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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순환출자 고리 끊은 SK그룹

    SK그룹이 오는 7월부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SK㈜를 SK홀딩스와 SK에너지화학으로 분할한 뒤 SK홀딩스가 SK에너지화학 등 7개 자회사를, 자회사가 다시 SK인천정유 등 27개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수직계열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SK텔레콤-SK C&C-SK㈜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 고리를 2년내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지배구조 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SK측의 이러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SK가 과거 소버린자산운용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대상이 된 것도,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와 비자금문제로 사법처리되는 수난을 겪은 것도 따지고 보면 순환형으로 엮어진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았다. 기업 총수가 쥐꼬리만한 지분율을 갖고 전권을 휘둘렀음에도 견제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데다, 한 회사가 부실화되면 우량기업마저 동반부실되는 위험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순환출자된 한 회사가 경영권 위협에 노출되면 그룹 전체가 사냥꾼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게 소버린 사태가 남긴 교훈이었다. 우리는 지난해 말 출자총액제 논란 당시 출총제 대상 축소와 순환출자 금지를 도입하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도에 대해 이중규제를 이유로 반대했지만 상호출자의 변형인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제어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SK그룹의 결정이 다른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
  • ㈜LG 등 31개사 신고… 두산도 추진

    ㈜LG 등 31개사 신고… 두산도 추진

    지주회사는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설립이 금지됐으나 1997년말의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1999년 4월 허용됐다. 국내 대기업 지주회사 1호는 2001년 탄생한 ㈜LG다.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국내 지주회사는 ㈜LG,GS홀딩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31개에 이른다. 일반지주회사 27개, 금융지주회사 4개로 각각 167개와 2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업종별로는 농심, 대상, 동원, 풀무원 등 식품업계의 지주회사 전환 비율이 높다. 자산규모는 금융지주들이 크다. 나란히 2001년 출범한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12조 4621억원과 12조 318억원으로 선두다. 일반지주회사 중에서는 각각 LG를 모태로 한 ㈜LG와 GS홀딩스가 4조 7964억원과 2조 9871억원으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 중에는 금호산업, 태평양,CJ홈쇼핑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설립 신고를 할 예정이다. 웅진, 중외제약,SBS도 연내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끝낼 계획이다. 두산은 2008년까지 ㈜두산을 정점으로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산업개발·두산엔진으로 이어지는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이밖에 신세계·삼성물산·현대백화점·동양 등이 기업들의 의사 여부와 상관 없이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11일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제조와 투자 부문을 분리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등 장점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기업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최태원회장, 워커힐 지분 1200억 규모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워커힐 호텔 보유주식 40.69%(325만 5598주) 전부를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에 무상으로 출연하기로 했다.1200억원 규모다. SK네트웍스는 11일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경영정상화를 위해 본인이 갖고 있는 워커힐 주식 전량을 SK네트웍스에 무상 출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3년 분식(粉飾)회계 사실이 밝혀지면서 촉발된 SK글로벌 사태 당시 최 회장이 이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약속한 사항을 지키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이 워커힐 주식을 충분히 정상화된 SK네트웍스보다는 사회에 직접 환원하는 방식도 고려했으나 SK네트웍스의 보다 건실한 재무구조를 위해 쓰는 게 좋겠다는 채권단의 의견을 감안해 무상출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최초의 공적자금 투입없는 워크아웃, 워크아웃 기간 중 투자적격 신용등급(BBB-) 획득 등 기업구조조정 모범 사례로 평가받던 SK네트웍스는 다음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 회장의 무상출연에 따라 이번주에 워크아웃 졸업관련 안건을 채권단에 통보하고 서면동의를 받아 다음주 조기졸업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4년 연속 주요 경영목표 초과달성,2005년 이후 자체 신용으로 자금 조달,2003년 이후 경상이익 및 순이익 지속 실현 등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MOU)를 착실히 지켰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사재출연과 관련해 원칙대로 하기로 한 최 회장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같은 결정이 앞으로 SK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SK그룹 7월 지주회사 전환

