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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영화] ‘챔피언 프로그램’, 약물로 얼룩진 사이클 신화, 모두가 공범이었을까

    [새 영화] ‘챔피언 프로그램’, 약물로 얼룩진 사이클 신화, 모두가 공범이었을까

    여기 한 스포츠 경기가 있다.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약 3주간에 걸쳐 사이클을 타고 프랑스를 일주하는 대회다. 해마다 7월에 열린다. 하루에 한 구간씩 모두 3000~4000㎞를 달린다.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산악 코스가 가장 어려운 구간.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린다. 모든 구간을 가장 짧은 시간에 주파한 선수가 영광의 노란색 상의를 입는다. 투르 드 프랑스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20대 초반 사이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뽐내던 찰나 고환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한쪽 고환을 떼어냈다. 암이 머리까지 번져 뇌 조직 일부도 떼어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일상생활도 힘들었을 터. 그는 3년 만에 선수로 복귀해 그 어렵다는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7년을 내리 우승하는 기적을 쓴다. 암 환자를 돕는 재단까지 만든다. 단순한 스타를 뛰어넘어 인간 승리와 인간애의 표본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약물로 얼룩진 신화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다. 28일 개봉하는 ‘챔피언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긴 암스트롱의 약물 스캔들을 집중 조명한다. 사이클 선수로서 살리에리 같은 재능은 있었으나 모차르트 같은 천재성은 없었던 암스트롱이 약물의 힘을 빌리고, 또 스포츠 비즈니스를 통해 영웅으로 포장돼 가는 과정을 면밀하게 해부한다. 미국 스포츠 스타 이야기지만 영국(워킹타이틀)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유럽인 입장에선 자신들이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투르 드 프랑스에 관한 영화가 미국적인 관점에서 빚어지는 게 용납되지 않았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카메라는 투르 드 프랑스의 세계화를 견인하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깊은 생채기를 낸 암스트롱을 냉랭한 시선으로 좇는다. 대회 부분은 유려하고 역동적인 영상미를 뽐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느낌이다. 영화는 암스트롱을 위한 어떠한 변명도 해 주지 않는다. 약물을 선택하기까지 고민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나 혼자 한 게 아니다. 모두가 도핑을 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되뇌는 장면에서는 파렴치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도핑을 교묘하게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호스티지’ ‘엑스맨-최후의 전쟁’ ‘3:10 투 유마’ ‘론 서바이버’ 등의 조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벤 포스터가 두 얼굴을 지닌 스포츠 스타 역할을 연기했다. 연출은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등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반열에 오른 스티븐 프리어스가 맡았다. 104분. 12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륙을 뒤흔든 최신작과의 데이트

    대륙을 뒤흔든 최신작과의 데이트

     지난해 ‘명량’이 관객 1761만명을 기록하며 2000만명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한국 영화 시장에선 1000만이 꿈의 숫자다. 2006년 ‘왕의 남자’ 이후 올해 ‘베테랑’까지 1000만을 돌파한 작품은 모두 15개. 미국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 2위 영화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어떨까. 관객 숫자가 아니라 매출액을 흥행 기준으로 삼는 중국에선 10억 위안(1772억)을 초대박 작품의 기준으로 본다고 한다. 2010년 ‘아바타’가 처음으로 고지를 밟은 뒤 지금까지 열 네 작품이 잭팟을 터뜨렸다. 그런 중국에서 올해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왔다. 할리우드 작품이 늘 1위를 지켜오던 역대 박스오피스에서 중국 영화가 처음 1위에 오른 것이다. 주인공은 지난 8월 개봉한 판타지 액션 ‘몬스터 헌트’. 앞서 4월 개봉해 24억 위안을 벌어들이며 전인미답의 20억 위안을 돌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근소한 차이의 2위로 밀어냈다.  최근 1년 간 중국을 뒤흔든 흥행작과 화제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서울 CGV여의도에서 열리는 ‘2015 중국영화제’를 통해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영화국과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CJ CGV와 CJ E&M이 주관하는 행사다. 각종 국제영화제를 빛낸 감독들의 작품까지 모두 10편이 소개된다.  올해 7월 개봉해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흥행 기록(9억 5594만 위안)을 세운 ‘몽키킹-영웅의 귀환’도 준비됐다. 실사 영화까지 합하면 역대 16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올해 1월 각각 개봉해 흥행한 대자연 서사극 ‘울프 토뎀’(6억 9876 위안)과 ‘20세여 다시 한 번’(3억 6590만 위안)도 만날 수 있다. ‘20세여 다시 한 번’은 한국의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중 합작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댜오 이난 감독의 ‘백일염화’,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천커신 감독의 ‘디어리스트’ 등도 볼 수 있다. 사이클 선수들의 꿈과 야망, 우정을 그렸으며,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파풍’이 개막작이다. 관람 티켓은 모두 1만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만 거장 ‘허우샤오시엔’ 19편 영화로의 초대

    대만 거장 ‘허우샤오시엔’ 19편 영화로의 초대

    ‘아시아의 거장’ 허우샤오시엔(68)을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마련됐다. ‘허우 샤오시엔 전작전’이 다음달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전작전에서는 그의 데뷔작 ‘귀여운 여인’(1980) 등 초기작부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일으킨 ‘자객 섭은낭’(2015) 등 최신작까지 19편을 상영한다. 서울 씨네코드 선재에서는 11월 12~18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선 같은 달 17~29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는 11월 13~19일과 11월 25일~12월 3일 열린다. 허우샤오시엔은 할리우드와 홍콩 액션물이 아시아 극장가를 휩쓸던 1980년대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로 자신만의 영화 언어를 구축하며 대만 영화를 세계에 알렸다. 1989년 ‘비정성시’로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이후에는 ‘카페 뤼미에르’ ‘빨간 풍선’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영화]세계적 약물스캔들 모두가 공범이다 -챔피언 프로그램

