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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

    우리는 참으로 전대미문, 예측불가, 불확실성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전 바이러스에 비해 치사율은 낮지만 높은 전염성을 가진 코로나19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이 팬데믹의 여파는 몇 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시장 전반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대개 경제 위기는 자본 축적에 위기가 생기거나, 자본의 불건전한 투자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 폭락하거나, 정부의 잘못된 재정 정책으로 부채가 상승하고 자본이 대량 유출할 때 발생하는 줄만 알았다. 그 어느 경제학 개론서도 바이러스가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전염과 확산을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이 안전한 범주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먼저 겪고 있는 한국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시민들이 현명하게 협조하면서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다. 북미는 이제부터 코로나 에피데믹과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그런데 정부와 의료체계 그리고 시민들이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대처할지 벌써부터 우려가 크다. 한국은 교육기관의 개원, 개학을 연기하는 방법을 선택한 반면 이미 1월부터 봄학기를 시작한 북미의 수많은 대학들은 최근 강의실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고 있다. 3~4월에 예정돼 있는 대규모 연례 학술회의에서부터 소규모 학술발표까지 여러 사람이 모이는 학술 활동 전반 또한 취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학생들의 교육과 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대학과 그 인근의 식당이, 커피숍이 일차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서비스업 전체로 확대될 것이다. 경제활동이 하나둘 멈춘다는 것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이 사라지고 소득이 없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 가장 먼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경제활동 사다리에서 가장 아래,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한국에서 집단 발병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일을 쉴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감염이 돼 일을 쉬게 되면 동시에 수입이 없어지는 사람들, 손님이 끊겼어도 월세는 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서비스업에서 시간제, 일당 알바를 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이런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재난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길 바란다. 기본소득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하에서 그리고 자동화와 같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국민 다수가 안정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기본적인 노동 소득을 얻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대안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일을 한다고 해도 생활 보장이 안 되는 지금의 시장경제, 곧 당도할 경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고용과 소득을 분리하고 소득을 모든 시민의 기본권으로 이해하는 보편성이 강한 정책이다. 한국처럼 남녀 임금 격차가 심한 곳에서는 남녀 소득 격차 해소의 효과도 가져온다. 기본소득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령대만 정한 후 그 범위 안에서 모든 개인에게 공적 자금으로 기본적인 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다. 경제적 취약 계층을 파악해서 선별적으로 지급하거나 고소득층의 범위를 정하고 확인해서 지급에서 제외하는 방법에 드는 시간과 행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고소득층에 지급된 기본소득은 이후 세금 징수에서 되돌려 받으면 된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핀란드, 브라질, 인도, 케냐, 우간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역 단위의 다양한 방식이 실험된 바 있고 또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정책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청년수당 또는 농민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실험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전주시가 먼저 나서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지금과 같은 거시적 재난 상황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뿐 아니라 중앙정부가 나서서 재난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이다.
  • “원도심 재생·환황해권 중심지로”… 대전·충남 혁신도시 길 열렸다

    “원도심 재생·환황해권 중심지로”… 대전·충남 혁신도시 길 열렸다

    대전과 충남에도 혁신도시를 만들 길이 열렸다. 혁신도시는 서울 등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 13개 시도 가운데 두 곳에만 없다. 대전과 충남 두 곳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 법안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할 때 세종시 인접 지역 등을 이유로 두 지역을 제외했다.11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63명 중 찬성 157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균특법 개정안이 가결됐다. 다음달 이 개정안이 공포되면 오는 6월까지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혁신도시 추가 지정이 본격화된다. 개정안은 ‘혁신도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광역시도, 특별자치도별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혁신도시가 지정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정을 신청할 수 있고, 장관은 신청을 받은 경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혁신도시를 지정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시행령 개정 후인 7월쯤 국토부에 혁신도시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전과 충남은 10월 지정 절차가 끝나고 내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시행자의 개발예정지구 지정과 개발·실시계획 수립 및 승인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3년쯤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토부 등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유덕 충남도 주무관은 “혁신도시 지정 신청 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의결도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발표도 머지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혁신도시법보다 상위법인 균특법이 개정된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내 122개 공공기관의 일부가 이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서울·수도권 122개 공공기관 일부 이전 정부는 수도권의 공공기관을 추가로 지방에 이전시키는 혁신도시 2기 사업을 총선 이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각각 원도심과 내포신도시(홍성·예산 도청 소재지)를 혁신도시 건설지로 정하고 공공기관 유치 활동에 뛰어들 참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 에너지산업, 농업 등 충남에 걸맞은 20개 기관을 유치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인 환황해권 중심도시·서부권 중심축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혁신도시는 신도시 개발로 추진하는데 대전은 원도심 재생과 연계해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이끌도록 하겠다”며 “대전역세권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철도교통과 관련된 기관, 대덕특구와 연계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남은 도청 소재 신도시 확장을 통해 도 전체 발전을 이끌고, 대전은 침체된 원도심을 살려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는 게 목표다. 시는 원도심 혁신도시는 전국 최초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대전시와 충남도의 기대는 크다. 먼저 대규모 공공기관 입주로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인재 채용에서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지역 학생을 최대 30%까지 채용해야 한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대전은 지역민이 세종시로 대거 떠나 인구 150만명이 붕괴됐고, 충남은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으로 연기군 전체와 공주시 일부가 편입돼 인구 9만 6000여명을 빼앗겼다. 두 곳은 세종시 때문에 혁신도시와 인구 등을 잃었다. 혁신도시 효과는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 가늠할 수 있다. 109개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25.9%다. 지난해 신규 채용 직원 5886명 가운데 1527명이 지역 출신 학생이다. 혁신도시 정주인구는 점점 늘어 20만 5000명에 이르렀다. 평균연령 33.5세로 청년들이 옮겨가 고령화가 심한 지방에 활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어린이집, 병의원, 문화체육시설 등이 지어지면서 낙후된 지역기반이 꽤 좋아졌다. 기업은 1425개가 입주해 2018년 693개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입주 공공기관 등이 낸 지방세는 4228억원으로 열악한 지방재정을 살찌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이미 대형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한국산업은행, 대한체육회, 한국환경공단 등 굵직한 기관이 아직 수도권에 많다. 현재 충북 진천·음성, 부산(영도구·남구·해운대구), 대구(동구), 광주·전남(나주시), 울산(중구), 강원(원주시), 경북(김천시), 경남(진주시), 제주(서귀포시)에 혁신도시가 있다. 이들 혁신도시가 완공되기까지는 평균 8년이 소요됐다.●허태정 시장·양승조 지사 ‘공조’ 주효 정부는 2005년 대전에 정부대전청사와 대덕연구단지 등 기존 공공기관이 있고, 충남은 당시 계획 중이던 세종시가 관할이란 이유 등으로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대전은 세종시로 시민이 대거 빠져나가 성장세를 멈췄고, 둔산 등 신도시 주민이 팔고 떠난 집을 원도심 주민이 옮겨 채우는 악순환으로 원도심 공동화가 심해지는 등 지역 불균형이 커졌다. 충남은 올해 인구 10만명이 목표인 내포신도시가 세종시에 비해 이주의 이점이 적어 2만 5000명에 그칠 정도로 발전이 매우 더디다. 혁신도시 지정에 먼저 나선 것은 충남도다. 2017년 국토부를 수차례 방문했고, 2018년 4선 국회의원이던 양 지사는 ‘시도별로 혁신도시를 지정하자’는 혁신도시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양 지사는 7월 취임 직후 대전시를 찾아가 허 시장과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둘은 청와대 주최 시장·도지사 간담회에서 혁신도시 지정을 건의하는 등 의지를 모아 같이 움직였다.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여러 번 열어 의원들의 관심을 끌어냈고, 지난해 2월 충북도와 세종시까지 가세시켜 충청권 4개 시도 공동 건의문을 채택해 정부를 압박했다. 둘은 또 그해 6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방문해 혁신도시 건설을 강력 요청했다. 두 지역 주민은 각각 혁신도시 유치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지원에 나섰고, 100만명 서명운동도 벌였다. 서 주무관은 “혁신도시법 개정을 위해 무던히 애썼는데 국토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혁신도시를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 지난해 9월부터 상위법인 균특법 개정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허 시장과 양 지사는 공공기관 유치에도 공조하기로 뜻을 모으고 각종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충남도는 입주 시 조례를 통해 5년간 지방세 100% 감면, 이주 직원에게 국민임대주택 우선권 제공, 직원 자녀 정원외 입학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신도시 개발인 충남과 달리 대전은 원도심 재생으로 입장과 환경이 달라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사업이 어느 정도 성숙한 뒤 발표해도 늦지 않다”며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예고했다. 허 시장은 “혁신도시가 건설되면 원도심·신도심의 균형과 동서 격차를 해소하고 향후 대전의 100년 성장동력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지사는 “내포신도시 혁신도시가 환황해권 중심을 꿈꾸는 충남의 새로운 도약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노동자 임금 삭감 NO’ 정부, 건설업 적정임금제 입법화

