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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 ‘애국가 시청률’에 울고웃는 방송

    최근 심야 시간대에 방영되는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들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간대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종편)에서 방송되는 오락 프로그램 시청률은 2~3%를 오간다. 케이블과 종편에선 1% 이상의 시청률을 지상파의 15% 이상 시청률에 견줘 ‘대박’이라 부른다. 지난 19일 동시간대 1위 SBS 토크쇼 ‘화신, 마음을 지배하는 자’(6.9%·이하 닐슨코리아)를 비롯해 MBC ‘PD수첩’(4.7%), KBS2 ‘뮤직뱅크 인 자카르타’(3.3%)는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20일 방영된 SBS ‘짝’(6.9%),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6.0%), KBS2 ‘추적60분’(3.8%)도 마찬가지. 21일의 KBS2 ‘해피투게더’(8.2%), SBS ‘자기야’(7.2%),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스페셜’(2.8%)도 사정은 비슷했다. 흔히 ‘애국가 시청률’로 불리는 지상파 시청률 3% 이하의 프로그램들도 속출했다. 종편 심야 프로그램은 승승장구다. 21일 방영된 채널A ‘웰컴투시월드’(2.7%), MBN ‘천기누설’(2.7%), JTBC ‘썰전’(1.4%), TV조선 ‘아시아헌터익스트림’(1.4%)은 모두 고른 시청률을 나타냈다. 케이블인 tvN의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첫 방영부터 시청률 2%에 육박했다. 최근 이영자가 출연한 ‘SNL코리아’는 4% 가까운 시청률을, 군대 시트콤인 ‘푸른거탑’, ‘막돼먹은 영애씨’ 등도 꾸준히 2%를 넘나들고 있다. 이는 종편과 케이블이 지상파에선 다루기 힘든 정치, 사회 풍자와 19금 유머 등을 앞세워 틈새를 노린 덕분이다. 한 케이블 예능 관계자는 “능력 있는 PD들을 영입하고 꾸준히 투자를 늘린 것도 한 이유”라며 “시청자가 원하는 부분을 꼭 짚어주기 때문에 점차 더 인기를 얻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스타 드라마 작가, 다시 ‘흥행 보증수표’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드라마 ‘무자식상팔자’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스타 드라마 작가들의 몸값이 다시 치솟고 있다. ‘김수현 사단’이란 조어까지 만들어낸 김수현 작가가 회당 1억원 가까운 원고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일부 스타 작가에 한정된 얘기라고 하지만, 인기 작가는 흥행의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한 원고료 상승도 불가피하다.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사가 만든 드라마의 편성 여부를 결정할 때 스타 작가의 집필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열세에 놓인 종편의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스타 PD는 어려워도 스타 작가는 통한다’는 속설까지 만들어냈다.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지만, TV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방송계의 정설이다. 방송계에 따르면 드라마 작가의 수입은 단막극, 미니시리즈, 주말극 등 드라마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작가의 지명도가 영향을 끼친다. 회당 70만원부터 1억원까지 다양하다는 얘기다. 통상 작가들의 원고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와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협의해 만든 ‘지급 기준표’가 최저 수준을 결정한다. 지난해 방송작가협회가 공개한 지급 기준표에선 10분당 일일극이 24만 8950원, 주간극 30만 5080원, 단막극 42만 2820원, 코미디극 48만 3470원 등으로 나타났다. 일일극을 집필하는 작가가 한 달 평균 받는 원고료는 174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샐러리맨에 비해선 고소득으로 비쳐진다. 한 드라마 작가는 “연간 방영되는 드라마 편수가 제한된 데다, 작가는 공백기도 길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에 얼굴을 내밀려면 최소 10년 이상 무명 생활을 거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작가 수는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400여명에 불과하다. 작가들이 지급기준표에 따라 원고료를 지급받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강제성이 없어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작가가 이를 기준으로 논의해 결정한다. 물론 스타 작가들은 지급기준표를 완전히 무시한 원고료를 받는다. 회당 1억원이라는 김수현을 비롯해 임성한, 김은숙, 최완규, 문영남, 송지나 작가 역시 원고료가 회당 3000만~5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송작가 10명 중 3명꼴로 1년에 1000만원 벌기가 힘들다. 절반가량은 2000만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다. 막내 작가로 시작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드라마를 집필하는 것도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드라마 집필은 고혈을 짜내는 작업과 다를 바 없지만 작가의 현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요놈들이 다 먹네 대한민국 예능판