    SK그룹 7월 지주회사 전환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단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가 확립된다.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 현대·기아차 등 주요 대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격이던 SK㈜를 오는 7월1일 지주회사(가칭 SK홀딩스)와 자회사(가칭 SK에너지화학)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SK는 “한층 개선된 기업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자회사들의 독립된 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실현 등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헌철 SK㈜ 사장은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독립경영체제를 갖춰 사업 경영에 집중하게 돼 경영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순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시장의 요구에도 맞는 일이지만 계열사 동반부실의 위험을 막는 장점도 있다. 지난 2월 실시한 해외투자자 설명회에서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은 지주회사 전환을 요청했다.SK㈜는 지난 3월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 이후 본격적인 검토를 해 왔다. SK그룹은 오는 2009년 6월까지 현재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해소해 지주회사가 SK에너지화학,SK텔레콤,SK네트웍스,SKE&S,SKC,SK해운,K-Power 등 7개 주요 사업자회사를 거느리는 식으로 지분구조를 단순화할 계획이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SK㈜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은 지주회사의 자산이 된다. SK에너지화학은 에너지·화학업종을 하는 데 필요한 자산과 SK인천정유, 대한송유관공사 등 사업영역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자회사 주식들을 자산으로 갖는다. SK㈜가 채택한 분할 방식은 회사 재산과 주주 보유주식의 분할을 함께 진행하는 인적 분할이다.SK㈜ 기존 주주는 이번 분할에 따라 1주당 지주회사 주식 0.29주, 사업 자회사 주식 0.71주를 나눠 갖게 된다. 지주회사와 SK에너지화학의 경영진은 이달 말쯤 확정된다. 지주회사는 SK㈜에서 출자한 투자회사관리실을 주축으로 조직이 갖춰진다.SK㈜의 기존 임직원 대다수는 신설법인인 SK에너지화학 소속으로 된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과, 이 회사가 지배하고 있는 SK건설은 수직 출자구조에서 배제됐다.SK그룹의 사촌간 지분 정리에 따른 것이다.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사촌간 지분도 완전히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신한금융지주가 현행 법률상의 괴리에 편승해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LG카드의 사외이사로 지주사 임원을 선임, 물의를 빚고 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는다는 사외이사제도 도입 취지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 당국 역시 ‘법률이 정비됐을 때를 감안해 달라.’는 권고를 내리는 데 그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등이 사외이사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금융사 역시 지주사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에 내려보내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LG카드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과 이재우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LG카드 지분의 85.7%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신한지주가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현재 증권거래법(54조 5의 4항 5조)에 따르면 당해회사·계열사의 임직원이거나 최근 2년 이내 임직원이었던 자는 증권회사의 사외이사가 되지 못한다. 상장회사인 LG카드는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법(39조 2,3항)은 ‘다른 법령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회사 자회사의 임원은 다른 자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증권거래법과 충돌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신한지주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신한지주의 LG카드 사외이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대신 ‘현행 법률 상으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법률이 정비된 뒤에는 주의해 달라.’는 권고를 내렸다.‘금융검찰’ 금감원의 권고는 보통 업계에서는 ‘명령’에 가까운 효과를 불러오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지주사 임원의 LG카드 사외이사 임명에 대해) 법률상으로 옳다 그르다 명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권고만 내린 채 양해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LG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을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로 임명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LG카드 이사회는 다른 소액주주들은 제외한 채 신한지주의 이익만을 대변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지주회사 임원이 자회사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것은 금융업계에서는 ‘악습’으로 굳어 있다. 신한지주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굿모닝신한증권, 제주은행 등에도 이인호 사장 등을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상태다. 또한 우리금융 박성목 전무 등은 경남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 하나지주 김승유 회장은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 규정이 충돌하는 현실은 금감원도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회사법이 증권법보다 나중인 2000년에 제정됐기 때문에 일단 지주회사법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지주회사의 자회사 총괄을 수월하게 한다는 것과,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두 법의 취지가 엇갈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가 자회사 주식을 전량 매입하고 상장폐지를 하지 않는 한, 현재의 법 체계상으로는 소액 주주의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자회사가 상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증권거래법 적용을 받는 게 합리적임에도 불구, 금융감독 당국이 잘못된 관행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법 개정과 함께 임원의 자회사 사외이사 임명을 자발적으로 근절하려는 금융사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곽채기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그동안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 등으로 불려왔던 공공기관은 ‘신이 내린 직장’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 등의 문제로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질타와 비판을 받는 것은 공공기관의 주인인 ‘국민’의 이익이 항상 뒷전에 밀렸기 때문이다. 정치인, 주무기관, 노조 등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앞세운 나머지 공공기관 인사에 관여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일삼고, 높은 임금 및 방만한 복리후생제도의 운영 등의 폐해를 만들었다. 이러한 문제인식 속에서 지난해 연말 정기 국회에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4월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제도화 노력의 대표적 성과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법률 시행과 더불어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의 재창조가 이루어져야만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 범위 재구축, 지배구조 개혁 및 자율적 책임경영체제 구축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국민에게 공공기관이 정확히 몇 개이고 공공기관의 실체가 어떠한지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공공기관이 정확히 몇 개인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한 공공기관 지정제도는 바로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모든 기관들은 예외 없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여 그 실체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두번째, 공공기관의 지배구조 개혁은 기관장을 포함한 임원 선임과정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통제하고, 주무부처와 공공기관 간 이해관계 공유를 초래하는 연결고리를 끊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공기관에 대한 소유권 기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획예산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포털인 ‘알리오 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통제, 언론통제 등을 보다 체계화해야 할 것이다. 셋째, 앞으로 보다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 자율성 보장도 확대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면에는 공공기관의 경영활동에 대한 정부부처의 개입으로 인한 ‘정부 실패’나 ‘관료 실패’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법의 시행으로 공공기관의 경영활동에 대한 책임성 확보 장치가 강화된 만큼 자율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 법의 시행이라는 제도 개선만으로 공공기관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법률의 제정 및 시행만으로 공공기관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자동적으로 담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을 정치적·관료적 이해관계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와 노력이라는 점이다. 