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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이 바보인가? 저질” 민주당 새 현수막 ‘MZ 비하’ 지적

    “청년이 바보인가? 저질” 민주당 새 현수막 ‘MZ 비하’ 지적

    더불어민주당의 새 현수막을 두고 ‘청년 비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내에서는 “저질”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17일 민주당 사무처는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는 현수막 변경도 포함됐다. 당 사무처는 공식 현수막 공개에 앞서 일주일간 수도권과 광역시 시·도당 위주로 게시될 ‘티저 현수막’을 발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티저 현수막에는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겼다. 민주당은 상징색인 파란색과 초록색 사용을 최소화하고, 당명이 눈에 띄지 않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라고 자평했다. 당 사무처는 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민주당이 들어가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새 현수막의 일부 문구가 청년 비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민주당 청년당원 의견그룹 ‘파동’은 이날 긴급 논평에서 “감 없는 민주당, 청년세대가 바보인가”라며 “문구의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근래 민주당의 메시지 가운데 최악이며, 저질이다. 민주당은 청년세대를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인가? 청년은 돈만 많으면 장땡인 ‘무지성한’ 세대이며, 정치도 모르는 ‘멍청한’ 세대인가?”이라며 “조롱 일색인 현수막을 기획하고 제작한 자는 대체 누구인가”고 반문했다. 이어 “청년세대의 고통을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다’로 해석하는 민주당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이라며 “이번 일에 대한 민주당 총선기획단의 사과와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한다. 청년세대를 존중하지 않는 총선기획단으로는 총선에서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는 우리 정치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고 있고, 민주당 청년당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 보유·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지만 새로 바뀐다는 현수막 시안이 영 그렇다”고 평가했다. 그는 “2030 맞춤형으로 개인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시안의 메시지에 공감이 전혀 안 된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다”며 “저 시안을 걸었을 때 현수막 메시지를 읽은 다음 함께 떠올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자인과 글씨체 등도 함께 문제로 거론했다. 티저 현수막 논란 속에 민주당은 오는 23일 중앙당 공식 행사를 통해 공식 사용될 새로운 현수막 디자인을 공개할 계획이다.
  •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돌연 해임…왜 쫓겨났나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돌연 해임…왜 쫓겨났나

    오픈AI 샘 올트먼, APEC CEO 서밋 참석 하루 뒤 전격 해임‘챗GPT 아버지’…회사 지분은 없어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오픈AI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오픈AI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가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는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쳐 올트먼이 지속해서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올트먼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가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올트먼은 지난 6일에는 오픈AI 첫 개발자 회의를 열고 최신 AI 모델 ‘GPT-4 터보’를 선보이는 등 오픈AI의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픈AI 이사회는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를 비롯해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픈AI는 또 회장인 그레그 브록먼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트먼 CEO를 대신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트먼이 해임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트먼은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다”며 “나 개인적으로도,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고 무엇보다도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계획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회사 계속 이끌 능력 확신 못해”올트먼 “세상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계기…앞으로 계획은 나중에”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올트먼은 지난해 말 챗GPT를 출시하며 전 세계에 생성형 AI의 열풍을 이끌었다. 그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3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받고, 기업가치를 860억 달러(111조 5000억원)로 평가받는 데 기여했다. MS는 올트먼의 해임 소식이 전해진 뒤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픈AI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고객에게 차세대 AI시대를 제공하기 위해 미라(새 CEO)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MS 주가는 전날보다 1.68% 하락 마감했다. 올트먼은 2015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링크트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피터 틸 클래리엄 캐피털 사장 등과 함께 인류에게 도움이 될 ‘디지털 지능’ 개발을 목표로 오픈AI를 설립했다. 오픈AI의 CEO를 맡기 전에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 회장을 지냈다. 2005년 설립된 와이 콤비네이터는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투자회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트먼은 오픈AI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가 2019년 이윤을 창출하는 영리 기업이 된 후 그는 회사 지분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올트먼은 지난 6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트먼 해임 배경, 내홍·가족사 등 추측 난무공식사유 ‘솔직하지 않다’ 거짓말·전횡 등으로 해석저가전략 불화설…투자 딴주머니 발각 등 의혹도 ‘보안불만’ MS 개입설…여동생 ‘학대폭로’도 다시 주목 갑작스러운 올트먼 해임과 관련해 테크크런치 등 기술 전문 매체는 올트먼이 이사회와 갈등을 겪었거나 회사 내 보안 문제를 일으켰거나 개인적 가족사 등으로 인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우선 오픈AI가 발표한 성명 내용 가운데 “올트먼이 계속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됐다”는 부분이 주목받는다. 여기서 ‘소통에 솔직하지 않았다’는 건 올트먼이 이사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거나 특정 사업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우회적 표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올트먼이 이사회와 합의 없이 인수 합병과 같은 중대 사안을 논의했고 이것이 해임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그간 올트먼에게 불만을 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해임에 입김을 넣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MS가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6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개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주 MS는 자사 직원이 내부 기기에서 챗GPT에 접속할 수 없도록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이는 오픈AI에 중대한 보안 문제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올트먼이 해임됐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구축한 MS가 해당 조처를 한 배경에는 심각한 보안 문제가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올트먼과 이사회가 기업의 장기적 비전과 관련한 충돌을 빚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오픈AI는 막대한 개발 등 비용이 투입된 자사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 장기 전략으로 끌어갈 경우 기업의 존립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올트먼과 이사회가 견해차를 보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외 올트먼이 챗GPT 외 다른 분야에 대한 개인적 투자를 이사회 동의 없이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올트먼이 가정사 문제로 해임됐을 가능성을 내놓는다. 앞서 올트먼의 여동생 애니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오빠들, 특히 샘 올트먼과 잭 올트먼으로부터 성적,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재정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해당 폭로의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테크 전문지들도 오픈AI의 발표만을 볼 때는 업무문제에 무게가 실린다고 본다. 테크크런치는 “이사회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이 조치(해임)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업무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라고 해석했다. 오픈AI 이끌 35세 무라티는…테슬라 모델X 개발 브레인알바니아 출신 개발자…‘비영리’ 시절 오픈AI 합류AI 규제 필요하다는 입장 밝히기도 올트먼이 전격 해임되면서 오픈AI는 당분간 기계공학도 출신의 35세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끌게 됐다. 오픈AI가 임시 CEO로 선임한 무라티는 1988년 알바니아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해 교육받았다. 다트머스대 학부 시절 경주용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한 그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모델X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는 가상현실(VR)의 손동작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 립모션에도 몸담았다가 2018년 응용AI(인공지능)·파트너십 부문 부사장으로 오픈AI에 합류했다. 오픈AI는 당시 인공일반지능(AGI)이 전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애쓰는 비영리 조직이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라티는 테슬라에서 일하면서 AI를 접하고 그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게 됐다. 그는 지난 8월 벤처캐피탈업체 안드레센 호로위츠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지능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우주의 핵심 단위”라며 “인류의 집단지성을 향상하는 것보다 더 고무적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 전·현직 직원들은 무라티가 CTO 직함을 달고 있지만 운영 책임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일정에 맞춰 챗GPT를 완성하도록 했고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관계를 관리하며 MS의 미국·유럽 내 AI 정책을 세우는 데도 참여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 기고에서 무라티에 대해 “기술적 전문성과 상업적 감각, 임무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팀을 구성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그 결과 지금까지 가장 흥미로운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무라티는 AI의 위험성과 관련해 올트먼과 마찬가지로 규제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월 타임 인터뷰에서 “악용되거나 악의적 행위자가 사용할 수 있다”며 “오픈AI와 비슷한 회사가 통제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준석 “한동훈은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

