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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공간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공간임대업이라 한다. 부동산 공간임대는 사무실, 공동주택, 점포, 공장, 창고, 농지, 광업용 토지, 기타 여러 가지의 부동산권리를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업의 하나다. 임대 형태에 따라 월세·사글세·전세·선납제 등으로 나뉘어지고, 집을 빌려주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구분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 임대주택이 나오는 경우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남에게 빌려주는 경우,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집을 빌려주는 경우, 또 자신의 집을 빌려주고 자신은 남의 집을 빌려 사는 형태 등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유형이나 임대사정도 다양하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임대주택의 개념과 그 밑바탕에는 비즈니스적 사고가 깔려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적 의미가 강하지만, 민간임대주택은 복지개념보다는 사업적 개념이 강하다. 즉, 수익률이 전제된다. 임대주택의 전형은 매달 월세를 지불하고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방식이다. 주택의 임대방식은 매월 들어오는 수입에 대해 집주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매월 일정액의 월세 수입을 선호하기도 하고, 전세보증금처럼 목돈을 원하는 집주인도 있으며, 대학가처럼 학생들의 입·퇴거가 빈번한 지역에서는 1년치 선세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게 집주인이 어떤 형태의 임대를 선택하는가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장상황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주인들은 시장이 어떤 형태로 변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그 변화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전세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세금이 계속 오른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발생 원인으로 전세 대책의 현실성 결여나 통계의 오류, 부동산중개업소의 담합 등을 들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중개업소를 두들겨서 마녀사냥식의 분풀이라도 해야 할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러한 인식은 전세난 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우선, 지금의 전세 문제는 주택 공급의 부족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주택 수는 고정된 채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형태만 바뀜으로써 전세형의 주택이 시장에서 사라진 데 있다고 본다. 즉, 집주인이 선호하는 임대방식이 바뀌었고, 이는 주택가격 하락과 전세보증금 운용에 따른 자본가치의 하락에 대한 집주인들의 불안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재건축 등 일시적인 주거이전 수요의 발생과 보금자리주택에 기존 임차인들이 흡수될 경우 임대인들이 받을 시장 충격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복합적인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집주인들이 본격적으로 주택을 비즈니스 대상으로 인식하고 수익률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규제나 행정적 조작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전세문제 해결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집주인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의 운용에 대한 완화, 혹은 전세보증금의 수익률을 유지시킬 수 있는 금융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주택임대에는 높은 사회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집주인들에게 인식시키고, 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임차가 가능하도록 행정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 [지방시대]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소통 부족/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제주 해군기지 문제도 소통 부족/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해군기지 파동으로 최근 핫이슈의 한가운데 놓였던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이 마을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이 있는 오거리에는 슈퍼마켓 두 곳이 마주보며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A마트, 반대하는 주민들은 B마트만 이용한다. 외부인이 이런 상황을 잘 모른 채 한 슈퍼마켓을 이용하게 되면, 다른 한쪽의 야멸찬 시선을 받기 일쑤였다. 심지어는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5일 오전 “해군기지 반대 세력이 개를 시켜 우리 집 개를 물어뜯는다.”는 신고전화가 서부파출소에 걸려왔다. 경찰이 곧바로 강정마을로 출동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단순 개싸움으로 밝혀졌는데, 사건의 전말이 기가 막히다. 이른바 가해 개는 강정마을에서는 유명한 ‘중덕이’로, 이 놈이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 소유의 개를 문 것이다. 단순 개싸움조차 찬반으로 나뉘고, 경찰이 출동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이다. 웃어넘기기엔 너무나 뒷맛이 씁쓸하다. 이것만이 아니다. 마을공동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0개가 넘는 친목계, 수십개의 각종 모임이 모두 깨지고 경조사에도 서로 가지 않는단다. 5년여에 걸친 해군기지 갈등이 마을을 갈가리 찢어 놓은 것이다. 물이 귀한 제주에서, 사시사철 늘 맑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두 개의 하천(강정천과 악근천)을 끼고 있는 마을. 땅까지 비옥한 덕에 마을 사람들이 고루 잘살아 ‘일강정’으로 불리는 자부심 넘치는 마을이었던 이곳, 평화롭던 마을 공동체가 산산이 깨져 버린 것이다. ‘주민과 상생하는 해군기지’를 표방하는 해군이라면 이 갈등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서 이러한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 특히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주민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나 해군은 오히려 찬반 주민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적극 조장하는 듯한 모습만 보여줬다. 추석 전날인 지난 11일, 제주해군방어사령관이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며 ‘군납용 제주(祭酒)’를 추석 선물로 돌리다가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바로 전날 반대 주민들(강정마을회)에게 시설물 철거 계고장을 보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경고한 해군이 아니었던가. 강정마을회는 “군납용 추석선물 소동은 ‘네편 내편’을 가르는, 국가공권력의 치졸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해군기지로 인한 주민 갈등을 더욱 조장한 해군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필자는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을 떠나, 정부당국의 국책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버넌스’와 ‘소통’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국책사업이 대다수 국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된다고 한다면, 해당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설득,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해결이 안 되는 이유를 외부세력이나 이념으로 덧칠하기보다는, 그동안 소통을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마을 주민들에게 다가서서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소통은 ‘듣기’에서 시작된다.