국민을 위해 공공기관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국민을 위한 서비스 향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입법 취지가 제도 시행과정에서 퇴색하지 않도록 끊임없는 자기성찰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진정한 국민을 위한 서비스 향상이 아니라 보여주기식의 행정이나 말로만 끝나는 재창조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자기점검 노력이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곽채기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한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 교육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며,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각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그의 글이 계기가 됐다. 주인공은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59) 교수. 그는 최근 대화문예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래 한국을 위한 공교육 거버넌스:황금분할 분권화’라는 발제문을 통해 “100년 앞을 바라보며 지금의 공교육 구조와 운영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대화문예아카데미 김기석 교수 발제문 ▶우리 교육이 달라져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공교육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거버넌스´란 교육을 맡는 정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총괄하는 전문용어다. 현 거버넌스는 과대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정치목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난파’돼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율과 분권을 원칙으로 권한을 점진적으로 지방에 분산해야 한다. 취학 전부터 고교까지는 일선 학교로 권한을 실질적으로 넘겨주고, 대학과 성인교육은 별도 위원회에 총괄 책임을 맡기되 서비스 제공기관에 권한과 자율운영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중앙부서다. 청와대와 교육부, 관련 부처간의 관계를 포함한 조직편제와 운영방식이 문제다. 교육부는 정치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일종의 직업관료제 형태로 장기 국가인력개발 정책의 입안과 조정, 국제교육 협력, 자료수집·분석을 통한 미래 교육역량 구축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부 폐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방안이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유를 보장할 것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본고사가 부활되면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국가보안법보다 더 강력한 이른바 ‘국민정서법’에 의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치행정 사례다. 우선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겨보자는 것이다. 사교육은 이미 상당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어느 국가나 현자(賢者)도 시장을 잡지 못한다. 행정조치로 이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선무당 사람잡기처럼 교육현실을 어렵게 한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재출발해야 하다. 학생선발이라는 교육논리와 사교육 시장규제라는 경제논리를 분리하지 않고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공교육 공공성 확보 책임을 방기하고, 교육재정 조달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교육부를 비판하고 있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시장의 힘과 논리가 교육을 집어삼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개혁 대상은 우리 교육 60년을 이어온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일제가 교육기회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인 돈으로 학교를 세우도록 책임을 회피한 지침이다. 이는 한국교육의 발전과 폐해의 원동력이다. 교육기회 제공은 국민 기본권 신장이지 수익 제공이 아니다. 교육을 수익으로 보는 순간 시장논리가 교육에 스며든다. 자금도 교육재정 편성에서 수익자부담 원칙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교육은 처참할 정도로 궁벽하다. ▶오랜 관행이라면 그만큼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실현가능한 방법이 있나. -현 거버넌스에서 교육부보다 교육정책을 더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 경제와 예산부처다. 따라서 중앙부처간 관계와 같은 지배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경제논리가 교육논리에 봉사하는 관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서유럽 등 선진국은 박사과정까지 어떻게 무상교육을 하나. 북구 소강국은 어떻게 노인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나. 최빈국인 북한은 어떻게 11년 무상교육을 유지하고 있나. 공통점은 수익자 부담이라는 시대착오적인 경제우선 논리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침을 바꾸면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교육과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참다운 교육 나라로 만들 수 있다. 중앙부처 고유의 업무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권 눈치 살피며 시시콜콜한 학교 일에 간섭만 하면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게 돼 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우리 대학과 관련해 ‘퇴물 좌파교수의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뜻인가. -큰 걱정이다. 좌파, 우파 관계없이 정치권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늘 감시하며, 그 오용과 남용을 질타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임이라고 본다. 민선총장 선발 탓에 일부 교수들이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 이젠 민주화를 넘어 ‘교육의 교육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일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맞도록 제 자리에 가져다 놓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제 폐지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 -‘평준화’라고 할 만한 평준화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동안 시행한 것은 일반계고 무시험 전형이다. 원래는 학교시설과 교사 역량, 학생 능력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전제 아래 필답고사 대신 무시험 전형을 시행했다. 궁벽한 한국 교육이 늘 그렇듯, 돈과 정성이 많이 드는 3대 조건은 한 번도 충족된 적이 없다. 다만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입시폐지 조치만 관철된 것이다. 시비 대상은 고교입시 부활 여부다. 폐지론자들은 입시가 없어서 경쟁을 하지 않으니 학력이 떨어진다며 ‘평둔화’(平鈍化)라고 힐난한다. 반면 교육부 관료나 옹호론자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유지를 주장한다. 2005년 실제 분석해 보니 ‘평둔화’는 없었다. 고교 입시가 부활하면 학생 실력이 향상되고 국가 경쟁력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허구다. 문제는 고입 부활문제에만 매달리다 더 심각한 중등교육 문제를 놓친다는 점이다. 바로 실업교육의 참담함이다. 그동안 가장 효과 있는 실업교육 개혁은, 원래 설립 취지와는 모순되는 대학입학 허용조치다. 온정주의적인 이 조치로 60%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렇다면 더이상 실업학교가 아니다. 고입부활 문제는 반드시 실업계 학생의 진로를 포함해 거론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과 실업을 합한 취학률은 이미 완전취학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중등과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고교입시를 시행할 합당한 사유를 찾아야 한다. 과거 소수만 입학가능한 시기에는 시험을 봐야 했지만 만백성 자녀가 고교에 다니는 지금, 왜 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고교 입시를 시행해야 하는지 이유를 대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입시부활 대신 강하고, 튼튼하고, 넉넉한 학교를 재건할 수 있는 중등교육 정책이 더 긴요하다.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교육정책만큼은 여야는 물론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이룬 기본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참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력의 행태다. 늘 교육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대신 크고 작은 학교 일까지 직접 개입한다. 특정 대학 전형요소 개입이 그 예다. 심지어 기초교육 교과편성에도 간섭한다. 유신독재 이후 군부독재에 이어 소위 문민, 국민, 참여 등 ‘화장´은 바꾸었으나 권력 행태는 여전하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예·체능교과에 대한 간섭이다. 유신이든 참여든 권력은 권력이다. 우든, 좌든 정치목적을 앞세워 교육을 쥐락펴락 하면 교육정책의 일관성 보장이 매우 어렵다. 공교육 거버넌스 개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바로 이와 같은 과대 권력이 남용되는 지배구조의 해체이다. 이에 대한 토론의 기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지혜를 함께 모을 의향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복지한국,미래는 있는가 /고세훈 지음

