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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상병 시문학상’에 이해인수녀

    한국시사랑문인협회(회장 권재효)가 주관하고 경남 산청군과 산청문인협회가 후원하는 ‘2007 천상병 시 문학상’ 수상자로 이해인 수녀가 5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작은 위로’. 시상식은 10월 ‘지리산평화제’ 때 산청군 중산리의 천상병 시비 앞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만원.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통기타 40년 ‘산악자전거의 원조’ 가수 김세환씨

    얼마 전 작고한 피천득 선생은 생전에 특별한 계절 찬미로 심금을 울렸다.‘6월’을 노래하면서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했다. 6월이 시작되는 지난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입구에서 가수 김세환(60)씨를 만났다. 우면산은 양재동 자택과도 가까운 곳. 올해로 가수데뷔 35년이기도 하지만 산악자전거로 전국의 산을 돌아다닌 지 20년째를 맞는 그와 싱그러운 얘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산악자전거’를 처음 도입한 주인공인 데다 매년 5000㎞ 이상 산길을 달려 ‘산악자전거의 지존’이라는 말을 듣는다. 게다가 스키, 승마, 골프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무엇이 산악자전거에 빠지게 했을까. 이날도 자전거를 타고 우면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이었다. 가파른 언덕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얼굴에는 ‘나 40대!’라고 씌어 있는 듯했다. 이에 “항상 30대처럼 살아간다.”며 오히려 숫자를 낮춘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긍정적인 천성 덕분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또 산악자전거를 타는 순간, 모든 잡념이 씻은 듯 사라진다고 했다. 봄에는 싱싱한 산소가 씹히고 가을에는 단풍과 코스모스들이 반갑게 떼지어 박수를 짝짝 쳐대는데 어떤 잡념인들 남아 있겠느냐는 것. 산을 오르내리는 데 힘들지 않느냐고 하자 “손가락 안 아프고 기타 칠 수 있나요. 넘어지기도 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지죠.”라며 활짝 웃는다. 그러면서 “안 다치고 오래 타는 사람이 가장 잘 타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전거 쪽으로 잠시 눈길을 돌렸더니 “제일 좋은 부품은 안장 위, 즉 사람의 몸이죠.”라고 했다. 결코 비싼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닌 경우 대부분 산악자전거를 이용, 약속장소에 간다. 여의도에서 동료 연예인들을 만날 때는 45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한다고 귀띔했다. 또 속초까지는 13시간 걸리는데 미시령과 대관령 99고개 등을 수십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지리산 노고단 또한 여러 차례 자전거로 오르내렸다. 같이 동참하는 멤버는 동호회 ‘한시반’ 회원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휴일날 오후 1시 30분에 만난다는 이유에서다. 매월 셋째주 주말에는 회원들과 5만분의1 지도를 들고 지방으로 떠난다.“양양 미천골은 옷을 홀딱 벗고 삼림욕을 즐길 정도로 아름다운 심산유곡입니다. 숲속을 달리면 심신이 깨끗해지고 하체근육이 단단해집니다. 주말 인근 산에 가서 ‘후∼’하고 심호흡만 해봐도 금방 몸의 컨디션을 읽을 수 있지요.” 20년 산악자전거 생활을 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아직도 “오빠, 오빠!”하고 부르는 아줌마들이 많다. 둘째 15년 전 입었던 바지를 그대로 입는다. 허리둘레 30인치,70㎏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인생이 아름다워지는 두 바퀴 이야기, 행복한 자전거’라는 책을 펴냈다. 우리나라에 산악자전거(MTB,Mountain Bike)를 들여온 1세대이자 선두주자로서 MTB를 즐기는 요령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1986년 미국에 갔을 때 현지에서 우연히 MTB가 멋져 보여 자전거 한 대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산악자전거는 골프처럼 라이를 잘 읽어야 합니다. 달리면서 평지, 오르막, 내리막 등에 따라 기어변속과 속도조절을 해야지요. 그 순간순간마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7단의 기어가 장착된 자전거를 보여주는 김씨는 “한강 고수부지를 고속도로로 여기며, 김포나 미사리까지 왕복하는 재미는 정말 그만이다.”면서 “갈 수만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개성까지도 낮시간대에 다녀올 수 있다.”고 말한다. 화제를 노래 이야기로 돌렸다. 김씨는 이날 저녁 안성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올해로 통기타 40년째가 된다는 그는 “통기타 음악은 여럿이 부담없이 즐겨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그럴 것이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걸/사랑받는 그 순간보다 흐뭇한 건 없을 걸∼’‘긴∼머리에 짧은 치마 아름다운 그녀를 보면 무슨 말을 하여야 할까, 오 토요일 밤에∼’로 시작되는 노랫말만 떠올려도 “아, 그때!” 하면서 여전히 찐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가 통기타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느날 닐 세다카의 ‘오케롤!’을 우연히 듣고 한글로 옮겨 중얼중얼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팝송을 즐겨 불렀으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큰형의 친구로 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정성조 전 KBS교향악단장한테 악기 다루는 법을 틈틈이 배웠다. 특히 연극인 아버지(지난해 작고한 김동원)와 여고시절 피아니스트 출신의 어머니, 그리고 형 둘이 노래와 악기에 취미를 가진 것도 그에게는 좋은 분위기였다. 그러던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으로 떠났다. 때마침 비가 와서 민박집 방안에서 틀어박히게 됐다. 이때 툇마루에 앉아 기타 치며 비틀스 노래를 부르는 한 청년을 보게 됐다. 이 모습에 반한 그는 집으로 돌아와 기타를 사달라고 어머니한테 졸랐다. 결국 생일날 기타를 받았고 이때부터 독학으로 줄을 튕기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 재학 중이던 1968년 같은 대학 선배 윤형주씨를 만난다. 이때 윤씨는 송창식씨와 함께 포크음악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트윈폴리오’를 결성,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하루는 윤씨의 권유로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했다. 얼떨결에 김씨는 번안가요 중 비지스의 ‘Don´t forget to remember’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윤씨, 송창식씨 등과 함께 KBS 음악프로그램 ‘노래는 친구’의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또한 통기타 가수들의 고향과도 같은 서울 명동 한복판의 ‘OB´s Cabin’에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젊은이를 상징하는, 즉 청바지와 생맥주, 통기타가 잘 어울리는 곳으로 유명했다. 조영남, 이장희, 서유석, 송창식, 윤형주, 김민기, 양희은 등이 모이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송창식씨에게서는 ‘사랑하는 마음’을, 윤형주씨한테서는 ‘길가에 앉아서’ 등의 노래를 선물(작사·작곡)로 받기도 했다. “지금도 공연장이나 공공장소에서 당시 소녀팬이었다는 사람들한테 인사를 받습니다. 또 자신도 산악자전거를 즐긴다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가끔 만나지요. 팬들이 있는 한 늘 고맙고 또 꼭 보답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가 통기타 40년째이기도 해서 여러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부인 이현숙씨와는 대학때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알게 돼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결혼 30년째인 이들은 슬하에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그가 달려온 길 ▲1948년 서울 출생. 보성고·경희대 졸업. ▲71년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가수활동 시작. ▲72년 TBC방송가요대상,MBC10대가수상 남자 신인상 수상. ▲74년 MBC 10대가수상과 TBC 방송가요대상 가수왕. ▲75년 TBC방송가요대상 가수왕. ▲97년 미 LA 빅 베어 MTB경기에 출전, 아마추어 마스트급 3위 입상. ▲2004년 포크 빅스리 콘서트. ▲05년 대한민국 포크음악제. ▲현재 산악자전거 동호회 ‘한시반’ 멤버로 활동. # 대표곡 토요일밤에, 좋은걸 어떡해, 오솔길, 사랑하는 마음, 목장길따라, 길가에 앉아서 등.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비상계획담당관 노병석△인적자원정책본부 준비기획단 김환식△정책보좌관실 장미란△교육인적자원부 노진영△경제자유구역기획단 박준성△인적자원정책본부 준비기획단 강상근 김태준 이경영■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저출산대책팀장 김서중■ 국가보훈처 ◇부이사관 승진 △혁신기획관 민병원△정책홍보관리실 정책홍보담당관 전홍범■ 방위사업청 ◇계약직 고위공무원 임용△분석시험평가국장 우경하■ 세종문화회관 ◇전보 △교육사업팀장 임연숙■ 한국교직원공제회 ◇전보(1급) △회원업무부장 孫承一△사업운영〃 朴建龍△한국교직원신문사 주간 李鍾煥△부산지역본부장 金仁相△인천지역〃 金錫奉△광주지역〃 張德春△지리산가족호텔 사장 朴星壽△교원나라레저개발 전무이사 白昌日◇승진(1급)△보험사업부 鄭再元△개발사업부 裵在煥△감사실 洪正來△서드에이지 현장사업소장 金榮星△광주지부 사무국장 李載亨■ 대한지적공사 ◇전보 △대전·충청남도본부장 朴源昌◇승진△부산광역시본부장 孔基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 연구부장 박화춘■ 한국국토연구원 △연구혁신본부장 박재길■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정책부 경영혁신팀장 이오상■ 국민일보 △쿠키미디어 대표 김기정■ 한국주택협회 △제도2팀장 김의열△기획홍보〃 이철용△행정〃 김진철■ 동아일보 △경영지원국 구매관재팀장(부장급) 김대현△광고국 광고지원팀장(국장급) 민홍기■ 세계일보 ◇논설위원실△논설위원 李益洙 李承鉉 朴秉憲 李敦成 ◇편집국△수석편집위원 金圭濚△편집위원 朴賢哲 金永瑞△심의ㆍ인권위원실 위원 朴永濬△정치·국제 에디터 金起弘△사회·체육 〃 趙敏皓△경제·문화 〃 金善敎△정치팀장 黃龍浩△외교안보〃 玉永大△경제〃 姜浩遠△산업〃 廉浩相△사회〃 洪性一△지방〃 裵然國△국제〃 朴完奎△문화〃 曺龍鎬△체육〃 韓敬勳△편집1〃 鄭熙澤△편집2〃 鄭美采△편집3〃 張鎭贊△문화전문기자 片完植
  •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8) 전통차연구소 ‘올물’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8) 전통차연구소 ‘올물’