    ‘노동자 임금 삭감 NO’ 정부, 건설업 적정임금제 입법화

    건설업의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노동자 임금이 깎이는 것을 막는 ‘적정임금제’를 입법화해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설 노동자 고용 개선 5개년(2020∼2024년)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 개선 계획은 임금 수준이 낮고 안전사고 위험이 커 청년층 등 신규 기능 인력 유입이 감소하고 있는 건설업의 고용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건설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직종별로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적정임금제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시중노임단가는 대한건설협회에서 매년 두 차례씩 발표하는 건설부문 노동자의 평균 임금이다. 고용부는 “현재 일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을 평가해 올해 안으로 사업 모델과 적용 범위 등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건설근로자법에 반영한다. 공공부문 공사부터 적정임금제 도입을 의무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11월부터 대형 건설 현장 노동자가 공사장을 출입할 때 전자카드 사용을 의무화한다. 전자카드 사용으로 노동자 출퇴근을 관리하면 ‘퇴직공제부금’ 신고도 자동으로 이뤄져 신고 누락을 막을 수 있다. 그동안 건설노동자 퇴직공제부금은 건설 업체가 매일 근무자를 파악해 건설근로자공제회에 신고하고 돈을 납부하는데, 일한 날보다 적게 산정되는 문제가 있었다. 건설 노동자의 경력, 자격, 교육·훈련 수준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기능인 등급제’도 내년 5월 도입된다. 기능인 등급에 따라 적정 임금 지급 체계가 만들어지면 우수 기능 인력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고용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용 개선 계획은 건설 현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편의시설에 샤워실, 휴게실, 의무실을 추가하고 성별 특성 등을 반영한 세부 기준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1억원 이상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與, 국립대 반값등록금 추진…연 210만원으로

    與, 국립대 반값등록금 추진…연 210만원으로

    지방거점국립대 육성...재정 대폭 확대, 인프라 강화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공약으로 국립대 반값등록금을 추진한다. 계획대로 실현되면 전국 39개 국립대의 연 평균 등록금은 210만원 선이 된다.민주당 정책위원회는 8일 청년 부문 공약으로 국립대 반값등록금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청년 대표를 청년특임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39개 국립대의 평균 등록금을 현 419만원에서 절반 수준인 210만원 안팎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등록금 인하로 인한 국립대 수입 부족분은 국가가 지원금을 확대해 충당한다. 또 국립대 육성사업을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9개의 거점 국립대(부산대·경북대·경상대·전북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강원대·제주대)를 포함해 28개 국립대에 대한 재정을 현 1500억원에서 6400억원으로 대폭 늘려 노후시설 개·보수와 도서구입 확충 등 인프라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소득 1구간 등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지원을 현실화해 연간 지원액을 현 520만원에서 사립대 등록금 수준인 736만원까지 확대한다.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시행시 필요한 재원은 연간 3852억원, 국가장학금 확대에 2826억원, 다자녀 장학금으로 706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청년기본법 제정에 따라 설치되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청년대표)를 청년특임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총선 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청년특임장관 역시 국무위원으로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더 내려 청년들의 정치 참여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액보전 기준인 ‘유효득표수의 15% 이상’을 청년에게는 8%로 낮추고, 반액보전 기준인 득표율 10∼15%도 5∼8%로 완화한다는 것이다. 청년 군 간부 임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민주당은 초임 부사관 임용 후 장기 복무 선발 비율을 대폭 확대하고, 현행 유급지원병(전문하사관) 제도를 보완해 전문하사 임용 복무기간을 최대 48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민의 일상·지역史를 문화로… ‘문화도시 청주’ 다시 꽃피운다

    시민의 일상·지역史를 문화로… ‘문화도시 청주’ 다시 꽃피운다

    “충북 청주에서 시민들이 꾸며 가는 풀뿌리문화의 꽃이 활짝 필 겁니다.” 청주 문화도시 사업이 오는 5월 이후 시작된다. 문화도시는 정부가 지원해 지역의 문화 자생력 강화를 위해 기획한 사업이다. 정부는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고 지자체는 같은 액수의 지방비를 보태 5년간 사업을 펼친다. 청주시는 외형에 치중한 대형행사를 자제하고 시민들 일상에 문화가 녹아들어 갈 수 있는 참신한 시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직지의 고장, 국제공예비엔날레, 젓가락페스티벌, 동아시아문화도시 등 탄탄한 문화 인프라를 갖춘 청주가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청주의 최종목표는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문화수도다.청주시는 올해부터 5년간 국비와 시비 등 2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문화도시 사업을 벌인다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청주 등 7개 도시를 1차 문화도시로 선정했다. 시는 시민 중심의 문화사업을 구상한다. 주민들이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며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프로그램도 직접 기획한다. 시는 조만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주요 사업과 추진일정을 확정 짓는다. 가장 굵직한 사업은 총 40억원이 투입되는 시민기록관 건립이다. 전국 최초로 시민들의 일상과 기록을 전시 보존할 수 있는 곳으로 꾸민다. 건립 예정인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와 더불어 대한민국 기록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도심재생을 위해 빈 건물로 방치되거나 사용 중인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대상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 ●시민기록가·청년문화활동가 양성 시는 기록관 활성화를 위해 시민기록가 수십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일상, 생활사, 문화사, 마을사, 기업사, 지역사, 개발예정지의 이전 모습과 변화과정, 개인의 경험 및 사회기록 등을 음성, 영상, 글, 그림, 사진 등으로 기록해 전시하는 일을 한다. 기록사업의 하나로 현재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 일부에 주민들의 목소리로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구술채록부스도 만들기로 했다. 이색적인 사업은 문화사업 제안과 선정을 모두 시민들이 하는 문화도시 자율예산제다. 시는 올해 문화사업당 1000만원 정도 들어가는 20개 사업 정도를 자율예산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제안은 시민 누구나 할 수 있다. 지역 간 대립, 노인과 미혼모, 환경문제 등 사회적 갈등을 문화로 풀 수 있는 사업이면 된다. 선정은 청주만의 인적 문화인프라인 ‘문화10만인클럽’ 회원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문화10만인클럽에서 ‘10’은 청주 인구의 10%를 가입시키고, 1년에 10만원 이상을 문화에 소비하자는 의미다. 4년 전 시작됐는데 현재 3만 9000여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시의 각종 문화행사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시는 청주와 동일 생활권을 형성한 인근 지자체 주민들도 모집해 각종 문화사업을 공유할 계획이다. 청년 문화기획자 발굴과 양성을 위한 청년인재양성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문화에 관심 있는 청년들의 신청을 받아 다음달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수업과 멘토 연결, 문화기획 참여 등을 진행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시는 이 괴정을 통해 100여명의 청년문화활동가를 키워 문화도시 사업에 추진 주체로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기록 활동 공유 ‘로그인 페스티벌’ 개최 젊은 문화기획자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고 무료로 전시시설을 쓸 수 있는 공유 공간도 마련한다. 시는 지난해 8월 흥덕구 복대동 옛 치안센터 2층 건물(연면적 124㎡)을 리모델링해 문화공간 ‘느티’를 개관했다. 시는 올해 이런 공간을 2~3곳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느티는 전시·포럼·세미나가 가능한 다목적실(54㎡)과 회의·소모임 등을 위한 워크룸 등을 갖췄다. 19~39세 청주지역 청년이면 공짜로 이용한다. 시설 관리는 느티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지역 청년예술단체인 ‘청년문화예술 젊젊’이 맡았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이 단체 회원들은 출판디자인, 기획홍보, 예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기록을 테마로 한 로그인페스티벌도 마련한다. 인터넷 접속으로 사이버상에 기록을 남기는 젊은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축제명을 ‘로그인’으로 정했다. 마을마다 자발적으로 기록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축제다. 시민들이 동네 곳곳의 자랑거리, 분위기 있는 카페, 아름다운 공간 등을 연결해 관광상품으로 제안하고, 시가 이를 개발하는 도시이야기 여행 사업도 추진된다. 청주만의 이야기를 발굴해 연극·영화·책·뮤지컬 등 다양한 소재로 연결해 가는 창작 유통 지원사업도 눈에 띈다. 시는 문화도시 사업을 전담할 문화도시 센터를 지난달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에 개소했다. 시민문화팀, 기록문화팀, 창의산업팀 등 3팀 10명으로 구성됐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청주의 수준 높은 문화인프라 위에 ‘문화도시’라는 국가인증을 더해 청주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문화도시의 가치와 효과를 청주에만 한정하지 않고, 충북도 내 전역 및 인근 지자체인 대전시, 세종시에도 파급될 수 있도록 상생 협력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험지 도전 천하람 “호남의 보수정당 될 것”

