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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평화의 문 ‘열주탈’ 표정에 미소 짓고 공원내 사유지 ‘김구 묘역’에 놀라고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평화의 문 ‘열주탈’ 표정에 미소 짓고 공원내 사유지 ‘김구 묘역’에 놀라고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강남의 가을은 어떤 느낌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잠실 석촌호수로 갔다. 조선시대 송파나루터였고,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던 길목이었다고 한다. 또 한강의 본류였지만, 강남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서울 유일의 인공호수가 된 곳이라고 한다. 북적거렸을 시장터가 이제는 휴식과 여유로움을 선물하고 있었다.잘 정비된 길을 따라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넓은 광장 한가운데 평화의 문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었고 평화의 문 양옆으로 익살스러운 표정의 열주탈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곰말다리를 건너 토성의 길에 올랐다. 짧지만 가파른 경사에 숨이 차올랐다. 고지에 오르자 길 왼편으로 ‘나 홀로 나무’가 보였다. 너른 들판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주위로 많은 사람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몽촌토성 안에 있던 30여채의 민가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키가 크고 멋진 나무만 남기고 모두 베어 버렸기 때문에 나 홀로 나무가 된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의 이기심이 자연과 역사를 가두고 해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변하면서 사람들에 의해 또다시 의미가 부여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 지류의 자연 지형을 이용해 진흙으로 쌓은 몽촌토성과 외곽을 둘러싼 해자인 몽촌호를 지나 공원 내 유일한 사유지라는 충헌공 김구 묘역으로 향했다. 도포를 갖춰 입고 제사를 지내는 문중 자손들이 보였다. 보기 힘든 광경에 모두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나무숲 사이로 난 흙길을 걸으며 야외 조각들을 감상하다 보니 한성백제 박물관에 도착했다. 박물관 옥상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로 공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해상강국이었던 백제의 정신을 담아 배 모양으로 제작됐으며, 백제 시조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의 고향 중국 이연(졸본 부여)에서 공수했다는 철평석으로 박물관을 지었다고 했다. 문화가치를 소중히 보존하려는 의지가 보여 자랑스러웠다. 쾌청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 보랏빛의 풍접초가 그득한 들꽃마루는 가을의 설렘을 닮은 듯했다. 자연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도심 속 가을 여행은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지현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팀
  • 전국 곳곳 갈등 빚는 고형연료제품 환경기준 강화

    충남 내포와 강원 원주, 전남 나주 등 전국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고형연료제품(SRF)에 대한 환경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환경부는 21일 SRF의 사용시설 입지 해결 및 환경위해 예방을 위해 제조·사용시설 관리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RF는 폐지류·폐플라스틱·폐목재·폐고무 등 단순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기물 중 자원으로 이용가치가 있는 가연성 폐기물을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고형연료 배출기준 등을 적용하고 있지만 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 이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시설을 ‘쓰레기 발전소’로 치부하며 지역에서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SRF 사용을 제한하고 사용 허가제 및 품질등급제를 도입해 품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거지역이 밀집돼 환경 위해성이 높은 수도권과 부산·광주·대구·대전·울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는 석탄·코크스 등 고체연료 종류에 SRF를 추가키로 했다. 대신 산업단지나 광역매립장 등 상대적으로 인체노출 우려가 낮고 에너지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수요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소규모 사용시설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신고제를 허가제로 변경해 환경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SRF 사용을 원천 제한한다. 고형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의 최소 사용량을 시간당 0.2t에서 1t으로 상향 조정하고, 지자체 허가 과정에서 환경성과 주민수용성 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품의 저위발열량·염소·수은 등에 대한 품질등급이 이뤄져 저품질 제품 사용을 차단한다. 악취방지설비 설치 의무화 등 관리기준도 강화된다. 김동진 자원순환국장은 “SRF 사용처를 축소화되 고품질화하는 정책 전환으로 관련 법령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함석헌·전형필·김수영·남정현…삼각산 자락에 곧게 뻗은 예술혼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함석헌·전형필·김수영·남정현…삼각산 자락에 곧게 뻗은 예술혼

    서울신문과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4회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지는 도봉’이 서울 도봉구 일대에서 지난 26일 진행됐다. 수유리에 이어 북서울에서 연속 두 주째 이어진 이날 투어도 성황을 이뤘다. 대부분의 문화유산 답사가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 반해 그랜드투어는 미래유산이 있는 곳이면 사방팔방 찾아갔다. 공간을 차지하는 유·무형의 유산뿐 아니라, 그 공간을 흐르는 시간과 공간을 지키는 사람과의 대화를 지향했다. 판에 박힌 해설이 아니라 해설자의 감성이 살아 있는 팔색조 해설을 통해 답사문화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다. 이날 박정아 서울도시문화 지도사는 시 낭송을 통해 답사를 힐링 차원으로 승화시키며 투어단을 이끌었다.서울의 삼각산이 으뜸이라면 뒤를 받치고 있는 도봉은 버금이라고 할 수 있다. 도봉구는 으뜸과 버금을 더불어 누리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이날 미래투어단이 찾은 함석헌·전형필·김수영·남정현 등 4명의 문화예술인은 도봉산을 배경으로, 삼각산 자락에 안긴 쌍문·방학·도봉동에 깊은 족적을 새긴 인물이다. 이들의 공통점을 ‘곧을 직’(直)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령한 세 개의 뿔’ 삼각산과 ‘도를 닦은 봉우리’ 도봉산의 정기 때문일까. 오늘의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3개 자치구를 ‘북서울’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북교’(北郊)라고 불린 이 지역은 서울이 ‘한양’(漢陽)으로 명명되기 이전 통일신라시대부터 ‘양주’(楊州)였다. 고려 현종(1012년) 때 양주와 광주 두 도시가 ‘양광도’(楊廣道)의 주축이 됐다. 오늘의 서울 강북은 양주이고, 강남은 광주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지역중심이 양주에서 한강변과 서해 쪽으로 옮겨간 것이다.지금의 지하철 1, 7호선 도봉산역이 옛 양주 누원점(다락원·누원역·덕해원) 자리다. 한반도의 동북방 변경 함경도 경흥으로 가는 북서울의 교통 결절점이자 조선시대 의주대로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길인 경흥대로의 길목이었다. 동대문과 동소문을 나서 되너미고개(미아리고개)와 수유고개를 넘으면 만나는 누원점은 도성의 동쪽 전관원, 서쪽 홍제원, 남쪽 이태원, 북쪽 보제원과 함께 서울 밖 가장 큰 역이자 시장이었다. 양주~포천~철원~함흥~북청~길주~회령~경흥에 이르는 2000여리 행로의 출발점이자 봉화가 오가는 길이었다. 북어와 땔감, 석재를 비롯해 함경도와 강원도의 사람과 물자가 들어왔다. 이 마을의 옛 지명이 ‘해등촌’(海等村)이다. 냇물이 바닷물처럼 깨끗하다고 하여 붙은 지명이지만 도봉이라는 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산골마을에 ‘바다 해’(海)자를 붙였다는 해석이 그럴듯하다.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현재의 노원구를 이루는 노원과, 도봉구를 이루는 해등촌의 앞 두 글자를 합쳐 ‘노해’(海)라고 멋대로 바꾼 게 탈이다. 노원은 이름을 되찾았지만 해등촌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최근 이 지역 도로명 주소에 노해길, 해등길이라는 지명이 재등장한 것이 위안이다.삼각산, 도봉산과 함께 북서울의 정체성을 이루는 또 하나의 상징은 중랑천이다. 삼각산과 도봉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13개의 지류가 서울시계 상류에서 서원천, 우이천, 도봉천을 이루다가 중류에서 한내(한천), 방학천, 송계천과 합쳐지고 하류에서 중랑천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장장 20㎞를 흐르는 한강의 가장 큰 지천이다. 도봉구, 노원구, 중랑구, 동대문구, 성북구, 성동구 등 6개 구의 자연경계를 이룬다. 서울 사대문의 원류인 청계천도 중랑천의 지류이다. 월계동과 묵동 사이 나루터를 중랑포라고 불렀는데 이는 서해 바닷물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마포나루와 같이 중랑천을 바다의 일부로 생각한 때문이다. 강나루가 아니라 바다의 포구로 본 발상이다. 중랑천은 지금도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와 수도권 외곽순환도로를 연결한다. 조선시대에는 한강과 중랑천이 합쳐지면서 생긴 서울숲 일대를 뚝섬(뚝도)이라고 하여 섬으로 인식했고, 도성 밖 10리의 동쪽 경계로 정할 만큼 압도적인 하천이었다. 북서울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은 철도건설과 함께 변화했다. 일제강점기 경원선, 경춘선, 금강산철로가 각각 놓이면서 경원선 창동역과 경원선과 경춘선이 만나는 연촌역(성북역, 광운대역), 중앙선이 지나는 상봉역으로 중심부가 이동했다. 북서울은 해방 이후 전쟁피해를 입은 전재민 수용지와 정착지, 한국전쟁 이후 도심 판자촌 주민과 피난민, 월남민의 이주지와 정착지로 너른 품을 내주었다. 이주촌은 미아리, 번동, 공릉동, 상계동, 창동, 쌍문동, 중계동으로 확대됐다. 조선시대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던 삼각산 아래 한적한 벌판은 반세기 만에 아파트숲으로 둔갑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이탈리아 로마 한 부촌 쓰레기통서 절단된 다리 발견