    서울 삼청동 꼭대기에 자리한 다가(茶家) ‘올물’은 우리 다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한옥 온돌방에 앉아 정원의 꽃을 보며 차를 음미하면 어깨를 짓눌렀던 스트레스가 눈녹듯 사라진다. 올물은 ‘일찍 딴 차’를 일컫는 순우리말.‘전통차문화연구소 올물’이라는 손바닥만 한 간판이 붙은 전통한옥의 문을 열면 징검다리처럼 돌이 놓여 있다. 그 끝에는 작은 정원이 펼쳐지는데 풀내음과 흙내음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까치가 재잘거리고, 처마 밑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춤춘다.ㄷ자 형태의 한옥은 본채와 사랑채로 구성돼 있다. 방마다 이름이 붙어 있는데 모양, 크기는 다르지만 고풍스러움은 한결같다. 올물은 다도인 김현숙(54)씨가 5년 전에 문을 열었다.“이천 도자기축제에서 다도를 선보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도문화를 체험할 곳이 어디 없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전통 다실문화를 재현할 곳을 만들자고 생각했죠.” ●한국은 맛·중국은 향 중시 전통한옥을 얻은 김씨는 우선 한옥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했다. 다실은 우리 문화를 전수하는 공간이기에 옛 모습 고스란히 재현하고 싶었단다. 건축가인 딸이 그 작업을 기꺼이 맡았다. 덕분에 올물은 도심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즈넉하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옛 한옥 모습이다. 천장과 가까운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은은하게 방을 비춘다. 이 고요함이 우리를 사색으로 이끌고, 숨가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한다. 한복차림으로 정성스레 차를 준비하는 김씨를 바라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듯도 하다. 작은 찻잔에 녹차를 따른다. 오른손에 찻잔을 들고 왼손으로 잔을 받친다. 은은한 차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찻잔을 살포시 입술에 대고 세 번에 나눠서 차를 마신다. 따스한 차가 입속에서 꿈틀거리더니 목을 타고 스멀스멀 내려갔다 그 맛이 일품이었다. 지리산에서 나는 녹차 천하춘(天下春)이란다. 김씨는 “차에서 일본은 색을, 중국은 향을, 한국은 맛을 중시했다.”면서 “일본인들도 우리 차 맛에 감탄한다.”고 말했다. 함께 나오는 한과도 고급스럽다. 도라지를 설탕, 물엿과 졸인 도라지 정과는 맛도, 모양도 훌륭하다. 찻잔도, 접시도 골동품이란다. ●예약은 필수 다도란 무엇인가. 김씨는 ‘만나는 순간의 예절’이라고 불렀다.“누구라도 평등하게, 정성스레, 최선을 다해 대하는 자세, 그것이 다도의 시작”이라고 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묵직하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올물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찾아가는 길이 험난하기에 전화통화는 필수다. 삼청동 파출소에서 장신구박물관 이정표를 따라가면 화개길이 나온다. 화개5길을 찾아 골목 끝까지 들어가면 돌계단이 보인다. 돌계단에 올라서면 아담한 한옥이 기다린다. 다도체험은 내국인 3만원, 외국인 5만원부터다.738-2154.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지리산 횡단도로 안전시스템 구축 시급

