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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백신·농업’ 3박자가 빚어낸 화순… 머물고 싶은 곳으로 뜬다

    ‘관광·백신·농업’ 3박자가 빚어낸 화순… 머물고 싶은 곳으로 뜬다

    전남 화순군은 올해 군정 운영 방향 가운데 공직사회 조직문화 개선과 신뢰행정 구현에 가장 큰 역점을 뒀다. 기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구복규 화순군수의 의지가 반영됐다. 구 군수에게는 군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을 펴 주인의 믿음을 얻는 게 지방자치의 기본이라는 신념이 있다. 화순을 남도관광 1번지로 바꾸고 농업인들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군정으로 잘사는 화순을 만든다. 신성장 미래산업을 육성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군민을 행복하게 하는 복지정책을 시행한다. 교육도시를 조성해 군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해 쾌적한 화순을 조성한다. 다양하면서도 촘촘한 올해의 화순군정을 16일 알아봤다.●청렴·투명한 공직문화로 바꾸자 화순군은 먼저 공직사회 분위기를 바꿀 방침이다. 성과를 올리면 걸맞은 보상을 하고 인사제도를 투명하고 예측할 수 있게 운영한다. 공직자들이 맘 편히, 열심히 일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군정발전혁신단을 운영해 조직에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군수가 직급별·세대별로 직원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했다. 군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 이를 위해 구 군수는 13개 읍면을 순회하면서 대화마당을 펼치고 사랑방 좌담회를 연다. 공직사회를 청렴하게 만들고 군민들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해 신뢰받는 행정을 펼 방침이다.●인프라 늘려 남도관광 1번지 실현 화순군은 문화와 관광 인프라를 갖추면 찾는 이들이 저절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우선 고인돌 유적지를 활용해 사계절 내내 축제를 열기로 했다. 야생화와 유채꽃 축제 등을 열고 선사문화를 체험하게 해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주는 것이다. 다음달 21~30일 열릴 고인돌 축제와 연계해 반려식물 다육을 테마로 한 ‘다육 가드닝대회’를 개최한다. 이서면 화순적벽을 생태관광 명소로 만들고 동복면 구암리 일원의 연둔리 마을숲과 김삿갓 유적지를 관광벨트로 묶을 계획이다. 동면 서성리 서성제(환산정) 주변에는 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한다. 화순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케팅을 담당할 관광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농민들의 소득을 늘려 잘사는 화순을 만든다. 특화작목을 개발·육성하고 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귀농인을 유치하기 위해 청년농과 은퇴자들에게 9㏊에 이르는 시설하우스를 지어 주고 주택구입비를 100% 융자해 준다. 시골 생활에 적응하도록 단계별로 지원한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와 영농현장 체험교육도 한다. 장기적으로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게 스무 가지가 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과 유통, 관광이 한데 어우러지는 수산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첫 단계로 이번 달에 내수면 스마트 양식장 시범단지를 착공한다.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화순팜’과의 직거래를 활성화한다.화순군은 백신산업특구를 지렛대 삼아 전남도와 함께 ‘국가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할 방침이다. 생물의약산업단지 안에 147만 2000㎡의 부지를 확보했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 동안 면역 특화 의료 의학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면역치료 의약 의료기기를 연구·개발할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산업을 적극 육성해 화순을 ‘K 바이오산업’ 거점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2년 전부터 시작된 국가 면역치료 플랫폼을 내년까지 완성해 면역치료제를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한다. 2026년까지 mRNA백신 실증 지원 기반을 구축하고 국가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기능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백신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 따뜻한 복지·교육에 최선 ‘따뜻한 복지’를 주창하는 화순군은 청년과 신혼부부, 다문화가족과 장애인, 노인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4년 동안 ‘만원 임대주택’ 400호를 공급한다. 결혼 축하금은 물론 육아용품 구입비, 1000만원의 결혼장려금도 지원한다. 공교육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45가지 교육사업을 50가지로 늘리고 초중고 교육경비를 지원한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도 지원한다. 화순읍 교리에 청소년수련관을 짓고 방과후 아카데미와 청소년 문화의 집을 운영한다. 화순군은 도심 경관을 깨끗하게 하고 지역 랜드마크도 만든다. 화순읍 삼천리에서 대리까지 화순천변에 꽃강길을 조성하고 연양리 개미산에 전망대를 만들 계획이다. 너릿재 옛길에는 소공원을, 이양면 홍수조절지에는 수변공간을 조성한다. 군내 순환버스도 시범 운영한다. 화순읍 학포로에 다목적체육관, 대리에 테니스 돔구장 등 체육시설도 조성한다.
  • [사설] 정부 ‘반도체 전쟁’ 참전 선언, 면밀한 로드맵 갖추길

    [사설] 정부 ‘반도체 전쟁’ 참전 선언, 면밀한 로드맵 갖추길

    정부가 수도권의 반도체 클러스터(집적단지)를 포함해 전국에 15개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어제 내놓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산업 6대 분야에 2026년까지 55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투자는 삼성 등 민간기업이 맡고 정부는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맡는다. 최근 2년간 우리나라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밑돌았다. ‘성장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올 지렛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민관이 합심하기로 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은 더없이 반갑다. 가장 주목되는 단지는 경기 용인, 평택, 이천 일대에 들어서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다. 이곳에 이미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이 300조원을 들여 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완성한다. 인근 판교 팹리스(설계) 밸리와도 연계한다. 계획대로 되면 세계 최대 규모다. 미국과 대만, 일본이 주도하는 ‘반도체 전쟁’을 결코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하겠다. 미국과 유럽은 자국 영토 내 반도체 공장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일본도 최근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챗GPT(대화형 인공지능) 수요 덕에 올 들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출이 40%나 꺾이면서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여야가 반도체 세제 혜택 등을 늘리는 특별법을 새달 합의 처리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지만 많이 늦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견고하고 막강한 ‘실리콘 방패’를 장착해야 한다. 지역에 들어서는 대전 항공우주, 광주 미래차, 대구 로봇, 익산 푸드테크, 강릉 바이오 산단 등도 기대감을 키운다. 관건은 실행이다. 토지 조성부터 인재 공급까지 정부가 책임지기로 한 몫은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속도와 타이밍이다. 모든 인허가를 60일 안에 끝내겠다는 ‘인허가 타임아웃제’와 관련 규제를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글로벌 스탠더드 준칙주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에도 투자 약속 이행을 압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30년 0%대로 추락할지 말지는 지금에 달렸다. 정부와 기업 모두 혁신으로 재무장한 ‘콜럼버스의 달걀’이 필요한 때다.
  • ‘갱단과의 전쟁’ 엘살바도르, 조직원 묘비까지 파괴하는 이유 [핫이슈]

