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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문학·철학에 종말이 온다고? 읽고 쓸게 얼마나 많은데 감히!

    사심 듬뿍 담아 감히 평하자면, ‘권력이란 무엇인가’, ‘피로사회’(문학과지성사 펴냄)를 잇달아 내놓은 재독철학자 한병철과 함께 올 상반기 철학 교양서 저자 가운데 최고의 뉴 페이스로 꼽을 수 있겠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송태욱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을 내놓은 사사키 아타루다. 한병철과 저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스타일이다. 본인이 정말 꼭꼭 씹어 소화해 낸 것만 내놓는다. 자신만의 독해법을 드러내 보일 뿐 그걸 번드르르한 인용으로 애써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비평가나 “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 따위는 정보통이 되겠다는 헛된 욕망이라고 비판한다. 라캉의 말을 빌려 그것은 “향락 가운데 가장 비참한 팔루스(남근)적 향락”, 그러니까 홀로 우뚝 서겠다는 허세라는 것이다. 한병철은 똑같은 내용을 “(잡다한) 정보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이론을 내놓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그래서 두 저자의 문장은 대단히 쉽다. 어려운 단어에다 말장난까지 섞어 두세번 꼬아 놓는 바람에 몇번을 봐도 헷갈리게 써 놓은 게 아니라, 누구나 알 만한 쉬운 단어로 문장을 구성했는데 읽는 사람은 오히려 멈칫멈칫 두세번 곱씹게 만든다. ‘아포리즘’이라는 표현에 딱 맞아떨어진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침이 꿀떡꿀떡 넘어갈 법하다. 저자가 이론을 제시하고 싶은 대상은 문학이다. 문학(Literature)을 넘어 문학(Literacy)이다. 시와 소설 같은 개별 문학작품을 넘어 종교, 철학, 역사에까지 확장된, 총체적으로 세상을 읽고 쓰는 행위로서의 문학이다. 모든 것을 텍스트화한다는 점에서, 그래서 모든 문제를 문학화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던의 냄새가 짙게 배어난다. 사무엘 베케트·폴 발레리·버지니아 울프 같은 문학가들, 니체·라캉·푸코·들뢰즈 같은 철학자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포스트모던의 이름으로 모던의 종언을 얘기하는 모든 종말론에 대한 투쟁’이다. ‘호모 사케르’라는 개념으로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을 잘근잘근 씹는 대목이나 현대 프랑스 철학이 종말론적으로 이해되는 상황에 대해 어느 데마고그가 그런 헛소리를 퍼트렸느냐는 대목에서 웃음이 난다. 일본인인 저자가 이런 얘기를 하니까 퍼뜩 ‘근대 문학의 종언’을 말한 가라타니 고진, ‘역사의 종언’을 말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떠오른다. 저자는 “프랑스어로 된 책을 멋대로 읽고, 멋대로 쓰고, 멋대로 여기저기 가져가고” 했을 뿐 “그 사람들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뚝 잡아뗀다. 그럼에도 “문학이 끝났다, 예술이 끝났다고 소동을 벌이는 사람”들에 대해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명백히 말해 둔다. 한 술 더 떠 “철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철학과를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문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문학에 종사하는 걸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까지 한다. 무슨 근거로 문학, 종교, 철학, 역사의 종말을 부인하는가. 좁게는 문학작품, 넓게는 이 온 우주를 다 포괄하는 텍스트를 읽고, 다시 읽고, 제대로 읽어버린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까 쓰고, 고쳐 써야 하니까, 그래서 읽고 쓰는 과정 자체가 늘 혁명일 수밖에 없으니까 종말 따윈 있을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대답이다. 얼마나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할 것들이 많은데 감히 문학의, 종교의, 철학의, 역사의 종언을 말하느냐는 되물음이다. 해서 책 제목은 종말론을 떠벌림으로써 은근슬쩍 자신을 구세주로 포장하는 이들에게 혹해서 구원의 기도를 올리려는 그 손을 잘라야 한다는, 저자의 단호한 외침이다. 저자는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고쳐 쓰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증명하기 위해 역사를 되돌아본다. 영국·프랑스·미국·러시아 4개 혁명 이전 혁명의 원형질이랄 수 있는 16세기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그리고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을 다룬다. 오늘날 루터에 대한 평가는 조금 각박해졌다. 라스카사스나 후스 같은 다른 개혁가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저자는 문헌을 읽을수록 오히려 루터의 위대함에 반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직접 읽는 게 좋겠다. 다만, 저자의 강조점은 루터가 성서를 직접 읽어 봤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쓴 이상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 꽂혀 있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12세기 중세해석자혁명이다. 저자는 서구의 ‘근대’라는 것이 이때 발생했다고 본다. 아날학파의 ‘장기 16세기’라는 표현에 빗대자면 ‘초장기 12세기’라 부를 만한 것인데, 물적토대라기보다 일종의 사상,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저자가 12세기에 주목하는 까닭은 교회법 정비다. 교회법은 오늘날 민법으로, 교황권은 주권(Sovereignty)으로, 공의회는 의회 개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중세란 근대 계몽의 빛이 들이치기 이전의 암흑동굴이었다는 이분법을 완전히 깨부순다. 어쨌든 여기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우연히 발견한 로마법대전을 읽었고, 다시 읽었고, 읽은 이상 쓰지 않을 도리가 없어 교회법을 새로 쓰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하디자 부부 얘기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들이 천사를 통해 받은 신의 첫 계시는, 이쯤이면 짐작하다시피 “읽으라.”였다. 읽는다는 것은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개념의 이해란 생각을 임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 반여성적이라고 비판받는 이슬람교가 실은 가장 여성적이었다고 논증한다. 이렇게 보면 복음주의 기독교건 이슬람교건, 종말론적 철학이건, 그 모든 원리주의의 문제점은 열렬히 믿어서가 아니라 읽지 않아서다. 읽지 않아서, 읽더라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정직하게 읽어낼 용기가 없어서 생긴 일이다. 겉으로는 가장 선명하고 도덕적이고 용맹해 보이지만, 속은 가장 비겁하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2008년 ‘전장과 영원’이라는 책으로 일본 출판계를 뒤흔들었다. 깊은 사유와 독특한 문체가 눈길을 끌면서 온갖 대중강연, 토론 자리에 불려다녔는데 이때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당신은 홀연히 나타났는데 지금까지 어디서 뭘하고 있었느냐.”였다고 한다. 그 뒤 각종 출판 제의를 거절하다 출판사 편집진들과 대화한 내용을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실제 책도 5일밤 독자들과 나누는 대화체로 꾸며져 있다. 이 책 역시 지난해 일본에서 인문서 최대 화제작이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저자는 논의가 조금만 더 깊어지려면 “이 부분은 이미 ‘전장과 영원’에서 논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 않겠다.”는 언급을 반복한다. 아무래도 ‘전장과 영원’ 번역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그 책이 600쪽에 이른다는 사실. 번역자는 의욕을 보이지만, 출판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낙관은 이르다. 참고로 번역자는 이 책의 저자가 안 그런 척하면서 때려대는 가라타니 고진을 한국에 많이 소개해 온 번역자다. 묘한 인연이다. 1만 3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6시 10분) 런닝맨들에게 주어진 미션, ‘두개의 심장을 찾아라.’에서는 영원한 캡틴 산소탱크 박지성이 함께한다. 드디어 ‘런닝맨’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은 평소 ‘런닝맨’을 즐겨 본다고 얘기하며, 직접 런닝맨들을 상대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능력자 김종국에게 선전포고와 함께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중국 동부의 동중국해 연안에 위치한 저장성. 이곳은 세계 국토면적 4위의 중국답게 저장성의 면적 또한 우리 남한만 하다. 먼저 도착한 곳은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다. 중국 전 시대의 많은 시인과 화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을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운 서호와 신기한 볼거리가 가득한 항저우의 역사문화거리 청하방을 소개한다. ●빠뿌야 놀자(KBS2 토요일 오전 7시 55분) 귀신 옷을 입은 피터와 페기 때문에 놀란 엠마는 알 속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빠뿌와 친구들이 밖에서 춤을 추고, 재미있는 놀이를 해도 역효과만 날 뿐 나오려 하지 않는다. 이에 빠뿌는 빠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무신(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양백을 죽이지 않는 김준은 목을 치는 것보다 너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양백이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것에 슬프다는 말을 남긴다. 한편 황제 고종은 천도를 서두르는 최우의 의견에 따라 신료들과 함께 개경을 떠나 강화로 이동한다. 최우는 대집성의 딸 대씨부인과 혼례를 올리게 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0분) 첫 번째 이야기, 1930년 영국의 한 집으로 이사를 온 부부. 평화롭기만 하던 어느 날, 부부의 집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두 번째 이야기, 서태평양 사이판에서 북쪽으로 약 117㎞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 이 작은 섬을 세상에 처음 알린 것이 있다. 바로 68년 전 일어난 믿을 수 없는 한 사건 때문인데…. ●KBS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S.O.S(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불이 타는 교실에 두 학생이 있다. 한 학생은 죽고 한 학생이 기절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 사건을 두고 누구는 자살이라고 하고, 누구는 타살이라고 한다. 형사 은섭은 잠복 금무 중 불에 탄 학교로 불려가게 되는데…. ●OBS 초대석(OBS 일요일 오전 6시 55분) 4·11총선 당선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주는 선거 전부터 이슈가 됐던 경기도 안양 만안구의 이종걸 당선자와 함께한다. 인권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유명한 민주통합당 이종걸 당선자의 4선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정치인생과 19대 의정활동의 다양한 계획들을 자세히 들어본다.
  • [2014 브라질월드컵] 허탈… 중요한 선수 잃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허탈… 중요한 선수 잃었다

