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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병역 특례법’ 두고 고민에 빠진 정치권

    ‘BTS 병역 특례법’ 두고 고민에 빠진 정치권

    방탄소년단(BTS)의 병역을 면제해 줘야 할까. BTS가 지난 22일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받으면서 이들의 병역 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안은 단순히 인기 연예인의 병역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위선양이라는 효율성을 택할 것이냐, 공정과 형평성을 택할 것이냐의 철학적 화두여서 난해하다. 여기에 대선 표심까지 맞물리면서 복잡성을 더한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5일 법률안심사소위에서 예술·체육요원의 편입 대상에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법안이 이 소위를 통과해야 병역 혜택의 길이 열리는데, 현재로선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다. 서울신문이 24일 국방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여야 의원 7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BTS의 병역 혜택에 분명히 찬성한다는 의원은 1명, 반대하는 의원 역시 1명이었다. 나머지 5명은 “논의해 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으나 뉘앙스는 부정적으로 읽혔다. 법안소위 위원장이자 이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국방위 간사 성일종 의원은 “국가 기여를 고려하면 순수예술, 체육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병역 특례를 해 주는 것이 공정하다”며 “엄청난 국가 기여를 한 것인데 병역 특례를 안 해 주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병역 의무야말로 예외 없이 치러야 한다”며 “기존에 있던 병역 특례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논의는 할 수 있는데 결정은 못 할 것”이라며 “BTS의 성과는 그것대로 평가하고 병역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론이 많은 만큼 광범위하게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BTS가 국격을 높였다는 데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면서도 “다른 젊은이들이 상실감을 가질 수 있기에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국민 여론도 어느 한쪽이 압도적이지는 않다. 지난해 10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BTS 등의 병역 연기에 대해 찬성이 58.8%, 반대가 31.4%였다. 반면 같은 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합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병역 특례에 대해 찬성이 46%, 반대가 48%로 팽팽히 맞섰다. 상황이 이러니 여야 대선후보 입장에서도 이 문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섣불리 BTS에게 병역 혜택을 줬다가 자칫 공정에 민감한 ‘이대남’(20대 남성)의 표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 관계자도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함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원론적 입장을 보이며 조심러워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병역 혜택 문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손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올해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졸전에 분노한 국민들이 “메달을 따더라도 병역 혜택을 줘선 안 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린 데서도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난 바 있다. 클래식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사람에겐 대체복무를 인정하면서 대중문화예술인에겐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 국방위 전문위원은 “대중문화 예술 분야는 올림픽, 콩쿠르 등과 같이 공신력과 대표성이 있는 객관적인 편입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공신력 있는 지표와 객관적 기준이 부재하다는 반론에 대해 대중문화계 관계자는 “전주대사습놀이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와 비교해 빌보드 어워드나 그래미 어워드 등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이라고 반박했다. 또 e스포츠와 비보잉이 각각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젠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진입한 만큼 병역 특례를 지렛대로 억지로 국위를 선양하는 문화에 종지부를 찍을 필요가 있다”며 “병역 혜택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형평성에 맞다”고 했다.
  • [서울광장] 더 걷힌 세금, 자영업자 지원에 더 쓰자/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더 걷힌 세금, 자영업자 지원에 더 쓰자/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올 연말까지 세금이 19조원 더 걷힐 것이라고 한다. 법에 따라 40%인 7조 6000억원은 지방으로 내려보내야 한다. 남은 돈 11조 4000억원을 어떻게 쓸지 정부가 어제 발표했다. 2조 5000억원은 나랏빚 줄이는 데 쓰고 3조 6000억원은 내년 예산으로 넘기겠다고 한다.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 안정에만 12조여원을 쓰겠다고 하니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둔 퍼주기’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소상공인 지원 측면에서는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 소상공인 지원에 배정된 돈은 3조 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조 4000억원은 정부의 코로나 방역 조치로 직접 피해를 본 자영업자 지원용이다. 정부는 올해 10월 처음 시행된 손실보상법에 따라 헬스장 등 강제로 문을 닫은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상해 주기로 했다. 원래 1조원을 책정해 놨는데 실제 집행해 보니 2조 4000억원이 들 것으로 보여 1조 4000억원이 펑크났다. 이 모자란 돈을 이번에 초과세수로 메워 주기로 했다. 직접피해 업종에 더 배정된 돈은 사실상 한 푼도 없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올라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저 손실보상한도가 그대로다. 최저 한도는 10만원이다. 그것도 석 달 기준이다. 한 달에 3만원 남짓 쥐여 주는 것이다. 애초 누구의 머리에서 어떤 근거로 하한선 10만원이 나왔는지 추적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자영업자를 우롱하는 액수다. “안 받고 말지”라며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컴퓨터 신청 화면의 마우스를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너무 서글펐다는 한 자영업자의 말이 서글프다. 정부는 현실성 없는 하한선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손실보상심의위원회가 정할 문제”라느니 “국회와 추후 논의해 보겠다”느니 하는 말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정부가 먼저 강한 의지로 상향안을 건의하고 추진하면 안 되는 것인가. 나머지 2조 1000억원은 손실보상법에서 제외된 간접피해 업종 지원용이다. 숙박시설이나 여행업체, 결혼·장례식장, 전시장 등이 해당한다. 면적당 수용 인원과 사적 모임 제한 등으로 코로나 타격을 입었지만 아예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간접피해 업종이라는 이유로 지원 방법도 간접이다. 현금 보상이 아닌, 값싼 이자(연 1.0%)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영업을 제대로 못 해 손에 쥔 돈이 거의 없기는 헬스장이나 결혼식장이나 마찬가지인데 한쪽은 현금 보상, 한쪽은 저리 대출이다. 정부는 직접 손실만 보상해 주기로 한 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현금 보상에 난색이다. 인터넷에서는 “방역 조치에 똑같이 협조했는데 이제 와서 저쪽은 직접이고 이쪽은 간접이니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한다”며 억장이 무너진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정부는 2조여원을 지렛대 삼아 4배의 대출을 일으키니 총지원금액이 9조원이라고 숫자 부풀리기를 한다. 생색도 이런 생색이 없다. 전기요금과 산재보험료도 깎아 준다지만 고작 두 달간 최대 20만원씩이다. 코로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었지만 연일 위중증 환자가 치솟으면서 다시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미 방역 협조에 따른 보상의 실체를 똑똑히 보았다. 예전처럼 순순히 협조할지 의문이다. 아니, 그 전에 코로나가 다시 위험하니 당신들이 또 희생해 줘야 하겠다고 자영업자에게 우리 사회가 요구할 수 있을까. 아직 기회는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좀더 과감하고 실질적인 지원 확대 방안을 끌어내기 바란다. 여야 대선 주자 모두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목청껏 외쳤으니 생산적인 논의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손실한도를 현실에 맞게 올려 주고, 임대료 등 고정비를 전국 평균으로 산출하는 보상 기준도 다양화해 달라고 요청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원칙론만 고집해선 안 된다. 찔끔찔끔 지원을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미 더 걷힌 세금 31조원을 합하면 연간 초과세수 규모는 50조원이다. 당초 국세 수입 예상치 282조 7000억원과 비교한 오차율이 17.9%다. 역대 최악이라며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던 2018년의 오차율이 9.5%였던 점을 떠올리면 얼마나 큰 실책인지 알 수 있다. 애초 이 정도로 돈이 더 걷힐 것이라 어림짐작이라도 했다면 방역과 자영업자 지원에 좀더 과감히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 美, ‘올림픽 보이콧’ 지렛대 삼아 ‘하나의 중국’ 흔들기