    이탈리아 로마 한 부촌 쓰레기통서 절단된 다리 발견

    이탈리아 로마 한 부촌 쓰레기통에서 절단된 사람 다리가 발견됐다.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저녁 로마 도심 파리올리 지구에 위치한 빌라 글로리 공원 인근에 비치된 쓰레기 수거통에서 절단된 사람의 다리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16일 보도했다.파리올리는 로마 중산층과 부자들의 거주 장소로 꼽힌다. 발견된 다리는 무릎 위에서 절단된 상태로 선물을 포장하는 리본에 묶여 있었다. 경찰은 여성의 다리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자는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려던 20세 여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단서를 찾기 위해 인근 상점 등의 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찾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접수된 실종 신고들도 검토 중이다. 라 레푸블리카는 피해자의 신체가 유기된 것으로 여겨지는 14일 밤에 문제의 쓰레기통에 무엇인가를 버리는 남성의 모습이 CCTV에 찍혔고, 이 남성이 타고 온 차의 번호판도 일부 식별됐다고 전했다. 로마는 지난 2011년에도 시내의 한 공터에서 다리와 머리가 잘린 여성의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 2015년에는 한 낚시꾼이 로마를 관통하는 테베레강 지류에서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라는 문신이 새겨진 잘린 다리 한쪽을 건져 올렸다. 이후 해당 다리의 주인은 마약 전과를 지닌 지역 프로축구팀 라치오의 열성적 팬으로 밝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천 ‘필로스CC’, 혹서기 올빼미 골퍼 위해 8월 야간 개장

    포천 ‘필로스CC’, 혹서기 올빼미 골퍼 위해 8월 야간 개장

    포천 골프장 필로스CC가 혹서기를 맞아 야간 개장을 실시한다. 본격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낮의 가마솥 더위를 피해 야간 라운딩을 즐기려는 고객들을 위해 8월 한달 간 개방한다. 나이트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필로스CC는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여유로움, 그리고 시원한 바람으로 올빼미 골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야간 라운딩 시간은 주중 15시부터, 주말 17시 30분부터며 9홀, 18홀 플레이 모두 예약제로 진행된다. 그린피 역시 합리적이다. 노 캐디 셀프 라운딩 조건으로 주중 4만원부터, 토요일 및 공휴일은 5만5천원이다. 야간 개장과 더불어 4인 내장 시 1인의 그린피를 면제해주는 ‘핫썸머 이벤트’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 필로스CC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냉장고 골프장’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을 정도로 여름철 최적의 라운딩 장소로 정평이 나 있는 것. 운악산의 지류인 청계산이 둘러싸고 있는 자연친화적 입지에 50년 이상의 울창한 수목이 방출하는 서늘함 덕분에 서울 및 경기 도심 지역보다 평균 기온이 4~6℃ 가량 낮다. 라운딩 겸 포천 인근의 다양한 명소를 둘러보는 피서여행으로 동선을 짜도 무리가 없다. 필로스CC는 지략형 플레이를 즐기는 골퍼들을 위한 27홀의 다양한 코스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다. 마운트 브렉과 2단 그린으로 도전적이고, 긴 전장의 동코스, 홀 공략이 어려운 서코스와 남코스 등 자연을 품은 코스가 특징이다. 지난 5월 퍼블릭으로 전환하면서 합리적 그린피로 더욱 많은 골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필로스CC는 최근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욱 우수해졌다. 서울에서 골프장까지 50분~60분 정도 소요된다. 필로스CC의 다양한 여름 이벤트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 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 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 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 ●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 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 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 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 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 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 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 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 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 ●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여행수첩 →가는 길:농다리와 초평저수지 등 미호천 상류를 먼저 보겠다면 중부고속도로 진천 나들목, 정북동 토성은 오창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빠르다. 까치내, 문암생태공원 쪽은 서청주 나들목이 다소 낫다.→맛집:공원당(255-3894)은 메밀국수(위)로 50년 넘게 명성을 이어 온 집이다. 중앙공원 옆에 있다. 남주동 해장국(256-8575)과 서문 해장국(224-5999)은 해장국으로 쌍벽을 이루는 집이다. 청주 사람들은 예부터 고추장 삼겹살을 즐겨 먹었다. 백로식당(273-0713)이 이름났다. 서문시장 안쪽에 삼겹살 거리(아래)도 조성돼 있다. 옛 방식대로 구워 내는 ‘시오야키’(삼겹살 소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진천 초평지 쪽에 붕어찜 집들이 몰려 있다. 송애집(532-6228), 배를 타고 들어가는 쥐꼬리명당(532-6647) 등이 알려졌다.
  • 아름답구나, 폭우의 상처도 품고 흐르니

