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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3자회담 결실 맺도록 여야 한발씩 물러서야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3자 회담을 민주당이 수용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대치 정국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 박 대통령이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야당에 손을 내민 것은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로 찾아가 정치지도자들에게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여야 대표와 만나겠다는 것은 권위에 얽매이지 않은 파격 행보로 본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회담을 목적으로 국회를 찾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의제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자칫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김 대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은 성사되기도 쉽지 않았지만, 그 결과 또한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정의 최고운영자와 제1야당의 대표가 서로 상대를 인정하며 마주 앉아 대화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정국의 돌파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절실함의 반영일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제안을 전한 이정현 홍보수석이 “국회를 존중하고 정국 교착에 대한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이는 의미”라고 설명한 것도 막힌 정국을 뚫고자 일정한 양보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당초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했던 김 대표 역시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담에 임하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속내는 물론 같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회담의 1차 목표가 소모적 정쟁의 종식이 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천막을 친 지도 한 달 반이 지났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논란을 증폭시키는 데 당력을 쏟았을 뿐이다. 그동안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중요한 민생 현안에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런 만큼 가장 첨예한 의제가 될 국정원 개혁 문제에 대한 양보와 타협이 절실하다. 청와대도 국민이 수긍하는 수준의 대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민주당 역시 여권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제안을 끝까지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다. 3자 회담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정치권도 정치력 부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호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어제도 민주주의 위기론이니 수호론이니 하며 공방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여야가 3자 회담을 그저 상대 의사를 확인하고, 자신의 일방적 정치 논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의 실망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여야는 이번 회담에서 한발씩 물러서 성과를 이끌어 내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은 정치의 본령이 아닌가. 국민에게 편안한 추석을 선물하기 바란다.
  • 아들과 성관계 임신한 40세女 “결혼하겠다” 파문

