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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장 필수, 취재 금지”… 침묵의 의대 졸업식

    “초대장 필수, 취재 금지”… 침묵의 의대 졸업식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 가능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지난 26일 열린 ‘2023학년도 연세대 의과대학 학위수여식’. 통상적인 대학가 졸업식과 달리 보안요원들이 입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참석자들의 초대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강당 보수 공사로 초대권을 소지한 분들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옥상 정원을 증축하기 위한 공사이기에 강당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길어지고 의대 졸업생도 인턴 임용을 포기하자 일부 대학들이 의과대학 졸업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를 둘러싸고 환자를 내버려둔 채 병원을 떠났다는 지탄이 쏟아지고, 내부에서도 자성 촉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학생회는 ‘기자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며 단속하는 모양새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는 의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권을 졸업생 1인당 3장씩 배부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연세대 의대 졸업식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학부모 A씨는 “이전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며 “인원 제한 때문에 둘째는 (첫째의 졸업식에) 못 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의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했다. 이날 서울대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도 “졸업식은 비공개”라며 보안요원들이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특히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자 보안요원들이 화장실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졸업생과 학부모 20여명 모두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했다. 한 석사 졸업생은 “(학교에서) 인터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에도 졸업생만 출입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재학생들의 언론 접촉도 제한되고 있다. 한 지방대 의대에 재학 중인 B씨는 “학생회에서 어떤 질문에도 기자와 인터뷰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후 전체 의대생의 70% 수준인 1만 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은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사전 원고에 없던 인사말을 했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 대표 주모씨는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라고 답사했고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무리한 정책으로 (의료계가) 깊은 혼돈에 빠졌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 “졸업식 오려면 초대장 필수”…의료대란 속 ‘철통보안’ 의대 졸업식

    “졸업식 오려면 초대장 필수”…의료대란 속 ‘철통보안’ 의대 졸업식

    연세대 “초대장 필수”·서울대 “비공개 원칙”일부 학생회 “기자 인터뷰 금지” 지침도서울의대 학장 “의사는 사회적 책무 수행해야”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 가능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지난 26일 열린 ‘2023학년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위수여식’. 통상적인 대학가 졸업식과 달리 보안요원들이 입구에서 두차례에 걸쳐 참가자들의 초대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강당 보수 공사로 초대권을 소지한 분들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옥상 정원을 증축하기 위한 공사이기에 강당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행동이 길어지고 의대 졸업생도 인턴 임용을 포기하자 일부 대학들이 의과대학 졸업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를 둘러싸고 환자를 두고 병원을 떠났다는 지탄이 쏟아지고, 내부에서도 자성 촉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학생회는 ‘기자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며 단속하는 모양새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는 의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권을 졸업생 1인당 3장씩 배부했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연대 의대 졸업식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학부모 A씨는 “이전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며 “인원 제한 때문에 둘째는 (첫째의 졸업식에) 못 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의학과 진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도 “졸업식은 비공개”라며 보안요원들이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특히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자 보안요원들이 화장실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졸업생과 학부모 20여명 모두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했다. 한 석사 졸업생은 “(학교에서) 인터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에도 졸업생만 출입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재학생들의 언론 접촉도 제한되고 있다. 한 지방대 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 B씨는 “학생회에서 어떤 질문에도 기자와 인터뷰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후 전체 의대생의 70% 수준인 1만 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은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사전 원고에 없던 인사말을 했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 대표 주모씨는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라고 답사했고,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무리한 정책으로 (의료계가)깊은 혼돈에 빠졌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 목포해양대·인천대 통합 ‘산 너머 산’

    목포해양대·인천대 통합 ‘산 너머 산’

    국립목포해양대학교가 신입생 감소 등 대학 위기에 따른 자구책으로 추진한 국립인천대학교와의 통합이 법적 문제와 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잇따르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목포해양대는 지난 14일 미래 생존전략 마련을 위한 정책을 공모해 투표했다. 교수와 교직원, 학생과 동문 등이 3차 투표까지 한 결과 수도권 진입과 학생들의 안정적 모집을 제시한 인천대학교와 통합하는 안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인천대가 통합 실현의 변수로 떠 올랐다. 인천대는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두 대학의 통합은 인구집중 유발 시설인 학교를 수도권으로 통합하는 점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에도 어긋난다. 법을 개정하는 것도 지역 균형발전과 연결된 데다 지역 정치권이 반대해 쉽지 않다. 전남도의회 전경선 부의장은 “지방대학의 생존 전략도 지역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역과 대학 모두에게 큰 손실이 발생하는 통합 추진은 잘못된 판단으로 지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목포해양대의 국유재산과 국가 법인인 인천대의 법인 재산을 통합, 이전하는 관련 법령이 없다. 해양 전문 대학과 종합대학이라는 특성이 다른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과 지역민들의 반대도 극복해야 한다. 목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천대와 통합은 글로컬대학30 지정과 지역혁신중심대학 지원체계사업에서도 배제되고 대학 특성과 지역 여건이 서로 달라 실현 가능성도 낮다”며 “인근 목포대와 통합을 통한 해양산업 상생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과 19일에는 박홍률 목포시장과 목포시의회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국립대학의 책무를 포기하는 통합이라”며 우려했다. 총선에 나선 후보들도 통합 반대에 나섰다. 지역민들은 미래 생존을 위한 목포해양대의 통합 추진과 자구책 마련을 위해 지역에서의 통합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 신입생 1만명 넘게 미달… 169곳 중 88%가 지방대

    신입생 1만명 넘게 미달… 169곳 중 88%가 지방대

    2024학년도 대학 입시 정시모집에서 169개 대학이 총 1만명 넘게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선발 인원 가운데 88%는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25일 종로학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169개 대학이 1만 3148명을 선발하지 못했다. 서울권은 31개교에서 618명(미선발 인원의 4.7%), 경인권은 35개 대학에서 935명(7.1%), 비수도권은 103개 대학에서 1만 1595명(88.2%)이 미선발 인원이었다. 지난해 정시 미선발에 따른 추가모집 인원(1만 7439명)과 비교하면 24.6 %(4291명) 줄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는 2024학년도 전체 모집정원 자체가 지난해보다 1815명 줄어든 것이 미선발 인원 감소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경북 9개 대학이 1653명, 부산 13개 대학이 1569명, 광주에서는 9개 대학이 1470명을 선발하지 못했다. 올해 미선발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 1~4위가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이 가운데 전체 모집정원의 78.4%를 선발하지 못해 추가모집에 나선 대학도 있었다. 서울권에서는 서경대 111명, 세종대 53명, 한성대 34명, 홍익대 31명, 국민대 29명, 중앙대 19명, 한국외대 18명, 한양대 17명, 서울시립대 3명 등의 미선발 인원이 발생했다. 대학들은 오는 29일까지 추가모집을 진행한다. 비수도권 대학 추가모집은 2021학년도 2만 3767명, 2022학년도 1만 6640명, 2023학년도 1만 5579명으로 감소세다. 종로학원은 “미등록 감소는 충원난을 겪는 대학들이 전화 통보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학생·학부모에게 등록을 유도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방권 정원 조정 등 인구 감소에 따른 대응이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반면 수도권 모집정원 확대와 맞물려 수도권 집중은 가속화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글로컬 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