    이준석 “한동훈은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7일 MBC에 출연해 “한 장관의 정치적인 모습을 벌써 폄훼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이 ‘대구 출마설’이 거론되는 자신을 향한 견제가 아닌지를 묻자 “저는 한 장관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재밌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 장관이 매력적인 정치 캐릭터로 발돋움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며 “법무부 장관의 영역을 넘어서는 질문들이 쏟아질 텐데,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거나 지지층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답할 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보면 능수능란하게 한다”며 “한 장관이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라디오에 출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경우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이날 보수 지역 텃밭인 대구를 방문하고,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최근 공개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일련의 행보를 두고 한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 법원 ‘부당합병’ 이재용 1심 내년 1월 26일 선고

    법원 ‘부당합병’ 이재용 1심 내년 1월 26일 선고

    검찰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회장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 26일 나올 예정이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그 과정에서 각종 위법 행위가 동원된 말 그대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줬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앞으로도 지배주주들은 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합병을 추진하고 원칙주의 회계 기준도 결국 사문화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이 공정한 방향으로 도약하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 실체를 살펴봐 달라”고 했다. 이 회장과 주요 피고인들은 두 회사의 합병에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회장은 9분여간 최후진술을 통해 “합병 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다른 주주에게 피해를 준단 생각을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 없다”며 “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주주에게 피해를 주거나 속이려는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저에게는 기업가로서 회사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부디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했다.
  • 이재용 “합병과정에서 개인 이익 염두에 둔 적 없어”…“온전히 앞으로 나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기회 달라”

    이재용 “합병과정에서 개인 이익 염두에 둔 적 없어”…“온전히 앞으로 나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기회 달라”

    검찰, 이 회장에 징역 5년·벌금 5억원 구형“공짜 경영권 승계”vs “명백한 거래” 공방이재용 “어쩌다 엉클어져버렸을까 자책”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부당 합병 의혹’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합병과정에서 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도 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린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은 재판 마지막 최후 진술에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 3년동안 사려 깊게 심리를 진행해주시고 변호인과 피고인들에게 충분한 변론을 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자리에 계신 검사님들과 7년 전부터 지금까지 수사에 관련했던 모든 검사님들, 속기사, 법원 경비단 여러분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가 40대 중반이던 2014년 아버님께서 쓰러지신 뒤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일 있었다. 개인적으론 3번의 영장심사와 1년 6개월의 수감생활도 겪었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과거 자신이 수사받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106차례 공판을 진행해오는 동안 여러 일들과 목소리를 보다 세밀하게 들었다”며 “일이 어쩌다 이렇게 엉클어져 버렸을까 자책이 들기도, 때론 답답함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4~2015년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해 진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조직적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이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겼다. 이 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모두 14명이 기소됐다. 합병 과정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염두에 둔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이 회장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기업,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부디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기소된 최 전 실장과 장 전 실장 등에 대한 선처도 함께 호소했다. 이 회장은 “만약 사건에 대해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니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주시기 바란다”며 최후 진술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마지막까지도 검찰과 변호인이 합병 과정의 적법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구형 전 최종의견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성공시켰다”고 주장했고, 변호인은 “공짜라고 볼 수 없는 명백한 거래였다”고 맞섰다. 검찰은 이날 이 회장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 등을 고려한다며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 전 실장에게는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장 전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 측은 합병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사업상 필요성, 삼성물산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반박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삼성물산이 합병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엄청난 부실과 주가 하락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이었다면 합병 발표 이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동시에 상한가를 찍는 결과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1심 선고는 결심 공판이 끝난 뒤 한 달 정도 이후 이뤄지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 기록이 19만쪽, 증거 목록은 책 네 권에 달할 만큼 증거가 방대하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일러도 내년 1월쯤이 돼야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최후진술] 이재용 “이병철 창업, 이건희 키운 삼성…제겐 글로벌 초일류 도약 책임·의무”

