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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게임/ 축구 - 라이언 킹 이동국 ‘4강 쐈다’

    한국이 어렵게 8강 문턱을 넘어섰다.북한은 태국에 0-1로 져 4강 진출 꿈을 접었다. 한국은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8강전에서 일본에 밀려 D조 2위에 머문 약체 바레인을 1-0으로 따돌렸다.페널티킥으로 결승골(4호)을 넣은 이동국은 득점선두에 1골차로 따라붙었다. 이기긴 했지만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기대한 대로의 압승은 아니었다.한국은 하루전 일본에서 귀국한 박지성까지 선발출장시키며 대승을 노렸으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든 체력을 쏟아부어야 할 만큼 힘든 경기를 치렀다.특히 경기 초반부터 허리를 잡힌데다 상대의 깊고 두꺼운 수비에 고전했다.4백 수비를 쓰면서 미드필더 대부분을 수비에 가담시키는 등 바레인이 의도적으로 지키는 경기를 하는 바람에 한국의 어려움은 더욱 컸다. 바레인은 또 모하메드 자파르 한 명만을 최전방에 세운 채 강력한 중거리슛과 세트플레이로 골문을 두드려 한국의 공세에 제동을 걸곤 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수적 열세를 보임에 따라 공격의 활로를 트는 것부터가 여의치 않았다.바레인이 세계랭킹 103위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강한 체력을 앞세워 한국 공격의 맥을 끊은 것이 원인이었다. 전반 초반은 한국의 의도대로 진행됐다.2분 최성국의 재치 있는 스루패스를 이천수가 문전 왼쪽에서 왼발로 강슛,선제골을 올리는 듯했다.그러나 공은 수비 몸맞고 엔드라인을 넘어가 힘겨운 승부를 예고했다.한국은 이후 하이드 알리 등의 강한 중거리 슛과 자파르의 기습적인 문전 돌파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선제골은 김두현의 위협적인 문전돌파에서 비롯됐다.김두현은 전반 38분 조성환의 땅볼 종패스를 받은 뒤 수비를 등진 채 돌아서며 문전으로 달려들었다.이어 다급해진 바레인 골키퍼가 김두현의 발목을 잡아챔으로써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한국은 후반 막판 공세를 더욱 강화해 확연히 주도권을 잡았으나 결정적 슛이 골대에 맞는 등 불운까지 겹쳐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다. 한국은 10일 쿠웨이트를 1-0으로 이긴 이란과 준결승전을 벌인다.일본은 같은날 태국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태국과 일본은 북한과 중국을 각각 1-0으로 눌렀다. 부산박해옥기자 hop@
  • [열린세상] 브라질 룰라의 도전과 희망

    아직도 그에겐 넘어야 할 봉우리가 하나 남아 있다.지난 일요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노동자당의 후보 룰라는 예상대로 47%를 얻었다.2위를 기록한 여당후보 세하가 얻은 표의 두 배다.이어 가로팅유 후보는 17%,고메스 후보는 12%를 얻었다.룰라는 야당 전체의 표 76%를 목표로 결선투표에 임하겠다고 선언했고,후보들과 협상에 들어갔다.중도좌파인 고메스는 이미 룰라 지지를 표명했다고 하고,가로팅유는 룰라가 보수우파 출신인 부통령을 배제한다면 지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오는 27일 결선투표의 관건은 룰라가 어느 정도 압승을 거두느냐가 될 것이다. 세계의 좌파들은 이번 선거가 신자유주의 기류에 대한 거부표시로,‘좌파정치의 부흥’이라고 해석하고 싶어한다.그러나 룰라와 노동자당이 진정 이룩한 것은 정치,문화적 차원의 혁신이다.그들은 브라질에서 가장 근대화된 정당을 만들었고,그동안 지방정치에서 이룬 성과로 신뢰도를 높였다.그런 점에서 47%의 지지도는 정치혁명의 표현이자,‘신뢰감의 투표’이다. 오랫동안 커피생산이 주였던상 파울루와 리우 데 자네이루,목축업이 강했던 리우 데 그란두술이 대권을 나누는 식의 ‘커피와 크림의 정치’가 지배했던 나라였다.뒤이어 대중 선거가 활성화된 민중주의 시대에는 선동가들과 나눠먹기식 분배 규범이 정치를 지배했다.정당은 정치인들과 선동가들의 카페였고,거래소였다.결국 혼란을 종식시키고자 군부 엘리트들이 개입했다.이들은 성장을 담보로 권력의 효율성을 제고시키려 했던 군부 권위주의 체제를 제도화했지만 대중들의 민주화 열망을 꺾지 못했다. 민선정부의 정치는 역설적이지만 퇴행성 징후를 보였다.엘리트들의 해묵은 나눠먹기 정치가 부활되었다.1998년 외환위기도 대통령과 주지사 사이의 힘겨루기의 결과물이었다.선거는 엘리트들만의 축제였다.선거 때마다 대중매체와 기득권층은 바깥 세계와 시장의 압력을 핑계삼아 국민을 위협하는 ‘협박의 정치’를 적절히 활용했다.그리고 나서는 국부를 나눠 먹었다.국부를 내외 민간기업으로 넘기는 메커니즘으로 민영화가 활용되었다.반면에 룰라와 노동자당은 강령에 입각한 깨끗한정치로 국민들을 설득해 갔다.이들이 장악했던 주,시의 지방행정은 괄목할 만큼 개선되었다.보건,교육,복지 부문에서큰 성과를 내었다.룰라의 이번 득표는 국민들이 그와 노동자당에 보인 신뢰감을 반영한다. 두 번째,이번 득표는 ‘거부의 투표’가 반영됐다.집권여당의 후보 세하는 카르도주가 8년 간 실천했던 신자유주의 개혁노선의 연장을 의미한다.8년 동안 브라질 경제는 개방과 개혁을 거듭했지만 결국 내외 금융권만 살찌웠고,생산자와 소비자들은 별로 혜택을 보지 못했다.엘살바도르만한 크기의 라티푼디움을 소유한 대지주들이 여럿 있지만,농촌은 가난한 무토지 농민과 노동자들로 들끓고 있다.좌파 종속이론가로 이름을 날렸던 카르도주대통령도 자신이 학자시절 외친 농지개혁을 실천할 수 없었다.집권여당 후보의 지지도가 24%에 머물고,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표가 76%에 이른 것은 바로 ‘거부의 투표’가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세 번째,‘자부심의 투표’이기도 했다.그는 1억 6000만 브라질 국민들에게 잠재화된 민족주의 심리를 자극했다.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협정’에서 떳떳이 협상하여,받아낼 것은 받아내겠다는 자신감에 찬 발언으로 표를 모았다.남미남부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강화하여 지역 헤게모니의 입지에서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내수시장의 대기업인들까지 감동시켰다.기업인 500인은 그의 비전과 리더십에 반하여 지지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에게는 견뎌야 하는 연옥의 18일이 남아 있다.1월에 달러당 2.3헤알 하던 것이 ‘룰라변수’를 반영했다고 하는 3.4를 넘어 4헤알에 이르리라고 한다.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투기꾼들의 공세가 이미 시작되었다.그 가운데는 “룰라는 곧 디폴트”라고 공격한 조지 소로스의 돈도 숨어 있을 것이다.27일까지 기다려 보자. 이성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 젊은 두소설가 문학적 접근 보기/ 이 시대의 사랑법, 정답은?