    美, ‘올림픽 보이콧’ 지렛대 삼아 ‘하나의 중국’ 흔들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만을 더욱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 일주일 만에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만과 고위급 경제전략 대화를 진행했다. ‘올림픽 보이콧’을 무기 삼아 대만을 일반 국가처럼 대하려는 시도다. 유럽국가인 리투아니아도 사실상 대만 대사관을 설치해 중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눈앞에 뒀다. 23일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대만은 두 번째로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EPPD) 화상 회담을 가졌다. 미국에서는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차관이, 대만에서는 왕메이화 경제부장(장관)과 우정중 과학기술부장이 나섰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인 지난해 11월 20일 첫 EPPD를 개최했다. 무역전쟁이나 코로나19 기원 조사 등에서 마찰을 빚던 중국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였다. 미중 관계의 ‘아킬레스건’인 대만 문제를 부각시켜 시 주석을 길들이려던 속내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지만 대만해협의 안정을 훼손하는 일은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대만에 무력을 쓰지 말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시 주석은 “(대만 독립 세력이) 불장난을 하면 타 죽는다(玩火者自焚)”는 과격한 표현까지 써 가며 반발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도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만의 위상을 높여 중국을 압박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 중국은 대만과 어떠한 공식 행사도 하지 말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지키되 교류는 더욱 늘리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인 19일 “내년 2월 치러질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올림픽 개최를 눈앞에 둔 시 주석 입장에서 대놓고 반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일부인) 타이베이 대표부’가 아닌 ‘대만 대표부’ 개설을 허용하자 중국은 이에 반발해 양국 관계를 대사관에서 대표부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리투아니아 정부는 지난 18일 대만 대표부 설치를 강행했다”며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해치고 내정을 거칠게 간섭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는 외교 관계 단절의 전 단계라는 평가다.
  • [서울광장] ‘아시아의 화약고’ 대만 관전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시아의 화약고’ 대만 관전법/오일만 논설위원

    중국 속담 중에 살계경후(殺鷄儆侯)라는 말이 있다. ‘닭을 죽여 원숭이를 놀라게 한다’는 뜻이다. 손자병법의 26계에 해당되는 지상매괴(指桑罵槐·뽕나무를 가리키며 회나무를 꾸짖는다)와 같은 전략이다. 약소한 적을 제압해 다른 나라에 경고를 보낼 때 흔히 쓰는 계책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부쩍 이 카드를 사용하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2017년 우리에게 가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나 지난해 12월 호주를 향해 단행한 석탄금수 조치도 이에 해당된다. 최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도 같은 맥락이다. 대만은 2016년 친미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이후 분리독립의 움직임을 보이다 집중 공세를 받는 중이다. “민진당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민족에 대한 배반 행위”라며 중국 내 강경파들의 전쟁불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700대가 넘는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 이전 대만 침공 시나리오도 난무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대만을 ‘지구상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을 정도로 최근 ‘아시아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국공 내전에서 패한 장제스가 대만으로 건너간 직후(1949년)보다 더 험악하다는 평이다. 트럼프에 이어 집권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패권 경쟁의 최일선으로 대만해협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남중국해와 인도양이 직간접으로 연결된 대만해협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충지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직전인 1979년 4월 대만 관계법을 통과시켜 무기 판매 등 미국 개입의 법적 근거를 남겼다. 미국산 무기로 무장한 대만을 전진기지로 사용하겠다는 일석이조의 전략인 것이다. 대만이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미국의 항공모함’이 될 경우 중국의 군사 안보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꼴이다. 미국의 ‘반도체 안보’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의 63%가 대만 TSMC의 몫이고 전체 매출의 62%가 대미 수출용이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미국의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은 그야말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기술패권 시대 대만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이 절대로 대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더 절박하다. 대만을 홍콩이나 신장위구르, 티베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시한다.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 때문이다. 대만이 독립한다면 통일의 기치를 내건 공산당 정권의 존립 기반이 무너진다. 미국과 일전을 치르더라도 대만의 분리독립을 허용할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고 내년에는 제20차 당대회가 열린다. 당분간 양안의 파고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그럼에도 대만 독립을 당 강령으로 채택한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의 대중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와중에서도 대중 수출액은 전체 대만 수출의 43.9%를 차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 흑자 대부분도 대중 무역에서 나왔고 생산과 판매 모두를 중국 시장에 의존한다. 양안의 경제 디커플링(분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양안의 긴장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것은 단견이다. 중국 지도부 속내 역시 간단치 않다. 손자병법의 달인 중국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을 찾을 것이다. 무력 시위는 전쟁의 공포를 극대화해 분리독립을 막겠다는 살계경후의 연장선이다. 양안 모두에게 참혹한 전쟁은 하책 중의 하책이다. 중국 지도부는 개혁개방 이후 이경촉통(以經促統), 즉 경제를 지렛대로 통일을 촉진하는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통일론은 아직까지 중국의 핵심 대만 전략이다. 중국은 대만이 중화민국의 현 국호를 버리거나(독립), 미국과 공식으로 수교(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하지 않는 한 섣불리 양안 전쟁의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하는 시진핑 주석으로선 중국 통일의 목표를 종신집권의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중국은 대만 내부의 친중 세력을 동원해 통일전선을 강화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2024년 대만 총통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다. 전운의 파고가 높을수록 한반도 불안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이어 양안이 미중 패권 다툼의 최일선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악몽이다. 양안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 기후변화가 ‘패권경쟁 지렛대’로… 멀어져 가는 탄소중립