    [열린세상] 글로컬 인재 양성과 지역 혁신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초래할 미래가 경제·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오래됐다. 출산율 감소로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낮아졌는데, 올해는 0.7명 미만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출산율 감소는 인구의 감소뿐만 아니라 고령층 인구 비율의 증가로 이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5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전체의 약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층 인구 비율이 늘면 경제활동 인구의 부양 부담을 증가시켜 출산율이 감소하는 악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인구 감소는 산업 위기로도 이어진다. 제조업, 건설업 등 청년층이 취업을 꺼리는 분야는 이미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들 산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43.5세로 고령화가 눈에 띄게 진행됐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이제 경제의 기반이 되는 산업의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낮은 출산율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이미 초중등 학교와 대학의 소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기준 지방대 5곳 중 1곳은 신입생 충원율이 80%에도 미치지 못했다. 2040년대에 가면 지방대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산업, 대학이 동시에 소멸 위험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를 의미한다. 위기의 근원은 인구 감소였으나 지역, 산업, 대학의 단절이 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교육, 취업, 정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일정 기간 교육을 받고 산업체에 취업해 경제력을 갖추면 지역에 정착하는 방식이다. 이제 이러한 순차적 진행이 깨진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ㆍ산업ㆍ대학이 ‘인재양성 목표’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지역사회 기업과 연계해 대학교육을 혁신했고, 일본 벳푸시의 리쓰메이칸아시아태평양대는 기업 후원을 받아 글로벌 혁신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지역의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역의 대표 기업인 조선소가 무너지면서 심각한 실업률 위기를 경험했던 말뫼시는 1998년 말뫼대학을 설립해 스타트업 경제를 통해 인구 감소 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이들 지역과 대학은 지역, 산업, 대학이 추구하는 ‘공동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 산업 활성화, 지역 정주의 책임을 공유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 변화를 이끌었다. 나아가 세계의 인재를 지역의 인재로 적극 육성함으로써 대학은 물론 지역과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글로컬 기반의 대학교육 혁신과 지역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 산업, 대학을 연결하는 또 다른 수단은 디지털 기술이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ㆍ지역ㆍ산업ㆍ대학 간 ‘인재양성’ 육성을 위한 공유·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지역 혁신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 산업, 대학의 글로컬 협력과 디지털 인재 양성 전략을 연계해 인재 양성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외 학생의 입학부터 졸업 이후까지 공동의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지역 혁신과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을 모색할 수 있다. 지역과 산업 그리고 대학은 이제 디지털 기술 기반의 글로컬 인재를 양성하는 공동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 글로컬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재상과 성과를 공유하고, 세계와 지역을 연계하며, 참여자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 산업, 대학 모두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전망했던 어두운 미래가 현실이 되기보다 미래에 돌아보는 지금의 혁신이 또 하나의 위기 극복 사례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창원 한성대 총장·한국행정개혁학회 이사장
  • 無학과 후유증… 인기 학과 몰리고 대학 서열화 부추기기도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無학과 후유증… 인기 학과 몰리고 대학 서열화 부추기기도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정부, 무학과 선발 인센티브 검토선택권 보장·융합인재 양성 취지‘뭘 공부할까’보다 대학 이름 중시첨단학과·의대 증원에 이탈 우려 최근 대학가에서 ‘무(無)전공’, ‘광역 모집’ 등 전공 ‘벽 허물기’가 한창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원 확보도 못 한 비수도권 대학이 즐비한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의 첨단학과 증원, 의대 정원 확대와 겹치면 지방대 생존 기간을 더 줄일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수도권 대학과 거점 국립대·국가 중심 국립대가 무학과 선발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 선발 방식을 재정 지원과 연계하면서 사실상 강제성을 띤 정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방대 입장에선 무전공 선발 확대를 마냥 반기기 어렵다.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대학 이름이 더 중시되는 등 후유증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 A 사립대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무학과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지만 소규모 대학으로선 무학과제를 준비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경남 지역 B 사립대 관계자도 “대학 서열화가 고착화한 상황에서 무학과제 모집은 ‘브랜드 파워’가 센 서울·수도권 대학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수들 역시 인기 전공 쏠림 현상을 우려한다. 전국교수연대회의는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결국 ‘무엇을 공부할까’보다 대학의 이름이 중요해져 서열화는 더욱 공고해지고, 지역 대학은 고사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총장 1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정부가 무전공 선발을 25%까지 확대 추진하는 것에 대해 총장 47명(46.1%)이 ‘정부가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소 높다고 본다’고 응답한 총장도 23명(22.5%)에 달했다. 총장 10명 중 7명이 무전공 선발 확대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19년 만에 의대 문호가 넓어진 점도 지방대 무전공 재학생들의 대거 이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은 의약 계열로 갈아타기 위해 반수를 선택하고, 인서울 대학 재학생들은 주요 상위권 대학으로, 지방 소재 대학 재학생들은 인서울 대학으로 빈자리를 채워 갈 수 있어서다. 비수도권 의대에서 수도권 상위권 의대로 진입하기 위한 이탈이 늘어날 여지도 많다. 종로학원이 2022년 의대 중도탈락 규모를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27개 의대의 중도탈락 인원은 139명이었다. 전국 39개 의대 중도탈락 인원인 179명의 77.7%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의대에서도 반수를 통해 거주 중인 광역 시도 핵심 대학을 벗어나 서울 소재 상위권 의대로 갈아타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방대 빨라진 ‘벚꽃 엔딩’… 신입생 미달 쇼크가 지역경제 덮쳤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지방대 빨라진 ‘벚꽃 엔딩’… 신입생 미달 쇼크가 지역경제 덮쳤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지방소멸 앞당긴 지방대의 위기#지방부터 도미노 폐교 시작지방대 34곳 162개과 정원 미달폐교 22곳 중 20곳이 비수도권#주변 상권까지 슬럼화 가속학생들 떠나니 원룸촌 공실 넘쳐방치된 대학터 우범지대 되기도 빨라지는 대한민국 소멸 시계. 그 중에서도 ‘지방대 시계’는 더 빠른 속도로 소멸을 향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심화하면서 ‘벚꽃 엔딩’이 가까워지는 형국이다. 지역 혁신의 플랫폼이 돼야 할 대학의 몰락은 지역사회의 붕괴마저 앞당길 거라는 음울한 전망이 나온다. 19일 교육부 입학자원 추계 자료를 보면 2014년 국내 입학자원은 57만여명으로 대학 입학정원(55만여명)보다 많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입학자원이 39만 8000여명으로 크게 줄면서 입학정원(49만 3000명)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 추세라면 2040년 입학자원은 26년 전의 절반 이하인 28만명으로 쪼그라든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 입학정원만 26만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지방 사립대 전체가 몰락의 위기에 처한 셈이다. 올해 입시에서도 학생 미충원 현상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대학에서 더 뚜렷하다. 지난달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 전국 190개 대학 4889개 학과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5개 대학 163개 학과에서 정원 미달이 발생했다. 이 중 34개 대학 162개 학과는 모두 비수도권 대학이었다.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학과도 전국 5개 대학에서 5곳이나 있었다. 비수도권 대학은 등록금에 재정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정원 감소는 곧 대학 운영의 위기로 이어진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학생 미충원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손실 분석’을 보면 내년 수도권 9개 대학에서 94억 5000만원, 비수도권 44개 대학에서 1590억원의 운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총 예상 손실액 1684억 5000만원 중 비수도권 비중이 94.4%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문을 닫은 대학도 이미 여럿이다. 2011년 이후 여러 차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이름을 올렸던 경남 진주 소재 한국국제대는 지난해 결국 폐교했다. 2018년 738명이던 한국국제대 정원은 지난해 393명으로 줄었다. 신입생 27명으로 충원율은 6.9%에 그쳤다. 강원 태백시 강원관광대는 이달 말 폐교를 예고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9월 수시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강원관광대는 2020학년도 입학정원 475명의 73%가량인 350명밖에 채우지 못했다. 이듬해 간호학과를 뺀 나머지 6개 학과를 폐지하고 입학정원을 98명으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4명의 결원이 발생했다. 2000년 4년제 대학 중 처음 문을 닫은 광주예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2곳(전문대·대학원 포함)이 폐교했다. 22곳 중 20곳은 비수도권에 있었다. 전망은 더 어둡다. 대학교육연구소가 분석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재정지원 개편 방안’을 보면 2019년 대비 비수도권 사립대학 등록금 수입 감소율은 ▲2025년 -19.3% ▲2035년 -25.7% ▲2040년 -45.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 대학의 감소율인 -8.6%, -10.8%, -24.3%보다 훨씬 크다. 지역에서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 소멸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교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임금 체불 등 고통을 겪게 된다. 인근 골목상권이 한꺼번에 붕괴하면서 지역경제가 충격을 입는다. 폐교 대학이 장기간 방치되면 지역 슬럼화 문제도 생긴다. 2018년 전북 남원시 서남대가 폐교되면서 교수와 직원 300여명이 실직했고 주변 상가 40개 중 35개가 문을 닫았다. 남원시는 서남대 폐교로 인한 남원시 연간 소득 감소액이 최대 3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해 문을 닫은 강원 동해시 한중대의 22만여㎡ 터와 건물은 계속 방치돼 우범지대가 됐다. 전남 광양시 역시 한려대 폐교 이후 주변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위기가 국가 생존과도 직결돼 있다고 진단한다. 지역 대학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역 인재 육성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 방안’ 보고서에서 “지역 경쟁력의 원천인 지방대학 살리기를 위해 정부·대학·지자체·산업계가 미래 50년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재정립, 지역균형발전 전담 주무행정부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7%인 대학교육 재정투자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수준으로 늘리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 교육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별 대학 중심인 입학 모집 체계가 변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심인선 경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일정 지역 내 대학이 함께 모집을 진행하고, 한 대학에서 떨어지더라도 지역 내 다른 대학·유사한 학과를 추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기획혁신팀장은 “지역 산업과 연계한 대학별 특성을 살려야 하며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 일률적인 대학 평가 지표도 대학별 기능에 맞게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컬大가 대학 구하고 지방 살릴까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비수도권 대학을 지원하는 ‘글로컬 30’ 사업이 지역 인구 소멸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각 대학의 교육이 지역 산업·경제·문화 분야 등에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수도권 대학 구원투수로 주목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6년까지 총 30곳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지정해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0개 대학을 글로컬대로 지정했다. 글로컬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포스텍(포항공대)이다. 지난해 글로컬대로 선정돼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된 포스텍은 여기에 1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포스텍이 ‘제2의 건학’으로 이름 지은 이번 투자 건은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 연구 분야를 육성해 신산업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기 위한 방안이다. 포스텍은 우수 교수 채용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세계 상위 1% 석학을 유치하고 우수 교원 정년을 70세로 보장한다. ●포스텍, 지방 인재 정착 마중물 기대 포스텍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경북 포항시엔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 들어서 있는 데다 수소와 바이오 분야도 특화돼 있다. 포스코와 에코프로 등 기존 기업과 포항시가 유치하는 신산업 분야 기업들은 관련 분야를 전공한 포스텍 졸업생들을 선호하게 되고 이들 기업 입사자들은 자연스럽게 포항에 정착할 수 있다. 포스텍은 ‘제2의 건학’ 플랜을 짜면서 수소·원자력·바이오·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산업 분야 연구를 통해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시민단체 포항지역발전협의회 공원식 회장(전 경북 부지사)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 분원을 수도권인 위례 지구에 만들기로 했지만, 연구원을 포항에 두고 포스텍과 협력한다면 우려하던 연구원 충원 문제도 해결되고 인구 소멸 문제도 타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무분별한 통합… 지방대 퇴출 유도 다만 무분별한 대학 통합으로 이뤄진 글로컬대는 인구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 지역의 한 사립대 총장은 “글로컬대 지정은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경쟁력 없는 지방 대학들의 퇴출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지방대 퇴출이 오히려 지역 인구 감소를 부추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인구 문제뿐 아니라 지역 동반성장 차원에서도 인공호흡기를 단 것에 불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무분별한 통합 사례로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등을 들었다. 그는 “이들 대학 통합은 생존을 위한 통합이라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나마 젊은이들을 수도권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통합과 연합으로 대학 경쟁력을 키우는 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토로했다.
  • 이재명 “거점 국립대 9곳 투자해 서울대 10개 만들 것”