    아들을 사랑한다는 여자가 아들과 결혼하겠다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천륜’을 저버린 이는 짐바브웨 마빙고에 살고 있는 여자 베티 움베레코(40). 그는 최근 마을 지도자들에게 “서로가 너무 사랑한다. 아들(23)과의 혼인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어이없는 모자의 부적절한 관계는 짐바브웨 메일에 소개되는 등 언론을 타고 알려지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베티는 12년 전 남편이 사망하면서 혼자가 됐다. 베티는 재혼하지 않고 아들을 키우며 꿋꿋하게 살았다. 어려운 형편에 혼자 돈을 벌어 아들을 학교에 보냈다. 하지만 3년 전 잘못된 관계가 시작됐다. 엄마와 아들이 사랑에 빠지면서 절대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고 만 것. 급기야 베티는 아들의 자식까지 갖게 됐다. 자식이자 손자 뻘인 태아는 6개월째 베티의 배 안에서 자라고 있다. 관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지자 결국 그는 마을의 지도자들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혼인허락을 요청했다.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엄마가 아들과 사랑에 빠지다니 제정신이냐”는 등 모자에겐 비판이 쇄도했다. 그러나 베티는 당당하게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아들과 당당하게 살면서 아들이 버는 돈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남편이 먼저 간 뒤 혼자 벌어 아들을 공부시켰다. 아무도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며 “아들이 이제 장성해 돈을 버는데 (그 돈에 대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티는 “(자식을 키울 때 들인) 내 노력의 결실을 (아들과의 결혼으로) 이제 즐길 수 있게 해달라”며 “다른 여자가 내 결실을 즐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들도 엄마가 임신한 아기의 아버지는 자신이라고 인정하며 친모와의 결혼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을지도자들은 두 사람의 혼인을 결코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두 사람 모두 사형감”이라며 “지금은 경찰이 있어 전통에 맞춰 처형하진 못하지만 절대 결혼은 안 된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World 특파원 블로그] 일본이 인권에 헌신하는 나라입니까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9일 일본 도쿄의 미국대사관에서 일본 기자들과 회견한 내용 일부가 교도통신 등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그런데 9일(현지시간) 국무부가 공개한 회견 내용 전문을 꼼꼼히 읽어보니 러셀 차관보의 발언 중 교도통신 보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대목이 눈에 띄었다. 한 일본 기자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러셀은 이렇게 답변을 시작했다. “일본과 한국은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고 법치주의와 인권에 깊이 헌신하는 나라이며 미국과 가까운 동맹이다.” 다른 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을 가리켜 “인권에 깊이 헌신하는 나라”라고 한 대목이 심히 거슬렸다. 가장 악랄한 인권 유린 사례에 해당하는 일본군 위안부 만행을 저질러 놓고도 일언반구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인권에 깊이 헌신하는 나라라니…. 미국 연방하원이 만장일치로 위안부 만행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을 만큼 미국 내에서도 지탄이 일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국무부의 동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한다는 당국자가 눈감고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일본 사람들에게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라고 해도 양심상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이 있는 법이다. 적어도 인권 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일본을 동격으로 놓고 싶은 한국인은 한 명도 없다. 러셀은 이어 “역사문제가 (한·일)관계에 장애를 초래하고 협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장기적 국익을 명심해 각자 자제하고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한·일 갈등은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난폭한 우경화에서 비롯된 게 명약관화한데도 ‘황희정승식’ 양비론으로 사실상 일본의 잘못을 감싼 셈이다. 러셀은 부인이 일본사람으로 동아태 차관보 임명 당시부터 한·일 간 문제에서 일본을 감싸고 도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 ‘유치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박근혜 대통령이 7박 8일간의 러시아 및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잇는 ‘가교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쯔엉떤상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에 합의하고 원전 등 인프라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취임 후 첫 다자무대인 G20 정상회의에서는 정상선언문과 부속서에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등 이른바 ‘근혜노믹스’를 담아내고 러시아와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인상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과 관련,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 반영시키는 등 일종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장국인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선도발언’을 맡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포용적 성장’ 등 향후 G20이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를 제시, 주목을 받았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의 장으로서 G20 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박 대통령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가운데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베트남에서는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내년까지 FTA를 체결키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을 ‘사돈의 나라’로 지칭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던 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양국 무역액을 700억 달러까지 높이고, 각종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등 세부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권력서열 1∼4위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했고 180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한 ‘경제수도’ 호찌민시를 찾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현지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청취해 시 정부에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베트남전 파병이 빚어낸 양국 간의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기 위한 행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 전 주석의 묘소에 헌화하고 집무실을 찾음으로써 상징적으로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하는 등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얻는 ‘문화 외교’를 통해 경제협력을 극대화하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를 선보이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의 중요성이 있다”며 “베트남이 아세안의 거점이라는 차원에서 대(對)아세안 외교를 본격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러시아 G20 정상회의] 朴대통령 “역사 상처 건드려선 어려워”… 메르켈과 협력 공감대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시아와 서구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들의 만남이어서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0년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정상은 이날 회담까지 13년간 네 차례의 만남을 이어 왔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11번 빌라에 박 대통령이 도착하자 현관 계단으로 내려와 맞이하며 예우를 갖췄다. 두 정상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는 물론 시리아 문제 등의 글로벌 이슈와 양국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총리가 다하우 추모관(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을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에 우리 국민도 감명을 받았다”며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세 없이 자꾸 상처를 건드려서는 (관계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침략 사실을 부인하고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이 독일처럼 해 주기를 바란다는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중 관계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과 입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동북아 정세와 우리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설명하면서 “이 구상의 실현을 위한 유럽의 모범적 사례가 좋은 귀감이 된다”고 하자 메르켈 총리도 깊은 공감을 표하면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22일 독일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박 대통령이 조속히 독일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하고자 한다”고 했으며 박 대통령도 “추후 적절한 시기에 독일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모두 보수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서강대 전자공학과와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전공자들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대통령에 당선되자 처음으로 축하 전화를 한 외국 정상도 메르켈 총리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평신도들 한기총·한교연 재통합 압박 나섰다

    평신도들 한기총·한교연 재통합 압박 나섰다

    보수 개신교계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한교연(한국교회연합) 등 두 연합 기관으로 쪼개진 지 1년 9개월. 금권선거 시비와 그 후유증으로 갈라선 한기총과 한교연은 결별 이후 따로 움직이면서 극심한 분열상을 보여 개신교계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평신도들이 한기총과 한교연의 재통합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 주목된다. 한기총과한교연연합추진협의회(연추협)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보수 교계 연합기관의 재통합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본격적인 연합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국 교회가 기도와 자숙의 냉각기를 거치면 개혁되고 정화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착화돼 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기총과 한교연이 서로 이해하고 용납함으로써 하나 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새로 선출되는 대표회장이 양 기관 연합을 목표로 임기 내에 연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과 △각 교단이 9월 총회에서 내년 한기총과 한교연이 연합을 추진토록 결의하며 △속히 한국 교회의 위상이 회복되고 연합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라는 3개항의 요구 사항을 양측에 전했다. 연추협은 한국장로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한국기독교평신도세계협의회 등 4개 평신도 연합 기관과 11개 주요 교단의 전현직 사무총장 및 총무 등이 참여해 지난달 19일 출범한 단체다. 평신도를 주축으로 주요 교단 사무총장·총무가 힘을 모아 어느 정도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의회(평지협)가 양 기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26개 교단 평신도 대표들이 참여한 평지협은 성명에서 “9월 열리는 한국 교회 각 교단 총회는 한기총과 한교연 두 연합 기관이 하나 되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바란다”며 하나의 연합 기관으로 정리될 때까지 각 교단이 이들 연합 기관에 참여를 보류하겠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기시협)는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어 양 기관의 단일화를 촉구한 뒤 서명운동 등 단일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시협은 특히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한기총 또는 한교연 어느 한쪽에 가입돼 있어 두 기구 통합 운동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며 분열 전 한기총에 속했던 모든 교단이 3년 전 정관에 따라 다시 모여 총회를 개최하고 대표회장을 선출할 것을 제의했다. 최근의 이 같은 평신도 움직임은 교단의 활동과 목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선 신자들의 아래로부터의 개혁운동이다. 실추된 개신교 교단들의 위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에 따른 연대운동인 셈이다. 실제로 한기총·한교연 분열 이후 신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내년 10월 전 세계 기독교 대표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총회도 치를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9월 중에 있을 각 교단 총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재통합의 단초를 만들라는 압박과 주문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연대운동에 당사자인 한기총과 한교연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의 한 목회자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연합 기관 차원에서 선뜻 재통합에 합의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면서 “지도부에 대한 내부의 신뢰회복과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단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美·英·佛, 주말쯤 시리아 공격… 금융시장 출렁