    험지 도전 천하람 “호남의 보수정당 될 것”

    “호남 이해 못하는 반쪽 정치인 안 돼 2022년 지방선거 전지역 후보 내야”“호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남 순천에 도전장을 낸 천하람(34) 후보는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험지’ 호남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천 후보는 “호남분들이 정책적으로는 영남보다 보수적”이라며 “젊은 우리가 통합당을 잡아먹겠다, 호남에서 보수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호남을 가르쳐 달라고 호소하려 한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대구 출신 변호사로 자신이 조직한 ‘젊은보수’라는 청년 정치그룹을 이끌고 통합당에 합류했다. 이번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처음 도전했다 떨어진 뒤 공천관리위원회가 수도권 8곳을 묶은 ‘퓨처메이커 청년벨트’ 도전을 제안했지만 결국 호남행을 택했다. 천 후보는 “(청년 그룹 내에서) 너의 목표가 국회의원이냐, 아니면 전 국민을 통합하는 멋진 보수 정치인이냐는 질문이 나오더라. 그래서 우리가 호남의 보수정당이 되자, 2022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정당을 해보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천 후보는 순천을 택한 이유에 대해선 “12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되지 못했고 당만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지도 않는다”며 “호남에서 가장 위대한 유권자들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지난 3일 순천시 남정동에 전입신고도 마쳤다. 그는 “4월 15일까지는 저의 진정성을 알리기에 시간이 촉박하지만, 제가 바른 뜻을 갖고 왔다는 점을 2022년까지 겸손한 자세로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난 죄가 없다’ 착각에 갇힌 朴…여전히 사과·반성은 없었다

    ‘난 죄가 없다’ 착각에 갇힌 朴…여전히 사과·반성은 없었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3년 만에 내놓은 ‘옥중서신’으로 인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발신자인 박 전 대통령과 수신자인 각 정당 및 유권자 사이에는 적잖은 인식의 간극이 감지돼 박 전 대통령의 의도가 관철될지는 의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몇 가지 ‘착각’들을 짚어 본다. ①죄가 없다? 첫 번째는 ‘나는 여전히 죄가 없다’는 착각이다. 통상 옥중서신은 독립운동가나 민주화투사 등 억압받는 정치인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최후의 정치 활동’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처지가 다르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등에 대해서는 ‘탄핵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뿐 아니라 당시 집권 여당이던 새누리당(통합당 전신)마저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과나 반성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이는 통합당 구성원들의 인식과도 차이가 있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통합당에 합류한 청년정당 브랜드뉴파티의 조성은 대표는 5일 “탄핵의 강을 건너고 잘못된 역사를 되돌리지 않도록 나아가는 것을 멈춰 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②아직도 ‘선거의 여왕’? 탄핵 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이 ‘선거의 여왕’이라는 착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영은 탄핵 후 이어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에서 완패하며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탄핵 찬반·계파 등 갈등 요인을 덮고 중도·보수진영을 아우르는 대통합에 성과를 냈다. 소위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자유공화당 등과 선을 그은 결과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통합당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태극기 세력까지 결집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자신이 한 마디 하면 보수세력이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겉으로는 옥중 메시지를 반겼지만 속으로는 중도 이탈 우려로 걱정이 깊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추진하는 자유우파 대통합은 지분 요구를 하지 않기로 하고 진행해왔다. 이 전제하에 자유공화당 등과 협의하겠다”며 태극기 세력의 지분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도 자유공화당의 공천 작업 중단 요구를 거절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는 맹목적인 박근혜 지지 세력에 선을 긋고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한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신저로서 ‘지분’을 요구한 모양새다. ③文대통령도 탄핵? 아울러 코로나19의 확산, 지지부진한 남북 협력 등으로 국정 동력이 약해진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당의 주장처럼 총선 결과에 따라 탄핵될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듯하다. 박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 탄핵 청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때에 맞춰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일인자 역할을 하며 문 대통령 탄핵을 통해 잃었던 명예와 권력을 되찾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3년 전 탄핵됐던 박 전 대통령이 과거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현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기억 속엔 미흡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친박(친박근혜) 공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인한 외교 갈등 등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른넷 정치 신인 천하람의 순천 도전…“호남 모르는 반쪽 정치인 싫다”

    서른넷 정치 신인 천하람의 순천 도전…“호남 모르는 반쪽 정치인 싫다”