    기후변화가 ‘패권경쟁 지렛대’로… 멀어져 가는 탄소중립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철강” 연일 비난中, 미국 압박 낮출 때까지 비협력 모드인도, 1조弗 지원 전제 2070년 탄소중립 온난화 대응기술 협력 안 하면 기회 놓쳐2050년 탄소중립 선언국도 내부 갈등미 ‘2050년 넷제로’ 법안 의회 통과 난항‘만약 외계인이 뉴욕을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을 도울까.’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나흘째인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이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은 사실 아주 오래된 농담으로, 원래 주인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다.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소 정상이 회담 뒤 산책을 할 때 레이건은 나란히 걷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고르바초프는 잠시의 침묵도 없이 “의심의 여지없이 돕겠다”고 했고, 레이건이 “우리도”라고 답하며 두 정상의 익살스러운 대화는 마무리됐다. ●공동 과실·개별 피해… 기후변화 공습 법칙 프리드먼이 이 질문을 상기시킨 건 전 세계가 마침 ‘외계인 침공’만큼 다급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앞날을 전망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습격’을 논의하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약 200개국 대표단이 참여하는 COP26에선 전날까지 이틀 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130개국 정상이 참석한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105개국이 온실가스의 일종인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감축한다는 합의안이 나오는 성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탄소 감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정상이 불참한 데다 회의를 주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일 중국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쏟아 내고 있어 COP26 회의장에서 과거의 냉전 구도가 재현되는 양상이 엿보이고 있다.공교롭게도 정말로 COP26 참가국들의 입장은 냉전 시대 3개의 진영처럼 쪼개졌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이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 제로’(탄소중립, 넷제로)를 선언하는 진영에 섰다. 반면 COP26 특별 정상회의에 불참한 국가들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을 약속하며, 이행 시기를 늦췄다. 과거 냉전시대 제3세계 진영으로 분류되던 인도와 브라질의 태도는 어정쩡하다. 두 나라는 이전까지 설정하지 않고 있던 탄소중립 시기를 COP26 기간 중 발표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선진국의 지원을 전제로 제시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70년 탄소중립’이라는 다소 게으른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가능한 한 빨리 1조 달러를 기후금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렇게 서방 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저개발국가라는 3개 축이 기후변화 목표 설정 단계에서부터 분명히 다른 행보를 뗐다. 진영 구분이 명확해지면, 다음 단계는 비난전이다. 바이든은 COP26을 중국을 비난할 무대로 활용했다. 기조연설부터 기자회견까지, 바이든은 중국 비판에 발언 분량 대부분을 할애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가 COP26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거나 “중국의 불참을 존중하지만, 그로 인해 그들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COP26 직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엔 “더러운 중국산 철강”이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은 COP26 개최지인 영국 글래스고에서 맞대응할 기회를 놓쳤지만, 베이징까지 침묵하진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중국의 인권, 홍콩, 대만, 무역 문제에 관한 압박을 낮출 때까지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협력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를 지렛대로 삼는 새로운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단 뜻이다.●“과학기술 1, 2위 강자가 싸우고 있다” 다시 프리드먼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외계인, 아니 기후변화의 공격 앞에서 진영 간 대립은 효과적인 대응일까.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문제에 패권 경쟁과 국내 정치, 각국의 산업생태계, 인권 문제를 모두 얹어 쟁점화시키는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똘똘 뭉쳐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기술력도 못 갖춘 상태에서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가장 선두권에 있는 국가들끼리 비난전만 벌이는 건 소모적이란 인식에서다. 데이비드 빅터 UC 샌디에이고 글로벌정책전략대학원 혁신공공정책학과 교수는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 분야 1, 2위 강자인 미중이 (기후변화에) 협력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세계는 정말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서식스대학의 기후정책 전문가인 샘 겔 역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기간 핵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협상했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이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협력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축산·광산업 보호’ 메탄 감축 불참 기후변화 논의 과정에서 신냉전 구도가 부각되는 건 또 다른 측면에서 부적절한 일로 평가된다. 온통 시선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과 러시아의 불협화음에 쏠려 정작 ‘2050년 넷제로’에 동의한 국가 내부에서 벌어지는 혼란상이 간과되는 측면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선언적 목표’에 동의했지만, 이 목표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평가받는 나라는 사실 전무하다. 당장 미국은 중국과 함께 1인당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군에 꼽히고 있으며,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의회 통과는 난항을 겪는 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은 자국 정치 상황에 따라 기후변화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당초 COP26에 불참하려다 참석했지만, 결국 호주는 자국의 축산업과 광산업 보호를 위해 메탄 감축 협약에 동참하지 않았다. 광산업이 발달한 데다 사람보다 소와 양이 더 많은 호주에서 지난해 방출한 메탄은 54만 8000t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0.7%를 차지한다. ●교황 등 정치와 기후변화 이슈 분리 요구 COP26이 G2의 비난전장으로 변모하자 세계의 원로들은 정치적 이슈와 기후변화 이슈의 분리를 요구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지난 5월 미 하원 기후변화 청문회에서 중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는 질문이 나오자 “(인권 문제는) 나의 이슈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차선은 기후 그 자체에 집중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중국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금은 정치를 뛰어넘어 행동해야 할 때”라면서 “미래세대 요구에 응답한 지도자들로 역사에 남아 달라”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까운 미래엔 기후 난민의 수가 전쟁과 분쟁에 따른 난민 수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가 보여 준 연대와 선견지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현세대 대 미래세대, 전쟁 이후 복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 하다못해 외계인 침공처럼 보자는 제언은 이처럼 모두 현실정치에서 한발 떨어진 인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역으로 현실 정치인들에게 기후변화는 패권 경쟁에 쓰기엔 너무 좋은 지렛대이고, 기후대응을 위해 자국 성장률을 포기하는 시점을 임기가 끝난 이후로 늦춰야 할 유인이 충분하다. COP26에 대한 기대가 점점 작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기고] 수소산업, 지역 발전과 함께해야/김진상 KIST 전북복합소재기술연구소 분원장