    “축구대표팀은 중요한 선수를 잃었다.” ‘산소탱크’ 박지성(31·맨유)이 대표팀에서 탈락한 박주영(27·아스널)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1~12시즌을 마무리한 뒤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지성은 앞서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 박주영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박주영 자신이 판단할 문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이지만 잘 생각해서 잘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특별귀화 논란에 휩싸인 에닝요(31·전북)에 대해서도 “외국인 선수도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축구 선수로서 오를 수 있는 정점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욱 크다. 중요한 건 국민들의 정서와 공감,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그는 “외국인 선수에게는 이런 부분이 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정식 절차를 밟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좋은 활약을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지성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실망스러운 한 시즌을 보냈다. 팀 성적도 그렇고 개인적인 활약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돌아본 뒤 “아쉽긴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적설이 불거진 데 대해선 “가능하다면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면서도 “그렇지만 내가 원한다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성 갤럭시탭 10.1 美판매금지 위기

    삼성 갤럭시탭 10.1 美판매금지 위기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이 미국에서 판매 금지 위기에 놓였다. 미국 항소법원이 애플의 주장을 기각한 1심 판결을 다시 심리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를 요구한 애플의 가처분 신청(지난해 7월)을 기각(지난해 12월)한 것에 대해 태블릿 관련 디자인 특허 1건을 재심리할 것을 명령했다. 항소법원은 “하급 법원이 태블릿PC의 일반적인 개념만 보지 말고 독특한 시각적 외양과 디자인에 초점을 뒀어야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 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의 태블릿 디자인 특허 주장에 대해 “휴렛팩커드사 제품을 포함해 1994년에 이미 있었던 태블릿 제품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삼성의 반박을 받아들여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애플이 주장한 태블릿PC 디자인 특허의 유효성을 재심리하고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만약 삼성전자의 침해 사실이 인정되면 갤럭시탭 10.1은 미국에서 판매 금지된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또 다른 애플 특허에 기반을 둔 삼성 스마트폰 제품에 대해서는 루시 고 판사의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판매 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만큼 판매금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판결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회동(21일)을 일주일 앞두고 내려진 결정이어서 향후 양자 간 소송 합의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갤럭시탭 10.1이 판매금지되더라도 삼성의 실제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에서도 디자인 특허 문제로 갤럭시탭 10.1의 판매가 금지됐지만, 곧바로 디자인 일부를 변경한 ‘갤럭시탭 10.1N’을 내놔 문제를 해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항소 법원이 이날 판결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 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면서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태블릿PC 관련 디자인 특허 가운데 단 1건에 대해서만 재심하라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저자의 평화사상 한국교회 화해 단초됐으면”

    “저자의 평화사상 한국교회 화해 단초됐으면”

