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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中 ‘비판적 지식인’ 다이칭… 새달 3일 ‘양회’ 개막 앞두고 대륙의 미래를 말하다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中 ‘비판적 지식인’ 다이칭… 새달 3일 ‘양회’ 개막 앞두고 대륙의 미래를 말하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새달 3일 개막한다. 세계 각국은 중국이 올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신문은 양회를 앞두고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다이칭(戴晴·74)을 만나 중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이칭은 중국 공산당의 전형적인 훙얼다이(紅二代·혁명 원로의 자손)이지만 권력을 좇기보다는 기자와 작가의 길을 걸으며 민주·인권·환경 운동에 헌신했다. 중국 역사상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리는 싼샤(三峽)댐 건설이 가져올 환경 파괴 문제를 내부에서 처음으로 제기해 공사를 5년 동안 중단시키기도 했다. 2012년 한국의 환경운동 30주년을 맞아 방한한 적이 있지만 국내 언론과 중국 전반의 문제를 놓고 인터뷰하긴 처음이다. 인터뷰는 춘제(春節·중국 설)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베이징시 외곽 순이(順義)에 있는 한적한 자택에서 두 시간 동안 이뤄졌다. →친아버지 푸다칭(傅大慶)과 양아버지 예젠잉(葉劍英) 모두 항일운동가이자 혁명군의 지도자들이었다.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내가 네 살 때 일본헌병에 의해 살해되셨다. 친아버지와 황푸(??)군사학교 친구였던 양아버지가 나를 딸로 삼았고 헌신적으로 키워 주셨다. 친부와 양부 외에도 의붓아버지, 시아버지 등 두 분의 아버지가 더 있다. →일본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나. -어머니 역시 일본군에게 처참한 고문을 당해 돌아가시기 전까지 후유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어머니 앞에서는 일본의 ‘일’자도 꺼낼 수 없었다. 1991년 싼샤댐 반대 운동의 일환으로 처음 일본을 방문할 때 밤새 고민했다.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면 개인 감정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힘들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일본에서 온 엽서를 보이며) 지금은 친한 일본 친구들이 많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대표되는 일본의 극우화를 어떻게 보나. -일본과 중국은 물론 세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군국주의의 부활은 재앙이다. 다만 이러한 비판은 중국에도 마땅히 적용돼야 한다. 중국이 군사주의를 앞세운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중국 언론이 과도하게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을 비판하기에 앞서 중국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과연 역사를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 극우파가 맹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듯 우리도 무비판적으로 우리의 지도자들을 숭배하도록 강요하는 건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옹색한 민족주의에 기댄 통치는 옳지 않다. →한·중·일이 평화롭게 지낼 방법은 없나. -3국 모두 더 냉정하고 차분해져야 한다. 누가 감정 싸움을 부추기고 그 싸움에서 누가 이득을 챙기는지 감시할 필요가 있다. →요즘 중국에선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양분되는 것 같다. -동북3성의 항일운동에서 조선 의용군의 역할은 컸다. 많은 중국인들이 항일운동 당시 조선인들의 활약을 기억하며 북한을 바라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을 무조건 감싸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그만 북한을 포기하자는 쪽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을 잘 설득해 한반도 통일에 일조하는 게 옳은 길 아닌가. -북한 국민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게 우선인데 중국의 정치가 과연 북한을 개방시키고 설득할 만한 수준이 되는지 의문이다. 북한을 단지 바둑판의 ‘바둑알’ 또는 사회주의의 ‘막냇동생’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공산당 간부 자녀 학교인 하얼빈(哈爾濱)군사공정학원을 졸업하고 인민해방군 총참모국에서 근무하다가 어떻게 기자 겸 작가가 됐나. -대학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자동제어를 공부했다. 많은 친구들이 고위직에 올랐다. 만약 중국에서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지 않았다면 나도 그 길을 갔을 것이다. 개혁·개방 초기 아주 제한적으로 언론·사상의 자유가 열렸다. 그때 처음 신문을 보게 됐고 비판적인 시각도 길렀다. 광명일보(光明日報)에 기고한 글이 사람들에게 회자되면서 기자가 됐고 소설도 쓰게 됐다. →길을 바꾼 것을 후회하지 않나.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으면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았을 것이다. →훙얼다이로서 고위직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기회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괴로운 선택’을 많이 해야 했을 것이다. 말을 조심해야 하고, 오늘은 이 아저씨(고위 간부)에게 내일은 저 아저씨에게 잘 보여야 한다. 가끔은 선물도 줘야 한다. 때때로 충성도도 시험받는다. 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자유와 존엄이 부귀영화보다 중요하다. →생활은 어렵지 않은가. -편하진 않다. 톈안먼(天安門) 진압을 비판해 투옥됐었다. 사회보험이나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한다. 글을 계속 쓰지만 출판은 하지 못한다. 아버지가 열사이기 때문에 순이구에서 한 달에 1000위안(약 17만원)씩 준다. 그러나 나는 이 돈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다. 나중에 순이 지역 학교에 기부할 것이다. →훙얼다이들이 과도한 특혜를 받는 것 아닌가. -혁명원로의 자녀들인 훙얼다이와 현재 고위 관료의 자녀인 ‘관얼다이’(官二代)는 구분해야 한다. 훙얼다이는 부모에게서 엄격한 교육을 받았고 아무런 노력 없이 좋은 일자리를 꿰차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관얼다이들은 아버지로부터 권력과 자본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다. JP모건 취업 문제로 말썽이 된 상무부장 아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관얼다이가 앞으로 문제가 될 것 같나.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들에겐 훙얼다이처럼 인민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정신이 없다. 오히려 인민의 몫을 가로채고 있다. 따라서 인민들도 이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혁명원로들과 달리 이들의 아버지는 국가와 당이 아닌 오직 자식에게 부와 권력을 물려줄 궁리만 했다. 최근 낙마한 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는 나의 대학 친구다. 그가 한 일이라곤 관직을 사들여 가족들에게 나눠준 것뿐이다. 한국의 재벌들이 3대째 세습되면서 부작용이 심화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지만, 중국은 사회적 감시가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심각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나. -어렸을 때 만난 적은 있으나 연락하지는 않았다. →시 주석의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면. -시 주석은 지금 굉장히 힘든 위치에 있다. 갈수록 다변화되는 현대 사회에선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될수록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시 주석은 군대를 통솔해야 하고 금융도 컨트롤해야 한다. 홍콩의 ‘센트럴 점령’ 시위도 책임져야 하고 윈난(雲南)성 기차역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그것도 진압해야 한다. 다만 한 단면을 가지고 시 주석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자유파 친구들이 많이 투옥됐다고 덮어놓고 시 주석을 비판할 수는 없다. 최근 교육부장이 대학에서 서양식 교육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지식인들은 물론 변호사들까지 나서 그를 비판했다. 교육부장의 시대착오적인 발언과 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시 주석 통치하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지도자 개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회의 거대한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정통 좌파(보수파)와 자유파(개혁파) 간 사상투쟁도 전개되는 것 같다. 좌파를 어떻게 보나. -좌파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첫째, 고리타분한 좌파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시작하자 계획경제를 가르치던 베이징대 교수가 자살했는데, 그런 부류들을 말한다. 둘째,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교조적으로 마오 사상을 부르짖는 좌파가 있다. 최근 사망한 덩리췬(鄧力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큰 힘을 갖고 있다. 셋째, 향수에 사로잡힌 좌파다. 현실이 힘들어질수록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자유파도 마찬가지 아닌가. -물론이다. 극단적인 자유파와 이성적인 자유파로 나뉜다. 톈안먼 시위 당시 극단적 자유파는 ‘덩샤오핑·리펑 타도’를 외치며 체제가 전복되면 자신들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망상에 젖었다. 이들은 극단적인 방법으로만 자유를 쟁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런 생각에 찬성할 수 없다. 중국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다. 누가 정권을 쟁취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기자 시절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문예정풍’으로 희생된 작가 왕스웨이(王實味)를 재조명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기사가 나간 이후 일방적으로 매도됐던 왕스웨이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세상은 일시에 대약진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미국식 민주주의를 대안으로 보는가. -전혀 아니다. 인성 교육 등 개별 정책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체제 자체를 베끼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오히려 북유럽 복지국가들이 더 모범적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인류는 자신에게 적합한 체제가 무엇인지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나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을 갖고 있다. 평등, 자유, 인권이 그것이다. →중국 사회가 질적으로 도약하려면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가. -먼저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성숙돼야 한다. 시민이 납세자로서 정부를 감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중국인들은 당과 정부에 무조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사실은 당과 정부가 인민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납세자가 정부를 기르고, 감독하고, 심지어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전 세계가 놀라워한다. -최근 한국의 방송사에서 중국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나는 그런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 중국 경제성장의 뒤안길엔 인민과 환경의 희생이 숨어 있다. 양쪽을 다 조명해야 한다. →중국 정부도 이젠 환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나. -정부의 대책은 오염의 속도를 절대 따라가지 못한다. 말의 성찬으로 끝날 뿐이다. 개발과 성장의 논리 앞에 환경은 늘 장애물로 취급된다. 경제 성장이 빈곤층에 대체 어떤 이익을 가져다줬는지 이제 고찰할 때가 됐다. 글 사진 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window2@seoul.co.kr ■다이칭의 친아버지, 푸다칭 1920년 중국 공산당 창시자 천두슈(陳獨秀)를 따라 사회주의 청년단에 가입했고 1927년 저우언라이(周恩來)와 함께 난창(南昌)봉기를 주도했다. 1940년 일본군이 점령한 베이징에 밀파돼 정보공작 활동을 하다가 일본헌병대에 살해됐다. 푸다칭의 중매를 섰던 예젠잉은 푸가 죽자 그의 딸 다이칭을 양녀로 삼아 키웠다. ■다이칭의 양아버지, 예젠잉 중국 공산군(홍군·紅軍)의 지도자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10대 원수 중 한 명으로 추대됐다. 대장정(大長征) 당시 마오쩌둥과 장궈다오(張國燾)가 진로를 놓고 대립하자 상관인 장궈다오의 오류를 비판하고 휘하 부대를 이끌고 마오 진영으로 합류해 마오가 권력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화대혁명 이후 4인방 척결에 앞장섰다. 중국 공산당 부주석, 국방부장 등을 지냈다.
  • [현장영상]장미란 “손연재 옆에만 안 섰으면 했는데…”