    미호천(美湖川)은 이름 그대로 크고 작은 모래톱과 여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하천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하천이 준설, 모래 채취, ‘녹차 라테’ 따위에 시달리지만, 미호천에선 그런 구간을 찾기 어렵다. 사람의 간섭이 적었다는 뜻이다. ‘삽질’과 개발이 능사인 시대에 이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수질 오염의 소지는 여전하다. 하천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설과 도시가 곳곳에 웅크리고 있어서다.●미호천, 마이산~금강 90㎞ 흐르는 하천충북 음성의 마이산에서 시작된 미호천은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될 때까지 약 90㎞ 정도를 굽이굽이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강의 원형을 곳곳에 펼쳐 놓는다.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모래톱과 여울이 번갈아 나오고, 크고 작은 버드나무는 둑방을 따라 흐드러졌다. 이 강물에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가 산다. 1984년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 고유의 어류다. 미호천에 많다고 해서 미호종개란 이름을 얻었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절멸 위기에 놓였다. 우리 산하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황새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도 바로 이 강의 상류 지역이다.강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독특하기로는 ‘포플러 장학금’이 가장 앞줄에 설 듯하다. 옛 청원군(현 청주시 청원구)에서 운용했던 ‘포플러 장학금’은 가난했던 1960년대 1만 4000그루의 포플러를 강외면 궁평리 미호천 둔치에 식재한 뒤 이를 목재로 팔아 조성했다. 당시 2000여명 정도가 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리는 포플러 장학금 기념관이 옥화자연휴양림 안에 조성돼 있다.미호천은 청주에서 세종시에 이르는 구간에서 강폭을 한껏 넓힌다. 증평의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 여러 지류와 합쳐진 결과다. 한데 강폭과는 달리 웅숭깊은 풍경은 상류 쪽에 많다. 특히 진천군과 청주 오창읍 등의 구간에 빼어난 풍경을 빚어 놨다. 다만 강의 진면목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접근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길이나 몇몇 관광지 등을 돌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이마저도 빼어나다.●농다리 천년 이어온 비결은 지네 닮은꼴 모양미호천 주변 볼거리 가운데 ‘전국구’ 관광지를 꼽으라면 단연 진천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28호)다. 국내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고려 초에 축조됐으니 연혁이 천 년을 넘나든다. 미호천 상류의 농다리는 편마암의 일종인 자줏빛 자연석을 쌓아 만들었다. 길이가 얼추 94m에 달한다. 모양은 지네를 닮았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살짝 굽혀 물살을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같은 유연한 형태 덕에 미호천의 물살을 견디며 천 년을 이어 왔다고 설명했다.농다리는 조성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딱히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만 전설처럼 전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려 개국공신인 임희 장군이 처음 조성했고, 고려 고종 때 무인 임연이 개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천군 태수를 지낸 신라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이 고구려에 전승을 거둔 것을 기념해 놓았다는 설도 있다.오래된 다리일수록 이리저리 얽힌 사연도 많기 마련이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다리 일부가 소실된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교각 5칸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청주와 미호천 등을 할퀸 물난리 때는 교각 일부와 상판 세 개가 유실됐다. 후대가 이를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농다리는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유실된 부분의 보수 작업을 거쳐 이르면 9월쯤 다시 출입이 허용될 전망이다.농다리 너머에 정자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정자에 앉아 굽이치는 미호천과 물 위로 놓여진 ‘검은 지네’를 보는 맛이 각별하다. 전망대 뒤로는 산책로가 놓였다. 이른바 ‘초롱길’의 하나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돼 있다. 초평지는 미호천의 지류를 막아 축조했다. ‘미호저수지’라고도 불린다. 산책로 끝자락의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초평지 풍경이 빼어나다.●김유신 탄생지 진천… 계양마을에 생가 복원진천은 흥무대왕 김유신의 탄생지다. 신라 진평왕 17년(595)에 만노군(신라 때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진천 일대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들이 몇 곳 있다. 미호천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 공부 삼아 찾아볼 만하다. 김유신 생가는 상계리 계양마을에 복원돼 있다. 김유신 탄생지 뒤편은 길상산이다. 산 정상 어름에 그의 태실지가 있다. 김유신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는 탄생지에서 뚝 떨어진 벽암리 도당산 아래 있다.초평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충북학생수련원이다. 이 일대에도 ‘인증샷’ 찍을 만한 곳이 많다. 이 앞을 흐르는 미호천의 다른 이름은 은여울이다. 은탄(銀灘)리는 이를 한문으로 쓴 행정 명칭이다. 이름만큼 맑고 고운 여울이 흘러간다.팔결다리 주변엔 자전거 도로와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팔결다리는 청주와 옛 청원군 오창읍을 연결하는 다리다. 현재의 팔결교는 왕복 6차로의 도로를 이고 있는 큰 다리지만 옛 ‘팔결교’는 그보다 상류 쪽에 소박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옛 팔결다리는 청주와 오창 주민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였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시절 주민들은 물이 깨끗하고 모래사장이 너른 팔결다리 인근에서 천렵이나 물놀이를 즐기며 여름을 보냈다. 요즘도 천렵을 즐기는 이들은 종종 눈에 띄지만 수영을 하는 이는 찾기 힘들다.미호천이 청주에서 흘러온 무심천과 합류되는 곳이 까치내다. 미호천의 여러 물줄기 가운데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곳이다. 강가엔 버드나무가 많다. 시골에서 살았던 이라면 누구나 버드나무 잔가지로 만든 버들피리의 추억을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다. 청주 일대에선 이를 ‘호드기’라 부른다. 매끈한 가지를 골라 자르고, 껍질을 비틀어 줄기와 분리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버들피리 완성이다. 겨우 삘릴리 소리나 낼 정도지만 둑방길 걸으며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만한 도구가 없지 싶다.●연인들 인생샷 남기는 까치내 정북동 토성 까치내를 따라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문암생태공원 등 주변에 돌아볼 만한 곳도 있다. 까치내 위쪽엔 정북동 토성이 있다. 미호천변의 평지에 축조된 사각형의 토성이다.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쯤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북이 약간 긴 방형의 형태로 전체 길이는 675m 정도다. 정북동 토성은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촬영지다. 해거름에 펼쳐지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최근엔 청주 등지의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 중이다. 초록빛 성터를 도란도란 걷거나 성벽 위의 소나무 한 그루를 배경 삼아 ‘인생 샷’을 남기기도 한다. angler@seoul.co.kr미호천이란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마 올여름에 부쩍 많이 들은 이름일 겁니다. 미호천은 충북 청주와 진천 등의 주민들에게 젖줄 같은 강입니다. 삶의 터전이자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지요. 올여름 미호천은 폭우로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탓에 지금은 물가의 생명들이 누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곧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겁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 왔으니까요. 그러니 지금 잠시 볼품없는 몰골이라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닌 것이지요. ‘아름다운 강’ 미호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상처 입은 강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너른 품을 사람에게 벌리고 있었습니다.천 년을 넘나드는 세월을 이어 온 진천 농다리(왼쪽). 미호천이 품은 풍경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여행지다. 오른쪽은 김유신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길상사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읊조렸을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의 첫 구절입니다. 그럼 그 소양강에 황혼이 질 때면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본 적 있으신지요. 열여덟 딸기 같은 소양강 처녀를 애끓게 했던 그 풍경 말입니다. 저물녘에 강원 인제군 남면 일대의 소양강 상류를 찾으면 그 장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을보다 더 서정적이고 겨울보다 더 가슴 시린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내린천에서 격렬하게 래프팅을 즐기고, 비밀스러운 동아실 계곡의 가마소로 숨어들 수 있는 건 이 여름 인제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지요. 여기에 목마를 타고 떠난 시인 박인환의 발자취를 좇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집니다.소양강 하면 대개는 춘천을 먼저 떠올린다. 소양호와 소양댐이 춘천에 속해 있어 그렇다. 한데 춘천 쪽의 소양강은 품이 넓다. 외경스러워 선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이보다 폭이 작은, 그러니까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소양강을 만나려면 좀더 상류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 거기가 인제 남면 일대다. 소양강은 인제 북쪽 무산에서 발원한다. 설악산에서 흘러내린 북천과 방천 등의 지류를 끌어안고, ‘인제의 두물머리’ 합강정에서 내린천까지 품은 뒤에야 비로소 강의 모습을 갖춘다. 합강정에서 제 이름을 얻은 소양강은 인제와 양구를 적시고 춘천으로 흘러든다. 바로 이 구간, 그러니까 합강정에서 춘천에 이르기 전까지 구간에서 소양강은 유장하게 흐르는 강의 모습을 유감없이 펼쳐 낸다. 여름의 소양강 주변은 초록빛 초원이다. 초여름에 강변을 푸르게 물들였던 청보리는 베어졌지만, 그 자리에 키 낮은 잡초들이 자라 또 한번 초록으로 일렁거린다. 신남 배터 주변은 언제 가도 한갓진 풍경을 내어 준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일품이다. 한낮을 달궜던 해가 산자락 너머로 모습을 감출 때면 하늘도, 강물도 붉게 탄다. 때마침 고기잡이배라도 한 척 지나가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주변에 소양강 둘레길도 조성됐다. 빼어난 강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길이다. 인제 읍내에서 시작해 인제 38대교 일대까지 걷는다. 현재 3구간까지 조성된 상태다. 외지인이 전 구간을 걷기는 사실 쉽지 않다. 둘레길 2코스 출발점인 38대교나 살구미교, 둘레길 들머리인 남북리의 자유수호희생자위령탑 공원 등 일부 구간을 택해 걸어 볼 만하다. 신남 배터를 지나 인제 38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남전리 가는 길을 만난다. 저 유명한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이 길을 따라간다. 원래 남전리는 일반 여행객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던 오지였다. 남전과 원대, 내린천을 잇는 포장도로가 놓이면서 이제 첩첩 오지의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반장동 고개를 넘어 작은 마을을 하나 지나면 오른쪽으로 이정표를 잔뜩 매단 교통 표지판과 만난다. 이 길이 바로 동아실 계곡으로 드는 길이다. 동아실은 남전리 초입에 있는 마을 중 하나다. 오래전엔 복숭아나무가 마을을 뒤덮을 정도로 많았다 해서 ‘도화실’이라 불렸다고 한다. 한때 화전민이 촌락을 이루고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애써 민가를 찾아야 할 만큼 띄엄띄엄이다. 초입부터 펼쳐지는 계곡은 제법 그늘이 깊다. 장마철 뒤끝이라 그런지 계곡물의 양도 풍성하다. 기암절벽 아래로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연이어 펼쳐진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폭포와 만난다. 가마소 폭포다. 폭포 주변의 소가 가마솥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폭은 크지 않지만, 기암이 곧추서 있고 주변의 나무들이 짙은 숲 그늘을 만들어 퍽 웅숭깊은 자태다. 턱거리 폭포라고도 불린다. 동아실 계곡을 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찰 때쯤 만난다는 뜻인 듯하다. 여름이면 폭포 주변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동아실 계곡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 이맘때뿐이지 싶다. 대개 폭포 주변마다 피서객의 출입을 막는 금줄이 쳐 있기 마련인데, 가마소엔 없다. 주변에 매점 등 피서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설들도 전혀 없다. 여느 폭포에 견줘 한결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동아실 계곡과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사실 같은 산의 다른 사면이다. 원대리가 동북쪽, 동아실 계곡이 서남쪽이다. 두 곳을 묶어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인제 하면 역시 내린천이다. 특히 이맘때면 래프팅을 빼놓을 수 없다. 소와 급류가 번갈아 펼쳐져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원대리에서 밤골 쉼터까지 약 8㎞ 구간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제 읍내의 합강교 근처에선 번지점프 등 아슬아슬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홍천에서 인제로 접어드는 내린천을 따로 미산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산계곡은 미산마을을 지나 10㎞ 가까이 이어진다. 이 일대에서도 리버버깅, 래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인제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그 흔적이 여태 곳곳에 남아 있다. 리빙스턴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장교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안내판에 따르면 1951년 6월 리빙스턴 소위(중령이라는 견해도 많다)의 부대가 인북천을 건너다 적의 공격으로 많은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자신도 중상을 입은 리빙스턴 소위는 미국으로 후송된 뒤 부인에게 다리를 지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따라 1957년 다리가 놓여졌다. 당시 교량 전체가 붉은빛을 띠어 ‘붉은 다리’라 불리기도 했다. 인제 38대교 주변에도 몇몇 기념물과 공원이 조성돼 있다. 다리 아래쪽의 38선 휴게소에서 저무는 해를 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인제는 30세의 나이로 요절한 ‘모던 보이’ 박인환(1926~1956)의 고향이다. 해방 전후의 격동기에 모더니즘 시인으로 활동하며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의 시를 남겼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노래하던 시인의 흔적이 인제 읍내 박인환 문학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꼭 둘러보길 권한다. 입장료는 없다. 문학관 앞마당에 서면 박인환의 동상이 객을 맞는다. 시상을 떠올리는 듯, 코트를 입은 시인은 넥타이를 휘날리며 만년필을 꼭 쥔 모습이다. 작품명은 ‘시인의 품’.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조성됐다. 문학관은 박인환의 생가터에 조성됐다. 안으로 들어서면 박인환이 활동했던 해방 전후의 서울 종로와 명동거리가 펼쳐진다. 박인환이 스무 살 무렵 종로에 세운 서점 ‘마리서사’, 시인들이 모여 모더니즘 시를 논했던 선술집 ‘유명옥’, ‘봉선화 다방’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문학관 옆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다. 인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시 무료입장이다. 문학관 뒤편으로 ‘박인환의 거리’가 이어진다. 그의 시가 새겨진 공공미술작품과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간다. 38선 휴게소와 신남 배터 주변의 소양강 풍경이 곱다. 동아실 계곡은 38선 휴게소를 지나 남전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맛집:내린천 일대에 맛집이 많다. 피아시 매운탕(462-3334)은 잡어 매운탕이 맛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약한 불로 끓여 가며 먹어야 맛있다. 미산막국수(463-0539)는 상호처럼 막국수를 내는 집이다. 부린촌(463-8055)은 능이백숙으로 이름났다. →잘 곳:부린촌(463-8055), 미산마을(463-9036) 등에 펜션 등 숙박단지가 조성돼 있다. 미산마을의 경우 리버버깅 등 다양한 레포츠 체험 장비가 준비돼 있다. 일반 숙박업소는 인제읍에 몰려 있다.
  • 정우택 “4대강 물,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선 안돼”

