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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나침반 잃은 사회

    흔하게 얘기하는 ‘가진 자’들의 모임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특정 테마를 취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했지만,예상했던 대로 그자리는 전혀 다른 별세계 저편의 공간이었다.수입차를 몰고 다니는젊은이들의 흥청망청 아우성은 간접적으로 목격한 바 있지만,그들만의 모임을 직접 기웃거린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의 그 ‘예상’은 당연한 순서라는 듯 있는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사회적으로 인덕을 인정받는 몇몇 어르신까지는 차라리 괜찮았다.그 주위를 벌떼처럼 맴도는 면면들의 명함 돌리기 작전,눈도장 찍기 혈투가 정말 가관이었다고 표현한다면 당사자들에게 극히 실례되는 일이 될까? 하지만 내 눈에는 솔직히 실소를 금치 못하는 코미디이상의 무엇도 아니었다. 금전 따위의 물질적 무게를 내세우는 자,아주 높은 직급에 앉아 있다는 점을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자,그런 자리에 참석할 꿈도 꾸지못할 것 같은 일천한 이력을 가지고서 애써 항변하는 얼굴들,대학을갓 졸업할 나이가 뻔한 데도 어떻게 만들었는지 부동산 몇 채를 소유한 자산가라고 당돌하게 끼어드는 젊은 얼굴 등등.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실감을 가슴으로 느꼈다.사회가 이렇게까지 분리되고 괴리된 상태에서,엇갈린 톱니바퀴처럼 일그러지고있구나 하는 느낌. 경제가 무너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며 대책도 없는노숙자가 늘어가는 현실 따위는 한가로운 가십거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국정은 표류하고 있어도 만찬은 계속되고 있었고,최후의 생존권을 위한 노동자의 분노가 물결치는 와중에도 가진 자들의 샴페인은분수처럼 넘쳐나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기댈 언덕 같았던 큰 어른들이 존재했던 7,80년대가 문득 떠올랐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선술집 구석에 홀로 앉아 깊은한숨을 내쉬는 중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지하철과 버스를 가득 채운이들의 근심 어린 그림자는 그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데,도대체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어느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10년 이내로철저한 계급사회가 형성될 거라던 십여 년 전 유학생 친구의 편지 문구가 문득 떠올랐다.하릴없이 헤아려 보니,올해가 10년이 지난 그 시간이 된모양이다.글쎄,그 말이 진짜 사실이었던가?■채지민 소설가
  • [굄돌] 단순한 기우인가

    올해 초 어느 월간지 신년호에 ‘2020년 특집’이라는 가상의 신문기사를 에세이 형식으로 적은 일이 있었다.앞으로 20년 후 실릴 만한신문 내용을 각 분야별로 세분하고, 그 시기에 현실화되어 있을 미래를 나름대로 엮은 것이었다.언론사 친구들과 시민단체 동료들의 자문을 구한 뒤 작성한 그 원고에는,조금 허황된 것 같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고 싶은 내용들을 담았었다.한국에서 전 분야의 노벨상수상자가 나왔다는 얘기,인터넷 발달에 따라 사용이 격감된 종이 사용을 부활하자는 내용 등이 주를 이루었다. 다만 기사의 끝에는 그 모든 예상들이 20년 후가 아닌 10년 이내에이미 완료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석을 달아놓았다.미래의 발전 속도를 단순한 분석만으로 헤아리기엔 개인적인 한계와 부담감이 적지않았기 때문이다.신석기 혁명 이후 인류의 농경사회 정착까지가 3,000년,산업혁명 이후 근대화까지가 300년,첨단의 정보통신사회가 이룩된 게 30년 남짓.그렇다면 무엇이 3년 안에 우리를 뒤바꿔 놓을 것이며,어떠한 변혁이 밀려와서 인류의 삶자체를 3개월이나 3주일만에뒤흔들어댈 것인가. 처음에 언급했던 월간지 원고에서 나는 경의선이 20년 후에서야 완공될 거라며 겁도 없는 예상을 떠들었다.하지만 그 경의선은 불과 몇달이 지난 후엔 휴전선을 뚫고 달리는 철도로 연결이 된다고 한다.생전에는 상상만으로 그려야 했을 법한 남북 정상이 만난 지도 이미 반년이나 흘러가 버렸다.50년의 한을 간직한 이산가족들이 제한적이 나마 남북을 오가며 만나고 있고,금강산은 어느덧 우리 생활의 체험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게 숨가쁜 우리네 현실이다. 그렇다면 내년 이 시간에는 무슨 신문기사로 인해,어떠한 변화와 진보로 인해 한숨과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될까 궁금해진다.그런데 그런와중에도 한 가지 의문점이라는 게 생활 내내 덧붙여지곤 한다.‘그모든 것이 일말의 불안감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단순한 기우일 뿐일까? 글쎄,그랬으면 좋겠는데,왜 마음 한편에선 찜찜한 무엇이 계속 옹알대고 있는 것일까. 채지민 소설가
  • [굄돌] 16년 전 그 얼굴들은

