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지문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016
  • 창원서 7급 공채 응시생 시험시작 5분만에 문제지 들고 도주

    최근 공무원 수험가의 화두는 단연 7급 문제지 유출 사건이다. 국가직 7급 공채 필기시험이 시행된 지난 23일. 수험장인 경남 창원 봉림중학교에서 응시생 변모(27)씨가 시험 시작 5분 만에 문제지를 들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이에 일부 수험생들은 “변씨는 거액을 받아 가벼운 처벌만 받고, 변씨로부터 문제지를 넘겨받은 학원 강사나 임용 대기자 등이 문제를 풀어 사전 모의된 일부 수험생들에게 소형 이어폰 등을 통해 전달했을 것”이라는 조직적 범죄설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문제 외부 유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당사자 진술 오락가락… 행적 의문 27일 창원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남의 한 전문대학을 졸업한 변씨는 올 초부터 소방직공무원을 준비하던 중 문제 유형을 익히기 위한 연습으로 이번 시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감독관이 기분 나쁜 얘기를 해서 문제지를 들고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시험 감독관은 변씨가 시험 시작 전 문제지를 보자 “시작 벨이 울리기 전까지 문제지를 덮어 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변씨가 제출한 통화 내역에 특이점이 없고, 문제지 감식 결과 변씨와 감독관의 지문만 검출돼 문제지가 제3자에게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씨의 행적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하다. 검거 직후 변씨는 “수험장에서 빠져나와 학교에서 2㎞ 떨어진 창원 경륜장에서 온종일 있다가 오후 6시쯤 마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창원 경륜장의 폐쇄회로(CC) TV를 조사한 결과 변씨의 모습은 촬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이 추궁하자 변씨는 그제야 “경륜장에 가지 않고 마산 합성동(마산시내)으로 갔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법 조항 애매… 입건 곤란” 당시 복장에 대해서도 변씨의 진술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변씨는 애초 하얀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변씨가 들렀던 편의점 CCTV 화면을 확보해 변씨가 당시 파란색 티셔츠를 입었던 사실을 밝혀냈다. ‘변씨가 정신 이상자’라는 일각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적용할 법 조항이 애매해 입건조차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지 유출과 관련해서는 형법 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데, 단순히 우발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면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한 고의적 기만행위인 ‘위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7급 국가직 공채 필기시험 과목별 분석

    7급 국가직 공채 필기시험 과목별 분석

    “까다로웠다.” 지난 23일 전국 16개 시·도 68개 시험장에서 치러진 7급 국가직 공채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생의 반응이다. 학원 강사와 수험생들은 한국사를 제외한 대부분 과목이 지난해보다 까다롭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시험 전문 에듀스파와 함께 일반행정직 기준 과목별 난도를 알아봤다. 영어는 어휘·문법·생활영어·독해 영역으로 나뉘어 20문제가 출제됐는데, 독해는 지문이 길어지고 단어도 어려워져 평소보다 문제를 푸는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이다. 합격선도 다소 낮아져 75점 정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채환 남부행정고시학원 영어 강사는 “영어는 문법, 어휘, 독해 중 어느 하나도 만만한 게 없었다. 한글로 읽어도 어려웠을 만큼 수준 높은 내용이 인용됐다.”면서 “평소 90점을 맞던 학생들도 이번엔 80점을 맞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해보다 10~15점 정도 점수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문법은 5문제가 출제됐는데 모두 난도가 ‘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수험생 이모(25)씨는 “모의고사 등 내가 봤던 모든 시험을 통틀어서 이번 시험이 가장 어려웠다. 독해는 지문이 너무 길어 시간 안배가 안 됐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학은 출제 패턴에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실수를 유도하는 문제가 많았다는 평이다. 합격선은 85점 정도로 예측된다. 신용한 행정학 강사는 “예년 시험의 패턴과 큰 차이 없이 출제돼 필수 암기사항을 정확하게 공부한 수험생은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면서도 “지문의 배치나 구성을 통해 응시생들의 실수를 유도하는 문제가 많아 응시생들의 체감 난도와 실제 채점 결과 난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는 한문 문제가 한시·한자성어·한자독음·바르게 쓰인 한자 등 모두 5문제 출제돼, 문제 구성의 다변화라는 특징을 보였다. 독해 5문제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문이 다소 길어졌고, 문법·어휘 8문제는 어려운 현대문법의 비중이 작아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합격선은 90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두선 국어 강사는 “한문·어휘·독해가 강조된 것이 이번 시험의 특징”이라면서 “독해는 체계적인 훈련이 안 된 수험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졌겠지만, 꾸준히 독해 연습을 한 학생들에게는 큰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은 출제 범위를 벗어나며 수험생들을 당황케 했다. 난도도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보통 미시경제학에서 6문제, 거시경제학에서 10문제가 출제되던 관행을 벗어나 올해는 미시경제학에서 10문제가 출제돼 출제 비중이 역전된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박지훈 경제학 강사는 “계산 문제가 8문제나 출제돼 시험 준비 기간이 짧은 수험생들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법과 헌법은 지난해보다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행정법은 판례를 응용한 문제가 16개에 달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합격선은 85~90점. 헌법은 관계법령 문제가 출제 빈도는 높았지만 난도는 낮았다는 평가다. 합격선은 90점. 김유환 행정법 강사는 “옳은 것을 묻는 문제가 틀린 것을 묻는 문제보다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행정법 시험에서 옳은 것을 묻는 문제가 4문제만 출제돼 예년보다 쉬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사는 가장 쉽게 낸 문제로 꼽힌다. 선우빈 한국사 강사는 “두 달 공부한 수험생이나 2년 공부한 수험생이 문제를 푸는 데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단순 암기형 문제만 출제됐다. 변별력이 없어 실패한 출제”라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의 반응도 강사들의 평가와 비슷했다. 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응시생들은 이번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영어와 행정학을 꼽았다. ‘가장 어려운 시험 과목’을 묻는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30명의 반수에 가까운 59명(45%)의 수험생이 영어를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꼽았고 행정학(36명·27%), 국어(13명·10%), 경제학(9명·6%)이 뒤를 이었다. 한국사를 꼽은 수험생은 한 명도 없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에듀스파
  • 北 ‘금강산 실무회담’ 사실상 거부

    금강산 관광 지구 재산권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불발됐다. 26일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 특구 지도국 명의로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남측이 기업인들을 데리고 오지 않거나 재산정리를 위한 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국실무회담을 이용하려 한다면 당국회담은 필요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5일 통일부가 교류협력국장 명의로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통일부는 “사실상 우리 측 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런 조치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가 제안한 실무회담도 29일 열리지 못하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재산권 문제를 협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다루게 될 것으로 보고, 이는 당국 간에 해결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었다. 북한은 그러나 통지문을 통해 “재산정리사업이 원만히 진행되는 경우 당국실무회담도 열고 금강산 관광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특구법에 따른 재산정리’를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북측은 29일까지 지구 내 재산권을 정리하거나 북한이 새로 정한 특구법에 따라 새로 등록하지 않으면 사업권을 처분하겠다고 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대응 방안은 유관부처, 민간 기업들과 협의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의 금강산 특구 대변인은 오후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남측은 ‘특구법 철회’ ‘재산권 침해’ 등 부당한 입장을 고집, 민간기업들을 제치고 저들이 재산정리 협상과 관광사업 협의를 독차지하려는 기도를 드러내 보였다.”고 반박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중국의 두 모습-잇따르는 굴욕] 징후고속철 또 ‘스톱’… 승객들 공포

