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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강력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3보)

    트럼프, 中 강력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3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했다.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성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무역협상으로 갈등 중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중국과 시진핑 주석, 홍콩 국민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이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와 대표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길 희망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인권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지속할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또 법안은 홍콩 경찰에 시위진압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최루탄과 고무탄, 전기충격기 등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최근 홍콩 시위 사태와 맞물려 주목받았다. 지난 19일 미 상원은 하원에서 올라온 이 법안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0일 하원도 상원이 수정한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로 가결했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협상용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이 법안을 비토하기가 불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서명을 하지 않아도 이 법안이 다시 상하원에서 3분의2이상 동의를 얻으면 자동으로 제정되기 때문이다. 상하원 의원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로 통과된 법안이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우리는 홍콩과 관련된 (미국의) 법안 통과를 강력히 규탄하며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단호하게 반격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미중 무역협상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일, 동아시아 안정 위해 협력 불가피… 日 선도적 노력 기울여야”

    “한일, 동아시아 안정 위해 협력 불가피… 日 선도적 노력 기울여야”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나오고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아주 험하게 변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최악에 빠진 한일 관계는 윈윈이 아닌 루즈루즈의 상태다. 과거사 문제로 야기된 두 나라 정부의 갈등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소돼야 한다. 과거사 문제는 그것대로 잘 관리해 해결하되 경제 분야 협력은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투 트랙 원칙을 지켜야 한다. 평소 동북아 전문가로서 동북아 지역이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곤 했다. 일본은 한국을 어느 시기부터 경쟁자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인식이 과거사 문제와 결부돼 아베 신조 정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보복 조치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방향으로 지역 질서의 미래를 설정하고 노력해야 한다. 일본은 선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할 국가다.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손잡고 협력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은 두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해 왔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 목표는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이다. 지금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우리가 나아갈 미래라는 점은 자명하다.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북한의 핵무기도 용인될 수 없으며, 북한의 급변 사태는 재앙적 결과로 귀결되기 때문에 선택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 추진 노력에 협력적이지 않았다. 한국이 특사단을 평양과 워싱턴에 보낼 때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도쿄에 가서 아베 총리에게 아주 상세하게 보고했는데도 오히려 대북 압박과 제재로 일관했다. 아베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도 양국 현안인 납치 문제를 선결 과제로 설정해 접근하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문을 남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뿐만 아니라 중단거리를 포함한 모든 탄도미사일의 폐기, 생화학무기 전량 파괴 등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돌연 일본은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다. 북한으로부터 야멸찬 퇴짜를 맞았지만 일본이 대북 관여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고무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한 ‘하나의 시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한의 시장화를 주목하면서 시장 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로 나아가고자 한다. 유럽 통합의 경험에서 교훈을 찾자면 상품, 서비스, 자본, 사람의 이동을 막는 장벽을 점차적으로 제거해 단일시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교역과 인적 교류 위에 평화를 구축하고, 평화를 기반으로 경제가 한층 활발하게 엮여 가는 선순환 전략이다. ‘하나의 시장’ 구상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반도 3대 경제벨트 구축에 더해 북방경제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구상이되 한반도를 뛰어넘는 초국경 구상이 된다. 동북아 단일시장 구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의 참여는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북미협상을 통해 속도를 내게 되면 일본도 가담하지 않을 수 없다. 비핵화가 진전돼 싱가포르 합의대로 북미 간에 새로운 관계가 수립된다면 북일 관계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북일이 국교를 정상화하면 일본의 대북 배상금은 북한의 시장경제 발달에 한몫을 할 것이다. 총 배상금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달러에다 현물을 지불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일본의 여러 경제주체가 ‘하나의 시장’에 참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남북러 3각 협력에 더해 남북일 3각 협력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 북핵 협상이 잘 진행되면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이를 위해 협상 당사자로 현재 남북한 미국, 중국에 더해 러시아와 일본까지 참여해야 제대로 된 국제협력 구도가 전개된다. 일본에 요구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안정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의 노선 전환이다. 한일 관계 역시 두 개의 기둥이 세워질 때 돌파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과의 적극적 관여를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의 이바지라고 할 수 있다. 정리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트럼프, 中 강력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2보)

    트럼프, 中 강력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2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했다.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성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무역협상으로 갈등 중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중국과 시진핑 주석, 홍콩 국민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이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와 대표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길 희망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인권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지속할지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또 법안은 홍콩 경찰에 시위진압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최루탄과 고무탄, 전기충격기 등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최근 홍콩 시위 사태와 맞물려 주목받았다. 지난 19일 미 상원은 하원에서 올라온 이 법안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0일 하원도 상원이 수정한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로 가결했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협상용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이 법안을 비토하기 불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서명을 하지 않아도 이 법안이 다시 상하원에서 3분의2이상 동의를 얻으면 자동으로 제정되기 때문이다. 상하원 의원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로 통과된 법안이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中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1보)

