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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대북문제도 틀어지는 미중… 美, ‘일대일로’ 견제 구상 가시화

    오바마 “기후회의 불참 中·러에 낙담”바이든 행정부, 對中 비난 수위 높여“G7, 인프라 투자 5~10개 내년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유럽 순방을 계기로, 그간 대중 협력을 강조했던 기후대응 및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미측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미중 간 경쟁 구도가 보다 첨예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 중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연설에서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 및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긴급성이 떨어지는 듯 (COP26에) 참석조차 거부한 것에 특히 낙담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이 지난 2일 유럽 순방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COP26) 불참은 존중한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다”며 직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중국이 완전히 (북한을) 통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도 “그들은 그 영향력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초부터 대중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기후변화 대응 및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호응하지 않자 직접적이고 보다 높은 수위로 비난에 나선 것이다. 대중 압박 면에서도 미국은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을 배제하는 공급망 구축 작업은 물론 다음달 9~10일에 화상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연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려 내놓은 ‘더 나은 세계 재건’(B3W) 구상도 현실화한다. 미국은 그간 중국식 인프라 지원으로 개도국은 빚만 지고 중국의 배만 채웠다고 비난하고, 주요 7개국(G7)이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을 돕겠다며 지난 6월 B3W 구상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G7의 첫 인프라 투자지역이 내년 1월에 발표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프리카 세네갈, 가나 등이 유력하며 첫 투자 사업은 5∼10개로 관측된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백신 생산 허브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구축, 정보 격차 해소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데스크 시각] 다음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오달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다음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오달란 국제부 차장

    178만명. 세계 지도자들을 배신자라고 손가락질하는 데 동참한 사람 숫자다. 기후변화와 인권, 양극화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비영리단체 ‘아바즈’(Avaaz)에서는 역대급 청원이 진행 중이다. 기후행동의 아이콘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해 우간다의 바네사 나카테, 폴란드의 도미니카 라소타, 필리핀의 미치 탄 등 4명의 여성 청년 기후활동가가 200만명의 서명을 받겠다며 낸 청원이다. 지난 2일만 해도 참여 인원이 65만명이었는데 하루 만에 100만명이 추가됐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 정상이 의미 없는 말잔치를 벌인 직후였다. 시민들은 대통령과 총리들에게 역사의 배신자로 남을 것인지, 진정한 리더로 거듭날 것인지 선택하라고 압박한다. 기후위기에 분노한 시민들의 조직력은 광장에서도 빛났다. 금요일인 지난 5일 글래스고에서만 10만여명이 거리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였다. 학교에 가는 대신 피켓을 드는 금요결석시위가 모티브였지만 어린 꼬마들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툰베리의 말처럼 변화는 기후정상회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외부의 압력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사람들이었다. 회의장 안에서는 기후악당들의 한심한 삽질이 계속됐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위인 중국과 4위 러시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2060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배출량 3위 인도는 한술 더 떠 2070년이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120여개 국가가 약속한 탄소중립 시한은 2050년이다. 그렇게 해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산업화 이전 대비)로 막을 수 있는 확률이 절반이 될까 말까다. ‘다음 기회’(Maybe next time)는 없을지도 모른다. 온실가스 감축은 50년, 30년은커녕 내년, 다음달, 내일로도 미뤄선 안 된다. 차고 넘치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증거들이 그렇게 경고한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최신 연구들을 철저히 검증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산유국도 동의할 정도로 가장 보수적인 내용만 모은 것이다. 지난 8월 나온 IPCC 6차 보고서는 2040년이 되기도 전에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이며 폭염, 폭우 같은 극단적 기상이변이 더 늘어나고 심해질 거라고 내다봤다. 더 덥고 사나운 환경에서 사는 것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재보험사인 스위스리는 지금 같은 온실가스 감축 추세가 계속돼 2050년 지구 기온이 2.6도 오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9%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도 상승폭이 2도 미만일 때보다 10%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있을 거란 얘기다. 유일한 해답은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줄여 최소 2050년에는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뿐이다. 이마저도 늦었다.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로드맵을 보면 올해부터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새로 지어선 안 되며 유전, 가스, 석탄광산 신규 허가도 금지해야 한다. 2030년엔 선진국은 석탄발전을 아예 멈추고 차량의 60%를 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 중국, 인도까지 갈 것도 없다. 우리 정부는 석탄발전 비중을 41.9%에서 2030년 21.8%로 줄이고 2050년에야 0%로 만들겠다고 했다. 실행 방안은 나오지도 않았다. 강원과 경남, 충남에는 7기의 석탄발전소가 새로 지어지고 있다.
  • [안녕? 자연] “동물 죽으면 우리 모두 죽어” 케냐에 드리운 ‘기후 위기’