    정우택 “4대강 물,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선 안돼”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4일 “(가뭄 해소를 위해) 4대강 보(洑) 물을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정 권한대행은 이날 저수율이 평년의 46.9% 수준인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를 찾아 “가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보에 담겨 있던 물을 지금 이 시각에도 그냥 흘려보내는 것에 대해 농민 가슴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질 것”이라며 “대통령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하겠다”고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정 권한대행은 “22조원을 들인 4대강 사업을 ‘잘 만들어진 가뭄 대책’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며 “4대강과 그 지류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방안을 찾게 해 필요하다면 예산을 확보하고, 재난특별지역 선포 여부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송석준 재해대책위원장, 홍문표·정진석·김태흠·이명수·박찬우·정용기·성일종 의원 등이 함께했다. 정 권한대행 일행은 이어 지난 1일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한 금강 공주보를 찾아 수위 저하(8.75→8.55m)에 따른 양수 대책 등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정 권한대행은 “방류를 통해 녹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잘못”이라며 “녹조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만큼 항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석한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쇼통’에 전념하지 말고 소통을 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보를 닫고 양수시설 확충에 추경예산이나 특별교세가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팩트 체크] 홍준표 “오·폐수 차단해야” vs 전문가 “유속 빨라지면 녹조 줄어”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수질 개선 대책으로 보를 상시 개방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3일 “유속과 녹조 발생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녹조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수질 전문가들을 통해 궁금증을 팩트체크로 풀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녹조는 질소와 인 성분이 있는 생활하수,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이 하천에 스며들어 고온다습한 물과 만날 때 발생한다”면서 “4대강의 지류·지천 등 비점오염원에 대한 수질개선 사업을 하지 않으면 녹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양댐은 평균 232일 동안 물을 가둬 두어도 녹조가 없다. 상류에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이라며 “4대강 지류 개선사업은 30조원 이상이 드는 사업이라서 추진을 하고 있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수질 전문가들은 “홍 전 지사의 주장은 교과서적인 대책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소양댐과 4대강은 비교 전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체류시간 단축을 위해 보를 개방하는 것은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인 반면, 홍 전 지사가 영양염류 차단을 주장한 것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궤를 달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녹조 발생의 4대 요소는 일사량, 수온, 영양염류, 체류시간”이라면서 “이 중 영양염류 차단은 지류와 하수처리장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 대책이고, 단기적으로는 유속을 높여 녹조 발생을 차단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지사는 또 “어설픈 환경론자들의 무지한 주장을 받아들여 4대강 보를 허물자는 정책은 무식의 소치”라면서 “강물의 유속이 보 때문에 4분의1 정도로 느려졌다고 녹조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녹조 저감을 위해 실시한 댐·보·저수지 연계 운영방안 연구용역에서 하천의 유속 증가는 체류시간이 줄어들어 녹조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실제로 4대강 사업으로 8개 보가 설치된 낙동강의 녹조 발생은 심각하다. 상수원으로 공급되는 칠곡·강정고령·창녕함안보에서는 매년 180일 이상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2013년 감사원 4대강 감사에서도 “보 안의 수질이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물 환경이 변화돼 조류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평가연구과 민중혁 연구관은 “유속이 빠른 구간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낙동강은 부영양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보를 막아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녹조 발생이) 심각해진 상황으로 유속 확대에 따른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팩트체크] 4대강 녹조 원인 유속과의 관계는?

