대형 할인매장과 10개 상영관,게임센터,스포츠센터,사우나,예식장,은행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이미 입찰과정에 들어갔고 내년 상반기에 개장합니다.업계 연구결과를 보면 2004년부터 경기장의 유지관리비용은 59억원인 데 비해 수입은 77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난 4년간을 평가한다면. 많은 분들의 협조로 서울시정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우선 서울은 세계 5대 지하철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제가 임명직 시장 때 착공한 지하철 5,6,7,8호선 160㎞가 모두 완공됐습니다.역시 임명직때 착공한 내부순환도로도 개통됐습니다.이렇게 해서 지난 4년간 대중교통의 대동맥이 구축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지요. 또 한 가지는 지난 4년간 서울시에 이렇다 할 대형 안전사고·인명사고가 없었다는 점입니다.아울러 취임하면서 생명의 나무 1000만그루 심기 운동을 했는데 올해 1600만그루를 돌파했습니다.선유도공원과 월드컵공원·낙산공원 등을 새로 만들어 서울시 역사상 처음으로 공원녹지 면적을 늘린 것도 큰 성과입니다. 민원처리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좋은 성과를 낸 점도 기쁩니다. ◇아쉬운 점은 없는지요. 있지요.취임후 몇 차례 수해가 있었습니다.날짜도 잊혀지지 않습니다.지난해 7월15일 엄청난 비가 삽시간에 쏟아져 8만여 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사실은 취임후 수해항구대책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 왔는데 이것이 완성되기 전에 피해가 발생했습니다.피해를 입은 시민들께 죄송스럽고 안타깝습니다. ◇낙후됐던 서울 서북부지역이 월드컵 경기장 건설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서울은 어떻게 변할까요. 월드컵 경기장,월드컵공원 상암 DMC(디지털 미디어시티) 등이 들어서면서 상암 신도시는 새 천년의 화두인 ‘환경’과 ‘정보’를 하나의 도시에 통합해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형 복합도시’로 평가됩니다.서울은 급속한 도시 성장으로 가용지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며 점차 서울 집중기에서 벗어나 상대적 분산기에 들어갔습니다.특히 21세기 환경중시 시대를 맞아 앞으로는 환경부문의 비중이 커질 것입니다.따라서 향후 서울은 과밀·과도한 개발은 억제하고 환경을 중시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할 것이며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 도시성장 관리정책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공직생활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업무 측면에서는 70년대초 정부의 초대 새마을 담당관으로 일하면서 새마을운동을 점화시키고 추진한 것이 지금도 보람으로 남습니다.서울시장으로 일하면서는 민원처리 온라인시스템을 만들어 전세계에 전파한 점입니다.처신에 대해서는 80년 신군부에 의해 내려진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에 반대해 사임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서울시장이 지녀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경험에 비춰 서울시장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면 첫째,서울시장은 거대도시를 관리하고 1000만 시민의 생활행정을 보살펴야 하는 관리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또 시장을 해보면 사회의 갈등을 많이 봅니다.서울시장은 이같은 사회적 갈등의 조정자 역할도 해야 합니다.셋째는 좀 우스운 얘기이지만서울시장은 도시설계의 디자이너 역할도 해야 합니다.다시 말해 서울에 대한 10년,20년에 걸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그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는 자리라는 겁니다.물론 시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민주성이라든지 청렴성은 기본이고요. ◇차기 시장이 꼭 마무리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추모공원과 상암 DMC 조성입니다.추모공원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시민의 필수 복지시설입니다.그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추모공원 건립에 필요한 행정적·법적 절차를 진행했습니다.차질없이 마무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상암 DMC는 서울과 한국의 미래를 여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잘 추진해 나가기 바랍니다. 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 ■고건의 과거와 미래 1938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태어났다.경기고,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인 19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시절 내무부 새마을운동담당관으로서 새마을운동을 주도했다.노태우 전 대통령 때는 내무부장관과 서울시장을 지냈다.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국무총리를 맡았다.국민의 정부 들어서는 민선 서울시장으로 서울시를 이끌었다.