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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후원금은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공개한 ‘2014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후원회를 두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299명의 후원금 모금 총액은 504억 1173만원이다. ●출판기념회 철퇴·檢 수사로 모금 줄어 총액은 2013년의 381억 9200만에 비해 32%(122억 1973만원) 증가한 것이다. 전국 단위 지방선거가 있었던 지난해에는 후원금 모금 한도가 평년의 2배인 3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원금 모금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모금액은 한도의 3분의2에도 훨씬 못 미쳤다. 지난해 모금액 한도를 채운 의원도 18명에 불과해 2013년의 87명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1명, 새정치연합 6명, 정의당 1명이다. 이는 지난해 후원금 모집의 편법 창구인 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논란이 된 데다, ‘쪼개기 후원금’과 맞물린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모금액 1위는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쳐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으로, 3억 1066만원이었다. 가장 적은 후원금을 거둔 새정치연합 권은희 의원(1705만원)에 비해 18.2배 많은 액수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각각 2억 9900만원(10위)과 2억 7100만원(48위)의 후원금을 거둬 상위권에 올랐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2억 8600만원(37위),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억 7500만원(127위)이다. 야권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평균 수준인 1억 7400만원(133위)의 후원금을 받았다. ●지방선거 전 지역구 지방의원 줄 후원 특히 의원이 해당 지역구에 속한 지방의원 등으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후원금이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6월 이전에 집중돼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 후원 형식을 빌려 정치자금을 우회 지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장현 광주시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병석·이장우·김을동·심학봉·박성호 의원도 각각 해당 지역구 지방의원으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 새누리당 윤상현·김태원 의원, 새정치연합 한명숙·이목희·안규백·임내현 의원은 정당인 혹은 정치인으로 직업이 표시된 인사들로부터 50만~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지방의원 중 일부는 자영업자로 포장하거나 익명으로 후원하는 경우도 있어 유사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같은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인 나경원·김영우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김무성 대표도 자신의 옛 지역구(부산 남을)를 물려받은 서용교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새정치연합 한명숙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유승희 의원 주최 ‘여성정치참여 확대 위한 간담회’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간담회’가 28일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유승희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주최로 열린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성과와 과제를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보는 자리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 2013년 5월 4일 성평등 당헌 개정으로 전국대의원 여성 50% 할당제도가 실시된 후 첫 번째 개최된 전당대회로서의 2.8 전당대회를 분석하고, 특히 여성에 대한 특혜 없이 탄생한 여성 최고위원 배출 과정에서의 성과의 한계를 짚어 보는 자리다. 이번 토론회는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과 박인혜 전 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이 1, 2부 좌장을 맡았으며, 오유석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양경숙 한국여성정치연맹 부총재가 발제를 맡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성지방의원 및 여성당원 다수가 자유토론자로 나선다. 유 의원은 “줄 세우기, 오더 투표하기 등 정책과 가치보다는 계파논리에 의해 치러지는 것은 전당대회의 폐습이었다”며 “전혀 계파가 없는 제가 여성과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는 신념으로 승리한 것은 계파정치를 청산하겠다는 당원들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계파투표 영향이 드러나기 전에 투표가 마무리 되는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유승희 후보는 2위와 0.08%p 차이의 2위권을 득표했다. 계파의 영향력이 전무한 재외국민 대의원 투표에서는 유일하게 20%대를 돌파하며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유 의원은 “여성에 대한 가산점, 당연직 등과 같은 혜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여성이 1명은 최고위원에 들어가야 한다는 믿는 당원들의 힘으로 당선된 것”이라며 “유일하게 선출직으로 뽑힌 여성최고위원으로서 여성친화적인 정당문화 조성과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앞장서야겠다는 책무를 느낀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의 여성지방의원, 당원들과 함께 우리당이 나아갈 길에 대해 뜻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업무추진비 = 쌈짓돈’ 제동… 지방의원 개인명의로 못 쓴다

    ‘업무추진비 = 쌈짓돈’ 제동… 지방의원 개인명의로 못 쓴다

    중앙정부가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집행 대상과 사용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독립성을 해치는 것일까, 청렴성 강화를 위한 당연한 업무일까. 행정자치부가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개정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12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마련한 공청회에선 지방의원과 학계, 정부 등 각계 인사들이 지방의회 청렴성 강화라는 숙제와 정부·지자체 상생 관계 모색이라는 과제 사이의 접점을 모색하기 위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행자부는 일단 개인 명의로 지방의원 업무추진비를 쓰지 못하도록 집행 규칙에 명시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현행 지자체 업무추진비 규칙에는 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기준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방의회가 지역 여론 수렴 활동을 하면서 집행한 비용 등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소지가 다분했다. 또 일부 지방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부산 동구의원들이 업무추진비 사용에 문제를 일으켜 지난달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지자체 규칙에 지방의원 업무추진비 규정을 담은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열게 됐다. 행자부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의원 업무추진비는 이재민 및 불우 소외 계층 격려·지원, 각종 회의·행사·교육, 의정활동 및 지역 내 홍보, 직무 수행과 관련된 통상경비 등 9개 분야 31개 항목에만 쓸 수 있다. 또 동료 의원과 지방의회 소속 상근 직원에 대한 축·부의금을 빼고는 개인 명의로 집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행자부는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지자체 업무추진비 규칙 개정안을 매듭짓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다음달 시행하기로 했다. 발제를 맡은 최두선 재정관리과장은 “규칙을 마련하면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를 해소하고 지방의회 예산집행의 투명성,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조사평가과장도 “지방의회 청렴도가 낮은 것은 공공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제를 덜 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채원호 가톨릭대 교수 역시 “행자부 계획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업무추진비 집행에 진일보한 규정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광수 서울시의원은 “집행의 투명성 확보 방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지방의회를 마치 산하조직처럼 간주해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청중 토론에 나선 한 지방의회 관계자도 “지방의원 급여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의회 업무추진비는 지방의회 또는 위원회의 의정 활동 수행을 위한 경비인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직무 수행을 위한 ‘시도의회운영업무추진비’(기관운영업무추진비)로 나뉜다. 의정운영공통경비 기준액은 시·도의원 1인당 연간 610만원, 시·군·구의원 1인당 48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시도의회운영업무추진비는 서울·경기에선 직위에 따라 1인당 160만∼530만원, 나머지 시·도에선 130만∼420만원이다. 지난해 전국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예산은 405억원(광역 93억원, 기초 312억원), 실제 집행액은 356억원(광역 85억원, 기초 271억원)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권력에의 복종은 오랜 ‘습관’ 때문