    [최후진술] 이재용 “이병철 창업, 이건희 키운 삼성…제겐 글로벌 초일류 도약 책임·의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년간 이어진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재판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조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아버지 이건희 선대회장을 언급하며 결백함을 호소했다. 이 회장의 1심 결심공판이 열린 17일은 이 창업회장의 36주기(11월 19일) 추도식이 주말을 이유로 이틀 앞당겨 열렸지만, 손자인 이 회장은 재판 일정 탓에 경기 용인 선영이 아닌 법정에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이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 회장과 주요 삼성 경영진이 공모해 삼성의 경영권을 이 회장에게 부당하게 승계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부당하게 합병하고, 이 과정에 회계 부정도 있었다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에 이 회장은 이날 오후 늦게 열린 최후진술을 통해 그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대한 소회와 함께 검찰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회장은 “여기 계신 검사님들과 7년 전(국정농단 사건)부터 지금까지 수사와 재판에 관여하셨던 모든 검사님들께도 고생 많으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삼성 가족과 주주님,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면목이 없다”라면서 “제가 40대 중반이던 2014년 아버님께서 병환으로 쓰러지신 뒤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세 번의 영장실질심사와 1년 6개월에 걸친 수감생활도 겪었다”라면서 “어느덧 저도 이제 50대 중반이 됐고, 1심 재판이 마무리되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진술을 이어갔다. 그는 검찰이 문제 삼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해 정상적인 경영적 판단과 실행이었음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 세계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은 광범위하게 재편되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일들은 사전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래전부터 사업의 선택과 집중, 신사업·신기술 투자, M&A(인수·합병)를 통한 모자란 부분의 보완, 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통해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라면서 “이를 통해 회사의 존속과 성장을 지켜내고 회사가 잘 되어 임직원과 주주, 고객, 협력회사 임직원,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사랑을 받는 것이 저의 목표였다. 두 회사의 합병도 그런 흐름 속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검찰 측 주장에 대한 답답함과 서운함도 토로했다. 그는 “이런 차원(경영적 판단)에서 제가 외국 경영자, 저희 주요 주주님들, 그리고 투자 기관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고 허무하기까지 했다”면서 “저는 이 사건 합병 과정에서 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회장은 “저와 다른 피고인들은 이 사건 합병이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배구조를 투명화, 단순화하라는 사회 전반의 요구에도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검사님들이 주장하시는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든가 다른 주주들을 속인다든가 하는 그런 의도가 결단코 없었던 것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승어부’(아버지를 뛰어넘음)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병철 회장님이 창업하시고, 이건희 회장님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신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라면서 “제게는 기업가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기본적인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이 회장은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부디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법의 엄격한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로 최후진술을 마쳤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대목에서 이 회장은 목이 멘 듯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고, 원고를 쥔 손이 떨리기도 했다. 통상 1심 선고는 결심 공판 후 한 달 뒤 이뤄지지만, 재판부는 내년 1월 26일 선고 공판을 열고 유·무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의 수사 기록과 증거 목록이 각각 19만쪽과 책 네 권에 달해 재판부도 충분한 검토와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숨 가빴던 3년 공판…이재용 출석률 약 90%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숨 가빴던 3년 공판…이재용 출석률 약 90%

    3년 넘게 이어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1심 재판이 지난 17일 결심 공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합의 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린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5년,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그 과정에서 각종 위법행위가 동원된 말 그대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을 맡았던 당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2012년 12월 ‘프로젝트-G(Governance·지배구조) 승계계획안’에 따라 사전 승계계획을 마련했고,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합병 작업을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합병 단계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시세 조종, 거짓 공시 등이 이뤄졌는데 이를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주도한 것으로 의심한다.이날 결심은 이 회장이 2020년 9월 기소된 후 열린 106번째 공판이었다. 이 회장은 이날 출석하면서 2021년 4월부터 이날까지 총 94번 재판에 출석하게 됐다. 공판 출석률은 약 90%에 가깝다. 피고인 신분인 이 회장은 재판받는 동안 경영상의 이유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매주 1~2차례 열린 재판에 빠짐없이 출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경기 평택시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기 위해 재판부 허가를 받아 재판에 불출석했다. 지난해 9월에는 멕시코와 파나마 등 남미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재판 불출석 허가를 받고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하는 일정으로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재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불참했다. 법조계에선 이 회장 측이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한 태도를 재판부에서 고려해주길 기대한 것으로 해석한다.이 사건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와 별개로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2월 구속기소 된 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뒤 가석방될 때까지 총 565일간 구속돼 있기도 했다. 5년간의 취업제한 조치 등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 회장은 지난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후 같은 해 10월 회장에 취임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 EBN, 언론윤리 우수상 수상…정론 인터넷 신문으로 인정 받아

    EBN, 언론윤리 우수상 수상…정론 인터넷 신문으로 인정 받아

    ‘자동출산육아제 도입’ 등 성과로 매체 부문 우수상 받아김지성 편집국장 “기자들이 보다 더 뛸 것이라고 기대해” EBN산업경제가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정론 인터넷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EBN은 16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홀에서 ‘2023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제도)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은 인터넷 언론환경조성과 자체 윤리강령을 제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매체 부문에서 우수(제도)상을 받은 EBN산업경제의 김지성 편집국장은 “EBN은 인터넷신문의 태동기에 함께 시작했다. 신선한 언론 환경의 출현이었다”라며 “지난 23년여간 인터넷 언론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인공지능(AI) 저널리즘을 둘러싼 말들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BN은 조직 구성원에게 안정감을 주려고 올해 노력했고, 이 자리에서 이렇게 수상을 통해 격려를 받게 한 ‘자동출산육아제 도입’도 그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국장은 “내년은 아니어도 내일을 보려고 한다. EBN 기자들이 보다 더 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고, 그래서 인터넷 언론의 도약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시상식에서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은 “올해 3번째를 맞은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에 참여해주신 대표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각종 규제 환경과 가짜 뉴스 논란 속에서 협회는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바람직한 인터넷신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사들의 수고와 사람의 결정체인 소중한 콘텐츠들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기반 마련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포탈 현안과 관련해 다음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인터넷 신문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언론윤리대상 심사위원회는 언론 윤리강령 제정 확립에 앞장선 매체로 6개 수상 매체와 14편의 기자 부문을 선정했다. 매체부문 수상에는 여성경제신문이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제도부문 우수상은 시사위크, 아시아타임즈, EBN산업경제, △운영부문 우수상은 비즈한국, 일요신문이 수상했다.
  • 前 고양시장이 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前 고양시장이 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이재준 전 고양시장이 ‘재평가의 아이콘 이재준’(책들의정원)이란 저서로 18일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제10대 고양시장을 역임한 그는 시장 퇴임 후 1년을 돌아보며 현 시정을 성찰하는 내용 등을 책에 담았다. ‘이재준 죽이기’로 불리는 일련의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도 구체적으로 싣고 있다. 특히 김동연 경기지사가 열정을 갖고 추진중인 ‘경기특별자치도’(경기북도) 신설에 대한 솔직한 입장이 눈에 띈다. 전략전술의 노출로 언급을 피하고 싶은 내용을 솔직히 밝혔다. 그는 본문 243~249쪽에서 “경기북도 경제청, 문화청, 환경청, 기타 기관 등이 고양시에 나눠 입주하는 그때를 상상해본다”고 했다. 고양시 밖에서는 전현직 고양시장들이 경기특별자치도 신설에 대해 극히 말을 아끼자, “고양시는 반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 본질이 되어 절호의 기회를 잃는 것은 하수들이 쓰는 전략”이라며 “분도 추진에 우리가 얻을 것이 있다면 올라타야 한다”고 책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틀 속에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고양시에 대한 3중 규제를 해결할 방법이 요원하다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다면 잡아야 하는 것이 고양시가 처한 자족도시 실현의 한계”라고 했다.이 전 시장은 흑색선전의 가장 큰 도구가 된 SNS에 대해서도 경험담을 예로 들며 기술하고 있다. 그는 “한국 정치가 가장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지점이 있다면 흑색선전“이라며 ”비방·비난·거짓으로 가득한 정치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시대의 정치가 SNS를 만나 ‘단톡방 지라시’ 같은 형태로 기승을 부리지만 동시에 온라인 집단지성을 이용해 더욱 성숙해진 민주주의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세상”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그는 책에 코로나19 대유행 때 뒷 이야기, 대곡~원당~식사를 잇는 트램, 일본 핵 오염수 논란, 잼버리 대회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밝히고 있다. 상당수 정치인들이 대필작가들에게 저술을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빼곡히 담겼다. 이 전 시장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현재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며 김대중 재단 고양시지회장을 맡고 있다. 고양시갑 지역위원장을 역임했으며, 8대와 9대 경기도의원을 지내면서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오늘 결심공판… 직접 지시·보고 여부 쟁점