    ‘이 책이 서양 학문과 한국 신학의 큰 갭을 메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장장 10년간의 작업 끝에 ‘성서 히브리어 문법’을 우리 말로 번역해 출간한 총신대 김정우 교수. 책 출간에 맞춰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100년 만에 비로소 우리 말 개념으로 완성된 성서 히브리어 문법책을 갖게 됐다.”며 신학의 새 지평을 열게 되기를 기대했다. 김 교수가 번역한 책은 ‘게제니우스-카우치 문법’, 왈키와 오코너의 ‘히브리어 문법’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법서로 인정받는 ‘주옹-무라오카 성서 히브리어 문법’. 성서 히브리어에 대한 가장 상세하고 풍부한 지식의 보고이자 문법사전으로 통한다. 프랑스 예수회 신부인 폴 주옹이 1923년 불어로 완성한 것을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에서 가르쳤던 무라오카 다카미쓰 교수가 1991년 영어로 번역한 뒤 2006년 개정판을 낸 사전. 김 교수는 여기에 시제며 시상을 철저하게 우리 옷으로 입혀 정리했다. “사실 ‘주옹-무라오카 성서 히브리어 문법’ 번역을 택한 건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각국을 돌며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고 참회하는 무라오카 교수의 평화사상을 높이 산 때문입니다.” 한국 장신대 강의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지역을 돌고 있는 무라오카 교수는 이번 책 출간에 맞춰 오는 24일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한다. “따져 보면 이 책은 예수의 멘토 정신을 중시한 예수회 신부와 평화 사상에 투철했던 일본 장인, 그리고 조선 선비정신의 결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과거 제 민족과 나라가 저질렀던 해악을 사죄하려는 일본인 학자의 뜻이 살려지기를 간절히 원한단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이 갈등 많은 한국 교회와 신학자들이 화해를 이루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소망을 얹었다. “우리 개신교에선 구약 성경 번역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아요. 심지어 히브리어 알파벳 하나를 놓고도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으니까요.” 다행히 이 책 출간을 계기로 구약 학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 점이 반갑다고 한다. “사실 지금 갈등과 분열에 휩싸인 한국교회의 모습은 성서해석학의 잘못이 크다고 봅니다.” 원문과 우리 말 표현이 완벽히 어루어질 때 사랑받는 좋은 성경이 될 수 있다는 그는 “지성과 영성이 융합하면 종교가 더 높은 경지에서 빛날 것이고 한국교회도 한 차원 높은 경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와 함께 이번 책 번역에 힘을 모았던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은 24일 오후 5시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 웨스트민스터홀 1층에서 출판 기념 학술 포럼을 개최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맨유 EPL 1위 무산 후폭풍? 지성 이적 주영 퇴출

    ‘프리미어리그(EPL) 극장’이었다. 최종전까지 갔는데, 거기서도 갈 데까지 가서야 주인공이 가려졌다. 영화라면 작위적이라고 욕깨나 먹었을 시나리오. 맨체스터 시티가 44년 만에 리그 챔피언에 올랐고, 볼턴은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됐다. 한 장 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은 3위 아스널이 찜했다. 맨시티는 경기 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86으로 똑같았고 골득실에서 +8이 앞서 있어 훨씬 유리했다. 14일 끝난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맨시티는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정규시간 종료 전까지 1-2로 뒤져 있었다. 같은 시간 맨유는 선덜랜드를 1-0으로 앞서고 있어 맨유 서포터들은 역전 우승의 희망을 지피고 있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추가시간 5분 동안 에딘 제코와 세르히오 아게로가 잇따라 그물을 출렁여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맨시티는 맨유와 28승5무5패(승점 89)로 똑같았지만 골득실 +64로 맨유(+56)를 따돌리고 1967~68시즌 이후 44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시즌 홈 무패(18승1무) 기록은 덤이었다. 감격한 팬들이 피치로 뛰어들어 눈물과 박수 속에 우승 감격을 나누고 10분 만에 깨끗이 정리한 장면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종료 5분 전까지만 해도 이길 줄 몰랐다.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할 만했다. 맨시티는 위대한 미래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 4총사’ 모두 울었다. 박지성은 2005~06시즌 입단 이후 처음으로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도 들지 못했다. 팀의 리빌딩에 대한, 박지성을 이적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 볼턴의 이청용은 스토크시티전에 교체 투입됐지만 2-2로 비겨 18위(승점 36·10승6무22패),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내년 6월까지 계약이 남아 있지만 강등될 경우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는 게 걸린다. 박주영(아스널)은 웨스트브로미치전 교체 명단에서도 빠지며 결국 리그 1경기(챔스리그 2경기, 칼링컵 3경기) 출전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로빈 판 페르시가 리그 전 경기를 소화하며 득점왕(30골)에 오를 정도로 기세가 좋아 출전은 고사하고 명단에 포함되는 것도 힘들었다. 막내 지동원(선덜랜드)은 맨시티, 첼시 등 강팀과의 대결에서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데뷔 시즌이고 시즌 중간에 감독이 교체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던 첫 해 성적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인조 밴드 ‘페퍼톤스’ 감성충만·행복충전

