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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랄랄라 하우스(김영하 지음, 마음산책 펴냄) 경쾌한 제목처럼 내용도, 형식도 톡톡 튀는 산문집. 작가가 운영하는 미니 홈피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 소소한 일상사, 문학에 대한 생각, 독자들과의 소통흔적 등이 ‘프리토크’‘사진첩’‘방명록’으로 구분돼 실렸다. 작가의 말처럼 “친구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올 때까지 남의 방에서 뒹굴면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하기”좋은 책이다.9900원.●불륜과 남미(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민음사 펴냄)뜨거운 태양과 대자연의 풍광이 어우러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빚은 일곱편의 단편소설집.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색채감과 분위기를 잘 살린 하라 마스미의 그림과 야마구치 마사히로의 사진이 눈을 즐겁게 한다.1만원.●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야사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살아있는 터키의 신화로 불리는 작가의 소설선. 납치혼과 명예살인에 희생되는 여인의 삶을 그린 표제작과 오스만제국과 쿠르드족의 갈등을 풍자한 ‘아으르 산의 신화’등 전통과 악습으로부터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8500원.●그후, 일테면 후일담(김영현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 소설가 김영현이 ‘남해엽서’(1994),‘겨울바다’(1988)에 이어 내놓은 세번째 시집. 오십줄에 들어선 작가는 ‘외줄 자전거를 타는 소녀’처럼 아슬아슬하게 감내해온 삶의 긴장을 반추하고, 인생의 허망함을 성찰한다.6000원.●그 여자의 자서전(김인숙 지음, 창비 펴냄)‘감옥의 뜰’로 올해 이수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작가의 신작 소설집. 어느 졸부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 여성작가가 주인공인 표제작을 비롯해 남편과 헤어지고 중국으로 건너온 ‘나’의 이야기인 ‘바다와 아이’, 실연의 상처로부터 기억과 정체성의 의미를 묻는 ‘밤의 고속도로’ 등 8편을 묶었다.9500원.
  • 김형경 소설 ‘외출’ 계기 논란

    김형경 소설 ‘외출’ 계기 논란

    활자미디어와 영상미디어, 즉 문학과 영화의 상호교류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영상의 시대에 영화가 문학에서 상상력의 원천을 얻고, 소설이 영화적 기법을 차용하는 건 더이상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장르의 관계는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왔다. 영화가 적극적으로 문학을 끌어들인 반면 문학은 영화적 특성의 일부분을 소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온 게 사실. ‘문학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런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꼬를 튼 곳은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출판사중 하나인 문학과지성사(문지)다. 지난 30년간 순수문학을 고수해온 문지가 최근 ‘색다른 실험’(혹자에겐 ‘무모한 모험’)을 시도했다. 중견 작가 김형경의 소설 ‘외출’이다. 새달 8일 개봉하는 허진호 감독, 배용준·손예진 주연의 영화와 같은 제목, 같은 줄거리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소설의 출간은 낯설지 않다. 오히려 트렌드라고 할 만큼 이제 일반화됐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 ‘형사’는 개봉전 책이 먼저 나왔고,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도 소설로 각색됐다. 이밖에 ‘남극일기’‘꽃피는 봄이 오면’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영상소설’들은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작가들이 영화에서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을 채우는 보조 매체나 영화홍보의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고, 문단은 이를 ‘문학’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설 ‘외출’은 영화 시나리오를 뼈대로 한 소설이 종속예술이 아닌 본격문학으로 재창작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지의 김수영 주간은 “동일한 서사구조를 갖되 서로 다른 개성을 충분히 살려 문학과 영화가 만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물론 한국문학의 해외진출 돌파구로서의 역할도 염두에 뒀다.‘욘사마’ 배용준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와니북스출판사와 초판 10만부 계약을 맺었다. 중국어, 영어로도 곧 번역출간된다. 국내에서도 초판 1만부에 이어 재판을 찍을 예정. 하지만 문지의 이런 실험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한류 열풍에 편승해 문학의 위기를 너무 손쉽게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출판사 내부에서도 ‘서사의 독창성’을 두고 책 출간을 결정하기까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방현석 중앙대 교수는 “영화와 문학의 상호협력과 모방은 어쩔 수 없는 추세이다. 문제는 진지한 미학적 성찰과 모색의 결과인지 얄팍한 상업적·대중적 관심에 편승한 것인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영화의 소설화’와 더불어 시나리오를 문학 장르로 편입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계간지 ‘21세기문학’은 지난 여름호에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를 수록한 데 이어 가을호에 김기덕 감독의 ‘빈집’시나리오를 게재했다. 해외에선 우디 앨런의 작품 등이 본격문학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우리 문단에서는 도외시해 왔다.‘21세기문학’의 홍영철 발행인은 “독자가 없는 문학은 죽은 문학이다. 문학의 영역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선별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상이 소설을 압도하는 시대, 문학과 영상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길은 무엇일까. 앞의 두가지 시도가 문학의 새로운 출발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문학 스스로 상업화의 진흙탕에 발을 내딛는 자멸 행위로 판명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지성 3시즌 연속 본선행

    박지성 3시즌 연속 본선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신형 엔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선다. 맨체스터는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렌츠 푸스카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데브레첸 VSC(헝가리)와의 05∼006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2차전 원정경기에서 지난 10일 1차전 홈경기 3-0승에 이어 또다시 3-0으로 완승하며 32강이 겨루는 본선행 진출을 확정지었다. 교체멤버에 이름을 올렸던 박지성은 이날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난 03∼04시즌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시절부터 시작해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챔피언스리그에서만 2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일제히 치러진 예선 3라운드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32개팀이 확정돼 26일 모나코에서 본선 조추첨 행사를 갖는다.32강엔 이미 본선에 직행한 16개팀과 더불어 치열한 예선 라운드를 뚫은 아약스(네덜란드), 안더레흐트·브뤼헤(이상 벨기에), 비아레알(스페인), 브레멘(독일), 레인저스(스코틀랜드) 등이 포함됐다. 현재 1번 시드에는 레알 마드리드,AC밀란, 바르셀로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터 밀란. 바이에른 뮌헨, 아스날이 배정받았다. 한편 이날 영국의 베팅전문사이트 래드브록스(www.ladbrokes.com)에 따르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점치는 베팅에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가 우승확률 9분의 2로 1순위에 꼽혔다. 맨체스터는 11분의 1로 6위를 기록했으며, 디펜딩챔프 리버풀은 12분의 1로 아스날과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 감독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 감독