    [새영화]세계적 약물스캔들 모두가 공범이다 -챔피언 프로그램

     여기 한 스포츠 경기가 있다.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약 3주간에 걸쳐 사이클을 타고 프랑스를 일주하는 대회다. 해마다 7월에 열린다. 하루에 한 구간씩 모두 3000~4000㎞를 달린다.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산악 코스가 가장 어려운 구간.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린다. 모든 구간을 가장 짧은 시간에 주파한 선수가 영광의 노란색 상의를 입는다. 투르 드 프랑스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20대 초반 사이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뽐내던 찰나 고환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한쪽 고환을 떼어냈다. 암이 머리까지 번져 뇌 조직 일부도 떼어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일상생활도 힘들었을 터. 그는 3년 만에 선수로 복귀해 그 어렵다는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7년을 내리 우승하는 기적을 쓴다. 암 환자를 돕는 재단까지 만든다. 단순한 스타를 뛰어넘어 인간 승리와 인간애의 표본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약물로 얼룩진 신화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다.  28일 개봉하는 ‘챔피언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긴 암스트롱의 약물 스캔들을 집중 조명한다. 사이클 선수로서 살리에리 같은 재능은 있었으나 모차르트 같은 천재성은 없었던 암스트롱이 약물의 힘을 빌리고, 또 스포츠 비즈니스를 통해 영웅으로 포장돼 가는 과정을 면밀하게 해부한다.  미국 스포츠 스타 이야기지만 영국(워킹타이틀)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유럽인 입장에선 자신들이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투르 드 프랑스에 관한 영화가 미국적인 관점에서 빚어지는 게 용납되지 않았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카메라는 투르 드 프랑스의 세계화를 견인하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깊은 생채기를 낸 암스트롱을 냉랭한 시선으로 좇는다. 대회 부분은 유려하고 역동적인 영상미를 뽐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느낌이다.  영화는 암스트롱을 위한 어떠한 변명도 해 주지 않는다. 약물을 선택하기까지 고민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나 혼자 한 게 아니다. 모두가 도핑을 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되뇌는 장면에서는 파렴치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도핑을 교묘하게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호스티지’ ‘엑스맨-최후의 전쟁’ ‘3:10 투 유마’ ‘론 서바이버’ 등의 조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벤 포스터가 두 얼굴을 지닌 스포츠 스타 역할을 연기했다. 연출은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등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반열에 오른 스티븐 프리어스가 맡았다. 104분. 12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브라질엔 축구, 카니발 말고 영화도?! 브라질영화제 29일 개막

    브라질엔 축구, 카니발 말고 영화도?! 브라질영화제 29일 개막

     브라질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축구, 그 다음은 삼바 축제(리우 카니발)이 아닐까. 영화를 통해 브라질을 깊숙이 느껴 볼 기회가 마련됐다. ‘2015 브라질영화제’가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서울 사당동 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과 부산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 4회째. 주한브라질문화원은 그간 자체적으로 영화제를 꾸려오다 부산시-리우데자네이루 자매 결연 30주년을 맞아 영화제 규모를 확대했다. 리우는 한국으로 치면 부산과 같은 영화의 도시다. 브라질은 자국 영화 산업이 크게 발달한 곳은 아니지만 브라질 출신 감독들의 작품이 유럽 쪽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편. ‘중앙역’으로 1999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받은 월터 살레스 감독이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모두 8편이 상영된다. 1970년 브라질의 멕시코 월드컵 우승과 군부 독재라는 현대사의 질곡을 교차시킨 ‘부모님이 휴가를 떠난 해’(2006)를 제외하면 모두 최근 3년간 작품이라 브라질 영화의 최신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리우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감독 11명이 옴니버스식으로 풀어낸 ‘사랑해, 리우’(2014)가 개막작이다. ‘사랑해, 파리’(2006)와 ‘뉴욕 아이 러브 유’(2008)에 이은 사랑의 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순서로, 한국의 임상수 감독도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바스콘셀러스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2012)도 눈길을 끈다. ‘중앙역’의 각본을 맡았던 마르코스 번스테인이 연출했다. 번스테인은 한국을 찾아 31일 작품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브라질 출신 세계적 작가의 삶을 다룬 ‘파울로 코엘료’(2014)도 주목된다. 모두 무료 관람이다. 단 ‘부모님이?’의 경우 서울에선 상영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카페(cafe.naver.com/minitheaterartnine)에서 확인.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14년 만에 한국 찾는 ‘블랙스타’

    14년 만에 한국 찾는 ‘블랙스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 영웅 잉베이 말름스틴(52)이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10일과 11일 서울 이태원 언더스테이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 것. 1999년과 2001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이다. 14살 때 녹음한 데모 테이프가 명프로듀서 마이크 바니의 눈에 띄어 미국 활동을 시작한 말름스틴은 보컬리스트 론 킬과 그레이엄 보닛이 각각 이끌었던 밴드 스틸러와 알카트라즈에 잠깐 몸담았다가 독립한 뒤 자신을 중심으로 한 밴드를 1984년 결성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전설’ 지미 헨드릭스에게 영감을 얻어 일렉 기타를 잡았으나 바흐, 비발디, 파가니니 등의 영향도 받았던 그는 헤비메탈 사운드에 클래식 연주 및 작곡 기법을 도입해 네오 클래식 메탈(바로크 메탈)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주 테크닉과 기타 돌리기 등 화려한 무대 액션으로도 한 시대를 풍미했다.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 펜더는 1988년 시그니처 스트라토캐스터 모델을 발표하며 말름스틴과 에릭 클랩턴을 첫 헌정 대상으로 삼았다. 시그니처 기타는 각 연주자가 원하는 사양과 색깔로 제작되는 맞춤형 기타를 말한다. 2009년 타임지는 그를 10대 일렉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이번 내한 라인업에 리드 보컬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베이시스트 랄프 치아볼리노, 키보디스트 닉 마리노가 보컬을 나눠 맡는다. 말름스틴은 연주곡으로 앨범 대부분을 채웠던 2012년작 ‘스펠바운드’ 이후 리드 보컬 없이 공연을 꾸리고 있다. 과거에 함께했던 제프 스콧 소토나 조 린 터너 등 명품 보컬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드 보컬의 절창을 들을 수 없다는 대목은 아쉽다. 그래도 일본 공연에 끼워 넣는 게 아니라 오로지 한국 공연을 위해 아시아에 온다는 점이 기대를 부풀린다. ‘블랙스타’, ‘파 비욘드 더 선’, ‘라이징 포스’ 등 초창기 명곡과 ‘스펠바운드’ 등 최근 곡에다가 알카트라즈 시절의 곡, 지미 헨드릭스 커버곡도 연주할 예정이다. 6만 6000원. (02)2167-641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주원 “서른이 되어서야 거친 남성이 됐다”

