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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푸틴, 왕따에 구걸·악마의 거래 하나”… 日도 “전대미문 사건”

    美 “푸틴, 왕따에 구걸·악마의 거래 하나”… 日도 “전대미문 사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에 도착한 12일(현지시간) 미국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무기) 구걸, 악마의 거래”라며 우려와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북러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절실한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고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설 가능성도 시사해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는 물론 인도태평양지역 긴장 고조까지 우려된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우리는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국제적 왕따’에게 (지원) 요청하기 위해 자국 영토를 가로질러 여행하는 것을 ‘지원에 대한 구걸(begging)’로 규정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을 ‘왕따’로 칭하며 푸틴 대통령이 포탄 등 무기 지원을 받기 위해 만나는 상황을 ‘구걸’에 비유한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이날 MSNBC 방송을 통해 “푸틴은 더 많은 장비와 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북한은 매우 큰 규모의 포병, 물자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모스크바와 평양은 악마 같은 거래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정 박 미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부대표는 11일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쓸 상당량 및 다종의 탄약을 제공받으며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매듭짓기 위한 일련의 대화의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두 정상 간 거래에는 북한이 러시아 방위산업에 사용될 원자재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제공할 수 있는 무기로는 122㎜, 152㎜ 주력 화포용 구형 포탄은 물론 비교적 신형인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 등도 예상된다. 이를 대가로 북한은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핵추진잠수함(SSN) 핵심 기술과 식량 지원 방안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러의 밀착에 미 행정부의 집속탄이 포함된 장거리 미사일 지원 승인이 임박하는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2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무기와 관련한 물자 조달을 전면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NHK 등 일본 주요 언론은 김 위원장의 이동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그가 탑승한 전용 열차를 촬영하는 등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민영방송 TBS 계열 JNN은 러시아 지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을 때 환영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고립을 각오한 채 북한에 접근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군사 대국을 자부하는 러시아가 자국보다 아래 지위에 있는 북한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다면 전대미문의 사건이 될 것”이라며 “북러 관계는 북한에 유리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러 관계도 미묘해질 수 있다. 북한 후견인 역할을 자임했던 중국은 북러의 급속한 접근에 신경질적으로 될 수도 있으며, 북중러를 한 진영으로 묶게 된다면 대미 관계를 포함한 중국의 세계 전략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방러에 말을 아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친밀한 두 ‘맹우’의 왕래에 어떤 의견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북러 사이의 일”이라고만 밝혔다. 또 “우리 양국은 최고 지도자들이 달성한 공동 인식을 이행하며 영역별로 교류·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김 위원장 초청 계획에 대해선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중국이 북러 정상회의에 선을 긋는 것은 과도한 ‘북중러’ 벨트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방해한다는 판단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 [씨줄날줄] 하마평/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하마평/이동구 논설위원

    ‘사람의 사지와 머리카락,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요, 몸을 일으켜 도를 행하고 이름을 후세에 드날려 부모를 빛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니라.’ 서애(西厓) 류성룡이 선조의 명을 받아 유가의 경전인 ‘효경’을 풀이한 효경언해(孝經諺解)의 한 구절이다. 입신양명의 잣대가 달라졌을 뿐 성공하고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과거에는 높은 관직에 올라 나라에 큰 공을 세워야 이름을 더 높일 수 있었다면 요즘은 스포츠, 문화예술, 경제활동 등으로 다양해졌다. 다만 경쟁 또한 훨씬 치열해졌으니 입신양명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양에서 말하는 노블레스오블리주는 왕족과 귀족 등 권한을 많이 가진 지도자들이 가져야 하는 도덕적 의무다. 권위주의 시대가 지나면서 우리 국민들도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오블리주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져 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부류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이다.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시행된 이후 고위공직자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본래의 목적은 국정 수행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것이지만 권력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사청문 대상자인 국무위원급 고위공직자에 대한 하마평이 나올 때마다 검증의 칼날이 더욱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도덕적 잣대는 고위공직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주변 친인척의 삶까지 들춰낸다. 오죽했으면 “석가, 예수, 공자가 나서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도덕적인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것과 같다”고 했다.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회지도층이 되고 입신양명을 원한다면 도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바로 설 수 있는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부분 개각을 준비하고, 각 정당의 내년 총선 채비도 속도를 내면서 하마평들이 잦아지고 있다. 부디 그 주인공들 또한 입신양명에 적합한 도덕적인 삶을 살아왔기를 빌어 본다.
  • 러 점령지 선거 與 압승… 푸틴 지배 강화에 “국제법 위반” 거센 비판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9월 강제로 편입한 공화국 2곳과 연방주 2곳에서 진행한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표 조작 의혹과 함께 점령지에서 치른 선거 자체가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관리들은 통합러시아당이 점령지인 도네츠크·루한스크공화국, 자포리자·헤르손 연방주 지역에서 각각 70% 이상 득표율로 과반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점령지에서 선거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점령지에서 지배를 더욱 공고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지방선거 사전선거를 통해 지방의원을 뽑은 뒤 지방의원들이 행정 지도자들을 다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지방선거를 진행했는데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론이 가장 강한 모스크바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모스크바 시장 세르게이 소뱌닌(65)이 75% 이상을 득표하며 사실상 재선을 확정했다. 현재 소수의 러시아 동맹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지역을 우크라이나 땅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4개 지역 모두 러시아군이 완전히 통제하는 지역은 없지만 다음 임기까지 이번 선거로 선출된 러시아 인사들이 집권하게 됐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자투표 시스템은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검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통제 아래 놓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외에 본부를 둔 러시아 유권자 권리 단체인 ‘골로스’(Golos)의 스타니슬라프 안드레이추크 공동회장은 “러시아 내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투표 조작 사례들은 ‘가짜 선거’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의 후보들이 구금되고, 위협을 받았으며 어떤 경우에는 선거 감시단에 군 징병 서류가 전달됐다”며 “그들(러시아 정부)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선 러시아 제1야당을 비롯해 유력 후보들의 출마가 당국에 의해 저지된 바 있다. 아울러 유럽의 주요 권리단체인 유럽평의회는 이번 러시아 지방선거 자체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불법적인 시도라고 규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이번 선거를 가짜 선거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지역이 러시아에 의해 완벽히 장악되지 못한 ‘임시 점령지’라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실시되는 투표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두고 “내정간섭”이라고 맞받아쳤다.
  • 우크라 전쟁은 ‘유럽 침공’ 위한 디딤돌? 러 고위 장군 인정