    [팩트체크] 4대강 녹조 원인 유속과의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수질 개선 대책으로 보를 상시 개방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3일 “유속과 녹조 발생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녹조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수질 전문가들을 통해 궁금증을 팩트체크로 풀었다.# 녹조 발생은 비점오염원 개선이 먼저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녹조는 질소와 인 성분이 있는 생활하수,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이 하천에 스며들어 고온다습한 물과 만날 때 발생한다”면서 “4대강의 지류·지천 등 비점오염원에 대한 수질개선 사업을 하지 않으면 녹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양댐은 평균 232일 동안 물을 가둬 두어도 녹조가 없다. 상류에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이라며 “4대강 지류 개선사업은 30조원 이상이 드는 사업이라서 추진을 하고 있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수질 전문가들은 “홍 전 지사의 주장은 교과서적인 대책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소양댐과 4대강은 비교 전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체류시간 단축을 위해 보를 개방하는 것은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인 반면, 홍 전 지사가 영양염류 차단을 주장한 것은 장기적인 대책으로 궤를 달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녹조 발생의 4대 요소는 일사량, 수온, 영양염류, 체류시간”이라면서 “이 중 영양염류 차단은 지류와 하수처리장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장기 대책이고, 단기적으로는 유속을 높여 녹조 발생을 차단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속과 녹조 발생 관계없다? 홍 전 지사는 또 “어설픈 환경론자들의 무지한 주장을 받아들여 4대강 보를 허물자는 정책은 무식의 소치“라면서 “강물의 유속이 보 때문에 4분의1 정도로 느려졌다고 녹조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녹조 저감을 위해 실시한 댐·보·저수지 연계 운영방안 연구용역에서 하천의 유속 증가는 체류시간이 줄어들어 녹조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실제로 4대강 사업으로 8개 보가 설치된 낙동강의 녹조 발생은 심각하다. 상수원으로 공급되는 칠곡·강정고령·창녕함안보에서는 매년 180일 이상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2013년 감사원 4대강 감사에서도 “보 안의 수질이 체류시간 증가 등으로 물 환경이 변화돼 조류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평가연구과 민중혁 연구관은 “유속이 빠른 구간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낙동강은 부영양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보를 막아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녹조 발생이) 심각해진 상황으로 유속 확대에 따른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홍준표, 4대강 감사 관련 “그들은 노무현 자살을 MB탓으로 여겨”

    홍준표, 4대강 감사 관련 “그들은 노무현 자살을 MB탓으로 여겨”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지시와 관련해 “그들은 노무현(전 대통령) 자살을 MB(이명박 전 대통령) 탓으로 여긴다”고 말했다.홍 전 지사는 “이런 식으로 나라 운영을 하면 이 정권도 곧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홍 전 지사는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의 전형으로 훌륭한 업적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는 홍수와 한해(旱害·가뭄 피해)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홍 전 지사의 ‘자살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 직전에 나왔다. 그는 지난 3월18일 대선 출마선언 회견에서도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 재판을 언급하면서 “유죄가 되면 노무현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막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좌파 언론과 문 대통령이 합작해 네 번째 감사 지시를 하는 것은 정치적 보복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낙동강에는 여름철이면 녹조가 파랬다. 어릴 때부터 낙동강 변에 살아서 잘 안다”며 “오히려 4대강 사업 이후 수량이 풍부해져 녹조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조의 발생 원인도 모르는 얼치기 환경론자들이 4대강 사업 탓을 하고 있다. 이는 박정희 정권 시절에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면서 건설 현장에 드러눕던 어느 야당 지도자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4대강 보로 인해 홍수와 한해가 없어졌다. 그것만 하더라도 1년에 수십조 원의 이득을 보고 있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시작부터 헛발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어설픈 환경론자들의 무지한 주장을 받아들여 4대강 보를 허물자는 정책은 무식의 소치”라며 “4대강의 지류, 지천 등 비점오염원에 대한 수질개선 사업을 하지 않으면 녹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물의 유속이 보 때문에 4분의 1 정도로 느려졌다고 녹조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즉, 유속과 녹조 발생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라며 “4대강 지류 개선사업은 30조원 이상이 드는 사업이라서 추진을 하고 있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4대강 정책감사,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해 시작부터 헛발질”

    홍준표 “4대강 정책감사,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해 시작부터 헛발질”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감사’와 관련해 헛발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시작부터 헛발질”이라며 “4대강 보로 인해 홍수와 한해(旱害·가뭄 피해)가 없어졌다. 그것만 하더라도 1년에 수십조 원의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어설픈 환경론자들의 무지한 주장을 받아들여 4대강 보를 허물자는 정책은 무식의 소치”라면서 “저는 어릴 때부터 낙동강 변에서 자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5년을 있었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비판 근거 중 하나인 녹조에 대해 “녹조는 질소와 인 성분이 있는 생활하수,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이 하천에 스며들어 고온다습한 물과 만날 때 발생한다”며 “4대강의 지류, 지천 등 비점오염원에 대한 수질개선 사업을 하지 않으면 녹조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물의 유속이 보 때문에 4분의 1 정도로 느려졌다고 녹조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즉, 유속과 녹조 발생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지사는 “소양댐은 평균 232일 동안 물을 가둬 두어도 녹조가 없다. 상류에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4대강 지류 개선사업은 30조원 이상이 드는 사업이라서 추진을 하고 있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제 원재료값 하락 추세인데 국내 식음료값은 줄줄이 인상

    국제 원재료값 하락 추세인데 국내 식음료값은 줄줄이 인상

    라면과 햄버거, 사이다, 콜라 등 식음료값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이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는 국제 원료가격은 거꾸로 내려가는 추세여서 국정 공백을 틈타 업체 잇속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면·사이다·콜라 등 잇따라 값 올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전월(171.2포인트) 대비 1.8% 하락한 168.0포인트를 기록했다. 앞선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식량가격지수는 곡물과 유지류, 유제품, 육류, 설탕 등 5개 품목의 국제가격을 종합해 만든다. 2002~2004년 평균(100)을 기준으로 삼는다.특히 지난달 설탕가격지수는 전월보다 9.1% 하락한 233.3포인트로 지난해 4월(215.3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국제설탕 가격이 떨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인 데다 브라질의 공급량 확대 전망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지류도 전월 대비 3.9% 하락한 161.1포인트를 기록했다. 팜유와 대두유 등 식물성 유지류 가격은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곡물과 유제품가격지수 역시 전월 대비 각각 1.2%, 3.3% 하락했다. 다만 연초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육류가격지수는 지난달에도 1.7% 오른 166.6포인트로 집계됐다. ●국제육류가격지수는 올 완만히 올라 그러나 국내 식음료값은 국제 원료가격과 달리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통령선거 전날인 지난 8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대형마트 등에서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롯데칠성 측은 “그동안 원가 절감으로 가격 조정을 억제해 왔지만 비용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탕과 과당, 캔, 페트 등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유류비, 물류비가 올랐다는 얘기다. ●새 정부 출범 전 서둘러 값 올리는 듯 삼양식품은 지난 1일부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과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이에 대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민생 안정 등을 이유로 식료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업체들이 정부 출범에 앞서 서둘러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미세먼지 공습… 쾌적함 자랑하는 숲세권 아파트 ‘주목’