    온 국민을 웃기고 울리는 축구에서의 골 세리머니는 언제 봐도 환희와 감동의 결정판이다. 느닷없이 속옷을 내보여 주는가 하면 옆으로 드러누워 기발한 동작으로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또 손을 꽉 잡고 기도하는 숙연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이래저래 골 세리머니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1975년 9월28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제4회 한·일 축구 정기전이 열렸다. 전년도 도쿄 시합에서 4대1로 패한 앙갚음을 하듯 한국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의 골문을 열심히 두들겼다. 이때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왜소한 키에 보잘것없는 체격, 그러나 종횡무진 경기장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후반 중반 무렵, 승부에 쇄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이 터졌다. 바로 그 순간 골문 앞에서 보기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꽉 쥔 두손을 이마에 갖다 대고 무릎을 꿇은 채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 생소했지만 전국민에게 감동과 설욕의 속시원함을 선사했다. 주인공은 바로 ‘그라운드의 악바리’ 이영무(53) 선수였다. 이후 차범근 신연호 박민재 선수 등이 골을 넣은 후 기도 세리머니를 연출하는 바통을 이었다. 이 세리머니는 종교적 논란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02년 월드컵때 이영표 송종국 최태욱 이천수 등에 의해 다시 살아났고 최근에는 박주영 등 차세대 골잡이들도 자주 애용한다. ●“선착순 달리기 차범근 선수에 딱 한번 져” 앞서 언급한 대로 ‘기도 세리머니’의 원조는 이영무 할렐루야 축구감독이다.75년 한·일 축구 정기전에서 처음 선보인 후 81년 축구 국가대표를 은퇴할 때까지 그의 상징처럼 늘 따라다녔다. 감독생활을 하는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이와 관련해 “처음 기도 세리머니를 할 때에는 스스로 생소했고 비난도 많았다.”면서 몸이 빈약하고 잘 먹지 못해 빈혈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고 또 기술도 뛰어나지 못해 신앙심 하나로 열심히 뛰자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각오로 현역때 선착순 달리기를 하면 죽어라 뛰었고 청소년대표 시절 차범근 선수한테 딱 한번 뒤진 것 외에는 단 한번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오직 살 수 있는 길은 지구력밖에 없으며 하느님한테 힘이 되어 달라고 늘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런 습관으로 골이 터질 때마다 감사의 표현으로 저절로 기도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할렐루야 축구단 숙소 인근의 한 식당에서 이 감독을 만났을 때 ‘기도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지체없이 나온 대답이다. 이 감독은 최근 할렐루야 축구단을 이끌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순회하며 평화의 축구경기를 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위험지역인 관계로 결코 쉽지 않은 출장이었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했지요. 이때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이 처음으로 구성돼 우리와 친선시합을 가졌습니다. 당시 떠나올 때 올해도 방문한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베들레햄을 비롯, 헤브론 라말라 여리고 등 좀처럼 외국인이 드나들 수 없는 곳에서 네차례의 친선경기를 가졌지요. 처음에는 잔뜩 경계했지만 나중에는 외부의 사랑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월드컵 4강의 한국팀이 왔다며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연발, 이 구호가 세계 축구 공용어임을 실감했다며 웃었다. 아울러 방문하는 곳마다 어린이들에게 축구 클리닉 행사를 해주자 총소리를 듣고 자란 사나운 성질은 온데간데없고 ‘코리아 넘버원’을 외치며 환영했단다. 이들이 사용하는 축구공은 아직도 고무공. 미리 갖고 간 가죽공 100개와 장난감 등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지역 방문때 “대~한민국” 연호에 감동 이 감독은 “먼지만 펄펄 나는 헤브론 운동장에서 돌과 자갈을 주워내고 경기 2시간 전부터 물을 뿌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다.”면서 헤어질 때 ‘살렘(평화)’‘살렘’을 외치며 붙잡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했다. 높은 담이 무너지고 평화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며 아직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또 “알 자지라와 팔레스타인 방송 등에서 우리 선수들을 집중 인터뷰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앞서 지난해 7∼8월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내전지역에 축구단을 이끌고 방문하는 등 몇 년째 소외지역을 찾아 선교활동을 펴고 있다. 화제를 돌려 한국 축구의 수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2002년 월드컵 개최로 인해 축구의 저변확대는 물론 과거 70∼80년대보다 괄목할 만한 발전과 성장을 이루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를 예로 들면서 “체력이나 전술면에서 국제적 수준으로 따라왔다. 그러나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여전히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볼 키핑과 패싱, 컨트롤 등의 기본기는 어릴 적부터 다져져야 하는데 한국축구는 그걸 건너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본프레레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한국축구가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수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2년 월드컵 때의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등으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무게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김두현 선수가 많이 좋아졌지만 수비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다음 미드필드에서는 김남일과 유상철 선수처럼 강인함이 있어야 하고 측면 돌파는 이영표와 김동진, 포드에는 박지성 박주영 안정환 등이 포진할 경우 낙관적인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영 선수에 대해서는 편안함과 부드러움이 있으며, 기초와 발기술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정신력·체력 보강한다면 독일월드컵 16강 가능” “남은 10개월 동안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보강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정상에 와 있으면 별도의 훈련이 필요없지만 그렇지 않은 실정입니다. 팬들의 눈은 이미 4강 수준을 바라보고 있지요. 지금이라도 총체적 난국임을 인식하고 기술위원회, 축구협회, 각 프로구단 등 모두 같이 호흡하고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야 독일월드컵에서 16강,8강을 바랄 수 있습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 시절을 회고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합을 77년 11월 이란과 가진 월드컵 예선경기를 꼽았다.2대1로 뒤지던 후반에 차범근 선수가 센터링한 볼을 김재한 선수가 아크서클 부근에서 헤딩으로 볼을 떨어뜨리자 달려가면서 슛해 골인시켰다. 그러자 12만 관중이 한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긴 침묵속에 빠졌다. 비기긴 했지만 승점에서 뒤져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경기 고양에서 4남3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부친은 면서기였고 나중에 면장까지 지냈다. 이 감독은 어릴 적부터 돼지 오줌통으로 마을 뒷산 묘지에서 혼자 드리블하면서 축구를 즐겼다. 능곡 초등학교 5학년때 학교 축구부와 비축구부간의 시합때 감독의 눈에 띄어 발탁됐다. 고1때인 70년 지금의 부인과 만나 8년 교제 끝에 78년 결혼했다. 이 감독은 할렐루야가 전반기 2부리그에서 11개팀 중 5위를 기록했으며 2007년부터는 K-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경기 고양 출생 ▲73년 경희고 졸업 ▲74∼81년 축구 국가대표 ▲77년 경희대 졸업 ▲81년 포철, 할렐루야팀 선수 ▲81년 경희대 대학원 체육학 석사 ▲83∼92년 임마뉴엘 선수 겸 코치 ▲87∼90년 합동신학대학원 신학과 석사 ▲92∼98년 이랜드푸마 축구단 감독 ▲92년 목사 안수 ▲94년 올림픽팀 코치 ▲95년 유니버시아드팀 코치 ▲98년 축구협회 기술위원 ▲99년∼현재 할렐루야 축구단 감독 ▲2000년 성결대 겸임교수 ▲2002년 축구협회 기술위원
  • 대졸취업 하반기 호전될듯

