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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약서 없는 방송작가, PD 맘대로 쓰고 버려

    계약서 없는 방송작가, PD 맘대로 쓰고 버려

    지난 1일부터 방송업계에도 주 52시간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은 주 52시간을 보장받기는커녕 표준근로계약서조차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드라마 스태프 표준계약서 도입을 본보기로 한 방송작가들의 처우개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만난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방송작가들은 방송사 내 PD, 기자 등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종속성이 높고 균질화한 업무를 하는 데도 통상적인 표준근로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전무하다”며 “심지어 서면계약도 아닌 구두계약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몇몇 드라마 스타 작가가 회당 억대에 달하는 원고료를 받는 모습이 대중에게 비쳐지지만 훨씬 많은 방송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게 다반사고, 그러다 보니 4대 보험, 퇴직금 등을 기대할 수도 없다. 여성 작가들에게 출산휴가는 꿈꿀 수도 없다 보니 출산이 공포가 될 지경이다.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도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 직장 내 성폭력을 당했을 때 가해자가 정규직이라면 사규에 의한 처벌 후 복직되는 경우가 있지만, ‘프리랜서’ 작가라면 피해 공개가 실직이나 다름없을 때가 많다. 이 지부장은 “연출권이라는 명목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작가를 언제든 교체해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며 “작가를 값싸게 쓰고 버리는 형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어려운 직군, 신입 작가부터 근로계약 체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 방송작가노조가 출범하면서 처우개선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시사·교양·보도·예능·드라마 작가, 지역 지상파 작가 등 약 350명이 가입돼 있다. 표준근로계약 모델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tbs를 참고할 만하다. 방송작가가 근로계약서를 쓰는 유일한 방송이다. 막내 작가의 경우 최저임금보다 약 20% 높은 서울형 생활임금을 적용받아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212만원을 보장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공개한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사용 지침에는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권장부터 계약내용, 계약기간, 4대 보험, 근로시간 등을 핵심조항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계약 형태를 방송사가 사실상 선택할 수 있게 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 지부장은 “방송계의 다양한 직군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방송사에 표준근로계약을 강제하는 조처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열정페이’로 세운 드라마 왕국

    몇 날 며칠 이어지는 밤샘 촬영, 주 100시간 넘는 근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근로환경, 산재보험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계약 조건…. 수십년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당연시돼온 드라마 제작환경에 최근 괄목할 만한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가 노동시간 단축과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표준인건비기준 마련을 골자로 한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사항’에 합의하면서다. 이 협의체에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전국언론노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참여했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변화의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던 악명 높은 드라마 스태프 근로 여건이 개선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이주부터는 표준근로계약서와 인건비기준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방송스태프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청사진은 어떻게 그려질까.우리 사회 ‘갑질 문화’에 대한 지적이 수년간 누적되고 해결 논의가 무르익던 2017년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갑질119 스태프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직장갑질119’를 열었다. 이곳에서 ‘을’들은 각자가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를 울분 섞인 목소리로 쏟아냈다. 갑질 고발이 분야에 따라 세분화하던 중 ‘방송갑질119’ 방이 만들어졌고 각 제작현장의 민낯이 가감 없이 공유됐다. 그즈음 드라마 ‘화유기’(tvN) 제작현장에서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조명 설치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3m 높이에서 떨어졌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부상을 입었다. 해당 스태프가 조합원이던 언론노조는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청했고,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사고 발생 후에도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촬영을 계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드라마 스태프들의 취약한 근로환경과 장시간 노동 문제 등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계 노동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는 방송 스태프와 비정규직을 아우르는 노동조합 출범으로 방향을 잡았다. 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4일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출범했다. 한편에서는 지상파 4사 사장단과 각사 언론노조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대응방안과 고용구조 개선방안 등을 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300인 이상 방송 사업장의 주당 최대 52시간 노동을 앞둔 시점에서 지상파와 언론노조는 지난해 9월 산별협약을 체결하고, 장시간 제작분야 특별대책과 관련한 특별협의체 구성을 명시하는 성과를 냈다.올 1월 시작된 언론노조와 지상파 3사 드라마운영책임자의 특별협의는 4월 방송스태프지부와 드라마제작사협회가 참여하는 4자 협의로 확대됐다. 방송사, 제작사, 현장 스태프가 함께 모여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장이 마련된 것이다. 앞서 정부가 주관하는 드라마노동환경개선TF(태스크포스)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단 한 차례 회의를 끝으로 없어졌다. 열쇠를 쥐고 있는 방송사가 빠진 회의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4자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외부적으로도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는 방송스태프 처우개선을 주요의제로 설정하고 ‘상생 꽃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이해찬 당대표가 참석한 최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한빛센터는 2016년 방송 제작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마감한 고 이한빛 PD의 뜻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방송노동자 권익단체다. 아울러 영화 ‘기생충’의 표준근로계약을 전면 적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드라마 제작현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드라마 스태프의 열악한 처우는 많은 부분 턴키계약에서 비롯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드려면 14개 직군의 각 분야 전문가가 동원된다. 연출, 촬영, 조명, 동시녹음, 의상, 분장, 세트설계 등을 팀 단위로 조직한다. 한 작품이 시작되면 감독이 팀들을 모으고 제작사는 각 팀과 계약을 맺는다. 팀장 아래 조수들의 인건비나 장비 등에 대한 비용 구분 없이 일한 날수로 임금을 지급한다. 밤을 새워 촬영이 진행돼도 추가수당을 기대할 수 없고 다음날 일을 할 수 없게 되지만 하루치 일당만 받게 되는 구조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캐나다의 경우 수십장짜리 드라마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에 노동자 중심의 계약조건이 꼼꼼히 적혀 있다”며 “초과수당이 워낙 세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도록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4자 협의체는 드라마 현장에 도입할 표준근로계약서와 표준인건비기준을 오는 9월 말까지 마련해 발표하고 10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방영 2~3개월 전부터 촬영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편성된 드라마부터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논의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이번 협의체를 하면서 방송사, 제작사, 스태프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에서 드라마를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출혈경쟁 상황을 스태프노조도 이해하게 됐고, 스태프들이 단순한 근로환경 개선을 넘어 드라마 산업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드라마 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가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고 언급했다. 지상파 드라마 제작현장에 계획대로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더라도 한계는 있다. 언론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종합편성채널과 CJ ENM 계열 방송사 등 케이블 채널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 실질적인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에만 더 많은 부담과 규제가 몰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상파의 이런 변화가 제작환경 개선의 마중물이 될 거란 기대가 높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4차 협의체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방송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현장에 젊은 기술 직군 스태프가 없다. 극악의 노동 조건 때문에 20대 신입 스태프는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통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가 확보되면 직군별 교육을 통해 전문인 육성에도 나설 것”이라며 “노동자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예능·시사·교양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계약서 없는 방송작가, PD 맘대로 쓰고 버려