    [현장영상]장미란 “손연재 옆에만 안 섰으면 했는데…”

    장미란 재단 이사장 장미란이 손연재를 언급하며 한 농담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장미란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장미란은 20주년 기념 트로피를 받고 키스 세리머니를 선보인 뒤 손연재 옆으로 가 손연재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장미란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손연재 선수 옆에만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옆에 서게 되어 기분이 좋지 않다. 기사가 어떻게 나갈까 걱정이 된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장미란은 “그래도 기라성 같은 선배들, 예쁜 후배들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감사하다. 앞으로 장미란 재단도 스포츠 꿈나무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제20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는 손연재(리듬체조)가 최우수선수상을 받은데 이어 우수선수상은 김현우(레슬링)와 이나영(볼링)이, 신인상은 김청용(사격)과 최민정(쇼트트랙)이, 우수단체상은 펜싱남자에페대표팀(정진선, 박경두, 박상영, 권영준), 우수지도자상은 이광종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우수장애인선수상은 휠체어농구팀, 공로상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수상했다. 1995년 탄생해 올해로 20회가 된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가장 오래된 아마추어 스포츠 시상식으로 그동안 다양한 종목에서 500여 명의 선수, 지도자들을 격려해왔다.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열린세상] 양심이 오염되면 미래가 없다/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양심이 오염되면 미래가 없다/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국회 청문회를 두고 말이 많다. 모든 사람이 사물과 일을 같은 관점에서 보고 이해하기란 어렵다. 하물며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과거 관행을 따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남과의 거래도 개인의 좋고 싫음에 따르면 되니 간단한 일에 속한다. 그러나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 가고 함께 실천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 같은 사물과 현상을 놓고도 생각이 엇갈리는데, 무언가를 도모하기 위해 가치관을 함께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란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목표를 내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이끌어 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란 스스로 정의한 목표에 동조하는 지지기반(세력)을 확대하는 과정이지 주어진 틀에 안주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정치가 과열되면 무조건 바꾸고 보자는 식의 정책이 만연하게 된다. 지지기반을 확대하려는 정치가에겐 집단 공동이 바라는 미래를 정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효율적인 실천 수단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정치가를 사회 지도자로 분류하고, 그들에게 보통 사람 이상의 포용력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치가는 종종 사회를 상대로 자기 방식의 실험을 통해 권력을 확대 재생산하려 하는데, 실패한 실험의 대가는 고스란히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전가된다. 성공하면 정치의 공이고, 실패하면 사회 탓이다. 밑져야 본전인 것이 정치다. 사람은 자라면서 인지능력과 판단력이 향상된다. 그 과정에서 잘한 일과 잘못해 후회스러운 일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일이야 잘잘못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서 남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이란 거의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모두 사회라는 한정된 테두리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집에서 벗어나 사회 통념에 합류한다. 사회 통념이 개인의 판단보다 우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에서 미래란 사회 통념의 범위에서 도출되지 일탈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 수 없다. 따라서 지도자는 사회 통념을 존중해야 한다. 인식 수준이 낮고 판단력이 정확하지 않은 시기에 저지른 잘못이나 현재 반성하고 있는 과오라면 용서받을 수 있다. 즉 용서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가능하다. 절대 다수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회 통념을 벗어나 특수한 가공의 상황을 설정하고 이를 근거로 지난 잘못을 왜곡해 남의 비판을 벗어나려 한다면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집단 공동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가짐, 즉 양심(良心)은 그래서 정치가 등 사회 지도자들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 양심은 좋은 일을 가려내고, 나쁜 일을 경계하기 위해 필요한 판단의 준거다. 따라서 양심이 오염되면 자신의 지난 과오를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을 잃게 되고, 공동사회의 공통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 양심이 오염되면 자신의 잘못이 드러났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그래서 양심의 오염은 환경오염보다 미래 사회에 더 위협적이다. 누구나 지난날 한두 번쯤 과오를 범할 수 있다. 잘못한 일이 없다면 더욱 좋겠지만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을 양심과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변화관리 능력이다. 양심이 오염된 사람에게 미래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미래의 변화를 관리할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지도자 역할을 맡길 수도 없다. 따라서 과거의 잘못 자체에만 집착하는 국회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잘못을 은폐하거나 사회 통념을 벗어나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자신의 과오를 왜곡하는 태도 역시 용서받을 수 없다. 국회 청문회를 통해 오염되지 않은 바른 양심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돼야 한다. 또한 국회 청문회는 사회 통념을 확인하고 전파하는 과정으로 운영돼야지 비굴한 일탈행위를 옹호하는 패싸움으로 전락해서도 아니 된다.
  • [현장영상]걸그룹 AOA ‘사뿐사뿐’으로 체육인 축하무대

