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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소풍? 동네축제 있잖아~

    가을 소풍? 동네축제 있잖아~

    서울 성북구 마을 곳곳이 약 한 달 동안 릴레이 축제를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음 달 8일까지 계속되는 제1회 마을주간행사 ‘마을로 마실가자’가 주축이다. 구가 주최하고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주관한다.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생생한 17곳의 마을 주민들이 크고 작은 축제에 직접 참여해 공연하거나 체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로 재능을 뽐내는 자리라 마을의 개성을 빛내는 효과도 본다는 평가를 듣는다. 길놀이, 골목공연, 건강체험 공간이 마련됐던 상월곡동 삼태기마을축제가 지난 10일 출발을 알렸다. 12일에는 지역 문화유산인 부마가옥을 활용해 전통 혼례를 치르며 전통의 멋을 살린 장위동 부마축제가 열렸다. 마을주간행사는 아니지만 13일 열린 삼선동 선녀축제도 인기를 끌었다. 모두 화려한 복식으로 이름난 축제라 전국 사진 애호가들이 대거 몰려들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19일 두부·메주 만들기, 소망새끼줄잇기 등 다채로운 체험활동과 성북동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을 준비한 북정마을 월(月)·월(wall) 축제를 비롯해 11개 축제가 남았다. 오는 31일 정릉동 벧엘교회에서 범종교연합합창단 등 7개 단체가 참여해 열리는 정릉골사랑나눔합창제도 빼놓을 수 없다. 다음 달 8일 길음뉴타운 분수광장에서 벼룩시장 격으로 열리는 힐링장터가 대미를 장식한다. 성북문화재단에서도 10월 한 달 내내 성북진경페스티벌을 펼치며 흥을 돋우고 있다. 12일 역사 탐방과 공연이 버무려진 한양도성문화유산축제 풍류순성(風流順城)을 개최했다. 성북동, 정릉, 의릉, 아리랑고개, 미아리고개를 중심으로 각종 워크숍과 포럼, 사생대회, 공모전, 전시, 공연, 장터 등이 주말마다 봇물을 이룰 예정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꾸준히 추진한 공동체 재생 사업을 통해 마을마다 개성 넘치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며 “일정을 미리 살피고 방문하면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마을 곳곳에 숨은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라디오 스타’ 관악 구청장 주민의 고품격 속풀이 방송

    ‘라디오 스타’ 관악 구청장 주민의 고품격 속풀이 방송

    “별나도 너무나 별난 유별나씨가 나와 주셨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5시쯤 한 사람이 관악구청 5층 구석진 방에 들어섰다. 팟캐스트 방송 ‘관악 파스타’(Pod Star)를 녹음하기 위해서다. 팟캐스트 방송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이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시작했다.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다. 지난달 24일부터 매주 수요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청취자를 찾아가고 있다. 유씨는 주민들 속앓이를 유쾌, 상쾌, 통쾌하게 풀어주는 ‘유별나씨에게 물어봐’ 코너의 고정 패널이다. 지난주까지 행운동 북카페 미루에서 녹음했는데 장소가 좁아 자리를 옮겼다. 기획행정국 서고 일부를 빌려 단출한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방음 시설은 없지만 녹음용 콘덴서 마이크와 잡음을 없애는 마이크 망, 녹음 장비 등이 제법 스튜디오 분위기를 냈다. 이사 뒤 마수걸이 녹음이라 긴장했는지 유씨는 처음에 연신 물을 들이켰다. 지난 3회 방송 때 짝사랑에 대한 상담을 하며 부인이 열심히 쫓아다녀 결혼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그는 이날 ‘깜짝 방청객’으로 찾아온 부인에게 이따금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진행을 맡은 제미정 작가가 한 주를 어떻게 보냈냐고 묻자 유씨는 “여기저기 팔려 다니느라 바쁘게 지냈다”고 농을 던졌다. 안 팔리는 날도 있지 않냐고 다시 묻자 “구청장이니까 그래도 잘 팔려야 한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렇다. ‘유별나’는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방송용 이름이다. 하도 별나다고 부인이 집에서 이렇게 부른단다. 유 구청장은 이날 상담에서 무엇이든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남이 쓴 글을 많이 읽어야 해요.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잘하려면 연습이 필요하죠. 유머요? 수도 없이 넘어져야 잘 타게 되는 자전거와 같죠.” 입담을 뽐내며, 스튜디오를 폭소마당으로 만들며 한 시간 남짓 5~6회 녹음을 한꺼번에 마친 그는 “종일 일정에 쫓기다가 여기에 오면 엔도르핀이 솟는다”며 웃었다. 방송에서 구정 홍보를 하면 사람들이 한 번 듣고 절대 안 들을 테니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는 그다. 제 작가는 “구청장과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재미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방송을 통해 구를 더 즐겁고 발랄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소식을 전하는 ‘라이징 관악’ 코너도 재기발랄하다. 구민기자학교 출신 리포터 7명이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수다 배틀’을 벌인다. 관악 명소,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무상보육 정책 등 직접 정하는 주제도 다양하다. 리포터 하진구씨는 “조금 힘들지만 즐겁게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영등포 쇼핑몰 타임스퀘어 교통유발부담금 11억 최다