    [기고] 수소산업, 지역 발전과 함께해야/김진상 KIST 전북복합소재기술연구소 분원장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석유, 석탄으로 대표되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2015년 12월 195개국이 채택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의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탄소배출량을 향후 대폭적으로 줄여야 한다. 파리협약에서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1.5도까지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에는 수소경제 활성화와 수소기술 개발 관련 로드맵을 마련했고, 올해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수소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산업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 국내 수소시장 매출 규모는 7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킨지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쯤 세계 수소산업의 매출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약 3000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 흐름인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 외에도 지역 차원에서의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19년 전주ㆍ완주, 울산, 안산 세 곳을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했고, 산업ㆍ인프라 등에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전주ㆍ완주 지역은 세계 최초 수소트럭 상용화와 국내 유일 수소버스 생산 지역이다. 탄소복합소재를 활용한 대용량 수소 저장용기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 용품 인증센터도 잇달아 유치했으며, 수소 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까지 추진하고 있어 국가적인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이 핵심 역할을 하는 그린뉴딜 정책은 수도권 집중 현상에 따른 지역 낙후ㆍ소외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수소경제는 그동안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지역에 그린산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가능하게 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이고 균형된 정책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 美, 대만 국제사회 복귀 논의… 시진핑 “중국만 유엔이 공식 인정”

    美, 대만 국제사회 복귀 논의… 시진핑 “중국만 유엔이 공식 인정”

    중국의 유엔 가입 50주년을 앞두고 워싱턴과 베이징이 대만 문제로 또다시 충돌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 공격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만의 국제사회 복귀 방안까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대만 방어 최전선에 있는 일본에 무력시위를 벌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유엔이 인정한 합법 정부는 우리뿐”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유엔 합법 지위 회복 50주년 기념회의’에서 “중국은 유엔의 권위를 확고히 수호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할 것”이라며 “각국은 유엔을 존중해야 한다. 국제규칙은 193개 유엔 회원국이 함께 만들어야지 개별 국가나 소집단이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이끌며 중국 견제를 가속화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50년 전 오늘 유엔총회 결의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의 유일한 합법 대표가 됐다”며 “이는 중국 인민의 승리이자 세계 각국 인민의 승리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1인 중국인이 유엔 무대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주장하는 다자주의가 ‘세계의 조류’임을 밝히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천명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였다. 지난 14일부터 러시아와 ‘해상연합2021’을 진행하면서 일본 주변에 함대를 파견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함정은 지난 18일 홋카이도 인근 쓰가루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진출했고, 2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 열도 남단 오스미 해협도 통과했다. 일본은 올해 7월 방위백서에 ‘유사시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중국 유엔 가입 50주년을 ‘대만 띄우기’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미 국무부는 대만 외교부의 고위급 인사들과 화상 포럼을 가졌다. 중국의 반대로 국제기구 활동에 제약이 큰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다. 시 주석이 중국 유엔 가입 50주년을 기념해 연설에 나서자 ‘대만 지위 회복’ 카드로 맞불을 놨다. ‘중국 견제’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방송의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접고 대만 방어 의사를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에 가입하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올랐다. 그 자리에 있던 대만은 축출됐다. 이는 중국과 힘을 모아 옛 소련(러시아)을 견제하려던 미국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확히 5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미국에 대항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만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 중이다.
  • 美, 대만 국제사회 복귀 검토..中 “합법 정부는 우리 뿐”

    美, 대만 국제사회 복귀 검토..中 “합법 정부는 우리 뿐”