    [안녕? 자연] “동물 죽으면 우리 모두 죽어” 케냐에 드리운 ‘기후 위기’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을 일컫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기후 변화 중 가장 최근 사태는 케냐 북부에 가뭄이 다시 찾아왔다는 점을 떠올리는 말라 죽은 동물 사체들의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었을 때 케냐의 목축민들은 소중한 가축들이 물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유수프 압둘라히라는 이름의 한 현지 목축민은 AP통신에 “40마리의 염소를 잃었다”면서 “만일 염소가 죽으면 우리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케냐 정부는 47개 카운티 중 10개 카운티에 이미 국가 재해를 선포했다. 유엔은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주민들이 음식과 물을 찾아 더 멀리 이동하고 있어 이 때문에 지역 사회 간의 긴장감이 더욱더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부리 야생동물 보호소의 모하메드 샤르마르케 소장도 “야생동물마저 죽어가기 시작했다”면서 “땅의 열기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굶주림에 관한 징후를 말해준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전역이 지구 온난화에 가장 적게 관여하고 있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동아프리카 정부 간 개발기구(IGAD)의 행정 책임자 워크네 게베예후는 지난달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지역 조기경보 기후센터의 개관식에서 “일단 우리가 이 행성(지구)을 파괴해도 피신할 예비 행성은 없다”고 말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도 이날 개관식에서 “아프리카는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무시해도 좋을 만큼 책임이 적지만, 기후 변화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프리카 대륙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4%에 불과하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번 COP26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대륙에 관한 더 많은 관심과 몇십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촉구한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와 다른 유엔 기구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온난화는 세계 평균 수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 대륙의 사람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소말리아를 비롯한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현재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 수준의 비상사태를 포함한 기후 위기의 급격한 종말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 사회는 기후 회복과 기근 예방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쿠르트 툐셈 IRC 부위원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인구의 대부분이 먹고살기 위해 농작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뿔에서 계속되는 가뭄과 분쟁의 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채신덕 경기도의원 “올 유아체육지도자 17명 육성 성과”

    채신덕 경기도의원 “올 유아체육지도자 17명 육성 성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채신덕 의원(더민주·김포2)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유아체육지도자 육성 및 지원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아체육지도자 육성 및 지원사업은 유아맞춤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육지도자들을 교육하고, 현장에 배치함으로써 유아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기여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채 도의원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전문프로그램의 개발과 더불어 17명의 체육지도자를 양성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예산 확보 등 지속적인 사업 확대 노력으로 유아체육 분야에 있어 최고의 광역지방단체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채 도의원은 작년 ‘유아체육활동의 실태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유아체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 연구용역 등을 진행한 바 있다.
  • [특파원 칼럼] 시진핑 3연임의 마지막 걸림돌은/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 3연임의 마지막 걸림돌은/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 간 갈등설은 베이징 특파원들의 단골 기삿거리다. 최근 이를 두고 해외 매체들이 언론 보도를 쏟아내면서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2월)과 20차 공산당 전국인민대표자회의(10월)를 앞둔 중국 정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장가오리 전 국무원 부총리가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차관)은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모두 ‘상하이방’ 수장인 장쩌민의 측근이다. 이미 시 주석은 ‘부패와의 전쟁’을 통해 장쩌민의 ‘왼팔’로 불리던 보시라이와 ‘오른팔’ 저우융캉을 제거하는 등 집권 기간 내내 상하이방을 쳐냈다. 이번에 또다시 장쩌민계에 타격이 될 뉴스가 연이어 터지면서 신구 권력 간 갈등설이 힘을 얻고 있다. 장쩌민은 1989년 톈안먼 사건으로 자오쯔양 전 공산당 총서기가 실각하면서 갑자기 최고권력자가 됐다. 초기만 해도 불안감이 컸지만 덩샤오핑 등 당 원로들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문제는 그의 권력욕이 지나치게 강해 순순히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진타오에게 2002~2003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물려줬지만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은 2004년에야 내려놨다. 은퇴한 뒤에도 중국 정치의 핵심인 중난하이와 중앙군사위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후진타오를 집권 마지막 해까지 감시하듯 지켜봤다. 후진타오는 죽을 때까지 권력을 쥐려는 장쩌민에게 넌덜머리가 났다. 2012년 후임자인 시진핑에게 당·정·군 모든 직위를 한꺼번에 이양해 ‘1인 집권’에 힘을 실어 줬다. 시 주석과 후진타오 간 ‘묵시적 연합’이 이때 시작됐다. 대표적 원칙론자인 시 주석의 성격상 상하이방 척결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상하이방이 이를 가만 보고만 있지는 않은 듯하다. 2012년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시진핑 부주석의 누나 치차오차오와 남편 덩자구이의 재산이 3억 7600만 달러(약 4300억원)라고 보도했다. 그가 한창 반부패운동을 벌이던 2014년에도 가족들이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설립해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숨겼다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발표가 있었다. 중국에서 최고위 지도자들의 재산 정보를 알 수 있는 이들은 한정돼 있다. 중국 정치에서 부정축재에 자유로운 인물은 없다는 점에서 장쩌민이 여전히 시 주석을 겨냥한 ‘히든카드’를 쥐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전력난과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사태가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내 권력 투쟁이 격화돼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시 주석이 헝다와 환타지아 등 장쩌민계 부동산 기업들을 공격하자 상하이방도 이에 반발해 의도적으로 ‘석탄대란’을 일으켰다는 진단이다. 다만 베이징에서 외국인이 중국 정부나 공산당의 핵심 인사를 직접 만나 사건의 실체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 외신 기자들은 중국 내 핵심 인사와 접촉한 이들을 어렵사리 만나 ‘한두 다리 건너서’ 듣게 된다. 눈 감고 코끼리 만지듯 제공되는 일부의 주장이나 분석을 정설인 양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이라는 실체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진핑과 장쩌민의 대결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시 주석이 무난히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지만 정치라는 것이 늘 그렇듯 돌발 변수가 존재한다. 앞으로 두 세력 간 갈등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것이 베이징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가 미래 10년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 기후논의장 안엔 중년 남성뿐… 밖은 여성·청년 시위대로 북적