    이재명 “거점 국립대 9곳 투자해 서울대 10개 만들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점 국립대 9곳을 집중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발표했다. 강원대·충북대·충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를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집중 육성해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와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15일 충북대에서 열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총선 교육 공약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지방 소멸, 수도권 폭발 문제로 몸살을 앓는데 그 중심에 대학 문제가 끼어 있다”며 “‘서울대 10개 시대’를 통해 지방 국립대에도 최소한 서울대 수준의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을 비교해 보면 지방대가 특정 국립대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에 더 심한 악순환을 불러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거점 국립대 9곳에 대한 재정 투자를 ‘학생 1인당 교육비’ 기준 서울대 70% 수준까지 크게 늘릴 계획이다. 우수 교원과 시설·기자재 등 기본 교육 여건을 총체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민주당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 1인당 교육비 현황에 따르면 강원대 1990만원, 경상국립대 2013만원, 제주대 2095만원, 전북대 2141만원, 충남대 2229만원 등이었다. 반면 서울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5804만원이었다. 강원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34.3%밖에 안 됐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거점 국립대에만 재정 지원이 집중돼 다른 국립대와 사립대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립대 30여곳과 지역혁신 사립대에 재정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일반재정 지원 성격의 국립대육성사업과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드는 예산(2024년 기준 국립대육성사업 5722억원, 대학혁신지원사업 1조 46억원)을 연간 최대 1조원가량 늘려서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대학균형발전법’(가칭)을 제정해 거점 국립대와 지방의 국립·사립대 지원을 강화하는 근거도 마련한다.
  • 이재명 “지방 거점 국립대 9곳 육성 서울대 10개 만든다”