    요놈들이 다 먹네 대한민국 예능판

    어리다고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린이(키즈) 스타들에게 푹 빠져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SBS ‘붕어빵’ 등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키즈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유행하면서 키즈 스타들이 각종 CF, 드라마 등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키즈 스타들의 인기는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광고계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최근 농심은 ‘아빠! 어디가?’의 키즈 스타 윤후와 김민국을 ’짜파게티‘ 모델로 선정했다. ‘국민 귀요미’로 불리는 윤후는 지난달 17일 ’아빠 어디가‘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맛있게 먹는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농심 측은 “윤후가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수직 상승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뿐만 아니라 농심 홈페이지에도 윤후를 짜파게티 모델로 추천하는 고객 의견이 폭주해 짜파게티 최연소 모델로 윤후와 민국이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 방송될 예정인 이 CF에서 윤후는 6개월 기준 약 1억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민수와 윤후, 성동일과 성준 부자는 지난 17일부터 KT의 ‘올레 LTE 워프’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아빠와 함께 체험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아빠! 어디가?’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이 CF는 총 4편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아빠! 어디가?’에서 4차원 매력을 지닌 장난꾸러기 부자지간으로 인기 몰이 중인 배우 이종혁과 아들 준수 부자도 한글 학습지 CF에 출연했다. 송종국의 딸 지아도 아빠와 함께 최근 K리그 홍보 모델로 발탁됐다. 출연 아이들에 대한 각종 의류 협찬도 줄을 잇고 있다. 키즈 예능의 진원지인 SBS ’붕어빵‘이 배출한 스타들도 많다. ’붕어빵‘에 출연한 아나운서 박찬민의 딸 민하양은 지난해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SBS ‘야왕’에서 주다해와 하류의 딸 은별 역으로 출연해 아역 탤런트로 이름을 알렸다. ‘붕어빵’에서 똑소리나는 면모를 보여준 배우 정은표의 아들 지웅군도 학습지와 놀이공원 CF까지 섭렵했고 탤런트 이정용의 아들 믿음군도 지난해 SBS 주말극장 ‘맛있는 인생’을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키즈 예능’은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TV에서도 대세다. KBS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키즈 예능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고 케이블 MBC 에브리원은 지난 16일부터 MC 전현무와 배우 심이영이 네 남매의 가상 부모가 된다는 내용의 ‘오늘부터 엄마 아빠’를 시작했다. KBS 조이에서는 지난 22일까지 ‘보이프렌드의 헬로 베이비’를 방영했다. 아이돌이 아이들과 함께 꾸미는 키즈 예능 프로그램으로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시스타, 샤이니 등 정상급 아이돌로 출연자를 바꿔가며 매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키즈 예능’이 대한민국을 점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아이들은 예능계의 단골 아이템 중 하나다. 광고계에 3B(Baby, Beauty, Beast) 원칙이 있듯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다. MBC ‘GOD의 육아일기’와 ‘전파견문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키즈 예능의 특징은 리얼리티쇼의 새 모델과 가족간의 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키즈 예능’은 귀엽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짜여지지 않은 진짜 리얼리티를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면서 “기존의 ‘1박 2일’, ‘무한도전’ 등 40대 남자들의 리얼리티 예능에 다소 식상한 시청자들이 귀엽고 예측 불가능한 아이들의 모습을 리얼리티 쇼에 담은 키즈 예능을 신선하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빠! 어디가?’의 경우 5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최근 ‘키즈 예능’은 어머니보다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를 부각시켰고 남성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 20대 여성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다양한 스타일의 아버지가 나오고 그들이 아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래의 남편상을 그려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시청자는 “예전에 아이들을 키우던 추억이 떠올라 좋고 무엇보다 아버지들의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최근 ‘키즈 예능’ 프로그램들은 아이의 엉뚱함과 재미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것이 다르다”면서 “분절된 가족 관계 속에 아이들과 소통할 시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족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재미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지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전면에 나서면서 생기는 그림자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아역 스타들이 어렸을 때 받은 높은 관심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국민적인 관심이 사그라지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 실제로 윤후의 경우 인터넷에 입학식 및 학교 급식 사진, 찜질방·등산 인증샷, 미래의 모습 등 일거수일투족이 매일 생중계되다시피 하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아이들이 TV나 CF에 자주 노출될수록 사생활을 침해할 여지가 커지고 초기의 순수성을 잃고 상처를 입게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자의로 TV에 출연했다고 보기 어렵고 자아 형성 전이기 때문에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성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기적인 출연진 교체 등 제작진의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태 국장은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유명해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또래에서 누려야 할 보편적 경험이나 사고를 갖지 못한 채 사회에서 유리될 수 있다”면서 신중론을 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부조직법 기싸움 51일… ‘정치실종 연대책임’ 與·野·靑 상처뿐

    정부조직법 기싸움 51일… ‘정치실종 연대책임’ 與·野·靑 상처뿐

    지난 1월 30일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천신만고 끝에 51일 만인 2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야 모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청와대는 성과도 못 내면서 여당을 조종해 정치실종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들었다. 여당은 정치력과 협상력 부재로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또 야당은 정부조직법의 원래 목적이나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조건들을 억지로 끼워 붙이면서 발목잡기를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정부 원안 고수’라는 강경한 입장만 고수해 협상을 힘들게 했다. 지난 3일 여야는 협상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청와대의 개입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심야협상 끝에 원내대표 서명만 남겨둔 상태에서 여당 협상팀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강경 담화가 나왔다. 불필요하게 야당만 자극하고 오히려 협상을 힘들게 했다는 지적이 새누리당 안에서도 나올 정도였다. 청와대의 원안처리 지침이 오히려 여당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일방적인 당청관계를 강요한 것이 여당의 협상력 약화로 이어졌고 정부조직법 내용도 결국 야당안을 수용해 실익도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겉으로는 “정부 출범을 위해 야당의 ‘떼쓰기’를 통 크게 감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협상결과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여권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물론 친박계 일부에서도 “도대체 지도부가 뭘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조해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도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할 것 같았으면 지난 월요일(18일), 아니면 화요일에는 본회의 통과까지 다 가능했다”고 말했다. 막판 협상에서 지상파 허가권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잔류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허가 때 방통위 사전동의제 등 요구조건이 다 반영됐다며 작은 승리에 고무된 야당도 상처를 입었다.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방송중립성 등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 정부조직법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정작 문제가 많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도부의 전략부재도 있었다. 방송의 공정성을 주장하던 민주당은 협상 중반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오히려 야당이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역공에 시달렸다.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통과되긴 했지만 정치 쟁점이 산적해 있어 또 다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박 대통령이 이날 임명하면서 남아 있는 검찰총장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남은 인사청문회 결과는 물론 시기도 예단하기 쉽지 않게 됐다.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 등 2건의 국정조사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서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방송통신·주파수 업무 미래부·방통위로 양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가 드디어 출범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실체 없이 겉돌던 미래부도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 등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파수, 방송 등 정책업무가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면서 곳곳에서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래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콘텐츠, 연구·개발(R&D) 등 기능도 부처로 분산돼 ‘칸막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발목을 잡았던 정보통신기술(ICT) 부처 간 갈등이 또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통위 고위 공무원은 이에 대해 “미래부와 방통위의 원활한 업무 소통을 위해 정책협의체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부와 방통위의 행정은 사실상 이원화됐지만 업무 연관성을 감안해 미래부와 방통위의 인사교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 협상과정에서 미래부와 방통위는 주파수 배분, 방송사업자 허가 등의 업무를 나눠 가짐으로써 방송통신 업무가 두 갈래로 쪼개졌다. 주파수 정책의 경우 통신용 주파수는 미래부가, 방송용 주파수는 방통위가 각각 관리를 맡고 신규·회수 주파수의 분배·재배치는 국무총리실 주파수심의위원회에서 담당한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놓고 미래부와 방통위가 각각 통신업계, 방송업계를 대변하며 양측이 대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방송정책을 놓고도 사사건건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미래부 업무로 예상됐던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허가·재허가 권한은 방통위로 넘어갔다.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명분 외에도 주파수 정책이 두 기관으로 나눠진 탓도 크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의 허가·재허가 권한을 갖되 미래부에 무선국 개설 등에 관한 기술적 심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허가·재허가 결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상파 방송의 허가·재허가 과정에서 미래부와 방통위 간 이견이 노출될 경우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미래부는 우여곡절 끝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등 뉴미디어정책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방통위의 강력한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래부가 SO, 위성방송을 허가·재허가하거나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려면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얻도록 했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엔 SO, 위성방송을 허가 또는 재허가할 수 없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사설] 쪼개진 ICT 부처 칸막이 없애 극복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타결됐다. 법안이 제출된 지 51일 만이며, 이로써 박근혜 정부도 출범 25일 만에야 정상 가동하게 됐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협상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원안이 많이 훼손돼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도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정보통신기술(ICT)진흥 기능을 이렇게 쪼개려고 요란을 떨었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KBS 등 지상파방송의 허가·재허가권을 방송통신위에 그대로 두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사업변경 허가권은 미래부에 주되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는 데 최종 합의했다. 애초 새누리당은 방송정책의 일부 규제 부문을 방통위에 두고 진흥 부문만 미래부로 옮기는 안을 갖고 민주당과 협상에 나섰다. 협상은 민주당이 인터넷방송(IPTV), SO 등 뉴미디어를 독임제 장관 아래에 두면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며 제동을 걸면서 꼬여 버렸다. 이후 수정안을 놓고 테이블에 앉았지만 협상을 할수록 기능은 찢어져 누더기가 됐다. 주파수정책 등 다른 ICT 기능도 미래부와 방통위, 총리실 등에 분산배치돼 번지수도 찾기 힘들게 됐다. 문제는 누더기가 된 ICT정책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다. 방송의 규제와 진흥은 전문가도 구분하기 애매한 부분이 많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 합의제 기관인 방통위의 정책결정 과정에 정치적 이해 관계가 개입돼 미래부의 진흥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을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는 이런 부작용을 지난 정부 5년간 뼈저리게 느껴왔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은 ‘정부 3.0’이다. 정부 3.0은 쌍방향 시대의 흐름에 맞춰 소통과 융합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융합콘텐츠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뼈대다. 미래부와 방통위의 정책은 컨버전스, 즉 융합을 배제하면 그 존재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새 정부가 공룡부처란 지적을 받으면서도 방송통신정책을 미래부로 옮기고자 했던 것에는 이런 속내가 있었다. 여야는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공히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국민은 정치력 상실 현장을 똑똑히 보았다. 타결 뒤 “한판승했다”는 민주당의 생각은 이런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다. 이는 정치권이 방통위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정파적 기준을 들이대지 않아야 한다는 엄중한 요구이기도 하다. 미래부는 방송통신을 융합하는 정책으로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ICT 정책은 부처 칸막이를 없애는 소통 과정에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창조경제의 성공은 두 부처가 어떤 모습으로 융화되느냐에 달렸음을 명심해야 한다.
  • 정부조직법 막판 쟁점 타결… 22일 본회의서 처리