    갖은 폐해 때문에 말이 많긴 하지만,인터넷의 발전 속도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희미하게 잊고 지내던 옛 동문들에게서 반가운 연락이매일처럼 쏟아져 온다.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는지 물을 필요조차 없을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거미줄처럼 연결되고 있다.내 근황을 이 친구가 대신,그 친구 소식을 또 다른 이가 전달하며 오래 전 교정으로마음이 달음질치는 것이다. 만나자는 입약속만 반복하다가,시내 한복판에서 그 시절 악동들과 재회하게 되었다.어떻게 변해 있을까? 졸업앨범 사진에다 지나온 세월을 덧씌워 보는 동안 변한 게 없는 얼굴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고,‘이 새끼 저 새끼’가 정겨운 호칭으로 다시 불려지는 가운데 넉넉해진 허리를 감추며 웃는 소리가 그 날처럼 퍼져 갔다. 졸업한 지 어언 16년,그 기간이 그렇게도 긴 것이었던가?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은 모습뿐이었다.꼴찌 언저리를 맴돌던 골칫거리 친구는 대기업 과장으로 변해 있었고,허구한날 여학생 좇아다니기로 소일하던 친구는 유수의 대학 박사가 되어있었다.전교 1,2등을 놓치지 않던 친구는 아직도 고시촌에서 젊음의끝자락을 태우고 있었고,졸업과 군 복무 등의 엇갈림 때문에 소식이끊겨 안타까웠던 단짝 친구는 남도에서 검사로 근무한다며 그때와 같은 너털웃음을 내질렀다. ‘그들에게 내 모습은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궁금증과 주저됨이 동시에 뒤섞였던 까닭은 무엇일까.‘넌 글을 쓸 줄 알았다’는 친구들의 이구동성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그 시간 동안 우린 어디에서 무얼하며 지냈던 것일까. 정답은 지금 다시 만난 그들의 얼굴에 담겨 있는 것이었다.남모르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파고들었다는 것.그 믿음과 기대를 충족시켜 준 벗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울 뿐이었다. ‘남자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던 말 - 갑자기 떠오른 그 한마디를 헤아리다 보니 아차,그 시간이 벌써 코앞에 닥쳐있는 게 아닌가.그때나 지금이나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모양이다.아직 재회하지 못한 누군가가 독자 여러분 중에 있다면 어떤인생으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되는 시간,이미 세상은 그런 기대가 손쉽게 가능해진 첨단 세계로 탈바꿈되어 있는 모양이다. ◆ 채지민 소설가
  • 美 대통령 선거/ ‘手검표 수용’판결 의미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햇볕의 주’ 플로리다에서 다시 미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희망의 빛을 찾았다. 미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21일 이번 대선 논쟁의 중대한 한 획을 긋는 판결에서 기표행위가 적절치 못해 기계에 의한 집계 불가능 판정을 받은 투표라도 수작업을 통해 포함시키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공식집계에서 930표 뒤진 상황에서다시 수작업을 통해 ‘건진’표를 이용,다시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할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만일 수작업으로 늘어난 표가 부시가 확보한 930표를 넘어설 경우앨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석을 찾아가면서 대선에서의승리를 선언할 수 있게 된다. 플로리다 대법원은 또 하급심인 리언카운티 순회법원 테리 루이스판사가 지난 14일 집계 마감시간을 지키라고 내린 판결을 뒤집어 오는 26일 오후 5시까지 연장해주었다. 이로써 민주당 진영은 지난 8일 선거직후 공식집계 결과 1,784표로나타났던 표차이를 2주일만에 수백표차이로 줄이는데 성공했으며,앞으로 계속되는 수작업 결과에 따라 승리할 수도 있는 발판을 만들어내는 개가를 올렸다. 반면 공화당 진영은 마감시간 논쟁과 수작업 불공평성을 주장하던법정싸움에서 민주당 진영에 철저하게 패배한 것으로 법적위기관리능력에서 이미지에 커다란 손상을 입었다. 민주당 진영은 또 이번 판결에서 기계가 읽지 못하고 수작업에서도무효처리됐던 기표용지에 구멍이 뚫리지 않은 표(딤플 기표)까지를산정할 수 있는 여지를 얻어냄으로써 승산이 확실하다는 계산도 할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그러나 검표방법과 관련해 명확한 지침 없이 지난 1990년일리노이주 판결에서 언급된 투표자 의사반영이라는 선례를 인용했다. 구멍 없는 투표지의 처리는 앞으로 각 카운티의 선거당국자들의 해석에 따라 포함하거나 거부될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것이어서또다시 시비가 예상된다. 민주당 진영의 대법승리는 데이비드 보울스라는 연봉 700만달러짜리변호사를 비롯한 막강 변호인단의 집중공세 전략의 승리이기도 하다. 또한 플로리다주 버터워스 법무장관의 기민한 선거관련 규정 및 상황정보 제공이란 숨은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대법원 판사 7명 가운데 6명이 모두 지난 83년부터 97년까지민주당 주지사 시절 임명된 법관들이어서 결국 법원이 정당 편향 시각을 가졌다는 예단을 벗어나지 못했다. 플로리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이 유권자들의 투표의사를 철저히 반영하라고 지시,민주주의 원칙인 ‘민의반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112년간 지켜져오던 미 대통령 선거의 균형틀을 깬 것이기도 하다. 선거역사상 개표 집계 마감시간을 넘겨 포함되는 ‘새로운 역사’를만들어낸 것이다. 또 투표부정이나 투표기계의 오류,혹은 천재지변에의한 정전 등의 심각한 결함이 없음에도 수작업을 통해 산정한 것이인정되는 선례를 남겼다. 이를 두고 미시간대 빅 퍼들 교수 등 헌법학자들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미합중국이라는 연방국가의 대통령 선거 전체 일정을 무시해 버리는 초헌법적 상황을 정당화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ay@
  • [굄돌] 청소년기는 거울이다

    청소년 문화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많기에,그 시기를 직접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과의 대화 시간을 자주 마련하곤 한다.얼마 정도 마음의준비를 한 뒤 그들을 만나지만,실제 만남을 가질 때마다 당혹감에 빠지는 경험을 여전히 반복하게 된다.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전파되는십대 문제들에 관한 선입관에 너무 지배됐기 때문일까? 직접 마주 대하며 바라본 청소년들은 개개인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채워져 있었다.언론에서 떠드는 내용처럼 일그러지고 궤도를 벗어난문제들이 청소년 세계의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아름답고 풋풋한 청소년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이면만을 집중 조명하는 게 바로 언론의무책임성이라는 낭패감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성적과 진학에 대한 과중한 부담감,일부의 일탈이라는 현실적그늘이 없는 건 아니다.실제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도 있고,그런 보도가 일부러 확대된 것이 아닐 만큼의 우려가 존재한다는 건분명한 사실이다.하지만 소수에 의해 다수가 억울한 피해를 입는다면,그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함이 옳지않을까?사춘기의 열병 지대를 통과하는 시기,우리는 항상 보이지 않는 틀 속에 그들에 대한 생각 모두를 고정시키려고만 한다.자기 자신의 청소년기는 잊어버린 채로,눈앞에 보이는 일률적인 규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망각의 벽을 두드려야 한다.그들의 모습에서 지난날의 자기 자신을생각하고 떠올려야 한다.얼마나 헤맸는지를,얼마나 홀로 마음 아파했는지를,얼마나 많은 눈물과 분노를 속으로 삭히기만 했었는지를 하나씩 떠올려야 지금의 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그들과 똑같은 시기가 있었고,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살얼음 같은 순간이었는지를 왜 잊어버리며 지내는 건지,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어린 존재로만 치부하는 게 정당한 일인지를 진지하게 헤아려 봐야할 일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였듯이,어른들의 청소년기에도 지금과 같은 문제들은 예외없이 존재했었다는 게 사실이다.모든 청소년 문제가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생겨난 건 아니라는 점,우리는 그 점을 간과하면서 현재의 그들만을 비난하는 게 아닌지 처음부터다시 돌아봐야 할시점이다. 채지민 소설가
  • 미술대전 공예·서예부문 대상에 신랑호·여성구씨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박석원)는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서예부문 수상자를 13일 발표했다. 공예부문 대상은 목칠 분야의 ‘온고지신’을 출품한 신랑호(44·국립삼척대 공예학과 교수)씨가,서예부문 대상은 한문 분야에 ‘송도(松都)’를 낸 여성구(41·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사무차장)씨가차지했다. 이대원(금속·32)김수형(도자·34)지정용(목칠·33)정영주(염직·41)씨는 공예부문에서,이혜경(한글·59)김윤식(한문·44)홍분식(사군자·70)박후상(전각·60)씨는 서예부문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17일 오후2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있으며 전시회는 이날부터 2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그밖의 입상자는 다음과 같다. [공예] ▲특선 양은진 조영선 신정희(이상 금속) 손경자 최지민 최정은 강진명(도자) 남궁선 정명택(목칠) 김봉섭 장영 박소형(염직) [서예] ▲특선 이정옥 박한용 김흥도 신영순 김광숙 이희자 은성옥권명원 박용병 김혜명 장용남 정경인 기혜경 이윤숙(한글)임헌웅 강창화 최기영 서정온 정덕영 박지우 이무희장근헌 김응학 양희석 강수진 김부경 지은숙 권상호 문홍수 김석호 유백준 김주익 박찬경 이기숙 강대식 정계호 이문훈 김시만(한문)전현주 정금정 장복실 노승환 김지영 황연섭 차정자 박원옥 주시돌 이무상 김경옥 심재원 강영구 임경(사군자)박영희 김법영 박래창(전각)
  • [굄돌] 이제는 ‘장애우(友)’입니다

