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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영원한 의회주의자 ‘마지막 등원’… 고인의 육성 들리자 오열

    유신 독재와 목숨을 내걸고 싸웠던 영원한 의회주의자이자 9선 의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회를 찾은 26일, 오전부터 흩날리던 진눈깨비는 오후 2시쯤부터 함박눈으로 변했다. 체감 기온 영화 5도의 추위와 하늘을 뒤덮은 눈보라는 고인과 결코 ‘영결’(永訣·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짐)하고 싶지 않을 유족들은 물론 장례위원, 주한 외교단과 조문 사절,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마음을 더 비통하게 만들었다. 6·25전쟁 직전인 1950년 장택상(1893~1969)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거산’(巨山·김 전 대통령의 호)의 정치 역정이 제1공화국에서 제6공화국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사를 관통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주듯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추모객들이 영결식장을 찾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맞수’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참석하는 등 고인의 유훈대로 화합과 통합의 장을 연출했다. ●이명박 前대통령·권양숙 여사 참석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차가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대신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불참했다. 주최 측은 1만여석을 마련했지만 갑작스러운 한파 탓에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오후 1시 50분쯤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유해를 모신 검은색 링컨 리무진 운구차가 국회로 들어서자 식장에 모여 있던 내빈과 추모객이 기립했다. 부인 손명순 여사와 은철·현철씨, 혜영·혜경·혜숙씨 등 직계가족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덕룡 전 의원,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광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운구를 맞이했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개식 선언과 함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약력 보고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헌정 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최다선 국회의원으로 의원직 제명과 2차례에 걸친 가택연금을 당하셨다”고 설명했다.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와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가 계속됐다. 고인과 가족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추모 의식이 끝난 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기록 영상물이 상영되면서 숙연함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박정희 독재 정권과 맞서며 일갈한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85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했을 당시 경찰 앞에서 “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는 고인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상영된 기록영상물 유족이 직접 골라 반면 대통령 재직 시절 어린이날 행사 중 여자 어린이가 “대통령 할아버지가 ‘학실히’(확실히)라고 하신 걸 많이 봤는데 정확하게 발음해 주세요”라는 짓궂은 부탁을 했음에도 김 전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학실히”라고 응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을 땐 영결식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김 전 대통령의 흑백사진을 배경으로 “누구나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나라가 신한국입니다. 우리 모두 이 꿈을 가집시다”라는 199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가 나왔다. 영상에 담긴 자료 화면은 유족들이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휠체어를 탄 손 여사가 석석원 전 청와대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헌화 및 분향에 나섰고 차례로 직계 유족들이 한 명씩 단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정의화 국회의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까지 차례로 헌화와 묵념을 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건 김 전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가곡 ‘청산에 살리라’였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바리톤)와 청소년합창단이 함께 불렀다.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에 따라 3군(육해공군) 통합 조총대가 21발의 조총을 쏘아 올리고 조악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1시간 20분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김 전 대통령도 30여년을 함께한, 분신과도 같던 국회와 ‘영결’했다. 영결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이들은 물론 한때 경쟁하거나 대립했던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이훈평 전 의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이사장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함께 빈소를 지킨 데 이어 영결식과 동작동 현충원에서 진행된 안장식까지 동행했다. 이 밖에 전남 강진 흙집에서 칩거하다가 부음을 접하고 서울로 올라와 줄곧 빈소를 지켰던 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눈에 띄었다. ●與 “업적 재평가” 野 “민주주의 사수” 김수한 의장은 영결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거산은 가셨지만 그 뜻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후배들이 (김 전 대통령의)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개혁 업적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떠나보내게 되니 한없이 착잡하다. 이젠 후배들에게 남겨진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영삼 前대통령 국가장] ‘영웅적 지도력’ 아닌 협치의 시대… 진영 탈피한 통치능력 절실