    계약서 없는 방송작가, PD 맘대로 쓰고 버려

    지난 1일부터 방송업계에도 주 52시간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은 주 52시간을 보장받기는커녕 표준근로계약서조차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드라마 스태프 표준계약서 도입을 본보기로 한 방송작가들의 처우개선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만난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방송작가들은 방송사 내 PD, 기자 등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종속성이 높고 균질화한 업무를 하는 데도 통상적인 표준근로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전무하다”며 “심지어 서면계약도 아닌 구두계약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몇몇 드라마 스타 작가가 회당 억대에 달하는 원고료를 받는 모습이 대중에게 비쳐지지만 훨씬 많은 방송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게 다반사고, 그러다 보니 4대 보험, 퇴직금 등을 기대할 수도 없다. 여성 작가들에게 출산휴가는 꿈꿀 수도 없다 보니 출산이 공포가 될 지경이다.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도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 직장 내 성폭력을 당했을 때 가해자가 정규직이라면 사규에 의한 처벌 후 복직되는 경우가 있지만, ‘프리랜서’ 작가라면 피해 공개가 실직이나 다름없을 때가 많다. 이 지부장은 “연출권이라는 명목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작가를 언제든 교체해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며 “작가를 값싸게 쓰고 버리는 형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어려운 직군, 신입 작가부터 근로계약 체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 방송작가노조가 출범하면서 처우개선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시사·교양·보도·예능·드라마 작가, 지역 지상파 작가 등 약 350명이 가입돼 있다. 표준근로계약 모델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tbs를 참고할 만하다. 방송작가가 근로계약서를 쓰는 유일한 방송이다. 막내 작가의 경우 최저임금보다 약 20% 높은 서울형 생활임금을 적용받아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212만원을 보장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공개한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사용 지침에는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권장부터 계약내용, 계약기간, 4대 보험, 근로시간 등을 핵심조항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계약 형태를 방송사가 사실상 선택할 수 있게 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 지부장은 “방송계의 다양한 직군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방송사에 표준근로계약을 강제하는 조처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녹두꽃’ 조정석, 우금치 전투 앞두고 “사람으로 죽겠다”

    ‘녹두꽃’ 조정석, 우금치 전투 앞두고 “사람으로 죽겠다”

    배우 조정석이 우금치 전투에 목숨을 걸었다. SBS 금토극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김승호)에서 조정석이 “사람들이 동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싸우겠다”라며 동학군들과 함께 우금티(우금치)전투에서 온몸을 던진다. 현재 방영되는 유일한 사극으로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1위인 ‘녹두꽃’ 7월 5일 41, 42회 방송분 예고편이 공개되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백이강(조정석 분)은 동학군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나는 싸울라고, 겨우 몇 달이지만, 사람이 서로 동등하게 대접하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보니까 기막힐 정도다. 다른 세상에서는 못 살겠다”라며 “그래서 나는 싸운다고, 찰나를 살아도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죽겠다”라는 말과 함께 울먹였다. 이에 전봉준(최무성 분)과 황석주(최원영 분), 최경선(민성욱 분), 손병희(김중희 분)를 포함한 동학군 수뇌부 뿐만 아니라 모든 동학군들은 그의 말에 수긍하면서 굳은 결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화면이 바뀌고, 우금치에서 동학군과 일본군과의 전투가 벌어지는데, 이때 이강은 선봉대가 되어 앞장섰다. 처절한 싸움은 밤까지 이어졌고, 이때 수많은 동학군들이 일본군의 총에 쓰러지자 이강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이번 회에서는 영상과 더불어 ‘포기할 수 없는 사람’, ‘죽음도 불사한 이들의 최후의 혁명’이라는 자막이 공개되면서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정현민 작가와 신경수감독의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로 매주 금,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41, 42회는 7월 5일 금요일 밤 10시에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화마당] 언론을 의심하는 자세/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문화마당] 언론을 의심하는 자세/박조원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서불가진신(書不可盡信). 책에 기록돼 있다고 다 믿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이 고사성어의 출전은 사서(四書) 가운데 하나인 ‘맹자’ 진심편(盡心篇) 하권이다. 진심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孟子說). 책을 다 믿는다면(盡信書), 이는 책이 없느니만 못하다(則不如無書). 나는 무성편에서(吾於武成), 두세 개의 내용만을 취할 뿐이다(取二三策而已矣).” 여기서 ‘책’은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유교 경전으로 삼경(三經)의 하나인 공자의 ‘서경’이다. 서불가진신. 공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맹자도 공자의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했음을 보여 준다. 맹자는 서경에도 오류나 과장이 있을 수 있으니 맹목적으로 믿지 말고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진심편에서는 학문과 교육에 대해서도 논했으니 아무리 성현의 말이라도 의심하며 이치를 따지는 것이 학문하는 자세의 기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갑자기 서불가진신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 이유는 최근 언론의 반복되는 오보 때문이다. 요즘 일부 신문을 보노라면 저널리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땅을 파고 지하로 내려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딱한 마음이 든다. 최근 미디어오늘은 5개 종합 일간지(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에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정정 보도 사고(社告)를 낸 횟수가 모두 116건이라고 보도했다. 신문별로 보면 조선일보가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겨레신문 22건, 중앙일보 21건, 동아일보 11건, 경향신문 6건 순이었다. 물론 바로잡은 기사들 가운데는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있는 오기 비율이 높았다. 그래도 바로잡겠다며 사고를 낸 것은 잘못을 인정한 것이니 그나마 낫다고 치자. 하지만 사실 왜곡에 가까운 오보도 적지 않았다. 언론이 신뢰를 잃어 가는 큰 이유일 것이다. 5월 말 조선일보는 북한과 관련해 충격적인(사실 황당하다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기사를 내보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 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처형했으며,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역시 책임을 물어 강제 노역형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 기사는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는지 ‘알려졌다’, ‘전해졌다’는 표현을 쓰기는 했다. 그런데 얼마 뒤 김영철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조선일보는 미국을 의식해 처벌을 끝냈을 수도 있다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후속 보도를 했다. 기사에서 ‘대북 소식통’이라고 언급한 정보원에게 입수한 정보를 조금만이라도 더 신중하게 확인을 했다면 이런 황당한 보도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언론의 일탈은 오보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부산·경남 지역의 지상파 방송인 KNN의 기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하지도 않은 인터뷰를 실제로 한 것처럼 조작했다. 이 보도로 KNN은 지상파 최초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로부터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중앙일보의 뉴욕 특파원은 현지 신문의 사설 내용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그대로 베낀 칼럼으로 ‘표절 칼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서불가진신’이 아니라 ‘신문불가진신’(新聞不可盡信)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맹자가 공자의 글에서도 의심할 것은 의심한 것처럼, 언론이 보도했다고 다 믿어서는 안 된다. 가짜뉴스와 오보가 넘쳐나는 미디어 환경에서 독자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언론도 의심하는 자세다. 독자가 언론을 의심해야 언론이 바로 설 것이다.
  • 양준일부터 ‘하이킥’까지… ‘뉴트로’에 빠진 유튜브