    고속철도 추돌 참사로 중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최근 개통한 징후(京?·베이징~상하이)고속철도가 또다시 고장으로 멈춰섰다. 지난달 30일 개통식 이후 한달도 채 안 돼 벌써 여섯 번째다. 철도부는 각 지역 철도국에 대대적인 안전검사 실시를 긴급 지시했다. 징후고속철도의 여섯 번째 고장은 지난 25일 오후 5시 30분쯤(현지시간) 안후이성 딩위안(定遠)현 구간에서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전력 공급 설비 고장으로 G44편 등 20여대의 열차가 줄줄이 멈춰섰다. 당국은 “폭우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력 공급 설비 위에 설치된 천막이 훼손돼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긴급 수리에 나선 철도 당국은 부근 전기를 모두 차단했고 이 때문에 상·하행선 전체가 연착했다. 3시간 후 복구를 마쳤지만 난징(南京) 남역 등에서는 오후 7시부터 열차표 발매가 중단됐다. 고속철도 추돌 사고의 여파로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뒤따라오는 열차가 들이받을까 걱정된다.” “많은 승객들이 열차 앞부분으로 옮겨 왔다.”는 등의 글이 쏟아졌다. 전력이 끊기면서 열차 안의 에어컨과 조명이 모두 꺼져 승객들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산둥성 지난(濟南)에서 상하이에 가기 위해 고속철도에 탑승한 한 승객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열차 안에 먹을 것과 마실 것이 하나도 없다. 전기도 끊겨 열차 내 온도가 섭씨 40도까지 올라 마치 사우나에 있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징후고속철도는 개통 11일 만인 지난 10일 전력망 접촉 이상으로 하행선 열차들이 대거 연착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전기 계통 고장으로 멈춰섰다. 2209억 위안(약 3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은 징후고속철도의 잇따른 고장에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데도 철도 당국은 “장비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앞으로 2~3개월은 이런 현상이 계속될 수 있으니 양해를 바란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한편 고속철도 추돌 사고 이후 철도부의 긴급 지시로 중국 각 지역 철도국에서 대대적인 안전검사를 시작했다. 철도부는 26일 각 지역 철도국에 내려보낸 긴급 통지문을 통해 “이번 사고의 교훈을 진심으로 새겨 즉각 대대적인 안전검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 조용기목사 가족 퇴진 서명운동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과 관련자들에 대해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의 각종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순복음교회 교인들이 교회 내 문제를 둘러싸고 집단행동을 벌이기는 1958년 교회 설립 이후 처음이다. 25일 순복음교회 홍보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장로회 400여명이 조 목사 가족 사퇴촉구 서명 취지문에 서명한 데 이어 이날 각 지역·구역·기관별로 신도들의 서명을 비롯한 의견 취합에 들어갔다. 교인들은 서명 취지문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 헌금 500억원을 출연한 사실상 설립자로서, 최근 재단의 파행 운영을 비통하게 생각한다.”면서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교인들은 특히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구제사역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조 목사 외에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기금집행권을 가질 수도 없다.”고 밝혔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지난달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인 조 목사를 총재로 추대하고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김창대 이사를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와 관련, 순복음교회 홍보실 관계자는 “조 목사가 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것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만 전념하도록 한 것인데 재단 측이 조 목사를 아무 영향력 없는 총재로 추대한 채 부인 등이 실권을 휘두룰 수 있도록 방조해 교인의 원망을 샀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남·북] “금강산 관광 29일 논의” ‘남북경색 단초’ 풀리나”

    [남·북] “금강산 관광 29일 논의” ‘남북경색 단초’ 풀리나”

    통일부는 26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29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통일부는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한 당면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앞서 북측은 지난 13일 금강산 사업권에 대한 논의를 29일 전에 가질 것을 우리 측에 제안한 바 있다. 회담은 남북 국장급이 참여하는 실무회담 성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측이 제의를 수용할 경우 금강산 관광지구 내 사업권 문제와 함께 관광 재개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겠지만 이 과정에서 관광과 관련한 본질적인 문제도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의 발목을 잡았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남북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2008년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우리 측 입장과 금강산 관광 중단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북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번 협의에서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천주교가 신청한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밀가루 각각 300t, 100t에 대한 반출을 승인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밀가루 지원은 종래와 약간은 다른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이번에 민간 단체들로부터 지원 대상, 인원, 분배량이 명시된 사전 분배 계획서를 제출받은 것도 향후 모니터링이 보장된다면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역시 꼭 필요한 곳에 가는지 전용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일 뿐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자동차는 어느새 현대인에게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과의 결합으로 첨단 과학기술이 자동차 부품에서도 중요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한 자동차 부품회사에선 자동차 신기술에 대한 포럼을 연례적으로 열고 있다. 자동차 신기술 분야에 대해 우수 대학 교수들과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데.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강우는 명월이 싱가포르에서 봤던 가면 쓴 여인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명월의 신상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명월 역시 강우의 의심을 눈치채고 옥순, 희복과 함께 강우에 대해 새로운 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다해는 강우가 싱가포르 비밀경매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그 사이에 북과의 접촉 여부도 함게 파헤치려 한다.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서 회장은 의식을 되찾고 강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강수는 목이 메여 진심으로 사과하며 서 회장의 손을 잡는다. 비서는 치영이 서 회장의 심박정지를 방치했을지도 모른다며 강수의 섣부른 행동을 막으려한다. 한편 수철과 유랑은 안나의 불임 사실을 얘기하고, 지나가던 안나는 이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혜자는 순정이 임신한 사실을 알고 기절 초풍한다. 상우 어머니는 만월당 여자들 모두의 도장을 받으려한다. 하지만 막녀가 분노하고, 상우 어머니는 쫓겨난다. 혜자는 순정을 병원으로 데려가지만 순정의 결심은 확고하다. 한편 신우는 영심을 집으로 데려가고, 정식으로 소개시키려 한다.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세상 끝의 풍경에 있는 태고의 땅, 알티플라노. 광활한 알티플라노 안에서 제대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수천년간 터를 일군 치파야 부족에겐 식은 죽 먹기다. 산을 보며 길을 찾는다는 치파야 사람들의 사냥터는 바로 호수다. 그곳 호수에 물을 먹기 위해 찾아온 새들을 노려 수천년 전 방식 그대로 돌을 사용하여 사냥을 하는 이들을 만나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현관문을 두드린 후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서슴없이 범행을 시작하는 전문 빈집털이범이 있다. 수사에 착수한 수원 서부 경찰서 강력팀 형사들. 마침내 피해를 입은 한 집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 한점이 발견된다. 가택 침입범을 잡기 위해 수사를 펼치는 형사들의 활약을 추적했다.
  • 소설 쓰는 ‘날것의 은희경’ 오롯이

    소설 쓰는 ‘날것의 은희경’ 오롯이

    아무리 늦깎이 등단이었대도 15년의 시간 동안 벌써 열 권의 소설책이 늘어선 작가의 이력에 산문집 한 권이 없었다. 스스로 자신은 산문을 못 쓴다며, 가능하면 산문을 쓰지 않겠다며 이리 빼고 저리 빼온 시절의 부산물이었다. 그러던 소설가 은희경(52)이 ‘난데없이’ 등단 이후 첫 산문집을 냈다. 그것도 여기저기 신문, 잡지에 쓴 글들을 묶어 놓은 것이 아니라 온전히 소설 창작-특히 ‘소년은 외로워’를 매일 연재하는 기간에 집중된다-의 과정 속에서 길거나 혹은 짧게 스쳐갔던 감정을 내밀하게 풀어낸 산문집이다. 일종의 창작 노트와도 같다. ‘생각의 일요일들’(달 펴냄)을 따라 읽다 보면 문득 컴퓨터 앞에 앉은 채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은희경을 만날 수 있다. 12㎝ 킬힐을 신고 기우뚱거리며 힙합 공연장에서 소리지르는 은희경, 해발 4000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침낭 안에 누워 소설이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은희경, 새벽녘이 될 때까지 작품 속 소년과 소녀의 첫 키스 장면을 쓰며 덩달아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은희경…. 화장하지 않은 민낯을 드러낸 채 콧잔등 찌푸려가며 활짝 웃는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날것의 은희경’을 들여다볼 수 있다. 소설가의 사생활이 꽤 낱낱이 드러난다. 남의 사생활을 너무 들여다보는 것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슬그머니 들 정도로 글은 형식도, 내용도 솔직하고 자유분방하다. 인터넷 연재하며 팬들과 댓글 놀이 하며 나눴던 얘기, 뒤늦게 트위터의 매력에 홀딱 빠져 거기서 주고받았던 길지 않은 말들, 장편을 탈고한 뒤 나른한 몸과 홀가분한 마음으로 적은 글 등 대부분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시작해 경기 일산의 작업실, 강원 원주 토지문학관, 미국 시애틀을 전전하며 쓴 것들이라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은희경이 영혼을 자유롭게 놀렸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긴 시간 창작의 산고에 시달리는 소설가의 마음을 슬쩍 짐작해볼 수 있는 경험 또한 재미난 덤이다. 그가 이 산문집을 통해 연신 강조하는 명제가 있다. ‘소설가는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야 소설을 잘 쓴다.’는 것. 이 명제를 되새기며 그의 첫 산문집의 모태가 되어준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아하, 이 대목이 그렇게 쓰여졌구나.’하며 무릎을 치면서 배시시 웃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잘 쓴 소설은 독자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면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송파 ‘모기박멸’ 방역활동 나서