    우연에는 필연이 따르는 모양이다.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 제시를 위해 노력하는 한 단체를 만난 이후,그들이 사용하는 ‘장애우(友)’라는 용어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그 관심의 일면에는 호기심도 함께 섞여 있었음이 사실이지만,그래도 나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또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었다.그래서일까?만남이 지속되면서 나 역시도 장애인이라는 말을 접고 장애우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지낸다. 장애나 장애우의 정의는 무엇일까?사전적 의미가 아닌,실질적인 장애는 무엇이고 장애 없이 정상이란 건 도대체 어떤 모습을 얘기하는 걸까?장애의 범위를 신체적인 외견만으로 평가내려선 안 될 일이다.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 병약한 얼굴들,그늘진 모습으로 약국과 한의원 문을 두드리는 이들,그들 역시 육체적 장애를 치료하고자 모여들기는 마찬가지다.어쩌면 장애우에 대한 우리의 통념은 병원 출입과같을지도 모른다.아플 때는 최선을 다해 조심하다가,다 나았다 싶으면 언제 아팠냐는 듯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 버리는 망각의 나날 같은. 장애에 관련된 강의나 토론을 벌일 때마다,나는 한 가지 사실을 늘강조하곤 한다.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예비 장애우라는 것,끊임없는교통사고와 재해,의약품의 오남용,돌발적인 화재와 갖가지 사건들에둘러싸인 생활은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그래서 우리보다먼저 장애를 갖게 된 이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정성을 전해 주어야한다는 점이 반복 강조되는 것이다. 워낙 많은 ‘정신적’ 장애를 마주하며 지내왔기 때문일까?육체적 장애는 재활을 통해 극복될 수 있지만,우린 너무 많은 곳에서 치료 불가능한 정신적 장애를 접하게 된다.높은 곳에 있다고,가진 게 많고배운 지식이 방대하다고 자신의 어제를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웃의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신문지상을 더럽히는 온갖 추문의 주인공들. 그들보다 높지 않다고,가진 것이 적고 배움이 부족하다며 실망할 필요는 없다.눈높이를 낮은 곳부터 시작해 보면,진정한 건강이 무엇인지를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신체가 조금 불편할 뿐인 그들과손을 맞잡자.이제부터는 장애인이 아닌 친구로서 함께 걸어야 할 시간인 것이다. 채지민 소설가
  •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24일부터 서울갤러리서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한국도자기주식회사가 후원한 제20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심희정씨(29·서울 중랑구 중화1동 110-83)가 ‘Reconstruction 00-01’이란 작품으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작품 ‘물구나무선 주전자’의 성상은씨(26)가 받았으며,김해령(24·‘정상,비정상 그 애매모호함의 틈새’) 김주상(31·‘이중투각문 기 20009’) 김문식(30·‘공존’) 신동원(28·‘일상의 기억’) 김은정씨(25·‘또 다른 잔재’)가 각각 특선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65명의 작가가 71점의 작품을 출품,이중 대상을 포함한 44점이 입상작으로 뽑혔다.대상에는 500만원,우수상에는 200만원,특선에는 10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는 “예년에 비해 출품작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며 “전반적으로 형태적 조형성에 치우쳐 표면처리를 포함한 작품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심사에는 천복희 서울여대 교수,강석영 이화여대 공예학부 교수,김기천 원광대 공예 디자인 학부교수,유재길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최봉수 경남대 공예 디자인학부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5시 서울갤러리에서 입상작 전시(24∼29일) 개막에 맞춰 열린다. ◆다음은 입선자 명단. 강승철 박성백 정현희 이은재 박삼칠 조용구 권재환 김영수 김수일한재면 김재은 윤지용 백재순 한영학 최지민 박수현 장연자 김정선손경자 김병일 박태준 이운경 김종문 이동구 이인 김종윤 배주영 최응한 이현정 권현수 윤주철 백미희 염지윤. *大賞 수상 심희정씨. “건축 공사현장의 구조물을 형상화해 물질문명 아래서의 인간소외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공사장의 철판이나 H-빔,시멘트 더미 등은 모두 내 도예작품의 주된 소재지요” 올해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심희정씨는 “예술은 그 자체의 심미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발언이 담길 때 비로소 그 빛을 더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1993년 제13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 처음으로 출품,6전7기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심씨는 대작을 주로 제작하지만 기술적 완성도면에서 결코 떨어지지않는다. 조합토를 기본으로 산화철과 크롬,백매트유 등을 사용해 날카롭고 직선적인 느낌과 둔중한 질량감을 아울러 전해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특히 그의 작품에 으레 등장하는 볼트와 너트의 형상은 정교한 장인적 솜씨가 있어야만 가능한 고난도 작업이다.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전기의자’ 같은 작품은 중앙에 빈 의자가 있고 벽에는 정숙이라는 표지가 있는 황량한 사형집행실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 죽음,나아가 현실과 유리된 방관자의 소외의식을 암시하고 있습니다.워홀을 비롯한 팝 아트 작가들의작품은 언제나 내 조형언어의 스승이죠.그와 같은 구성의 추상적 엄격함과 섬뜩한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서울산업대 도예학과와 대학원 산업공예학과를 졸업한 심씨는 그동안 10여차례의 작품전을 연 전업작가.“‘돈이 되는’ 생활도자에 간혹 마음이 쏠리기도 하지만 조형성 위주의 순수도예가 주는 매력은늘 그 유혹을 이겨냅니다” 도예작가인 남편(김율식)이 그의 조수이자 예술적 동반자다. 김종면기자 jmkim@
  • 공기업 개혁 이대론 안된다/ (상)왜 지지부진한가