    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오늘 결심공판… 직접 지시·보고 여부 쟁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부당 합병 의혹’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재판이 매듭을 짓게 되면서 검찰 구형과 삼성 측 최종변론에 관심이 쏠린다. 합병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 이 회장이 합병 과정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여부 등이 유무죄를 가를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17일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14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2020년 9월 공소장이 접수된 지 무려 3년 2개월 만이다. 그간 재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 등이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삼성물산을 부당 합병했고, 합병 후 경영상 불필요한 자사주를 매입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이라는 논란을 피하고자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4조 5000억원 분식회계한 혐의도 제기했다. 반면 삼성 측은 합병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삼바 회계 논란도 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 회장의 지시 여부 등을 놓고도 검찰과 변호인 측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검찰은 합병 공표 후 삼성물산의 국내외 주주들이 반발하자 긴급대응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개입한 사실이 다수의 문건과 증거물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 회장이 합병을 직접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맞섰다. 통상 1심 선고는 결심 공판 후 한 달 뒤 이뤄지지만 검찰의 수사 기록과 증거 목록이 각각 19만쪽과 책 네 권에 달해 이르면 내년 1월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 재판에 출석한 이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 36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17일에도 법정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 창업주 기일은 오는 19일이지만 주말인 점 등을 고려해 범삼성 계열 인사들이 모이는 추도식은 이틀 일찍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진행된다. 재판에 발이 묶인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여부는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뒤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혐의를 벗는다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6년 10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듬해 2월 구속되면서 이사회 활동을 하지 못했고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 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재판 내일 결심… 직접 지시·보고 여부 쟁점

    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재판 내일 결심… 직접 지시·보고 여부 쟁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부당 합병 의혹’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재판이 매듭을 짓게 되면서 검찰 구형과 삼성 측 최종변론에 관심이 쏠린다. 합병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 불법이 있었는지 여부, 이 회장이 합병 과정을 직접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여부 등이 유무죄를 가를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17일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14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2020년 9월 공소장이 접수된 지 무려 3년 2개월 만이다. 그간 재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 등이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삼성물산을 부당 합병했고, 합병 후 경영상 불필요한 자사주를 매입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이라는 논란을 피하고자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을 4조 5000억원 분식회계한 혐의도 제기했다. 반면 삼성 측은 합병의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삼바 회계 논란도 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 회장의 지시 여부 등을 놓고도 검찰과 변호인 측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검찰은 합병 공표 후 삼성물산의 국내외 주주들이 반발하자 긴급대응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개입한 사실이 다수의 문건과 증거물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 회장이 합병을 직접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맞섰다. 통상 1심 선고는 결심 공판 후 한 달 뒤 이뤄지지만 검찰의 수사 기록과 증거 목록이 각각 19만쪽과 책 네 권에 달해 이르면 내년 1월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 재판에 출석한 이 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 36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17일에도 법정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 창업주 기일은 오는 19일이지만 주말인 점 등을 고려해 범삼성 계열 인사들이 모이는 추도식은 이틀 일찍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진행된다. 재판에 발이 묶인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여부는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뒤에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혐의를 벗는다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 사내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6년 10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이듬해 2월 구속되면서 이사회 활동을 하지 못했고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 ‘완전히 새로운 삼성’ 다짐하는 이재용, 사법리스크 족쇄 풀릴까

    ‘완전히 새로운 삼성’ 다짐하는 이재용, 사법리스크 족쇄 풀릴까

    3년 전엔 “아버지 넘겠다” 메시지최후진술서 ‘그 이상’ 진심 담을 듯수사기록 19만쪽… 내년 1월 선고업계 사법리스크 장기화 우려도 지난 3년간 매주 1~2회씩 열리며 이재용(55)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족쇄’가 된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및 회계부정 의혹 1심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2020년 12월 국정농단 재판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승어부’(아버지를 뛰어넘음) 메시지를 내놓은 모습을 떠올리며 이번 최후진술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삼성’을 다짐하는 진솔한 심정 고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측은 오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 심리로 열리는 불법승계 결심공판을 앞두고 막바지 법리 검토와 최후진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심공판은 재판부가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선고공판에 앞서 검찰 측이 처벌 수위를 재판부에 요청하고, 피고인 측 최후진술을 듣는 절차로 진행된다. 1심 판단을 놓고 피고인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입장을 항변할 수 있는 시간인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인간 이재용’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재계 관계자는 “2020년 12월 이뤄진 이 회장의 국정농단 재판 최후진술 모습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아들로서, 한국 재계를 이끄는 그룹 총수로서의 고뇌와 무게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결정적 장면으로 꼽힌다”면서 “삼성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그가 지난해 10년 만에 부회장 꼬리표를 떼고 회장에 오른 만큼 이번에도 준법경영 의지가 최후진술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법승계 의혹 사건은 검찰이 수사 투명성 확보를 위해 스스로 마련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처음으로 소집된 사례로, 당시 각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는 이 회장에게 죄가 없다며 ‘불기소 및 수사 중단’을 권고했다. 그러나 주임 검사였던 이복현 현 금융감독원장(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삼성이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제일모직에 부당하게 합병하고 회계부정도 저질렀다며 2020년 9월 그를 재판에 넘겼다. 업계에서는 국정농단 재판과 수감에 이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가 절실한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한다. 삼성의 경쟁 기업 대만 TSMC는 미국, 일본 기업 등과 협력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지만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7일에도 법원 출석 의무 탓에 별다른 일정 없이 법정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첫 판단은 검찰 수사 기록만 19만쪽에 달해 내년 1월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최치훈·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등 전현직 삼성 핵심 경영진의 운명도 함께 결정된다. 이와 별도로 분식회계 증거 인멸 혐의로 기소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8명은 모두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바 있다.
  • 외고·명문대 출신 전현무, 중1 수학시험 놀라운 결과