    주원 “서른이 되어서야 거친 남성이 됐다”

     지금까지의 주원(28)은 말쑥한 슈트가 어울릴 것 같은 배우였다. 대개 작품 속에서 화려한 옷차림에, 헤어스타일이 흐트러질 새라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그가 낡아빠진 갈색 가죽 점퍼, 땀에 찌든 셔츠, 헐렁한 작업복 바지 하나만 걸치고 헝클어진 머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달리고 또 달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서.  28일 개봉하는 스릴러 ‘그놈이다’는 이전과는 다른 주원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제목의 그놈은 분명 범인을 가리키건만, 주원이 연기한 ‘장우’를 그놈이라고 거칠게 부르고 싶을 정도다. 재개발 열풍이 불어닥친 부둣가 마을에서, 부모를 여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악착같이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 동생 일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드는 게 장우다. 사나운 삵과 같다. 주원은 촬영 내내 면도도 하지 않았다. 살도 태우고, 체중도 늘리고, 얼굴에 주근깨도 그려 넣는 등 바닷바람을 맞고 살아온 장우를 표현해 내려고 세심하게 신경 썼다. 배우가 작품마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번에는 진폭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20대 때는 마음속에 담긴 여러 감정을 연기로 표출하는 게 한정적일 수 있어요. 억지로 하려다 보면 연기하는 태가 나기 쉬워요. 저의 경우, 서른은 되어야 거친 남성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제 30대를 바라보는 시점이라 조금씩 꺼내는 중이에요. 그래서 ‘그놈이다’ 대본이 반가웠죠. 남자라면 해보고 싶은 장르에, 관객도 새로워할 만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죠.”  정우에게선 영화 ‘친구’ 장동건의 향기가 묻어나기도 한다. 첫 사투리 연기다. 그것도 부산 사투리. 서울 토박이지만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어색하지가 않다. “형사 역할을 맡았던 (서)현우 형이 경남 출신인데, 자신의 일처럼 저를 전담해 석 달 동안 지도해줬어요. 시사회 뒤 경상도 출신 기자 한 분이 100점을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가슴을 쓸어내렸네요.”  스크린 속 장우의 땀 냄새가 관객 코끝에 스칠 것 같은데, 주원은 꼬질꼬질한 모습이 너무 좋았단다. 머리나 옷 걱정 대신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편했다. 그래서일까. 주원은 동생 주검을 안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비로소 가면을 벗은 범인과 마주한 유치장 장면에서 엄청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20대 배우이지만 감탄이 나올 정도.  “그 장면들은 대본을 읽을 때부터 감정이 남달랐어요. 배우도 상상하지만 관객들도 똑같이 상상하잖아요.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관객 상상에 걸맞은 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실제 삶에서는 화내고 싶다고 화내고, 울고 싶다고 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평소 참거나 못했던 것들을 분출하듯 터뜨린 것 같아요. 특히 유치장 장면은 제 감정이 더 나올 수 있게 (유)해진이 형이 자기 장면처럼 혼신을 다해 에너지를 전해줘 그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대개 배우는 자기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 장면에선 100%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형이 정말 고맙죠.”  주원은 시청률 50%를 넘겼던 ‘제빵왕 김탁구’ 이후 최신작 ‘용팔이’까지 TV 드라마에서는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내일은 칸타빌레’ 정도가 실패작. 그런데 영화에선 관객 100만명을 넘긴 작품이 ‘특수본’이 유일할 정도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더 기다려진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는 거다.  “선배들에게서도, 후배들에게서도 계속 많은 것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영감이나 감성이 둔해질 수도 있는 데 그런 것을 잃지 않고 계속 가져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 욕심을 부리자면 관객과 시청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좀 다르게 살아도 세상 안 무너져요”

    “좀 다르게 살아도 세상 안 무너져요”

    “‘돌연변이’는 많은 분들의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입니다. 제작자도, 배우도, 스태프도 모두 용기를 내 힘을 보탰죠. 각자의 입장에서 늘 하던 대로였다면 나오지 못했을, 돌연변이 같은 영화죠.”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돌연변이’는 이색적인 소재의 풍자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 박구는 N포 세대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약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 신약 실험에 참여했다가 부작용으로 ‘생선 인간’이 된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가 하루아침에 종북 세력으로 몰리기도 한다.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생선 인간 소동에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돼 버린 청년 실업 문제부터 세대 및 좌우 갈등, 황우석 사태, 촛불 시위, 언론 파업,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재벌에 대한 풍자 등이 양념처럼 버무려진다.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단체 및 그 밖의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엔딩 크레디트 문구가 능청스러울 정도다. 독립영화가 아니라 대기업 자본이 들어간 상업영화가 이 같은 내용을 뽑아냈다는 점이 신선하다.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를 한 권오광(32) 감독은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2012년 학교 도서관에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집단 발명’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주변에선 모두 토익책을 보고 있는데 자신만 그림책을 펼쳐 놓은 상황이 묘했다. 우스꽝스럽고 슬퍼 보이기도 하는 생선 인간을 던져 놓고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돌연변이 같은 사건들을 소재로 짓궂은 농담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있는데 우리는 획일적인 방식만 강요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구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정해진 대로 살다가 돌연변이가 되죠. 다르게 살아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데 우리는 겁이 많은 것은 아닐까요. 용기를 내 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작은 용기가 모이면 결국 우리 사회도 변하지 않을까요.” 이광수를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 영화 내내 특수분장을 한 채 민낯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지만 이광수는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생선 인간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광수씨라면 얼굴 표정으로 할 수 없는 부분들을 목소리나 제스처로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해서 더 당황했어요. 배우로서 고민이 될 만한 작업인데, 지금 아니면 언제 해 보겠냐더라구요.” 올해 2월 촬영을 마무리한 뒤 개봉까지 약 9개월이 걸렸다. 개봉 시기가 늦어질수록 다시 편집하고 고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영화는 완성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멈추는 거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그래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하는 권 감독은 다음번엔 더 대중적인 성인 오락물을 해 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좀 더 독하게 하지 그랬냐, 풍자 부분을 좀 걷어내지 그랬냐 등 주변 반응은 반반이에요.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요. 영화의 답은 관객들만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을 통해 자양분을 얻어서 다음 작품을 해야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바로크 메탈 기타 영웅’ 잉베이 한국에 온다