    권력에의 복종은 오랜 ‘습관’ 때문

    자발적 복종/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심영길·목수정 옮김/생각정원/156쪽/9000원 “대체 이것은 무엇이란 말인가?…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복종이 아니라 노예처럼 굴종하는 것을 본다. 그들은 통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독재자가 행하는 폭정의 피해자가 된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다. 그럼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 힘센 자에게 굴복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1548년 계몽사상의 중심이었던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의 법학도는 “왜 사람들이 복종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복종의 관성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대 그리스와 로마 공화정 시대의 사례들을 탐구한다. ‘자발적 복종’은 16세기 프랑스의 혁명적 지식인 에티엔 드 라 보에시(1530~1563)가 18세 때 쓴 격문이다. 그는 독재자의 힘과 권력이 군중으로부터 나오며, 강제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것보다 스스로 권력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자발적 복종이 더 위험하다고 설파했다. 라 보에시는 복종의 가장 큰 이유가 ‘습관’이며 자유에 대한 ‘망각’이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은 절대권력이 그 자체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그 오랜 습관이 이어져 오면서 종속 상태를 받아들인 부모 밑에서 자란 후세들도 태어날 때부터 종속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자유를 잃은 사람들은 용기도 함께 잃기 때문에 쉽게 비겁해지고 나약해진다고 라 보에시는 밝힌다. 저자는 자유를 지키고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자각’을 이야기한다. 짧지만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혁명적이었던 이 격문은 26년 뒤인 1574년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법과대 졸업 후 보르도 지방의원, 보르도의회 고등재판관으로 승승장구하던 라 보에시가 33세에 전염성 복통으로 요절하고 난 뒤 11년이 지나서였다. 출간 이후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됐음은 물론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에게 중요한 영감을 줬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현직 시의원이 여자 성폭행…동영상까지 퍼뜨려

    현직 시의원이 여자 성폭행…동영상까지 퍼뜨려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찍어 돌린 시의원이 쇠고랑을 찼다. 볼리비아 검찰이 지방도시 코비하의 현직 시의원 가브리엘 안토니오 카스트로와 공범 2명을 체포하고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한 편의 동영상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분43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3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을 잃고 있는 여자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남자 2명이 차례로 여자를 성폭행하고, 나머지 1명은 웃음을 흘리며 이 장면을 촬영했다. 끔찍한 범죄는 그대로 묻힐 뻔했지만 급속도로 퍼진 동영상을 확인한 볼리비아 판도의 주민보호위원회가 검찰에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여성을 성폭행한 남자 중 한 명이 코비하의 현직 시의원인 것을 확인한 검찰은 용의자 3명을 긴급 체포했다. 수사 결과 동영상을 퍼트리 건 시의원 카스트로였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인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성폭행 동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했다. 동영상은 여기에서 새어나가 인터넷으로 퍼졌다. 피해자는 25살 여성으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여자가 정신을 잃은 경위도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며 "아직은 수사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볼리비아는 중남미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성폭행의 경우 아이티공화국에 이어 2위 발생국이다. 한편 볼리비아에서 정치인의 성폭행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지방의원 2명이 술에 취한 환경미화원을 성폭해 체포된 바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현직 시장, 미성년女들과 알몸으로 뒤엉켜...

    현직 시장, 미성년女들과 알몸으로 뒤엉켜...

    현직 시장이 어린 여자들과 음란파티를 벌인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장 측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음모에 말려든 것이라면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그를 기소할 방침이다. 아르헨티나 살타 주의 지방도시 엘보르도의 민선시장 후안 로사리오 마소네는 올해 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몇 장의 사진이 오르면서 위기에 몰렸다. 누군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속옷 차림의 시장이 어린 여자들과 함께 등장한다. 얼핏 봐도 어려 보이는 여자들도 모두 속옷만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티가 열린 곳은 시장의 자택으로 확인됐다. 사진이 공개되자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시장이 지난해 12월 어린 여자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연말파티를 벌였다"는 제보가 뒤따르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시장은 "레미스(일종의 우버택시) 기사들이 연말파티를 한다기에 집을 빌려준 것뿐"이라며 음란파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여자들이 모두 속옷차림이었던 데에 대해선 "집에 수영장이 있어 사진 속 여자들이 속옷만 입고 있었던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여자들이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검찰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거짓말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파티에 참석한 사람의 휴대폰에서 삭제된 사진을 복구해 추가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시장이 성매수를 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미성년 여자는 "파티 참석자들이 돈을 줄테니 성관계를 갖자는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검찰이 시장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굳히고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측은 그러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음모설을 제기하고 있다. 마소네 시장의 사촌이자 지방의원인 릴리아나 마소네는 "주정부가 사촌을 밀어내기 위해 정치공작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트리부노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커버스토리] 조합장 어떤 자리길래…

    ‘조합장님!’ 시골에서 만나는 주민 대부분이 이런 경칭과 함께 인사를 건네는 조합장은 농어민이 자기 고장에서 유지 행세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다. 적잖은 연봉과 대우, 특히 농어촌은 조합원이 곧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유권자여서 영향력이 더 크다. 농수축협마다 다르지만 억대의 연봉을 받는 조합장이 많다. 금융과 유통 등으로 경영 실적이 좋은 대전 서부농협 조합장은 연봉 1억원이 넘는다. 운전기사가 딸린 승용차도 제공된다. 농촌지역인 충남 서천군 판교농협 조합장은 5000여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조모 전직 조합장은 “일부 다른 농협 조합장은 술집 종업원 팁까지 법인카드로 긁는다”면서 “돈으로 따지면 군의원보다 낫다”고 귀띔했다. 주례도 설 수 있어 주민들과 친밀하다. 충남 금산농협 조합장은 연봉이 8000만원 선이고 운전기사와 함께 승용차가 제공된다. 농협 직원 인사권을 휘두르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다. 농어민이나 농협 직원에서 급격히 신분 상승하는 것이다. 금산농협 직원은 100여명에 이른다. 금융업무, 주유소, 하나로마트, 농기구수리센터, 비료농약판매장 등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이 농협 관계자는 “농어민이 이만 한 월급에 인사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가 시골에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래서 상당수 현직 조합장들이 제한된 두 차례의 임기까지 다 누리기 위해 재출마하고 당선되려고 기를 쓴다”고 전했다. 금산에는 인삼조합, 산림조합, 축협 등의 조합장이 있고 대우도 농협 조합장과 비슷하다. 또 다른 힘은 인지도다. 농어촌지역 조합장은 임기 중에 만나는 조합원이 대부분 일반 선거 유권자다. 유권자 90% 이상이 조합원인 곳이 부지기수다. 농협이 주최하는 행사도 많다. 지방선거 등 출마 예정자들이 조합장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임기가 끝난 뒤 일반 선거의 발판으로 삼기에도 조합장은 제격이다. 지금도 전국의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중에 조합장 출신이 적잖다. 시의원을 지낸 임헌성 대전서부농협 조합장은 “조합장의 매력은 경영한다는 것에 있다”면서 “한 번 더 하려고 이번 조합장 동시 선거에 재출마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안숙 서초구의원, 의정대상 수상, “초심 잃지 않고 주민과의 약속 지키겠다”