    통합당 4·15 총선 전남 순천 공천 신청“전국민 통합하는 멋진 보수 정치인 되고파”“2022년 지방선거, 호남 전 지역에 후보낼 것”대구에서 태어난 정치 신인 천하람(34) 변호사가 미래통합당 4·15 총선 전남 순천에 도전장을 냈다. 호남 28개 지역구 중 단 2명만 공천을 신청해 통합당이 추가공모를 결정한 험지 중 험지다. ‘젊은보수’라는 청년 정치그룹을 조직해 통합당에 합류한 천 변호사는 기성 정치인들도 손사래를 치는 호남을 택했다. 천 변호사는 5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호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호남행 이유를 설명했다. -지역구 결정 배경은.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우리의 목표였던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현역(민경욱) 교체에는 성공했다. 탈락 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FM청년벨트를 제안했다. 전략적으로 청년을 공천하려 하는데 참여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공관위의 제안을 받고 저희 그룹이 격론을 벌였다. 너의 목표가 국회의원이냐, 아니면 전 국민을 통합해내는 멋진 보수 정치인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우리가 호남의 보수정당이 되자, 지금 당장은 미약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정당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왜 호남인가. “호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 호남분들이 정책적으로는 영남보다 더 보수적이다. 하지만 전두환의 뿌리인 통합당을 찍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통합당 소속인 제가 그 부분을 100% 벗을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통합당을 잡아먹겠다, 이상한 사람들이 하는 보수가 아니라 젊은 우리가 보수를 하겠다고 말씀드리려고 한다. 또 저희에게 호남을 제대로 가르쳐달라고 호소할 것이다.” -호남 중에서도 순천을 택한 이유는 “순천은 호남에서 가장 위대한 유권자가 있는 곳이다. 12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되지 못했다. 당만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는 곳이 아니다. 또 교육여건, 거주여건도 좋은 도시라 다섯 살 아들과 우리 가족이 진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3일에 전입신고를 마쳤고 저도 이제 순천사람이다.” -당선 가능성이 작은 무모한 도전 아닌가. “4월 15일까지는 아마도 저의 진정성을 의심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인지도만 올리려 호남을 이용하느냐는 생각도 하실 수 있다. 하지만 4월 15일까지 제가 바른 뜻을 갖고 왔다는 점을 알리고, 또 2022년 지방선거까지 계속 그 뜻을 알릴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설] ‘재난기본소득’ 빠진 추경, 빠르게 핀셋 집행해야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1조 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오늘 국회에 제출하고 빠른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를 위해 2조 3000억원, 인건비 부담 경감 등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에 2조 4000억원, 민생·고용안정에 3조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방역 대응 등을 위한 예비비 지출, 임대료 인하액 50% 세액공제 등 19조 9000억원에 해당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의 신속한 추경안은 반갑지만, 이 대책은 과거에 발표된 경제활력 대책과 비슷해 기시감이 강하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책적 상상력에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과감하게 결단하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지만 담대한 상상력은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통상적이지 않은 비상상황”이라고 한 만큼 서울신문은 ‘재난기본소득’ 등을 편성해 취약계층의 생존을 위해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주문했지만, ‘퍼주기 논란’을 의식했는지 그런 창의적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생존이 경기 진작보다 우선돼야 했다. 추경안에는 저소득층 138만 가구에 지역사랑상품권 월 최대 22만원(2인 가구), 아동수당 대상자 263만명에게 10만원 등 저소득층·노인·아동 500만명에게 6월까지 2조원어치 소비쿠폰을 주는 내용이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이라 용처가 한정돼 있으면 곤란할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추이 등을 감안해 사용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했으나 아예 연말까지 또는 코로나19가 진정된 후 6개월까지 등으로 기간을 늘려야 받은 쿠폰을 못 쓰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소비쿠폰으로 한시적이라도 가스요금 등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공공요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건 어떤가. 정부는 저임금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영세사업자에게 1인당 7만원을 보조할 방침이다. 더불어 일자리가 사라져 소득이 제로에 가까운 계층에 대한 지원이 다급하다. 문화예술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청년, 플랫폼 노동 등으로 고용안전망에서 누락된 초단시간 근로자, 프리랜서 강사 등에게 한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금융기관을 이용해 긴급경영자금 융자, 초저금리 대출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기보다는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는 여행업,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숙박업 등 업종별 맞춤형 대책이 효과적이다. 추가하여 근로장려금 홍보를 강화해 초단시간 청년 근로자 등을 긴급 생계비 지원 체계 안에 넣는 방안도 주문한다.
  • 창원시 ‘청년내일통장’ 모집, 3년간 매달 15만원 지원

    창원시 ‘청년내일통장’ 모집, 3년간 매달 15만원 지원

    경남 창원시는 저소득 근로 청년 저축을 지원하는 ‘청년 내일통장’ 대상자를 오는 3월 17일까지 모집한다고 29일 밝혔다.‘청년 내일통장’은 저소득 근로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해당자가 3년간 근로활동을 유지하면서 매달 15만원을 저축하면 창원시가 동일금액을 지원해 3년 뒤 1080만원을 지급한다. 시는 지난해 첫 시행때 500명 모집에 1500여명이 신청하는 등 반응이 좋은 사업이라고 밝혔다. 250명을 모집할 계획이며 신청 자격은 창원시 거주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이다. 2019년 12월 1일부터 경남도나 부산시 소재 사업장에서 현재까지 계속 근로 중이고 본인소득 월평균 금액이 세금공제전 220만원 이하(본봉과 수당 포함), 가구원 중위소득 120%이하 등이면 신청 할 수 있다. ●다른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자산형성지원사업 참여자,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내일채움공제’ 참여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출연·출자기관 포함) 근무 공무원(공무직 근로자 포함), ●사치, 불법, 향락, 도박, 사행 등 비사회적 업종 종사자 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세한 사항은 창원시 홈페이지 고시공고 또는 새소식란을 참고하거나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창원시 일자리창출과 청년정책담당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진열 창원시 경제일자리국장은 “고용불안과 저임금 등의 문제로 미래 설계와 꿈을 포기하는 청년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청년내일통장이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의 자립과 미래 설계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농가 화분 구매·中企 금융 지원”… 바이러스 극복에 올인한 용인

    “농가 화분 구매·中企 금융 지원”… 바이러스 극복에 올인한 용인

    백군기 용인시장의 요즘 화두는 ‘경제력·경쟁력’ 향상이다. 올해 시정 운영의 큰 방향인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더욱 절박해졌다. 이에 따라 백 시장은 관내 중소기업의 피해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기 위해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며 이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가는 곳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기를 펴고, 골목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농가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화분 구매 운동도 벌이고 있다. 모든 행정의 초점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맞춘 것이다.백 시장은 26일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 위축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용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선제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의 경제적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경제적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특례 보증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2년 연장했다. 또 이자 차액 보전 기간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지난 20일 7개 은행 및 경기신용보증재단과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백 시장은 지난 10일 처인구 이동읍 진성테크를 방문에 기업인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부품 수급이 어려운 데다 수출 창구마저 막혔다. 대금 회수가 안 돼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도움을 호소했고, 백 시장은 경기신용보증재단 측에 요청해 이날 협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용인시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운영자금으로 업체당 최대 3억원을 3년까지 190억원의 특례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또 수출보험 지원사업 예산을 160여 업체에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6월 중국 시장 판로가 막힌 기업 16곳을 선정해 베트남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계획인데, 백 시장이 직접 단장으로 나선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TF서 소상공인·中企 지원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도 마련했다. 소상공인에게 최대 5000만원을 5년까지 지원하는 1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과 3%의 이자 차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역 화폐인 ‘용인와이폐이’ 할인율을 6%에서 10%까지 상향했다.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은 3만 4000여곳에 달한다. 주 1회 직원 외식의 날로 정해 구내식당 대신 용인중앙시장 등 인근 지역 식당을 이용토록 하고 있다. 백 시장은 “일자리산업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면한 현안 해결과 함께 중·장기적인 로드맵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백 시장은 “올해는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용인시의 모든 부문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경제력·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기업은 물론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문화기술(CT) 등 첨단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는 이미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도시, 세계의 이목을 끄는 도시로 발돋움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는 게 백 시장의 진단이다.●작년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램서치 유치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서치’를 유치했다. 올 들어서도 덕성 2산업단지 등에 굴지의 제약·바이오 업체와 촉망받는 중소기업을 유치하는 등 20여개 기업이 용인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백 시장은 “이 같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이어 추가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많은 기업이 들어오면 용인시는 더욱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테크노밸리·덕성 2산단을 포함한 17개 일반산업단지와 기흥 힉스, 일양 히포 등 7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플랫폼시티 조성 등 도시 업그레이드를 위한 밑그림 작업도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플랫폼시티는 기흥구 GTX용인역 일원에 미래형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자족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에 포함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은 용인의 대표사업이다. 44만㎡ 규모의 산업용지에 바이오·메디컬 중심의 첨단기업이 포진하게 된다. GTX용인역 복합환승센터와 경부고속도로 IC를 설치하고 상습 정체 구간인 국지도 23호선 우회도로 등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이 일대 교통 체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백 시장은 “사업이 완성되면 용인은 지금의 1중심 체제에서 시청 중심의 ‘행정도심’과 플랫폼시티 중심의 ‘경제도심’ 등 2도심 체계로 재구조화될 것”이라며 “서울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경기 남부의 중심도시, 사통팔달의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자족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지정을 포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풀어야 할 현안도 적지 않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난해 3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 공전 장기화로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백 시장은 “용인시의 인구는 108만명을 넘어섰지만 1월 말 기준 공무원 수는 2829명에 불과해 공무원 1인당 시민 수가 382명이다. 인구가 비슷한 울산의 경우 공무원 1인당 시민 수가 181명이고 85명에 불과한 지자체도 있다”고 설명했다. 광역시와 달리 50만 이상 시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어 인구 급증에 따른 수요를 행정 및 재정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에 수원·고양·창원시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이인영 원내대표 등 더 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성천 수질 오염 차단 위해 환경시설 갖출 것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산업단지 방류수 문제로 안성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백 시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용인시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인 만큼 대승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안성천 오염을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수질 오염을 차단할 환경시설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취임 직후 ‘사람 중심 새로운 용인’을 시정 비전으로 제시한 것은 시정의 모든 방향이 시민들을 향하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면서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용인시를 이끌기 위해선 시민들 의견을 잘 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소통 창구를 다양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확대 지원하는 한편 185개 초·중·고교 시설을 개선하는 등 교육투자를 강화하고 3개 구에 청년센터를 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2·8독립선언서 국내 반입, 3·1만세 시위… 평생 독립 위해 싸운 ‘열사’

