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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메이저 입지 흔들… ‘新석유질서’ 꿈틀

    서방의 이른바 ‘석유 메이저’들이 새 유전 개발권 획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차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메이저들이 갖고 있던 개발권을 회수해 국영기업에 넘기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원민족주의에 따른 만성화된 공급 부족으로 국제유가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엑손모빌, 셸,BP,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 5대 석유 메이저의 올해 2분기 석유 생산량은 하루 61만 4000배럴씩 감소했다.2003년 이후 생산량도 하루 1000만 배럴 수준으로 정체 상태다. 메이저들의 시장 점유율도 1970년대 말 50% 수준에서 최근 13%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러시아의 가즈프롬, 이란의 국영석유회사 같은 국영기업체들이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신(新)석유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 노하우와 자금 동원력이 있는 석유 메이저들이 굴착 지점에 접근할 권리도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유 생산이 정점에 달했다는 주장은 오류”라면서 “사실은 메이저들의 유전 접근권이 감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이저들이 미국 연안 석유시추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생산 활로를 찾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인 아르준 무르티는 “개발 가능성이 높은 유전들이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라크, 이란 등지에 산재한다.”면서 “최근의 오일 피크는 지리학적인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자원민족주의로 국제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들의 영향력은 감소한 반면 국영 기업들의 비효율성과 관료주의, 공급 차질이 석유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석유 수요도 증가추세다. 수급이 팽팽한 상황에선 사소한 공급 차질이 곧바로 유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류우익 교수 재선출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서울대 교수가 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에 재선됐다. 류 교수의 한 측근은 15일 “14일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개최된 제31차 IGU 총회에서 류 교수가 42개국 선거인단 전원의 추대를 받아 2년 임기의 사무총장에 재선출됐다.”고 전했다. 류 교수는 지난 2006년 7월 호주 총회에서 비(非)유럽계 학자로는 최초로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한국인이 국제기구 사무총장에 재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71년 발족돼 137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학술기구로는 가장 오래된 IGU는 지리학 분야에서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국가간 영토분쟁이 발생할 경우 유엔 등 국제기구를 위한 공식 자문기구 역할을 한다. 한국인이 세계 지리학계의 수장으로서 활동함에 따라 향후 독도 영유권 및 동해 지명 표기 등과 관련, 민간 차원의 외교전을 벌이는 데 있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日·韓人 뿌리연구에 학자 100명 ‘합작’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日·韓人 뿌리연구에 학자 100명 ‘합작’

    |도쿄·사이타마(일본) 박건형특파원|일본의 유명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은 2003년 ‘아시아 신세기(アジア新世紀)’라는 8권의 시리즈를 출간했다. 각각 ‘공간’,‘역사’,‘정체성’,‘행복’,‘시장’,‘미디어’,‘파워’,‘구상’이라는 주제로 쓰인 이 책들은 모두 121편에 이르는 논고를 총정리한 대작이다. 이 시리즈는 논문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학문 영역과 완전히 차별화된 분류법을 도입했다. 이는 ‘아시아’라는 거대한 주제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문 영역 구분이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대중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저자들도 각기 자신들의 시각을 표출하며 교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일본 언론들도 이 시리즈를 ‘21세기 일본 학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평가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문간 횡단 자유로워 ‘우리의 뿌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유전학, 역사, 지질학, 지리학, 민족가요, 예술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이룬다. 인간의 뇌 연구를 위해서는 생물학, 인지과학, 심리학, 기계공학자들이 모이고 기업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이공계 연구소와 대학 연구실, 철학 등을 연구하는 인문사회 연구소들과도 협력한다. 이는 ‘학제간 연구(學際間硏究)’란 말을 처음 만들어낸 일본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실용과 결과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에게 ‘융합’이나 ‘학제간 연구’는 경쟁력 그 자체다. 교육과학기술부 정경택 과장은 “일본은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관련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구조부터 개편한다.”면서 “여러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정확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과정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을 주도하는 학제간 연구 시스템은 2001년 종합과학기술회의에 제출된 ‘새로운 가치와 시스템 창출을 위한 횡단적 연구개발’이라는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자연과학과 인문사회를 모두 융합해 연구과제를 선정하도록 한 이 보고서의 ‘횡단적’이라는 말이 바로 융합을 의미한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에서 종신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유수 박사는 “평행선처럼 나란히 각자의 영역만을 추구하던 학문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 바로 ‘횡단적’이라는 말로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가 내세우는 ‘지식의 구조화’란 말도 각기 다른 학문의 성과를 목적을 위해 융합시키겠다는 ‘통섭적 사고’를 내포하고 있다. ●분야와 국적을 망라한 초대형 연구 종족상으로 매우 이질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인과 한국인이 실제로는 유사한 뿌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오모토 게이치 도쿄대 명예교수의 연구는 일본의 융합 연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오모토 교수는 4년에 걸쳐 100명의 학자와 함께 ‘일본인과 일본문화의 기원에 관한 학제적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류유전학자인 그는 유전학, 지질학 등 과학분야 및 역사, 지리학 등의 인문사회분야 학자들을 모았다. 심지어 예술분야의 전문가들까지 동원했다. 성신여대 박경숙 교수, 단국대 김욱 교수 등 국내 유전학자들도 참여했다. 오모토 교수는 “유전자 분석, 문화적 배경, 지리학적 이동 등 여러 학문의 협력을 통해 일본인의 기원에 대해 기존 학설과는 다른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면서 “일본인이 천황의 통치 아래 형성된 단일민족이라는 ‘황국사관’의 근거를 무너뜨리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최고의 연구소인 리켄도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융합연구’에 도전하고 있다.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료지 노요리 이사장이 부임한 이후 리켄은 칸막이식 연구소 시스템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리켄은 뇌과학종합연구센터를 세우고 연구소 예산과 인력의 절반 이상을 투입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노요리 이사장은 “심리학, 인지과학, 기계공학, 철학 등 사실상 모든 분야의 인재가 모여 ‘뇌’를 파헤치고 있다.”면서 “과학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인 인간의 뇌를 알기 위해서는 모든 학문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켄의 뇌 연구에는 도요타 등 대형 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안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연구원 30여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인간 두뇌 메커니즘을 활용한 신상품과 신성장동력의 개발이 도요타가 추구하는 목표다. kitsch@seoul.co.kr
  • [05일 TV 하이라이트]