    김안숙 서초구의원, 의정대상 수상, “초심 잃지 않고 주민과의 약속 지키겠다”

    서울 서초구의회 김안숙 의원은 지난 21일 양천문화회관 리더스클럽에서 열린 2015년 서울 구의회 의장협의회 월례회의에서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의정대상은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주민의 복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한데다 사회봉사활동, 지역공동체 발전에 헌신한 지방의원에게 주는 상이다.김 의원은 제6, 7대 서초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교육정책과 복지 지원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 안전한 도시 서초를 만들기 위한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김 의원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봉사하겠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원종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이원종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새해에는 어지러운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 경제를 돌봐 달라는 국민의 바람이 간절하다. 특히 서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 대기업이 아무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유명 브랜드를 자랑해도 내가 먹고사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섭섭함을 떨칠 수 없는 게 대도시 서민들이고 지방의 주민들이다. 이에 따라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는 올해 지역발전 정책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개발과 건설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현장의 질적 개선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3층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원종 위원장은 “지방행정을 통한 40여년 공직 경험을 행복하게 잘사는 마을을 만드는 데 쏟아붓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공직사회의 변신 몸부림에 대해서도 속내를 내비쳤다.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가. -그렇다.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지역경제 개발이 어느 정도 진척되면서 국민 욕구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고속도로가 마을 앞을 지나가도 생활환경은 별로 바뀐 게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삶의 질을 높여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으면 양보다 질을 원한다. 이제 주민들의 생활 현장으로 한발 다가가서 세심하게 돌보는 것이 지역발전 정책의 근간이다. →역대 정부도 국토개발과 지역발전을 약속했는데. -정부조직에 지역 관련 위원회를 둔 것은 참여정부 때다. 이를 통해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수도권에 밀집된 154개 공공기관을 시·도별로 분산시켜 혁신·기업도시를 조성하는 등 물량 분산형 정책에 집중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전국을 호남권, 충청권, 대경(대구·경북)권 등 7개 광역경제권으로 나눠 SOC 중심의 지역경쟁력 제고에 몰두했다. 이 모두는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주민 실생활과 직결된 방향으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추진되는 지역발전 정책의 추진안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생활권 사업이 있는데 이를 ‘호프(HOPE) 프로젝트’라고 한다. H는 해피니스를 말하는데, 국민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사느냐”고 삶의 가치관을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지만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O는 오퍼튜니티를 말한다. 대졸이든 고졸이든, 기득권이든 소외계층이든, 합리적 조건의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다. P는 파트너십으로 손잡고 함께 가자는 것이다. E는 에브리웨어로 전국 어디에 살든지 동등한 삶의 질을 향유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일자리 창출부터 문화 향유에 이르기까지 6개 분야의 17개 과제가 있다. →생활권 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가. -내 생활 수요가 충족되는 틀에서 지역주민들 스스로 생활 권역을 정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서로 이웃인 충남 천안과 아산처럼 현재 전국에 56개의 ‘지역행복생활권’이 생겼다. 수도권에는 이와 별도로 7곳의 ‘시범생활권’이 편성된다. 서울은 너무 크고 경기권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을 동북, 동남, 서북, 서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가까운 경기권 지자체와 교통 체계, 문화시설 등을 함께 편리하게 공유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이 63개 특징적 생활권으로 묶인 것이다. 우선 56개 지역행복생활권으로부터 독자적 추진과제를 추천받아 1457개의 추진과제를 선정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이 지원된다. →생활권 사업이 지역갈등이나 ‘님비’(지역이기주의) 현상을 해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까. -천안과 아산은 KTX 천안아산역 역명 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생활권 구성을 통해 ‘복합문화정보센터’를 공동으로 조성해 이용하고, 천안에 있는 추모공원도 저렴하게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 양산과 김해는 폐기물 처리를 두고 서로 다른 고민을 해 왔다. 양산은 기존 매립시설의 반입량이 줄어 세입이 감소하고 민간 위탁비용이 증가하는데, 김해는 새 매립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생활권 사업을 통해 양산 매립시설의 공동 이용과 함께 매립가스 이용설비의 신설에 합의했다. 여기에 필요한 국비 13억 9000만원이 지원된다. 지역발전위가 결정하면 기획재정부가 적극 재정 지원을 하는 게 생활권 사업의 또 다른 효과다. 내년 예산에 총 7000억원이 반영됐다. →나머지인 두 번째 트랙이란 무엇인가. -‘특화발전 프로젝트’다. 시·도별 고유의 특징과 장점을 살려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조밀하게 구분된 생활권 사업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전남은 전국에서 해안선이 가장 길고 섬이 많으며 갯벌이 멋진 곳이다. 그래서 해양관광 허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주는 40만년 동안 지하에 저장된 용암해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를 끌어올려 식수,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을 만드는 것은 딴 곳에선 할 수 없는 사업이다. 다른 별도의 계획을 갖고 있는 서울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사업에 착수한다. →오랜 공직 경험과 지방행정에 대한 애정 때문에 자치단체장들에게 전하고 싶은 충고도 있을 텐데. -선거에 당선되고 나면 주민들에게 뭔가 빨리 보여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말만 듣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결정을 하면 방향부터 잘못될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나침반을 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알려면 많은 얘기를 듣고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며 현재의 상황과 여건을 살펴야 한다. 그다음에 시계를 봐라. 사업 시행의 적정한 시점을 찾으라는 말이다. 하나 더하면 운용 가능한 현재의 예산과 지역 자원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우고 싶다. 제일 큰 자원은 머릿속에 들어 있고 이를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지역의 미래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면 주민들의 표는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온다. →머릿속의 자원을 끄집어내라는 뜻은. -전남 함평이 나비축제로 성공했는데, 나비가 어디 함평에만 있는가. 잠재된 사업 아이디어를 끄집어낸 것이다. 일본에도 마을이 쇠퇴하며 기차마저 끊어진 곳이 있었다. 누군가가 “산마루를 넘어가는 해가 아름다운 마을이니까 석양 콘서트를 열어 마을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렇잖아도 기울어 가는데 쓸쓸한 석양을 보며 베토벤의 운명을 공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마을 사업은 명물로 소문나며 성공했다. 기차역도 다시 문을 열었다. 저녁노을이 그곳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 지역은 가진 것이 별로 없는데, 중앙정부는 도와주지도 않는다고 불평만 하면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세월호 사고로 ‘관피아’ 논란이 일면서 공직사회가 얼어붙었다. 어떤 생각이 드나. -구미 선진국이 200~300년에 걸쳐 이룬 발전을 우리는 유례없이 반세기 만에 해냈다. 국민소득은 300배나 늘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을 하는 동안에 부작용이 나왔다. 1970년대 와우아파트 붕괴, 1990년대 성수대교 붕괴 등등. 허겁지겁하다가 필연적으로 ‘양적인 붕괴’를 가져온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질적 붕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부른 붕괴가 아닌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는 말이다. 관피아라는 말을 듣는 것은 공직사회로선 매우 불행한 일이다.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다만 손가락 한두 개가 병들었다고 몸이 다 망가진 것은 아니다. 전체 공무원의 부패나 잘못으로 매도돼선 안 된다. 100여년 전에 고종 황제가 보낸 밀사는 헤이그 국제회의장에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 이렇게 될 때까지 중심적 역할을 한 조직은 공직이었다고 믿는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을 했고, 군경이 나라를 지켜 냈다. 이제는 절대다수의 건전한 공무원들을 격려해 주면 좋겠다. 그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대한민국의 사기도 꺾인다. →관피아 탓에 행정고시를 아예 폐지하라는 말도 나오는데. -시험 제도 탓을 하면 안 된다. 옛 과거 제도는 고려 광종 때 시작돼 조선 말 갑오경장 때 폐지됐으니 1000년 가까이 유지된 것이다. 그동안에도 부작용 때문에 폐지론이 나오고 음서 제도로 보완하기도 했지만 결코 없어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채용 제도의 탓만 하지 말고 합격 후 공직 운영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행시 대안으로 민간경력채용 제도가 확대되는데. -민간에서 좋은 인재를 데려오는 것은 좋은 취지이고 도입에 찬성한다. 그러나 공직 출신도 우수하다는 점을 알아 달라. 더 좋은 인재를 뽑는 것은 좋지만 배제하고 교체하는 것보다 서로 보완하고 교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정 기간 공무원이 민간에 가서 배우고 민간도 공직에 들어와 공직 가치관이나 지식을 익힌다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공직과 민간의 인사 교류를 말하는 것이다. 민간에 비해 공직에서는 사명감이 중요한 덕목이고, 이를 갖추고 있는 곳이 공직이다. 성경에도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공무원연금의 개선론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데, 소견은. -연금 구조의 문제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지금 내가 이러니저러니 말할 입장은 아니다. 이해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면 좋겠다. →기초단체의 지방의원 폐지 등 지방자치 제도의 개선론에 대해선. -정치권과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얼마 전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이 개선안을 발표했을 때 전화를 걸어 “핵폭탄 하나 터뜨리셨다”며 농담을 전한 적이 있다. →공직의 대선배로서 젊은 공직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공직이란 나에게 필요한 곳이라기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돼야 한다. 나 자신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를 던지는 곳이라는 말이다. 또 “네 스스로 떳떳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과 가치관이 건전해야 하고 처신이 떳떳해야 한다. 또 대접이나 존경을 받으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스스로의 실력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다. 실력이 결국 카리스마가 된다. 공직의 옷을 벗는 날까지 공부해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아울러 내가 중심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내가 존재한다는 정신을 지녀야 한다. 이게 공인의 정신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이원종 위원장은… 서울시장·충북지사 역임 40여년 공직 생활 ‘행정인’ 이원종 위원장은 자신을 ‘정치인’이 아닌 ‘행정인’으로 불러 달라고 말하곤 한다. 지방선거에 두 차례 출마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40여년 공직에 몸담았던 이력에 더 많은 애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며 대학은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지만 무작정 서울행 야간열차를 탔다. 장학금을 받고 국립 체신학교에 진학해 마지막 졸업생이 됐고, 이어 체신부 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해 꿈을 키웠다. 학업도 손을 놓지 않은 데다, 공직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아 서울시의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인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는 관선 서울시장과 함께 관선과 민선을 합쳐 세 차례나 충북도지사를 지냈고, 대학 총장도 역임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인내, 그리고 꺼지지 않는 열정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고 지인들은 평가한다. 이 위원장은 최근 4쇄 개정판으로 출간된 저서 ‘인생 네 멋대로 그려라’(행복에너지, 2013년)에서 “내가 하고 싶고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내 멋대로 인생을 그려 가야 한다”고 말한다. 취업의 어려움 속에 현실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한다. 또 “힘든 고비를 만날 때마다 이를 넘지 못하면 끝장”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쳤다고 했다. ▲충북 제천(73) ▲제천고, 국립 체신학교, 성균관대 ▲한양대 석사 ▲체신부 광화문전화국 ▲서울시 기획담당관·행정과장 ▲서울시 주택·보건사회·교통·내무국장 ▲용산·성동·강동·성북·동대문구청장 ▲청와대 비서관 ▲관선 충북도지사·서울시장 ▲서원대 총장 ▲민선 충북도지사 ▲한국지방세연구원 이사장
  • 제주도·의회 예산 갈등에 ‘등 터진 도민들’