    ‘갱단과의 전쟁’ 엘살바도르, 조직원 묘비까지 파괴하는 이유 [핫이슈]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한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갱단의 무덤 묘비까지 부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폭력조직의 상징은 그 어디에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갱단원들의 묘비를 부수는 것을 옹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엘살바도르 당국은 수감자를 동원해 전국 곳곳의 공동묘지에 있는 갱단 무덤의 묘비를 부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커다란 망치와 쇠 지렛대 등을 들고 무덤에 설치된 묘비를 제거해 망자의 신원조차 확인할 수 없게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당국이 타깃으로 삼은 묘비는 현지의 악명높은 범죄조직인 ‘MS-13’(마라 살바트루차)와 ‘바리오 18’이다. 엘살바도르를 무법지대로 만든 두 양대 조직은 살인, 마약 밀매, 약탈, 납치 등의 강력 범죄를 일삼고 있다.  문제는 이들 조직원들이 사망하면 그 조직의 상징을 묘비에 새기는데, 정부가 이를 못하게 막겠다는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우리는 갱 단원들의 무덤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묘비에 MS-13이라고 새기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상징은 집에도 몸에도 무덤에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은 2차대전 이후 나치문양인 ‘스와스티카’(Swastika)를 금지하면서 비나치화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국내 외에서 박수갈채를 받고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3월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한 엘살바도르 정부는 그간 범죄 조직원들을 무더기로 체포해왔다. 당시 부켈레 대통령이 갱단에 선전포고를 한 것도 살인사건이었다. 하루에 무려 62건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부켈레 대통령은 치안불안의 주범으로 두 갱단을 지목하고 소탕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이렇게 갱단 조직원들을 체포하자 지난 2018년 10만 명 당 50건 이상이었던 살인사건은 지난해 같은 기준 7.8건으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무더기로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되자 교도소도 세계 최고 수준의 포화상태가 됐다. 6만 4000명이 넘는 갱단 조직원들과 기존 수감자 4만 여 명이 합쳐지면서 교도소 인구만 10만 명이 훌쩍 넘어선 것. 이에 지난 1월에는 여의도 면적 절반 크기의 중남미 최대 규모 교도소가 새로 문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갱단원 2000명이 한꺼번에 이감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다만 아동을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정당한 절차없이 구금되고 사망했다는 일부 인권단체들의 주장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린 수많은 수감자들이 흰 속옷만 입고 모두 빽빽이 붙어 앉아있다. 또한 많은 수감자들이 경찰에 거칠게 끌려다니거나 진압봉으로 두들겨 맞기도 해 사실상 이들의 인권은 먼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여론은 호의적으로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90%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제1회 서울예술상 시상식’ 참석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제1회 서울예술상 시상식’ 참석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국민의힘·강남제3선거구)은 28일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제1회 서울예술상’ 시상식에 참석해, 초대 주인공이 된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서울예술상은 예술인에게 창작동기를 부여하고, 시민들에게 우수작품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제정됐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 선정작 중 연극, 무용, 음악, 전통, 시각 5개 분야에서 대상 1개(최우수상 중 선정), 최우수상 5개, 우수상 5개 총 10개 작품 또는 예술가를 선정해 시상한다. 이날 대상은 전통 분야 ‘허윤정 ’악가악무 – 절정 絶靜’이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연극 코너스톤 ‘맹’, 음악 정보경댄스프로덕션 ‘안녕, 나의 그르메’, 무용 음악오늘 ‘율, 동, 선’’, 전통 허윤정 ‘악가악무 – 절정 絶靜’, 시각 이은우 ‘직각 마음’, 우수상은 연극 래빗홀씨어터 ‘정희정’, 음악 정형일 ‘Ballet Creative’, 무용 팀프앙상블 ‘사운드 온 디 엣지’, 전통 김용성 ‘流 - 심연의 아이’, 시각 돈선필 ‘괴·수·인’이 수상했다.김 의장은 축사를 통해 “서울예술상 안에는 갖은 질곡에도 순수예술의 길을 올곧이 걷고 계신 예술인들을 향한 찬사와 응원이 담겨 있다”라고 했으며 “최근 챗GPT를 비롯한 AI가 예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예술의 역사는 변화에 맞선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의장은 “시대의 무수한 도전을 발판삼아 인류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위대한 예술가들이 존재하는 한 인류는 문화와 함께 비약할 것이고, 도시는 문화를 지렛대 삼아 미래로 뻗어나갈 것”이라며 “서울시가 위대한 예술가들의 심장을 박동케 할 영감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정의당 이은주 “尹 ‘건폭’ 발언 폭압적…‘노란봉투법’ 거부권, 저항 직면할 것”

    정의당 이은주 “尹 ‘건폭’ 발언 폭압적…‘노란봉투법’ 거부권, 저항 직면할 것”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조합 개혁 행보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 노조를 압박하는 것 자체가 폭력적”이라며 “‘건폭’이 아니라 ‘윤폭’”이라고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는 22일 한 라디오에서 “일부 불법 행위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노조 전체를 악마화하고 갈라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건설현장 폭력을 ‘건폭’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말 듣도 보도 못한 폭압적이고 반헌법적인 신조어”라며 “건폭이 아니라 윤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조를 대화 상대가 아닌 국정 지지율을 올릴 지렛대로만 바라보는 것”이라며 “노조 스스로 자정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되나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면서 노조를 압박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측 부당노동 행위가 대단히 심각한데, 그건 눈감고 노조 불법행위만 문제 삼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 개혁이란 표현을 쓰는데, 그 개혁의 목적이 뭔지 묻고 싶다. 노동조합과 싸우려는 것 같다”며 “국고보조금 사용 내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내역 제출은 기획재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 요구)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큰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 재의권은 헌법에 나와 있는 조항은 맞으나 17대 이후 대통령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두 건에 불과하다. 행정부가 맘에 들지 않는 법안에 대해 마구잡이로 행사하라고 있는 권한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정국과 결부하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생을 정치적 거래수단으로 보나”라며 “입법을 막고 싶다는 정부·여당 뜻은 알겠으나, 20년 만에 겨우 상임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을 격하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 “핵 동원해 韓방어” 더 밀착하는 한미[뉴스 분석]