    기후논의장 안엔 중년 남성뿐… 밖은 여성·청년 시위대로 북적

    회의장 안은 대부분 중년 남성들로 채워졌지만, 회의장 밖에선 젊은 여성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오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아이러니한 풍경이다.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시위대 수천명이 COP26 회의장 인근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을 배신하지 마라, 지금 행동하라” 등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중단 등을 요구했다. 석탄 덩어리 복장, 아마존 원주민 차림, 달아오른 지구 모형 등이 한눈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현지 경찰은 시위 규모가 최고조에 이른 이날 글래스고 시내 시위에 참여한 환경운동가는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지난주 초 COP26 개막 기념촬영을 한 130여개국 정상 중 여성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평균 연령은 60세를 훌쩍 넘었다. 반면 거리의 환경운동가 중엔 여성과 젊은이가 많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이 된 스웨덴 출신 그레타 툰베리에게 영감을 받아 시위에 참가했다. 뉴욕타임스 국제기후 담당 특파원 소미니 센굽타는 “전 세계의 소녀와 여성들이 가장 열정적인 기후 운동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장 안팎의 연령·성별 차이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도 온도차가 났다. COP26에 참가한 105개국 정상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국제 메탄 서약’을 도출했다. 하지만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COP26 자체를 ‘실패한 회의’로 규정하고 나섰다. 툰베리는 전날 글래스고 거리 시위에서 “COP26은 지도자들이 멋진 연설을 하고 화려한 약속과 목표를 제시하는 홍보성 행사로 변했고, 북반구 국가들은 어떤 과감한 기후대응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OP26에 대해 “기후 콘퍼런스가 아니고 세계적인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로 위장하는 것) 축제”라고 비판했다. 다만 툰베리식 접근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공조를 저해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ESSC) 마이클 만 소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COP26이) 처음부터 못 쓸 것이었다는 활동자들의 주장이 화석연료 기업 경영진을 기뻐 날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해군 새로 진수한 전함 이름 동성애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 호로

    미해군 새로 진수한 전함 이름 동성애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 호로

    미국 해군이 새로 진수하는 전함에 1950년대 성 정체성 때문에 군에서 쫓겨난 뒤 동성애 인권 운동에 앞장 선 하비 밀크의 이름을 따붙였다. 하비 밀크 호는 6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항구에서 진수됐는데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와 밀크의 조카 스튜어트가 참석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델 토로 장관은 진수식 축사를 통해 밀크가 해군에 복무하던 시절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었는데 마스크를 쓰도록 강요당했는데 잘못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밀크 소위 같은 선원들은 그늘 속에 머무르길 강요받거나 더욱 최악으로는 사랑하는 해군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런 부정의는 우리 해군사의 한 부분이며 부정의란 가면을 쓰고 계속 복무하는 모든 이들의 끈질김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여섯 대의 새 전함들에도 미국 인권운동 지도자들, 전 법무장관 얼 워렌, 암살 당한 대통령 후보 로버트 케네디의 이름을 따붙였다. 2016년 새 전함의 이름으로 밀크를 쓰겠다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하자 극심한 반대에 부닥쳤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밀크가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밀크는 한국전쟁 때 잠수함 구조 업무를 하던 미군함 키티와케 호에 승선한 잠수요원 겸 소위였다. 1955년 성 정체성을 2주 정도 심문 받은 뒤 강제로 군에서 쫓겨났다. 그는 나중에 커밍아웃을 한 최초의 동성애자 정치인이 돼 1977년 샌프란시스코 시 감독위원에 선출됐다. 하지만 곧바로 일년 뒤 전직 시 감독위원이었으며 자신과 곧잘 충돌했던 댄 화이트에게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 [데스크 시각] ‘경제 대통령’ 후보는 누구인가/김미경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경제 대통령’ 후보는 누구인가/김미경 경제부장

    “식당을 여는 것도, 망하는 것도 개인의 선택입니다. 정부가 왜 그걸 개입합니까.” 그는 매우 격앙돼 있었다. 서울에서 10여년째 양식당을 경영해 온 A사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언급한 ‘음식점 허가총량제’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 뒤 “처음으로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개 자영업자이나 잘못된 건 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다행인가. 사상 초유의 ‘비호감’ 대선에서 한 후보의 경제 관련 공약에 대한 ‘지적질’이라도 듣게 됐으니.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만나는 사람들은 ‘누가누가 더 비호감인가’ 성토하다가 싸우기 직전 대화를 멈춘다. 그러다가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으로 화제를 옮겨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 분위기를 타고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마다 경제 관련 정보 공유가 봇물을 이룬다. 부동산값에 물가에 대출금리도 오르니 속은 타 들어간다.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 경쟁보다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선 단일 후보나 예비후보들의 경제 살리기 공약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실종’ 수준이다. 일찌감치 여권 단일 후보가 된 이 후보는 음식점 허가총량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부동산감독원 신설 등을 내놓았지만 선심성에 ‘아니면 말고’도 많아 의구심만 낳고 있다. 야권 예비후보들의 경제 공약은 대화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는다. 그들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백신 접종률 제고에 따른 단계적 일상회복은 방역뿐 아니라 민생 살리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소외계층은 코로나19로 인해 벼랑 끝으로 몰렸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프리랜서, 청년층 등의 한숨은 늘어 가는데 이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공감 능력은 안 보이고 재래시장 등을 누비며 소시민들과 악수만 하기에 바쁘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연루설이 나오는 ‘대장동 사태’에, 후보 가족의 각종 투기 의혹에 경제적 박탈감을 느낀다. 이쯤 되면 국민은 후보들을 향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위기 상황 속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 후보야말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후보 아닐까. 밖으로도 눈을 돌려 보자. 전 세계 국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일자리 창출 등 각종 부양책은 물론 미래 먹거리와 첨단기술 개발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화두로 떠오른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대책,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술·통상 정책 등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취약해 “최악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13%에 가까운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요나스 올덴홀드 스위스리 한국지사장)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이 와중에 미중 간 가열되고 있는 기술 패권 및 공급망 경쟁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경제는 단순히 ‘생산·분배·소비’가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안보’로 직결된다. 글로벌 경쟁 속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제안보’를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 논의에 이어 최근 출범한 경제부총리 주재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도 해법을 찾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특허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특허청의 김용래 청장은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은 20년 이상 지속될 것이고, 동맹국 간 핵심 기술 선점과 기술 블록화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가장 위험할 수도,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대선 후보들로 돌아가자. 위드 코로나 시대 민생과 경제안보를 모두 잡을 대통령이 되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 기후변화가 ‘패권경쟁 지렛대’로… 멀어져 가는 탄소중립