    최근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리산 횡단도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가 야생 동·식물 보호 등을 이유로 ‘도로폐쇄’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어 이 문제가 조만간 공론화될 전망이다.●지리산 횡단도로(지방도 861호) 횡단도로는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천은사∼성삼재∼전북 남원시 산내면 내령리 뱀사골 지구에 이르는 24㎞구간이다. 이 도로(왕복 2차)는 군 작전도로로 사용됐으나 1988년 건설교통부가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포장하면서 개통됐다. 전남·북도가 도로시설 설치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유지·보수 등 관리는 해당 자치단체가 맡고 있다. 개통 이후 연간 45만대의 차량과 110만명의 등산객이 이용하고 있다. 주말과 행락철이면 하루 4000여대의 차량이 몰린다.●마(魔)의 성삼재 구간 해발 1100m인 성삼재를 정점으로 한 횡단도로는 산과 계곡을 S자로 휘감고 도는 구조이다. 성삼재∼천은사(11㎞)에는 100m가 넘는 절벽과 30∼50m의 낭떠러지 구간이 많다. 중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 지점도 경사도 30도의 가파른 내리막이다. 이곳에선 지난해 여름철에도 관광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추락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크고 작은 사고 발생도 한 달 평균 2∼3건에 이른다.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노고단을 등반한 김모(45·광주시 서구 화정동)씨는 “성삼재∼천은사 구간을 내려오면서 20여분 동안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차량에서 불탄 냄새가 날 정도였다.”며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호벽 등 안전 시설물은 설치되지 않았다. 더욱이 하행선 계곡쪽에 설치된 가드레일은 어른 허리높이 정도로, 버스 등 대형차량이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충돌할 경우 무용지물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이번 사고 지점에는 적사함 등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국립공원지역이라서 함부로 산을 깎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환경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도로이용 개선 타당성 용역’에 착수했으나 ‘도로의 폐쇄’ 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주민 반대가 우려되고, 성삼재 바로 밑 심원마을 주민 이주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국립공원 산나물 보호 캠페인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은 25일 “국립공원에서의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로 동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산나물 보호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현행법상 국립공원 식물 채취는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공원 주민들도 관리 당국과 사전 협약에 의해서만 자연보존지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채취가 가능하다.시모는 이날부터 사흘간 지리산 국립공원 연하천 대피소에서 ‘산나물 보호’ 설문과 스티커 부착, 식물 사진과 정보 전시, 책갈피 나눠주기, 손수건 달아주기 등 캠페인을 벌인다.
  • 중학생 5명 숨져

    지리산에서 체험학습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학생 5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5일 오후 2시13분쯤 전남 구례군 광의면 시암재에서 천은사로 이어지는 왕복 2차선 내리막길에서 학생들을 태운 전남70나 37xx호 관광버스가 앞서가던 버스를 추월한 후 도로 오른편에 있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30여m 아래 낭떠러지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김관석(13·순천 매산중 1년)군 등 5명이 사망하고 담임교사 서모(52·여)씨와 운전자 김모(42)씨 등 8명이 크게 다쳤으며 나머지 20여명도 경상을 입어 구례와 순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 가운데 상당수는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학교를 출발, 지리산 노고단 등반 체험학습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사고버스에는 1학년 학생 33명(남 21명, 여 12명)과 담임교사, 운전자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지점은 S자로 휘어지는 도로로 경사도가 70도에 이르는 급경사 지대다. 경찰은 “어딘가에서 타는 냄새가 났는데 차가 멈춰서지 않고 계속 운행했다. 주변에 앉아 있던 학생들 중 일부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는 목격자의 말을 토대로 브레이크 이상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김관석(13), 허상구(13), 정직한(13·이상 구례병원), 박수영(13·순천의료원), 신규호(13·남원의료원)구례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아시아의 창(KBS1 밤 1시25분) 고립된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인접해 있는 인도와 중국뿐 아니라 서방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지켜온 나라 부탄. 그러나 최근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부탄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 속에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부탄인들의 노력을 들어본다. ●좋은 나라 운동본부(KBS2 오후 8시50분) 약 2억원의 세금을 미납한 체납자. 체납자는 시가 5억원의 집에 거주하고 있다. 또 다른 체납자는 10년간 1억 3000만원의 세금납부를 미뤄오고 있다. 아들과 공동명의로 하던 사업에서 발생한 세금이지만 아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납세의무를 무시하는 고액세금체납자들의 비양심을 추적한다.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서경은 소영과의 결혼을 다시한번 생각하라며 애원하지만, 태현은 자신이 힘들 때 손 내밀어준 여자가 소영이라며 보란듯이 잘 살겠다고 한다. 세영은 당장 고소를 취하하라는 건우에게 가족들도 다 데려가버리라고 한다. 경선은 당당한 세영에게 할 말이 없고, 못난 놈이라며 건우를 탓한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불 파마, 식칼로 커트하기, 낫으로 커트하기 등 이색적인 미용실 헤어디자이너가 자랑하는 오징어 먹물 파마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다. 발가락으로 매달려 사는 박쥐인간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도 알아본다. 또 우리나라 모래사장 위에 지어진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도 지켜본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결혼 전에는 한결같고, 듬직해보였던 남편. 하지만 결혼 후 말도 없고 물어보는 말만 간신히 대답하는 남편이 답답하다. 남편과의 갈등으로 큰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건 아닌지, 남편과의 깊어가는 감정의 골을 풀고 싶은데…. 강성경씨가 안고 있는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찾아보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후 8시35분) 지리산 국립공원과 한려해상공원을 끼고 있는 청정의 땅 하동. 섬진강 맑은 강줄기 따라 자연경관은 더없이 수려하고, 푸른 5월의 들판에는 초록빛 야생차가 장관을 이룬다. 물이 맑고 공해가 적어 어딜 가나 최고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섬진강 진품 요리 은어와 참게는 그야말로 별미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禪수행 50년 지리산 황매암 일장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禪수행 50년 지리산 황매암 일장 스님