    우크라 전쟁은 ‘유럽 침공’ 위한 디딤돌? 러 고위 장군 인정

    러시아의 한 고위 장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전쟁을 유럽과의 추가적 분쟁을 위한 디딤돌로 보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레이 모르드비체프 러시아 중부군관구 사령관은 최근 로시아1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며 앞으로 확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날 소셜미디어상에서 확산한 이 영상에서 그는 “(전쟁할) 시간은 아직 많다. (종전) 기간에 대해 말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만일 동유럽까지 언급한다면 당연히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우크라이나는 디딤돌일 뿐이냐’고 묻는 말에는 “그렇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르드비체프 사령관은 지난 6일 러시아 3성 장군인 상장으로 진급했다. 그가 지휘하는 예하 부대들은 주로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와 동부 루한스크주 스바토베 및 크레민나 전선에 배치돼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가 지난 7일 ‘러시아 공세 평가’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 전쟁을 시작했다. 이는 크렘린궁이 과거 소련에 속한 이웃 국가들을 통제하는 것 이상의 더 큰 야망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많은 분석가들의 두려움을 촉발했다. 러시아 국회의원들과 논평가들은 이번 전쟁 내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반대하는 언사로 이런 두려움을 높였고, 유럽과 심지어 미국에 대한 직접 타격을 일상적으로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 앞서 러시아를 과거 통일된 제국으로 재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와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부터 독립된 국가로 보지 않고 다시 러시아의 통제 아래 둬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심지어 일부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폴란드와 몇몇 다른 동유럽 국가를 포함한 나토 국가들로 확대할 가능성을 자주 제기했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비전과 다양한 동맹국들의 전쟁 확대 제안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밖으로 확전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신호로 꼽았다. 나토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옹호하면서도 자신들의 목표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을 더 서쪽, 유럽으로 밀어넣는 행위를 막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그들의 국경이 러시아군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장 큰 지지자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 지도부는 자신들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나토의 확장을 막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어 사용자들을 대량 학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나치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는 성 소수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지지한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가 신나치 세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특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대인이며, 러시아어를 모어로 사용한다. 우크라이나어로 의사소통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원어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숙한 편이다. 현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어를 말할 때 러시아어 단어를 섞어 사용하거나 러시아식 억양으로 말한다는 지적이 있고, 반대파에서도 이를 가지고 친러 아니냐며 걸고 넘어진 적도 있다. 이 떄문에 지난 2019년 대선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부까지 해야 했다.
  • 식구가 이렇게 많은데도 유대인 8명 숨겨준 폴란드 가족 9명에 시복

    식구가 이렇게 많은데도 유대인 8명 숨겨준 폴란드 가족 9명에 시복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말, 어린 여섯 남매를 키우던 폴란드의 가난한 농민 부부는 유대인 8명을 농장 안에 받아들였다. 나치가 점령했던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는 나치의 강압을 한층 더 받아 이런 짓을 했다가 발각되면 곧바로 처형되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남동부 마르코바 마을에 살던 요제프와 윅토리아 울마 부부는 스타니슬라바, 바르바라, 마리아, 블라디슬라우, 프란시젝, 안토니 등 어린 자녀들에게 먹일 것조차 구하기 힘든 시절을 견디고 있었다. 사울 굿먼(70)이 아들 바루치, 메첼, 요아킴, 모제츠 등과 몸을 숨겨달라고 했다. 골다 그룬펠드와 여동생 레아 디드너, 레아의 딸 레즐라도 몸을 숨길 곳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스도교 믿음이 투철했던 울마 부부는 기꺼이 8명의 유대인에게 다락방을 내줬다. 전쟁이 마지막으로 치닫던 1944년 이들 가족과 알고 지내던 경찰관이 나치에 가족의 비밀을 털어놓았고, 득달같이 독일군 부대가 들이닥쳐 일년 반을 다락에 숨어 지내던 유대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어 울마 가족 8명도 집밖으로 불러 모은 뒤 맏이가 8세, 막내가 18개월 밖에 안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즉결 처형 형식으로 부부의 목숨을 빼앗았다. 아내 윅토리아는 임신 7개월째라 뱃속의 태아도 함께 스러졌다. 그리고 아이들도 모두 같은 형식으로 처형됐다. 몇 개월 뒤 폴란드 레지스탕스 대원들이 가족을 밀고한 경찰관을 역시 처형했다. 70년이 거의 지나 울마 가족은 바티칸에 의해 지난해 11월 시복됐는데 이를 특별히 기리는 야외미사가 10일(현지시간) 마르코바 마을에서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절단을 비롯해 3만여명의 순례객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 가족 전체가 시복되는 것은 가톨릭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뱃속의 태아가 복자로 추존된 것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시복이란 절차는 성인으로 추존하기 위한 절차로 나아가는 한 단계라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올리며 울마네 가족이야 말로 전쟁으로 어두운 시대 “한 줄기 빛”이었다며 광장을 메운 군중들에게 온 가족을 축복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의 강론은 생중계로 마르코바 야외미사에 생중계됐다. 두다 대통령은 한 가족을 시복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며 교황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 시대에 대한 역사적 진실과 함께 독일 점령 아래 폴란드인의 운명을 보여줘 감사드린다. 사형 선고도 역시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나온다”고 말했다. 1995년에 요제프와 윅토리아 부부는 야드 바셈 박물관으로부터 ‘만방의 의인’ 칭호를 받았고, 2003년부터 시복 절차가 시작됐다. 중세 이래 유독 유대인에 관대했던 폴란드는 1939년 유럽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돼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 때 7000명 이상의 폴란드인이 유대인들을 도운 공로를 이스라엘로부터 인정받았다. 물론 어떤 다른 나라보다 많은 숫자였다. 동시에 나치 점령기 강요에 의해 몇몇 폴란드인들은 유대인들을 비하하거나 학살에 가담했다. 전쟁 기간 폴란드 시민 600만명이 살해됐는데 그 중 절반이 유대인이었다. 이날 미사에는 마테우스 모라비에키 총리를 비롯한 폴란드 정부 지도자들이 여럿 참석했는데 나치의 손아귀에서 고통 받은 폴란드인들. 유대인 이웃에게 손을 내민 폴란드인들에만 초점을 맞춰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울러 유대인들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폴란드인들에 대한 역사 연구는 막으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된다고 했다. 폴란드 동남부 마르코바 마을에서 어렵지만 단란한 삶을 누리던 요제프와 윅토리아 울마 부부, 어린 여섯 자녀들. 윅토리아는 임신한 몸이라 뱃속의 태아까지 합치면 모두 아홉 식구였다. 1942년 말 유대인 8명을 다락방에 숨겨줬다는 이유로 1944년 나치 독일에 의해 즉결 처형됐다. 폴란드 IPN 역사연구소 제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울마 가족의 옛 사진이 펼쳐진 가운데 10일(현지시간) 폴란드 남동부 마르코바 마을에서 진행된 시복 축일 야외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마르코바 마을 EPA 연합뉴스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말, 어린 여섯 남매를 키우던 가난한 폴란드 농민 부부는 유대인 8명을 농장 안에 받아들였다. 나치가 점령했던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는 훨씬 나치의 강압을 더 받아 이런 짓을 했다가 발각되면 곧바로 처형을 의미했다. 남동부 마르코바 마을에 살던 요제프와 윅토리아 울마 부부는 스타니슬라바, 바르바라, 마리아, 블라디슬라우, 프란시젝, 안토니 등 어린 자녀들에게 먹일 것조차 구하기 힘든 시절을 견디고 있었다. 사울 굿먼(70)이 아들 바루치, 메첼, 요아킴, 모제츠 등과 몸을 숨겨달라고 했다. 골다 그룬펠드와 여동생 레아 디드너, 레아의 딸 레즐라도 몸을 숨길 곳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스도교 믿음이 투철했던 울마 부부는 기꺼이 8명의 유대인에게 다락방을 내줬다. 전쟁이 마지막으로 치닫던 1944년 이들 가족과 알고 지내던 경찰관이 나치에 가족의 비밀을 털어놓았고, 득달같이 독일군 부대가 들이닥쳐 다락에 숨어 있던 유대인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어 울마 가족 8명도 집밖으로 불러 모은 뒤 맏이가 8세, 막내가 18개월 밖에 안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즉결 처형 형식으로 부부의 목숨을 빼앗았다. 아내 윅토리아는 임신 7개월째라 뱃속의 태아도 함께 스러졌다. 그리고 아이들도 모두 같은 형식으로 처형됐다. 몇 개월 뒤 폴란드 레지스탕스 대원들이 가족을 밀고한 경찰관을 역시 처형했다.70년이 거의 지나 울마 가족은 바티칸에 의해 지난해 11월 시복됐는데 이를 특별히 기리는 야외미사가 10일(현지시간) 마르코바 마을에서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절단을 비롯해 3만여명의 순례객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 가족 전체가 시복되는 것은 가톨릭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시복이란 절차는 성인으로 추존하기 위한 절차로 나아가는 한 단계라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울마네 가족이야 말로 전쟁으로 어두운 시대 한 줄기 빛이었으며 광장을 메운 군중들에게 온 가족을 축복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의 강론은 생중계로 마르코바 시복 미사에 생중계됐다. 두다 대통령은 한 가족을 시복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며 교황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 시대에 대한 역사적 진실과 함께 독일 점령 아래 폴란드인의 운명을 보여줘 감사드린다. 사형 선고도 역시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나온다”고 말했다. 1995년에 요제프와 윅토리아 부부는 야드 바셈 박물관으로부터 ‘만방의 의인’ 칭호를 받았고, 2003년부터 시복 절차가 시작됐다. 1939년 폴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돼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 때 7000명 이상의 폴란드인이 유대인들을 도운 공로를 이스라엘로부터 인정받았다. 물론 어떤 다른 나라보다 많았다. 동시에 나치 점령기 강요에 의해 몇몇 폴란드인들은 유대인들을 비하하거나 학살에 가담했다. 전쟁 기간 폴란드 시민 600만명이 살해됐는데 그 중 절반은 유대인이었다. 이날 미사에는 마테우스 모라비에키 총리를 비롯한 폴란드 정부 지도자들이 여럿 참석했는데 나치의 손아귀에서 고통 받은 폴란드인들. 유대인 이웃에게 손을 내민 폴란드인들에만 초점을 맞춰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울러 유대인들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폴란드인들에 대한 역사 연구는 막으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된다고 했다.
  • 푸틴 “서방, 우크라의 ‘나치 미화’ 숨기려 대통령에 유대인 젤렌스키 세워”