    외고·명문대 출신 전현무, 중1 수학시험 놀라운 결과

    방송인 전현무의 수학 실력이 공개됐다. 10일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에서는 미방영됐던 세 MC 전현무, 한혜진, 장영란의 영어, 수학 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첫번째로 전현무의 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외고와 명문대 출신인 엘리트 방송인 전현무의 수학 시험지는 오답으로 가득했다. 이에 ‘수학 1타’ 정승제 강사는 “아니 그래도 외고생 출신인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전현무는 정승제 강사를 외면하며 “적당히 하세요. 수학의 트라우마는 평생 갑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반면 한혜진은 홀로 속도를 구하는 수학 항목의 킬러 문항을 맞히며 지성을 빛냈다. 전현무는 “남편이 축구선수라 이걸 풀었네”라며 감탄했다. ‘영국 유학파’ 한혜진은 영어에서도 조정식 강사의 칭찬을 들었다. 조정식 강사는 “한국 문법으로 보면 틀린 문제인데 실제 회화에서는 이런 표현을 쓴다”라며 축구선수 남편 기성용을 따라 영국에서 생활할 때 배운 회화 실력으로 문제를 푼 한혜진의 답을 ‘복수정답’ 처리했다.
  • 절박함이 사는 집, 나의 일부가 된 집

    절박함이 사는 집, 나의 일부가 된 집

    집에 관한 이야기 8편 묶은 김혜진 소설주거·계급·세대 등 다양한 화두 표출해세입자·집주인… 인물 내면 세밀한 묘사누구나 겪었을 법한 핍진한 현실 환기팍팍한 인생 속 희미하게나마 희망 그려 ‘사는 것으로서의 집’의 가치가 ‘사는 곳으로서의 집’의 의미를 압도하는 것이 작금의 우리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집을 둘러싸고 각 주체들 간에 빚어지는 천태만상은 주거, 노동, 계급, 지역, 세대 등 다양한 화두와 마찰을 표출시킨다. 김혜진(40)의 새 소설집 ‘축복을 비는 마음’은 바로 이런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들로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당신’의 안녕을 묻는다. 소설집은 2021·2022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목화맨션’과 ‘미애’, 지난해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축복을 비는 마음’을 비롯해 ‘이남터미널’, ‘산무동 320-1번지’ 등 단편 8편을 모아 묶었다.김혜진의 단편들은 집을 배경으로 하지만 집을 통해 희망을 키워 가거나 풀썩 주저앉거나 죽을 힘을 내 보는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임시 거주자이거나 세입자이거나 집주인이거나 한 갑을관계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위기와 불안에 내몰리는 사정을 속속들이 살피는 서사들은 집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의 누구나 겪었을 법한 핍진한 현실을 환기시킨다. 집을 매개로 돈독해졌다가 부서지고 와해되는 인물 간 관계의 변화에 집중하며 소통과 단절의 문제도 부각시킨다. 직장도 없고 집도 없는 이혼녀 미애는 친구에게 사정사정해 그의 아파트 임대동에서 딸과 함께 3개월 말미를 얻어 살게 된다. 아파트 독서 모임에서 만난 선우와는 아이를 맡기고 궁색한 처지를 터놓을 정도로 친해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독서 모임 속 엄마들이 설파하고 추구하는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인 선한 가치에 당장 살 집도 없는 미애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미애를 배려하고 돕던 선우는 어떤 사건에 직면하자 미애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으로 관계를 끊어 낸다.(‘미애’) ‘그녀’는 남편과 사는 연후동 20평대 빌라를 수년째 헐값에 내주는 장 선생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것으로 주거 문제와 밥벌이 문제를 해결한다. 건물 여러 채를 소유한 장 선생 대신 빌라를 관리하고 세입자들에게 밀린 월세를 받아 내는 게 주업무다. 두 달치 월세가 밀린 명진빌라 204호를 찾아간 ‘그녀’는 돈을 독촉하러 갔다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세입자에게 되레 조의금을 건네고 온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세입자들에게서 월세를 따박따박 받아 내겠다는 의지는 더 굳게 다진다.(‘산무동 320-1번지’) ‘고개를 들면 두 사람처럼 삶의 막바지에 이른 건물들이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처럼 길고 긴 세월을 견디며 어떤 고비와 위기를 지나고 나름의 그늘과 비밀을 간직한 채, 이젠 빈곤과 곤궁이 굴러다니는 골목에서 푼돈을 줍고 다니는 그들 부부를 지켜보는 듯했다.’(‘산무동 320-1번지’ 170쪽) 강퍅한 현실이 옥죄어 와도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기미는 감지된다. 편입하고 싶었던 세계에서 쫓겨난 미애는 작지만 단단한 아이의 손을 그러쥐며 새로이 발걸음을 옮긴다(‘미애’). 집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에 부동산 실패담의 주인공이 될 위기에도 또다시 들려 온 개발 소식, ‘기회와 희망인 척 다정하게 손을 흔드는 무엇’에 가슴은 다시 뛴다.(‘이남터미널’) 작가는 “어떤 시절에 내가 머물렀던 집들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단련시키며 기꺼이 나의 일부가 되었다”면서 “각자가 간직한 유일하고도 개별적인 집을 떠올릴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 절박함이 사는 집, 나의 일부가 된 집…당신의 집·삶은 안녕하신가요