    인도의 달마대사가 중국 쑹산(嵩山)의 소림사 토굴에서 9년 면벽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어느 눈 내리는 겨울날 40대 승려가 찾아와 무릎 꿇고 뵙기를 간곡히 청했다. “바다와 같은 자비심으로 제게 불법을 깨우쳐 주십시오.” “법을 구하려면 목숨까지 버릴 각오가 되어야 한다. 부질없는 소리 말고 돌아가거라.” 승려는 갑자기 품고 있던 칼을 뽑아 왼팔을 댕강 잘랐다. 달마대사가 다시 물었다. “네가 구하려는 것이 무엇이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마음을 내게 가지고 오너라.” “마음을 찾아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달마대사가 미소를 지으며 “네가 찾았다 해도 어찌 그것이 너의 마음이라 할 수 있겠느냐? 내가 이미 너의 마음을 편안케 해주었느니라. 하하하.” 그 말 한마디에 승려는 평생의 불안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이어 “마음이라, 형상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것을 붙잡고 왜 그리도 스스로를 할퀴었던가.”라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승려는 달마대사에게 넙죽 엎드렸다. 달마대사에서 시작한 선불교가 중국에 비로소 전파되는 순간이었다. 이 승려가 바로 중국 선불교의 제2대 조사인 혜가(慧可·487∼593)스님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서산대사 또한 ‘선가귀감(禪家龜鑑)’을 통해 부처의 마음을 선(禪), 그 말씀을 교(敎)라고 설파했다. 말없음으로 말없는 데 이른 것은 ‘선’이요, 말로써 말없는 데 이르는 것은 ‘교’라고 하면서 선과 교의 독특한 차이점을 밝혔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새삼 ‘마음이란 무엇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져본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내 마음’은 과연 어디쯤 가고 있을까. 불안한 마음, 두려운 마음, 노여운 마음은 자꾸 가까이 있는 것 같지만, 반가운 마음, 푸근한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는 생각이 문득 찾아든다. 지난 14일 이런저런 상념을 떠올리며 지리산 중턱에 자리잡은 한 암자를 향해 떠났다. 차로 4시간 남짓, 남원시 인월면 사거리에 도착했다. 지나가는 주민에게 위치를 물었더니 “암자의 그 스님은 참 훌륭하신 분”이라는 설명과 함께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지리산 실상사 방향으로 30분쯤 오르다 해발 600m 지점에 이르러 외길 숲 사이로 ‘황매암(黃梅庵)’이 나타났다. 출가한 지 50년째 선수행(禪修行) 중인 일장(日藏)스님, 한라산 자락 토굴산방 ‘목부원’에서 15년 동안 수행안거하다가 2004년 이곳에 ‘황매암’을 창건, 조용히 참선 정진 중이다. 성철스님의 스승이기도 한 동산 큰스님의 막내상좌로 서산대사의 가르침을 가장 귀감으로 삼는다. 그래서 2005년 ‘선가귀감’의 언해본을 쉽게 한글로 번역·출간해 그 뜻을 폈다. 또 1999년에는 생전의 성철스님한테 받은 ‘만선동귀집’을 편역했다. 이 두권은 불교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특히 스님은 선서화(禪書畵)의 대가로도 알려져 있다. 여러 차례의 불사전(佛事展)과 장학모금전에 참여하면서 이같은 존칭을 얻었다. 스님은 속세와 담을 쌓고 토굴수행을 하기에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의하지 않는다. 까닭에 별도의 약속도 없이 무작정 황매암을 찾아 합장했다. 지리산 중턱을 감아도는 맑고 고운 바람과 풍경(風磬)소리를 배경으로 차방에서 스님과 마주 앉았다. 주위에는 온통 5월의 푸르름으로 가득했다. “어제는 백초(百草)를 캤지요. 취나물, 다래넝쿨, 오미자, 감잎 등 새잎이 돋아나니까 그걸 캐서 몇 단지 만들어 발효를 시켜 둡니다. 여름에 냉수 타서 마시면 속이 깨끗해요.” 스님은 출가 후 얼마 있다가 심장병이 악화돼 참선방에서 나와 일찍부터 토굴생활을 했다. 처음에는 고독과 절망을 이기는 것이 간단치 않았다. 하루는 성철스님한테 찾아갔다. 순 한문으로 된 ‘만선동귀집’을 건네받았다. 그날로부터 옥편을 옆에 끼고 공부에 몰입했다. 출가 초기에는 한 성당에서 호주 출신 신부와 1년 동안 지내며 교리공부를 했다. 이해되는 대로 몇줄씩 써서 벽에 붙였다. 이것을 볼 때마다 마음의 고향을 느꼈다고 했다. “스님, 마음이란 무엇인가요?” “형체도 없는 것을 사람들은 닫아 버립니다.” “그럼, 어떻게 실천해야 합니까?” “진실해지면 표현도 진실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식과 위선이 많아집니다. 매일 있는 오늘이지만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시간, 이 환경은 두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바로 처음의 모습을 (마음에)담는 것입니다. 매순간 귀한 손님을 맞이하듯, 또 여한 없이 밝은, 닫힘이 없이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 사람 속이 내 속이고, 그 사람의 삶이 없이 결국 내 삶도 없지요.” “스님이 그리는 ‘선서화’도 그런 맥락인가요?” “달마스님의 9년 면벽이 천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살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어느날 말이 곧 허구라는 걸 깨달았지요. 그래서 부처님의 말씀을 붓으로 써서 절방 여기저기에 붙여 놨습니다. 나중에는 ‘웃는 기왓장’도 넣었고, 색칠도 해봤더니 그림쟁이라고 하더군요. 본업이야 중노릇인데, 지나가는 누구나 그걸 보면서 잠시 마음의 고향을 느끼면 그만이지요.” 스님은 20년 전 내원사에 있을 때 잘 아는 지인이 암에 걸려 위독하다는 얘기를 듣고 병문안을 갔다. 이때 촛불이 그려진 연하장 크기의 선서화를 선물했다. 환자는 세상의 빛을 본 것처럼 좋아하며 머리맡에 붙였다. 얼마 후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적처럼 살아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화제를 돌렸다. 첩첩 산중의 암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궁금해졌다. 갈등과 분열, 대립과 양극화, 도덕성 상실 등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스님은 지체없이 “그건 다 우리의 거울이지요.”라고 말했다. 남을 탓할 필요 없이 각자 자신의 거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또 어떤 캠페인으로 고쳐질 것도 아니라고 했다. “우리 사회의 성장과정이 너무 쉬워요. 그러다 보니 우여곡절도 있고 혼란한 모습을 보이지만 나아집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유한이 아니라 무한입니다. 오늘의 발전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살아봄직하지요. 산은 무질서합니다. 수많은 가시덤불과 높고 낮은 언덕이 있거든요. 하지만 멀리서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요. 온갖 개성들이 함께 모여사는 사회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 운명은 우리 각자가 하나씩 풀면서 꾸려나가야 합니다. 빈그릇을 보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가득차 있으면 유한한 법입니다. 때를 닦아내려면 걸레가 깨끗해야 합니다.” “스님, 그렇다면 이 시대의 리더는 어떠해야 합니까?” “능한 사람이 아닌 스스로 나의 허물을 돌아보고 고칠 줄 알아야 합니다. 깨달음이란 어두운 알 속을 깨고 나오는 것이지요. 어둡다는 것은 무지가 아닙니다. 무엇엔가 사로잡혀 있으면 전체를 못봅니다. 전체를 밝게 봐야지요. 촛불이 방안에 하나 있는 것보다 10개 있으면 더욱 환해집니다.” 그러면서 그림 하나를 꺼낸다. 촛불 하나가 힘차게 그려져 있고 일휘등명(一 燈明), 보공시방(普供十方)이라는 글씨가 휘갈겨 있었다. 스님은 “밝은 등불(꿈, 희망, 용기) 하나, 이웃들에게 공양합니다.”고 풀이했다. “종교는 주변이 행복해져야 자신도 행복해진다는 바탕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1년에 천끼 넘게 먹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먹습니다. 다만 라면을 만날지, 아니면 진수성찬을 만날지는 지나온 밥그릇의 바탕에 따라 정해지겠지요. 생활습관이 바로 ‘업’입니다.” ■ 그가 걸어온 길 ▲경남 울산 출생(속성 천씨). ▲1958년 13세때 출가, 범어사 ‘동산스님’의 막내 상좌(上佐). 이후 송광사, 해인사, 봉암사 등 제방선원에서 수선안거(修禪安居). ▲1980년 제주 한라산 자락에 ‘목부원’을 창건하고 수선.10여년간 경전 강독.‘청화스님’이 입적 직전 목부원(현 자성원)에 머물면서 ‘육조단경(六祖壇經)’을 번역한 곳으로도 알려짐. ▲2004년∼현재 전남 남원의 지리산 산중에 ‘황매암(黃梅庵)’을 세우고 참선정진 중. ▲주요 저서 편역으로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1991년 불광출판)과 서산대사의 선가귀감(禪家龜鑑·2005년 불광출판)이 있다. ▲그외 숙생의 화업(畵業)으로 여러 차례 불사전(佛事展)과 장학모금전에 참여, 현존 선서화의 대가로 유명함. 실상사의 연관스님과는 절친한 도반. 성철스님을 사형(師兄)으로 모심(성철스님은 1936년 ‘동산스님’한테 사미계를 받았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신대철 새 시집 ‘바이칼 키스’