    항용 우리의 정신과 몸에 밀착해 있다고 믿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여기에서 발원하는 ‘사랑법’은 문학적으로 어떻게 구현될까.원초적이고도 근원적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두가지 소설 박청호의 ‘질병과 사랑’(문학과 지성사),김종광의 ‘모내기 블루스’(창작과 비평사)를 만난다. 적어도 사랑법에서는 서로 극단적인 시각을 노정시킨 이 두 작품은,얼핏 판이한 사고방식을 서술하면서도 놀라운 유사성을 갖는다.사랑은 우리의 사회규범이 제시해 준 것처럼 대단히 진지하거나 숭엄한 것이라기보다 즉물적·즉자적이고 즉흥적이라는,그래서 그릇에 담기는 물처럼 세상의 변화를 온몸으로 수용하거나 스스로 이런 변화를 이끌어 간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주 진지한,그래서 군데군데 철학적 담론이 툭툭 튀어나오는 ‘도시적 사랑’이라는 현상(질병과 사랑)이 있는가 하면,조용한 농촌 마을을 밤마다 뒤집을 듯 요란법석을 떠는 ‘가루지기 타령’식의 해학적 씩씩거림(모내기 블루스)도 있다.도식적으로 읽어 내자면 불륜이라는 ‘도시적 사랑’의 매우 유력한 유형을 통해 도시인의 고뇌와 권태를 그려내는 ‘질병과 사랑’은 제법 진지한 담론을 깔고 있다.“사랑? 지금 사랑이라고 했어? 네가 사랑을 알아? 그래 네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게 도대체 뭔데?”하는 식이다. 이에 반해 ‘모내기 블루스’는 다분히 고답적인 사랑법을 통해 인간의 속내를 해학적이고 희화적으로 들여다 본다.“불꺼진 바깥채 아들방에서 색시가 죽겠다고 질러대는 소리가 참으로 장대하며,아들 질퍽대는 소리 또한 사람 잡겠다 싶었다.그러니 열 걸음은 족히 떨어진 안방 이내 몸의 잠까지 깨웠지.” 성석제의 웃음과 윤흥길의 해학을 버무린 듯한 충청도식 의뭉스러움(작가 김종광은 충남 보령 태생이다.)이 그의 입담에 배어 있다.아들에게 핀잔을 들은 뒤 “임마,나는 농사경력이 반세기여,반세기.”라고 띠알거리면서도 끝내는 경운기로 대표되는 첨단 영농의 흐름에 밀려난 아버지의 아쉬움을 무채색으로 그려내 직설법보다 더 설득력있게 ‘세상의 달라졌음’을 선언하고있다. 그러길래 여고 때 가출해 술집을전전하다 아들놈 꼬드김에 삯일꾼으로 얹혀온 서해의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습성’을 목도하고서도,이를 “세상이 달라졌는데 도리없잖유.”라는 식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기성세대의 아픔,그 아픔이 리얼리티를 더해줘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작품의 중심추 구실을 감당하고 있다.“처자는 여직 자는감?” “새벽참까지 만리장성을 쌓으니 오죽허겄슈.” “그럼 야들이 한몸으로 잤단 말여?” “동네 떠나갈 뻔 했슈.” 이렇듯 천역덕스럽게 아들놈 ‘사고친 일’을 되뇌는 늙은 부부의 대화가 진지성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애는 치료약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인간의 몸을 감염시키는 치명적 질병’이라는 박청호는 ‘질병과 사랑’에서 허무와 권태를 재상산해 내는 육체적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병들어 가는 일상을 날카롭게 추출해 내는 솜씨를 보인다. “모르겠어.미친 듯이 구멍을 파도 허무할 뿐이야.널 완전히 가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타인의 몸을 어떻게 다 소유할 수 있겠니? 잠시 경험하는 것만도 얼마나 가공할 만한 일인데.”“또 철학하네.”“화가가 그것도 몰라? 네 모델들을 다 네가 소유할 수 있어?” 박청호는 절대가치의 개념을 가진 ‘사랑’을 ‘하늘에서 지상으로’가차없이 끌어내려 거추장스러운 인식의 허울을 벗겨낸다.“그래,철학박사는 연애도 그렇게 철학적으로 하나? 예전에 자기를 임신시키고도 배신하고 떠난 애인을 또다시 만나 연애한다? 이거 정말 경이롭지 않아? 아니면 몸정이 그렇게 깊었어?” 이들의 작품은 이렇듯 서로 상이한 배경을 두고 전개되지만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의 일이라는 것,그래서 시간의 바다를 헤엄치는 인간이 시간성을 거역할 수 없다는 준엄한 현실인식과 맞닥뜨린다. 시아버지가 될 법한 노인네 젓가락 장단에 맞춰 논두렁에서 질펀하게 블루스 춤판을 벌이는 당돌한 ‘도시처자’의 회귀본능과,“누구의 아들인들 무슨 상관이랴.어차피 이 아이는 내 아이인 것을.”이라는,혈통이 모호한 임신을 두고 남편으로부터 끝내 발길질을 당하는 ‘박사 와이프’의 강고한 자아의식이 극성의 화음을 이루고 있다.이들의 일탈 혹은 상식을파괴하는 일탈적 행각은 체념으로 귀결된다.사랑이 고결한 형이상학적 가치라거나,거창한 통과의례를 거쳐 뿌리를 내린다는 봉건적 의식은 이들에게 이미 무의미한 질서다.사랑이라는 것도 결국 현실에서만 우거질 수 있다는 나름의 현실인식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이런책 어때요/ 추사와 그의 시대-김정희 통해 본 조선후기 예술과 지성

    조선 후기 지성사와 예술사의 중심에 선 추사 김정희와 그의 시대에 관한 연구서.추사가 산 시대는 정조대 이후 조선 전통문화의 황금기인 진경시대를 마감하고 북학을 통해 외래문화를 수용,전통의 극복을 시도한 시기였다.추사는 실사구시를 모토로 한 청조 고증학을 과감하게 수용해 이를 조선의 문화기반 위에서 집대성했다.또한 외척세도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정조시대 이래 청론사류(淸論士流)의 정치적 지향을 계승·실천하려 한 마지막 세대이기도 했다.이 책은 대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의 성과와 한계를 아울러 살핀다.1만 6000원.
  • 회갑 기념展 여는 간송미술관 학예실장 최완수씨