    참여정부 내내 경제분야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주제는 ‘성장이냐, 분배냐.’였던 것 같다. 신자유주의 국가가 추구해야 할 지상목표가 되면서 분배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로 넘어가고, 우리 사회는 양극화의 나락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분배는 곧 복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복지국가 위기론’이 싹튼다. 신간 ‘복지한국, 미래는 있는가’(고세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에서 저자인 고려대 공공정책학부 고세훈 교수는 이런 유의 ‘복지국가 위기론’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깨부순다. 복지국가의 이상은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국가 위기론은 사실상 이데올로기화한 신자유주의 또는 부자들의 반란일 뿐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주장이다. 고 교수는 일관되게 사회민주주의 전파에 열중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복지’ 공약이나 복지관 운영이 이권이 되어버린 사회상황은 어떻게 해석될까. 복지관련 책의 대부분이 사회복지사 수험서인 학계의 현실은 또 어떤가. 고 교수는 한국사회가 ‘반(反)복지의 덫’이라는 심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사회의 복지수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2007년 국가예산 가운데 복지관련 지출은 국민총생산의 6% 수준에 불과하고,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은 선진국의 4분의 1 정도인 20%를 밑돈다. 국가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차상위계층 비율은 남한 총인구의 10%에 이른다. 고 교수는 3년전의 전작 ‘국가와 복지’에서 ‘생산적 복지’란 이름 아래 진행된 한국 복지개혁의 내용과 문제점을 명쾌하게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도 그는 5부로 구성된 책에서 복지국가를 추구해야 하는 까닭을 설파한 뒤 한국복지의 현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 전반에서 강한 현실비판을 추구한다. 복지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전혀 복지국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한국의 미래는? 고 교수는 한국 복지개혁의 미래와 관련,‘이해관계자 복지’를 설파한다. 종업원, 주주, 하청업체 직원, 지역주민, 소비자 등 시장 내부의 이해관계자들뿐 아니라 실업자, 장애인, 노약자 등 시장으로부터 탈락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지도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독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397쪽,1만 7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두산 시민단체 주총 ‘신경전’