    기후변화가 ‘패권경쟁 지렛대’로… 멀어져 가는 탄소중립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철강” 연일 비난中, 미국 압박 낮출 때까지 비협력 모드인도, 1조弗 지원 전제 2070년 탄소중립 온난화 대응기술 협력 안 하면 기회 놓쳐2050년 탄소중립 선언국도 내부 갈등미 ‘2050년 넷제로’ 법안 의회 통과 난항‘만약 외계인이 뉴욕을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을 도울까.’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나흘째인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이 던진 질문이다. 이 질문은 사실 아주 오래된 농담으로, 원래 주인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다.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소 정상이 회담 뒤 산책을 할 때 레이건은 나란히 걷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고르바초프는 잠시의 침묵도 없이 “의심의 여지없이 돕겠다”고 했고, 레이건이 “우리도”라고 답하며 두 정상의 익살스러운 대화는 마무리됐다. ●공동 과실·개별 피해… 기후변화 공습 법칙 프리드먼이 이 질문을 상기시킨 건 전 세계가 마침 ‘외계인 침공’만큼 다급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앞날을 전망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습격’을 논의하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약 200개국 대표단이 참여하는 COP26에선 전날까지 이틀 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130개국 정상이 참석한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105개국이 온실가스의 일종인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감축한다는 합의안이 나오는 성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탄소 감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정상이 불참한 데다 회의를 주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일 중국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쏟아 내고 있어 COP26 회의장에서 과거의 냉전 구도가 재현되는 양상이 엿보이고 있다.공교롭게도 정말로 COP26 참가국들의 입장은 냉전 시대 3개의 진영처럼 쪼개졌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이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 제로’(탄소중립, 넷제로)를 선언하는 진영에 섰다. 반면 COP26 특별 정상회의에 불참한 국가들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을 약속하며, 이행 시기를 늦췄다. 과거 냉전시대 제3세계 진영으로 분류되던 인도와 브라질의 태도는 어정쩡하다. 두 나라는 이전까지 설정하지 않고 있던 탄소중립 시기를 COP26 기간 중 발표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선진국의 지원을 전제로 제시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70년 탄소중립’이라는 다소 게으른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가능한 한 빨리 1조 달러를 기후금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렇게 서방 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저개발국가라는 3개 축이 기후변화 목표 설정 단계에서부터 분명히 다른 행보를 뗐다. 진영 구분이 명확해지면, 다음 단계는 비난전이다. 바이든은 COP26을 중국을 비난할 무대로 활용했다. 기조연설부터 기자회견까지, 바이든은 중국 비판에 발언 분량 대부분을 할애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가 COP26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거나 “중국의 불참을 존중하지만, 그로 인해 그들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COP26 직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엔 “더러운 중국산 철강”이란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은 COP26 개최지인 영국 글래스고에서 맞대응할 기회를 놓쳤지만, 베이징까지 침묵하진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중국의 인권, 홍콩, 대만, 무역 문제에 관한 압박을 낮출 때까지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협력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를 지렛대로 삼는 새로운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단 뜻이다.●“과학기술 1, 2위 강자가 싸우고 있다” 다시 프리드먼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외계인, 아니 기후변화의 공격 앞에서 진영 간 대립은 효과적인 대응일까.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문제에 패권 경쟁과 국내 정치, 각국의 산업생태계, 인권 문제를 모두 얹어 쟁점화시키는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똘똘 뭉쳐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기술력도 못 갖춘 상태에서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가장 선두권에 있는 국가들끼리 비난전만 벌이는 건 소모적이란 인식에서다. 데이비드 빅터 UC 샌디에이고 글로벌정책전략대학원 혁신공공정책학과 교수는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 분야 1, 2위 강자인 미중이 (기후변화에) 협력하지 않는 상황 때문에 세계는 정말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서식스대학의 기후정책 전문가인 샘 겔 역시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기간 핵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협상했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이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협력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축산·광산업 보호’ 메탄 감축 불참 기후변화 논의 과정에서 신냉전 구도가 부각되는 건 또 다른 측면에서 부적절한 일로 평가된다. 온통 시선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과 러시아의 불협화음에 쏠려 정작 ‘2050년 넷제로’에 동의한 국가 내부에서 벌어지는 혼란상이 간과되는 측면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선언적 목표’에 동의했지만, 이 목표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평가받는 나라는 사실 전무하다. 당장 미국은 중국과 함께 1인당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군에 꼽히고 있으며,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법안의 의회 통과는 난항을 겪는 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은 자국 정치 상황에 따라 기후변화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당초 COP26에 불참하려다 참석했지만, 결국 호주는 자국의 축산업과 광산업 보호를 위해 메탄 감축 협약에 동참하지 않았다. 광산업이 발달한 데다 사람보다 소와 양이 더 많은 호주에서 지난해 방출한 메탄은 54만 8000t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0.7%를 차지한다. ●교황 등 정치와 기후변화 이슈 분리 요구 COP26이 G2의 비난전장으로 변모하자 세계의 원로들은 정치적 이슈와 기후변화 이슈의 분리를 요구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지난 5월 미 하원 기후변화 청문회에서 중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는 질문이 나오자 “(인권 문제는) 나의 이슈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차선은 기후 그 자체에 집중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중국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금은 정치를 뛰어넘어 행동해야 할 때”라면서 “미래세대 요구에 응답한 지도자들로 역사에 남아 달라”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까운 미래엔 기후 난민의 수가 전쟁과 분쟁에 따른 난민 수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가 보여 준 연대와 선견지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현세대 대 미래세대, 전쟁 이후 복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 하다못해 외계인 침공처럼 보자는 제언은 이처럼 모두 현실정치에서 한발 떨어진 인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역으로 현실 정치인들에게 기후변화는 패권 경쟁에 쓰기엔 너무 좋은 지렛대이고, 기후대응을 위해 자국 성장률을 포기하는 시점을 임기가 끝난 이후로 늦춰야 할 유인이 충분하다. COP26에 대한 기대가 점점 작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탄소 감축 안하면 50년 후 35억 명은 사막 더위 허덕인다”