    “촌스럽게 무슨 회갑연입니까.‘회갑’이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는데…” 9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예원에서 열리는 ‘최완수 회갑기념전’의 개막식이 열린 3일 가헌(嘉軒)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얼굴을 붉히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번 전시회는 ‘간송학파’인 김천일(목포대) 오병욱(동국대) 조덕현(이화여대) 장지성(전주교대) 이태승(용인대) 교수 등 10여명이 회갑연 및 저서‘한국 불상의 원류를 찾아서 1’ 출판기념회를 겸해 마련한 자리.제자들은‘가헌 선생 19세 진영(조덕현 작)’ 등 그의 초상화를 비롯해 한민족의 정신이 살아 있는 탱화·불상·한국화·서양화 등을 출품했다.모두 최 실장의 정신을 반영하는 작품들이다. 이 전시회는 지난 73년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한국미술사를 강의한 이래 30여년 동안 한국 전통문화 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써온 그에게 제자들이 해줄 수 있는 최대의 ‘헌사’일 것이다.그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년간 일한 뒤 66년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으로 옮겨 학예연구실장으로 지금까지 일해왔다. 한국 불교미술사학계의 강력한 학맥인 이른바 ‘간송학파’는 쉽게 말해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다.70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연세대에서 그의 강의를 듣고 학문적 토대를 닦은 이들이 자연스레 구성했다.‘식민사관에서 탈피해 우리 전통문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갖자.’는 그의 사상에 공감한,미술계뿐만 아니라 사학 분야 등의 인문학자들을 포괄한다. 그는 “나에겐 전수할 학문이 있고,스승의 색깔을 이어갈 수 있는 뛰어난 학생들이 있어 학통이 이어진 것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낸다. 최 실장은 “학문에는 고전에서 이어지는 수직적인 지식과 동시대의 수평적인 지식이 있다.요즘 교육은 검증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수평적인 학설만 요구하는 것 같다.그러나 문화의 주체자가 돼 외래문화를 수용하려면 수직적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그래야 지식인들이 태어날 풍토가 마련된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책/ 마르자 드스지엘스카 지음,히파티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하면 우리는 보통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같은 남성 철학자들을 떠올린다.그러나 고대 철학사를 꼼꼼히 살펴 보면 남성철학자 못지 않게 뛰어난 여성 철학자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히파티아·아레테·소시파트라·애스클레피제네이아·올림피오도루스 등이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히파티아는 ‘신플라톤주의’를 완성한 당시의 대표적인 여성철학자로 암모니우스·다마스키우스·심플리우스·아스클레피우스 등 당대쟁쟁한 철학자들의 스승이었다.그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그가 사는 알렉산드리아는 물론,그리스 전역에서 뜻있는 청년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그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인물로 ‘아름다움과 지혜’의 여신으로 추앙받았다.특히 당대 최고의 지성인 그에 대한 살인은 고대 광명의 종말과 중세 암흑의 도래를 의미할 만큼 중요한 사건으로 취급되어 왔다. 히파티아는 페미니스트들로부터도 추앙받는다.뛰어난 지적 능력과 미모를 지닌 히파티아는 철학자 이시도르와 결혼한 뒤에도 숱한 저명 남성들과 자유로운‘연애적 교우관계’를 맺었다.당시 기독교 대주교인 키릴루스는 히파티아의 애인으로 알려진 제독 오레스테스와 갈등관계였다.키릴루스는 마침내 히파티아를 간통 혐의로 살해했다. 고대 그리스 말기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충돌을 빚었다.키릴루스 대주교는 유대인들을 공공연히 탄압했고 히파티아는 유대교를 옹호하며 이에 저항했다.대주교는 히파티아를 제거하지 않고는 자신의 종교권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역사가들은 히파티아 살해가 이교주의가 끝나고 기독교적 암흑시대가 시작되게 만든 사건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폴란드의 고대 로마사 교수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이러한 ‘히파티아 신화’를 재해석해 관심을 모은다.한마디로 히파티아의 이미지는 후세 사람들에 의해 문학적으로 가공되고 신화화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한 예로 히파티아가 뛰어난 철학자임은 분명하지만 그를 미의 여신으로 신화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히파티아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가 그리스 식민지가 된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라파엘이 그린 것처럼 그리스인의 외모가 아니라 이집트인의 외모일 것으로 추정한다. 나아가 유대교인으로서의 히파티아도,자유연애주의자로서의 히파티아도 모두 부정한다.저자에 따르면 히파티아의 순교 또한 ‘고대의 종말’이 아니라 그리스 세계의 가치와 새롭게 떠오른 기독교적 가치가 통합되는 역사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히파티아는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의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그러나 이러한 신화의 재해석에도 불구하고 히파티아는 여전히 역사에 남을 위대한 철학자다.그것은 고대 그리스 말의 철학사를 그의 제자들이 찬란하게 장식했다는 점에서도 증명된다.‘고대 그리스가 사랑한 여인’히파티아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새비디오/ 아이리스 - 실화 바탕 43년간의 사랑이야기

    사려 깊고 섬세한 43년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국영화.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석권한 짐 브로드벤트,‘셰익스피어 인 러브’‘전망좋은 방’의 주디 덴치,‘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 등 신·구세대 연기파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를 맛볼 수 있다. 옥스퍼드대 철학교수이자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은 아이리스 머독(윈슬렛)과 명망높은 문학평론가 존 베일리(브로드벤트)는 ‘영국 최고의 지성인 커플’이라고 불리는 사이.그러나 나이든 아이리스(주디 덴치)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모든 것이 변한다. 베일리를 매료시킨,아이리스의 지적인 영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남은 것은 한때 아이리스이던 여성의 잔해일 뿐.존은 아이리스의 정신을 지탱시키고자 헌신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어 버리면 사랑하는 감정까지도 같이 사라지는 것일까.환자가 된 아이리스 옆에서,존은 한때 빛의 여신처럼 생명력이 넘치던 그녀의 옛 모습을 떠올린다. 살아 있는 아이리스 대신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의 아이리스와 사랑에 빠지는 자기기만.존은 결국 아이리스를 특수 요양원으로 보내고,그녀는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감독 리처드 아이어는 역경 속에서도 헌신과 믿음으로 깊이를 더해가는 사랑의 과정과 결말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차분하게 담았다.‘사랑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어떻게 지켜지는가.’라는 고전적인 모티프를 오래된 백자처럼 은은한 빛으로 잔잔하게 표현해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열린세상] 요즘의 미국, 요즘의 북한