    정부조직법 막판 쟁점 타결… 22일 본회의서 처리

    여야가 21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지연시킨 지상파 인허가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변경허가권 등 막판 쟁점에 전격 합의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지난 1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타결 후 지상파 허가권 등 막판 미세 쟁점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여야 간 대립이 해소됨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의 법적 처리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국회는 22일 오전 11시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한 40개 법률안을 일괄 처리할 방침이다. 여야는 이날 당초 정부조직법 개정안 합의가 파기되는 논란을 불러왔던 ‘지상파 허가·재허가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허가권’ 등 쟁점사항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합의안은 지상파 허가·재허가권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관으로 하되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방송의 허가·재허가를 할 때 주파수 관련 기술심사를 하자는 것이다. 여야는 당초 방송용 주파수는 미래부가, 통신용 주파수는 방통위가 관할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합의 정신을 살려 미래부가 주파수에 대한 검토는 하지만 방통위에 최종 권한을 주는 타협안인 셈이다. 개정안 합의 파기 뒤 지상파 허가권은 미래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주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SO의 변경허가권은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데 합의했다. 여야의 합의에는 SO의 인허가는 방통위 권한으로 한다고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은 변경 허가의 경우 합의문에서 논의하지 않은 만큼 당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안대로 미래부가 권한을 가진다고 주장했던 것에서 사전 동의로 타협한 것이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 뒤 한 달이 지나도록 정부조직법이 통과가 되지 않아 결국 여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은 “당초 17일에 합의했던 정신을 되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이런 내용의 방송법·전파법·방송통신위설치법 개정안을 22일 오전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오후 8시쯤 여야는 잠정 합의를 했지만 또다시 합의 내용에 대한 이견을 보여 이날 국회 본회의 처리는 무산됐다. 극적 타결 직전에 또다시 처리가 무산되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전화통화를 하고 22일 오전 11시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하는 등 배수진을 쳤다. 본회의에 앞서 문방위와 법사위 등 관련 상임위를 열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쟁점 사안인 지상파 방송 허가권과 SO 변경 허가권을 놓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협상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강창희 국회의장은 오전 여야 원내대표단을 불러 모아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이 새누리당 측과 대면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여야 원내대표단과 강 의장의 5자회동은 불발됐다. 각자 시간 차를 두고 강 의장을 방문해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이재연 기자 osa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은행거래·체크카드 결제 2시간 올스톱… 용무 급한 고객 발동동