    2인조 밴드 ‘페퍼톤스’ 감성충만·행복충전

    맑고 화창한 봄날, 이유없이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우울하다면 이들의 음악을 들어 볼 것을 권한다. 청량제처럼 명랑한 음악으로 위로를 건네는 2인조 밴드 ‘페퍼톤스’(신재평·기타, 이장원·베이스)다.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라고 소개할 만큼 밝고 경쾌한 음악을 표방하는 이들은 최근 정규 4집 앨범을 내고 대중과 만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신문사를 찾은 ‘페퍼톤스’와 음악 이야기를 나눠봤다. →‘비기너스 럭’(초심자의 행운)이라는 새 앨범 제목부터 독특하다. 어떤 의미인가. -신재평(31·이하 신) :‘비기너스 럭’은 게임에서 초심자에게 행운이 따르는 것을 말한다. 내겐 볼링이 그랬다. 학교에서 사회로 나오거나 결혼이나 육아 등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동시대의 2030 또래들에게 행운을 빌어 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전 앨범들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나. -이장원(31·이하 이) :화장기가 없어지고 군살이 빠졌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전에는 대책 없이 광대한 편곡을 즐겨 썼다면 이번에는 그런 음악적 치장을 다 없앴다. 원래 일렉트로니카나 하우스처럼 화려한 음악을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중학교 때 들었던 밴드 음악처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악기 편성도 단출하게 하고 노래도 객원 보컬도 쓰지 않고 직접 불렀다. -신:그동안 다양한 세대와 장르에 걸쳐 매력적인 요소를 뽑아내 버무리는 음악을 하면서 우리의 음악적 알맹이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 밴드 음악을 통해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 음악은 심플하고 명료하게, 가사와 정서는 무게감 있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했다. →타이틀곡 ‘행운을 빌어요’는 가사 내용은 슬픈데, 음악은 상당히 신나는 곡으로 전형적인 페퍼톤스표 음악인 것 같다. -신:이번 앨범은 주로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중심으로 가사를 썼다. ‘행운을 빌어요’는 작별에 관한 곡으로 배웅의 순간을 노래했다. 라디오 DJ를 떠나면서 청취자들과의 이별, 해외로 장기간 떠나는 친구와의 이별 등 일상의 이별을 겪으면서 너무 신파가 아닌 작별인사를 고른 것이다. →이번에 객원 보컬을 쓰지 않고 노래를 직접 부르니까 어떤 점이 달랐나. -이:밴드 음악을 하면서 보컬도 우리가 소화하자는 차원에서 노래를 불렀다. 과거에는 공연을 할 때 객원가수들을 섭외하느라 전화비가 많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신:가창력으로 승부를 내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정확한 멜로디를 표현하려고 했다. 저 역시 화려한 기교의 보컬리스트를 좋아하지만, 사람의 타고난 재능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덤덤하고 진솔하게 싱어송 라이터로서 접근했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밝고 명랑한 음악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다른 사람들은 다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한번 규칙을 정하면 따르는 편이다. 둘 다 신나는 음악을 좋아했고 밴드를 만들 때 ‘화려한, 정신없는, 빠른, 경쾌한’ 등의 키워드를 나열하고 그것이 ‘페퍼톤스’라는 규칙을 정했다. 가끔 서정적인 이야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의 음악적 태도는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로 인해서 힘을 받는다는 반응이 오면서 고맙기도 하고 일종의 사명감까지 생겼다. -신:처음 캠퍼스에서 만났을 때 수업을 빼먹고 낮술도 마시고 한량 흉내도 내보면서 신나게 놀았다. 그런 낙천적인 태도로 만들어 낸 음악이 어둡고 암담할 수는 없었다. 염세적인 이야기나 비난하고 저주하는 음악은 어울리지 않았다. 이번 앨범의 ‘검은 산’처럼 밤의 음악들이 생겨났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비관적이거나 염세적으로 이야기하지는 말자는 철학엔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흔들리는 순간들은 따로 모아두고 남에게 들려 주고픈 이야기만 모아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 →다음 달 21일부터 시작되는 소극장 공연이 매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던데. -이:데뷔한 이후 최장기 공연인데 8회를 한다. 음반보다 공연이 더 좋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앨범에 참여한 객원 연주자를 합쳐 5인조 밴드가 앨범 구성 그대로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신:5인조 밴드가 앨범의 전 곡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소극장 무대로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하기 때문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조명과 영상을 통해서 생동감을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노래에서 떠오르는 심상과 우리가 만든 비주얼을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동기로 이장원씨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공학도가 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이:현재 카이스트에서 음악기술에 관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밴드를 하는데도 관련이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대부분의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안하면 죽게 생겨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신:저는 정말 재미있어서 음악을 하는데 고민도 안 했다. 내가 음악을 선택했다기보다 선택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늘 20대 후반에 음악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안정된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지만 그것은 제 변덕을 검증하는 단계였다고 생각한다. →홍대 인디 밴드에서 출발해 2009년부터 유희열, 루시드폴, 정재형 등이 소속된 안테나 뮤직으로 옮겼는데 달라진 점은. -신:(유)희열이 형은 음악과 방송으로도 바쁜데, 후배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잘 챙겨줬다. 자신이 직접 우리 앨범 타이틀곡을 정하는 회의를 소집해 투표용지를 만들고 무기명 투표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대로 정해지지는 않았다(웃음). 청바지 등 패션부터 이번 음반이 갖는 의미와 프로모션 방향까지 세심하게 조언해줬다. 루시드폴은 시대의 지성인 것 같다. 하는 이야기나 태도 등에서 배울 점이 많다. 후추처럼 톡 쏘는 음색으로 양념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페퍼톤스’. 이들은 살면서 얻어지는 것들을 토대로 진하게 여운이 남고 노래도 자주 꺼내 들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한번쯤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분데스리가 5골 구자철 “독일서 100점 만점…오늘 다시 0점 시작”

    분데스리가 5골 구자철 “독일서 100점 만점…오늘 다시 0점 시작”