역대 정권의 통치권자들로부터 모두 인정받은 ‘보증수표’였던 셈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의 공직자로서의 승승장구 비결을 탁월한 업무능력보다는 능수능란한 처세술 탓이라며 ‘소신없는 테크노크라트’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는 서울시장직을 끝내고 7월부터는 명지대 석좌교수로 돌아간다.학교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이 대학 총장을 지낸 터라 교수 연구실과 월급을 사양할 것이라고 밝힌다. 그는 “앞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라 할 수 있는 지역감정 해소와 부정부패를 추방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현갑기자 ■스캔들 없는 고건 3가지 생활신조 “그는 정치인이나 고위관료들에게서 심심찮게 나오는 비리 의혹이나 핑크빛 염문이 없다.있다면 ‘행정의 달인’‘클린 맨’이라는 별칭뿐이다.” 공무원들이 고건 서울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30년 공직 생활을 아무 탈없이 보내온 비결은 뭘까.그의 생활신조 세가지를 본다. -지성(至誠) 제일주의- 부친의 영향으로 생긴 가치관이다.그가 지난 1961년 고시에 합격,공직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였다. 당시 고시에 합격하면 1년6개월정도 수습을 거친 뒤 중앙부처 계장으로 발령받는것이 통례.하지만 그는 3년 반동안 보직을 받지 못했다. 부친(전북대총장,국회의원 등을 지낸 고형곤씨)이 당시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등의 당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그는 언제나 사표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단다.그리고 공직생활을 남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시작한 탓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남보다 더 열심히,온 정성을 다했다.그러면서 ‘지성’이라는 말을 가슴속 깊이 새기게 됐다. -청렴성- 이 또한 부친의 영향에서 비롯됐다.부친은 37세의 젊은 나이에 전남지사에 임명된 그에게 3가지 교훈을 줬다.‘줄서지 마라,남의 돈 먹지 마라,술 잘 먹는다는 소문 내지 마라.’였다. 고 시장은 첫째·둘째는 잘 지켰는데 세번째는 잘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힌다.다산 정약용 선생의 ‘지자이렴’(知者利廉·자신의 창창한 미래를 돈과 바꾸지 말라)의 정신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의 도덕적인 각성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다.그래서 부패 척결 및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서울시에 구축한 것이다. -일일신(日日新)- 그는 3000년 전 대학에 나오는 ‘일일신’(日日新-매일 매일 새롭다)이란 단어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해 왔다. 시대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바로 바로 적응하는 공직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개발하는 ‘일일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오늘에 이른 것이다. 박현갑기자
  • 월드컵/한국-스페인,태극전사 투혼 “아디오스 에스파냐”

    전·후반 90분의 사투 결과는 0-0.양팀 모두 16강전에 이은 또 한번의 연장전.그러나 승부를 가리기에는 연장전도 모자랐다.너무나 가혹한 승부차기가 필요했다.골키퍼 이운재의 표정에 힘찬 결의가 서렸다. 황선홍-페르난도 이에로,박지성-루벤 바라하,설기현-에르난데스 사비로 이어지는 양팀의 3차례 킥은 모두 성공했다. 이어 한국의 4번째 키커 안정환 역시 성공시킨 뒤 맞은 스페인의 4번째 키커 호아킨.그의 표정에 두려움이 스쳤다.아니나 다를까,그의 발을 떠난 볼은 이운재의 거미손에 걸려 골문 밖으로 튕겨 나갔다.이제 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만 성공하면 됐다.놓칠 홍명보가 아니었다.가볍게 성공.4강이었다. 호아킨의 실축 때에 이은 두번째 우렁찬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한국의 승리였다.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했지만 승리는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한국의 슈팅 단 한개.40분 문전 혼전중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으로 흘러나온 공을 이영표가 왼발 슛,반대편 골포스트를 빗나간 게 전부였다. 반면 전반 중반 이후 스페인의 공세는 ‘무적함대’다웠다.전반 17분 바라하의 문전 오버헤드킥으로 처음 한국 골문을 탐색한 스페인은 23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날카로운 프리킥과 27분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골마우스 정면 헤딩슛 등 점차 공격의 빈도를 높여갔다.두번의 슛 모두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이 없었다면 골을 허용했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반 31분 결국 김남일 대신 이을용을 교체투입,미드필드에 힘을 보탰지만 스페인의 혼신을 다한 공격은 여전히 한국 진영을 흔들었다. 전반 종료 직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쏜 이에로의 문전 헤딩슛으로 전반을 마감한 스페인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계속했다. 후반 4분 문전 프리킥 상황에서 뒤엉킨 채 공중볼을 마크하던 김태영의 몸을 맞고 공이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어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하지만 스페인 선수의 파울이 먼저였다.노골 선언.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한국의 반격이 시작됐다.9분 오른쪽 측면을 휘저은 박지성의 돌파가 효과가 있었다. 후반 20분 골포스트 왼쪽에 버티고 서 있던 박지성의 왼발 터닝슛.골키퍼 이케르카시야스의 돋보이는 선방.관중석에서 아쉬운 탄성이 하늘을 갈랐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었다.기회는 다시 찾아올 터.물론 연장이 기회일 수도 있었지만 승부차기의 주역 이운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광주 류길상기자 ukelvin@