    제주도·의회 예산 갈등에 ‘등 터진 도민들’

    ‘신문 사라지고 전광판도 꺼지고.’ 제주도에는 요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간 예산 갈등에 따른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 중심가의 제주 홍보 전광판이 꺼지고 제주도청에는 신문이 완전히 사라졌다. 홍보 전광판 운영비와 신문 구독 예산이 한 푼도 없기 때문이다. 원희룡 도지사 업무 추진비도 대부분 삭감된 상태다. 지난해 말 도의회는 도와 2015년 예산안을 두고 서로 갈등을 빚다 사상 최대 규모인 1636억원을 삭감, 의결했다. 이 같은 예산 갈등은 도의회가 도에 2015년 예산안 편성에 도의회와의 사전 협의를 거칠 것을 주문하면서부터 불거졌다. 도의회는 그동안 도의원들이 지역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예산편성을 요구하면 도가 예산편성권 침해라고 비토하거나 지역구 챙기기 선심성 예산이라고 매도해 버렸다며 이를 미리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도는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의 고유 권한이라며 단박에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도의회가 도의원 1인당 재량사업비 성격의 20억원 예산 반영을 도에 요구했다는 소문이 터져 나왔다. 이에 도의회는 2015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신규 비용 항목을 편성하고 민간 보조금 등을 무더기 증액, 동의를 요구했다. 도는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 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며 신규 비용 항목 설치 이유, 증액 이유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도의회를 압박했다. 이에 발끈한 도의회는 1636억원을 삭감한 수정 예산안을 전격 의결해 버렸다. 대규모 예산 삭감에 대한 각계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 장애인총연합회는 6일 사회복지, 장애인복지 증진을 부르짖던 원 지사나 도의회가 결국 사회복지를 퇴행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며 장애인단체 운영비가 반 토막이 나 단체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애인단체 운영비뿐만 아니라 여성장애인출산장려금, 장애인보조공학서비스지원센터, 중증장애인가족지원센터, 중증장애인 입원 진료비 등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 운영비가 일제히 반 토막 나거나 전액 삭감됐다”고 규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제주도민을 무시한 2015년 예산안 처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갈등이 불거지자 정부가 이례적으로 제주도 예산편성 현장 파악에 나섰다. 행정자치부는 ‘긴급재정운영실태조사단’을 구성, 이날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행자부는 법령 위배 논란이 이는 지방의원들의 포괄적 재량사업비 예산편성 여부, 대규모 예산 삭감에 따른 부실한 도정 우려 및 낭비성 지출 여부 등을 점검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위법·부당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조치하고 도 감사위원회에 통보하는 한편 필요하면 ‘지방예산편성 운영기준’ 정비 등 제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충북 도민, 단체장 구하기 논란