    ●리얼실험프로젝트 X(EBS 오후 7시50분) 어려운 환경 속에 꿈을 포기할 뻔했던 김혜선씨는 은사의 도움으로 발레리나의 꿈을 이뤘다. 김석현씨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생활하며 자신의 학비는 물론이고 할아버지의 병원비까지 해결해야 한다. 어려운 이웃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 물물교환 작전에 나섰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에 있는 페로스제도가 최근 환경건축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 주택들의 지붕 때문이다. 잔디로 엮어 만든 페로스제도의 지붕들은 그야말로 환경친화적이다. 대기 오염물질을 걸러낼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산소를 뿜어내고, 폭풍과 우박에도 안전하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동혁을 만난 강필은 민정이 못된 일을 당할 뻔한 다음날 누군가 휴대전화로 통화한 내역이 있다며 그 위치가 나리홈쇼핑이라는 말을 듣는다. 강필이 휴대전화와 가방을 나리홈쇼핑에서 찾았다는 말을 하자 동혁은 이수현이 시킨 일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그 소리를 들은 강필은 망연자실해한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매일 아침저녁으로 남편 대신 30여마리 소들의 끼니를 챙기는 헤지나. 남편 창현씨는 특수용접 일로 아내와 함께하지 못함에 미안함이 크다. 다른 언어, 문화 때문에 마음고생도 심하지만 두 아이를 위해 노력하며 사는 헤지나. 틈틈이 한글도 익히고 비즈공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며느리와 며느님(SBS 오전 8시30분) 퇴근길에 휴대전화 내레이터 모델을 하고 있는 유정을 만난 영훈은 그녀의 집까지 따라간다. 그러곤 유정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다. 상만의 집을 고치려 순정은 인테리어 업자에게 견적과 수리를 의뢰하고, 상만은 그런 순정의 뜻을 거절한다. 한편, 강민은 차에서 잠든 주리의 손가락을 몰래 잰다.   ●1 대 100(KBS2 오후 8시55분) 개그맨 정형돈이 예심 고득점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일대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강윤(서울대 불어교육학과), 이지현(이대 목동병원 레지던트), 심준보(삼성전자 영업 사업부), 박용민(제일기획 사내방송 PD), 강연호(서울대 지리학과)씨가 100인으로 출연해 정형돈과 맞대결을 펼친다.
  • [美 독도 표기 복원] ‘독도 복원’ 피말리는 외교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기까지 일주일 동안 피말리는 외교전이 펼쳐졌다. 지난 25일 BGN이 해외지명웹사이트의 독도 영유권을 한국·공해에서 새로운 코드인 ‘주권 미지정 지역(UU)’으로 바꾼 사실을 주미대사관은 다음날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이태식 대사는 27일 사과하고 이를 되돌리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이 대사는 28일 오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제임스 제프리 부보좌관과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잇따라 만나 유감을 표시하며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대사는 특히 제프리 부보좌관에게 “수십년 동안 같이 산 아내를 다른 남자가 갑자기 자기 첩이라고 우긴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민감한 한·일간 문제를 왜 미국이 떠안으려 나서느냐.”고 설득했다. 이 대사는 독도와 비슷한 상황인 센카쿠열도는 표기를 그대로 둔 채 독도만 바꾼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쇠고기 문제로 한국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 문제를 건드린 것은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의 설명을 들은 제프리 부보좌관은 공감을 표시한 뒤 “부시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파악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팀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고, 지리학자 2명을 급파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미국으로 달려가 지인들을 통해 원상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때마침 워싱턴을 방문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박진·김효석·김부겸·황진하·류근찬 의원 등도 30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BGN을 직접 찾아갔다. 분수령이 된 것은 29일 낮 12시30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을 위한 정부·민간의 첫번째 합동 대책회의. 이 대사는 회의장에 들른 부시 대통령을 의전상 결례를 무릅쓰고 따라 나가 직접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리적인 문제지요. 잘 알고 있다.”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니 국무부와 잘 협의하라.”고 말했다. 오후 1시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태국 언론과의 공동회견에서 원상회복 결정을 처음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지시는 잠시 뒤 제프리 부보좌관을 통해 이 대사에게 통보됐다.BGN은 오후 5시쯤 웹사이트의 독도 표기를 일주일 전 상태로 되돌려놓음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kmkim@seoul.co.kr
  • 부시 “독도문제 이해… 국무부에 검토 지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서울 윤설영기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독도 표기 변경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했다고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30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 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와 만나 “독도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면서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이 문제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한 것으로 주미 대사관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방한을 앞두고 이날 낮 열린 한·미 FTA 협의회에 잠시 들러 입장을 밝힌 뒤 이 대사와 별도의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독도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한·미간의 현안으로 급부상한 독도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극적으로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다음달 6일 서울에서의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도 이날 이 대사와의 면담에서 미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변경 조치를 원상회복시켜 달라는 우리측 요청에 “적절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B “우리끼리 자책하면 日 웃을 것” 힐 차관보와의 면담은 이날 오전 부시 대통령의 지시 이후 열린 것으로 힐 차관보의 발언은 미 정부의 해결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과 미 정부 인사들과의 연쇄 면담에서 미 지명위원회가 독도의 명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안의 민감성 등을 감안할 때 변경 시기 등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미측이 독도의 명칭을 원상회복하거나 독도처럼 영토분쟁이 있고 미측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다른 모든 사례들을 일괄적으로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 대사와 힐 차관보의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이기석 서울대 교수, 미국측에서는 국무부 소속 지리학자 겸 지도학자인 레오 딜런, 레이 밀레프스키 국경 및 주권문제 담당관 등이 함께했다. 또 한·미의원외교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저녁 워싱턴에 도착한 여야 국회의원 5명은 30일 협의회에서 독도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며, BGN을 방문,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의 귀속국가 명칭을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일희일비해서 조금 잘못하면 너무 자책하고 우리끼리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웃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청운동 투표소에서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기 인책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독도문제는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대응해야 하며 너무 정치적으로 하기보다는 차근차근하게 하나하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mkim@seoul.co.kr
  • “서구적 근대만 근대화라고?”