    트럼프, 中 반발에도 ‘홍콩인권법안’ 서명(1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했다.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성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중국과 시진핑 주석, 홍콩 국민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이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중국과 홍콩의 지도자와 대표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길 희망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인권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지속할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또 법안은 홍콩 경찰에 시위진압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최루탄과 고무탄, 전기충격기 등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난 19일 미 상원은 하원에서 올라온 이 법안을 수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0일 하원은 상원이 수정한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1로 가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비밀주의 관행에 젖어 있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비밀주의 관행에 젖어 있는 중국/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 베이징 창안제(長安街) 서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징시빈관(京西賓館)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신비한 느낌을 준다. 흔한 잿빛 건물에 민간인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 까닭이다. 이 빈관(호텔)이 유명한 것은 공산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앙전회)가 이곳에서만 열려서다. 중앙전회는 장관급인 성장(省長) 이상의 중앙위원(204명)과 공상(工商)은행 등 차관급인 국유대기업 회장이 포함된 후보위원(172명)이 해마다 모여 국가 중대 현안을 논의하며 ‘비밀회의’로 진행된다. 중앙군사위원회 소속인 징시빈관은 중국군이 운영하는 만큼 ‘가장 안전한 호텔’로 꼽힌다. 지도부 거주지 중난하이(中南海), 외국 정상의 숙소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과 같이 보안등급이 최고다. 비밀회의로 진행되는 중앙전회의 관행은 1921년 창당과 맥이 닿아 있다. 당국의 감시를 피해 대회 장소를 갑자기 바꿔야 했던 공산당이 1949년 집권 때까지 지하당으로 전전한 이력 때문이다. 중앙전회가 비밀리에 열리다 보니 징시빈관은 중국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 산실’이기도 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천명한 11기 3중전회가 열려 덩샤오핑(鄧小平)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직후 소집한 13기 4중전회에서는 ‘무명’의 상하이시 당서기 장쩌민(江澤民)을 총서기로 뽑아 3세대 집단지도체제가 출범했다. 비밀주의 관행은 이뿐 아니다. 전·현직 지도부의 휴가를 겸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도 기간이나 결과 모두 깜깜무소식이다. 이 회의에서 권력투쟁이 결판나는 만큼 중앙전회를 ‘거수기’로 만들기도 한다. 공산당에만 비밀주의가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제재를 받는 화웨이(華爲)도 언론에 일절 응하지 않는 ‘신비주의’로 기술력과 사업규모가 베일에 가려 있다. 민영이지만 ‘중국을 위하여’라는 이름부터 민족주의 색채가 짙은 회사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는 군 장교 출신의 홍색자본가다. 관급 공사를 독점 수주한 덕에 급성장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비밀주의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큰 재앙을 부른다는 데 있다. 불과 17년 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당국은 쉬쉬했다. 몇 달 뒤 사스로 베이징 시민들이 목숨을 잃자 뒤늦게 진상을 공개했지만 초기 대응 실패로 22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며칠 전 흑사병 발병 때도 사실 공개는커녕 온라인 통제에 나섰다. 20일이 지나 당국이 발표한 내용은 이렇다. “베이징은 흑사병 환자 2명을 적절히 치료 중이다. 격리 치료와 접촉자 추적관찰, 예방 조치 중이다.” 질병예방통제센터 발표는 더욱 가관이다. “흑사병은 예방·치료할 수 있다. 흑사병 발생 지역이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 없다.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게 좋다.” 이런 무성의한 발표에 ‘괴담’이 순식간에 퍼져 민심이 뒤숭숭해졌다. 뼈아픈 기억은 오래가는 법인데도 이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미국에 “태평양을 나눠 갖자”고 호기 부릴 만큼 성장한 중국이 ‘차이나드림’을 앞세우기보다 ‘비밀주의’부터 청산해야 한다.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북한 최고지도자 비밀방중 관행도 70년 만에 깨뜨리지 않았는가. khkim@seoul.co.kr
  • 코빈 ‘반유대주의 논란’, 英 노동당 총선 악재로

    코너 몰린 코빈, 존슨 무역협정 문서 폭로 “정부, 美에 공공 보건서비스 팔려고 내놔” 영국 노동당이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내 유대교 최고지도자의 전례 없는 비판에 제러미 코빈 대표는 “노동당 내에 반유대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지만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의 62개 유대교회당을 이끄는 에프라임 미르비스 랍비장은 일간 더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영국에 사는 유대인들이 노동당의 집권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당이 반유대주의를 없애고자 최선을 다한다는 주장은 허황된 소설”이라면서 “노동당은 수뇌부에서부터 (반유대주의라는) 새로운 독이 뿌리내린 곳”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유대주의에 대한 코빈 대표의 대응은 만인에 대한 존중과 존엄이라는 영국의 가치와 모순된다”며 코빈이 차기 총리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임을 강조했다. 노동당이 반유대주의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코빈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15년 9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코빈 대표가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 찬성 집회에 참석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친구’라고 부르는 등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17년엔 13명의 하원의원이 당을 나가면서 반유대주의 대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코빈 대표는 그러나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당을 둘러싼 반유대주의 의혹을 부인하며 유대인 공동체에 사과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요청을 네 번이나 거절했다. 그는 “노동당의 대응이 허황됐다는 미르비스 랍비장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자신이 취임한 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강력하고 진보된 대응 절차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도 현재 영국과 노동당 정부하에서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사태는 코빈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비판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유대교 공동체에서는 “노동당의 부진한 대응을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소수자의 인권을 돌보지 않는 보수당이 안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날 영국 무슬림 평의회는 보수당이 그동안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며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27일 영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에서 공공의료 서비스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거래 대상에 올려놓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코빈 대표는 영국과 미국 정부가 무역 및 투자 워킹그룹에서 논의한 내용을 담은 451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존슨이 NHS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팔려고 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총선은 이제 NHS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됐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일, 동아시아 안정 위해 협력 불가피… 日 선도적 노력 기울여야”