    두산그룹과 시민단체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두산 오너일가의 경영 복귀를 둘러싸고 일전(一戰)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전날 ‘지주회사 전환 잰걸음’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예정에 없던 자료다. 계열사간 물고 물리는 순환출자 고리를 상당폭 해소해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지주회사 전환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주총(16일)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다중포석의 의도가 보인다.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적극 알림으로써 주총장에서의 시민단체 예봉을 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슷한 시각,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산업은행 경영진을 접촉하고 있었다. 국민연금이 오너일가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키로 잠정 결정한 사실을 환기시키며 동참을 호소했다. 하지만 설득에는 실패했다. 산은은 “오너일가가 사면받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당초 ‘반대’에서 ‘찬성’으로 의결권 공시를 번복했다. 양측의 치열한 물밑 로비전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재벌 3·4세 경영참여 “한발 앞으로”

    재벌 3·4세 경영참여 “한발 앞으로”

    주요 그룹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지난 연말부터 석 달 가까이 달려온 ‘인사 레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너 주자’들의 약진이다. 특히 3·4세로 넘어가는 ‘젊은 피’가 대거 승진했거나 새로 수혈됐다. 안팎의 불확실한 경영 여건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 대비해 안정적인 오너 체제를 두텁게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영 전면 속속 부상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재용씨는 올초 전무 승진과 동시에 고객총괄책임자(CCO)를 맡았다.2001년 상무보로 입사한 지 6년 만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의선씨는 99년 현대차 구매실장으로 입사해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언제 현대차 사장을 맡을 것인지가 핵심 관심사다. 현대가(家)의 다른 ‘선(宣)’자(字) 항렬들도 어깨가 무거워졌다. 정몽근(정몽구 회장의 동생)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일선 퇴진으로 장남 지선씨가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차남 교선씨는 입사 3년 만에 올초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도 3세 체제를 구축했다. 이명희(이건희 회장의 동생) 회장의 외아들 정용진씨가 이사대우 입사 12년 만인 지난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표이사 타이틀만 남겨두고 있다.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이건희 회장의 형)씨의 장남 재현씨는 삼성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2002년부터 CJ를 이끌고 있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두 아들인 채형석·동석씨도 각각 총괄부회장, 부회장을 맡아 형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 런칭, 삼성플라자 인수 등은 형석씨의 작품이다. 효성도 3세 체제를 공고히 했다.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 현준(사장)·현문(부사장)·현상(전무)씨가 올초 나란히 승진했다. 모두 핵심인 전략본부 근무를 거쳤다. ●요직에 포진한 잠룡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 원태씨는 지난 연말 상무보로 승진했다.2004년 차장으로 입사한 지 2년 만이다. 얼마 전에는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 세창씨도 지난 연말 그룹 전략경영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부장 입사 1년 만에 요직에 배치됐다. 손(孫)이 많기로 유명한 두산가에는 4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경영 복귀를 추진중인 박용성 전 그룹 회장의 장남 진원씨가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차남 석원씨가 두산중공업 부장으로 각각 근무 중이다. 그룹의 실세인 박용만(박용성 전 회장의 동생)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의 장남 서원(28)씨가 언제 경영에 합류할지가 관심사다. 서원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LG그룹에서 분리된 LS그룹은 본가와 달리 2세대인 ‘자(滋)’자 항렬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갓 합류한 20대 후계자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인 광모씨가 가장 눈에 띈다. 딸만 둘인 구 회장은 2004년 말 동생(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을 입적했다. 광모씨는 LG전자 재경 부서에서 실무를 익히고 있다.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장남 윤홍씨는 2002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지금은 GS건설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GS칼텍스 허동수(허창수 회장의 사촌형) 회장의 장남 세홍씨는 올초 상무로 경영에 합류했다. 대신증권 이어룡 회장의 장남 양홍석씨도 지난해 6월 공채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나란히 유학중인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장남 본웅(28)씨와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장남 승담(27)씨는 입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딸들도 맹활약 삼성 이병철 창업주의 장손녀인 CJ엔터테인먼트 이미경 부회장이 대표주자다.‘그룹 경영을 넘겨받을 딸’로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맏딸 정지이씨가 가장 근접해 있다. 정씨는 지난 연말 전무로 승진했다. 롯데쇼핑 신영자(신격호 회장의 딸) 부사장의 딸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와 신세계 이 회장의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유통가의 맞수다. 정 상무가 백화점 업무에 가세하면서 세간의 화제인 ‘명품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진 조 회장의 딸 현아씨와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의 맏딸 혜원씨도 각각 상무로 일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맏딸 성이씨는 그룹내 광고계열사 이노션의 설립을 주도했다. 직함은 고문이지만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양 현 회장의 두 딸 정담씨와 경담씨, 대신증권 이 회장의 맏딸 양정연씨는 갓 입사해 ‘기초 훈련중’이다. ●화려한 이력서 창업주 세대와 달리 이들은 화려한 이력서가 특징이다. 미국 하버드대·브라운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이 몰려 있는 ‘아이비 리그’ 출신들이다. 소탈하고 겸손하다는 수식어도 공통적으로 따라붙는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상무는 “이력서만 보면 기업들이 일부러 스카우트해올 인재들”이라면서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인들이 자질이 떨어지는데도 핏줄이라고 무조건 중용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반면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오너 후계자들은 신상필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무책임한 핏줄 등용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독립된 사외이사제 등과 같은 평가장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 김태균 박경호기자 hyun@seoul.co.kr
  •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외이사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지배구조 개선조치의 핵심 중 하나이다. 성과도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로 현대중공업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997년 하이닉스의 외화차입 과정에서 ‘막도장을 찍어’ 지급보증을 선 결과 현대중공업이 막대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비록 이 소송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배경이 되었으나, 사외이사가 없었다면 구(舊) 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칙을 지킨 사외이사 한명이 수천억원의 회사 손해를 회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의 잠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퇴직 고위관료를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지난해 3월 말 현재 52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206개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616명의 사외이사 중 전직 관료가 18.8%를 차지한다. 판·검사 출신을 관료에 포함할 경우 그 비율은 28.4%에 달하며, 사외이사의 직업 분포 중 1위에 해당한다. 물론 퇴직 관료도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고, 이들의 전문적 경험을 사기업체에서 활용하는 것은 경제발전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 하지만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역할이 기업의 전략적 경영판단에 전문적 조언을 하는 데 있기보다는, 정책·감독당국에 대한 로비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퇴직 관료에 대한 금전적 보상의 성격도 부인할 수 없다. 관료가 체득한 전문지식이나 인적 네트워크는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한 공익적 자산이다. 이를 사기업체의 영리추구 수단, 특히 정부정책의 투명성을 훼손하는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 사이의 심각한 충돌을 야기하므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한 취지가 이것이다. 그러나 퇴직 관료가 사기업체의 사외이사는 물론 상근 임직원으로 취업하는 데에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사실상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관료사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상의 취업제한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사외이사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상식적 표현 자체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의해 사실상 선임되어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외’이사가 아니라 ‘독립’이사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소액주주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소송제도를 개선해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엄격한 책임추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선임·보상·제재의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사외이사가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지위, 연봉, 책임을 결정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외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사외이사제도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 정부가 대학 너무 통제”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5일 “국·공립대 총장 가운데 고위 관료 출신이 10%를 넘는 등 정부가 대학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오는 9일 ‘한국교육의 미래와 교육의 지배구조’를 주제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대화문화 아카데미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김 명예교수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52개 국·공립대의 현 총장과 직전 총장 104명의 이력을 조사해 보니 약 14%인 15명이 고위 관료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원래 교수였다가 관료로 임용됐다가 총장으로 다시 대학에 돌아온 경우는 제외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 관료 출신 총장은 대부분 교육부,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장·차관 등 고위직을 지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찬성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

