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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홍원 총리, 종교계 지도자 잇따라 만나

    정홍원 총리, 종교계 지도자 잇따라 만나

    7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를 방문한 정홍원(오른쪽) 국무총리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고 있는 자승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총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추락한 정부 신뢰의 회복과 국정 운영에 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김장환 원로목사, 염수정 추기경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 부패냐 음해냐… 사르코지 진실공방

    부패냐 음해냐… 사르코지 진실공방

    ‘대선 길목을 막으려는 정치적 박해인가. 숨겨 왔던 부패의 고리가 드러난 것인가.’ 니콜라 사르코지(59) 전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일 권력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구금된 채 조사를 받기는 프랑스 역사상 처음인 데다, 같은 우파 정치인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까지 등에 업고 차기 대선 유력후보로서 재도전 선언만 남겨 뒀던 ‘미묘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일 “사르코지가 직면한 것은 단지 법정 싸움만이 아니다”라며 향후 벌어질 정치적 소용돌이를 예고했다. 전날 15시간이 넘는 조사를 마친 사르코지는 ‘불도저’라 불리는 성격답게 풀려나자마자 직접 논란의 중심으로 밀고 들어갔다. 그는 프랑스 TF1 TV와 유럽1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정치적 보복과 음모’를 주장하며 반대파인 사회당과 사법부 내 일부 세력을 맹비난했다. 그의 언론 출연은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처음이다. 이민자 출신, 유대계, 거기다 이혼 가정에서 자란 그가 거침없는 언행과 추진력으로 엘리제궁에 입성했듯 기어코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으며 일부 사법제도가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고 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나는 악행과 정치적 조작에 꺾이는 사람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그가 2017년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토마스 쿠레뇽 파리 정치학 연구소장은 가디언에 “대다수 우파 지지자들은 그가 박해받고 있다는 사실에 동조하고 있다”면서 “불법 행위를 했다는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거나 그가 재판에 회부돼 유죄 평결을 받지 않는 한 아무것도 불도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측근들도 ‘마녀 사냥’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사회당 출신인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사법제도의 독립성을 비롯해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기억하기 바란다”면서 이번 수사가 사회당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지 유력지인 르몽드는 “일련의 사건들은 정치 지도자들이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판했다. 앞서 사르코지는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재판인 베탕쿠르 사건 정보를 얻는 대가로 판사에게 고위직을 보장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수사 당국은 그가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690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은 사건을 조사하다가 전화 도청으로 판사 매수에 관한 새로운 혐의를 이번에 포착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한·중 정상회담] “6자 재개 조건 만들자”… 동북아 평화 양자·다자협력 길 텄다