  •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랜드마크(landmark·상징건물)라는 말은 1960년대 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케빈 린치가 처음 사용했다. 이는 주로 한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의미로 그 이후 널리 쓰였다.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추상적 공간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랜드마크는 동서양에서 그 역사적 맥락이 서로 다르다. 넓은 평원을 바탕으로 신도시 형태로 발전해 온 미국이나 유럽은 평평한 땅 위에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마천루 형태의 랜드마크를 가지려는 욕망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마다 우뚝 솟은 대표적 건조물을 랜드마크로 설정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뤄져 있고, 도시마다 산을 끼고 발달해 왔기 때문에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 랜드마크의 의미를 가지기는 사실상 어려웠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부산은 최근 10여년 동안 해안가를 끼고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국에서 50층 이상 고층건물이 가장 많이 들어선 도시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100층을 넘는 건물들이 세 곳에서 잇따라 지붕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고층건물이 새로운 상업, 관광의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넘쳐나지만 난개발과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면 과연 이러한 건물들이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까?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랜드마크로서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경험에 의하면 고층건조물은 집객력은 높지만, 다양한 인구계층을 끌어안는 삶의 포용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가 랜드마크를 지향하는 고층건물을 둘러싸고 인간의 정서적인 면을 냉랭한 콘크리트 건물과 절묘하게 조화시켜 표현한 ‘랜드마크’라는 소설에서 랜드마크형 고층건물이 인간을 얼마나 메마르게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랜드마크의 의미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워낙 고층건물이 많아지고 식상하다 보니 높이보다는 역사성이, 또 역사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민의 삶의 상징적 표현이 되지 않으면 랜드마크로서의 특성을 가지기 어렵다. 건축가 승효상이 얘기했듯이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산세가 이미 중요한 랜드마크’인 우리들의 도시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드는 집합의 아름다움’이 우리 고유의 도시 이미지이자 랜드마크인 것이다. 진정한 랜드마크는 산세를 훼손해 부조화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모양은 작더라도 그 주위의 흐름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산복도로(山腹道路)다. 이곳은 해발 70~150m 지역에 30여㎞에 이르는 부산 중심부 산허리를 둘러싸고 형성된 오밀조밀한 집합 주거지역이다. 이곳은 구릉지 주거지역과 산지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구불구불한 부정형의 공간배치와 기하적 구조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한 생태건축적 전시장이자,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서민적 주거공동체의 교과서다. 게다가 적절한 높이, 피란민의 역사성, 서민적 삶의 상징적 표출 등 랜드마크의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도시의 물리적인 현실로부터 추출해 낸 그림이 바로 도시의 이미지라는 점을 뼈저리게 감안한다면, 바로 이곳 산복도로에서 부산의 랜드마크 역사를 다시 쓸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지방시대] 새 도로명 주소 분쟁 해소하려면/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새 도로명 주소 분쟁 해소하려면/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현재 사용되는 지번과 새 도로명 주소의 병행사용 기간이 2013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됐다. 지난 7월 29일에 확정 고시된 도로 명칭 역시 금년 말까지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국민 편의를 위해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최근 일각에서는 새 도로명이 종교적으로 편향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훼손한다며 새 주소 사업의 백지화까지 주장하고 있다. 마치 ‘님비분쟁’을 보는 듯하다. 많은 비선호시설 사업이 님비분쟁 때문에 결과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새 주소 사업이 왜 이렇게 꼬일까. 15년에 걸쳐 3000억원이 넘는 예산과 엄청난 인력을 투입하여 전국의 도로표지판과 건물번호판까지 다 달았는데 이런 많은 백지화 주장까지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사실, 새 주소 사업에 대한 비판은 많이 있어 왔다. 예를 들면,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지번으로 길 찾는 데 문제가 없고, 따라서 물류비용 절약과 같은 경제적 효과도 예상치보다 훨씬 적으며, 택배업계처럼 새 시스템에 대한 적응 문제가 만만치 않은 경우 2014년 이후에도 혼란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주장들이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추진하는 도로명 주소가 지번체계보다 식별력이 우수한 것은 분명하다. 또 새 주소 사업을 백지화하면 그 엄청난 매몰비용은 어찌할 것인가. 새 주소 사업이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점을 고쳐야 한다. 도로명 분쟁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는 새 주소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요소다. 물론, 전국의 수많은 도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명칭에 대하여 소소할망정 이의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을 가로막을 만큼 심각한 도로명 분쟁이 자꾸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새 주소 사업의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도로 명칭의 정답과 오답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정답과 오답의 기준은 새 주소 사업의 목적, 즉 도로명을 정할 때는 한마디로 길을 찾기 쉽게 하자는 취지를 시종일관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지자체에서 이 원칙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길을 찾기 쉽게 하려면 가능한 한 기존 도로명이나 동네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 지역 주민뿐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 익숙해 있거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기존 도로명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빨리 숙지하라고 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안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식별력이 좋은 이름이 있다면 기존 명칭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정답이다. ‘시청로’처럼 말이다. 도로명 부여의 오답은 새 주소 사업이 마치 새 도로 작명 사업인 듯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지역에서는 크리스탈이니 사파이어니 하는 느닷없는 이름이 나오고, 또 어떤 지역에서는 새 도로명에 온통 옛 이름을 갖다 붙여 마치 새 주소 사업이 옛 이름 찾기 사업처럼 된 곳도 있다. 부디 연장된 명칭 변경 기간 동안에 도로명 분쟁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해소해서 그동안 새 주소 사업에 투입된 자원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구멍난 곳은 없는지, 혹 새는 곳은 없는지,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차근차근 살필 일이다.
  •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설문조사 어떻게 했나

    이번 설문조사는 제주 도민의 여론을 들어 보기 위해 행정 최일선에 근무하며 주민들과 솔직히 의견을 나누는 이장(마을회장)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은 이장 500여명 중 제주도청에서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 추출한 제주시 20명과 서귀포시 20명 등 40명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전화로 했다. 설문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해군기지에 바로 인접한 지역의 이장은 설문에서 제외했다. 또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는 해군기지 건설에 찬반 의견을 낸 교수 각 2명씩과 중앙과 지역의 균형발전과 관련한 내용의 본지 칼럼 ‘지방시대’에 글을 쓰는 필진 6명을 대상으로 했다.
  • [지방시대] 시급한 정책통계의 선진화/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시급한 정책통계의 선진화/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정책과 관련한 기초통계자료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중요한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우선 여건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이를 통해 국내의 현상을 상대적으로 투영해 본 뒤 도입이나 새로운 정책변화의 논거를 찾곤 한다. 그러나 같은 현상을 놓고 우리나라와 OECD 간 통계가 부정확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통계는 정확한 편이 못 된다. 이는 공무원 숫자에서 두드러진다. 공무원 수 통계의 부정확성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무원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정부조직에 대한 문제가 나올 때마다 정부는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는 일본 33명, 미국 65명, 영국 75명인데 우리나라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24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최근에도 행정안전부는 우리나라 공무원 수가 98만 7754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가 바로 OECD에 제출되고, OECD는 회원국들의 공무원 수 통계를 다룰 때 이를 한국의 공무원 수로 제시하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한국의 인구 대비 공무원 수는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월등히 적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는 OECD에 공무원 수 통계를 제출할 때,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 신분을 가진 사람들, 즉 공무원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공무원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다른 OECD 회원국들은 인건비를 정부에서 지출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공무원에 포함시켜 산정한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부기관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은 공무원 통계에서 죄다 빠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오류다. 그런데 OECD는 무기계약자뿐 아니라 1년에 몇 개월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경우에도 자체 기준에 의거, 공무원 수 통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근무시간을 1년에 52주로 환산, 특정 근무일 수 이상을 상근자 수로 전환하여 포함시킨다. 만약 정부부처의 어느 부서에서 1년에 6개월만 일하는 임시직원이 10명 있다면, 이 가운데 5명을 산정해 공무원 수에 넣는다. 이러한 이유로 OECD 기준에서는 상근자 상당(full-time equivalents)이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이러한 방식대로 우리나라 어느 군 자치단체의 세출예산서를 기준으로 비정규직 종사자 수를 조사해 본 결과, 800여명의 정규직 외에 407명이 OECD 기준으로는 공무원 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비율을 전국 자치단체에 적용시키고, 중앙정부에도 적용하면 OECD 기준의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약 190만명에 이른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공무원 수의 약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 지 15년이 지났다. 아직도 정부 통계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공무원 수 통계조차 국제기준에 맞추지 못해 잘못된 통계를 제시하고 국내에서는 그 잘못된 통계를 편의대로 이용한다면 선진국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공무원 수 통계에 그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정책통계의 선진화는 당장 필요하다.