    송파구가 여름철 ‘공공의 적’ 1순위인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모기박멸 정화조 출동팀’ 10명이 오는 11월까지 관내 6만개 취약건물에 나가 방역활동을 하고 해충 관련 정보를 알려주기로 했다. 효율적인 소독을 위해 성충구제와 모기유충 서식지를 파악해 예방소독을 하고 있으며 민원을 즉각 해결하기 위한 ‘모기제로 바로 콜센터’도 상시 운영 중이다. 소외계층을 위해서도 빨래와 가전제품 보급 등 맞춤 서비스를 마련했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 346가구, 경로당 등 복지시설 105곳 등 모두 451곳에 ‘행복나눔 빨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인금철 홍보담당관은 “수거 당일 배송에 친환경 세제와 고급 섬유유연제를 사용해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시설은 월 1회, 독거노인과 장애인은 횟수 제한 없이 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구는 또 원활한 에너지 수급을 위해 관내 156개 경로당의 에어컨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에너지 고효율제품으로 전면 교체·보급한다고 밝혔다. 27~29일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성내천 벽천물놀이장에 위인전, 동화등 1000여권의 책을 비치해 무료 피서지문고를 운영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시대] 복지문제, 공무원 증원만으로 풀릴까/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복지문제, 공무원 증원만으로 풀릴까/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이 ‘복지전달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지방자치단체 복지담당공무원을 2014년까지 7000명 증원해 시·군·구와 읍·면·동에 배치함으로써 복지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사회복지 통합관리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증원 인력의 급여에 대해서는 서울은 50%, 기타 지역은 70%를 3년간 한시적으로 중앙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궁금한 점도 있고, 우려되는 점도 있다. 지난 5년간 복지예산 규모는 1.5배(2006년 56조원에서 2011년 86조원), 복지예산 대상자 수는 2.5배(390만명에서 990만명) 늘어났다. 반면에 복지담당 공무원 수는 같은 기간 4.4% 증가에 그쳤다. 전체 3467개 읍·면·동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수는 평균 1.6명이고, 3인 이상의 복지공무원이 배치된 곳은 433곳밖에 되지 않는다. 대면 접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의 복지공무원 증원이 필요한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복지공무원 증원 규모가 너무 크고, 인력 증원 방식이 지방자치와 모순된다. 현재 지자체 전체의 복지담당공무원이 2만 2400여명인데, 7000명이라면 3년 만에 31% 이상을 증원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인원 상당수는 행정직 공무원을 전환 배치하는 것이므로 예산을 수반하는 신규 충원은 3300여명이라지만 여전히 대규모의 증원 계획인 것만은 틀림없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번 복지공무원 증원 대상이 지자체 소속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복지담당공무원 증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자체의 복지공무원을 단기간에 대폭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중앙정부가 줄곧 강조해 온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수를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니었나? 2003년의 ‘표준정원제’를 기억하는가. 이 제도는 자치조직권과 공무원 정원 운영에 관한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함으로써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이었다. 지자체가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것을 방지하고, 정원을 감축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까지 주는 제도였다. 이는 재정자립과 거리가 먼 지자체들이 무분별하게 공무원 수를 늘려서 결국은 중앙정부 예산을 축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지방공무원의 무분별한 증원은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기초하는 것이었다. 한번 몸집이 커진 행정조직은 좀처럼 작아지지 않기도 하거니와,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울며 겨자 먹기로 ‘급여매칭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사안이 아닌 듯하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군 지역 평균 재정자립도는 경기도가 30.9%, 충남·북이 각각 20.7%와 21.1%이고, 다른 도는 14~16% 수준이다. 재정자립도가 10% 미만인 곳도 10개 군에 달한다. 많은 지자체들에서 증원되는 복지공무원에게 줄 돈이 없다는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다시 말하건대, 복지공무원의 증원은 필요하지만 이번과 같은 중앙정부의 일방적 대책보다는 현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시스템 정비 등이 선행된 후에 지방의 여건을 감안한 지방자치 지향적인 개선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수험생 여름방학 성적 올리기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보통 수능시험 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무작정 ‘열심히’ 공부만 하면 모두 다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본인의 학습방법이나 태도, 환경 등을 먼저 둘러보자. 그리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학습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적용할 수 있는, 언어, 수리,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수험생들이 흔히 범하는 잘못된 방법과 올바른 공부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수능전 마지막 도약 기회 언어 성적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 학생 대부분은 ‘문제집을 많이 풀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먼저, 자신의 언어 성적표를 한번 꼼꼼히 들여다 보자. 언어 성적이 낮은 학생은 대체로 비문학 영역의 성적이 높지 않다. 이는 독해력이 부족해서 생긴 결과이므로 문제집 풀이만으로는 절대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한다. 100개의 지문을 해설서의 도움으로 푸는 것보다 하나의 지문을 혼자 힘으로 푸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학습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럴 경우 주변에 비문학 성적이 좋은 친구의 도움을 받아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흉내를 내보는 것도 한 가지 좋은 학습법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오답노트를 활용하는 학생은 상위권 학생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결국 기본원리에서 개념만 인용한 변형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는 뜻이다. 수학의 경우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도, 기본 풀이방법을 정리하고 암기해도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기본실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석하고 논리적 연관성을 파악하는 훈련을 해보길 권한다. 수학성적이 중위권 이하인 학생들이라면 수능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수학교육의 전 영역에 걸쳐 자신의 취약부분을 해결해야만 한다. ●‘올빼미형’ 습관 외국어에 불리 별다른 이유 없이 외국어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 이 경우의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낮잠을 자고, 낮잠 자는 시간이 공교롭게도 실제 외국어 영역 문제를 푸는 시간과 일치하는 경우다. 습관적인 낮잠으로 그 시간만 되면 머리가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외국어 지문에 몰입할 수 없다. 따라서 점심 후에 졸음이 온다면 가볍게 몸을 움직여 잠을 깨도록 하고, 그래도 잠이 쏟아진다면 반드시 시간을 정해두고 아주 짧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벽 늦게까지 공부하는 ‘올빼미형’ 학생도 마찬가지다. ‘올빼미형’ 수험생들은 대부분 아침과 오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최고의 집중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올빼미형’ 습관을 갖고 있다면 본인의 취침 및 기상 시간을 조정해 시험 시간에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 논리수학 황성환 부사장
  • ‘42억 탈세’ 강남 유흥가 제왕 검거

    서울 강남에서 유흥업소 10여곳을 운영하며 수십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달아났던 유흥업주 이모(39)씨가 6개월여 만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음식점에서 ‘수배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씨를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체포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했으나, 지문 확인 작업을 통해 발각됐다. 이씨는 강남에 유흥업소 13곳을 운영하며 수익금 305억 8000여만원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 6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이씨는 미성년자 여종업원들에게 음란쇼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루 1000원’ 자전거 무인대여 이용하세요

    ‘하루 1000원’ 자전거 무인대여 이용하세요

    서초구에 고유가 문제와 교통체증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이 등장했다. 구는 6일 구청 광장에서 대중교통과 연계해 근거리를 이동한 뒤 반납하거나 레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인 ‘서초 바이크’ 오픈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구는 연구단지와 승객이 몰리는 지하철 3호선 양재·신분당선 매헌역, 바우뫼복지문화회관과 한강이 인접한 3호선 잠원역과 신반포아파트 114동 등 5곳에 공공자전거 100대를 배치해 운영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빅시와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 등 자전거 선진국에서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을 많이 갖췄지만, 주로 강변, 천변 등에 들여놓은 운동용이어서 도심 설치는 아직 드물다. 자전거 이용을 위해서는 구 공공자전거 홈페이지(scbike.seocho.go.kr)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자전거 대여소에서 간단한 전자확인을 거쳐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하루에 1000원(7일 3000원, 한달 5000원, 6개월 1만 5000원, 1년 3만원)으로 1회 기본대여시간은 1시간이며, 시간을 초과하였을 경우에는 30분당 1000원의 요금을 따로 받는다. 오픈 행사에 참여해 공공자전거 시승 및 자전거 대여 시연을 한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자전거이용 활성화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에 걸맞은 정책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향후 전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2009년 11월부터 2호선 사당·이수·내방·방배역 등 지하철역에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열어 지금까지 3만 3000대의 이용실적을 거뒀다. 또 올해부터 무료대여소에 자전거 수리기술자를 배치해 1500대를 수리했다. 아울러 지난 1월 잠원로 1.7㎞구간 도로 양측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등 인프라 확충에 애쓰고 있다. 주민과 어린이, 미취학 아동을 위해 안전운행 등을 알리기 위한 자전거교실도 운영 중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실종아동찾기 시스템 ‘실종’