    중국의 유엔 가입 50주년을 앞두고 워싱턴과 베이징이 대만 문제로 또다시 충돌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 공격하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만의 국제사회 복귀 방안까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대만 방어 최전선에 있는 일본에 무력시위를 벌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유엔이 인정한 합법 정부는 우리뿐”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유엔 합법 지위 회복 50주년 기념회의’에서 “중국은 유엔의 권위를 확고히 수호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할 것”이라며 “각국은 유엔을 존중해야 한다. 국제규칙은 193개 유엔 회원국이 함께 만들어야지 개별 국가나 소집단이 결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끄는 국제 질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50년 전 오늘 유엔총회 결의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의 유일한 합법 대표가 됐다”며 “이는 중국 인민의 승리이자 세계 각국 인민의 승리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1인 중국인이 유엔 무대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주장하는 다자주의가 ‘세계의 조류’임을 밝히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천명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였다. 지난 14일부터 러시아와 ‘해상연합2021’을 진행하면서 일본 주변에 함대를 파견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함정은 지난 18일 홋카이도 인근 쓰가루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진출했고, 2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 열도 남단 오스미 해협도 통과했다. 일본은 올해 7월 방위백서에 ‘유사시 대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중국의 무력시위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반면 미국은 중국 유엔 가입 50주년을 ‘대만 띄우기’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미 국무부는 대만 외교부의 고위급 인사들과 화상 포럼을 가졌다. 중국의 반대로 국제기구 활동에 제약이 큰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다. 시 주석이 25일(현지시간) 유엔에서 중국 가입 50주년을 기념해 화상 연설에 나서자 사흘 앞서 ‘대만 지위 회복’ 카드를 꺼냈다. ‘중국 견제’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방송의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접고 대만 방어 의사를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에 가입하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올랐다. 그 자리에 있던 대만은 축출됐다. 이는 중국과 손잡고 구소련(러시아)을 견제하려던 미국의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정확히 5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미국의 압박에 맞서고 있다.
  • [특파원 칼럼] ‘떡 줄 사람 생각 않는다’고 뒷짐 져선 안 된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떡 줄 사람 생각 않는다’고 뒷짐 져선 안 된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전환이 느리다. 구체성이 떨어진다. 획기적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통상 정책 9개월에 대해 워싱턴 현지 사석에서 들은 세평들이다.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라는 호기롭던 구호는 빛이 바래는 듯하다. 보수 진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리더십 회복, 동맹 재건,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멋진 약속에 비해 현실은 냉혹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질서 있는 철군은 실패했고,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제공하겠다고 기습 발표하며 오랜 우방인 프랑스와 불협화음을 빚었다.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역풍을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계 질서를 워낙 크게 망가뜨려 놓아 바이든이 이를 회복하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는 옹호도 있다. 반면 바이든이 마주한 세계가 미국이 호령하던 과거와 달라 적잖이 당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통상 분야의 기조 전환 면에서 바이든의 첫 100일간 행보는 숨가빴다.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복귀했으며, 이란과 다시 핵협상에 나섰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하지만 이후 내놓은 각론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100일간 대북 정책을 검토하더니 ‘트럼프식 일괄타결도 아닌,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도 아닌, 실용적인 접근법’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중국을 제외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지난 6월 내놓은 백악관의 ‘중요 공급망 강화 방안’ 보고서도 반도체 등 핵심 부품별 현황 분석 정도라는 게 대체적 평가였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최근 공개한 대중 통상전략의 골격도 대중 고율관세,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 준수 요청 등 익숙한 멜로디다. 하지만 느리고 모호한 미국의 잠행에도 하나의 원칙은 분명하다. 전 세계의 분쟁에 개입할 능력도, 비용을 치를 주머니도 예전 같지 않은 만큼 내 편을 분명히 하고 더 챙기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을 막고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건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미 대통령의 거스를 수 없는 책무로 확인됐다. 미국은 안보 협의체인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정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스’(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이어 신안보 동맹인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출범시켰다. 호주는 중국의 경제·통상 공격을 버텨 낸 뒤 미국과 영국에서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게 됐다. 유럽연합에서 떨어져 나온 영국은 영연방이라는 점을 지렛대 삼아 내년까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려 한다. 영국을 대서양 동맹으로 규정하던 기존의 틀은 깨지고 있다. 세계 2차 세계대전 이후 짜인 세계 질서가 요동치는데 한국은 여전히 동북아시아에 갇힌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수혁 주미대사는 쿼드 가입을 묻자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그런 격인 것 같다”고 답했다. 쿼드 4개국이 회원국을 넓힐 계획이 없으니 성급한 논의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더더욱 뒷짐만 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당장 중국이냐, 미국이냐 선택하자는 것이 아니다. 한국 외교가 수세에 몰려 방어에 급급하지 않으려면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다. 북핵 문제도 국제 질서의 새로운 틀 안에서 다뤄져야 할 판이다. 흔히 미국의 외교는 항공모함에 비유된다.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되 방향을 정하면 누구도 막기 힘들다. 지금 항공모함이 방향을 틀고 있는 시점이라면 우리 외교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지난달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과 손잡고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중 견제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을 알렸다. 호주는 18개월간 이들과 공동 연구를 마친 뒤 빠르면 내후년부터 핵잠수함 8척을 건조한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과 맺은 우리돈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12척)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앵글로 색슨 동맹’ 출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커스가 전 세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포클랜드 전쟁 승리 이끈 영국의 핵잠수함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로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쓴다. 선체 내 원자로에 농축우라늄을 주입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연료를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잠항 속도가 시속 17㎞ 정도다.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 물 밖에서 스노클(공기흡입)을 하는데, 이때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들킬 수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시속 30노트(약 55㎞) 정도로 3배가량 빠르다. 스노클도 필요 없어 물밑에서 몇 달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잠수함은 1만 5000㎞ 가까이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10여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너뜨렸다. 함께 출발한 재래식 잠수함이 5주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통계전문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은 모두 136척이다. 미국이 68척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36척)와 영국(11척), 중국·프랑스(각 10척), 인도(1척) 순이다. 핵잠수함은 크게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한 6개국은 모두 SSBN을 운용한다. 이번에 호주가 건조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현재 브라질도 프랑스의 기술로 핵잠수함(최대 6척)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채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주는 핵 보유국이 아닌데도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각에선 “호주가 핵 보유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호주에 대만 방위 분담 요구할 듯 핵잠수함은 전략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영향력이 큰 나라들은 워싱턴의 승인 없이는 운용하기 힘들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자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조야를 설득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핵무장의 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전방위적 보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을까. 오커스로 묶인 세 나라는 3권분립이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군사동맹처럼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계획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언론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수함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미국의 구상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국 방산업체에 거대한 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호주는 오커스 창설을 계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호주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괌에 이은 차세대 핵잠수함 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주의 저명 언론인 토니 워커는 “실제 핵잠수함 도입까지 최대 20년이 걸린다. 호주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미 핵잠수함 주둔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만 방어를 두고 호주에 일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대만 안보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시 미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데 있다.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4개국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개입이 쉽지 않다. 인도 역시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워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만 방어의 일부 역할을 맡기기로 마음먹은 듯하다.●親中 호주, 2~3년 새 反中 싸움닭으로 오커스 출범을 두고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 삼아 핵 확산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장쥔 중국 유엔 상주대표는 “핵무기를 조금이라도 가진 나라에는 예외 없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강요하던 미국이 돌연 핵무기도 없는 나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을 거들고자 “호주 핵잠수함 사찰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감시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무기는 주지 않는다. 비핵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단 한 번만 있는 일(One off)”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에는 핵잠수함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면 북한이나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기술로 SSN을 만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핵잠수함 보유를 희망하는 한국 역시 ‘호주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며 입이 나올 판이다. 자칫 ‘핵잠수함 도미노’라는 무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EU 등에서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은 중국의 자충수이기도 한 만큼 베이징이 늑대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호주를 무리하게 길들이려던 시도가 결국 ‘핵잠수함 무장’이라는 예상밖 결과를 불러온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호주는 왜 미국에 집문서까지 걸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당시만 해도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호주가 불과 2~3년 만에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닭’으로 돌변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의 친미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과 와인,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의 수입을 막았다. 지금도 아나운서 출신 청레이 등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관계가 아예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상대방에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가 반드시 곱씹어 볼 대목이다.
  • 반도체·2차전지 겨냥한 美… “1단계 무역합의 준수” 中 압박