    ‘바로크 메탈 기타 영웅’ 잉베이 한국에 온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 영웅 잉베이 말름스틴(52)이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10일과 11일 서울 이태원 언더스테이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 것. 1999년과 2001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이다.  14살 때 녹음한 데모 테이프가 명프로듀서 마이크 바니의 눈에 띄어 미국 활동을 시작한 말름스틴은 보컬리스트 론 킬과 그레이엄 보닛이 각각 이끌었던 밴드 스틸러와 알카트라즈에 잠깐 몸담았다가 독립한 뒤 자신을 중심으로 한 밴드를 1984년 결성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전설’ 지미 헨드릭스에게 영감을 얻어 일렉 기타를 잡았으나 바흐, 비발디, 파가니니 등의 영향도 받았던 그는 헤비메탈 사운드에 클래식 연주 및 작곡 기법을 도입해 네오 클래식 메탈(바로크 메탈)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주 테크닉과 기타 돌리기 등 화려한 무대 액션으로도 한 시대를 풍미했다.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 펜더는 1988년 시그니처 스트라토캐스터 모델을 발표하며 말름스틴과 에릭 클랩턴을 첫 헌정 대상으로 삼았다. 시그니처 기타는 각 연주자가 원하는 사양과 색깔로 제작되는 맞춤형 기타를 말한다. 2009년 타임지는 그를 10대 일렉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이번 내한 라인업에 리드 보컬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베이시스트 랄프 치아볼리노, 키보디스트 닉 마리노가 보컬을 나눠 맡는다. 말름스틴은 연주곡으로 앨범 대부분을 채웠던 2012년작 ‘스펠바운드’ 이후 리드 보컬 없이 공연을 꾸리고 있다. 과거에 함께했던 제프 스콧 소토나 조 린 터너 등 명품 보컬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드 보컬의 절창을 들을 수 없다는 대목은 아쉽다.  그래도 일본 공연에 끼워 넣는 게 아니라 오로지 한국 공연을 위해 아시아에 온다는 점이 기대를 부풀린다. ‘블랙스타’, ‘파 비욘드 더 선’, ‘라이징 포스’ 등 초창기 명곡과 ‘스펠바운드’ 등 최근 곡에다가 알카트라즈 시절의 곡, 지미 헨드릭스 커버곡도 연주할 예정이다. 6만 6000원. (02)2167-641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작은 영화 키우는 큰 배급사들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중소 영화 발굴을 통해 영화 시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어 주목된다. 저예산 다양성 영화를 비롯해 제작비를 ‘슬림화’한 중예산 상업영화 제작 투자에 힘을 기울이며 영화 팬들의 취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돌연변이’, CGV아트하우스가 배급한 ‘그놈이다’와 ‘비밀’, 뉴가 배급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등이 잇따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CJ는 기존 영화사업팀 외에 별도의 콘텐츠개발팀을 꾸려 2012년부터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인 감독 발굴 프로젝트다. ‘돌연변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의 산학 협력이 빚어낸 프로젝트 성과물이다. 2013년 ‘소녀’, 지난해 ‘조난자들’과 ‘거인’, 다큐멘터리 ‘목숨’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기 그룹 엑소의 수호가 출연해 화제가 된 ‘글로리데이’와 ‘여교사’ 등이 차기작이다. 멀티플렉스 CGV는 아트하우스(옛 무비꼴라쥬)를 통해 중소 영화 투자, 배급에까지 나섰다. 지난해부터 ‘우아한 거짓말’ ‘도희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차이나타운’ ‘무뢰한’ 등을 거푸 선보였다. ‘도희야’ ‘차이나타운’ ‘무뢰한’은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순제작비 20억원대의 ‘우아한 거짓말’과 ‘차이나타운’은 각각 162만명, 14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중예산 영화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님아’의 경우 480만명이 관람하며 한국형 ‘아트버스터’로 떠올랐다. 아트하우스는 차기작으로 ‘극적인 하룻밤’을 선보일 예정이다. 뉴는 작품성이 돋보이는 중견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시’,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 등을 배급해 왔다. 지난해에는 부가 판권 시장 개척을 위해 자회사 콘텐츠판다를 설립했는데 독립영화 ‘영도’를 배급하기도 했다. 콘텐츠판다는 염전 노예 이야기를 다룬 ‘섬, 사라진 사람들’의 개봉을 준비 중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12년부터 작가 발굴 및 양성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고 있다. 해마다 네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데 1회 수상작인 ‘관능의 법칙’은 명필름에서 제작, 지난해 개봉해 호평을 받았다. 현재 3회 수상작인 ‘좀비가 아니라 구울’의 시나리오 개발이 진행 중이며 1회 수상작 ‘치매용 의자’와 3회 수상작 ‘옥희’ 등이 제작사와 논의 과정에 있다. 롯데는 또 단국대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과 손잡고 지난해 ‘10분’ ‘철원기행’을 만들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폐교 위기 산골학교 일일코치가 된 홈런왕 박병호