    공기업 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공기업 내부에서조차 방만한 경영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고있다. 공기업 위기는 주인없는 회사에서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조직원들의 이기주의,경영진의 안일한 경영,정치권의 개혁관련 법제화 노력부족 등에 기인한다. 민영화 대상 공기업은 모(母)기업 기준 11개사지만 이중 현재까지민영화가 완료된 기업은 한국종합기술금융(현 KTB)과 국정교과서,대한송유관공사 등 3개사다.포항제철,한국전력,한국통신은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고 담배인삼공사와 가스공사는 국내공모 등을 통해 주식을 매각해 모두 민영화로 11조원을 확보했다. 포철은 올해말에 민영화를 끝낼 계획이나 한전, 한통 등 덩치가 큰다른 공기업은 2002년쯤에나 완전한 민영화가 가능하다.그것도 계획대로 될 때의 일이다.한전은 자회사로 분할해 매각하려고 하지만 관련법은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못한 상태다.정치권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감사원이 지난 17일 공기업 경영구조 개선실태를 발표한 것처럼 해당 공기업들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각하다.은행장 취임을저지하자 직원들에게 특별 보로금을 지급,무마하는가 하면 퇴직금 잔치를 벌이는 등 폐해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98년말 공공기관에 대해 퇴직금 누진제를 없애도록 했지만 18일 현재 정신문화연구원,원자력병원,수출보험공사 등 18개 기관은 여전히 퇴직금 누진제를 하고 있다.전윤철(田允喆)장관이지난달 취임하기 전에는 퇴직금 누진제를 하는 공공기관이 31개나 됐다.전 장관이 예산과 연결시키겠다고 공언한 뒤 그나마 13개가 줄어든 수치다. 예산처가 아닌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은행들의 누진제는 일반 공기업보다도 더 심하다.모럴 해저드도이만저만이 아니다.예컨대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의 경우 20년근속하면 75개월치의 퇴직금을 받는다.국민들 세금으로 뭉칫돈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기업의 개혁이 더딘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당초 예산처는 이달 1일부터 한통,한전 등 20개 공기업의 1급(실·처장)중 20%(약 200개)를 개방형 직위로 확정해 공석(空席)이 될 경우 순차적으로 개방형으로 임용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공기업 노조의 반발로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 공기업 노조에서는 개방형제도가 도입되면 낙하산인사가 이뤄질 수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공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노조를제대로 설득하지도 못하고 있다. 공기업 개혁과 관련,그나마 인력감축면에서는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있다는 평가다. 97년말 현재 공기업의 인원은 16만 6,000명이었지만지난달 말에는 13만명으로 줄었다.올해말에는 1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정부출연기관·위탁기관·연구기관 등 정부산하기관 인원도 8만1,000명에서 올해말에는 6만3,000명으로 줄어든다. 곽태헌기자 tiger@
  • 집중취재/ 중국산 수입 농수산물 검역 ‘구멍’

    *실태·문제점. 중국이 어느새 우리의 먹거리 농장이 돼버렸다.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우리의 농수산물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하지만 중국산 먹거리는 수입되기까지 유통기간이 길다보니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제기돼 왔다.중량을 늘리기 위해 꽃게에 납을 주입한 사건은 중국산식품에 상상 이상의 비상식이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수입 중국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집중 점검해본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수산물 수입업체는 5,390달러를 들여 중국에서 냉동복어 780㎏을 수입했으나 전량 폐기처분되고 말았다.검역 과정에서 선도가 문제됐기 때문이다.또 한 업체는 지난달 냉동꽃게 31t을수입했으나 색깔 및 외관불량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국립수산물검사소 인천지소에 의해 불합격처분된 중국산 수산물은 모두 45건에 217t.불합격 사유는 선도불량(14건) 폐사(5건) 수입금지 품목(3건) 등 대개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것들이다. 꽃게 납 주입이 문제가 되기 전부터 중국의 어민 또는 수집상들이무게를 늘리기위해 어류 뱃속에 쇠·돌덩이·개흙 등을 넣고 있다는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검역 과정에서 적발된 적은 거의 없다.반입 수산물 가운데 29%에 대해서만 정밀검사와 표본검사가 이뤄질뿐 나머지는 서류검사또는 육안검사로 대체하고 있다.정밀검사는 최초로 수입한 경우에 한해 실시하고 그뒤는 2개월마다 한번씩 한다.표본검사도 샘플 추출이100∼150박스당 1개 박스꼴이어서 정확성을 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납 꽃게는 검역 과정에서 적발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인천지검에 검거된 중국 현지 수집상 양원세(梁元世)씨는 모든 꽃게 박스에 1∼2마리꼴로 납꽃게를 담았다.따라서 표본검사만 제대로 했어도 납꽃게 파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뒤늦게 금속탐지기를 도입해 모든 수산물에 대해 중금속 함유 여부를 검사하겠다는 것은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농산물에 대한 검역 실태는 이보다 더하다.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올들어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중국산 농산물을 검사한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것은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위반한 1건(10t)뿐이다.농산물의 장기보존을 위해 중국 현지에서 약품처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 비해서는 미미한 실적이다.이같은 현상은 농산물 검사 또한 85%가 서류검사라는 데에서 비롯된다.잔류농약외에도 곰팡이균이 생성하는 독소인 아프라톡신 검사가 있지만 전국적으로 적발 사례가 없고,이산화항 검사도 검사가 실시된 이래 10여건 정도만적발됐을 뿐이다. 이같은 검사 부실은 중국산 식품 안전성에 대한 무감각이 주원인이지만 검사기관의 인원과 장비 부족,수입절차의 간소화 추세 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국립수산물검사소 인천지소 관계자는 “정밀검사를할 수 있는 직원은 3명에 불과한데도 하루 검역 물량은 30여건에 달하고 있어 내실을 기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hjkim@. *수산물 무방비상태. 중국산 수입 냉동꽃게에 담겨 시중에 유통된 납(Pb)은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다.납은 일단 몸에 흡수되면 빠져나가지 않은채 콩팥등 장기 속에 축적돼 서서히 신경계통을 마비시키고 성장을 저해하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인체유해 성분으로 분류된다.특히 임산부가 납 성분을 흡수할 경우 쉽게 발견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져 기형출산이나 선천성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납 중독증을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의미의 스텔스병(stealth disease)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맹독성 납을 채워넣은 냉동꽃게가 시중에 버젓이 유통될 수있었던 것은 사람의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돈을 버는데만 혈안이 된 빗나간 상혼 때문이다.그러나 악덕 수입업자들을 탓하기에앞서 허술하기 짝이 없는 현행 검역체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입 수산물 검역을 총괄하는 국립수산물검사소는 그동안 금속탐지기 하나없이 육안 샘플검사로만 일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문제가 된 꽃게의 경우도 적합성 검사를 하면서 외관의 손상이나 변형 유무,신선도 등 외형에 대한 형식적인 관찰만 하고 신고필증을내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들어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꽃게 964t 가운데 32t만이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표피색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뿐 유해성분 함유량이 높아 불합격된 사례는 단 1건도없었다.한마디로 겉만 멀쩡하면 독약을 넣어도 무사통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허술한 검역체계가 수입업자의 부도덕한 행위를 불렀고,이로인해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반입 실태. 인천항을 통한 중국산 수산물 수입은 98년 4,090만7,000달러어치에서 지난해 8,121만9,000달러어치로 98% 급증했다.올들어서도 급증 추세가 계속돼 지난 7월까지 7,780만1,000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어났다. 품목도 다양해져 꽃게·소라·조개류가 주종을 이루던 것이 장어·민어·복어·잉어·아귀 등 수십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꽃게·장어 등의 국내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든데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산물 가격차가 커 수익성이 보장되기때문이다. 세관측은 국내 어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수산물에 대해 고율의관세를 부과하고 있다.이에 따라 농어는 평균 관세율 8%에 비해 8배가 넘는 70%,미꾸라지 60%,민어 80%,꽁치 50%의 높은 관세율을 매기고 있지만 수산물 수입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중국산은 칭따오·위하이·단둥·다롄항 등을 통해 인천·부산·목포항 등으로들어오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산 농산물 수입은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98년 19억9,468만달러어치였던 것이 지난해 14억720만달러어치로 29% 줄어들었으며 올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6억5,295만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됐다. 이는 한동안 쏟아져 들어오던 참깨·고추·콩류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대신 최근에는 양파·마늘·배추 등의 수입이 늘고있다.인천세관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 품목과 반입량은 국내 작황과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유통과정. 중국산 농수산물은 ‘송화주’로 불리는 현지 수집상들에 의해 수집,선적돼 국내 수입업자에게 보내진다.송화주는 상당한 자금력 및 현지민들과의 유대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나 조선족인 경우가 많다.그러나 이번에 꽃게에 납을 넣은 것으로 밝혀진 양원세(梁元世)씨처럼 갑자기 수집업에 뛰어든,브로커성 경향이 강한 수집상들도 중국 단둥을중심으로 다수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수산물은 포구 등지에서 수집해 비교적 기일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농산물은 먼 지역까지 가서 수집을 해야 하기 때문에 10일 이상씩 걸리기도 한다.물건을 선적하는 과정에서 1∼2일이 걸리고 인천항까지운송에는 3일 정도가 소요된다.통관 절차가 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었지만 입항을 위해 대기하고 검역하는데 시간이 상당이 걸려 인천항에서도 1∼2일이 소요된다. 검역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검역이 세밀하게 진행되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검역소 직원을 기다리는 시간이다.검역소측은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러 건이 접수되어야만 현장에 나타나기 때문에 반나절 이상 기다리게 하기 일쑤다. 그러나 일단통관이 된 이후는 신선도를 생명으로 하는 농수산물은급속도로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유통과정도 농수산물시장과 중간상,도·소매상이 혼합된 형태여서 일정한 패턴이 없다.검찰이 꽃게 납주입 사건 이후 긴급히 해당 수입업체가 유통시킨 물품 수거에 나섰지만 30t 가운데 200㎏밖에 거둬들이지 못한 것은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 MBC ‘일밤’의 ‘국토대장정’ 20일 매듭

