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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의 얼굴, 의심하는 시선 [으른들의 미술사]

    권력의 얼굴, 의심하는 시선 [으른들의 미술사]

    ●한 인간의 얼굴 ‘교황 인노첸시오 10세의 초상’은 17세기 바로크 초상화의 정점으로 평가되지만, 그 진가는 권력자의 얼굴을 똑같이 그린 것을 넘어선 데 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는 로마에서 교황 인노첸시오 10세를 직접 마주하며 그렸다. 붉은 망토와 화려한 의자, 배경 장식은 분명 교황이라는 절대 권위를 상징하지만, 정작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긴장한 교황의 얼굴이다. 교황의 얼굴은 이상화되거나 미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잔뜩 째려보는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은 권력의 중심에 선 인간의 경계심과 냉혹함을 드러낸다. ●교황을 그린다는 것 서양미술사에서 교황 초상은 단순한 인물화가 아니라,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권력이 결합된 최고 통치자의 이미지였다. 르네상스 시대 라파엘로가 그린 ‘교황 율리우스 2세 초상’은 사색하는 교황의 모습을 통해 지도자의 내면을 강조했으며, 티치아노는 ‘교황 바오로 3세와 그의 손자들’에서 권력의 세습을 드러냈다. 이후 바로크 시대의 벨라스케스는 교황의 얼굴을 통해 권력의 두 얼굴을 파헤쳤다. 이처럼 교황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한 인물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신의 대리인’이라는 절대적 권위를 지닌 단 한 명의 인간의 얼굴로 번역하는 시도였다. 교황의 얼굴에는 신성과 권위가 새겨지며, 교황 초상은 시대가 권력을 이해하는 방식 그 자체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사람을 경계하는 교황의 시선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단연 불편한 시선이다. 정면을 향하면서도 보는 이를 꿰뚫는 듯한 눈빛은 일종의 심리적 긴장관계를 보여준다. 벨라스케스는 빛을 절묘하게 사용해 얼굴의 주름과 피부의 질감을 드러내면서도, 눈 주변에는 미묘한 그림자를 남겨 단순히 읽히지 않는 교황의 복잡한 내면을 그려냈다. 기록에 따르면 교황은 실제로 매우 신중하고 정치적으로 노련한 인물이었으며, 벨라스케스는 이를 한눈에 파악했다. 교황의 눈빛은 날카롭고 의심에 찬 시선으로 묘사되었으며, 이는 외부를 끊임없이 경계하는 통치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일부 자료에서는 교황이 처음엔 초상 제작 자체를 주저했다는 점도 언급되는데, 이는 타국에서 온 벨라스케스를 향한 일종의 불신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이 시선은 특정 인물에 대한 불편함이라기보다, 권력의 자리에 선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절대 권력자인 교황은 늘 타인을 의심하고 세상을 의심하며 살아왔다. 의심은 절대 권력자의 생존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교황의 의심하는 시선은 권력자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자 동시에 세계가 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시선의 교차점이 된다. ●권력의 초상 이 작품이 미술사에서 특별한 이유는 얼굴이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이고 존재론적인 의미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궁정 초상화들이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인물을 이상화했다면, 벨라스케스는 오히려 늘 경계해야 하는 그 권위의 불안정성을 담아냈다. 교황의 얼굴은 강력하지만 동시에 늘 남을 의심하고 있다. 이 모순은 절대 권력의 본질을 드러낸다. 결국 이 초상은 한 인물의 얼굴 기록을 넘어, 권력의 이중적인 속성을 드러내는 냉혹한 이미지로 남았다. 얼굴은 여기서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라, 권력이 남긴 흔적이 된다. 한편 권력의 강한 중독 현상은 일부 통치자에게만 있지 않다. 일반인도 그 권력의 달콤한 유혹에 간혹 이끌린다. 교황이 손에 쥔 작은 쪽지는 얼핏 보면 별 의미 없는 소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종이에는 벨라스케스의 서명과 제작 정보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이 조용한 쪽지는 그림 속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결국 이 작은 종이는 권력과 예술 사이에서 슬쩍 끼어든, 가장 얇지만 가장 영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권력자의 후광에 슬쩍 기대려 했던 벨라스케스의 영리한 전략이 만천하에 드러나 버렸다. 권력의 부스러기조차 이토록 쓰고도 달콤하다.
  • [포착] 푸틴의 ‘돈줄’ 화르르…우크라, 또 러 최대 정유시설 드론 공격

    [포착] 푸틴의 ‘돈줄’ 화르르…우크라, 또 러 최대 정유시설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석유 산업을 마비시키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레닌그라드주(州)에 있는 키리시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번 공격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재 감시 위성사진 서비스(FIRMS)에도 감지됐는데, 그만큼 피해가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텔레그램을 통해 “레닌그라드 지역 정유 시설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을 수행했다”면서 “석유 제품이 담긴 탱크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 주지사는 “러시아 방공망이 이 지역 상공에서 드론 18대를 격추했다”면서 “적(우크라이나)의 주요 목표는 정유시설이었다.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연이어 러시아 정유 시설 집중 타격키네프(KINEF)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정유 시설은 러시아 최대 규모의 석유 처리 시설 중 하나로 전체 원유 정유량의 6.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최대 2010만 톤의 원유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다양한 석유 제품을 생산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으로 정유 시설 전체 처리 용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설비와 장비가 손상돼 복구에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흑해 항구도시 투압세를 비롯해 발트해 최대 석유 수출항인 우스트루가 등 정유 시설에 연이어 드론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중 투압세의 경우 지난 4월 16일, 20일, 28일 연이어 공격받으며 결국 가동이 중단됐다. 이곳은 연간 약 1200만 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이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TV 방송을 통해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그 사례로 투압세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있었는데, 이는 심각한 환경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유조선까지 공격하며 범위를 확장했다. 지난 3일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우크라이나군 해상 드론이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 통로인 노보로시스크항 인근에서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 두 척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정유 시설을 공격하는 이유는 러시아 석유 산업을 마비시키고 전쟁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되는 수입을 줄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생산력 감축은 이란 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유가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6일부터 자체 휴전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오는 8∼9일 휴전을 선언한 것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은 6일부터 자체적인 휴전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그 어떤 기념일 행사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서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시작되는 휴전 체제를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호의 없이는 모스크바에서 열병식을 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 지도자들이 종전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전승절을 맞아 오는 8∼9일 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 [김상연 칼럼] 어느 강철 사나이의 소심한 외교