    경영 투명성을 높여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사외이사제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 30대 상장사의 사외이사 199명은 지난해 5263건의 의결에 참석해 15건에 대해서만 반대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이다. 포스코,KT&G,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에서 15건의 반대의견이 나왔고, 나머지 27개사에서는 단 한건의 반대도 없었다고 한다. 사외이사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분식회계나 대주주의 횡령 등 비리가 끊이질 않는 것은 사외이사들의 ‘직무유기’와 무관하지 않다. 사외이사제가 경영의 감시·감독 기능을 상실하게 된 1차적인 이유는 40%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학연 등 특수관계로 얽혔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봐주기용’ 자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외이사가 방만하거나 무리한 경영 행위를 견제하기는커녕 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구실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경영진 역시 사외이사를 기업 발전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법이 강요한 거추장스러운 존재쯤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기업의 지배구조 점수가 10점(100점 기준) 높아지면 기업가치는 13%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외이사제를 제대로 활용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의 경쟁력도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기업가치 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다. 따라서 경영진은 사외이사들에게 경영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조언을 구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침묵은 결국 기업의 손해다.
  • ‘주총 향방’ 기관투자가에 물어봐

    ‘주총 향방’ 기관투자가에 물어봐

    ‘기관투자가가 주주총회를 바꾼다?’ 주총 시즌이 개막되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에는 반(反) 오너 일가, 시민단체, 소액주주가 주된 요주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하나가 더 늘었다. 기관투자가다. 힘(지분율)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춰 주총에서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치색(친 오너일가 성향)이 엷어 기업의 공략에 호락호락 넘어오지도 않는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앞세우며 주주 행동주의를 이끌고 있다. 또 하나의 권력이 되면서 주총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작년 기관투자가 반대 안건 800개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들의 주총이 본격 시작된다. 여느 해와 다름 없이 등기이사 및 감사 선임, 이사·감사 보수 한도 책정, 정관 변경 등이 주된 안건이다. 그런데 지난해 주총에서 이같은 핵심 경영안건 등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가가 반대표를 던진 숫자는 800건에 이른다. 부결을 이끌어낸 예도 적지 않았다. 설사 부결까지 가지 않았더라도 ‘표 대결’에서 기관투자가의 입김이 부쩍 세진 것이다. 올해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펀드)까지 가세하면서 이같은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투자신탁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맵스운용은 오는 2일 현대상선 주총 때 이 회사가 올린 ‘전환사채 등의 제3자 배정 허용’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 이들 기관투자가는 장하성펀드 등의 주도로 이사후보 일괄투표 반대 등의 자체 ‘주총 행동 강령’을 도입하기까지 했다. ●D-데이 3월16일…두산·한진해운·동아제약 주총 줄줄이 민감한 안건을 안고 있는 기업들은 기관투자가의 ‘표심’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이유는 다르더라도 시민단체와 표심이 일치하게 되면 안건 통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뜨거운 주총’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총이 다음달 16일에 몰려 있다. 두산그룹은 이날 박용성·용만 오너 형제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한진해운은 고(故) 조수회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씨의 등기이사 선임을, 동아제약은 강신호 회장의 둘째아들인 강문석 주주대표의 주주 제안 저지를 시도한다. 오너 일가와 반대 진영에 서 있는 세력이나 시민단체, 기관투자가가 각각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이미 선언해 충돌이 예상된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는 “특별한 안건이 없다.”며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주총을 열어 이학수 그룹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등을 다룬다. 현대차는 다음달 9일 주총에서 사외이사 숫자(5명)를 사내이사(4명)보다 한 명 더 늘린다. 같은 날 열리는 롯데쇼핑의 주총은 이 회사가 상장 이후 처음 여는 주총이어서 주목된다. 기아차는 경기도 소하리공장의 스포츠센터 오픈에 앞서 사업목적에 ‘교육사업’을 추가한다. 실적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추궁이 예상된다. ●단기 실적주의 초래 우려도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기관화되면서 기관투자가가 이끄는 주주행동주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한 본부장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시하는 기관투자가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안건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서 “이는 기업 이익 제고와 경영 투명성 유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고 환기시켰다. 지나친 단기 실적주의나 주가 차익만을 노린 헤지펀드의 ‘약탈적’ 주권 행사는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다. 안미현 박경호기자 hyun@seoul.co.kr
  • 두산그룹 박용성·용만씨 경영 복귀 추진