    “휴전선을 못 넘고 여기서 멈출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장수 코너 ‘국토대장정-청년이 간다’가 20일 일단 매듭을 짓는다.출연자들이 판문점 ‘자유의 다리’에 도착해 더이상 북행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연출을 맡은 신정수PD는 “당초 북한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여건상 ‘일단’ 코너를 마무리 짓게 됐다”면서 “그러나 남북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백두산까지 장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토대장정’은 코미디언 이혁재와 가수지망생 민지민이 지난 4월17일 제주도 중문 해수욕장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2주 뒤 민지민 대신 가수 강현수가 합류,4개월여의 대장정에 나섰다. 일반인 희망자가 합류,20여명으로 늘어난 일행은 경남 하동에서 두팀으로 나뉘었다.이혁재팀은 지리산∼남원∼진안∼정읍∼부여∼대전,강현수팀은 산청∼함양∼대구∼울릉도·독도∼상주를 거쳐 다시 청주에서 합류했다.그 뒤 충주∼원주∼성남∼서울을 돌아 임진각에 이른것이다.그동안 이들이 걸은 거리는 약 2,000㎞.하루 25∼30㎞를 걷는 강행군이었다.6월을 넘어서자 더위로 여성 출연자들이 일사병으로쓰러졌다. 참가자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더위와 피로보다는 식사였다.이들에게 하루에 지급되는 돈은 1인당 4,000원이었다.때문에 하루 세끼를 사먹을 수가 없었다.코펠에 밥을 지어 먹으려면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려 이들은 때론 과자로 식사를 대신하며 강행군을 계속했다.안인배·임정아·신정수 PD 등 제작진은 가끔 차량을 이용하는 특혜(?)를 누리기는 했지만 1주일에 사나흘은 참가자들과 함께 걸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지난 6월 이혁재팀이 임실과 정읍 사이를 지날 즈음 국도 옆 눈에 띄지 않는 길가에서 변사체를 발견했다.이들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한달 뒤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경북 상주에서 열린 ‘통일 지도 그리기’에는 시민8,000여명이 모여 ‘인간지도’를 완성,출연진과 연출진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한국선수들 전원 오버파 부진…US여자오픈 1R

    “쿼드러플 보기(quadruple bogey)가 뭐지요” 라운딩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세리(23·아스트라)는 오히려 기자들에게 물었다. 악몽같은 3번홀(파 5).티샷부터 잘못됐다.슬라이스성 타구가 오른쪽 러프로날아든 것. 세컨드 샷마저 클럽이 감겨 다시 반대편 러프로 들어갔고 돌틈에끼는 등 불운이 잇따랐다. 골프를 시작한 이후 파 5홀에서 4타를 더 친 것은처음이었다.쿼드러플 보기라는 말을 들어본 것도 당연히 처음이었다. 결국 박세리는 22일 새벽 미국 일리노이주 리버티빌의 메리트골프클럽(파 72·6,540야드)에서 끝난 US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75만달러) 1라운드에서통한의 쿼드러플 보기를 포함,2오버파 74타로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다른 한국선수들의 성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김미현(23·ⓝ016-한별) 박지은(21) 펄신(33·랭스필드) 노재진 송나리 등은 박세리와 같은 순위,강수연(24·랭스필드)은 3오버파 75타로 공동 58위,강지민(20)은 4오버파 76타로공동 67위, 박희정(20)은 9오버파 81타로 공동 127위였고 제니 박은 16오버파 88타로 150명 가운데 끝에서 두번째인 공동 149위.본고장 미국선수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0명의 출전자 수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반면 멕 말런(미국)은 4언더파 68타를 몰아쳐 단독선두에 나섰고 캐리 웹(호주)은 선두에 1타 뒤진 채 샤니 와우와 공동 2위에 랭크돼 저력을 과시했다. 2연패를 노리는 줄리 잉스터도 2언더파 70타로 공동 4위를 달려 선전을 예고했다. 한편 한국선수들은 21일 오후 9시35분(이하 한국시간) 맞언니 펄신(1번홀)과 박지은(10번홀)을 필두로 2라운드에 돌입,1라운드 부진 만회에 들어갔다. 김미현은 오후 10시25분 10번홀을 출발했고 박세리는 22일 새벽 2시20분 1번홀에 올랐다. 곽영완기자
  • 브리티시·US오픈 4일간 열전 돌입