    “탄소 감축 안하면 50년 후 35억 명은 사막 더위 허덕인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가국들이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중단하고 토양 회복, 산불 진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참가한 105개국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산림·토지 이용에 관한 선언’(Declaration on Forest and Land Use)을 발표하고, 공적 자본과 민간 투자로 총 190억 달러(약 22조3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국제 메탄서약’ 출범도 선언했다.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반쪽짜리 합의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1.5℃로 제한하기로 약속했으나 국가별 탄소중립 시간표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한국, 일본 2050년,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2060년, 인도 2070년으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탄소 감축을 주저하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의 벽에 부딪혀 구체적 실행안을 내놓지 못한 점도 환경론자들의 빈축을 샀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4위인 러시아 정상은 COP26 특별정상회의에 불참하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국제 메탄서약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소속된 ‘미래를 위한 금요일’ 등은 지도자들이 번지르르한 말만 하지말고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COP26 특별정상회의 개막을 알리면서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다.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과 일맥상통한다.팀 렌튼 영국 엑서터대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지난 5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인류 거주 적합지역의 미래’라는 논문에는 환경론자들이 우려하는 지구 종말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당 논문을 인용해 “2070년이면 세계 인구 3분의 1이 사하라 사막과 같은 숨막히는 더위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현재 연평균 기온 29℃ 이상인 곳은 지구 면적의 약 0.8% 정도에 불과하지만, 2070년이면 지구 면적의 19%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하라 사막과 맞먹는 ‘치명적 더위’에 허덕이는 인구도 현재 2000만 명에서 2070년 최대 3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은 냉방장치가 없는 곳에서 더위와 싸우게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에어컨 권력’이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파이낸셜타임스가 대륙별 기후 변화 전망을 지도화한 자료를 보면, 한국이 있는 아시아대륙도 더위와의 전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70년까지 아시아 전체 인구는 50억 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많은 나라의  연평균 기온이 29℃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나라는 인도이며, 2070년 16억 명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냉방장치가 없는 곳에서 극심한 더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칸디나비아와 러시아 동부, 지중해 인접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유럽이 그나마 연평균 기온 29℃ 지옥을 피하는 유일한 대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 마틴 쇼퍼 교수는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로 연평균 기온이 1℃씩 상승할 때마다, 약 10억 명이 냉방장치가 없는 곳에서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악의 시나리오과 현실화될 것인지는 세계 인구 증가 속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 이스라엘 법원 “유대인 낙인 새기던 아우슈비츠 스탬프 경매 중단하라”

    이스라엘 법원 “유대인 낙인 새기던 아우슈비츠 스탬프 경매 중단하라”