    美·英·佛, 주말쯤 시리아 공격… 금융시장 출렁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에 대해 서방의 군사 개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이번 주말 시리아의 주요 군사 시설을 48시간 동안 순항미사일로 타격하는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서방의 한 정부 관계자는 “이들 국가가 시리아 인근에 배치된 해상 순항미사일로 시리아를 공격할 것”이라며 “타격 목표는 화학무기 저장 시설이 아닌 시리아 공군과 육군 부대 같은 제한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국과 프랑스 정상은 전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었으며, 영국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와 별개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시리아 군사 제재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라크는 전국에 최고 수준의 안보 경계령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미사일 방어망인 아이언 돔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현지 라디오가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증명하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서방의 군사행동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맹비난했던 아랍연맹(AL) 지도자들이 서방의 보복 공격에는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동 지역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미 백악관이 시리아 공습에 대한 법적, 외교적 정당성을 얻으려면 유엔 안보리와 아랍연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조사하고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며 “시리아 사태를 외교적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방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우려로 미국과 유럽, 중동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는 등 국제경제는 심하게 요동쳤다. 27일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9%, 다우지수는 1.14%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최근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30지수와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각각 2.28%와 2.42% 급락했고, 영국 런던의 FTSE100지수도 0.79% 내렸다. 중동 증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DFM 지수가 전날보다 7.0% 폭락하면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미 국채는 시리아 위기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불거지면서 28일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1% 오른 배럴당 110.55달러에 거래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반기문 “적절한 기회에 방북 협의…DMZ 평화공원 구상 적극 돕겠다”

    반기문 “적절한 기회에 방북 협의…DMZ 평화공원 구상 적극 돕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적절한 기회에 남북한 당국과 방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방한 중인 반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방북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가끔 만나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과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과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협의를 해 나갈 생각이지만 아직 (방북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남북 당사자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은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돕는 것이라고 한정했다. 반 총장은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며 “박 대통령에게 남북 간 좋은 협의를 이뤄내 진전이 있으면 유엔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유엔은 내부적으로 법적, 정치적, 제도적인 면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남북 양측이 최근의 모멘텀을 살려 북핵 등 여러 분야에서 건설적인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비판적 인식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 기류 등과 관련,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별 양자 문제에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일본 정치 지도자들에게 깊은 성찰과 국제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역사인식 문제와 여러 정치적 이유로 (동북아) 상호 긴장관계가 지속되는 데 우려스럽다”며 “동북아 지도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살상 의혹과 관련,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 현지에서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며 “화학무기 사용이 밝혀질 경우 경악스러운 범죄 행위이며 중대한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인기 행진 ‘주룽지 상하이 강화실록’