  • [지방시대] 우치난추 대회와 100만 제주인 축제/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우치난추 대회와 100만 제주인 축제/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5년 전(2006년) 오키나와를 방문한 적이 있다. 10월 중순쯤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열렸던 ‘제4회 세계 우치난추(‘오키나와 사람’이라는 뜻의 방언)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중남미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40여만명의 오키나와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이 5년마다 한번씩 어머니섬(母縣)에 모이는, 오키나와 특유의 감동 이벤트가 바로 이 행사다. 당시 대회 때만 해도 세계 21개국 및 3개 지역에 살고 있는 오키나와 출신 교민들이 5000여명이나 참가했다. 대회는 축제에 그치지 않는다. 1990년 창설된 이 대회의 기본 목적과 무게중심은 ‘오키나와 교민들의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 ‘우치난추’들은 4차례 대회를 치르면서 경제 교류 확대를 목적으로 조직된 세계 오키나와인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세계우치난추비즈니스협회’(WUB·World Uchinanchu Business Association), 민간대사 제도와 주니어 스터디 투어, 호스트 패밀리 뱅크 등을 창설하는 등 실제적 네트워크의 발전을 도모해 왔다. 다가오는 10월 12~16일, 다섯번째 대회가 또 오키나와에서 열린다. 당시 4회 대회를 취재하고 돌아오며 5년 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이 축제에 대한 인상은 강렬했고 감동적이었다. 프로그램의 내용도 그렇지만 전세기를 타고 날아온 백발 성성한 노인들의 감동어린 표정, 그들을 진정으로 환대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태도, 오키나와 전역에 충만한 축제분위기를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들었던 생각이다. 언제부터인가 제주에서는 ‘100만 제주인’이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특히 도민의 역량 결집이 필요한 매머드급 행사가 있거나 도민 갈등이 초래될 때 도민 화합과 단결을 호소하며 종종 등장한다. 지난해 말 현재 제주도 인구가 58만여명이라고 하는데, 100만 제주인이라면 현재 제주에 살고 있는 인구 수 정도만큼(아니 더 될 수도 있다) 많은 제주인들이 타 지방이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어쨌든, 그동안 ‘100만 제주인’을 외쳐오면서도 정작 그 100만 제주인이 ‘제주도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100만 제주인의 자존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가져 보았는가. ‘세계 평화의 섬’, ‘국제자유도시’, ‘세계환경도시’ 등 제주의 백가쟁명식 담론을 펼치는 데 그들의 의견을 얼마나 경청해 왔으며, 그들을 제주 발전을 위한 인적 자양분(네트워크)으로 삼아왔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공허한 ‘100만 제주인’을 외치기보다는 먼저 ‘우치난추’를 진지하게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재작년부터 제주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돼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이런 행사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주인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내용적으로 더 발전시키려면 오키나와의 사례를 배울 일이다. 단순히 제주상공인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다. 이참에 제주가 ‘100만 제주인 축제-세계제주인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 볼 일이다. 탐라문화제와 전도체전, 제주상공인대회의 예산을 합쳐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함께 꾸면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
  • [지방시대] 자연재해와 부동산정책의 방향/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자연재해와 부동산정책의 방향/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104년 만에 처음이라는 최근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갔다. 더욱이 산사태와 해마다 되풀이되는 저지대 주택 침수. 그저 일상처럼 당연시되는 듯한 터라, 복구가 한창인데도 입맛은 씁쓸하다. 그런데 개인의 토지이고 주택이니 스스로 알아서 하든지, 못 살겠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발상과 대응은 곤란하다. 토지와 주택은 개인의 재산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자산으로서의 성격과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집중호우 등의 자연재해는 이젠 더 이상 그저 몇 년에 한 번씩 오는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자연재해는 생태계를 비롯한 식량자원, 수자원 및 건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부문을 특정해서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건 매우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징조로 나타나는 국지성 호우나 해수면 상승과 같은 현상은 이미 비일비재하고, 익숙한 일이 됐다. 부동산 정책도 이에 맞춰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 개발에서 벗어나 보존 관리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을 통한 가치 창조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커뮤니티를 잘 보존하고 관리함으로써 가치를 유지해 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부동산의 재산가치는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급격한 가치하락이나 상승을 방지하고, 안정적으로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선, 부동산정책은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 간에 차원을 달리해 접근해야 한다. 도시지역은 신개발 위주의 정책에 따른 난개발로 환경 부담이 되고 있는 지역이나 예전의 저지대나 습지였던 지역을 원래의 모습대로 환원시키는 ‘도시재생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콘크리트 포장의 도로나 광장 등에는 녹지대를 조성해 자연유수의 지표 흡수율을 높여야 한다. 콘크리트로 피복된 도시는 그야말로 죽은 토지 위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도심지 내 농업적 토지이용에 대한 제도적인 검토가 절실히 요구된다. 농지는 토양 보존, 대기 정화, 지하수 저장 등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시지역 내 콘크리트를 걷어 내고 농지나 녹지로 환원하는 작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비도시지역은 무분별한 농지나 산지의 전용을 제한해야 한다. 한번 훼손된 토지는 원래의 상태로 환원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농지와 산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담보로서 잘 보존하고 유지돼야 한다. 이와 함께 비도시지역 내 토지 이용 개발규제 완화 및 각종 개발 사업 시 규제 간소화 등도 재검토되어야 하며, 도시용지 공급확대 정책보다는 도시용지의 효율적 관리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호우 피해주민의 상실감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토지와 주택의 상실은 인간의 존엄권 상실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안거낙업’(安居業)이라는 말이 있다. 집이 편안해야 생업과 노동도 즐겁다는 뜻이다.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안거’와 ‘안전’이라는 주거문제의 해결에서 시작된다. 부동산정책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 [지방시대] 전라선 고속화와 지역 활성화/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전라선 고속화와 지역 활성화/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난 1월부터 7월 초까지 거의 매주 금요일 법무부 주관 법령 개정 작업 관계로 서울에 올라갔다.