    [김상연 칼럼] 어느 강철 사나이의 소심한 외교

    스탈린은 폭압적인 독재자로 보통 인식되지만 외교에 있어서만큼은 소심했다. 강한 사나이가 되고 싶어 이름까지 ‘강철 같은 사람’이란 뜻의 ‘스탈린’으로 바꾼 남자가 국제관계에서는 이름값을 하지 못한 건 아이러니다. 그런데 이 아이러니가 결과적으로 소련을 러시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로 끌어올렸다. 스탈린은 소련의 국력에 대해 ‘주제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 맞서는 일만큼은 철저히 삼갔고, 국력이 허용하는 한도에서만 국익을 최대한 챙겼다.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그의 외교는 비굴했고 쩨쩨했으며 치사했다. 스탈린은 그리스 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자 공산 반군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렸다. 미국과의 전면전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동유럽에서의 지분을 다지는 쪽을 택한 것이다. 결국 스탈린의 ‘배신’으로 그리스 좌익은 참패한다. 스탈린이 서독을 공산화하려는 욕심으로 베를린을 봉쇄하자 미국은 ‘공중 보급’으로 강하게 맞섰다. 이에 스탈린이 미군 항공기를 격추해 전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스탈린은 조용히 봉쇄를 푸는 길을 택한다. 스탈린은 일본의 패망이 임박했을 때 홋카이도를 남북으로 나눠 점령하자고 미국에 제안했다. 그러나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일축하자 하릴없이 물러났다. 대신 소련은 러일전쟁 때 잃었던 사할린 남부와 쿠릴 열도를 다시 손에 넣었고, 만주를 차지했다. 스탈린의 ‘하남자’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난 건 한국전쟁이었다. 스탈린은 처음엔 김일성의 남침 계획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후 ‘애치슨 라인’ 발표 등으로 미국의 개입 의지가 낮다고 판단된 뒤에야 전쟁을 승인했다. 대신 중국의 마오쩌둥과 상의하라며 자신은 뒤로 빠졌다. 결국 소련은 무기와 공군 전력만 몰래 지원키로 했는데, 그마저도 미군에게 들킬까 걱정돼 조종사들에게 북한군과 중공군 군복을 입혔다. 수많은 국민을 숙청한 스탈린은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지녔다. 하지만 외교에 있어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력을 발휘했다.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미국의 루스벨트나 영국의 처칠보다도 허세가 없었고 정신이 멀쩡했다. 스탈린이 세상을 떠난 지 40년 뒤인 1993년 모스크바로부터 6600㎞ 떨어진 서울에서 ‘강철 멘털’을 가진 남자가 권력을 잡는다.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상남자’였다. 그의 테스토스테론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으로 분출됐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와 싸웠으며, 대통령이 돼서는 군의 사조직을 척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테토남’ YS가 아니었다면 감히 밀어붙이기 힘든 일이었다. 검찰 소환에 대놓고 불응하며 경남 합천으로 내려간 또다른 테토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새벽에 체포해 서울로 압송했을 때 YS의 테스토스테론은 혈관을 뚫고 나올 기세였다. 문제는 스탈린과 달리 YS는 외교에 있어서도 테토남이었다는 것이다. 1995년 일본 정부 각료가 과거사 관련 망언을 하자 YS는 기자회견 석상에서 “이번엔 버르장머리를 기어이 고치겠다”고 일갈했다. 과거 어느 한국 대통령도 하지 못한 직설적 발언은 국민들에게 통쾌하게 들렸다. 그로부터 2년 뒤 한국은 외환위기에 직면한다. YS 정부는 일본에 일본 금융기관들의 만기 연장과 통화스와프 등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거절했다. 한일 관계가 좋았다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분석이 맞다면 YS로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하다. ‘버르장머리’ 발언만 아니었다면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록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인권 침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비판한 것은 과거 어떤 한국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 변화가 장래에 우리 국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국가지도자의 발언을 듣고 속이 후련해진다면 거기에는 어떤 위험성이 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누릴 것인가, 견딜 것인가…‘자유’ 찾는 인류의 수난곡[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누릴 것인가, 견딜 것인가…‘자유’ 찾는 인류의 수난곡[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던진 의문자유, 인간적인 가치 만드는 바탕대심문관, 재림한 예수에게 반문“인간 자유는 근심… 기적·빵 원해”질문에 대답하는 드라마 ‘메시아’물 위 걷고 인명 살리는 초인 등장고통받던 사람들 의심 없이 복종자유, 의지할 대상 기다리는 과정“인간의 자유를 지배하는 대신에 너는 그것을 증대해서 인간 영혼의 왕국에 영원토록 고통의 짐을 지워 줬다. 너는 인간이 너에게 매혹되고 사로잡힌 채 자유롭게 너를 따를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사랑을 바랐다. 앞으로 인간은 확고한 고대의 법칙 대신, 그저 너의 형상만을 자기 앞의 길잡이로 삼은 채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악인가를 자유로운 마음으로 몸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너는 선택의 자유와 같은 무서운 짐이 인간을 짓누른다면 결국에 가서 그가 너의 형상과 너의 진리를 거부하고 논박하리라는 걸 정녕 생각하지 못했더냐?”(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대심문관’ 부분) 만약 역사에 단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자유 이외에 우리가 더 추구할 것이 있는가. 모든 인간적인 가치는 자유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다. 자유가 없다면 모든 게 불가능하고, 자유가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과옥조로 떠받들었던 자유가 인간에게 커다란 ‘짐’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그는 심각하고 처절하게 묻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소설이자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집대성이라고 할 만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인 이야기 속 이야기 ‘대심문관’을 읽으며 우리는 자유와 고통의 관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다. “네가 그자냐? 정말로 그자인 것이냐? … 대답하지 마, 입 다물고 있어. 그래,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대심문관’ 부분) 예수는 곧 돌아온다는 모호한 약속만을 남긴 채 하늘로 돌아갔다. “보라, 내가 곧 간다.”(요한묵시록 22장 7절) 서구 기독교의 역사는 예수가 언제 재림할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해석과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심문관’은 소설 속 카라마조프 집안의 둘째 아들 이반이 지어낸 이야기다. 이반이 동생인 셋째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소설의 2부 5장의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소설의 큰 줄거리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인간의 정신과 본성에 관한 작가의 심오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명문으로 꼽힌다. 금방 돌아온다던 예수는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그사이 인간들은 지쳐갔다. 그의 이름으로 서슬 퍼런 종교재판만이 횡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15세기 스페인의 한 도시에 마침내 그가 재림했다. 그는 여러 기적을 행하며 자기가 누구인지 증명한다. 기다리던 그가 비로소 왔다. 역사는 끝나고 ‘천년왕국’이 시작되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 종교 지도자 대심문관은 그를 가두고 심문했다. 대심문관은 예수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허약하고 비열한 인간에게는 자유를 누릴 역량이 없다고. “인간이라는 이 불행한 존재에겐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이 자유의 선물을 넘겨줄 대상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근심거리는 없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저 너머에 있는 신이 아니다. 눈앞의 기적이요, 당장 먹을 빵이다. 빵 없는 자유보다는 안락한 복종이 인간에게 더 어울린다.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곳인가? 그곳엔 빵이 넘치는가, 자유가 넘치는가? “놈이 신이면 이런 묘기 따윈 필요 없죠. 예수가 한 게 그거잖아요. 돌아다니며 묘기 부리기. 그러면 청중이 모이니까. 결국 예수가 뭔데요? 로마제국에 불만을 품은 포퓰리즘 정치인에 불과하지.”(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 중 에바의 대사)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는 ‘대심문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수 재림의 무대를 현대로 바꿔놓는다. 종교재판보다 훨씬 더 잔인한 전쟁과 테러가 범람한다. 그 가운데 사랑과 자유를 운운하며 기적을 행하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총에 맞아 죽어가는 소년을 멀쩡히 되살리는가 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물 위를 걷기도 한다. 그 옛날 예수가 행했던 기적과 똑같다. 그리고 말한다.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인류는 조타수를 잃은 배입니다. 내게 의지하십시오.” 예수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복음 14장 6절) 그러나 그를 믿을 수 있는 걸까. 시대가 시대인 만큼 물 위를 걷는 일쯤은 눈속임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지 않은가. 총알에 맞은 아이를 되살린 것도 가만히 보면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총알이 과연 날아오긴 한 것인지, 총알에 묻은 피가 과연 아이의 피가 맞는지 등.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건 그리 중요치 않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메시아의 존재 그 자체다.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하고 반복되는 고통의 역사를 끝내줄 신의 도래. 단지 의지할 어떤 것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그렇게 자기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기꺼이 포기한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메시아의 뒤를 졸졸 쫓으며 복종의 달콤함을 누린다. 그렇다면 이 글의 첫 문장은 틀렸다. 역사의 단 하나의 목적은 자유가 아니다. 영원한 복종이다. 인간이 무한 속에서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지금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주 고통스럽게.
  • [포착] 우크라 드론 공격 무서웠나…러 붉은 광장 곳곳에 기관총 배치