    현대 한국 정치사의 두 거두,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양김(兩金) 시대’가 막을 내리며 “영웅적 리더십의 시대는 갔다”고 한다. 민주화·산업화 기반이 닦이고 절차적 민주주의는 안착했지만, 2015년 대한민국은 여전히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사회 갈등에 허덕이고 있다. 포스트 양김 시대로 접어든 지 13년째, 대한민국이 갈망하는 새로운 리더십은 무엇일까. YS 정부에서 최장수(2년 7개월) 공보수석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5일 “지난 시절보다도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적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면서 “공동체나 국가 전체의 이익보다 자신이 속한 정파의 이익에만 매몰되다 보니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도덕적 권위가 모두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 19대 국회는 말로만 혁신을 외칠 뿐 여야 간 소통·통합은 외면한 채 서로 ‘상대 눈에 든 티끌’ 탓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전 장관은 “이제는 한 사람의 영웅적 지도자가 사회를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닌 뉴 거버넌스, 협치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가와 시민사회, 사회 각 영역 간 협치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인데 우리 정치인들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훈련이 되어 있질 않다”고 지적했다. 이념 투쟁에 얽매였던 세대들이 국회로 활동무대만 옮겼을 뿐 사고의 전환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입법부 설득 없이 전형적으로 혼자 끌고 가는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YS가 노동법 날치기 처리 등 정국 경색의 고비 때마다 야당 총재와의 영수회담을 통해 돌파했던 사례도 회자된다. YS는 집권 시절 10차례 영수회담 테이블에 나왔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런 통 큰 소통이야말로 오늘날 복원해야 할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YS는 정치적 난제를 국회를 통해 풀려고 했던 의회주의자였다”면서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여야를 초월한 해법을 모색했던 점이야말로 현재 정치권에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YS·DJ 모두 국민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여야 모두 진보·보수의 이분법적이고 진영지향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무조건 이끌고 가는 지도자상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고 보듬을 줄 아는 ‘코디네이트(coordinate) 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YS의 유지인 ‘통합과 화합’은 곧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공감과 같은 뜻”이라고 강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양김의 리더십이 위기 돌파 리더십이었다면, 앞으로는 평시 상황을 관리하고 위기에 대처하는 리더십, ‘위기관리형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사태 같은 국가적 재난에 신속 대응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적 영웅과 별개로 ‘전 계층을 아우를 사회의 큰 어른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YS의 정치적 후예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많아도 포용하고 소통했던 그의 리더십을 따르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차기 지도자 욕심만 낼 게 아니라 민주주의 3.0 시대에 걸맞은 소통의 리더십을 실현하기 위해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나서야 한다. 그런 희생적 면모를 보이는 사람이야말로 큰 장작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YS는 “머리는 빌릴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치인 스스로 국가를 운영하는 통치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배종찬 리서치 앤 리서치 본부장은 “정치·경제·사회적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전문화되고 훈련된 리더십이 등장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의 일자리, 고령화 세대의 복지 등 이율배반적인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정무와 통치능력을 동시에 갖춘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아 행정능력을 키우는 형태가 새 리더십의 훈련 형태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국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간파했던 지도자로 꼽힌다. 배 본부장은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어젠다가 무엇인지 꿰뚫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민심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 한 예가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中 ‘황우석 파문’

    중국에서 가장 큰 생명공학 회사가 황우석 박사가 주도하는 한국의 연구소와 함께 ‘식용 복제소’를 대량 생산하겠다고 발표하자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줄기세포 관련 기업인 보야(博雅)라이프그룹은 지난 23일 총 30억 위안(약 5345억원)을 들여 톈진시 개발구에 세계 최대의 동물 복제 공장단지를 건립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쉬샤오춘 회장은 “주요 목적은 복제 소고기 생산”이라면서 “매년 100만 마리의 복제소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야유전자과학기술공사, 베이징대의학연구소, 톈진국제생물의약연구원, 한국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 합작한다. 수암연구원은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주도하는 연구소이다. 보야그룹은 자금을 지원하고 수암연구원은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BBC 중문망은 25일 “소 복제 공장이 중국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이 공장에서 만든 복제 소고기가 한국에서만 팔려야 하며, 만일 중국에서 팔려면 먼저 국가 지도자들이 먹고 난 다음에 시중에 판매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관련 소식을 알리는 기사에 달린 댓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을 보면 특히 황 박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 누리꾼은 “한국에서 논문 조작으로 퇴출당한 사람이 왜 하필 중국에서 소를 복제하느냐”면서 “공장을 당장 폭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인터넷 매체인 펑파이는 “황 박사는 2005년 이후 개 550마리를 복제했으나 여전히 논문 조작 추문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가축 복제와 복제 가축의 육류 소비에 대한 규제나 규정이 없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육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오히려 가축 복제를 장려하고 있다.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과학전문잡지는 윤리 논란 때문에 중국 과학자들의 인간 배아 유전자 조작 논문 게재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유럽에선 가축 복제와 복제 육류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요기 베라 등에게 美 ‘대통령 자유 메달’

    요기 베라 등에게 美 ‘대통령 자유 메달’

    전설의 미국 야구선수 요기 베라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온 미국인 17명이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올해의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몇 명의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 혁신가, 예술가, 그리고 지도자들을 축하한다”며 “이들은 한 나라로서의 미국의 힘에 기여한 사람들”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한 뒤 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 메달을 걸어줬다. 대통령 자유 메달은 미국 시민에게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고 가장 높은 영예의 상이다. 이날 자유 메달 수상자로는 올해 초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메이저리그 선수 요기 베라가 포함돼 가족이 대신 메달을 받았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제임스 테일러, 에밀리오·글로리아 에스테판 부부도 영예를 안았다. 또 미 최초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첫 흑인 민주당 경선 후보로 2005년 세상을 떠난 셜리 치점 등도 선정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 새마을운동 배우러 왔어요”