    푸틴 “서방, 우크라의 ‘나치 미화’ 숨기려 대통령에 유대인 젤렌스키 세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서방 강대국들이 우크라이나의 나치즘 미화를 숨기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유대계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올려놨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 TV 인터뷰에서 파벨 자우빈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유대인 출신의 젤렌스키를 우크라이나의 수장으로 세워 현대 우크라이나 국가의 근본이 되는 반인간적 본질(나치즘)을 은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상황을 역겹게 만든다. 유대인이 나치즘을 은폐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를 이끈 사람들을 은폐하고 있다”고 강변했다.이와 관련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푸틴이 터무늬없는 거짓말로 다른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를 정당화하려는 것 자체가 역겹다”고 비난했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이런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지에서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이 네오나치(신나치) 세력에 대량 학살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이(러시아어 사용자)들에 대한 보호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침공의 명분으로 세우며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에도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일부 유대인들은 젤린스키를 자국민에 대한 치욕으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신나치 세력을 지지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일축하면서, 자신의 할아버지 형제들이 홀로코스트 희생자라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승리 조직위원회’ 회의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과 싸우는 게 아니라 ‘반데라이트’(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조직) 괴물들과 그 추종자들을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반데라이트는 나치와 협력하고 잔혹한 방법을 동원해 민족주의 운동을 벌인 우크라이나 극우주의자 스테판 반데라의 추종자를 말한다. 승리조직위는 애국 교육과 퇴역 군인 문제를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 개전 560일 앞둔 올레나 젤렌스카 “아빠 기다리는 아들 지켜보기 힘드네요”

    개전 560일 앞둔 올레나 젤렌스카 “아빠 기다리는 아들 지켜보기 힘드네요”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이기 이전에 아내이자 엄마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전쟁에 온통 집중해야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가정을 나홀로 지켜야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개전 560일째를 앞둔 시점에 러시아 침공과 전쟁이 가정과 자녀들에게 미친 영향을 5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가감 없이 털어놓아 눈길을 끈다. 이렇게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녀는 가장 힘든 일을 묻는 질문에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계획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답했다. “많이 이기적인 일일텐데 내겐 남편이 필요해요.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내 옆을 지켜줄 남자 말이에요.” 지난해 2월 러시아 군의 침공 이후 몇 달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비밀 장소에 숨어 있었다면서 “늘 아드레날린을 뿜어내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필요한” 일로 여겨졌고 “엄존하는 여건”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숨어 있던 장소에서 나온 뒤 이 전직 극작가는 스포트라이트로 이끌려 나와 세계를 돌며 지도자들을 만나고 연설을 하기에 이르렀다. 젤렌스카 여사는 “우리는 남편과 함께 살지 않는다. 가족이 흩어져 있다”면서 “서로 볼 기회는 있지만 우리가 만나고 싶은 만큼 자주 보지 못한다. 아들이 아빠를 무척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감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강인하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헤쳐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쟁 통에 살아가는 일의 불확실성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를 많이 해친다고 걱정했다. “우리 아이들이 아무 것도 계획하지 못하는 것은 내게 고통이 된다. 그런 나이에 어린 아이들이다. 우리 딸은 열아홉 살이다. 여행이나 새로운 유행을 좇고 감상적이기 쉬운 나이다. 그런데 그 아이는 그러지 못한다. 때에 따라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때도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어떻게든 그 안에서만 살아가려 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 부부는 고교 때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고, 코미디 무대와 TV 스튜디오에서 동고동락했다. 남편은 배우, 아내는 극작가로 활동했다. 지금 그녀는 남편이 이렇게 역사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던 시절을 돌아본다며 남편이 그립고, 그저 평범한 남편으로 자신 곁에 머물러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기적인 갈망일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정말로 에너지와 권력의지, 영감, 고집스러움을 갖고 전쟁을 뚫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믿어요. 그리고 지지해요. 나는 그가 충분히 강인하다는 것을 알아요.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이라면 이런 여건에서 훨씬 힘들어했을 거에요. 그는 정말로 강인하고 잘 이겨내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이 복원력이 지금 당장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랍니다.” 최근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의 심리적 상흔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수도 키이우에서 정신건강과 복원력에 대해 집중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정말로 내가 누군가를 고취시키고, 누군가에게 희망과 조언을 안기고,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 누구도 앞에 벌어질 일을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럽 한복판에서 이런 전쟁이 벌어져 이렇게 잔인해질지 알았느냐. 핏빛 전쟁이다. 해서 이 시기에 내가 이런 역할을 하게 될지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내일을 확신할 수 없거니와 미래에 확신을 가질 수 없지만 희망은 있다고 영부인은 말했다. “우리는 승리를 위한 커다란 희망을 갖고 있다. 언제 올지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 기다림은 스트레스 가득이며, 희생이 따른다.”
  • ‘인질 협상의 귀재’ 빌 리처드슨 별세