    [한·중 정상회담] “6자 재개 조건 만들자”… 동북아 평화 양자·다자협력 길 텄다

    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6자회담과 관련, 재개를 지지하되 ‘무조건적 개최’는 지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성명은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개최 재개를 위한 ‘조건 마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측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공동 인식을 모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참가국은 6자회담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야 하며 양자 및 다자가 소통과 조율도 강화해야 한다. 6자회담 참가국의 공동 인식을 모아 회담 재개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비핵화 대화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닌 의미 있는 대화, 즉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또한 이날 지속적이고 철저한 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 북핵 포기를 압박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뜻을 재천명했다. 성명은 “양측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9·19 공동성명 및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은 지난 네 차례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 투표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상무부 등이 대북 수출금지 품목을 다수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6자 수석대표 간 대화 노력을 지지한다”,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 신뢰 증진 및 번영을 위하여 양자·다자 차원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소지역 협력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 대목은 이후 남·북·러, 남·북·중, 한·중·일 등 소지역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는 “역내 평화·협력, 신뢰증진·번영을 위한 양자·다자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중국 측의 공감대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중국은 ‘한반도 핵 개발 반대’를 최초로 문서에 담아 대외적으로 표명하면서도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남한에 대해서도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게 중국의 오래된 기본 태도였다. 공동 성명에서도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직접 거명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한국 측이 북한의 핵실험에 우려를 표명한 뒤 중국이 ‘유관 핵무기’라는 표현으로 문장을 잇는 방식을 썼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은 정상회담 등 다양한 계기에 북한의 핵 보유와 추가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하면서 비핵화의 대상이 북한임을 분명히 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지난 20여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정부 교체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주장했으며, 박근혜 정부도 ‘핵무기 없는 세계는 한반도에서’라는 구호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북의 비핵화’라는 데 두 나라의 시각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日 고노담화 검증, 국가 간 신뢰 저버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일본의 ‘고노 담화’ 검증에 대해 “국가 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앞두고 방송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이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하면서도 작성 경위를 검증함으로써 고노 담화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면서 “이제라도 일본 지도자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주변국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동북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협력을 해 나가야 할 중요한 나라인데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된 역사관과 퇴행적인 언행으로 한·일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제사회도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인류 보편의 인권 문제”라면서 “과거의 일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는 오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6월 8일에도 한 명의 피해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제 54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정말 시간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시 주석 방한 때 두 정상이 만나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과 관련해 “내실 있는 결실을 거둬 두 나라의 신뢰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FTA를 맺게 되면 양국 간 경제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도 깊어져 한·중 관계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한·중 정상회담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진핑 주석의 1박2일 방한에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수많은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올해 들어 미·중 간의 경쟁이 과거와는 전혀 새로운 수준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선택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응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재균형 전략을 들고 나와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역 강대국의 지위를 상실하기 시작한 일본은 아베 정권 들어 미국에 대한 강력한 편승정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그 존재감을 인정받고, 지역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단행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이 결국 중국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대응하고 있다. 우선은 ‘새로운 강대국 관계’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지위에 직접적인 도전을 하지 않을 테니, 중국을 동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아·태외교에 대한 역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첫 순방지로 러시아 및 아프리카를 택했으며, 미국의 앞마당인 남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전통적인 지역 라이벌이었던 인도를 포함한 서남아를 거쳐 유럽 각국을 순방하면서 환대를 받았다. 왕이 외교부장은 동남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 지도자들의 방문외교 동선을 보면 미국의 아·태외교를 역으로 포위하는 양상이다. 더 주목할 것은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미국과 일본을 배제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신실크로드’ 구상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구상들이 실현된다면 중국은 명실상부하게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핵심적인 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한 이래 이처럼 대담하게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를 염두에 둔 전략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세계전략의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시험공간이 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유대를 과시함으로써 중국의 대(對)세계전략에 한국이 호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보여주려 할 것이다. 한국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미·중 사이에서 ‘진실의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파장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한국은 당연히 그 “진실의 순간”을 회피하면서 우리의 관심사인 북한문제 등에서 성과를 가져오려 할 것이고, 중국은 자신의 세계 전략적인 구도에 한국이 순응하도록 유도하려 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 어렵고 중차대한 순간에 한국의 외교안보 지도부가 한때 거의 기능정지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총리인준 사태 해결에 몰두했고 외교안보 라인은 사령탑 없이 우왕좌왕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중국과 일본의 무력충돌 가능성 등 동북아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상황이다. 한·중 정상회담은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사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국인 우리의 선택은 모든 강대국들을 모두 다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 강대국만을 위한 편승외교를 하는 것도 더 이상 시대에 걸맞지 않다. 모든 강대국들이 조금씩 불만을 가지되 다 우리를 필요로 할 수 있게 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이 우리와의 유대를 중시할 때, 한·중 간 분쟁의 여지가 강한 사안들에 대해 과감히 의제를 제기하고 그 차이를 해소함으로써 한·중 관계 백년의 초석을 닦는 기회의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외적으로는 화려한 수사로 가득차지만 내실은 없는 외화내빈이거나, 아니면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놓치고 전략적 오판으로 점철된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 융커 반대 英 ‘EU 탈퇴’ 수순 밟나

    유럽연합(EU) 통합론자인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가 EU 집행위원장에 지명되면서 통합에 회의적인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커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앞서 융커가 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29일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는 ‘융커 지명 투표 후 영국이 EU 탈퇴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융커를 반대했던 캐머런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만장일치로 지명해 온 관행을 깨고 표결을 요구하는 강수를 던졌지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그를 제외한 나머지 26개국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캐머런은 “유럽에 나쁜 날이다. 실망스럽다”면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지도자들은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이 EU에 남는 일이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은 그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달 EU의회 선거에서 EU 탈퇴를 주장하며 1위에 오른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 당수 나이절 패라지는 “캐머런은 패배자”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에드 밀리번트 노동당 당수도 “영국이 완전히 창피를 당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을 펼치고 있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당수 알렉스 새먼드는 “융커가 EU집행위원장이 되면서 작은 나라도 EU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투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내 EU 탈퇴 요구가 거세지자 내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EU와의 협정을 개정해 영국에 불리한 조항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EU 개혁에 소극적인 융커가 집행위원장이 되면서 당장 협정을 개정하기도 어렵게 됐다. EU에서 탈퇴할 경우 가장 큰 수출시장을 잃는 등 산업계 타격이 커 실제로 EU를 떠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라예보의 총성 100년, EU는 평화 외치지만…