    반도체·2차전지 겨냥한 美… “1단계 무역합의 준수” 中 압박

    “비시장적 무역관행 심각한 우려” 지적“301조 중요”… ‘트럼프식 고율관세’ 유지SCMP “설리번·양제츠, 스위스서 회담”바이든·시진핑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도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트럼프식 고율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기조 등 대중 통상전략의 골격을 공개했다.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요청하고 비시장적 무역관행도 추가로 다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새 무역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미중 외교수장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만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봉합을 명분 삼아 대면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지난해 초 체결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준수를 중국과 논의하겠다”며 “1단계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미국은 중국 정부가 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반도체 및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해 온 것을 비판해 왔다. 타이 대표가 이날 준수를 강조한 1단계 무역합의는 중국이 지난해와 올해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000억 달러(약 238조원) 추가 구매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제 이행률은 6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정한 무역 환경 마련을 위해 “동맹과 협력하겠다”며 동맹을 이용한 대중 압박 전략을 재차 밝혔다. 더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용한 ‘무역법 301조’에 대해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이 내게 있다. 301조는 아주아주 중요한 수단”이라며 여지를 열어 뒀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말 시한이 만료된 ‘표적 관세 배제 절차’의 부활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외에 대안이 없는 경우 관세 적용을 예외로 해 주는 제도인데, 미국 산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에 이 제도의 부활을 요구해 왔다. 타이 대표는 중국과의 무역 긴장 심화가 미국의 목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해당 연설에 앞서 미 고위 당국자도 브리핑에서 1단계 합의 준수 압박을 위해 중국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겠지만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추진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스위스에서 회담한다. 날짜는 6일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핵심 의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번 회담은 타이 대표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8개월여 만에 대중 무역정책을 발표한 직후 이뤄진다. 무역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두 지도자가 반드시 만나야 하는 만큼 미국의 이번 무역정책 발표는 양국 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와 오후 5시 마감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 이날로 잡은 건 종전선언이 처음 논의된 10·4선언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 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말 연락선 복원 땐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 55일 만에 재가동… 실무급 회담 등 대화 재개는 미지수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약속의 무게가 다르다. 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 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말 통신연락선이 복원됐을 때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이를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통일·국방부가 나섰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면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감흥 없는 남북 통신선 재개, 평화프로세스 여전히 먼 걸음

    감흥 없는 남북 통신선 재개, 평화프로세스 여전히 먼 걸음

    北 ‘10·4선언’ 환기하듯..55일만 통신선 응답 주민 보는 노동신문 공개...김정은 발언에 무게 베이징올림픽·한국 대선 앞두고 “평화적 공세” 靑 공식 반응 없이 ‘신중 모드’...‘한미동맹’ 신경 통일부 “관계 복원 토대 마련..실질적 논의 기대” 남북 통신연락선이 4일 북측의 응답으로 55일 만에 재가동됐다. 대화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마련된 것인데, 북측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과 문재인 정부의 제한된 임기 등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기까진 쉽지 않을 전망이다.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같은 시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마감통화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발표하기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오전 9시 모든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됐다. 지난 7월 27일 정상 간 합의로 13개월 만에 통신선이 복원됐을 땐 내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공개 연설과 노동신문을 통해 밝힌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 이날로 잡은 건 종전선언이 처음 논의된 10·4선언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다만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남조선당국은 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측이 얘기하는 선결 과제란 자신들의 군사 행위를 비판하지 말라는 ‘이중잣대 철회’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포함한 ‘적대시 정책 철회’이다. 우리 정부를 북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환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군사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남한의 대선 국면에서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입도선매 차원의 평화적 공세”라고 분석했다.연락선만 복원된 채 답보 상태가 계속될지,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북측이 실무급 회담에 호응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측의 정권 교체로 현재의 평화 프로세스가 흐지부지될 경우 북측도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연속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북측이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뒤에도 미사일 발사 실험 등 군사 행위를 계속 이어 왔기 때문에 자칫 연락선 복원에만 의미를 부여했다간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프레임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종전선언 등 실질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강도만 높아지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행위가 심화되면 미국의 회의감도 깊어져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지난 7월말 연락선 복원 땐 청와대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브리핑으로 공식발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북대화 진전은 북미대화 재개와 맞물린 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중하게 상황을 관리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고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행안부·울산시, 사회혁신 국제학술회의 연다

    행안부·울산시, 사회혁신 국제학술회의 연다

    코로나19 이후 지역의 미래를 사회혁신에서 찾는 국제학술회의가 울산에서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울산시와 공동으로 ‘2021 울산 사회혁신 콘퍼런스’를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사회혁신에서 찾은 지역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하는 길을 사회혁신에서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울산, 강원 춘천·정선, 전남 목포, 제주 등 국내뿐 아니라 영국, 스웨덴, 대만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사회혁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첫날 기조발제에 나서는 제프 멀건 런던대(UCL)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혁신의 의미와 역할’로 관점의 전환을, 이만딥 카우르 시빅스퀘어 대표는 ‘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참여가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영국의 사례를 소개한다. 특히 일마루 레팔루 스웨덴 말뫼 전 시장은 한때 조선산업의 붕괴로 ‘눈물의 도시’로도 알려졌던 말뫼가 어떻게 유럽을 대표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내일의 도시’ 프로젝트 사례를 발표한다, 2~3일차에도 ‘전환을 위한 도시의 역량’ 주제 아래 ▲시민참여와 디지털 사회혁신 ▲지역공동체와 지역자산화 ▲거점형 중간지원조직과 사회혁신 생태계 등 다양한 논의의 장이 이어진다. 고규창 행안부 차관은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도시 전환의 지렛대 중 하나가 사회혁신”이라며 “행안부도 지역주민들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소통협력공간 조성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국내외 교류의 물꼬를 트고 울산시민들의 참여도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北 “설전하며 시간낭비 말자”… 文 지렛대로 美 제안 노린 듯