    “너희들은 왜 죄 없는 사람을 핍박하느냐.” 취조관의 질문에 김마리아는 되받아쳤다. 왜경은 가죽 채찍과 대나무봉을 휘두르고, 양팔을 엇갈리게 결박해 천장에 매달아 놓고 팽이처럼 돌리며 때렸다. 옷을 벗기고 쇠갈퀴로 가슴을 찌르고 불로 지졌다. 살이 터지고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마리아는 2·8독립선언서를 허리띠에 숨기고 국내로 들어와 고향 황해도로 자금을 모으러 갔다가 3·1운동 소식을 들었다. “여학생들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마리아는 황에스터, 나혜석 등 11명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3월 5일 서울역광장 등에서 대규모 만세 시위가 벌어졌고 마리아와 모교인 정신여학교 학생들도 목청껏 만세를 불렀다. 다음날 학교에 왜경이 들이닥쳐 마리아를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갔다. “선생님!” 학생들은 울부짖었다. 마리아는 고문으로 코와 귀에 고름이 고이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지옥 같은 서대문형무소로 옮겨졌다가 그해 7월 24일 증거 부족으로 석방됐다.김마리아는 1892년 7월 11일 황해도 장연군 대구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어머니마저 여읜 마리아는 1906년 6월 서울로 가 서울 연동여학교(정신여학교로 개명)에 입학했다. 마리아의 작은언니 미렴과 오현관·오현주 자매 등은 누룽지를 함께 먹으며 공부했다고 해서 ‘누룽지방 형제’라고 불렸다. 1910년 6월 졸업한 마리아는 모교 교단에 섰다. 정신적 지주였던 교장 루이스는 마리아에게 유학을 권했다. 1915년 5월 마리아는 일본 도쿄여자학원에 입학했다. 졸업이 다가올 즈음 민족자결론이 무르익었다. 1919년 1월 모임에서 황에스터는 “국가의 대사를 남자들만이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열변을 토했다. 2·8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은 남학생 11명이었지만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는 마리아와 황에스터 등 여학생들도 참석했다. “최후의 일인까지 자유를 위하는 열혈을 유(流)할지니….”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자 일본 경찰이 습격해 회관은 아수라장이 됐다. 마리아도 끌려갔다가 풀려났다. ●애국부인회 결사부 만들어 직접 독립운동 3·1만세 시위 주도로 악랄한 고문을 받은 몸에서는 고름이 흘렀다. 그사이 숙부 필순이 이역만리에서 일본인 의사가 준 우유를 마시고 숨졌다. 틀림없는 독살이었다. 마리아는 분루를 삼키며 또 다른 길을 모색했다. 몸도 성치 않은 마리아의 의지는 놀라웠다. 석방된 지 석 달도 안 된 1919년 10월 19일 뜻을 같이하는 여성 16명이 모여 대한애국부인회를 결성했다. “부녀들도 남자들처럼 혁혁한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고 마리아는 말했다. 마리아는 회장이 되고 시도 지부장을 뽑는 한편 결사부를 만들어 직접 독립전쟁에 참여하고자 했다. 한 달 만에 회원이 2000여명으로 늘어나고 현재 가치로 수억원인 6000원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냈다. 그러던 11월 어느 날 ‘누룽지방 형제’ 오현주가 불쑥 찾아왔다. 오의 안내로 임정 밀사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부인회의 활동을 캐묻는 것이었다. 10여일 후 마리아가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종로경찰서 왜경들이 들이닥쳤다. 마리아는 수갑이 채워져 연행됐다. 오현주의 배신이었다. 마리아는 붙잡힌 동지들에게 “어떤 고통을 당해도 비밀을 알려 주지 말자”고 당부했다. 간부들은 포승줄에 묶여 서울역으로 끌려갔다. 그 밀사는 대구경찰서 소속 경찰이었다. 군중은 “여성독립단이여, 용기를 내시오. 대한독립 만세!”라고 외쳤다. 대구로 붙잡혀 간 간부는 52명이었다. 끔찍한 고문이 자행됐고 회장인 마리아에게 더 혹독한 고문이 가해졌다. 장작개비를 두 무릎 사이에, 쪼개진 대나무를 두 팔 사이에 끼우고 몸을 빨래 짜듯이 비틀어 댔다. 마리아는 신음도 내지 않고 고통을 견뎌 냈다. 그러자 고무 호수를 코에 끼우고 물을 넣었다. 마리아의 얼굴과 입에서 핏물이 흘러내렸다. 대구 검사국에 송치된 마리아는 깜짝 놀랐다. 만세 시위 때 심문한 가와무라 검사가 자진 전근을 해온 것이었다. 가와무라가 생년월일을 묻자 마리아는 “서력 1892년…”이라고 했다. “어째서 대일본제국의 연호를 쓰지 않는가”라고 하자 마리아는 “일본 연호를 배운 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고문에 고문이 더해져 마리아는 몸이 퉁퉁 부었고 정신 이상 증세도 보였다. 일제는 마지못해 병보석을 허가했다. 가와무라는 ‘일본의 국적(國賊)’이라며 징역 5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임시의정원 의원 임명… 中서도 항일운동 마리아는 중국 망명을 결심했다. 몰래 병원에서 빠져나와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1921년 7월 21일 중국 땅을 밟았다. 고문 후유증은 여전해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마리아는 1922년 임시의정원 황해도 의원에 임명됐고 대한여자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항일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상하이 임시정부는 창조·개조·옹호파로 분열돼 있었다. 1년에 가까운 통합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마리아는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1923년 7월 12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지만 건강은 계속 나빠 병석에 눕는 날이 많았다. 힘들게 미주리주 파크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 연구학생을 거쳐 뉴욕 컬럼비아대 사범대학원에 진학, 1929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리아는 뉴욕에서 황에스터 등 옛 동지를 만나 근화회를 조직했다. 혈혈단신 마리아의 유학 생활은 몹시 고달펐다. 점원, 행상, 보모 등을 전전하며 학비를 벌었다.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혼인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미 대한의 독립과 결혼했다”며 거절했다.1932년 7월 마리아는 11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 땅을 밟았다. 일제는 감시와 협박을 계속하면서 거주지와 직업을 제한했다. 마리아는 다음해 함남 원산 마르타윌슨 여자신학원 교수로 부임했다. 신사참배를 거부해 탄압을 받았고 신학원도 폐교당했다. 악독한 고문의 후유증은 전신을 짓눌렀다. 마리아는 쓰러졌고 1944년 3월 13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제와 맞섰던 52년 인생을 마감했다. 언니 미렴은 유골을 대동강에 뿌렸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열사의 모교 정신여학교는 정신여중고로 바뀌어 1978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으로 이전했다. 종로구 연지동에는 옛 교사(校舍)와 수령 550여년의 교목(校木) 회화나무가 그대로 남아 있다. 교정 한쪽에는 서울보증보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서울보증보험과 종로구청의 노력으로 지난해 회화나무 옆에 열사의 흉상을 건립하고 탐방로를 조성했다.●유품은 치마저고리·수저 한 벌이 전부 잠실종합운동장 옆 정신여중고 교정에 들어서면 또 다른 흉상과 ‘김마리아관’(대강당)이 눈에 들어온다. 교장실에서 만난 최성이 정신여고 교장은 “열사는 평생 독립운동을 했고 사실상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원”이라면서 “사단법인 김마리아기념사업회 주도로 추모 사업을 펴고 있는데 업적에 비해 낮은 훈격을 높이려는 노력이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평생 외롭게 살다 간 열사의 유품은 치마저고리와 수저 한 벌이 전부다. 그런데 치마저고리를 자세히 보면 오른쪽 섶 길이가 짧다고 한다. 최 교장은 “고문으로 열사의 한쪽 가슴이 없어져 양녀 배학복이 한쪽 섶을 짧게 해서 손수 만들어 드린 한복”이라고 설명했다. 몇 안 되는 유품은 강당 1층의 작은 공간과 동창회 사무실에 전시돼 있다. 숙원 사업인 기념관 건립은 진척이 없다. 그래도 올해 두세 교과서에 열사의 이야기가 실린 것은 성과라면 성과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서울시의회, 제291회 임시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신원철)는 2020년 2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15일간의 일정으로 제291회 임시회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임시회는 시의회와 집행부가 코로나19에 적극대응하기 위해 연간의사일정에 계획되어 있던 시정질문을 취소하고, 코로나19와 관련된 긴급현안질문으로 대체했다. 신원철 의장(더불어민주당)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언급하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방역대응체계를 펼쳐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의회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에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또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심각한 운영난과 재정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환자 치료와 방역을 위해 현장에서 밤낮 없이 고군분투하는 의료인과 관계 공무원에게도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2020년도 예산과 관련해 서울시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대폭 확대된 총 39조 5000억 원 규모라고 밝히며, 올해 화두가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인 만큼 확대된 예산 또한 여기에 집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올해 새롭게 도입된 서울사랑상품권과 기존의 제로페이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예비비 50억 원을 긴급 투입하고, 피해 소상공인에게 장기 저금리로 중소기업 육성자금 5000억 원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올해 서울시 예산에 포함된 청년수당, 청년금융 지원, 청년 직접 일자리사업 등 구체적인 청년정책을 소개했다. 이런 청년 예산들 중 일부는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설계한 청년자율예산을 통해 반영된 것이다. 서울시의회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해 10대 서울시의회 청년 의원들을 주축으로 ‘청년정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정책연구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의장은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이양일괄법’을 언급하면서, 서울시로 이양되는 사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자치분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의장은 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밝힌 수상소감을 인용하며 “하루하루 진심을 다해 묵묵히 쌓아올린 노력은 반드시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고, 서울시의회도 그런 마음으로 이 시기를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구감소 막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창출”