    ‘인질 협상의 귀재’ 빌 리처드슨 별세

    북한 등 독재 국가에 억류된 여러 미국인을 석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별세했다. 비영리단체 리처드슨센터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리처드슨 전 대사가 전날 매사추세츠주 채텀 자택에서 자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세계는 부당하게 해외에 억류된 사람들을 위한 챔피언을 잃었고, 멘토이자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며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그는 세계를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해외에 부당하게 억류된 많은 사람들의 석방을 이끌어낸 탁월하고 끈질긴 협상가였다”였다고 추모했다. 리처드슨은 전통적인 외교 방식이 실패했을 때 독재 정부와 군벌로부터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는 데 수차례 성공했다. 그는 2018년 미 정치 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인질 협상의 비결’에 관한 질문을 받자 “제가 생각하는 협상의 첫 번째 규칙은 상대방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를 존중해야 합니다. 무엇이 그들을 자극하는지 알아야 합니다”며 “상대방의 체면을 살려주고, 상대가 보인 인도주의적 조처에 대한 칭찬을 하면서, 협상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리처드슨이 1994년 12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을 대신해 북한과 핵 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중일 때 북한은 주한미군 헬기를 휴전선 인근에서 격추시켰다. 리처드슨은 몇 주 동안 평양에 더 머물며 조종사 송환 협상을 벌인 끝에 데이비드 하일먼 준위의 유해를 돌려받고, 생존 조종사 보비 홀 준위를 사건 발생 13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데려왔다. 2년 뒤인 1996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강석주 당시 외교부 제1부부장을 만나 밀입국 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을 끌어냈다. 리처드슨은 한국전쟁 이후 실종된 미군 유해를 확보했다. 2016년 북한이 대학생 오터 웜비어를 억류했을 때도 뉴욕에서 북한 외교관들을 만나 웜비어의 석방을 요청했다. 북한 외에도 수단, 이라크, 세르비아,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을 다니며 인질협상에 나섰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임무 중 하나는 1996년 12월 수단 사막에서 미국인 조종사를 포함한 서양인 3명의 석방을 이끌어낸 협상이다. 리처드슨은 반군 지도자들을 설득하여 수백만 달러를 요구하던 것을 포기하도록 하고 엄청난 양의 식량과 지프차, 라디오를 제공했다. 또 리처드슨은 1995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직접 협상을 벌여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국경을 넘어 탈북한 두 명의 미국인 항공우주국(NA) 직원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리처드슨이 협상을 성사시킨 후 사담의 팔을 토닥이기 위해 다가갔을 때, 이라크 지도자의 경호원들은 친근한 제스처를 오해하고 총을 꺼내 들기도 했다. 리처드슨은 유엔에서 개발도상국 외교관들 사이에서 소탈하고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히스패닉계라는 점을 활용해 개도국 외교관들에게 다가갔으며 외교관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외교 임무를 수행할 때 항상 같은 스포츠 코트를 입는데, 이를 ‘행운의 블레이저’라고 불렀다. 그는 이른바, ‘언어의 집’으로 알려진 유엔의 사소하고 지루한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는 ‘행운의 블레이저’를 입고 현장에 나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은 1947년 11월 15일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던 미국인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리처드슨은 매사추세츠주 사립학교 미들섹스 스쿨을 다녔다. 미들섹스스쿨 재학 시절에는 탁월한 야구 실력으로 투수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후 터프츠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 국무부와 의회에서 일했다. 1982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하원 민주당 7선 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지냈다. 이후 뉴멕시코 주지사(2003년~2011년)를 지냈다. 리처드슨은 뉴멕시코 주지사로 재직하던 2008년 히스패닉계 미국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앞세우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뉴햄프셔와 아이오와에서 열린 주요 조기 투표 경선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후 후보직을 사퇴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리처드슨을 미국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했지만, 고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한 금융업자에게 10억 달러 상당의 공공계약을 알선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낙마했다.
  • “침몰 위기에 놓인 일본…韓과 달리 ‘IMF 구제금융’으로도 해결 안돼” 日석학의 경고

    “침몰 위기에 놓인 일본…韓과 달리 ‘IMF 구제금융’으로도 해결 안돼” 日석학의 경고

    일본의 원로 석학이 현재의 일본을 ‘침몰 위기에 놓인 호화 유람선’에 비유하며 정치권의 잘못된 행태와 이를 알고도 침묵하는 일본 국민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일본 경제의 몰락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종을 울려온 노구치 유키오(83) 국립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는 지난달 28일 경제매체 ‘비즈니스+IT’에 ‘왜 일본 국민은 소리를 높이지 않는가. 주식, 부동산 등 일본 자산이 폭락하는 흉악한 미래’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출신으로 이론과 실무에 해박한 노구치 명예교수는 “나라가 쇠락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은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에만 관심으로 보이고 국민들은 여기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일본이 세계에서 칭송받던 시대는 진정 꿈이었던가” “나는 일본의 미래에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 그것은 공포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더욱 진행되면서 사회보장 재정이 궁핍해지고 경제의 생산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대외수지도 악화할 것이다.” 노구치 교수는 지금껏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했던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인 일본의 현실을 우려했다. “의료와 돌봄·간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연금 재정의 악화도 피할 수 없다. 노후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생활 보호를 신청하는 고령자 가구가 급증할 것이다. 해결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아무런 대책도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그는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일본 경제의 생산성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의료와 돌봄·간병 분야의 인력 부족이 갈수록 심해져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해야 할 상황이 되지만,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낮아 인재를 불러 모으기는커녕 외려 일본 젊은이들이 고임금을 찾아 해외로 빠져나갈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불만이 쌓여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등 치안이 나빠질 위험성도 있다. 그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0년에는 G7 중 1위였지만, 2023년에는 꼴찌 전락 그는 세계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낡은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제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각종 국제 순위에서 일본의 위상은 맨 꼴찌에서부터 세는 것이 더 빠를 만큼 하락했다. 한때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 미국 사회학자 에즈라 보겔의 책 제목)으로 칭송받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꿈만 같다. 2000년 오키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만 해도 7개국 중 가장 부유했던 일본은 2023년 히로시마 회의에서는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이 이렇게까지 쇠퇴하게 된 첫 번째 원인으로 ‘잘못된 경제정책’을 꼽고 이를 초래한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다음번 선거’밖에는 없다. 유권자들의 눈에 당장 보이는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만 펼친다.”“한국처럼 IMF 구제금융 요청하는 상황 배제하지 못해” 그는 정부의 ‘산업정책’을 일례로 제시했다. “산업정책은 특정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쇠퇴한 산업이다. 그러나 정부 보조금으로 산업이 부활할 리가 없지 않은가. 실제로 2000년대 들어 제조업, 특히 반도체와 액정 관련 기업의 구제를 위한 보조금이 늘어났지만, 이들 산업이 쇠퇴하는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노구치 교수는 “기업 생산성 저하에 따라 일본의 무역수지는 상시 적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경상수지도 적자가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 뒤 암울한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면 그것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적자 전환이 10년 후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에 불안을 느낀 금융시장에서는 당장 자본도피가 일어날 수 있다. 한 번 시작된 자본도피는 가속화하기 쉽다. 그러면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폭락한다. 급기야 일본 내 모든 자산 가격이 폭락한다. 엔화 가치도 마찬가지다.”그는 일본이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되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이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가 큰 일본에 대해서는 아무리 IMF라도 충분한 조처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본은 ‘침몰할 듯한’ 호화 여객선 노구치 교수는 지금의 일본을 ‘과거 세계 7대양을 누비며 화려함을 자랑했던 호화 여객선’에 비유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이후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는 곳곳에 손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유람선 내부에 침수가 시작됐고 이대로 가다가는 침몰할 것이 뻔하다. 다들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그저 겉모습만 고쳐서 침수 상황을 감추며 근근이 버텨나가고 있을뿐이다.”그는 일본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선장(정치 지도자들)의 머릿속에는 호화로운 댄스파티로 선원들(국민)을 만족시키는 것밖에 없다. 그래야 선장의 지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경제를 부활시키려면 국민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구치 교수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이 현재 일본의 가장 큰 문제”라고 단언했다.“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일본 전체의 문제이고,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령화의 진전으로 생산성 회복이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자연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는 “우선 일본 쇠퇴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일본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토론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기문 “심각한 기후변화가 뉴노멀...모멘텀 만드는 COP28 되길”