    미국 특사가 북한을 방문한다.북·일 관계에 이어 북·미관계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하지만 미국은 포용보다는 강경 기조에서 북한의 태도를 타진하는 데 무게를 두는 듯하다. 어쨌든 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은 사뭇 역설적 느낌을 준다.미국은 세계최강국이자 유연성과 개방성을 자랑으로 삼는 나라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하나이고 ‘벼랑 끝 외교’와 완고함으로 버텨온 나라다.한데 최근 이 두 나라의 움직임은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 부시의 미국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전선을 중심으로 신세계질서를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에 몰입해 왔다.이 전략은 9·11테러로 인한 세계적인 연민과 분노,그리고 테러를 없애자는 선의(good will)를 바탕으로 아프칸 전쟁에서 유례 없는 세계 동맹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미국의 헤게모니를 보장하는 이런 동맹 체제를 지속하려면 ‘공공의 적’이 계속 있어야 하는 바,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바로 지목했다. 하지만 후세인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미국의 기획은 차질을빚고 있다.우선 주요 국가들의 협조가 원활치 않다.중국과 러시아는 일찍부터 등을 돌렸고,슈뢰더의 독일이 뒤를 이었다.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아셈 회의에서 “전쟁에 대한 분별력과 책임을 중시하는 지성적 태도”를 강조하면서 전쟁불가피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미국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이즈미 총리조차 대 이라크 전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영국과 이탈리아가 미국 편에 있으나,국제 사회의 동의 없이 전쟁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국제 정치에서 ‘역고립’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전쟁에 관한 한 단결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내에서도 부시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 대슐 상원 원내총무는 “부시가 선거를 겨냥해 전쟁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앨 고어 전 부통령은 9·11테러 이후 조성된 세계 사회의 우호적 연대의식을 적대감과 우려감으로 변질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 경제의 불안으로 미국 언론의 논조도 점점 전쟁 회의론으로 바뀌고 있다.부시의 리더십이 독단주의에 빠져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음에 대한 안팎의 비판으로 부시 정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에 비해 요즘 북한은 전례 없이 유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중국 및 러시아와 결속력을 과시한 뒤 일본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고이즈미와 한국 정부를 매개로 미국이 대북 대화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노련한 ‘외곽 전술’도 병행했다.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하여 남북관계의 진전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했다.무엇보다 큰 사건은 신의주를 북한 체제와는 완전히 다른 자본주의 특구로 만드는 조치이다.중국마저 놀라고 있는 이 조치는 개방 개혁을 향한 북한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었음을 알리는 징후이자,이제부터 북한의 변화가 언제든지 제스처로 끝날 수 있는 정치 전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알린다. 이 시점에서 미국 특사의 북한 방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악의 축’ 인식을 바꾸지 않고,북한이 무기 사찰과 관련한 선물 보따리를 냉큼 주지 않는 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하지만 북한의 변화 의지가 확인된다면 미국으로서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다.한반도에서 ‘군사 논리’가 ‘외교 논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과연 마련될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장 경직된 나라가 유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유연한 나라가 경직되게 행동하는 역설적 상황을 보면서 이런 변화의 시기야말로 지혜로운 리더십이 국가 이익에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마키아벨리의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여우의 간지와 사자의 결단력을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지도력이 요구되는 것이다.요즘의 미국,요즘의 북한을 바라보며 문득 우리의 대권주자들은 과연 역동적인 국제 정세를 주도할 안목과 능력을 준비해왔는지 묻고 싶어진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 사회학
  • 책꽂이/ 옥수수빵 이야기 外

    ◆옥수수빵 이야기(마태 지음) = 지난 84년 문예중앙 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작가의 동화같은 소설.‘어려웠지만 꿈을 꾸었던 날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옥수수빵을 배급받던 시절을 특유의 부드럽고 감성적 시각으로 그려냈다.고암 정병례의 전각을 삽입해 책이 한층 운치를 더했다.어린이에게도 권할 만하다.민미디어.8000원.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김명리 지음) = 지난 8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노래의 서(序)’등 원죄의식을 삶의 충동으로 바꿔놓는 시의식이 주목된다.문학과 지성사.5000원. ◆미국,이라는 문제(박의상 지음) =‘9·11 테러’당시 미국에 체류한 시인이 반전과 빈부격차·종교문제 등을 풍자시 형식으로 쓴 시집.‘미국을 위한기도’‘미국은 멀었다’‘다시,릿슨 양키’등의 작품에 초강대국 미국의 그늘에 묻혀 살아온 한 지식인의 갈등이 묻어난다.아침나라.6000원. ◆염소(김성동 지음) =‘만다라’로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지난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쓴 첫 작품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를 고쳐 새 제목으로 출간했다.광주에서 살상극이 자행된 상황을 새끼 염소와 주변 환경에 투영해 생명의 존귀함과 존재 의미를 부각한다.청년사.7500원. ◆목마른 우물의 날들(이안 지음) = 지난 99년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등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은 시인의 첫 시집.효율과 실용성,소유와 소비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농경 정서가 싱싱한 발상으로 다가온다.실천문학사.5000원. ◆거미(박성우 지음) =‘거미’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의 첫 시집.체험을 바탕으로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시편들에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가 있다.창작과 비평사.5000원. ◆보라색 커튼(김유택 지음) = 소설집 ‘어메이징 그라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장편.자폐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과 고립된 생활을 해온 주인공이 정신병 치료과정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됐다.문학과 지성사.7500원. ◆폭우(카렌 두베 지음,박민수 옮김) = 독일 여류작가인 저자가 지난 99년 발표한 장편소설.삼류작가 레온은 암흑가 보스인 피츠너의 자서전을 써주기로 하고 거액을 받아 옛 동독 지역에 집을 마련한다.어느날 레온을 방문한 피츠너가 살해된 뒤 인근 늪에 매장된다.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서서히 몰락해 가는 레온의 열정과 희망이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책세상.8000원. ◆웨이터(윤민호 지음) =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지에서 20여년째 웨이터로 일해온 저자의 체험소설.막일꾼에서 인기 연예인·기업체 사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사람들의 술버릇 등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가 드러난다. 카드빚 때문에 술집에 나오는 젊은 여자들,외상값을 받지 못해 수억의 빚을 진 마담이나 웨이터의 애환 등을 묘사했다.창작시대.8000원.
  • 대선보도 우리의 다짐