    왜 유독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만 잘 팔리는 것일까. 중국 경제개혁 사령탑으로 통하는 주 전 총리가 상하이시 수장으로 재직할 때의 각종 발언을 묶은 책 ‘주룽지 상하이 강화실록’(朱鎔基上海講話實錄)이 지난 12일 출간되기 무섭게 연일 각종 인기 서적 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다. 올 들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3세대 지도자들의 신간 출시가 줄을 이었지만 주 전 총리의 신간만 인기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와 같은 판매 추세라면 올해의 베스트셀러 등극은 떼 놓은 당상이란 전망이다. ‘주룽지, 기자의 질문에 답하다’(朱鎔基 答記者問), ‘주룽지 강화실록’(朱鎔基 講話實錄) 등 그의 전작들도 1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책은 그가 총리에 취임하기 전인 1987년 12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상하이시의 당서기, 시장 등을 지낼 때 각종 회의에서 행한 발언 106편과 화보 83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우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강조하는 관료주의 타파를 주문한 내용이 많다. ‘지도 간부들은 민중과 동떨어져선 안 된다’ 편에서 그는 당시 상하이시와 구청이 각각 자신들이 지정한 운전사를 동원해야 한다며 대립한 탓에 더위를 식히기 위한 살수차가 운행되지 못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관료주의를 비판했다. 또 선물 받지 않기 등 관료들이 하지 말아야 할 5계도 제시했다. 시 주석이 총서기 취임 이후 내놓은 8조(八條)는 5계가 발전한 버전이란 평이다. 아울러 최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추진 중인 경제개혁 및 이와 관련된 규제완화 언급도 눈에 띈다. ‘외자의 이용과 발전을 위한 의견’ 편에서 그는 외자로부터 국내 건설사가 하도급을 받는 문제와 관련, 사업성이 있는지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는 기업들 스스로 잘 아는데 내용도 모르는 정부가 간여하면 일만 망친다며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특히 사업 하나를 허가받기 위해 109개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거나, 같은 사안을 두고 담당자마다 말이 달라 사업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점을 지적하며 인치(人治)를 비판했다. 책의 인기 배경은 그가 실행한 개혁 조치들이 중국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인식과 관련이 깊다. 신지도부가 주 전 총리를 본받아 개혁에 성공해 중국 경제를 발전시키기를 바라는 소망도 투영됐다는 평가들이다. 4세대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간 중국은 개혁 없이 퇴보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300만명 아사한 70여년전 中 허난성 이야기

    1942년.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이 가장 뜨거웠던 해, 중국 허난(河南)성엔 유래를 찾기 힘든 대기근이 몰아닥쳤다. 당시 허난성 전체 인구는 3000만명. 1년 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이 가운데 300만명은 굶어 죽고, 1000만명은 유리걸식하며 비참한 삶을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대참사는 중국 정부 기록엔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대기근의 참상은 2009년 류전윈 런민대 교수가 쓴 장편소설 ‘1942를 돌아보며’가 출간되면서 알려졌다. 허난성 언론들은 소설 내용에 충격을 받았고, 그 가운데 ‘허난상보’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추적에 나섰다. 당시 일부 지식인들이 쓴 취재기나 지방지에 남은 단편적 기사 등을 근거 삼아 참상을 복원했다. 책은 이처럼 ‘허난상보’의 편집장 멍레이와 관궈펑, 궈샤오양 등 기자들이 취재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대기근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작물은 죄다 타들어 갔고, 주민들은 논 몇 마지기를 팔아야 겨우 하루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푸성귀나 나무껍질조차 동나자 주민들은 가죽끈과 소가죽, 심지어 기러기똥까지 먹어야 했다. 극한상황에서 인륜은 사치였다. “피난민들은 손톱을 씹고서야 자신이 먹는 것이 인육으로 만든 만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누구도 상관하는 이가 없었다. 어느 부부는 친딸을 먹었다. 야성을 되찾은 들개 무리는 여기저기서 시체를 뜯어 먹었다. 어느 일가족은 가산을 모두 내다 팔아 마지막 한 끼를 배불리 먹은 뒤 자살했다.” 책이 전하는 70여년 전의 실제 지옥도다. 가뭄은 천재(天災)였지만, 참사로 키운 건 사람이었다. 저자들은 대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장제스 정권의 실정(失政)을 꼽고 있다. 책이 중국 공산당의 지원 아래 출간된 것도 허난성의 비극을 통해 ‘국민당 수괴’ 장제스의 실정을 드러내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제스는 1938년 일본군을 막을 시간을 벌기 위해 황하를 막고 있던 ‘화위안커우 제방’을 폭파한다. 황하가 범람하며 무려 89만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수로와 우물은 파괴됐고, 농경지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가축도 사라졌다. 이 와중에 출현한 메뚜기떼는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옥수수와 조, 수수 등 곡물들을 깡그리 먹어치우며 참사를 부채질했다. 저자들은 정치지도자들의 오판을 비판하며 “우리가 (그 사건을) 끝내 잊는다면 또 다른 대기근이 우리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기고] 안보 위해 ‘뒤차’ 마다하지 않는 대통령/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대표

    [기고] 안보 위해 ‘뒤차’ 마다하지 않는 대통령/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대표