    실종아동찾기 시스템 ‘실종’

    하루 24명의 아동이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고 있지만 이들을 찾기 위한 당국의 홍보서비스는 엉망이다. 관련 홈페이지에 클릭이 되지 않는 ‘엑스박스’(손상된 이미지)가 떠 있는가 하면, 실종아동 찾는 데 써야 할 홍보 예산을 이벤트 등 행사비용으로만 지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경찰청의 ‘최근 5년간 실종아동 발생 및 발견 현황’에 따르면 하루 평균 23.6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접수된 실종아동 신고건수는 총 1975건, 미발견 아동만도 43명에 이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이하 전문기관) 홈페이지에 실종 아동을 찾는다는 게시글은 지난해 12월이 마지막인 데다, 인터넷을 통한 아이 찾기 홍보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홈페이지(www.182.go.kr)는 상당수의 컴퓨터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뿐더러, 홈페이지 개선 중이라는 공지조차 없다. ●복지부 실종아동전문기관 게시글 작년 12월이 마지막 특히 전문기관은 실종아동찾기 홍보를 목적으로 복지부로부터 연 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정부 공인기관이다. 그러나 통신업체와 제휴한 실시간 실종아동 찾기 서비스나 포털을 통한 ‘아이를 찾습니다’ 등의 배너홍보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 등 홈페이지에 전문기관 홈페이지를 연결하는 배너만 일부 있다. 전문기관 관계자는 “실종아동 사진은 부모가 공개를 원치 않기 때문에 게시하지 않으며, 현재로선 못 찾은 아이가 없다. 관련 법규는 법제처에 문의하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는 또 “신고 48시간이 지난 장기 실종아동 데이터베이스 구축만 할 뿐 찾는 일은 우리 소관이 아니니 경찰에 문의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 사진 공개와 관련한 부모의 동의 과정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박혜숙 실종아동지킴연대 대표는 “부모들이 실종신고를 하는 것은 당연히 홍보해서 찾아 달라는 것”이라면서 “전문기관은 10억원의 예산을 소장품 경매 등 행사에만 쓰고 실종아동 홍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2년 전 시골에서 아동이 실종됐을 때 ‘이틀 있다가 그 지역을 지날 때 한번 들르겠다’고 하는 등 경찰이 늑장을 부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기관 실종아동 홍보에 관심없어”… 근본 해결책 시급 이에 아동 실종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출생 시부터 지문 등록’이라는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만 17세 때 손가락 지문 인식과 함께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다 보니 17세 미만의 아동은 형식적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을 뿐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고유정보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으로 분류되지 않고 주민증도 없는 15~16세 청소년은 더욱 취약하다. 박송희 전남청 여청계장은 “출생 시부터 지문등록을 하면 실종아동 예방뿐 아니라 국제 인신매매, 유흥업소 출입 등 각종 범죄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업자 수익사업으로의 전락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것들] 미용 성형·애완동물 진료비에 부가세…유치원비 월별 납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것들] 미용 성형·애완동물 진료비에 부가세…유치원비 월별 납부