    “한일, 동아시아 안정 위해 협력 불가피… 日 선도적 노력 기울여야”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나오고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아주 험하게 변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최악에 빠진 한일 관계는 윈윈이 아닌 루즈루즈의 상태다. 과거사 문제로 야기된 두 나라 정부의 갈등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소돼야 한다. 과거사 문제는 그것대로 잘 관리해 해결하되 경제 분야 협력은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투 트랙 원칙을 지켜야 한다. 평소 동북아 전문가로서 동북아 지역이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곤 했다. 일본은 한국을 어느 시기부터 경쟁자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인식이 과거사 문제와 결부돼 아베 신조 정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보복 조치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을 가로막아 타격을 가하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방향으로 지역 질서의 미래를 설정하고 노력해야 한다. 일본은 선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할 국가다.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손잡고 협력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은 두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해 왔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 목표는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이다. 지금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우리가 나아갈 미래라는 점은 자명하다.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북한의 핵무기도 용인될 수 없으며, 북한의 급변 사태는 재앙적 결과로 귀결되기 때문에 선택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 추진 노력에 협력적이지 않았다. 한국이 특사단을 평양과 워싱턴에 보낼 때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도쿄에 가서 아베 총리에게 아주 상세하게 보고했는데도 오히려 대북 압박과 제재로 일관했다. 아베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도 양국 현안인 납치 문제를 선결 과제로 설정해 접근하기 때문에 진정성에 의문을 남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무기뿐만 아니라 중단거리를 포함한 모든 탄도미사일의 폐기, 생화학무기 전량 파괴 등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돌연 일본은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다. 북한으로부터 야멸찬 퇴짜를 맞았지만 일본이 대북 관여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고무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한 ‘하나의 시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한의 시장화를 주목하면서 시장 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로 나아가고자 한다. 유럽 통합의 경험에서 교훈을 찾자면 상품, 서비스, 자본, 사람의 이동을 막는 장벽을 점차적으로 제거해 단일시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교역과 인적 교류 위에 평화를 구축하고, 평화를 기반으로 경제가 한층 활발하게 엮여 가는 선순환 전략이다. ‘하나의 시장’ 구상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반도 3대 경제벨트 구축에 더해 북방경제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구상이되 한반도를 뛰어넘는 초국경 구상이 된다. 동북아 단일시장 구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의 참여는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북미협상을 통해 속도를 내게 되면 일본도 가담하지 않을 수 없다. 비핵화가 진전돼 싱가포르 합의대로 북미 간에 새로운 관계가 수립된다면 북일 관계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북일이 국교를 정상화하면 일본의 대북 배상금은 북한의 시장경제 발달에 한몫을 할 것이다. 총 배상금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달러에다 현물을 지불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일본의 여러 경제주체가 ‘하나의 시장’에 참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남북러 3각 협력에 더해 남북일 3각 협력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 북핵 협상이 잘 진행되면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이를 위해 협상 당사자로 현재 남북한 미국, 중국에 더해 러시아와 일본까지 참여해야 제대로 된 국제협력 구도가 전개된다. 일본에 요구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안정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의 노선 전환이다. 한일 관계 역시 두 개의 기둥이 세워질 때 돌파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과의 적극적 관여를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의 이바지라고 할 수 있다. 정리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11회 광주시의회대상 시상식

    11회 광주시의회대상 시상식

    경기 광주시의회는 27일 의회 본회의장에서‘2019년도 광주시의회대상’시상식을 열고 문화예술 등 8개 분야에 대한 의회대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문화예술부문 김정옥 얼굴박물관 관장, 교육부문 전찬진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 팀장, 체육부문 한정남 광주중학교 복싱부지도자, 지역사회봉사부문 박상열 대한적십자봉사회 광주시 지구협의회 회장, 지역안정부문 김학성 도척생활안전협의회 회장, 행정부문 김미희 광주시청 문화관광과 팀장, 지역경제부문 정병목 동성코메즈 대표, 환경보전부문 배명선 한강유역환경청 명예환경감시원 등 8명이다. 광주시의회대상은 지역사회 및 의회발전에 기여한 시민과 공무원을 선발ㆍ시상하는 상으로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했다. 박현철 의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자의 역할을 해 온 수상자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의회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올 가장 빛난 여성 체육인에 수영 김서영… 신인상은 육상 양예빈

    여자수영 간판스타인 김서영(25·경북도청)이 올해 대한민국을 가장 빛낸 여성 체육인으로 뽑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시상식을 열고 김서영에게 여성체육대상을 시상했다고 밝혔다. 김서영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혼영 200m 한국 신기록과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경영 월드컵에서 여자 개인혼영 200m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 여자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다. 여성체육지도자상은 전 여자테니스 국가대표 감독으로 테니스 스타 정현을 지도한 김일순(50) 감독이, 신인상은 29년 만에 여자중학교 400m 한국 신기록을 세운 육상 샛별 양예빈(15·계룡중)이 받았다. 공로상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미라(67·양천구체육회)가, 꿈나무상은 피겨 이해인(14·한강중), 야구 박민서(15·성동구리틀야구단), 탁구 유예린(11·청명초), 역도 박혜정(16·선부중), 배드민턴 김민선·김민지(13·남원주중)가 수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종교계 “3·1운동 민족대표는 33인 아닌 50인이었다”

    종교계 “3·1운동 민족대표는 33인 아닌 50인이었다”