    지난 13일 우리 해군의 전략무기인 214급 잠수함의 4번함인 김좌진함이 진수됐다. 지난해 가을 취역한 중국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그 본거지를 서해의 칭다오로 정하여 우리를 서쪽에서 압박하고, 일주일 전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항공모함급 구축함인 이즈모함이 진수하여 동쪽에서 우리를 압박하는 시기에 우리 해군의 잠수함이 진수한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하여 진수선을 자르고, 축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든든한 안보를 강조하였다. 이런 전략무기가 첫선을 보이는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클래스의 1번함이 아닌 이른바 ‘뒤차’의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 해군 최초의 현대적 구축함인 ‘KDX-Ⅰ’ 1번함인 광개토대왕함의 진수식에 참석하였다. 하지만 1998년 동급의 3번함인 양만춘함이 진수식을 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KDX-Ⅱ’ 구축함의 1번함인 충무공 이순신함 진수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덕분에 2003년 동급 2번함인 문무대왕함의 진수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두 번째 군함이지만 동급으로서는 최초의 대통령 참석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네 번의 군함 진수식에 참석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선도함이 없어 군함 진수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번함인데도 김좌진함 진수식에 참석하였다. 대통령에게 김좌진함 진수식은 첫차, 뒤차 따지는 명분보다는 강력한 안보태세를 강조하여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소재로 활용되는 듯하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된 북한의 전쟁 위협은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실제적 위협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그 위기상황 관리를 무척 잘했다. 또 그런 도발과 연계된 개성공단사태 등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항상 든든한 안보를 바탕으로 교류 협력을 한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원칙을 지키는 모습에 60% 이상의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과인은 국가와 결혼하였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여 일약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1500년대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와의 격렬한 대립 중에 세계 패권을 가지고 있던 스페인과 함대 결전을 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두며 세계의 무대에 찬란하게 등장한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도 여성이지만 과감한 결단력으로 신속하게 원자력잠수함과 함대를 투입하여 아르헨티나와 치른 포클랜드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포클랜드 전쟁은 잠수함이 아르헨티나 항공모함의 발을 묶어놓아 제공권을 장악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런 역사들은 여성대통령과 우리의 안보 현실, 잠수함 진수식이라는 상황을 대입해 봤을 때도 묘하게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무역의 98%를 바다를 통해서 하는 해양무역국가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군력은 대북 억제력임과 동시에 국가 생존의 열쇠가 된다. 위에 언급한 여성 지도자들의 역사가 성공적으로 결론을 맺었기에, ‘뒤차’도 마다하지 않고 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한 여성 대통령에게 왠지 ‘우리도?’라는 기대를 하게끔 만든다.
  • 윤우식 선생 생가·교남 YMCA회관 문화재 등록 예고

    윤우식 선생 생가·교남 YMCA회관 문화재 등록 예고

    문화재청은 경북 예천의 윤우식 생가와 대구의 옛 교남(嶠南) YMCA회관 등 항일유적지 2곳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남석(南石) 윤우식(尹雨植·1906~1934)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단체인 무명당(無名堂)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1933년 9월 예천 지역에서 조선인의 이익을 옹호하는 운동을 전개하다가 일제에 구속돼 이듬해 재판 중 사망했다. 그의 예천 생가는 영남 지역의 전형적인 가옥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ㄴ’ 자형 건물인 사랑채와 ‘ㄱ’ 자형 건물인 안채가 ‘ㅁ’ 자형 배치를 이루며 우측에는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의 사당이 자리한다. 옛 교남 YMCA회관은 3·1독립만세 운동 당시 주요 지도자들이 회합하던 장소다. 교남 YMCA의 임원과 회원 등 17명은 해방 뒤 건국훈장 애국장 등 포상을 받았다. 또 물산장려운동과 기독교농촌운동, 신간회(新幹會)운동 등 기독교 민족운동의 거점 공간으로 사용된 역사적인 곳이다. 1914년 건립된 2층 붉은 벽돌 건물로, 1층과 2층 사이가 ‘돌림띠’(Cornice)로 장식됐다. 창 위쪽은 아치로 인방(引枋)을 만들어 사각형 창문을 설치하는 등 1910~1920년대 조적조(組積造) 건축양식을 대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향후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선명 총재 사후 1년, 통일교의 현재는…