    “한국 새마을운동 배우러 왔어요”

    전 세계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2015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 개막식이 24일 오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내빈 연설을 듣고 있다. 새마을운동 전시관 시찰과 사례공유 워크숍, 기업인 간담회 등의 일정으로 나흘간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 50여개국에서 활동하는 새마을지도자 200여명과 개발도상국 장차관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대구 연합뉴스
  • 상도동 막내 ‘무대’ 손 떨며 오열… 동교동계 한화갑 “참 아쉽다”

    상도동 막내 ‘무대’ 손 떨며 오열… 동교동계 한화갑 “참 아쉽다”

    22일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치인과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김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상도동계’ 인사들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과 주요 여야 정치인 등 3200여명(오후 10시 30분 현재)이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비보를 접하고 가장 먼저 장례식장으로 달려온 사람은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역정을 함께한 상도동계 인사들이다.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마지막 국회의장을 지내고 현재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의장은 오전 2시 30분쯤 처음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상도동계 막내였던 김 대표도 이날 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날이 밝자마자 빈소를 찾아 오열했다. 손이 떨렸는지 불붙인 향을 바닥에 떨어트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나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그는 최초의 문민정부를 연 대통령이었고, 대통령 재임 중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든 불세출의 영웅”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들은 뒤이어 장례식장을 찾은 서 최고위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등 상주와 마찬가지로 조문객을 맞았다.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출신 박찬종 전 의원은 “직정경행(直情徑行·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행동으로 나타냄)의 신념의 지도자, 안식하소서”라고 명복을 빌었다. 상도동계와 정치적 협력 관계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동교동계’에서는 한화갑 전 의원이 참석했다. 그는 “오늘같이 사회가 복잡하고 대립하면서 과거 지도자들의 지도력이 필요할 때 이런 분을 잃게 돼 참 아쉽다”고 밝혔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을 포함한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23일 함께 조문할 계획이다. 권 고문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항상 약속 장소에 15분 먼저 와 계셨다. 집에 온 손님에게는 손수 커피나 차를 끓여 대접했다”고 회고했다. ‘이명박 정부’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전 홍보수석,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친이(친이명박)계’는 이 전 대통령이 오전 11시쯤 장례식장 입구에 도착하자 동행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간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 15분가량 머물렀다. 이 전 대통령은 문상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조우했지만 악수만 나눈 뒤 바로 헤어졌다. 문 대표는 빈소를 방문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중·고교 선배이시고 (제가) 동향 후배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고인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좀 더 비통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민주화의 큰 산이었고 문민정부를 통해 민주정부로 가는 길을 연 그의 서거를 애도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오후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조문했다. 김 전 대통령 장의(葬儀) 위원장으로 결정된 황 총리는 방명록에 ‘민주화를 이루시고 국가 개혁을 이끄신 발자취를 우리 모두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기고 20분간 유족과 장례 절차를 상의했다.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이 빈소를 찾았다. 주요 여야 정치인도 빈소로 몰려들었다. 새누리당에서는 원유철 원내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모습을 보였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세균 의원을 시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이 고인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국회에 입성한 손 전 고문은 칩거 중인 전남 강진 토담집에서 서울로 상경해 “현대 민주주의 역사라고 하면 김영삼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생각된다”며 명복을 빌었다. 안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말씀처럼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로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초 24일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지만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이후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가 영결식을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에서 거행하기로 하면서 국회 본회의도 오전 10시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본회의는 통상 오후 2시에 열리지만 시간이 겹치면서 여야가 모처럼 의견을 같이한 셈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금융실명제·공직 재산공개… OECD 1년만에 외환위기