    [포착] 우크라 드론 공격 무서웠나…러 붉은 광장 곳곳에 기관총 배치

    러시아가 오는 9일(현지시간)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일(전승절) 81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붉은 광장 주위 곳곳에 기관총 사수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우크라이나 국방 전문 매체 밀리타니는 러시아가 전승절 열병식이 열리는 붉은 광장의 접근을 차단하고 곳곳에 기관총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 텔레그램의 한 채널(VChK-OGPU)에는 붉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크렘린의 스파스카야탑을 비롯한 여러 성벽과 건물 곳곳에 기관총이 장착된 차량과 저격용 총으로 무장한 병사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이는 우크라이나발 드론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 며칠 전 붉은 광장 인근이 뚫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4일 새벽 드론이 날아와 모스크바 모스필몹스카야 거리 인근의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 특히 이 드론 공격은 크렘린궁과 붉은 광장에서 불과 6㎞ 떨어진 곳에서 이뤄져 러시아의 방공망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드론 공격이 예상됐기 때문인지 지난달 29일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 탱크 등 주요 무기체계를 선보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승절 열병식에 무기체계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열병식이 축소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오는 8∼9일 휴전을 선언한 것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은 오는 6일부터 자체적인 휴전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그 어떤 기념일 행사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0시부터 시작되는 휴전 체제를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호의 없이는 모스크바에서 열병식을 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황인 만큼 러시아 지도자들이 종전을 위한 실질적 조처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전승절을 맞아 오는 8∼9일 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 [폐허에서 무한으로]재림과 종말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자유를 감내하는 인간

    [폐허에서 무한으로]재림과 종말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자유를 감내하는 인간

    “인간의 자유를 지배하는 대신에 너는 그것을 증대해서 인간 영혼의 왕국에 영원토록 고통의 짐을 지워 줬다. 너는 인간이 너에게 매혹되고 사로잡힌 채 자유롭게 너를 따를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사랑을 바랐다. 앞으로 인간은 확고한 고대의 법칙 대신, 그저 너의 형상만을 자기 앞의 길잡이로 삼은 채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악인가를 자유로운 마음으로 몸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너는 선택의 자유와 같은 무서운 짐이 인간을 짓누른다면 결국에 가서 그가 너의 형상과 너의 진리를 거부하고 논박하리라는 걸 정녕 생각하지 못했더냐?”(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대심문관’ 부분) 만약 역사에 단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자유 이외에 우리가 더 추구할 것이 있는가. 모든 인간적인 가치는 자유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다. 자유가 없다면 모든 게 불가능하고, 자유가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과옥조로 떠받들었던 자유가 인간에게 커다란 ‘짐’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그는 심각하고 처절하게 묻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소설이자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집대성이라고 할 만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인 이야기 속 이야기 ‘대심문관’을 읽으며 우리는 자유와 고통의 관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다. “네가 그자냐? 정말로 그자인 것이냐? … 대답하지 마, 입 다물고 있어. 그래,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대심문관’ 부분) 예수는 곧 돌아온다는 모호한 약속만을 남긴 채 하늘로 돌아갔다. “보라, 내가 곧 간다.”(요한묵시록 22장 7절) 서구 기독교의 역사는 예수가 언제 재림할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해석과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심문관’은 소설 속 카라마조프 집안의 둘째 아들 이반이 지어낸 이야기다. 이반이 동생인 셋째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소설의 2부 5장의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소설의 큰 줄거리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인간의 정신과 본성에 관한 작가의 심오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명문으로 꼽힌다. 금방 돌아온다던 예수는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그사이 인간들은 지쳐갔다. 그의 이름으로 서슬 퍼런 종교재판만이 횡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15세기 스페인의 한 도시에 마침내 그가 재림했다. 그는 여러 기적을 행하며 자기가 누구인지 증명한다. 기다리던 그가 비로소 왔다. 역사는 끝나고 ‘천년왕국’이 시작되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 종교 지도자 대심문관은 그를 가두고 심문했다. 대심문관은 예수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허약하고 비열한 인간에게는 자유를 누릴 역량이 없다고. “인간이라는 이 불행한 존재에겐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이 자유의 선물을 넘겨줄 대상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근심거리는 없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저 너머에 있는 신이 아니다. 눈앞의 기적이요, 당장 먹을 빵이다. 빵 없는 자유보다는 안락한 복종이 인간에게 더 어울린다.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곳인가? 그곳엔 빵이 넘치는가, 자유가 넘치는가? “놈이 신이면 이런 묘기 따윈 필요 없죠. 예수가 한 게 그거잖아요. 돌아다니며 묘기 부리기. 그러면 청중이 모이니까. 결국 예수가 뭔데요? 로마제국에 불만을 품은 포퓰리즘 정치인에 불과하지.”(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 중 에바의 대사)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는 ‘대심문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수 재림의 무대를 현대로 바꿔놓는다. 종교재판보다 훨씬 더 잔인한 전쟁과 테러가 범람한다. 그 가운데 사랑과 자유를 운운하며 기적을 행하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총에 맞아 죽어가는 소년을 멀쩡히 되살리는가 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물 위를 걷기도 한다. 그 옛날 예수가 행했던 기적과 똑같다. 그리고 말한다.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인류는 조타수를 잃은 배입니다. 내게 의지하십시오.” 예수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복음 14장 6절) 그러나 그를 믿을 수 있는 걸까. 시대가 시대인 만큼 물 위를 걷는 일쯤은 눈속임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지 않은가. 총알에 맞은 아이를 되살린 것도 가만히 보면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총알이 과연 날아오긴 한 것인지, 총알에 묻은 피가 과연 아이의 피가 맞는지 등.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건 그리 중요치 않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메시아의 존재 그 자체다.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하고 반복되는 고통의 역사를 끝내줄 신의 도래. 단지 의지할 어떤 것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그렇게 자기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기꺼이 포기한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메시아의 뒤를 졸졸 쫓으며 복종의 달콤함을 누린다. 그렇다면 이 글의 첫 문장은 틀렸다. 역사의 단 하나의 목적은 자유가 아니다. 영원한 복종이다. 인간이 무한 속에서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지금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주 고통스럽게.
  •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전환 뒤엔 中 있었다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전환 뒤엔 中 있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지난달 25~26일 미얀마를 방문한 기간에 수치 고문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얀마 유력 매체 이라와디는 이번 만남 후 며칠 뒤 수치 고문의 수감이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며 중국이 미얀마 정부에 수치 고문과 관련한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지난달 25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군사정권 수장 출신인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만나 지지와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 수치 고문과 비공식적으로 만났으며, 당시 접견에는 미얀마 경찰청장을 비롯해 내무부과 외교부 관계자들도 동석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30일 수치 고문에 대한 가택연금 전환을 발표했다. 미얀마 국영 매체 MRTV는 “수치 고문의 남은 형기는 지정된 거주지에서 가택연금 형태로 복역하도록 감형됐다”고 전했다. 이는 2021년 군부가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축출하고 수치 고문을 가둔 지 5년여 만이다. 특히 미얀마 정부는 가택연금 전환과 함께 이례적으로 수치 고문 근황 사진도 공개했다. 그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2021년 5월 법정에서의 모습이 공개되고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사실상 국가 지도자였던 수치 고문을 만난 바 있다. 수치 고문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고문으로 재임하는 동안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정례브리핑에서 수치 고문을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표현했다. 왕 부장이 수치 고문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린젠 대변인은 “수치 고문은 중국의 오랜 친구이며, 중국은 늘 그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답했다.
  • [열린세상] ‘글로벌 책임강국’을 위한 질문