    업무상 배임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는 임각수 괴산군수와 정상혁 보은군수를 위해 지역 주민들이 구명운동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충북 괴산군 등에 따르면 군사회단체협의회가 임 군수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협의회는 보훈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지역 38개 단체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군민의 절반에 가까운 1만 5000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따로 탄원서를 만들어 서명을 받았다. 성양수 협의회장은 “임 군수는 3선을 하며 지역에 기여한 공이 크고, 지금은 ‘2015 괴산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 임 군수가 물러나면 지역 발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탄원서를 받게 됐다”면서 “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임 군수는 군비 2000만원을 들여 부인 소유의 밭에 석축을 쌓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 군수에 대한 탄원서는 최근 법원과 검찰에 각각 7000여장 제출됐다. 서명은 보은 지역 이장협의회, 적십자봉사회, 노인회 등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양의 탄원서는 지난 24일 진행된 정 군수의 2차 재판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재판부는 탄원서를 어떻게 받았냐고 궁금증을 표시했다. 정 군수는 출판기념회 초청장에 업적과 포부 등 선거운동 성격의 내용을 담아 4900여명의 주민에게 보낸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괴산 지역의 한 지방의원은 “군수 업적이 있어도 사리사욕을 위해 예산을 집행한 것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탄원서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면서 “공무원들이 나선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두 군수가 모두 무소속 후보라 동정 여론이 형성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윤정 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은 “재판부가 놀랄 정도의 많은 탄원서는 순수성을 의심받게 돼 탄원의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문재인의 혁신, 박지원의 통합

    문재인의 혁신, 박지원의 통합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2·8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지원 의원과 함께 이른바 ‘빅2’가 본격적으로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며 초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변화와 혁신에만 전념하고 기필코 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또 “당 대표로 당선되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당을 살려내는 데 끝내 실패한다면 정치인 문재인의 시대적 역할은 거기가 끝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배수진을 쳤다. 친노(친노무현)계가 전대 승리로 당권을 장악할 경우 예상되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반발과 당의 분열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권 탈환과 계파 청산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문·박 의원의 전대 공약은 표면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문 의원은 “이른바 ‘친노’가 정치 계파로 존재한다면 해체할 사람은 저뿐이고 친노·비노 논란을 끝낼 수 있는 사람도 저밖에 없다”며 계파 청산을 약속했다. 박 의원도 이날 “국민과 당원이 염려하는 것은 친노·비노의 대결구도”라고 말했다. 문·박 의원는 입을 맞춘 것처럼 ‘공천 혁신’을 내걸기도 했다. 문 의원은 “공천제도의 룰을 적어도 선거 1년 전에 확정해 예측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박 의원은 ‘6개 지역 비례대표 할당제’와 ‘지방의원 국회비례대표 할당제’ 등을 약속했다. 초반 ‘전대 메시지’는 큰 차이가 없지만, 두 후보의 행보는 상반된 정치 여정만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초선 국회의원에 야권 단일 대선후보를 지낸 문 의원은 친노의 ‘대중성’을 기반으로, 박 의원은 전통적인 호남 정서를 기반으로 한 ‘DJ의 적자’ 이미지 부각에 초점을 맞춰 전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의원은 이번 당권 도전이 다음 정치 여정(대권 도전)으로 가기 위한 시험대인 반면, 박 의원에게 이번 전대는 정치인생의 사실상 마지막 목표란 점도 다르다. 이 때문에 전대 이후 문재인호(號)와 박지원호의 앞날은 다를 것이라고 정치권은 분석한다. ‘문재인호’는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 중인 문 의원이 선장 역할을 하며 보다 강력하게 혁신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이 16%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대표에 당선되면 20% 정도까지는 올라 당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호의 첫 시험대는 탈당을 시사한 정동영 상임고문 등 향후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위기관리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반대로 문 의원에 비해 계파색이 옅은 박 의원은 계파통합의 적임자로 여겨진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쪽저쪽 계파를 보듬어서 당을 안정화시키는 데는 박 의원이 적합할 것이라 본다”면서도 “하지만 자칫 당의 존재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지원 ‘강한 야당’ 강조 대표 출마선언 “경쟁자는 누구?”

    박지원 ‘강한 야당’ 강조 대표 출마선언 “경쟁자는 누구?”