    사라예보의 총성 100년, EU는 평화 외치지만…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총성이 울렸다. 발칸반도를 호령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 총격은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다. 오스트리아는 정확히 한 달 뒤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했다. 영국·프랑스·러시아가 세르비아의 편에 섰고, 오스트리아의 동맹국인 독일이 러시아를 침략하면서 유럽은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500만명의 민간인과 900만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년을 맞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들은 26일(현지시간) 격전지 가운데 하나였던 벨기에 서부 예페르를 방문해 추모 행사를 가졌다. 예페르는 전략 요충지로,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5차례나 벌어졌으며 영국군만 25만명이 전사했다. 정상들은 영연방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석조문인 ‘메닝 게이트’에서 평화 의지를 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차대전 후 재건된 이 도시에서 28개국 지도자들이 회담을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웠기 때문에 EU가 존재하고, EU의 존재 자체가 우리가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총리가 대대적인 환영을 받은 것 자체가 100년 동안 변화된 유럽을 웅변했다. 메르켈 총리는 시민들과 악수하며 “우리를 맞아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유럽과 러시아가 벌이는 긴장 국면에서 볼 수 있듯 유럽의 평화는 여전히 불안하다. EU 정상들은 27일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열고 옛 소련권 국가인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러시아는 “대가를 치르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반발했다. 지난해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EU의 협력협정 문제 때문에 우크라이나 친러 정권이 붕괴됐고,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으며, 우크라 동부에서는 유혈 사태가 계속됐다. 협력협정 서명식에 참가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의 꿈을 이루기 위해 큰 비용을 치렀다”며 “우크라이나를 EU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EU 정상들은 “러시아가 오는 30일까지 우크라 동부 유혈 사태와 관련한 포로셴코 대통령의 평화안을 지지하지 않으면 더 강한 제재를 하겠다”며 러시아에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이날 각국 정상들은 논란 끝에 EU의 새 집행위원장으로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를 지명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EU 통합론자인 융커를 끝까지 반대해 합의로 추대되던 관례를 깨고 표결로 지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융커를 지지한 독일과 영국의 갈등은 더 깊어지게 됐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100만명 감동시킨 女사형수, 석방 하루만에 다시 감옥으로

    100만명 감동시킨 女사형수, 석방 하루만에 다시 감옥으로

    지구촌의 ‘기도’로 석방됐던 수단의 여성 사형수가 출국하려던 중 다시 붙잡혔다. 지난 5월 교수형을 선고받았던 두 아이의 엄마, 마리암 야히아 이브라힘(27)이 석방된 지 하루 만인 24일 다시 구속됐다. 그를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탄원운동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는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거부하고 기독교인 다니엘 와니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체포됐다. 그를 경찰에 끌고 간 것은 친척 오빠들이었다. 당시 생후 11개월이던 아들도 함께 구금됐다. 수단 법원은 지난달 15일 “기독교만이 나의 유일한 종교”라고 버티던 임신 8개월의 이브라힘에게 사형과 태형 100대를 선고했다. 같은 달 23일 이브라힘은 달수도 채우지 못한 딸 마야를 교도소 안에서 출산했다. 쇠사슬에 손목이 묶인 채였다. 1985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도입한 수단은 이슬람교도가 개종할 경우 범죄로 규정해 사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여성이 타 종교를 믿는 남성과 결혼하면 간통 혐의로 처벌할 수도 있다. 이 소식이 이브라힘의 변호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탄원 운동이 이어졌다. 각국의 정치, 사회, 종교 지도자와 유명 인사들까지 압박하고 나서자 수단 정부는 결국 23일(현지시간) 이브라힘을 무죄로 풀어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수단은 온 세계가 관심을 기울인 데 대해 당황했다”고 보도했다.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국제사면위원회에 그의 석방을 청원하는 서명을 하고 35만명이 수단에 편지를 보냈다.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세계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등 정계와 종교계 지도자들도 처벌을 철회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미 국무부 역시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오늘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수단을 비난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종교 캠페인 그룹의 활동가 사프완 아보베이커는 “석방을 위해 돈을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수단 법원은 24일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수단을 떠나려던 이브라힘은 공항에 억류됐다. CNN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의 변호사 에만 압둘 라힘은 그의 가족들이 수도 하르툼 공항에서 붙잡혀 수사기관의 손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고 수사당국 관계자들도 입을 다물었다. 앞서 이브라힘의 친척인 알하디 무함마드 압둘라는 CNN에 “샤리아를 모독한 이브라힘이 풀려난다면 우리가 그를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폭스뉴스는 “우리의 눈이 수단을 떠나면 그의 신변이 위험해질 것”이라며 “망명이든 시민권 부여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우크라 동부 27일까지 임시 휴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오는 27일까지 임시 휴전하고 평화 협상을 준비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영토 내 군사력 사용 권한을 철회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최고 지도자들은 23일(현지시간) 도네츠크 주정부 청사에서 정부 측 대표인 레오니트 쿠치마 전대통령과 회담한 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0일 선언한 임시 휴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반군 측은 일시 휴전 상태에서 포로셴코 대통령의 평화안에 대한 협상을 준비할 전망이다. 회담 뒤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알렉산드르 보로다이 총리는 러시아 국영방송에 나와 “우리는 임시 휴전 기간 중에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 착수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러 세력 측은 또 수주일째 억류 중인 유럽안보협력기구 실사 단원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친러 세력의 임시 휴전 선언에 주목하면서도 실제로 적대 행위가 멈췄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대변인은 “그들에게서 교전 중단을 지지한다는 발언이 나오긴 했지만 우리는 아직 이를 뒷받침하는 행동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의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사태 해결과 안정을 위해 지난 3월 1일 승인된 군사 개입 결의안의 철회를 상원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푸틴은 당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되자 상원의 승인을 얻어 크림반도에 군사력을 투입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푸틴의 결의안 철회 요청이 나온 직후 낸 성명에서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실질적인 진전이 나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상원은 25일까지 푸틴의 요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오바마 “여성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