    [열린세상] ‘글로벌 책임강국’을 위한 질문

    우리나라는 전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까지 ‘글로벌 강국’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전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현 정부는 ‘글로벌 책임강국’으로 이름만 다르다. 대선 기간 중 설치된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가 현재도 작동 중이며 이재명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글로벌 책임강국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하드파워는 세계 상위권에 이미 진입했다. 세계 유수의 국방력 지수 평가기관(GFP)은 작년 기준 우리 국방력을 세계 5위로 평가한 바 있고 제조업 경쟁력 평가기관(IWD)은 우리 제조업 역량을 세계 3위로 평가했다. 세계 강국들의 모임인 G7은 우리가 호주와 함께 G7 플러스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우리의 소프트파워는 아직 책임강국 역할을 맡을 준비가 덜 돼 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 때 ‘중견국가론’을 제기한 후 국제사회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각인시키기도 전에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나름의 소프트파워와 철학적인 배경을 갖추지도 못한 채 이런 선언을 한 강국의 예는 찾기 힘들다. 우리는 K컬처라는 소프트파워를 장착하고 있으나 아직 철학적 기반이 없고 국민적 정서도 강국 역할을 맡는 데 호의적이지 않다. 글로벌 강국을 지향해야 할 명분은 있으나 이를 지탱해 줄 국내적 기반이 취약한 것이다. ‘모든 정치는 지역적이다’라는 격언처럼 국제 정치도 국내 정치에 귀속된다. 국민이 이해하고 지지하지 않으면 좋은 외교 정책도 추진되기 어렵다. 우리는 부쩍 자라서 체형에 맞지 않는 작은 치수의 옷을 입고 있는 청소년에 비유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해 우리의 관심과 역량을 한반도를 넘어 전개할 여유가 없는 면도 있다. 지난 연말 국회와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해 작성한 ‘대한민국 외교 컨센서스’를 살펴봐도 책임강국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 국익 외교와 질서 외교의 두 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추상적인 선언만 있을 뿐이다. 국회에는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와 ‘국익기반 실용외교위원회’라는 상반된 목적의 2개 위원회가 존재한다. 이 두 위원회가 합동으로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 간에도 두 목표의 병행 추진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 이런 점은 글로벌 책임강국을 정책 목표로 추진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가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 준다. ‘구성주의’ 이론에 따르면 정책 형성 과정에는 국민의 집단 정서와 국민이 공유하는 서사가 중요하다. 구성주의 이론은 지도자가 원하더라도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사항들을 자문해 봐야 한다. 우선 책임강국을 지향한다면 국제 질서 구축과 유지에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의지를 보유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이 물러서면서 생기는 힘의 공백을 메우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 급변하는 정세 속에 나름의 전략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독자적 행보를 할 각오도 해야 한다. 즉 우리는 신질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할 각오를 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한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기를 국제사회가 기대한다는 점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해상 수송로를 지키는 국제 연합 작전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해외로 점차 확대해야 한다. 이를 잘 수행한다면 우리는 글로벌 강국으로 나아가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언적 정책이나 구호만으로는 글로벌 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강국이 되기 위한 정책 결정자들의 의지부터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는 우리 군의 해외 활동 확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소극적인 인식을 바꾸려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 강국과 실용외교 등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 혼재해 있는 현 정부의 외교 목표 중 우선순위도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한국 선박, 호르무즈서 피격 추정 폭발”

    “한국 선박, 호르무즈서 피격 추정 폭발”

    한국인 6명 승선… 기관실서 발생정부 “인명 피해 없어… 원인 확인 중”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하고 있던 우리 선박에서 피격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구체적인 사실 확인에 나서는 한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피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3국 선박들의 항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힌 직후 발생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8시 40분쯤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중이던 우리 선박 ‘HMM 나무(NAMU)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선박은 일반 화물선으로 한국인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외교부는 “폭발 및 화재 발생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현황 등은 확인 중”이라면서 “관련국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 봉쇄에 반발하는 이란이 중동전쟁과 무관한 국가들의 선박들까지 군사적 갈등에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제3국 선박들의 항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유도미사일 구축함과 100대 이상의 항공기, 1만 5000여명의 병력을 선박들의 항해 지원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란이 곧바로 미국 호위함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오히려 급속히 높아졌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이날 이란 남동부 자스크 인근 해역에서 해군 호위함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미사일 2발을 맞고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 통신은 “미 군함이 이란 해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기동을 강행한 직후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이 군함은 미사일 2발을 맞았고 이에 따라 항행을 계속하지 못하고 기수를 돌려 퇴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프로젝트 프리덤 발표 직후에는 민간 유조선과 벌크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측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또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며 새로운 통제선이 그려진 지도를 공개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작전을 개시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란이 통제권을 강화하고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고 나서며 트럼프 대통령의 타개책이 오히려 교전 재개의 도화선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관리체계를 수립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 구상은 이란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믿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강행할 선박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선박을 직접 호위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작전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운항을 여러 국가와 보험사, 해운기관이 조율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라며 “미 해군 함정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 주장에 대해 “미 해군 함정은 공격받지 않았다”며 “미군은 ‘프로젝트 프리덤’을 지원하고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수행 중”이라고 엑스를 통해 반박했다.
  • 통산 득점 20점 VS 5675점…전력분석원 출신의 무명감독과 스타 선수 출신의 감독 대결 승자는?

    통산 득점 20점 VS 5675점…전력분석원 출신의 무명감독과 스타 선수 출신의 감독 대결 승자는?