    7월 1일부터 쌍꺼풀 수술과 코 성형 등 미형 목적 성형수술과 애완동물 진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모든 기업에 복수노조가 허용되며 SK텔레콤의 통신 기본요금이 1000원 내려간다. 보이스피싱 환급절차가 개선돼 9월 30일부터 피해자가 별도의 소송 없이 3개월 안에 피해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29일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와 법규 사항을 정리한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규모가 현행 150가구 미만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확대된다. 150가구 이상으로 지을 경우 주거환경을 고려해 일부 부대·복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공공택지 개발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다. 고소득자의 건강보험료 상한선이 상향 조정돼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은 월 186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지역가입자는 월 182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분기별로만 내던 유치원비를 월별로도 낼 수 있다. 아동 성폭력범 중 재범 위험이 높은 성도착증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7월 29일부터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상품을 살 때 결제대금예치제도(에스크로) 등 구매안전서비스 적용대상 금액이 10만원에서 5만원 이상 거래로 확대된다. 도로명 주소가 법적 주소로 효력을 갖게 돼 각종 공적 장부에 쓰인다. 11월 25일부터 고의로 신체를 훼손해 병역을 기피했다고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서 확인신체검사를 통해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 같은 날부터 입영 후 자녀를 출산한 현역병(전·의경, 해경, 의무소방대, 경비교도 포함)은 상근 예비역으로 편입된다. 9월 말부터 익산부터 여수까지 KTX 전라선 운행이 시작된다. 익산역에서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고 익산에서 여수까지 걸리는 시간이 43분 단축된다. 올해 말에는 경춘선에 좌석형 급행열차가 운행돼 용산까지 환승 없이 앉아서 갈 수 있게 된다. 춘천에서 용산까지 69분 걸린다. 전경하·이경주기자 lark3@seoul.co.kr [건설·교통] 공공택지 개발 민간 참여… 이륜차도 의무보험 가입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실구획 허용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은 욕실을 제외하고는 하나의 공간으로만 구성해야 했다. 7월부터는 2~3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침실이 허용된다. ●이륜자동차 자동차의무보험 시행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스쿠터 등 50cc 미만의 이륜자동차도 11월 25일부터 의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 토털 이력관리 온라인서비스 제작·등록·정비·검사·매매 등 차량의 이력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자동차 토털 이력관리 시스템’이 구축된다. 11월부터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본인 소유 차량에 대한 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교통약자의 특별교통수단 이용권 강화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현재 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 주민 위주로 운행되던 장애인 콜택시를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탈 수 있다. ●타이어 에너지 효율등급제 자동차 운행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11월부터 타이어 에너지 효율등급제가 시험적으로 도입된다. 국내에서 생산·수입되는 교체용·신차용 타이어 제품의 회전저항(마찰력)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측정해 1∼5등급화하는 방식으로 내년 11월부터 의무화된다.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층수제한 완화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의 가구 수 규제 폐지, 전용면적 85㎡ 이하의 공동주택 건설용지 배분비율 상향 조정 등을 담은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이 지난 5월 말 개정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 등을 거쳐 완화된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사업계획승인 인허가 의제협의절차 단축 주택건설사업 및 대지조성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주택법 17조에 따른 인허가 의제 기간이 종전 30일에서 20일로 단축된다. 행정기관 협의 시 의견 제출이 없으면 협의된 것으로 간주된다. [보건·복지] 대형병원 경증환자 약값 인상… 보육료 온라인 신청 ●대형병원 이용 경증 환자 약값 인상 10월부터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경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약제비 본인부담률은 요양급여비용 총액의 30%에서 50%로, 종합병원은 30%에서 40%로 인상된다. ●30∼39세 지역가입자 및 피부양자 여성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 포함 30세 이상의 모든 여성이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추가 검진 적용 대상은 약 120만명(30~39세 추가대상자 중 홀수년 출생자)이다. ●소급분 연금보험료 분할납부 가능 12월 8일부터 기준소득월액 정정, 자격변동확인 지연 등으로 연금보험료를 소급해 추가 징수하는 경우 분할납부가 가능하다. ●보육료·양육수당 온라인 신청 9월부터 보육료·양육수당을 신청하는 경우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교육·과학] 9월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도별·학교별 자율성 강화 ●교원능력개발평가 자율성 확대 9월부터 전국 단일 모형에 의한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시·도별, 학교별 자율성이 강화된다. 전국 공통기준과 시·도 자율영역, 학교 자율영역 등 3가지를 합친 평가모형이 도입되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과 연계한 온라인 평가시스템이 구축돼 익명성과 보안성이 강화된다. ●학교운영위원회 참여권 확대 학교운영위원회가 직장인 학부모를 위해 일과 후나 주말 등에도 열리며 학부모가 경비를 부담하는 사항을 심의할 때는 미리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연구실 안전 환경 강화 연구실 안전을 확보하고 연구실 사고에 대한 피해보상의 근거를 만드는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연구실 안전 실태조사 실시, 안전환경 관리자 지정·운영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중소기업·산업] 전통시장·상업 상권 묶어 지원 20인 미만 사업장 주40시간제 ●5인 이상 20인 미만 사업장 주 40시간제 도입 7월부터 5인 이상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법정근로시간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다. ●상권활성화 구역 지원사업 실시 전통시장과 인근 상점, 상업지역 등을 하나의 상권으로 묶어 지원하는 ‘상권활성화구역 지원사업’이 시행된다. 전국 7곳 상권이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7월부터 3년간 중소기업청과 지자체의 지원으로 특화거리 조성 및 주차장 설치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전통시장 특별법 시행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장애인·노인·임산부를 위한 편의시설로 활용하면 정부에서 임대나 개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현대화사업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점포 50개 미만의 영세 전통시장도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 석탄류, 액화천연가스(LNG), 석유류 등 연료의 3개월간 평균 수입가격 변화를 2개월 시차로 전기요금에 매월 반영하는 방식이다. ±3% 이내의 연료비 변동은 반영하지 않으며 조정 상한은 150%다. ●산업단지 건축기준 강화 산업단지에 대한 땅 투기를 막고자 아파트형 공장과 비제조업 부지의 건축 기준이 강화된다. 아파트형 공장은 2층, 3층 바닥면적을 1층 면적의 90% 이상으로 하고 공장 1개의 면적도 500㎡ 이상이 돼야 한다. 비제조업 업체는 제조업보다 최고 2배 강화된 기준건축면적률이 적용된다. [행안·경찰] 도로명 주소 법정 주소로 사용 아동 성폭력범 약물 치료 시행 ●도로명 주소를 법정 주소로 사용 가능 7월 29일부터 도로명 주소가 대국민 일제고시 후 법정 주소로 확정되고 행정기관에서는 각종 공적 장부의 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변경하게 된다. 당분간은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가 함께 사용된다. 2014년까지 두 주소를 병행 사용하는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경찰관 채용시험 체력 비중 확대 올해 하반기부터 필기 65%, 체력·적성·면접 각 10%, 가산점 5%인 경찰관 채용 시험에서 필기시험 비중이 50%로 낮아지는 대신 체력시험이 25%로 늘어난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9월 30일 개인정보보호법이 공포되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시에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또는 법령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공개된 장소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할 때는 범죄예방 등 특정한 목적으로만 가능하다. ●공익침해행위 신고자 보호 9월 30일부터 현재 보호하는 공직자 부패행위 신고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이익 등 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해 불이익을 당한 경우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원상복직 등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방송·통신] SKT 기본료 1000원 인하 개인정보 보호 선택권 강화 ●이동통신 요금인하 9월부터 SK텔레콤의 모든 요금제에서 기본료가 1000원 인하되고 문자 50건도 무료로 제공된다. 7월부터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음성통화와 데이터 및 문자 사용량을 이용패턴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선택형 스마트폰 요금제’가 선보이며 선불요금은 1초에 4.5원(기존 4.8원)으로 인하된다. 전체적으로 1인당 2만 8000원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 보호 제3자 제공 시 이용자 선택권 강화 7월 6일부터 인터넷 사업자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사용자에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없도록 웹사이트 등의 회원가입 절차가 개선된다. [세제] 10월부터 신용카드 포인트로 모든 국세 납부 가능 ●경마장 등 장외발매소 입장 때 개별소비세 7월부터 경마장 장외발매소와 경륜·경정장의 장외매장에 입장할 때도 경마·경륜·경정장처럼 개별소비세를 과세한다. 1명 1회에 경마 장외발매소는 500원, 경륜·경정 장외매장은 200원이다. ●부동산 허위계약서 작성에 양도세 비과세·감면 제한 7월부터 부동산 거래분에 대해서 허위(다운 또는 업) 계약서를 작성한 거래 당사자는 양도소득세 세제혜택(1세대1주택 비과세 및 8년 자경농지 감면)을 제한한다. 계약서상의 거래가액과 실지거래가액과의 차액을 양도소득세 비과세·감면대상 세액에서 제외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하반기 할당관세 111개 품목에 적용 돼지고기와 고등어는 일정 물량에 한해 관세를 물리지 않고, 밀과 원당, 섬유 원자재인 면사와 견사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계속 적용한다. 번식용 어미돼지 3만 1000마리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을 포함해 망간, 규소, 석영유리 등 14개 품목이 추가됐다. 상반기 할당관세 혜택을 받은 과자, 명태필렛, 오렌지농축액, 아동복, 귀금속회, 화장품, 화장수(향수 포함), 두발용품(샴푸 포함), 화장비누, 목욕용품, 종합비타민 등 11개 품목은 6월 말로 끝난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납부 10월부터 신용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모든 국세를 납부할 수 있다. 법인도 법인카드에 적립된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 참여 의사를 밝힌 신용카드사는 KB국민, 비씨, 신한, 삼성, 롯데, NH농협, 씨티, 하나SK, 외환, 제주은행 등 10개사다. [외교·법무·국방] 외교관 최하위 등급 3번땐 퇴출 학점은행제 수강자도 입영연기 ●새 외교관 선발제도 도입 공개경쟁시험을 통해 2013년부터 국립외교원에 입학한 뒤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 가운데 외교관을 채용할 수 있다. 외교관 후보자는 채용 예정 인원의 150% 범위 내에서 선발하며 선발 및 최종 임용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재외공관장 통합성과평가제도 시행 공관활동 평가 기준과 절차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해진다. 평가 체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교수·언론인·공기업 인사·전직 공관장 등으로 ‘공관장 성과평가 자문단’이 구성돼 평가의 전 과정을 점검·자문한다. ●외무공무원 검증체제 강화 참사관 및 고위공무원단 자격 심사에서 일정 횟수(5회 이내) 탈락 시 일정 기간(10년 이내) 동안 재응시가 금지된다. 인사 평정에서 최하위 등급을 3회 이상 받거나 무보직 기간이 3년을 넘고, 외국어 점수가 낮거나 해외공관 근무 중 2차례 이상 소환된 직원은 적격심사에 회부된다. 부적격자 판정을 받으면 대기 명령과 교육 기간을 거쳐 직권면직될 수 있다. ●재외공관 직위 외부 개방 외교부의 개방형 직위에 재외 공관직이 포함된다. 모든 직원의 인사를 실장급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했으나 실무직원 인사는 국장급으로 구성된 제2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한다. ●보장성 보험금 압류 제한 채권자는 채무자의 보험계약을 강제로 해지해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 치료·수술·입원비 등의 보장성 보험금과 한 달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150만원 이하의 예금을 채무자한테서 압류할 수 없다. ●외국인 지문 확인제 확대 지난해 우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지문 확인제’를 등록 외국인까지 확대한다. ●학점은행제 학습기관 수강자도 입영연기 가능 7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평가 인정한 학점은행제 학습기관에서 학위취득을 위해 수강 중인 사람도 입영연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외이주자 중 현역복무 지원자 가산점 8월부터 사실상 병역이 면제됐음에도 자진해서 각 군 병 모집에 지원하는 영주권자 등 국외 이주자는 선발 시 가산점을 받는다. ●거주지 이동 공익근무요원 복무기관 재지정 11월 25일부터 공익근무요원의 동거 가족 일부가 거주지를 이전하고 옮긴 거주지에서 사실상 출퇴근이 불가능하다면 복무지를 가까운 곳으로 옮길 수 있다. ●근무태만 공익근무요원 처벌 강화 11월 25일부터 공익근무요원이 복무기관장 허가 없이 무단으로 지각·조퇴·근무지 이탈을 해 8회 이상 경고처분을 받으면 복무기관장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
  • 사시2차, 헌법·민소법이 ‘복병’

    사시2차, 헌법·민소법이 ‘복병’