    ‘어린왕자’ 구자철(23)이 금의환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임대된 뒤 15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5골1도움을 기록,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다. 8일 새벽 귀국해 오후 서울 서초동 아디다스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즌을 마친 소감은. -볼프스부르크 벤치에 있는 시간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시즌을 끝내고 웃으면서 한국에 돌아가겠다.’는 다짐으로 버텼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기회를 살릴 수 있어 감사하다. →100점 만점에 점수를 매기면. -5일 경기가 끝난 뒤 스스로 100점을 줬다. 독일에 있으면서 ‘한 골도 못 넣고 한국에 가는 건 아닐까.’ 두려웠는데 그걸 깨고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오늘 0점으로 돌아와 처음부터 시작하겠다. →새 시즌엔 어떤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 구자철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렸다. 그 자신감은 엄청난 힘이다. 이제 막 시즌이 끝나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더 큰 꿈과 목표를 갖고 있는 건 확실하다. K리그에서의 공격포인트(2010시즌 5골12도움, 통산 8골19도움)를 분데스리가에서도 올리겠다는 것이다. 발판은 마련했다. 실수하더라도 발전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 →두 팀 사이에 임대와 복귀 얘기가 있었나. -아우크스부르크에선 임대 연장이나 완전 이적을 원한다. 볼프스부르크는 새 시즌에 같이 가자는 입장이다.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다른 팀의 영입 제의도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런던올림픽을 앞둔 각오는. -중학교 3학년 때 유소년대표팀에 뽑혔는데 다른 선수보다 특별한 게 없다고 느껴 위축됐다. 그때 꿈꿨던 게 청소년대표였고, 2009년 이집트 U-20월드컵을 치렀다. 그 다음 목표가 올림픽인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꿈과 정신을 쏟아붓고 싶다. 펠릭스 마가트(볼프스부르크) 감독이 (올림픽 차출에) 반대하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얼마나 올림픽을 원하는지 전했으니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올림픽에서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한 조가 됐다. -생중계로 조추첨을 봤다. U-20월드컵 때 그랬듯 여러 팀들과 겨뤄 8강에 올랐을 때의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 큰 무대에서 여러 선수와 경쟁하다 보니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어떤 경기든 내 기량을 완전히 보일 수 있다. 모든 선수가 그렇게 준비한다면 (역대 최고인) 8강 이상도 가능하다. →국가대표팀도 병행할 텐데 각오는. -A매치를 20경기 이상 뛰면서 나름대로 성숙해졌다. (박)지성이형, (이)영표형이 은퇴하며 책임감을 물려받았다. 난 원래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였는데 2011아시안컵을 통해 득점이 많아졌다. 어느 순간 어시스트만큼 골 욕심도 커졌다. 30일 스페인 평가전이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당연히 골을 넣고 싶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EPL] 맨유·볼턴 운명은 QPR 발끝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13일 마지막 38라운드 한 경기씩만 남았다. 최종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박지성의 운명이, 볼턴과 이청용의 미래가 엇갈리게 됐다. 맨유(승점 86·2위)는 역전 우승을 노리고 볼턴(승점 35·18위)은 1부 잔류에 도전한다. 두 팀 모두 자력으로 우승하거나 강등권을 탈출하는 건 물 건너갔다. 두 팀이 최종전에서 승리한다 해도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발끝이 중요해졌다. QPR 역시 16위(승점 37·10승7무20패)로 발등에 불이 떨어져 총력전이 예상된다. QPR이 승리하면 볼턴이 스토크시티 원정에서 승점 3을 쌓아도 강등권을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 이청용에겐 재앙이다. 강등될 경우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조항을 따로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상 때문에 시즌 내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마음의 짐도 적지 않다. 팀이 2부 리그로 떨어지면 이청용도 내년 시즌을 그곳에서 보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박지성은 웃게 된다. 현재 맨유는 승점은 같고 득실 차(+55)에서 맨시티(+63)에 뒤진 2위. 맨유가 선덜랜드와의 최종전을 이기고 맨시티가 지면 짜릿하게 역전 우승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QPR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맨시티는 올해 홈 무패(17승1무)를 달리는 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QPR을 압도한다. 예상대로(?) 맨시티가 승리하면 박지성의 맨유는 헛물만 켜게 된다.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즌인 만큼 리빌딩을 원하는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가뜩이나 불안한 박지성의 입지도 좁아질 게 뻔하다. 반면 이청용의 볼턴은 1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지성 팬들은 QPR을 응원하면 되고 1년의 부상에서 돌아온 이청용이 애틋하면 QPR의 패배를 바라면 된다. 물론 두 팀 모두 최종전에서 승리하는 게 전제다. 어쨌든 두 코리안 리거가 함께 웃기는 힘들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반갑다 이청용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다시 섰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뉴포트 카운티와의 연습 경기 도중 톰 밀러에게 살인적인 태클을 당한 뒤 필드에 나서지 못했던 이청용은 6일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후반 10분을 남겨두고 교체 출장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해 5월 23일 맨체스터 시티전에 출전한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그는 기나긴 재활 훈련 끝에 지난 4일 위건 애슬래틱 2군팀과의 비공식 연습 경기 75분을 소화하며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당초 오언 코일 감독은 “상대 태클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한다.”며 그의 복귀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팀의 강등권 탈출이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교체 출장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팬들은 기립박수로 반겼고 그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온 고국 팬들도 그가 10분여 뛰는 모습만으로도 위안을 받았다. 이청용은 들어가자마자 상대 공격수에게서 공을 빼앗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졌는지 제 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2-1로 앞선 상황에서 투입됐지만 후반 44분 동점골을 터뜨린 제임스 모리슨 수비를 헐겁게 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반 24분 마틴 페트로프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후반 27분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2-0으로 앞서던 볼턴은 후반 30분 크리스 브런트에게 추격골을 내준 뒤 후반 정규시간 1분을 남기고 모리슨에게 동점골을 허용, 강등권 탈출 가능성이 더욱 엷어졌다. 승점 35가 된 볼턴은 이날 스토크시티를 1-0으로 제압한 퀸즈파크 레인저스(승점 37)와의 격차가 2로 벌어졌다. 한편 박지성이 소속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막판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시티는 세인트제임스 파크 원정경기 후반 막판 야야 투레의 두 골 원맨쇼에 힘입어 뉴캐슬을 2-0으로 따돌리고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양박, 팽?

    ‘위기의 양박, 살생부에 오를까.’ 영국 언론들이 박지성(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기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데일리스타’는 지난 3일 “맨유가 박지성을 곧 해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팀 리빌딩 희생양으로 박지성을 지목한 것이다. 이 신문은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과는 별도로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은 팀을 젊은 피로 강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결국 방법은 리빌딩밖에 없는데 박지성이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퍼거슨 감독은 이미 지난해부터 다음 시즌을 대비한 팀의 개조 작업을 위해 올 시즌을 끝으로 방출할 선수들을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위기설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3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맨체스터 더비’에서 예전 같지 않은 기량을 보인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스타는 “맨유에서 7년간 뛰어온 박지성이 올 시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힘겹게 싸워 왔다.”며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계약기간이 끝나는 내년까지 남겨 두지 않고 팔고 싶어 한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요청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또 “내년에 아무런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선수를 떠나보내는 것보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돈을 받고 떠나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아래·아스널)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 냉랭하다. 경제 전문 웹사이트 ‘히어 이스 더 시티’(Here is the city)는 3일 ‘판 페르시와 포돌스키, 세 번째 스트라이커도 필요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루카스 포돌스키까지 영입한 마당에 박주영이 과연 필요할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한 술 더 떠 “마루아네 샤막과 박주영은 올여름 클럽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며 “아스널이 내보내지 않더라도 둘은 반드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외국인 혐오증 위험수위… 안산 ‘국경 없는 마을’ 르포