    반기문 “심각한 기후변화가 뉴노멀...모멘텀 만드는 COP28 되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심각한 기후변화가 뉴노멀이 되는 시점을 목도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이 실제 행동을 위한 모멘텀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주한UAE대사관 주최로 열린 COP28 리셉션의 영상 축사에서 “전례없는 폭염과 해수면 상승, 강한 태풍 등 파괴적인 패턴을 기후 변화의 결과로서 지켜보지 않을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파리 협정의 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상황을 평가하고 더 빠를 조치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COP28은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세계 지도자들이 실질적인 행동 없이 기약 없는 약속을 남발하지 않도록 실제 행동의 모멘텀을 구축할 수 있는 COP28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마지드 알 수와이디 COP28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탄소 배출량을 충분히 줄이거나 기후 변화를 완화하지 못했고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43%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28은 2015년 COP21 본회의에서 채택한 파리협정 이행 정도를 평가하는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행사에는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UAE 대사,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등이 참석했다.
  • 바이든보다 한 살 위 美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매코넬 또 ‘30초 얼음’

    바이든보다 한 살 위 美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매코넬 또 ‘30초 얼음’

    지난달에는 20초가량이었는데 이번에는 30초가량이었다.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캔터키주)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에 갑자기 말을 멈추면서 ‘얼음’ 상태에 빠졌는데 30초가량 지속됐다. 그의 나이는 81세. 매코널 대표는 이날 캔터키주 커빙턴에서 기자회견 중 2026년에 다시 선거에 출마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두 차례 반복한 뒤 “그것은…”이라고 말한 뒤 30초가량 무(無)반응 상태로 앞쪽을 응시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옆에 있던 보좌관이 다가와서 질문을 들었는지 확인하자 매코널 대표는 들리지 않게 뭐라고 답했다. 보좌관은 “미안하지만 잠시 기다려달라”고 답했고, 언론에 “크게 말해달라”면서 회견을 재개했다. 매코널 대표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 중에 잠시 현기증을 느껴 멈췄다”면서 “매코널 대표는 괜찮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다음 행사 전에 의사와 상담하겠다”고 말했다. 매코널 대표는 지난 7월 26일에도 공화당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갑작스레 굳은 상태에 빠졌다. 당시에는 20초가량 무반응 상태가 계속되자 동료 의원들이 황급히 몰려들어 그를 부축하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미국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사령탑인 매코널 원내대표는 당내 합리적 인사로 분류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 등을 계기로 멀어진 상태다. 극우 성향의 친(親) 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엑스(옛 트위터)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 등을 열거하면서 “미국 지도자들의 심각한 고령화 문제와 정신건강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면서 “이들은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와 허리케인 이달리아 등 재난 관련 행사 말미에 매코널 대표와 관련,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이견이 있지만 그는 좋은 친구”라면서 “오늘 연락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 내에선 고령을 이유로 재선 출마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AP 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물은 결과 26%가 ‘늙은’, ‘시대에 뒤떨어진’과 같은 단어를 꼽기도 했다.
  • 푸틴, ICC 체포영장 비웃듯 10월 방중… 북한 방문설까지 솔솔

    푸틴, ICC 체포영장 비웃듯 10월 방중… 북한 방문설까지 솔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을 비웃듯 오는 10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선언하면서 그가 북한도 함께 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 더욱 단단해진 권위를 과시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느냐’는 질문에 “최고위급(정상)을 포함해 두 나라 간 여러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 회동은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이다. 일대일로 포럼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의 성과를 알리고 참여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개최하는 행사로 2017,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열린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전쟁범죄 피의자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중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석했다. 중국은 ICC에 가입하지 않아 체포영장 협조 의무가 없어 방문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푸틴은 역시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다음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이 두드러진다. 푸틴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이번 방문길에 북한도 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2019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포럼 참석 때 블라디보스토크에 먼저 들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이 답방할 차례인 만큼 일대일로 포럼을 계기로 북중 정상을 모두 만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까지 러시아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00년 7월 푸틴 대통령의 평양행이 유일하다.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푸틴은 23년 만에 북한을 찾게 된다. 최근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기 시작한 것도 푸틴 방북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7일 북한 전승절 때 러시아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과 면담했다. 일반적으로 두 나라 간 외교 교류가 실무자→장관→최고지도자 순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분위기상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가 최근 러시아 일간지 인터뷰에서 “두 정상 간 2019년 4월 만남 이후 동북아 정세가 크게 바뀌었다. 조만간 양국 지도자들이 새로운 회의를 열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한 것도 ‘푸틴 방북설’에 힘을 싣는다.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러시아 내분을 정리한 푸틴이 북한과 중국을 방문해 전 세계에 3국 밀착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북중러 연대’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이팅!’ [서울포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이팅!’ [서울포토]

    이기홍 대한체육회 회장, 최윤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장, 장채근 진천선수촌장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과 지도자들이 24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중국의 日오염수 방류 반대 이유? 시진핑 향한 ‘충성 경쟁’ 때문” 日언론 주장

    “중국의 日오염수 방류 반대 이유? 시진핑 향한 ‘충성 경쟁’ 때문” 日언론 주장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이하 현지시간) 시작한다고 통보하자 중국과 홍콩 등 주변국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홍콩은 오염수 방류 시작 즉시 도쿄를 포함한 일본 10개 지역에서의 식품 수입을 규제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중국이 한국과 달리 거세게 반발하는 배경과 관련해, 일본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세력 구조’가 그 배후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보도에서 중국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시 주석 정권 특유의 세력 구조가 그 배경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20차 당대회에서 중앙 정치국 위원을 발탁할 때, 최소 3명의 환경분야 관련 인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의 이러한 선택이 “유례없는 인사”라고 강조하면서 두 인물을 예로 들었다.  그중 한 명은 최연소 정치국 위원인 리간제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다. 그는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원자 물리학을 공부하고 환경보호 분야를 담당하는 보직을 거쳤다.  또 다른 한 명은 천지닝 상하이시 서기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에서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환경보호부 부장(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리 서기와 천 서기를 예로 들며 “시 주석이 고도의 경제성장만 우선시한 과거 지도자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기 위해 친환경 정책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환경보호 관련 인사들의 정권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환경분야 관련 인사)이 시 주석이 주창하는 친환경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환경 분야와 관련해 ‘과잉 정책’을 펼치도록 입김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과학적 지식을 갖춘 중국 정계의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오염수에 대해) 비과학적 입장을 보이는데도 당국을 지지하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언론은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사회의 ‘안전 승인’을 받고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시 주석에 대한 과잉 충성에서 시작된 일부 인사의 ‘과잉 환경 정책’이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일본산 수산물 가격 하락, 중국도 타격 피할 수 없어 중국은 이미 지난달부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방사선 검사를 실시해 사실상 수입 규제 조치를 시작했다. 홍콩이 중국 기조에 발 맞춰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다면, 일본산 농수산물 수출시장 1,2위를 각각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의 입김에 일본산 수산물 가격이 출렁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일본 언론은 중국 현지에서 일식당 등이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으며, 스페인산 참치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일본으로부터 생선을 수입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우려하는 상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이 홍콩에 수출한 수산물은 한화로 7000억 원 수준이다. 일본은 전체 수산물 수출 규모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871억엔, 한화 약 8000억원)에 달한다.  현지 어민 및 야당도 한목소리로 반대 일본의 일방적인 오염수 해양 방류 통보에 현지 어민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어업을 하는 이시바시 마사히로씨는 일본 NHK 방송에 “어업자들이 방류 계획을 이해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왜 방류하기로 결정했는지 납득할 수 없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토로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미야기현 어업협동조합 측은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방류에 앞서 풍평 피해에 대한 배상 기준과 대책을 확실히 마련했어야 했다”지적했다.  22일 도쿄의 총리 관저 앞에서는 시민단체의 항의 시위도 열렸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안녕 원전 1000만 명 액션 실행위원회’는 약 230명이 모여 ‘총리는 약속을 지켜라’,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본 야권의 반발도 이어졌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5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어민들에게 ‘관계자(어업자)의 이해 없이 처리수를 처분하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한 것을 언급하며 “관계자의 이해를 얻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40년 호황 끝”… 中, 금리 또 내렸다