    근대성이란 서구에서 나온 개념이다. 계몽주의적 합리성이 자본주의와 결합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이 일어난 17세기론을 펴는 학자도 있고, 르네상스와 연관지어 12∼16세기를 제안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가하면 라틴아메리카의 탈식민주의 연구자들은 서구의 근대성이란 아메리카의 ‘발견’ 및 식민지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성 논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1980년대 치명적 경제위기의 원인을 좌우 갈등에서 찾던 사람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념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처방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우파는 거대담론의 종말을 논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이데올로기 갈등을 종식시킬 희망을 보았고, 좌파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양성을 끌어안아 마르크스주의의 계급투쟁의 경직성을 완화시켜줄 ‘차이의 정치학’을 발견했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 다운 근대’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근대 이후(포스트모더니즘)’를 논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근대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논의해 볼 필요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성에 관한 논쟁은 식민시대를 겪었고, 해방 이후에는 군부독재를 경험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1990년대 식민지 근대화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논쟁과 박정희 정권의 발전주의 담론을 근대화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고, 서구화가 과연 근대화인가를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 진행되었던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근대를 말하다’(니콜라 밀러·스티븐 하트 편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옮김, 그린비 펴냄)는 근대성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서구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지식인들의 논쟁을 담고 있다. 2005년 2월 런던의 아메리카연구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언제부터 였는가’라는 주제로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은 물론 문학, 영화, 문화비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참여한 워크숍이 열렸는데, 당시 모임의 성과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참가자들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근대성 담론을 비판하면서, 서구에 의해 대상화되어 온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성찰하고 다양한 대안적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서구에 의해 이식된 역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출신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대서양비교연구학 교수인 주앙 세자르 데 카스트로 호샤는 동향의 작가 마샤두 지 아시스의 사례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가 서구의 복제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호샤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주변부’작가는 ‘중심부’인 서구의 서로 다른 역사적 시기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합리적인 연대순이나 정형화된 해석틀을 성실하게 따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마샤두는 바로 역사적 시간이 뒤섞이고 문학적 장르가 뒤섞이는 ‘고의적인 시대착오’ 기법으로 기존의 ‘창조’라는 개념을 허물고 새로운 독창성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런던대학 버크백 칼리지 스페인어학과 교수인 윌리엄 로우에게도 이어진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역사발전론이나 자본주의 근대화론자의 역사론이 모두 시간적 순서에 따른다고 비판하고, 페루 문학에서 근대성의 장면을 다룬 작품을 검토하면서 연속성과 순차성을 거부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근대성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기획한 라틴아메리카 총서 ‘트랜스라틴’의 첫권이다. 서구 지식만을 중히 여기는 국내 학계의 풍토에서 주변부를 공부한 대가로 저절로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은 라틴아메리카를 체계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일대 사건’에 해당한다고 기뻐하고 있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음악가가 음향기기 만드는 ‘통섭의 시대’ 온다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음악가가 음향기기 만드는 ‘통섭의 시대’ 온다