    금융실명제·공직 재산공개… OECD 1년만에 외환위기

    ■ YS가 남긴 功 김영삼 전 대통령도 국내외의 다른 모든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공(功)과 과(過)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역사적인 평가와 재평가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김 전 대통령 시절의 대표적인 공적으로는 ‘금융실명제 도입’ ‘군 사조직(하나회) 숙청’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일제 잔재 청산’ 등이 꼽힌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 등도 주요 성과로 기록됐다. 김영삼 정부의 첫 번째 업적으로 금융실명제를 꼽는 데는 이견이 없다. 모든 금융 거래를 실제 명의로 하도록 하는 제도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거액 어음 사기 사건’ 발생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 제도 도입 전에는 가명이나 차명, 무기명으로도 금융 거래가 가능해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음성적 거래가 심각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 16호’를 발동했다. 그는 당시 “국회의 법 개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금융시장 동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득이 ‘긴급명령’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 거래에서 부정부패, 부조리를 연결하는 고리를 차단해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데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실명제는 우리 사회의 ‘검은돈’을 걷어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리적 과세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금융실명제는 부동산 실명제로 이어졌다.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1995년 1월 6일 부동산 거래 실명제 실시 계획이 발표됐다. 입법도 단 3주 만에 이뤄졌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정치 개혁에 나선 김 전 대통령은 군의 대표적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했다. 하나회는 1963년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된 육군사관학교 11기생들이 주도해 만든 조직이다.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참여한 군부세력들이 주요 회원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10일 만인 1993년 3월 8일 하나회 멤버였던 김진영(육사 17기)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육사 19기)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다음날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 깜짝 놀랬제”라며 웃었다고 한다. 이어 군부 실세들이 줄줄이 경질됐다. 모두 42개의 별이 날아가며 군사 정권의 종식을 알렸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전격적으로 숙청을 단행해야만 저들이 규합할 시간을 주지 않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베일에 가려 있었던 30조원 규모의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 비리에도 사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쇠말뚝 뽑기,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등과 같은 일제 잔재 청산 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1993년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 지시가 떨어진 이후 광복 50주년이 되는 1995년 8월 15일 중앙돔 해체가 시작돼 1996년 11월 13일 지상 부분 철거까지 모두 완료됐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취임 사흘째인 1993년 2월 27일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먼저 깨끗해져야 한다”며 자신의 재산을 공개했다. 17억 7822만 6070원이었다.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화의 첫 출발점이었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하자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군 장성, 판검사들이 잇따라 재산을 공개했고 이 과정에서 전·현직 국회의장의 부정 축재 의혹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위 관료들의 부동산 투기 정황도 대거 노출됐다. 또 청와대 국무회의나 각종 회담 자리에서 제공된 ‘칼국수’는 개혁의 상징이 됐다. 시민사회운동 활성화, 정상외교 확대, 지방자치제 부활, 2002년 월드컵 유치 등도 김 전 대통령이 일궈낸 성과다. 현행 초·중·고교에서부터 대학까지의 교육제도 기틀을 잡은 1995년 5·31 교육개혁도 김영삼 정부의 공으로 평가된다. 민선 지방자치제를 부활시켜 지방분권 시대를 연 것도 김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 YS가 남긴 過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대한 기대감은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켰지만 동시에 금융위기 사태를 초래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은 패착으로 인식된다. 김영삼 정부는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적극적인 시장 개방이 이뤄지자 1996년 12월 OECD에 가입했다. 대한민국이 6·25전쟁의 상흔을 딛고 40여년 만에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여권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야권은 “외화 출자, 개발도상국 지원 등 의무 사항이 많다”며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OECD 가입은 1년 만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방만한 경제 운영과 부실한 대처는 결국 ‘외환위기 사태’를 불러왔다. 1997년 1월 재계 14위인 한보그룹 계열사인 한보철강 부도를 계기로 대기업 연쇄 부도 사태를 맞았다. 삼미와 기아자동차, 쌍방울, 해태, 고려증권, 한라그룹이 연이어 쓰러졌다. 1997년 한 해 동안 부도를 낸 대기업의 금융권 여신만 30조원을 훌쩍 넘었다. 해외 금융기관들의 부채 상환 요구가 쇄도했고 정부는 19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모라토리엄’(대외 채무 지불 유예)을 가까스로 면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비판이 김 전 대통령과 한국에 쏟아졌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11월 22일은 공교롭게도 18년 전인 1997년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날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의 개인사뿐 아니라 대한민국으로서도 잊지 못할 ‘역사적인 날’이 된 셈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참으로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공기업 민영화와 재벌 정책 등에서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정 거래를 강조하면서도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친 까닭에 ‘대재벌’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세계화’ 역시 방향 설정은 좋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만 생기면 내린 고위 공무원 경질이라는 ‘충격적 처방’은 관가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또한 과도한 사정은 역풍을 가져왔다. 정권 말 정작 자신의 차남인 현철씨가 알선 수재·조세 포탈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부패 척결 드라이브는 빛이 바랬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녹색 성장은 우리의 새 먹거리”

    “녹색 성장은 우리의 새 먹거리”