    이재명 “지방 거점 국립대 9곳 육성 서울대 10개 만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점 국립대 9곳을 집중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발표했다. 강원대·충북대·충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를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집중 육성해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와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15일 충북대에서 열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총선 교육 공약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지방 소멸, 수도권 폭발 문제로 몸살을 앓는데 그 중심에 대학 문제가 껴 있다”며 “‘서울대 10개 시대’를 통해 지방 국립대에도 최소한 서울대 수준의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을 비교해보면 지방대가 특정 국립대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에 더 나쁜 악순환을 불러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거점 국립대 9곳에 재정 투자를 ‘학생 1인당 교육비’ 기준 서울대 70% 수준까지 크게 늘릴 계획이다. 우수 교원과 시설·기자재 등 기본 교육여건을 총체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민주당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 1인당 교육비 현황에 따르면 강원대 1990만원, 경상국립대 2013만원, 제주대 2095만원, 전북대 2141만원, 충남대 2229만원 등이었다. 반면 서울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5804만원이었다. 강원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34.3%밖에 안 됐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거점 국립대에만 재정 지원이 집중돼 다른 국립대와사립대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립대 30여곳과 지역혁신 사립대에 재정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일반재정 지원 성격의 국립대 육성사업과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드는 예산(2024년 기준 국립대육성사업 5722억원, 대학혁신지원사업 1조 46억원)을 연간 최대 1조원가량 늘려서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대학균형발전법’(가칭)을 제정해 거점 국립대와 지방의 국립·사립대 지원을 강화하는 근거도 마련한다.
  • 박선하 경북도의원 “외국인, 경북이 제2의 고향 되도록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박선하 경북도의원 “외국인, 경북이 제2의 고향 되도록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박선하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은 15일 경북도립대학교에서 개최된 광역단위 최초 한국어 교육기관인 ‘경북 글로벌 학당’ 개소식에 참석해 외국인이 지역공동체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경북 글로벌 학당은 도내에 머무는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들의 한국어 및 문화 교육을 담당하고, 외국인의 국내 적응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이민정책의 하나로 광역지자체 최초로 만들어진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경북 글로벌 학당은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언어 교육과 함께 경북의 문화 및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경북에 머무는 외국인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지역소멸·저출생·고령화의 대안으로 선도적인 이민정책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행사를 마치면서 “경북도의회 차원에서도 외국인들이 경북을 제2의 고향으로 느끼게 해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올해 초 집행부 업무보고에서 지방대학의 재정 여건 및 교육·문화·교통 인프라 등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해 경북도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 적극 유치를 위한 우수한 교육과정 마련과 재정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 [황성기의 오쿨루스] “대학 길들이기식 평가 이젠 없어져… 등록금 동결 정책 재검토해야”/논설위원