    “핵 동원해 韓방어” 더 밀착하는 한미[뉴스 분석]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의 지난 3일(현지시간) 외교장관 회담은 격상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안보·경제·기술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을 위한 ‘행동하는 동맹’으로 심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미 조야에 광범위하게 퍼진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 내 여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방한에 연이은 외교 수장 간 만남을 통해 ‘흔들림 없는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모든 자산을 활용해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등 미국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언급했다. 이어 한미 조야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데 대해 “우리는 확장억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의 약속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이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은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이 세를 얻는 데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동맹 신뢰도가 훼손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평가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5일 “한국 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 저하는 한국 이외 다른 동맹국 내에서도 확장억제 신뢰도 훼손에 대한 우려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미국이 적극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일 3자 안보협력 등 인도태평양 핵심 동맹국인 한일의 협력을 적극 추동해 위기감이 고조된 미중 관계에서 지렛대를 갖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3박 5일 방미 일정은 한미 동맹 70주년인 올해 들어 한국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이었다. 한편으로 이번 방미는 한미 동맹이 전통적인 군사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안보·기술 동맹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실무 협력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는 올해 안보,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내실화하기로 한 바 있다. 양국이 이날 회담 직후 ‘한미 과학기술협력 협정’을 개정·연장한 것은 그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양국은 우주 분야는 물론 생명공학,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신흥 분야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미국 방문에 대해서도 개략적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3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과 공동 주최할 예정이고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 형식으로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정 등을 감안해 대통령실은 취임 1주년 전인 4월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4월 미국 의회가 휴회기인 점도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이 1년에 통상 2차례 정도 허용하는 국빈 방문에서 올해 인도, 프랑스가 이미 예정된 점도 변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 [마감 후] 말의 힘, 외교의 힘/이재연 정치부 차장

    [마감 후] 말의 힘, 외교의 힘/이재연 정치부 차장

    우리나라 외교사의 최고봉이라고 하면 고려시대 ‘협상의 달인’ 서희의 ‘외교담판’이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총칼로 영토를 확장한 사례는 많이 있지만, 서희처럼 순전히 언어라는 외교 수단으로 영토를 확장한 예는 세계사적으로도 극히 드물다.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한 지 50여년이 지난 10세기 무렵 고려는 서북방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거란의 위협을 맞는다. 중국 송나라 땅까지 넘보던 거란은 993년 소손녕을 대장으로 하는 80만 대군으로 고려를 침입했다. 당시 놀란 고려 조정은 ‘서경(지금의 평양) 이북 땅을 분할해 주자’, ‘솔군걸항(率軍乞降·왕이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항복하는 것) 하자’는 등 굴욕적인 화평론이 득세한다. 이에 서희는 직접 거란이 진을 치고 있던 안융진으로 달려가 소손녕과 마주한다. ‘고려는 신라를 계승한 나라이니 고구려의 옛 땅을 내놓고, 송과의 관계도 끊는 대신 거란을 섬기라’는 요구에 그는 “고려는 신라가 아닌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로, 고려가 거란과 교류하지 못하는 것은 두 나라를 막고 있는 여진 때문이니, 거란은 압록강 인근의 여진을 먼저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논리를 다투는 설전과 관계없이 거란은 얼마든지 고려를 침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담판에서 서희가 피로 물드는 싸움 하나 없이 강동 6주 땅까지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논리를 뛰어넘는 외교 언어로 소손녕을 설복했기 때문일 터다. 외교가 전략적 사고와 거시적 시각으로 빚어지는 고차원적 행위임을 방증하는 실례다. 외교부가 지난 연말 외교부 청사 18층 대강당을 ‘서희홀’로 새로 명명하는 행사를 연 것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그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외교부가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명명식에서 서희의 외교담판에 대해 “오늘날의 국제 규범 원리를 이미 1000년 전 외교 현장에서 적용한 역사적 순간이었다”며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일방적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외교로 평화를 보장하고 국익을 지키고 확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빈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해 큰 파장을 불러왔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즉각 우리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적은 북한이고,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 취지로 나온 발언이며, 이란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비록 발언 장소가 상대국 수장이나 외교 사절과 얼굴을 맞댄 현장은 아니었다 해도 외국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거지 하나는 곧 고도의 수사를 갖춘 외교 언어로 봐야 마땅하다. 이란이 반정부 히잡 시위를 탄압하고 여성 인권을 학대하는 인권탄압 국가로 국제사회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경제·외교적으로 잠재적인 지렛대가 될 수 있는 중동 국가다. 강대국 이해가 교차하는 한반도와 북핵 위협 고도화, 인도ㆍ태평양 전략 등 고차원 외교가 한층 절실해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언사는 불필요한 외교적 오해를 초래했다. ‘국익과 국격을 갉아먹었다’는 야권의 비판까지 갈 것 없이 서희처럼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고 영토까지 가져오는 외교를 새해에는 보고 싶다.
  • 미첼에게 71점 두둘겨 맞았던 시카고, 브루클린 13연승 저지

    미첼에게 71점 두둘겨 맞았던 시카고, 브루클린 13연승 저지

    도노반 미첼 한 명에게 71점을 헌납하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뺨을 두 차례 두들겨 맞았던 시카고 불스가 브루클린 네츠의 13연승을 저지하며 화풀이했다. 시카고는 5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022~23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브루클린을 121-112로 꺾었다. 클리블랜드와의 송구영신 2연전에서 모두 패했던 시카고는 새해 첫 승을 신고하며 17승21패를 기록, 동부 콘퍼런스 10위에 자리했다. 브루클린(25승13패)은 이날 토론토 랩터스를 연장 접전 끝에 104-101로 제친 밀워키 벅스와 승패가 같아졌으나 맞대결에서 밀려 3위로 미끄러졌다. 선두 보스턴 셀틱스(26승12패)와는 1경기 차. 폭발력은 브루클린이 컸지만 더 적게 던지고 더 많이 득점한 시카고의 가성비가 좋았다. 브루클린은 케빈 듀랜트(44점·3점슛 5개)를 비롯해 카이리 어빙(25점 8어시스트)과 세스 커리(22점·3점슛 6개)가 도드라졌다. 반면 시카고는 더마 드로잔, 패트릭 윌리엄스(이상 22점 7리바운드), 니콜라 부세비치(21점 13리바운드) 등 6명이 두자릿 수 득점을 하며 브루클린의 림을 공략했다. 정신을 바짝 차린 시카고를 막기에는 브루클린의 수비가 부족했다. 브루클린은 듀랜트가 전반에 시즌 최다인 28점을 올리고도 2쿼터 중반 18점 차까지 끌려다녔다. 전반을 69-59로 앞섰던 시카고는 4쿼터 초반 98-95로 쫓겼으나 코비 화이트(5점)가 자유투 2개로 급한 불을 끈 뒤 브루클린의 슛이 거푸 빗나가는 사이 아요 도순무(9점)의 레이업과 드로잔의 점퍼, 도순무의 덩크가 이어져 승리를 지켜냈다. 밀워키는 야니스 아테토쿤보의 트리플더블(30점 21리바운드 12어시스트)을 지렛대 삼아 2연승했다. 밀워키는 4쿼터 종료 43.1초 전 97-86으로 앞섰으나 게리 트렌트 주니어(22점)에게 3점슛 2방을 얻어맞는 등 눈 깜짝할 사이에 11점을 내줘 연장에 돌입했다가 간신히 승리를 따냈다. 2연패한 토론토(16승22패)는 동부 12위.
  • “韓 ‘내셔널리즘’ 낮추고 ‘남북평화가 이익’ 日 등 주변국 설득해야” [석학에 미래를 묻다]