    서울 영등포구는 지역 사업장 6490곳에 대해 올해 정기분 교통유발부담금 83억 2000여만원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교통유발부담금은 대도시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1990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부과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복합 쇼핑몰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설물이 주요 대상이다. 올해 영등포뿐 아니라 시내에서 가장 많은 부담금을 물게 된 곳은 복합 쇼핑몰 타임스퀘어로 11억 1300여만원이다. 지난해에도 10억 8500만원을 냈다. 2위인 서초구 센트럴시티빌딩(5억 1000여만원)의 두 배 이상이다. 영등포에서는 문래동 홈플러스가 2억 4000여만원, 영등포동 롯데백화점이 2억 1000여만원으로 2위와 3위를 달렸다. 교통량을 줄이려는 노력에 따라 부담금을 줄일 수도 있다. 승용차 요일제, 주차장 유료화, 통근버스 등을 도입하면 10~100% 감면 혜택을 누린다. 조길형 구청장은 “납부된 부담금은 자전거 도로 건설 등 교통 환경 개선 사업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통시장 리모델링 ‘모델’된 창동신창시장

    전통시장 리모델링 ‘모델’된 창동신창시장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참여형 도심 장터를 꿈꾸는 서울 도봉구 창동신창시장이 서울형 신시장 모델로 뜬다. 도봉구는 서울 지역 전통시장 330여곳 가운데 창동신창시장이 전통시장 다시 살림 프로젝트 중 하나인 ‘서울형 신시장 모델’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단위 사업별로 무분별하게 추진되던 기존 활성화 사업을 전면 보완한 것으로, 각자 상황에 맞는 특별한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신창시장은 최근 서울시청 별관에서 열린 경진 대회에서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 강동구 길동골목시장과 함께 사업 대상으로 뽑혔다. 구는 시장상인회, 경복대학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가다듬었다. 5일장이 아닌 일주일을 주기로 한 도심형 장날을 도입하자는 게 큰 줄기다. 여기에 낮 시장 폐장 뒤 밤 시간을 특화하고 프리마켓까지 곁들이는 고객 참여형 야시장 개념을 보탰다. 젊은 고객층 유입을 위해서다. 인근 문화 인프라와 연계한 시즌별 예술 축제도 도입하고, 마을버스와 손잡고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판매대를 정돈해 통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3년에 걸쳐 모두 50억원이 투입된다. 다음 달 협약식을 맺은 뒤 사업 진행 전반에 대해 조언할 전담매니저가 배치된다. 신창시장은 1978년 형성됐다. 현재 좌판을 포함해 100여개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상인회가 없어서 2005년에야 뒤늦게 전통시장으로 등록됐다. 이듬해 눈비를 막을 수 있는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간판을 정비하는 등 시설 현대화 작업이 이뤄졌다. 소방시설도 확충됐다. 2011년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공동 배송센터를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경영 마인드를 갖추자는 차원에서 상인대학을 운영하는 등 전통시장 발전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배움터’ 경로당

    예전 경로당 풍경을 떠올려보자. 노인 대부분이 TV를 보거나 잡담을 나누며 쉬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이제 경로당은 외국어나 요리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 등산과 게이트볼을 즐길 수도 있다. 뜨개질을 익히고 텃밭을 가꾸기도 한다. 경로당이 즐겁게 변하고 있다. 금천구가 본격 고령화 시대를 맞아 단순한 사랑방 역할에 그치던 경로당을 건전한 여가복지시설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구에 따르면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대한노인회 금천지회,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보건소 등과 손잡고 노인 대상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기관에서 경로당에 강사 및 자원봉사자를 파견해 종이접기, 바둑 교실 등 10여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67곳 가운데 60곳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구는 이와함께 활성화 사업을 현장에서 지원할 전문코디네이터를 육성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협의체도 구성했다. 구는 특화 프로그램 8개 유형 가운데 각 경로당 특성에 맞게 3가지 이상을 골라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질을 높이기 위해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특화 프로그램 유형으로는 ▲한글교실·외국어교실·요리교육 등 학습형 ▲교통정리·동화교실·우산수리 등 사회봉사형 ▲등산·게이트볼촬영 등 동아리형 ▲조각보 만들기·뜨개질·한자공예 등 창작공방형 ▲종이봉투·전통식품 만들기 등 공동작업장형 ▲텃밭가꾸기·수경재배 등 도시농업형 ▲공동육아·독거노인 돌봄 등 돌봄제공형 ▲청소년 공부방·주민조직 회의실 제공 등 시설개방형이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돌고래 제돌이 방류 세계적으로 전례 없어”

    “돌고래 제돌이 방류 세계적으로 전례 없어”