    대졸취업 하반기 호전될듯

    꽁꽁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이 풀릴 전망이다. 기업들의 투자분위기가 서서히 되살아나면서 신규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리크루팅 업체 전문가들이나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총 관계자도 올 하반기 채용시장을 매우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리아리크루트㈜ 이정주 대표는 22일 “지난해에 비해 취업시장이 훨씬 좋아질 것 같다.”면서 “이같은 징후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리크루트가 지난달 말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리서치한 결과, 전체의 절반 정도인 246개 기업이 1만 7700여명을 하반기에 뽑기로 확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채용기업 수와 인원 면에서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기업들의 신규 인력 채용확정 시기가 매우 빨라졌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경기가 불투명해 채용 관련 문의를 해도 잘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8월 말이나 9월 초쯤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취업문은 지난 몇 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크루팅 관계자는 특히 전기·전자·제조업 분야의 강세를 전망했고 건설과 유통의 고전을 예상했다. 디지털 가전과 IT 등의 인력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의 사정도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취업시장에서는 이공계 출신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총 김동욱 경제조사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사람을 적게 뽑았지만 올해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우면서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라고 보기는 이르지만 좋은 조짐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변지성 홍보팀장은 “일부에서 정확한 통계에 근거하지 않은 비관적인 취업전망을 내놓는데 이는 구직자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남부 아프리카의 고원에 위치한 보츠와나란 나라는 이색적인 화폐단위를 쓰고 있다. 풀라(Pula)와 테베(Thebe)인데, 둘 다 ‘빗방울’이란 뜻이다. 즉 우리나라에선 100원,200원 셈하는 것을 이곳에선 100빗방울,200빗방울로 부르는 것이다.“빗물을 돈으로 여기는 이유는 워낙 가뭄이 심하기 때문”(서울대 빗물연구센터)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처럼 전형적인 물 부족국가뿐 아니라 인류에게 물은 곧 생명이다. 갈증을 해소하고 논밭 작물을 키우는데 쓰이며, 심지어 배설물을 치우는 데도 없어서는 안될 생존의 필수품이다. 사람 몸의 구성비율처럼, 지구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을 만큼 지구상의 물은 많지만, 쓸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집계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97.5%는 바닷물이고, 인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0.01%뿐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2003년 현재 1520㎥로, 유엔 통계에 따르면 180개국 가운데 136번째다. 인구증가와 산업성장 등 요인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도 2000년 ‘물절약 종합대책’을 세우면서 앞으로의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오고 있다. 누수 수도관을 교체하고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도요금을 점차 올려나가는 한편 중수도 활용 등 절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둬 왔다.‘빗물이용시설의 확대’도 주요한 정책 수단 가운데 하나인데, 현재 법령 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운동장이나 체육관 건설시에만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이보다 더욱 확대하도록 독려해 오던 정책은 최근 갑자기 철회됐다. 환경부는 지난 6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수립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물수요관리종합계획과 관련,2002년 보낸 지침 중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세우라.’는 내용을 삭제한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공공·민간건축물에 대해 대대적인 빗물이용시설 확대를 꾀하려다 부랴부랴 이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등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수자원 정책 방향이 선회한 이유는 환경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20년 이용해도 비용 못건져” 빗물이용시설은 건물 옥상이나 바닥 등에 빗물을 모으는 저류조와 배수관을 설치해 여과 과정 등을 거친 뒤 청소·조경·화장실 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현재 전국적으로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 활용하고 있는 곳은 30여개에 이른다. 연구용역은 이 가운데 서울대학교 기숙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3곳을 대상으로 시설 설치 및 관리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빗물이용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했다. 결과는 부정적이다. 앞으로 20년 동안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3곳 모두가 편익(상수도요금 절감비용)보다 비용(시설설치비+유지·관리비)이 훨씬 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대 기숙사의 경우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편익은 170만원(편익가치=0.17)에 불과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전월드컵경기장도 편익가치가 각각 0.51과 0.2에 그쳤다. 강우량의 70%가 하절기에 집중되는 등 기후 특성상 빗물이용시설의 겨울철 사용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경제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윤주환 고려대 교수(환경시스템공학과)는 “적어도 경제성만 놓고 보면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실 보고서로 정책 성급하게 변경” 환경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당초 지자체에 내려보냈던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쪽으로 물수요관리 대책을 수립하라.’는 지침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절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이 경제성 분석이라는 단편적인 측면만 고려한 나머지 진지한 성찰 없이 성급하게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빗물이용시설로 인한 상수도 요금 절감 등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성만 감안했지 홍수나 국지성 호우 등에 대비한 ‘방재’ 기능적 측면 등 빗물이용시설 확대 설치로 인한 사회적 가치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유엔환경계획과 함께 설립한 ‘빗물이용센터’의 관계자는 이 때문에 “환경부 용역결과는 빗물이용의 공익적·환경적 측면 등을 감안하지 않은 ‘고려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까지 폄하했다. 그는 “경제성 분석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사람이나 단체의 ‘사적 편익’만 감안할 게 아니라 ‘공적 편익’도 계산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하천 물을 고도로 정수처리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이에 대한 정부 예산을 비롯, 홍수조절에 기여하는 효과 등을 경제적으로 환산해야 하지만 이를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빗물이용센터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도정수처리된 상수도 물의 50%가 화장실 용수나 세탁용으로 쓰인다. 이를 빗물로 대체 이용해 고도정수처리비용을 줄이고, 빗물이용시설의 홍수조절 기여 효과 등을 감안할 경우 경제성 분석 결과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도 이런 지적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긍하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이 물의 생태적 순환 등 환경적 가치를 다루지 않고 개인 측면에서의 경제성만 분석한, 단편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문가 검토 등 절차를 더 거친 뒤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 연말까지 각 지자체가 수립한 ‘물수요관리 종합대책’을 승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불과 2개월 전에 ‘확대 설치’에 대한 정책 변경을 통보한 상태여서 그 때까지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 입장정리가 나오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맨U 박지성 ‘2% 부족’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엔진’ 박지성(24)이 2경기 연속 선발출장해 아쉽게 데뷔골은 놓쳤지만 언론과 감독으로부터는 호평을 받았다. 박지성은 20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05∼06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에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후반 13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교체됐다. 맨체스터는 ‘득점기계’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개막 2연승을 달렸다. 2%가 부족했다. 전반 그라운드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던 박지성은 전반 28분 골 찬스를 맞았다. 반 니스텔루이와 폴 스콜스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강력한 중거리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공은 상대 골키퍼 토마스 소렌센의 손끝을 스치고 크로스바에 맞고 말았다. 후반 7분에는 페널티 오른쪽에서 웨인 루니와 1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빠른 크로스를 올렸지만 공은 반 니스텔루이의 발끝에 걸리지 않았다.박지성은 후반 13분 호나우두와 교체됐고 호나우두는 투입된 지 8분 만에 크로스를 올려 반 니스텔루이의 결승 득점을 도왔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의 플레이에 골키퍼 에드윈 반 데르사르, 스콜스 등과 같은 6점을 줬다. 한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은 반 니스텔루이, 루니, 호나우두와 함께 우리팀 공격의 주축이고 나는 지성의 플레이에 대단히 만족한다.”면서 “라이언 긱스는 이들 4명의 백업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지성, 첫골 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엔진’ 박지성(24)이 홈팬들 앞에서 프리미어리그 첫 골 사냥에 나선다. 박지성은 20일 오후 8시45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05∼06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와의 홈 개막전에서 시원한 첫 골로 홈팬들을 사로잡을 각오다. 지난 13일 에버튼과의 리그 개막전에 깜짝 선발 출장,85분 동안 그라운드를 맘껏 휘저으며 팀의 2-0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던 박지성은 이번 경기에서도 스타팅 멤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포지션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라이언 긱스가 각각 발목 부상과 흉부질환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활발한 운동량과 환상적인 돌파력에도 불구, 몇번의 득점 찬스를 놓쳐 골결정력을 의심받고 있는 박지성으로선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극성스러운 홈팬들의 믿음을 다질 시원한 골이 절실히 요구된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토튼햄·볼튼 “이영표 오라”