    폐교 위기 산골학교 일일코치가 된 홈런왕 박병호

    한국 프로야구 4년 연속 홈런왕에 빛나는 박병호(넥센)가 폐교 위기의 산골 중학교 야구부와 특별훈련을 하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라이프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O tvN이 26일 밤 11시 희망 드림 프로젝트 ‘야구해도 괜찮아’를 방송한다. 박병호는 이날 방송에서 경남 양산 시골마을에 있는 원동중학교 야구부 일일 코치로 나선다. 원동중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45명으로 절반 이상인 25명이 야구부다. 원동중학교는 전출과 전학 등으로 인한 지역 인구 감소로 한때 전교생이 25명까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렸었다. 폐교 기준은 21명. 원동중학교는 폐교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 끝에 2011년 전국 최초로 야구 특성화 중학교로 거듭났다. 야구를 위해 타지로 떠났던 학생들이 원동중학교로 다시 전학 오기도 했다. 야구부는 2013~14년 전국대회 2연패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며 학교를 지켜냈다. 하지만 2연패의 주역인 3학년이 졸업을 앞두고 있어 1~2학년의 실력 향상이 절실한 상황.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박병호가 ‘희망 서포터스’를 자청했다. 원동중학교 야구부를 찾아가 홈런왕이 되기 위한 특별한 훈련 방법 등 그간 선수 생활을 해오며 터득했던 자신만의 비법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연예계 대표 야구광인 배우 서지석과 슈퍼주니어의 강인도 원동중학교 야구부와 1박2일을 함께한다. “TV를 잘 보지 않아 연예인인지 못 알아봤다”는 말에 굴욕을 당한 것도 잠시. 서지석과 강인은 아이들과 함께 훈련하고, 야구 대결을 펼치는 것은 물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야구부의 이야기에 눈물을 펑펑 흘리며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정호영 옮김/이책/328쪽/1만 6000원 2011년 9월 17일~11월 15일 월가 점거운동(OWS · Occupy Wall Street)을 상징하는 주코티 공원 점거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 수도 뉴욕에서 일어났던 점거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외쳤다. 전복자를 자처한 이들은 “열심히 일했고, 공부했고, 대학에 갔는데 실업자가 됐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고 (학자금 대출로)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빚이 있다”고 호소했다. 뉴욕을 넘어 미국 여러 도시, 미국을 넘어 세계의 수많은 도시로 들불처럼 번졌던 점거운동은 경제 정의를 위한 풀뿌리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아나키스트 운동가이자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인 저자는 월가 점거운동을 이끌었던 리더 중 한 명이다. 놈 촘스키와 함께 미국 보수층에게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는 점거 캠프는 4년 전 해산했지만 “민주적 감염의 꿈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며 점거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민주주의이며 1%의 필요에 따라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99%를 위한 진짜 민주주의를 향해 대중적 혁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 점거운동 같은 풀뿌리 운동이 진짜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결코 자발적으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유는 위대한 헌법 제정자들이 우리에게 허락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헌법 제정자들이 알려주기 전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유를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스타뷰] 대중적인 거? 나쁘진 않죠! 자기 색깔의 랩을 할 수 있다면…