    남녀골프 3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US여자오픈이 20일 오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의 올드코스(파 72·7,115야드)와 미국 일리노이주 메리트GC(파 72·6,540야드)에서 나란히 개막,각각 4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우승컵을 안은 홈그린의 폴 로리를 비롯한 유럽세와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로 주목받는 타이거 우즈를 앞세운 미국세의 한판 승부가 관심사인 브리티시오픈은 어느 때보다 심한 난코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로한껏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US여자오픈 또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의 상금 및 다승경쟁,줄리 잉스터의 2연패 여부와 더불어 박세리(아스트라) 김미현(ⓝ016-한별) 박지은 등 10명의 한국낭자들이 어떤 선전을 펼쳐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타이거 우즈의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이줄을 잇고 있다. 브리티시오픈을 3차례 우승한 잭 니클로스는 “우즈의 우승 가능성에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그는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라고 강조.영국왕립골프협회 마이클 보날락회장도 “이번 대회 코스는 장타자에게 절대 유리하게 조성돼 우즈가 샷감만 유지한다면 다른 선수들이 도저히 추격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가 우승하지 못한다면 이변”이라고 주장.영국의 도박사들도 우즈의 우승확률을 역대 우승후보 가운데 가장 높게매기고 있다.도박사들은 우승 확률 2위로 어니 엘스(남아공)를 꼽았고 몽고메리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3∼4위에 올렸다. ◆영국왕립골프협회가 브리티시오픈 대회장인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의 벙커를 모두 정비하라고 골프장측에 요구.이는 선수들이 벙커가 너무 깊고 정비가 안돼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고 불평한데 따른 것. 잭 니클로스는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면 아무도 공을 그린위에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항의했고 마스터스 챔피언인 비 제이 싱도 “일부 벙커의 경우 아예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공을 꺼내야 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메이저대회 첫승을 노리는 콜린 몽고메리(영국)는 마음을 비운듯 초연한모습.몽고메리는 20일 “지난해는 심적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마음이 편하다”며 “약점이던 퍼팅이 안정을 찾고 있어 좋은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유럽투어 7년 연속 상금왕에 오르고도 36차례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무승에 그친 몽고메리는 지금까지 브리티시오픈에 10번 출전,5번이나 컷오프됐다. [세인트앤드류스(스코틀랜드) 외신종합]◆US여자오픈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2년만에 정상복귀를 노리는 박세리와첫 메이저타이틀에 의욕을 불태우는 김미현,루키 박지은을 비롯,펄신 박희정제니박 강수연 강지민 송나리 노재진 등 모두 10명.이는 14개국 150명 가운데 미국(98)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숫자. ◆일간 시카고트리뷴지는 20일자 기사에서 “박세리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한10명의 한국 선수들의 리더격”이라면서 한국내에서 일고 있는 박세리 열풍을 자세히 소개.이 신문은 한국이 전통적인 골프강국이 아니었지만 박세리가98년 US오픈을 제패하고 지난해 김미현에 이어 박지은이 올해 LPGA 신인왕에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점차 세계여자골프의 주류에 다가서고 있다고 분석. ◆대회장소인 메리트클럽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의 러프가 10㎝에 달해 샷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거의 모든 홀이 도그레그이고 그린이 딱딱하고 빨라공략이 쉽지 않다.언론들도 지난 84년 이후 처음으로 ‘언더파 우승이 힘들것’이라고 평가. 리버티빌(미 일리노이주) 외신종합
  • 브리티시·US여자오픈 내일 티오프

    세계 최고의 남녀골프 빅쇼가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디 오픈(The Open)’ 즉 브리티시오픈과 US여자오픈이 각각 스코틀랜드세인트앤드류스의 올드코스(파 72·7,115야드)와 미국 일리노이주 리버트빌의 메리트GC(파 726,516야드)에서 20일 오후 나란히 개막한다.모두 시즌 3번째 메이저타이틀이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브리티시오픈은 1860년 창설,1·2차 세계대전 등으로 12차례 중단됐을뿐 올해로 129회째를 맞는 가장 오래된 대회.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는 ‘The Open’이라는 통칭으로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총상금 453만달러,우승상금 82만5,000달러이며 세인트앤드류스올드코스에서 대회가 열리기는 27번째. 올해는 특히 마스터스,US오픈,PGA선수권 등 나머지 3개의 메이저 타이틀을거머쥔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가 역사상 5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지의 여부와 관련,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우즈의 경쟁상대로는 세계 랭킹 2위 데이비드 듀발과 올 마스터스 챔피언비제이 싱(피지),필 미켈슨,데이비스 러브 3세,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꼽히며 지난해 챔피언 폴 로리,유럽의 상금왕 콜린 몽고메리,리 웨스트우드(이상 영국),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등도 유럽파의 자존심을 걸고 정상에 도전한다. 98년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루키 박세리(23·아스트라)를 신데렐라로 만든US여자오픈 역시 여자 메이저 가운데 가장 전통이 깊다. 46년 창설,55회째를 맞으며 총상금이 275만달러로 중상급 남자 대회에 맞먹고 우승상금도 49만5,000달러로 웬만한 여자대회의 3배가 넘는다. 우승후보로는 단연 JAL빅애플을 거머쥐며 5승으로 다승선두에 나선 애니카소렌스탐과 4승의 캐리 웹,그리고 줄리 잉스터 등 3인방이 꼽힌다. 여기에 시즌 첫승과 2년만의 정상탈환을 꿈꾸는 박세리,첫 메이저타이틀에도전하는 김미현(23·ⓝ016-한별),슈퍼루키 박지은(21) 등 한국선수들이 복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이들 외에도 강수연(24·랭스필드) 박희정(20) 펄신(33)과 아마추어 강지민,송나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참가족’일깨우는 책 ‘봇물’