  • 월드컵/ 가자! 요코하마로…

    ‘독일 꺾고 요코하마로 간다.’ 국내외 축구 전문가들은 파죽지세인 한국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독일과의 준결승이 스페인과의 8강전이나 이탈리아와의 16강전보다 오히려 쉬울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독일은 수비수들의 발이 느려 센터링을 자주 허용하는 등 ‘전차군단’의 옛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1일 8강전에서 경기 내내 빠른 측면돌파와 투지를 앞세운 미국에 밀리다 단 두 차례의 찬스 가운데 한 차례를 헤딩골로 연결시켜 간신히 4강에 올랐다. 송종국과 박지성이 빠른 발로 상대 수비가 정상 수비라인을 갖추기 전에 침투한다면 좋은 득점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도 “한국이 격전을 치른 이탈리아·스페인과의 경기에 비해 수월하게 독일을 물리치고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독일과는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결해 2-3으로 패했지만 8년이 지난 이번월드컵에서는 두 팀의 우열이 뒤바뀐 형국이다. 하지만 독일은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가장뛰어난 제공권을 갖고 있다.현재 5골을 넣어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모두 헤딩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카르스텐 양커 등 장신 공격수들의 고공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미국전에서도 미하엘 발라크가 머리로 결승골을 넣고 클로제가 헤딩슛으로 골 포스트를 때리는 위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높이에서 열세인 만큼 양쪽 날개에서 올라오는 센터링을 막고 김태영 최진철이 클로제를 밀착방어,헤딩슛의 기회를 주지 말아야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체력도 독일이 앞서는 대목이다. 한국이 예선부터 강호들과 매번 혈투를 벌인 것과는 달리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 파라과이 등 비교적 쉬운 상대들을 상대해 체력소모가 적었다. 한국이 바닥 상태인 체력을 4강전이 열리는 25일까지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가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를 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월드컵/ 스페인전 태극전사들 한마디

    ◇홍명보=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라 긴장을 많이 했다.젊었을 적에는 페널티킥전문 키커도 했는데 굉장히 긴장이 됐다.어제 연습을 했다.오늘 차는 순서는 감독이 정했다.남은 기간동안 체력회복이 중요하다.다음 경기의 큰 변수가 될 것이다.독일전도 자신있다. ◇이영표= 4강 진출은 생각하지 않았다.지금까지 하던 대로 최선을 다했다.체력적 문제가 컸다.정신적으로 우리 팀이 앞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웃으면서)독일까지 생각하면 머리 아프다.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러 체력 부담이 크다.우리는 역사를 이뤄냈고 우리가 이룬 역사에 흥분하고 있다. ◇황선홍= 승부차기는 자신있게 찼다.부담은 없었다.우리만이 오늘 승리를 이룬 것이 아니다.온 국민의 성원으로 이뤄진 것이다.지금 기세라면 독일도 꺾을 수 있다.독일은 비디오 분석을 했는데 세트플레이는 뛰어나지만 수비가 문제인 것 같다. ◇박지성= 너무 지쳐 어려웠다.전반에는 육체적으로 피곤해 수차례 위기가 있었다.독일은 높이와 스피드에서 우리를 압도할 것이다.우리가 전에 해온 것처럼만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측면 공격을 효율적으로 펼친다면 독일도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 ◇최진철= 우리가 4강에 진출한 게 정말 사실인가.믿을 수 없다.우리의 힘을 하루빨리 회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우리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독일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기회가 많을 것이다.지금은 단지 쉬고 싶을 뿐이다. 광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월드컵/한국-스페인전 승리확정 순간/홍명보 킥 그물 꽂히자 붉은함성 ‘출렁’