    “韓 ‘내셔널리즘’ 낮추고 ‘남북평화가 이익’ 日 등 주변국 설득해야” [석학에 미래를 묻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한미일 밀착한일 관계 개선됐는지는 물음표근본적 역사 문제 해결 쉽지 않아향후 민간교류 등 좀더 진전 필요 尹정부 美중심 亞유력국가 추진세계는 미중 대결 넘어선 ‘다국화’양국 갈등 중화하는 외교 펼쳐야 북미만 바라본 文 대북정책 한계日에 강한 불신·배제 위기감 키워獨은 ‘통일, 유럽 이득’ 이해 구해“한국은 일본을 뛰어넘었나 아닌가의 수준만 따질 시기는 지났습니다. ‘한국만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을 낮추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남북 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호텔에서 만난 강상중(73)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에서 ‘마음의 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의 저서로 유명한 강 교수는 90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셔널리즘의 압력을 줄여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서도 “한일 국민 간 교류가 진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국화 시대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미국과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1개 국가의 시대를 지나 지금은 그 30년을 끝내고 중국이라는 존재를 통해 다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강 교수는 일본어로 인터뷰했지만 한국을 표현할 때는 한국어로 ‘우리나라’라고 분명하게 말했다)의 문제는 지정학적 최전선에 위치해 행동 범위가 상당히 제약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한국의 지정학적 행동 제약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통해 경제를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넓혀 갔다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고 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유력 국가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 ●美쏠림, 대중 관계 어려운 상황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 정책을 보면 대중 관계를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이 있는데 이런 딜레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다국화되고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선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주도로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미중 갈등, 남북 대립 문제 등을 한국의 힘만으로 풀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문 정부가 보여 줬다.” -윤 정부의 미국 쏠림은 북한 위협 때문 아닌가. “문 정부의 대북 정책 한계는 북한 문제를 남북과 미국이 먼저 해결하면 다 끝난다고 본 것에 있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됐다. 일본은 남북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미국은 남북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본은 배제됐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문 정부에서는 일본이 남북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독일의 통일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동서 통일이 독일에 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 곧 분단된 유럽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프랑스와 폴란드 등 주변국에 몇 번이나 이해를 구했다. 남북문제도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게 절대 불안한 일이 아니며 지역 안정에 공헌하는 일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주변국에 설득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민족만의 문제로 여기면서 한일 관계에 소홀했던 내셔널리즘이 문제였다.”(강 교수가 말한 한국만의 내셔널리즘은 남북 분단과 북핵 문제 등을 민족 간 문제로만 접근해 해결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한일이 가까워지는 듯하나 역사 문제가 남아 있다. “한일 간 역사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컨센서스가 정리되지 않은 데다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또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다만 국민 레벨의 교류는 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본 내 젊은 세대를 보면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움직임도 있고 한국을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교류가 좀더 진전되는 게 필요하다.” ●日, 방위력에 세금 우선 투입 부적절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등 군사력 강화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크다. “일본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으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감이 크니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방위력 강화가 세금 사용의 우선순위가 될 이유가 없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북한과의 대립으로 언제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한국과 입장 자체가 다른데 지진 등에 대한 대비가 아닌 토마호크 등의 무기를 구입하는 데 세금을 쓴다는 게 맞지 않다.”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의 근거로 삼는 중국 위협에 대한 평가는. “대만의 위기를 자꾸 거론하는데 대만 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국민도 있다. 힘이 약해진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대만이라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고 일본이 이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中 세계 패권 여부 美 차기 대선에 달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서는 데 성공할까. “앞으로가 문제다. 아직 중국의 화웨이 등이 반도체 생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 등이 경제안보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 우선주의, 인권 등에 대한 미국만의 가치관 추구 때문에 각국으로부터 원한을 사게 됐고 이 때문에 중남미 등이 미국과 거리를 두게 되지 않았나. 이런 점을 볼 때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지 아닐지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될지에 달렸다.” ●日 지방선거 자민당 패배 가능성 커 -일본 정치의 변화 가능성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회의원 수도 야당이 많고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나. 하지만 일본은 자민당이 좋다, 싫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노베이션(혁신)이 없다는 게 결정적 문제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야당이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정치적 무관심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일본 정치에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 “다가오는 일본 지방선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에 대한 고통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여당에 대한 비판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임금도 오르지 않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 정체 상태가 계속돼 왔다. 이러한 일본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불안감이 크고 쉽지 않다. 다만 조금씩 바뀔 수 있다. 그 시작이 이번 지방선거일 수 있다.” ■강상중 교수는 재일한국인 최초 도쿄대 정교수… 한일 양국서 인정받는 석학 재일한국인 2세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는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한일 양국에서 인정받는 석학이다. 1950년 일본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독일 뉘른베르크대에서 정치사상사를 연구했다. 그는 1972년 한국을 처음 다녀온 뒤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고 있다. 세이가쿠인대 학장을 지낸 뒤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와 고향인 구마모토현의 현립극장 이사장 겸 관장을 맡고 있다. 수많은 저서를 통해 전공인 정치뿐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줬고 조만간 아시아 인물사에 대한 새로운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를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강 교수는 “자민당을 만든 기시를 아는 것은 곧 일본의 안보관과 민족성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의 조언…“한국 ‘내셔널리즘’ 낮춰야 더 나은 미래 만든다”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의 조언…“한국 ‘내셔널리즘’ 낮춰야 더 나은 미래 만든다”