    ‘거꾸로 가는 두산´. 두산그룹이 오너인 박용성·용만 형제의 경영 전면 복귀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반(反) 두산’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분식(粉飾)회계에 대해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오너 경영’으로 회귀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우려섞인 비판이 거세다. 시민단체들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이들의 등기이사 선임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2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 등 주요 계열사들은 23일 이사회 개최에 이어 다음달 16일 주총을 일제히 연다. 박용성 전 회장을 두산중공업 등 핵심계열사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에 다시 앉히고,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두산 등의 등기이사로 겸임시키는 것이 주된 안건이다. 이들 형제는 ‘형제의 난’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의 비리가 폭로되자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겠다.”며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났거나 직함을 축소했다. 하지만 외국인 전문경영인(CEO)을 영입한 지 석달도 안돼 ‘오너 경영’으로의 회귀를 추진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특별사면돼 법적으로는 경영권을 전면 장악하는 데 문제될 것은 없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그동안 두산이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결국 총수일가의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기만적 술책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면서 “주총에 참석해 (오너형제의 등기이사 선임을)반대하는 등 저지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측은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대주주가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감사결과 예산반영 협의회체제 강화

    “문제 있는 사안, 예산 없다.” 지난해 출범한 ‘감사결과 예산반영 협의회 체제’가 한층 강화된다. 이 기구는 감사원과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등이 참여하고 있는 기구다. 활동의 주안점은 감사결과와 예산 편성을 연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 부처들의 중복예산 관련 자료만 이 협의체에 건네졌다. 기획예산처의 예산편성 자료로 활용돼 중복 예산은 조정됐다. 올해부터는 문제가 있는 사업이나 부문도 추가된다. 그러면 내년 문제가 있는 사업 부문은 기획예산처에서 예산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특히 방만하게 경영하는 공기업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그동안 관련부처의 관리·감독을 받던 정부투자기관(14개)이 기획예산처의 감독 체제로 들어가게 된다. 더구나 대상기관도 공기업·준정부기관(94개)으로 확대된다. 감사원은 이를 공기업의 방만 경영 척결의 기회로 삼겠다는 목표다. 예산편성에 적극 반영토록 할 부문은 ▲공기업의 지배구조의 문제 ▲임무가 끝난 태스크포스의 계속적인 운영 ▲과다한 임금인상 등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은행 임원 자격 요건 강화

    은행장 등 은행 임원의 자격이 전문성을 보완하는 쪽으로 강화된다. 터무니없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4일 은행의 경영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반기 중에 임원의 자격 요건을 보완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원 자격 요건에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 경력, 전문성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현행 은행법과 감독규정, 은행 내규는 미성년자·금치산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융감독당국에서 문책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지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은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현행 은행 임원의 자격은 소극적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여기에 금융기관이나 유관기관에 일정 기간 근무하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임원이 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이나 은행 내규에 적극적 요건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현재 은행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사외이사 후보의 추천과 임명 과정에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도록 선임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또 사외이사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비서실 등 은행장 직속 부서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 부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장하성펀드’ 투자기업 8곳중 7곳 주가↓