    [방송·금융 전산망 마비] 은행거래·체크카드 결제 2시간 올스톱… 용무 급한 고객 발동동

    20일 해킹에 의한 전산망 공격으로 금융권과 방송가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은행 거래와 체크카드 사용이 한때 전면 차단되면서 고객들의 불편과 혼선이 극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고객 피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전액 보상하도록 지시했다. 신한은행은 오후 2시 15분부터 갑자기 내부망 접속이 끊겼다. 영업점 창구업무가 마비됐고 인터넷뱅킹·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등이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신한은행 본점은 ‘전산장애로 업무처리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장애가 복구되는 대로 금일 중 처리가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는 업무시간과 상관없이 처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입구에 붙였다. 이창석(58)씨는 “급하게 처리할 업무가 있어 을지로 근처의 신한은행 세 곳을 갔는데 모두 안 돼서 화가 난다”면서 “예금한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 트위터 아이디 ‘@ove**’는 “전 재산이 신한은행에 있는데”라고 했고, ‘@ocs**’는 “오늘 월급날인데 신한은행 마비ㅠㅠ”라고 썼다. 오후 4시쯤 전산망이 복구됐지만 신한은행은 영업시간을 평소보다 두 시간 늘린 오후 6시까지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컴퓨터 시스템상 문제일 뿐 예금이나 대출한 돈에는 이상이 없으니 안심하라”면서 “정보개발부에서 원인 파악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대규모 전산 장애로 홍역을 치렀던 농협은 전산 공격에 노출되자 사색이 되다시피 했다. 오후 2시 15분쯤 중앙회와 은행 영업점에서 일부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마비됐다. 농협은 즉각 영업점을 포함한 모든 사무소의 PC, 단말기 및 자동화기기의 랜선을 분리시켜 피해 확산을 막았다. 농협 측은 “메인 서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오후 3시 45분쯤 전산망이 복구됐지만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전산망이 마비될 경우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증권사들은 이날 공격을 받지 않았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하나대투증권은 사내 메신저와 이메일 시스템 접속 등을 차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공용 단말기나 사용자가 없는 컴퓨터의 전원을 끄기로 했다. SK증권은 21일 오전 8시까지 고객용 컴퓨터를 한시적으로 멈춘다. KBS, MBC, YTN 등 방송 3사는 오후 2시 10분쯤부터 사내 전산망이 마비돼 업무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 송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사무실 전산망은 물론 일부 방송용 편집기기까지 다운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KBS 관계자는 “재부팅을 하라는 메시지에 따라 PC를 재부팅하면 ‘파일이 삭제됐다’는 신호가 떴다”면서 “긴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외부 전산망을 차단하고 모든 PC의 전원을 껐다”고 전했다. 각 방송사의 보도국 기자들은 휴대전화로 원고를 부르거나 손으로 써 팩스로 전송했다. 24시간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는 YTN의 피해가 가장 컸다. YTN 관계자는 “뉴스 진행 도중 사내 PC가 다운되더니 재부팅이 안 됐다”며 “컴퓨터 500대 정도가 불능상태”라고 전했다. 라디오국과 드라마국 등 제작 분야도 피해를 봤다. 한 지상파 방송의 라디오국 관계자는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음원을 가져와 신청곡을 틀어주는데, 전산망 마비로 해당 가수의 CD를 직접 찾아 방송했다”며 “온라인으로 청취자 사연과 문자를 받는 게 불가능했고 생방송 진행을 위한 ‘큐시트’를 볼 수 없어 원고를 직접 손으로 써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SBS는 이번 사태와 관련,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SBS 관계자는 “내부 전산망 장애 같은 이상 징후는 없었다”면서 “피해를 입은 방송사들과 달리 우리는 다른 통신망을 주로 사용하는 게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과 관련, 한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KBS와 MBC는 공영방송이고 YTN은 24시간 보도 전문채널이라 표적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국가기간방송이자 재난방송인 KBS가 피해를 입어 공영방송의 보안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KBS 관계자는 “이번 해킹으로 10%의 인터넷 전산망만 피해를 입었다”면서 “나머지 90%의 방송망은 뚫리지 않았고 방송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인터넷 해킹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케이블·위성·IPTV 사업자 “지상파 재송신 공동대응”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사업자 대표로 구성된 ‘플랫폼사업자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과 CPS방식(유료방송 가입자당 지상파 시청료 과금)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상파 재송신 관련 협상은 공동대책위 이름으로 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공대위는 “지상파방송 3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유료방송사들에게 CPS를 관철시키고 있다. 지상파 시청료 부담 및 재송신 중단 사태 등 지속적인 시청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여야, SO변경허가 - 지상파 인허가권 합의문 해석 충돌

    여야, SO변경허가 - 지상파 인허가권 합의문 해석 충돌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개편 관련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합의문 해석을 놓고 이틀째 충돌을 빚으면서 처리에 실패했다. 이날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는 지상파 방송 최종 허가권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변경 허가권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작성된 여야 합의문 9번 조항을 보면 ‘기술된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은 새누리당이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대로 한다’고 돼 있다”면서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들고 나온 민주통합당이 법률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신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각각 담당하는 것이 합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큰 틀에서 합의해 놓고 합의문에 없다는 이유로 틈새를 노리는 것은 합의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은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미래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에 전파방송관리와 주파수 정책 관련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하는 것으로 명시됐다는 이유에서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 직제에 무선국 허가는 전파방송관리과의 소관 업무로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합의문에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통위 소관으로 한다’, ‘지상파 방송정책 업무는 방통위에 존치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지상파 방송 허가권도 방통위에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SO 변경허가권을 두고 새누리당은 “방송의 공정성 담보를 위해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항목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SO 변경허가권도 미래부 이관 업무인 만큼 허가·재허가권과 함께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계속 합의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면 협상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전도 이어졌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허가의 개념에 변경허가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목욕탕에 가서 샤워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자 새누리당 김 수석부대표는 “1, 2층에 목욕탕과 헬스장이 있다고 할 때 한 번 돈 냈다고 모두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문방위 여야 간사는 밤 늦게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각자 지도부와 협의한 뒤 다시 만날지, 원내대표 간 정치적 합의에 맡길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가 21일에도 예정돼 있어 막판 처리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본회의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함성득 교수 알선수재 혐의 구속영장