    다섯번째 키커로 나선 홍명보의 킥이 스페인 골 네트를 출렁이자 광주월드컵경기장의 ‘붉은 바다’가 용틀임을 했고 동시에 온 겨레의 함성이 전국을 뒤덮었다. 제대로 서있을 기운조차 없을 정도로 모든 땀과 피와 눈물을 그라운드에 쏟아낸 태극전사들은 모두 홍명보에게 달려와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이 지난 14일 16강행을 확정지은 뒤와 지난 18일 이탈리아와의 연장 역전 드라마를 마친 뒤 선보인 승리의 세리머니가 이어졌다.힘차게 내달리지도 못했고 넘어질 때 쭉 미끄러지는 정도가 훨씬 약했다.그만큼 이날 스페인과의 120분 혈투는 이탈리아와의 연장 117분 혈투와 함께 젖먹던 힘까지,한 발자욱 뗄 힘마저 앗아가 버린 것이다. 수차례 위기와 찬스를 주고받으며 120분의 혈투가 속절없이 막을 내리자 관중석에선 수군거림이 들렸다.“승부차기인데 어쩌지…” 지난 10일 미국 전에서의 이을용과 이탈리아 전에서 안정환이 잇따라 페널티킥을 실축해 한국 선수들의 심적 부담이 클 것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더욱이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는 끈질기기로 유명한 아일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두번이나 선방을 펼쳐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날따라 너무나 확실하고도 안정된 킥을 날렸다.한국의 첫번째 키커는 황선홍.A매치 101경기에 나선 이 백전노장은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몸을 날린 카시야스의 겨드랑이를 스치고 뒤로 굴러가 골 네트가 철렁였다.아찔한 순간이었다.첫번째 키커의 실축은 곧 패배를 부르는 불길한 조짐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1번 키커 이에로,한국의 2번 박지성,그리고 차례대로 바라하,설기현,사비가 골을 성공시켜 3-3.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심장을 후벼낼 것 같은 적막과 환호가 초 단위로 갈렸다. 그리고 안정환.페널티킥 실축의 공포를 가볍게 털어내듯 그는 오른쪽 코너를 보고 힘차게 때렸고 그물은 출렁댔다. 위력적인 돌파로 한국의 오른쪽 문전을 위협한 호아킨이 키커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긴장한 그의 표정에서 뭔가 자신없는 듯한 표정이 스쳤다.관중의 환호가 시작됐고 공을 향해 달리던 그의 발걸음이 엉키는 게 눈에 들어왔다.도움닫기를 하면서 이운재의 눈을 속이려 한 것.그러나 한 템포를 멈추고 오른발로 찬 그의 슛을 이운재는 미리 방향을 읽어내고 몸을 날려 손으로 쳐냈다. 이날따라 유난히 몸이 무거워 보여 지켜보는 이들을 120분 내내 안쓰럽게 만든 한국 선수들.이탈리아를 꺾었을 때 선보인 화려하고도 떠들썩한 세리머니를 생략했다. 그러나 빛고을의 관중들은 아무도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그들은 서 있을 힘조차 없었던 것이다. 광주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한국축구 첫승서 4강까지/‘이변 아닌 실력’ 입증

    ‘첫 승에서 4강까지’ 숨가쁘게 진행된 한편의 드라마였다.한국축구는 그동안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해 왔지만 국제 축구계에서는 변방에 불과했다.그러나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이변을 만드는 ‘경이의 팀’으로 급부상했다. 더구나 지난 18일 3회 우승 관록을 지닌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강인한 근성과 체력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 단숨에 세계 축구의 중심권으로 진입했다.22일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120분의 사투와 승부차기 끝에 침몰시키고 4강에 뛰어 올라 신화창조의 행진을 이어 갔다.한국은 이제 유럽 남미와 함께 세계 축구계의 당당한 한 축을 이루게 됐다. 한반도를 열광과 환희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격동의 19일’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지난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경기 시작 5분만에 안정환의 페널티킥 실축,전반 18분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골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파상공세에도 빗장수비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후반 43분.설기현의 왼발 슛이 그대로 그물을 갈랐다.분위기는 휘어 잡았지만 연장전에서도 아주리의 빗장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코칭스태프가 승부차기 키커를 정하려는 순간 이영표의 센터링을 안정환이 번개처럼 솟아 헤딩슛. 8강 골든골이었다.연장전 후반 11분이었다.120년 한국 축구의 집념이 담긴 한판 117분이었다. 지난 14일 인천 문학경기장.1무1패로 벼랑끝에 몰린 포르투갈이 불맞은 멧돼지처럼 덤벼들었다.지축을 뒤흔드는 듯한 함성이 한반도를 감싼 것은 후반 25분 박지성의 왼발 슛이었다.16강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나흘전인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팀.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전반 24분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가 선제골을 넣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패색이 짙어지는 듯 한 후반 33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을 안정환이 골문을 향해 머리로 살짝 넘겼다.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겼다는 아쉬움보다는16강에 갈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준 한판이었다. 지난 4일 설렘과 긴장속에 맞은 폴란드와의 첫 판.전반 26분 ‘황새’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안기면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물론 한반도 전체가 달아올랐다. 후반 8분 유상철이 쐐기를 박는 2번째 골을 작렬시켰다.그토록 목말라한 월드컵 1승을 움켜 쥔 순간이었다.바로 한국이 세계를 뒤흔든 ‘축구 반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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