    오는 12월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한매일이 선거보도에 일대 혁명적 변화의 문을 열겠습니다. 민영화 원년을 맞은 대한매일은 대통령선거에 대한 공정하고 심층적인 기사를 실어 유권자들에게 바른 선택의 기준을 제공할 것입니다.깊이 있는 취재,분석 기사를 통해 올 선거가 21세기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보도로 새롭게 태어난 ‘공익정론’의 모범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대한매일은 다음과 같은 다짐과 방침을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공정보도 노력 배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기사를 의도적으로 작성하거나 편집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기사와 사진은 뉴스로서의 가치 판단 기준에 따라 게재하며 불편부당의 원칙을 견지하겠습니다. 지역주의 조장이나 금권타락선거 양상을 끝까지 추적,문제점을 적시함으로써 관련 후보자가 유권자로부터 배척받도록 하겠습니다. ■정책대결 유도.인물검증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면밀히 비교·분석해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도록 유도하겠습니다.이슈 중심으로 쟁점을 심도 있게 보도하겠습니다.공약은 전문가의 분석을 거쳐 실현 가능성과 예산 집행의 효율성,우선 순위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겠습니다. 공직관·학력·경력·병역·납세·재산·전과 등 자질 검증 요소를 토대로 후보들의 도덕성과 공직수행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하겠습니다.모든 후보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새 여론조사 기법 도입 ◇대한매일은 기존 언론들이 하고 있는 경마식 여론조사는 지양하려 합니다.여론조사 결과를 전문가들이 직접 분석하고,기사를 씀으로써 한 차원 높은 분석을 독자 여러분께 선사합니다.특히 응답률이 20% 안팎에 불과해 ‘표집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기존의 조사와 달리 조사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응답률을 60%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보다 정확한 조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일 응답자를 추적,여론의 변화를 심층 탐구하는 ‘패널조사’도 시행할 것입니다.유권자의 관심 사항도 조사,정치권이민심의 동향을 알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선거조사위.분석위 구성 ◇공정하고 분석적인 여론조사,정책대결 유도 및 인물 검증을 위해 한국조사연구학회(회장 朴龍治 서울시립대교수),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소장李南永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대선조사위원회와 분석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양 위원회는 여론조사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오류와 불공정성을 걸러내고,각종 현안을 심층 분석한 글을 정기적으로 지면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사연구학회는 정치학·사회학·행정학·통계학·경영학 등 관련 10개 분야의 학자들과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둔 우리나라 최고의 조사연구 전문가 모임입니다.KSDC 역시 이 분야 유수한 교수 및 전문가가 모인 여론조사 전문기관입니다. ■'소수의 목소리' 충실히 반영 ◇소수 정당이나 정파의 움직임과 의견을 전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집단’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이들의 요구가 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전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젊은세대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세대간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인터넷에 나타난 여론도 지면에 충실히 전달하겠습니다. ■명예논설위원.자문위원 참여 ◇대한매일은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1300여명에 달하는 명예논설위원과 자문위원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선후보 정책 검증단과 선거기사 자문단 등을 운용,어젠다 설정에서 후보 공약 평가와 차기정부 국정 과제 제시에 이르기까지 각 후보의 정책을 정밀분석하겠습니다.
  • 김재희박사 세계3대 인명사전 등재

    한국원자력연구소 김재희(45·종합안전평가팀 책임연구원) 박사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잇따라 등재된다. 원자력연구소는 23일 김 박사가 로봇공학분야의 연구업적과 학술적인 기여를 인정받아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후와 인명정보기관(ABI),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가 발행하는 인명사전에 동시에 등재된다고 밝혔다. 특히 케임브리지 IBC는 내년 발간예정인 21세기 저명한 지성인 2000인을 비롯해 위대한 과학자 1000인,근세기 탁월한 과학자 2000인에도 김 박사의 이름과 업적을 등재한다.김 박사는 1983년 원자력연구소와 연을 맺은 후 로봇공학 및 원자력기기 건전성과 관련한 연구를 해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연세대 정현기교수 비판 “신춘문예는 상업적 문화권력”

    “문예지와 일간지의 신춘문예로 대표되는 문학제도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불변의 문학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문단에서 거론 자체를 금기로 여긴 ‘문학권력’과,그 권력을 가능하게 하는 ‘문학제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비평서가 출간됐다. 정현기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비평집 ‘한국 현대문학의 제도적 권력과 사회’(문이당)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싹트기 시작한 문학작품의 상품화 과정은 물론 현대에 와서도 이 문학제도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 왔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정 교수는 “서울을 중심으로 해마다 6∼7가지 일간 신문들이 신춘문예라는 신인 발굴제도를 통해 작가를 배출·양성하고,일간지라는 문학제도가 그들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이를 십분 활용하는 일은 나무와 아교처럼 긴밀하게 엉키는 관계로 존속한다.”며 이런 유형의 문학제도 존속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한국의 문학제도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왕성한 조직력을 과시했다.”며,일제강점기하에서 창간된 ‘창조’를 예로 들어 당시 동인지형태의 문예지들이 민족어를 지키기 위해 초절(超絶)적으로 민족어 문학작품을 생산해 냈다는 점을 평가했다.당시 김동인 염상섭 정지용 이태준 등이 이끈 동인 문예지들은 민족의 영혼을 담아 낼 발판으로서의 권력구조를 만들었으나,결과적으로 이들이 창출한 문학권력은 일정한 집단을 결속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권 회복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타민족에 의해 국권이 혼란스럽고 집단의 정신이 흩어져 갈라설 위기에 처했을 때,그리고 한 민족집단이 극도의 정신적 결핍상태로 뒤덮여 있을 때 문학제도가 만들어 졌다.”고 해석했다.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문학사상’등을 명시하고 이같은 문학제도의 탄생을 ‘집단과 민족,그리고 민중에게 길을 여는 빛이고 꽃’이라고 평가했다. 무차별적인 서양이론 차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그는 저서 머릿말에서 “서양 이론으로 무장한 논객들이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독판을 쳐왔다.”고 지적하고 “한국에 옮겨온 서양 지식 바이러스의 숙주,서양 지식의 한국인 프랑켄슈타인의 횡포가 어떻게 스스로는 물론이고 동포를 기죽여 왔는지를 밝힐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연세대 재직중인 5공화국때 해직돼 문학사상 편집주간 등으로 활동했으며,‘한국 근대소설의 인물 유형’‘한국 문학의 해석과 평가’등을 남겼다. 심재억기자
  • 이색 브랜드 봇물