    양준일부터 ‘하이킥’까지… ‘뉴트로’에 빠진 유튜브

    한쪽으로 곱게 빗어 넘긴 머리칼과 선이 가는 몸매가 첫눈에 들어오는 가수가 ‘기약 없이 떠나버린 나의 사랑 리베카’라며 노래를 시작한다. 박력 넘치는 춤사위로 무대를 휘젓는 모습, 과감한 패션 센스에 쌍꺼풀 없는 곱상한 얼굴로 ‘90년대 지드래곤(GD)’으로 주목받고 있는 양준일이다. 1991년 데뷔해 두 장의 앨범을 내고 활동한 양준일은 지난해부터 온라인상에서 과거 무대 영상이 꾸준히 올려지며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다. ●‘어게인 가요톱텐’ 양준일 영상 조회수 50만 지난해 10월 개설한 KBS 유튜브 채널 ‘어게인 가요톱텐’은 최근 ‘시대를 앞서간 가수 양준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30분짜리 영상에 ‘가나다라마바사’ 등 솔로 무대와 V2 시절 무대를 모았다. 이 영상은 열흘 만에 조회수 50만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SBS는 최근 자사의 애칭 ‘스브스’와 ‘레트로’ 혹은 ‘뉴트로’를 결합한 이름의 ‘스트로’ 채널을 개설하고 양준일 희귀영상을 시리즈로 올리고 있다. 무대 영상뿐 아니라 재미교포인 양준일이 서투른 한국말로 90년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면들을 발굴해 공개한다. “활동 시절에는 양준일을 몰랐지만 지금 팬이 됐다”며 그의 방송 출연을 바라는 젊은 팬들이 늘고 있다.유튜브 채널을 통한 지상파 방송사의 과거 콘텐츠 발굴은 양준일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어게인 가요톱텐’ 채널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은 1994년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232만건)이다. 시청자들은 “지금 들어도 명곡”이라는 댓글을 달며 고인이 된 김지훈을 추모하기도 한다. 단순히 과거 영상을 다시 올리는 것 뿐이라면 ‘뉴트로’로 불리기 힘들다. ‘스트로’ 채널은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10년 전 ‘디바’ 영상을 올리면서 최근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교차편집을 적용했다. SBS 아카이브팀에서 근무하는 이영주 스트로 담당자는 “최근 뉴트로 열풍을 보고 케이팝부터 예능·드라마까지 전부 다뤄보자는 생각에서 채널을 개설했다”며 “10분짜리 영상을 30분 동안 렌더링하면서 좋은 화질의 리마스터링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방송사의 과거 콘텐츠 흥행은 이미 시트콤 열풍으로 확인된 바 있다. 1998~2000년 방영된 ‘순풍산부인과’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SBS 나우’ 채널에 올라온 5분짜리 ‘미달이 방학숙제 편’은 조회수 333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이 채널은 ‘순풍산부인과’ 클립의 누적 조회수가 5000만건을 넘자 지난 4월 ‘미달이’ 김성은과 함께 특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MBC는 ‘뉴 논스톱’, ‘지붕 뚫고 하이킥’ 등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 ‘MBC클래식’ 채널에 15분여 한 회 방송분을 게시하는 동시에 ‘MBC엔터테인먼트’ 채널에서는 ‘오분순삭’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짧게 오려낸 영상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짤방’을 만드는 데 유용하게 쓰일 자막을 새로 얹는 등 젊은 시청자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다.●“옛것에서 멋을 찾는 힙스터 정서 반영 돼”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해외 콘텐츠가 뛰어나다고 봤다면 지금은 한류가 성장하고 국내 방송 역사가 깊어지다 보니 내부에서 레전드를 찾고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는 면이 있다”며 “거기에 옛것에서 멋을 찾는 힙스터 정서가 더해지면서 ‘뉴트로’ 방송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30~40대가 주류를 이루는 방송 제작진들이 과거 즐겼던 정서가 콘텐츠로 노출되고 그것을 10~20대가 새롭게 접하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소영 서울시의원, 교통방송 재단화 우려

    김소영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바른미래당, 비례)은 지난 6월 19일(수)에 제287회 정례회에서 소관부서인 tbs 교통방송이 제출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검토하며 우려 섞인 의견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교통방송에 방송의 독립성 확보, 재원 다각화, 인력 고용 및 조직 운영에 관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수정안을 발의해 가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재단 설립 이후에도 서울시로부터 출연금을 받으며 재정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인데,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재단 설립에 대한 반대의견을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교통방송이 재단으로 전환돼야 할 이유와 필요성에 관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매우 부족하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통방송은 현재 낮은 인지도와 시청률을 보이고 있고, 재단 설립 이후에도 시민의 알 권리를 대폭 신장시킬 역량에 있어 한계점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교통방송은 1990년 6월 11일 개국 이래 수도권 일대의 원활한 교통소통 및 교통문화 정착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담당해온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근래에는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지적이 증가하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교통방송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언론기능 수행을 위해 공영방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재단설립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도 「방송법」제4조에 따라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성은 물론 책임운영기관으로 자율성과 책임성을 보장받고 있다. 또한 교통방송은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는 일반전입금이 전체 세입의 83.1%이나 광고 및 협찬유치를 통해 벌어들이는 사업수입은 전체 세입의 16.9%에 불과해 재원확보 능력에 있어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재단화를 통해 교통방송 tbs FM의 상업광고 허가가 용이해진다고 볼 수 없는 실정이고, 지상파 TV와 라디오 광고시장이 축소되는 시점에서 자주재원 확보 및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행정안전부에서 평가한 재단설립의 경제적 효과(B/C분석) 결과는 0.52로 1보다 작아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더해 서울시의 재단 남설 및 방만 운영 또한 미디어재단 설립에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5개 재단의 최근 3년간 경영평가 및 기관장 평가 결과가 매년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성과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시정명령 및 이행이 부족한 사항에 대해 보완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재단 남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재단 설립 후에 기관장의 성과계약서 내용 변경, 방만한 경영에 따른 시정명령 및 이행이 부진한 사항에 대해 보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교통방송 재단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생충’ 제작사처럼… 드라마 현장도 표준근로계약서 쓴다

    ‘기생충’ 제작사처럼… 드라마 현장도 표준근로계약서 쓴다

    드라마 스태프의 장시간 노동을 개선할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된다. 전국언론노조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언론노조,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 방송스태프지부로 구성된 4자 간 공동협의체가 지난 18일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합의’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상파 3사와 언론노조가 드라마제작환경개선 특별협의체를 만든 지 6개월 만에 나온 성과다. 협의체는 노동시간을 근로기준법상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고,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도급 계약, 턴키 계약 등 법망을 피해 스태프를 쥐어짜던 편법 대신 계약 내용이 명시된 표준근로계약서가 적용된다. 협의체는 오는 9월까지 드라마 스태프 표준인건비 기준과 표준근로계약서 내용을 마련한 후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협의체가 가이드라인 논의를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지만, 문화계 표준근로계약 논의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계기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었다. ‘기생충’ 제작사는 모든 스태프와 주 5회 근무, 주 1회 유급휴가 제공, 4대보험 적용 등을 골자로 한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성희롱 파문 BJ ‘휴가 같은 징계’

    성희롱 파문 BJ ‘휴가 같은 징계’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의 일탈이 끝이 없다. 이번에는 유명 진행자(BJ)들이 생방송 도중 다른 여성 BJ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3일 방송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솜방망이 처벌 탓에 일부 BJ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의를 일으켜도 며칠 방송을 쉰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오면 그뿐이라 자극적인 방송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20일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는 BJ 감스트(본명 김인직·29)와 외질혜(전지혜·25·여), NS남순(박현우·30)에게 ‘미풍양속 위배’와 ‘부적절한 발언’ 사유로 3일간 방송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새벽 합동방송에서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비속어를 사용하고 성적 대화를 했다. ●“수백만 구독자 거느리고 막말 등 반복” 이날 아프리카TV의 징계 처분에도 시청자 커뮤니티인 ‘인터넷방송갤러리’ 등에서는 “3일 정지는 ‘휴가’에 불과하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해외축구갤러리’에서는 축구 중계 전문 BJ로 활동한 감스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건 BJ들의 여과 없는 발언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어서다. 현행법상 방송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 인터넷방송은 지상파·케이블 등과는 달리 사업자 신고 외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 BJ가 욕설하거나 과도한 노출, 폭행 등을 해도 법적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인종차별·여성 비하 등 반성 없이 활동 과거에도 일부 BJ들이 인종차별, 장애인 비하, 여성 비하 등의 발언을 했지만 별다른 반성 없이 방송을 이어 갔다. 한 시청자는 “구독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유명 BJ는 방송으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해지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데도 완전히 법 밖의 존재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BJ들의 도 넘는 발언과 콘텐츠를 강력히 제재해 달라”는 청원이 등록된 상태다. 청원은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1인 방송의 폭을 넓혀 주겠다고 공약하지만, 누구도 이들의 자극적인 콘텐츠는 제재하지 않는다”면서 “수많은 청소년이 영향받는 만큼 물의를 일으킨 방송 진행자들의 엄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감스트 등 3일 방송정지…성희롱 파문 BJ ‘휴가 같은 징계’

    감스트 등 3일 방송정지…성희롱 파문 BJ ‘휴가 같은 징계’