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안전하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객실에서 승강구까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편리함,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광주나 목포를 오가는 KTX가 그나마 개통되지 않았다면 용산과 순천을 오가는 시간이 참으로 지루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상경할 때 익산에서 KTX로 갈아 탈 수 있기 때문에 순천~용산을 오가는 시간은 익산에서 쉬는 시간을 포함해 4시간 10분에서 30분 남짓이다. 전에 비하면 상경 시간도 단축되고 편리해진 건 분명하다. 그러나 광속의 시대, 지식정보화사회라는 시대상과 걸맞지 않은 교통망 체계가 문제다. 순천이나 여수는 서울을 중심으로 보면 이른바 ‘교통 벽지’다. 지금 서울~여수 구간은 고속열차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통이 반갑긴 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여전히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전라선의 최고속도는 시속 150㎞로 설계돼 있다. 그래서 전라선이 개통되더라도 익산~여수 구간에서 실제로 단축되는 시간은 57분에 불과하다. 새마을호 대신 KTXⅡ(산천)를 투입하면 용산~익산 구간은 55분, 익산~여수 구간은 57분이 단축돼 모두 1시간 52분이 줄어들 수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는 2014년 이후에도 용산~여수 간 소요시간은 KTX 기준으로 3시간 3분이다. 전국 최장 수준이다. 운행 횟수가 적을 경우엔 지금처럼 익산역에서 다른 열차로 환승해야 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에는 고속철도 개통과 주요 일반철도 노선의 고속화를 통해 전국 주요도시를 1시간 30분대로 연결하도록 한다고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전라선의 고속화 사업이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여수는 전국에서 철도 서비스가 가장 열악한 도시로 전락하게 된다. 여수는 내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아이치(2005), 중국 상하이(2010) 등 최근에 개최된 세계박람회에서는 철도가 관람객 수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 시속 150㎞로 설계된 전라선은 시속 230~250㎞로 고속화돼야 한다. 철도 중심의 수송체계는 내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는 관련 예산을 우선 배정해 주는 정책을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전라선 고속화사업의 타당성이나 경제성은 한국교통연구원의 ‘철도건설선 고속화실행계획 수립방안 연구’ 용역보고서(2008년12월)도 이미 인정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전라선 인접 상공회의소 등에서도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전라선이 고속화되면 광양항이나 여수항을 경유하는 일본인 관광객 숫자가 인천공항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숫자보다 더 늘어날 것이다. 전국 주요도시의 고속철도망이 완성되면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고, 최근 서울신문에 보도된 지자체의 서울 분·사무소 설치에 대한 수요와 명분도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이다. 여수와 순천, 광양 등 전라선 인접 지역의 관광자원,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면 자연스레 지역경제도 활성화된다. 서울과 여수는 더 가까워져야 한다.
  • [지방시대] ‘도시재생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도시재생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도시빈민문제가 심각하다. 전통적 빈민도 문제지만 도시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신 빈민층’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신 빈민층의 발생은 도시개발 및 정비사업과 관련이 있다. 현재 전국의 2239곳이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도시면적의 평균 10% 이상을 차지하는 엄청난 넓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38% 정도가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돼 있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심하다. 정비사업의 절반이 넘는 55%가량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비제도의 취지와는 영 딴판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원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근거가 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2003년에 제정된 배경은 1970년대 건설된 공동주택들이 본격적으로 노후화됨에 따라, 재건축사업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심의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되었고, 나아가 이는 소규모 단위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재정비촉진법(2006년)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정비사업이 제도의 취지와는 다르게 주민들의 빈민화를 가속화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면서도 나타나고, 추진되어도 문제로 나타났다.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도한 정비구역의 지정, 건설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업성 저하, 국가의 재정지원 미흡, 이해당사자 간 갈등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해당 지역의 주거여건은 더 열악해지고 더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또 사업이 추진되어도 원주민의 재정착률은 10%를 넘지 못하고, 이들 원주민은 또 다른 빈민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제 새로운 방식의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 재개발에서 재생방식으로의 정책전환이 절실하다. 도시재생은 획일화된 방식이어선 안 된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신축과 보존의 병행, 공공시설 적극 도입을 통한 소단위 재생,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혼합, 수익성 있는 곳과 수익성은 없지만 반드시 정비해야 할 곳의 결합개발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재생기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른바 ‘재생의 지역특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정비구역의 출구전략으로서 사업조정 및 해제를 쉽게 하고 무엇보다 공공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 이러한 도시재생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보존, 보충, 보완이라는 ‘3보’의 원칙이 필요하다. 낡았지만 가치 있는 것은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보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들 취약지역에 부족한 공공기능과 시설을 적극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공공기능과 민간기능의 상호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공공의 역할을 담보할 재원과 제도를 규정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도정법과 도촉법의 민간주도적 틀로는 이러한 도시재생의 제도적 지원을 담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들 법을 적당히 버무려서는 더욱 힘들다. 도시정비와 도시재생은 지향하는 목표와 수단이 전혀 다르다. 지난 1990년대, 농어촌 주거환경개선에 관한 다양한 법제도 지원을 통해 오늘날 농어촌의 면모를 일신했듯이, 이제는 도시빈민문제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도시빈민과 서민의 주거복지를 위한 ‘도시재생특별법’ 제정이 해답이다.