    제품의 고품격을 표방한 브랜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호·영어 등을 조합한 것으로 10여명이 2∼6개월간 고심해 만든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2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형 광고회사들은 브랜드 전략연구소,BI(브랜드이미지통합)팀 등을 사내에 두고 브랜드 제작에서부터 마케팅,광고까지 대행하고 있다. LG건설이 지난달말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의 약어.LG애드가 만들었다. ‘자이’는 ‘π.on(파이언)’ ‘솔라시(松羅市의 변형)’ ‘aatz(아츠)’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LG건설의 대표 브랜드 자리를 이어받았다.‘LG빌리지’ 이후 7년만이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 ‘더 샵(#)’도 제일기획과 브랜드 제작 전문업체인 브랜드 메이저가 3개월 가까이 매달린 끝에 만들었다.삶의 질을 ‘반올림’한다는 뜻으로 반올림표를 사용했다. 제일기획은 브랜드 네이밍 업체와 공동으로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고급 담배‘타임(time)’을 기획했다.LG애드는 단독으로 ‘시즌스(seasons)’를 만들었다. 오리콤은 최근 LG칼텍스가스의 브랜드 이미지 통합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은 브랜드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국내 광고업계도 광고와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연계한 마케팅 전략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
  • 책꽂이/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外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마종기 지음)= 미국에서 생활해 온 시인의 열번째 시집.97년 출간된 시집 ‘이슬의 눈’이후 쓴 시편을 엮었다.자전적 시 ‘침묵은 금이라구?’를 비롯해 ‘축제의 꽃’‘목련,혹은 미미한 은퇴’등 이민자의 향수가 배어 있는 시들을 실었다.문학과지성.5000원. ■영화이야기꾼 카를 호프만(게르트 호프만 지음,장혜순 옮김)= 심리묘사와 탁월한 언어구사로 독일 평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의 소설.어린 손자의 눈에 비친 할아버지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 ‘시네마천국’을 연상시킨다.문학동네.7500원. ■옛 시의 즐거움(김풍기 지음) =옛 시인들의 시를 통해 그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꾸민 교양서.저자가 각 시에 덧붙인 해석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다산 정약용은 물론 김시습과 한용운 등 40여명에 이르는 옛 시인들의 시가 작가의 독특한 해석으로 새롭게 다가온다.아침이슬.9000원 ■빛 속을 나는 새(김춘옥 지음)= ‘빛깔로 쓰는 시’라는 부제가 말하듯 동양화가이자 시인인 저자가 자신의 시 작품에 다양한 그림을 넣어 꾸민 사화집.시화를 넘나드는 매력이 읽는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아티스트.1만2000원. ■민담시집(박이도 지음)= 경희대 교수인 시인의 열번째 시집으로 민담을 소재로 한 36편을 실었다.구전 민담을 비롯해 불교설화·성경·속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시 형식으로 재구성했다.모아드림.5500원. ■감나무 잎에 쓴 시(이주형 엮음)= 한국인의 정서에 뿌리내린 감나무와 관련된 시를 따로 모은 시집.고은·신경림·김준태 등 시인 86명의 작품을 엮어 우리 정서에 닿아 있는 감과 감나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살림터.5500원. ■서사이론과 그 쟁점들(한용환 지음)= 동국대 교수인 저자의 서사이론 전문서.구조주의 서사학의 이론적 쟁점,소설에서 화자의 역할과 현대소설에서 플롯의 양상 등을 분석했다.문예출판사.1만3000원. ■커플 게임(하야시 마리코 지음,김자경 옮김=) 12가지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연작소설.아내와 남편,애인 등이 모두 가슴 속에 비밀스런 사랑을 품고 있다고 설정하고 유부녀의 불륜,창녀와의 하룻밤,첫사랑과의 재회,동성애 등을 들춰내 보인다.중앙M&B.8500원.
  • ‘빅게임’도 보고 우애도 다지고

    ‘추석 연휴를 스포츠와 함께.’ 온가족이 모여 정담을 나누게 될 추석 연휴 뒤끝엔 지나친 음주와 나태함으로 인해 후유증을 앓기 쉽다.이를 방지하면서 가족간 우애를 다질 수 있는것 가운데 하나가 스포츠 즐기기다.올 추석 연휴에도 전국의 경기장에선 아시안게임축구대표팀 평가전과 프로야구,민속씨름 등이 펼쳐진다.연휴기간에 가족과 함께 직접 경기장을 찾거나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국내외 스포츠를 소개한다. ◆축구-프로축구가 느긋하게 한가위 휴식을 즐기는 가운데 연휴를 반납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골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대한축구협회와의 갈등을 접고 오는 2004년까지 신분 보장을 재확인받은 박항서 감독은 지난 13일부터 파주에서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을 재개한 데 이어 16일부터 창원으로 캠프를 옮겨 아시안게임에 대비해왔다. 훈련 성과를 가늠할 첫번째 무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이다.피차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나서기 때문에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는 아니지만 20일 오후 7시 창원공설운동장에서벌어질 이 경기는 전국의 팬들에게 생방송을 통해 축구의 묘미를 유감 없이 선사할 전망이다. 우선 거스 히딩크 감독 재임기간에 한국대표팀이 주로 유럽이나 동구 및 아프리카 팀들과 국제경기를 치른 까닭에 팬들은 모처럼 중동 축구의 묘미를 즐기게 됐다.더구나 UAE는 한국 일본 중국과 함께 아시안게임 4강 후보로 꼽힐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박항서호’가 남북통일축구경기 무승부에 이어 아우인 청소년대표팀(19세 이하)에게 0-1로 무너지면서 안겨준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대표팀은 유일한 해외파인 박지성(일본 교토퍼플상가)마저 다음달 초에나 합류하기로 함에 따라 공격 라인의 불안정으로 고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엔트리 확정 이후 강도 높은 전술훈련을 실시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하는 데 온 신경을 기울여온 만큼 이번에는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따라서 이번 평가전은 누가 아시안게임 ‘베스트11’으로 선발될 것인가와 함께 주전 공격진의 구성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를 가늠할 기회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차례의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한골도 올리지 못한 대표팀에서 누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릴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재미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프로야구-추석연휴 동안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 진출팀과 한국시리즈 직행팀(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4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티켓 가운데 3장(기아 삼성 현대)은 어느 정도 주인이 가려진 상태.나머지 한장을 놓고 LG와 두산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특히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경우 지난해 챔피언으로서 체면을 구기기 때문에 막판 총력전을 준비중이다.두산은 ‘뒷심’에선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마지막 한국시리즈마저 거머쥐었다. 그러나 LG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시즌 초반 줄곧 하위권에서 맴돌아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야생마’ 이상훈이 합류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현재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가져 가느냐다.기아와 삼성이 접전중이다. 2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체력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따라서 두 팀 모두 한국시리즈 직행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통의 야구명가 기아는 5년만의 우승과 함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단꿈에 젖어 있다.연휴 동안 기아는 하위팀 SK,롯데와의 경기에서 승수를 최대한 쌓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반면 경기가 없는 삼성은 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체력 안배에 들어간다. 개인 타이틀에선 올시즌 ‘루키 파워’를 이끌고 있는 신인 투수 조용준(현대)이 국내 최고의 마무리 진필중(두산)을 제치고 지난 91년 조규제(SK) 이후 11년만에 신인 구원왕에 오를 수 있을지로 관심을 끈다. ◆민속씨름-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0일부터 4일 동안 한가위만큼이나 풍성한 내용의 씨름 축제가 벌어진다.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주장사씨름대회가 그것.올해 6번의 지역장사대회 가운데 4번째 대회다.이 대회에는 상비군을 포함,4개 씨름단에서 모두 47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왕중왕을 가린다. 유력한 우승후보는 전반기 강진장사와 경산장사 서산백두장사 서산장사 등을 휩쓸며 4관왕에 오른 ‘골리앗’ 김영현(26·LG)이다. 시즌 초 이태현(26·현대) 황규연(27·신창건설)의 벽에 걸려 부진을 면치못한 김영현은 전반기 마지막 지역대회인 서산장사대회에서 백두와 지역장사를 한꺼번에 거머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력한 라이벌은 전반기 3관왕에 오른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상대전적에서 25승18패로 절대 우위에 있을 만큼 김영현에게 유독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익산장사와 올스타장사를 차지한 황규연과 익산백두장사를 차지한 백승일(27·LG)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다. 기술씨름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는 한라급에서는 김용대(26·현대)의 독주속에 모제욱(27·LG) 김선창(31) 조범재(26·이상 신창) 남동우(27·LG) 등이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보인다. 한편 한국씨름연맹은 대회 기간 동안 식전행사에 서커스 공연을 마련,눈길을 끌고 있다.대회 홍보와 볼거리 제공을 위해 3일간 계속될 서커스 공연에는 국내 서커스의 명맥을 잇고 있는 동춘서커스단의 정예 단원들이 출연해외줄타기,접시 돌리기,항아리 머리묘기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체육팀
  • 대한매일 이렇게 바뀌었습니다/구독률 급상승… 전문가들이 먼저 찾는다