    절박함이 사는 집, 나의 일부가 된 집…당신의 집·삶은 안녕하신가요

    축복을 비는 마음 김혜진 지음/문학과지성사/292쪽/1만 6000원 ‘사는 것으로서의 집’의 가치가 ‘사는 곳으로서의 집’의 의미를 압도하는 것이 작금의 우리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집을 둘러싸고 각 주체들 간에 빚어지는 천태만상은 주거, 노동, 계급, 지역, 세대 등 다양한 화두와 마찰을 표출시킨다. 김혜진(40)의 새 소설집 ‘축복을 비는 마음’은 바로 이런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들로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당신’의 안녕을 묻는다. 소설집은 2021·2022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목화맨션’과 ‘미애’, 지난해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축복을 비는 마음’을 비롯해 ‘이남터미널’, ‘산무동 320-1번지’ 등 단편 8편을 모아 묶었다. 김혜진의 단편들은 집을 배경으로 하지만 집을 통해 희망을 키워 가거나 풀썩 주저앉거나 죽을 힘을 내 보는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드러낸다. 임시 거주자이거나 세입자이거나 집주인이거나 한 갑을관계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위기와 불안에 내몰리는 사정을 속속들이 살피는 서사들은 집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의 누구나 겪었을 법한 핍진한 현실을 환기시킨다. 집을 매개로 돈독해졌다가 부서지고 와해되는 인물 간 관계의 변화에 집중하며 소통과 단절의 문제도 부각시킨다. 직장도 없고 집도 없는 이혼녀 미애는 친구에게 사정사정해 그의 아파트 임대동에서 딸과 함께 3개월 말미를 얻어 살게 된다. 아파트 독서 모임에서 만난 선우와는 아이를 맡기고 궁색한 처지를 터놓을 정도로 친해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독서 모임 속 엄마들이 설파하고 추구하는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인 선한 가치에 당장 살 집도 없는 미애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미애를 배려하고 돕던 선우는 어떤 사건에 직면하자 미애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으로 관계를 끊어 낸다.(‘미애’) ‘그녀’는 남편과 사는 연후동 20평대 빌라를 수년째 헐값에 내주는 장 선생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것으로 주거 문제와 밥벌이 문제를 해결한다. 건물 여러 채를 소유한 장 선생 대신 빌라를 관리하고 세입자들에게 밀린 월세를 받아 내는 게 주업무다. 두 달치 월세가 밀린 명진빌라 204호를 찾아간 ‘그녀’는 돈을 독촉하러 갔다가 모친상을 당했다는 세입자에게 되레 조의금을 건네고 온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세입자들에게서 월세를 따박따박 받아 내겠다는 의지는 더 굳게 다진다.(‘산무동 320-1번지’) ‘고개를 들면 두 사람처럼 삶의 막바지에 이른 건물들이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처럼 길고 긴 세월을 견디며 어떤 고비와 위기를 지나고 나름의 그늘과 비밀을 간직한 채, 이젠 빈곤과 곤궁이 굴러다니는 골목에서 푼돈을 줍고 다니는 그들 부부를 지켜보는 듯했다.’(‘산무동 320-1번지’ 170쪽) 강퍅한 현실이 옥죄어 와도 희미하게나마 희망의 기미는 감지된다. 편입하고 싶었던 세계에서 쫓겨난 미애는 작지만 단단한 아이의 손을 그러쥐며 새로이 발걸음을 옮긴다(‘미애’). 집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에 부동산 실패담의 주인공이 될 위기에도 또다시 들려 온 개발 소식, ‘기회와 희망인 척 다정하게 손을 흔드는 무엇’에 가슴은 다시 뛴다.(‘이남터미널’) 작가는 “어떤 시절에 내가 머물렀던 집들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단련시키며 기꺼이 나의 일부가 되었다”면서 “각자가 간직한 유일하고도 개별적인 집을 떠올릴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지성호 국회의원과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활성화 논의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지성호 국회의원과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활성화 논의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국민의힘·노원2)은 지난 6일 북한이탈주민 출신 지성호 국회의원을 서울시의회로 초대해 서울시민으로서 북한이탈주민 정착 문제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회담은 박 위원장의 서울시-기술교육원-남북하나재단 간 MOU체결, 북한이탈주민 초기정착 지원 사업 현황, 서울시 남북협력기금의 운용 현황 등 서울시의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지성호 의원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지만, 서울시에서 자치구들과 함께 직접 북한이탈주민 개개인에게 직접 다가가는 세심한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함께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확대가 필요한 시점에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니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하나원에서 퇴소해 서울시에 정착해나갈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어 및 외국어교육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을 위한 제3국 언어 교사 확충 ▲전문자격증 보유자들의 취업연계 프로그램 발굴 ▲서울시 및 서울시 산하기관들의 북한이탈주민 채용(인턴십) 프로그램 등 구상 계획을 언급하며 “서울시에서 의료지원 등 꼼꼼히 지원사업을 꾸리고는 있지만, 아직도 다양한 분야에 부족한 점들이 많다며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보다 세심한 사업 발굴을 위해 의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 위원장과 지성호 의원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시민으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우리사회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하며,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협력해나갈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오는 8일 북부하나센터(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 방문해 북한이탈주민들과 직접 만나 취·창업이나 언어, 주거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의 실무자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 UNIST, 미국 NREL과 탄소중립 기술 협력… “세계적 창출 출발점”

    UNIST, 미국 NREL과 탄소중립 기술 협력… “세계적 창출 출발점”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와 손을 잡고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나선다. 6일 UNIST에 따르면 이용훈 총장 등은 최근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있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중립 분야 공동 연구사업 발굴 확대를 위한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는 미국 에너지성 산하 차세대 에너지 연구·개발 분야 최고 권위 연구소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재생 탄소 기술, 태양전지 등 연구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UNIST는 이번 협약을 통해 연구인력 교류와 공동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협력 분야는 화석연료 유래 플라스틱 대체 기술, 폐플라스틱 저감 기술, 차세대 태양전지 대면적 모듈화 등이다. 관련 분야 국제학술대회 공동 개최, 국제컨소시엄 설립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용훈 총장은 “국제협력이 탄소중립과 같은 거대 기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세계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UNIST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와 학생·연구자 교환 프로그램 등의 운영 등을 위한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는 올해 QS랭킹 세계 58위, THE 랭킹 세계 52위를 기록한 대학이다. UNIST는 2027년 세계 100대 연구중심 대학의 도약을 목표로 연구와 교육, 국제협력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혁신 DNA’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세계 100대 연구중심 대학과의 직접 교류를 추진하고, 국제적 학술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교원 해외 단기 파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훈 총장은 “UNIST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로벌 석학들과 함께 세계적 연구 기관에서 연구하고 기술적 난제 해결에 도전할 수 있게 국제 교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부재의 자리가 커질수록… 더 애틋해진 사랑의 노래