    오바마 “여성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

    “21세기 직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노동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여성이고 여성이 가정의 주된 수입원인 경우도 40%가 넘는다. 정책도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여성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한다.”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시내 옴니쇼람 호텔에서 열린 ‘일하는 가정을 위한 백악관 회의’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정 친화적인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물론 유연근무제 확대와 유급 출산 휴가 및 병가, 가족 돌봄 서비스 제공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서구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유급 출산 휴가를 실시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면서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미국이 아니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부부가 어린 자녀나 노부모, 자신의 건강이 걱정돼도 수입이 줄까 봐 일을 계속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유급 출산 휴가나 가족 돌봄 서비스는 여성만의 이슈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이슈”라며 입법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계층인 여성과 노조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백악관 회의는 미국 전역에서 노조와 비정부기구(NGO),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 지도자들과 학계, 정부, 기업 최고경영자 등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부부 등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여성 리더 5명씩이 초청됐는데 한국 언론에서는 서울신문 김균미 부국장이 유일하게 초대돼 회의를 참관했다. 이 밖에 한국 대표로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한경희 생활과학 대표와 이은영 한국기술과학대학 교수, 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한국판 에디터가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노다 세이코 자민당 총무회장 등이 초대됐다. 워싱턴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반군, 시리아·요르단 국경검문소 2곳도 장악

    반군, 시리아·요르단 국경검문소 2곳도 장악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향하는 국경 검문소가 수니파 반군의 손에 넘어가면서 이라크 정부가 서부 국경 통제권을 상실했다. 미국은 이라크 정부의 통합을 촉구하며 사실상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AP·AFP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시리아 국경 검문소 알와리드와 요르단 국경 검문소 투라이빌을 손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와 요르단 인근 국경도시가 모두 반군의 손에 들어가면서 ISIL이 무기와 장비를 시리아에서 들여오는 게 더욱 쉬워졌다. BBC는 “ISIL이 시리아와 요르단 국경지대를 장악하면서 이라크 정부가 서부 국경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북부 탈아파르 공항도 반군의 손에 떨어졌다. ISIL은 21~22일 이틀 동안 서부 안바르주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 전략적 요충지인 루트바, 카임, 라와, 아나 등 주요 도시 4곳을 점령했다. 라와와 아나에서는 지역 유력 인사 21명을 처형했다. 안바르주의 한 부족장은 “안바르주의 90%를 ISIL이 장악했다”고 BBC에 말했다. 안바르주는 수니파 지역으로 이라크 군대는 앞서 이곳을 떠나며 ‘전략적 철수’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바그다드에 도착해 알말리키 총리를 만나 통합 정부 구성을 압박했다. 90분간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케리 장관은 수니파 반군이 더 많은 지역을 점령하기 전에 수니파에도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말리키 총리는 미국의 수니파 반군의 훈련 시설 등에 대한 공습을 요청했다고 이라크 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또한 현 사태에 대해 “이라크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시아파의 유력 성직자 암마르 알하킴과 수니파 부총리 살레 알무틀라크도 만나 사태를 논의했다. 방문을 마친 케리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라크는 실직적인 위협에 처해 있으며, 이라크 지도자들이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라크를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도울 것”이라면서 “이라크 지도자들이 국가를 통합하려고 노력한다면 (미국의 도움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바마 “이라크반군 타격 준비”… 軍자문단 파견