    오랜 세월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가 굴레와 간섭의 역사를 접고 독립 민영언론으로 재탄생한 대한매일이,소유구조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뿐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작지만 강하고 권위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고자 뼈를 깎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민영화 이후 중도개혁 노선을 표방한 채 사원들이 최대주주인 독립언론의 위상에 맞게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큰 모토로 삼아,공정·중립·독자적인 시각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려는 시도는 이미 곳곳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극좌와 극우를 제외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자 개편한 오피니언 면에는 각계 지성의 참여가 늘고 있다.‘지식나눔 운동’차원에서 시도한 전문가의 자발적인 신문제작 참여는 이미 1500여명의 명예논설위원·자문위원단의 운영으로 가시화했다. 우리사회의 변화와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한 오피니언 면은 각계 전문가들이 집필하는 주요 칼럼인 열린 세상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그때그때 이슈를 좇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하는 시론,사회 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의다양한 제언을 담은 발언대,지구촌의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는 글로벌시각,환경과 생명문제를 다루는 녹색공간,인터넷 세상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인터넷스코프 등으로 대표된다. 여기에 각 대학신문 편집장들이 참여하는 젊은이 광장,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발표된 주목할만한 주장과 이견을 소개하는 오피니언중계석과 네티즌마당,대한매일에 게재된 기사에 대한 독자의 평가와 제언을 담은 편집자에게 등은 일방적인 정보제공에 끝나지 않고 쌍방향 네트워크로 시선을 모으는 고정난들이다. 올해 ‘민영화 원년’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변화를 시도한 것은 상업성의 지양이다.프랑스의 르몽드,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같은 세계적 권위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발생부수 경쟁을 철저하게 무시한다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천편일률적인 시각에서 탈피해 독자들의 열린 시각을 겨냥하고 지면에 반영하기 위한 이같은 시도는 최근 A여론조사기관의 구독률 조사에서 대한매일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되돌려진다. 선거보도에서도 이미 한국조사연구학회와 공동으로 6·13지방선거,8·8재보선을 철저해부했으며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공정하고 심층적인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특히 선거보도에서는 응답률 20% 안팎으로 표집오류 발생가능성이 높은 기존 조사와 달리 조사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응답률을 60% 이상으로 높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집의 특화도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지면수는 많아도 광고가 전체지면의 50%를 넘는 일부 거대지와 달리 광고없이 기사로 신문지면 전체를 채우는 통판편집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이는 지면수가 적어도 정보량에서는 거대지와 다를 바 없으며,오히려 그날의 뉴스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에 편리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즉 커다란 활자 제목과 요란한 레이아웃으로 뉴스의 과대포장에 급급한 메이저 신문들의 ‘거함대포’식 편집 패턴을 탈피해 논리와 설득의 과학적 편집으로 독자에게 이성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시에 대한매일을 볼 수 있는 글로벌 에디션(해외판)으로 확장되고 있다.세계 각지에서 당일신문을 발행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NewspaperDirect사와 네덜란드 PEPC월드와이드사와 각각 기사제공 계약을 맺어 세계 50여개국에서 국내에서와 똑같이 대한매일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2000년 6월 노사합의로 회사발전공동연구위원회를 설치해 민영화를 추진한지 1년7개월만인 지난 1월 마무리한 민영화 1단계.정부의 잔여주식 지분 해소 등 완전한 의미의 민영화 작업을 앞두고 있지만 대한매일은 이미 많은 것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었고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다양한 지면 신설 대한매일이 9월 들어 미래 지향적이고 새로운 트렌드(흐름)를 생생히 담아내는 지면을 대거 신설,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새롭게 선보인 지면은 ‘밀레니엄’‘CEO’‘‘남과 여’‘W세대’‘복지 40∼80’.이와함께 폭증하는 문화예술 수요에 맞춰 문화면을 증면하고 섹션화했다. 파격적 내용과 편집으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이들 지면들은 1500여명의 명예 논설위원과 자문위원들의 전문적 조언과 감수를 받아 그 깊이를 더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신문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의 큰 흐름을 담아내는 ‘밀레니엄’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에서 우리 사회와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거시적으로 분석한다.새로운 현상과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과 논문 소개,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 있고 재미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지난 18일 첫 번째 기사로 투기장으로 변질된 금융시장에서부터 노동시장 글로벌화까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경제 이슈들을 놓고 철학박사이자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피레르 노엘 지로와 나눈 대담을 실었다. ‘CEO’면은 한국 경제 현장의 최전선에서 기업경영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화제의 최고경영자(CEO) 이야기를 담는다.매주 1회 이들을 찾아가 성공비결과 노하우,세상 살아가는 방식을 듣는다. 대표적인 보수기업으로 꼽히는 금호그룹에 혁신적 ‘관리경영론’을 앞세워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박삼구 신임 회장,‘한국홈쇼핑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조영철 CJ39쇼핑 사장 이야기가 이미 나갔다.‘남과 여’면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사회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의 변화상을 모색해보는 자리다.요즘 남성,요즘 여성의 위치는 과연 어디인가,이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가,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새롭게 설정되고 있는가 등등. 19일자에 처음 실린 ‘아우야,너희들이 과연 장남을 아느냐?’는 급속한 유교문화 해체 속에서도 여전히 ‘장남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이 시대 맏아들,그리고 장남 노릇을 하는 차남들의 고민을 담아냈다. ‘W세대’는 10대 후반∼20대 젊은 세대의 삶의 방식을 쫓아가보는 지면.월드컵의 이름을 딴 W세대는 일명 모바일세대로도 불린다.첫 순서로 이른 바‘잘 나가는’ 직장에 입사했으면서도 3년을 못 채우고 그만두는 현상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았다. 문화면 섹션화는 문화예술 관련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전달하고,주요 이슈를 앞으로 이끌어내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한 것이다.이를 위해 고급예술(화),대중문화(수),레저 및 주말 문화행사(목),책과 문학(금)을 요일별로 섹션화하고 섹션의 얼굴이 될 수 있는 기사를 프론트페이지에 앞세웠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오피니언 중계석/ 이종영·김재인씨 ‘들뢰즈 논쟁’-들뢰즈와 파시즘 그 진실은