    이스라엘 법원이 나치 독일의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의 몸에 낙인을 새기던 스탬프의 온라인 경매를 중단시켰다. 예루살렘에 있는 쫄만스(Tzolmans) 경매소는 100만명의 유대인이 희생된 ‘죽음의 수용소’에서 쓰였던 이 끔찍한 도구를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온라인 경매에 내놓았다. 경매소는 온라인 경매 목록 소개란에 이 스탬프들이 바늘로 만들어져 “홀로코스트 물품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라고 버젓이 소개했다. 텔아비브 법원은 3일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아우슈비츠 낙인 경매의 일시 중단을 명령했다. 법원의 명령으로 경매가 중단될 당시 최고 입찰가는 3400달러였다. 법원의 결정은 가처분 성격이며 오는 16일 긴급하게 본안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나치는 수감자들의 팔에 숫자와 문자를 새겨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게 했는데 수용소를 무사히 빠져나온 사람들에게도 평생 지워지지 않는 굴욕감을 안겼다.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따르면 나치는 수용소에 수감된 이들의 팔에 숫자 모양대로 바늘을 찍어 상처를 낸 뒤 그곳에 잉크를 채워넣는 식으로 문신을 새겼다.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인용한 영자 신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경매소 대표인 메이어 쫄만은 이번 경매가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며 “나는 홀로코스트의 가치를 간과하거나 훼손하는 마지막 사람이다. 난 이 품목들이 올바른 주인의 손에 들어가 역사의 페이지에서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탬프는 14가지 종류이며 제작업체인 아에스쿨랍(Aesculap)이 만든 소책자도 함께 경매에 부쳐졌다. 쫄만스 경매소는 예전에도 두 차례 비슷한 스탬프 경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군의료 박물관에서도 있었고, 아우슈비츠 박물관에서도 경매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두 곳에서는 은밀하게 경매를 진행했는데 자신들은 공개적으로 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이다. 앞서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번 경매 계획이 부도덕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야드 바셤 이스라엘국립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다니 다얀 관장은 트위터에 “유대인 것이든 나치 것이든 홀로코스트 시절 물품을 사고파는 시장이 존재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며 잔학한 행동을 부추기는 데 이바지할 뿐인 “탐욕스러운 거래“라고 덧붙였다. 일간 하모디아 보도에 따르면 유럽유대인연맹 회장인 랍비 메나쳄 마르골린은 이스라엘 법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야비하기 짝이 없는 판매”를 중단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 노태우 보낸 딸 노소영 “노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노태우 보낸 딸 노소영 “노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지난달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일 아버지를 떠나보낸 심정을 밝혔다. 노 관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란 맥아더 장군의 어록을 즐겨 인용했다고 기억했다. 노 관장은 “그런데 아버지는 쉽게 사라져 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지금 더 가까이 느껴진다. 아버지가 곁에서 보고 계신 것 같아 함부로 말도 행동도 못하겠다”며 슬퍼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아버지의 존재가 희미해지면 슬픔은 그 때 찾아올 것 같다고도 했다. 노 관장은 “아침에 뒷산 ‘파파 트리’를 보고 왔다. 원래 이 나무는 고 최종현 회장님의 나무라고 나 혼자 명명했는데, 동산에 파파가 한 분 더 오신 것 같다”며 “두 분이 계시면 덜 외롭겠지. 오래된 벚나무에서 낙엽이 낙조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쓸쓸한 심경을 표현했다. 고 최종현 회장은 SK그룹의 2대 회장으로 노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다. 즉 노 관장에게는 시아버지다.노 관장은 “문득 아버지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정말 일품이었다. 이제 산 사람들의 숙제를 하러 내려가자”며 아버지를 잃은 비통한 마음과 함께 이를 이겨내려는 의지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노 관장의 남동생인 노재헌 변호사는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으로서는 공과 과가 있지만 가족에게는 최고의 아버지였다”며 아버지를 보내는 심정을 썼다. 한편 정부는 해외 각국에서 보낸 노 전 대통령 별세에 대한 조전이 유족에게 늑장 전달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별세 사흘 뒤이자 영결식 전날인 지난달 29일 밤에야 조전이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측은 이날 “각국 지도자들의 조전은 29일 금요일 저녁 또는 영결식 이후 주말까지 접수돼 1일 유족 측에 각국의 조전 접수현황 및 내용을 정중히 알려드렸다”며 “외교부로서는 여러 국가의 조전 현황을 신중히 집계한 후 위로의 뜻을 모아 유족 측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족 측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기대만큼 즉시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조전은 국가 간 외교문서이지 유족에게 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은 즉시 유족과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 “종말 1분 전” 역설하며 제트기 동원해 탄소 내뿜는 ‘COP26 허풍 밴드’

    “종말 1분 전” 역설하며 제트기 동원해 탄소 내뿜는 ‘COP26 허풍 밴드’

    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막을 올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개막사를 통해 “인류는 기후변화에 있어 남은 시간을 오래 전에 다 썼다. 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며,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의 이 발언은 곧 각국 지도자들의 ‘위선’을 지적하는 환경단체의 공격감이 됐다. 나아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인류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발언이 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입으로는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외치지만, 현실에선 그들의 위선과 허풍(hot air)만 COP26 회의장 상공을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들이 동원한 200~400대의 항공기를 꼬집은 것이다. 존슨 총리도 평소 그답지 않게 진중하고도 심각한 연설을 마치고 각국 지도자들을 환대한 뒤 전세기를 이용해 런던으로 돌아갔다. 글래스고에서 런던까지 이동하려면 열차로는 4시간 30분이 걸린다. 그게 오래 걸린다고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걸려 돌아간 것이다. 이렇게 비행기 한 대를 띄우지 않으면 약 3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는데 그런 계산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모른다. 유럽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1㎞를 이동하는 데 비행기는 탄소 285g을 배출한다. 열차가 14g를 배출하는 것에 견줘 20배에 이른다. 전세기를 이용하면 일인당 탄소 배출량은 여객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10배 가량이 된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회의 개최 때문에 추가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영국인 4200명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며 “특히 이번 회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85%는 각국 대표단 전용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는 항상 시간적 제한에 쫓기고 있다”며 “비행기에는 친환경 항공유가 사용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 관계자는 “총리가 탄 전세기의 연료 중 35%만 친환경유고, 나머지는 일반 항공유”라고 반박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존슨 총리는 늘 시간에 쫓기는 정상들과 기업 임원 중 한 명일 따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비롯해 비행기만 다섯 대를 띄워 글래스고로 향했다. 대서양을 건너며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1000t에 이른다. 비행기만이 아니다. COP26 회의장 밖에는 190여개국 대표단을 실어나르기 위한 수백대의 육중한 승용차들이 도열해 있다. 어떤 자동차는 지도자들의 이동 시간을 줄인다며 시동을 건, 공회전 상태로 대기하기도 한다. ‘비스트(야수)’란 무시무시한 별명의 미국 대통령 전용 차량도 눈에 띈다. 1마일(약 1.6㎞)을 달리는 데 약 122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마일당 4㎏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미국 대표단은 에든버러 공항에서 글래스고까지 차량 22대를 이용해 이동했는데, 이 차량 행렬이 왕복 약 150㎞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도 4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단체 ‘녹색 동맹’의 헬레네 베넷 정책 고문은 “전용기는 기후의 재앙이다. 한 시간 비행에 1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더 친환경적으로 여행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제한”… 中 때리기로 G20 끝냈다