    오바마 “이라크반군 타격 준비”… 軍자문단 파견

    미국이 이라크에 군사 자문관 300명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자국민 보호 병력 275명을 파견할 때처럼 전투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이라크에 들어서는 미군 숫자는 점점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최대 300명의 군사 자문관을 이라크에 파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정밀하고 선별적인 군사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사태 발생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 군사 행동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군사 고문단은 전투 임무가 아닌, 이라크 정부군의 병력 모집·훈련·정보 수집 분석 등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도 “미군이 다시 이라크로 돌아가 전투에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중동과 유럽으로 건너가 이라크 사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국무장관은 조만간 이라크도 방문해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등이 동참하는 거국 내각을 만들라고 누리 알말리키 총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말리키 총리에 대해 “그를 비롯한 이라크 지도자들이 시험대에 서 있다”면서 “이라크의 운명은 종파 간 균형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알말리키 총리를 대신할 인물을 물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알말리키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들도 비밀리에 그를 축출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익명의 시아파 정치인들을 인용해 알말리키 총리를 대체할 인물로 아델 압둘 마흐디 전 부통령,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 등 시아파 출신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과도한 수니파 억압 정책과 부정부패로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아파 정당 다와당의 핵심 인물인 그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핍박을 피해 이란과 시리아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때부터 시아파 국가인 이란, 시리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지원 덕에 2006년 5월 총리에 올랐지만, 취임하자마자 수니파 반군을 엄중단속하는 데 열중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영자지 걸프 뉴스는 “알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그가 이라크를 파멸시켰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4월 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거점 지역인 하위자를 습격하는 와중에 민간인 53명이 사망하는 ‘하위자 사건’이 발생하면서 민심도 등을 돌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시진핑, 새달 3일 첫 방한… 평양보다 먼저 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시 주석이 오는 7월 3일부터 1박 2일 동안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서울발로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한 지 딱 1년 만에 이뤄지는 답방으로 양국 간 다섯 번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중국의 ‘혈맹’으로 통하는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첫 번째 중국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의 방한은 한·중 관계가 두 정상 취임 이후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 준다. 양국은 중국의 3세대 지도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재임 기간인 1992년 수교했으며, 중국 지도자들은 한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모양새를 갖춰 북을 예우해 왔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기 전에 북한 달래기 차원에서 평양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관련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초 소치동계올림픽 참석차 ‘밀월’을 과시 중인 러시아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시 주석 취임 후 한 국가만을 단독 방문하는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 입장에서 시 주석 방한 때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북핵 문제다. 다만 중국은 자국의 한반도 기본 원칙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그리고 이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월 박 대통령 방중 당시 발표한 양국 공동성명에서 우리 측은 ‘북핵 불용’이란 용어를 사용한 반면, 중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포괄적 용어를 고수했다. 중국은 남북과 고루 친한 ‘한반도 균형자’ 역할을 전략적 목표로 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우리가 기대하듯 북한을 직접 거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쪽에서는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한국과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영토갈등,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일본과 강하게 충돌하고 있으며, 한국과 한목소리로 일본을 압박하고 싶어 한다. 시 주석 취임 이래 하얼빈(哈爾濱) 기차역에 안중근 기념관을 지어 주고, 시안(西安) 광복군 유적지에 표지석을 건립해 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집단자위권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문제에서는 일정 부분 공동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 밖에 방한 기간 국회를 방문해 연설하는 것은 물론 재계 지도자들과도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한이 중·한 관계 발전을 이끌고, 동북아 및 아시아의 평화를 수호하는 데 공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교황, 청와대 헬기로 4박5일 한국 성지순례