    지난여름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사연이 세계 50여개국에 소개된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을 떠나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가기까지 1년여에 걸쳐 진행된 제돌이 귀향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15일 미국 올랜도 디즈니랜드 애니멀킹덤에서 열리는 제68차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 정기총회에서 소개한다고 13일 밝혔다. 노정래 서울동물원장이 제돌이 야생 방류 성공 사례를 직접 발표하고, 1년여에 걸친 준비 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한다. 방류 결정 배경과 과학적이고 꼼꼼했던 준비 과정,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보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 등을 담았다. 2009년 5월 서귀포 성산읍 앞바다에서 포획된 제돌이는 제주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3년 넘게 공연에 동원됐다. 이후 공연 업체가 제돌이를 불법 포획하고 거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돌고래쇼 중단과 야생 방류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지난해 3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류를 결정했다. 제돌이는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지난 7월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다. 제돌이에 대한 관심은 또 다른 불법 포획 돌고래 춘삼이와 D-38의 방류로도 이어졌다. 제돌이 방류는 아시아 최초로 돌고래를 야생으로 돌려보냈다는 점에서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았다. 미국 출신으로 세계적 돌고래 보호 활동가인 릭 오베리는 “서울동물원의 제돌이 방류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침팬지 대모’로 유명한 영국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도 “갇혀 있던 제돌이가 4년 만에 얻은 자유란 점에서 아름답고 상징적인 방류”라고 찬사를 보냈다. 제돌이 이야기가 전파될 WAZA는 세계 최대 자연보호기관인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의 산하기관으로 전 세계 동물원과 수족관을 대표하는 국제야생생물보호 비정부기구다. 1935년 창설됐으며 세계 50여개국 동물원과 수족관 300여곳이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유대 관계를 갖고 있는 경우도 1000여곳이나 된다. 서울동물원은 2001년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WAZA 정기총회는 해마다 회원 동물원 중 한 곳에서 열린다. 올해는 애니멀킹덤에서 13~17일 개최된다. 노 원장은 “이번 제돌이 방류 사례 발표는 서울의 선진 동물복지 정책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용산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 개발 프로젝트가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 서울시는 10일 토지소유 요건 미달로 자격이 상실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도 함께 고시했다. 사업 초기 지정한 이주대책기준일 해제도 공고했다. 이로써 2007년 8월 사업 계획 발표 뒤 6년 넘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용산 개발 프로젝트는 갈등과 상처만 남기고 없던 일로 돌아갔다. 시는 “단기간에 사업 재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의 숨통을 틔워 주민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미 지난달 5일 구역 해제 방침을 밝혔다. 같은 달 12일엔 시보를 통해 고시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사업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사업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늦어지며 고시를 미뤄야 했다. 앞서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자 정상화 방안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코레일이 사업 해제를 결정한 뒤 지난달 5일까지 토지 대금 2조 4000여억원을 모두 반환하며 철도정비창 부지를 회수했다. 지난 4일 등기 이전이 완료됐고, 드림허브는 사업 부지의 3분의2 미만인 59.6%만 갖게 돼 자동으로 사업권을 상실했다. 이번 고시로 사업 부지는 2001년 결정된 용산 제1종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돌아간다. 서부이촌동 일대는 재생 사업을 통해 현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노후주거지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도시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주거환경 개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낭만 관악… 도서관에서 ‘다문화 결혼식’

    낭만 관악… 도서관에서 ‘다문화 결혼식’

    관악구청 1층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은 지식 복지를 꿈꾸는 관악구의 간판 정책을 상징한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자마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친숙하게 드나드는 동네 사랑방이 됐다. 10일 오후 3시 이곳엔 평소와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북 웨딩(도서관 결혼식)이 펼쳐진 것이다. 입구부터 파티용 분홍색 풍선이 휘날렸다. 열람실 통로엔 오색 비단길이 깔렸다. 서가에도 풍선이 달렸고, 작은 꽃 화분과 꽃장식이 이곳저곳 놓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단상이 마련됐다. 가족의 단란한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이 벽을 비쳤다. 전국 처음으로 작은 도서관에서 선보인 결혼식의 주인공은 온데 마리아테레사(27)·김성수(43)씨 커플. 필리핀에서 건너온 마리아테레사는 5년 전 모국에서도, 한국에서도 혼인 신고만 했을 뿐 집안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 김씨에게는 늘 마음의 짐이었다. 마침 구에서 북 웨딩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이들 부부를 추천했다. 유종필 구청장이 신부대기실로 쓰라며 5층 집무실에 딸린 회의실을 흔쾌히 내줬다. 회의실도 알록달록 파티용 풍선으로 꾸며지며 화사해졌다. 유 구청장은 “결혼식 뒤에도 뜯지 말라고 했다”며 “신부처럼 설레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국장단 회의를 할 요량”이라며 웃었다. 지역 업체들이 신랑·신부 미용 및 예복, 냉장고와 식기 세척기 등 가전제품을 선뜻 지원하며 거들었다. 결혼식은 지난 5일 막을 올린 ‘관악 평생학습축제-책잔치’ 기간에 열려 더욱 잔칫집 분위기를 풍겼다. 신림중앙교회 권재명 목사가 주례를 섰다. 결혼식을 적극 추진한 백성원 즐거운가족봉사단장이 신부 어머니를 대신했다. 아들 봉균(4)군은 곱게 한복을 입고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에 앉아 엄마·아빠를 지켜봤다. 예물 교환 및 서약을 하고, 웨딩 케이크를 잘랐다. “너무 좋다, 행복하다”고 되뇌던 신부는 끝내 눈물을 떨궜다. 꼬마합창단이 앙증맞게 축가를 합창하자 주민들과 구 직원 등 하객 100여명이 함께 박수를 쳤고, 도서관은 온통 행복으로 물들었다. 김씨는 “집사람에게 너무 미안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도서관에서 결혼식을 올려 아이에게 더 뜻깊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보통 책을 열람하는 도서관의 일상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주민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듯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의정 포커스] 오인영 영등포구의장