    이달 말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제21차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국제 기후 체제의 출범과 한국의 관련 전략을 짚어보는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카이스트녹색성장대학원과 ㈔우리들의미래 주체로 2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콘퍼런스’는 ‘파리기후변화 총회와 그린 빅뱅’을 주제로 2020신기후체제 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 방안, 녹색산업혁명 전략 등을 집중 논의했다. 행사는 기조세션에 이어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금 온실가스 배출량은 한 해 350억t으로 60년 전에 비해 6배가 늘어났지만 또다시 다음 60년 동안 탄소 배출이 6배로 늘어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기후변화는 무엇보다 큰 안보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역시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는 환경·보건뿐 아니라 국제안보·경제에도 중요하다”며 “한·미 양국 정상은 지난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파리에서 기후협약을 달성하자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 제주 그린 빅뱅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후 1부 세션은 이보 드 보어 GGGI 사무총장의 사회로 미·중 기후협력과 파리 정상회의 등 글로벌 정세를 심층 진단했다. 2부에서는 녹색 경영과 지속 가능 금융을 주제로, 3부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에너지 산업 및 정부의 관련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4부에서는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정책을 재조명하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진단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개회 직후 영상 축사에서 “불과 열흘 후면 세계 지도자들이 만나 기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금세기가 가기 전에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화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김상협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콘퍼런스는 파리기후협약을 앞두고 녹색성장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의 뜻과 의지를 결집하는 자리”라며 “정부가 이를 적극 뒷받침한다면 기후협약은 산업의 걸림돌이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반기문과 김정은의 공동발표문을 기대하며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반기문과 김정은의 공동발표문을 기대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과 북한의 실권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의 회담도 열리게 될 것이다. 한국 출신인 반 총장의 방북은 그 자체로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북한을 위해서나, 유엔과 국제사회를 위해서나, 특히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가급적 많은 성과가 따라오길 바란다. 그런 맥락에서 반 총장과 김 위원장 사이에 합의할 수 있는 공동발표문의 조항 몇 개를 제시해 본다. 문안 아래 발표문이 담고 있는 의미도 해설로 붙였다. 양측의 협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최상의 예우를 갖춰 환영했다. 이는 DPRK와 유엔이 일부 사안에 대해 견해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DPRK가 향후에도 유엔과 함께 일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해설 북한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유엔의 거듭된 제재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엔과 척을 지고는 국제사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북한이 유엔의 회원국이며,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2. 김 위원장과 반 총장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정세의 안정에도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대한 DPRK의 우려를 전달했다. 반 총장은 DPRK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우려를 전달하고, 6자회담 참여국들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해설 김 위원장이 반 총장을 상대로 핵·미사일 문제를 깊이 얘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 총장으로서도 협상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원론적인 입장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3. 김 위원장과 반 총장은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지도자들이 보다 활발한 교류를 통해 지역 정세를 안정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반 총장은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해설 유엔 사무총장은 방북 전후에 한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상례였다. 김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도록 반 총장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반 총장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반 총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담을 결정하는 모양새도 나쁘지는 않다. 또 김 위원장이 원할 경우 반 총장 임기 중에 김 위원장을 유엔으로 초청, 연설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줄 수 있다. 4. 김 위원장과 반 총장은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교통과 에너지 분야의 투자 등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동북아 지역의 정세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DPRK가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투자와 경제개발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반 총장은 DPRK의 철도 현대화 사업을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및 관심 있는 나라들이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지역 안보와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해설 북한과의 정치적 합의는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합의를 지속해 나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투자를 비롯한 경제적 합의가 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북한에는 지하자원 개발, 남북 및 시베리아 철도 연결, 에너지 현대화, 인프라 건설 등 투자 수요가 무궁무진하다. 철도의 경우 남한 측에서 이미 경원선 연결 공사를 시작하는 등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특히 북한에 고속철도를 건설하게 되면 한국의 KTX, 일본의 신칸센(新幹線), 중국의 가오톄(高鐵),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 등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공동 투자를 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참여도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북한 철도 투자를 독점하고 싶은 욕심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목적을 위해서는 일부를 양보할 필요도 있다.
  • 조계종 “한상균 위원장 거취, 정부와 중재 모색하겠다”