    “40년 호황 끝”… 中, 금리 또 내렸다

    중국 중앙은행이 부동산과 금융업계의 연쇄 부도 우려 속에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금리 인하 폭에 홍콩을 비롯한 범중국 증시는 하락했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의 40년 고도성장이 끝났다는 냉정한 진단까지 나온다. 인민은행은 21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0.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기존 금리를 유지했다. 대출금리 평균치인 LPR은 인민은행이 직접 개입하기에 사실상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1년·5년 만기 LPR을 동결하다가 올해 6월에 0.1% 포인트씩 내렸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1년·5년 만기 LPR를 각각 0.15% 포인트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민은행은 소극적 인하를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을 동결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만성적 침체를 겪는 일본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중국 금리 인하 폭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1%가량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 가까이 하락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식지수(일본 제외) 역시 장중 연저점을 기록했다.인민은행이 부동산과 금융위기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형국에도 소극적 대처에 나선 것은 유동성 공급만으론 중국 경제를 치료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중국 선임 전략가 싱자오펑은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은행들이 아직 (금리 인하 상황에)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JL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팡도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임 지도자들의 부채 기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결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베이징 지도부의 ‘찔끔 금리 인하’로는 중병이 든 중국 경제를 치료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경기침체의 핵심인 부동산 시장 부양책과 소비자에 대한 현금성 지원 같은 강력한 처방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을 빈곤에서 벗어나 대국으로 이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건설 위주 성장 모델이 더는 지속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과 미국과의 갈등으로 ‘중진국의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미국도 영원히 추월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 부채 상환을 돕고자 1조 5000억 위안(약 275조원) 규모의 특별채 발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방정부 채무는 약 42조 7000억 위안으로 분석되는데, 과거처럼 부동산 부양책으로 경기를 살리면 빚이 더 쌓일 수 있어 베이징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위기는 우리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과 독일 등은 대중 수출 감소로 제조업 업황이 나빠지고 있고 이는 다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줘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0.15% 포인트 떨어진다고 추산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목표치(5.0~5.5%)보다 1~1.5%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를 반영하면 우리나라의 성장률 둔화 폭은 최소 -0.2~-0.3% 포인트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중국 경제가 과거 일본처럼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중국은 일본과 달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 “한미일, 사실상 준안보동맹… 3국 모두 ‘中 완전 배제’는 원치 않아” [글로벌 인터뷰]

    “한미일, 사실상 준안보동맹… 3국 모두 ‘中 완전 배제’는 원치 않아” [글로벌 인터뷰]

    3국 회의 정례화·美 아태 안정 제공中 제약·굴복 목적과 무관함 알려야 핵 비확산·기후변화 등 대화 불가피신냉전 구조 강조·과대평가 말아야3자 공급망·경제안보 대화 유지 중요 “한미일 3국 정상 성명에 (군사동맹을 의미하는) ‘조약’이란 단어는 없지만 분명히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안보 측면의 3자 전략 파트너십, 준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열린 첫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의미를 설명하며 “향후 중국을 향해 한미일 3국의 목표가 중국을 제약,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3자 협력을 촉진할 한미일 지도자들의 조합을 또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3국 간 연례회의가 정례화됐다는 점 그리고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더 많은 안정과 안보를 제공하게 된 게 중요하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등 중국이 반발하는 표현이 포함됐다. “중국이 이번 회의를 ‘작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비판한 것도 놀랍지 않다. 하지만 한미일 3국이 이 지역 번영, 평화를 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중국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이것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언급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위협 극복이 아닐까.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비판한다. “누구의 룰이냐가 중요하다. 미중 사이에 더 깊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 노선을 이어 오고 있다. 또 한일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무역, 투자는 20년 전과 똑같이 굴러가지 않는다. 한일 누구도 중국과의 연대를 완전히 끊기를 바라지 않고, 미국과 미 기업조차 원치 않는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신냉전 구조가 강화될까.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등 정치, 이념 체제 간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중러가 동중국해, 동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 등이 이런 신냉전 구조 심화를 시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냉전 구조를 과대평가하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다. 핵 비확산,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여전히 많은 외교와 대화가 필요하다.” -‘3국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위기 상황 시 3국 간 신속 협의를 명문화했지만 자세한 내용이 빠졌다. “비상사태라면 한반도의 북핵·재래식 공격과 대만해협, 남중국해 문제 등 세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보 외 또 다른 차원의 재난도 있어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면 한국과 일본이 의료 공급, 수송 지원 등을 이 지역에서 할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러의 반대로 교착상태다. 이런 난국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엔 안보리는 (기능적으로) 실패한 공간이다. 설사 북한이 대화할 여지가 있다고 해도 이를 시도하거나 다시 엮을 장치가 현재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와 포로 수용자,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논의를 촉진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경제 분야 성과를 평가한다면. “3자가 계속해서 경제안보 대화를 이어 가고 공급망 경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한 이상 많은 경쟁이 있겠지만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을 완전히 지배하거나 약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대화가 필요하다. ”
  • [한미일 정상회의 전문가 인터뷰]美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류 여 한국석좌 “3국 정상회의 사실상 준동맹, 중국에 ‘제약,불복’ 아니라는 메시지 발신이 중요”

    [한미일 정상회의 전문가 인터뷰]美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류 여 한국석좌 “3국 정상회의 사실상 준동맹, 중국에 ‘제약,불복’ 아니라는 메시지 발신이 중요”