    1977년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 이후 23년간 절필하다 2000년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를 시작으로 창작활동을 재개한 시인 신대철(62) 국민대 교수가 생애 네 번째 시집을 냈다.2005년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이후 2년 만이다. 안식년을 이용해 장기간 알래스카, 시베리아, 바이칼호, 몽골을 거쳐 백두산과 두만강을 주유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을 노래한 시집 ‘바이칼 키스’(문학과지성사 펴냄). “피부도 족속도 모르지만/우리의 푸른 불기운은/손에서 손으로 넘어간다/빙글빙글 도는 춤 속에/바이칼 뜨거운 피가 흐른다”(‘바이칼 키스1’ 가운데) 시인은 60편의 시가 실려 있는 이번 시집에서 자신이 체험한 광활한 자연, 우리가 잊고 살아온 원시적 자연, 그리고 그 속에 묻힌 듯 살아가는 생명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밤공기를 뒤흔드는 늑대 울음소리, 울부짖는 별빛, 그 뒤에 불어오는 숨 막히는 허공.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는 푸른 고독 속으로 바이칼 물소리가 울려왔다.”(‘시인의 말’ 가운데) 시적 형태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자유시와 산문시가 어우러져 있다. 청년 시절 최전방에서 공작원을 북파시키는 부대의 교관으로 복무했던 시인은 미처 기록되지 못한 남북 분단의 아픈 현대사를 가슴속에 아로새기기도 한다. “여뀌풀에 기대어 둥둥 떠다니는 물거품, 하얀 재, 불쑥 빗점골이 다가온다. 하늘이 점점 줄어든다. 나도 보였다 보이지 않는다. 합수내 흐른 바위에 이르자 새가 운다. 물이 물을 흔들다 흰 구름을 울린다.”(‘지리산1’ 가운데) 평론가 황광수씨는 “그의 족적은 가는 곳마다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끌고 다니다가 어느덧 갈라진 한반도의 현실로 되돌아온다. 그의 생애에는 전쟁과 분단에서 비롯된 두 갈래의 깊은 상처가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아내는 病을 넘고 나는 산을 넘었죠”

    “아내는 病을 넘고 나는 산을 넘었죠”

    “아내는 병(病)을 넘고, 난 산을 넘는 일만 남았다.”는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산악회 실버원정대의 김성봉(66) 등반대장이 18일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밟아 부인과의 약속을 지켰다. 한국산악회는 이날 오전 7시10분(현지시간) 김성봉 등반대장이 네팔쪽 남동릉 루트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3월24일 네팔 카트만두로 출발한 지 50여일 만이다. 전날 밤 해발 8000m 지점에 마련한 마지막 캠프를 나선 그는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 10시간 사투를 벌인 끝에 정상을 밟았고 1시간 뒤에는 이장우(63·전 경북경찰청 경감) 대원이 같은 자리에 섰다. 당시 에베레스트 정상은 바람이 약간 부는 쾌청한 날씨였으며 김 대장 등은 건강한 상태라고 등반대는 전했다. 실버원정대의 이번 쾌거는 이틀 전 남서벽 원정대의 참변으로 슬픔에 빠진 한국 산악계에 희망과 의지를 안겨주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41년 2월1일생인 김성봉 대장은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한국인 74명 가운데 최고령으로 종전 기록은 2004년 한국산악회 소속 천병태씨의 47세였다. 세계적으론 2004년까지 2249명의 에베레스트 등정자 가운데 최고령은 일본인 아라야마 다키오의 70세. 고산 등반 경험이 거의 없는 김 대장은 지난 2월 설암(舌癌) 수술을 받은 부인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겠다고 약속했다. 한때 훈련을 포기했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말을 하지 못하게 된 부인이 써서 건넨 ‘우리 같은 노인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요.’란 메모였다. 등산 전문 케이블방송인 마운틴TV의 대표인 그는 2003년 한국산악회의 등산학교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는 등 늦은 나이에 등반 기술을 배웠다. 한국산악회가 지난해 9월 모집한 실버원정대원으로 차재현(75)씨 등과 함께 선발돼 6개월 간 지리산과 한라산, 설악산 등에서 20㎏짜리 배낭을 진 채 걷기 훈련과 암벽과 빙벽 훈련, 고소적응 훈련 등을 소화했다. 지난해 2월 초에는 한라산 등반 중 눈사태에 휩쓸려 8명 대원 모두가 죽을 고비를 넘겨 이들은 “우린 생일이 모두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기도 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논란

    최근들어 지리산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 나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환경 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경남 산청군과 전남 구례군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함양군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등산객 급증에 따른 지리산의 황폐화를 막고, 케이블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이다. 산청군은 17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이달말쯤 ‘범군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추진위가 구성되면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한편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공원계획변경을 환경부에 신청, 승인이 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설치구간은 시천면 중산리∼법계사 구간(2㎞)과 중산리∼장터목대피소 구간(5㎞)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례군은 199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당시 온천랜드를 조성하면서 건설교통부로부터 케이블카 설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국립공원 관리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국립공원 변경계획이 반려됐다. 구례군이 2005년 전문기관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성삼재 도로를 폐쇄하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환경오염을 28.6%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환경 파괴의 주범인 성삼재 도로 대신 케이블카 설치가 지리산을 살리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함양군도 관광 활성화 및 세수증대 차원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구체적인 대응은 없다. 진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자연공원법 및 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환경부 지침 등에 따르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굳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설악산과 월출산, 한라산 등의 케이블카 설치 허가 서류를 반려했으며, 지리산도 서류 접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산청·함양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웰빙시대] (1) 콜라 지고 녹차 뜨고