    [황성기의 오쿨루스] “대학 길들이기식 평가 이젠 없어져… 등록금 동결 정책 재검토해야”/논설위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맡고 있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재정적으로 취약한 대학들이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에 의존하다 보니 자율성을 잃었다”면서 사실상 등록금을 15년간 동결해 온 정부 정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지난 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도권대학 무전공 25% 선발은 융합의 시대에 맞아 올바른 방향이지만 대학마다 사정이 있으므로 더 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장 총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지난해 4월 대교협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대학 자율성, 재정 건전성, 지역대 육성 등 3가지를 이루겠다고 했다. 진전이 있었나. “윤석열 정부는 2023년을 교육규제개혁 원년으로 삼고 2026년까지 중앙정부의 대학 규제 제로화를 제시했다. 지난해 ‘대학 설립·운영규정’ 개정으로 교사 기준 면적 완화, 수익용기본재산 확보 인정 범위 완화 등이 이뤄졌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학 재산의 용도 변경 및 처분 규제 완화도 추진돼 대학의 자율성 회복에 진전이 있다. 대학을 괴롭혀 왔던 대학기본역량진단과 같은 대학 길들이기식 평가제도도 없어졌다. 남은 과제는 15년간 동결된 등록금이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아래에서도 교육부 고등교육예산은 전년 대비 8514억원 증가했고 대학 일반재정지원사업(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육성사업)은 3121억원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대학재정의 목마른 상황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교육부가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5.64%로 정했지만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해 올리지도 못한다. 지방대학은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 위기다.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적 피폐와 학령인구 급감이 동시에 들이닥치니 대학들이 사면초가다. 대교협 차원에서 지난달 31일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수도권 사립대의 무전공 25% 입학을 추진한다는데, 대교협 회원 대학의 생각은 어떤가. “디지털대 전환, 융합의 시대를 맞아 대학도 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수도권대의 무전공 25% 입학제도 추진에 대해 대다수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기 없는 학문 분야에는 학생들이 모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그 학문 분야는 자연히 폐과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인기가 없다고 학문 분야가 없어지면 후속 세대 육성이 문제다. 정부가 비인기학과이면서 기초학문 분야에 대해서 연구 쪽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교육부가 내년 대입에선 대학의 무전공 선발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돈 것도 다행이다.” -대학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어떤가. “그간 대학은 정부가 하라는 대로 순응해 왔다. 재정적으로 취약하니 정부가 내건 재정지원사업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자율성이란 없었다. 대학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각종 평가로 대학을 낙인찍어 인위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된 대학들이 많다. 그러니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 경쟁력을 못 키워 어려워진 대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 억울한 대학이 순순히 시장에서 물러날 리 만무하다.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 소멸로 이어진다. 2023년 한 연구에서 지역대학 하나가 해당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한 해 3400억~6200억원 정도라고 보고한 바 있다. 학생이 없다고 대학을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인구절벽과 심각한 지역인구 공동화 문제를 생각할 때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소멸 방지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사립대에 경상비를 지급하고 육성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통계를 보니 일본은 대학 수가 늘었더라.” -대학 입학 제도는 어떻게 바꾸면 좋은가. “입시는 각 대학에 맡기는 것이 좋다. 과거 개발도상국일 때는 국가가 직접 간여해 입시 제도를 정하고 규제를 통해 입시 부정을 막는 등의 조치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이다. 언제까지나 국가가 ‘보모’ 노릇을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 워낙 입시 규제가 많다 보니 성적순의 줄 세우기만 만연한다. 요즘 같은 밝은 세상에 입시부정을 저지를 대학은 없다.” -설치를 제안한 한일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란.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회복됐으나 여전히 양국 간엔 불안정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지속가능한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청년 시절부터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1987년부터 통합 교육 교류인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갈등 관계였던 유럽 내 청년 간 상호이해가 높아졌다. 훗날 유럽 통합의 중요한 기초가 됐다는 평가가 있다. 한일 양국의 대학생들이 보다 폭넓게 상대국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부할 수 있게 되면 안정적인 양국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방사립대가 수도권 집중현상,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도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개책이라면. “지방자치단체가 젊은이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기 좋은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매출 기준 1000대 기업 중 수도권 기업이 746곳이고 제2의 도시인 부산에는 28곳만 존재한다. 지역에 소재한 대학에는 최첨단 학과들이 많이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맞는 전공들이다. 그러나 졸업해도 전공에 맞는 직장이 많이 모자란다.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데 3만 달러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할 말은 아니다. 대학도 백화점식으로 전공을 유지하려 하지 말고 과감히 구조조정해 특성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지역대학들이 전공 간 빅딜을 통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면 도시 전체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지방소멸과 지방대 위기의 연관성이라면.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는 마지막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지역대학이다. 지역대학의 소멸은 곧바로 지역 붕괴로 이어진다. 대학은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인생 이모작 시대를 맞아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재취업이나 창업이 가능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지역대학은 지역 담론을 생산하는 기지다. 풍부한 지역 담론이 있어야 그 지역이 윤택해지고 지적 수준이 높아진다. 최근 유학생을 유치하고 국제네트워크를 확충하는 지역대학이 많은데, 지역의 국제화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방대의 소멸은 이와 같은 지역의 중요한 기능을 상실하게 할 것이다.” -고등교육의 재정과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지방대학들은 어떤 기대와 우려를 가지고 있나.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지자체 단위의 지역 특성과 다양한 지역수요 및 현안을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협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지역발전의 긴밀한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부산시 발전의 목표를 지역대학과 공유해 함께 로드맵을 도출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RISE가 가동되면 종전의 중앙정부가 지역대학에 지원금을 주는 형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대학이 함께 그린 청사진을 실현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방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지역대학이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라 하겠다.” -동서대는 2008년 설립된 임권택영화예술대 등 특성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임권택 감독을 학교로 모시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임 감독이 오시고 나서 충무로와의 접점이 생겨 이른바 ‘임권택 사단’의 스타 배우들이 특강을 하면서 임권택영화예술대가 입소문을 탔다. 지금은 충무로의 영화 스태프 가운데 동서대 출신이 많아졌다. 동서대는 개교 이래 영화영상, 디지털콘텐츠, 디자인, 정보기술(IT) 등의 분야를 특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부한다. 문화콘텐츠 분야는 아시아 넘버 원을 목표로 해외에도 교과과정을 수출하고 있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리투아니아 등의 대학들과 복수 학위를 운영하고 있다. ■장제국 총장은 동서대 총장이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한일포럼 대표간사, 주부산헝가리명예영사, 아시아대학총장포럼 이사 등을 맡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 현대일본학회장 등을 지냈다.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 박사. 1964년생.
  • 의대 2000명 증원에…서울은 “중도이탈 걱정” 지방대는 “재정 지원 필요”

    의대 2000명 증원에…서울은 “중도이탈 걱정” 지방대는 “재정 지원 필요”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 위해 지역별·대학별 인원 배분에 착수한다.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배정하되 각 대학의 교육 역량을 고려한다는 게 정부 원칙이다. 대학들은 대규모 증원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수도권 대학에서는 ‘반수’를 노린 재학생의 중도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와 복지부는 의대 배정 기준을 마련한 뒤 오는 4월 대학별로 정원을 통보할 계획이다. 정부가 다음달 중순까지 전국 40개 의대에서 2025학년도 정원 수요를 받고 4월 중하순까지 대학별 정원을 확정하면, 대학들은 5월 말 모집 요강을 발표한다. 교육부는 의대가 수요를 제출하면 복지부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를 구성해 배정 기준을 다듬고 인원을 확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하면서 대학이 제출한 수요와 교육 여건,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 의료 지원 필요성을 다각적으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도권도 50명 미만은 증원 가능성 수도권 의대도 정원 50명 미만 소규모일 경우 정원 배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인천에는 50명 미만 의과대학이 다섯 곳이다. 일각에서 소규모 의대의 교육 여건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복지부 의학교육점검반에서 충분히 증원 가능하다고 검토 결과를 밝혔다”고 했다.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에 대해 교육부는 “의대가 있는 거점 국립대는 2025년에 60% 이상 선발하겠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라며 “대학들이 60%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는 비수도권 의대들은 대규모 증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산대, 울산대, 동아대 등은 현재 보유한 자원을 활용하거나 수업과 실습 공간을 추가로 지어 교육의 질 저하 없이 입학 증원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입학정원 50명 이하인 ‘미니 의대’는 교육 시설 확보에 나서며 증원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다만 정부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충북대 관계자는 “지역에서 배출하는 의료인력이 늘어나면, 지역 내의 의료수급 어려움이 해소되고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원 확대는 필요하다. 다만 교수가 더 필요하고, 의대 관련 예산도 늘어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 지원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의대 증원을 내심 반기면서도 이공계 학생의 중도탈락이 많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십 년째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걸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이공계를 포함해 다른 학과의 중도 탈락률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무작정 환영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도 “첫 학기만 등록하고 이후 재수 준비를 하는 신입생이 올해부터 급증하는 등 다른 학과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의대 증원의 방향성은 찬성한다”며 “다만 의대 내부는 물론 다른 단과대의 의견이 다른 만큼 학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등록금 동결’ 주문에도 지방대는 왜 올렸을까 [뉴스 분석]