    바이든 “더러운 중국산 제한”… 中 때리기로 G20 끝냈다

    유럽 철강 관세 철폐 다음날 중국 비판글로벌 리더십·미국 내 지지율 회복 노려“우리 노동자에게 피해 준 나라와 맞설 것”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일에 작심한 듯 중국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동맹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고 ‘중국 때리기’에 목마른 미국 내 지지율을 제고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중국 같은 나라의 더러운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고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들과 산업, 환경에 크게 피해를 준 나라들에 맞서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와 10%씩 부과했던 관세를 없애고 유럽연합(EU)도 대미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한 전날 합의가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첫 조치로는 “교역용 철강·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배출을 평가하기 위해 공동의 방법론을 개발하는 기술적 워킹그룹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중국산 철강이 가격은 저렴하나 탄소배출량은 많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미국은 이런 중국산 철강이 유럽 등을 우회해 수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향후 철강에 대해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중국 제품들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바이든은 G20 성명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박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 이날 바이든은 한국, 인도, 독일 등 14개국(미국 제외)이 모인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공급망이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그간 중국 신장(新疆) 지역 위그루족의 강제 노동 등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신장산 면화, 태양광 패널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또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동맹들이 협업해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공급망을 재구축하겠다던 그간의 기조를 거듭 강조한 셈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의에 불참한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논의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의 부재로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의제를 설정하고 기후변화 대응 및 글로벌 전염병 퇴치와 같은 중요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부재가 바이든이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할 기회가 됐다는 의미다. 중국 때리기는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바이든의 국정 지지율을 높이는 데도 좋은 소재다. 취임 직후 55%에 달했던 바이든의 지지율은 최근 40%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7개월 만에 회담을 갖고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등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티베트, 홍콩,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의 행동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 “미래가 겁나요”… 기후우울 덮치자, Z세대는 출산도 포기했다

    “미래가 겁나요”… 기후우울 덮치자, Z세대는 출산도 포기했다

    가뭄·홍수 등 기후 변화 트라우마 시달려만 16~25세 56%가 “인류 망했다” 답해기성세대가 보인 방관적 태도에 실망감저출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번지기도서구사회에선 출산파업 운동까지 등장“탄소중립 달성 등 근본적인 해결책 필요”초등학교 6학년 박시연(12)양은 어느 날 밤 창문을 바라보다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빙하가 다 녹아서 북극에 있는 바닷물이 불어나 우리 가족이 있는 곳까지 덮쳐 오면 어떡하지?’ 갑자기 덮쳐 온 두려움에 몸까지 떨렸다. 부모님께 불안을 털어놓은 뒤에야 조금씩 진정이 됐다. 시연이는 “이 상태로는 길게는 제가 할머니가 됐을 때, 짧게는 제가 40대만 돼도 지구 멸망 수준의 기후변화가 나타날 거라 생각해요.” 시연이의 걱정은 늘어만 간다. 기후변화는 물리적·신체적 영향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기후우울증(Climate Depression) 또는 기후불안증(Climate Anxiety)이라 불리는 증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기후우울증이란 지금까지 기후 대응에 실패한 원인 등을 이유로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끼거나, 극심한 기후변화에 대해 불안해하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심리학자들의 정식 연구도 진행되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TV드라마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에 감수성이 높은 젊은 세대는 기후변화에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해 10월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의 88.4%가 기후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5학년 이성아(11)양도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함을 드러냈다. “제가 60대가 돼도 기후변화가 나아질 것 같지 않아요.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는다면 기후위기로 살기 어려워지는 날이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시연이와 성아는 지구를 걱정하는 마음에 대한민국 아동총회 부산동구 대회에서 기후환경을 주제로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후우울증은 이미 전 세계 청년에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월 영국 배스대 등 6개 대학이 10개국의 만 16~25세 청년 1만명을 공동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가까이가 기후변화를 극도로 걱정한다고 답했다. 45% 이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고 56%는 ‘인류가 망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 홍수, 산불 등의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삶의 터전을 위협받은 아이들은 ‘기후위기 트라우마’에 시달리도 한다. 가장 안전해야 할 안식처인 집이 더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2019년 고성 산불을 겪은 정민서(15)양과 방글라데시 홍수 피해자인 마리아 아크터(15), 볼리비아에서 가뭄에 시달리는 루스 칠레노(16) 등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저출산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분석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으며 실제 출산율 저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세상에 나올 아이가 겪어야 할 극심한 기상이변과 기후위기가 걱정돼 출산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 배스대 등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40%가 기후 위기 때문에 출산을 주저하게 된다고 답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2019년 여론조사를 보면 18~29세 미국인의 38%가 출산을 계획할 때 기후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뉴욕타임스가 20~45세에게 물었을 땐 미국 커플의 3분의1이 기후변화가 자녀를 적게 낳는 데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서구 사회에서는 출산파업(Birth Strike) 운동도 나타났다. 영국 사회운동가이자 음악가인 블라이스 페피노가 이끈 이 단체는 2018년부터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아이를 낳지 않지 않겠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후위기 해결책으로 저출산을 거론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반론도 있다. 아이를 적게 낳으면 탄소 배출량은 줄겠지만 고령화로 인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개인의 선택과 행동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만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젊은 세대의 기후우울은 정부와 기성세대가 기후위기를 방관하는 것에 실망하면서 시작된다”면서 “온실가스를 빠르게 줄여서 탄소중립 상태로 만드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태영호 “노태우는 분단 70년간 유일하게 김일성 고집 꺾어”