    [현장영상]걸그룹 AOA ‘사뿐사뿐’으로 체육인 축하무대

    걸그룹 AOA(에이오에이)가 톡 쏘는 짜릿한 공연으로 체육인들의 시상을 축하했다. AOA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제20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에서 ‘사뿐사뿐’으로 축하무대를 가졌다. 이날 AOA는 딱 달라붙는 상의와 핫팬츠, 가죽 부츠 차림의 요염한 자태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AOA멤버들의 아찔한 퍼포먼스에 체육인들은 환호로 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AOA의 ‘사뿐사뿐’은 히트제조기 용감한 형제와 차쿤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라틴풍의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노래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의 앙큼한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은 손연재(리듬체조), 우수선수상 김현우(레슬링)와 이나영(볼링), 신인상 김청용(사격)과 최민정(쇼트트랙), 우수단체상 펜싱남자에페대표팀(정진선, 박경두, 박상영, 권영준), 우수지도자상 이광종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우수장애인선수상 휠체어농구팀, 공로상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수상했다. 1995년 탄생한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가장 오래된 아마추어 스포츠 시상식으로 그동안 다양한 종목에서 500여 명의 선수, 지도자들을 격려해왔다. 사진제공=한국 코카-콜라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시론] 민심과 감통정치/문순태 소설가

    [시론] 민심과 감통정치/문순태 소설가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고 했다. 작은 생선을 굽고 지질 때는 살이 부서지지 않도록 창자를 긁어내지도, 비늘을 벗기거나 휘저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살이 부스러지고 검게 타서 옹글게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심을 대할 때도 이와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 말이다. 바람 부는 날 불조심하듯 민심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의 말 한마디나 몸짓 하나에 민심은 춤을 추게 된다. 을미년 설 연휴에는 총리 인준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지율 추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에서 출발했으나, 청와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킨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40%로 급락해 한때 20%대까지 추락했다. 4주째 변동이 없다가 2월 둘째 주부터 상승해 30%대로 진입했다. 청와대가 레임덕 마지노선인 3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40%는 유지하여야 하는데 가능할지 의문이다. 승부수로 이완구 국무총리 카드를 내놓았으나 절반의 실패로 끝났고 설맞이 개각도 감동을 주지 못했다. 남은 반전 카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사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 국면 전환의 모멘텀이 되겠지만, 역풍을 맞으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것이 뻔하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게 된 것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탓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고 했던가.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얻는다는 말이다. 정치인은 민심의 소리를 귀담아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훌륭한 제왕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민심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당나라 조유가 중국 제왕들의 통치술에 대해 쓴 ‘패권의 법칙’을 보면 한나라 고조 유방도 민심을 얻는 것을 통치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했다. 고려시대에도 여항(閭巷)의 풍속을 알기 위해 패관(稗官)이라는 임시직 사관으로 하여금 시사나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수집하게 하였다. 왕들은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미복잠행(微服潛行·군주가 민생을 살피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다님)도 잦았다. 김주영의 장편소설 ‘상도’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보부상들을 관리했는데, 이는 민심을 수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민심은 바람난 며느리 심보와 같아서 한번 떠나면 되돌아오기 힘들다. 그러기에 수원수구(誰怨誰咎), 떠난 민심을 두고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순풍일 때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역풍일 때는 뒤엎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성난 민심은 호랑이처럼 무서운 발톱을 숨기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민심무상(民心無常)이요, 민심변심(民心變心)이라는 말도 있다. ‘천심은 일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정치가 선하고 바르면 천명을 얻고 올바르지 않으면 천명을 잃는다’고 한다. 민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이반이 오기 전에 회복을 서둘러야 한다. 민심 이반에는 7단계가 있다. 열광과 기대에서 출발하여 실망-혐오-분노-폭발-무관심-체념이 그것이다. 혐오의 단계에 이르면 반전 가능성이 없다. 소통만으로는 민심이 살아나지 않는다. 열린 사회에서 소통은 정치의 기본이다. 민심을 움직이려면 이제 소통을 넘어 감통(感通) 정치가 필요하다. 서서 차 마시고 재래식 시장에 가는, 보여 주기식 이벤트만으로는 안 된다. 말과 문자를 매개로 하는 소통 없이도 생각이나 느낌이 서로 통하는 마음의 상호 공명이 있어야 민심이 움직인다. 혼자 우는 것만으로도 안 되고 같이 울고 다가가서 위로의 눈물을 닦아 줄 때 감응과 감통이 가능하다. 이 시대에 감성적 리더십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가식 없이 보여 주고, 진심으로 만나고, 서로 웃고 울고, 소리치며 마음의 벽을 허물 때, 비로소 공감의 과정을 거쳐 감응으로 마음이 열리면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단계인 감통에 이른다. 민심은 보이지 않는 국민의 힘이다. 국민의 힘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직심(直心)이다.
  •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日애니 거장의 일침 “주변국 원한 직시를”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日애니 거장의 일침 “주변국 원한 직시를”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74) 감독이 일본이 제국주의 시대에 일으킨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촉구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16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은 제국주의를 흉내 내면서 결과적으로 300만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을 했고, 원자폭탄이 두 번이나 떨어지는 일을 당했다. 주변국의 원한은 없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닛칸스포츠가 보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런 역사를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꼽으면서 “법적으로 해결해도 감정이 풀리지 않고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해야 한다”며 민족과 종교가 얽히고설킨 중동 일대의 상황에 비교하면 일본이 안고 있는 역사 문제는 매우 알기 쉬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일본이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무질서는 이제부터 더욱 많아질 것이다. 나는 아베 총리가 말하는 것이 너무 단순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 평화헌법이 도움이 된다. 헌법을 지켜야 한다. 조금 저쪽으로 가고 싶어도 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의 과거 정치 지도자들이 식민지 정책을 추진하고 침략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자국민과 이웃 국가들에 큰 고통을 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적 해결’이나 감정이 풀리지 않은 문제 등을 거론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법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주방·수도·화장실 없어 감옥보다 못한 쪽방… 월세는 계속 올라

    주방·수도·화장실 없어 감옥보다 못한 쪽방… 월세는 계속 올라

    베이징 서북쪽 끄트머리에 똬리를 튼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쪽방촌을 가는 길은 제법 멀었다. 지하철 14호선에서 15호선으로, 다시 8호선으로 갈아탄 뒤 지선인 창핑(昌平)선 종착역에 내렸다. 거기서 1.5㎞를 더 걸어야 목적지인 창핑구 둥반비뎬(東半壁店)촌에 다다를 수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던 지난 14일 농민공의 보금자리는 스모그로 자욱했다. 중국 설인 춘제(春節)를 닷새 앞둔 주말이라 귀성을 서두르는 차량이 곳곳의 도로를 가득 메웠다. 둥반비뎬촌에 다가갈수록 자동차보다 오토바이 대열이 많았다. 수년 전부터 오토바이는 농민공들의 가장 중요한 귀성 수단이 되고 있다. 한 아낙은 대여섯 살로 보이는 딸과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서 동냥을 하고 있었다. 땟국으로 얼룩진 고사리손을 가진 아이도 아마 농민공의 자식일 것이다. 노점에서 파는 싸구려 음식 냄새와 매캐한 스모그 냄새가 뒤섞인 시장통에서 젊은 부부가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내가 소리쳤다. “당장 라오반(板·사장)을 찾아가자고. 이번 달에도 월급을 안 주면 춘제를 어떻게 쇠란 말이야.” 남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연락이 안 된다니까 그러네….” 시장통을 가로지르니 쪽방들이 보였다. 감옥만도 못해 보였다. 검은색 가죽 점퍼를 제법 말끔하게 차려입은 마(馬)씨가 쪽방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고향에 가느냐”고 물으니 “바람 쐬러 간다”고 했다. 다시 보니 그의 손엔 꾸러미가 없었다. 올해 쉰다섯인 마씨는 2년 전 고향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왔다. 밭농사로는 입에 풀칠하기 어려워 도시 막노동을 택했다. 고향엔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결혼을 늦게 해 아들들이 이제 겨우 중학생이다. 그는 쓰레기 수거 업체에서 하루 12시간 일하고 월 2000위안(약 35만원)을 번다. 그중 1200위안을 집에 보낸다고 했다. “집에 갔다 오면 최소 500위안은 깨질 텐데, 엄두가 안 나요. 명절 기분이나 내려고 옷을 차려입었죠.” 마씨는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듯했다. 다닥다닥 붙은 단칸방 월세는 300~400위안(5만 3000~7만원)이다. 주방, 화장실이 없다. 수도 시설도 없다. 밥은 일터에서 먹고, 공동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용변을 본다. 3~4년 전만 해도 이런 방은 150위안이면 충분했다. 대도시의 부동산 광풍이 농민공 쪽방촌이라고 봐줄 리 만무했다. 인근엔 제법 괜찮은 주택도 많다. 이공계 석사를 마치고 지난해 기계 공장에 취업했다는 장(張·27)씨가 여행용 가방을 끌고 2층집에서 나왔다. 장씨는 월 1000위안짜리 방에서 산다. 장씨는 “이런 동네에 살아야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청년 실업에 대해 물어봤다. 장씨는 “젊은이들의 눈높이와 씀씀이를 충족시켜 줄 일자리가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누가 뭐래도 가장 힘든 사람은 농민공이죠. 후커우(戶口·호적)가 없어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도 사라지고, 월급도 깎이는데 물가와 방값은 계속 오르잖아요.” 중국의 경제성장세는 꺾였다. 이를 지도자들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라고 부르며 중속성장의 시대에 맞게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언론들은 반부패 드라이브와 성장 둔화가 겹쳐 부유층의 명품 소비가 줄었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장씨 말대로 경제의 질적 변화에서 터져 나오는 파편은 최하층 농민공들에게 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토대였던 농민과 노동자는 오성홍기 속 별로 박제된 지 오래고, 성장의 견인차였던 3억명의 농민공은 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돈 주고 들어가라고 해도 주저할 만한 허름한 목욕탕을 운영하는 여주인 류(劉)씨도 귀성을 포기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농민공들이 많아지자 혹시나 연휴 기간에 손님이 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류씨는 “돈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목욕비부터 줄인다”고 혀를 찼다.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가 고향인 구멍가게 주인은 월요일에 고향으로 간다며 들떠 있었다. 그가 말을 계속하려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요즘 장사가 안돼서…”라며 미안해했다. 비좁은 골목에 한 노파가 앉아 스모그를 뚫고 쏟아지는 볕을 쬐고 있었다. 사투리가 워낙 심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멀리서 할머니를 돌아봤다. 일 나간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같기도 했다. window2@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3대 난치병’ 치유 없이 정치 정상화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3대 난치병’ 치유 없이 정치 정상화 없다