    약 700명의 법조인을 선발하는 2011년도 사법시험 2차 시험이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서울 고려대 등 6개 대학교에서 시행됐다. 올해 사법시험은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행되면서 문제 출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를 반영하듯 형사소송법에서는 경찰이 검찰의 지시를 거부할 때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수험생들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는 무난했지만, 헌법과 민사소송법이 까다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형소법, 경찰이 지시 거부하면? 형소법 제1문의 지문은 “사법경찰관 P는 공기업인 Y공사 사장이 예산을 횡령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경찰이 공기업 사장을 긴급체포했고, 이 과정의 적법성을 의심한 검사가 피의자를 데려오라고 지시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부한 상황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검사 명령의 정당성, 경찰의 지시 거부에 대해 검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 등을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 한 수험생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물어볼 줄은 몰랐다.”고 대답했다. 수험생 최모(31)씨는 “최근 법무부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시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이 문제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검사의 입장에서 쓸지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판례와 법률에 따라 답안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형소법에서는 제1문의 출제 의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전체 난도는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행정법, 고득점자 상당수 나올 듯 행정법은 수험생과 학원 강사 모두 전형적이고 충분히 예상했던 문제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1문에서 설문 1은 경원자의 원고적격을, 설문 2는 재결소송과 원처분주의 및 행정심판 단계에서 새로운 침해를 당한 제3자의 경우 재결 고유의 위법이 있다고 볼 것인지 등을 물었다. 설문 3은 제3자의 소송법상 보호수단과 관련해 소송참가와 재심을, 설문 4는 신뢰보호 원칙의 요건과 한계를 이익형량을 통해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제2문에서 설문 1은 도로 점용 허가 신청 거부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와 내용상의 하자를 동시에 물었다. 설문 2는 도로 점용 허가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경우 행정소송상의 구제방법을 물으면서 기한에 대한 부관소송, 기한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간접강제, 적극적 형성소송 등에 대한 논의를 하라는 것이었다. <제2문의 2>의 설문 1은 임용결격을 간과한 임용행위의 법적 효력에 대하여 출제했으며, 설문 2는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청구권의 행사 가부를 물었다. 성봉근 한림법학원 행정법 강사는 “이번 행정법 문제들은 평소 사례 학습을 꾸준히 해온 수험생이라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서 “행정법에서 고득점자가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소법, 지난해보다 쉬워졌지만… 민사소송법은 지난해 매우 어렵게 출제된 탓에 올해는 다소 쉬워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수험생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과목이었다. 제1문에서는 토지거래에 있어 무권대리 행위 및 소유권 이전 등기와 손해배상을 위한 병합소송을, 제2문의 1은 공동상속인을 피고로 하는 채무이행소송에서의 법률관계를 두고 진술의 번복·상계항변과 중복제소 등을 물었다. 이창한 민소법 강사는 “논점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사안을 다소 비전형적인 유형으로 변형했기 때문에 수험생은 어떤 논점으로 적어야 할지 상당히 고민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강사는 “마지막 문제로 민사소송에서 사생활 보호를 위한 제도에 대해 물었는데, 그 자체가 어려운 논점은 아니었지만, 평소 공부할 때 눈여겨보지 않은 수험생들은 답안 작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그는 또 “민소법 문제의 출제경향은 올해처럼 다소 비전형적 사례를 통해 여러 가지 논점을 묻는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경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서 위주로 정독하는 것이 최고의 학습법”이라고 말했다. ●헌법, 논점 파악하기 쉽지 않아 헌법은 민소법과 함께 이번 시험의 합격을 좌우할 과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 유형은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기본권 주체성과 침해 여부 등을 논한 제1문은 10점, 15점, 5점, 15점, 5점 등 5문항으로 세분화된 특징을 보였다. 1문은 외국인 근로자의 기본권 주체성 외에도 공직선거법상의 명확성 여부와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등을 물었다. 제2문은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여부와 국회의 통제와 관련된 권한 다툼, 국회 의결과정에서의 표결권과 관련된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적법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수험생 안모(30)씨는 “제1문과 제2문 모두 까다로웠다.”면서 “특히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에 대한 문제는 논점을 파악하기가 어려워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말한다] (11)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범죄는 흔적을 말한다] (11)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여기 방이동(서울 송파구)인데요, 노래방 문 좀 따주세요.” 2010년 9월 20일 밤 10시. 119신고센터에 20대 여성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닷새 전 노래방 문을 연다고 나간 A(당시 46세)씨를 애타게 찾던 첫째딸(당시 28세)의 목소리였다. 구조대가 급히 달려간 지하 노래방은 앞뒤로 굳게 철문이 닫혀 있었다. 119 대원이 한참을 씨름하던 잠금장치를 절단하고 문을 열자 고약한 냄새가 확 풍겼다. 뭔가 썩는 냄새였다. 노래방 주인 A씨가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자살이었다. 한눈에 들어온 현장은 그랬다. 시신이 누워 있던 노래방 내실 탁자에서는 유서가 담긴 흰 봉투와 먹다 남은 소주병 2개가 나왔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구구하게 긴 사연이 담겨 있었다. 1년 전 남편 유산으로 시작한 노래방이 생각만큼 잘 안돼 속상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3남매가 엄마 마음을 몰라줘 섭섭했다는 사연, 자신은 재미있게 살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서로 의지해 가며 정겹게 인생을 살라는 당부 등이 이어졌다. 노래방과 살던 집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숨겨놓은 통장은 어디에 있는지, 출금 비밀번호는무엇인지 등도 적혀 있었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돼 마지막에 도장까지 찍힌 유서는 남이 썼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세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살이라고밖에는”… 유서 2장과 소주병 A씨의 왼쪽에는 피묻은 칼이 놓여 있었다. 노래방 부엌에 있던 식칼이었다. 칼은 명치와 왼쪽 손목 2군데에 상처를 냈다. 치명상은 명치 쪽인 듯했다. 정황상으로 보면 A씨는 평소에 자살을 고민해 왔고, 결국 어느 날 노래방 문을 잠그고 술을 마신 뒤 1차로 손목을 2차례 긋고 나서 다시 명치 부위를 스스로 찌른 것으로 보였다. 자칫 억울하게 묻힐 뻔했던 A씨 피살의 한을 풀어 준 사람은 베테랑 형사였다. 자살 치고는 현장이나 시신이 지나치게 깔끔했다. A씨가 자살한 쪽방은 성인 2명 정도가 겨우 누워 잘 수 있는 크기. 그나마 가로로는 누울 공간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좁은 방이었지만 벽에 피가 튄 흔적이 전혀 없었다. 바닥에 고여 있는 혈액의 양도 이상하리만큼 적었다. ●“최후 순간에는 주저하기 마련, 그러나…”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도 주저흔(hesitation marks) 하나 없이 지나치게 깨끗했다. 주저흔이란 자살하려는 사람이 한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해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치명상 주위에 생기는데 송곳에 찔린 듯한 작은 것부터 1~2㎝까지 많게는 수십개가 남기도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사망자의 몸에 칼에 찔린 상처가 많고 외부로 흘러나온 혈액이 많으면 타살로 간주하기 쉽지만 자살인데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흉기로 자살하려는 사람은 고통 없이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치명적인 곳을 못 찾거나 주저하게 돼 스스로 여러 곳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자녀도 “자살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워낙 솔직하고 화통해 우울증이나 자살과는 거리가 먼 데다 유서도 어색하다고 했다. 유서에는 “내가 글씨를 잘 못써 PC방 점원에게 워드(워드프로세서)를 배웠는데, 유서 쓰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엄마가 어느 결에 워드를 배웠는지도 의문이고, 굳이 유서를 워드로 작성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유서 속 단어들이 평소 엄마의 말투와 전혀 달랐다. ●생활반응이 말해 주는 사건의 진실 A씨의 시신에 대해 부검 결정이 났다. 치명상은 가슴에 난 창상이었다. 찔린 곳은 한 곳이었지만 칼이 만든 상처의 끝부분이 묘하게 변해 있었다. 치명상을 입히려고 같은 곳을 정확하게 두 번 찔렀을 때에나 생기는 현상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스스로 치명상이 난 곳을 정교하게 찾아 두 번 칼을 찌를 리 없다. 자살 현장이 조작됐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시신 왼쪽 손목의 상처였다.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A씨의 상처에 ‘생활반응’(生活反應·특정 충격에 대해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작용)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적은 출혈량 등을 감안했을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그었다기보다는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만든 가짜 상처로 결론났다. 하지만 의문은 계속됐다. 범인이 누구이기에 통장 비밀번호는 물론이고 남의 가족사를 줄줄이 꿰고 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3남매 중 하나일까.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정작 범인 색출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유서 봉투에서 둘째 딸(당시 25세)의 헤어진 동거남(당시 25세)의 지문이 나왔다. A씨 사망현장에 그가 있었다는 얘기다. 친척집에 숨어 있던 동거남은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1년 넘게 A씨의 둘째딸과 동거를 해왔지만 최근 자주 다투면서 때리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이 나기 한달 전 동거녀가 가출하자 노래방에 찾아가 “딸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A씨에게 면박을 당한 뒤 모욕감에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결혼식은 못 치렀지만 1년 이상을 사위처럼 살면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상주 노릇까지 했는데 장모가 나에게 너무 모질게 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지원 전략] (6)아주대·연세대·한국외대 2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지원 전략] (6)아주대·연세대·한국외대 2