  • [지방시대] 복지문제, 공무원 증원만으로 풀릴까/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복지문제, 공무원 증원만으로 풀릴까/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이 ‘복지전달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지방자치단체 복지담당공무원을 2014년까지 7000명 증원해 시·군·구와 읍·면·동에 배치함으로써 복지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사회복지 통합관리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증원 인력의 급여에 대해서는 서울은 50%, 기타 지역은 70%를 3년간 한시적으로 중앙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궁금한 점도 있고, 우려되는 점도 있다. 지난 5년간 복지예산 규모는 1.5배(2006년 56조원에서 2011년 86조원), 복지예산 대상자 수는 2.5배(390만명에서 990만명) 늘어났다. 반면에 복지담당 공무원 수는 같은 기간 4.4% 증가에 그쳤다. 전체 3467개 읍·면·동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수는 평균 1.6명이고, 3인 이상의 복지공무원이 배치된 곳은 433곳밖에 되지 않는다. 대면 접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의 복지공무원 증원이 필요한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복지공무원 증원 규모가 너무 크고, 인력 증원 방식이 지방자치와 모순된다. 현재 지자체 전체의 복지담당공무원이 2만 2400여명인데, 7000명이라면 3년 만에 31% 이상을 증원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인원 상당수는 행정직 공무원을 전환 배치하는 것이므로 예산을 수반하는 신규 충원은 3300여명이라지만 여전히 대규모의 증원 계획인 것만은 틀림없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번 복지공무원 증원 대상이 지자체 소속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복지담당공무원 증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자체의 복지공무원을 단기간에 대폭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중앙정부가 줄곧 강조해 온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수를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니었나? 2003년의 ‘표준정원제’를 기억하는가. 이 제도는 자치조직권과 공무원 정원 운영에 관한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함으로써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이었다. 지자체가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것을 방지하고, 정원을 감축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까지 주는 제도였다. 이는 재정자립과 거리가 먼 지자체들이 무분별하게 공무원 수를 늘려서 결국은 중앙정부 예산을 축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지방공무원의 무분별한 증원은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기초하는 것이었다. 한번 몸집이 커진 행정조직은 좀처럼 작아지지 않기도 하거니와,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울며 겨자 먹기로 ‘급여매칭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사안이 아닌 듯하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군 지역 평균 재정자립도는 경기도가 30.9%, 충남·북이 각각 20.7%와 21.1%이고, 다른 도는 14~16% 수준이다.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인 곳도 10개 군에 달한다. 많은 지자체들에서 증원되는 복지공무원에게 줄 돈이 없다는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다시 말하건대, 복지공무원의 증원은 필요하지만 이번과 같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대책보다는 현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시스템 정비 등이 선행된 후에 지방의 여건을 감안한 지방자치 지향적인 개선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지방시대] ‘제2의 새마을운동’ 만들자/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제2의 새마을운동’ 만들자/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해 한 중앙일간지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마을운동’이 1948년 정부수립 이후 국가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책 1순위로 뽑혔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이 새마을운동은 각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응용되어 전개되고 있다. 그간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74개국에서 4만 7000여명이 연수를 받고 갔다고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아버지 고향인 케냐를 방문했을 때, “빈곤에서 탈출하려면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필자가 외국의 학회에 나가서 지역정책을 전공하는 외국학자들과 만날 때, 새마을운동의 성공 이유, 추진 과정, 거버넌스 등에 대해서 질문을 받곤 했다.아이로니컬하게도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학문적·실천적 관심을 더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70년 새마을운동의 핵심은 이른바 ‘할 수 있다 정신’(can do spirit)을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공유하고 실천하게 한 것이다. 국민의 정신적 에너지를 ‘발전’이라는 목표로 연결한 것이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고, 행정지원체제가 구비됐으며, 새마을지도자와 지방자치단체·주민 등이 중심이 됐다. 오늘날 용어로 ‘거버넌스’를 구축한 것이다. 지도자를 중앙에서 임명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선출하게 하고, 마을의 사업 대상을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한 방식 등은 오늘날의 지방자치 모습과도 유사한 측면이 많다. 새마을운동을 새삼 거론하는 것은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키고 국가발전을 한 차원 도약시키기 위한 기회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이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의 정신적 에너지 결집이 절실하고, 또 이를 위해서는 ‘제2의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 지난 새마을운동이 근면·자조·협동이었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봉사·창조·배려와 같은 정신이 추가돼야 한다. 제2의 새마을운동은 ‘품위를 지키면서 잘살아 보세’와 같은 품격이 곁들여진 사회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남은 품격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의 신뢰, 법 준수, 공정성, 배려 등이 하나의 공공재로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신적 공공재가 선결되지 않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만 높으면 천민자본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2016년 우리나라 1인당 소득수준이 선진국의 문턱인 3만 달러를 넘어선다고 예측한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국민적 운동이 필요하다. 우선, 청와대 내에 새마을비서관제를 신설하고, 국립 새마을운동연구원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제2의 새마을운동 주체는 시민사회가 되더라도 행정적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 직제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제2의 새마을운동을 위한 정신적 가치들을 어떻게 에너지화할 수 있을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또 국가발전모델로서의 가치가 있는 새마을운동을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한국 새마을운동의 핵심원리에다 그 나라의 환경에 응용하고 접목시켜서 이른바 필리핀형 새마을운동, 콩고형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모델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
  • [지방시대]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4주년에 부쳐/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4주년에 부쳐/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난달 27일은 제주가 대한민국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총 탐방객 수는 2006년에 비해 71.2%, 외국인 관광객은 185.5% 증가하는 등 획기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유산’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이를 후손에게 전수해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이다. 이는 관광객 급증 등 경제적인 효과로도 이어지니 더 즐거워진다. 그렇다고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등록된 유산의 보전과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조금만 보존 관리에 소홀하면 ‘등록말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이나 ‘국보’ ‘사적’이 한 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대표하는 ‘뛰어난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라면, ‘세계유산’은 한 국가의 영역을 뛰어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유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순간, 그 소유권과 관리 또한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화되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한라산과 용암동굴이 제주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만큼 이를 이용할 권리와 보호할 책임 또한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수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세계유산의 보존 관리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사업비 항목을 자세히 보면 유산센터 건립, 탐방안내소 조성, 사유지 매입 등 ‘건물 짓고 땅 사는 데’ 드는, 이른바 하드웨어 관련 비용이 대부분이다. 안내판 정비나 관련 홍보 책자 및 홍보 영상과 기념품 개발, 지속 발전이 가능한 교육프로그램, 생태관광 상품 개발 사업 등 소프트웨어 관련 예산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제주는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유치까지 일궈냈다. 이번 기회에 ‘세계환경수도’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사실 진정한 환경수도가 되려면, 환경이 모든 가치보다 위에 있다는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WCC에는 전 세계 각국의 환경 관련 정부관료, 전문가(학자), NGO 활동가, 언론인 등 1만명 이상이 참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이 WCC 기간 제주도의 ‘생태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 생태관광의 1번지라 할 수 있는 세계자연유산 지역은 당연히 외국 참가자들의 방문 ‘0순위’가 될 것이다. 다시 안으로 눈을 돌려보자. 그렇다면 현재 제주 세계자연유산은 이들 외국인 참가자들을 맞을 준비태세가 되어 있는가? 안타깝게도 아니다. 영문으로 된 안내판조차 제대로 설치된 곳이 많지 않다. 외국인을 위한 안내책자, 기념품도 준비된 것이 별로 없다. 세계유산과 연계한 지역 1차산품의 ‘에코 라벨링’ 사업도 전무한 실정이다. 세계유산과 생태관광과의 전략적 연계 사업도 부족하다. 굳이 WCC 준비 때문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수용태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는 시급히 필요한 사업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세계자연유산’은 물론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등 제주 국제보호지역에 대한 통합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는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구축돼야 한다. 변화는 빠를수록 좋다.