    [스타뷰] 대중적인 거? 나쁘진 않죠! 자기 색깔의 랩을 할 수 있다면…

    국내 대중음악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힙합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힙합 음악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통해 발표되는 노래는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곤 한다. 인기 래퍼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관심의 대상이다. 때로는 랩 가사가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래퍼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다. 청소년들이 거리를 오가며 스스럼 없이 랩을 연습하는 모습도 일상이 됐다. 30대도 힙합을 배워 보고 싶다고 줄을 설 정도다. 공연 출연료, 노래 피처링 단가도 아이돌 그룹 못지않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부의 경우 수억원을 번다는 소문도 있다. 최근 힙합 음악 시장의 현주소를 반영한 사건이 일어났다. 대기업인 CJ E&M이 힙합 전문 레이블 중 하나인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인수한 것이다. 힙합 음악이 산업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국내 힙합계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한다. 국내 언더그라운드 힙합 1세대인 가리온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마냥 부정하기도, 박수만 치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이 힙합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하나에 요동을 칠 정도로 허약한 국내 힙합 음악계의 체력을 그대로 보여 준 것 같아요.”(MC메타) MC메타(44·이재현)와 MC나찰(38·정현일)로 구성된 힙합 듀오 가리온은 한국 랩의 자존심이다. 영어를 섞지 않고 한국어만으로 랩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MC메타의 경우 경상도 사투리로 만든 ‘무까끼하이’란 곡을 발표했을 정도다. 한국 사람으로서 우리 정서를 제대로 전달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한국어 랩으로 승부하는 게 제일 멋있겠다고 생각했단다. 팀 이름도 순우리말이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국어사전을 펼쳐 한장 한장 넘겨 가며 찾은 단어다. 가리온은 몸은 희고 갈기가 검은 말이라는 뜻으로, 백두산에서 사는 전설의 동물을 일컫는다고. 팀으로는 지금까지 단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내놨지만 힙합계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2004년 선보인 1집은 힙합 음반으로는 보기 드물게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이름을 올렸다. 6년 뒤에 나온 2집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피-타입, 넋업샨 등 친분이 두터운 힙합 뮤지션들과 불한당이라는 크루를 결성해 2013년 선보인 ‘불한당가’는 이들이 추구하는 한국적인 랩의 멋을 제대로 보여 주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노래로 뽑히기도 했다. 사실 가리온도 2012년 시작한 쇼미더머니의 첫 번째 시즌과 두 번째 시즌을 통해 방송을 탔다. 힙합계에서 가리온이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출연해 쇼미더머니를 비판하는 랩을 할 정도로 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리온은 미디어와 자본의 힘을 빌려 힙합이 대중화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힙합 고유의 정신과 문화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미 힙합 문화 중에서도 자극적인 요소가 미디어를 통해 부각되며 오해와 편견이 쌓이고 있다는 게 가리온의 시선이다. 또 스스로 원치 않는 음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힙합의 진면목을 보여 주겠다는 각오로 출연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늑대 소리에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양떼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죠.”(MC메타) “각자 살아온 방식이 있고 철학이 있는데 누군가의 입맛에 맞춰 랩을 한다는 게 안타까웠죠. 대중적인 게 전부는 아니잖아요? 예를 하나 들어 보자면 이전에 발라드랩을 비판하던 친구들이 어느새 발라드랩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죠. 발라드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구요, 다만 재능 있는 친구들의 다양성이 받아들여지는 건강한 시장이 생겼으면 좋겠어요.”(MC나찰) 힙합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타도 여럿 나왔지만 대부분은 음악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가리온만큼 음악성을 인정받은 힙합 뮤지션도 없지만 현재 상황에선 음악성이 먹고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며 한숨을 내쉰다. 가리온의 주 수입원은 힙합 지망생들을 가르치는 레슨이다. 그럼에도 가리온은 예나 지금이나 돈벌이를 위해 음악을 하는 것은 낯설고 멋없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힙합 열풍에 래퍼는 날이 갈수록 숫자가 늘고 있지만 신인은 직접 대관하지 않고서는 공연 한번 해 볼 공간도 없다. 이러한 갈증을 해결하려고 가리온이 총대를 멨다. 2013년 12월 ‘모두의 마이크’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6개월을 한 시즌으로 주말마다 36명이 선착순으로 무대에 올라 실력을 겨루는 무료 공연을 이어 가고 있는 것. 가리온과 힙합평론가 김봉현, 특별 게스트, 관객들의 평가로 매 공연 순위를 정하고 그 성적을 합산해 시즌 우승자를 결정한다. 현재는 격주로 무대를 꾸리고 있다. 지난 8월 시작된 시즌3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휠라 코리아의 지원으로 우승자를 위한 음원 작업과 뮤직비디오 작업이 가능해졌다. 명실상부한 실력파 래퍼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또 작은 연습실을 떠나 번듯한 클럽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다음달 22일 시즌3 우승자가 나오면 그동안 함께했던 특별 게스트들과 신인 래퍼들이 뭉쳐 29일 홍대 브이홀에서 콘서트 무대를 열 예정이다. “선착순 출연이다 보니 오전부터 공연장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 열정이 너무 고맙고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죠. 저희가 음악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MC나찰) “이전에는 쇼미더머니 정도는 나가야 공연 섭외가 들어오곤 했어요. 이제 모두의 마이크도 그런 역할을 조금은 하고 있죠. 언젠가는 모두의 마이크를 랩, 디제잉, 비보잉, 그래피티를 아우르는 힙합 페스티벌로 키워 보고 싶어요. 래퍼들이 서로 부대끼며 서로의 음악을 공유하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힙합 클럽을 꾸리는 것도 꿈입니다.”(MC메타) 최근 새 둥지를 찾은 가리온은 정규 3집 앨범 준비 등 음악 작업도 재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록 밴드 해리빅버튼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싱글도 조만간 발표된다. “앞으론 정기적으로 싱글을 발표하는 등 조금 더 활발하게 음악으로 인사드릴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꼰대’ 이야기를 들을까봐 이런 인터뷰도 상당히 조심스러운데요, 하하하. 한물갔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음악적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잖아요.”(MC나찰) “한국 힙합의 미래를 짊어지겠다는 거창한 목표는 아니지만 70세에도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고희 힙합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작은 희망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날까지 한국어 랩으로 최고가 될 수 있게 멈춤 없이 계속 가겠습니다.”(MC메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마왕’ 떠난 지 1년 그를 다시 만난다

    ‘마왕’ 떠난 지 1년 그를 다시 만난다

    지난해 10월 27일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삶과 그가 남긴 음악이 1주기를 맞아 다양하게 조명되고 있다. 그룹 무한궤도, 솔로 가수, 그룹 넥스트, 독설가로 이어진 26년의 흔적을 정리한 책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시티’(문화다북스 펴냄)가 최근 발간됐다. 그의 삶과 예술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음악평론가뿐만 아니라 문화평론가, 문학평론가까지 12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1부에는 신해철 팬으로서 그를 그리워하는 글 4편이, 2부에는 독설가이자 방송인으로 우리 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던 신해철을 조명한 글 4편이 실렸다. 마지막 3부는 신해철의 음악 세계를 집중 조명한 글 6편으로 구성됐다. 윤종신은 1990년 발매된 신해철 솔로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의 수록곡 ‘고백’을 리메이크해 27일 자정 월간 윤종신 스페셜이라는 타이틀로 공개한다. 윤종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형 노래 중 가장 좋아했던 노래”라며 “수익금은 전액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해철의 유작 3곡을 비롯한 40곡을 담은 앨범 ‘웰컴 투 더 리얼 월드’도 같은 날 LP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더 늦기 전에’ ‘그저 걷고 있는 거지’ ‘길 위에서’ ‘힘을 내’ 등 숨은 명곡까지 실렸다. 3000장 한정판인 앨범에는 고유 번호가 표시된 카드가 담긴다. 신해철의 명곡으로 꾸미는 추모 방송도 잇따른다. KBS 2TV는 26일 오후 6시 5분 방송되는 ‘불후의 명곡’을 신해철 특집으로 꾸몄다. 가수 하동균, 케이윌, 홍경민, 테이 등의 후배 가수들이 신해철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다. JTBC는 같은 날 오후 11시 방송되는 ‘히든싱어4’를 신해철 편으로 준비했다. 세상을 떠난 가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은 2013년 시즌2 김광석 편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유족과 동료, 팬들이 함께하는 추모 행사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가 25일 오후 1시 30분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열린다. 신해철 팬클럽 ‘철기군’은 다음달 1일 오후 5시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 야외 무대에서 신인 가수들이 참여하는 1주기 추모 공연을 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책]’월가 99%들의 저항’ 리더의 외침-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새 책]’월가 99%들의 저항’ 리더의 외침-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정호영 옮김/328쪽/1만 6000원   2011년 9월 17일~11월 15일 월가 점거운동(OWS · Occupy Wall Street)을 상징하는 주코티 공원 점거가 있었다. 미국의 경제 수도 뉴욕에서 일어났던 점거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외쳤다. 전복자를 자처한 이들은 “열심히 일했고, 공부했고, 대학에 갔는데 실업자가 됐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고 (학자금 대출로) 2만 달러에서 5만 달러의 빚이 있다”고 호소했다. 뉴욕을 넘어 미국 여러 도시, 미국을 넘어 세계의 수많은 도시로 들불처럼 번졌던 점거운동은 경제 정의를 위한 풀뿌리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아나키스트 운동가이자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인 저자는 월가 점거운동을 이끌었던 리더 중 한 명이다. 놈 촘스키와 함께 미국 보수층에게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는 점거 캠프는 4년 전 해산했지만 “민주적 감염의 꿈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며 점거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는 1%를 위한 가짜 민주주의이며 1%의 필요에 따라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99%를 위한 진짜 민주주의를 향해 대중적 혁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가 점거운동 같은 풀뿌리 운동이 진짜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권력은 결코 자발적으로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유는 위대한 헌법 제정자들이 우리에게 허락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헌법 제정자들이 알려주기 전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유를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지민,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립스틱 화보 선보여