    부재의 자리가 커질수록… 더 애틋해진 사랑의 노래

    록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였던 성기완(56) 시인이 그리운 존재들을 향한 사랑 노래를 시집으로 펴냈다. 그의 여섯 번째 시집 ‘빛과 이름’(문학과지성사)이다. 1994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로 등단한 시인은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시어, 시와 음악을 결합하는 등의 실험을 꾀하며 “시적 무정부주의자”(김현문학패)로 문단의 경계를 넓혀 왔다. 이번 시집에는 작고한 지 10년이 된 아버지 고 성찬경(1930~2013) 시인을 포함해 시인이 떠나오고 떠나보낸 존재들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여느 때보다 짙게 배어 있다. 특히 아버지의 49재에 바친 시 ‘빛’에서 시인은 ‘빛의 스밈’을 통해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는 동시에 그의 부재를 더욱 실감하고야 만다. ‘더 큰 신비의 이불인 빛은/존재의 어느 덩어리/어떤 모양/허연 도포 자락의 기운을 머금은 하늘이/하품을 하듯 빛을 쏟아내면/이승은 들뜨면서 안타까워져요//아버지는 그렇게 수박 빛깔 레몬 빛깔이 섞인/눈부신 빛의 얼굴로/허공을 건너 들어오셨어요’ 음악 활동과 시 쓰기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온 시인답게 그의 시집 목차에 나열된 시 제목들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악의 멜로디로 그득하다. ‘모퉁이 카페 소네트’, ‘소희 찬가’, ‘게으른 기타리스트의 발라드’, ‘복숭아 소네트-슈 환상곡’…. 그의 시 세계가 음악과 노래의 자장 안에 어우러져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황유원 시인은 해설에서 “이번 시집은 성기완이 낸 그 어떤 시집보다 원초적인 ‘노래’에 가깝다. 그가 불러 주는 노래들은, 누군가는 여전히 난해하고 실험적으로 느끼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겹다”라며 “시인이 부르는 노래들의 후렴을 이루는 핵심은 ‘사랑’”이라고 짚었다. 부재에 대한 감각이 더 커진 만큼 사랑에 대한 감도는 더 애틋해졌다. 모든 존재를 품는 지구의 온화한 비트를 느끼는 시인의 감각은 여전히 젊고 생생하다. ‘지구는 드넓은 출렁임/하지만 적당히 붙들어준다네/아니 아니 BOOM BOOM/실은 물방울 하나도 절대 놓치지 않지/모두에게 발찌를 채워주고/하나도 아프진 않네/지구는 부드러운 손바닥/모든 비트는 붐붐붐/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오지’(‘붐붐 중력장’)
  • “왜 게이같이 입었냐” 질문 받은 男아이돌, 당당하게 소신 밝혀

    “왜 게이같이 입었냐” 질문 받은 男아이돌, 당당하게 소신 밝혀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윤지성이 팬의 성차별적 발언에 일침을 날렸다. 윤지성은 최근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윤지성은 “왜 게이같이 입었냐”, “남자답게 머리 좀 할 수 없냐”는 질문을 받았다. 윤지성은 이에 “세상에 게이 같은 옷은 없다고 생각한다. 난 치마도 입을 수 있고 머리도 기를 수 있다. ‘여성스럽다’의 정의는 무엇이며 남자다운 머리, 행동,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헤어, 메이크업, 의상이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성차별 발언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난 뭐든 입을 수 있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러분도 마찬가지”라며 “기 싸움하려고 얘기한 거 아니고 이런 부분은 사회적으로 우리 모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나도 조심하고 우리 서로 조심하자는 의미다. 짧은 인생 예쁘게만 살다 가자, 우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지성은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하며 ‘워너원’ 멤버로 데뷔했다. 팀 해체 후 2019년 미니 1집 ‘어사이드’(Aside)로 솔로 데뷔했다.
  • [책으로 정책읽기] ‘공존’없는 ‘공정’의 시대, 정치의 역할을 묻다