    ‘토튼햄이냐 볼튼이냐.’ ‘초롱이’ 이영표(28·PSV에인트호벤)를 놓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튼햄 핫스퍼와 볼튼 원더러스가 치열한 영입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인 ㈜지센의 김동국 대표는 18일 네덜란드 축구전문 ‘풋발인터내셔날’과의 인터뷰에서 “이영표는 이제 빅리그에 진출해야 할 때”라면서 “토튼햄과 볼튼이 영입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영표는 이적불가를 외치고 있는 구단의 허락만 받아낸다면 박지성(24·맨체스터U)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튼햄은 지난달 열린 2005피스컵축구 우승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04∼05시즌 리그 9위를 차지한 팀으로 로비 킨과 저메인 데포 등이 뛰고 있다. 에인트호벤의 지역신문인 ‘에인트호벤 다흐블라드’는 이날 “최근 티모시 아토우바가 이적해 에릭 에드만이 홀로 윙백을 지키고 있는 토튼햄이 이영표를 영입 1순위에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이영표는 볼튼 유니폼을 입고 최근 영입된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토시(28)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더 크다. 볼튼이 지난 시즌 리그 6위를 차지하며 유럽축구연맹(UEFA)컵 출전자격을 따내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또다시 유럽무대를 누빌 수 있기 때문이다. 걸림돌은 ‘일정 이적료를 제시하는 구단이 있을 경우 이적을 보장한다.’는 바이아웃 조항을 가지고 있었던 박지성에 비해 이영표는 구단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꼬박 내년 6월까지 에인트호벤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 이 때문에 이영표의 프리미어리그행은 두 구단이 얼마나 많은 이적료를 제시할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맺지 못한 시 한편 가슴을 울리네

    ‘돌아갈 곳을 알고 있습니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모두 돌아갈 곳으로 돌아간다는 걸/왜 모르겠어요./잠깐만요. 마지막 저/당재고개를 넘어가는 할머니/무덤가는 길만 한번 더 보구요.//이. 제. 됐. 습. 니. 다.’(미완유고시 ‘가을’) 시인은 가고, 미처 끝맺지 못한 시 한편이 남은 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지난해 9월3일 세상을 뜬 윤중호(1956∼2004)시인의 유고 시집 ‘고향길’(문학과지성사)이 고인의 1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뒤늦게 췌장암을 발견하고, 한달여의 짧은 투병끝에 그렇게 서둘러 가지 않았더라면 지난 연말 어머니 칠순잔치 상에 올랐을 시집이다. 이를 안타까워한 지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1984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농민 현장문학을 선도했던 ‘삶의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관심은 늘 근대화와 산업화에 소외된 고향과 고향 사람들의 척박한 삶에 머물렀다. 이번 시집 역시 우리네 삶의 원형을 기억하려는 시인의 ‘귀향(歸鄕)본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어릴 때는 차라리, 집도 절도 피붙이도 없는 처량한 신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던 시인은 ‘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지게 작대기 장단이 그리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고향이 너무 멀고 그리운 사람들 하나 둘 비탈에 묻힌 나이가 되어서야, 돌아갈 길이 보인다’(‘영목에서’중)고 말한다. 때론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아닐까?’(‘고향, 옛집에서’중)라며 조바심내다가도 ‘우리 모두 돌아갈 길/그 길이 참 아득하다’(‘고향 길1’중)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시인에게 고향과 어머니는 태초에 생명을 주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며, 죽어서 심신이 묻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건 곧 시인이 시를 쓰는 가장 큰 의미이기도 하다. 시집의 첫 장에 실린 시구절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외갓집이 있는 구 장터에서 오 리쯤 떨어진 九美집 행랑채에서 어린 아우와 접방살이를 하시던 엄니가, 아플 틈도 없이 한 달에 한 켤레씩 신발이 다 해지게 걸어다녔다는 그 막막한 행상길.’로 시작하는 이 시의 제목은 ‘詩’다. 도시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강퍅한 삶을 깊은 성찰로 담아낸 시들도 도드라진다.‘일산시민모임에서 땅을 빌려 만들었다는 주말 텃밭/쇠비름만 자라는 다섯 평짜리 박토지만/이름은 어엿한 주말농장/글세 그런 걸 해도 괜찮을까?/무공해 채소가 어떠니, 흙을 밟는 마음이 어떠니/이런 막돼먹은 생각을 해도 괜찮을까?/…/터덜터덜 주말 농장에 가면/어쩔 수 없이 가슴이 설렌다.’(‘일산에서’중) 20일 오후 3시30분 영동 여성문화회관에서 시인의 1주기 추모문학제와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02)335-274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태양을 바라보며 (줄리언 반스 지음, 신재실 옮김, 열린책들 펴냄)실험적인 구성, 지성과 재치를 겸비한 영국의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장편.1922년에 태어나 2021년의 미래사회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일대기를 따라간다. 허구, 문학비평, 전기적 요소를 아우르는 독특한 구성의 ‘플로베르의 앵무새’, 세 남녀의 사랑을 각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하는 ‘내 말 좀 들어봐’가 함께 출간됐다. 각권 9500원.●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장석남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이후 첫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요즘은 무슨 출판 모임 같은델 가도 엄숙하다/떠드는 사람 하나없고 콧노래 하나가 없다/밤 지새는, 뭐 그렇게라도 치열해보자는 이 없다’(‘內面으로’중)등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에서 한발짝 걸어나와 현실 묘사에 천착한 시들이 두드러진다.6000원.●세피아빛 초상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민음사 펴냄)칠레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아옌데가 ‘영혼의 집’‘운명의 딸’에 이어 격변의 칠레 혁명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역사를 그린 3부작의 완결편.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인해 사라진 유년의 기억을 파헤치는 한 여성의 자전적인 기록.1만원.●신들의 황혼 (고은주 지음, 문이당 펴냄)제주 4·3항쟁을 겪은 아버지의 과거와 30대 신세대 여성인 나의 현재를 통해 가족의 의미와 잊혀져가는 현대사의 질곡을 들여다본다.1999년 ‘아름다운 여름’으로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저자의 다섯번째 장편소설.9000원.●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마음산책 펴냄)차가운 미지의 땅을 배경으로 얼음과 숫자, 눈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주인공이 풀어가는 어린 소년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요소외에 문명비판과 철학적 통찰 등 각 장르의 요소들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1997년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1만3500원.
  •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윤길순 옮김