    北 “설전하며 시간낭비 말자”… 文 지렛대로 美 제안 노린 듯

    美 언급없이 남북관계 문제만 밝혀 주목文정부 임기말… 北 조급함 보이며 요구퇴로 열어두려 김여정 “개인 견해” 강조 南·北·中 모두 종전선언 동의 땐 美 압박미중 경쟁 속 바이든 정치적 결단 노림수北 분위기 전환은 도발 명분 쌓기 시각도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남북 정상회담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며 한발 더 나갔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는 미국으로부터 구체적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남북 대화를 매개로 ‘판’을 키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 24~25일 연속으로 나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개인 명의의 담화를 보면 현 국면을 정세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김 부부장은 지난 24일 먼저 나온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로 부정적 전망이 조성되자 7시간 만에 담화를 내고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다음날 담화에서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종전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도발’로 매도하지 않고 공정성과 존중의 자세를 유지하면 건설적 논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리 부상이 한미 연합훈련, 주한미군 및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을 꼽으며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과 비교해 문턱을 대폭 낮춰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을 열어 놓은 셈이다. 특히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측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라고 밝혔지만,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이자 대남·대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남측과 미국의 반응을 보아 가며 ‘퇴로’를 열어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공개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란 시각도 있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모두 미국에 대한 언급 없이 남북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려면 결국 남북미중이 모두 관여해야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선제적 제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남측의 중재를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역으로 남북과 중국이 모두 종전선언에 동의한다면 미국이 끝까지 반대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내 정책 구조로 본다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며 “종전선언에 미국만 반대하는 프레임이 될 경우 미중 경쟁 국면에서도 중국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태세 전환이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남북은 지난 7월 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북측은 2주 만에 다시 통신연락선을 끊었다. 지난해 6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 관계를 대적관계로 공표한 이후 공식적 노선 변경도 없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나와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의도와 구체적인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종전선언 제안에 ‘판 키운’ 北…다시 꿈틀대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종전선언 제안에 ‘판 키운’ 北…다시 꿈틀대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시간낭비할 필요 없다” 北 화답 배경은 南 지렛대 삼아 美 구체적 조건 끌어내야 ‘조건’ 문턱 낮추고 ‘남북 정상회담’ 제시 “美, 종전선언 반대시 공세 빌미 될 수 있어” 일각 “도발쌓기 명분도..北 의도 파악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남북 정상회담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며 한발 더 나갔다. 로키(low-key)로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평가 결과 대화를 모색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남북 관계 복원 가능성을 시사한 한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는 미국으로부터 구체적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판’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지난 24~25일 연속으로 나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개인 명의의 담화를 보면 현 국면을 정세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4일 먼저 나온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로 부정적 전망이 조성되자 7시간 만에 담화를 내고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다음날 담화에서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하루빨리 회복하고 평화적 안정을 이룩하려는 남한 각계의 분위기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역시 그 같은 바람은 다르지 않다”고 했다.그동안 우리 정부가 제안했던 ▲종전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직접 거론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도발’로 매도하지 않고 공정성과 존중의 자세를 유지하면 건설적 논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리 부상이 한미 연합훈련, 주한미군 및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을 꼽으며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것과 비교해 문턱을 대폭 낮춰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을 열어놓은 셈이다. 특히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측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모두 미국에 대한 언급 없이 남북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려면 결국 남북미중이 모두 관여해야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선제적 제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남측의 중재를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역으로 남북과 중국이 모두 종전선언에 동의한다면 미국이 끝까지 반대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내 정책 구조로 본다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며 “종전선언에 미국만 반대하는 프레임이 될 경우 미중 경쟁 국면에서도 중국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태세 전환이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남북은 지난 7월 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북측은 2주 만에 다시 통신연락선을 끊었다. 지난해 6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 관계를 대적관계로 공표한 이후 공식적 노선 변경도 없었다.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공개되지 않았다.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나와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의도와 구체적인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 [황성기 칼럼] 아프간 철군의 나비효과/평화연구소장

    [황성기 칼럼] 아프간 철군의 나비효과/평화연구소장

    탈레반의 카불 점령, 미군 철수에 대한 북한 반응은 미미했다. “미국이 진정한 인권과 ‘인도주의 수호자’라고 선전하면서 다른 나라 내정에 횡포무도하게 간섭한 ‘인권범죄’”라는 북한 외무성 논평이 고작이었다. 그것도 중국, 러시아 당국자나 언론의 미국 비난을 인용하는 ‘전언’이 대부분이다. ‘미 제국주의자들’의 ‘부당한’ 아프간 20년 전쟁에 큰소리로 포효할 법했으나 북한의 자제는 뜻밖이다. 쫓기듯 카불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에 오른 미군을 보면서 평양 지도부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혹자는 한국, 미국과 싸우지 않고도 이긴 것 같은 심리적 성취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한다. 다른 전문가는 1975년 사이공 함락과 2021년 카불 점령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미군 철수를 보고 북한이 고무됐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한다. 어느 쪽이든 양쪽 모두이든 북한의 절제된 반응은 평양이 아프간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따져 보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아프간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중국 견제 집중과 인도·태평양 군사력 강화로 수렴할 것이라는 데 일치한다. 8월 31일 미 철군 시한 보름 전쯤 나온 미 의회조사국(CRS)의 ‘새로운 미중 전략 경쟁’은 이라크와 시리아 등 중동 국가와 아프간 등 서아시아 등 2개의 지역 분쟁에 뒀던 전략 비중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뚜렷이 드러낸다. 카불을 떠나는 미군은 미국의 세계 전략에 비춰 보면 쫓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전환 배치 지역을 찾아 예정을 좇아 이동하는 모습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미국이 유럽과 인도·태평양, 동북아 동맹국에 대한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미국의 국익을 앞세워 개입을 줄여 나가는 대신 중국을 압박하는 민주주의 연합과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아프간 철군 직후 주한 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가 나왔을 때 미국이 즉각 부인하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 즉 주한 미군의 재배치나 조정은 가능해도 북한이 바라는 철수는 있을 수 없으며, 거꾸로 미국이 바라는 한국의 역할은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 힘이 빠진 미국의 공백을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 필리핀 등이 채워 줄 것을 미국은 요구해 올 것이다. 오커스(AUKUS)가 그렇다. 이렇게 보면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구이든 한미의 결합은 보다 단단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대중 압박 동참 요구는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매김돼 있는 양국이 그 이하의 관계로 격하하는 일은 중국의 대한국 외교 셈법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한미 결속에 비례해 중국에 대해 가지는 레버리지 또한 커져야 하는 만큼 차기 정권의 대미, 대중 외교는 훨씬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는 비핵화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북핵은 풀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한미와 대화를 차단하고 있는 북한을 북미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현재로선 중국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때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려 왕 부장 체면을 구기게 했지만,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데리고 나오겠다면서 다자협상 등을 카드로 제시할 수도 있다. 미국은 비핵화에서 중국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에 고개를 숙여서까지 북핵 협력을 애원하진 않을 것이다. 각 전선에서 미중의 대립이 격화되고 균열을 일으켜 급기야 미국이 비핵화를 정책 후순위로 돌려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프간 미군 철수가 한반도 정세, 특히 비핵화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보다는 부정 쪽이 크다. 오바마 시대의 ‘전략적 인내’ 시즌2가 벌써 시작됐다는 징후도 보인다. 지난 4년간의 ‘불안한 평화’가 코로나19가 끝나면 깨질 수 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보유국 지위 인정에 매달린다면, 그래서 비싸게 핵을 팔아먹을 수 있는 ‘비핵 버스’에 올라타지 못하면 대북 제재 울타리에 갇혀 고립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장기화할 수 있다. 아프간 이후 북한은 유연한 대미 전략을 짜되 핵시설 재가동이나 전략무기 발사 같은 자충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 남한의 대선 이후도 기회다. 2018년 평창을 뛰어넘는 지렛대를 만들도록 남북이 지혜를 짜내야 한다. 미국을 견인하고 비핵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것 말고 뾰족한 수는 없다.
  • 美 거대 악어 배 속에서 고대 유물 2점 발견