    함성득 교수 알선수재 혐의 구속영장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함성득(50) 고려대 교수에 대해 수사<서울신문 3월 15일자 10면>를 벌여 온 검찰이 20일 함 교수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사선상에 함 교수 외에 이명박 정권의 핵심 인사인 김모 전 청와대 비서관,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료, 인터넷쇼핑몰 옥션의 임원 등이 올라 있어 검찰 수사에 따라 사건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함 교수가 2008년 7월부터 2009년 3월까지 공정위 고위 관료를 통해 옥션과의 광고 대행 계약 유지, 수수료 인하 방지 등을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온라인 검색광고업체 P사 대표 윤모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등 6190만원과 벤츠 승용차 리스료 167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2008년 7~10월 윤씨로부터 사업 투자 알선 등을 위해 김 전 비서관에게 금품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네 차례에 걸쳐 9000만원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취득)로 지상파 방송사 자회사 이사 김모(49)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P사 부사장 박모씨로부터 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초등학교 동창인 함 교수와 김 전 비서관 사건에 공통으로 연루돼 있는 만큼 이번 로비 사건을 규명할 핵심 인물로 보고 최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메일 등을 확보했다. 2008년 7월 이후 김씨의 금융 거래 내역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비서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씨는 알고 지낸 지 10년도 넘었지만 사업 관련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 사람이 당시 청와대 실장, 수석급 등 친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한테 부탁할 이유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윤씨는 함 교수와 김씨에 대한 금품 제공 여부에 대해 “지금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면서 “변호인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함 교수와 김씨가 실제 공정위 인사나 김 전 비서관에게 청탁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 관료나 김 전 비서관 연루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與 명분·野 실리 챙기기… “성장동력 미래부 설립 취지 퇴색”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與 명분·野 실리 챙기기… “성장동력 미래부 설립 취지 퇴색”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타결의 물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무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면서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이라는 ‘명분’을, 민주통합당은 방송 공정성 확보라는 ‘실리’를 각각 챙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로 상징되는 성장동력을 한 바구니에 담겠다는 미래부 설립 취지는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가 17일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SO 등 뉴미디어 관련 업무는 미래부가 맡게 된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원안이자 새누리당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신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제시한 방송 공정성 확보 방안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우선 미래부 장관이 뉴미디어 사업에 대해 허가하거나 관련법을 바꿀 때는 방통위에 사전 동의를 얻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방송 공정성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4월 임시국회에서는 SO 채널배정권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ICT 산업진흥정책을 조정하기 위한 ‘ICT 진흥 특별법’ 등을 6월 임시국회에서 다루기도 한 것도 민주당의 제안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방통위 업무 중 SO와 위성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뉴미디어에 대한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은 미래부가 담당하고, IPTV(인터넷TV) 관련 업무와 방송의 공정성과 무관한 비보도 부문도 미래부에 이관된다. 반면 지상파 방송과 보도·종합편성 방송프로그램공급(PP), 방송 광고 등은 방통위가 기존 방식대로 맡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합의 내용이 ‘반타작’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가진 회동에서 꼽은 미래부의 3대 핵심 사업(SO, 주파수, 개인정보보호정책) 중 SO 업무는 본인의 뜻을 관철시킨 것이다. 반면 개인정보보호정책은 현행대로 방통위에 남는다. 주파수 문제에서는 ‘절충안’이 채택됐다. 통신용의 경우 미래부가, 방송용은 방통위가 각각 관리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15일 청와대 회동에서 당 지도부가 야당과의 합의를 위해 박 대통령의 양해를 이끌어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제3의 안’으로 조정됐다. 인수위는 당초 대통령 직속에서 미래부 산하로 바꾼다는 계획이었으나, 여야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결론 냈다. 다만 원자력안전위의 원자력 기초 연구개발(R&D) 기능은 미래부가 주도한다. 또 당초 미래부에 넘기기로 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 기능도 미래부와 교육부가 나눠 맡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미래부 소속기관으로 규정된 우정사업본부도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미래부와 별도 직제로 운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야 협상안만 놓고 보면 성장동력을 주도하겠다는 미래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당장 관련 예산만 인수위 원안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또 농림축산부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변경하기로 했다. 부처 명칭이 원안과 다르게 바뀌는 것은 박근혜 정부 17개 부처 중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일하다. 이날 합의 내용에 대해 방통위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 정책을 이원화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정책 수립에도 혼선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와 미래부로 ICT 관련 업무가 나눠지면 효율적인 업무와 자원관리, 각종 사안에 대한 민첩한 대응 등이 어렵게 되고 민간업체도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함성득 교수, 돈 받고 공정위 조사무마 청탁 의혹

    함성득 교수, 돈 받고 공정위 조사무마 청탁 의혹

    대통령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함성득(50)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이명박(MB) 정권의 핵심 인사였던 김모(50)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서도 투자 관련 의혹을 포착하고 수사선상에 올려놔 정권 초기 유력인사들에 대한 검찰 전방위 수사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임관혁)는 함 교수가 한 지상파 방송사의 자회사 이사인 김모씨로부터 A업체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함 교수가 2008년 7월부터 2009년 3월 사이 김 이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 기간 동안 함 교수와 김 이사 등 10여명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함 교수가 실제로 정부 고위 인사에게 청탁을 했는지를 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점은 함 교수의 알선수재”라면서도 “수사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서 향후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함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이사는 초등학교 동창이고 제일 믿는 친구”라면서 “알선을 한 적이 없고, 검찰이 부르면 출석해 보관 중인 자료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알선 대가로 금품도 건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해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함 교수와 김 이사의 커넥션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비서관이 청와대 근무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P업체 대표 윤모씨의 사업에 투자를 알선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 과정에서 김 전 비서관의 외압 행사가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김 전 비서관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은 B씨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의 금융거래 내역도 훑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은 현재 수사대상”이라면서 “(투자) 알선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이 지인들을 상대로 투자 권유 여부를 조사하고 있던데 난 검찰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윤씨는 2008년 6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만났고 청와대 있을 때도 한번 만났다. 당시 윤씨의 사업이 망했었는데 투자하라고 권할 이유가 없었고, 설사 투자를 권유 했다고 해도 그게 큰 죄가 되느냐”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국내 첫 ‘미디어협동조합 방송’ 출범, 성공 열쇠는…

    국내 첫 ‘미디어협동조합 방송’ 출범, 성공 열쇠는…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내세운 ‘국민TV’가 이달 초 공식 출범했다. ‘국민TV’는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미디어협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새로운 방식으로 발족했으나, 과연 작명한 대로 ‘국민TV’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선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AP통신이, 국내에선 일부 지역의 풀뿌리 신문사들이 협동조합을 표방해 왔다. AP통신은 신문사와 방송국을 가맹사로 둔 비영리 협동조합이라는 게 차이점이다. 선키스트나 FC바르셀로나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 기업으로 불황에도 잘나가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수익 창출도 꾸준하다. ‘국민TV’는 또한 자본 확충 과정에서, 1988년 ‘대중 정론지’를 표방하며 창간한 한겨레신문의 국민주 방식과 다른 길을 택했다. 국민주 방식은 지분 크기에 따라 투표권이 커지지만, 협동조합은 계좌 수에 상관 없이 1인 1표 행사가 가능하다. 조상운(전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국민TV’ 사무국장은 11일 “설립준비위가 지난해 12월 22일 첫 모임을 가진 뒤 수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 1월 협동조합 형태로 출범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서울시청 신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선 500여명이 참석해 초대 이사장으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을 선임했다. 상임이사로는 정운현 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 최동석 한양대 특임교수,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비상임 이사로는 강동균 전 MBC 라디오국장, 김정란 상지대 교수, 이재정 변호사 등이 뽑혔다. 최근 해직된 이상호 전 MBC 기자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18대 대선 뒤 일부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편향성을 비판하며 태동한 만큼 진보진영의 색채가 강하다. ‘국민TV’가 외부적으로 밝힌 목표 자본금과 조합원 수는 각각 500억원과 100만명. 지난달 28일까지 2주간 벌인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모집에서만 1009명이 10억 9400만원의 출자금을 모았다. 1계좌당 출자금은 5만원, 조합원의 월 회비는 1만원 안팎이다. 내부적으론 10만여명의 조합원을 모집해 50억원 이상의 자금만 마련하면 방송사의 지속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TV’의 법인명인 ‘미디어협동조합’ 측은 당분간 조합원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음 달까지 1차 조합원 모집을 끝내고 출자금의 규모에 따라 방송국 크기와 장비, 인력 등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상반기 시험방송을 거쳐 하반기 중에는 시사보도 중심의 정규 방송에 도전한다. 매일 4시간 분량의 자체 방송을 제작해 하루 6차례 반복하는 24시간 방송을 구상한다. 방송 송출 플랫폼은 인터넷 기반 방송 콘텐츠 서비스인 ‘OTT’(Over the Top) 방식이 유력하다. 미국의 넷플릭스, 훌루, 우리나라의 티빙, 푹(POOQ)처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정용 TV에도 별도의 OTT용 셋톱박스를 부착하면 방송을 볼 수 있다. 아날로그 TV가 디지털로 송신하는 지상파방송의 직접 수신을 위해 셋톱박스를 다는 것과 비슷하다. 케이블이나 IPTV로 분류되지 않아 당장 미래창조과학부나 방통위의 인·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조 사무국장은 이날 “스마트TV와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며 “인터넷 방송으로 경쟁력을 키운 뒤 케이블의 보도채널이나 종편 형태로 영역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송출방식을 철저히 거부한 ‘국민TV’의 선택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가정용 TV로 시청하려면 셋톱박스 설치에 별도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다. 전체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보는 상황에서 굳이 국민TV를 보고자 추가로 셋톱박스를 달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OTT를 ‘부가 IPTV사업’으로 규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진보진영의 인터넷방송인 ‘라디오21’이 청취자층을 확장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기성 방송 송출 플랫폼을 확보할 필요성 등이 제기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병과 오진/정기홍 논설위원