    박지원 강한 야당 박지원 ‘강한 야당’ 강조 대표 출마선언 “경쟁자는 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28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이 원하는 강한 야당, 당원이 원하는 통합 대표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당 대표에 나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당은 지금 특정계파의 당으로 전락하느냐, 우리 모두가 주인인 당으로 가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저 박지원은 어떤 계파로부터도 자유롭다”면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문재인 의원과의 차별점을 부각시켰다. 또 “저는 정권을 다시 찾는 일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며 “당의 대선주자들이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기꺼이 희생하는 당대표가 되겠다”면서 당권·대권 분리론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간 일부 보수 세력의 온갖 음해와 비난 속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일부 강경진보세력과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 결단도 마다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2012년 총선 당시 당권을 잡은 친노 세력이 통합진보당과 연대함으로써 당이 ’원죄론’에 발목 잡힌 최근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박 의원은 출마 선언과 함께 ▲6개 지역 비례대표 할당제 ▲지방의원 비례대표 할당제 ▲청년 의무공천제 ▲공천심사위 폐지 등 공천 혁명 방안과 ▲중앙당 국고보조 시도당 배분 ▲민주정책연구원 시도지부 설치 등 당 혁신안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이날 회견에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동교동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29∼30일 이틀간의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차기 당권 레이스에 본격 돌입한다. 내년 2월 8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는 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을 뽑게 되며, 이번에 선출되는 새 지도부는 2016년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당 주도권을 둘러싼 제세력간 전면전이 예고된다. 당 대표 선거에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박지원 문재인 의원(선수 순)과 영남 3선인 조경태,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이인영 의원 등 4명이 지금까지 도전 의사를 굳혔다. 박 의원이 전날 출마 기자회견을 한데 이어 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 추미애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며 김영환 박주선 의원은 비노진영을 대표하는 후보 단일화를 모색 중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의 대타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주승용 오영식 정청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전병헌 이목희 유승희 의원 등이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은 1월7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 본선에 진출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를 각각 3인, 8인으로 압축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단독]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및 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정이 갑오년 세밑 우리 사회를 후끈 달구고 있다. 헌재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의 쪼개진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많은 이들은 한편으로 헌재의 결정에 수긍하다가도 헌재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78) 경희대 석좌교수를 지난 24일 서울 강남의 개인 서재 정천서옥에서 만나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헌법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허 교수는 “인권유린, 비민주성, 일당독재 등에 대해 보수보다 더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진보이고, 이런 세력의 정치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특유의 카리스마가 넘쳤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 법조계 및 사회 일각의 비판이 날카롭다. -비판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동조 세력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저항하고 비판하고 불복종운동을 하는 것은 예상된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국민이 해산에 찬성하고, 통합진보당의 정책에 의문을 갖고 있다가 헌재의 해산 결정으로 정체가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저항이나 불복종이 일과성으로 끝나리라고 본다. →법적 명문 규정도 없이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결정해 논란이 뜨거운데. -명문 규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위헌정당 해산 제도의 취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용해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런 정당을 해산시킴으로서 헌법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 5명에 대해 의원직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헌법을 보호하는 본질에 어긋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의정 활동을 하면서 헌법의 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기에 의원직을 박탈하지 않으면 정당을 해산시킨 의미가 없다. 이게 나의 의견이고 다수설이다. 물론 반대 견해도 있다. 의원은 국민이 뽑아준 사람이기에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거나 국회 자율권에 의해서 국회가 스스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수설이며,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런 입장을 취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도 1952년 사회주의 정당, 1956년 독일 공산당을 각각 해산시킬 때 명문 규정이 없었음에도 의원직을 상실시켰다. 독일은 그때 지방정부 의원까지 자격을 박탈했다. →우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의원의 자격을 상실시켰는데. -이것은 처음부터 법무부가 잘못했다. 법무부가 국회의원만 의원직 상실을 청구할 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직도 같이 했어야 했다. 그것을 하지 않은 1차적 책임은 법무부에 있고 2차적 책임은 헌재에 있다. 왜냐하면 헌법 재판은 민사소송과 달리 직권심리주의다. 민사소송은 철저하게 당사자가 주장한 사안에 대해서만 판단하지만 헌법 재판은 헌재 스스로가 소송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증거 조사도 할 수 있고 심리도 할 수 있다. 법무부가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헌재가 지방의원들에 대해서는 그대로 놔뒀다. 결국 중앙선관위가 공직선거법 192조를 들어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 6명을 퇴직시켰지만 지역구 의원 31명을 무소속으로 남겨둔 것은 난센스다. →국회의원직 박탈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낸다는데.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법적 근거가 없는 헌재 결정이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헌재 결정은 법적으로 다툴 방법이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일부 재심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헌재 스스로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다. 헌재 결정에 대해 행정이나 법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헌재 제도를 채택한 외국도 다 마찬가지다. →이번 결정은 8대1로 인용됐는데 이에 대해 너무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일부 언론은 헌법 재판관들이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 그분들 각자 각양각색의 철학이 있고 소신이 뚜렷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8명이나 해산에 동조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판관들 사이에서 그 사안의 본질을 보는 시각이 통일돼 있다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더 이상 논할 수가 없다. 6대3 정도로 인용 결정됐다면 세 사람이나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8대1 결정은 만장일치나 마찬가지다. →이번 헌재 결정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적 헌법 질서를 지키는 것으로, 국민 각자가 주장할 권리는 주장하되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활동하라는 의미다. 자유라는 것은 본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정당도 복수 정당제도가 바람직하며 우리가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최대한 활용해서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하면 해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에 진보 정당이 필요없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진보 정당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엔 지금까지 해산된 정당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할 수 없었다. 이제는 종북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 탄생해야 한다. 진보라는 것은 독일식으로 말하면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치 세력을 뜻한다. 독일 사민주의는 일당독재, 비민주성, 인권유린 등에 대해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강도 높게 비판한다. 소수자와 못 가진 자, 을(乙)을 배려하고 대변하면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 정당이다. →헌법 재판관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현재 재판관을 임명하는 ‘3대3대3 시스템’(대통령 3명 임명, 대법원장 3명 지명, 국회 3명 선출)은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부터 내려온 것이다. 당시 소위 헌법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면서 3대3대3을 한 이유는 그렇게 해야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본 독재적 발상에서다. 그래서 임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재판관 전원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균형 감각을 갖춘 사람들이 재판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소수 세력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단순 다수결로 지지받는 사람이 재판관이 되면 소수 세력은 항상 소외된다. 그렇기 때문에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는 인물만 재판관이 되게 하면 소수 세력이 찬성할 수 있는 사람도 재판관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독일이 시행하고 있다. →재판관이 법관 일색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가 과도기로서 로스쿨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에 아마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는 법에 관심이 있는 웬만한 사람은 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질 것이다. 그러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재판관이 되는 게 당연하다. 앞으로 로스쿨 시스템하에서도 법과 관계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헌재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사람들이 헌재 재판관의 다수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이 사회의 여론을 반영한다든가 법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사회 상식에 입각해서 말한다든가 할 필요가 커졌다. 경제계 대표나 사회단체 대표도 들어갈 필요가 있고, 지금은 너무 획일적으로 자격을 제한해서 법학 교수도 배제한다. 비(非)법관도 재판관이 되게 하는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론이 자꾸 나온다. -1987년 개정된 현재의 헌법이 진선진미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쳐야 할 부분이 여러 군데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헌의 시점이다. 개헌에는 세 가지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선 국민의 폭넓은 지지, 이걸 이끌고 나갈 주도 세력, 국민의 참여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 일부 주도 세력이 국회에 형성됐다고는 하지만 그 세력만 가지고는 국민 참여와 동의를 형성할 수 있는 역할을 아직은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지금은 일부 주도 세력이 개헌을 주장한다고 해서 개헌이 될 수는 없다. 정부는 여전히 이에 소극적이지 않은가. 정부와 국회가 합의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개헌이 되겠나. →개헌론에 이원집정제와 같은 권력 분점이 주로 나오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백발백중 실패한다. 프랑스가 하는 이원정부제라는 것은 외교, 국방, 통일은 대통령이 관장하고 나머지 내정은 국무총리가 관장한다는 것으로 프랑스 같은 정치 수준이기 때문에 굴러가는 것이지, 우리나라에서는 백번 해 봐도 백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본질은, 특히 우리 국민성에 비춰 볼 때 나눠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즘은 모든 사안이 한 나라만의 문제에 머무는 것은 없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외치고 어디부터가 내치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예컨대 자유무역협정(FTA)을 보면 이게 외교인가, 내치인가. FTA를 대통령이 관할하나, 국무총리가 관할하나? 둘이 협조해야 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부통령 제도가 있을 때 본 것처럼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소속 정당이 달라지면 그건 거의 절충과 합의가 불가능했다. 