    “한국은 일본을 뛰어넘었나 아닌가의 수준만 따질 시기는 지났습니다. ‘한국만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을 낮추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남북 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호텔에서 만난 강상중(73)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에서 ‘마음의 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의 저서로 유명한 강 교수는 90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셔널리즘’의 압력을 줄여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서도 “한일 국민 간 교류가 진전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다국화 시대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20세기가 미국과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1개 국가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그 30년을 끝내고 중국이라는 존재를 통해 다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강 교수는 일본어로 인터뷰했지만 한국을 표현할 때는 한국어로 ‘우리나라’라고 분명하게 말했다)의 문제는 지정학적 최전선에 위치해 행동 범위가 상당히 제약돼 있다. 이런 한국의 지정학적 행동 제약을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통해 경제를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넓혀갔다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고 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유력 국가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다 중국과의 무역관계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 정책을 보면 대중 관계를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제적 문제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이 있는데 이런 딜레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다국화되고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선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주도로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미중 갈등, 남북 대립 문제 등을 한국만의 힘으로 풀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의 미국 쏠림은 북한 위협 때문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한계는 북한 문제를 남북과 미국이 먼저 해결하면 다 끝난다고 본 것에 있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됐다. 일본은 남북 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미국은 남북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본은 배제됐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본이 남북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독일의 통일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동서 통일이 독일에 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서 곧 분단된 유럽을 하나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프랑스와 폴란드 등 주변국에 몇 번이나 이해를 구했다. 남북 문제도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게 절대 불안한 일이 아니며 지역 안정에 공헌하는 일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주변국에 설득해야 한다. 남북 문제를 민족만의 문제로 여기면서 한일 관계에 소홀했던 그 내셔널리즘이 문제였다.”(강 명예교수가 지칭한 ‘한국만의 내셔널리즘’은 남북 분단과 북핵 문제 등을 민족 간 문제로만 접근해 해결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한일이 가까워지는듯 하나 역사 문제가 남아있다. “한일간 역사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컨센서스가 정리되지 않은 데다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또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다만 국민 레벨의 교류는 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본 내에서 젊은 세대를 보면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움직임도 있고 한국을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교류가 좀 더 진전되는 게 필요하다.”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등 군사력 강화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크다. “일본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으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감이 크니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방위력 강화가 세금 사용의 우선순위가 될 이유가 없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북한과의 대립으로 언제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한국과 입장 자체가 다른데 지진 등 대비가 아닌 토마호크 등 무기를 구입하는 데 세금을 쓴다는 게 맞지 않다.”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의 근거로 삼는 중국 위협에 대한 평가는. “대만의 위기를 자꾸 거론하는데 대만 내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국민도 있다. 힘이 약해진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대만이라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고 일본이 이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서는 데 성공할까. “앞으로가 문제다. 아직 중국의 화웨이 등이 반도체 생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 등이 경제안보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2년 후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 우선주의, 인권 등에 대한 미국만의 가치관 추구 때문에 각국으로부터 원한을 사게 됐고 이 때문에 중남미 등이 미국과 거리를 두게 되지 않았나. 이런 점을 볼 때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지 아닐지 결정하는 데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될지에 달렸다.” -일본 정치의 변화 가능성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회의원 수도 야당이 많고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나. 하지만 일본은 자민당이 좋다, 싫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노베이션(혁신)이 없다는 게 결정적 문제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야당이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정치적 무관심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일본 정치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 “다가오는 일본의 지방선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에 대한 고통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여당에 대한 비판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임금도 오르지 않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 정체 상태가 계속돼 왔다. 이러한 일본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불안감이 크고 쉽지 않다. 다만 조금씩 바뀔 수 있다. 그 시작이 이번 지방선거일 수 있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일본 철도 150년, 문명과 식민의 상극/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일본 철도 150년, 문명과 식민의 상극/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엊그제 2022년은 일본의 철도 창설 150주년이었다.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탄생한 신정부는 1870년 4월부터 2년여 동안 여러 난관을 무릅쓰고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 철도 건설을 추진했다. 그리고 1872년 10월 14일 천황 참석 아래 처음으로 서양풍의 개통식을 성대하게 거행해 문명 개화의 의지와 위력을 안팎에 과시했다. 일본은 지금도 이날을 ‘철도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원래 영국 등에서 철도는 자본주의의 형성에 맞춰 사람과 물자를 대량으로 신속하게 수송하려고 건설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조건이 성숙하기 전에 근대문명을 섭취해 국가 전체의 후진성을 극복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철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 철도는 교통운수의 개혁에 그치지 않고 사회 시스템과 국민의 생활·의식까지 바꾸는 전면적 근대화를 가져왔다. 지방분권적 막번체제(幕藩體制)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메이지정부는 중앙집권적 국민국가 수립을 제일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무력을 써서라도 끈질기게 저항하는 반정부 세력을 진압하고 국가의 통치력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철도는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교통기관이었다. 프랑스·미국 등 열강은 1850년대 후반부터 도쿠가와막부에 철도 건설을 신청했다. 열강의 자본·기술로 철도를 건설·운영한 후 여건이 성숙하면 일본에 매각하는 형식이었다. 이른바 ‘외국관할방식’이었다. 메이지유신이 일어나자 영국은 재빨리 신정부를 승인하고 경제협력의 하나로 철도사업을 제안했다. 일본이 주체적으로 철도를 건설·운영하되 부족한 기술·자본은 영국에서 빌리는 형식이었다. ‘자국관할방식’이었다. 메이지정부는 신중한 논의 끝에 후자를 채택했다. 1869년 메이지정부에서 철도 부설에 앞장선 관료는 오쿠마 시게노부(당시 31세)와 이토 히로부미(28세)였다. 철도 관련 지식과 체험이 풍부한 두 사람은 분열된 국토·국민·사상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충격을 주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열강의 침략을 막기 위해 국방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병부성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앙집권체제와 국가단일사상의 확립 수단으로 철도 건설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철도 부설을 현장에서 지휘·감독한 기술자·관료는 영국인 에드먼드 모렐(1840∼1871)과 조슈번사 출신 이노우에 마사루(1843∼1910)였다. 모렐은 철도가 일본의 근대화에 꼭 필요한 수송기관이니 주체적으로 건설하라고 오쿠마·이토에게 조언했다. 또 일본은 아직 빈곤하므로 경비가 덜 드는 협궤(1.067m)를 채택하라거나, 시급히 기술자와 전문 관료 등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 정부기구를 설립하라고 건의했다. 모렐은 철도 건설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항상 일본에 유리한 편에서 처리했다. 이노우에는 이토 등과 함께 1863년 6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 유학했다. 이토 등은 이듬해 귀국했으나, 그는 남아서 광산·철도·토목 등을 배우고 1869년 1월 귀국했다. 그는 메이지정부에서 1893년까지 철도의 최고경영자로서 철도 발전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노우에와 모렐은 짧은 기간 함께 일했지만 철도 동지로서 일본의 근대화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일본 철도는 모렐의 양심적 지도와 이노우에의 주체적 대응으로 기반을 다졌다. 20여년 후 일본은 조선에 ‘외국관할방식’의 굴레를 씌워 철도를 부설하고 완전히 일본에 유리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철도를 지렛대로 삼아 나라마저 빼앗는다. 철도가 문명의 이기(利器)가 아니라 식민의 흉기(凶器)로 변한 셈이다. 그러므로 일본 철도 150년을 돌아볼 때는 근대화뿐만 아니라 제국주의화까지도 시야에 넣어야 한다.
  • 한중, 이번 주 외교장관 화상 회담… 북핵 협조·한한령 해제 논의 촉각