    ‘불교, 천도교, 기독교 세 종교가 단일한 목적하에 연합한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 흔히 1919년 일제에 항거한 3·1운동을 놓고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각 종교의 입장과 이해에 치우친 과정과 역사의 해석 탓에 3·1운동 정신은 제대로 빛을 발하지도, 계승되지도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 일쑤이다. 그런 상황에서 불교, 천도교, 기독교가 머리를 맞대 3·1운동의 모든 것을 다시 점검하고 평가한 공동자료집이 출간돼 종교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3개 종교의 역사학자들이 3년여의 공동 작업 끝에 낸 자료집은 8권의 방대한 분량이다. 1~2권이 당시 언론에 보도된 3·1운동을 소개하고 있다면 3~7권은 3·1운동에 참여한 민족대표에 얽힌 자료를 세밀하게 담고 있고 마지막 8권은 민족대표들의 묘소와 생가 등 유적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자료로 엮었다. 자료집의 가장 큰 특징은 3·1운동의 시작과 과정을 어느 한 종교에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집대성했다는 점이다. 자료집은 우선 3·1운동이 종교계의 주도로 시작된 항거였음을 못 박고 있다. 1910년 일제가 강제합병을 한 이후 정치단체와 사회단체 모두를 폐지시켜 사실상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단체는 종교단체와 교육단체뿐이었다. 그러므로 “종교단체와 교육단체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보다 전반적인 지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종교 지도자들은 3·1운동을 계획하면서 먼저 민중의 신망을 가진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판단 아래 박영효, 윤치호, 한규설, 김윤식, 윤용구, 송병준 같은 인물들과 교섭해 동참하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채 결국 종교단체와 학생들의 연합으로 3·1운동을 일으켰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족대표가 50인이었음을 밝혀낸 점이다. 지금까지 3·1운동 민족대표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자료집을 보면 3·1운동이 전개되기까지 더 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3·1운동과 관련해 출판법, 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람은 총 48명이다. 여기에 독립선언서에 서명은 했지만 중국 상하이로 이주해 해외 독립운동을 벌인 김병조와 옥중 순국한 양한묵까지 더하면 3·1운동 민족대표는 50인이다. 불교계의 참여와 관련한 해석도 색다르다. 민족대표 중 불교계는 용성 스님과 만해 스님 두 명뿐 대다수가 천도교 외 기독교 인사였지만 불교계가 참여하면서 종교 운동이 아닌 민족운동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자료집에는 범어사와 해인사, 통도사, 동화사, 마곡사 등 사찰 스님과 신도 대중들이 주도한 만세 운동 등 불교계의 활동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인 법현 스님은 “이번 자료집이 민간에서 만든 최초의 종합 집대성 자료라는 의미에 더해 불교도 정확히 제 몫을 했음을 증명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자료집에 따르면 민족대표의 유적지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57곳)이었고 다음은 충청권(26곳)이었다. 이에 비해 제주도 지역엔 1910년 말 안악사건에 연루되어 유배된 남강 이승훈 선생의 유적지만 남아 있어 비교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는 이와 관련해 “제주도에는 제주 해녀들의 항일유적지와 3·1운동 1년 전 일었던 항일운동 발생지가 있다”며 “이들 유적지는 3·1운동 이전의 유적지이지만 기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우리는 급변하는 동북아의 생명 환경 속에서 안전과 안락보다는 위기와 도전을 선택하며 책임적 신앙인으로 응답할 것을 요청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번 출판된 공동자료집은 이 시대를 향한 우리들의 책임 있는 응답의 준거요, 지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란의 사우디 드론공격, 넉달 전부터 비밀기지서 준비”

    9월 공격전까지 혁명수비대와 5번 회의 “중동 美기지서 동맹 사우디로 표적 선회” 미국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일일 원유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반 토막 낸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뒤이어 이란이 배후를 넘어서 공격의 직접 주체임을 나타내는 증거가 속속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수뇌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 여럿을 취재, 이란 공격이 사실이라며 전말을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5월부터 수차례 회의를 가졌으며,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이 작전을 사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군사·안보 관련 고위 관리들은 지난 5월 이란 수도 테헤란 남부의 비밀 기지에 모여 사우디 공격을 위한 첫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엔 정예부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미사일 개발과 비밀작전을 담당하는 최고위층도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호세인 살라미 IRGC 사령관(소장)은 “우리의 칼을 꺼내 그들(미국)에게 교훈을 줄 때가 왔다”고 말했다. 강경론자들은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를 포함, 미국의 고부가가치 자산을 표적으로 삼자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대체로 미국을 자극하기보단 그 동맹인 사우디를 목표로 하는 쪽을 선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9월 초 최종 결론을 얻을 때까지 최소 다섯 차례 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공격이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돼야 하고, 적에게 경제적 고통을 줘야 하며, 미국에 강력한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에 거의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도 회의에 한 번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보도에 대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는 논평을 회피했다. 사우디 정부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알리레자 미류세피 뉴욕 주재 이란대표부 대변인은 이 공격에서 하메네이의 역할에 관한 로이터의 상세한 질문에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또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 개최, 메리언 그라헥 기조강연 예정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 개최, 메리언 그라헥 기조강연 예정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를 오는 11월 28일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진흥원 측에 따르면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는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이 변화의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청소년과 기성세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PBL×청소년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문을 여는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는 기조강연, 주제강연, 토론으로 구성했다. 기조강연은 미네르바스쿨에서 PBL을 경험한 이너플레닛 공동설립자 ‘메리언 그라헥(Marion Grahek, 23세, 청소년)’이 맡았다.메리언은 ‘가상, 글로벌, 지역 : 미네르바 학생은 어떻게 4년 동안 7개 도시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까?’라는 주제로 컨퍼런스의 막을 연다. 이어서 박윤수 숙명여대 교수가 ‘수업 방식은 학생 간 사회적 자본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8개 기관·단체(구름학교, 유쓰망고, 미래교실네트워크, 창덕여중,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재미교육연구소, 서울특별시립성동청소년센터, 고등학자)의 PBL 실천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토론시간에는 ‘우리는 PBL 생태계 구축을 위해 어떻게 협력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청중 소통할 예정이다. 한편, 제1회 KYWA PBL 컨퍼런스는 ‘PBL을 경험한 청소년’, ‘교수자 중심 교수학습법에서 학습자 중심 교수학습법인 PBL(Project Based Learning)로 교수학습법을 전환한 청소년지도자와 교사 등 청소년과 함께하는 사람들’ 300명이 청중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보 없다던 日 “지소미아 발표 죄송하다” 사과 들통

    양보 없다던 日 “지소미아 발표 죄송하다” 사과 들통

    일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결정에 대한 양국 합의 내용을 실제와 달리 발표한 것과 관련해 외무성 차관 명의의 사과 메시지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결정이 양국에서 발표된 지난 22일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외교부는 주한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들였다. 이는 같은 날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결정을 두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당장 변화는 없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항의하고자 한 것이었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 발표 내용에 ‘현안 해결에 기여하도록 국장급 대화를 해 양국 수출관리를 상호 확인한다’, ‘한일 간 건전한 수출실적 축적 및 한국 측의 적정한 수출관리 운용을 위해 (규제대상 품목 관련) 재검토가 가능해진다’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었다. 외교부는 일본 대사관 정무공사에게 이런 합의내용과 다른 일본 정부의 입장이 보도된 데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 대사관 정무공사는 경산성의 발표에 대해 ‘죄송하다’라는 표현으로 사과했고, 이것이 일본 외무성 차관의 메시지라고 밝혔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일본 정부가 이렇게 사과의 뜻을 밝혔음에도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결정 후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자 청와대는 공개적으로 일본의 행태를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그 발언이 사실이면 지극히 실망”이라면서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일본 측이 ‘한국이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을 일본 측이 부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5일 서면브리핑에서 “일본 측은 분명히 사과했다”며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의 지적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가 들어온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치권, 사소한 논란 키워 국민 둘로 분열… 성찰의 공간 회복 절실