    프로농구 출범 29년 만에 정규리그 5위와 6위 팀 간의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이 처음으로 열리는 상황에서 전력분석원 출신의 무명 감독과 스타선수 출신 사령탑이 생애 첫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고양 소노의 손창환 감독과 부산 KCC의 이상민 감독이다. 소노의 돌풍을 이끄는 손창환 감독은 무명선수 시절을 거쳐 구단 홍보(SBS), 전력분석원, 막노동, 코치를 거쳐 지난해 4월 소노의 사령탑에 올랐다. 계성고-건국대를 졸업한 그는 4시즌 동안 프로통산 29경기 모두 95분58초를 뛰는 동안 3점슛 1개 포함 20득점을 올린 것이 프로 경력의 전부다. 일천한 선수경력에 초보 감독이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개성강한 필리핀 국가대표 출신 케빈 켐바오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네이던 나이트를 적절하게 컨트롤하면서 팀을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반면 부산 KCC의 이상민 감독은 연세대 재학시절부터 ‘오빠부대’를 이끌고 다니던 원조 오빠로 한국 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렸다. 농구대잔치 시절 ‘독수리 5형제’의 일원으로 한국 농구의 최전성기를 이끌었으며 당시 아이돌그룹 못지않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97년부터 2010년까지 13시즌 동안 모두 581경기에 출전해 5675점을 넣었다. 선수 시절 3차례 우승(1998, 1999, 2004)을 경험했고 올스타 인기투표에서 9시즌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팬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 11번은 KCC의 영구 결번으로 남았다. 이후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뒤 코치와 감독으로 이어지는 꽃길을 걸었다. 프로사령탑으로만 벌써 9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서울 삼성 사령탑을 맡아 2년 만에 팀을 챔프전에 올려놨으나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 감독으로서도 2016~17시즌 이후 무려 9년 만에 감독으로 챔프전 무대를 밟아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1일 열린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2년 전 0%의 기적(5위 팀 최초 우승)을 썼듯이 올해도 6위로 ‘0%의 기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와 코치에 이어 감독으로 우승의 달콤함을 맛보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렇지만 무서운 상승세를 이끄는 소노의 손 감독은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다. 그는 “우리 ‘위너스’ 팬들과 함께 꿈을 쏘겠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5일부터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리는 챔프전 1차전은 무엇보다도 양팀 감독의 지략대결이 그래서 더욱 볼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프로농구 챔프전에선 1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이 71.4%(28회 중 20회)에 달하는 만큼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송교창과 숀 롱, 최준용, 허훈, 허웅 등 국가대표급 주전 멤버를 보유한 KCC의 화력이 초반부터 소노의 화력을 앞선다면 일찌감치 승부가 끝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그렇지만 승부가 6~7차전까지 이어진다면 조직력과 주전의존도가 낮은 소노가 전세를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기성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KCC가 초반 2승을 선점한다면 소노가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어느 때보다 1, 2차전 기세가 중요하다”면서 “소노는 벤치 자원이 탄탄하고 선수층이 젊은 데다가 부상 변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경기가 거듭될수록 공략하기 까다로운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골프연습장협회, 다음달 25일 제47기 한국골프지도자 선발대회 개최

    한국골프연습장협회, 다음달 25일 제47기 한국골프지도자 선발대회 개최

    한국골프연습장협회(회장 윤홍범)는 오는 6월 25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CC에서 제47기 한국골프지도자 선발대회를 개최한다. 한국골프연습장협회는 2004년부터 해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아마추어 고수준 골퍼를 대상으로 지도자를 배출해왔다. 실기테스트인 선발대회를 거쳐 정해진 인원을 뽑은 뒤 시뮬레이터 데이터 분석, 골프 스윙 진단, 레슨 도구 활용법, 클럽 피팅 등 골프 지도에 필요한 이론을 교육하고 골프 지도자 자격을 준다. 이렇게 배출한 1천300여명의 골프지도자에는 평소 골프 지도에 관심이 높은 아마추어 골퍼들뿐만 아니라 현직 프로 골퍼, 레슨 프로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경영자와 골프 관련 산업체의 임직원, 자영업자, 대학교수, 전문직 등 다양한 직업의 종사자들이 포함됐다. 선발대회 합격 기준은 일반부 남자 18홀 81타 이내, 여자 83타 이내, 50세 이상 시니어 남자 83타 이내, 여자 시니어 85타 이내다.
  • 경북도의회, 구미 사곡초등학생, 청소년의회 교실 통해 민주시민 소양 함양

    경북도의회, 구미 사곡초등학생, 청소년의회 교실 통해 민주시민 소양 함양

    경북도의회(의장 박성만)는 지난 4월 30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구미 사곡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129회 경북도의회 청소년의회 교실’을 개최다. 이날 교실에 참여한 사곡초 5학년 학생 23명은 각각 의장과 도의원 역할을 맡아 실제 의회 운영 절차를 수행했다. 학생들은 직접 작성한 안건을 바탕으로 도의회 본회의 의사진행 순서에 맞춰 토론과 표결에 참여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 학생들은 ▲학교 급식의 질을 높여 주세요 ▲더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어 주세요 ▲학생들의 쉴 공간을 늘려 주세요 등의 주제로 3분 자유발언을 했다. 이어 ▲교내 CCTV 설치에 관한 조례안 ▲유튜브 시청 나이 제한에 관한 조례안을 직접 작성해 조례안에 대한 찬반 토론과 표결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을 체험했다. 참여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조례안을 만들고 찬반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학교 급식이나 등하굣길 안전처럼 우리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직접 이야기해 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소년의회 교실은 청소년들이 의정 활동을 체험함으로써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과 절차를 이해해 민주시민의 소양과 지도자적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 경북도의회가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경북도의회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험형 의정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지방의회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참여 의식을 고취할 방침이다. 도의회는 특히 일선 학교와 연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들의 현장 체험 기회를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짧게 끝난다더니”…트럼프 이란전, 37조 쓰고 ‘수렁’ 빠졌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전이 두 달째 장기전 수렁에 빠졌다. 백악관은 당초 “짧게 끝나고 경제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쟁 비용은 이미 250억 달러, 우리 돈 약 37조 원으로 불어났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에너지 시장은 흔들리고 미국 내 여론과 공화당 내부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이 크고 인기 없는 데다 뚜렷한 출구 전략도 없는 이란전의 현실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단기전과 제한적 경제 충격 전망이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명분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하고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을 제거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 체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이란은 여전히 미국을 압박할 군사 능력을 유지한 채 버티고 있다. ◆ “후회 없다”지만…짧은 전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그는 지난 1일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에서 “어리석었는지 용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명한 일이었다”며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쟁의 청구서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처음 공개한 비용 추산은 이란전이 더 이상 ‘짧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막대한 재정 부담을 동반한 장기전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이 숫자도 최종 청구서가 아닐 수 있다. 앞서 CNN과 CBS 등은 미 국방부의 250억 달러 추산에 중동 내 미군기지 복구비와 파괴된 장비 교체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전쟁 비용이 400억~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9조~74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도 부담을 키운다. 해협은 앞으로도 수주 동안 사실상 닫힌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이 곧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가격 상승이 올해 남은 기간 계속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 합의도 출구도 없다…커지는 정치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흔들린다. 그는 불과 3주 전만 해도 이란이 미국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고 돌파구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이란이 농축우라늄 반출에 협조하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는 이란이 합의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테헤란 지도부가 혼란스러워 누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플로리다에서 기자들이 공격 재개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 설명을 피하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이란의 최신 제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쟁은 외교 갈등으로도 번졌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독일 주둔 미군 수천 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란전과 거리를 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비슷한 조치를 시사했다. 2주 뒤 중국 방문도 부담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해왔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불만이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지속을 위한 의회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법정 시한인 60일을 넘겼지만 행정부는 휴전이 사실상 시계를 멈췄기 때문에 별도 승인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말해 행정부 논리를 스스로 흔들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이른바 ‘시계 정지’ 논리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간선거를 6개월 앞두고 전쟁 비용과 유가 상승, 여론 악화가 동시에 쌓이면 공화당도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NYT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이란전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 핵 능력을 막기 위해서라면 휘발유 가격 상승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 두 달째 공식 비용은 37조 원으로 불어났고 최종 청구서는 더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닫혀 있으며 협상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짧게 끝날 것”이라던 이란전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와 경제,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키우는 장기전으로 바뀌고 있다.
  • “법원이 사법개혁 요구 자초… 내란 청산으로 신뢰 되찾아야” [월요인터뷰]