    ‘20세기 형이상학의 완성자’‘철학자 중의 철학자’로 불리는 들뢰즈.그러나 그는 한편으로 “프랑스 철학의 현장에 국외자로 서 있었고”(장 자크르세클) “큰 사상의 주변에서 기묘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드니 유이스망)는 평가도 받아왔다.이같은 상반된 평가는,무엇보다 독창적인 사유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이 매우 난삽해 읽어내기 힘들다는 데 기인한다.이런 맥락에서 들뢰즈의 철학은 그동안 여러 사조와 유행에 묻혀 자의적으로 해석돼 왔다. 최근 우리 지성계 일각을 달구는 ‘들뢰즈 논쟁’또한 그 연장선 위에 놓인다.‘진보평론’편집위원인 이종영씨가 계간지 ‘문학과 사회’58호에 ‘파시스트 들뢰즈와 가타리가 반(反)파시즘을 말하다’라는 글을 올리자 그 다음 호에 김재인(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강사)씨가 ‘파시즘과 비인간주의 사이에서 외면당하는 들뢰즈와 가타리’라는 제목으로 반론을 폈다.논쟁의 핵심을 짚어본다. 이씨는 들뢰즈와 가타리는 반(反)파시스트로서 자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해석한다.또 반대로 반 파시즘을 겉으로 내세우면서 은밀히 파시즘을 실천하는지도 모른다고 본다. 스피노자가 신의 이름으로 신을 부정했듯이,들뢰즈와 가타리는 ‘앙티 오이디푸스’와 ‘천 개의 고원’이라는 두 저작을 통해 그들의 파시즘을 드러내 보인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흔히 들뢰즈 철학과 적대 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들뢰즈와 가타리의 ‘이론적’ 파시즘은 그들의 프로이트 비판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 비판의 핵심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다.‘천 개의 고원’에서 프로이트를‘의식과잉의 백치’라고 규정한 그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실재를 부정한다.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야말로 프로이트의 ‘괴테적 고전의 교양’이 창작해낸 허구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앙티 오이디푸스’에서는 태도를 바꿔,오이디푸스는 존재하지만 무의식의 산물은 아니라는 주장을 편다.그들의 비판은 이론적 비판과 실천적 비판 사이에서 사뭇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김씨는 ‘문학과 사회’ 편집진이 급진적인 반(反)들뢰즈의 ‘표상’으로서 이씨의 글을 실은 의도에 동의한다.그렇지만 이씨가 초보적인 문헌작업마저 무시한 채 억측과 선입견만으로 논지를 전개한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철학은 개념의 정확성을 생명으로 한다.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철학은 개념을 창조하는 일이다.그러나 정작 들뢰즈에게는 개념을 마구잡이로,정의없이 사용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이에 대해 김씨는 들뢰즈는 언제나 개념을 철학적으로 명료하게 사용하는 철학자라고 응수한다.들뢰즈의 서술이 집약적이고 생략이 많아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씨에 따르면 파시즘 논의는 인간주의의 틀에 갇히면 출발조차 하기 어렵다.그런데 이씨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非)인간주의에 대한 증오로 가득차 있다고 비판한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핵심 논점은 ‘주체성을 결여한,맹목적으로 욕망하는 기계들의 분출’로,이씨에 의하면 이것은 결국 파시즘을 의미한다.그러나 김씨는 이같은 내적 논리로는 그들의 파시즘을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파시즘 문제는 정치(精緻)하면서도 정치(政治)적인 논의를 요구한다. ‘욕망하는 기계들’이라는 표현은 원래 물질적 생산이라는 마르크스의 사상과 욕망과 무의식이라는 프로이트의 사상을 종합하고자 생겨난 개념이다. 한편 이씨는,김씨의 글에 재반론하는 성격의 글을 최근 인터넷에 올렸다.자신의 입장을 단편적으로 밝힌 이 글에서 그는 한국에서의 ‘이론적 우상숭배’는 상징적 질서의 구멍을 섣불리 메우려는 욕망에 근거해 성립한다고 지적한다. “공자·주자를 숭배하던 전통은 이제는 들뢰즈라는 우상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이르렀다.문제는 논증적 질서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학계의 풍토다.”라고 질타한다. 정리 김종면기자 jmkim@
  • 올 추석 보름달 못볼듯, 연휴기간 비…기온도 ‘뚝’

    올 추석 연휴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계속돼 보름달을 보기 힘들고 귀성·귀경길 교통 정체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15일 “기압골의 영향으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0일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차차 흐려져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다.”면서 “21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 뒤 22일 차츰 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휴기간에 낮 최고기온은 서울 22∼25도,강릉 20∼24도,부산·대전 24∼26도,대구 26∼28도,제주 24∼25도의 분포를 보이겠다.바다 물결은 2∼4m로 높게 일 것으로 예상돼 연근해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기압골의 영향으로 16일까지 남부지역에 최고 120㎜ 이상 많은 비가 오겠다. 기상청은 “남서해상에서 접근하는 기압골이 16일 남해상을 지나면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성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올 것”이라면서 “이번 비는 17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다 점차 개겠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4강 자존심, 이젠 “골드 코리아”

    월드컵 4강국의 자존심을 지킨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본격적인 전력 담금질에 돌입했다.박항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간 갈등 속에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졌던 대표팀은 13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다시 뭉쳐 필승 결의를 다졌다. 엔트리를 확정한 뒤 처음 실시되는 훈련인 만큼 선수들의 얼굴에는 비장감이 감돌았다. 목표는 아시안게임 전승 우승.86대회 이후 16년만에 정상을 탈환해 월드컵 4강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이 대표팀의 각오다. 박 감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공격전술의 변화.통일축구경기와 청소년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한골도 넣지 못한 점을 거울삼아 공격라인을 재점검한다는 것이다. 3장의 와일드카드를 미드필드와 수비쪽에 모두 할애한 만큼 공격라인 운용의 폭은 제한적이다.그러나 전술 개발을 통해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게 박감독의 생각이다. 박 감독은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것과 “공격루트를 다양화하겠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핵심 멤버는 이동국 김은중 이천수다.통일축구에서는 이동국 김은중을 투톱으로 세우고 이천수를 게임메이커로 기용했다. 그 뒤 청소년대표와의 평가전에서는 이동국 최성국을 번갈아 최전방에 세우고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하는 변형 투톱을 가동했다. 그러나 결과는 각각 0-0과 0-1 패배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따라서 몸놀림이 빠른 최규선과 최성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게임메이커 이천수,좌우 날개인 최태욱 이영표 등과 최전방 공격수간 호흡도 보다 가다듬을 계획이다. 이날 훈련에 앞서 박 감독은 축구협회와 갈등을 일으킨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아시안게임 이전에 협회와 연봉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이제 선수 선발도 마친 만큼 훈련에만 전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전까지 파주에서 훈련한 뒤 창원으로 이동하며 20일 창원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23일 부산에서 쿠웨이트와 잇따라 평가전을 갖는다. 한편 유일한 해외파인 박지성(일본 교토퍼플상가)은 다음달 7일 귀국,아시안게임 8강전부터 출전하겠다고 알려왔다. 박해옥기자 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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