    ‘장하성펀드’ 투자기업 8곳중 7곳 주가↓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일명 장하성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은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경영이 투명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장하성펀드가 투자한 기업은 8개이지만 보유기간 중 코스피지수 등락률 이상의 수익을 낸 회사는 대한화섬이 유일하다. 나머지 7개 기업에서는 지분 취득 공시일 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장하성펀드가 장기투자자라는 점, 공시 당일이나 그 전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 등을 들어 지금 성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벽산건설만 빼고 지배구조개선 합의 태광산업은 2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장하성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1인 선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설치 등 펀드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1인 선임은 장하성펀드가 투자한 6개 기업의 공통 합의 사항이다. 이외에 태광산업은 유선방송 계열사를 통합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도 세울 계획이다. 크라운제과, 동원개발, 신도리코 등은 펀드가 추천하는 감사도 선임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단체들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사항이다. 이같은 장치를 통해 기업경영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해당 종목을 볼 때 대주주의 전횡이 가능하다는 점이 저평가의 한 요인이었는데 이를 해결했다는 점은 분명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하성펀드 따라갔으면 투자도 장기로 반면 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장하성펀드가 태광산업 투자를 밝힌 지난해 9월19일 해당 종목의 주가는 81만 4000원. 그러나 지난 13일 주가는 79만 2000원으로 2.7%나 떨어졌다. 지분 취득 공시 이후 13일까지 크라운제과가 23.3%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동원개발이 15.2%, 벽산건설이 11.8%, 대한제당이 7.2%씩 떨어졌다. 해당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떨어진 경우가 없다. 반면 가장 먼저 투자한 대한화섬만 공시일 당시 7만 5200원에서 13일 13만 1000원으로 74.2%가 올랐다. 장하성펀드의 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장하성펀드가 금융감독원에 보유주식수와 취득금액을 보고한 회사는 4개사다. 지분을 5% 미만으로 취득할 경우 보고할 의무가 없다. 대한화섬은 48억 9850만원을 투자,13일 기준으로 89억 6119만원이 돼 평가수익률이 82.9%다. 화성산업은 87억 3544만원을 투자해 평가수익률 11.9%, 벽산건설은 110억 82만원을 투자해 8.2%의 평가수익을 거뒀다. 지분매입이 시장에 소문으로 퍼져 주가가 급등했던 크라운제과만 추가매수를 하는 바람에 2.3%의 손실을 감수했다. 즉, 장하성펀드의 투자소식만 듣고 추격매수에 가담했다면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셈이다. 김 연구원은 “장기투자를 표방하는 장하성펀드를 쫓아간 일반투자자라면 투자도 장기투자로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운찬 前총장 “한국교육 4년간 사경 헤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참여정부의 부동산·교육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은 시장논리를 무시해 국민 모두가 투기꾼이자 투기광풍의 피해자가 됐고 교육은 사경을 헤매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 전 총장은 13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기총회에서 학회장 퇴임사를 통해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시장논리로 접근해서도 안 되지만 시장논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졌다.”면서 “절박성만 강조한 나머지 시장논리를 무시한 정책을 펴는, 성급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원가 공개가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 전 총장은 참여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서도 “많은 노력에도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은 또 다른 분야가 교육”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으며 참여정부 4년 동안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동안 금기시해 왔던 교육 분야의 기본적 명제들을 재점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계 일각에서는 이른바 삼불 정책으로 표현되는 교육 평준화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 전 총장은 이밖에 ▲고용없는 성장에 따른 미숙련 노동자의 고용문제 ▲경제적 양극화 문제의 심화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불안정과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수많은 법적·경제적 소모전 ▲관료들의 시대에 맞지 않는 중상주의적 사고로 인한 대외적 불균형 심화 등도 한국 경제의 어려운 실상을 나타내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주총 시즌…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마련

    주총 시즌…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마련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12일 넥센타이어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간접투자문화 확산으로 입김이 강해진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지난해 말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올해 주총부터 새롭게 적용한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86개(지난해 6월말 기준)다. 국민연금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이를 지켜야 한다. 또 주식형펀드 대중화 등으로 자산운용사들은 나름대로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기준을 마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국민연금 기준이 모델이 됐기 때문에 각 회사의 기준은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가 34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3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GCF·일명 장하성펀드)는 8개 등이다. ●경영권 방어 위한 건 반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각종 장치 등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해서이다. 예를 들면 신주를 제3자에게 배정할 경우 주식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어 반대한다. 시차임기제의 폐지에는 찬성하고 도입은 반대한다. 시차임기제란 이사의 임기를 1년,2년,3년씩 차등을 두는 것이다. 경영의 연속성은 보장되는 장점은 있지만 전면적인 이사개편은 어려워 경영권 방어용으로 쓰이는 장치이다. 우선주 발행이 적대적 기업인수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반대할 전망이다. 황금낙하산(인수·합병으로 중도에 물러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주는 조항)도 원칙적으로 반대하도록 돼 있다. ●주주권리 신장은 찬성 전자투표나 서면투표로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안에는 찬성한다. 주주의 권리행사에 편의성이 부가되기 때문이다. 주주 이외의 사람에게 대리인 자격을 인정하는 안에 찬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전자적 수단에 의해서만 투표하도록 하는 안은 반대, 주주의 참여의식이 훼손되지 않도록 방어장치를 마련했다.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이는 것에는 찬성하며 기존 비율을 정당한 이유없이 낮추는 안은 반대한다. 사외이사에 대해서도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 그 회사나 계열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임직원이었거나 이사회 참석률이 60% 미만인 사외이사는 선임을 반대하게 돼 있다. 주총에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안에도 반대한다. 보상도 마찬가지다. 등기임원 전원의 개인별 보상을 종류별로 공개하는 안에 찬성한다. 현재는 임원 전체의 보수총액만 공개돼 개인별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이사가 재임기간 중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인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면 부당하게 받은 보상을 반환시키는 안에 찬성하도록 규정했다.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주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특정 경영성과 달성을 조건으로만 동의해준다는 원칙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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