    원효의 화엄사상 해설이나 조선 말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氣) 철학에서 주로 사용됐다. 정치적으로는 ‘총괄하여 관할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저서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재해석해 도입한 개념이다. 요즘 한국 지식사회의 최고 화두는 ‘통섭(統攝)’이다. 대학들은 앞다퉈 통섭을 표방한 학과를 설립하고, 석학들은 지식의 통합을 외치고 있다. 통섭이 ‘새로운 변화’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4년 전 일개 학설로 한국에 소개된 통섭은 이제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우리 사회가 가야 하는 방향으로 대접받고 있는 셈이다. 통섭이 왜 국내 지식사회의 주제어로 떠올랐고, 그것은 왜 필요한 것일까. 통섭을 주장하는 많은 학자들은 통섭이 ‘한국적 특수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 이과의 구분에 익숙해진 한국 사람들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별개의 학문으로 생각한다. 서양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편의상의 학과 구분이 한국에서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자리를 잡았고, 결국 그것은 유연하고 복합적인 사고를 갖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학자들은 인간과 기계, 우주, 생명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과학적 방법과 인문학적 방법으로 동시에 고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1933년부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교류가 시작됐고, 일본도 학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슈퍼대학원’의 등장을 앞두고 있다. 물론 특수한 학과가 오히려 인기를 끌 정도로 ‘전문성’이 강조되는 한국사회에서 통섭을 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노령화, 산업 변화의 가속화 등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섭적 사고를 갖춘 인간상이 필요하다. 한 예로 평생 직업의 개념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직업을 찾기 위해 매번 새로운 자격증을 따고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폭넓은 사고를 갖고, 뛰어난 적응력을 가진 사람을 키운다면 그만큼 새 길을 모색하고 목표를 세우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학자들이 ‘통섭형 사고 교육’을 어린 시절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통섭은 학문의 벽을 허무는 일에서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대학사회는 같은 학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없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같은 구분은 오히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장애로 작용할 뿐이다. 특히 다른 학문에 대한 관심과 기본적인 개념의 이해는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인간사회를 기본으로 연구하거나, 기계공학자 대신 음악 전공자가 음향기기를 만든다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미분방정식으로 경제를 예측하는 대신 자기공명영상을 도입해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뇌를 분석하기 시작했다.MIT에서는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은 채 전자기기가 오페라의 막을 올리고 공연을 한다. 여러 학문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아리스토텔레스 통섭의 원조 통섭은 인류 역사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지식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했던 모든 노력을 통섭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종 학문에 ‘광범위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지식의 경계가 없던 시절인 만큼 그의 관심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그 결과 수많은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조’로 떠받들어진다. 박지원, 홍대용, 최한기 등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들도 인문사회과학을 배워 자연과학에 적용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통섭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200여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서양의 다빈치와 조선의 정약용이 약속이나 한 듯 기중기(거중기)를 개발했다는 사실은 통섭적 사고가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환경과는 상관없이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통섭은 ‘자연을 흉내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인간사회를 바꾼 수많은 도구와 아이디어가 자연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연구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현실에 존재하는 통섭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MIT 미디어랩은 1985년 ‘함께 모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는 소박한 목표로 시작됐지만, 매년 수백건 이상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공장’으로 발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국내 연구 현주소 2005년 최재천 교수 등 윌슨의 ‘컨실리언스’를 번역 학문적 기반 아직 취약… 대학들 전면도입 움직 통섭의 개념이 국내 학계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과학철학자 장대익 박사와 최재천 교수가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통섭’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한 2005년의 일이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받은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이자 생태학자인 윌슨은 개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섬 생물지리학과 사회생물학이라는 두 개의 학문을 개척했다. 윌슨이 주창한 컨실리언스는 르네상스 회귀로 집약된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 모든 학문이 언젠가는 자연과학적인 방법론으로 통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컨실리언스는 19세기 자연철학자 윌리엄 휴얼이 처음 만들어냈다. 라틴어의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컨(con)’은 영어로 ‘함께’라는 뜻을,‘살리에르(salire)’는 ‘뛰어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결국 휴얼과 윌슨의 ‘컨실리언스’는 ‘서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되는 결론들이 서로 일치하거나 정연한 일관성을 보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 교수와 장 박사는 컨실리언스에 대응하는 우리말을 찾기 위해 고심하다가 원효대사의 화엄 사상에서 통섭이라는 말을 찾아냈다. 그러나 이들의 통섭은 방법론과 지향점에서 윌슨 것과 다르다. 윌슨이 자연과학으로의 통합을 강조한 데 반해, 이들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동등한 위치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통섭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들의 상당수가 무조건적인 생물학 중심의 학문적 통합보다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자연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통섭이 ‘학문간의 벽을 허물자.’라는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그것의 정확한 의미나 지향점을 설명할 수 있는 학문적 기반은 취약하다. 올 초 서울대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기계적으로 학과가 통합되는 것을 물리학적 통합, 두 학문이 새 학문을 만들어내는 것을 화학적 통합으로 정의한다면 통섭은 생물학적 결합으로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구체적 지향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가설과 학문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인 외국과 달리,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움직임은 다소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다. 인위적인 벽 허물기가 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통섭의 시대’ 다시 주목받는 다빈치식 사고 통섭을 언급하는 학자들은 통섭형 인간의 표본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는다. 다빈치식 사고는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과 경험을 통한 증명정신, 예리한 관찰과 섬세한 감각, 모호한 것까지 포용하는 묘사법, 과학과 예술의 조화, 건강한 육체와 정신, 그리고 한 가지 아이디어에 다양한 분야를 엮어내는 연결 습관 등으로 집약된다. 시대와 환경을 뛰어넘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 셈이다. 과연 다빈치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고방식이 그로 하여금 위대한 업적을 쌓게 만들었을까. 다빈치식 사고를 가진 수많은 사람을 키워 새로운 시각으로 현대를 바라보게 할 수는 없을까. 이탈리아 각지에 숨어 있는 다빈치의 발자취를 찾아, 왜 그가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빈치·피렌체·밀라노(이탈리아) 박건형특파원|이탈리아 밀라노에 자리잡은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 앞 광장. 거대한 성당 두오모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꼭 지나야 하는 이곳에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동상이 우뚝 솟아 있다. 동상 아래에 적혀 있는 ‘과학과 예술의 혁명가(AL Rinnovatore Delle Arti E Delle Scienze)’라는 문구는 다빈치를 설명해주는 가장 짧은 수식어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로 추앙받는 다빈치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헌사다. ●거대한 박물관이 된 다빈치 고향 50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탈리아 곳곳에는 다빈치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다빈치는 이탈리아인들의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다. 수도 로마 공항의 공식 명칭은 ‘레오나르도다빈치공항’.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기차의 이름 역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다. 공항 곳곳에 다빈치의 작품을 형성화한 조형물들과 그의 동상을 목격할 수 있다. 암흑의 중세를 벗어나 인문학의 부흥을 이끌어낸 르네상스의 핵심도시 피렌체를 지나 피사 방향으로 65㎞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빈치에 도착했다. 나지막한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고, 사방 어느 곳에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만이 가득한 특별할 것 없는 시골마을이 바로 다빈치의 고향이다. 마을 중심지의 가장 높은 곳에는 3m가 넘는 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도’ 조형물이 다빈치의 고향임을 말해주고 있다. 다빈치는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의 이론에 따라 기하학적으로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원 안에 사람의 몸을 그렸다. 이 비례도의 원본은 베니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공개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빈치가 빈치에 살았던 기간은 태어난 이후 피렌체에서 베르키오의 도제로 들어가기 전까지 16∼17년간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그의 생가는 세 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집 내부에는 다빈치의 생애와 작품에 관한 글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다빈치의 흔적은 벽난로와 책상뿐이었다. 생가를 지키고 있는 빈치 시청의 알베르토 로카티는 “다빈치는 세르 피에로와 카테리나라는 하층계급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면서 “다빈치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다빈치의 왕성한 학구열이 어린 시절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반사작용이란 설도 있다.”고 소개했다. 마을의 중심지 폭이 채 500m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빈치지만, 마을 전체가 거대한 다빈치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성당 옆에 자리잡은 다빈치 박물관에는 그가 설계한 물레와 기중기 등의 원리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다빈치 아이디어 박물관은 다빈치의 사고가 어떻게 형성됐으며 후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체험관이다. 박물관 학예사인 세르지오 페오네는 “다빈치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사고가 다방면으로 발달해 있었다.”면서 “이 박물관의 첫 번째 전시물도 플라톤의 흉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빈치가 스케치한 작품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작업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을 곳곳에 자리잡은 상점에서는 티셔츠나 엽서 등 흔한 기념품 대신 다빈치가 고안한 시계와 헬리콥터 모형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학문과 예술 꽃피운 피렌체, 밀라노 다빈치 연구자들은 그의 생애를 크게 제1차 피렌체 시대(1466∼1482), 제1차 밀라노 시대(1482∼1499), 제2차 피렌체 시대(1499∼1506), 제2차 밀라노 시대(1506∼1513), 그리고 로마ㆍ앙부아즈 시대(1513∼1519) 등 다섯 시기로 구분한다. 말년을 제외하면 그의 성과가 대부분 밀라노와 피렌체에서 이뤄진 셈이다. 피렌체 우피치 박물관에는 다빈치의 작품 중 가장 오래된 1473년의 데생이 걸려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빈치는 보티첼리, 크레디, 페루지노 등 베로키오 산하의 수많은 제자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베로키오의 도제로 있는 동안 다빈치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건축, 도형 연구, 광학론, 원근법, 기하학, 자연과학, 음악 등을 폭넓게 익혔다. 이때 배운 원근법의 결실이 바로 1495∼1497년에 다빈치가 완성한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최후의 만찬’이다.15분에 단 25명의 관람객에게만 공개되는 이 불후의 거작은 성당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 크고 장엄했다.‘최후의 만찬’ 전문 가이드인 실비아 솜바루는 “작품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미술사학자, 구조학자, 역사학자, 광학자 등 각 분야에 걸쳐 있다.”면서 “지금도 이 그림 연구로 연간 수십편의 논문이 쏟아져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성당 길 건너편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 과학기술박물관이 있다. 온통 과학에 관한 내용으로 꾸며진 박물관 전시물 중 다빈치가 고안한 각종 기계들이 단연 인기다. 피렌체 시내에도 다빈치의 기계를 실물 크기로 재구성해 전시·체험할 수 있도록 한 두 곳의 박물관이 있다. 두 도시의 대형 서점에는 다빈치 관련 서적들이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탄생 555주년을 맞았던 지난해에는 도시 전역이 다빈치 기념물로 꾸며지기도 했다. 빈치시의 다빈치 박물관장 알레산드로 베조시는 “다빈치의 지식은 대부분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단계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빈치가 ‘단순한 천재’였다면 그저 동경의 대상이자 신화적인 존재에 머물렀겠지만, 다빈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닮고 싶은 존재’ ‘배워야 할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다빈치는 어떻게 만능학자가 되었을까 호기심·증명정신 겸비 ‘노력하는 천재’ 해부학자, 건축가, 식물학자, 도시계획가, 의상·무대디자이너, 요리사, 해학가, 엔지니어, 발명가, 지리학자, 지질학자, 수학자, 군사과학자, 음악가, 화가, 철학자, 물리학자, 이야기꾼…. 다빈치는 인간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여러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던 인물이다. 이탈리아 전역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에도 다빈치 박물관이 있고 대부분 진품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소장하고 있다. 평생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얼마나 방대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탄생한지 55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빈치는 지식인들이 꿈꾸는 ‘만능인’(Universal Man)의 표상으로 꼽힌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주창한 지능의 다양성에 대한 이론에 따르면 천재는 논리·수학(스티븐 호킹, 아이작 뉴턴), 언어(윌리엄 셰익스피어, 에밀리 디킨슨), 공간·기술(미켈란젤로), 음악(모차르트), 신체·운동감각(무하마드 알리), 사회적 대인관계(엘리자베스1세, 마하트마 간디), 자기 인식적 대인관계(틱낫한, 테레사 수녀) 등 일곱가지 척도 중 하나에서 특이성을 보인다. 그러나 다빈치는 일곱가지 분야에서 모두 천재성을 나타냈다.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현대 사회에서 다빈치가 다시 각광받는 것은 그가 거의 모든 학문에서 특이성을 보인 이유가 단순한 천재여서가 아니었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력하는 천재’였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용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가 해부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좀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고, 물의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좀 더 좋은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유체역학에 대한 연구는 비행기 설계로 이어졌고, 노년에는 이 모든 기계의 원리를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근원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빈치의 사고방식을 이해함으로써 교육법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마이클 겔브가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교육서적 목록에 올라 있다. 겔브는 “다빈치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에는 다재다능하고 균형잡힌 인간, 예술과 과학 양쪽을 모두 편안하게 포용할 수 있는 인간을 이상형으로 삼았다.”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폭넓은 지식을 쌓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다빈치식 사고는 최적의 모델”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추모집 발간