    [포토 다큐 줌인] 외국인 혐오증 위험수위… 안산 ‘국경 없는 마을’ 르포

    지난달 수원에서 조선족 오원춘의 여대생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조선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사건의 여파는 오씨 개인을 넘어 조선족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 전체로 퍼져 나갔고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현상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두려움의 대상이 된 이들에 대한 소문과 진실을 확인하러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을 찾아가 봤다. 근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의 외국인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조성된 이 마을에는 안산시 단원구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3만 6000여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공단이 쉬는 일요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원곡동에서는 한국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자와 알 수 없는 외국어가 적힌 간판들 사이에서 오히려 한글 간판이 이국적으로 보였다.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로 붐비는 거리에서는 두려움 섞인 이질감마저 느껴졌다. 한국인들에게 여전히 이방인으로 불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생활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봤다. 방글라데시의 설맞이 문화행사가 열린 안산시 화랑공원. 2000여명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인파 속에서 녹색 조끼와 모자 차림의 외국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올해 3월 발족한 외국인자원순찰대다. 범죄예방과 외국인 정착지원 등 지역 내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이들에게 어떤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 순수한 자원봉사 활동이다. 나이지리아인 아군마두 마이클 오(46)에게 ‘순찰대 참여동기’를 묻자 “한국으로부터 많이 받았다. 다시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며 서툰 한국말로 대답했다. 빙순호 안산단원경찰서 외사계장은 “일주일에 단 하루뿐인 휴일인데 열성적으로 순찰대에 참여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체류심사 때 가산점 부여 같은 혜택이 주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취재 중 알게 되어 방문한 인도네시아인 수코초(37)의 집. 그의 책상 위 달력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한국어 수업 일정과 자원봉사 일정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방 한쪽에 놓인 아동복에 호기심을 보이자 “우리 아기 선물”이라면서 가족에게 보낼 선물꾸러미를 풀어놓는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박지성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와 축구화를, 아내에겐 멋스러운 한국 스타일의 구두를 준비했단다. 수초코는 밝은 표정으로 선물 자랑을 하면서도 연신 옷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이들이 보고 싶다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서 예전 중동에서 일하던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며칠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곳에서 접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가족을 위해 타지에서 외롭게 돈을 벌고 있는 가장의 모습이 이들의 진짜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자신들의 꿈이 있는 한국 사회에 동화되고 한국인을 닮아가고 싶어 했다. 2011년 안산 단원구의 범죄 발생 건수 총 1만 3670건 중 외국인 범죄는 458건으로 전체의 3.36%에 불과했다. 외국인 인구비율이 10%임을 감안하면 내국인보다 훨씬 낮은 사건 발생률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항상 의심과 두려움 섞인 눈총에 시달리고 있다. 안디옥 교회의 정상엽 목사는 “공단의 중소기업들은 외국인노동자 없이는 절대 가동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서 “과거 우리 해외파견 노동자들과 비슷한 이들에게 포용과 자비를 베풀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목의 문화공원 중앙에 놓인 커다란 돌 위에 ‘We are the One’(우리는 하나)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짧은 단 한 줄의 이 글이야말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 공간에 살고 있는 그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하프타임] 안정환, 아시안드림컵 코치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설립한 JS파운데이션이 오는 23일 태국에서 주최하는 제2회 아시안드림컵에 최근 현역에서 은퇴한 안정환(36)이 코치로 나선다. 안정환은 “비록 박지성이 대표팀 후배이긴 하지만 어느 때보다 뜻깊은 대회를 열게 돼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S파운데이션 측은 2일 “안정환을 비롯한 한·일월드컵 4강 주축 멤버들이 이 대회를 통해 그때의 감동을 되새길 것”이라며 “이을용과 이천수, 송종국 등도 참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수익금은 태국 유소년축구 육성단체와 홍수 피해 어린이 지원단체에 전달된다.
  • [프리미어리그] 넘어진 맨유·뒤처진 지성

    ‘맨체스터 더비’의 주연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조연일 뿐이었다. 맨유가 맨시티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박지성은 8경기, 46일 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최악의 평점을 받았다. 맨유는 30일 영국 맨체스터의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12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종료 직전 맨시티의 빈센트 콤파니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지며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맨유는 26승5무5패(승점 83)로 제자리를 걸어 3점을 얹은 맨시티(26승5무5패·승점 83)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 +54로 맨시티(+61)에 뒤져 자력 우승이 어려워졌다. 맨유가 정규리그 남은 두 경기를 이겨도 맨시티 역시 전승 가능성이 높고 골득실도 워낙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맨유는 오는 7일 스완지시티와의 홈 경기와 13일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반면 맨시티는 1967~68시즌에서 두 번째 우승 이후 무려 44년 만에 정상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맨유와 승점이 같아 한 경기만 삐끗해도 다시 2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 따라서 승점 62로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는 뉴캐슬과의 37라운드 경기가 중요하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쟁탈전을 앞둔 터라 사력을 다해 맨시티로서도 버거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 고비만 넘기면 비교적 약체인 퀸즈파크 레인저스와의 최종전을 통해 정상을 노크할 수 있다. 지난 3월 중순 유로파 리그 출전 이후 46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박지성은 후반 13분 공격 강화를 위해 투입된 대니 웰벡과 교체됐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활약이 뒤처졌다’(off the pace)며 평점 5를, 골닷컴 영국판은 “20분도 안 돼 지쳐 보였고 볼을 다루는 능력도 부족했다.”며 최악의 평점 4를 매겼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성의 여성멸시·여성의 자기혐오