    한지민,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립스틱 화보 선보여

    배우 한지민이 뷰티 브랜드 랑콤과 진행한 가을 분위기 가득한 립스틱 화보를 공개했다. 화보 속 한지민은 레드, 바이올렛, 오렌지 등 다섯 가지 컬러의 립스틱으로 시크함에서 여성스러움까지 다양한 매력을 연출했다. 가죽 재킷에 진한 레드 컬러 립스틱으로 도발적이면서 강렬한 도시 여성의 매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보라색 컬러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그녀만의 개성을, 어깨와 쇄골이 드러난 상의에 오렌지 컬러 립을 매치해 청순하고 아련한 느낌의 화보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화보에서 사용한 ‘압솔뤼 루즈 데피니션’은 부드러운 마무리감이 특징인 매트 립스틱으로, 한지민은 강렬하고 진한 레드의 ‘마틸다 레드’, 매혹적인 보랏빛 컬러 ‘바이올렛 피버’와 ‘탱고 탠져린’, ‘마젠타 핑크’, ‘와인 버건디’까지 총 다섯 가지 색상을 활용해 분위기 있는 가을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특히, 마틸다 레드 색상은 ‘한지민 립스틱’으로 불리며 출시 일주일 만에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분위기 여신’ 한지민의 이번 화보와 자세한 메이크업 팁은 코스모폴리탄 11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당씨의 식탁’ 등 5편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

    ‘마당씨의 식탁’ 등 5편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

    대한민국의 오늘을 대표하는 만화 다섯 편이 선정됐다. 한국만화가협회는 ‘2015 오늘의 우리만화’로 홍연식의 ‘마당씨의 식탁’(출판 만화), 강풀의 ‘무빙’, 골드키위새의 ‘죽어도 좋아’, 이상규의 ‘호랑이 형님’, 억수씨의 ‘호(Ho) !’(이상 웹툰)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압축한 17편을 놓고 만화가, 교수, 비평가, 기자, 온라인 서점 MD 등 분야별 전문가 7명이 최종 심사를 벌여 수상작을 결정했다. 김동화 작가는 “심사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신선한 소재와 작화가 뛰어난 작품들이 후보로 올라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상작 중 유일한 출판 만화로, 문화체육부장관상 및 한국만화가협회장상을 받은 ‘마당씨의 식탁’은 박인하 청강대 교수로부터 “가족 문제를 음식을 통해 조명한 작품이다. 사실적이면서 판타지한 접근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작품은 모두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았다. 1999년 제정된 ‘오늘의 우리만화’는 국내 대표 만화상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는 만화가협회가 심사와 수상작 선정을 도맡고 있다. 각각 추천작과 완결작만 심사하는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만화 부문과 부천만화대상에 견줘 일정 기간 내 발표돼 20회 이상 연재되거나 출판된 모든 작품이 대상이라 우리 만화의 현주소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으로 평가받는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되는 제15회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개최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악·재즈와 함께 즐기는 블루스 축제

    국악·재즈와 함께 즐기는 블루스 축제

    국내 블루스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한 음악 축제가 다시 기지개를 켠다. 제20회 코리아 블루스 페스티벌이 오는 30~31일 오후 8시 서울 신촌 연미블루스에서 열린다. 연미블루스는 올해 2월 현대백화점 뒤쪽에 새로 문을 연 문화공간이다. 블루스 페스티벌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클래식 블루스를 비롯한 여러 음악 장르를 같이 연주하고 교류하는 자리다. 싱어송라이터 김마스타와 기타리스트 이정훈이 각자 좋아하는 블루스 음악을 번갈아 연주하는 정기음악회로 출발해 조금씩 규모를 키웠다. 토미 김, 김재만, 서영도, 박주원, 조정치 등 굵직한 뮤지션들이 특별 게스트로 무대에 오르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간 3000여명에 달하는 관객이 페스티벌을 즐겼다. 2010년 8월부터 석 달 정도 주기로 열리다가 최근 1년간 잠시 숨을 골랐다. 이번에는 모두 10팀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음악 연주자인 최민지(해금), 오혜영(가야금)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인디 밴드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이윤찬밴드, 정통 블루스록을 들려주는 남부터미널과 앰버스, 클래식 블루스를 연주하는 씨알태규와 까마귀, 크로스오버 재즈를 들려주는 주진우밴드, 포크 계열 싱어송라이터 정밀아, 그리고 김마스타가 함께한다. 김마스타는 “기획자가 아닌 뮤지션들이 직접 만드는 음악 페스티벌은 드문 편”이라면서 “삭막해지는 국내 음악계에서 뮤지션끼리 유대감을 키우고 곗날처럼 함께 모여 서로의 음악을 더욱 진하게 즐기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3만원. 문의 www.facebook.com/Koreabluesfesta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생활 밀착형 배우… 믿고 보는 ‘배성우’