    “인구감소 막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창출”

    농촌 지역주민들은 인구감소를 막기위해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단양군에 따르면 2019년 단양군 사회조사 보고서 발간을 위해 최근 관내 960가구 대상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의 59.5%가 ‘기업유치 및 일자리창출’을 인구감소 대책으로 꼽았다. 뒤를 이어 ‘학교 및 의료시설 등 생활인프라확충’이 23.1%, ‘출산장려 정책 확대’ 7.8% 순으로 나타났다. 현 거주지 만족도 조사에선 ‘만족’이 40.8%, ‘불만족’이 9.5%로 집계됐다. 만족 이유는 ‘자연환경이 좋아서’가 38.5%로 가장 많았고, 불만족 이유는 ‘주거시설이 열악해서’가 34.0%로 가장 많았다. 취업 애로사항을 묻는 설문에선 ‘희망하는 직종 일자리가 적어서’가 43.6%, ‘희망하는 임금수준과 맞지 않아서’ 24.7%, ‘신체장애 및 질환’ 12.4%, ‘희망하는 근로시간보다 길어서’ 8.2%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주민들이 즐기는 문화행사는 ‘영화’가 82.5%로 가장 많았다. 관내 청년들이 선호는 직장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26.8%, ‘공기업’ 25.5%, ‘자영업’ 20.2%. ‘전문직 기업’ 11.4% 순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여가생활 만족도, 소득만족도, 거주지만족도 응답결과 보통에 응답한 인원이 50%에 달해 만족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며 “조사결과를 정책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딘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영남이공대 일자리센터, 3년 연속 우수대학 선정

    영남이공대 대학일자리센터가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주관하는 대학일자리센터 연차성과 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인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영남이공대는 연차성과 평가는 전국의 105개 대학일자리센터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매년 실시해 우수, 보통, 미흡의 3단계로 평가한다고 20일 밝혔다. 대학일자리센터 사업은 고용노동부, 대학,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대학 내 진로지도 및 취·창업 지원 기능의 일원화 및 지역 청년고용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재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원스톱 고용서비스 전달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영남이공대 일자리센터는 7명의 전문 컨설턴트와 산업체 경력 20년 이상의 산학협력교육중점교수 10명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진로지도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구직자의 전공과 희망에 따른 맞춤식 취업지도를 실시하여 2019학년도에도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일자리센터는 지난 2년간 339명을 밀착 지도하여 맞춤식 취업지도를 통해 221명을 본인이 희망하는 기업과 직종에 취업하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영남이공대 변창수 대학일자리센터장은 “학생들과 지역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학생, 학부모, 기업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회수 김포을 후보 ”국민소환제·면책특권 등 폐지해 국민이 주인되는 국회 만들겠다“