    “법원이 사법개혁 요구 자초… 내란 청산으로 신뢰 되찾아야” [월요인터뷰]

    “침몰 직전 난파선” 직격서부지법 폭동에 소극 대처尹 구속 취소 등 상식 벗어나 결국 강력한 개혁 열망 폭발국민 불신 해소하려면내란 극복 의지와 조치 절실국민 재판 참여 활성화하고판결 전면 공개도 고려할 만재판소원·법왜곡죄 우려는헌재, 대법관 해석권 침해 소지법왜곡죄, 법관 공격 악용 우려쟁점 피해 방어적 선고 가능성대법 등 사법부 향후 과제대법관 수보다 다양성 고려를법원행정처장 등 공석 메워야주체적 개혁 못 하면 더 큰 시련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으로 1987년 개헌 이후 공고했던 대한민국 사법 지형이 최대 격변기를 겪고 있다. 재판소원 제도와 법 왜곡죄가 지난 3월 12일부터 사법 현장에 들어왔고, 대법관 증원은 2년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법원이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대처와 재판 결과를 축적하면서 쓰나미와 같은 사법개혁 요구를 자초했다.” 지난달 28일 경기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김선수(65·사법연수원 17기) 전 대법관(현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이 내놓은 진단은 뼈아프다. 그의 사무실 벽면에는 ‘여민동락’(與民同樂) 네 글자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지도자가 국민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라는 이 문구는 판결이 법리의 완결성을 넘어 시민의 상식에 닿아야 한다는 그의 평소 소신을 대변하는 듯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 법조인이자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 실무를 이끌었던 김 전 대법관은 “법관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실해야 한다. 재판이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멀어지면 국민은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내란 청산에 앞장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도입됐다. 개혁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개인적으로 재판소원 제도와 법왜곡죄 도입까지는 나아가지 않길 바랐지만 국민의 개혁 열망이 너무도 강력했다. 두 개의 법이 시행된 만큼, 이 개혁 성과가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K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높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로부터 일탈하려는 정권에 맞서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삼권 분립의 한 축인 법원이 국민 신뢰와 존중을 받지 못해 제 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된다면 K-민주주의는 성숙도가 떨어질 것이다.” -공개 석상에서 몸담았던 사법부를 ‘침몰 직전의 난파선’에 비유하기도 했다. “법원은 12·3 내란 국면에서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로 인해 쓰나미와 같은 사법개혁 요구를 자초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미온적 대처, 지난해 1월 19일 서부지법 폭동 난입에 대한 소극적 대처, 3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 5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 환송 등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대처를 했다. 이에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폭발했다. 이러한 사태에 앞서 ‘법원이 자정 능력을 상실한 조직으로 국민에게 비친다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으로 대체되는 것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적이 있다. 때문에 대법원이 최고법원의 지위를 상실하는 불행한 사태만은 막아달라는 취지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침몰 직전의 난파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국가 권력의 제동 장치로서 법관의 역할을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2022년 긴급조치 제9호 피해자가 국가배상을 청구한 전원합의체 사건 때 ‘긴급조치 9호와 같이 위헌적이고 영장주의를 전면적으로 폐기하는 내용의 법률이나 조치가 다시 시도된다면 법원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의견을 정리했었다. 당시 ‘그런 시도가 이뤄진다면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전면에 나서서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시도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견해를 밝히고, 대법관부터 일선의 모든 법관이 같은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거나 조치가 시행되면 그 적용을 거부하겠다고 분명히 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제시했다.”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했는데. “2022년 당시엔 전혀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동료 법관과 법조인을 지키기 위해서도, 또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서도 내란 세력에 단호하게 맞서야 했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법원이나 법원행정처는 물론이고 전국법원장회의나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내란으로 인한 국민의 트라우마와 법원에 대한 불신의 정도, 개혁 요구 등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한 채 너무나 안이하게 대처했다.”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법원이 해야 할 일은. “내란 극복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고 그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재판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하급심 판결을 포함해 모든 판결을 원칙적으로 전면 공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재판의 투명성과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재판소원 제도 도입을 기점으로 대법원과 헌재 사이 ‘최종 심판자’를 놓고 구조적 갈등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대법원의 최고 법원 지위는 명목상 지위에 불과하게 됐고, 실질적으로는 제3심급 법원으로 전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의 숙원 사업이 상고 허가 제도 도입이었는데, 재판소원 도입으로 헌재가 사실상 상고 허가제도를 도입한 최고법원이 됐다. 각하 여부를 결정하는 헌재의 지정재판부는 상고 허가 제도가 시행되던 시기 대법원의 상고 허가신청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판소원 도입에 우려되는 지점은. “헌재에 바라는 바는 대법관들의 법률 해석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할 소지가 있는 ‘한정위헌결정’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정의로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해석론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 경우 ‘문언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소수 의견을 극복하고 다수 의견으로 판결하게 된다. 그런데 헌재가 엄격한 문언 해석의 관점에서 ‘대법원 다수 의견의 견해대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다’라는 논리로 한정위헌결정을 한다면 대법관의 양심에 따른 법률해석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 헌재가 이 부분에 대해 지혜를 발휘해줬으면 한다.”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법왜곡죄가 정의로운 재판을 한 법관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한 사안 중에는 하급심 법관이 문제의식을 갖고 심층적인 연구를 거쳐 용기 있게 종전 대법원 판례와 달리 선고한 사건들이 상당수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법왜곡죄 시행 이후 형사 재판을 담당하는 하급심 법관들이 대법원 판례와 다른 전향적인 판결을 선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관들이 형사 재판을 기피하거나, 쟁점이 복잡하거나 당사자 간 치열하게 다투는 사건의 경우에 판결을 선고하지 않으려 하거나, 방어적인 판결을 선고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대법관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현재 개정된 법원조직법은 대법관의 수만 증원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 대법관 숫자가 20명이 넘어가면 활발하고 치열한 토론이 이뤄지는 전합를 운영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경우 대법원의 판례 변경 기능(법령 해석의 통일 기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 -어떤 보완이 필요할까. “대법관의 수 못지않게 구성이 중요하다. 가치와 성향, 성별, 경험, 출신, 지역 등의 측면에서 다양화가 매우 중요하다. 대법원이 서울대, 50대, 법관 출신의 남성, 보수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만 획일적으로 구성되면 시대 변화와 국민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판단이나 제대로 된 성찰 없는 판결을 선고할 우려가 크다.” -판사나 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 첫 대법관’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었는데.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시대적·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대법관으로 임명됐다는 점을 항상 자각하며 걸맞은 역할을 고민했다. 평생 법대 위에서 기록을 통해 사회 현실을 간접 체험한 동료 대법관들에게 법대 아래에서 전개되는 현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소외를 잘 전달하고자 했다. 올바른 판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대법관이 각 부에 1명씩 있으면 좋겠다.” -사법부 앞에 놓인 향후 과제는. “현재의 사법부는 80년 사법 역사상 처음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 대법관 1명이 장기 공백 상태일 뿐만 아니라 법원행정처장도 공석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인사 청문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대법관직을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이 임시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하고, 법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혁추진 기구를 구성하는 등 지혜를 발휘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법원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개혁 방안이 더 강도 높게 추진될 수도 있다.” ■김선수 전 대법관은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선수 전 대법관은 ‘인권 변호사’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시민공익법률사무소에서 인권·노동 변호사로 활동했다.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창립 멤버이자 회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과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을 맡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 사법개혁을 주도했다. 2018년 대법관으로 임명되면서 ‘1980년 이후 제청된 대법관 중 판·검사 경력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 첫 번째 대법관’으로 주목받았다. 재임 6년 동안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판례 변경 ▲동성 동반자의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 인정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 등에 관여했다.
  • “축제라더니 여성 사냥이었다”…男 수십명 달려든 영상에 세계 공분 [핫이슈]