    미세먼지 공습… 쾌적함 자랑하는 숲세권 아파트 ‘주목’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많은 숲이나 공원이 가까이 있어 쾌적함을 갖춘 아파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당 연간 미세먼지 흡수량은 방울토마토 2개 정도 무게인 35.7g으로 조사됐다. 즉 나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거나 흡착해 농도를 낮추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야외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는데, 대형 근린공원이나 산과 같이 녹지로 둘러싸인 단지의 경우 쾌적한 환경으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성남R&D피에프브이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일원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부지에 풍부한 녹지환경을 갖춘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분양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는 도심 속의 자연환경을 품은 숲세권 아파트로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 앞에 남서울CC가 위치해 골프장 조망이 가능하고, 남쪽에 탄천지류인 쇳골천이 흐르고 북쪽에 안산(근린공원 조성)이 감싸있는 풍수리지상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입지에 전세대 남향위주 설계로 도심 속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우수한 교통환경도 자랑하고 있다. 대왕판교로, 안양판교로를 통해 판교역(강남역15분) 및 정자역까지 5분 내외로 도달 가능하고 분당-내곡, 용인-서울, 분당-수서,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강남과의 체감적 거리는 더욱 단축되고 있다. 이외에도 단지 인근으로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종합병원 등이 들어선 각종 편의 시설이 밀집해 있고 분당과도 인접해 생활인프라 공유도 가능하다 또한 학업성취도 평가가 높은 전국 최상의 수준의 성남외고, 낙생고, 서현고, 보평고 등 명문고가 다수 포진해 있는 우수한 교육환경도 갖췄다.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는 지하 3층 ~ 지상 25층, 아파트 15개 동, 전용면적 84~129㎡로 구성되며 총 1,22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세대가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4Bay, 3면 개방형 등으로 구성되는 것은 물론 주차장은 모두 100% 지하화한 공원형 아파트로 조성된다. 여기에 고급 승용차 비율이 높은 지역특성을 고려해 기존주차공간보다 10~20cm 넓은 광폭주차장을 50%이상 설계할 계획이며, 대단지에 걸맞은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시설도 선보일 예정이다.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의 분양 홍보관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에 위치해 있으며, 모델하우스는 오는 5월 문을 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채꽃 품은 무채색 도시

    유채꽃 품은 무채색 도시

    하노이는 고도다. 베트남의 고대 왕조들과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거쳐 통일 베트남의 수도가 된 하노이의 역사는 곧 베트남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 덕에 고풍스러운 건물과 낡은 건물이 어우러져 있다. 보다 정확히는 낡은 건물 주변에 옛 건물들이 묻혀 있는 형국이다. 겉은 무채색이지만 세월과 가난의 때를 벗겨 내면 화려한 속 빛깔을 드러낸다. 그게 하노이다. ‘하노이’는 ‘강 안의 땅’이라는 뜻이다. 홍강(Red River)을 비롯한 크고 작은 강과 지류들이 하노이를 감싸며 흐르고 있다. 하노이를 돌다 보면 탕롱(Thang Long)이란 이름과 곧잘 마주하게 된다. 탕롱은 18세기까지 하노이를 일컫는 명칭이었다. 1010년 리 왕조를 세운 리타이토가 홍강에서 뱃놀이를 즐길 때 금빛의 용이 하늘로 올랐고, 이후 용이 하늘로 오른다는 뜻에서 탕롱(昇龍)이라 이름 짓고 도읍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 옛 도시에서 마주하게 되는 건 추억의 환기다. 현지 가이드는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 볼 것을 권했다. 관광버스를 타고 지나는 너른 거리와 발품 팔아 돌아보는 골목은 전혀 다른 서정과 풍경을 담고 있다고 했다.롱비엔 시장으로 먼저 간다. 하노이의 본질적인 풍경과 마주하기 위해서다. 롱비엔 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롱비엔 철교다. 가난과 세월 탓에 붉게 녹슬었지만, 거대한 규모와 우아한 자태만큼은 단연 압권이다. 일부에선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철교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정확한 근거는 없다. 다만 1899~1902년 프랑스의 건축가 손에 세워진 만큼 프랑스 식민 시대의 상징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리 길이는 2.3㎞ 정도. 하노이 중심부를 흐르는 홍강 위에 세워져 있다. 애초 자동차도 통행하던 다리였는데 월남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부서져 지금은 기차와 보행자, 오토바이 등만 오간다. 철교 아래는 롱비엔 시장이다. 베트남 최대 과일시장이다. 다른 품목도 팔지만 과일이 가장 많다. 시장은 새벽녘에 문을 연다. 출근 시간쯤이면 벌써 파장 분위기다. 악다구니와 거친 몸짓이 오가는 우리 시장과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저마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바삐 오간다. 논(베트남 전통 모자)을 쓰고 어깨가 휘어지도록 누이 반 항 롱(물지게 비슷한 들것)을 진 이도 있다. 그 이미지가 더없이 강렬하다.롱비엔 시장에서 도로를 건너면 구시가 초입이다. 도로 위엔 육교가 세워져 있다. 육교 아래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뒤엉켜 아침을 연다. 육교는 베트남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장소다. 이른바 꽃자전거가 지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사람들은 꽃을 좋아한다. 과장 좀 보태 한 집 건너 꽃집이고, 시장에서 좌판을 편 과일장수와 꽃장수 숫자가 같을 정도다. 꽃장수들은 멀리 서호 옆의 꽝안 꽃시장에서 신선한 꽃을 산 뒤 저마다의 공간으로 가져와 판다. 이들이 꽝안시장에서 산 꽃을 자전거 뒤에 매달고 지나는 길목이 바로 이 육교 일대다. 새벽녘 육교에 서 있으면 꽃을 가득 실은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이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삶의 무게를 싣고 지나는 이들의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강렬하다. 육교 너머는 꾸어오꽌쭈옹이다. 서울의 동대문처럼 하노이에도 성 안과 밖을 가르는 성문이 있다. 우리와 달리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그중 하나가 하노이성 동쪽을 지키던 꾸어오꽌쭈옹이다. 오가는 사람들은 바뀌었지만 성문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옛 성문을 지나면 무채색의 비좁고 어두운 길이 이어진다. 낡고 때 묻은 건물들은 음울한 풍경이 담긴 회화를 보는 듯하다. 골목을 나서면 동쑤언 시장이다. 베트남 북부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시장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먹는 건어물, 과일 등과 의류 등 온갖 생필품을 판다.동쑤언 시장 옆은 하노이 구시가다. 많은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하노이 구시가는 서울 종로의 육의전처럼 베트남 조정에 바칠 공물을 제작하고 판매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한다. 거리마다 취급하는 품목이 달랐고, 지금도 명칭과 특성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 예컨대 항박 거리는 귀금속 상점, 항가이 거리는 비단 가게, 항찌에우는 돗자리 점포가 몰려 있는 식이다. 이런 상가 거리가 36개가 이어져 있다고 해서 ‘36거리’라고도 불린다.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로 불린다. 300여개에 이른다는 크고 작은 호수가 밀집돼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건 구시가를 둘러싼 호안끼엠호(還劒湖)다. 이른바 ‘되돌려 준 칼의 호수’라 불리는 곳. 15세기 레 왕조를 세운 레 로이가 호수의 거북에게 받은 검으로 명나라를 물리친 뒤 다시 되돌려 줬다는 전설에서 이 같은 이름을 얻게 됐다. 호수 위쪽에 놓인 붉은색 나무다리를 건너면 응옥썬 사원이 나온다. 베트남의 전쟁 영웅, 학자, 의술의 신 등을 함께 모신 사당이다. 호수 북쪽으로는 수상 인형극장과 구시가지, 박물관, 대성당 등의 주요 명소가, 남쪽으로는 숙소와 음식점,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여행자 거리가 이어진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차량 통행이 금지돼 한결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밤엔 맥주거리를 찾는다. 최근 국내 한 TV에 소개되면서 한국인 방문객이 부쩍 늘고 있다는 곳이다. 수많은 외국인 여행자와 현지인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시가 인근에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하노이 외곽의 흥옌을 찾는 것도 좋겠다. 베트남 전통 어구인 대나무 통발로 이름난 도시다. 작은 골목길을 기웃대다 보면 쭈글쭈글한 손길로 통발을 만드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글·사진 하노이·흥옌(베트남)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현장 행정] ‘쉼표로 통하다’…구로 ‘징검다리 행정’의 봄