    이회수 김포을 후보 ”국민소환제·면책특권 등 폐지해 국민이 주인되는 국회 만들겠다“

    이회수 경기 김포시을 예비후보는 20일 김포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권국회와 군림국회, 놀고먹는 국회, 난장판 국회를 갈아엎고 국민이 국회를 통제하는 국민의 국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국회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닫고 국민의 요구를 냉정하게 뿌리쳤던 사상 최악으로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분노를 넘어 혐오와 절망을 심어 주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 발 아래 국회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주권자인 국민과 함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면책특권·불체포특권 폐지, 국민투표법 개정 등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새로운 국민정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은 분단 70여년의 기득권 세력, 더 길게 보면 일제 식민지 시대로부터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친일매국세력을 청산하느냐 못하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선거라고 정했다. 또 단순히 국내 정치세력간의 땅따먹기나 표 싸움이 아니라 외세를 등에 업고 부귀영화를 누려온 세력과 민주와 개혁, 자유와 평등, 평화와 통일의 길로 전진하려는 세력간의 100년 전쟁의 결산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민생선거’다. 온 세계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집중하는 것은 바로 불평등과 격차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날로 심화되는 양극화와 불평등, 중앙권력의 비대화와 지방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은 물론 정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는 “우리 김포시는 내년에 50만 대도시 진입이 예견돼 새로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민행복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보다 질적인 차원의 혁신적인 김포발전 전략이 제시되고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저는 수도권 서부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김포반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10대 핵심공약과 7대 정책추진과제를 내걸고 이번 총선에 임하겠다”고 역설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서는 윤창호법이 통과되기 전 10여년 전에 실수한 일이고 시민들께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중앙당의 정밀한 심사를 거친 사안으로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회수 후보의 10대 핵심공약. ▲동서축 GTX-D(김포↔하남)노선 등 서부권 광역교통망 조기 확정 추진 ▲김포 평화특례도시 국가지정 추진 ▲신도시 내 김포시청 제2청사 건립 추진 ▲신도시 초중고 이음터 학교 추가 건립 ▲김포시민예술의전당 건립▲청년·농어민 기본소득 신설 ▲0~14세까지 병원비 국가 책임제 시행 ▲지역 밀착형 생활 SOC 확충 ▲소상공인 육성과 풀뿌리 지역경제 활성화 ▲마곡형 테크노 파크 조성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청약 당첨되면 2순위 돼야” 제도 보완 필요 의견 쇄도

    “청약 당첨되면 2순위 돼야” 제도 보완 필요 의견 쇄도

    수십 채 건물주, 100억원 땅 부자도 현행법상 ‘집’만 없으면 무주택자로 아파트 청약가점제 1순위가 될 수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2월 11일자 1면> 이후 “청약제도의 맹점을 보완하자”는 수많은 의견이 쇄도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털에는 1200건 가까운 댓글이 달리고 누리꾼들은 기사에 지적되지 않은 또 다른 개선점 등을 기자 이메일로 보냈다. 한 50대 남성은 “일반 국민은 평생 한 번 당첨되기도 어려운 청약 1순위 지원자격을 왜 5년마다 반복해서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한 번 당첨되면 영원히 2순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도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게 ‘평생 당첨 한 번’으로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청약 재당첨 제한 기간은 당첨일로부터 최장 5년에서 10년(조정대상지역은 7년)까지다. 이에 대해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민층이 청약에서 소형 평수에 당첨됐다가 살림살이가 나아진 몇 년 뒤 ‘평형 갈아타기’ 차원에서 청약을 넣는 것은 투기세력이 아닌 실수요자에 해당한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일생 한 번 당첨으로 1순위 자격을 제한한다면 오히려 분양시장 거래 위축 우려가 생길 수 있어 제한 기간 연장 등 정부가 좀더 세밀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거주 기간 등을 청약 조건에 포함시키고 주택 이외 자산이나 소득수준을 반영해 진짜 무주택자나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기사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남성은 “부친이 작고한 후 형제 7명이 몇 천만원짜리 시골 농가주택을 공동 등기했는데 이것 때문에 1가구 2주택이 돼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있다”며 “지방에 집이 두세 채라도 서울 집 한 채의 반값도 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1·2인 가구를 위한 정책 설계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약에서 불리한 1·2인 가구와 저출산 대비 차원에서 청년임대주택(30만호)과 신혼부부 희망주택(20만호)을 공급하는데 이는 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 등 1기 신도시 전체(29만호)에 버금갈 만큼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라며 “원룸 한 칸 있다고 자녀를 낳는 게 아닌 만큼 지금 공급물량을 줄이고 그 자금으로 방과후교실이나 어린이집을 만들어 실질적으로 양육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청약당첨 평생 한번으로” 청약제도 개선에 쏟아진 목소리

     '100억 땅부자가 1순위는 불공정' 기사 댓글 쏟아져 자격에 자산 반영하고 신혼부부는 원룸대신 양육지원을 수십 채 건물주, 100억원 땅 부자도 현행법상 ‘집’만 없으면 무주택자로 아파트 청약가점제 1순위가 될 수 있다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청약제도의 맹점을 보완하자”는 수많은 의견이 쇄도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털에는 1200건 가까운 댓글이 달리고 누리꾼들은 기사에 지적되지 않은 또 다른 개선점 등을 기자 이메일로 보냈다.  한 50대 남성은 “일반 국민은 평생 한 번 당첨되기도 어려운 청약 1순위 지원자격을 왜 5년마다 반복해서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한 번 당첨되면 영원히 2순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도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게 ‘평생 당첨 한 번’으로 제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청약 재당첨 제한 기간은 당첨일로부터 최장 5년에서 10년(조정대상지역은 7년)까지다. 이에 대해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서민층이 청약에서 소형 평수에 당첨됐다가 살림살이가 나아진 몇 년 뒤 ‘평형 갈아타기’ 차원에서 청약을 넣는 것은 투기세력이 아닌 실수요자에 해당한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일생 한 번 당첨으로 1순위 자격을 제한한다면 오히려 분양시장 거래 위축 우려가 생길 수 있어 제한 기간 연장 등 정부가 좀더 세밀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거주 기간 등을 청약 조건에 포함시키고 주택 이외 자산이나 소득수준을 반영해 진짜 무주택자나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기사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 남성은 “부친이 작고한 후 형제 7명이 몇 천만원짜리 시골 농가주택을 공동 등기했는데 이것 때문에 1가구 2주택이 돼 사사건건 발목을 잡히고 있다”며 “지방에 집이 두세 채라도 서울 집 한 채의 반값도 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1·2인 가구를 위한 정책 설계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약에서 불리한 1·2인 가구와 저출산 대비 차원에서 청년임대주택(30만호)과 신혼부부 희망주택(20만호)을 공급하는데 이는 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 등 1기 신도시 전체(29만호)에 버금갈 만큼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라며 “원룸 한 칸 있다고 자녀를 낳는 게 아닌 만큼 지금 공급물량을 줄이고 그 자금으로 지역 동주민센터나 경찰서에 방과후교실이나 어린이집을 만들어 실질적으로 양육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보이스피싱 압박에 극단적 선택…아버지, 아들 유서 공개