    한중, 이번 주 외교장관 화상 회담… 북핵 협조·한한령 해제 논의 촉각

    한중 양국이 이번 주 초 외교장관 화상 회담을 최종 조율 중인 가운데 북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중국의 건설적 협조와 문화 콘텐츠 교류 재개를 위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와 관련해 성과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1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 회담은 이번 주 초 열릴 예정이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상황 등을 감안해 대면 회담이 아닌 화상 방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의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으나 시 주석은 ‘북한 도발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간 문제’라는 소극적 입장을 견지했다. 북한의 뒷배인 중국이 소극적 행보를 해 온 만큼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멘텀을 마련하는 게 최대 난제인 셈이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 중단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중국은 북한을 미중 대결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유엔총회가 지난 7일(현지시간)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2건을 냈지만 중러는 ‘한 건 찬성, 한 건 반대’ 등 선택적 전략을 구사했다. 한편 우리 측은 한한령의 조속한 해제 등 한중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중국 측의 협조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지난 8월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측은 보이지 않는 빗장을 풀고 문화 콘텐츠 교류의 문을 크게 열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고, 윤 대통령도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시 주석도 “인적 문화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 한중 이번주 초 외교장관 회상회담...북핵 협조·한한령 해제 주목

    한중 이번주 초 외교장관 회상회담...북핵 협조·한한령 해제 주목

    한중 양국이 이번주 초 외교장관 화상회담을 최종 조율 중인 가운데 북핵·미사일 도발 관련 중국의 건설적 협조와 문화 콘텐츠 교류 재개를 위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관련해 성과를 이끌어 낼 지 주목된다. 1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간 회담은 이번 주 초 열릴 예정이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상황 등을 감안해 대면 회담이 아닌 화상 방식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8월 중국 칭다오에서 첫 대면 회담을 치렀고,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 배석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핵 문제 해결 관련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으나, 시 주석은 ‘북한 도발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간 문제’라는 소극적 입장을 견지했다.북한의 뒷배인 중국이 소극적 행보를 해 온 만큼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멘텀을 마련하는 게 최대 난제인 셈이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 중단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중국은 북한을 미중 대결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유엔총회가 지난 7일(현지시간)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2건을 냈지만, 중러는 ‘한 건 찬성, 한 건 반대’ 등 선택적 전략을 구사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지난 3일 “중국이 북한에 도발 관련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낮다고 북한 정권이 인식했다“며 미국 등 서방세계와의 대결 공간 확보에 중국이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우리 측은 한한령의 조속한 해제 등 한중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중국 측 협조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지난 8월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 측은 보이지 않는 빗장을 풀고 문화 콘텐츠 교류의 문을 크게 열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고, 윤 대통령도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민간교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시 주석도 “인적 문화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 화답했다. 실제 최근 중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이 재개되는 등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마감 후] K콘텐츠, 잘 만드는 것을 넘어서/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마감 후] K콘텐츠, 잘 만드는 것을 넘어서/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안에 있는 유리 온실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간 다음 둘레의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는 구조다. 동선 곳곳에 이색적인 조형물을 두어 재미를 더한다. 나무를 타고 오르는 파란색 피부의 나비족, 코뿔소를 닮은 해머헤드 등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봤다면 알 만한 캐릭터다. 영화에 등장했던 실물 크기 이크란 로봇은 특히 인기가 많다. 익룡을 닮은 이크란이 위협적으로 날개를 퍼덕이며 소리를 질러 대는데, 움직임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방문했을 때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로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가 지난 10월 28일부터 내년 3월까지 운영하는 ‘아바타: 더 익스피리언스’ 기획전은 영화 속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오는 14일 ‘아바타: 물의 길’ 개봉을 앞두고 월트디즈니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플라워돔과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입장료가 원래 28싱가포르달러(약 2만 7000원)였는데, 기획전을 하면서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린 53싱가포르달러로 책정했다. 그런데도 관람객은 더 늘어났다. ‘아바타’라는 콘텐츠가 보여 주는 힘이다. 내년 100주년을 맞는 월트디즈니는 콘텐츠에 진심인 회사다. ‘아바타’와 ‘스타워스’를 만든 루카스필름, 마블코믹스 등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콘텐츠 왕국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진행한 쇼케이스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 400여명을 불러 신작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에 맞서 디즈니+가 현지에 지원해 만든 ‘오리지널’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심에 한국 콘텐츠가 있었다.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신작 드라마 ‘카지노’, 일본 영화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정해인 등 한국 배우들과 만든 ‘커넥트’가 특히 주목받았다. 디즈니가 한국 콘텐츠를 지렛대 삼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공략하려는 이유는 한국 콘텐츠가 그만큼 잘나가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K콘텐츠’ 수출액은 119억 달러로, 가전제품(73억 달러)과 디스플레이패널(41억 달러)을 추월해 대표 수출 주력 상품이 됐다. 지난해 글로벌 소프트파워는 전년 대비 3계단 상승해 11위를 기록했다.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이바지한 수준을 보면 ‘한국 제품 브랜드’가 13%, ‘경제 수준’은 10%였지만 ‘한국 문화’는 33%로 가장 높았다. 이런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지식재산권(IP)의 국외 유출은 심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250억원을 투자했지만 IP 이전으로 1조원의 수익을 가져갔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를 토대로 한 2·3차 부가가치 상품이 뭔지 생각해 보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문체부의 올해 계획을 살펴보면 답답함을 떨치기 어렵다. K메타월드, 가상 박물관·미술관, 한강공원 가상 체험공간 등 ‘시공간 초월 한류 콘텐츠 소비 생태계 조성’이라는 목표를 내놨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없다. ‘콘텐츠 융복합 미래 인재 3년간 1만명 양성’ 부분도 관 주도의 낡은 구호처럼 느껴져 우려가 앞선다. 잘 만드는 일은 기본이다. 그 이상을 위해 기업도, 정부도 좀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씨줄날줄] 北 ‘핵무력 완성 5년’/황성기 논설고문