    [의정 포커스] 오인영 영등포구의장

    “다른 자치구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영등포구 재정 능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의정비를 동결했죠.” 오인영 영등포구의회 의장은 내년 의정비를 올해와 같은 4110만원으로 결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구민들이 숱한 어려움을 겪는 데다 세수입 감소로 구 재정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의원 17명이 만장일치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고통 분담 차원이라지만 6년 연속 동결은 무척 드문 일이다. 영등포구의회는 2009년부터 의정비를 올리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심의위원회 구성, 공청회, 여론조사 등 의정비 결정 절차를 생략하게 된 것은 덤이다. 그만큼 행정력과 예산도 아끼게 됐다. 영등포구의회 의정비는 서울시 25개 구의회 가운데 중간 정도 수준이다. 대부분 자료 수집과 보고서 작성, 정책 홍보 등 의정 활동에 빠듯하게 쓰인다고 한다. 국회의원의 경우야 보좌관들이 많은 업무를 거들지만 지방의원들은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의장은 그러나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의정 활동이 늘면 늘수록 아쉬운 것은 의정비가 아니라 전문성이라고 했다. 구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5급 공무원 4명을 뒀지만 전문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적인 법률 지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조례 제정 및 개정 분야가 그렇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오 의장은 최근 김화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입법·법률고문 운영 조례안이 통과돼 전문성 확보에 대한 목마름을 다소 해소하게 됐다며 웃었다. 입법 및 법률 업무에 대한 자문과 상위법 등의 관련 법규 해석 등 의정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조례로, 영등포구의회는 내년부터 입법·법률 고문을 최대 3명까지 두게 된다. 오 의장은 구의원과 지역사회를 긴밀하게 연결할 의정 모니터단도 도입하려다 예산 문제, 선거법 문제로 무산된 게 못내 아쉽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매진할 분야를 묻자 그는 “올해 구 예산이 구민을 위해 제대로 쓰였는지, 불필요한 낭비는 없었는지 꼼꼼히 살피고 내년 예산도 효율적으로 짜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성북구청장 직인 등 훈민정음 해례본체로 바꿔

    성북구청장 직인 등 훈민정음 해례본체로 바꿔

    성북구는 한글날을 맞아 9일 민원 서류 발급과 사무 처리 등에 사용하는 구청장 직인, 인증기 부착 직인과 전자 이미지 직인 등 공인 275개의 글꼴을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당시 사용했던 해례본체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구청에서 쓰는 모든 공식 도장(공인)에 해당한다. 구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남다른 인연을 뽐낸다. 문화재 수집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한 해례본은 현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구가 공인의 글꼴을 전면적으로 바꾼 것은 기존 글꼴이 한글을 한문 서체에 끼워 맞춘 한글 전서체인 탓에 글자를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구의회 이윤희 의원 등 13명은 공인 글꼴을 바꾸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새 글꼴이 빈약하거나 투박하게 보이지 않도록 가장 안정감 있는 획 두께의 비율을 찾아 웅비하는 성북구의 위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한글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 실천에 앞장선다는 취지에서 새 공인을 한글날부터 일제히 사용하기 시작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관악구 낙성대공원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관악구 낙성대공원