    여러분, 저의 1인극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누군지는 알고 오셨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마르크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아, 물론 나는 죽었습니다. 하지만 100년 넘게 온통 내 사상이 죽었다고 떠들어대는 걸 듣자니 도저히 가만 있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딱 한시간의 여행을 허락받았습니다. 명예를 회복하려구요. 아, 그런데 좀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내가 살았던 런던 소호로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뉴욕 소호로 와버렸군요. 그럼 이제 변론을 시작할까요? 먼저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닙니다. 위성처럼 내 말 주위만 빙빙 돌며, 내 말을 왜곡하고 또 그걸 무슨 광신자처럼 무조건 옹호하는 마르크스주의자와 나는 상관이 없습니다. 내 아내이자 동지인 예니는 ‘자본론’을 보더니 ‘독자들이 읽다가 잘거야.’라고 하더군요. 좋아요. 세계 역사에서 지금껏 나의 잉여가치론을 이해하는 사람이 백명밖에 안 된다고 칩시다. 그래도 그건 분명히 맞는 이론입니다. 미국인구 1%가 전체 부의 40%를 장악하는 현실을 보십시요. 저들은 소비에트가 붕괴되었으니 공산주의도 죽었다고 합니다. 스스로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면서 깡패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공산주의가 뭔지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내가 말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뭔지 알고 싶으세요?그럼 파리 코뮌을 보십시요, 그게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자본주의가 승리했다고요? 미국 어린이의 4분의1이 빈곤에 허덕이며 살고 있는데도요? 하지만 고백하건대, 나는 자본주의가 용케 살아남는 재간이 있다는 것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말은 하지 맙시다. 그냥 이 지구의 엄청난 부를 인류를 위해 쓰자고 합시다. 자, 이제 가야 할 시간이군요. 그전에 나를 연극무대에 설 수 있게 한 극작가를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의 행동하는 지성 하워드 진 박사입니다. 이분 덕에 1995년 워싱턴DC의 처치스트리트극장에서 처음 공연한 후 지금까지 미국 전역을 순회공연하고 있습니다. 윤길순 옮김, 당대 펴냄.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세훈씨, 한국노총 자문 변호사에

    오세훈(44) 변호사가 17일 한국노총 자문변호사로 위촉됐다.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인 오 변호사는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많은 공익소송을 담당했다.지난 16대 국회 때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17대에는 불출마했다. 오 변호사는 앞으로 노동 관련 각종 소송은 물론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각종 노동법률정책 자문활동에 나선다.
  • 英프리미어리그는 지금…한·중·일 ‘삼국지’

    英프리미어리그는 지금…한·중·일 ‘삼국지’

    ‘아시아의 별은 바로 나.’ ‘꿈의 메이저리그’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본격적인 한·중·일 ‘삼국지’가 펼쳐진다. 볼튼 원더러스는 지난 16일 일본의 ‘축구 영웅’ 나카타 히데토시(28)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명실상부한 한·중·일 대표 스타들이 ‘아시아의 별’ 자리를 놓고 축구 종가의 그라운드를 한층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최선참은 중국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리티에(28·에버튼). 브라질 유학파인 리티에는 중국 C-리그 랴오닝에서 뛰던 2002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특급선수다. 같은 해 한·일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뒤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첫 시즌 29경기에서 3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1월 다리골절 부상을 입었지만 지난 10일 울버햄튼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올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나카타는 한순간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킬패스 능력, 강력한 슈팅 실력까지 고루 갖춘 전형적인 게임메이커. 지난 98년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 입성한 첫해 33경기에서 10골을 터뜨렸고 이후 AS로마, 파르마, 볼로냐, 피오렌티나 등을 거치며 7시즌,182경기에서 24골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신형엔진’ 박지성(24)은 이들과 격이 다르다. 전 소속팀인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 2년6개월동안 64경기에 출장,13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당당히 입성했다. 지난 13일 에버튼과의 시즌 첫 경기에 선발출장해 85분 동안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날카로운 돌파로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오는 12월12일 오전 1시 리티에와,31일 자정에는 나카타와 홈에서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공비출현, 폭력배단속 종(鍾)3철거, 배우의 폭력 등 갖가지 사건을 낳고 68년은 저물어 간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올해 한 해를 웃겨 준 걸작과 명언을 훑어보자. 남을 웃겨 준 말이라면,『말도 금』일 수 있다는 격언의 실례가 되지 않겠는가. 『남한의 여기자들은 모두 여배우 같습니다』 1·21 사태의 생포공비 김신조(金新朝)가 여기자들과 회견했을 때 한 말. 이 기자회견에 동석한 모 여기자의 말에 의하면 총각 김신조는 눈을 이 기자에서 저 기자 쪽으로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자못 흥분한 상태였다. 북괴에서 사람 잡는 기술만 배운 김은 아마 이 때처럼 많은 여성을 대해 보지는 못한 모양. 그렇찮으면 그는 비밀리에 여심조종술을 익혀 두었던가? 『제일 귀찮은 손님은 대학교수들』 「호스테스」양들의 절박한 체험담. 여성문제연구소가 실시한「호스테스」의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그녀들의 손님평이다. 근엄한 교수님들이「바카스」의 제자로 승화했을 때의 생태학이 여기있다. 이 말, 걸작치고는 금년의「히트」가 되지 않겠는가 싶다. 『나는 국제첩보원,「미스터·가네시로」다』 이 말도 심심치 않다. 말짱한 한국의 백성인 박흥민이라는 자가 이 말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 귀하신 몸 행세를 톡톡히 했으니 말이다. 『출입자의 명단을 공개한다』 명물「종(鍾)3」사창가를 정리할 때 김현옥(金玄玉)시장의 공갈협박(?)이 신문에 나왔다. 신문마다 이 말을 굵직한 고딕 활자의 제호로 신나게 뽑았다. 『생사람 잡지 말라』 폭력배를 잡아 제주도로 보냈다. 이 때 서슬이 퍼런 경찰의 과잉단속이 문제되자 대검(大檢)에서 내린 지시. 실감나는 말이었다. 『다음엔 꼭 금「메달」』 「멕시코·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얻은「복서」지용주(池龍珠)군이 김포공항에서 한 첫마디 귀국인사. 기록은 간데 없고 전적만 남았다는「멕시코·올림픽」의 우울한 성적을 나타내는 맥풀린 말이다. 우리「올림픽」의 성적은 언제나『다음에는 꼭…』. 대중의 인기를 모으는「프로·스포츠」계에서 걸작인 안나오면 섭섭하다. 일본의「프로」야구「팀」인「동영 플라이어즈」의 백인천이 거리낌없이 한 마디를 지껄였다. 『나니?』 그가 귀국차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말. 정말「나니?」다. 무슨 말인지를 알려고 우리말 큰사전을 뒤져 보다간 큰 코 다친다. 그는 야구에만 아니라 조어력(造語力)에도 소질이 있는 듯. 「프로·복서」김기수가 애교를 부렸다. 『나는 졌다. 감기 때문에』 일본에 원정가서 지고 온 것까지는 상관없겠지만 감기 때문에 얻어 맞고 돌아왔으니 김기수「팬」들에게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 우리나라 여자는 아니지만 68년도「미스·아메리카」「데브라·딘·반스」(20)양이 지난 8월 미군 위문차 한국에 와서 내뱉은 첫마디의 미녀정의.『가슴둘레나 엉덩이의 크기와 같은 외모보다도 재능, 성격, 지성 등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라고 말씀하셨것다. 정작 가슴둘레, 엉덩이 크기, 다리 곧기 등의「콘테스트」에서 1위로 뽑힌 미녀의 미녀론이니 걸작 아닌가. 『내 딸 같다』 이 말의 동기와 결과가 웃겨 준다. 군용「백」여인변사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경찰이 여인의 신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것다. 바로『내 딸 같다』고. 박용기(朴龍起)(44)라는 한 아버지가 6개월 전에 집나간 딸 서정(曙庭)양을 찾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벌인 연극인 줄이야 흥분한 경찰이 어찌 알았으랴.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신문을 보고 놀란 서정양이 저승 아닌 파주에서 떡 출현하는 바람에 그만 허탈감에 빠졌다. 『모르고 팔았다』 국문학자 조윤제(趙潤濟)박사가 대구시내의 고서방에서 1500여 년 전의 돈황굴 경전완본을 사들여 학계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희귀본을 판 책방주인이, 일단 팔아놓고 다시 그것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내걸어 또 한번 이야기 거리가 됐다.『아- 모르고 팔았다』 영화계에 화제가 없어라면 영화계가 운다. 최고걸작은 아마 폭력으로 한 때 수감된 신영균(申榮均)에게로 갈 것 같다. 그의 명언-. 『때리진 않았다. 한 번 밀었을 뿐이다』 그런데「한 번 밀린」정진우(鄭鎭宇)감독은 얼굴에 7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었다. 정진우 감독이 영화인대회에서「악질제작자」를 규탄했다. 『악질제작자란… 우리들「개런티」를 연수표로 주는- 그런 놈 모두 다』 명우 고(故) 김승호씨가 명언을 남겼다. 『살고 싶다. 나는 억울하다』 이 유언, 숨진 뒤에 만들어 낸 말인 듯. 뇌진탕으로 쓰러진 고인이 입을 열어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문화재 덕수궁의「대한문」을 놓고 벌어진 시비. 『한 치도 못 움직이겠다』 문화재 관리 당국. 『몇 해 못 갈 것이다』 서울시 당국. 그래서 대한문은 옛 위치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비이야기로 시작한 이 기사를 역시 공비로 끝맺는다면 꼭 한 마디가 있다. 『「대머리 총각」을 부를 줄 안다』 북괴 중위 조응택이 자수를 해서 기자회견에 나타났다.『민가마다 양식이 많은데 놀랐다』면서 회견이 끝날 무렵「트랜지스터·라디오」로 익힌「대머리 총각」을 신나게 뽑아댔다.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박지성, 데뷔전 합격점