    오페라 ‘나비 부인’이 그려낸 ‘마담 버터 플라이’에 대해 동양 남자들의 시각은 호의적일 수 없다. 일본 주재 미 해군 남성과 일본인 ‘현지처’ 간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철저히 서양 남자의 시각에서 본 오리엔탈리즘-혹은 동양 여성관(觀)-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인사명령을 받고 일본을 떠난 미군이 미국 여성과 다시 결혼하고, 보기 좋게 차인 ‘나비 부인’은 스스로 세상을 뜬다. 백인 남성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만하겠다. 스스로 몸을 내어준 뒤, 자신이 떠난 뒤에도 원한은커녕 연모의 정을 갖는 존재. ‘자신이 버린 여자’에 대한 죄책감마저 그녀가 보여준 사랑의 크기에 의해 정화되지 않는가! 어떤가. 동양의 남자로서 발끈하지 않는가. 여성연구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나일등 옮김, 은행나무 펴냄) 또한 “이런 (서양 남성을 위한)포르노를 보면서 박수갈채를 보내는 동양인 청중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배알이 뒤틀려 앉아 있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런데 눈을 돌려 보자. 이 땅에서 여성을 보는 남성의 시각은 어떤지. 백인 남성의 시각보다 한결 호의적인가. 책은 일상의 여러 단면 속에 숨겨진 여성 혐오적인 부분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예술 작품 속에서의 여성 혐오적 장치들을 들춰낸다. 저자는 여성 혐오를 가리켜 여자를 성적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여성 멸시’라고 지적한다. 이 ‘여성 멸시’가 성별 이원제 젠더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원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의 유무에 따라 서열이 달라지는 일본 왕실문화,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이름붙여진 태평양전쟁의 ‘위안부’ 등 일본 사회 도처에서 여성 혐오적 요소들을 끄집어낸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자신도 ‘여성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은 보통 여자와 다르다며 무의식중에 ‘다수의 보통 여성들’을 깎아내리는 여성의 언행은 곧 ‘자기혐오’에 빠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처럼 책은 온통 기분 나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 스스로도 불편함을 느끼며 책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아무리 불편해도 눈을 돌려선 안 된다.”고 외친다. 그래선 안 되는 현실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인식, 공론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단 한 번의 생각, 이런 작은 것들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국방부·광주도시철도 등 21곳 올 ‘재난관리 우수기관’ 선정

    국방부·광주도시철도 등 21곳 올 ‘재난관리 우수기관’ 선정

    지난해 여름 서울지역에 벌어진 국지성 집중호우와 우면산 산사태 등에 대한 대응 및 조치사항을 꼼꼼히 분석해 ‘7·27 작전 교훈집’을 발간한 국방부가 재난관리평가 결과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소방방재청은 25일 “국방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광주도시철도, 서울 은평구·강서구 등 21개 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2012년도 재난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면서 “기관별 특성에 맞는 예방사업과 실제 대응태세 구축, 풍수해 및 인명피해 최소화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외에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산악 안전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앱을 개발하고 다목적 구조용 벨트, 고지대 산불진화용 급수탱크 등을 만드는 등 다양한 특수시책을 개발해 추진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한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전동차 출입문 무선개폐장치를 개발해 시민안전에 기여했고, 충북도는 재난대비 주민행동요령을 만화로 제작, 배포하는 등 재해 대비 역량을 높였다. 방재청 관계자는 “재난 유형별 중장기 연구개발 및 예방사업에 대한 기관별 재정 지원 확대 방안과 철도운영기관의 사고시 대응체계 마련 등은 보완해야 한다.”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방재청은 이번에 선정한 우수기관에 정부포상과 개인표창을 수여한다. 또한 재정인센티브 12억원을 투입해 우수 지자체에 각 5000만~2억원을 지원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산大 운동장에 ‘대형 물탱크’ 설치

    부산 도심에 국지성 집중 폭우에 대비, 빗물을 임시 저장하는 ‘대형 물탱크’(우수저류조) 설치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금정구 장전동의 부산대 운동장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안이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침수방지용 지하물탱크 조성 사업(장전유수지)을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장전유수지는 운동장 아래에 4125㎡ 규모로 건설된다. 최대 2만 2600t을 저장할 수 있다. 총 사업비 99억원(국비 56억원,시비 43억원)이 투입돼 올 연말 완공예정이다. 금정구청은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국토부의 승인절차 등으로 인해 터파기 등 기초적인 공사만 해왔었다. 시는 장전 유수지가 완공되면 매년 집중호우 시 범람으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지류인 온천천 범람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산불화재 소방용수 및 온천천 유지용수로 사용할 수 있어 연간 5억여원의 예산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국·시비 95억 6000만원을 투입해 저지대인 해운대구 우1동 올림픽공원 지하에 1만 8200t의 센텀지구 우수저류조(너비 40m, 길이 95m, 높이 6m)를 완공했다. 우수저류조는 당시 집중호우 때 첫 가동에 들어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당시 해운대에는 시간당 평균 63㎜ 등 총 168㎜의 비가 내렸으며 하수관이 처리하지 못한 빗물 4180t을 우수저류조에 저장한 덕분에 물난리를 피했다. 이 지역은 2009년 7월 두 차례의 집중호우로 도로 등 1만 8000㎡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시는 앞으로 금정구 부산외국어대 신축 캠퍼스 부지(2만 7000t)와 금정초등학교 운동장(1만 1040t), 연제구청 주차장 및 공원(7만t), 부산경찰청 주차장 및 공원(3만 2900t) 등 4곳에 우수저류조를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차두리, 골맛 오랜만이야!

    차두리, 골맛 오랜만이야!