    문선명 총재 사후 1년, 통일교의 현재는…

    지난해 9월 92세를 일기로 성화(聖和·타계)한 문선명 총재 사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그 미래를 둘러싸고 많은 추측이 난무했었다. 오는 23일(음력 7월 17일) 문 총재 1주기를 맞는 통일교가 그런 우려 섞인 전망과는 달리 안정된 조직을 구축, 조용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문 총재 사후 통일교가 다른 양상을 보인 큰 흐름은 일반의 전망과는 다른 후계 구도 마무리와 통일교단 위상의 전환이다. 우선 미망인이자 문 총재 생전에도 공동 총재 격으로 활약했던 부인 한학자(70) 총재 친정체제의 구축이 눈에 띈다. 당초 한 총재는 통일교의 양 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4남 국진(43), 7남 형진(34)씨 등 두 아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형진씨는 지난해 9월 말 통일교 한국총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행을 선택했다. 형진씨는 현재 세계회장 직함을 갖고 있다. 국진씨도 지난 3월 통일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직을 내놓고 미국에 살고 있다. 두 아들의 예상 밖 퇴진(?)은 아무래도 세간에서 ‘왕자의 난’으로 도마에 올랐던 아들 간의 알력이 큰 원인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로 국진 씨는 통일교단과 거리를 둔 채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3남 현진(44)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른바 ‘여의도 소송’ 1, 2심에 패소해 통일재단 이사회로부터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학재단을 비롯한 종교·기업·재단을 모두 이끌고 있는 한 총재는 사실상 통일교의 실질적인 교주인 셈. 통일교단은 “한학자 총재가 참어머니로서 문선명 총재를 대신하는 동시에 동격·동위로서 그 사명을 수행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한 총재의 주변에 문 총재 부부의 최측근으로 활동해온 지도자들이 포진해 돕고 있다. 형진씨의 후임으로 통일교 한국총회장에 취임한 양창식(60) 전 미국총회장과 국진씨 퇴진 후 통일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노희(72) 유니버설문화재단 부이사장이 대표적인 보좌진이다. 한 총재와 통일교단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포스트 문선명’ 위상은 역시 문 총재의 유지를 통한 사회통합과 봉사 교단으로 거듭나기다. 문 총재가 남긴 500쪽짜리 책 700권 분량의 방대한 어록을 ‘천성경’ ‘평화경’ ‘참부모경’ 등 세권으로 정리하는 ‘천일국경전’ 편찬은 최우선 사업 순위에 있다. 통일교의 공식명칭을 원래 이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환원한 뒤 추진하는 역점 사업도 종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실제로 국제축구대회 피스컵을 잠정보류한 데다 대북투자의 핵심 사업이랄 수 있는 북한의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 운영권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차세대 리더의 육성과 통일교 전교의 강조가 눈에 띈다. 10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 ‘원모평애재단’과 통일교 지도자 육성기관 ‘천주평화사관학교’를 설립했다. 문 총재 사후 조용하면서도 예사롭지 않게 변모하는 통일교의 위상은 결국 아들들의 복귀와 맞물려 자리 잡게 될 것이란 전망이 통일교 내부에선 무성하다. “2세는 아직도 시간을 둬야 될 것 같다. 더 길러야 할 것 같다.” 올해 신년하례회에서 한 총재가 남긴 말의 시효가 언제일지 모를 일이다. 한편 통일교는 오는 17∼23일을 추모 기간으로 정해 23일 오전 10시 가평 청심평화월드에서 가족과 전 세계 통일교 관계자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문 총재 1주기 추모식을 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 전직 지도자들 ‘출판정치’ 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중국 전직 지도자들의 신간 서적 출판 붐이 일고 있다. 1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이 전날 화보집 ‘장쩌민과 양저우(揚州)’를 펴냈으며, 앞서 장 전 주석 시절 경제를 총괄하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주룽지 상하이 강화(講話) 실록’을 펴냈다. 양저우는 장 전 주석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화보집에는 그의 졸업 사진부터 북한 김일성 주석 등과 만나 악수하는 장면 등 사진 160여점이 실려 있다. 상하이 강화 실록은 주 전 총리가 1987년 12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상하이시 당서기, 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내놓은 주요 발언을 모은 것이다. 이 밖에 리펑(李鵬) 전 총리도 지난 5일 ‘리펑이 논하는 산업경제’라는 책을 냈다. 앞서 3월에는 리루이환(李瑞環)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보는 법과 말하는 법’이란 제목의 신간을 냈다. 퇴임 지도자들의 책 출간에 대해 ‘참고 자료로 유익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이 많다. 개혁 성향 잡지인 염황춘추의 양지성(楊繼繩) 부사장은 “전임자들의 회고록에는 자신의 업적에 대한 과시나 실수에 대한 정당화, 타인에 대한 책임 전가 등이 주로 담겨 참고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출간되는데, 자신의 지식과 교양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천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등 과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장 전 주석과 주 전 총리의 출판 기념식에는 지역의 성장, 당서기, 당 중앙 문헌연구실 주임 등 고위층이 대거 참석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일본아, 더이상 눈 감지 마라