    조계종 “한상균 위원장 거취, 정부와 중재 모색하겠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신변을 보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위원장 도법 스님)는 19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화쟁위는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한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일고 있는 엄격한 법 집행의 필요성과 종교단체로서의 자비행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의견 등 찬반 논란을 모두 가벼이 여길 수 없다”고 밝혔다. 화쟁위는 또 한 위원장이 요청한 중재와 관련해 “정확한 요청 내용과 각계각층의 의견, 사회 갈등 해소를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면밀히 살펴 당사자, 정부 등과 함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중재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한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서 위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 등과 대화를 나눈 뒤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서 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조계종 지도자들께서는 한 위원장을 설득해서 검찰에 출두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법자이기 때문에 보호하는 인상을 국민에게 줘서는 크게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대변인 일감 스님 명의로 논평을 내고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 종교 내부의 문제에 대해 간섭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서 위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혼자 할까, 같이 할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혼자 할까, 같이 할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내가 좋아하는 화가는 모지스 할머니다. 미국 버지니아 근교에서 작은 농장을 꾸리며 10남매를 키워 낸 할머니는 76세 때 첫 작품을 그렸다. 동네가게에서 팔다가 우연히 수집가의 눈에 들어 80세가 넘어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잡았던 할머니는 1500여점을 세상에 남겼단다. 원래 자수를 즐기다가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그림을 시작했다는 할머니는 혼자 그리는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할머니의 작품 ‘바느질 모임’은 90세 때 그린 작품으로 생동감과 다정함이 넘친다. 마흔 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림 속에서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퀼트를 하고 한쪽에서는 대형식탁에 음식을 준비한다. 창밖으로 신록의 정원이 보이는 큰 거실에서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아마도 모지스 할머니는 바느질을 혼자서만 하지 않고, 가끔 이런 모임에 나가셨던 모양이다. 뉴질랜드 웰링턴의 주말 저녁, 카페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눈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소리 없는 묵독클럽이다. 독후감도, 독서토론도 없다. 사람을 사귀려고도 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작은 수첩에 인상적인 문장을 메모한다. 연필과 수첩을 들고 책에 집중하며 뇌 기능을 회복하려는 것이 묵독클럽의 목표다. 책을 읽은 그들은 눈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기가 읽은 책을 확인 차원에서 올려놓는다. 모임 장소에 못 나간 회원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인증을 올린다. 우리나라에는 통독클럽이 있다. 약속된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같은 책을 꺼낸다. 누군가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눈으로 따라 읽는다. 그 사람이 지쳤다 싶으면 다음 사람이 받아서 소리 내어 읽는다. 번갈아 빠른 속도로 읽다 보면 얇은 책은 두어 시간이면 다 읽는다. 가벼운 토론을 하고 헤어진다. 1년 넘게 계속하다 보니 속도도 빨라졌고, 말솜씨도 늘었단다. 읽어서 내면에 지식을 쌓고, 말로 표현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독서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하위권이라는 얘기는 굳이 하지 않으련다. 1년에 성인 한 사람이 책을 몇 권 읽는지도 여기서는 필요 없다. 그 수치마저도 책을 무지 많이 읽는 사람들이 평균을 올린 것뿐이다. 노벨문학상 발표 때도 우리는 작가 탓이나 하지 좋은 작가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지 못한 독자 탓은 잘 하지 않는다. TV는 손안에 놓고 보는 시대가 됐고, 라디오는 차에서만 듣고, 신문은 인터넷으로만 본다. 그래도 책만큼은 아직 종이가 대세다. 어쩌면 독서는 혼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행위가 아닐까. 책은 바느질처럼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다. 저자의 생각의 틀에 맞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나는 혼자 읽는 것이 좋다. 그 책을 쓴 작가도 혼자 썼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혼자 하고, 같이 하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같이 한들 어떠랴. 아무래도 요즘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라를 흔들 만한 위대한 결정을 이렇게 팡팡 터뜨릴 수 없다. 역사 속에서 큰 교훈을 줬던 사건들을 복습까지 하는 걸 보면 책을 많이 읽었음에 틀림없다. 심지어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같이 읽나 보다. 저렇게 생각도 행동도 일치하니 말이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육십 넘은 할머니 가운데 아직 재능을 찾지 못한 분이 있다면 얼른 용기를 내시길 바란다.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어르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파리 연쇄 테러] “파리처럼… 레바논·이라크 아픔도 관심 가져주세요”

    “파리를 위한 것처럼 베이루트를 위해 기도해주세요.”(Let´s pray for Beirut the same way we´re praying for Paris.) 자신을 레바논 출신이라고 밝힌 자유기고가 엘레인 요세프는 온라인 매체 ‘엘리펀트 저널’에 글을 올렸다. 그는 “파리에서 일어난 일은 전 세계가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생긴 일은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기 전날인 12일 베이루트에서 테러범 2명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파리 테러 당일인 13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근교 하이 알아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서 숨진 군인을 위한 추모식에 남성 2명이 폭탄을 터뜨려 21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부상했다. 파리 테러 직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표 건축물을 프랑스 국기처럼 파란색, 흰색, 빨간색 조명으로 장식하고 각국 지도자들은 앞다퉈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레바논이나 이라크의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 테러의 충격에, 국제사회의 위로와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박탈감이 더해져 레바논과 이라크인들은 또 다른 차원의 슬픔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이중 잣대’에 대한 아랍인들의 비탄과 분노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이 파리 테러 관련 기능을 도입하면서 커졌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추모 의미를 담아 프로필 사진을 프랑스 국기 삼색으로 바꿀 수 있게 하고, 프랑스에 있으면 클릭 한번으로 이웃에게 무사하다고 알릴 수 있는 ‘안전 확인’ 기능을 도입했다. 그러나 레바논이나 이라크 테러와 관련해서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레바논의 블로거인 조이 아유브는 “우리는 페이스북의 안전확인 버튼도 없고 강대국 지도자들의 성명이나 수백만 네티즌들의 애도 물결도 없었다”고 말했다. 레바논인 의사인 엘리 파르스 역시 “우리 국민이 죽었을 때 기념물에 추모 조명을 비추지도, 애도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면서 “그들에게 우리 죽음은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 국제뉴스 중에서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부스러기 같은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요세프는 “이중잣대를 멈추라. 테러로 인한 죽음에 대해 예외 없이, 변명 없이, 모든 애도를 표시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안전확인’ 논란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성명을 내고 “원래 이 기능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도입되지만 앞으로 여러 비극적 상황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 뉴스사이트 매셔블은 온라인 사진편집사이트 루나픽(Lunapic)을 통해 두 나라 국기를 합친 페이스북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오케스트라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이원철 코리안심포니 대표