    ■아주대학교 1차 학생부우수 중복지원 가능 특기·사정관제 수능제한 없어 올해 수시 1차에서 지난해보다 252명 줄어든 676명을, 수시 2차에서는 65명 늘어난 351명을 모집해 총 1027명을 선발한다. 수시 1차는 학생부우수자 전형, 특기자 전형(외국어·과학체육분야), 입학사정관 전형(경기도우수인재·아주ACE·커리어로드맵·국가유공자 및 사회기여자·특수교육대상자)이 있다.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수시 2차를 폐지, 수시 1차에서만 모집하며, 기존의 러프다이아몬드 전형과 아주리더십 전형은 아주ACE전형으로 통합되었다. 수시 2차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일반전형1 전형만 실시하는데 ▲수시 1차에서 2차로 모집시기 변경 ▲논술 반영비율 50%→40%로 축소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등의 변화가 있다. ●수시1차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주요교과 성적을 반영하며 1학년 성적 20%, 2, 3학년의 성적은 80%를 반영한다. 모집계열별로 교과 반영비율도 다르다. 인문계열은 국어 30%, 수학 20%, 영어 30%, 사회 20%, 자연계열과 금융공학부는 국어 20%, 수학 30%, 영어 30%, 과학 2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인문계열은 2개 영역 백분위 평균 85, 자연계열은 백분위 평균 80 이상이어야 한다. 단, 모집인원의 30%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우선선발하므로 학생부 성적이 좋다면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기자전형은 외국어·과학·체육분야로 나누어 모집하는데, 외국어 분야는 공인어학 성적으로 1단계 선발 후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시행해 최종 선발한다. 과학분야는 학생부와 서류·면접을, 체육분야는 실적과 심층면접 성적을 합산해 선발한다. 특기자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지원 분야의 전공적합성(외국어분야-어학성적, 과학분야-입상실적, 수학 및 과학 교과성적, 체육분야-경기실적)이 중요하다. 입학사정관 전형 중 경기도우수인재 전형은 학교별로 8명까지 추천할 수 있으며, 학생부 80%와 서류 2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나머지 입학사정관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 1단계에서 서류로 3배수 선발 후 2단계에서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경기도우수인재 전형은 내신 비중이 높아 경기도 소재 고교 출신자 중 내신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유리하다. 임원 활동 등 리더로서 경험이 있거나 전공에 분명한 비전이 있는 경우 아주ACE전형을, 전공에 맞는 특별한 경력이 있는 경우 커리어로드맵 전형에 지원해 보자. ●수시2차 수시 2차 일반전형1은 학생부 60%와 논술 40%를 합산해 선발하는데(의학부는 1단계-학생부80+논술20, 2단계-1단계80+심층면접20) 지난해와 비교해 모집인원은 26명 감소하고, 논술 반영비율은 10% 감소했다. 올해부터 수시1차, 2차를 9월 8일부터 9월 16일까지 동시접수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인문계열은 2개 영역 백분위 평균 85 이상, 자연계열은 2개 영역 백분위 평균 80 이상이다. ●지원 Tip 수시1차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다른 전형과 중복지원이 가능하므로 지원요건만 만족한다면 중복 지원으로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특기자 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경기도우수인재전형 제외)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으므로 지원 모집단위와 관련한 실적이 높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보자. 수시2차 전형은 수능, 내신, 논술의 세 가지 요소가 적용되는 만큼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수능에 신경 써야 한다. 논술은 수능 이후에 집중적으로 준비하자. ■연세대학교 1·2차 구분없이 8·9월 나눠 선발 ‘창의인재’ 학생부·수능 없이 뽑아 수시1 ·2차 구분없이 8월 접수 전형, 9월 접수 전형으로 나누어 선발한다. 8월 전형은 8월 1~3일 원서를 접수하며 입학사정관 전형(창의인재, IT명품인재, 진리자유, 사회기여자, 연세한마음 트랙)만 모집한다. 9월 전형은 9월 8~10일 원서를 접수하며 일반전형, 특기자전형(과학인재, 글로벌리더, 예체능인재, 언더우드학부, 아시아학부, 테크노아트학부 트랙)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선발인원은 전체 모집정원의 70%인 2362명으로 감소했고, 유사 전형을 통합해 전형수가 축소됐다. 지난해와 같게 트랙별로 중복지원이 가능하며, 수시 미충원도 2회 시행된다. 또 학생부와 수능 성적 없이 선발하는 창의인재 트랙을 신설하였고, 조기졸업자 전형은 과학인재 트랙으로 개편됐다. ●8월 입학사정관 전형 8월에 접수를 시행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창의인재(30명), IT명품인재(20명), 진리자유(500명), 사회기여자(30명), 연세한마음(100명)등 5개 트랙으로 선발한다. 진리자유 트랙의 지원자격은 5개 학기 학생부 성적이 있는 국내 고교 재학생이며, 전문계 고교 및 검정고시 출신자는 지원할 수 없다. 1단계에서 교과(100)성적으로 3배수 선발, 2단계에서 모집인원의 50%를 서류평가만으로 선발한 후 나머지 지원자를 대상으로 3단계를 실시, 서류(70)와 면접구술(30)로 최종 선발한다. 서류평가에는 학생부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가 포함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올해 신설된 창의인재 트랙의 1단계는 우수성 입증자료 요약서, 창의에세이 및 추천서 등으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누어 선발한다. 서류와 창의에세이를 평가하는 점은 동일하나 우선선발은 일반면접, 일반선발은 심층구술면접이 시행되는 점이 다르다. ●9월 일반·특기자 전형 일반전형은 833명을 선발하며, 각 모집단위별로 70%는 우선선발, 30%는 일반선발을 통해 선발한다. 우선선발은 지난해와 달리 논술 반영비율이 소폭 감소해 학생부 30, 논술 70이 반영되며, 일반선발은 학생부 50, 논술 50이 반영된다. 학생부는 교과뿐 아니라 비교과도 반영되므로 비교과 실적이 우수한 수험생이 유리하다. 우선선발의 수능 자격기준은 인문계열은 언·수·외 모두 1등급, 자연계열은 수리가·과탐 모두 1등급으로 높은 편이다. 단, 의예, 치의예는 우선선발이 없다. 일반선발의 수능 자격기준은 인문계열은 언·수·외·탐 중 3개 영역 2등급 이내, 자연계열의 경우 언·수·외·탐 중 2개 영역 2등급 이내, 의치계열의 경우 언·수·외·탐 중 3개 영역 1등급 이내이다. 특기자 전형은 과학인재트랙(300명), 글로벌리더트랙(350명), 언더우드(107명), 아시아(45명), 테크노아트트랙(70명), 예체능트랙(77명) 등 4개 트랙으로 선발한다. 과학인재 트랙의 경우 이수단위, 평균등급, 전문교과, 올림피아드 등의 지원자격이 있어 지원 전에 이를 면밀히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없으며,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서류(60), 면접구술시험(40)으로 최종 선발한다. 글로벌리더 트랙도 지원자격이 있다. 서류 60, 논술 40이 반영되며, 서류에는 학생부 교과,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이 포함된다. ●지원 Tip 일반전형은 수능 이전인 10월 1일에 논술이 시행된다. 또 수능 우선선발의 자격조건은 되지만 정시에서 지원이 어려우면 일반전형의 우선선발을 노려 볼 수 있다. 진리자유 트랙은 교과 성적 및 지원 모집단위의 성격을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교과 성적이 낮다고 낮은 학과에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리더 트랙은 교과 성적을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고 수험생에게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어 공인어학성적보다 1학기 기말고사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전형 단순… 장점 파악만 정확히 논술 영어지문 키워드 찾기 숙달 올해는 지난해 수시모집과 비교하면 전형방법이 대폭 단순화, 간소화되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수시 1차와 2차에 걸쳐 수험생을 모집하며, 1차는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전형 위주, 2차는 논술 중심 전형이 시행된다. 올해부터 실시되는 미등록 충원은 수시 1차 학업우수자 전형과 수시2차 일반전형에서만 시행된다. ●수시1차 입학사정관 전형인 21세기인재 전형은 올해 231명을 모집하며, 1단계는 학생부 30%와 사정관평가 40%로 모집정원의 3배수 선발,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면접 30%를 통해 최종 선발한다. 1단계에서 시행하는 사정관평가에서는 학생부 비교과 성적과 자기소개서, 보고서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고교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영역을 평가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한 정량 평가와 학습환경, 학업에 대한 열정, 인성, 잠재력, 발전가능성 등의 정성평가가 사정관평가 및 면접에서 이루어짐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 학생부 중심 전형인 학업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100%로 총 144명을 선발하하는데, 학생부 교과 성적이 매우 뛰어나야 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4개 영역 중 2개 영역 2등급 이내로 낮지 않으므로 수능 준비도 착실히 해야 한다. 