    [웰빙시대] (1) 콜라 지고 녹차 뜨고

    기업에게 이제 웰빙은 선택이 아닌 생존 화두다. 소비자들은 마시거나, 먹거나, 입거나, 발라서 몸에 좋다는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기업들도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국내 웰빙 산업의 현황과 트렌드, 문제점 등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음료시장은 국내에서 웰빙 열풍이 가장 먼저 불어닥친 분야다. 탄산음료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이를 보여준다. 건강에 대한 관심에다 ‘몸짱’ 열풍까지 가세하면서 당도높고 치아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탄산음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9000억원대인 탄산음료 시장은 해마다 적자가 커지는 반면 차(茶) 음료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10년 이전에 차 음료가 탄산음료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웰빙 등쌀에 추락하는 탄산시장 코카콜라를 제조·판매하는 코카콜라보틀링은 2002년 356억원의 영업이익이 2004년부터 적자로 반전, 지난해 24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 자체가 같은 기간 5990억원에서 5137억원으로 850억원 이상 줄었다.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탄산음료가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롯데칠성도 영업이익이 2002년 1651억원에서 지난해 80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롯데칠성에 콜라 원액을 판매하는 한국펩시콜라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2억원 흑자에서 2억여원 적자로 돌아섰다. ●음료 업계 새 강자는 차(茶) 이 자리를 차 음료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체지방 감소, 콜레스테롤 저감, 노화 방지, 이뇨 촉진 등 ‘몸에 좋고 살까지 빼준다.’는 기능이 웰빙 트렌드와 찰떡 궁합을 이루면서다. 차 시장의 선봉은 영화배우 전지현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성공한 남양유업의 ‘17차’.2005년 4월 출시 이래 지금까지 월 평균 80억원 이상 매출이 일어난다. 감소하는 출산으로 분유 시장이 고전하고 있지만 남양유업은 ‘17차’ 덕택에 지난해 8200억원까지 매출이 커졌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는 ‘매출 1조원 클럽’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산음료·제약업체도 가세 여기에 자극받아 음료업계는 물론 제약업체 탄산음료 업체까지 웰빙 음료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8월 혼합차인 ‘오늘의 차’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지리산이 키운 생녹차’를, 한국코카콜라는 ‘하루 녹차’를 출시했다. 이 밖에 ‘부드러운 엘녹차’(동원F&B),‘두 번째 우려낸 녹차만 담았다’(동아오츠카),‘차온’(해태음료) 등 올해 들어서도 녹차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건강에도 좋고 날씬한 몸매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돈을 더 주고서라도 구입하겠다는 소비 계층이 늘어난 게 웰빙 음료가 쏟아지는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웰빙의 끝없는 진화 종착지는? 다른 차도 많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7월 나온 ‘옥수수수염차’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의 3배인 33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맑은 땅 옥수수 수염차’(웅진),‘참 옥수수 수염차’(남양),‘옥수수 수염차’(동원) 등이 최근 나왔다. 올해 차 시장은 지난해(1600억원)보다 56% 증가한 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요즘은 ‘차온 까만콩차’(해태음료)와 ‘블랙빈 테라피’(동아오츠카) 등 검은 콩을 소재로 한 음료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마, 식초, 흑마늘, 야채 등 몸에 좋다는 재료는 모두 음료로 나오고 있어 웰빙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길섶에서] ‘알렉산드리아’/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얼마전 대부분 언론이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를 다뤘다. 오랜만에 이병주를 떠올렸다.1970년대 초반, 예민했던 시절이었다. 그의 소설을 처음 만났다.‘소설 알렉산드리아’였다.“검은 비단같이 깔린 밤에 알렉산드리아는 빛났다.” 스케일이 범상찮았다. 호방했다. 플롯과 전개가 독특했다. 당시 소설에서 만났던 옹색한 감성과 서정을 훌쩍 뛰어넘었다. 충격이었다. 고대도시 알렉산드리아는 이념·사상의 편가름을 거부했다. 포용과 융합의 상징이었다. 스페인 내란과 독재, 피카소의 게르니카, 그리고 나치와 유대인 학살까지…. 무거운 역사들이 ‘스러지듯, 꺼져버리듯’ 알렉산드리아의 동트는 새벽 속에 사라져갔다. 이병주는 언론인이었다. 자유인이었다. 좌·우 어느쪽도 거부했다. 하지만 5·16 직후 좌파로 몰렸다.3년간 옥살이를 했다.44세의 나이에 소설을 썼다.‘관부연락선’‘산하’‘지리산’ 등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대학시절 그의 끝없는 ‘사유의 산하’로 끌려들었다. 요즘 가벼운 일본문학이 넘쳐나고 있다. 일류(日流)범람이다. 이병주 문학이 더욱 그리운 이유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모데미풀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모데미풀

    일정한 영역 안에서만 자라는 식물을 고유(固有)식물 또는 특산(特産)식물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만 살면 한국특산이 되는 것인데, 그게 종(種) 수준이면 한국특산종, 속(屬) 수준이면 한국특산속이라 한다. 종들이 모여서 속을 이루므로 한국특산속은 한국특산종에 비해 학술적으로 의미가 더욱 크다. 이러한 한국특산속은, 학자에 따라서 견해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개느삼속, 금강인가목속, 금강초롱꽃속, 모데미풀속, 미선나무속, 제주고사리삼속 등 6가지로 일컬어진다. 금강산 일대에서만 자라는 금강인가목속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한에서 볼 수 있다. 한국특산종은 400여 종류로 알려져 있고, 한국특산과(科)는 없다. 모데미풀은 한국특산속인 모데미풀속을 이루는 유일한 종이다. 일본인 학자에 의해 지리산 부근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남원시 운봉면의 모데미마을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지만, 모데미마을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였다. 운봉마을 근처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모데미의 어원은 어떤 마을의 이름이 아니라 ‘무넘이’나 ‘무덤’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라산부터 금강산까지 분포하여 한반도 중부와 남부의 꽤 넓은 범위에서 자라고 있지만 아무데서나 자라지는 않는다. 높은 산의 습윤한 곳에서만 자라는데 덕유산, 오대산, 광덕산, 태백산, 점봉산 등지에서 발견된다. 뿌리가 겨울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는 여러해살이풀로서 4월 초순부터 눈 속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해 5월 초순에 절정기를 맞는다. 꽃잎처럼 보이는 크고 하얀 꽃받침이 꽃의 바깥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안쪽에는 노란 꿀샘으로 변한 꽃잎과 수술, 그리고 암술이 자리잡고 있다. 꽃이 매우 예쁘므로 원예적인 가치가 높은 데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토종식물이므로 그 가치는 값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다. 소백산에서는 해발 1300m 이상의 계곡 주변과 능선의 활엽수림 밑에서 큰 무리를 지어 자란다. 소백산에 가장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새로운 종으로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히 소백산의 꽃이라 할 만하고, 소백산국립공원을 대표할 만한 꽃으로서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기에도 충분하므로 소백산의 깃대종 가운데 하나로 삼을 만하다. 소백산에 그렇게 지천으로 피어 있는 모데미풀을 귀중한 한국특산속 식물로서 알아보는 이가 많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맘때쯤 수학여행으로 소백산을 찾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사나 산행안내자가 이 특산속 식물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장면을 한번도 보지 못하였다. 모데미풀은 소백산 등 몇몇 산에서는 흐드러지게 많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한반도 일부 지역에만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희귀식물이다. 지구상에서 보전가치가 높음은 물론이다. 특산종 모데미풀은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지구상에서 멸종하는 것이므로 우리에게 보전책임이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茶의 시배지 하동 화개