    ‘동양의 마르코폴로,’ ‘여신(旅神)’ 등으로 불린 김찬삼 전 세종대 교수(지리학과)의 5주기(7월2일)를 앞두고 추모집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이지출판사)이 발간됐다.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와 친지·가족 등이 주도한 김찬삼 추모사업회는 2002년 76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의 5주기를 맞아 추모집을 출판하게 됐다고 맏딸인 김을라(60·미국 거주)씨가 25일 밝혔다. 김씨는 “아버지는 40여년간 세계여행 중 아리랑과 애국가 등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알리면서 국내외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참다운 여행가였다.”고 추모했다. 김찬삼은 1958년 9월 북미로 떠나 2년 10개월 동안 중남미·아프리카·중동 지역의 59개국(지구 3.5바퀴 거리인 총 35만여 리)을 돌아봤다. 그는 동남아 여행 중 자동차 사고로 귀국한 20차 여행(96.11∼97.2)까지 여행기간 43년(여행 시간만으로 14년), 이동 거리는 지구 32바퀴에 해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편 추모사업회가 이번에 제정한 김찬삼 여행상의 제1회 수상자로 세계적인 뗏목 탐사가인 윤명철(54) 동국대 교수(고구려·동아시아 해양사)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새달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윤 교수는 2003년 중국 저장성에서 출발해 황해를 건너 인천에 도착한 뒤 다시 제주도를 거쳐 일본 규슈의 나루시마에 이르는 장보고의 행적을 추적 탐사하는 등 왕성한 탐험 정신을 인정받아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짐싼 1기 수석들 대학 U턴, 혹은 휴식모드

    청와대를 떠난 1기 수석들은 대부분 생업으로 돌아가거나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머리를 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오랜만에 휴식모드로 들어갔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은 일단 교단으로 돌아간다. 류 실장은 전 직장인 서울대 지리학과에서 이르면 2학기부터 강의를 재개할 계획이다. 류 전 실장의 한 지인은 “복귀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면서 “방학을 이용해 잠시 미국의 친지들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직으로 복직한다. 곽 전 수석의 한 측근은 “교체가 갑작스럽게 결정되어서 따로 진로를 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도 동아시아연구원으로 돌아가 연구를 계속하는 한편,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직으로도 곧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머리를 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 직장인 한림대 총장직에는 새 총장이 임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연구자로 생활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수석과 이종찬 전 민정수석도 특별한 계획 없이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했던 일부 행정관들은 교체와 동시에 짐을 꾸리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靑수석 전면 교체] ‘기획수석 쟁탈전’ 곽승준 가고 박재완 남고

    20일 뚜껑을 연 청와대 수석 인사는 발표 직전까지 극소수 인사만이 일부 내용을 알 정도로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졌다. 한 자리를 놓고 두 수석이 마타도어까지 흘려가며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기도 했다. 청와대 인선이 철저한 베일 속에 가려진 이유는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수석 전원이 교체 대상에 오른 처지로, 인선작업에 깊숙이 참여할 수 없었던데다 이 대통령이 철저한 보안을 지시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은 19일 밤에서야 교체되는 자신의 ‘운명’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8일 밤 청와대 모 수석에게 인사내용을 귀띔해달라고 요청했으나,“지금 제 운명도 모릅니다.”라는 답변만 듣고 전화를 끊어야 했다. ●인사 철통보안… “내운명 나도몰라” 인선 작업에 가장 큰 진통을 겪은 자리는 대통령실장이다. 류우익 실장을 교체하는 문제부터 논란이었다. 국정쇄신 차원에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거세게 터져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그에 대한 두터운 신임 때문에 고심을 거듭했다. 한때 후임 부재론이 제기되면서 유임설이 힘을 얻기도 했다. 교체가 확정된 것은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7일. 후임 인선작업도 난항을 거듭했다. 윤진식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명됐으나 윤 회장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거듭 실장직을 고사했고, 윤 전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국정철학 차이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김종인 의원, 이재명 전 민자당 의원, 전윤철 감사원장 등이 한나라당 주변에서 거명되기도 했다. ●MB, 정총장 청와대로 불러 설득 이 대통령이 정정길 울산대 총장을 대통령실장으로 낙점한 데는 6·3동지회 멤버로,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쌓아온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정 총장과 류 실장은 또 정 총장의 딸이 류 실장의 제자(서울대 지리학과)인데다 서로 서울대 교수로 같이 지내면서 두터운 교분을 쌓은 사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가 류 실장 교체를 공식화한 17일 정 총장을 후임으로 낙점한 뒤 18일 그를 청와대로 불러 대통령실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정 총장이 거듭 난색을 보이면서 고사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의 계속된 설득 끝에 결국 정 총장이 실장직을 수용했고,20일 오전 울산대 학장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대학 측에 청와대행을 통보했다. 수석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특히 국정기획수석 자리를 놓고 곽승준 수석과 박재완 정무수석 간에는 유임설과 전보설, 교체설을 끊임없이 외부에 흘리며 입지를 다지는 생존싸움이 펼쳐졌다. 국정기획수석실에서는 곽승준 유임설을, 정무수석실에서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설을 생산·유포했다. ●‘복심´ 류실장 거취 막판까지 진통 결국 이들 신·구 측근간 생존경쟁은 대통령직인수위 입성 이후 이 대통령의 신임을 쌓은 박 수석의 승리로 마감됐다. 이 과정에서 민정수석실도 서바이벌 게임에 가세, 국정 난맥의 책임을 둘러싸고 한동안 국정기획수석실·정무수석실 등과 볼썽사나운 네탓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경우 막판까지 ‘유일한 생존자’가 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한나라당측에서 줄기차게 제기된 교체 주장의 파도를 넘지 못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5000년 탐험역사 유쾌하게 뒤엎기