    생활 밀착형 배우… 믿고 보는 ‘배성우’

    지금껏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우산 장수와 부채 장수를 아들로 둔 엄마 심정이다. 한 출연작은 개봉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다른 하나는 당겨져 공교롭게 같은 날 동시에 스크린에 걸린다. 이전과는 달리 비중 있는 역할이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22일 개봉하는 ‘더 폰’과 ‘특종-량첸살인기’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는 배성우(43)가 그렇다. 고민이 해결되는 길은 단 하나, 두 작품 모두 흥행하는 것. D-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성우는 어느 쪽 성적이 더 좋을 것 같냐는 짓궂은 질문에 알듯 모를 듯한 미소로 되받았다. 상업영화 첫 주연작인 ‘더 폰’에서 그는 나쁜 놈으로 나온다. 숱하게 맡아본 악역이지만 결이 다르다. 전직 경찰. 소소한 사연까지 드러나진 않지만 반장까지 했다가 잘렸다. 이젠 검은돈을 받고 해결사 노릇을 한다. 스릴러 단골 손님인 사이코패스나 권력을 틀어쥔 절대 악은 아니다. 아이에게만큼은 허물을 감추고 싶은 아빠다. 동영상 하나 빼오라는 의뢰를 받았다가 한 여인을 살해하게 된다. 여기까지라면 평범한 줄거리. 1년이 흐른 뒤 숨진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남편이 과거를 되돌리려고 동분서주하며 과거와 현재가 꽈배기처럼 꼬인다. 배성우는 과거에서는 여인을, 현재에서는 남편을 극한으로 몰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스릴을 위한 알파요, 오메가인 셈이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긴박한 극중 상황이 잘 전달되도록 힘을 줬다는 게 그의 설명. “뭐랄까, 생활형 악당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촬영 당시엔 첫 주연이라는 생각은 없었죠. 연기할 때 마음가짐은 단역이든, 조연이든, 주연이든 다를 수 없잖아요. 다만 출연 분량이 많고 흐름을 이끌어야 하니까 작품 전체를 보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주연을 해서인지 작품 홍보를 위해 난생처음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보기도 했네요. 하하하.” 그가 본격적으로 연기 수업을 밟은 것은 1997년 늦깎이로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하면서부터. 군대까지 다녀온 뒤였는데 실기만 평가하도록 입학 전형이 바뀐 덕을 톡톡히 봤다며 활짝 웃는다. 10여년을 극단 학전 등에서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동했다. 무용단 소속으로 춤을 배우기도 했다. “노래하고 춤추는 거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솜씨가 많이 줄었어요. 매일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연기가 좋아요. 연기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미쓰 홍당무’를 통해 충무로에 입성했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출연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내용에 웃음을 버무린 ‘모비딕’(2011)과 자기 안위만 챙기는 복지부동 공무원을 연기한 ‘집으로 가는 길’(2013)이다. 특히 ‘집으로 가는 길’에서의 연기는 어디서 실제 공무원을 캐스팅해 왔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과거 ‘넘버3’(1997)에서 송강호를 ‘진짜 건달’로 여겼던 것처럼 말이다. “‘모비딕’ 이후 배성우라는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전도연씨를 괴롭히는 안타고니스트(주인공의 적대자) 역할을 했는데 정말 욕을 많이 먹었죠. 그런데 욕먹은 만큼 러브콜이 쏟아지더라구요.” 여느 ‘신스틸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요즘 충무로에선 배성우가 나온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 만 해도 ‘워킹걸’을 시작으로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오피스’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앞으로도 ‘내부자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섬, 사라진 사람’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지난해부터 촬영한 작품이 얼추 15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촬영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은 작은 역할이 많아 가능했던 일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주어지는 역할이 커지며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또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은 일이죠. 배우로서 그런 부분을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쪽방촌에 샘솟는 삶의 희망

    용산구가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인 동자동 주민을 위해 희망나눔사업을 펼친다고 20일 밝혔다. 남영동주민센터는 지난 9월부터 매주 화·목요일에 ‘9시 현장 복지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열린다. 복지제도를 안내하고 복지서비스 신청, 서류 접수 등을 해 준다. 구는 오는 11월까지 ‘취약계층 방문 모니터링 및 실태·욕구조사’를 진행한다. 취약계층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주거·난방 형태나 집수리가 필요한지,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건강 상태와 근로 가능 여부, 수입 정도 등을 조사한다. 촘촘한 인적안전망도 구축한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정을 발굴하기 위해 일제 조사를 한다. 통·반장, 사회복지시설·교회, 건물주·관리인, 요구르트 배달원, 자율방범순찰대 등도 참여한다. 또 저소득층에 의료, 이미용, 발마사지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업체·단체와 저소득층 가구를 맺어 준다. 미로와 같은 쪽방에 문패를 달아 화재, 응급환자 발생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명승지 나들이 등으로 지역 주민들이 활기차게 생활하는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동자동 쪽방촌은 행정구역상 남영동으로 저소득층이 많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노인인구 1407명 중에 독거노인은 666명(47.3%)이다. 879명의 남영동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중에 동자동 쪽방 지역에 59.4%인 522명이 살고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번 맞춤형 복지사업을 통해 쪽방촌이 아니라 활기차고 신바람 나는 동네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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