    “축제라더니 여성 사냥이었다”…男 수십명 달려든 영상에 세계 공분 [핫이슈]

    나이지리아 남부의 한 전통 축제에서 남성 무리가 여성들을 쫓고 집단 폭력을 가하는 영상이 퍼지며 세계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영상 속 인물들을 추적해 10여명을 체포했다. 지역사회는 “전통 축제가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일 호주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사건은 나이지리아 델타주 오조로에서 열린 연례 ‘알루에도’(Alue-Do) 다산 축제 도중 벌어졌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남성들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을 뒤쫓고 일부 피해자의 옷을 찢거나 신체를 만지는 장면이 담겼다. 주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제지하지 않고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소리를 질렀다. 영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축제를 두고 “성폭력 축제”라는 격한 비판까지 나왔다. 피해자 상당수는 인근 대학 여학생으로 알려졌고 일부는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 “여자다, 잡아라”…도착 직후 표적 된 학생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대학생 에제우고 이제오마 로즈메리는 경찰 조사에서 축제 장소 인근에 도착하자마자 공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오토바이에서 내리자 주변 남성들이 “잡아라, 여자다”라고 외쳤고, 곧장 여러 명이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큰 무리가 옷을 잡아당겼고,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몸 곳곳을 만졌다”고 호소했다. 한 행인이 그를 구조했지만, 그는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사건 뒤에는 통증과 충격으로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축제 기간 일부 시간대에 여성들이 외출을 삼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어긴 여성이 공개 표적이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우발적 소동이 아니라 여성의 공공장소 출입을 문제 삼은 집단 폭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경찰 “축제 탈선시킨 범죄 행위”…여성 안전 논란 확산 델타주 경찰은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들을 추적했다. 경찰은 지역 지도자 1명과 남성 여러 명을 체포했고, 이후 체포자는 10명을 넘어섰다. 경찰은 추가 영상을 분석하며 가담자를 더 찾고 있다. 브라이트 에다페 델타주 경찰 대변인은 관련자들을 주 형사수사부로 이송했으며 가담자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공식적인 강간 피해 신고는 아직 접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영상 속 행위가 성폭력과 공개 모욕에 해당할 수 있다며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신고를 촉구했다.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이번 사건을 “축제를 탈선시킨 범죄적 요소들의 행위”로 규정했다. 전통 축제와 영상 속 폭력을 분리하려는 설명이다. 지역사회 지도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이들은 알루에도 축제가 아이를 원하는 부부에게 복을 비는 다산 의식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을 끌거나 모래를 뿌리는 행위는 상징적 의식일 뿐, 성폭력이 전통의 일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강간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부 개인이 무책임하게 행동했을 수는 있지만 축제 전체를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사회 해명은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 영상 속 폭력이 대낮에,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전통을 이유로 집단 폭력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나이지리아 여성권익단체 WRAPA의 리타 아이키는 “영상에 찍힌 행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런 폭력이 가능했던 조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공개 장소에서 이런 일을 저지르고,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구경거리처럼 대한다면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문제”라고 비판했다.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이지리아 안팎에서는 가해자 처벌뿐 아니라 문화 행사에서 여성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 ‘영남 4선’ 일군 민홍철 “민주당 전국 정당화에 가장 부합” [주간 여의도 Who?]

    ‘영남 4선’ 일군 민홍철 “민주당 전국 정당화에 가장 부합”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균형 잡힌 인력 배치도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을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영남 출신의 국회부의장은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영남권 최초 더불어민주당 4선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은 22대 후반기 국회 부의장 도전을 한마디로 ‘지역주의 극복’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의원 중심의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벗어나고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1일 “이재명 정부의 과제이면서 동시에 시대정신인 지역균형발전을 지금은 행동으로 옮겨할 때”라며 “입법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인력 배치가 함께 더해져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반기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정책이 국민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수년간 실종된 여야 협치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강한 계파색을 내면서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거부 반응이 없을 것”이라며 “여야 간 막힌 문제를 물밑에서 해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 의원은 당 내에서 계파색이 옅어 동료 의원들과 격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개헌을 추진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을 높이 평가했다. 민 의원은 “현재 국회의 행정부 견제 역할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행정부 우위의 체제 속에서는 국회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여러가지 개헌 요소가 많다”며 “우 의장의 개헌 의지가 실용적인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의장단 선거에선 처음으로 권리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 당원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당원이라면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가 반드시 실현돼 우리의 역량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영남에서 뛰고 있는 분들이 당에서 중용되는 그런 시대가 되기를 당원들도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들과의 접점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최근엔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일일이 다 찾아가 민주당이 추구하는 전국 정당화에 부합하는 인물이 자신이라는 점을 홍보했다. 그는 자신을 ‘능참봉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한다. 능참봉은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후의 능을 관리하는 벼슬이다. 민 의원은 “경남 김해시에는 김수로 왕릉이 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가 있다. 2000년을 사이에 두고 당대 최고의 지도자 묘가 있는 곳이 제 지역구”라며 “그것만으로도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 주촌면에서 태어난 민 의원은 김해고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군 법무관으로 입대해 육군본부 법무감과 고등군사법원장 등을 지냈다. 전역 후에는 변호사로 근무했다. 그러다 참여정부 시절 군 사법제도 개혁 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에 입당했고 2012년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민 의원은 21대 국회에선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 22대 국회에선 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과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영남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국가보훈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국회와 당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엔 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북아물류플랫폼 구축 관련 ‘국제물류진흥지역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에는 공항·항만·철도가 집적된 주요 거점을 ‘국제물류 진흥 지역’으로 지정하고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10년 단위 국제물류 진흥 지역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속한 규제 확인과 실증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 도입과 자금 지원 및 기반 시설을 우선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민 의원은 법안 발의 후 관계 부처 간의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수차례 협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별법 통과로 김해 지역의 국제물류 진흥 지역 지정과 국가 스마트 물류 플랫폼 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트럼프에 뒤통수 맞은 푸틴, 보복?…“핵전쟁 가능” 폭탄 발언 나왔다 [핫이슈]