    일본아, 더이상 눈 감지 마라

    “복을 많이 받아 잘 살라고 지어 주신 내 이름 석 자, 그러나 이 이름은 어린 소녀와 여성의 존엄을 말살한 반인륜적 전쟁 범죄인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밝혀내는 역사에 굳게 새겨질 것이다.” 경남도교육청이 1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국내 최고령인 김복득(96·경남 통영시) 할머니의 증언과 일대기를 기록한 ‘나를 잊지 마세요’의 일어판을 아베 신조 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 일본 정치·교육계 지도자들에게 10권씩 보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역사 교육 자료로 물려주기 위해 김 할머니를 여러 차례 방문, 직접 증언을 듣고 정리해 지난 3월 7일 90쪽의 책으로 발간한 ‘나를 잊지 마세요’ 한글판을 일본어로 엮어낸 것이다. 책에는 김 할머니가 22세이던 1939년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1945년까지 7년에 걸쳐 강제로 위안부 일을 했던 생생한 아픔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 할머니는 “몸서리쳐지는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됐다.”며 “하루에 보통 10명이 넘는 군인들을 상대했으며 한 부대가 몰려오는 날엔 옷을 입거나 밥을 먹을 시간도 없었다. 기가 막히고 창피할 뿐이었다”고 증언했다. 할머니는 책에서도 “눈 감기 전에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받는다면 이번 생애에서 여한이 없겠다”고 썼다. 경남교육청은 일본어판 ‘나를 잊지 마세요’를 주일 한국학교와 한국교육원, 주일 대사관 및 교민 단체, 유엔, 청와대, 여성가족부, 교육부, 관련 학회 등에도 보냈다. 일본에 800권, 유엔에 10권, 국내 기관에 150권을 발송했다. 고영진 경남교육감은 직접 창원우체국에서 국제특송(EMS)으로 책을 발송했다. 고 교육감은 발송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를 낭독하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역사의 진실에 기초한 올바른 교육을 촉구했다.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스웨덴은 아동수당 지급을 도입한 지 올해로 6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열었다. ‘정년이 된 활발한 아동수당’이란 제목하에 현재 보수 연립정부를 책임지는 온건당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와 이를 65년 전 도입한 사민당 대표들이 앞장선 이 행사에서는 가족과 아동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이어졌다. 부대행사로 열린 세미나에선 ‘아동수당을 포함한 정부의 현금지원정책이 유자녀 가족경제에 미친 영향과 그 의의’에 관한 정부보고서가 여론을 집중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복지국가 스웨덴의 발전된 정치와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보육지원정책은 괄목할 만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이전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만 보육료를 지원하던 것이 2012년에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0~2세에 대한 보편적 무상보육제도로 확대됐고, 올 3월부터는 이를 5세까지 확대했다. 이에 더해 어린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현금지원정책 역시 급속히 발전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보육 예산도 2008년에 비해 무려 3배나 급증했다. 얼핏 보면 스웨덴보다 더 일관적이며 보편성을 지닌 정책이다. 스웨덴은 정액아동수당이라는 보편적 수단과 아울러 소득에 비례하는 선별적 지원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으로 시작된 보육정책의 확대·강화가 ‘빛 좋은 개살구’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재정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이를 지방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제대로 실행해 보기도 전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으로 자칫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원대상 확대에 따른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20%에 불과한 국가보조금 때문에 가장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정치권은 이런 지방정부의 재정위기를 외면한 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 기타 지역은 50%에서 70%로 무상보육 국가보조금 비율을 높이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8개월째 국회 법사위에서 묻어두고 있다. 모든 정책이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것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보육정책은 지속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시작된 것이다. 무상보육정책은 여야가 모처럼 합의한 사항이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국민에게 분명히 공약한 내용이다. 또 박 대통령은 전국단위의 복지예산 집행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복지행정에 관한 책임소재마저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참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전국의 아동지원정책에 관한 직접지원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을 지고 돌봄과 서비스 운영에 관한 것을 지방정부가 맡을 때, 아이들은 어디에 살든 고루 편히 자랄 수 있으며 여성의 사회참여와 출산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은 결과적으로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같은 불상사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아울러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빈곤가정의 현실 속에서도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아직도 자기 아이와 남의 아이가 달리 보이는 걸까? 좀 더 멀리 보고 국가가 책임지는 아동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다.
  • “종교 권력·불평등에 국민들이 맞서야”

    “종교 권력·불평등에 국민들이 맞서야”