이런 문제가 비일비재하다.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도 미묘한데. -이건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두 기관에 서로 양보하라고 해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1990년 헌재가 대법원이 만든 법무사법 시행규칙을 위헌이라고 결정했을 때 두 기관의 다툼은 시작됐다. 대법원은 헌재의 종합부동산세 ‘헌법 불합치’(해당 법률이 위헌이지만 개정 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 인정) 결정이 법조문에 없다며 무시해 버렸다. 두 기관이 서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도록 법적으로 위상이 정립돼야 한다. 그러려면 대법원의 판결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률 해석권을 두고도 두 기관은 논란을 벌인다. -대법원은 법률 해석권이 사법부에 속한다며 헌재는 법률을 해석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려면 당연히 해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조문 일부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명목적으로 위헌 결정을 하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것이다. 법률 조항에서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그 법률을 송두리째 위헌이라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최소한 이렇게 해석하면 위헌이라고 판단해 주는 게 입법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대법원에 헌법부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돼서 대법원이 헌법 재판까지 하게 되면 민사·형사 재판까지 정치 물결에 휩쓸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독일 등 선진국이 헌재를 독립시키는 이유는 사법의 정치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법의 정치화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우리나라 과거 군사독재시대에 여실히 보여줬다. →대법원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모든 판결과 결정에는 시시비비와 찬반이 있게 마련이다. 분쟁 사건은 어느 선에서 끝나야지, 그 이상 갈 수가 없다. 헌재 결정에 대해 또 다툴 수 있는 기관을 제도적으로 열어놓는다면 그게 어디까지 갈 것인가. 대법원이 판결 불만을 잠재울 만한 설득력이 없는 판결을 했다거나, 헌재가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거나 하면 이건 문제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는데 일부 세력이 비판하고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기철 전문기자 chuli@seoul.co.kr ■ 허영 교수는 누구 허영 교수는 1971년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경희대 교수로 임용됐다. 1972년 천주교가 발행하던 ‘창조’지에 유신헌법의 기초가 되는 결단주의를 비판하며 국민의 공감적 가치와 시대정신에 따른 사회 통합을 헌법의 목표로 삼은 ‘동화적 통합이론’을 주장했다. 그의 유신헌법 비판론이 중앙정보부의 사전 검열에 걸렸고, 허 교수는 중정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다. 이에 회의를 느낀 그는 다시 독일로 건너갔다가 돌아와 1982년 연세대로 옮겼다. 그의 저서 ‘헌법이론과 헌법’은 법학도는 물론 운동권의 필독서가 됐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옮겨 왔을 정도여서 ‘원조 스타 법학자’로도 불린다. 1988년 헌법재판소 설립에 그의 이론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 ▲충남 부여(78) ▲대전고, 경희대 ▲독일 뮌헨대 박사 ▲연세대 교수 ▲독일 훔볼트 학술상 ▲헌법재판연구원장 ▲명지대 석좌교수 ▲경희대 석좌교수
  •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의 재수, 삼수를 경계하라/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후보의 재수, 삼수를 경계하라/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훌륭한 지도자에 대한 갈망은 동서고금을 통해 변함이 없다. 춘추시대 위나라 장군 오기는 위왕 무후가 아름다운 산천을 위나라의 보배라고 감탄하자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행이지 산천의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군주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군주로 교체되므로 산천처럼 한결같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조선시대의 우리 조상은 세습에 의한 군주는 지도력이 항상 우수하다고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를 보완하는 제도와 관행을 확립해 500년이라는 조선 왕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노력은 근대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이 발달한 이후에도 지속됐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및 지방의원들을 바르게 선출하기 위한 선거제도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가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이 매우 큰 만큼 대통령 선거 제도는 민주주의를 향한 모든 국가의 관심 사항이다. 그중에서도 대통령 재임 횟수의 제한이 내용의 핵심이다. 선거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은 선거의 관행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미국의 헌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대통령의 재임 횟수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초대 대통령이었던 워싱턴은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3선 출마를 거절하고 “미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1인의 장기 집권을 경계하라”는 고별사를 남겼다. 그 이후 미국의 유권자는 어떤 대통령에게도 3선의 기회를 주지 않는 관행을 수립했으며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당선될 때까지 유지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4선 당선에도 비판적 시선이 존재한다. 미국의 헌법 개정은 연방정부의 2개와 주정부 차원의 99개 의회 중 4분의3 이상 의회의 의결정족수 3분의2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 등 대단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뒤를 이은 트루먼 대통령이 1951년 대통령 3선 금지를 규정하는 헌법을 개정한 것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에 당선된 것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미국의 유권자가 고려하는 또 하나의 관행은 특정 인물을 2회 이상 대통령 후보자로 선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는 점이다. 20세기 들어 28번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대통령 후보자로 선정돼 본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된 이후 정당에서 재차 후보자로 선정된 사례는 무소속 후보 1명을 제외하면 세 차례밖에 안 된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닉슨 대통령뿐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관행을 극복한 닉슨 대통령의 지도력에도 궁금증이 커진다. 1960년 아이젠하워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닉슨은 케네디 당시 당선자에게 0.2%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로 패배했다. 그런데 케네디 당선자가 승리했던 텍사스와 일리노이주에서 부정선거의 시비가 제기됐다. 만약 닉슨 후보자가 선거 불복종을 선언하고 선거의 부정 여부를 조사하는 데 동의했다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당시 닉슨 후보자는 선거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깨끗한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민주적 지도자의 이미지와 진한 감동을 남겼다. 훌륭한 지도자로서 결단력, 친화력, 추진력, 직관력 등의 자질 외에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다. 왜 미국 유권자는 대통령 후보의 재수, 3수를 경계하는지 우리도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대통령일지라도 그 역시 인정에 약한 인간이다. 특정 자연인이 재수, 삼수에 걸쳐 대통령에 도전하다 보면 주위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어떤 사람들은 10여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의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정인이 대통령이 되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 권력을 향유하고 그간의 보상을 받는 데 급급했다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가 적절히 보여 준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를 선정하면서 재수, 삼수한 후보를 선호하지 않는 관행은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처방이었다. “눈동자는 자기의 속눈썹은 보지 못한다”는 격언과 같이 킹메이커들이나 측근들의 비리를 사전에 경계한 것은 아니었을까.
  • 해산 통합진보당 후폭풍 소송전으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전방위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은 다음주 초 헌재의 국회의원 5명에 대한 의원직 박탈 결정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의 무효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낸다. 통합진보당은 헌재가 법적 근거도 없는 결정을 내려 헌법의 기본 원칙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관위 결정도 행정처분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통합진보당은 또 “헌재가 결정문에 ‘내란 관련 회합’ 참가자로 적시한 인물 중 2명이 실제로는 회합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당 해산을 인용한 헌법재판관 8명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정당 해산심판 조서를 보면 통합진보당 대리인단이 재판장과 주심 재판관 등으로부터 변론권을 상당히 침해당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향후 이 문제도 제기하겠다”고 주장했다. 해산 결정 자체를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우회 전략’을 모두 동원하는 분위기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소송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보수단체들은 대대적인 형사 고발을 통해 통합진보당을 괴멸시킬 태세다. 검찰은 보수단체들이 통합진보당 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서 사법 처리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다. 사법 처리 대상이 많아질수록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통합진보당 전 의원들이 북한 자금을 지원받아 총선 등에 출마했다는 김영환씨의 헌재 증인신문 내용과 관련, 26일 김씨를 고소한 이상규·김미희 전 의원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보수단체들에 의해 북한 공작금 수수 혐의로 고발된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헌재 결정 소송 대상’ 여부 의견 엇갈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헌재 결정 소송 대상’ 여부 의견 엇갈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와 함께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에 대한 의원직 상실을 결정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날 김미희,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전 의원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권한 없는 자의 법률 행위’로서 당연 무효”라고 주장하며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및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헌재법에 위헌 정당 결정에 따른 국회의원직 상실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헌재가 2004년 발간한 ‘정당해산심판 제도에 관한 연구’에도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은 소속 정당 해산만으로는 원칙적으로 국민의 대표성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명문 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 헌재의 결정이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 차이를 떠나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당 해산 심판도 초유의 일이지만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조영선 변호사는 “기본권 침해는 법률에 규정돼야 하는데 규정에도 없는 의원직 박탈을 헌재가 결정한 데 대해 법적으로 가려 본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헌재 결정이 법 논리 외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법원 판단 역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법률적 근거 없이 의원직 박탈을 결정해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하며 “사법부를 통해 시정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의원직 박탈 자체를 행정 처분으로 봐야할지 그 자체가 논쟁이 된다”며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절차상의 이유로 각하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의 이헌 변호사는 헌재 결정이 행정소송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당 해산을 할 때 국회의원직도 상실되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이번 헌재 결정은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으로 헌법적 해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해석을 놓고 법률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소송 체계상 맞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법원 관계자는 “소송 제기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헌재 결정의 옳고 그름을 법원이 판단할 수 없다는 사유 등으로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례없는 이런 사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며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합진보당 비례 지방의원 6명도 의원직 상실