    정치권, 사소한 논란 키워 국민 둘로 분열… 성찰의 공간 회복 절실

    1945년 12월 30일 새벽 6시 원서동 74 송진우 자택에서 13발의 총성이 울렸다. 건넌방에 있던 양자 송영수, 외사촌 양신묵이 쫓아갔지만 고하는 얼굴과 심장 등에 6발의 총을 맞고 절명해 있었다. 송진우는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자 지주와 친일파가 주를 이루고 원세훈 등 독립지사들이 일부 참여한 한국민주당(한민당) 수석총무(지금의 대표최고위원)였다. 당색으로 보면 조선공산당과 대척점에 있는 극우 정치세력을 대표하지만, 송진우 개인적으로는 비타협적 민족주의자로서 충칭 임시정부 봉대론을 주장하던 중간파였다. 송진우는 전날 오후 주한미군사령관 하지 중장을 만난 뒤, 그날 밤 경교장의 반탁운동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좌우익은 물론 중간파 주요 인사들이 모여 있었다. 김구 등 충칭 임시정부 관계자들은 미군정과 실력대결까지 주장했고 송진우는 신중론을 개진했다. 송진우는 평소 미군이 2년쯤 머물러야 한다는 ‘훈정론’을 펴 왔던 터였다. ●하나의 조국 꿈꾸던 이들 암살·투옥·납북당해 12월 27일 동아일보 등의 ‘신탁통치 가짜뉴스’로 말미암은 반탁운동은 해방정국을 급랭시켰다. 송진우 암살은 좌우 극단세력의 테러와 유혈 충돌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송진우 피살 12시간 전인 12월 29일 자칭 조선인민공화국(인공)의 기관지 조선인민보가 수류탄 테러를 당했다. 해방 후 언론사에 대한 첫 테러였다. 다음날 송진우가 암살당하고, 이듬해 1월 2일 한민당 기관지 동아일보가 좌익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 6일엔 중도적 서울신문까지 습격을 당했다. 좌파 성향의 중앙신문도 당했다. 7일엔 극우 성향의 대동일보가 피습됐고, 8일엔 좌익 성향의 자유신문사 공장에 다이너마이트가 날아들었다. 1월 2일 박헌영의 조선공산당이 3상회의 지지로 돌변하는 성명을 내면서 대결 정국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제야 충칭 임정은 ‘신중한 방법론’을 모색했다. 김규식 임정 부주석, 한국국민당의 안재홍, 조선인민당의 여운형 그리고 임정 안의 조소앙·김원봉 등 비주류가 포함된 중간파들은 이미 정국의 안정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었다. 이들은 공산당과 한민당 내 중간파들과 개별적인 회합 끝에 7일 전체 모임을 갖고 4당 코뮤니케(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3상회의 결정에 따라) 탁치는 우리 (임시)정부가 수립된 후에 자주독립 정신에 의하여 해결하고”, “정쟁의 수단으로 암살과 테러 행동은 국가 독립을 방해하는 자멸행동이므로 절대 반대한다.” 당시 긴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단일의 임시정부 수립이었다. 코뮤니케에 서명한 대표들은 인민당의 이여성·김세용·김오성, 한민당의 원세훈·김병로, 국민당의 안재홍·백홍균·이승복, 공산당의 이주하·홍남표 등이었다. 하지만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8일 한민당 주류는 이를 거부했다. ‘반탁 정신이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공산당 역시 코뮤니케가 마치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을 전면 지지하는 것으로 선전했다. 해방 후 첫 남북단일정부 수립을 위한 좌우연합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는 그렇게 극단세력의 방해로 무산됐다. 안재홍은 그 전말을 이렇게 정리했다. “탁치 문제는 임시정부 수립 후 독립정신에 준하여 해결하기로 한 약정을 (한민당은) 어구가 철저치 못하다고 취소를 발표하고, (공산당 측은) 4당 전부가 3상 결정 전면지지에 기울어진 것처럼 선전하여 민중의 의혹과 불만을 조장하였다”, “4당 코뮤니케가 불발로 끝난 것은 1차적으로 한민당, 2차적으로 공산당에 책임이 있다.” 반탁과 찬탁의 대결은 해방공간을 ‘애국과 친일의 대결’에서 좌우익의 대결 구도로 바꿔 버렸다. 우파는 비상국민회의로 집결했고, 좌파는 민주주의민족전선(민전)으로 결집했다. 좌우합작에 의한 통일국가 건설을 추구하던 중간파의 공간은 좁아졌다. 대신 허약했던 이승만, 한민당 등 극우세력은 확고한 기반을 확보했고, 좌익도 중도좌파의 광범위한 기반을 약화시켰다. 그렇다고 물론 자주적인 통일국가 건설에 대한 국민적 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 국민은 극좌·극우의 패권주의가 아니라 중도파의 합작활동에 주목했다. 일제하에서는 비타협적 항일독립투쟁을 벌였고 해방 후엔 민족, 민주, 자주, 통일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데 목숨을 건 이들이었다. 소련과 미국에 기대 집권하려던 좌우 극단주의자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미군정은 1946년 8월 해방 1년을 맞아 800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인이 추구하는 정치형태는 대중정치(대의정치) 85%, 계급독재 3%였으며, 한국인이 원하는 체제는 사회주의 70%, 자본주의 14%, 공산주의 7%이었다. 앞서 1945년 11월 우익 성향의 선구회가 서울시민 978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선을 이끌어 갈 지도자’ 조사에선 중도좌파의 여운형이 33%로 가장 앞섰다. 그 뒤가 이승만(21%), 김구(18%), 박헌영(16%), 김일성(9%), 김규식(5%)이었다. 이승만을 밀던 미군정은 1946년 3월 자문기구인 민주의원 의장을 이승만에서 김규식으로 바꿨다. 1차 미소공동위가 결렬되자 여운형·김규식 등 좌우합작을 추진하던 중간파를 지원했다. 당시 미군정은 김구·이승만 등을 극우로, 김규식·원세훈 등을 중도우파, 여운형·김성숙·장건상 등을 중도좌파, 박헌영 등을 극좌로 분류하고 있었다. 합작위원회는 7월 19일 김규식(우파 주석)·원세훈·김붕준·안재홍·최동오(이상 우파), 여운형(좌파 주석)·허헌·정노식·이강국·성주식(이상 좌파)를 대표로 출범했다. 합작 원칙을 놓고 옥신각신하던 끝에 10월 4일 7원칙을 발표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양극단이 발목을 잡았다. 한민당은 토지개혁 원칙(몰수 혹은 체감몰수 및 무상 분배)을 문제 삼아 탈퇴를 선언했다. 조선공산당은 좌파 3개 정당의 합당 공작을 통해 합작위원회의 중도좌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1947년 5월 2차 미소공동위가 열리면서 다시 좌우합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이번엔 7월 19일 여운형이 암살당했다. 좌우합작 활동은 사실상 좌초하고, 통일정부 수립에 대한 기대감도 멀어졌다. 이후 하나의 조국을 꿈꾸던 이들은 김구처럼 암살을 당하거나, 안재홍·조소앙·원세훈·조완구·김약수·김원봉처럼 납북됐거나 북행했고, 남에선 김창숙·김성숙·장건상처럼 끝없는 감옥살이를 견뎌야 했다. ●중간 지대 없애 억지·폭력에 의지하게 만들어 가짜뉴스에서 시작된 신탁통치 논란은 한국인을 좌와 우로 단절시켰다. 