    혼란과 불안이 지배하는 난정(政)의 시대다.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절망과 혐오를 안겨 주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오만과 독선, 착각과 오류, 거짓과 무능으로 국민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왜 진화하지 못하고 이렇게 퇴보하는 것일까. 한국 정치의 치유하기 힘든 ‘3대 난치병’ 때문이다. 첫째, 정치 양극화의 병이다. 여야, 진보와 보수 모두 ‘너 죽고 나 살자’는 극단의 정치를 해 왔다. 자신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배타적 감정을 갖고 막말을 하면서 배제의 정치에 빠졌다. 정청래 의원의 ‘히틀러, 야스쿠니 발언’도 이런 풍토에서 나온 것이다. 친노·비노, 친박·비박의 계파주의, ‘가해자 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크게 보면 이런 양극화 정치의 부산물이다. 극단과 배제의 정치는 정치 저질화의 근원이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치인들이 마음속에 삼팔선을 긋고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는 행위를 한다면 어떻게 국민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흑백 논리에서 벗어나 회색이 아름다워야 정치 양극화는 사라질 것이다. 둘째, 힘에만 의존하는 병이다. 권력이란 물리적 강제력을 토대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권력이 판을 치면 조직 구성원들의 공통 목표보다는 리더의 목표만이 우선시된다. 권력은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아니다. 다시 말해 권력이 없어도 리더십은 발휘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권력을 휘두르는 데는 익숙했지만 설득이 요체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미숙했다. 설득보다 힘에만 의존하면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불통과 독선만 남게 된다. 국회 130석을 갖고 있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도 줄곧 힘에만 의존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 운영에 저항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야당도 설득보다는 걸핏 하면 장외로 뛰쳐나가 농성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입했다. 이것이 연이은 대선 패배와 권력을 품지 못하는 불임 정당의 단초가 됐다. 셋째, 포퓰리즘의 병이다. 특히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인기영합적인 선동 정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의 뿌리는 2012년 대선 당시의 무상 복지 경쟁이다. 박근혜 후보는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절감 등의 방법을 통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 5월 국정 과제 실현에 필요한 약 13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발표했다. 문제는 공약가계부의 틀 자체가 성장을 늦추더라도 복지를 늘리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경제부흥’에는 실질적으로 13조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됐고 복지 확대가 핵심인 ‘국민행복’에는 약 100조원이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경제가 기대한 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어났다. 지난 2년간 세수 결손액이 20조원 가까이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수가 확보된다”, “증세는 배신”이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 국민의 80%는 정부가 “증세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확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증세냐, 복지 축소냐와 같은 소모적인 정치 논쟁보다는 지속 가능한 복지, 생산적 복지, 유연한 복지와 같이 복지 논쟁의 프레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최근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은 자진 사퇴가 거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설명한다. 의견 수렴을 위해 여론조사는 필요하지만 여론조사로 정치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이자 대의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다. 최근 여야 대표가 참배 정치를 통해 국민 화합을 위한 힘찬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국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정치의 3대 난치병을 우선적으로 치유해야 한다. 치유의 최고 수단은 타협하고, 협조하고, 합의하는 정치로의 전환이다.
  • [아하! 우주]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와 태양계 가족사진

    [아하! 우주]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와 태양계 가족사진

    지구에서 인간이 찍었건, 우주공간에서 망원경이 찍었건 간에 지금까지 찍어온 모든 천체사진 중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다. 이 사진이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에 25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 사진이 촬영된 날은 지난 1990년 2월 14일로 대중 천문학 책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故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당시 명왕성 부근을 지나고 있던 보이저 1호의 망원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의 모습을 찍어보자고 칼 세이건이 제안했던 것. 그러면 이 우주 속에서의 지구 위치를 보다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세이건은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반대가 만만찮았다. 그것이 인류 의식을 약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과학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게다가 망원경을 지구 쪽으로 돌린다면 자칫 태양빛이 망원경 주경으로 바로 들어갈 위험이 크다. 이는 끓는 물에 손을 집어넣는 거나 다름없는 위험한 행위라고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조그만 망원경으로 태양을 바로 보더라도 실명의 위험이 있을 만큼 태양빛은 망원경과는 상극이다. 이런 상황이라 칼 세이건도 아쉽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새로 부임한 우주인 출신 리처드 트룰리 신임 국장이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그 멀리서 지구를 한번 찍어보자!" 그래서 그날 태양계 바깥으로 향하던 보이저 1호에게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리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지구-태양 간 거리의 40배나 되는 60억km 떨어진 곳에서 보이저 1호가 잡은 지구의 모습은 그야말로 ‘먼지 한 톨’이었다. 칼 세이건은 이 광경을 보고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라고 시작되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을 뿐만이 아니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기도 했다. 이때 보이저 1호가 찍은 것은 지구 뿐이 아니었다. 해왕성과 천왕성, 토성, 목성, 금성 들도 같이 찍었다. 이 모든 태양계 행성들은 우주 속에서는 역시 먼지 한 톨이었다. 사진에 보이는 지구 주변의 붉은빛은 행성들이 지나는 길인 황도대에 뿌려진 먼지들이 태양빛을 받아 만들어내는 빛깔이다. 보이저 1호는 쌍둥이 탐사선으로, 보이저 2호(1977년 8월 20일 발사)보다 보름 늦게 발사됐는데도 ‘1호’라는 명칭을 얻었다. 2호보다 더 빨리 우주를 탐험하도록 설계돼 현재 지구-태양 간 거리의 130배가 넘는 190억㎞ 거리에서, 그리고 2호는 150억㎞ 거리에서 태양계 바깥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인간이 만든 물건으로 가장 멀리 날아간 셈이다. 보이저 1호의 수명은 애초 20년으로 예상됐으나, 플루토늄 배터리를 이용해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수명 예측은 이제 2025년 혹은 2030년까지 늘어났다. 그때까지 지구로 보내올 최초의 태양계 밖 탐사자료에 대한 기대는 벌써 천문학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아래는 칼 세이건 박사의 ‘창백한 푸른 점’ 육성 소감이다. 다시 저 점을 보라. 저것이 여기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이들, 예전에 그네들의 삶을 영위했던 모든 인류들이 바로 저기에서 살았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의 총량, 수없이 많은 그 강고한 종교들, 이데올로기와 경제정책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최고 지도자들, 인류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기-햇빛 속을 떠도는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지구는 우주라는 광막한 공간 속의 작디작은 무대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 속의 한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장군과 황제들이 흘렸던 저 피의 강을 생각해보라. 이 작은 점 한구석에 살던 사람들이, 다른 구석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잔혹함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자주 서로를 오해했는지, 얼마나 기를 쓰고 서로를 죽이려 했는지, 얼마나 사무치게 서로를 증오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라. 이 희미한 한 점 티끌은 우리가 사는 곳이 우주의 선택된 장소라는 생각이 한갓 망상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은 거대한 우주의 흑암으로 둘러싸인 한 점 외로운 티끌일 뿐이다. 이 어둠 속에서, 이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에서, 삶이 깃들일 수 있는 유일한 세계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해 살 수 있는 곳은 이 우주 어디에도 없다. 갈 수는 있겠지만, 살 수는 없다. 어쨌든 우리 인류는 당분간 이 지구에서 살 수 밖에 없다. 천문학은 흔히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치고 인격형성을 돕는 과학이라고 한다.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인간의 오만함을 더 잘 드러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자각을 절절히 보여주는 것이 달리 또 있을까?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치프라스 “실패한 구제금융 거부하겠다”… 메르켈과 치킨게임