  • [지방시대] 기후변화와 토지정책 패러다임의 전환(2)/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기후변화와 토지정책 패러다임의 전환(2)/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토지는 공기나 물과 같은 자연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에너지대사에 빠져선 안 되는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또,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함께 살 권리를 공유하고 있는 존재다. 땅에는 지구상의 모든 산 것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런데 이 본래적이고 기본적인 관계가 붕괴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토지 이용과 개발에 있다. 국제해양생태계연구프로그램(IPSO)은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과 훼손, 농가에서 흘러나오는 화학비료 등에 따른 오염,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해양 산성화 등으로 땅이 망가지고 있으며, 또 이로 인해 기후변화 요인과 더불어 바다도 급격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해류의 변화에 의해 제주도를 비롯한 해안가 마을이나 도시에까지도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매체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의 일을 돌아보자. 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의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은 바다는 물론, 토지까지도 오염원으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을 쓰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역별 토지 이용의 형태는 역사·문화, 천연자원, 기후, 지형, 지세 등에 따라 각각 다르다. 우리나라는 산간내륙지역과 하천유역 및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들이 주로 분포되어 있다. 최근, 하천유역이나 해안에 근접한 도시들은 홍수 등에 의한 침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토지 이용이 필요하며, 해당 도시의 공간구조나 이용밀도, 도시·비도시의 구분기준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즉, 하천형과 해안형 도시는 방재적 관점에 입각해 수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돼야 한다. 또 산악·내륙형 도시는 저탄소·녹색도시화가 가능하도록 녹지율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실시할 수 있는 법·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토지이용의 다목적성이다. 이는 현재의 토지 이용 상황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그것이 가진 잠재적인 생산능력과 환경 대응 능력을 포함해 토지공간 자원이 최대한 유효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토지용도의 복합성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녹색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토지 이용의 질적 향상과 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토지 이용의 복합화를 도모해야 한다. 타용도 간의 토지를 어떻게 복합적으로 이용할지 여부와 해당 토지 이용의 잠재성을 최대한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과제다. 복잡한 토지 이용 규제에 대해 종합적·조직적 정비가 필요하다. 셋째, 토지 이용의 선택성이다.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획일적인 용도 규제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지역특성이 반영된 토지 이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관주도형의 공공성에 기초한 토지 이용 규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에 순응하기 위해 토지 이용을 주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 주도의 공적책임성(共的責任性)에 입각한 토지 이용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순응하기 위한 새로운 토지정책의 패러다임은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개발해서 편익을 증진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인류 생존을 위한 토지이용정책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지방시대] 반값 등록금, 지방선거 공약이 아닌 이유/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반값 등록금, 지방선거 공약이 아닌 이유/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이른바 ‘반값 등록금’ 문제로 요즘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연 1000만원대의 고액 등록금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당초 ‘반값 등록금’이라는 아이디어는 지난 2006년 5월 지방선거 즈음해서 한나라당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이 용어는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선동적이다. 또 정치인의 발상답다는 생각이다. 유권자인 국민이 솔깃할 만한 ‘당근’이다. 그러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 반값 등록금이 여론에 편승해 목전의 이익만 노리려는 얄팍한 수단이어선 안 된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설익은 공약이나 정책을 내세우게 되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뒤 공약이나 정책은 쉽게 폐기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세종시나 김해 신공항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치인들이 국민 간·지역 간 갈등을 해소해 화합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분열과 불화를 유도하는 것은 그 본분이 아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언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신뢰의 정치를 베풀어야 한다. 정치의 목적은 민심의 막힌 곳은 뚫어주고, 꼬인 곳은 풀어주는 데 있다. 따라서 정치인은 반값 등록금 문제를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 해법을 고민하고 풀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반값 등록금으로 표현되는 등록금 인하가 단순히 대학만을 옥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경제여건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단순히 등록금만 내리면 학비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등록금 인하를 포함해 학생들이 학업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사회경제적인 토대와 틀을 다듬고 점검해 주는 게 정치인들의 몫이다. 시위에 나서는 학생들 틈에 정치인이 동참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교육의 방향과 이념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교육은 단순한 상품으로 치부되거나 대체될 수도 없고 대학생을 소비자로, 대학을 하나의 시장으로 간주할 수도 없음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대학의 존립 목적과 교육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개인이나 단체는 목적법인인 학교법인을 만들어 사립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당연히 여기에는 재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립학교법은 기본적으로 교육용 목적재산을 전제로 하는 육영사업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사립대학은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의 형태로 학교 경영에 필요한 비용을 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물론, 학교 재단법인의 수익성은 등록금만으로 학교 경영에 필요한 경비를 망라하는 데 부족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등록금을 걷더라도 거기에는 스스로 내재적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수익용 재산이 거의 없거나 제 구실을 못하는 재단에까지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를 내준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대학은 전적으로 등록금에 학교 운영 경비를 의존하므로 등록금을 고액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등록금으로 거둬들인 수입은 어떤 형태로든 학생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값 등록금이 현실화될 수 있는 이유다.