    ‘낙성대가 대학이라고요?’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돌다 보면 서울대입구역 바로 다음에 낙성대역이 나타난다. 근처에 살고 있지 않으면 “무슨 대학이 또 있네”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대학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 역사상 나라를 구한 3대 영웅으로 추앙받는 장군과 맞닿는다. 고려 강감찬(948~1031) 장군이다. 장군이 거란 대군에 맞서 승리로 이끈 귀주대첩은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조선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과 함께 역사에 길이 남는 승전으로 꼽힌다. ‘고려사’ 열전에서는 ‘어떤 사신이 한밤중 시흥군으로 들어오다가 큰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사람을 보내 찾아보게 하니 별이 떨어진 집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그가 바로 강감찬이었다’고 탄생 일화를 적고 있다. 강 장군이 태어난 곳이 고려 땐 금주(衿州), 조선 시대에는 금천(衿川)으로 불렸다. 요즘으로 따지면 봉천동 일대인데, 최근 낙성대(落星垈)동으로 바뀌었다. 바로 옆 동네가 강 장군의 시호에서 이름을 딴 인헌동이다. 1974년부터 강 장군을 기리기 위해 낙성대 공원이 들어섰다. 안국사라는 사당을 지어 강 장군의 영정을 모셨다. 귀주대첩도도 걸었다. 사당은 고려 시대 목조건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을 본떠 세워져 웅장하다. 영정은 1990년 도난당해 새로 그렸다. 인근 강 장군의 생가 터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3층 석탑을 안국사 안으로 옮겨 왔다. 13세기 즈음 고려 백성들이 세운 탑이라고 한다. 탑 맞은편에는 장군의 일대기를 적은 사적비를 세웠다. 1997년에는 공원 입구에 검을 들고 말을 타고 있는 강 장군 동상이 세워졌다. 강 장군을 기리는 축제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바로 인헌제다. 관악구에서는 철쭉제와 함께 2대 축제로 꼽힌다.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시작했다.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축제는 오는 19일 열린다. 관악구에는 강 장군의 흔적이 또 있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알려진 굴참나무다. 낙성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신림동 2차 건영아파트 단지 안에 있다. 강 장군이 지나가다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서 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나이가 1000살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18m의 이 나무에선 요즘도 굵은 도토리가 열린다고 한다. 인근 남태령 고개에도 강 장군이 장난꾸러기 여우들을 꾸짖어 쫓았다는 전설이 얽혀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후변화 리더 성북구 ‘그랜드 리더스상’ 수상

    성북구가 제3회 기후변화 그랜드 리더스 어워드를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기후변화센터 주관으로 한 해 동안 국내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노력한 개인·기관에 주는 상이다. 구는 ‘온실가스 없는 성북’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2010년 대비 20% 포인트를 감축할 방침이다. 또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절전소를 설치하고 그린캠퍼스 협의회 운영, 우리동네 절전왕 선발 등을 통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구민들이 적극 나서도록 이끄는 등 애썼다. 김영배 구청장은 “선도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실천 의지는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기후변화에 강한 성북을 만드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시, 시공계획 이행 직접 점검

    “공사가 늦어지더라도 안전을 우선하겠다.” 서울시가 8일 공사장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노량진·방화대교 건설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지 70여일 만이다.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제도를 강화하거나 제대로 이행될 수 있게 채찍질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새로운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는 두 달이 넘는 현장 조사와 광범위한 의견 수렴 결과 공사 안전 및 품질을 담보하는 시공계획서와 시공상세도가 엄격하게 이행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감리단에만 맡겨놓았는데 앞으로는 시도 작성 및 엄격 이행 여부를 직접 챙겨 이중 점검이 이뤄지게 할 방침이다. 부실 이행의 경우 공사 중단도 불사한다. 또 기술자문단을 상시 운영해 시공계획서 등이 부실할 경우 보완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부실을 은폐하거나 축소·지연 보고하는 경우에는 두 배로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시는 이를 통해 저가 공사로 이윤을 남기려는 관행이 퇴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유명무실했던 감리원의 공사 중지 권한을 적극 행사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도 공사 지연 부담으로 적극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전사고 우려 시 공사 지연 책임을 면제하고 감리 기간 연장 및 감리비 증액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2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 현장에는 안전 전문가가 의무 배치된다. 시공 품질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시공하게 하거나 재시공이 어려울 경우 공사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특히 완공 뒤 시공 오차가 발견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 인명 피해를 일으킨 업체는 시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적극 배제키로 했다. 원청업체의 경우 최대 1년 7개월간 50억원 미만의 공사 입찰을 하지 못했는데, 모든 공사로 대상을 확대한다. 하청업체의 경우 최대 1년 동안 공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저가 하도급 관행과 관련, 원도급 직접 시공 대상 공사 및 의무 비율을 올리고 소규모 저가 하도급 심사 대상은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하도급계약 지원 센터를 운영해 하도급자 보호에 나선다. 논란이 되고 있는 책임감리제도와 최저가낙찰제 개선은 중앙 정부와 함께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 적정 설계 기간과 적정 공사 기간을 보장하고 설계 과정에서부터 안전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안전 전문가 30명을 수혈할 예정이다. 100억원 이상 공사는 건설기술심의를 의무화한다. 밀폐 공간 작업 특별 관리 및 신속한 재난 상황 전파 체계도 마련한다. 사람 중심의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험·유해 요인 신고 전담 창구를 개설하고 100억원 이상 공사장에 심리상담사를 시범 배치할 예정이다. 조성일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번 대책의 핵심은 규정과 원칙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일일이 따져 확인하고, 공사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안전하게 추진하는 공사 관행을 철저히 확립하자는 것”이라며 “제도 정착을 위해 건설 현장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저분했던 골목길 악취대신 꽃향기가