    트럼프에 뒤통수 맞은 푸틴, 보복?…“핵전쟁 가능” 폭탄 발언 나왔다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핵전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핵전쟁은 불행히도 현실적인 가능성”이라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에 강경한 발언을 해 온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역 분쟁이 세계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1차 세계대전 전야에 비유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이 언급한 ‘지역 분쟁’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그리고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또 다시 ‘핵전쟁’이라는 과격한 발언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입장차가 드러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앞서 두 정상은 비공개 전화 통화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이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 등 양국 협상을 저해하는 핵심 문제에서 중재 의사를 밝히며 지상전 확대 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먼저 끝내라”라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타결의 핵심 쟁점인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더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에게) 당신들이 나를 돕기 전에 나는 당신들의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중재 의사를 밝혔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셈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핵심 권력으로 꼽히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핵전쟁’ 발언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미국을 향한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의 전략핵무기가 우리를 겨냥하고 있고 우리 핵무기도 미국을 겨누고 있다는 사실이 양국 관계의 근간”이라며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건너기 어려운 강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부각되는 상황과 관련해 “상황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팝콘을 잔뜩 준비하라”고 비꼬며 “미국이 벌이는 불화는 결국 러시아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밀착하는 이란현재 미국과 2차 종전 협상을 준비 중인 이란은 핵 포기를 종용하는 미국에 대응해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라그치 장관을 만나기 전 모두 발언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이란 국민이 독립과 주권을 위해 얼마나 용감하고 영웅적으로 싸우고 있는지를 보고 있다. 시련의 시기를 잘 넘겨 평화의 시기가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도 이란 국방부 차관과 회담을 가진 뒤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면서 “상황 해결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이란, 돼지처럼 질식할 것”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2개월 만에 새로운 작전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악시오스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면서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숨이 막혀 죽어가는 돼지’처럼 압박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해결을 원하고 나는 봉쇄를 계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이란 전쟁 승리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대신 경제적 압박을 가해 내부로부터 이란을 말라붙게 만드는 ‘고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협상은 미루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란의 ‘중간 합의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이번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가 수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 이란 전쟁 일으켰는데…“트럼프, 노벨평화상 후보 오른 듯” 현실 가능? [핫이슈]

    이란 전쟁 일으켰는데…“트럼프, 노벨평화상 후보 오른 듯” 현실 가능?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취임 전부터 공개적으로 노벨평화상에 욕심을 드러내 왔다.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인용해 “올해 노벨평화상은 개인 208명, 단체 79개 등 287팀의 후보 가운데 선정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노벨평화상은 노벨위원회 구성원 외에 각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 현직 국가 원수, 학자들, 과거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다양한 인사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는다. 올해 수상자 후보 추천 마감일은 지난 1월 31일이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캄보디아, 파키스탄 지도자들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후보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어 “올해 수상자를 점치는 도박 사이트에서는 옥중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 교황 레오 14세, 수단의 자원봉사 구호단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평화상에 집착해 온 트럼프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시작 전부터 공개적으로 노벨평화상에 적지 않은 욕심을 내 왔다. 그는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전까지 본인은 물론이고 백악관과 가족 등을 동원해 노벨상 위원회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당시 백악관은 공식 엑스 계정에 ‘평화 대통령’이라는 글귀가 적힌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의 우방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노벨상 메달을 목에 건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축하하는 자신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총리실 공식 SNS에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 돌아갔다. 이에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에서 “우리를 지지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남다른 ‘뒤끝’을 발휘했다. 미국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뒤 마차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사실상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과 가까운 두 소식통을 인용해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며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차도 지원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노벨평화상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마차도가 수상 소감에서 노벨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친다고 말했지만 수상을 수락한 자체가 ‘근본적인 죄악’이었다”면서 “만약 ‘이 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야 하니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면, 그녀는 지금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욕심 내려놓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명단에 오른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하기 전인 셈이다. 후보자 추천 마감일인 지난 1월 31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시작했고 이 전쟁으로 이란에서는 어린이 수백 명을 포함해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여러 나라가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욕심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 공식 석상에서 “내가 노벨평화상을 못 받으면 아무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자리에서는 스스로를 “평화 중재자”로 규정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인 3월 한 인터뷰에서는 “노벨상에 관심이 없다.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가, 이후에는 자신이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법 계엄 막은 대한민국 시민, 후보로 추천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 시민’은 일찌감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세계정치학회(IPSA) 전·현직 회장 등 일부 정치학자들은 지난 1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한국의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시민 전체를 후보로 추천한 정치학자들은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한 시민의 노력을 ‘빛의 혁명’이라고 규정했으며, 이는 헌법적 위기를 내전이나 탄압 없이 비폭력적 시민 참여로 극복해낸 글로벌 모범 사례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민국 시민 전체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중심에는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있다. 지난해 7월 세계정치학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노벨위원회 측에 ‘빛의 혁명’ 개요와 역사적 배경, 국제적 의의 등을 설명한 영문 설명자료를 제출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의 시기에 한국이 6개월 만에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을 전 세계가 놀랍게 지켜보지 않았느냐”며 “그 중심에는 소위 민주주의 복원력이라는 우리 국민의 힘이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오는 10월 9일 발표되고, 시상식은 12월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 양극화 올라탄 지도자들, 민주주의를 할퀴다

    양극화 올라탄 지도자들, 민주주의를 할퀴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왜 침식당하는가. 세계 곳곳은 20세기 말부터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 과정은 너무 점진적이고도 은밀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닫기 어려웠다. 하지만 임계점을 넘어서자 민주주의 퇴행은 눈에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고 고통과 갈등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정치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수전 C 스토크스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상황을 분석하고 그 원인과 과정, 해결책까지 논의의 범주에 둔다. 저자는 소득 불평등을 민주주의 침식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20세기 후반 경제의 탈규제와 상품·자본 시장의 세계적 통합 여파로 불평등이 커졌다. 경제 성장이 사회에 두루 확산하리라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선진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에서 소득 격차가 커졌다. 이후 미국, 영국, 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우파 종족민족주의가 부상하고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좌파 포퓰리즘이 등장한다. 다수의 유권자는 경멸하는 반대 진영을 계속 권력 밖에 두기 위해 선출된 지도자가 반민주적 형태를 보여도 묵인하며 응당 감수해야 할 대가로 여긴다. 이런 양극화는 퇴행적 지도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유권자들이 반대 진영과 더 극렬하게 싸우라고, 더 혐오하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양극화는 중도층이나 정치 관여도가 낮은 유권자들을 소외시키고 반대파를 키운다는 한계에 부딪친다. 이에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은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민주주의 헐뜯기를 대안 전략으로 내세운다. 유권자들을 양극화하고 싶을 때는 상대편이 얼마나 끔찍한지 말하고, 유권자들의 눈에 비친 민주주의 제도를 퇴색시키고 싶을 때는 민주주의 제도가 얼마나 끔찍한지 말하는 식이다. 때로는 둘 다 하기도 한다. 저자는 멕시코 전 대통령 로페스 오브라도르,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을 증거로 제시한다. 저자는 나아가 민주주의 퇴행에 대해 유권자가 어떻게 제동을 걸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는지 성찰한다. 그는 늘 정치에 관심을 갖고 경계하며 민주주의를 더 잘 작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소득 불평등 축소야말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라는 지적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 “이란, 이르면 이번주 美에 ‘수정 평화안’ 제시”

    “이란, 이르면 이번주 美에 ‘수정 평화안’ 제시”

    미국에 ‘조건부 협상안’을 제안했다가 사실상 거부당한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미국에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합의에 동의할 때까지 대이란 해상 봉쇄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르면 1일까지 파키스탄에 기존 협상안을 보완한 ‘수정 평화안’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새 협상안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재국을 통한 물밑 협상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핵 협상은 다음에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이 최소 20년 동안 핵농축을 중단하고 관련 제한 조치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는 중재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미국이 다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액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단기적이고 강력한’ 공습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이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잠재적 군사행동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습 대상에는 기반 시설 목표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 봉쇄를 수개월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봉쇄가 폭격보다 효과적”이라며 “그들(이란)은 내가 봉쇄를 유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도 봉쇄를 풀고 싶지 않다.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의 공격이 수치스러운 패배로 끝났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새 관리 체계를 수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모즈타바는 30일 ‘페르시아만의 날’을 맞아 “미국의 음모가 좌절된 지 두 달 만에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규칙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할 것이라며 통행료 부과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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