    ‘등록금 동결’ 주문에도 지방대는 왜 올렸을까 [뉴스 분석]

    대학 등록금이 2009년 이후 사실상 동결된 가운데 최근 비수도권 사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수 감소 여파로 대학 재정난이 심화한 데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법정 한도가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1학기 학부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부산에 있는 경성대(5.64%)와 영산대(5.15%), 광주 조선대(4.9%), 대구 계명대(4.9%), 경동대(3.758%)가 인상을 결정했다. 대학 재정난은 비수도권에서 더 심각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사립대 예상운영손실 분석’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9개 대학에서 94억 5000만원, 비수도권 44개 대학에서 1590억원의 운영손실이 예상됐다. 총예상손실액 1684억 5000만원 중 비수도권이 94.4%를 차지한다. 재정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등록금 감소가 꼽힌다. 등록금은 대학 운영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지방 사립대 등록금 수입은 2020년에 비해 17.5% 감소하고 2040년에는 45.1%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첨단학과 증원으로 20여년 만에 수도권 대학 정원이 늘면 비수도권 대학들은 학생 모집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방침을 따르는 것보다 인상이 이득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법정 등록금 인상 상한선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정해지는데 올해는 5.64%로 역대 최고치다. 정부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금을 줘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인상 상한선이 높아지다 보니 대학들이 이 지원금을 포기하고 인상을 택하는 것이다. 15년 만에 등록금을 올린 조선대의 경우 등록금 동결로 받는 국가장학금Ⅱ 지원금은 약 22억원이지만 등록금을 올려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은 6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적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지방대 총장은 “정부 지원금이 서울보다 훨씬 작아 등록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컬대 같은 정부 사업 선정에 불리할까 봐 걱정도 되지만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방대는 수익 다각화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의 ‘등록금 동결’ 주문에도…지방대가 등록금 올리는 이유

    정부의 ‘등록금 동결’ 주문에도…지방대가 등록금 올리는 이유

    대학 등록금이 2009년 이후 사실상 동결된 가운데 최근 비수도권 사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 수 감소 여파로 대학 재정난이 심화한 데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법정 한도가 올라간 게 영향을 미쳤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사립대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1학기 학부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부산에 있는 경성대(5.64%)와 영산대(5.15%), 광주 조선대(4.9%), 대구 계명대(4.9%), 경동대(3.758%)가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193곳 중 17곳(8.8%)이 등록금을 올린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보이고 있다. 대학 재정난은 비수도권에서 더 심각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사립대 예상운영손실 분석’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9개 대학에서 94억 5000만원, 비수도권 44개 대학에서 1590억원의 운영손실이 예상됐다. 총 예상손실액 1684억 5000만원 중 비수도권이 94.4%를 차지한다.재정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등록금 감소가 꼽힌다. 등록금은 대학 운영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지방 사립대 등록금 수입은 2020년에 비해 17.5% 감소하고 2040년에는 45.1%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첨단 학과 증원으로 20여년 만에 수도권 대학 정원이 늘면 비수도권 대학들은 학생 모집이 더 어렵다고 전망한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방침을 따르는 것보다 인상이 이득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법정 등록금 인상 상한선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정해지는데, 올해는 5.64%로 역대 최고치다. 정부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금을 줘서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인상 상한선이 높아지다 보니 대학들이 이 지원금을 포기하고 인상을 택하는 것이다. 15년 만에 등록금을 올린 조선대의 경우 등록금 동결로 받는 국가장학금Ⅱ 지원금은 약 22억원이지만, 등록금을 올려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은 60억원이라고 밝혔다.전반적으로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적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지방대 총장은 “정부 지원금이 서울보다 훨씬 작아서 등록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컬대 같은 정부 사업 선정에 불리할까 봐 걱정도 되지만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인구 감소 시대에 등록금 인상으로 대학 재정을 메우는 건 한계가 있다”며 “지방대는 수익 다각화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의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국립창원대·경남도립대학 두 곳 통합 추진...경남도 적극 지원

    국립창원대·경남도립대학 두 곳 통합 추진...경남도 적극 지원

    국립창원대학교가 경남도립대학 두 곳(도립남해대학·도립거창대학)과 통합을 추진해 ‘글로컬대학’에 도전한다. 경남도는 이들 대학 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박민원 창원대 총장 임용 예정자는 30일 경남도청에서 대학혁신 간담회를 했다.창원대는 도립대학 등과 통합으로 연구 분야와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기능 분야 인재를 종합적으로 양성하겠다는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국립창원대는 연구 중심대학으로, 경남도립거창대학과 경남도립남해대학은 기능 분야 직업교육 특성화와 외국인 유학생 육성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게 큰 틀이다. 창원대는 또 신기술·첨단분야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 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산업과 밀접한 연구개발 역량을 향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박민원 총장 임용 예정자는 “창원대가 인재를 육성하고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역할에 있어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앞으로는 인재 유출을 막고 인재를 유입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최근 교육부가 지방과 함께하는 대학발전 사업을 많이 구상하는데 창원대가 그 중심에서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창원대와 경남도립대학 간 통합 등 대학발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원대가 제시한 대학혁신방안과 관련해 협의체를 구성, 세부 추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역 대학이 자체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산학이 긴밀히 연계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며 “국립창원대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지난해 11월 도청 실국본부장회의 때 대학 통합을 유도하는 정부 방침을 소개하며 지방국립대학과 도립대학 통합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시 박 지사는 “글로컬 대학 선정 결과는 구조조정과 혁신에 앞장서는 지방대학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의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며 “글로컬 대학 신청 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도립대학과 도내 국립대학의 통합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박 지사는 도내 국립대·도립대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10곳 중 4곳은 통합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며 “의대 신설도 도내 대학 통합 노력이 있을 때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창원대는 올해 경남도립대학과 통합 추진을 발판으로 글로컬대학에 도전한다. 글로컬대학 30은 지역 산업·사회 연계 특화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을 육성하고자 5년간 대학당 총 1000억원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이다. 지난해 7월 공모에 신청한 전국 비수도권 108개 대학 중 15곳을 예비 지정했고, 그해 연말 예비 지정대학 실행계획을 검토해 10곳을 최종 선정했다. 경남에서는 경상국립대학교가 최종 선정됐다. 본지정 고배를 마신 인제대도 올해 ‘실현가능성’을 더 보완해 재도전에 나선다.
  • [서울 on] 무전공 확대가 대학 살릴까/김지예 사회부 기자