    해산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에 이어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위원회의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광역의원 3명과 비례대표 기초의원 3명에 대해 ‘퇴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례 광역의원 3명은 각각 광주시의회, 전북도의회, 전남도의회 소속이고 비례 기초의원 3명은 각각 전남 순천시의회, 여수시의회, 해남군의회 소속이다. 선관위는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의 근거를 담은 공직선거법 제192조 제4항에 대해 설명하며 정당이 ‘자진해산’할 때 비례대표는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헌재 결정에 따른 ‘강제해산’의 경우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역구 지방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 논의하지 않았다. 법무부가 피청구인(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에 대해서만 청구했기 때문에 선관위가 지역구 지방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같은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지방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지역구 지방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는 모순을 정부가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구 지방의원은 총 31명으로 이들은 일단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단은 이날 “선관위가 헌법적 책무를 외면하고 헌재가 앞장선 ‘정치재판’에 동참했다”면서 “선관위의 오늘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지방의회의원 지위확인 소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통진당 해산 이후 소모적 보혁 갈등 경계한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에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같은 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 6명에 대해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통진당 소속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모두가 공식적으로 의정 활동이 금지된 것이다. 통진당 해산에 따른 법적 절차들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보수와 진보 세력이 곳곳에서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칫 지긋지긋하고 소모적인 국론 분열에 직면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진보단체들은 헌재 판결에 대한 항의로 서울광장에 이어 지방 곳곳에서 규탄 집회에 착수했으며 대검찰청은 불법·폭력 집회와 시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전운마저 감도는 형국이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지난 19일 “이 결정이 우리 사회의 소모적 이념 논쟁을 종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 간 충돌은 이미 인터넷 공간에서 치열한 이념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통진당 해산을 ‘민주주의를 지킨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환호하고 있고 진보단체들은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불복운동을 촉구하며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우리는 망국적 국론 분열은 물론 통진당 해산 결정을 계기로 진보 전체를 종북으로 몰아가는 시도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극우단체들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암약하는 종북주의자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통진당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도 통진당 소속 의원들의 과거 활동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으며 여당은 의원직을 상실한 전직 의원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헌재 판결에 따른 법적인 후속 조치라는 주장이지만 자칫 진보 세력의 합법적인 정치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하면서 폭력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는 세력으로 봤기 때문에 해산을 결정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헌재 판결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로 보인다. 남북 대치라는 준엄한 현실에서 정당 활동이 헌정질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핵심인데 이를 기화로 건강한 진보 세력마저 북한 추종자로 몰아가며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분명히 우려할 대목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 헌법재판기관의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결정문 제출을 요청했다. 1999년 정당 규제와 해산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베니스위원회가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문 통진당 해산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정치적 압박은 되레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거듭 말하지만 통진당 해산 이후 종북주의자 청산을 앞세워 종북몰이로 가는 것은 신종 매카시즘이나 다름없다. 우리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분열시키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이른바 ‘꼴통보수’와 ‘좌빨’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극우·극좌 세력들이 활개치는 공간과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 통진당 해산 이후 우리 사회에 주어진 과제는 열린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공존하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직 상실 무효 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직 상실 무효 소송”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과 함께 의원직을 상실한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오 전 의원 등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행정법원에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오 전 의원은 “유신 당시 헌법에는 소속 정당이 해산되면 국회의원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1987년 헌법에서 이 조항이 삭제됐다”면서 “현행 법률에서 의원직 상실은 국회의 제명 결정이나 공무를 수행할 수 없는 법적 판결, 금고형 이상의 형이나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을 받은 경우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위원회의를 열고 통합진보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통합진보당 소속 지방의원은 광역의원 3명(비례대표)과 기초의원 34명(지역구 31명, 비례대표 3명) 등 총 37명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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