    지저분했던 골목길 악취대신 꽃향기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못 쓰는 가구와 침대 매트리스, 쓰레기가 넘쳐났던 서울 금천구 시흥5동 733 골목길이 꽃길로 바뀌어 눈길을 끈다. 금천구는 시흥 5동 골목길 4곳(75㎡)을 대상으로 ‘우리 골목길 우리 손으로 가꾸기 사업’을 마쳤다고 7일 밝혔다. 모두 주변환경이 좋지 않던 곳이다. 지난달 6일 시작한 사업에 동네 주민 120명이 참여해 꽃과 나무를 심었다. 덕분에 마주하기 싫던 골목길이 걷고 싶은 골목길로 변신했다. 733번지 일대 외에도 인적이 드물고 쓰레기가 가득했던 백운한비치아파트 앞 단절된 보도도 사업 대상이었다. 보도블록 일부를 걷어내고 장미 등 8종 꽃나무 100그루와 삼색조팝 등 17종 2300포기의 다양한 풀꽃을 심었다.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꽃길이 된 것이다. 삼성2터널 입구 보도 옆 담장 자투리 공간에는 코스모스 등 14종 1100포기를 심었다.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산기슭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 운전자들에게도 아름다운 꽃길을 선물하게 된 셈이다. 암탉광장 입구 옆 낡고 낡은 벽면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벽화를 아기자기하게 그려 넣었다. 사진 찍기에 좋아 인근 어린이집 사이에서 인기 높은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구는 자랑했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주민과 함께 골목길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어둡고 퀴퀴한 어느 아파트 지하의 변신

    봉준호 감독의 2000년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는 경비원(변희봉 분)이 드나들던 아파트 지하실이 나온다. 어둡고 침침해 대낮에도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다. 도봉구 방학동 극동아파트 지하에도 그런 공간이 있었다. 천장에 하수관과 난방 배관이 얽혀 있고, 바닥에는 폐자재나 못쓰는 물건, 잡다한 공구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주민들이 좀처럼 찾지 않는 곳으로, 햇살 한줌 들어오기 힘들었는데 웃음꽃이 피어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온 주민들이 힘을 모아 이웃 사랑과 재능을 나눈 덕택이다. 지난달 말 문을 연 ‘햇살문화원’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구 지원과 주민의 자비 부담을 합쳐 1000여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투박하고 어설프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곳곳에 스며든 정성은 손님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전문가 손길이 필요한 공사를 제외하곤 주민들이 직접 땀을 쏟았다. 거미줄, 곰팡이, 먼지, 쓰레기 등을 치우고 페인트를 칠해 장판을 깔았다. 부분 부분 마루를 얹었다. 비품도 정수기와 싱크대를 빼놓고 돈을 들인 게 없다. TV와 오디오, 책상, 책꽂이, 책, 테이블, 방석, 책상보까지 주민들이 앞다퉈 기증했다. 낡아서 부서진 가구는 손수 고쳐서 들여놨다.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 역시 돈을 들인 건 할인점에서 구입한 발 정도. 기증받은 서예와 한지 공예, 말린 꽃과 잎으로 만든 압화, 손수건 공예 작품 등으로 벽을 꾸몄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리폼 작업을 위한 민들레 공방, 아이들을 위한 봉숭아학당과 미니 도서관, 어르신들이 TV를 보며 쉴 수 있는 쉼터, 차 한 잔을 즐기며 이야기할 수 있는 행복 카페 등이 차례차례 생겨났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재능 나눔 공간이라는 점이다. 요가 강의는 정원 15명에 대기자만 30명이다. 80대 할머니까지 배울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열악한 주변 교육환경을 감안해 아이들에게 영어 동화를 들려주는 강의도 만들었다. 공예 강의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리폼 가구를 기증하는 등 봉사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 강사로 일하는 이웃들이 선생님으로 나와 수준이 높다. 곧 풍수지리와 서예 강의를 추가할 예정이다.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고전 강의를 맡은 이미실씨의 경우 흥미로운 동네 역사를 알려주기 위해 도봉구역사지도사 양성 강좌까지 듣고 있다. 원영례 아파트 관리소장은 “재미있는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 커졌다”며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애썼지만 여전히 부족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의정 포커스] 성북구 의회개혁 특별위원장 민병웅의원