    치프라스 “실패한 구제금융 거부하겠다”… 메르켈과 치킨게임

    긴축정책 이행 문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는 그리스와 독일 간 ‘치킨 게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8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의회 정책 연설에서 “기존 구제금융은 실패했기에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름 안에 채권단과 가교 프로그램을 만든 뒤 6월까지 혹독한 긴축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새 조약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도 빚을 갚고 싶으니 채권단은 그 방법에 대해 우리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1일에는 채권단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12일에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이 열린다. 여기서 가교 프로그램을 적극 호소할 방침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총선 때 약속한 반긴축 공약도 행동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한 달 최저임금을 580유로(약 72만 3000원)에서 위기 이전 수준인 751유로(약 93만 3000원)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채무 청산을 위한 재정 흑자에 가장 크게 기여한, 그래서 그리스 국민들의 원성이 가장 높은 재산세 인상도 원위치시키겠다고 밝혔다. 대신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릴 방침이다. 그간 추진해 오던 250억 유로 규모의 민영화 계획도 취소했다. 공공부문 정리해고자를 다시 고용하고 긴축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각종 복지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 온 약속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실에 굴복하리라던 일각의 기대가 완전히 빗나갔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막다른 골목이다. 지난 4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결정한 그리스 국채 담보 대출 승인 중단이 12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긴급자금대출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돈줄이 막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불안 심리로 대량 인출 사태가 벌어질 경우 가혹한 자본통제책까지 동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길어야 1~2달 정도 버티는 게 전부라는 예상이다. 더구나 지난 주말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미 “가교 프로그램 따윈 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한 상태다. 여기에 독일은 그리스가 유로존 붕괴를 미끼로 협박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치프라스 총리가 ‘마이 웨이’를 외친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다. 구제금융 피해자들의 표로 당선됐는데 어떻게 그들을 외면하겠느냐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는 서구 지도자들도 일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 그리스 정부가 유럽 각국을 돌면서 로드쇼를 벌였을 때 프랑스, 영국 등 각국 재무장관들은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미 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를 계속해서 쥐어짤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가디언은 “긴축으로 고통받은 이들을 잊지 않겠다던 약속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콜라스 에코노미데스 미국 뉴욕대 교수는 “다음 카드도 없으면서 채권단 압력에 굴복하는 순간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하나는 유로존 붕괴로 인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다. 그리스가 두 손을 들어 버릴 경우 3150억 유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부채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는 질문이다. “이미 늦었다”는 숱한 비판 속에서도 ECB는 올해 양적완화 등 경기 확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황에 부채폭탄이 떨어지면 정책 효과는 미미해질 것이고 결국 디플레이션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세계 금융시장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리스의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도 BBC에 출연해 “유럽 금융시장 파탄뿐 아니라 영국에서 야단법석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파장 못지않게 반유럽통합 정서 확대라는 정치적 파장도 우려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미국도 그리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가 5년간 구제금융을 받을 동안 미국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개입해 왔다“며 “독일이 미국의 말을 다 들은 건 아니지만 유럽의 위기, 세계의 위기가 거론되는데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오바마, 연내 朴대통령 訪美 초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내 박근혜 대통령을 미국으로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설명하며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를 요청했다는 점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지도자들도 연내 백악관으로 초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 같은 초청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현재의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 및 국제 정세에 비춰 올해 중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미 정부와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 형식 및 의제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는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방문 형식은 공식 방문 또는 공식 실무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은 4월 말~5월 초가 유력하며 시 주석은 9~10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하면서 백악관을 처음으로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장관은 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러시아 측은 5월에 개최하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우리 정상의 일정 등 관련 사항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승전 행사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IS격퇴 작전명 ‘순교자 마즈’…요르단 왕실 사흘 연속 공습

    IS격퇴 작전명 ‘순교자 마즈’…요르단 왕실 사흘 연속 공습

    요르단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를 사흘 연속 공습하면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IS의 전선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향후 2년간 IS가 둥지를 튼 시리아와 이라크는 물론 주변국에 10억 유로(약 1조 2000억원) 상당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요르단 국영방송은 7일(현지시간) 공군기를 출격시켜 시리아의 동부 락까에 자리한 IS 근거지에 사흘째 폭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CNN도 요르단 공군의 공습이 사흘간 최소 60차례 이상 가해졌으며 다국전군도 요르단과 별개로 시리아에 11차례, 이라크에 15차례 등 30차례 가까운 공습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합동 작전은 지금까지 행해진 다국적군 공습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IS에 화형당한 마즈 알카사스베 요르단 공군 중위의 이름을 따 ‘순교자 마즈’란 작전명으로 이뤄진 보복 공격은 요르단 왕실이 주도하고 있다. 육군 아파치헬기 조종사 출신으로 공군사령관을 겸직 중인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기름과 탄약이 떨어질 때까지 공격하라”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왕이 전투를 진두지휘하는 동안 왕비는 수도 암만에서 열린 IS 보복 지지 집회에 참석해 여론을 모았다. BBC는 라니아 왕비가 희생된 요르단 조종사의 사진을 들고 시민 수천명과 함께 행진했다고 전했다 요르단이 IS 섬멸의 최전선에 나서자 흐지부지했던 걸프 지역 국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도의 공습에서 이탈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자국 공군 전투기 F16 1개 편대를 요르단에 주둔시키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AP는 수니파 이슬람 교도가 다수를 차지한 UAE가 조만간 공습에 다시 참여할 것이라며 다국적군 내부의 균열이 봉합될 것으로 내다봤다. IS는 이 같은 다국적군의 강공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에는 억류 중인 미국인 여성 인질이 락까 외곽에서 공습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하며 지하디스트 관련 웹사이트에 폭격으로 무너진 3층 건물 사진을 올렸다. 2013년 8월 시리아 알레포에서 납치된 인질의 이름이 케일라 진 뮬러(26)라고 처음 공개했으나 미 정부는 “인질 사망 주장을 확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진위를 확인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베일에 싸여 있던 미국인 여성 인질의 신원을 밝히며 사망 사실을 공개한 IS의 행동이 다국적군의 분열을 노린 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EU는 IS에 맞서 걸프 지역 국가들의 개발과 안정화를 위한 기금으로 2년간 10억 유로를 내놓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는 황폐해진 IS 발원지를 대상으로 한 종합복구계획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울러 EU 지도자들은 오는 12일 정상회의를 열어 국경지대 검문검색 강화와 정보 공유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도 IS와 알카에다 연계 단체의 물품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년퇴직을 앞둔 선배에게/김상연 특별기획팀장