    감스트 등 ‘방송 정지 3일’ 처분 논란“수백만 구독자 거느리고 막말 등 반복”인종차별, 여성 비하 등 반성없이 활동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의 일탈이 끝이 없다. 이번에는 유명 진행자(BJ)들이 생방송 도중 다른 여성 BJ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3일 방송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솜방망이 처벌 탓에 일부 BJ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의를 일으켜도 며칠 방송을 쉰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오면 그뿐이라 자극적인 방송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20일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는 BJ 감스트(본명 김인직·29)와 외질혜(전지혜·25·여), NS남순(박현우·30)에게 ‘미풍양속 위배’와 ‘부적절한 발언’ 사유로 3일간 방송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새벽 합동방송에서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비속어를 사용하고 성적 대화를 했다. 이날 아프리카TV의 징계 처분에도 시청자 커뮤니티인 ‘인터넷방송갤러리’ 등에서는 “3일 정지는 ‘휴가에 불과하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해외축구갤러리’에서는 축구 중계 전문 BJ로 활동한 감스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건 BJ들의 여과 없는 발언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어서다. 현행법상 방송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 인터넷방송은 지상파·케이블 등과는 달리 사업자 신고 외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 BJ가 욕설하거나 과도한 노출, 폭행 등을 해도 법적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과거에도 일부 BJ들이 인종차별, 장애인 비하, 여성 비하 등의 발언을 했지만 별다른 반성 없이 방송을 이어 갔다. 한 시청자는 “구독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유명 BJ는 방송으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해지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데도 완전히 법 밖의 존재 같다”고 꼬집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BJ들의 도 넘는 발언과 콘텐츠를 강력히 제재해 달라”는 청원이 등록된 상태다. 청원은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1인 방송의 폭을 넓혀 주겠다고 공약하지만, 누구도 이들의 자극적인 콘텐츠는 제재하지 않는다”면서 “수많은 청소년이 영향받는 만큼 물의를 일으킨 방송 진행자들의 엄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연애의 맛’ 오창석, 이채은 향한 진심 “제2의 이필모♥서수연 될까”

    ‘연애의 맛’ 오창석, 이채은 향한 진심 “제2의 이필모♥서수연 될까”

    “채은아...네가 진짜 좋아진 것 같아!” TV CHOSUN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의 맛’ 시즌2 오창석이 하늘을 날며 목청껏 전한, 이채은을 향한 ‘패러글라이딩 사랑 고백’이 현장을 핑크빛 설렘으로 들썩이게 했다. TV CHOSUN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가 잊고 지냈던 연애의 맛’ 시즌2(이하 ‘연애의 맛’ 시즌2)는 사랑을 잊고 지내던 대한민국 대표 싱글들이 그들이 꼽은 이상형과 가상이 아닌, 현실 연애를 경험하며 설렘을 전하는 신개념 연애 리얼리티. 지난 4회 분이 시청률 5.0%(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수도권 기준)를 기록, 지상파-종편 종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왕좌를 점령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방송된 4회분에서는 제작진 몰래 비밀데이트를 가졌던 오창석-이채은 커플이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단양으로 나서는 장면이 담겼다. 그리고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기 전 계곡물에 발을 담근 두 사람은 수박을 먹으며 달달한 러브 리액션을 펼쳤고, 미끄러운 계곡으로 인해 오창석이 이채은의 손을 잡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이어지면서 설렘을 증폭시켰다. 20일(오늘) 방송될 ‘연애의 맛’ 5회분에서는 초고속 연애 진도로 심쿵 기대감을 선사하고 있는 오창석-이채은 커플이 본격적으로 패러글라이딩 데이트에 도전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두 사람은 용감무쌍 솔직한 커플답게 준비를 끝낸 후 망설임 없이 하늘로 뛰어들었던 상태. 이때 하늘 위를 날던 오창석이 차마 이채은의 얼굴을 보고 할 수 없던, 설렘 가득한 마음을 끄집어내면서 보는 이들의 심장 박동수를 고조시켰다. 오창석이 서로의 의사를 전할 수 있는 마이크에 “이제부터 채은씨가 아닌 채은아라고 부를 거야”라며 하늘에 대고 이채은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는가 하면, “너가 진짜 좋아진 것 같다”며 현재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 최화정, 박나래를 비롯해 패널들의 환호성이 터진 가운데, 특히 김재중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다”라고 흥분과 감탄을 금치 못하는 모습으로 현장을 달궜다. 하지만 갑작스런 통신 장애로 인해 정작 오창석은 이채은의 대답을 듣지 못한 채 착륙했던 터. 과연 이채은이 오창석에게 어떤 대답을 건넸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착륙한 이채은 앞에 레드카펫과 음악이 울려 퍼지는, 오창석이 준비한 특별 이벤트가 이어져 이채은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만난 지 세 번 만에 말 놓기부터 고백, 깜짝 이벤트까지, ‘아아커플’의 달콤폭발 연애 스토리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제작진은 “정말 솔직한 오창석과 더 솔직한 이채은, ‘아아커플’이 쉴 틈 없는 초고속 연애 진도로 제작진마저 놀라게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연애가 어떻게 전개 될지, 제작진도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연애의 맛’ 시즌2 5회분은 20일(오늘) 밤 11시에 방송된다. 한편 ‘연애의 맛’ 시즌1을 통해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배우 이필모♥서수연 커플은 20일 임신 소식을 전해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외질혜·감스트·남순 아프리카 BJ 성희롱 논란

    외질혜·감스트·남순 아프리카 BJ 성희롱 논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이 동료 BJ들을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도 진출한 BJ 감스트를 비롯해 남순, 외질혜는 19일 합동방송을 진행하며 ‘당연하지’ 게임을 했다. 외질혜는 남순에게 “XXX(여성 BJ)의 방송을 보며 XXX(자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치냐”고 물었고, 남순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남순 역시 감스트에게 “XXX(또 다른 여성 BJ)를 보며 XXX를 친 적 있지?”라고 묻자 감스트도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남순이 웃자 감스트는 “세 번 했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동시 시청자가 4만 명이 넘었고, 시청자들은 특정 여성BJ를 향한 성희롱이라며 질타했다. 감스트는 “멘탈이 터졌다.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외질혜 역시 “생각 없는 질문으로 피해를 드려 죄송하다. 언급한 여성 BJ들의 연락처를 받아놨고 사과할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고] 영향을 미치려는 자, 책임의 무게 감당해야/김현성 인플루언서산업협회 준비위원장

    [기고] 영향을 미치려는 자, 책임의 무게 감당해야/김현성 인플루언서산업협회 준비위원장

    시작은 이랬을 것이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오픈해 일상을 공개하면서 팔로어들과 소통했을 것이다. 패션, 뷰티, 육아 등 자신의 관심사도 이야기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어디서 샀는지 묻고 함께 공동구매를 해 가성비를 높였을 것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사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자연스런 욕망이다. 최근 미디어나 광고 유통 시장에서 급부상한 ‘인플루언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축적된 시간이 만든 새로운 직업이다. 인플루언서는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커머스’를 이끌어 가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SNS 이용추이·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4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2%가 SNS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의 규모 또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비가 지상파 TV를 넘어선 것은 이미 뉴스도 아니다. 인플루언서의 성장세와 함께 그에 따른 역풍 또한 심상치 않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 책임을 묻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판매한 제품 환불 과정에서 불거진 임블리 사건이 대표적이다. 임블리뿐 아니라 치유, 링랑드, 밴쯔 등 인플루언서 세계에서 인플루언서로 통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초는 영향력의 무게만큼 책임의 크기가 커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책 당국은 현상에 반응하고 여론 눈치 보기식 대응이 아닌 산업의 숨통을 틔워 주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체력을 키워 주는 근본적 처방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 소통 후 규제’라는 생각으로 섬세하게 기존 산업과 엮여 있는 구조를 파악한 후 법과 제도를 정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인플루언서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마케팅과 유통을 준비하는 사람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같이 직업의 사회적 책임(JSR) 또한 크다는 생각으로 중소ㆍ중견기업의 마케팅과 유통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동으로 공익적 소재의 캠페인을 전개해 간다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인플루언서 문화에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플루언서의 시작은 소통이었다. SNS 계정을 오픈한다고 해서 바로 상거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관계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려는 자, 그 책임의 무게를 견뎌야 할 것이다.
  • ‘뭘 해도 귀엽다’ 이강인, 누나에게 소개해주고픈 선수 둘은