    [열린세상] 한국 오케스트라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이원철 코리안심포니 대표

    연주회에서 초보 청중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지휘자가 바뀌면 음악은 달라지고 연주회 내내 단원들은 왜 지휘자에게 눈을 맞추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지휘자를 요리사에 비유하곤 한다. 주방장 솜씨에 따라 음식점 맛이 제각각이듯 지휘자가 바라보는 눈높이와 곡을 해석하는 관점, 단원들과의 교감, 그들의 실력과 표현에 따라 음악과 느낌도 다르게 전달된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지휘자는 작곡가가 만든 곡을 재고 다듬고 작곡가가 의도하는 음의 깊이, 높이, 빛깔, 여운, 울림 등 미지의 음의 세계에 대한 해석을 템포감을 동반해 자기만의 색깔을 입혀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다르듯 똑같은 작곡가의 곡이라도 지휘자에 따라 음악은 다르기 마련이고 오케스트라는 철저하게 지휘자에 의해 통제된다. 음악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지휘자다. 지휘자의 능력은 바로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내고 많은 단원들에게 정확하게 지시를 내리며 통일된 전달을 위해 손이나 지휘봉을 이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음악과 단원들의 갈 방향을 일치된 방향으로 이끄는 능력이 지휘자에겐 필요하다. 지금껏 명지휘자라는 사람의 특징은 대체로 강력한 카리스마 소유자다. 그러나 요즘 청중들의 지휘자를 바라보는 눈은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전술적인 면에 탁월한 권위적인 모습의 지휘자보다는 따스하면서 사려 깊은 차원 높은 해석을 요구하는 면이 크다. 20세기 초반 제국주의 시절의 지휘자들은 정치적인 자양분 속에서 살았고 포디엄에 올라가는 특권도 시대를 잘 이해하고 그 속에 잘 녹아들어 간 이들만이 차지했다. 그들을 계승한 대표적 지휘자가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 그리고 카라얀과 같은 이들이었다. 1960년대 유럽의 자유화 물결이 지나고, 음악의 상업화를 통해 클래식도 큰돈을 버는 시대가 되고 지휘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저명한 음악가는 이제는 배고픈 예술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비즈니스맨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 결과 새롭고 참신하며 깊고 넓은 음악적 해석을 이끌 지휘자는 점점 귀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지휘자의 유명세는 지휘료로 평가된다. 세계 최고의 지휘자로 평가받는 지휘자 중엔 연주회당 7만 달러를 넘게 받는 이들도 있다. 관중을 동원해 입장 수입으로 오케스트라를 꾸려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엔 지휘자들의 연봉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돼 왔다. 그의 행동과 말,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정치인이나 연예인 못지않은 이슈가 된다. 민간 영역이거나 수익이 목표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면 문제가 안 될 텐데 공공 영역의 기관이기에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여파는 크다. 과연 지휘자들은 얼마를 받아야 하고 공인에 준하는 행동규범을 지켜야 하는지 궁금하다. 궁극적으론 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휘자의 바른 도덕관과 사회 인식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능력이 있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그 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조직의 화합을 이루어 내고 있고 스스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논란이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은 그 사회에 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만큼 헌신하고 갚아야 하는 빚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일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수많은 음악 예술 애호가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공인(公人)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인성과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음악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교류에 이바지한다. 훌륭한 지휘자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낸다. 말러는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어도 나쁜 지휘자는 있다고 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예술단체는 한번 만들어지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역사는 이제 60년을 갓 넘었다. 미래를 짊어질 젊고 유능하며 도덕적이고 세계에 필적할 만한 실력 있는 지휘자를 통해 한국 오케스트라가 세계 음악계를 쥐락펴락할 날을 꿈꿔 본다.
  • [자치단체장 25시] 심재국 평창군수,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 ‘100년 미래 문’ 활짝 연다

    [자치단체장 25시] 심재국 평창군수,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 ‘100년 미래 문’ 활짝 연다