    “한미일 3국 정상성명에 (군사동맹을 의미하는) ‘조약’이란 단어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안보 측면의 3자 전략 파트너십, 준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2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열린 사상 첫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의미를 이렇게 부여하며 “향후 한미일 3국의 대중국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성명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 어디에도 중국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물론 3국은 중국에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3국이 이 지역 번영, 평화를 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필수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일 3국의 목표가 중국을 제약, 불복시키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 지정학적 경쟁 구도에서, 특히 경제 안보, 기술 도전 측면에서 한미일 3국과 중국 간에 지역 질서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중국과의 경쟁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심지어 중국을 패배시키는 게 아니라 중국도 한미일과 같은 규칙에 의해 함께 플레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는 “향후 이런 방식으로 3자 협력을 촉진할 수 한미일 지도자들의 조합을 또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한미일 3국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3국 간 연례 회의가 정례화됐다는 점, 그리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더 많은 안정과 안보를 제공하게 된 게 중요하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등 중국이 반발하는 표현들이 포함됐다. =중국이 이번 회의를 ‘작은 나토’라고 비판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미일 3국이 이 지역 번영, 평화를 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필수적으로 중국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 이것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강조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위협 극복이 아닐까,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비판한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의도는) 중국의 진보와 성장을 늦추는 것이라고 본다. 누구의 룰이냐가 매우 중요하다. 미중 사이에 더 깊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처럼, 중국 위안화에 대한 인공적인 평가 절하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앞선 정부의 무역 전쟁 노선을 이어오고 있다. 한일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무역, 투자는 20년 전 세계 경제가 움직이던 방식과 동일하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도 명백해졌다. 한일 누구도 중국과의 연대를 완전히 끊기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과 미 기업조차 원치 않는다. 미국이 새로운 종류의 원칙 강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과도기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들이 함께 가길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은 이를 강화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신냉전 구조가 강화될까.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등 정치, 이념 체제 간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중러가 앞서 동중국해, 동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 등이 이런 신냉전 구조 심화를 시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신냉전구조를 과대 평가하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다. 비확산,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여전히 많은 외교와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3국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위기 상황에서 3국 간 신속 협의를 명문화했지만, 자세한 내용이 없다. =비상사태, 컨틴전시(contingency) 상황이라면 한반도의 북핵·재래식 공격과 대만 해협, 남중국해 문제 등 세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보 외 또 다른 차원의 재난이 있다. 예컨대 쓰나미 이후 원자로 멜트다운(노심용융)이나 국가적 자연재해, 팬데믹 등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때도 미 해군이 출동했는데 더 신속하게 동원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예컨대 한일이 의료 공급, 수송 지원 등을 이 지역에서 할 수 있다. -정상성명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아세안 파트너,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언급했다. 3국 협의체의 활동범위를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니셔티브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3국 정상회의를 북한, 동북아를 넘어 이 지역들로까지 확장을 원했고 한일 역시 그럴 의지가 있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피벗 국가’(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 않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외교정책 재편을 해 왔고 특히 한일 양국은 미국과 동북아 지역을 넘어 협력하기를 원한다. 이는 단지 대중 경쟁 차원이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 3자 협력을 유용하기 만들자는 것이다. 동남아와 태평양 제도 개도국들의 인프라, 금융 개발을 돕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미일 세 나라 모두 능력과 지식을 갖고 있고 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번 회의가 이 지역에서 한미일 3국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는데 정말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도발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러의 반대로 북한 규탄 결의안이 발목잡힌 상황이다. 이런 교착상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유엔 안보리는 (기능적으로) 실패한 공간이기 때문에 한미일이 북한의 국방과 억지력에 초점을 맞추면서 각자 독자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왔다. 설사 북한이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해도 이를 시도하거나 다시 엮을 장치가 현재 없다.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주로 언급하고, 포로수용자, 납북자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논의를 촉진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교착 국면을 타개할 쉬운 해답은 없다. 유엔의 실패이기 때문에 한미일이 서로 의지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경제 분야 성과를 평가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같은 상품들은 일본, 한국에 더 의존해야 한다. 한일이 미국과 협력하는 동기가 당연히 있다. 3자가 계속해서 경제안보 대화를 이어가고, 서로 (공급망) 경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 공급망, 지역경제 질서 등 모든 것이 중국에 의존적이었는데, 중국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한 이상 한국, 일본, 그리고 심지어 베트남, 인도, 태국 같은 다른 투자처를 찾는 미국도 많은 경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을 완전히 지배하거나 약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대화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적 의사 결정과 정책을 상호 간에 조율하는 것이다. 규칙에 기반한 질서 측면에서 보자면 어쩌면 미국이 때때로 가장 큰 위반자일 수도 있다. -한일 관계는 진전됐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은 한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우려가 높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상황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국내 정치 이상의 문제다. 그러나 한국의 감시관들도 참여해서 한국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류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을 허용할 것이다. 해법은 IAEA가 과학적 지침을 따르고 일본이 투명하게 하는 한, 한국 역시 이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프로필 -1978년 미국 뉴욕 출생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국제학 -코넬대 정치학 박사 -미 국가북한위원회(NCNK) 위원 -안보연구저널(Security Studies) 편집위원 -미 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
  • “쿠란 찢었다” 성당과 신도 집 방화·약탈한 파키스탄인 120여명 체포

    “쿠란 찢었다” 성당과 신도 집 방화·약탈한 파키스탄인 120여명 체포

    파키스탄 당국이 가톨릭 신자 둘이 이슬람 경전 쿠란을 모독했다는 주장에 가톨릭 신자 등의 주택과 성당을 방화하는 등 폭동을 일으킨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파키스탄 중동부 펀자브주 파이잘라바드 지역 자란왈라시(市)에 사는 일부 무슬림이 가톨릭 신자 라자 아미르와 그의 친구가 쿠란이 적힌 종이들을 땅에 던지고 종이 위에 모욕적인 글을 쓰는 것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폭력행위가 시작됐다. 이에 분노한 무슬림들이 성당과 가톨릭 신자 집을 공격하며 가재도구를 불태웠다. 일부 개신교 교회도 피해를 봤다. 이 과정에 약탈행위도 일어났고 많은 이들이 피신해야 했다. 결국 경찰이 공포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폭도 해산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군 병력까지 투입했다. 경찰은 밤새워 수색에 나서 용의자 129명을 체포하고 하루 만에 상황을 통제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자란왈라시는 물론 파이잘라바드 지역 전체에 일주일 동안 대중집회가 금지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성당과 교회, 가톨릭 신도의 집 등 주변에 철조망이 둘러쳐지고, 거리에는 긴장감이 흐른다고 전했다. 유적지인 구세군 성당에 남겨진 불씨도 여전히 타오르더라고 했다. 경찰은 또 폭도를 피해 달아난 아미르도 찾고 있다. 그가 실제로 쿠란을 모독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둘은 신성모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됐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과 사진들에는 성난 무슬림들이 성당 건물에서 내려오며 벽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일부 동영상에는 경찰이 약탈행위를 방관하는 모습도 잡혀 있다. 칼리드 묵타르 신부는 해당 지역에 사는 신자 대부분이 대피했고 자택도 불에 탔다고 말했다. 또 자란왈라의 성당 17곳 대부분이 공격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AP는 폭동 다음날인 17일 집을 떠나 대피한 이들이 서서히 귀가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성당 한 곳이 불에 탔고, 성당 네 곳이 훼손됐으며, 수십 채의 주택이 불에 탔거나 심하게 파손됐다고 전했다. 경찰의 사태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가톨릭 교계 지도자들은 경찰이 신자 가족들이 도와달라고 울부짖는데도 방관하다가 이들이 피신한 뒤에야 대응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폭동과 관련해 전국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신임 과도정부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법을 어기고 소수자들을 겨냥한 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쿠란 모독 주장이 자주 나온다. 19세기 영국의 법을 본떠 만들어 1980년대 손질한 이 나라의 신성모독에 관한 법에 따르면 이슬람과 이슬람 성직자를 모욕한 죄가 인정되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아직 한 명도 이 법에 따라 사형이 선고된 적은 없다. 하지만 사법부가 선고하기 전에 소문이 퍼지면서 폭동이나 집단 폭행, 살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2년 전에도 스리랑카 남성이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한 남성에게 살해된 뒤 불태워지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09년에는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펀자브주 고르자 지구에서 한 무리가 60채의 주택을 불태우고 6명을 살해한 일이 있다. 인구 2억 5000만명인 파키스탄에서는 96%가 무슬림이며, 힌두교 신도는 2.1%, 개신교와 가톨릭을 합쳐 1.2%이다. 파키스탄에서 종교가 불을 지르는 폭력이 빈발하는 것은 신성모독에 관한 법률에서 사형까지 선고되도록 형량을 강화한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아시아 정치와 종교 폭력을 연구하는 싱크탱크 RSIS 연구원인 이프텍하룰 바샤르는 그 법률이 “과격한 행동을 부추긴다”고 단언한 뒤 “파키스탄 사회는 경제적 불평등이 만연됨에 따라 점점 파편화되고 있어 소수 종교집단을 정조준한 폭력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극단주의의 등장과 과격한 분파 중 일부가 상당한 금융적 지원까지 등에 업어 이런 혼란을 부채질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종교의 자유를 거론하며 파키스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진천선수촌 찾은 장미란 “선수 눈높이에서 지원하겠다”

    진천선수촌 찾은 장미란 “선수 눈높이에서 지원하겠다”