38선에 중립지대가 없었던 것처럼, 좌우 극단 이외의 중간지대를 없애 버렸다. 그 후유증은 해방정국과 남북의 극우·극좌 정권 수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성찰과 대화 대신 억지와 폭력에 의지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정치권은 사소한 논란조차 증폭시켜 국론과 국민을 둘로 분열시킨다. 가짜뉴스로 대중의 눈을 멀게 하고, 거짓 선동으로 대중을 동원한다.●檢개혁·조국사퇴 집회 공감 합친 수치도 97.9% ‘조국 사태’는 73년 전의 분열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실례였다. 8월 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때부터 장관에 임명되던 9월 초까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찬반 응답자는 전체의 93.7%(8월 23일), 96.8%(9월 8일)이었다. 10월 초 조국의 장관직 사퇴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찬반 응답자는 전체의 96.8%였다. 서초동의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의 조국 사퇴 집회에 대한 공감도를 합친 수치도 전체의 97.9%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도 중간지대는 사라졌다. 긍정과 부정을 합치면 8월 셋째 주(96.8%), 9월 셋째 주(97.2%), 10월 둘째 주(97.5%) 모두 100%에 가까웠다. 앞선 대통령의 집권 3년차 2분기의 경우 김영삼 69%, 김대중 64%, 노무현 87%, 이명박 90%, 박근혜 90%였다. 이런 현상도 나타났다. 이른바 ‘빤쓰 목사’가 “대한민국에서 보수의 중흥을 이끄는 지도자”(뉴욕타임스 아시아판)로 언급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가 벌이는 ‘문재인 퇴진’ 농성장에서 ‘만세’를 외쳤다. 이른바 진보 논객들은 성찰이 아니라 진흙탕 싸움에 몰두했다. 사실 ‘조국 문제’는 좌건 우건 정쟁과 시비에 앞서 성찰의 문제였다. 지금 우리에겐 숨쉴 틈이 없다. 이편 아니면 저편이어야 한다. 생각할 공간도 없다. 옳고 그름을 두부모 자르듯 쪼개야 한다. 숨쉬고 생각하고 성찰하는 공간은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시위 주도 인사·정치 신인 등 대거 입성 범민주, 선거인단 1200명 중 117명 확보 ‘친중파 일색’ 행정장관 선거서 견제 가능 내년 입법회 선거 재현 땐 행정부 견제도 친중파 몰락에 시진핑 ‘중국몽’은 흔들 람 장관 책임론… 中, 문책성 인사 할 듯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고 친중파가 참패하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뽑자’는 홍콩인들의 민의가 투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친중파 현역 의원들이 사실상 전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25일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보다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대표들과 친중파를 견제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쇠망치를 든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자 범민주 진영이 ‘플랜B’로 내세운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구에서 승리했다. 홍콩대 3학년생 요르단 팽도 처음 선거에 출마해 친중파 유명 정치인 호러스 청을 물리쳤다. 홍콩 교민 안모(41)씨는 “우리나라에서 2004년 4월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친중파 대부분이 퇴출됐지만 범민주 진영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물갈이’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콩 행정수반 선출 선거인단 제도 자체가 친중 성향 인사로 채워지게 설계돼 있어 완전한 자치정부 구성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들 117명이 끊임없이 홍콩 정부와 베이징을 성가시게 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면 조금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재현된다면 범민주 진영이 지역구(35석) 대부분을 차지해 친중 성향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상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찰 진압으로 수세에 몰린 시위대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센트럴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집회가 재개돼 시위대 돕기에 나섰다. 범민주 진영 당선자들과 시민들도 홍콩 이공대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시위대 사면을 압박하고자 람 장관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로 향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글을 공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 주석의 ‘중국몽’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홍콩·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대만 통일까지 내다봤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홍콩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람 장관 해임 여부 질문에 “중국 정부는 그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홍콩 선거 현장을 직접 살펴본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시 주석은 그간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고 람 장관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홍콩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 대상은 람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체제에 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폭력 시위 대신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완전한 자치)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성인 선수들이 학생 선수보다 더 맞고 더 욕 먹는 이유 알고보니