    5월은 가정의 달.가족들이 단란한 시간을 함께하려고 여느 때보다 한층 더노력하는 달이다.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도타운 정을 나누기도 한다.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가는데는 다른 사람의 경험도 큰 보탬이 된다.그래서인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신간들이 이달 들어 풍성하게 나왔다. ‘가시고기 아빠 장종수씨 그리고 한결이와 새힘이 이야기’(예림당,값 5,000원)는 부인 없이도 5년째 두 아이를 밝게 키워가는 저자 가족의 애환을 그렸다.알을 낳자마자 떠나버리는 어미를 대신해 자신의 살까지 내어주는 아비가시고기를 닮았다. 그는 왼쪽 팔이 성치 않다.부인은 사이비종교에 빠져 큰 빚만 남긴 채 사라졌다.야간 간병일과 구연동화가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간다.물질적으론 항상부족해도 아이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려고 애쓴다.‘일요일은 일단 웃는 날’을 위시해 일주일 내내 웃도록 웃음달력을 만드는 등 유머를 즐긴다.도시락을 쌀 때나 집을 비울 때 짧지만 사랑이 담긴 쪽지편지를전한다.매일밤아이들을 품고 동화를 읽어준다.방송국 주최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정도로 수준급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엄마 찾아 3만리’ 독후감 숙제를 받아와서는 “왜하필 그 책이냐”며 펑펑 울 때,위험한 놀이를 계속하는 딸에게 신문지 몽둥이로 매를 가할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대화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98년에는 ‘올해의 좋은 아버지상’을 탔다. 어린이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맑게 자랄 수 있고,부모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던진다. ‘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돌베개,값 8,000원)는 늦깎이아빠 이강옥 교수(영남대 국어교육과)가 첫 아이를 홀로 키운 육아에세이다. 부인의 유학으로 젖먹이 때부터 세살 무렵까지 한시적이기는 했다.그러나그간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밤마다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동안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진정 화를 내본 적이 없단다.아이 업고 젖병 들고제자의 결혼식에참석하기도 했다.그러는 사이에 “내 빈약한 젖꼭지에서도젖이 흘러내리는 듯”할 정도로 모성이 무르익어갔다. 저자는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니라 아빠의 행복한 권리라고 단호하게 말한다.아이가 자신을 키우는 또다른 ‘아이’를 넉넉하고 참을성 있는 어른이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뜨란,박지민 옮김,값 7,000원)는 중국 인민일보 사진기자 지아오보(焦波)가 60여년 동안 해로한 80대 노부모의 최근 20년간 모습을 꾸밈없이 촬영한 사진과 100년에 걸친 가족사,산동지방 산촌의 정감어린 삶의 풍경에 대한 추억을 담은 사진산문집이다.험난한 세월을 이겨낸부모세대의 강인한 의지와 가족을 위한 희생이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엄마 아빠,사랑해요’(씨앗가게,값 6,000원)는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대화를 통해 직접 글을 쓰고 초상화와 삽화도 그려넣은 부모님 전기다.저자 서성원 교사(상천초등학교)는 이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나침반출판사는 아들과 딸의 인생을 잡아줄 지침서인 아버지 학교 시리즈 1,2권을 냈다.마이클 패리스 지음,값6,000원김주혁기자 jhkm@
  • ‘생명의 나무 심기’ 글짓기·그림그리기 대회

    “나무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할 친구예요” “소중한 나무들이 우리들의 부주의로 불에 타 사라지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따사로운 봄볕이 내려쬐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앞 잔디밭.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생명의 나무 1000만그루 심기 글짓기 및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석한 서울시내 초·중등학교 어린이 880여명은 자연의중요성을 글로 적거나 그림을 그렸다.어린이들은 진지한 자세로 자연의 소중함을마음에 새겼다. 장위중 1학년 주소영양(13·여)은 지난 여름 학교가 홍수로 물에 잠겼던 이야기를 적으며 나무 심기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적었다. 상도중 3학년 박지민군(15)은 ‘자연 연구가’가 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피력했다.성수중 2학년 홍승완군(14)은 ‘산불’이라는 글에서 “무서운 산불이 전국을 휩쓸었다”면서 “담배불로 인해 소중한 나무들을 잃어버리는것이 안타깝다”며 어른들의 부주의를 탓했다.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아름다운 서울에서 살고 싶어요’란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조현석기자 hyun68@
  • 한국 여성골퍼 “안풀리네”

    ‘탄식,또 탄식’-.숙제는 역시 퍼팅이었다. 미 여자프로골프(LPGA) 첫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25만달러)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모두 오버파를 기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한국의 간판 박세리(23·아스트라)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2개,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22위에 랭크됐다.박세리는 12번홀까지 1언더파를기록했으나 나머지 6개홀에서 2.5m 이내의 퍼팅 5개를 모두 놓치는 바람에오버파로 끝냈다. 맏언니인 펄 신(33)은 3오버파 75타로 쌍둥이 자매 송나리(14·언니)와 공동 44위를 기록했으며 ‘슈퍼 땅콩’ 김미현(23·한별-ⓝ016)은 보기를 7개나 범하며 5오버파 77타를 쳐 70위로 예선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이날 1번홀 보기로 출발한 박세리는 4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데 이어 7번홀에서도 한타를 줄여 한 때 5위권까지 올랐으나 후반 9홀에서 퍼팅감이 흔들리면서 버디없이 보기만 2개를 기록,중위권으로 물러 섰다.이어 15번홀(파4)에서는정확한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으로 세컨드샷을 홀컵 2m에 붙였으나 파에 그쳤고 16번홀 1.8m,18번홀 2.5m 버디퍼팅을 잇따라 놓치는 등 경기내내 퍼팅 난조에 시달렸다. 김미현도 드라이브샷이 잇따라 페어웨이를 벗어나면서 세컨드샷 온 그린이이뤄지지 못해 경기 내내 한숨을 짓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시즌 4승을 노리는캐리 웹은 5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질주,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대회 아마추어 초청출전자 강지민(19)은 4오버파 76타로 애니카 소랜스탐과공동 58위에 머물렀다. 박성수기자 ssp@
  • ‘호수의 여주인공’ 누가 될까?

    ‘호수에 몸을 던질 새 천년 그린의 숙녀는 과연 누구일까.-’ 미 여자프로골프(LPGA) 2000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이 24일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 72)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호수의 여주인공’.‘여자마스터스대회’로 불리며 28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는 마지막 18홀에서 우승선수가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 홀 옆의 연못(호수의 숙녀)에 몸을 던지는 관행으로도 유명하다.총 상금 125만달러.이 대회는 명예의 전당 맴버와 역대 대회 우승자,지난해 메이저대회 3위내에 올랐던 선수,올 시즌 상금순위 15위권 등 출전규정이 까다롭다.세계적인 톱 랭커 캐리 웹,애니카 소랜스탐,지난해 우승한 줄리잉스터 등이 출전한다. 국내 선수로는 박세리(23·아스트라)와 김미현(23·ⓝ016-한별),펄신(33·랭스필드) 등 3명과 재미 한국계 쌍둥이 자매인 송나리·아리(14),강지민(19) 등 6명이 참가한다.미 아마추어 여자골프계의 샛별인 쌍둥이 자매와 강지민은 대회조직위원회로부터 베스 바우어,캔디 궁(대만) 등과 함께 특별초청케이스로 출전자격을 얻었다. 특히 태국인 어머니에 한국인 아버지를 둔 송나리·아리 자매는 만 13세10개월의 일란성 쌍둥이로 메이저대회 사상 최연소 출전자가 됐다.아리는 지난해 US아마추어주니어선수권 최연소 우승기록에 이어 맥스플라이선수권에서최저타(15언더파)로 정상에 올랐고 나리는 롤렉스선수권,폴로선수권 석권에이어 맥스플라이선수권에서 준우승,화제를 모았다.애리조나주립대 전액 장학생인 강지민은 99년 US여자아마추어에서 준우승했으나 우승자인 캘리 부스가 프로로 전향하는 바람에 출전자격을 자동 승계한 케이스. 한편 같은날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의 토너먼트플레이어스클럽 스타디움코스(파 72)에서는 ‘제5의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미 남자프로골프(PGA)플레이어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이 개막돼 또 하나의 ‘별들의 전쟁’이 치러질 전망. 올 시즌 3연승에 빛나는 타이거 우즈와 지난해 챔피언 데이비드 듀발과 필미켈슨,앤더슨컨설팅매치플레이 우승자 대런 클라크,어니 엘스,세르히오 가르시아등이 총 출전,우즈의 연승행진을 가로 막을 태세다. 박성수기자 ssp@
  • “코믹연기에 푹 빠졌어요”김영미