    [서울 on] 무전공 확대가 대학 살릴까/김지예 사회부 기자

    “사실 자유전공학부에 체계적인 과정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수업이 있는 거지.” 대학들이 무전공 또는 자유전공학부를 만드는 작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자유전공학부가 없는 대학은 신설에, 이미 시행 중인 대학들은 증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 학생의 냉정한 평가를 보면 무전공 입학이 속도전으로 추진할 일인지 의문이다. 학과 구분 없이 입학한 뒤 2학년 때 전공을 정하는 자유전공학부는 법대가 사라진 2009년 이후 본격적으로 생겨났다. 서울대(정원 157명), 연세대(150명) 등 많은 대학이 법대 정원을 활용해 수십 명에서 수백 명 단위의 자유·자율전공학부를 만들었다. 융합교육 시대라는 흐름, 기초 교양교육 강화, 적성과 전공 탐색은 좋은 명분이었다. 그러나 몇 년 뒤 대학들은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했다. 학생들의 대규모 휴학, 한정된 커리큘럼, 전공 선택에 남아 있는 장벽이 자유전공학부의 문제로 꼽혔다. 전공 분야 전문성을 높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0년대엔 자유전공학부 대신 ‘글로벌○○학부’ 같은 다른 모집 단위가 하나둘 등장했다. 최근 자유전공학부 확대에 불을 붙인 건 교육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말 “대학 입학 정원의 30% 정도는 전공 벽을 허물고 입학시킨 후 학생에게 전공 선택권이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주겠다”고 발언했고, 정책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제안도 나왔다. 연구에는 수도권 사립대와 국립대가 2025학년도에 20~25%, 이듬해엔 25~30%를 무전공으로 뽑으면 국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담겼다. 학생수 감소 시대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대학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준비다. 자유전공학부는 취지와 달리 이미 ‘인기 학과’ 진입을 위한 수단이 됐다. 학생들은 경영·경제학과나 컴퓨터공학과 같은 일부 학과로 몰리고 있다. 자유전공학부의 정원을 늘리면 이런 쏠림은 심화되고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수 충원을 포함한 기본적인 인프라와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학과 쏠림으로 인한 기초학문, ‘비인기학과’ 소멸 위기도 대비해야 한다. 기초학문의 중요성도 중요성이지만 이 전공들이 사라지면 학생들의 선택권도 침해된다. 대학 서열화가 심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수도권 대학의 자유전공학부 정원이 수백 명씩 늘어 모집 규모가 커지면 수험생은 상위권 대학으로 더 몰릴 수 있다. 대학 간판을 보고 원서를 넣는 경향이 강해지고 중상위권 수험생들도 상향 지원하면 비수도권 대학은 학생 모집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지방대를 키우겠다”던 현 정부 정책과도 상충한다.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무전공 입학을 25%까지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짧은 기간 내에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또 대학은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을까.
  • 에코프로, 지역 활성화 앞장… 임직원 90% ‘비수도권 채용’

    에코프로가 임직원의 90%를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 출신으로 구성하고 지역 인재 육성에 수조원을 투자하는 등 지역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직원 3362명 중 지방에 주소지를 둔 직원의 수가 3017명(89.7%)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출신 직원은 345명(10.3%)에 불과했다. 지방대와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원은 모두 2867명(85.3%)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30위 내 기업 가운데 지역인재 비율이 90%에 달하는 기업은 에코프로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에코프로는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사업 본거지인 충북 오창에 투자했다. 2017년부터는 경북 포항에도 2조원가량을 투자해 이차전지 생태계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코프로는 내년까지 2조 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포항캠퍼스를 조성할 방침이다.
  • ‘학과·대학 통합’ 글로컬대 10곳 뽑는다…연합대학도 신청 가능

    ‘학과·대학 통합’ 글로컬대 10곳 뽑는다…연합대학도 신청 가능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총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에 올해도 10곳 안팎의 대학이 선정된다. 지난해 예비 지정 됐다가 본지정에서 탈락한 5곳은 예비 지정 절차 없이 곧바로 본지정 평가에 오를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글로컬대학 지정계획(시안)’을 19일 공개했다. 글로컬대학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만한 역량이 있는 비수도권 대학에 파격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예비 지정과 본지정 평가를 거쳐 총 30곳을 선정한다. 첫해인 작년에는 15곳이 예비 지정을 통과한 후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가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됐다. 예비 지정 대학 가운데 ▲순천향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한동대는 탈락했다. 시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에도 대학 안팎과 대학 내부 경계를 허무는 대학 10곳 내외를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8월 초 발표한다. 무학과 제도, 융합 전공, 자기 주도 설계 전공을 적극 도입하거나 대학 거버넌스에 지방자치단체, 산업계의 외부 민간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는 대학,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학사 구조를 유연화하고 문제 해결 방식의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대학들이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시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대구 메리어트호텔, 22일 광주 홀리데이인 광주 호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청회를 연다. 이후 다음달 1일 올해 글로컬대학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3월 22일까지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신청서(혁신기획서)를 받는다. 이후 4월 중으로 최대 20곳을 예비 지정 대학으로 선정한다. 지난해 예비 지정을 통과하고 본지정에서 탈락한 5개 대학은 작년 계획 방향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경우 올해에 한해 예비 지정 지위를 인정하기로 했다. 각 대학은 단독으로 신청하거나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해도 된다. 올해부터는 통합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두 개 이상 대학이 하나의 의사결정 권한을 갖춘 ‘연합대학’도 신청이 가능하다. 예비 지정 평가는 지난해 약 일주일에서 올해 2주가량으로 늘어나며, 예비 지정 평가 때 평가위원회가 모든 신청대학을 대상으로 대면 심사를 한다. 교육부는 “국립대학은 국립대학 육성 사업, 공·사립대학은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 인센티브를 활용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 “창의력 말살하는 수능… 교육 혁신 없으면 국가 미래도 위협”[최광숙의 Inside]

    “창의력 말살하는 수능… 교육 혁신 없으면 국가 미래도 위협”[최광숙의 Inside]