    ‘산소 탱크’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성공적으로 공식 데뷔, 베스트 11 진입의 청신호를 밝혔다. 박지성은 지난 13일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튼FC와의 프리미어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 후반 40분 키에른 리처드슨과 교체될 때까지 85분 동안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팀의 2-0 쾌승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선발 출전해 85분간 그라운드를 쉴새없이 종횡무진 누비며 특유의 공간 활용 플레이의 전형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의 활약을 루니(9.0), 에드빈 반데사르(8.0)에 이어 결승골을 터뜨린 반 니스텔루이와 같은 7.0점으로 평가했다. 맨체스터 공식홈페이지(www.manutd.com)에서 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경기MVP로 뽑히기도 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35분 20여m 단독 드리블을 시도했고 전반 3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순간적으로 오른쪽 돌파를 시도, 반 니스텔루이에게 크로스를 연결하는 등 맨체스터 공격을 이끌었다.후반에는 프리미어리그 입성 마수걸이골을 터뜨릴 기회도 찾아왔다. 후반 16분 네빌의 패스를 받아 에버튼 마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았지만 왼발 슈팅이 빗맞았고, 후반 29분에는 루니가 멋진 킬패스를 찔러줬지만 슛은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박지성은 오는 20일 아스톤 빌라와의 홈경기에서 데뷔골에 도전한다. 한편 프랑스 르샹피오나 안정환(29·FC메스)과 네덜란드 이영표(28·PSV에인트호벤), 독일 분데스리가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 잉글랜드 챔피언스리그(2부리그)의 설기현(26·울버햄프턴) 등 유럽의 태극전사들은 모두 선발 출전,90분 풀타임을 소화해내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아쉽게도 득점에는 실패했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5) 초의스님과 동다송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5) 초의스님과 동다송