    교황, 청와대 헬기로 4박5일 한국 성지순례

    ‘가난한 이들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한은 천주교 사목 방문이며 정부는 교황에게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방침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에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와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 등 4차례의 미사를 집전한다. 로마 교황청과 한국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을 18일 공식 발표했다. 교황은 장거리 이동 때는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전용 헬기를 이용하며 단거리 이동은 승용차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튿날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해 강론을 한다.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초대되며, 교황은 강론을 통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어 성 김대건 신부 생가 터인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제6회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연설한다. 교황이 대륙별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16일에는 한국 천주교 최대 순교성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한 뒤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이날 오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 장애인요양시설을 방문하고 한국의 수도자 4000여명과 평신도 대표들을 만난다. 방한 4일째인 17일에는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을 만나는 데 이어 오후에는 인근 해미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한국 일정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난 뒤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마지막 강론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 미사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서울공항 환송식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모두 끝내고 출국한다. 교황의 이번 방한은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단체장 발언대]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에, 장년엔 중소기업 창업 멤버로, 불혹을 넘어 다시 민주화운동에 동참하면서 자유와 민생을 부르짖던 날들, 이를 행동으로 옮길 기회를 선사한 서울 성동구. 그 인연이 어느덧 20년을 넘겼다. 지방의 개별적인 문화에 대한 배려 없이 중앙정부의 지도만으로 움직이던 1990년대 지방자치와 민선 단체장은 그 누구도 닦아 놓지 않은 길이었다. 역사를 뽐내는 성동구도 낮은 재정자립도와 허약한 문화적 기반에 허덕였다. 젊은 구청장의 손을 잡고 열심히 해 보라던 어르신들의 응원이 눈에 선하다. 태평성대라면 흔히 요순시대를 말한다. 평민 복장으로 나라 곳곳을 다니던 요임금이 한 촌부를 만나 왕의 이름을 아는지 물었다가 삶이 만족스러운데 그걸 알아 무엇하느냐는 반문을 받고 머쓱했던 시대, 임금이란 자가 새벽부터 밭을 일구고 물고기를 잡으니 백성들이 부지런함을 본받았다는 순시대다. 그러나 이는 먼 신화처럼 여겨진다. 지방자치가 자리를 잡아 가지만 짧은 임기에 자신을 드러낼 업적을 세우겠노라는 포퓰리즘도 적잖았다. 단기간, 전시성으로 끝나 결국 무용지물이 될 것에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주민이 낸 세금으로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 주는 일을 해야 한다. 왕십리 부도심권의 변화는 좋은 사례다. 3개 노선이 교차하는 곳에 민자 역사를 유치하고 분구 뒤 세를 살던 임시청사를 근처로 옮겨 교육청, 의회, 경찰서, 소방서를 둔 종합행정 마을을 만들어 주민의 시간·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서민촌이란 이미지만 짙었는데 도서관, 문화·체육·복지시설, 학교가 속속 들어서고 분당선까지 연장되면서 꾸준히 주민 편의를 꾀하고 있다. 요순시대는 신화가 아니다. 두 임금의 자세는 오늘날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돌아보면 참 많은 시간을 사무실 밖에서 보냈다. 결재 서류에 올라온 장소가 눈에 선하게 떠오를 때까지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들었다. 공무라는 게 법의 테두리에서 움직여야 하는 만큼 모든 주민을 만족시킬 순 없다.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 밤잠을 설치곤 했지만 어떤 선택으로 인해 마음을 다친 분도 있으리라. 그러나 지나친 후회는 든든히 도와준 주민, 1200여명의 또 다른 성동 가족에게 예의가 아닌 듯해 고마운 마음만 안고 가련다.
  • “눈총 무서워 차 안에 숨어 감독하기도”

    “눈총 무서워 차 안에 숨어 감독하기도”

    영화 ‘와즈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40)다. 사우디에서 태어나 호주 시드니대에서 연출과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영화 상영이 금지된 사우디 최초의 감독이 됐다. 이 작품은 2012년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0개 부문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보수적인 사우디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상영 문제가 신문 1면에 실리기도 했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다뤘다는 이유로 극우 단체의 위협이 가해지기도 했다. 사우디 영화의 첫 국내 개봉을 앞두고 만수르 감독을 이메일로 만났다. →사우디 최초의 극 영화 감독이 됐다. -무척 자랑스럽다. 사우디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원래 예술가란 그런 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는 후배들이 더 많은 경계를 넘을 것이다. 물론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과도 대화할 의향이 있다. 그들의 사고와 가치도 존중한다. →임신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사우디에서 금지된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는. -나의 경험담이라기보다 학교에서 함께 자란 소녀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모든 인물은 실제로 내가 겪어 본 인물들이다. 자전거는 움직임의 자유를 상징한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신체구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안 좋다고 생각한다. 미신이지만 이것이 여성의 많은 것을 제한한다. 예를 들어 여자 학교에는 체육 수업이 없다. 다행히 나의 부모님은 성별 때문에 무언가에 제약을 하신 적이 없다. 사우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모님이다. →사우디에서는 외출 시 여성의 몸과 얼굴의 노출조차 금지되는데 사우디에서 영화를 연출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어려웠던 점은. -친척들의 반대도 있었고 아버지의 친구나 동료, 종교 지도자들이 집 앞에 찾아와서 “딸을 제대로 통제하고 영화 감독이 되지 못하게 하라”고들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야외 촬영에서 동네 구경꾼들이 몰려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공공장소에서 남성 스태프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차 안에 숨어서 감독하기도 했다. 이후 차에서 나와 배우들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했다. →결국 영화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사우디의 여성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꿈을 좇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그 힘을 믿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는 슬픈 현실에 처한 여인들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현대 여성들의 승리와 영광의 이야기다. 여성의 연대를 통해 후세에 더 많은 것을 성취하도록 하고 싶었다. →이 영화 이후 이슬람 율법까지 바뀌어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허용됐다. 앞으로 어떤 변화를 꿈꾸나. -영화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서 촬영하자고 말렸지만 사우디 올로케이션으로 찍어서 진실한 모습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지난해 30명의 여성이 이슬람 의회 의원으로 임명되었고 내년에는 여성들도 투표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찍고 싶나.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사우디에서 최대한 많은 영화를 찍고 싶다. 전통과 현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적당한 긴장감이 조성된 이야기로 발전시키고 싶다. 한국에서 내 영화가 개봉돼 자랑스럽고 한국 관객들이 이야기의 보편성에 공감해 줬으면 좋겠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라크 사태 악화일로…바그다드 인근서 정부군-반군 교전, 이라크 내전으로 비화?