    5000년 탐험역사 유쾌하게 뒤엎기

    ‘역사는 승리자를 위해 잘 차려진 말의 성찬’이라고 했던가. 엄밀히 말해 해적의 무리인 바이킹의 후예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 미화되는가 하면, 목숨을 살려준 인디언들의 은혜에 대한 잔혹한 ‘학살의 축제’는 아메리카 대륙 정착에 성공한 것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로 둔갑했다.‘세계 지리 오디세이’(일빛 펴냄)는 인류의 5000년에 걸친 탐험의 역사를 유쾌하게 뒤엎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세계사를 전공한 장서우밍 중국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와 가오팡잉 쑤저우대 역사학과 교수. 옮긴이는 중국어 전문번역가인 김태성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탐험가들, 끝없는 자신의 탐욕 채우려 도전 디아스의 희망봉 발견,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마젤란의 세계일주, 피사로의 잉카제국 정복, 미국 지리 탐험의 선구자 그레이, 아문센의 극지 탐험…. 책은 기원전 7세기 3척의 배에 나눠 타고 2년여간 아프리카 대륙 연해를 일주했던 최초의 항해민족 페니키아인들의 이야기부터 400년 동안 계속된 북극탐험 도전기에 이르기까지 5000여년에 걸친 방대한 인류 탐험의 역사를 파고든다. 이집트의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 등 참고 자료를 토대로 정치한 고증을 거쳤다. 저자들이 추적하는 탐험의 역사는 현재 학계에서 정설로 통하는 그런 역사가 아니다. 사뭇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탐험가들이 자신의 끝없는 탐욕을 채우기 위해 탐험에 나섰다는 주장이 그 한 예다. 책은 먼저 ‘신사의 나라’의 대명사를 불리는 영국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793년 6월8일 새벽, 잉글랜드의 린디스판 주민들은 평온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그때 갑자기 해적선이 나타나 신을 경배하기는커녕 여성들을 겁탈하고 금은보화를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이들 약탈자가 훗날 오늘의 영국을 건설하는 선조가 됐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미국인의 선조가 된 영국의 ‘메이플라워호’ 청교도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을 아메리카에 정착하도록 도와준 인디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보다 오히려 잔인한 ‘학살’로 보답했다.“1620년 8월 청교도들이 북아메리카 탐험에 나섰다. 수많은 위기와 희생을 딛고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이들이 절망에 빠졌을 때 인디언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착에 성공한 이들은 인디언들과 신에게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을 제정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학살하기 시작했다.” 추수감사절은 이교도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학살한 데 대한 ‘승리의 자축연’이었던 셈이다. ●추수감사절은 인디언 몰아낸 승리의 자축연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아메리카와 마젤란 해협, 빅토리아 호수, 허드슨강 등의 탐험사도 살핀다. 책은 이들 지역을 발견하고 탐험한 이들을 기념하지만, 이들에게 무고하게 생명과 삶의 터전을 빼앗긴 원주민들을 추모하거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기념물은 거의 없다고 비판한다. 요컨대 서구인들의 강자논리에 따라 역사적 진실이 왜곡됐다는 시각이다.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이들 강대국은 이제라도 자신들이 서술한 역사가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2만 3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천재들은 알고보니 메모狂?

    다산 정약용은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무려 500여권의 저술을 남겼다. 경학·예학·사학·법학·지리학·토목공학·의학 등 그가 남긴 저술의 양과 질은 실로 불가사의할 정도다. 다산은 짧은 기간에 어떻게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그토록 방대한 저술을 남길 수 있었을까.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이재영 지음, 한티미디어 펴냄)은 다산과 같은 천재들의 위업에 얽힌 비밀을 풀어주는 책이다. 아이작 뉴턴, 레오나르도 다빈치, 벤저민 프랭클린, 이마누엘 칸트 등 ‘평범한’ 사람들이 인류 역사상 뛰어난 천재가 된 이면에는 꼼꼼히 챙긴 ‘노트’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책은 세계적인 천재들의 위대한 업적과 발견, 발명의 근원을 추적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는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정도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 그였던 만큼 남이 알아보기 힘들게, 글씨를 거울에 비춰야 정상으로 보이도록 쓰여진 노트에는 다양한 발명품들이 등장한다. 하늘을 날고자 하는 그의 열망은 비행을 위한 많은 도구들을 설계하도록 했다. 물론 오늘날의 첨단 항공역학은 몰랐지만 하늘을 나는 새를 잡아 분석하고, 그 기하학적 비례관계들을 살펴 도구로 표현한 것은 지금 봐도 놀랍다. 다빈치는 이를 노트에 자세히 기록했다. 그는 벽에 묻은 얼룩에서도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편화된 요즘, 손으로 적는 아날로그식 노트는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의지한 ‘순간 정보’는 자칫 사상누각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책은 노트에 무언가 끊임없이 적바림해 놓는 것이야말로 위대함으로 가는 첫걸음임을 웅변한다.1만 5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美패스트푸드점 풍수지리 인테리어 인기

    美패스트푸드점 풍수지리 인테리어 인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패스트푸드점들이 동양의 풍수지리학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팬더 익스프레스가 오렌지 카운티 지점들의 인테리어에 풍수를 도입한 선두주자다. 2명의 풍수지리학 전문가의 조언으로 팬더의 레스토랑들은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다. 이는 복이 나가지 않는 풍수의 기본 원칙을 따른 것. 또한 기본색조는 풍요를 상징하는 붉은 색을 사용했다. 또한 오렌지 카운티 인근 하시엔다 하이츠의 맥도날드도 풍수를 도입, 플라스틱 의자를 치우고 붉은 색 철제의자를 놓고 나무천장으로 바꾸고 대나무 화분을 갖다 놓았다. 좌석 수도 44개였으나 ‘죽을 사’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1개를 늘려 45개 좌석을 놓았다. 중국계와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의 패스트푸드점은 미국 스타일을 버리고 동양의 풍수지리를 적극 도입 손님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맥도날드 하시엔다 하이츠점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기준 완화하라”