    [의정 포커스] 성북구 의회개혁 특별위원장 민병웅의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잘못된 관행 개선과 제도 개혁에 나서게 됐죠.” 서울 성북구의회 민병웅 의회개혁특별위원장은 7일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혁특위를 꾸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월 구의회 터키 연수 과정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이 발단이다. 비난의 화살이 구의회를 겨눴다. 의원들 사이에서 새롭게 거듭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의원 22명 가운데 9명이 특위 첫발을 뗐다. 권영애·김대종·김일영·나영창·목소영·소정환·윤정자·이윤희 의원이 위원으로 힘을 보탰다. 한 명씩 연구 주제를 맡아 관련 조례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공부하고 토론했다. 뜨거웠던 올여름 10회에 걸쳐 강도 높게 열린 회의에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 다른 지방의회의 현실은 어떤지 노원·은평구의회 등을 찾아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민 위원장은 공청회와 토론회 개최를 큰 성과로 꼽았다. “주민과의 소통에 앞장서야 하는 구의회인데 주도적으로 토론회를 열어본 적이 없었어요. 구의회를 질책하는 시민단체도 설득해 함께 토론했죠. 밤늦도록 자리를 떠나지 않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개혁에 대한 각오를 더욱 다지게 됐습니다.” 특위는 두 달 남짓 활동한 끝에 만장일치로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의원 해외 연수 사전 심의 때 심의위원회 절반 이상을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안을 담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회에 표준조례안으로 권장하는 의원 윤리강령도 채택하기로 했다. 의정 활동에 대한 제약이 크다며 244곳 가운데 26곳만 채택한 강령이다. 집행부 견제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의원연구단체 조례 제정을 추진한다. 또 서울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통합 운영되고 있는 운영·복지위원회를 분리하기로 했다. 주민 접근성이 떨어지는 청사 이전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 교황 선출 방식으로 치러지던 의장·부의장 선출 방식을 후보 등록 및 정견 발표를 도입해 개선하고 의회 사무국을 집행부로부터 독립하는 방안도 눈길을 끈다. 개혁안은 오는 11일 개막하는 임시회 때 개별 안건으로 각 상임위원회를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민 위원장은 “전체 의원 사이에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본회의 통과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어 “지방의회는 주민을 위한 생활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구의회가 생활 정치의 핵심으로 거듭나도록 개혁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의 눈] 창경궁과 효창원/홍지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창경궁과 효창원/홍지민 사회2부 기자

    어렸을 때 근처에 동물원이 있었다. 버스로 예닐곱 정거장 거리였다. 학교에서 봄, 가을로 소풍을 갔다 하면 우이동 그린파크 아니면 동물원이었다.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나 접하던 호랑이나 코끼리 등을 직접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풍경도 생생하다. 커다란 식물원도 곁에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다. 몇 년 뒤 다시 문을 열었을 때 동물원과 식물원은 없어졌다. 저 멀리 경기 과천으로 이사 갔다고 했다. 어린 마음에 섭섭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찬찬히 알게 되면서 섭섭함은 자연스레 사라졌던 것 같다. 창경궁 이야기다. 일제강점기 때 유원지로 꾸며지며 크게 훼손되고 명칭도 창경원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은 1984~1986년 이름을 되찾았고, 완전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제 모습도 찾았다. 문득 창경궁을 떠올린 것은 효창공원 때문이다. 조선 정조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묘가 있었던 곳으로 원래 명칭은 효창원이다. 창경궁과 마찬가지로 수난을 당했다. 일제는 1924년 일부를 공원화했고, 1940년 공원으로 정식 지정했다. 1945년에는 급기야 문효세자 묘를 지금의 경기 고양으로 옮겨버렸다. 그렇게 고난을 겪던 그곳은 해방 뒤 백범 김구 선생에 의해 애국선열 묘역으로 거듭났다. 이봉창·윤봉길·백정기 등 삼의사와 이동녕·차리석·조성환 등 임시정부 요인을 차례로 안장하고 안중근 의사 가묘도 조성하는 한편, 1949년 자신도 이곳에 묻혔던 것. 하지만 그러한 역사성은 차츰 바래졌다. 이승만 정부 시절 효창운동장이 지척에 만들어졌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는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이 솟았다. 어린이 놀이터도 들어섰다. 노인회관도 지어졌다. 육영수 여사 송덕비도 세워졌다. 요즘은 효창공원에 애국선열 묘역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02년 백범 김구 기념관이 문을 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공원 이미지가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효창공원이 시끄럽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국립묘지로 승격시켜 정부가 관리하자는 취지의 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사적 공원, 근린공원으로 구청이 관리해 오던 터였다. 박수 받을 일 같은 데 지역에선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곳저곳에 결사반대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반대 서명 운동도 있었다. 김광진 의원 측은 그럴 일 없다고 하는데,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거나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데 제약을 받는 게 아니냐, 독립 유공자가 추가 안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는다고 한다. 집값이 떨어진다거나 차제에 묘역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러한 정황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국립묘지가 혐오시설 취급을 받고 있는 게 안타깝고 황당하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용산구의회가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3년 전에는 애국선열 영정을 모신 사당인 효창공원 내 의열사를 참배하는 것으로 6대 구의회 의정 활동을 시작했던 그들이다. 애국선열들이 살아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국내외 130여개 재능 나눔 프로젝트 참여 일러스트레이터·작가 밥장

    [커버스토리-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국내외 130여개 재능 나눔 프로젝트 참여 일러스트레이터·작가 밥장