    [씨줄날줄] 北 ‘핵무력 완성 5년’/황성기 논설고문

    북한의 핵 개발 역사는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 비밀 창고에서 관련 문서를 찾아내지 않는 한 특정이 어렵다. 한국전쟁 때 김일성이 결심해 1960~70년대 개발이 시작됐다는 설에서부터 냉전이 끝날 무렵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가 돼 줄 수 없다는 냉혹한 국제정치를 확인한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80~90년대 개발에 전력투구했다는 설까지 있다. 시초가 언제든 2022년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십 발은 우리에겐 무거운 현실이다. 얼마 전 고각으로 발사한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은 미국 본토까지 너끈히 도달한다. 당연히 남한이나 일본, 괌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중단거리의 전술핵 개발은 완료됐다.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다. 그로부터 2년간은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때였다. ‘영변의 낡은 핵시설 포기’ 카드 한 장으로 미국과의 수교, 핵 보유 인정을 받아 내려는 기망이 곧 드러났지만 말이다. 지난 5년간 미국의 트럼프나 바이든 정권이 진정성을 갖고 북한과 교섭했더라면 어땠을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은이 자신을 지켜줄 ‘보검’ 핵·미사일을 결코 버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 태영호가 일찍이 예견한 바 있다.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앞에서 했던 가짜 비핵화 약속을 요즘 북한의 거칠어진 입들이 재확인해 주고 있다. 고도화하는 북핵 5주년인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던 대응들”을 꺼내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을 견제하려고 동해에 전개됐던 미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근처로 미사일을 쏴대는 북한이다. 미국은 ‘핵에는 핵으로’란 확장억제를 말하지만, 그들의 본토가 북핵에 노출돼도 우리를 지켜 줄지는 의문이다. 물끄러미 북녘만 쳐다볼 게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핵 논의를 시작하자는 ‘핵 자주파’의 증가는 당연한 추세가 아닐 수 없다. 비대칭 전력에 맞설 수 있는 건 비대칭 전력밖에는 없다. 중국이 대북 통제력을 국제정치의 지렛대로 쓰는 것처럼 우리의 핵 논의도 북핵 위협에 맞설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 車 번호판 교체 싸고… 코소보·세르비아 또 충돌 위기

    車 번호판 교체 싸고… 코소보·세르비아 또 충돌 위기

    발칸반도의 앙숙인 코소보와 세르비아가 차량 번호판을 둘러싸고 충돌 위기에 휘감겼다. 유럽연합(EU) 중재로 머리를 맞댔지만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했다. 지난 8월 EU와 미국의 중재로 가라앉았던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폭력사태 발생도 우려된다. BBC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회동한 뒤 “양측이 해결책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그 어떤 긴장 고조나 폭력상황 발생 시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의 갈등이 “최근 10년간 가장 위험한 수위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양측 간 긴장 고조는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는 강제 조치를 11월부터 시행한다고 예고한 게 발단이 됐다. 코소보는 3주간의 유예조치가 끝난 후 22일부터 자국에서 발급받은 번호판으로 바꾸지 않은 차량 운전자에 대해 150유로(약 20만 8000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반면 세르비아 번호판을 이용하는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은 번호판 변경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소보는 내년 4월 21일까지 6300여명에 달하는 세르비아계 운전자의 차량 번호판을 일괄 교체할 방침이다. 코소보는 1999년 유고 연방 해체로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내전을 겪었고, 수천명이 숨졌다. 2008년 유엔과 미국 등의 승인으로 독립했지만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하에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한다. 특히 코소보 전체 영토의 10%에 달하는 북부 4개 지역은 세르비아계 주민 비율이 높고 사실상 세르비아가 통치하고 있다. 최근 이런 자동차 번호판 문제를 둘러싸고 북부 4개 지역 시장 등 세르비아계 공직자가 무더기로 사퇴하면서 공공서비스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EU는 차량 등록 관련 과태료 부과 등 추가 절차 중단을 코소보에 요구하고, 세르비아에는 ‘코소보 도시 명칭’이 포함된 새로운 번호판 발급을 중단하라고 했지만 양측 모두 거부하고 있다.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양국 모두 EU 가입을 희망하는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합의를 종용할 방침이다. 그는 “양국의 궁극적 목표가 EU 가입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부합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 ‘파이어 누들 챌린지’ 열풍 분 카타르 ‘K푸드’는 못참지…월드컵 현지 마케팅 ‘화끈’

    ‘파이어 누들 챌린지’ 열풍 분 카타르 ‘K푸드’는 못참지…월드컵 현지 마케팅 ‘화끈’

    국내 식품 기업들이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에서 전 세계 축구 팬 입맛 잡기에 나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월드컵 공식 아울렛 내 농심 전용 매대를 설치하고 농심 ‘신라면’을 비롯한 제품 시식과 판매, 응원 수건 배부 이벤트를 진행한다. 농심은 카타르에서 신라면을 포함해 약 30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4억원 어치의 라면을 팔았는데 농심은 월드컵 특수를 지렛대 삼아 연말까지 약 5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파이어누들 챌린지’(붉닭볶음면에 도전하는 모습을 인증하는 놀이)로 카타르에서 대박을 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사진)의 캐릭터인 ‘호치’가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패키지에 담아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삼양식품은 올해 카타르 내 주요 유통 채널인 알 미라, 까르푸, 루루 하이퍼마켓 등에 입점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연말까지 15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라면은 카타르 시장의 절대 강자다. 지난해 기준 카타르 라면 수입액(250만 3199달러) 가운데 우리나라 비중은 34.6%(86만 5686달러)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도 이번 대회 기간 전체 10개 경기장 인근에 마련될 ‘팬 존’에 ‘K-푸드 존’을 별도로 운영하며 현지 마케팅에 공을 쏟는다. 특히 이번 월드컵을 맞아 중동 지역에서 처음으로 원밀 간편식인 ‘햇반컵반’을 선보였다. 축구공을 새겨넣은 한정판 ‘비비고 김’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주변국에서 카타르를 많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스낵 김과 김치 등 제품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고 설명했다.
  • 발칸 앙숙 세르비아-코소보 끝없는 충돌 위기…‘번호판 갈등‘ 절충안 합의 무산에 폭력 사태 가나