    美 거대 악어 배 속에서 고대 유물 2점 발견

    미국의 한 호수에서 이달 초 사냥한 거대 악어의 배 속에서 고대 유물 두 점이 나왔다고 영국 고고학전문매체 에인션트 오리진스가 최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악어 사냥꾼 존 해밀턴은 지난 2일 미시시피주 이글호에서 몸길이 4.1m, 몸무게 340㎏의 미시시피 악어 한 마리를 잡았다. 미시시피를 비롯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 플로리다, 조지아, 앨라배마 그리고 아칸소에서는 16세 이상의 주민들에게 악어를 사냥할 수 있는 면허 제도를 시행한다. 25달러를 지불하면 이 같은 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200달러를 더 내면 악어를 소유하는 허가증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자격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 해밀턴은 당시 거대 악어를 잡았을 때 지난 4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잡힌 악어 배 속에서 개 인지 태그가 나왔었다는 보도가 떠올라 자신이 잡은 사냥감의 몸 속에도 뭔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악어 해체 작업 도중 위 속을 살펴보니 일반적인 돌맹이가 아닌 유물 같은 것이 두 개나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지 고고학자들이 이들 돌맹이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한 점은 고대 아메리카 원주민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기원전 6000년의 아틀라틀이라고 불리는 투창기의 부속품으로 보이고 나머지 한 점은 기원전 1700년의 것으로 낚싯봉으로 쓰이던 것으로 추정되는 돌맹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틀라틀은 중앙아메리카 일대 특히 아스텍 왕국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이는 베어링면을 이용해 지렛대 원리로 창을 쏠 때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이번에 악어 배 속에서 발견된 기원전 6000년의 갈색 유물은 무거운 사냥용 창에 붙이는 투창기 끝부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반면 악어 배 속에서 나온 또 다른 유물은 사용 목적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지 고고학자는 기원전 1700년쯤 어부들이 낚싯봉으로 사용하던 돌이 아닐까 추측했다. 두 개의 구멍은 뼈로 된 바늘을 날카롭게 깎는데 유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뼈로 만든 낚싯바늘은 물속에서 오래 쓰면 점점 끝부분이 마모되지만, 낚싯봉의 구멍에 집어넣어 빠르게 문지르면 끝을 다시 뾰족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런 사용 목적은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미시시피에서는 1만2000여 년 전 시작된 선사시대 고고학 유적이 1만9000여 개나 있어 이 지역에 서식하는 악어들의 배 속에서 종종 고대 유물이 발견된다. 하지만 이번에 잡힌 악어가 이들 유물을 어디에서 집어삼켰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또 이런 악어의 배 속에서는 유물 외에도 오늘날 만들어져 사용되는 물건도 많이 발견된다. 실제로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잡힌 몸길이 3.7m, 몸무게 202㎏의 악어 배 속에서는 개 인식 태그가 5개, 방탄조끼 1벌, 점화 플러그, 거북 등딱지, 보브캣 뼈 등 다양한 물건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베니스의 감동이 내 눈 앞에

    베니스의 감동이 내 눈 앞에

    제78회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국내 배급사들은 주목받은 영화들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제를 지렛대 삼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만큼 이를 강조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영화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레벤망’이다. 프랑스 오드레 디완 감독의 영화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낙태를 시도하는 여학생의 이야기를 그렸다. 불법 낙태를 위해 주인공이 감내해야 하는 계층적·성적 모순과 부조리 등을 섬세한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올해 초 국내 수급 계약을 체결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는 13일 자료를 내고 “‘레벤망’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콘텐츠 수급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왓챠 측은 업체들과 협의해 극장 개봉을 거쳐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경쟁 부문에 초청된 사실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영화 ‘로스트 도터’는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가운데 ‘잃어버린 아이’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배우로 유명한 매기 질렌할이 처음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영화제 현장에 감독의 동생이기도 한 스타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참석해 누나의 감독 데뷔를 축하하기도 했다. 배우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도 영화제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배급사 측은 “데뷔작임에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 영화는 내년 초쯤 개봉할 예정이다.다음달 개봉하는 SF영화 ‘듄’은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배급사 측은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공개돼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현대에 만든 예술작품이며 영화사에서 엄청난 업적, 대서사의 새로운 기준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생명 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의 전쟁을 앞두고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폴의 여정을 그린다. 특히 동명의 소설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SF 소설로도 유명하다.오는 11월 개봉하는 영화 ‘세버그’는 2년 전 베니스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 사실까지 내세워 홍보에 나섰다. 이 밖에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프레젠테이션부문 공식 초청, 2020 아메리칸 필름 어워드 여우주연상 후보 등의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영화는 모두가 사랑하는 세기의 배우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음모의 희생양이 된 배우 진 세버그의 실화를 그렸다. 영화 ‘네 멋대로 해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진 세버그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놀라운 싱크로율도 볼거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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