    “나눔과 공유 문화는 우리 사회를 품격 있는 사회로, 우리 스스로를 존경받는 시민으로 만드는 지름길이죠.”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로 재능 나눔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밥장(43·본명 장석원). 그가 재능 나눔에 나서게 된 것은 우연이란다. 늦깎이로 그림 공부에 뛰어든 뒤 신세대 아티스트로 조명받던 2007년이었다. 한 스포츠 브랜드의 제안으로 연탄 나눔 운동을 위한 티셔츠 제작에 이현세 화백과 함께 참여했다. 취지도 좋았고 작업에 재미도 느꼈다.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본부와는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 가며 소식지 표지나 행사 포스터 등을 그려 주고 있다. 재능 나눔 벽화를 그리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 TV를 통해 작은 도서관 이야기를 접했다. 여행 삼아 찾아가 벽화를 그려도 괜찮겠다 싶었다.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더니 답신이 왔다. 그렇게 2009년 1월 전북 완주군 기찻길 작은 도서관이 예쁘게 꾸며졌다. 이후 전국 수십곳에서 재능 나눔 벽화를 그렸다. 완주군과는 인연이 더 두터워져 작은 도서관 10곳에 벽화를 남겼고, 지난해 명예군민이 됐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동네 아이들의 얼굴을 소재로 아파트 벽에 그림을 그렸다. 또 재료 구입부터 디자인, 작업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스스로 꾸밀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는 이웃인 재즈 가수 말로, 목공예가 김영일, 래퍼 UMC 등과 힘을 모아 재능 나눔 강좌를 열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 참여한 재능 나눔 프로젝트가 무려 130여개다. 그런데 여유가 있거나 착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며 멋쩍은 얼굴을 했다. 어찌 보면 베푸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일이라고도 했다. “재능 나눔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욱 즐겁게, 오래 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에요. 그림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은 미술관에 있잖아요. 작가 대부분은 자기 작품을 보여줄 기회가 적어요. 하지만 저의 재능 나눔으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그림을 쉽게 만나고 관심을 갖게 되고, 또 배우거나 직접 해 보게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장기적으로 보면 제가 일할 저변이 넓어지는 셈이죠. 그림으로 먹고사는 입장에서 나눔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거죠.” 나눔과 공유가 더욱 풍성해지려면 인식이 바뀌어 나눔, 공유가 악용되는 사례가 없어져야 하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능 나눔을 자원봉사와 동일시하거나 ‘좋은 취지니까 공짜로 참여해 주세요’ 하는 식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림으로 재능 나눔을 했다면 적어도 해당 작품의 시장 가치에 버금가는 기부금 영수증이라도 발급해 주면서 정당하게 평가하는 풍토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밥장은 “재능의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를 통해 전문직 종사자가 보다 많이 재능 나눔에 뛰어들면 사회적인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민간어린이집 국공립 전환 늘리는 영등포구

    서울 영등포구가 민간 자원을 활용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나섰다. 구는 공동주택 안에 국공립 어린이집 한 곳을 설치하고 민간 어린이집 한 곳을 국공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사업 대상은 신길11재정비촉진구역에 새로 지어지는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과 기존 신길4동 영신어린이집이다. 두 곳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지정된다. 국공립 정원이 160명 늘어나는 것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민간에서 어린이집 설치 장소를 구에 10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하고 구는 어린이집 리모델링 비용 및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아울러 구는 당산1동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가 1787명으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을 고려해 유휴 공간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영등포 지역 국공립·민간·가정 어린이집은 모두 257곳으로 전체 정원은 1만 1165명이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국공립으로 전환한 신길6동 룸비니 어린이집과 신축 개원한 문래동 목화어린이집을 포함해 25곳이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1981명이 다니고 있다. 구 관계자는 “민간 시설과 자원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과 작은 예산으로도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면서 “보육 서비스의 질 또한 향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관악 구민들은 기자다

    관악 구민들은 기자다

    서울 관악구는 3일 하반기 마을 공동체 주민제안사업 가운데 하나로 ‘구민 기자 마을 뉴스 제작 및 주민 주도 팟캐스트 운영’을 선정했다.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는 숱한 이야기를 주민들이 직접 취재해 보다 생생하게 이웃들에게 알리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한 구민기자학교 1기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뭉친 모임이 마을 공동체 주민제안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다. 평생학습관은 지난 6~7월 구민기자학교를 열어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취재 방법, 기사 작성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 등에 대한 이론 및 현장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운영진 5명을 포함해 45명으로 구성된 1기 수료생 모임은 8월 졸업 작품으로 교육, 복지, 환경, 문화를 주제로 직접 취재한 내용을 담아 12쪽짜리 관악행복저널 1호를 펴냈다. 현재 2호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마을 공동체 이야기들을 멀티미디어로 제작해 인터넷 방송인 팟캐스트에 내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널리 알릴 예정이다. 구는 이와는 별로도 팟캐스트 방송 제작 교육 프로그램과 녹음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행운마을 문화미디어를 마을 공동체 공간지원사업으로 선정해 주민 누구나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마을 공동체를 이끄는 힘은 관심”이라며 참여를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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