    [데스크 시각] 정년퇴직을 앞둔 선배에게/김상연 특별기획팀장

    곧 퇴직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눈앞의 명리(名利)를 좇느라 천지분간 못 하고 날뛰다 보니 선배의 정년이 닥친 것을 몰랐습니다. 언제나 전화하면 기꺼이 밥을 사 줄 것 같은 선배가 떠난다는 말은 저에게도 언젠가는 정년이 온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영원히 살 것처럼 그렇게 선배를 미워하고 아웅다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듭니다. 선배를 보내는 마음이 심란한 것은 단지 석별의 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선배의 두 번째 인생 앞에 펼쳐진 길이 편안해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과학의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됐습니다. 50대 중반의 선배가 퇴직하면 지금까지 이 회사를 다닌 것보다 훨씬 오랜 기간을 ‘실업자’로 지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도 체력이 팔팔한 선배가 퇴직했다고 안방에 가만히 앉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용케 다른 직장을 구해 봤자 5~10년 더 정년을 연장하는 것뿐일 테고, 그렇다고 이 불황에 창업을 하는 건 너무 위험하니 말리고 싶습니다. 그나마 정년을 꼬박 채우고 퇴직하는 선배는 복받은 셈이라고 누군가는 말합니다. 50대 문턱을 넘기도 전에 직장을 잃는 사람이 적지 않은 세태를 보면 틀리지 않은 말 같습니다. 과학이 세상을 변화시켜 놓아 중·노년의 삶이 불안하고 경기가 안 좋아 가멸음과 궁핍함의 차이는 갈수록 커지니 사회가 어수선하고 어디에 의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싱숭생숭한 때에 국무총리에 지명된 60대 중반의 전 여당 원내대표는 참 복이 많아 보입니다. 실력이 좋아서인지 운이 좋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퇴직했을 나이에 되레 큰 권력을 차지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분위기 파악을 한참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지난달 26일 야당 원내대표에게 너부데데한 얼굴로 싱글벙글하면서 ‘언젠가 당신도 총리가 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지금 국민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안다면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총리 자리를 ‘해먹자’며 온 국민이 보는 카메라 앞에서 희희낙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니까 국민들이 정치인을 혐오하는 것입니다. 위가 이 모양이니 아래에 무슨 감동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밥그릇 뺏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그래서 보통 각오로는 안 됩니다.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고 억울해하는 공무원들을 설득하려면 칼자루를 쥔 쪽이 먼저 제 살을 도려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자신의 연금을 먼저 깎는 솔선수범을 보였다면 공무원들이 지금처럼 극렬하게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염치가 없으니 부자들에게 빈부격차 해소의 선의(善意)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것입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워런 버핏처럼 자발적으로 “내 세금을 더 걷어라”라고 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낼까 머리를 굴리는 게 우리나라 부자들의 수준입니다. 제대로 된 나라 중에 우리처럼 재벌 총수들이 감옥을 자주 드나드는 곳이 있습니까. 이제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이토록 파렴치하고 무서운 사회로 향하는 선배를 보는 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세상이 가지런해질 때까지 선배를 붙들어 두고 싶습니다. carlos@seoul.co.kr
  • [부고] 통일 독일 첫 대통령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별세

    [부고] 통일 독일 첫 대통령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별세

    과거사 청산과 독일 통일에 깊숙이 개입해 ‘독일 양심의 수호자’라 불렸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숨졌다고 대통령실이 공식 발표했다. 94세. 고인은 1984~1994년 대통령직에 재임하면서 정파를 가리지 않는 절대적 지지를 받아 전후 독일의 국가적 통합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로 꼽힌다. 그에게 ‘독일의 양심’이란 별명이 붙게 된 결정적 사건은 1985년 2차대전 패전 40주년을 맞아 당시 서독 수도 본에서 행한 연설이다. 이 연설에서 고인은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전쟁에 대한 부끄러운 기억들은 하나씩 있게 마련이지만, 유대인 학살은 역사상 그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다”면서 독일의 역사적 책임을 명백히 했다. 아버지가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7년형을 선고받은 나치의 직업 외교관이었다는 약점과 당시 미국과 서독의 우파 지도자들이 소련과의 대결 국면을 내세워 전후 청산 문제를 피해 가려던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는 연설이었다. 특히 연설 직전 당시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헬무트 콜 총리가 비트부르크에 있는 2차대전 전몰자 묘지에 참배한 것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묘지에 묻힌 이들 가운데 일부는 히틀러의 최고 핵심 측근인 나치무장친위대 고위 장교들이었기 때문이다. 고인의 연설은 최대 우방과 같은 당 소속의 자국 우파 정부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독일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1985년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할 수 있었다. 또 동유럽 국가와의 관계 개선에도 앞장섰다. 1989년 폴란드 침공 50주년 기념식에서 고인은 “동유럽 지역에 대한 독일의 영토적 꿈을 포기한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콜 총리가 국내 정치 역학을 따져대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던 가운데 선제적으로 선언하고 나온 것이다. 이 선언 덕에 냉전 붕괴 뒤 급속한 민주화 과정을 밟아나가던 폴란드, 체코 등 나치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하게 배어 있던 동유럽 국가들을 독일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1983년 서베를린 시장 시절엔 전격적으로 동독을 방문, 에리히 호네커 당시 서기장과 회담을 갖는 파격적 행보도 선보였다. 같은 분단국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40년 지기였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돈과 군사 중국을 살리리라