    [현장 행정] ‘쉼표로 통하다’…구로 ‘징검다리 행정’의 봄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 축구장 등 여가 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4일 서울 구로구 안양천변(邊). 이성 구로구청장이 안양천 위에 새롭게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건너며 축구장을 가리켰다. 안양천변에는 축구장, 물놀이장, 자연학습장 등 주민 여가 시설이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시설이 안양천변 구로동 쪽에 몰려 있어 고척동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구로동에 있는 물놀이장을 아이들과 가려고 해도 고척교나 오금교를 통해 우회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휴식처로서의 안양천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안양천 징검다리 공사’를 계획했다. 안양천을 여가 공간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구로구의 ‘안양천변’이 징검다리 완공과 함께 주민 여가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한강 지류인 안양천은 구로구를 포함한 서울시 7개 구와 경기 7개 시를 거치는 총길이 32.5㎞의 생태하천이다. 이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당선된 이후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를 확보했고 접근성도 한껏 높였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안양천을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인 백지순(42·여)씨는 “안양천이 집에서 가까운 거리다 보니 자주 이용하고 가끔 이렇게 나와 청소도 자발적으로 한다”면서 “징검다리를 방금 건너왔는데 고척교 위로 안 가도 되니까 좋다. 안양천 양쪽을 왔다 갔다 하는 게 훨씬 편해졌다”며 웃었다. 안양천변의 휴식처 중 대표적인 장소는 ‘안양천 물놀이장’이다. 구는 2014년 물놀이장을 열어 0.2, 0.4, 0.6m의 다양한 낮은 수심 풀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물놀이장 옆에 캠핑존도 조성해 구민들이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구에 따르면 한 해 6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이 외에도 겨울이면 눈썰매장이 구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린이 자연학습장, 교통공원도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가 공간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징검다리는 2011년부터 구 내에서 설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국토교통부는 유수 흐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약 6년간의 기나긴 설득 끝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천변의 시설물 설치는 모두 국토부의 허가가 없으면 불가능했으니, 중앙정부를 설득한 구청장의 노고를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 구청장은 “오염 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이 이제는 주민들의 가장 큰 휴식공간이 됐다”면서 “따뜻한 봄에 주민들 모두 안양천을 찾아 한 주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관군이 외면한 서인의 ‘행동대장’… 칠백의총에 서린 기개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관군이 외면한 서인의 ‘행동대장’… 칠백의총에 서린 기개