    “경북도청 이전 후보지 기준 완화하라”

    오는 6월 예정된 경북도청 이전지 결정을 앞두고 도내 상당수 시·군이 도청이전추진위원회의 후보지 입지 기준안이 부당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청추진위가 당초 이달에 확정·발표키로 한 후보지 입지 기준안 마련이 3월 초로 연기되는 등 파행이 우려된다. ●“기준 따르면 신청할 부지 없다” 볼멘소리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실시한 북부·서부·중부·동남부 등 4개 권역별 주민설명회 이후 이날까지 안동시 등 13개 시·군이 도청이전추진위에 입지 기준안 개선 방안을 제출했다. 추진위는 주민 설명회 당시 주요 도청 입지 기준안으로 ▲전체 토지면적 최소 15㎢(계획 인구 15만명) 이상 ▲전체면적 중 개발 가능지 면적 10㎢ 이상 ▲경사도 20% 이하 ▲자연생태환경 및 공적 규제지역 중 보존지(조수 보호구 경계 1㎞ 이내, 하천 구역 및 소하천 주변 250m 이내 등) 제외 ▲유보지(자연공원 지구 경계에서 500m 지역 등) 면적 비율은 최대 50% 이하 ▲개발 가능지 직경 6㎞ 이내 분포 등이다. 이에 안동시는 지역에 산간 농경지가 많아 경사도를 25% 이내로 상향할 것과 유보지 일부 삭제, 평가기준 사전 공개 등 12개항의 개선을 요구했다. 산악지대인 영주시는 전체 토지면적 최소 10㎢로 하향과 전체 면적 중 개발 가능지 면적 직경 7㎢, 경사도 25% 이하로 기준안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평야지역인 영천시는 전체 토지면적을 18㎢(계획 인구 50만명)로 확대하고 풍수지리학적 입지 기준 등을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포항시는 개발 가능지 면적을 직경 8㎢로 축소하는 반면 개발 가능지 직경 8㎢ 확대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경북의 지리적 중심에 위치한 군위군은 면적 및 개발 가능지 면적 10㎢ 및 7㎢(〃 10만명)로 각각 축소, 경사도 36.4%로 상향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 의성군은 100㏊ 미만 소규모 경지정리 및 농업보호 구역에 대한 개발 허용과 유보지 면적 비율을 최대 70%까지 확대 적용토록 했다. 이밖에 경주·구미·상주시와 청송·영양·예천·봉화군 등이 전체 토지면적 축소와 경사도 상향 조정, 생산녹지 유보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상당수 시·군 관계자는 “도청이전추진위의 후보지 입지 기준안의 각종 규제로 후보지로 신청할 부지가 없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후보지 기준 완화와 함께 도청 이전지 규모 축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새달 기준안 마련 계획 차질 우려 따라서 도청추진위는 이달 중 이들 시·군의 요구 사항을 종합 검토한 뒤 3월 초 추진위를 개최, 후보지 입지 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추진위의 신도청 입지 기준안 마련 과정에서 안동 등 북부지역 시·군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들 지역 11개 시·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북부지역 혁신협의회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 등 향후 추진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청 관계자는 “신도청 이전 후보지 입지 기준 마련을 위한 시·군의 건의 사항을 수렴해 다음달 중 공정하고 합리적인 입지 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유우익 대통령실장·김인종 경호처장 내정자는

    유우익 대통령실장·김인종 경호처장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일 새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에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경호처장에 김인종 전 2군 사령관을 각각 내정했다고 주호영 대변인이 발표했다. 유 내정자는 당내 경선 등 정치적 고비 때마다 이 당선인과 독대를 할 만큼 ‘복심’으로 꼽힌다. 서울시장 퇴임사와 한나라당 대선후보직 수락연설, 당선인 신년사, 대통령 취임사 등의 작성을 도맡았고, 새 정부 총리·각료 인선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인이 아닌 유 내정자가 이 당선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고 직언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원천적’으로 이 당선인과 코드가 잘 맞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1996년 경부대운하 건설 구상을 제시하기에 앞서 대학에서 지역개발론을 강의하던 유 교수를 직접 찾아가 조언을 청했던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는 지난 대선기간에 이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아 ‘물길이 통하면 인심이 통한다.’는 한반도 대운하 카피와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라는 비전 등 공약 입안을 주도했다. 그는 지리학은 물론 국토계획, 지역개발,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과 저서를 냈고 세계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을 맡는 등 학계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평가다. 유 내정자는 이날 “조용하게, 그러나 치밀하고 절제있게 대통령을 모실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내정자는 군사 작전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경찰 출신이 발탁됐던 대통령 경호총책은 다시 군 출신한테 넘어간 셈이다.2001년 전역 후 한나라당에 입당한 김 내정자는 대선기간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국방정책자문단을 이끌며 이 당선인의 경호자문을 해왔다. 경호처장 직급이 차관급으로 낮아진 데 대해 그는 “경호실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며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칙에 경호처 관계자들도 동의하고 있고 적극 협조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유우익 내정자 프로필 ▲경북 상주(58세) ▲상주고 ▲서울대 지리학과 ▲독일 키일대 박사 ▲브리태니커 세계백과사전 책임감수위원 ▲프랑스 지리학회 종신명예회원 ▲서울대 교무처장 ▲세계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 ▲숙명여대 약학부 교수인 부인 표명윤(59)씨와 2남. ■ 김인종 내정자 프로필 ▲제주(62) ▲제주 대정고 ▲육사 24기 ▲50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육군 제2야전군사령관 ▲부인 고경자(58)씨와 2남.
  • 대통령실장 유우익 靑경호처장 김인종

    대통령실장 유우익 靑경호처장 김인종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첫 청와대 대통령실장에 유우익(사진 위) 서울대 교수를 낙점하고,1일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을 통해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호처장에는 김인종(아래) 전 2군 사령관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주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장 인선 결과를 1일 오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외곽 자문기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아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 온 최측근 중의 한 명이다. 한편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에는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 인재과학문화수석에는 같은 당 이주호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수석 겸 대변인에는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이 내정됐다. 그러나 정무·민정·경제·사회정책·외교안보수석은 유동적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불패신화 이순신 장군에 깊은 감명”