    #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 수주일째 계속된 선배의 쉰 목소리에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의사가 목이 조금 부은 정도라 한다”며 쓸데없는 걱정이란 말투다. 그의 자존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지상파방송의 목건강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다가 기분이 언짢아 채널을 돌렸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은 내가…”라며 뻐기던 그 선배는 요즘 병원에 자주 들러 진단을 받는다. # 병원을 다녀온 아내가 시무룩하다. “지방 병원의 오진으로 갑상선암 수술을 한 게 후회된다”는 한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서 “내 수술도 오진이었을까”하는 생각에 의사의 얼굴 보기가 싫었단다. 요즘에도 “수술 전에 몇 군데 더 다녀볼걸 그랬나”라며 낙심이 크다. 수술한 의사에 대한 불신이다. 50대의 두 건강 자화상이다. 의사가 들으면 초풍하겠지만 오진 사례는 심심찮게 들리고, 그 연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가 있다. 의사도 사람일진대 오진(誤珍)과 과진(過珍)은 있지 않겠는가. 병원에 자주 가든, 주치의를 믿든 그게 건강하고 길게 사는 방편이라면 옳은 것이다. 그런데 왜 이게 잘 안 될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갑자기 폐지하고 자막 통보… 예의 없는 예능

    지상파 방송사들의 잇따른 예능프로그램 폐지가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경쟁사 프로그램에 대한 견제 심리와 함께 시청률에 쫓기는 방송사들의 고질적인 불안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tvN의 ‘SNL코리아’나 jTBC ’썰전’, MBN ‘황금알’ 등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의 예능이 힘을 얻으면서 시청률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KBS 예능국은 최근 7회까지 방송한 ‘달빛프린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1박2일’마저 수술대 위에 올렸다. ‘달빛프린스’는 평균 3~4%의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던 터라 제작진은 대폭 수술에 들어간다. 진행자 강호동만 남기고 제목과 형식을 모두 바꾼다는 점에서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남자의 자격’ 폐지는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다. 2010년 5월 첫 방송 이후 3년간 진행하면서 소재 고갈에 직면했다. 같은 시간대의 MBC ‘아빠! 어디 가’와 SBS ‘K팝스타2’에 밀리는 등 외부적인 상황이 작용했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도 시즌2부터 1년간 프로그램을 맡아온 최재형 PD가 물러나는 등 큰 틀의 변화가 예고된다. 앞서 MBC는 지난 1월 야심 차게 막 올린 ‘토크클럽 배우들’을 지난 4일 7회 만에 문을 내렸다. 8년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놀러와’의 후속작이었으나 시청률이 2.4%까지 떨어지며 고전했다. 방송 말미에 출연진 멘트도 없이 자막으로 짤막하게 종영 소식을 전한 것은 전작인 ‘놀러와’와 닮은꼴이다. 이런 조기 종영은 지난해 KBS와 MBC 등 방송사 파업이 극에 달하며 봇물 터지듯했다. 과도한 성과주의에 흔들렸던 MBC는 프로그램 14개를 조기에 폐지했다. 이 중 파일럿 프로그램이 7개였다. 파업에 따른 간판 예능의 결방을 대체하려고 ‘신동엽의 게스트하우스’, ‘반지의 제왕’ 등 파일럿 프로그램을 쏟아냈고, 모두 하루 만에 접었다. 정규 프로그램 중에서는 ‘일밤’의 ‘룰루랄라’, ‘남심여심’, ‘승부의 신’ 순으로 4개월마다 한 번씩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폐지했다. ‘정글러브’, ‘주얼리하우스’,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 등은 각각 2개월 만에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갑작스러운 폐지와 자막으로 폐지 통보하는 것은 방송사가 시청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로그램의 폐지는 리스크까지 감수하고 나선 방송사의 선택이지만, 출연진과 시청자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종료를 자막으로 알리는 것 등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장관 일 손떼고 차관·차관보도 옮겨… 재정부 업무마비 ‘공황’