    ‘이라크 사태’ ‘이라크 내전’ 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 종파 간 내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의 교전이 17일(현지시간)에도 바그다드 인근을 비롯한 곳곳에서 이어졌다.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를 대량 살상한 것으로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종파 내전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엔이 이라크가 붕괴 직전의 위기에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총리는 이라크가 이번 사태 발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니파 수감자 수십 명 사망’종파 내전 전조’ 우려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끄는 반군이 17일(현지시간) 바그다드 동북쪽 60㎞까지 진격했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이날 디얄라주 주도 바쿠바를 공격하는 수니파 반군을 격퇴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감자 수십 명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 44명을 처형했다고 전했지만, 이라크군 대변인 카심 알무사위 소장은 바쿠바의 수감자 52명이 수니파 반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숨졌다고 설명했다. 알무사위 소장은 또 이 과정에서 수니파 반군 9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군의 설명이 엇갈리지만, 실제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를 처형한 것이라면 수만 명이 희생된 2006∼2007년과 같은 전면적 종파 내전의 전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반군이 장악한 북부 모술과 시리아 국경 사이의 탈아파르에서는 정부군과 일부 친정부 무장세력이 공항 근처에서 저항을 지속했다. ISIL에 반대하는 시리아 반군 세력은 정부 군경이 철수한 국경검문소 알카임 마을의 이라크 쪽을 장악했다. 알카임은 이라크와 시리아 사이의 국경검문소 3곳 가운데 하나로 제일 북쪽에 있는 라비아 마을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최근 장악했다. 알카임 서남쪽에 있는 마지막 국경검문소 알왈리드의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편 ISIL 반군이 생포한 이라크 정부군을 학대하는 장면이 전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화면에 따르면 정부군 5명이 결박을 당한 채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심문을 당했고, 추후 이 가운데 1명이 머리에 총격으로 숨져 엎드려 있는 장면도 확인됐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ISIL의 즉결 처형은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ISIL은 지난 주말에도 정부군 1천70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수십 명이 끌려가거나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유엔, ‘이라크 붕괴 직전’ 경고…쿠르드 총리 “현상 복귀 불가”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주이라크 유엔 특사는 “지금 이라크는 붕괴 직전의 위기에 있다”면서 “이는 지역 전체에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믈라데노프 특사는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가 수년간 최대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ISIL의 정부군 즉결 처형 등 테러 행위를 비난하면서 이라크의 정치·군사·종교 지도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에게 모든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아우르는 통합 정부 구성을 요구했지만, 알말리키 총리는 반발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국내적으로는 수니파 반군과 결탁한 ‘배신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사우디 정부가 수니파 반군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사우디를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사우디의 통합 정부 구성 촉구에 대한 반발로 보이지만 이처럼 원색적이고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말리키 총리는 지난 3월에도 사우디와 카타르가 시리아 반군과 이라크 내 테러 세력을 지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KRG의 니체르반 바르자니 총리는 이날 BBC가 방영한 인터뷰에서 수니파 아랍계에도 자치정부를 허용해야 한다며 “이라크가 이번 사태 발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전·유물 약탈해 9억달러 벌어… 전세계 최고부자 테러단체 ISIL

    지난 8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군은 제2의 도시 모술 인근에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지도자 압둘라만 알빌라위의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사살하고 160여개의 컴퓨터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발견했다. 그러나 정부군의 스파이이자 알빌라위의 수행원이었던 하자르는 “당신들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아느냐”면서 “이번 주 안에 모술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모술이 함락됐다.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라크 정보 당국 및 하자르를 취재해 USB에 저장됐던 ISIL의 규모와 자산 현황 등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3년 창설 당시 빈털터리에 가까웠던 ISIL은 모술을 함락하기 직전 8억 7500만 달러(약 8925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었다. 모술에서는 은행과 미국이 제공한 이라크군 무기 등 약 15억 달러(약 1조 5300억원) 규모를 추가로 약탈했다. 세계 테러단체들 중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오가며 활동해 온 ISIL은 2012년 후반 시리아 반군이 동부지역 유전을 장악하면서부터 막대한 자금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원유를 밀수출하고 일부는 시리아 정부 측에 되팔기도 했다. 수천년 된 골동품과 고고학 자료들도 약탈해 자금을 마련했다. 이라크 정보 당국 관계자는 “ISIL은 다마스쿠스 서쪽 알나북 지역에서만 8000년 된 유물을 팔아 3600만 달러(약 367억 2000만원)를 벌어들였다”면서 “자금은 대부분 전쟁에 사용됐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막 창업한 벤처기업 수준이었던 ISIL이 거대 기업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SIL이 상상 이상으로 치밀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SIL 대원들의 신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전투에서 공을 세워야 오를 수 있는 최고 지도자들도 서로의 실명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원은 물론 자산과 무기 등이 모두 세세한 항목으로 나뉘어 비밀리에 관리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反戰 오바마, 이라크에 제한적 공습 가닥