    돈과 군사 중국을 살리리라

    돈과 힘/존 델러리·오빌 셸 지음/이은주 옮김/문학동네/624쪽/2만 8000원 중국 난징 서북쪽의 징하이사(靜海寺) 안내판에는 영어·중국어로 이렇게 적혀 있다. ‘이러한 불평등조약은 치욕의 족쇄가 됐다. 이것이야말로 근대사 속의 중국이 가난하고 약한 국가가 된 주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이곳에서 난징조약에 굴욕적으로 서명해야 했던 나약하고 무기력한 근대사를 되새기는 상징물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청나라 왕실의 아름다운 여름궁전이었던 베이징 서북쪽 원명전은 제2차 아편전쟁 중 영·불 연합군에 불탄 폐허로 남아 있다. 공산당 정부가 잔해 그대로 보존한 왕궁터는 서구열강의 만행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역사박물관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거침없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외세의 침략과 강점, 내란 등 굴곡 많은 근현대사 속에 어떻게 지금의 강국이 됐는지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민심과 나라의 힘을 한 군데로 모아간 걸출한 지도자의 리더십을 자주 입에 올린다. 그리고 그 리더십의 핵심 철학은 부강(富强)으로 결집된다. ‘돈과 힘’은 바로 이 부강을 국가적 목표로 추구한 중국 역사의 대표 유명인 11명의 이야기이다. 풍계분(馮桂芬)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사상가부터 서태후, 량치차오(梁啓超)를 거쳐 쑨원(孫文)과 장제스(莊介石), 마오쩌둥, 덩샤오핑 같은 세계적 정치가가 들어 있다. 저자는 컬럼비아대와 베이징대를 거쳐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에 재직 중인 존 델러리 교수와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소장. 두 사람은 강성했던 옛 국력의 회복을 지상명제로 삼은 이들의 의지와 동력을 지금의 중국을 있게 한 으뜸 요소이자 제대로 이해하는 열쇠로 보고 있다. 원래 ‘부강’은 2000년 전쯤인 전국시대에 탄생한 고대격언 ‘부국강병’을 줄여 부른 말이다. ‘현명한 군주가 있어 부국과 강병을 이뤄낼 수 있다면 이 군주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갈파한 법가 사상가 한비자의 말이 시초다. 부강을 역사의 갈피 속에서 다시 꺼내 개혁의 기치로 세운 최초의 위인은 바로 청나라대에 민정·재정 담당 지방장관 포정사를 지낸 사상가 위원(魏源)이다. 위원은 아편전쟁에서 중국이 패하는 참담한 현실을 자각,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치국적 정치개혁’이라는 전통 부활을 국력 회복의 길로 보고 전략적 차원에서 서구열강의 문물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 힘’이라고 외친 그는 ‘황조경세문편’을 통해 사대부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태평천국의 반란군을 피해 도피했던 상하이 외국인 거류지에서 문화적 충격을 받고 ‘수치심을 느껴야 강해진다’며 자강(自强)을 치국의 핵으로 세운 19세기 후반 정치사상가 풍계분이나 ‘근본적 변화 없이 성공할 수 없다’면서 강(强)은 자유의 필요조건이라고 외쳤던 20세기 벽두의 량치차오의 신민(新民)사상도 눈에 띈다. 국력을 회복하려면 발전을 방해하는 문화적 전통을 폐기하고 새 국가개념을 세워야 한다는 량치차오의 이 사상은 후대 지도자들에게 계승된다. 그 사상은 신문화운동 당시 사회비판 소설을 쓴 루쉰(迅), 신생활운동을 추진한 장제스, 혁명적 신중국의 청사진을 내놓은 마오쩌둥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파괴 없이 건설 없다’는 ‘선 파괴 후 건설’을 모토로 문화혁명을 강요한 마오쩌둥은 ‘진정한 혁명가는 사람을 죽이는 일도 불사해야 한다’고 외쳤다. 검은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흑묘백묘’의 덩샤오핑은 ‘혁명보다는 생산, 이념보다는 실리’를 앞세워 경제적 수단에 온 관심을 쏟아 비교된다. 책은 11명의 짧은 전기를 엮은 구성이지만 각 인물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저작물과 연설문 등에 연결해 중국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특히 마지막에 톈안먼 사건 이후 인권·민주화운동에 헌신해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류샤오보를 소개하면서 의미심장한 말로 마무리한다. “부강을 추구하는 것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두 가지 사조가 미래의 어느 순간 하나로 수렴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러한 날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한·일 고속철 연결 구상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한·일 고속철 연결 구상

    “시모노세키, 하카타 등을 출발한 ‘탄환열차’(고속철)로 일본과 조선을 묶는다.”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 일본 철도성은 괴뢰국가인 만주국과 식민지 조선, 일본 본토를 철도로 연결하는 ‘대동아종단철도’ 구상을 발표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이 구상의 핵심은 대한해협에 터널을 뚫고 철도를 연결해 만주, 중국 동부 지역과 일본을 오가는 인력·물자를 실어 나르고, 일본 중심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구상은 1945년 8월 일본의 패전과 더불어 사라졌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연계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강조하면서 남북한 철도협력뿐 아니라 한·일 간 해저터널 연결의 불씨도 되살아나고 있다.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2030~2040년대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국, 러시아를 거쳐 영국 런던까지 아시아와 유럽 대륙 2만여㎞를 철도로 왕래할 수 있는 대역사가 이뤄진다.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정치적 신뢰 구축,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과 마찬가지로 한·일 간에도 해저터널과 철도 연결은 경제적 상호 의존을 높이고 양국의 역사적 앙금을 털어낼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정태익 한국외교협회장은 30일 “한·일 터널은 문명사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의 경제산업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한·일 간 역사적 앙금을 털어내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日서 3개 노선 제시… 부산시도 1개 노선 제안 역대 지도자들은 한·일 터널 가능성에 대해 외교적 덕담 수준으로만 언급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0년 5월 방일 당시 일본 국회에서 한·일 협력 신시대를 열기 위한 터널 건설을 제안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9월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 해저터널 건설 구상에 대해 언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해저터널이 한·일 우호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는 걸음마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일 간 철도연결과 해저터널의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영국과 프랑스가 1994년 5월 도버해협에 개통한 50.5㎞의 ‘유로터널’(영·불해저터널)이다. 유럽에서는 18세기부터 도버해협을 터널로 이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1802년 터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국이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에서 이 논쟁은 200년 가까이 지속됐다. 하지만 1986년 1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영·프랑스 양국은 1994년까지 150억 유로(약 21조 39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해저 100m 구간에 터널을 뚫었다. 20년이 지난 현재 한 해 이용객만 2000만명이 넘는다. 무엇보다 여객선을 이용해 해협을 건너는 데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됐지만 터널 개통을 통해 열차로 최대 20분대에 통과하게 돼 승객의 이동성, 안전성, 편의성이 획기적인 개선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한·일터널 건설은 유로터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난관이 많다는 점이다. 우선 양국 간 200여㎞에 달하는 거리와 지형, 수심, 지질 요소뿐 아니라 복잡한 국민 감정, 검증되지 않은 경제성 등이 거론된다. 규슈 북부에서 이키·쓰시마섬을 거쳐 한국에 이르는 209~230㎞ 구간을 터널과 교량 등으로 잇는 방안이 유력하나 해저 구간만 영·불해저터널의 3배인 140여㎞에 달하고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최대 220m에 이른다. 일본은 한국 통일교와 협력해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을 구성하고 탐사용 갱도를 굴착하는 등 한·일 터널 연결에 있어 한국보다 적극적이다. 1983년 설립된 일·한 터널연구회에서 제시한 해저터널 노선 대안은 세 가지다. A안은 규슈 가라쓰에서 이키섬과 쓰시마섬 하부를 거쳐 거제도로 향하는 총연장 209㎞(해저거리 145㎞) 노선이다. B안은 가라쓰에서 이키섬과 쓰시마섬 중·상부를 거쳐 거제도로 향하는 총연장 217㎞(해저거리 141㎞) 노선, C안은 가라쓰에서 이키섬과 쓰시마섬을 거쳐 부산으로 가는 231㎞(해저거리 128㎞) 노선이다. 이 터널들의 해저 수심은 155m에서 220m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도와 연결되는 A안은 대한해협 해저에 분포된 단층과 연약지반을 피해 건설하는 노선으로 총연장이 가장 짧고 수심이 가장 얕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저에서의 거리가 가장 긴 것이 약점이다. ●공사 구간·이익 日에 많아… 비용 90%이상 내야 부산과 일본을 연결하는 C안은 해저거리가 가장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총연장이 가장 길고, 깊은 수심과 해저 단층, 연약지반 구간 등 실제 터널공사에 난제가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B안은 일본 측에서 A안과 C안의 절충적 성격으로 제시한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은 2008년 자체적으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쓰시마섬을 경유해 가덕도에서 부산 신항 배후 철도와 직접 연결되는 총연장 210㎞의 노선과 부산역과 연결되는 총연장 215㎞ 노선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15~20년의 건설 기간 동안 사업 비용은 최소 85조~123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연구에 따르면 230㎞ 구간에 철도·도로 병행 단선터널을 뚫을 경우 102조 2000억원, 복선터널을 뚫으면 2배인 201조 1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교통연구원과 철도기술연구원은 2003년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 냈다. 터널 착공은 시기상조라는 평과 함께 장기적 검토 대상이 된 것이다. 특히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건설 비용에 비해 터널 운영 수입이 불확실하고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터널 자체가 한국보다 일본에 득이 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가장 크다. 이는 일본과 대륙을 연결하게 됨으로써 부산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된 대륙 횡단철도의 기점과 종점으로서 얻게 될 이익을 일본에 넘겨주게 된다는 의미다. 부산이 대륙의 관문이 아닌 경유지이자 소규모 항만도시로 몰락할 뿐 아니라 한국의 물류산업, 해운업, 관광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남는다. 2009년 부산시 의회에 한·일 해저터널 추진 현황에 대해 보고했던 황재윤 경남대 소방방재공학과 교수는 “터널 연결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일본 쪽에서 실시한 것이 많다”면서 “공사 구간도 일본 쪽이 많은 만큼 실제 건설이 이뤄진다면 공사비의 90% 이상은 일본이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터널 실현 땐 지역 신사업 유치 등 균형 개발 도움 반면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국토의 균형개발이나 생활권·경제권의 국제화, 남북한과 동북아의 경제통합 가시화 등 긍적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터널 건설이 동남권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고 새로운 산업유치, 관광 자원 개발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됐다. 부산발전연구원은 2010년 보고서를 통해 한·일해저터널 사업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가 54조 528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9조 8033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44만 99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 차원 연구 없어… “반대 논리라도 필요” 무엇보다 동북아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의 지정학을 고려할 때 해저터널이 단순히 한·일을 연결할 뿐 아니라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고 남북한의 통일을 앞당길 기재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현 시점에서 사업 시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해저터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본격적 연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타당성과 손익 득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대로 된 연구가 선행돼야 향후 일본에 대해 우리의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반대하더라도 감정적 접근이 아닌 연구를 통한 반대 논리 파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뉴욕시장, 경찰을 ‘꼭두각시 인형’ 묘사 포스터 논란