    성인 선수들이 학생 선수보다 더 맞고 더 욕 먹는 이유 알고보니

    성인인데···언어·신체·성폭력 모두 학생 선수보다 심각언어 폭력 당한 비율은 학생 선수 피해 비율 두 배 넘어성폭력 피해 비율은 학생 선수 피해의 3배에 달해실업 선수들은 팀 해체나 불이익 때문에 소극적 대처“이거 못 하면 패배자다. 그럼 X신이지…(중략) 야, 너 일로와. 이 XX, 이X아, 글러빠진 XX.”(20대 중반 선수) “강압적으로 여자선수들한테 감독님 지인 분들을 소개해줘요. 계속 연락하라고 하고.”(30대 초반 선수)실업팀 성인선수 일부가 거의 매일 매를 맞는 등 학생선수들보다 언어·신체·성폭력을 더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실업팀 선수(1251명) 인권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선수들은 언어폭력(33.9%), 신체폭력(15.3%), 성폭력(11.4%)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인권위가 발표한 ‘초중고 학생선수(5만 7557명) 인권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학생선수들은 언어폭력(15.7%), 신체폭력(14.7%), 성폭력(3.8%)을 겪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인권위 조사결과, ‘나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문항에 여성선수(37.3%)와 남성선수(30.5%)가 있다고 답했다.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55.0%)나 선배선수(51.9%) 순으로 나타났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실업선수들은 주로 ‘머리 박기, 엎드려 뻗치기 등 체벌(8.5%·중복응답)’, ‘계획에 없는 과도한 훈련(7.1%)’,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5.3%)’ 등을 당했다. 특히 이중 ‘거의 매일’ 신체폭력을 경험한다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선수들 10명 중 1명은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성인선수들이 겪는 성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한 30대 여성 선수는 “감독이 시합 끝나고 카메라가 집중됐을 때 자신에게 가슴으로 안기지 않았다고 화를 냈다”며 “‘선생님을 남자로 보느냐, 가정교육을 잘 못 받은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선수들은 ‘신체 모양, 몸매 관련 농담’(6.8%),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5.3%)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는 경우’(4.1%) 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인권위는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성인 선수임에도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실업선수들은 인권침해 피해를 당해도 문제를 제기할 경우 팀이 해체되거나 보복과 불이익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직장운동선수 인권 교육과 정기적 인권실태조사 실시 ▲가해자 징계 강화와 징계정보시스템 구축 ▲합숙소 선택권 보장 등을 검토해 관련 부처와 대학체육회 등에 권고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日 ‘유감’ 억지주장에 “이런 식이면 지소미아 종료해야”

    日 ‘유감’ 억지주장에 “이런 식이면 지소미아 종료해야”

    청와대가 전격적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연기 카드를 내며 양국의 갈등 국면을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일본 정부는 ‘유감’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되레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지소미아를 종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5일 일본 공영방송 NHK 보도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전날 오후 늦게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산업성은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과 논의를 주고받은 직후인 22일 18시 7분 한국을 향한 수출 관리에 관해 수출관리 정책 대화 재개 및 개별심사 대상 3품목의 취급에 관한 앞으로의 방침을 발표했다”며 “그 방침의 골자는 한국 정부와 사전에 조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NHK는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가 “22일의 기자회견 후 한국 측의 문의에 응해 발표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한국 측의 주장은 유감스럽다. 이대로라면 신뢰 관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요미우리신문은 외교 경로 등으로 경제산업성의 왜곡 발표에 강력히 항의했더니 일본 측이 사과했다는 청와대 측의 설명에 대해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가 “그런 사실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 지소미아 종료 연기 후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경산성 발표를 보면 한일 간 당초 각각 발표하기로 한 일본 측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한일 간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이런 내용으로 협의가 됐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실장은 일본의 행동에 대해 외교 경로 등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이에 대해 일본 측은 ‘한국이 지적한 입장을 이해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사과한다’며 ‘한일 간 합의 내용은 변함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언론을 통해 ‘사과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주장해 어렵게 마련된 대화 창구가 다시 얼어붙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전 도쿄 경제산업성 건물에서 기자들에게 청와대의 비판에 대해 “알고 있으나 별로 생산적이지 않으니 논평을 삼가겠다”며 입을 닫았다.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에 우리 정부가 보다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합의한 부분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를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보고, (그 뒤에도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되면 아마 종료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앞으로의 자세를 보고 내일도 (지소미아를) 끊을 수 있고, 한 달 후에도 끊을 수 있고. 지금 정부 입장은 길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며 “길게 봐버리면 이게 그냥 1년 유예하고 똑같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한 달 후, 또는 적어도 두 달 안에 결정이 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답답할 수 있는데 사실 이건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일본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소미아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고 지나치게 종료시키는 게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거라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라며 “지소미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이번 합의를 두고 ‘양보한 것이 없다’고 억지 주장을 하는 데 대해 “지금까지 자기들의 논리들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항복하는 안을 가져오기 전에, 다시 말해서 일본이 만족하는 안을 가져오기 전에 협상은 없다는 원칙이 깨졌다”고 분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지소미아 연기, 한미일 갈등 해소 지렛대 돼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조건부 유지 결정 이후 한일 두 나라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일은 다음달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 일의 핵심 사안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일 양국 기업과 한국 국민의 자발적 성금을 더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제안이 현재까지 거론된 것 가운데 피차 가장 수용 가능한 안으로 꼽힌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기자들에게 “한일 간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수출 규제 문제도 풀기가 쉬워진다.  한일 두 나라는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상황 관리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계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조건부 유지 결정 이후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청와대가 실망을 표시한 일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청와대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이라며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말 전후로 우리 법원이 배상금액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돌입할 수 있어 양국은 일정 진행을 서둘러야 하고, 그때까지 서로를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은 지소미아 문제를 관철시킨 만큼 한일에 대한 압박도 거둬들여야 한다. 한일 간 관계 개선 배경에는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규제 관련 국장급 협의는 한국에 명분을 주기 위한 일본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양쪽 모두 미국의 강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한 발짝 물러섰다”고 평가했다. 한일 양국에 과도한 인상폭을 강요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 문제에 미국은 전향적인 자세를 보임으로써 모처럼 형성된 한미일 협력 분위기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정부는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지소미아가 미국에 얼마나 민감한 일인지 알면서도 한일 문제에 이를 꺼내 들었다가 ‘주한미군 감축’ 압박 상황에까지 몰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 앞서 미 의회와 조야에까지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언제든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한 것이다. 지소미아를 둘러싼 이번 일을 한미일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을 증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美 타격 코치 ‘유리 천장’ 깬 두 레이철