    박근혜 대통령 취임 9일째를 맞은 5일까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는 전체 17명 가운데 7명으로 늘어났지만 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이들이 취임하지 못함에 따라 행정부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조직개편 대상이 되는 부처의 인사도 무기한 보류됐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3일로 예정돼 있어 ‘식물 정부’가 장기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처 장관을 우선 임명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심각하다. 박재완 장관은 사실상 재정부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고, 장관을 대신해 현안을 챙길 두 명의 차관도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제윤 제1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고 김동연 제2차관은 국무총리실장으로 임명됐다. 주형환 차관보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차관이 아직 재정부로 출근하고 있지만 청문회 준비도 해야 해 차관 업무에 전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인사 폭이 커지면서 연쇄 후속 인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실정이다. 한 재정부 직원은 “삼삼오오 모이면 자연스레 화제가 (인사) 하마평으로 옮겨가 일이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은 개인사무실이나 자택 등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 인근에 있는 대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보고 있다. 윤 후보자는 수시로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장관과 윤 후보자 양 측이 현안 업무를 다루는 ‘한 지붕 두 장관’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윤 후보자가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이전에 현재의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개정안 통과 후 외교부로 명칭과 조직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다시 취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앞서 인사청문요청서에 ‘향후 부처 명칭이 바뀌어도 기존 청문회로 갈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부칙을 달아 정부조직법 통과 이후 인사청문회를 다시 열 필요가 없도록 조치했다. 앞서 지난 4일 청문보고서가 통과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업무는 하지 못하고 있다. 황 후보자는 주로 자택에 머물면서 업무 파악 및 검찰 개혁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후보자의 임명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통상 청문보고서가 국회에서 처리되면 바로 임명됐는데 새 장관 임명이 미뤄지고 있어 업무 공백 사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질수록 검찰총장 공석 사태도 길어질 가능성도 높다. 국토해양부는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택시지원법안 제정, 철도경쟁력체제 마련 등 시급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컨트롤 타워 부재로 처리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처리했어야 할 과제였지만 정치권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방향을 정하기로 했던 사안들이다. 때문에 현직 장·차관도 현안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실무자들 역시 일상 업무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교통담당 공무원은 “현안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여야 간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빨리 정부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거쳐 확정해야 하는데 방향타를 잃고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들이 일손을 놓은 채 개점휴업한 상태다. 새 정부 들어 부활하는 해양수산부는 조직 안정화가 시급하고 부처 밑그림 업무를 그려야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일반 업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해양업무 공무원은 “장·차관도 없고 조직도 없으니 부처 업무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조직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지식경제부와 우정사업본부 등의 직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부처 이동 등을 이유로 ‘정부구매카드’를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정부 구매카드는 업무에 필요한 비품 구입이나 각종 회의 때 간식과 식사 등 업무추진 비용을 쓰는 신용카드이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방통위에 남을 수도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로 이동할 수도 있는 유료방송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주파수 경매, 휴대전화 보조금, 지상파 재송신 제도 개선 등 주요 현안엔 손도 못 대고 산적해 있다. 실제로 7일 예정돼 있던 방통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무이관이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연관이 없는 황 후보자와 방하남 고용노동부·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신임 장관으로 임명하더라도 문제가 없음에도 임명을 하지 않는 배경에는 ‘국정 공백’에 따른 야당 압박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대외 알림용’이라는 시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찔끔찔끔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법무부 장관 등 일부가 임명되더라도 국무회의를 열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만큼 야당이 통 큰 결단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처종합·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뉴미디어 시대 ‘고무줄 시청률’… 올드한 조사방식을 바꿔라

    뉴미디어 시대 ‘고무줄 시청률’… 올드한 조사방식을 바꿔라

    #1 예능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불린 MBC ‘무한도전’. 최근 2주간(2월 23일, 3월2일)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10.9%)와 선두(14%)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으로도 시청이 가능한 실시간 앱TV ‘티빙’에선 50%에 가까운 탄탄한 시청 점유율을 자랑했다. ‘티빙’의 가입자는 420만명 수준. #2 평균 시청률 6~7%에 머물던 케이블채널 엠넷의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도 마찬가지. 스마트기기를 통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며 웬만한 지상파TV 프로그램의 시청률 40%대와 맞먹는 큰 인기를 누렸다. 현행 시청률 집계 방식은 ‘유튜브’ 등에 접속해 스마트기기로 시청하는 시청자를 배제하고 있다. 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태플릿PC, 지상파DMB, IPTV, 앱TV 등 스마트기기와 매체가 늘어나면서 기존 피플미터 방식의 시청률 집계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표본(패널)가구의 TV에 수상기를 설치해 산정하는 시청률로는 스마트기기의 확산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가 필요한 제작사와 광고주들은 골치를 앓고 있다. 현재 국내 시청률 조사 회사는 닐슨코리아와 TNmS의 단 두 곳뿐. 하지만 같은 날 방영된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시청률마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확보한 4000여 가구 안팎 표본가구의 성향이 다르고 조사방식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KBS와 같은 지상파방송과 YTN 등 케이블채널, JTBC 등 종합편성채널은 시청률 표본집단이 서로 달라 시청률의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물밑에선 조심스럽게 다양한 시청률 조사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4월부터 케이블TV나 IPTV 사업자 사이에서 셋톱박스를 활용, 유료방송 시청가구의 시청률을 초단위로 집계하는 리턴패스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CJ헬로비전과 C&M강남방송, KT스카이라이프 등이 이를 채택했다. 또 닐슨코리아는 TV와 모바일PC의 시청률 정보를 동시에 집계하는 통합패널방식을 추진 중이다. 황성연 닐슨코리아 연구위원은 “TV처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부터 방송 시청 내용을 피드백하는 패널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 4월쯤 신문방송학과 교수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닐슨코리아 측의 이 같은 시도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연말쯤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다만 스마트기기의 방송시청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설치하는 프로그램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미국 닐슨 본사도 올가을부터 지상파·케이블 TV에 한정했던 전통적인 시청률 조사방식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IPTV나 애플TV 등 별도의 셋톱박스 장착 TV까지 표본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아이패드 등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TV시청은 물론 TV콘텐츠 공급 사이트인 ‘훌루’나 ‘넷플릭스’ 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까지 반영한다는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작업도 검토 중이다. 손재권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연구원은 케이블TV협회지인 ‘인사이드케이블’에 기고한 글 ‘닐슨과 빌보드의 결단’에서 “한국으로 치면 앱TV인 ‘티빙’, ‘에브리온’, ‘푹’의 서비스 시청률까지 포함해 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사방식이 현실화할 경우 시청률 시장은 요동칠 전망이다. 모바일기기와 가정용TV에서의 시청률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이 지난달 14일 공개한 ‘드라마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건수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T스토어에선 ‘보고 싶다’(26.3%), ‘학교 2013’(23.7%), ‘전우치’(14.2%), ‘7급 공무원’(8.2%) 등의 판매 비중이 높았다. 반면 ‘내 딸 서영이’(4.1%), ‘마의’(2.2%) ‘메이퀸’(1.2%)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자는 10~15%대의 TV ‘본방’ 시청률을 보인 반면 후자는 20~40%대의 ‘대박’ 프로그램이었다. 지상파 TV와 같은 올드매체를 소비하는 연령대가 40~50대이고, 스마트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층이 10~20대의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언제까지고…오 그대여 변치 마오