    우리가 아는 중봉 조헌(1544~1592)은 임진왜란 때 금산전투에서 순절한 의병장이다. 금산 칠백의총에 남은 ‘중봉 조선생 일군 순의비’(重峰 趙先生 一軍 殉義碑)에 새겨진 “죽을지언정 국난이 닥쳤는데도 구차하게 살 수는 없다”는 사실상의 유언처럼 그의 죽음은 극적이다. 그럴수록 붕당정치가 본격화하던 시절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을 따른 서인의 중심인물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동서분당 이후 서인의 ‘사상적 행동대장’ 역할을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조선왕조실록에는 조헌이 수없는 상소로 조정을 당혹하게 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의 상소문에는 격렬한 표현의 강경한 비판이 담기기 일쑤였다. 율곡조차 “경세제민(經世濟民)의 큰 뜻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재능은 미치지 못하며 고집이 극심하여 시세를 헤아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헌의 또 다른 아호는 ‘율곡 정신을 계승한다’는 후율(後栗)이다. 이런 스승조차 제자의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 마땅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조헌은 선조 22년(1589)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신을 보내오자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청절왜사소’(請絶倭使疏)를 올렸다. 상소는 삼소(三疏)로 이어졌고, 일본 사신의 목을 베라는 ‘청참왜사소’(請斬倭使疏)가 더해졌다. 군제를 개혁하고 일본과 외교를 끊으라는 상소도 거듭했다. 여기에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거든 이 도끼로 목을 치라는 뜻의 지부상소(持斧上疏)가 이어지자 선조는 같은 해 5월 조헌을 함경도 길주로 유배를 보낸다. 그런데 조헌은 유배가 7개월 만에 풀려 돌아오는 길에 대신들을 꾸짖는 소를 올린다. 선조는 “조신들을 다 탄핵하고 몇 사람만 찬양하면서 직언(直言)이라 하니 웃을 일”이라며 노했다. 그러면서 “조헌은 간귀(奸鬼)”라면서 “아직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조정을 경멸하여 더욱 거리낌 없이 날뛰니, 다시 마천령을 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시 귀양을 갈 것이라는 뜻이다. 정치적 주도권을 잡고 있던 동인에게도 귀찮기만 한 존재였을 것이다. 임란 이전 이야기를 꺼낸 것은 칠백의총에서 마주친 부자(父子) 때문이다. 마흔 안팎의 아버지와 초등학교 5~6학년으로 보이는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봉분 앞에 세워진 ‘조헌 선생 일군 순의비’의 복제비 내용을 읽으면서 분개했다. 조헌 의병이 관군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방해에 시달렸다는 대목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것 봐,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정부가 문제야”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헌의 생애를 돌아보면 ‘조선생 일군’과 관군은 어차피 협력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조헌을 인정하지 않았던 조정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관군 지휘관이 중봉 휘하에서 싸울 마음은 애초부터 들지 않았을 것이다. 옳다고 믿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저지르고, 집착에 가까울 만큼 매달리는 조헌의 품성은 정치적 반대파의 부정적 평가와 순탄치 못한 벼슬길을 자초했다. 그러나 이런 저돌적인 성격이 또한 ‘금산의 감동’을 만들어 치욕의 역사 속에서도 우리가 한 가닥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했다. 조헌을 중심으로 임진왜란의 역사를 따라가는 여행은 아무래도 충남 금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칠백의총은 조헌과 영규가 의병과 의승을 이끌고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자리에 조성됐다. 불교계에서는 800명 의승이 더 가세해 모두 1500명이었는데, 유림이 주도한 척불(斥佛)의 역사가 의승군의 자취를 감춰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조헌의 제자들은 금산 싸움이 있은 나흘 뒤 칠백의사의 유해를 한 무덤에 모셨다. 선조 36년(1603)과 인조 25년(1647) 각각 순의비와 사당을 세웠고, 현종은 1663년 이 사당에 종용사(從容祠)라는 이름을 내렸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의총을 파헤치고 순의비는 폭파했으며, 종용사는 허물어 버렸으니 치욕이 되풀이된 꼴이었다. 칠백의총의 정문에 해당하는 의총문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비각이 나타난다. 1940년 금산경찰서장 이시카와 미치오가 산산조각 냈던 ‘중봉 조선생 일군 순의비’다. 당시 주민들은 몰래 비석 조각들을 땅에 파묻어 보관했고, 1971년 조각을 파내어 비석을 다시 세웠다. 2009년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다시 해체해 정밀하게 복원하고 몸돌에서 분리된 상태였던 머릿돌도 이어 붙였다. 일제의 비석 파괴는 조직적이었다.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1943년 경무국장에게 보낸 ‘유림의 숙정 및 반시국적 고적의 철거에 관한 건’이라는 공문은 전북 남원 운봉의 황산대첩비를 철거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황산대첩비가 왜구의 한반도 침입 역사를 보여 주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이성계에게 패했다는 사실을 담고 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내용이다. 앞서 ‘조선생 일군 순의비’가 폭파된 것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조헌이 칠백의총이 아닌 충북 옥천에 묻혔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도 없지 않겠다. 조헌의 동생 조범은 금산에서 조헌의 시신을 거두어 형이 낙향해 살던 옥천 안읍에 장사 지냈고, 인조 14년(1636) 멀지 않은 지금의 안남면으로 옮겼다. 금강을 막은 대청호가 지척으로 가슴으로 파고드는 공기에서 티끌 하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청정하다. 무덤 아래 사당인 표충사(表忠祠)와 재실인 영모재(永慕齋)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무덤으로 올라가려면 신도비를 모신 비각이 먼저 나타난다. 효종 7년(1656) 세워진 것으로 김상헌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이 글씨, 김상용이 비문 머리글을 전서로 썼다. 청음 김상헌이라면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의 대표 인물로 절개와 지조의 상징적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선원 김상용은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스스로 순절한 인물이다. 그런데 선원은 1637년 세상을 떠났으니 신도비 건립이 호란으로 늦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동춘당 송준길 역시 두 사람과 같은 서인의 영수급으로 당대를 대표하는 문인의 한 사람이다. 조헌의 고향은 경기도 김포다. 김포시 감정동의 옛집 터에는 ‘조헌 선생 유허 추모비’가 세워졌고 그를 기리는 우저서원(牛渚書院)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옥천이 조헌을 상징하는 고장이 된 것은 보은현감을 지내다 물러난 그가 한양이나 고향 김포로 가지 않고 이웃한 옥천으로 낙향했기 때문이다. 먼저 옥천에 후율정사(後栗精舍)를 지었으니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부방이다. 그 흔적은 후율당(後栗堂)으로 남았다. 대전과 옥천을 잇는 국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지당(二止堂) 역시 조헌이 주도해 인재를 배출한 뜻깊은 장소다. 금강의 지류인 소옥천이 휘감아 도는 이지당 주변은 그야말로 선경을 방불케 한다. 처음에는 마을 이름을 따서 각신서당(覺新書堂)이라 했으나 송시열이 ‘시전’(詩傳)의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라는 문구에서 이지당이라는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큰 산을 우러르며 그 뜻을 따르기를 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헌은 임진왜란 직후 옥천에서 의병을 모으기 시작했다. 의승장 영규와 만나 뜻을 모은 곳도 옥천 가산사(佳山寺)다. 조헌의 무덤에서 멀지 않은 옥천 안내면 채운산 기슭에 있는 가산사의 영당에는 지금도 조헌과 기허당 영규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조헌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장소가 충북 청주다. ‘조헌 전장기적비’(趙憲 戰場記蹟碑)는 시내 한복판의 중앙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숙종 36년(1710) 청주 서문동에 세웠던 것을 일제강점기에 옮겼다고 한다. 금산전투에 앞서 조헌 의병과 영규 의승군, 화천당 박춘무의 향토 의병이 합세해 왜군에 빼앗겼던 청주성을 탈환한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이 싸움을 이제는 ‘청주대첩’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싶다. 금산전투도 패배한 싸움이라고 할 수 없다. 왕조실록에는 금산전투 직후 ‘금산에 주둔했던 적이 밤에 도망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비록 조헌 등의 군사가 순절하기는 했지만, 죽거나 다친 왜군이 매우 많았고 관군이 이를 틈타 공격할까 두려워해 도망가니 호남이 다시 완전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러니 금산 싸움 역시 결과적으로는 ‘이긴 싸움’으로 평가를 달리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철새따라 이동했나… 해남·청양 AI 의심신고

    한동안 잠잠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 의심 사례가 연달아 2건이 나와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충남 청양군의 산란계 농장에서 닭 100마리가 폐사해 간이검사를 한 결과 3마리에서 AI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 농장에서 기르던 닭 9만 마리 등에 대해 확산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을 실시했다. 앞서 21일에는 전남 해남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AI 바이러스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발생농장 500m 이내 육용오리 농장 1곳 1만 7500마리 등에 대해 선제적으로 살처분 조치를 했다. 이 농장에서 AI가 확진되면 지난 6일 이후 15일 만에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재발하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두 건의 발생 농장 위치나 주변 동향 등을 감안할 때 철새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남 오리 농장은 전남 지역 대표 철새도래지인 영암호의 지류와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영암호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상을 시작한 가창오리 등 철새 등의 분변을 통해 AI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수 있다. 청양의 산란계 농장도 인근에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예당저수지의 상류 지천인 무한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철새에서 비롯된 발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만국전도’ 등 보물문화재 5점 도난당했다

    ‘만국전도’ 등 보물문화재 5점 도난당했다

    17세기 중반에 제작된 세계지도인 ‘만국전도’(萬國全圖)를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5점이 도난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문화재청은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보물 제1008호) 중 만국전도, ‘고희 초상 및 문중유물’(보물 제739호)의 초상화 2점, ‘황진가 고문서’(보물 제942호) 중 문서 2점의 도난 사실을 최근 홈페이지 내 도난 문화재 정보 코너를 통해 공개했다. 만국전도는 조선 현종 2년(1661)에 박연설이 그린 가로 133㎝·세로 71.5㎝ 크기의 지도로, 바다와 육지를 다른 색으로 칠한 것이 특징이다. 1993~1994년쯤 서울 동대문구에서 소유주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 중 이 지도를 제외한 유물 7종 45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관리하고 있다. 고희 초상 및 문중유물(20종 215점) 가운데는 고희를 그린 채색 초상화 2점이 2012년 11월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고희(1560~1615)는 조선시대 중기 무신으로,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위했던 인물이다. 또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서 목숨을 잃은 황진(1550~1593) 장군의 후손에게 전하는 황진가 고문서(14종 125점) 가운데 1615년 임금이 내린 사령장인 교지(敎旨)와 1856년 남원부사가 발급한 잡역 면제 문서인 완문(完文)은 1993년 도난당했다. 이들 문화재는 모두 특정 가문에 대대로 전해 오는 지류(종이류) 유물로,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 그간 문화재청은 모든 지정문화재의 정보를 개괄적으로 정리해 놓은 홈페이지 문화유산 정보 코너에는 이들 문화재의 도난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도난 또는 소재 불명으로 조사된 보물은 ‘안중근 의사 유묵’(제569-4호)과 ‘순천 송광사 십육조사진영’(제1043호)을 포함해 모두 13건이며, 국보 중에는 안평대군의 글씨인 ‘소원화개첩’(제238호)이 2001년부터 16년째 사라진 상황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만국전도는 2009년, 황진가 고문서의 문서들은 2012년에 각각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환수 가능성을 고려해 한동안 도난 문화재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도난 사실을 공개한 문화재들은 모두 1980년대에 보물로 지정된 것들”이라며 “5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기조사를 통해 지류 문화재의 실태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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