    美 타격 코치 ‘유리 천장’ 깬 두 레이철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들이 풀타임 여성 타격 코치를 임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1973년부터 2010년까지 ‘마초’ 리더십으로 7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구단주였던 `악(惡)의 제국’ 뉴욕 양키스와 염소의 저주 이후 ‘사랑스러운 패자’로 불리던 시카고 컵스가 금녀(禁女)의 벽을 깬 주인공이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양키스와 컵스는 같은 날 소프트볼 선수 출신인 레이철 볼코벡(32)과 레이철 폴든(32)을 각각 타격 코치로 선임했다. 메이저리그의 여성 지도자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2015년 가을 교육리그에 임명했던 저스틴 시걸(44)이 처음이었다. 불과 4년 전이다. 빅리그에서도 성(性) 다양성 추구가 시도되면서 여성 트레이너들이 간간이 임명되기도 했지만 볼코벡과 폴든처럼 정규직 타격 코치가 된 건 전례가 없다. 두 여성 코치는 순전히 실력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메이저리그의 ‘유리 천장’을 깼다. 폴든은 2010년 자신이 개발한 ‘폴든 패스트피치’라는 프로그램으로 야구의 과학화에 앞장선 전문가로 평가된다. 폴든 타격 코치는 앞으로 컵스의 신인 선수들이 훈련하는 애리조나주 메사의 타격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마이너리그 두 팀의 타격 코치로 활동한다. 폴든은 이날 트위터에 컵스 구단이 게시한 신임 코치명단을 리트윗하며 “야구계에서 일하고 싶은 꿈이 이루어졌다”며 환호했다. 볼코벡 코치도 운동과학 관련 두 개의 석사 학위를 소지한 전문가다. 볼코벡은 과거 본명인 ‘레이철’로 이력서를 냈다가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이 임명되지 못하자 아예 ‘래’(Rae)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볼코벡 코치는 “당시 연락이 여러 곳에서 왔지만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실망한 구단들이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구단에서는 자신에게 “절대 여성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볼코벡은 201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간제 컨디셔닝 코치를 시작으로 2014~2015년 마이너리그 정규 컨디셔닝 코디네이터를 거쳐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 마이너팀에서도 일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아베 대놓고 맹공한 靑 “양심갖고 한 말인가”

    아베 대놓고 맹공한 靑 “양심갖고 한 말인가”

    아베 “양보 없었다” 발언 알려지자마자 “의도적 왜곡·견강부회” 이례적 강경대응 靑 “왜곡 사과 받아”… 日 “그런 적 없다” 주한미군 감축 언급했다는 주장도 반박 새달 한일 정상회담도 순탄치 않을 듯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가까스로 ‘파국’을 피한 양국이 불과 이틀 만에 다시 충돌했다. 지난 22일 합의 직후부터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고위당국자들의 입에서 ‘일본은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얘기가 흘러나오자, 청와대가 “의도적 왜곡·부풀리기이며 견강부회”라며 이례적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일 갈등의 근원인 강제징용 해법을 둘러싼 본격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신뢰의 토대가 흔들리면서 다음달 말 중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되는 한일 정상회담까지의 과정 또한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지소미아 종료 후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보도된 것들이 사실이라면 아주 지극히 실망스럽다.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물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양국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되면 한일 간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청와대가 대표적 왜곡·부풀리기로 꼽은 것은 ▲한국이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중단을 약속해 협의가 시작됐고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와 관련, 수출관리 문제 개선 의지를 밝혔으며 ▲일본은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개별심사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등의 3가지다. 정 실장은 “일본 경산성 발표를 보면 한일 간 각각 발표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려서 발표했다”며 “한일 간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이런 내용으로 협의가 됐다면 (22일의)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는 일본의 왜곡 발표에 강력 항의했고, 외교라인을 통해 사과를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4일 외무성의 한 간부를 인용, 외교 경로 등으로 경제산업성의 왜곡 발표에 강력히 항의했더니 일본 측이 사과했다는 청와대 설명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지소미아 종료 후 일본 일부 언론 보도는 실망스럽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본 고위 지도자들의 발언들”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거나, ‘일본 외교의 승리’, ‘퍼펙트 게임’ 주장 등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는 ‘견강부회’다. 외교협상에 있어 신의성실의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절차 정지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잠정적이었다”며 “앞으로의 협상에서 모든 건 일본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일절 거론이 안 됐다”고 했다.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끌어내고자 주한미군 일부 감축을 거론했다’는 마이니치신문 보도를 겨냥한 것이다. 정 실장은 양국이 약속한 발표 시간에 앞서 일본 언론에 보도된 과정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의도적 유출이 아닌가 본다. 의도가 뭔지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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