    유럽에서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슈퍼 탤런트’ 손흥민(20·함부르크)이 두 경기 연속 골을 뽑은 데 이어 차두리(셀틱)가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강팀 샬케04를 상대로 제 몫을 다했다. 차두리는 22일 마더웰과의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 선발출장, 후반 37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골을 넣었다.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지어 느긋한 셀틱은 3-0 대승을 거뒀다. 함께 선발로 나선 기성용은 전반 40분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구자철도 샬케04를 불러들인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3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5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쏜 슈팅으로 코너킥을 만들었다. 그 코너킥이 랑캄프의 선제골로 연결돼 샬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클라스 얀 훈텔라르에게 동점골을 내준 아우크스부르크는 1-1로 비겼지만 구자철은 꾸준히 뛰며 경기력이 쑥 올라온 모습이다. 6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이다. 앞서 손흥민은 전날 뉘른베르크의 이지크레디트 슈타디온에서 끝난 FC뉘른베르크와의 32라운드 원정경기에 스타팅으로 나서 후반 14분 선제골을 뽑았다. 시즌 5호골. 올 시즌 선발로 나온 9경기에서 ‘반타작’ 이상을 했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손흥민의 뒷심으로 최근 두 경기에서 승점 4를 챙긴 함부르크는 승점 35(8승11무13패)로 사실상 1부 잔류가 확정됐다. 남은 두 경기(28일 마인츠-5월 5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승점 1점만 챙기면 된다. 강등권인 16위 쾰른(승점 30)에 상대 전적, 득실 차에서 모두 앞서기 때문에 쾰른이 한 번 지면 1부리그 잔류가 확정된다. 유럽파의 꾸준한 기량 향상은 축구대표팀에도 호재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둔 최강희호는 박주영(아스널)의 병역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해외파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최강희 감독은 “내가 복이 많은 것 같다. 뽑을 때가 되니까 다들 잘한다.”고 웃었다. 월 말에 구자철-손흥민-박주호(스위스 바젤)를 점검할 예정. ‘유럽파’가 총출동할 스페인과의 A매치(5월 30일)도 든든하다. 다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유럽파는 흐리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2일 에버턴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만 지켰다. 지난 16일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출전 이후 7경기 연속 결장. 맨유는 막판 두 골을 내줘 4-4로 비겼다. 전날 박주영, 지동원(선덜랜드) 역시 결장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삼성, 美법원에 애플 추가 제소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서 추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8개 특허에 대해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문제를 삼은 특허 가운데 2건은 이른바 프랜드(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제공할 의무)와 관련된 것이며, 3건은 외부에서 사들인 특허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소송에는 동기화 방법에 관한 특허가 포함돼 뉴아이패드, 애플TV,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등이 해당된다. 애플의 아이패드 후속작인 ‘뉴아이패드’의 판매 금지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추가 소송 제기는 최근 미국 법원의 명령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조만간 법정에서 만나 합의를 위한 협의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소송은 지난 2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낸 데 대한 맞소송 차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법원의 명령으로 두 CEO가 만나는 것은 맞지만 그것과 추가 제소와는 다른 문제”라면서 “특허전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본입장에는 (예전과)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애플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협상에 나서 법정 공방전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최대한 다양한 카드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삼성-애플 소송 전문 블로거인 독일 출신 플로리언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만 3만건의 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최선의 방어가 공격이라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바람직한 것인지는 미지수”라면서 “이번 소송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건국 아버지들의 공과/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건국 아버지들의 공과/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민주공화국을 세우기 위한 일제하 독립운동전략은 두 방향에서 추진됐다. 1919년부터 6년간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은 외교를, 그리고 1940년부터 5년간 주석을 맡았던 김구는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이루려고 했다. 1941년 6월 김구는 이승만을 임정을 대표하는 주미외교위원장 겸 주미 전권대표로 임명했다. 방법론은 달랐지만 두 사람은 그때 나라의 독립을 위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나 광복을 맞은 조국은 미·소 양국에 의해 분할 점령됐으며, 1945년 9월 20일 스탈린은 북한에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이승만과 김구가 귀국하기도 전에 이미 남북의 분단은 결정되고 말았다. 1945년 12월 한반도에 대한 4개국 신탁통치를 결정한 모스크바 3상회의 결과가 전해지자 김구와 이승만은 임시정부를 모태로 한 반탁운동의 선봉에 함께 나섰다. 반공·반소·반탁 노선을 함께 취한 두 사람은 1946년 6월 이승만이 단독정부 수립을 촉구한 정읍선언을 내면서 갈라섰다. 5·10 총선거를 코앞에 둔 1948년 4월 19일 김구는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조선 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連席)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8선을 넘었다. 그러나 이 회의는 그가 김일성에게 보낸 2월 16일자 서한에서 제안했던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남북 정치지도자 간의 정치협상’, 즉 책임 있는 당국자끼리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하는 구수(鳩首)회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북회담 문제는 세계에서 소련 정책을 아는 사람은 다 시간을 연장해 공산화하자는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간파하고 있는데 한국 지도자 중에서 홀로 이것을 모르고 요인회담을 지금도 주장한다면 대세에 몽매하다는 조소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승만의 논평(동아일보 1948년 4월 2일자)은 정곡을 찌른다. 1945년 말 유고슬라비아에서의 우익 탄압, 이듬해 6월 폴란드 공산당의 국민투표 결과 조작, 그리고 1947년 8월 20%밖에 득표하지 못한 공산당이 소련군의 비호하에 정권을 강탈한 헝가리 사태 등을 볼 때, 당시 남북협상은 북한의 통일전선 전술에 이용될 가능성이 컸다. “조국은 지금 독립의 길이냐, 예속의 길이냐, 통일의 길이냐, 분열의 길이냐 하는 분수령의 절정에 서 있다. 우리의 지표와 진로는 가능·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라 가위(可爲)·불가위의 당위론인 것이니 올바른 길일진대 사력을 다해 진군할 뿐일 것이다.” 북행(北行) 하루 전날 나온 문화인 108인의 지지성명처럼, 김구는 실패할 줄 알면서도 민족통일의 대의를 위해 북으로 갔다. “공산주의나 여하한 주의를 가진 것을 불문하고 외각(外殼)을 벗기면 동일한 피와 언어와 조상과 풍속을 가진 조선민족이다.” 북행 4일 전 연설은 그가 남북협상의 성공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었음을 잘 보여 준다. 그러나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이미 결의문은 ‘채택’돼 있었다. 4월 23일에 나온 결의문은 ‘연석회의 개최와 관련해서 김일성에게 조언을 제공할 데 대하여’라는 4월 12일자 스탈린의 지령을 그대로 베꼈다. 4월 28일과 29일에 열린 김구·김규식·김일성·김두봉 ‘4김 회담’과 30일에 나온 ‘남북조선 제정당 및 사회단체 공동성명서’도 구속력 없는 휴지 조각과 다름없었다. 그의 구상이 성공하려면 김일성과 김두봉이 자주적 결정권이 있어야 했지만, 당시 북한은 소련 군정 치하였고 공산진영의 황제였던 스탈린의 지령은 불가침의 성헌(成憲)이었다. 이미 정읍선언 네 달 전인 1946년 2월에 북한은 이미 실질적 정부인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를 세웠으며, 1948년 2월에는 ‘조선인민군’을 창설하고 ‘헌법’ 초안도 공표한 상태였다. 김구의 북행으로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한 소련의 정치공작은 성공한 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큰 상처를 입었다. 그때 김구는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한 우(愚)를 범했고 이후 이승만은 독재의 과(過)를 범했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하면 다른 것이 보인다. 대한민국 건국사를 임정이 수행한 민족독립운동의 역사와 연속선상에서 파악할 때, 이승만과 김구 모두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로 우리 역사에서 함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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