  • [지방시대] 산동네와 인간의 재발견/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산동네와 인간의 재발견/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산동네와 인문학. 얼핏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들은 실제로는 매우 밀접하다. 지금까지 빈곤한 마을이나 산동네를 압도한 가치들은 크게 “낡은 집들을 빨리 허물자.”는 개발 논리와 “헌 집 다오, 새 집 줄게.”로 표현되는 재개발 논리, 그리고 도시 외곽 팽창을 통해 이들을 교외화하려는 ‘신도시 논리’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러한 논리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세계도시’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적 공간팽창의 메커니즘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말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확장 위주의 ‘세계도시’는 더 이상 유효한 패러다임이 아님이 증명됐다. 그 대신 재생과 복원, 창조의 가치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들을 내포하는 새로운 도시의 패러다임을 ‘창조도시’에서 찾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다. 사실, 창조도시의 관점에서 보면 산동네는 깡그리 밀어버려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해당 도시의 애환과 역사를 간직한 서민적 삶의 보고다. 이러한 산동네를 재생하고, 복원하고, 또 창조하려면 공간 개발에 집중하는 물신적(物神的) 가치보다는 삶의 복원과 재생에 집중하는 인문적(人文的) 가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대부분의 산동네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도심지보다 상대적으로 공동체의 끈끈한 정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공동체 정서는 공간과 문화 재생의 중요한 잠재적 자원이다. 이러한 자원을 바탕으로 산동네를 재생하려면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을 보존하고 있는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동네 자체의 정체감을 인식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적 접목이다. 인문학의 궁극적 지향점을 인간의 재발견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산동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간의 재발견’이다. 산동네 주민을 단순하게 조합원 중의 한명으로 보지 않고, 곧 뜯어 없앨 집 한 채의 소유자로 보지 않는 시각이다. 비록 애환을 품고 살아가지만 나름대로 삶의 스토리와 콘텐츠를 지닌 인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것 같지만, 매우 질적인 시각의 차이다. 산동네에 지금 필요한 건 무분별한 개발의 삽질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마음의 쟁기질이다. 사회가 주거문제로 양극화될 때 가장 크게 느끼는 건 불편함보다 자존심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인문적 프로그램으로 인간적 체통을 세워주는 데서 주거문제는 접근해야 한다. 산동네의 개발 구상 이전에 공공정책이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것이 바로 인문적 프로그램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인문학은 빈곤, 질병, 알코올, 범죄 등에 대한 기능적 치유뿐만 아니라 삶의 정체감, 자기 존중감, 전통과 공간에 대한 애착, 세상에 대한 배려를 가능케 하는 실존적 역할이 더 크다. 지금 전국의 많은 산동네가 재생철학 없는 무분별한 개발의 손길로 어지럽다. 더 늦기 전에 다양한 인문적 프로그램을 통한 자생적 변화를 보고 싶다. 그건 작은 기적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방문한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후미진 재개발 구역 마을 입구에 스프레이로 뿌려진 글귀가 떠오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자존심이다!’
  • [지방시대] 새 도로명, 준비 - 조정 더 필요하다/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새 도로명, 준비 - 조정 더 필요하다/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새 도로명 주소의 전면 시행이 2년 연기됐다. 도로 명칭에 대한 불만과 혼란이 곳곳에서 발생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 앞 도로의 경우를 보면, 대학 정문과 담을 끼고 돌아가는 도로에 ‘최루백로’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다. 옛날 대학가 최루탄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하다. 그런데, 이삼십년 대학에 근무한 사람조차 그 정확한 뜻도, 이름의 유래도 모른다. 알고 보니 옛날 그 지역에 살았다던 효자의 이름이라고 한다. 새 주소 사업이 시작된 1997년 이후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막상 시행을 앞두고 불거진 문제들을 보면 아쉬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시급하고 효과적인 조치와 함께 도로 명칭 조정 등 준비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새 주소 최종 확정시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난해 10월 새 주소가 예비 고지된 이후 명칭 변경에 대한 이의신청을 거쳐 올해 6월 말까지 새 주소가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이의신청 기간도 짧고, 국민들 사이에 오해도 많다.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이 2년 연기된 것은 기존 지번과 새 도로명 주소를 병행 사용하는 기간이 연장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도로명 주소를 법정 주소로 사용하는 시기가 2년 연기되고 그 기간 동안에는 명칭 이의신청을 통해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심지어는 국민 불만이 지속되면 기존 방식대로 되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새 주소 최종 확정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명칭 변경에 대한 이의신청 요건을 완화하거나 절차를 간소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새 도로명 주소 거주민의 5분의1 이상 동의를 얻은 이의신청 서명부를 관할 지자체에 제출한 후 새주소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아파트 단지나 지역주민 의견을 취합하기 쉬운 경우는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는 상당수 거주민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어디 만만한 일인가? 바꾸고 싶으면 주민 5분의1 이상 변경동의서를 받아오고 그러지 못하면 그냥 사용하라는 것인데, 이건 다분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또한 새 주소 명칭을 조정할 때는 그 초점을 ‘식별력’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새 주소 명칭 부여 사유의 상당수가 필자의 대학 주변 사례와 같이 옛 지명이나 인명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터라 새 주소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찾기 쉬운 이름, 예를 들면 대학이나 이름이 알려진 산업체나 시설물이 있는 주변 도로는 그 명칭을 따서 ‘OO대학로’, ‘OO전자로’, ‘시청로’ 등으로 하면 식별하기가 매우 용이할 것이다. 끝으로, 새 주소 체계에 따르다 보니 같은 동네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이웃 간에 번지수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주소 식별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다. 도로명과 일련번호 원칙에 충실한 결과인데, 이 문제는 현실에 맞게 반드시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15년 준비했는데, 문제를 안고 무리하게 추진하느니 기왕 늦은 바에 조금 더 준비하고 조정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국민들은 새 주소가 그리 시급하지 않다.