    茶의 시배지 하동 화개

    학승(學僧) 두 명이 조주선사를 찾아왔다. 한 학승에게 묻는다.“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또 다른 학승에게 묻는다.“자네는 와 본 적이 있는가?” “있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옆에 있던 원주가 이상해서 묻는다.“온 적이 있는 이나 없는 이나 어찌 차 한 잔 하라고 하십니까?” 물끄러미 원주를 바라보고는 “자네도 차나 한 잔 마시게.” 중국 당나라시대 선승 조주선사의 선문답, 끽다거(喫茶去)다. 우리말로 풀자면 “차 한 잔 하시지요.”쯤 될까. 존재의 근원에 대한 심오한 의미를 담은 선문답이라고 하나, 범부(凡夫)의 재량으로는 깊은 뜻을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다. 말 그대로 차나 한 잔 마실 일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경남 하동의 화개면을 찾았다. 영·호남의 젖줄, 섬진강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지리산 자락을 타고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넓게 펼쳐진 야생차 재배지가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요즘은 우전차를 지나 세작이 한창 출하되는 시기다.‘한국 최고(最古·最高) 차나무’인 천년차나무가 있는 정금리 도심마을을 비롯,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일손들로 분주하다. 하동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섬진강 따라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 벚꽃길. 초봄을 화사하게 장식했던 벚꽃이 지고, 그 자리에 자라난 초록잎은 터널이 되어 초여름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화개면 등을 중심으로 한 하동지역은 전남 보성권, 제주권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차 생산권역을 이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재배면적은 많지만, 단위면적당 찻잎의 수확량과 총생산량은 적다. 기계화된 대량생산보다 가내 수작업 형태의 고급 잎차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명산에 명차 난다.’는 말이 있듯, 지리산 화개지역은 ‘명차’가 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동군 녹차클러스터기획단 이종국 단장의 설명이다. “지리산 남쪽의 화개, 악양 등 지역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공기가 오래 머물지요. 연간 1800㎜에 달하는 강수량과 적당한 일조량도 차가 성장하는 데 적합한 조건을 제공해 줍니다. 장년층 풍화토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차의 높이는 20∼30㎝에 불과하지만 뿌리는 2∼3m에 달합니다. 토지의 영양성분을 고르게 흡수해 특정 영양소 결핍현상 등이 없죠.” 천혜의 자연환경 외에도 가가호호 대(代)를 이어 전해져온 덖음기술(제다법·製茶法) 또한 하동을 차 명산지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매화와 벚꽃향기가 자취를 감춘 하동엔 지금 그윽한 다향(茶香)이 절정이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곳·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길성도예 이도다완(井戶茶碗)을 완벽하게 부활해냈다고 평가받는 길성(64)씨가 운영하는 도예공방이다. 이도다완은 은은한 비파색(붉은 황토색)에 매화피(굽에 생기는 결정체)가 특징인 고려시대 다기(茶器).‘도자기 전쟁’이라고도 불려지는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에는 단 한 점의 사금파리도 남아 있지 않지만, 수많은 도공과 함께 이도다완을 약탈해간 일본은 이를 국보로 지정해 놓았다. 400여년 동안 재현에 공을 들였으나, 실패했다. 길씨가 빚은 찻사발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이도다완 진품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055)883-8486. # 맛집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055-883-1667)은 스님들이 1년에 한두번씩 별미로 먹었다는 사찰국수(5000원)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만든다. 지리산 자락에서 캔 나물들로 만든 각종 요리들도 미각에 신선한 선물을 안겨준다. #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055-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읍내에서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대전 비룡분기점→대전∼통영간고속도로→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하동 나들목
  • 4~8일 남원 춘향제