    “제 이름 너무 촌스럽지요”올해 고3이 되는 탤런트 김영미는 여느 연예인처럼 곱상한 예명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그의 이름이 낯설게 들린다면 지난해 MBC 드라마 ‘우리가 정말사랑했을까’에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던 나문희의 외동딸을떠올리면 된다. 김영미는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MBC 일일 시트콤 ‘가문의 영광’(월∼금 오후7시5분)에서 남의 사정을 싸그리 무시하고 매사에 불만만 많아 궁시렁대는여대생 역으로 드라마 한쪽을 빛내고 있다.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여자가 지닌특권을 저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게다가 낭비벽에다 건망증까지 심하고 남을 무안주는 말을 서슴지않는 버릇없는 캐릭터. 그는 마치 입시전쟁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코믹연기의 시험대를 혹독하게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정통극에는 몇번 출연했지만 시트콤은 처음”이라며 “가장 어렵다는 코믹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지만 사실 걱정이 많다. “캐릭터를 익힐 때 최소한 한달은 헤매요.그런 과정 뒤에 그 역할의 심리적 요인까지 몸에 배이는것 같다”는 연기에 대한 징크스 때문. 그가 맡은 배역은 부정적인 면모로 꽉 찼다.중3때 코카콜라 CF로 데뷔해 98년 SBS 납량특집극 ‘휘파람 소리’로 방송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SBS 일일극 ‘지금은 사랑할 때’를 거쳐 KBS 일일극 ‘해뜨고 달뜨고’에 막내딸 지민으로 출연중이다.짧은 경력에 비해선 후한 대접을 받은 셈. 168㎝의 큰 키에 이나영을 닮은 듯한 큰 눈이 인상적이다.‘명성황후’의 이태원씨 같은 뮤지컬 스타가 장래 희망(?).처음에는 연예활동에 반대하던 보수적인 아버지가 “기왕 하려거든 내 보호를 받으라”며 매니저를 자청할 때가장 행복했다고.자신의 장점을 서슴없이 “끈기있는 성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즘 신세대 연예인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촬영이 없는 날에도 연극배우 김지수씨로부터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자치단체장 민원에 시달린다

    지난 95년 7월 민선출범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주민들의 억지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총선을 2개월 앞둔 요즘에는 어거지성 민원 공해가 더욱 기승을 부려 자치단체장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폭증하는 민원 내용은 교통,환경,인·허가 문제 등 다양하나 자치단체장들이 해결해 줄수 있는 사안은 그리 많지 않다.때문에 이해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집무실로 찾아와시장·군수와 면담을 요구하며 생떼를 쓰는가 하면 분신자살을 기도하다 집무실을 전소시키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진다. 경기 D시장의 집무실은 지난달 26일 모두 불에 탔다.관내 택시회사 직원 4명이 시장실에 찾아와 회사 부도로 지입차량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간데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농성하다 준비한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분신을 기도했기 때문이다.1명이 숨지고 2명은 중화상을 입었다. D시에서는 4년전에도 정체 불명의 지체장애자들이 한탄강 지류인 신천둔치에 야시장 개설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며 시너가 담긴 통을 들고와 행패까지부려 직원들을 불안하게 한 일이 있었다. 제주시에서는 지난달 H여객 노조원 30여명이 회사측의 밀린 임금 15억원을지급받도록 해달라며 시청으로 찾아와 시장실을 2시간가량 점거한 채 탁자유리를 깨는 등 소란을 피웠다. 충남 청양군 남양면에 논이 있는 박모(62·여)씨는 자신의 논에 가든을 짓게 해달라며 최근 충남도청에 끈질기게 민원을 제기했다.그러나 이 논은 농업진흥지역이어서 형질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자 박씨는 4일동안 도청 현관 앞에 이불을 깔고 앉아 농성했다. 경기 U시는 최근 토지 보상에 불만을 품은 70대 할머니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이 할머니는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맞춰 시장실 등을 찾아와 꽹과리를 요란하게 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시는 결국 규정에도 없는 예산을 편성해 할머니가 원하는 토지보상비를 지급,할머니의 ‘꽹과리 시위’를 끝내게 했다. 경기 N시의 K시장은 “인·허가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인들이매일 수십명씩 찾아온다”며 “이들 가운데는 용돈과 생활비를 요구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H시 부속실의 J모(23)양은 “민원인 중에는 시장과면담을 빨리 성사시켜주지 않는다며 전화기 등 집기를 던지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아예 면담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현장 점검’이라는 구실로 자리를 뜨기 일쑤다.전북의 L군수는 집무실안에 부속실을 통하지않고 청사 밖으로 나가는 비밀 문까지 만들었다. 자치단체장들을 괴롭하는 것은 또 있다.조그만 행사나 경조사에도 참석해달라는 요구다.이를 거절했다간 “당선된후 사람이 달라졌다.다음번에 출마하면 안찍겠다”는 등 협박성 푸념을 들어야 한다. 경기 K시의 P시장은 “환갑 및 칠순잔치는 물론 돌잔치와 백일잔치까지 참석해 달라고 주민들이 찾아온다”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할 때는 섭섭하다는 내용의 전화도 걸려온다”고 털어놨다. Y시의 S시장도 “일과 후에도 각종 자생단체들로부터 행사 참석 요청이 잇따른다”며 “이를 무시할수 없어 한번은 참석해주기로 나름대로 원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또 IMF 이후 사업체가 부도난 의원들이 속출하면서 자치단체장에게 융자알선,빚보증,납품알선 등에 압력을 넣어달라는 청탁까지 쇄도한다.대구지역 모 기초자치단체장은 “개인사업체를 부도낸 K의원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융자를 알선하거나 빚보증을 서달라고 요구해 애를 먹었다”며 “이를 거절하자 예산안 심사때 노골적으로 공약사업에 칼질을 했다”고 푸념했다. 경기 E시의 모국장은 “관선 단체장 시절에는 민원인들이 관계 공무원을 찾아가 해결을 요구했으나 민선 이후는 직접 시장을 찾아가 부탁하는 사례가많아졌다”고 말했다.다음 선거를 의식하는 자치단체장들의 ‘약점’을 이용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경실련 경기도연합회 노민호(盧敏鎬)사무국장은 “일부 주민들의 억지민원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의 산물”이라며 “이를 들어줬다가는 더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만큼 단체장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전국종합kb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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