    뉴욕시장, 경찰을 ‘꼭두각시 인형’ 묘사 포스터 논란

    뉴욕경찰(NYPD)과 이를 통솔하는 뉴욕시장 간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뉴욕경찰을 꼭두각시 인형으로 묘사하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이를 실에 매달아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풍자하는 포스터가 나돌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24일(현지 시간)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포토샵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포스터는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각각 5명의 경찰협회 지도자들을 실로 매달아 들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뉴욕시장과 이들 경찰 지도부를 비난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포스터는 “사과를 하려고 하지 않지, 네가 나의 꼭두각시냐”는 문구를 달아 뉴욕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포스터 문구는 최근 흑인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한 NYPD 장례식에 일부 경찰 관계자가 청바지 모양새의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비난했다. 또한, 이를 위해 등장한 경찰 관계자가 모두 청바지 차림새를 하고 있는 그림을 사용했다. 해당 포스터가 순식간에 소셜네트워크(SNS)를 타고 화제에 오르자, 경찰협회 대변인은 “아직 그 사진을 본 적이 없으며 누가 배포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뉴욕시장 측 관계자 “왜곡하려는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쓰레기”라고 해당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한 사람을 비난했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 사진=뉴욕시장이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고 있는 모습으로 풍자한 포스터 (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권력 나눠 갖는 예멘정부·반군… 美 케리 “예멘 지도자 만날 것”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킨 시아파 반군 후티와 권력 분점 등 9개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하디 대통령은 “후티와 권력을 분점하고 신헌법 초안을 수정할 준비가 됐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합의안은 정부, 의회, 군부 등에 후티 측 인사를 배치하고 신헌법에도 후티 측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이다. 대신 후티는 수도 사나 일대 병력을 철수하고 납치했던 정부 인사들을 석방했다. 이번 쿠데타에는 종파와 부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예멘의 사정이 반영돼 있다. 예멘은 이런 난국을 풀기 위해 지난해 1월 연방제 개헌을 통해 6개 자치지역을 설립한다는 내용의 신헌법을 만들었다. 후티는 이 방안에 처음에는 수긍하는 듯하다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깨닫고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후티가 하디 정부를 전복하지 않은 것 역시 복잡하게 얽힌 종파와 부족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부 무장 세력인 후티에 남부 출신 하디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좋은 방패막이다. 또 하디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미국과 가깝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유리하다. 미국은 “하디 정권이 합법 정권”이라고 밝혔고, 존 케리 국무장관은 “예멘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통성 있는 정부를 뒤집을 경우 뒷감당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데타의 완전한 성공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종파와 부족 간 갈등이 어디로 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문명 충돌의 시대/구본영 논설고문

    “우리는 쿠아치다.”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슬림 풍자 만평을 실은 터키의 한 신문사 앞에서 성난 군중이 든 종이 팻말이다.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 등을 살해한 테러범 이름이다. 프랑스와 유럽 지도자들이 “우리 모두 샤를리다”라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반문명적 테러에 공동 전선을 펴자 맞불을 지른 꼴이다. 설마 제2의 십자군 전쟁이 일어날 리는 없을 게다. 21세기 개명된 지구촌에서 말이다. 하지만 샤를리 에브도 테러 여진이 이슬람권과 유럽 내 기독교 문화권과의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긴 하다. 독일에서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들의 시위가 확산일로라는 소식이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독일(5%)보다 높은 프랑스(7.5%)에서도 ‘톨레랑스’(관용)라는 미덕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테러의 여파로 ‘이슬람 혐오증’이 절정에 이르면서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프랑스 영사관 근처에서 벌어진 샤를리 에브도 규탄 집회는 이에 대한 반작용일 게다. 이쯤 되면 서방의 ‘이슬라모포피아’(이슬람 혐오증)는 십자군 전쟁 이래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오죽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문명의 충돌 양상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겠는가. ‘문명 충돌’은 본래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였던 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한 이론이다. 그는 1996년 펴낸 같은 제목의 저서에서 냉전 종식 이후 국제정치의 가장 심각한 분쟁은 문명 간 충돌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헌팅턴은 문명권을 구분하는 1차 기준은 종교이며, 이에 따라 “이념 갈등이 사라진 자리를 서구 기독교 문명권과 이슬람이나 유교 문명권의 충돌로 대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그의 불길한 예언이 현실화한 인상이다. 프랑스의 다른 시사 월간지 ‘플루이드 글라시알’이 최신호에서 때아닌 황화론을 들먹이자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가 “중국인을 폄하했다”고 발끈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이 탁견이긴 하지만, 일정한 한계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서구나 기독교 문화권 우월적 시각이라거나 ‘문명’ 이외의 다른 갈등 요인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분명 반문명적 만행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이고, 이슬람은 폭력의 종교라는 이분법이 해법이 될 순 없다는 생각이다. 하긴 아브라함을 공동의 조상으로 삼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서로 반목하는 것 자체가 세계 문명사의 아이러니인지도 모른다. 섣불리 다른 문화의 가치를 재단하기에 앞서 조심스럽고 겸허하게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문명 충돌을 막는,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대안은 될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英 “극단주의 막아달라”… 이슬람 지도자에게 서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유럽 전역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자국 내 이슬람 사원과 지도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서한을 띄워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정부로부터 처음 받은 구구절절한 편지에 감동할 법하지만 이슬람 사회는 종교에 대한 영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릭 피클스 영국 지역사회·지방자치부(DCLG) 장관은 최근 1100여명의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파리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젊은 무슬림들이 영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6일 발송한 편지에서 피클스 장관은 당국이 홀로 지하디스트와 맞서 싸울 수 없으며, 이슬람 지도자들은 젊은 무슬림들이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리 중 극단주의 전도사를 발견하고 색출하기 원하는 사원에 법률 자문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사회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그래도 많은 이슬람 신자가 자신들이 무조건 극단주의와 연결되는 것에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데 정부의 편지는 이런 분열적 사고를 더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브라힘 모그라 영국 무슬림위원회 부총장은“이번 편지가 영국 사회에서 오히려 반이슬람 정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당국을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극우 극단주의의 위협도 만만찮은 가운데 무슬림만이 위험 세력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모그라 부총장은 “언제 장관이 다른 종교 집단에 이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느냐”며 “최근 극단주의는 성전이 아니라 인터넷을 타고 번진다. 지도자들과 사원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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