    “스미나르, 엘리 무신 알가.(충성! 앞으로 나아가 승리하자)” 18일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6기 생도 가입교식에는 낯선 얼굴이 한 명 등장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카파쇼프 아스카르 켄디르베쿨(19) 생도.2006년 5월 한국과 카자흐스탄 국방부가 체결한 군사교육 교류협력에 따라 카파쇼프가 해군사관학교에 첫 신입생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날 160명의 생도와 함께 해군사관학교에 가입교한 카파쇼프는 앞으로 5주간의 기본훈련에 마친 뒤 정식 입학해 4년간 사관학교 생활을 할 예정이다. 까만 머리에 뽀얀 피부를 가진 카파쇼프는 유럽인이라기보다는 한반도에서 이주해 간 고려인의 모습과 더 가까워 보였다. “카자흐스탄의 해군은 이제 막 창설됐기 때문에 많이 부족합니다. 한국 해군에서 배운 기술을 카자흐스탄에 돌아가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카파쇼프는 카자흐스탄의 국방부 군사외국어대학교에서 지리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어는 지난해 9월 한국에 온 뒤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통역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처음엔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이젠 불고기, 갈비탕 같은 한국 음식도 즐겨 먹을 만큼 한국사람이 다됐죠.” 그러면서 그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23전23승 불패신화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제독”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파쇼프는 3개월 이상 군함을 타야 하는 해외순항훈련 등 일반 해사 생도와 똑같은 교육을 받는다. 당장 가입교 기간 5주 동안 정신교육은 물론 수영훈련,1주간의 극기훈련 등 빡빡한 훈련일정을 소화해 내야 한다. 그는 “사관학교에서 1등으로 졸업해서 모국에 돌아가면 꼭 훌륭한 해군 장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태안 두웅습지 보호 ‘유명무실’

    태안 두웅습지 보호 ‘유명무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두웅습지는 지난해 12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국제 보호지역이다.6만 5000㎡의 작은 면적에도 금개구리·애기마름·배체레잠자리 등 희귀동식물 400여종이 모여 있는 이곳은 2002년부터 정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현재 이곳은 예산 부족과 법규상 허점 등으로 생태계 파괴를 겪고 있어 우리나라 습지 관리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두웅습지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황소개구리. 지난해 관리소홀로 습지 안에 두 마리가 들어가면서 이들의 먹이인 표범장지뱀, 무자치 등이 절반 넘게 사라졌다. 주민들이 손으로 6000여마리를 잡아내며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지만 황소개구리의 번식력이 워낙 좋다 보니 올봄에도 또 한 번 ‘전쟁’을 각오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뱀의 활동기간이 늘면서 먹잇감인 금개구리도 찾기 어려워졌다. 희귀종인 금개구리를 보호하기 위해 뱀을 잡고 싶어도 야생뱀 포획을 일절 금지하는 현행 야생동물보호법 때문에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있다. 습지보호를 위한 예외요구에도 당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 오염물질 유입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보호구역이지만 습지 바로 옆에서는 아직도 논농사가 지어지고 있다. 농약·화학비료 등이 습지로 그대로 흘러들어 가면서 터줏대감이던 파랑새마저 4년 전 이곳을 떠났다. 환경부에서 오염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습지 주변 논 600여㎡를 사들이려 했지만 고가매수를 요구하는 일부 농지 주인들이 ‘버티기’로 일관해 발만 구르고 있다. 습지를 둘러싼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431호)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종 복원을 위해 들여왔던 쇠똥구리들이 주변 가로등 불빛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다. 주민들이 “곤충에 덜 유해한 나트륨등을 설치해 달라.”고 지자체에 요구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희귀식물 초종용도 “몸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이 뜯어가버려 씨가 거의 마른 상태다. 두웅습지와 신두리사구를 지키는 ‘푸른태안 21’ 임효상(60) 회장은 “지구온난화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 부족 때문에 두웅습지 생태계가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도 허술한 정부 관리와 시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생물다양성을 여전히 위협받는 습지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부터 습지보호지역 확대와 체계적인 습지관리방안을 담은 ‘습지보전기본계획’을 시행하고 있지만 오는 10월 경남 창녕에서 열리는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둔 면피성 행정이라는 비판도 많다. 태안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람사르습지 생물·지리학적으로 독특하거나 희귀 동식물이 분포해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큰 습지이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람사르협약 사무국이 지정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두웅습지와 함께 현재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 신안 장도습지, 순천만 보성벌교 갯벌, 남제주 물영아리오름 습지, 울주 무제치늪이 지정돼 있다.
  •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영월 박물관 고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단종의 애사가 서린 청령포에서 수달이 사는 동강까지. 여기에 겨울이면 등장하는 판운리 섶다리 등 깨끗하고 수려한 풍광을 품고 있는 곳이 강원도 영월. 해묵은 소나무들 가득한 내륙의 오지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 화석박물관 등 무려 13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기행지로 제격일 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가득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05년부터다. 행정자치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들이 속속 들어서게 된 것. 특히 영월은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이 모여 있다. 북면의 곤충박물관, 하동면 조선민화박물관, 수주면 호야지리박물관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박물관이 ‘널려’ 있다. 지난 12월에 문을 연 주천면 화석박물관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호야지리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 박물관. 지리학의 역사와 종류, 체험 등 지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이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기했던 1600년대 지도 등 희귀한 자료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지리에 관한 학문적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폐교를 활용한 곤충박물관은 나비와 나방 1000여 점과 갑충류 1000점, 동강 유역에 서식하는 곤충 1000점 등 총 3000점의 표본이 전시돼 있다. 특히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곤충들도 전시돼 자녀들이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곤충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영월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별마로 천문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 정상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다. 직경 80㎝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3대 등 총 14대가 설치돼 있다. 천체관측 등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세며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15∼20명이 묵을 수 있는 단체실은 1인당 3만 5000원∼4만원,10∼13명은 3만원∼3만 5000원을 받고 있다. ●먹거리 명소 ‘주천 섶다리마을 다하누촌’ 조용하던 주천리 시골마을을 일약 관광명소로 띄운 곳이 다하누촌. 토종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전문상가다. 다하누촌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한우 300g(모듬)에 8000원. 서울 시내 웬만한 고기집의 4분의1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지정 식당에서는 기름소금과 된장, 쌈야채 등을 포함한 ‘테이블 세팅비(1인당 2500원)’를 받는다. 공기밥과 된장찌개 등도 별도.www.dahanoo.com,033)372-0121.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 맛집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직접 만든 묵을 사용한다.5000원.372-3800. 콩깍지밥상은 무농약 콩두부와 청국장 등 콩요리로 알려져 있다. 콩깍지정식 8000원.372-9434.‘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메밀 꼴두국수 3500원.372-7743. # 가볼 만한 곳 비운의 왕 단종의 묘소인 장릉, 단종의 유배지로 강줄기와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판운리 섶다리 등이 잊지 말고 찾아야 할 영월의 관광명소들이다. 글 사진 영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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