  • [지방시대] 교육감 선거방식 개선돼야/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교육감 선거방식 개선돼야/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교육자치제가 출범한 1991년 이후, 교육감 선출제도는 여러 차례에 걸쳐 바뀌었다. 교육위원회에 의한 간선제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선거인과 교원단체 선거인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또 학교운영위원 전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 방식을 거쳐 2007년부터는 주민직선제로 변경됐다. 그 결과,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최초로 16개 시·도에서 교육감이 선출됐다. 그러나 ‘1인 8표제’ 도입으로 인해 교육감 선출은 지방자치단체장 선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주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선거 전부터 ‘로또선거’ ‘줄투표’ 등 잡음에다 과다한 선거비용 등의 논란이 일었고, 선거 후에는 진보와 보수성향의 단체장이 갈등을 빚었다. 현 직선제는 주민 대표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문제점도 많다. 첫째, 선거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후보자의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은 선거구역이 같은 해당 시·도지사 선거와 같다. 올해 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38억원 이상이 들었고, 경기도의 경우에도 4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둘째, 교육행정과 일반자치단체의 행정은 밀접히 연계돼야 하지만,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이념적으로 충돌하게 되면 협력관계는 기대할 수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셋째, 지금과 같은 동시선거에서는 교육감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며, 이는 정확한 정보 없이 투표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넷째, 영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감을 임명하고, 프랑스에서는 아예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감 선거는 미국의 일부 주 외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데, 이마저도 2008년 기준으로 전체의 28%에 불과한 14개 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민직선제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시·도지사와 교육감 후보자가 짝을 이뤄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나, 이보다 느슨한 형태로 두 후보자가 정책적 연계를 맺고 출마하는 제도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규정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현실적으로 정치와 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교육감 선거에 정당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당들은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고, 이는 노동계와 교육단체·시민단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유권자가 교육감의 교육이념을 보고 투표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우리는 이미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간의 이념 갈등을 경험했다. 현재도 교육감과 광역단체장 간 정책이념의 차이에 따른 충돌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소모적인 행정비용과 피해는 교육수요자들의 몫이다. 교육감 선거가 겉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면서도 벗겨보면 어느 선거 못지않게 가장 정치적으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볼 때, 러닝메이트 제도나 후보자 간 정책연계 표방형은 설득력 있고, 타당하다. 헌법에서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행정-교육 간 협력체계를 수월하게 다질 수도 있다. 결국 이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지방시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5년의 단상/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5년의 단상/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며칠 전 제주의 한 언론이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도에 위임됐던 경관 관리 책임이 도로 총리실(지원위원회)로 환원돼 제주도의 특별자치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제주는 ‘해군기지’와 ‘영리병원’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은 곳이라 대중적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이 기사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된 경관 관리 권한을 움켜쥔 특별자치도의 ‘개발 만능주의’가 난개발을 부추기면서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벌써 5주년이다. 특별자치 시행 5년을 맞아 제주자치도는 정부와 공동으로 5년 종합평가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매년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이 체감하는 특별자치도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특별자치호’가 왜 이 지경이 됐을까. 그간 제주 도정의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는 거의 매년 특별법을 개정하는 것이었다. 개정의 주요 내용은 ‘권한을 더 이양해 달라.’는 것. 도민들도 특별자치만 되면 대한민국의 자치시범도가 될 것이며, 더 잘살 수 있게 될 것이란 장밋빛 희망 속에 이런 도정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권한 이양이라는 분권 논리의 이면에는 ‘내국인 카지노’나 ‘케이블카’ 등 그동안 도정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개발 드라이브 정책이 감춰져 있다. 물론 이는 제주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겉은 성년이되 실제는 아직도 어린아이 수준이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목도한다. 전국적으로 ‘개발지상주의’가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하는 주요 담론으로 통한다. 이는 이른바 ‘지역균형개발’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포장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그동안 ‘지방분권’은 ‘균형발전’과 함께 지방자치의 주요한 두 가지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논리적 수단으로만 작용, 균형발전이 토건형(土建型) ‘개발 등권주의’ 양상으로 귀결될 위험을 내포해 왔다. 또 지방분권이 중앙-지방사무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관점보다는 중앙정부의 일을 얼마나 더 가져오느냐의 ‘관-관 분권’으로 인식, 권력분점 양상으로 이해되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권력 수단으로서 분권에 대한 인식은 지방의 소위 ‘성장연합세력’의 기득권 논리와 맞물려 지방의 정책독점, 권력독점의 또 다른 논리로 작용한다. 개혁 정책이었던 분권이 개혁되어야 할 지방의 권력구조와 기득권 유지 수단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역설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은 더하다. ‘자율’과 ‘참여’의 지방자치 정신은 사라지고 그 대신에 독점과 배제를 통한 지방권력화로 이어져 ‘참여에 의한 협치’라는 지방분권의 기본정신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해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결국 진정한 자치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지속가능한 지역개발의 비전과 소통의 거버넌스를 실천할 수 있는 지역리더와 참여자치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역량있고 깨어 있는 지역주민이 없는 이상,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한동안 빛보다는 그림자를 더 자주 드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지방시대] 분양가상한제 나아갈 길/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분양가상한제 나아갈 길/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신축주택은 하루라도 살았다면 시장에서 중고주택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중고주택은 신축주택가격의 85% 정도 낮은 수준이고, 일본은 2003년 조사에 따르면 중고 아파트 가격이 신축 아파트 평당 구입가격의 64% 정도 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신축주택의 가격은 당연히 중고주택의 가격보다 높다. 너무나 뻔하고도 지당한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세계 각국의 주택시장에서 당연한 얘기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물론 일부지역에서는 중고주택에 비해 신축주택의 가격이 높지만 일반적으로 그 가격 차가 그다지 크지 않고, 오히려 중고주택의 가격이 신규 분양주택의 새로운 가격기준이 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형성에 있어서 나타나는 기이한 문제의 본질은 중고품이 신상품보다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주택가격의 전복 현상은 개인의 자산 축적 욕구와 공공의 정책적 판단 오류에 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주택가격이 일정수준으로 유지돼야만 하는, 다시 말해 금융상품화 및 주택의 자본예속화로 인해 주거로부터 자유를 박탈하는 사회풍토에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분양가상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분양가상한제는 공공택지 내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 주상복합 등을 포함한 민간주택 등도 원가에 적정수익률을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것이다. 즉, 주변 주택가격의 시가보다 낮게 신규분양가격을 책정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이는 주택가격이 폭등하는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정책적·심리적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 국면에서는 주택사업자의 공급의욕 감소,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사업 지연 및 공급물량 감소, 중고주택에 비해 저렴한 신축주택을 기대하는 투기 수요의 양산으로 인한 주택시장 내 수요 왜곡 현상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의 적극적인 개선 및 폐지가 요구된다. 물론, 전면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85㎡를 초과하는 분양주택에 대해서 폐지하는 것은 무방할 것이다. 적어도 이 규모의 주택을 분양받고자 하는 수요층은 어느 정도 구매력을 확보하고 있는 계층이며, 일정요건의 금융조건에 부합하면 충분히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60~85㎡ 미만의 주택이나, 60㎡ 미만 소형분양주택의 경우에는 일정한 제한을 두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1인가구, 2인가구의 증가나 고령화로 인해 노인세대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소형주택은 복지적 주택개념에 입각해 신규분양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60~85㎡ 미만의 주택은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해 부동산시장의 국지적 특성을 살리고, 지역실정에 맞는 분양가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괄적이고 무차별적인 분양가상한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서민형의 소형주택은 강력한 가격통제정책을 실시하고, 중·대형의 주택은 민간사업자의 자율성과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합한 가격수준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주택자본주의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정비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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