    “우리 사회에서 종교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종교 인권과 종교 자유에 관한 일반의 인식에 훨씬 못 미치는 종교지도자며 국가기관, 공권력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서울시를 상대로 사랑의교회 도로점용허가처분 직권취소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 박광서(64·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대표. 최근 행정법원 재판부가 공공도로 지하를 점용한 사랑의교회에 서초구청이 도로점용허가처분을 낸 것은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판결하자 국민 연대운동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서초구청의 허가처분이 위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거대 종교집단의 위세에 무기력한 사법·행정부의 위상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일상 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종교의 영향을 받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당당하게 맞서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사랑의교회 건은 결국 종교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를 절실하게 보여준 극단의 사례라고 거듭 강조했다. 종자연은 2004년 학내 종교 교육을 거부하다 제명된 대광고 강의석 군 사태를 계기로 그 이듬해 생겨난 단체. 이 사태에 문제를 제기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팀과, 이미 활동하고 있던 기독교계 ‘학내 종교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 합쳐 태동했다. 박 대표는 창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종교계엔 불평등과 위법, 폭력의 사례가 적지 않아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종교계의 권리 침해와 폭력이 묻혀버린 것뿐이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까.” 종자연은 참여불교 재가연대라는 불교단체에서 시작된 만큼 기독교계의 비판과 화살을 유독 많이 받아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학내 종교 차별 조사’와 관련한 용역을 받은 이후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라며 개신교계의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종자연엔 개신교 목회자며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연합단체인데 여전히 편견이 심한 것 같아요. 특히 왜 개신교의 사안만 집중적으로 문제 삼느냐는 지적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개선해야 할 중대 사안이 개신교계에 많은 것뿐입니다.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사안이라면 불교나 다른 종교도 똑같이 문제 삼아야지요.” 이해득실을 따지는 종교계의 편견과 이기주의야말로 가장 먼저 바꿔야할 해악이란다. “올해 야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해 추진하려던 ‘차별금지법’이 무산된 것은 우리 사회의 종교 이기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를 보여준 셈이지요.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담은 보편적인 조치인데 교리나 교의를 핑계로 거부하는 실상이 안타깝습니다” 박 대표는 내년 2월 정년퇴직과 함께 종자연 대표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라고 한다. 대표직에서 물러나기 앞서 임의단체인 종자연이 시민사회단체로 등록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박 대표는 “위상의 변화만큼 종자연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고 귀띔한다. 인터뷰 말미에 지난달 중순 중국의 조선족자치구를 돌아보면서 느꼈던 소회를 털어놓았다. “동강난 땅에서 사는 우리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들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남북 통일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어요. 반쪽의 사회통합도 못하면서 외치는 통일이 말입니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is@seoul.co.kr
  • 北김정은 “우리가 남조선·미국에게 좀 심하게 해”

    北김정은 “우리가 남조선·미국에게 좀 심하게 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말 중국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초에는 우리가 남조선과 미국에게 좀 심하게 했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당시 “우리가 미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핵무기 같은 걸 선전하는 행위를 (최근 들어) 많이 줄였다”고 말해 향후 정국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9일 국민일보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빌어 김 제1위원장이 전승기념일(7월27일·정전협정체결일) 행사 참석차 방북한 리 부주석의 숙소를 찾아가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3차 핵실험과 한반도 전면전 위협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행동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다. 소식통은 “김 제1위원장이 리 부주석 숙소로 찾아간 것 자체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악화된 북·중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북한 최고지도부가 노심초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리 부주석이 거절했다. 리 부주석은 김 제1위원장에게 “지금 이 상태에서 (베이징에 오면) 좋을 게 없다. 시 주석이나 다른 고위 지도자들이 (김 제1위원장을) 만나줄 수도 없으니 다음 기회가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리 부주석이 또 “북한이 경제를 일으킬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자꾸 경제부흥을 못 하니까 점점 더 어려워진다. 자본과 자원을 경제 개발에 투입하지 못하고 핵 개발 등 다른 데 투입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고 김 제1 위원장이 “그 말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 적대시 정책을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 핵 개발은 우리의 기본 정책상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개혁 시험대’ 베이다이허 회의 전망

    [위클리 포커스] ‘개혁 시험대’ 베이다이허 회의 전망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이다이허 일대에 이미 보안과 공안들이 눈에 띄게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돼 회의가 임박했거나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화권 언론들도 지난 2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당의 주요 은퇴 원로들이 베이다이허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회의는 시 주석의 근검절약을 강조한 ‘8조’(八條)와 친민을 강조한 ‘군중노선’ 원칙에 따라 이전보다 대폭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당 중앙을 비롯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무원,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중앙군사위원회 등 주요 당·정·군 기관은 물론 지방 정부 수장들과 수행 요원들까지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수천명가량이 집결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참여 규모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는 중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도자들의 휴가를 위해 베이다이허에 별장을 신축해선 안 되며, 일부 원로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장기간 별장에 머무르는 대신 일반 숙박시설을 이용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0월 중 열릴 18기 3중 전회(제18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준비하는 데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시 주석의 정치개혁 방안과 이를 위한 새 정부의 정치 노선을 확정 짓는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도하는 경제 개혁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개혁 방안은 18기 3중 전회에서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만 앞서 이 회의를 통해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 밖에 조만간 공판이 열리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의 처리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번 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주요 국정 문제를 논의하는 정부 회의가 해마다 비공개적으로 열리는 것은 시스템보다 사람에 의존하는 중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용어 클릭] ■베이다이허 회의 보하이(渤海)만 인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위치한 해안 휴양지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300㎞가량 떨어져 있다. 1958년 베이다이허에서 당 중앙정치국 확대 회의가 실시된 것을 계기로 거의 해마다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이곳에 모여 여름휴가를 겸해 당의 노선과 인사,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1958년 타이완의 진먼(門)섬 포격 등 역사적 결정들이 이 회의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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