    2002년 미국 의회가 이라크 전쟁을 승인한 날, 일리노이주의 젊은 상원의원이던 버락 오바마는 반전 군중집회에서 “어리석은 전쟁”이라고 외쳤다. 9·11테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탓에 미국인 상당수가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던 때였다. 6년 뒤 오바마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고, 제1공약으로 ‘이라크 철군’을 내세웠다. 마침내 대통령이 된 그는 2010년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했다. 이어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켰다. 그의 반전 정책은 결국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미군이 사라진 이라크에선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립이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지금의 종파 전쟁으로 치달았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하는 순간 오바마가 선언했던 ‘책임 있는 종전’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오바마에겐 지금 상황이 내버려 둘 수도, 다시 개입할 수도 없는 딜레마의 연속인 셈이다. AP통신은 16일 “오바마의 최대 업적이었던 ‘종전 선언’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도 “오바마 자신이 그렇게 비판했던 ‘어리석은 전쟁’으로 되돌아갈 것인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최근의 백악관 분위기를 보면 일단 ‘일정한’ 군사개입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하다. AP는 “오바마가 여전히 미군 개입을 꺼리고 있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개입 형태는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이다. 내전에 직접 휘말리지는 않으면서 파죽지세의 ISIL에 급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한적 공습’이라 하더라도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오바마의 ‘변심’은 큰 충격이다. 진보단체 크레도의 베키 본드 정치 담당국장은 “어떤 식으로든 미군이 다시 개입하면 이제 이라크 전쟁은 부시가 아닌 오바마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연립정권(연정)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행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가 무인정찰기로 공습 준비를 위한 정보 수집을 명령하는 한편,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국민연합정부 구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종파·민족 간 화해 추구 차원에서 이라크 정부에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대 세력의 연합정부 구성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에도 이 제안을 거절했던 이라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ISIL의 이라크 공격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반격에 나서자 ISIL은 포로 1700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웹사이트에 처형 직전의 사진을 올렸다. NYT는 “자칫 이라크가 대학살의 현장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가을 중간선거와 2016년 대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은 오바마의 대응이 우유부단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내전 위기 이라크… 미군 재개입 딜레마

    내전 위기 이라크… 미군 재개입 딜레마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북부 지역을 장악한 뒤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파죽지세로 남진하면서 내전 위기가 가속화하자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정부의 공습 요청을 지속적으로 묵살해 온 미국은 군사 재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졌다. ISIL이 지난 10일(현지시간)과 11일 이틀 새 이라크의 제2도시 모술과 바그다드 인근 도시 티크리트를 점령한 데 이어 12일 오전엔 바그다드의 동쪽 바로 옆 디얄라주의 마을 3곳을 점거했다.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를 이라크 국민에게 자행된 테러 공격이라고 강하게 규탄하면서 ISIL을 알카에다 제재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자국 외교관과 경호원 등 48명을 납치한 ISIL에 대해, 자국민이 해를 입으면 보복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ISIL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도 이라크 정부에 대한 추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ISIL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라크 지도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라크 정부 및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은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이라크 정부가 요구하는 공중폭격 등 직접적인 병력 투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1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ISIL 장악 지역에 대한 공중 폭격을 오바마 행정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며 “갈등은 끝났다”고 사태 종결을 선언했던 땅에 새로운 갈등과 충돌을 시작하길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사태를 군사적인 문제보다는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0년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이 부족해 막후 협상을 통해 권력을 잡은 알말리키는 이듬해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자신의 오랜 정적인 수니파에 대한 박해를 시작했다. 그의 행보에 분노한 수니파는 ISIL 쪽으로 쉽게 가담했다. 알말리키에 대한 미 의회 전반의 반감도 오바마가 군사력을 이라크로 움직일 수 없는 이유다. 다수 의원은 이라크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도 못했고 미국이 전쟁을 불사하며 이뤄낸 이라크의 평화 상태를 독단적인 국정운영으로 망가뜨린 알말리키가 총리직에 계속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병력을 철수한 뒤로 이라크의 군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원을 전환했다. 하지만 ISIL의 공격으로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군사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3차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다”며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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