    ‘뭘 해도 귀엽다’ 이강인, 누나에게 소개해주고픈 선수 둘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쾌거를 이룬 축구대표팀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주최 환영 행사에서 정정용 감독에 대한 즉석 헹가래와 재치있는 입담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상(MVP)인 골든볼을 수상한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은 행사장을 찾은 팬들의 요청에 기꺼이 사진을 같이 찍어주는 등 멋진 매너까지 보여줘 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의 선수들은 17일 정오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간단한 환영 행사 후 곧바로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한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축구 팬들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대호·박소현·장예원 등 지상파 TV 3사 아나운서의 공동 진행으로 시작된 질의응답에서는 젊은 태극전사들의 재치있는 답변이 쏟아졌다.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 활약을 펼치고 ‘한국의 마라도나’ 칭호까지 나오고 있는 이강인은 ‘형들 중 누구를 누나에게 소개해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솔직히 아무도 소개해 주고 싶지 않다”고 답변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 뒤 “꼭 소개해 주고 싶다면 (전)세진형이나 (정)원상이 형”이라고 지목했다. 이강인은 이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이후 14년 만에 18세 나이에 골든볼을 수상한데 대해 “경기 끝나고도 이야기했지만 옆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응원해주신 분들, 코칭스태프 덕분에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며 공을 돌리는 겸손함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김정민(리퍼링)은 막내인 이강인의 매력에 대해 “한국말을 하는 게 어눌해서 귀엽다”면서 “형들에게 까불 때도 귀엽다. 강인이는 모든 게 귀엽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는 우크라이나와 결승 때 옐로카드를 받은 후 주심에게 했던 애교 어린 제스처를 했던 걸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옆자리에 있던 이재익(강원)에 재현하고 나서 “저는 평소에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이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재현(대구)은 ‘정정용’ 감독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달라는 요청에 “(정)정말 훌륭하신, (정)정정용 감독님, (용)사랑해용’이라고 화답하는 재치를 보였다. 조영욱도 즉석 삼행시 요청에 “(정)정정용 감독님, (정)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용)용맹스럽게 해낸 저희가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정 감독도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정 감독은 인사말에서 “이번 준우승 성적은 선수들이 해낸 게 아니고 국민들과 함께해낸 것”이라면서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성이 있기에 임금이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환영식의 하이라이트는 깜짝 진행된 감독 헹가래였다. 정 감독이 아쉬웠던 것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을 해서 헹가래를 못 했다”고 말하자 선수들이 의기투합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선수들은 손사래를 치는 정 감독을 무대 중앙으로 이끈 뒤 세 차례 힘찬 헹가래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헹가래 직전 안경을 옆 사람에게 맡긴 정 감독은 헹가래가 끝난 후 운동화가 벗겨졌지만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지막 순서에 나선 U-20 대표팀의 주장 황태현(안산)은 “(우리 선수들이) 간절하게 싸워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 밤잠 못 자면서 마사지하고 분석해준 지원 스태프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한 달여의 U-20 월드컵을 끝마쳤지만 여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더 큰 꿈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시골 할머니와 어린 세대 간 궁합…이런 예능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시골 할머니와 어린 세대 간 궁합…이런 예능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획안 단계선 “예능 같지 않다” 실망 노년층·어린 세대 간 우정 보여주고파 실제 조부모와 친밀성 기준으로 섭외 호평 불구 시청률 낮아 정규편성 난항 “아직 못다 한 이야기 많아요” 자신감 정말 오랜만에 만난 힐링 예능이었다. 경남 함양의 문해학교에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할머니들과 손자뻘인 20대 연예인들이 짝꿍이 돼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깔깔대는 폭소는 없어도, 꾸밈없는 할머니들의 말과 행동에 보는 내내 옅은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그러다 더럭 눈가가 젖는다. 할머니들의 옛 시절, ‘가난해서’ 또는 ‘여자라서’ 글을 못 배운 이야기, ‘영감’을 먼저 떠나보낸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다.“기획안을 냈을 때 ‘예능 같지 않다’며 달가워하지 않으셨어요. 시청자들이 깔깔대며 보는 예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 같은 예능 PD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만난 권성민(33) PD는 지난 9일 종영한 ‘가시나들’이 예능판에서 갖는 의미를 이렇게 소개했다. ‘가시나들’은 2012년 MBC에 입사한 권 PD의 첫 단독연출작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이나 ‘집으로’처럼 노년층과 어린 세대의 우정을 보여 주는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게 기획 의도다. 마침 영화 ‘칠곡 가시나들’ 제작 소식을 들었고 김재환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김 감독은 3년 동안 전국 문해학교를 돌면서 조사를 한 터라 제작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할머니와 손주의 조합에 걸그룹 멤버 4명(최유정, 수빈, 우기, 이브)과 20대 배우 장동윤이 참여했다. 이들의 섭외 기준은 ‘실제로 얼마나 조부모와 친밀한 관계인지’였다. 권 PD는 “여기에 시골 생활에 너무 낯설어하지 않을 것도 고려했더니, 어린 짝꿍들이 할머니들과 털털하게 잘 어울리는 그림이 나왔다”고 했다. 선생님이 된 배우 문소리는 사범대 출신에 교사 자격증이 있어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귄 PD는 “지금까지 했던 어떤 예능보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며 웃었다. 하루 종일 꼬박 촬영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평소엔 골아떨어졌을 스태프들이 서로 자기 할머니가 더 귀엽다고 자랑 배틀을 벌였다. 할머니와 출연진, 담당 작가들이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장동윤은 최근 함양에 다시 내려가 김점금 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머물고 왔을 정도다. ‘착한 예능’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이 ‘무공해 청정 예능’은 그러나 정규편성이 불확실하다. 시청자와 평론가 등의 호평이 이어졌지만 파일럿 4회 방영 내내 3% 시청률에 머문 탓이다. 권 PD는 “지난 몇 년간 망가진 MBC를 정상궤도에 올리기도 바쁜데 지상파의 불안정한 환경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는 듯하다”고 녹록잖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입사 면접 때도 “예능을 많이 보지 않는다”는 대답을 내놨다고 했다. 대신 “예능을 많이 보는 게 비슷한 후속작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 저처럼 다른 콘텐츠를 많이 보는 사람이 새로운 예능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를 편 그다. 그러면 정규편성을 받기 위한 논리는 무엇일까. 권 PD는 “못다 한 이야기가 많다”면서 “학교생활과 할머니들의 일상이라는 두 축이 있다. 농촌생활이라는 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가 나온다. 문해학교 학예회, 수학여행, 여름 시골의 청량함, 농번기에 어린 짝꿍들이 일손을 거드는 모습 등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정말 많다”며 들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코미디 무대 너무 좁아… 유튜브서 나만의 무대 찾았다”

    “코미디 무대 너무 좁아… 유튜브서 나만의 무대 찾았다”