    [책으로 정책읽기] ‘공존’없는 ‘공정’의 시대, 정치의 역할을 묻다

    대학교 캠퍼스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요구조건은 꽤 명확했다. 시급, 그러니까 1시간 일하고 받는 급여를 400원 올려달라, 일하고 씻을 수 있는 샤워실을 만들어달라. 이 시위는 시위 자체보다 시위 참가자들이 그 학생들한테 고소를 당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2022년 5월 한 대학생이 시위 때문에 시끄러워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청소노동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6월에는 다른 학생 두 명을 더해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계속되는 시위로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정신과 진료비 등등 638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고소사건 자체는 경찰이 반년쯤 지난 지난해 12월 8일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서 대략 정리가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이 준 충격 혹은 여운은 꽤 길게 남았다. 일단 많은 이들에게 연세대학교라는 멋진 캠퍼스를 가진 대학교에 대한 우호적 혹은 긍정적 감정이 현직 대통령 지지율 수준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나마 그 정도라도 지킨 건 이 대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노동자인 나임윤경(문화인류학과 교수)이 수업을 듣는 학생 13명과 함께 쓴 <공정감각: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해서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공정감각>은 2022년 2학기 수업인 ‘사회문제와 공정’ 수업계획서에서 출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완성본이 아닌 ‘초벌’ 형태인 수업계획서를 누군가 ‘에브리타임’에 올리면서 엄청난 반응이 일어났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수업과제로 ‘에브리타임에 글 쓰기’. 노동, 파업, 학벌주의, 페미니즘, 계급주의, 비거니즘, 장애 등 사회 쟁점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개진하도록 했다. 그 글은 예상대로 에브리타임에서 곧바로 ‘썰렸다’. 적극적으로 작심하고 썰릴만한 글을, 혹은 썰리는데도 불구하고, 혹은 썰리거나 말거나 글을 게시했고 그렇게 벼려낸 글을 아예 책으로 출간한 게 <공정감각>이다. 솔직히 에브리타임이라는 존재 자체를 책과 언론보도로만 접했고 게시글이 다수의 신고를 받아 삭제되는 것을 썰린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그런만큼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왜 썰려야 했던건지 놀라웠고, 이 책에서 인용하는, 에브리타임에서 박수받는다는 글 내용에 충격받았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그 ‘수준’에 경악했다. 대학에 재학하는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여느 익명 플랫폼이 그렇듯이 각종 혐오 표현이 넘쳐난다고 한다. 지은이들 눈에 비친 에브리타임은 “조롱과 멸시, 혐오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반지성주의가 공기처럼 퍼져 있는 곳(21쪽)”이고 “‘무지’가 낳은 거짓 정보들이 확인절차 없이 마구 뿌려지고 유통되는 생태계(14쪽)”다. 그 혐오에는 여성 혐오, 남성 혐오, 중국 유학생 혐오, 이주민 혐오, 다문화 혐오, 지역 캠퍼스 재학생 혐오, 지방대생 혐오, 성소수자 혐오, 비정규직 혐오, 노동자 혐오 등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혐오가 들어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결국 ‘자기 혐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들이 ‘명문대’에 입학했다고 착각하는 학생들이 노래처럼 흥얼거리는 대학 ‘서열가(序列歌)’ 속 서열은 각 대학교의 <에브리타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른바 ‘in 서울’ 대학교나 지역에 있는 어느 대학도 <에브리타임>에서만큼은 그 ‘수준’에서 대동소이하다… 반지성주의 관점에서 한국 대학교의 학생들은 놀랍도록 같은 위치에 있다(16~17쪽).” 충격 뒤에는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하다는 안도감이 찾아온다.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대했던 학생들의 삭제된(혹은 삭제될) 글들의 모음집(24쪽)”인 이 책은 “지금의 ‘공정감각’이 사실은 ‘공존감각’을 지워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고 싶었다”면서 “어떤 존재들을 온전히 존재치 못하게 하는 ‘그’ 공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24쪽)”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 물음에 충실하게 솔직한 답을 각자 내놓으며 함께 머리를 맞대도록 한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신현,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회복무했던 경험을 풀어내는 김민재, 페미니스트로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는 교환학생 사바나히나, 인턴경험을 통해 뿌리깊은 성차별을 짚어내는 허가영 등 이 책에 참여한 지은이들을 따라가다보면 납작해져버리고 맥락을 잃어버린 ‘공정’ 속에서도 “20대가 ‘다른’ ‘다양한’ 사유의 주체라는 것을 삭제된 글들의 복원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24쪽)”는 목적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너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이 드러내는 폭력과 차별 이 책을 읽으면서 2018년에 ‘레드벨벳’이라는 걸그룹에서 활동하는 아이린이라는 가수가 겪었다는 꽤나 황당했을 봉변이 떠올랐다. 팬 미팅에서 최근에 읽은 책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는데, 그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 이유라는 게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말하는 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아이린 사진 화형식을 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레드벨벳과 아이린이 누군지 잘 모르고 딱히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책을 읽는다는 이유만으로 조리돌림을 하는 그 ‘팬’들의 발상 자체가 신기했다는 것 정도는 얘기할 수 있겠다. 더 놀라운 건 ‘페미니스트’라는 게 사기꾼이나 체제전복세력과 동일선상에서 거론되는 사실이었다. 그걸 보면서 10년도 더 한참 전에 인권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주최했던 ‘홍세화 초청강연’에서 들었던 얘기가 생각났다. 홍세화는 그 강연에서 한국에서 “너 전라도 사람이냐”는 질문과 “너 경상도 사람이냐”는 질문이 갖는 차이를 통해 차별과 낙인이 어떤 맥락 속에 위치하는지 풀어냈다. 한국에서 “너 전라도 사람이냐”는 질문은 그 자체로 구별짓기와 낙인찍기를 담고 있다. 이에 비해 “너 경상도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맥락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질문 자체를 하지 않는다. 마치 미국에서 “너 무슬림이냐” 혹은 “너 아시아출신이냐”라는 질문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결국, 페미니스트인지 묻는 것 자체가 폭력으로서 작동하는 건 페미니스트라는 용어 자체가 사회적 낙인이 찍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낙인을 너무나 많이 봤고, 익숙해져 있다. ‘빨갱이-친북-종북’ 혹은 동성애자 혹은 페미니스트 혹은 무슬림까지. ‘저들’은 언제나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이고, 그러므로 ‘저들’은 조롱하고 비난해도 되는 존재다. ‘나쁜 동성애자’가 있고 ‘좋은 동성애자’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동성애자가 있을 뿐인 것처럼, ‘좋은 페미니스트’가 있고 ‘나쁜 페미니스트’가 있는게 아니라 그저 차별에 반대하고 성평등을 (온건하게 혹은 전투적으로) 촉구하는 페미니스트가 있을 뿐이다. <공정감각>에서 발견하는 ‘그럼에도 20대가 희망이다’ 에브리타임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제는 소수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20대가 모두 “오십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마는 존재는 아니다. 한국갤럽에서 2017년에 실시한 ‘동성결혼 법적 허용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찬성이 34%, 반대가 58%였는데, 20대에선 찬성이 66%가 나왔다. 에브리타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분명한 진보적 흐름이 존재하는 셈이다. 하지만 세상 만사 꿰어야 보배다. 그런 점에서 나임윤경은 새로운 시대변화와 더 나은 사회에 대한 고민과 의지가 없는 ‘진보’ 정치세력을 강하게 비판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때에도 당시의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총리 등은 ‘표심’을 건드릴까 조심하며 청년들의 뒤바뀐 공정 논리와 논란을 바로잡지 않았다... 성난 청년들에게 자신들이 말했던 공정,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공정, 결과를 정의롭게 만들 공정한 과정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351~352쪽).” 그렇기에 “결과론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이 없었던 문재인 정권이, 그 정권의 반지성주의가 민주사회를 그토록이나 열망한 시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더는 정권을 지속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보다 더 당연하다(344쪽)”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그 결과 우리가 목격하는 건 한국 사회를 지배하게 된 반지성주의가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고, 그 “정치 초년생(341쪽)”이 대통령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를 공들여 비판하는 거대한 부조리극이다. 지난 대선 당시 울려퍼지던 ‘공정과 상식’에 이어 여전히 맥락도 없고 희망도 없는 정치가 횡행한다. 이런 시대에 이 책은 ‘공존없는 공정은 얼마나 허무한가’라고 외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정치의 역할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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