    발칸 앙숙 세르비아-코소보 끝없는 충돌 위기…‘번호판 갈등‘ 절충안 합의 무산에 폭력 사태 가나

    발칸반도의 앙숙인 코소보와 세르비아가 차량 번호판을 둘러싸고 감정이 격화되면서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중재안마저 무산되며 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재로 머리를 맞댔지만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 문제로 양측이 갈등을 빚어 지난 8월 EU와 미국이 중재에 나서 가라앉았던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함께 회동한 뒤 “양측이 해결책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그 어떤 긴장 고조나 폭력 상황 발생시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의 갈등이 “최근 10년간 가장 위험한 수위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양측간 긴장 고조는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는 강제 조치를 11월부터 시행한다고 예고한 게 발단이 됐다. 코소보는 3주간의 유예조치가 끝난 후 22일부터 자국에서 발급받은 번호판으로 바꾸지 않은 차량 운전자에 대해 150유로(약 20만 8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을 이용하는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은 번호판 변경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소보는 내년 4월 21일까지 6300여명에 달하는 세르비아계 운전자의 차량 번호판을 일괄 교체할 방침이다. 코소보는 1999년 유고 연방 해체로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내전을 겪었고, 수천 명이 숨졌다. 2008년 유엔과 미국 등의 승인으로 독립했지만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 하에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코소보 전체 영토의 10%에 달하는 북부 4개 지역은 세르비아계 주민 비율이 높고 사실상 세르비아가 통치하고 있다.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싸고 북부 4개 지역 시장 등 세르비아계 공직자가 무더기로 사퇴하면서 공공서비스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EU는 차량 등록 관련 과태료 부과 등 추가 절차 중단을 코소보에 요구하고, 세르비아에는 ‘코소보 도시 명칭’이 포함된 새로운 번호판 발급을 중단하라고 했지만 양측 모두 거부하고 있다. 보렐 대표는 양국 모두 EU가입을 희망하는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합의를 종용할 방침이다. 그는 “양국의 궁극적 목표가 EU 가입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부합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 [서울광장] 무함마드 빈 살만의 美中 줄타기/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무함마드 빈 살만의 美中 줄타기/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최근 방한이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고작 20시간의 체류 동안 국내 주요 대기업과 26개 사업에서 투자·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무려 40조원을 웃도는 투자 규모다. 재력과 권력을 모두 갖춘 그가 ‘모든 게 가능한 남자’라는 의미의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이유다. 무함마드의 행보는 신냉전 기류 속에서 국제질서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개연성도 높다. 사우디와 미국은 1945년 ‘석유와 안보의 교환’ 합의 이후 77년간 맹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에 석유를 주고, 미국은 사우디의 안보를 책임졌다. 아랍을 휩쓸던 아랍민족주의 열풍과 반왕정 군사정변, 빈라덴 등 급진 이슬람 세력의 위협 때마다 미국은 사우디를 보호해 왔다. 미국 역시 사우디의 안정적 석유 공급을 토대로 미소 냉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세계 제일의 패권국으로서 호령하는 위치에 올랐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양국의 이해관계는 그러나 냉전 해체와 셰일혁명 이후 틀어지기 시작했다. 산유국 ‘사우디 카드’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미국이 2011년 아시아 회귀전략(Pivot to Asia)을 발표하며 중동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일방적 철수를 목도하면서 사우디는 미국을 더이상 믿기 힘든 나라라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다급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자존심을 굽히고 사우디로 날아가 무함마드를 만났지만 빈손으로 돌아갈 정도로 양국 관계는 틀어졌다. 냉랭해진 양국의 틈을 파고든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은 현재 사우디 전체 원유 생산량의 4분의1을 사들이는 최대 수입국이다. 사우디에 대한 중국의 누적 투자는 2021년에 435억 달러에 이른다. 사우디와 중국의 협력은 최근 군사 분야로 확대 중이다. 중국산 드론을 사들이고 중국의 기술지원 아래 사우디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음달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를 만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때만큼이나 극진한 환대가 예상된다고 보도할 정도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외교정책의 중심축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기려 하지만 중국이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면서 미국을 중동에 묶어 두려는 성동격서의 전략이다. 전문가들이 미국은 걸프 지역을 떠나기 어렵다고 느낄수록 중국에 이득이다. 사우디 역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최대한의 이익을 취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가 중국ㆍ러시아와 손을 잡을 경우 미국의 중동정책과 에너지정책, 기축통화 체제가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무함마드는 ‘석유는 반드시 달러로 사야 한다’는 페트로 달러 체제에 균열을 일으킬 힘이 있다. 과거 ‘악의 축’으로 지목됐던 리비아·이라크·이란 모두 페트로 달러 체제에 도전했다가 정권 자체가 무너지거나 경제제재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무함마드 입장에서는 중국을 지렛대로 미국에 압력을 넣어 사우디 입맛에 맞는 미ㆍ사우디 관계 재정립을 노리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한 OPEC의 대규모 감산 발표 이후 바이든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업에 사우디 투자 확대를 확대하지 말 것을 요청한 상태다. 네옴시티 성공을 위해선 바이든 대통령의 협조가 절실한 무함마드는 중국 카드를 이용해 미국의 투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림수를 갖고 있다. 사우디는 수천 년 사막을 가로질러 목숨을 걸고 무역에 종사한 민족이다. 무함마드가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에 혹하지 말고 우리와 맺은 26개 MOU가 최종 계약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 민주, 대통령실 이전 예산 전액 삭감 추진

    민주, 대통령실 이전 예산 전액 삭감 추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실 이전에 수반되는 예산에 대해 전액 삭감을 벼르고 있고, 여당은 수적 열세로 각 상임위에서 방어하기 어려운 만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조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인 류성걸·신동근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조세소위와 청원심사소위를, 야당이 경제재정소위와 예산결산기금소위를 맡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재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이 담긴 부수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21일부터 소위원회를 개최해 예산안 심사와 법률안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기재위는 지난 7월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이후 약 4개월 만에 소위 구성을 마쳤다. 기재위는 이날까지 예결소위·경제재정소위·조세소위 모두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예산안 심의는 물론 법인세, 종부세, 소득세, 금융투자세 등 세제개편안도 논의하지 못했다. 여야 간사 모두 심사를 서두르겠다고 밝혔지만, 소위 구성이 늦은 터라 예산안과 법률안 모두 상임위 심사 마감 기한인 이달 30일까지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대통령실 이전 및 관련 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예결소위에서 용산공원 조성 사업에 드는 303억 7800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예산안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예결소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국회에서 전례 없이 예산소위에서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의결해 통과시켰다”고 항의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예산 협의를 이렇게 무리하게 하는 건 대장동 게이트로 타깃이 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방어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운영위원회는 이날 1차 예결소위를 열고 국회사무처 등의 예산안을 심의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 관리 예산안 중 시설관리 및 개선사업 예산 29억 6000만원, 국가 사이버안전관리센터 구축 예산 20억원에 대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청와대 개방 및 활용 예산 59억 5000만원을 삭감했고 기재위에서는 민주당이 외교부 영빈관 신축 예산 497억원의 삭감을 요구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사업도 삭감됐거나 삭감될 예정이다. 정무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국무조정실의 청년지원사업 21억 3900만원과 규제혁신추진단 56억 3000만원 전액 감액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가보훈처의 재향군인회 지원 보훈기금에 대해서도 82억원 전액 삭감을 요구한 상태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행정안전부 경찰국 경비 6억 300만원을,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업무추진비 1억원을 삭감했다. 예결위는 17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를 열어 감액 및 증액 심사에 돌입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감액된 걸 증액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내일부터 열리는 예결위 소위에서 민주당이 증액하길 바라는 지역화폐를 지렛대 삼아 협상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서민의 소비 여력까지 증진하는 저비용 고효율 정책”이라며 “예산심사 과정에서 꼭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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