    태영호 “노태우는 분단 70년간 유일하게 김일성 고집 꺾어”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분단 70여년의 역사에서 유일하게 김일성의 고집을 꺾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을 30일 오전 11시 고인이 재임 중 개최한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영결식 종료 후에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진행한 뒤 파주 검단사에 고인의 유해를 안치할 예정이다. 태 의원은 “다음 대한민국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북한지도자의 생각과 노동당의 정책을 바꿀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가 ‘외교의 귀재’였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북방정책은 냉전체제 붕괴라는 세계적인 순풍에 편승해 소련·중국 등과 수교를 이루어냈지만,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은 본인이 직접 소련,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김일성을 설득 시켜 줄 것을 부탁한 결과란 것이다. 태 의원은 “당시 김일성은 수십년동안 북한 노동당의 정책인 ‘두개 조선 유엔 동시 가입 반대’정책을 계속 고집했다”면서 “김일성도 판이 이미 기울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더 큰 고민은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 앞에서 유엔 동시 가입을 어떻게 합리화 하겠는가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김일성의 고민을 노 전 대통령이 밀사를 통해 남북한이 2개 국가로 유엔에 가입해도 ‘남북관계는 국가간 관계가 아닌 통일 지향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새로운 정의를 북으로 전달해 해결했다는 것이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이 사안을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남북이 합의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제안에 김일성은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결국 체면을 살릴수 있게 되었다고 태 의원은 전했다. 태 의원은 “김일성은 ‘노태우가 군인인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북한 외교부 간부들 앞에서 여러번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남북 분단역사에서 북한 지도자의 생각과 노동당의 정책을 바꾼 유일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대통령 후보들은 그의 북방외교를 다시금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녕 메르켈” EU 정상들 마지막 참석한 그녀를 기립박수로 환송

    “안녕 메르켈” EU 정상들 마지막 참석한 그녀를 기립박수로 환송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틀 일정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둘째 날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환송 행사를 열고 기립박수로 메르켈 총리에게 작별을 고했다. 지난 16년 동안 EU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던 메르켈 총리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EU 정상회의였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기간 참석한 EU 정상회의는 107회다. 그는 이를 통해 유로존 재정 위기, 난민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경제 회복 기금 설치 등 최근 유럽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논의하며 회원국들과 대응을 조율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비공개 헌사를 통해 “당신은 하나의 기념물”이라면서 메르켈 총리 없는 EU 정상회의는 “바티칸 없는 로마 혹은 에펠탑 없는 파리와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 관리가 전했다. 다른 회원국 정상들도 메르켈 총리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메르켈 총리가 “지난 16년 동안 어려운 시기에 우리 27개국 모두가 인류애를 갖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면서 유럽에 그의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도 메르켈 총리는 “타협 제조기”라면서 여러 차례 있었던 회원국들의 마라톤 협상 과정에 그는 늘 “우리를 단합시키기 위한 무엇인가를 찾아냈다. 유럽은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로 메르켈 총리에게 깜짝 작별 인사를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 소년과 소녀, 남성과 여성들이 어려운 시기에 존경할 수 있는 롤모델을 가졌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힘든 결정을 하며 당신이 유머를 발휘하고, 현명한 실용주의를 선보이고, 윤리의 나침판을 내려놓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아주 극소수의 정치 지도자만이 협소한 사익에 앞서 원칙을 우선할 수 있다”면서 “당신의 친애하는 독일 국민과 전 세계는 이 같은 높은 지반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당신에게 오랜 세월 빚을 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미국 국민과 동료 지도자들, 미셸과 내 딸들을 대신해 당신의 우정과 리더십, 무엇보다 동독의 어린 소녀 시절부터 지켜온 보편적 가치에 대한 신의에 감사를 표한다”며 “당케 쇤”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9년 1월~2017년 1월) 메르켈 총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물러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회담한 외국 정상 역시 메르켈 총리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도 EU의 조약·결정보다 폴란드 헌법이 더 앞선다고 한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EU 내 갈등과 관련, 타협과 대화를 강조했다. 정상회의를 마친 뒤에도 EU에 “우려할 이유가 있는 시기”에 떠나게 됐다면서 “우리는 많은 위기를 극복해왔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 EU 경제, 법치 문제 등을 언급했다.
  •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YWCA 선정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YWCA 선정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이 한국YWCA연합회가 선정하는 ‘제19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수상했다.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운영위원회’는 뛰어난 여성리더십을 보여준 올해 한국여성지도자상 선정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지도력을 발굴해 여성지도자들의 업적을 인정하고 알림으로써 차세대 여성지도자에게 도전 의식과 희망을 심어 주고자 2003년 제정된 상이다. 대상 수상자인 서이사장은 서귀포 출신으로 시사저널 편집장,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지낸후 언론계 은퇴한후 고향인 제주도 돌아와 전국에 도보여행 바람을 몰고왔던 제주올레길을 개척했다. 심사를 맡은 유시춘 EBS이사장은 “개발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한국 사회에서 올레길을 통해 지친 시민들의 삶에 위로와 쉼의 쉼표를 찍은 분이며 지역 주민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 젊은 지도자상은 소설가 김초엽, 특별상은 배구선수 김연경이 선정됐다. YWCA는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제정한 이후 43명의 여성지도자를 발굴해왔다. 올해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은 11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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