    언제까지고…오 그대여 변치 마오

    짧으면 한 달, 길어야 석 달 안에 프로그램의 생사가 판가름 난다는 방송가에서 10년 이상 장수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소리 없이’ 오래 가는 이 프로그램들은 매 시즌 치열하게 전개되는 지상파 방송국 간 편성 전쟁을 겸연쩍고 부끄럽게 만든다. TV와 라디오에선 각각 EBS의 ‘장학퀴즈’(40년), KBS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49년)가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이다. 기념비적이지만 제작진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하다. “방송은 삶이며 시청(청취)자와 소통하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1980년 11월 막 올린 ‘전국노래자랑’은 30년 넘는 세월 동안 KBS의 간판 프로그램 역할을 해 왔다. 이미 1648회를 넘겼고, 내년 상반기 1700회를 맞는다. 일요일 오전 안방극장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며 시청자와 고락을 함께했다. 방방곡곡의 숨은 재주꾼을 찾아내 ‘슈퍼스타K’ 등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조로도 불린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TV유치원’(1982년 9월)도 최근 8750회를 넘겼다. 예능에 ‘전국노래자랑’이 있다면 시사고발 프로그램에는 ‘추적 60분’(1983년 2월)이 있다. 지난달 27일 1065회를 맞았다. 그동안 영생교, 천안함 등 사회적 의제를 제시했다. 강희중 PD는 “시청자의 기대치와 요구가 더 높아지고 내·외부의 압박도 커졌다”면서 “전문성, 심층성, 현장성을 강화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MBC의 ‘출발! 비디오 여행’(1993년 10월)은 올해 중순쯤 10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의 영화 전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단편적인 영화정보를 알려주던 예전 프로그램과 달리 1시간 동안 영화 소식만을 소개한다.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1991년 5월)은 지난달 940회를 넘겼다. 광우병, 4대강사업 등 사회적 이슈를 몰고 다녔으나 정치적 외풍에 휘말리며 최근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SBS에선 ‘TV동물농장’(2001년 5월)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말 600회를 맞았다.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소통을 추구한다는 의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일요일 오전 같은 시간대 최강자다. 첫 방영 당시 ‘동물의 왕국’이나 ‘퀴즈탐험 동물의 세계’에 한정됐던 동물 소재 프로그램의 영역을 한 단계 넓혔다는 평가를 들었다. 박두선 PD는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솔직 담백하게 교감하며 ‘진정성’을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600회를 맞은 ‘도전 1000곡’은 2000년 처음 방영됐다.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란 타이틀을 얻은 데는 가수, 탤런트, 작곡가, 아역배우 등 직업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 출연진이 일조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1998년 5월)도 지난해 7월 700회를 맞았다. 별난 사람들의 별난 삶의 방식을 담아 왔다. 지난달 18일 방송 40주년을 맞은 EBS의 ‘장학퀴즈’(1973년 2월)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횟수만 1950회, 출연자 수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출연자만 600명에 가깝다. 장학퀴즈는 MBC에서 첫 방영됐다. 정동 MBC에서 녹화가 있는 날이면 경찰이 나서 인파를 통제해야 할 정도였다. 1996년 10월 종영돼 공백기를 거친 후 1997년 1월 EBS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영홍 EBS PD는 “40년간 고교생 전문 퀴즈프로그램이란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면서 “이곳을 거쳐간 유명인은 가수 김광진, 한수진 전 SBS 앵커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라디오에선 유독 장수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매체의 특성상 프로그램 진행자만 바꿔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내년 50주년을 맞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가 대표적이다. DJ 유영석이 “학창시절 이불 속에서 이 프로그램을 들으며 가수의 꿈을 키워 왔다”고 말할 정도다. 22년 전 처음 방송된 심야 음악프로그램 ‘음악세계’, 15년간 매일 직장인의 출근길을 열어온 ‘황정민의 FM대행진’도 빼놓을 수 없다. MBC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1969년 3월), ‘싱글벙글쇼’(1973년 6월), ‘2시의 데이트’(1975년 10월), ‘여성시대’(1988년 4월) 등 다양한 장수 프로그램이 있다. SBS의 경우 1996년 11월 개국과 함께 방송을 개시한 ‘이숙영의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이 쌍두마차다. 박소연의 러브게임(1999년 4월)도 반열에 올랐다. 은지향 CP는 “지명도 있는 진행자를 내세워 청취자의 충성도가 높고, 이 덕분에 다양한 상승작용이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시청자가 꼽은 이들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은 단연 ‘흡인력’. 대다수가 평범한 사람(전국노래자랑·세상에 이런 일이)이나 동물(TV동물농장)을 다룬다. 라디오에선 독자가 투고한 일상의 사연을 들으며 동질감을 극대화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시청자 참여형이란 공통분모도 지녔다. 비슷한 아픔과 상처, 결핍 등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거나 자신을 위로한다. 이를 통해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TV프로그램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 편성 시간이 집중돼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쉽다는 강점도 지녔다. 덕분에 10% 안팎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한다. 시청자들이 눈치 채기 어려운 비결도 있다. 제작진 간 팀워크다.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했던 한 KBS 관계자는 “제작진끼리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야말로 장수 프로그램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野 “정부, 제2의 종편·방송장악 우려” 與 “IPTV법으로 규제… 野 주장 기우”

    野 “정부, 제2의 종편·방송장악 우려” 與 “IPTV법으로 규제… 野 주장 기우”

    여야는 28일에도 ‘네 탓 공방’을 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 문제를 풀지 못했다. 현재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최대 쟁점은 인터넷TV(IP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일반채널사업자(PP), 위성방송 등 비보도 방송 분야의 이관 문제다. 새누리당은 모든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며 원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전날 IPTV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겨두고 IPTV 진흥업무는 미래부로 이관하는 타협안을 제시해 주말 물밑 협상 추이가 주목된다. IPTV 인허가가 논란이 되는 것은 IPTV의 경우 기존 방송과 달리 쉽게 새로운 채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존 지상파 방송은 간섭 현상 등을 막기 위해 일정 주파수 대역대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IPTV는 이 같은 주파수 제한이 없다. 통신망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채널을 만들 수 있다. 또 지상파는 6, 7, 9, 11, 13번으로 채널 번호가 고정돼 있지만 IPTV, SO, 위성방송 등은 채널 편성권을 갖고 있어 번호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야당은 IPTV 등의 인허가권을 미래부 장관이 갖게 되면 이를 이용해 정부가 IPTV 등에 압력을 가하는 등 새 정부가 방송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특히 IPTV 인허가권 등을 미래부로 옮기면 보도 기능도 가능한 제2의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을 꼽을 정도로 이 사안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방통위 논의에서 IPTV가 직접사용채널TV로 가고 거기에 보도를 실으려는 제2의 종편 시도가 계속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IPTV는 별도의 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 만큼 민주당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현행 IPTV법에는 IPTV 사업자가 방송 전송망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구분돼 있다”면서 “각종 오락물이나 드라마물은 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도하는 경우에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정부가 마련한 정부조직법개정안에 대해 “이번 주말이 고비”라며 여야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한 국회의장단과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의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협상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연석회의에 응하지 않겠다며 일단 이를 거부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알맹이 없는 겉치레 만남이라면 언론 홍보용 제안에 불과하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 변화 없이 생색내기 사진용 만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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