    “국가대표로 선수촌 생활을 직접 해본 만큼 선수 눈높이에서 필요한 사항을 챙기겠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시설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부상 없는 안전한 대회를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의 훈련 환경을 갖춘 종합 시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월 부임한 장미란 차관은 박근혜 정부 박종길(사격) 차관, 문재인 정부 최윤희(수영) 차관에 이어 문체부 2차관에 이름을 올린 세 번째 엘리트 스포츠인이다. 2005∼2009년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달성했고, 올림픽에서 금메달(2008년 베이징)과 은메달(2004년 아테네), 동메달(2012년 런던)을 모두 목에 걸었다. 장 차관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후배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큰 대회마다 스포츠 영웅들이 국민에게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때로는 환희에 찬 희망을 선사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수, 지도자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로 이어져 국민이 팀 코리아에 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연기돼 다음 달 23일부터 10월8일까지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사상 최다 선수인 45개국 1만2500명이 참가한다. 한국은 39개 종목에 선수단 1140여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 ‘선긋기’ 인도 G20 명단에 우크라는 없다…푸틴은 참석 조율 [월드뷰]

    ‘선긋기’ 인도 G20 명단에 우크라는 없다…푸틴은 참석 조율 [월드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를 중재하는 것은 G20의 소관이 아니다.” 지난달 인도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2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전에 관한 서방과 중국·러시아 간 이견에 의해 공동성명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습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공통된 언어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번 행사는 지정학적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고 요약본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후 익명의 한 인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를 중재하는 것은 G20의 소관이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이었던 지난해와는 또 다른 기류가 읽힙니다. 불협화음은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발리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외한 G20 정상들은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에 화상으로 참가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 복원, 러시아 군의 완전 철수, 종전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등을 담은 평화 협상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도 우크라이나와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 약 50개국 고위 당국자들이 모인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역시 이견은 존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보전과 주권 존중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넓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내친김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회의를 계기로 올가을 중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도 G20 정상회의 틀 내에서 평화회의가 열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G20 의장국을 맡은 인도는 우크라이나 이슈를 의제로 삼길 꺼리는 눈치입니다. “지정학적 문제는 G20 의제의 중심에 있지 않다”대선 앞둔 푸틴 대통령, 다시 세계 무대로? ‘영구 초청국’ 스페인을 제외한 나머지 초청국은 매년 G20 의장국이 정합니다. 오는 9월 9일부터 10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 초청국 명단에 우크라이나는 없습니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하쉬 바르단 슈링글라 G20 의장단 수석 총괄은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했습니다. 슈링글라 총괄은 대신 “지정학적 문제는 G20 의제 우선순위의 중심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인간 중심의 세계화 촉진 및 글로벌 사회경제적 과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현지언론은 이를 사실상의 초청 거부 의사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 측근으로 G20 셰르파 인도 대표인 아미타브 칸트 역시 비슷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지정학적 문제는 선언문 논의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G20은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포럼이며 우리는 세계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금융의 현안이나 특정 지역의 경제위기 재발 방지책,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의 협력체제 구축 등을 논의하는 G20의 본래 성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칸트 대표는 “방글라데시, 이집트, 모리셔스,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오만, 싱가포르, 스페인,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이 ‘특별 손님’으로 정상회의에 초청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와 G20은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이슈는 중요한 문제지만, 실업과 인플레이션, 빈곤, 글로벌 부채 위기, 식량과 비료 공급 등 다른 많은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경제 발전, 기술 혁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청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회의 테이블에 푸틴 대통령이 앉을 확률은 반대로 높아졌습니다. 12일 미국 CNBC는 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다시 세계 무대에 나설 필요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 전화로 G20 정상회의 틀내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참석 쪽에 무게를 싣습니다. 지난해 발리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을 결정할 경우, 개전 후 처음으로 서방국 지도자들과 대면하게 됩니다. 적의 적은 동지? 미국과 인도 동상이몽미국은 ‘올인’ 인도는 ‘중립·독자 노선’ 미국은 인도가 우크라이나전 해법 도출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브리짓 브링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도 전쟁 500일을 앞둔 지난달 5일 언론 브리핑에서 비슷한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지금까지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없습니다. 유엔 기구에서 서방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찬성투표를 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인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은 인도에 더 확실한 전쟁 반대 입장을 취하고 러시아산 원유 저가 도입을 줄이라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약 4분의 1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가 지난해 12월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하루 120만 배럴로, 전쟁 전과 비교해 무려 33배 증가했습니다. 로이터는 “인도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고, 러시아로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 구매량을 늘리는 등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인도는 전 세계적 동맹형성과 무역 거래 체결, 국방 협력 강화를 통해 세계 질서를 재구성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 문서에서도 인도가 강대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거나 은밀히 협력하는지 드러납니다. 문서에 따르면 아지트 K.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은 2월 22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대두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일주일 뒤인 3월 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하는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러시아와 협력, 중국과도 해빙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인도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서도 민주주의 가치 동맹 전략으로 인도에 꾸준히 구애하고 있지만 기류는 묘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모디 총리 국빈 방문 때 ‘처칠급 예우’와 동시에 첨단기술 및 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굵직한 협약을 다수 체결했습니다. 인도는 국경분쟁으로, 미국은 패권경쟁으로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우니 얼핏 ‘적의 적은 동지’가 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여태까지의 중립·독자 노선을 유지하며 일시적 협력관계를 추구하는 모양새입니다. 인도는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국경분쟁, 아프리카 진출 확대 건으로 냉랭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15일 중국 국방부는 중국과 인도가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제19차 군단장급 회의를 열고 개방적·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양측은 공동발표문에서 “군사·외교 채널로 소통과 대화를 유지하며 남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국·인도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디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미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 기간에 만나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파트너로 부상했습니다.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양국 간 무역은 2021년 43%, 2022년 8.6% 증가했습니다. 또 인도는 제약품 원료의 7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생각해보면 인도는 중국이 창설한 안보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OC) 회원국입니다. 올해 회의는 인도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주최했지만, 회원국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도는 또 브라질,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브릭스(BRICS)가 설립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회원입니다. 인도는 중국이 서구 주도 대출기관의 대안으로 2016년 설립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의 최대 채무국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 창립 국가이기도 합니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사실상 중국의 일대일로 패권주의에 맞서는 기구입니다. 인도는 지금 양쪽 진영 모두에서 실리를 추구하며 세계를 다극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도가 무이념·무진영을 지향하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및 북반구 저위도 주요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 맏형을 자처할 만도 합니다. 이처럼 미·중·러 모두와 손을 잡았으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인도가 G20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를 초청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한국에 여러 시사점을 안깁니다. “10년 뒤 누가 선두에 설지 아무도 몰라”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러나 올 초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 윤 대통령의 4월 외신 인터뷰 당시 대만 관련 발언과 그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 6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한중 간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달부터 한중관계가 조금씩 개선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긴 합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앞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반발 차원에서 2017년 3월 중단했던 자국민의 우리나라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이달 11일 전면 재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에선 그간 한·중·일 정상회의에 총리를 보내왔기에 연내 서울에서 이 회의가 열리더라도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인도와의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존재감조차 미미합니다. 미국은 인도 전체 투자의 10%를, 일본은 6%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1%도 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국가 차원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 사이 일본은 G20 정상회의 혹은 11월 미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동시에 인도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인도 진출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단장으로 한 일본 주요기업 대표자 100여명은 이미 지난달 인도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 중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일본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에 올라선 인도를 대안으로 선택한 모양새입니다. 인도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이 미·중 전략경쟁 및 우크라이나전 상황에서 중립적·독자적 노선을 강화하는 흐름을 두고,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의 마티아스 스펙터는 “10년 뒤 누가 선두에 설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국가들은 위험을 분산하고 손실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 등 한반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신흥국의 생존외교술은 한국에 더더욱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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