    입추(立秋)가 지나니 저녁과 아침 바람끝이 제법 차다. 세상의 번잡한 세속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름은 자기자리를 내주기 싫어 천둥번개를 치며 몸부림을 친다. 일지암(一枝庵)에도 가을이 오고 있다. 초의 스님의 숨결이 실려 있는 일지암의 작은 차밭에는 벌써 가을준비로 수런거리고 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인 것이다. 우주의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거대한 진리를 우리는 찰나지간에 느낄 뿐만 아니라 긴 인생의 전환점에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한잔의 차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초의 스님이 말씀하셨던 동다(東茶) 즉 우리 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큰절인 해남 대흥사에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새벽숲길 수련회’를 실시한다. 평상시 수련회 일정에 일지암을 찾아서 차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도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련회 마지막 날인 일요일 아침 일찍 수련생들이 자우 홍련사 툇마루에 앉았다. 차 한잔을 공손히 손에 들고 맑은 얼굴을 한 수련생들은 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다. ●“우리차는 맛과 약효 둘다 겸비” 간단한 강의가 끝나자 한 수련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스님 우리 차가 좋습니까, 중국 차가 좋습니까. 요즘 턱없는 소문이 떠도는 푸얼차는 도대체 어떤 차입니까.” 차인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질문을 받고 있음에도 ‘아직도 우리의 차 문화는 대중들에게 너무도 멀리 있구나.’하는 당혹감이 스며들었다. 먼저 푸얼차에 대해 답을 했다.“푸얼차는 중국인들조차 야만인들과 유목민들이나 먹었던 흑차, 흔히 오랑캐 차로 부르기도 합니다.” 추사 김정희가 보내준 몽정차와 육안차를 직접 마셨던 초의 스님은 ‘동다송(東茶頌)´에서 “육안차는 맛, 몽정차는 약효가 있다는데, 우리 차는 그 두 가지를 다 겸했다고 옛 사람들은 높이 평했다.”고 우리 차를 극찬했다. 필자 역시 우리차는 색(色), 향(香), 미(美), 기(氣) 측면에서, 또한 요즘 현대인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웰빙 측면에서 이 세상 그 어느 차보다 ‘좋은 차’라고 먼저 못 박고 싶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마시고 있는 포도주의 예가 가장 적절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매우 귀하고 맛있는 포도주’에 대해 그냥 오래되면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많이 다르다. 좋은 포도주는 기온의 변화가 심하고 가뭄과 추운 겨울 등 자연의 악조건 속에서 힘들게 자란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가 당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지금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의 보졸레누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인기없는 포도 중 하나였던 보졸레누보는 자갈밭에서 포도나무를 재배했다. 척박한 땅이란 악조건 속에서 보졸레누보 포도나무는 땅속깊이 뿌리를 내렸고 그것이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포도로 재탄생한 것이다. 차 나무도 마찬가지다. 사계절의 변화가 혹독한 조건에서 자란 차나무의 잎이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그런 점에서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는 좋은 찻잎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군산과 목포의 위도에 해당하는 산둥성등 몇군데를 제외하곤 우리나라 제주도 이남지역에 해당할 정도의 따뜻한 아열대 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토심(土心)이 매우 부족해 찻잎의 맛과 질이 떨어진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시즈오카 등 몇몇 지방을 제외하곤 온도의 차가 매우 적어 좋은 찻잎을 수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하나 우리 찻잎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어느 나라보다 토심이 좋다는 것이다. 차나무가 깊이 뿌리를 내려 좋은 찻잎을 생산할 수 있는 좋은 땅의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당연히 우리의 차는 맛과 영양 그리고 약리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차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우리차의 성전인 ‘동다송´은 일지암에서 초의 스님이 순조의 부마이자 사대부 차인 중 한 사람이었던 해거도인 홍현주로부터 차를 알고 싶다는 간절한 물음을 받고 이에 대한 답으로 52세(1837년)때 편찬됐다. 홍현주는 우리차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추사 김정희 정약용 등과 깊은 교류를 가졌던 초의 스님은 당시 순조의 ‘부마’로 ‘실세’였던 홍현주 등 유가의 뛰어난 선비들과 한양을 왕래하며 학문과 차담을 나누었다. 모두 31구송(句頌)으로 되어 있는 ‘동다송´은 차의 기원과 차나무의 생김새, 차의 효능과 제다법, 우리 차의 우월성을 말하고 있다. 또한 차나무를 직접 심고 따본 경험을 바탕으로 덖고 건조시키는 조다법을 이용, 우리차의 공(功)과 덕(德)을 찬양하고 있다. 초의 스님은 ‘동다송´에서 중국 다서(茶書)에 있는 각종 고사를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상세하게 주석을 달고 있어 육우의 ‘다경´에 필적하는 우리나라의 ‘다경´으로도 손색없을 정도의 노작을 만들어 냈다. 우리에게 현존하는 ‘동다송´은 태평양화학공업주식회사의 다예관에 소장된 필사본인 ‘다예관본(茶藝館本)´, 석오 윤치영의 필사본인 ‘석오본(石梧本)´, 갑술중추 경앙등초라고 쓰여 있는 ‘경암본(鏡菴本)´, 송광사 보정 스님이 필사한 ‘다송자본(茶松子本)´ 등 크게 4가지본이 있다. ‘동다송´을 통해 우리 차의 우수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의순(艸衣意恂)선사가 40세(1825년)때 터를 닦고 입적 때까지 주석했던 일지암은 지금 한국 차의 성지로 5.5평의 초당,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자우홍련사, 법당과 요사채가 전부다. 그러나 앞마당에 펼쳐진 몇백평 규모의 야생차밭을 필두로, 서해바다의 낙조를 볼 수 있는 먼 풍광은 유천(乳川)의 물맛과 함께 차의 성지로서 군계일학이다. 조선후기뿐만 아니라 일지암은 우리 현대 차문화사의 명실상부한 중흥조다.1979년 복원된 일지암은 한국의 차인들을 한곳에 결집(結集)시켰을 뿐만 아니라 초의 스님과 차 문화를 현대인들의 품속으로 되돌려 놓은 기폭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일지암의 이름은 장자(莊子) 남화경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뱁새는 일생동안 한곳에 작은 깃을 틀고 잔다.”는 구절과 한산시(寒山詩)의 “뱁새는 항상 한마음으로 살기 때문에 나무 한가지만 있어도 편안하다.”는 구절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초의 스님은 일지암에서 입적할 때까지 40여년간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윤연 홍석주 등과 다도를 논하고 시를 지으면서 ‘동다송´ ‘다신전´을 지었다. 일지암의 흔적은 일지암시집(一枝庵詩集)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장춘동은 해남 남방 20리 두륜산 일맥, 용과 호랑이 상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산맥은 십구요, 계곡은 구곡이다. 대흥사의 남방이요, 북암에서 볼 때는 서쪽이요, 남암에서 볼 때는 북쪽, 이곳에 초당을 지었으니 이름이 일지암이다. 삼간 초당에는 초의 스님과 동자 한 사람, 법상(法床)에는 금으로 도금된 부처 일좌(一座), 아침저녁의 목탁소리 샘물과 수목이 의지하고 죽림의 바람소리는 가야금소리 같다. 축대를 쌓아 과원(果園)을 만들고 석간(石澗)에서 나오는 물은 죽관으로 받아 차를 끓인다. 남은 물이 고인 곳에 연못을 만들어 연못 위에는 나뭇가지를 얽어 포도넝쿨을 틀어 올리고 정원주변은 수석으로 갖추었다.” ●일지암 복원은 차문화사의 중요한 사건 그러나 초의 스님 열반 후 일지암은 화재로 소실됐다. 지금의 일지암은 1979년 후대의 차인들의 노력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1976년 여름 해인사 율원에 박태영 화백의 주선으로 박동선씨가 그곳에서 공부하던 필자와 도범 스님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필자와 도범 스님 등 방문자 일행은 토우 김종희 선생댁을 방문, 한국 차문화의 복원과 일지암 복원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렇게 시작된 일지암 복원은 김봉호 박동선 김미희 박종한 김종희 안광석 조자룡씨 등 수백명의 차인 결성으로 이어졌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일지암터 확인이었다.‘대둔사지´ ‘몽하편병서´ 문헌을 확인하고 대흥사 주지를 역임했던 응송(당시 90세) 스님 을 지게에 업고 다니던 1977년 2월 하순 오늘의 복원터를 확증할 수 있었다. 당시 에밀레 박물관장이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구조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조자룡씨가 새롭게 복원되는 일지암의 설계를 맡았다. 조자룡씨는 한국의 전형적인 다실을 찾기 위해 전국 각처를 답사했다. 결국 한국전통 초당형식을 갖춘 일지암 초당은 5.5평의 정사각형 초가형태로, 법당 겸 요사채는 15.5평의 기와집으로 일지암복원위원회가 결정한 후 1979년 2월 완공했다. 일지암의 복원은 한국현대 선차(禪茶)문화의 복원으로 연결됐다. 그때부터 초의 스님 ‘동다송´ ‘다신전´ 등 차 관련사업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켰을 뿐만 아니라 초의 스님을 추모하는 초의문화제를 개최하면서 차 문화의 보급이 급속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지암복원은 초의 스님이 생존했던 조선후기뿐만 아니라 한국현대 차문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후기 한국차의 중흥조인 초의 스님의 자(子)는 중부(中孚)이며 호는 초의, 해사(海師), 해노사(海老師), 우사(芋社), 자우(紫芋), 병발(甁鉢) 등 여러 가지가 있다.15세 때 나주 운흥사에서 벽봉 민성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초의 스님은 월출산에서 해가 지고 보름달이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후 연담 유일선사의 문하에서 공부를 하며 ‘초의’라는 호를 얻었다.‘초의’는 고려말 야운선사의 ‘자경문´ 가운데 있는 “풀뿌리와 나무열매로 주린 창자를 달래고, 송라와 풀옷으로 몸뚱이를 가린다.”는 구절에서 유래됐다는 설과,‘중국사략´ 가운데 “굴을 파서 즐겨 살며 나무를 얽어매어 집을 삼고 나무 열매 먹고 풀옷을 입는다.”는 구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초의선사는 요즘 현대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멀티플레이어’였다. 영국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처럼 어느 포지션에서도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실력있는 멀티플레이어’였던 것이다. 먼저 스님으로서 수행의 최고봉인 선(禪)과 교(敎)를 두루 섭렵해 대흥사 13대강맥을 이었다. 초의 스님은 또한 탁월한 금어(金魚:불화를 최고의 경지에서 그리는 스님)이자 선필(禪筆)가였다. 범자(梵字)를 익혀 범어의 뜻을 익혔으며 , 탱화를 잘 그려 당나라 최고의 탱화장이였던 오도자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추사 김정희와 겨룰 정도로 예서체에 뛰어난 경지를 보였다고 한다. 불교전통음악인 범패, 원예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장 담그는 법, 화초 기르는 법, 단방약 만드는 법 등에도 능했다고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또 하나는 바로 남종화와 초의 스님의 인연이다. 초의 스님이 50세 되던 해인 1835년 봄 진도에서 남종화의 시조(始祖)가 된 소치 허유(小痴 許維)가 찾아온 것이다. 소치는 일지암에 3년을 머물며 초의 스님의 화법과 시학·불경과 차를 배웠다. 초의는 소치의 자질을 알아보고 추사와 인연을 맺어준다. 오늘날 한국화단의 큰 산맥인 남종화가의 탄생이 바로 초의 스님과의 인연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소치는 먼 훗날 초의 스님의 인품을 묻는 헌종에게 “세인이 모두 고승이라 하옵는데 그분은 내외전(內外典)에 달통했으며 승속간에 많은 인사와 교유하고 있다.”고 밝히는 연유가 된다. 또한 그의 자서전인 ‘몽연록´을 통해 초의 스님과 추사의 인연에 대해 “두 스승은 꿈속에서 만난 인연”이라고 회고할 정도였다. 초의선사가 최고의 멀티플레이어였다는 것은 당시 조선후기 유교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불교와 거리를 사상적으로 좁혔다는 점이다. 해남 대흥사를 중심으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자하 신위, 연천 홍석주 등과 같은 당대의 거장들과 유·불·선에 대한 담론을 이뤄냈을 정도로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성취해낸 것이다. ●43세때 번역서 ‘다신전´ 편찬 초의 스님의 또 하나의 노작(勞作)은 바로 ‘다신전(茶神傳)´이다.1828년 그의 나이 43세 때 지리산 칠불선원에 머물며 초록(抄錄)해낸 ‘다신전´은 청나라 모환문이 엮은 ‘만보전서´에서 차에 관한 부분인 ‘채다론’(採茶論)을 번역한 것이다.‘다신전´은 차의 신에 관한 기록으로 찻잎을 따는 시기와 요령, 차를 만드는 법, 보관하는 법, 물 끓이는 법, 차 마시는 법 등 22개 항목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꾸며놓았다. 초의선사는 “전에는 승가에 조주풍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 없어져 다도를 알고자 하는 이를 위해 초록해낸 것”이라며 ‘다신전´ 편찬의미를 밝히고 있다. 초의 스님을 두고 사람들은 시(詩), 서(書), 화(畵), 차(茶) 4절(絶)이라고도 했다. 그런 점에서 초의 스님은 당대 최고의 ‘신지식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의 스님은 세속의 명리를 추구하지 않았다. 한반도의 땅끝 대흥사 일지암이란 오지에 머물면서도 요동치듯 흘러가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어보았을 뿐만 아니라 현실 삶을 규정하는 사회적 변화를 실천하는 실천가였다. 당대의 신지식인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당대 중생들 삶의 ‘개화’(開化)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초의 스님에게 음풍농월의 수단이 아닌, 전통을 이어가고 새로운 현실의 삶의 변화를 위한 첫걸음 같은 것이었다. 초의 스님이 살던 시대는 참으로 척박했다. 피폐할대로 피폐해진 경제는 민중들을 빈곤한 삶으로 몰아댔고, 낡은 시대의 유물들은 쌓여진 지식의 보고들을 갉아대고 있었던 것이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중심세력들의 당쟁으로 인해 민중들의 삶이 이리저리 내몰린 조선후기의 초의 스님 시대와 오늘 우리시대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조망할 혜안을 가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중생들의 곱디 고운 삶을 현실속에서 아름답게 보듬어 안고 함께 걸어갈 우리시대의 신 지식인이 그리운 때다 (일지암 암주)
  • “문화·예술기금 효율적 분배에 중점”