    정시 입시철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입시지옥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작 교육개혁은 지난 30여년 동안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수능 개혁 전도사인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미래를 위한 교육의 혁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 분야에 갑자기 큰 변화는 있을 수 없다.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큰 원칙을 정하고 조금씩 바꾸어 가면 된다. 10년 후, 20년 후 교육이 지금보다 좋아진다면 그것이 개혁이다. 아주 조금씩 나가는 게 바른 방향이다.” -윤 대통령이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2024학년도 수능이 유례없이 어려운 ‘불수능’이었다는데.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퇴출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수험생들은 변별력을 위해 배배 꼬인 문제들로 가득한 수능에서 대충 찍은 답이 맞으면 ‘수능대박’, 틀리면 ‘수능쪽박’이라고 한다. 수능 전날이면 잘 찍으라고 포크를 선물로 주고받는 게 우리 학생들이다.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미래세대의 애처로운 모습이다.” -왜 이런 시대착오적인 수능이 반세기 넘게 계속되고 있나. “변별력 때문이다. 한날한시에 전국 수험생 50만명을 줄 세우려니 킬러 문항이 들어간 것이다. 학생들 서열을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교육 분야 갑자기 변화할 수 없어미래 교육의 방향과 큰 원칙 정해10년·20년 후 좋아지면 그게 개혁절대 오래 생각하면 안 되는 수능정답으로 가는 길 수백 가지 있어풀이보다 정답만 봐 창의성 결여非교육적인 학원 선행 학습 조장타인 배려 안 하는 경쟁만 부추겨대입 주관식 서술형 문제 도입을●수능은 가장 비교육적 국가 행사 -수능은 ‘물수능’과 ‘불수능’ 냉온탕을 반복하고 있다. “‘물수능’이든 ‘불수능’이든 수능 자체가 문제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가장 비교육적인 국가 행사다. 영국 BBC는 수능을 세계에서 가장 고달픈 시험이라고 소개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교육이 수능 점수로 귀결되는 잔인한 시험이다.” -왜 수능이 문제인가. “헝클어진 실타래같이 문제투성이인 교육에서 풀어야 할 첫 번째 매듭이 바로 수능이다. 수능 같은 정답 고르기 시험은 훈련을 반복하면 점수를 높일 수 있다. 반복 훈련은 학원 선행학습이 가장 효율적이다. 사교육이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특정 지역이나 부유한 가정의 학생, 재수생, 삼수생이 수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공교육이 무너진 지 오래다. “공교육을 빈사 상태로 만든 게 수능 같은 평가방식이다. 수능 혁신을 통한 공교육 회복은 우리 사회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다섯 개 보기 중 정답 하나를 고르는 수능은 학생의 창의력을 말살시키는 최악의 평가 방법이다.” -학교에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수능은 학생의 문제 풀이 과정은 보지 않고 오직 정답만 본다. 정답으로 가는 수백 가지 길에서 창의성이 나오는데 그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창의력은 한 문제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지금 중고생들은 3분 이상 생각할 문제를 만나면 패스하라는 지도를 받는다. 절대 오래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수능이다. 오래 생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장기간 연구해야 하는 좋은 연구자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겠나.”●대화 통해 서로 이해하는 교육 필요 -오로지 정답만 인정해 주는 수능이 대화와 타협 없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겠다. “그렇다. 수능은 소통과 협력과는 상관없이 철저히 각개약진과 각자도생 능력을 키워 주는 시험이다. 학생들은 오답과 정답만 보고 산다. 세상 일에는 흑백만 있는 게 아니라 중간이 훨씬 넓고, 때론 그 사이를 왔다갔다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교육은 하지 않는다. 남을 도와주면 안 되고 지지 말라고만 가르친다. 그래서 수능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매듭이라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본질이 ‘경쟁’으로 변질된 거 같다. “10대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다. 과도한 경쟁에 몰린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가정교육도 문제다. 중국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속지 말라고 가르치고, 일본은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고 하는데, 한국은 지지 말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부모와 학생 모두 지지 않으려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경쟁 교육 시스템이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성과도 있지 않았나. “그런 교육 시스템으로 국가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으로 흥한 나라가 지금은 교육 때문에 쇠퇴하고 있다. 거꾸로 우리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전 세계가 정보기술 혁명으로 엄청나게 변화하는데 우리 교육의 틀은 바뀌지 않았다. 경쟁적 교육시스템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佛처럼 주관식 서술형 문제 도입해야 -수능을 폐지하자는 건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수능은 자격시험으로 전환하고, 이를 입학에 반영하는 정도는 각 대학 자율에 맡기면 된다. 우리 수능에도 프랑스 바칼로레아 같은 주관식 서술형 문제가 도입돼야 한다. 하지만 채점의 공정성 때문에 지난 수십 년간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전체 문항의 50%를 주관식으로 출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1년에 5%씩 주관식 문제를 단계적으로 늘려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관식 도입이 어려운 것은 평가에 대한 불신 때문 아닌가. “구성원 간 신뢰도가 낮은 불신 사회이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뿐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제안서에 대한 점수를 매길 때도 극단을 배제한다고 최상위와 최하위 점수를 뺀다. 그게 공정한 평가인가. 가장 높은 점수나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사실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 사람들일 수 있다.” -대학교육 개혁도 필요하다. “대학이 바뀌어야 초중등 교육도 따라올 것이다. 대학은 교수및 학과 중심 체제, 교육 방법 등에 대한 총체적 혁신이 시급하다.” -교육 문제가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구 감소도 교육 문제와 연결돼 있다. 대학의 서열화 때문에 지방에서 다 서울로 온다. 지방이 소멸하면 대한민국이 쇠퇴한다. 과거 지방 국립대학 중 명문대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지역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들도 서울의 변두리 대학으로 오면서 지방대가 죽어 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방대를 위해 글로컬대학 프로그램 시행 방침을 밝혔다. “교육 환경을 개선해 지역 대학이 좋은 인재를 배출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에서 기업들이 번성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발전전략이 아니라 유일한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지역대학들을 지난 15년 동안 반값등록금으로 묶어 둔 탓에 모두 기력이 떨어졌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시급히 또 바꿔야 할 것이 있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새 학년을 3월이 아니라 9월 시작해야 한다. 예외 국가는 일본과 일본 제도를 따른 한국뿐이다. 이로 인해 우리 학생들은 유학 가면 대부분 6개월을 손해 본다. 외국 학생들이 우리나라에 유학 오는 것을 기피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12개월의 교육과정을 한 달 줄여 11개월로 압축해 6년을 시행하면 9월 학기제로 전환된다.” ●김도연 前 장관은 서울공대 학장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뒤 울산대 총장, 포스텍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교육행정가다. 창의적 인재 육성을 고민하던 포스텍 총장 시절 수능이 한국의 교육과 미래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판단한 이후 수능 폐해와 교육 혁신을 역설하고 있다. 덕장 스타일로 현재 민간 싱크탱크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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