어학특기자 전형인 글로벌리더 전형은 영어 분야에서 203명, 제2외국어 분야에서 95명을 선발한다. 이 전형은 공인외국어 성적이 있거나 한국외대 주최 경시대회 및 토론대회 장려상 이상의 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1단계에서 공인외국어 성적으로 2배수 선발,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70%와 해당 외국어 면접 30%로 최종 선발한다. 1단계에서 평가하는 공인외국어 성적과 수상실적은 미리 홈페이지나 전형요강 등에 나와 있는 점수환산표를 통해 확인한 후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수시2차 수시 2차에서 시행하는 일반전형은 논술 중심 전형으로, 모집인원의 50%는 논술 70%와 학생부 30%로 우선선발하고, 나머지 인원은 논술과 학생부를 각각 50%씩 반영해 일반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일반선발에서만 적용하며, 언·수·외 중 2개 영역 등급합 4등급 이내이다. 우선선발은 별도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어 논술의 영향력이 매우 높다. 따라서 학생부 등급 간 점수표가 발표되면 등급 간 점수를 통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확인하고, 논술의 영향력을 정확히 판단해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논술 기출문제를 보면, 최근 영어지문이 제시되고 그 안에서 키워드를 찾아내는 형식이 출제되고 있다. 지문의 난도가 까다롭지는 않으나 핵심키워드를 찾아 서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원 Tip 다른 대학에 비해 일반학생들이 지원할 만한 전형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전형 수도 많지 않고, 전형의 핵심 전형요소도 명확하므로 본인의 장점만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지원 여부와 전략 수립에 어려움은 없다. 수시 1차에는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 수시 2차에는 논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들이 있다. 또 학업우수자 전형과 일반전형에서는 미등록 충원도 시행되므로 본인의 학생부 성적 및 논술 성적을 참고해 지원 여부를 판단해 보도록 하자.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여기 방이동(서울 송파구)인데요, 노래방 문 좀 따주세요.”  지난해 9월 20일 밤 10시. 119신고센터에 20대 여성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닷새 전 노래방 문을 연다고 나간 A(당시 46세)씨를 애타게 찾던 첫째딸(당시 28세) 목소리였다. 구조대가 급히 달려간 지하 노래방은 앞뒤로 굳게 철문이 닫혀 있었다. 119 대원이 한참을 씨름하던 잠금장치를 절단하고 문을 열자 고약한 냄새가 확 풍겼다. 뭔가 썩는 냄새였다. 노래방 주인 A씨가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자살이라고밖에는” 유서 2장과 소주병  자살이었다. 한눈에 들어온 현장은 그랬다. 시신이 누워 있던 노래방 내실 탁자에서는 유서가 담긴 흰 봉투와 먹다 남은 소주병 2개가 나왔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구구하게 긴 사연이 담겨 있었다. 1년 전 남편 유산으로 시작한 노래방이 생각만큼 잘 안돼 속상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3남매가 엄마 마음을 몰라줘 섭섭했다는 사연, 자신은 재미있게 살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서로 의지해 가며 정겹게 인생을 살라는 당부 등이 이어졌다. 노래방과 살던 집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숨겨놓은 통장은 어디에 있는지, 출금 비밀번호는무엇인지 등도 적혀 있었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돼 마지막에 도장까지 찍힌 유서는 남이 썼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세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A씨의 왼쪽에는 피묻은 칼이 놓여 있었다. 노래방 부엌에 있던 식칼이었다. 칼은 명치와 왼쪽 손목 2군데에 상처를 냈다. 치명상은 명치 쪽인 듯했다. 정황상으로 보면 A씨는 평소에 자살을 고민해 왔고, 결국 어느 날 노래방 문을 잠그고 술을 마신 뒤 1차로 손목을 2차례 긋고 나서 다시 명치 부위를 스스로 찌른 것으로 보였다. ●“누구라도 최후의 순간에는 주저하기 마련, 그러나…”  자칫 억울하게 묻힐 뻔했던 A씨 피살의 한을 풀어 준 사람은 베테랑 형사였다. 자살 치고는 현장이나 시신이 지나치게 깔끔했다. A씨가 자살한 쪽방은 성인 2명 정도가 겨우 누워 잘 수 있는 크기. 그나마 가로로는 누울 공간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좁은 방이었지만 벽에 피가 튄 흔적이 전혀 없었다. 바닥에 고여 있는 혈액의 양도 이상하리만큼 적었다.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도 주저흔(hesitation marks) 하나 없이 지나치게 깨끗했다. 주저흔이란 자살하려는 사람이 한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해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치명상 주위에 생기는데 송곳에 찔린 듯한 작은 것부터 1~2㎝까지 많게는 수십개가 남기도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사망자의 몸에 칼에 찔린 상처가 많고 외부로 흘러나온 혈액이 많으면 타살로 간주하기 쉽지만 자살인데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흉기로 자살하려는 사람은 고통 없이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치명적인 곳을 못 찾거나 주저하게 돼 스스로 여러 곳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자녀도 “자살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워낙 솔직하고 화통해 우울증이나 자살과는 거리가 먼 데다 유서도 어색하다고 했다. 유서에는 “내가 글씨를 잘 못써 PC방 점원에게 워드(워드프로세서)를 배웠는데, 유서 쓰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엄마가 어느 결에 워드를 배웠는지도 의문이고, 굳이 유서를 워드로 작성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유서 속 단어들이 평소 엄마의 말투와 전혀 달랐다. ●생활반응이 말해 주는 사건의 진실  A씨의 시신에 대해 부검 결정이 났다. 치명상은 가슴에 난 창상이었다. 찔린 곳은 한 곳이었지만 칼이 만든 상처의 끝부분이 묘하게 변해 있었다. 치명상을 입히려고 같은 곳을 정확하게 두 번 찔렀을 때에나 생기는 현상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스스로 치명상이 난 곳을 정교하게 찾아 두 번 칼을 꽂을 리 없다.  자살 현장이 조작됐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시신 왼쪽 손목의 상처였다.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A씨의 상처에 ‘생활반응’(生活反應·특정 충격에 대해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작용)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적은 출혈량 등을 감안했을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그었다기보다는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만든 가짜 상처로 결론났다.  하지만 의문은 계속됐다. 범인이 누구이기에 통장 비밀번호는 물론이고 남의 가족사를 줄줄이 꿰고 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3남매 중 하나일까.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정작 범인 색출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유서 봉투에서 둘째 딸(당시 25세)의 헤어진 동거남(당시 25세)의 지문이 나왔다. A씨 사망현장에 그가 있었다는 얘기다. 친척집에 숨어 있던 동거남은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1년 넘게 A씨의 둘째딸과 동거를 해왔지만 최근 자주 다투면서 때리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이 나기 한달 전 동거녀가 가출하자 노래방에 찾아가 “딸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A씨에게 면박을 당한 뒤 모욕감에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결혼식은 못 치렀지만 1년 이상을 사위처럼 살면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상주 노릇까지 했는데 장모가 나에게 너무 모질게 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