    극단 공연하며 막노동·알바로 생계 유지 우연히 찍은 콘텐츠 대박… 中서도 화제 “공채 개그맨 미련 버리고 예술가 목표…오프라인 무대에 대한 욕심도 있어요”TV 개그의 침체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여러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개그맨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삶에서 ‘웃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서는 새로운 개그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구독자 120만명의 인기 유튜버 조재원(26)도 그중 하나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윤형빈소극장에서 만난 조재원은 무일푼에서 불과 1~2년 사이에 일궈낸 성공담을 풀어놨다. 유튜버로 성공하는 비법도 들려줬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선수를 꿈꿨다. 고2 때 왼쪽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뒀다. 스무 살에 군대에 갔고 전역 후 배달, 주유소, 백화점, 모델하우스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시작한 사업은 수천만원의 빚으로 돌아왔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공사장 막노동, 편의점 야간알바, 극단에서의 개그공연을 눈도 붙일 새 없이 반복했다. 처음 들어간 극단에서는 6개월 동안 돈도 못 받고 변기만 닦았다. 주머니에 동전 하나 없어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던 시절이었다. 인천공항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어느 날, 그때도 떠나지 않던 개그 본능이 뜻밖의 기회가 됐다. “공사장의 길고양이를 찍어서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고양이를 보면서 제가 ‘귀엽다’고 하다가 마지막 장면에 제가 ‘야옹’ 하면 옆에 있던 공사장 아저씨가 제 머리를 때리는 영상이었죠. 페이스북 ‘좋아요’를 8000개 넘게 받았어요. 그때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꼈죠.” 시간을 쪼개고 쪼개 영상을 만들었다. ‘몰래카메라 상황극’ 등의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가 쑥쑥 늘었다. ‘죽음의 ASMR’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억 단위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조재원은 지난해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의 왕훙(온라인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개그 유튜버로 성공한 비결에 대해 “꾸준함과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5~6년 뒤에 잘되기 시작하는 분들도 많아요. 실망하지 말고 일주일에 2개 이상은 꾸준히 올려야 돼요. 콘텐츠 하나가 잘된다고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은 콘텐츠를 재빨리 찾아서 해야 됩니다.” 오프라인 무대에 대한 욕심도 있다. 지난 8일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시작된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 프리뷰쇼-릴레이 코미디위크’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유다. 조재원은 개그 크리에이터 5팀과 함께 성대모사, 몸 개그 등을 선보이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튜브 스타’가 됐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공채 개그맨’ 타이틀을 꿈꿨었다. 지상파 3사 공채가 아니면 개그맨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뿌리 깊은 문화 탓이다. “지금은 제가 이 시대에 맞는 코미디언이라고 자부한다”며 공채 개그맨에 대한 미련을 놓은 그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손짓 하나로 세상을 움직이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풍자 개그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글 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인터뷰] ‘120만 개그 유튜버’ 조재원 “공채 개그맨 대신 찰리 채플린 꿈꿔요”

    [인터뷰] ‘120만 개그 유튜버’ 조재원 “공채 개그맨 대신 찰리 채플린 꿈꿔요”

    TV 개그의 침체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때 잘나갔던 여러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됐고 개그맨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진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삶에서 ‘웃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서는 새로운 개그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독자 120만명의 인기 유튜버 조재원(26)도 그 중 하나다. 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윤형빈소극장에서 만난 조재원은 무일푼에서 불과 1~2년 사이에 일궈낸 성공담을 풀어놨다. 개그의 미래에 대한 생각과 유튜버로 성공하는 비법도 들려줬다.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선수를 꿈꿨다. 서울시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고2 때 왼쪽 무릎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고 20살에 군대에 갔다. 전역 후 배달, 주유소, 백화점, 모델하우스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마케팅 사업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겁 없이 덤빈 사업은 수천만원의 빚으로 돌아왔다.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공사장 막노동, 편의점 야간알바, 극단에서의 개그공연을 눈도 붙일 새 없이 반복했다. 처음 들어간 극단에서는 6개월 동안 돈도 못 받고 변기만 닦았다. 주머니에 동전 하나 없어서 길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던 시절이었다. “전날 비가 와서 담배가 물에 절어 있던 적이 있었어요. 그걸 주워 피우면서 많이 울었죠. 그러면서도 이걸로 어떻게 개그 콘텐츠를 만들까 생각했어요.” 빚을 갚기 위해 인천공항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어느 날 그때도 떠나지 않던 개그 본능이 뜻밖의 기회가 됐다. “공사장의 길고양이를 찍어서 컨텐츠로 만들었어요. 고양이를 보면서 제가 ‘귀엽다’고 하다가 마지막 장면에 제가 ‘야옹’ 하면 옆에 있던 공사장 아저씨가 제 머리를 때리는 영상이었죠. 페이스북 ‘좋아요’를 8000개 넘게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그때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꼈죠.” 시간을 쪼개고 쪼개 영상을 만들었다. ‘몰래카메라 상황극’ 등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가 쑥쑥 늘었다. 친남매처럼 지내는 김유이와 찍은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은 조회수 900만건을 넘겼다. ‘죽음의 ASMR’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대박을 쳤다. 억 단위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조재원은 김유이와 함께 지난해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의 왕홍(온라인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유튜브 수익과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버는 수익이 “월 1000만원은 넘는다”고 귀띔했다. 조재원은 개그 유튜버로 성공한 비결에 대해 “꾸준함과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5~6년 뒤에 잘 되기 시작하는 분들도 많아요. 실망하지 말고 일주일에 2개 이상은 꾸준히 올려야 돼요. 또 오래 살아남으려면 콘텐츠 하나가 잘 된다고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은 콘텐츠를 재빨리 찾아서 해야 됩니다.”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튜브 스타’가 됐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공채 개그맨’ 타이틀을 꿈꿨다. 지상파 3사 공채가 아니면 개그맨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뿌리 깊은 문화 때문이다. 조재원은 “지금은 제가 이 시대에 맞는 코미디언이라고 자부한다”며 “김기리 선배, 윤형빈 선배 등이 ‘떳떳하게 개그맨이라고 하라’며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무대에 대한 욕심은 여전히 크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시작된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 프리뷰쇼-릴레이 코미디위크’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유다. 조재원은 개그 크리에이터 5팀과 함께 성대모사, 몸 개그 등을 선보이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공연을 위해 한 달 남게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새벽까지 모여서 연습을 했다”는 조재원은 “특히 방탄소년단 커버댄스를 준비하는 게 어려웠다”며 웃었다. TV 등 전통 매체가 아닌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에서 공채 개그맨 대신 개그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조재원이 전망한 개그의 미래는 어떨까. 조재원은 “방송에서 (개그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등) 섬 같은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한 더 이상 보는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며 “개그맨들도 점차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개그가 없어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플랫폼에 맞게 신선한 콘텐츠를 발 빠르게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래 꿈이던 공채 개그맨에 대한 미련을 놓은 그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손짓 하나로 세상을 움직이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풍자 개그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검색을 부르는 드라마 [종합]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검색을 부르는 드라마 [종합]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제목부터 검색을 부르는 드라마.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시선을 뗄 수 없는 쫄깃한 전개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2%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 1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2.4%, 최고 3.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는 평균 1.8%, 최고 2.4%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검블유 1회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포털 업계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프로페셔널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막을 올렸다. 먼저 검색어 조작 이슈에 휩싸인 포털사이트 ‘유니콘’을 대표해 청문회에 출두한 배타미(임수정)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돌리는 데 성공하는 반전이 박진감 있게 전개돼 안방극장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또한 타미의 행보를 각기 다른 온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유니콘’의 이사 송가경(전혜진), 경쟁 포털사이트 ‘바로’의 소셜 본부장 차현(이다희)의 면면들이 조명됐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만 볼 수 있는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먼저 ‘유니콘’의 서비스 전략 본부장으로서 팀원들을 이끌어나가는 카리스마와 대중의 시선이 쏠린 청문회에서 보여준 당당함으로 커리어우먼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낸 배타미. 청문회 후 수많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도 의연했던 그녀가 눈앞에 있는 아무 차에나 올라타 “제발 한 번만 출발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부탁했다.이어 “세상 멋진 척은 다 하면서 걸어 나왔는데 허접하게 택시 잡아탈 순 없잖아요”라고 사정하는 모습은 일에서는 프로지만 알고 보면 허점투성이인 타미의 매력을 단박에 이해시켰다. 특히 타미가 올라탄 차의 주인이 하필이면 경쟁회사 ‘바로’의 차현인 것도 시청자의 폭소를 자아낸 재미 포인트. 기막힌 표정으로 타미를 응시하다가 차를 출발시킨 차현은 검색어 조작을 미성년자 성매매로 덮은 것을 지적하며 “깨끗이 다 밝히지도 못할 거면서 어설픈 영웅 심리에 젖지 말라”고 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던 타미의 선택을 정면으로 반박,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높인 대목이었다. 그런가 하면 ‘유니콘’의 이사이자 KU그룹의 며느리로 뛰어난 능력과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까지 지닌 송가경. 그러나 KU그룹의 회장인 시어머니 희은(예수정)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고, 그녀의 뜻대로만 움직여야 했다. 고고하지만 새장 안에 갇힌 새처럼 숨만 쉬고 있는 가경의 처지를 암시해 보는 안타까움을 자아낸 순간이었다. 이처럼 포털 업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끈 가운데, 옛날 오락실에서 철권 오락기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타미와 박모건(장기용)의 첫 만남도 전파를 탔다. 같은 취미를 가진 서로에게 은연 중의 호감을 느낀 후 술집에 마주 앉아 철권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 두 사람. 이후 자신이 만든 게임 음악을 함께 들려주며 “전투하기엔 너무 로맨틱한 음악일까요?”라고 묻는 모건에게 타미는 “천년을 사랑했던 여자라면서요. 어떻게 싸우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싸우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난 좋은데”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어진 “나도 좋아요”라는 모건이 나지막한 리액션은 은근한 설렘으로 시청자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예기치 못한 하룻밤을 보낸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커리어우먼의 모습으로 돌아온 타미가 ‘유니콘’의 게임 사업본부에서 모건을 다시 마주친 엔딩은 시청자들의 두근거림을 한껏 자극하며 올여름 가장 짜릿한 리얼 로맨스로의 시동을 걸었다. 한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30분 채널 tvN에서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곗돈 2천만원으로 음반…40대에 가수 도전한 나, 칭찬하고 싶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곗돈 2천만원으로 음반…40대에 가수 도전한 나, 칭찬하고 싶죠”