    “문화예산은 투자적 소비입니다. 당장 눈앞에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문화예술 지원의 혜택이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달 말 출범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익(67·문학과지성사 고문)씨는 12일 정부 산하단체에서 현장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민간 자율기구로 탈바꿈하게 된 위원회의 첫 수장으로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시대는 그에 걸맞은 예술을 필요로 하고, 예술은 그에 상응하는 자유를 필요로 한다.’는 20세기 이탈리아 예술부흥운동의 캐치프레이즈를 인용하며 문화예술위원회의 설립 의미를 강조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33년간 정부의 예술지원정책을 총괄해온 문예진흥원의 업무를 인계받아 문예진흥기금 5077억원을 관리하고, 연간 1000억원의 예술창작기금을 기초예술분야에 배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는 “기초예술 창작지원뿐만 아니라 해외 문화교류, 전통예술의 보존, 새로운 예술형태에 대한 지원 등 문화예술위원회가 담당해야 할 업무는 매우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통제와 간섭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스스로 지원 대상과 규모를 결정하는 만큼 위원회에 거는 문화예술계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하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지원 정책의 공정성과 장르별 균형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지적. 이에 대해 그는 “장르간, 또 장르내에서도 강약과 중요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균등한 분배’보다는 ‘효율적인 분배’에 치중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풍요롭고 아름다운 문화를 창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 문학과지성사 대표를 지냈고, 문학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책꽂이]

    ●완전한 죽음(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작가 기욤 뮈소의 두번째 소설.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눈앞에 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약혼녀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그렸다.8500원.●게으른 산책자의 변명(김병익 지음, 이룸 펴냄) 2000년 ‘문학과지성사’ 대표에서 물러난 뒤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소일해온 저자의 산문집.2002∼2004년 계간 ‘동서문학’과 일간지에 연재한 에세이를 모았다. 철학적인 견해와 정치 소견, 지인들에 관한 글들을 ‘길들이기’‘길트기’‘길보기’등 3부로 나누어 실었다.9500원.●피츠제럴드 단편선(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민음사 펴냄)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피츠제럴드(1896∼1940)가 남긴 160여편의 단편 가운데 1920년대 미국사회의 풍경이 담긴 아홉편의 단편을 골랐다.‘다시 찾아온 바빌론’‘겨울 꿈’‘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오월제’등 수록.9000원.●공포(김다은 외 지음, 이룸 펴냄) 결혼, 출세, 죽음, 주거, 가족, 음식 등 한국인이 느끼는 6가지 공포에 관한 단편 모음집.‘마담’(김다은)‘비밀의 방’(박덕규)‘긴급피난’(박성원),‘신라의 달밤’(박철우)‘우리모두 천사’(김나정)‘먹어봐’(이정은) 등 6편 수록. 프랑스어 잡지 ‘레 카이에 드 코레’에도 번역돼 실린다.9300원.●진주부인(기쿠치 칸 지음, 양경미 옮김, 이가서 펴냄)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근대문학의 대가 기쿠치 칸의 대표적인 대중소설. 황금만능주의와 남성 위주의 세태에 맞서 싸우는 진보적인 여성 루리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렸다.2002년 후지TV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던 작품. 전 2권 각 9500원.
  •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김병익씨

    문학평론가 김병익(67)씨가 11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화예술위) 초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학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열린 문화예술위 설립위원회 1차 회의에서 위원 만장일치로 위원장에 호선됐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문학과지성사 대표와 상임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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