    “사랑은 단 하루도 천년 입니다.” ‘천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춘향제가 ‘사랑과 충절의 고장’ 전북 남원시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1931년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시작된 춘향제는 지명도나 규모면에서 국내 최고의 향토축제로 손꼽힌다. 남원은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모두 풍성해 지역축제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 전국 어느 축제보다 뜨겁다. 춘향과 이도령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져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올해로 77회째를 맞은 춘향제는 4일부터 8일까지 남원시 광한루 일대에서 열린다. ●가락지 끼워주고… 등불 들고 거닐고… ‘봄의 절정’ 5월과 함께 남원시는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원과 남원시를 관통하는 요천둔치는 풍물시장과 가설무대, 각종 체험행사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축제 무드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거리마다 내걸린 청사초롱과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 시민들도 일찌감치 마음이 들떠 밝은 표정이다. 춘향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춘향과 이도령을 주제로 한 ‘사랑의 대축제’이기 때문. 남원지역 처녀·총각들은 예부터 축제기간에 새로운 짝을 찾는 기회로 삼는 것이 전통이다. 남원 시민들은 축제기간에 이성을 만나거나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이성에게 마음을 털어 놓는다. 때문에 춘향제는 청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외지 관광객들도 사랑을 확인하고 언약하기 위해 광한루를 찾는다. 언제부터인가 오작교를 함께 건너는 커플은 사랑의 결실을 거둔다는 말이 퍼지면서 남원을 찾는 연인들이 빠뜨리지 않고 찾는 명소가 됐다. 춘향 테마파크에서는 연인, 가족, 친구들의 약속을 언약판에 작성해 타임캡슐에 보관했다가 훗날 춘향제에서 개봉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타임캡슐에 ‘둘만의 추억´ 보관까지 4일 밤 시내 주요 거리에서 시작되는 선남선녀들의 등불 행렬과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전통행사와 체험거리, 볼거리의 막이 오른다. 이 때부터 남원시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5일에는 마당극 방자놀이, 거리공연, 춘향사랑 길놀이, 전통혼례식, 창극춘향전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마당극 ‘암행어사 출두요!’, 낭만콘서트 ‘봄내음’, 사랑언약 약속의 손만들기, 사랑 가락지 만들기, 춘향전 판화찍기, 춘향전 체험은 춘향제만의 볼거리이다. 6일에는 춘향가요제, 전국 궁도대회와 시조경창대회, 민속씨름대회, 퓨전국악을 선보인다.7일과 8일에도 외국인 여성의 전통혼례식, 춘향고을 대동길 놀이, 명창·명궁 퍼레이드 등의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8일 오후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열리는 춘향선발대회는 춘향제의 하이라이트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황금미꾸라지 잡기, 목공예·짚공예·천연염색·도예체험 행사도 춘향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명품 추어탕… 미나리비빔밥… 별미는 ‘덤´ 행사기간 동안 광한루 앞 요천둔치에서 향토풍물장터와 향토전통음식관, 세계음식문화 체험관이 문을 연다. 솜씨 좋기로 유명한 남원의 전통음식은 물론 태국 돔냥, 미얀마 째때미, 필리핀 맨후도, 베트남 너이쿠엉, 몽골 보즈 등 아시아 5개국의 대중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통음식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추어탕을 최고로 친다.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새집’ 등 10여곳이 성업중이다. 지리산 자락 맑은 물에서 잡은 자연산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과 숙회 등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운다. 시청 앞 부월갈비, 천주교회 옆 지산장 주물럭, 시장통 진고개집 삼겹살도 오랫동안 남원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이다. 지리산 육모정 계곡을 지나 정령치 중간 길목에 위치한 주천면 고기리 토속음식촌도 남원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다. 산채백반과 백숙, 옷닭, 메기매운탕이 유명하다. 에덴식당은 민박과 함께 아침상도 낸다. 다시마밥에 생미나리와 간장소스를 넣어 만든 미나리비빔밥은 추어탕에 이어 남원의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호남고속도로 전주IC→17번 국도 타고 남원시(1시간10분 소요) ▶88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남원IC로 진입하면 광한루까지 10분거리 ▶문의 남원시청 (063)620-6181 남원시 서울사무소 (02)3462-6064 춘향제전위원회 (063)620-6573 남원시 종합안내소 (063)620-6175
  • “이병주 문학은 아시아를 잇는 고리”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이병주 소설 ‘산하’에서) 한국 현대문학사에 독특한 위상을 정립한 소설가 나림(那林) 이병주(1921∼1992) 선생의 풍부한 문학세계가 아시아 문학을 자신의 고향인 경남 하동으로 불러모았다. 27일부터 3일간 하동 일대에서 열린 ‘2007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는 아시아 8개국의 저명한 작가들이 대거 참석해 ‘이병주 문학’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가 됐다. 올해로 여섯 번째인 이병주 문학제는 지역 행사에서 지난해 전국 규모 행사로 커진 뒤 15주기를 맞은 올해 또 다시 국제문학제로 확대됐다. 27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열린 ‘아시아 현대사와 문학’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국내외 작가들은 분단, 식민지배 등의 아픈 상처와 이런 상처를 드러내고, 보듬고, 치유하는 문학의 역할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파블로 네루다 문학상 등을 수상한 필리핀의 원로작가 시오닐 호세는 ‘나의 이야기’라는 발표문에서 수백년에 걸쳐 제국주의 지배를 받은 필리핀의 근현대사를 소개한 뒤 해방 공간을 소설의 주 무대로 삼은 이병주 등 한국문학의 강건한 전통을 부러워했다. 태국작가협회장인 차마이펀 방콤방은 “모든 문학은 역사를 반영한다.”며 역사를 외면한 문학의 존재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하노이작가협회장을 역임한 베트남 작가 호 안 타이는 ‘분단을 치유하기’라는 주제발표에서 “베트남전이 끝난 뒤 문학은 국민을 분열시켰던 지형적 경계와 이데올로기, 편견과 증오를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소설가는 그 나라 역사의 동반자”라고 말했다. 기자 출신 중국 작가인 한 샤오쳉은 “이병주 선생의 영문 번역 작품을 중국에서 찾지 못해 아직 그의 작품을 읽지 못했지만 이번 국제문학제 행사 참석을 준비하면서 이병주를 비롯한 한국 문학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윤식, 박완서, 임헌영, 최동호, 서영은, 김인환, 박덕규, 방현석씨 등 한국 문인들은 외국 작가들과 아시아 문학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구영 전 검찰총장과 함께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병주 문학의 핵심은 ‘학병세대’라는 것”이라면서 “당시 아시아 각국이 식민지배의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작가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고리가 바로 이병주 문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외 작가들은 쌍계사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한국문화의 원류 등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앞서 27일 오후 3시 섬진강변 이병주 문학비 앞에서 열린 15주기 추모제에는 각국 작가 100여명과 정 전 총장, 김 명예교수, 한길사 김언호 대표, 유족 대표인 이권기 경성대 교수, 박종렬 변호사, 조유행 하동군수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내년부터는 국제 규모의 문학상을 신설해 문학제 기간 중 시상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제문학제로의 확대는 이병주 문학을 세계에 알린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나림 이병주 선생은 교육계와 언론계에서 활동하다 44세때인 1965년 월간 ‘세대’에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발표하면서 뒤늦게 문단에 입문해 ‘산하’ ‘지리산’ ‘그해 5월’ 등 80여권의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들풀·산꽃 뜯는대로 돈이 된다

    ‘들꽃 산꽃이 벼농사를 대신하는 틈새작목이다.’ 최근 지리산과 섬진강 둔치에서 자라는 우리꽃들이 압화(누름꽃·꽃잎을 눌러 말린 것)의 소재로 나라 안팎에서 인기다. 그래서 압화나 관련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워진 농가의 탈출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돈이 주변에 널려 있다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군에는 ‘압화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다.25개 농가가 참여하고 지난해 일본에 압화 재료로 우리꽃 10만달러(1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엇비슷한 매출을 올렸다. 이갑현(여·53·구례읍 봉서리) 압화연구회 부회장은 “틈틈이 들이나 산에서 압화용 꽃을 따다가 말려서 공동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압화용으로는 까막쌀·공조팝·자운영 꽃이 많다. 회원들은 꽃을 딴 뒤 기계로 말려 하루 만에 압화용 소재로 만든다.A4 복사용지 1장에 꽃잎 100장정도를 붙이는 데 수출 단가는 70달러(6만 7900원)이다. 또 꽃농사 20여년째인 장형태(53·구례군 마산면 광평리)씨는 지난해 야생화와 들풀 판매로 5억원을 벌어들였다. 장씨는 초창기 화분 재배에서 지금은 수질정화용 연이나 꽃창포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구례는 압화의 원조 구례가 국내 압화의 원조가 된 것은 박종산(58) 군 농업기술센터소장 덕택이다.지금 구례군 야생화 재배포장(묘목단지)에는 20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그는 1999년에 소장으로 취임했고 2002년 제 1회 대한민국 압화공모전을 시작으로 올해 6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의 압화 전시관에 16만여명이 다녀갔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야생화는 색의 선명도가 뛰어나 일본에서 압화 소재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압화 동호인은 1000만명으로 관련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국내 동호인은 3만여명이다.10만명으로 불어나면 산업으로써 투자가치가 밝다고 한다.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Seoul In] 하동군 방문단과 서울 순회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자매결연을 맺은 경남 하동군 조유행 군수 등 하동군 방문단 38명이 26일 오후 2시 구청을 방문한다. 방문단은 1박 2일 동안 구청과 구 의회를 둘러보고 서울숲과 청계천을 찾는다. 북악산, 인사동, 경복궁 등도 돌아볼 예정이다. 하동군은 풍부한 문화유산과 지리산국립공원, 홍매화, 하동백리 벚꽃길, 섬진강, 남도대교, 화개장터 등으로 유명하다. 특산물은 녹차, 매실, 곶감, 밤, 배 등이다. 총무과 2286-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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