    보이스피싱 압박에 극단적 선택…아버지, 아들 유서 공개

    피해자 아버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보이스피싱인 줄 모르고 수사 압박에 괴로움”보이스피싱 예방책 및 가해자 처벌 강화 촉구 보이스피싱 조직의 거짓 수사 압박에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청년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예방책과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지난 12일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지난달 20일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뒤 이틀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B씨(28)의 아버지다. A씨는 “저는 얼마 전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입니다. 이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국민여러분께 나누고, 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청원합니다”며 “부디 한 번만 시간을 내어 읽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B씨는 한 남성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검사라 사칭하며 “금융사기단 계좌에서 B씨의 통장으로부터 수백만원이 인출된 사실이 발견됐다. B씨가 이번 사건의 가담자인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B씨에게 “이에 불응하거나 중간에 통화를 중단할 시에는 공무집행방해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및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전국에 지명수배령도 내려진다”라고 협박했다. 또 실시간으로 B씨의 휴대전화가 끊길까봐 “지금 배터리 몇 퍼센트 남았냐”, “그럼 이제 충전기를 꽂아라”라면서 배터리 용량을 확인하고 “똑바로 들어라.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한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B씨는 실수로 전화가 끊어졌다. 이후 이 남성과 연락이 되지 않자 자신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고민에 빠졌고 지난 달 22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B씨는 극단적인 선택 전에 유서를 남겼다. B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에도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것을 알지 못했다. B씨는 유서에 “저는 서울지방검찰청 수사를 고의로 방해한 게 아니며 억울하고 선량한 피해자다”라면서 “소극적이고 조심성 없는 성격이라 긴장하면 인지와 이해를 잘못해 협조조사 중 본의 아닌 실수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한순간에 저는 공무집행방해죄로 공개수배에 오르게 됐다”면서 “제가 유서를 쓰는 목적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얻게 된 이러한 상황이 있었고 고의가 아니며, 수사에 협조하려 했던 선량한 피해자였단 것을 알리고 싶어서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유서에서도 B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지시를 본인이 제대로 따르지 못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해명하며 자신의 실수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B씨는 대학 때 다리가 불편한 친구의 휠체어를 끌고 4년 동안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며 도운 선행으로 대학신문에 실린 적이 있을 정도로 품성이 바른 청년이었다. 아버지 A씨는 “아들은 행여라도 수사에 누가 될까 담당검사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전했다. A씨는 아들이 당한 보이스피싱을 누구나 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보통 이런 경우 어리숙했다고만 쉽게들 판단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1년에 약 2만여명에 달한다”면서 “이 사람들을 모두 그저 운이 없었다. 어리석었다 말할 수 있는 걸까요?”라고 했다. A씨는 아들 같이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인 대책과 보이스피싱 관련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매뉴얼과 사례집을 각 가정과 학교에 보급 ▲직장과 학교를 대상으로 예방교육 실시 ▲보이스피싱 관련자 처벌 강화 등을 요구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보고도 이 사회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이런 피해 사실을 널리 알리고 가까운 이웃과 가족들이 다시는 이런 분통한 죽음을 겪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아버지가 공개한 아들의 유서 저는 억울한 피해자입니다. 저는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연락받은 최민경 일당 금융범죄 공모단 수사를 고의로 방해한 게 아니며 억울하고 선량한 피해자입니다. 소극적이고 조심성 없는 성격이라 긴장하면 인지와 이해를 잘 못해 협조조사 중 본의아닌 실수를 했습니다. 특히 조사 과정 중 육체적, 정신적 긴장 및 피로와 압박감을 느껴 더 그렇게 됐습니다. 제가 피해 입게 된 주의사항은 ‘제가 통화 중 전화를 끊어두고 검사님의 3번의 연락을 못 받아’ 공무집행방해죄를 받은 것입니다. 이 경우 본인이 사건의 피해자일지라도 수사의 진행을 방해하였다는 이유입니다. 마지막 전화통화 과정 중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범인을 잡고 나서 원래대로 망에 맞게 돌려놓기 위해 제 휴대폰 전원을 끄고 지시한 시간에 켜야 하는 내용인데 거기서 제가 먼저 통화를 끊은 겁니다. “전화 끄세요!”라는 검사님의 마지막 말을 듣고 통화 중 바로 전원을 끄는 것이라고 이해해 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시했던 시간에 전원을 켰습니다. 이건 녹취를 자세히 듣고나서 전화종료 후 끄라는 것에 대해서 언급한게 있었다는 걸 알았지만 당시엔 그 부분이 명확히 안 들렸고 마지막 말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했으며, 통화종료가 아닌 통화 중이라도 내용이 끝나면 제가 전원을 꺼놓아도 되는 걸로 알았습니다. 주의사항은 조사 중 통화에 대해서 조사자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 ‘조사자가 통화를 끊을시 검사님이 3번의 전화를 하고 그걸 받는 것’ 인데 제가 진행해야 하는 내용에 초점을 잡고 집중하느라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원을 끈 상태로 14분간 유지하는 거라 그 사이에 3번의 연락을 받지 못 했습니다. 한 순간에 전 공무집행방해죄로 2년 이하 징역과 3천만원의 벌금을 내야하고 공개수배에 등록되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사건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동일하다고 합니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 사항 때문에 혹여 정신없는 상황에서 경험 없고 강제로 온 선량한 협조조사자들이 순간 잘못하여 제2의 큰 피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 피해자 구분을 피해자 본인이 직접 증명하는 과정에서 주의사항도 많고 행동제약 등 부담이 매우 크기도 하며, 조사방식에 압수수색영장 발령을 통한 것과 임의협조조사가 있어 고를 수 있다지만 둘 다 국민을 너무 강제하고 힘들게 하며, 범죄자를 가리는 도구로 쓰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그 날 저는 계속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 도움을 주었고 또 도움이 되었으나 결국 이런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지극히 평범할 줄 알았던 인생이 한 순간 실수로 이렇게 되네요. 제가 사건의 관련자가 아니었다면 평범히 살았을 텐데요... 제가 유서를 쓰는 본 목적은 공무집행방해죄를 얻게 된 이러한 상황이 있었고 고의가 아니며, 범죄를 옹호하지 않고 협조하려 했던 선량한 피해자 였단 걸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엄마 아빠 미안해요. 동생 ○○아, 잘 있어. 나 없는 건 크게 생각하지 마요. 원래대로 행복하게 사세요. 그래야 제가 편할 것 같아요. 당장은 슬프겠지만 한 순간 지나가는 거라고 여기면 좋을 것 같아요. 된다면 제가 꿈에 나올게요. 이러면 낫겠죠? 장례식은 간소하게 해주세요. 이런 일로 불편드리고 싶지 않아요. 다가오는 설날에 이런 소식이라 너무 죄송하네요. 주위 주민분들 죄송하고 지인 가족 친척 친구분들 미안하고, 우울해하지 말고 원래처럼 일상생활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억울하게 또는 선량하지만 어떠한 계기로 불행을 얻지 않길 바랍니다. 저의 휴대폰에 조사 통화녹취기록이 3개 ***-***-*** 번호로 있습니다. 길이는 각각 07:10:45, 00:37:31, 03:06:17이며 서울지방검찰청에도 녹취기록이 있습니다 제 물품은 마포구(○○동) 주민센터입구 오른쪽에 여성안심보관함 24번에 있습니다. 혹시나 제가 잡힐까 하는 두려움에 가져오지 못했는데 챙겨올걸 그랬네요....
  • 경남도 공무원 1793명 선발, 행정9급 635명

    경남도 공무원 1793명 선발, 행정9급 635명

    경남도는 올해 지방공무원 1793명을 선발해 채용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경남도 공무원 선발예정 인원은 지난해 2129명 보다는 336명(15.8%)이 줄었지만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도는 올해 공무원 선발규모는 국가 정책사업 인력수요와 공공부문 청년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인력 증가요인을 고려해 확정했다고 설명했다.직급별 선발인원은 5급 2명, 7급 41명, 8급 107명, 9급 1579명, 연구·지도사 64명으로, 도에서 204명, 18개 시·군에서 1589명을 선발한다. 직렬별로는 행정9급 635명, 시설9급 339명, 사회복지9급 148명, 간호8급 89명, 농업9급 85명 등이다. 행정9급이 전체 선발인원의 35%를 차지한다. 도는 공직 다양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약자 공직진출 기회를 적극 확대하기 위해 9급 직급에 법적 의무 비율보다 높게 장애인 101명, 저소득층 43명, 기술계 고졸(예정)자 15명 등을 일반모집과 구분해 별도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선발시험은 직급·직렬·직류별로 나누어 모두 3회에 걸쳐 시행한다. 의무, 수의직 채용시험(제1회 시험)은 면허 취득 시기와 직무 시급성 등을 고려해 면접시험을 3월 18일부터 2일간 실시한다. 8·9급 공개경쟁 필기시험(제2회 시험)은 6월 13일(원서접수 4월 6~10일), 7급 행정직 공개경쟁과 연구·지도직, 9급 고졸(예정)자 및 운전직 등 경력경쟁 필기시험(제3회 시험)은 10월 17일(원서접수 8월 3~7일) 실시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도와 시·군 충원수요를 적극 반영해 선발인원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선발시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경남도 홈페이지 시험정보란과 지방자치단체 인터넷원서접수 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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