    ‘늦깎이 데뷔’ 김가인이 말하는 가수 도전기“40대 중후반이던 그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죠. 남편이 하던 사업은 쫄딱 망해 거리에 내쫓겼고… 그 뒤 남편은 직장암 수술도 받아야 했습니다. 제 인생이 너무 허망하고, 남는 게 아무것도 없겠다 싶더군요. 정말 어려운 살림 속에서 차곡차곡 붓던 곗돈으로 CD 음반을 덜컥 냈지요. 지금 생각해봐도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즘엔 가수 활동을 하는 제 자신을 제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가 없다’는 게 요즘 코드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게 요즘 확실한 대세다. 77세의 ‘할담비’ 지병수씨, 동갑내기의 모델 최순화씨가 이런 코드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10대 어린 나이에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쳐 가수로 데뷔하는 풍토인 요즘, 대중가요 가수로서는 은퇴를 고민할 40대 중후반에 가수를 시작했다는 그를 찾아갔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사하며 명함을 건네자 그는 두 개를 줬다. 하나는 ‘가수 김가인’이었고, 다른 하나의 명함에는 생계를 위한 직장과 본명이 적혀 있었다. 그는 또하나의 명함을 건네며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실, 대중가요에 별다른 흥미가 없는 기자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늦깎이 가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를 몰랐다. - 언제 가수로 데뷔했나. “그때가 12년 전, 40대 중후반이었던 2007년이었어요. 제가 ‘배호 가요제’에 입상하고 난 다음 입상자들의 노래를 모은 옴니버스 CD가 나왔는데 너무 무성의한 거예요. 그때 제생활이 너무 힘들어 미칠 지경이었데…, 예전에 방송국에서 노래로 출연할 때 작곡가 홍성욱 선생님을 알게 됐습니다. 홍성욱 선생님께 전화해서 ‘제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찾아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찾아가니 마침 작사 선생님하고 같이 음악 이야기를 하고 계시기에 저한테 노래를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래서 2008년 11월쯤 제노래 CD가 처음 나왔습니다. CD를 내는 데 드는 돈은 동네 언니들과 같이 붓던 곗돈 2000만원을 타서 마련했습니다.” “매일 울던 40대 중후반… 제인생 너무 허망해월세 내기도 어렵던 시절…계돈 타서 CD 덜컥어디서 이런 용기 나왔는지 몰라… 절박한 듯”- 생활이 어려웠는데 곗돈으로 CD를 낸다? “남편이나 아들·딸에겐 음반이 나올 때까진 비밀로 했습니다. 말을 안했던 거죠. 지금 생각해도 무슨 용기였는지…. 그때 남편이 난리를 쳤지요. ‘먹고 살기도 힘든 데, 제정신이냐’고. 당시 전세는커녕 월세 내기도 어려웠거든요. 큰 애가 고등학생쯤 됐을까 그 애도 ‘우리 형편에 자비 음반이라니…’라고 큰소리칠 정도 였으니까요. 계라는 것이 곗돈을 타기 전에는 한 달에 80만원을 넣다가 타고나면 다달에 100만원을 붓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게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절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CD를 내니 일이 잘 풀렸나. “CD를 내고 나면 다 알아주고, 가수가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제 노래를 알려야 하고, 소속사가 없으니 제가 일을 다 잡아야 했습니다. 고지식해서 어디 아쉬운 소리 할 줄 모르는 홍성욱 선생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물론 매니저를 둘 형편이 안 되니, 지방 공연이라도 있을라치면 제가 직접 차를 몰고 갑니다. 요즘엔 케이블 가요 전문 방송과 유튜브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지상파 방송에도 좀 나가야 하는데 …. 노래교실 홍보 활동은 물론이고 버스가 3~4대 동시에 가는 산악회에도 따라가 홍보합니다. 방송보다는 나약하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가는 길에 제 CD를 틀 수 있으니, 가만히 있다고 알려지는 것은 아니니깐요.” - 지금도 가족들이 반대하나. “지금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응원합니다. 애들은 ‘우리 엄마, 정말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연말 봉사로 작은 음악회라도 할라치면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참석해서 축하도 해주고요. 엄마가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기도 합니다.” “CD 내자 신랑 ‘살기도 어려운데 제정신이냐’지금은 가족 모두 응원…자녀들 적극 도와줘이미자 모창 활동도…방송 출연에 지방 공연도”-이미자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했다던데. “이미자 선생님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KBS TV 아침마당에도 나왔습니다. 이미자·나훈아·남진·조용필·김건모 이미테이션 가수 특집프로에도 나가고. 20대 초반에 제가 이미자 선생님의 노래를 부르면 주변에선 모창을 한다고 했어요. 저는 모창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불렀는데, 그렇게 들렸나 봐요. 한번은 모 대학교 교수님 회갑연에 가서 이미자 선생님 노래를 몇 곡 불러드렸는데, 갑자기 다른 가수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는 거예요. 그래서 신곡 몇 곡을 불러줬어요. 나중엔 소속사를 통해 들으니 ‘노래 너무 잘했고, 공연 너무 좋았다’고 했다더군요. 소속사 관계자도 그런 칭찬 처음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땐 정말 기분이 뿌듯했습니다. 수년 전 제가 이미자 선생님 이미테이션 공연으로 울산에 갔다가 옛날에 같이 오디션에 갔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울면서 밤새도록 이야기했지요. 이젠 그래도 제이름으로 된 CD앨범을 3집까지 낸 걸요.” - 생활이 왜 갑자기 어려워졌나. “남편이랑 일찍 결혼했습니다. 남편과는 1988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편은 제가 결혼하기 전인 1983년 대전MBC 신인가요 경연대회에서 주말, 월말에 진출하자 친오빠랑 같이 응원도 왔어요. 성실했던 남편 덕분에 우유 대리점을 하면서 먹고 살만했습니다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대기업의 농간에 의한 ‘고름 우유’ 파동이 생겼습니다. 2000년 쫄딱 망했습니다. 집도 절도 없이 가족들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1년 정도 흩어져 살았지요. 시댁과 친정, 친척 집으로. 남편이 직장암 수술도 받았습니다. 저는 지인의 도움으로 작은 방을 마련하고선 보험 일을 시작했지요.” - 생활이 어려운데 가수가 되나. “처음엔 보험일 적응에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보험을 7~8년 하다 보니 갑자기 내 인생이 너무 불쌍하고,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02년쯤부터 어릴 적의 꿈인 가수에 도전했습니다. KBS의 도전 주부가요 스타, SBS의 스타에 도전한다 등에 출연해 입상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배호 가요제에 입상하면서 가수가 되고 싶어서 작곡가 홍성욱 선생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가수활동을 하는 요즘도 돈은 못 벌고 있습니다.” “어릴적 친구랑 기획사 찾아가 오디션도 봐노래 부르니 ‘시골에 땅 얼마나 있나’ 물어가슴에 상처 남아…꿈까지 포기한 것 아냐요즘 제 노래 특징은 향토에 역사성 물씬”- 꿈이라고 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질이 있었나.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어릴 적 대전으로 이사와 살았는데, 명절이면 열렸던 지역콩쿠르대회는 휩쓸었습니다. 제가 아마 어머니의 끼를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중고교 시절에는 제 성격이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습니다. 그런 성격도 노래하면서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가수가 되려고 친구와 같이 기차 타고 서울에 와 오디션도 봤습니다. 서울역 앞에 있던 기획사를 찾아가니 노래를 이것저것 불러 보라고 하더군요. 노래 부르고나니 ‘어디서 왔느냐, 부모님 뭐 하시느냐, 시골에 땅이 얼마나 있느냐’를 꼬치꼬치 물어보더라고요. 노래만 잘해서 가수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꿈을 접었습니다. 40여년 전 이야깁니다. 상처를 입었지만 제가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던가봐요.” - 노래 제목이 추풍령, 양구 등 향토적이다. “네, 그렇지요. ‘양구에 오시면 십 년이 젊어집니다’라는 노래 덕분에 제가 2016년 양구군 홍보대사도 되었습니다. 양구군에 있는 ‘아! 파로호’를 녹음하기 전에 파로호에 가서 술도 뿌리고 절도 하는 등 제사도 지냈습니다. 사실 파로호에는 중국군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 군인들도 많이 전사해 수장됐다고 하더라고요. 가슴이 많이 저렸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추풍령을 아시나요’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녹음은 했지만, 아직 발표를 하지 못한 게 ‘남한산성’ ‘아아 황산벌’이 있습니다. ‘퇴촌에 살리라’도 있고. 그리고 보니 지역에 역사성을 갖춰내요. 작사를 해 주시는 이재준 선생님이 언론인 출신이어서 그런 것인가요? 황토색 짙은 노래 몇 곡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한없는 사랑에 대한 노래를 한번 불러보고 싶습니다.” “꿈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이 중요사람들 알아보지 못하지만 만족하고 행복해이런 것이 성공…돈 많이 벌어야 성공인가?”- 40대 후반에 나의 길을 찾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꿈이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을 때 하는 것이지,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도 40대 후반,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울 때 시작했지만 그런 저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한 번씩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 노래도 들려줄 수 있고 …. 이런 것이 성공이지,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돈을 많이 벌어야만 성공인가요. 체력이 다할 때까지 계속 할 겁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홍카레오’ 흥행의 의미/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홍카레오’ 흥행의 의미/이순녀 논설위원

    유튜브 설전(舌戰), 토론 배틀로 불렸지만 패자는 없었다. 대중의 호기심과 의구심 가득한 시선 속에 링에 오른 두 논객은 진솔하면서도 노련했다. 서로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쳐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으나 끝까지 선은 넘지 않았다. 무엇보다 유머와 배려가 있었다. “누가 이기고 지는지 보자고 별렀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는 구독자들의 관전평이야말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합동방송 ‘홍카레오’가 흥행과 호평의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홍카레오’는 홍 전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계정 ‘TV홍카콜라’와 유 이사장이 노무현재단 유튜브 계정에 개설한 ‘알릴레오’를 합한 말이다. 두 사람은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표 논객이자 구독자가 가장 많은 정치 유튜버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홍카콜라의 구독자는 29만명, 지난 1월 출발한 알릴레오의 구독자는 83만명이다. 그제 밤늦게 양쪽 계정에 동시 공개된 홍카레오 영상은 불과 12시간 만에 통합 조회수 140만회(4일 낮 12시 기준)를 넘어섰다. 구독자 댓글도 호의적이었다. “정치인들은 홍카레오에서 두 인사가 주고받은 이 정도의 언행 수위를 갖고, 상대 진영과 말을 주고받기를 희망합니다. 오해가 있다면 바로 정정하고 사과하며 넘길 줄 아는 매너가 필요합니다. 홍카레오를 봤다면 이들처럼 상생의 정치를 하세요.”(75sh****) “한국 정치가 정책과 이념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토론하되 포용과 웃음이 넘치는 홍카레오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건데 짐승처럼 바뀐 것 같아 안타깝다.”(ijp8****)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가 유튜브 ‘합방’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대화가 잘 될까 회의적이었다. 유 이사장의 독설과 홍 전 대표의 막말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2007년 대선 직전 KBS스페셜에서 다른 패널 2명과 함께 토론을 했던 것 이외에 12년간 한 번도 맞짱 토론 기회를 갖지 않은 점도 불협화음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 뚜껑을 열어 보니 기우였다. ‘보수와 진보’, ‘양극화’, ‘민생경제’, ‘노동개혁’ 등 10개의 주제에 대해 원고 없이 150분간 진행된 토론은 사안에 따라 두 사람이 창과 방패를 주고받으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간혹 언성이 높아지고, 주제와 상관없는 샛길로 얘기가 빠지기도 했지만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논쟁은 있었으나 증오는 없었고, 좁힐 수 없는 인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혐오는 없었다. 두 사람이 다음 방송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토론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서로에 대한 예의, 즉 선을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어제 페이스북에 “유시민 전 장관의 태도는 참 품위가 있었다”며 “나도 최대한 그를 존중하면서 토론을 했고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카레오’의 실험적 시도가 어떤 의미인지는 두 사람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홍 전 대표는 방송 녹화 전 “좌우 대립이 해방 직후 좌익과 우익의 대립에 버금가게 심한데 각 진영의 유튜버가 만나 대한민국 거대 담론을 얘기하는 토론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 서두에 “알릴레오 구독자도, 홍카콜라 구독자도 편식은 몸에 해롭다”며 “한 상에서 맛보고 괜찮다 싶으면 알릴레오도 가끔 봐 달라”고 했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 그리고 갈수록 정치 편향성이 심각해지는 유튜브 환경에 대한 우려가 ‘홍카레오’의 탄생을 이끈 셈이다. 물론 현실 정치에서 한발 벗어난 두 사람이기에 가능한 시도라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둘 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당에 존재감을 키우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명분도 살리고, 실리도 챙기는 영리한 선택이 아닌가. 매체가 지상파 같은 기성 방송이 아닌 유튜브란 점도 경직되고 날 선 토론 대신 유연한 토론 진행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어찌 됐든 진보나 보수나 같은 진영 안에서만 맴도는 구독자들에게 다른 의견을 들려주는 기회를 마련한 건 분명 유의미한 일이다. 이번 토론의 패자를 굳이 꼽자면 여의도 정치인들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토론하고,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다”, “자주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사안도 있지 않을까”라는 댓글들이 결국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들 스스로가 잘 알 테니 말이다.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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