    화전밭 일구던 두메산골 강원 평창군이 2018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고 있다. 성공 개최만 된다면 평창을 세계에 알리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제 남은 시간은 2년 남짓. 군이 올림픽 준비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다. 각종 경기장 건설에서부터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구축, 친절·청결·질서·봉사를 모토로 한 ‘굿 매너 평창’ 문화시민운동까지 다양한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 지역 토박이 심재국(59) 평창군수가 있다. 심 군수는 “올해를 동계올림픽 원년의 해로 정한 만큼 국비 확보와 올림픽 준비를 본격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올림픽 성공 개최로 평창의 미래 발전 100년 대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골마을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초등학교만 정규 과정을 마치고 중·고교는 검정고시로, 대학은 만학도로 학업을 마친 심 군수의 뚝심에 평창군의 미래가 달렸다. 2018동계올림픽에 올인하며 현장 중심의 군정을 펼치는 심 군수와 동행했다. “벌써 얼음 소식이 들리는데 사고 없이 꼼꼼하게 공사를 진행해 주세요.” 늦가을, 첫 추위가 닥친 지난달 27일 오후 심재국 평창군수는 동계올림픽 공사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진입도로 등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토목공사 현장을 일일이 찾았다. 어느 곳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탓에 안전사고 없이 공사가 진척되도록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17세 어린 나이에 학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으며 어려운 시절을 보낸 심 군수가 추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장을 찾기 전 오전 시간 집무실에서 각종 보고와 결재업무를 서둘러 마친 심 군수는 40분을 달려 봉평면에서 열린 봉산서재 추계제향 초헌관을 수행했다. 율곡 이이와 이항로 선생을 추모하는 제향에서 100여명의 지역 유림들과 기관장들이 함께했다. 이후 다시 평창군에서 비서실 직원들과 칼국수로 점심을 함께 하고 평창읍내 교회에서 글로벌시민대학 특강과 대관령면 공무원들까지 격려한 뒤 올림픽 진입로 도로공사 현장 등을 찾았다. 대관령면 용평리조트 입구~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아파트로 이어지는 1.75㎞ 길이의 군도 12호선 공사 현장은 짧은 거리지만 평창올림픽의 얼굴 역할을 할 도로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이 가는 곳이다. 2017년 6월까지 모두 완공해야 하지만 인근 리조트를 오가는 사람들의 민원이 속출하는 곳이라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심 군수는 “산림훼손 등에 주의하고 안전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올림픽에 대비해 군이 발주한 도로공사만 5건이다. 군도 12호선을 비롯해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에서 수하리 바이애슬론·스키점프장까지 이어지는 농어촌도로 205호(2.7㎞)와 209호(1.3㎞)가 공정률 20~33%의 진척을 보이며 공사가 한창이다. 어성용 군 건설과 담당은 “설계 중인 진부IC에서 호명교(진부역)까지 이어질 군도 12호선과 용평리조트 뒤에서 경기장까지의 우회도로가 될 군도 14호선도 다음달 설계를 끝내고 곧 업체 선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도에서 발주한 슬라이딩센터 공사 현장도 찾았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경기가 펼쳐지며 평창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곳이다. 구불구불 2018m 길이의 코스에 냉동파이프를 설치해야 하는 첨단공법으로 시공 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형순 대림산업 차장은 “12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돼 일본 삿포로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지는 첨단 경기장으로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등의 전지 훈련장으로 활용하며 평창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 군수는 현장을 이동하면서 올림픽을 통한 변화의 의지도 보였다. 그는 “70여년 전만 해도 평창은 겨우 감자와 옥수수 농사나 짓던 두메산골이었고 쌀밥 먹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어렵게 살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2년 남짓 남은 기간 철저하게 준비해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에 따른 고부가가치 과학 농업 등을 창출해 앞으로 평창군이 지속 발전해 나가는 자립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와 함께 문화올림픽도 추진하고 있다. 심 군수는 “문화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것은 물론 평창의 브랜드화를 통한 세계인의 축제를 목표로 진행된다”면서 “내년 예산은 문화올림픽사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내년도 문화올림픽 예산 100억원이 최근 배정돼 올림픽 붐 조성과 유산 창출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5만 평창군민이 손에 손잡고 올림픽 손님 맞이로 시작한 ‘굿 매너 평창’ 문화시민운동도 계속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친절, 청결, 질서, 봉사라는 4대 실천 과제의 기본 덕목을 갖고 조금은 투박해 보일지라도 가장 평창다운 정성으로 가장 세계적인 굿 매너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복안이다. 어둠이 깔리면서 현장을 떠난 심 군수는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는 강원지역 새마을 핵심지도자 연찬회장을 찾았다. 내년 3000여명의 전국 새마을 지도자들이 평창에 모이는 데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500여명의 강원 새마을 지도자들 및 기관장들과 함께 행사장에 늦게까지 머물렀다. 글 사진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동정] 유정복시장, 최연혜사장, 김종덕장관, 김재홍사장

    [동정] 유정복시장, 최연혜사장, 김종덕장관, 김재홍사장

    ●유정복 인천시장이 대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방문길에 오른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 시장은 13∼18일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한진그룹 관계자 등과 함께 중국 윈난성과 산둥성을 차례로 방문한다. 윈난성에서는 리지헝 당서기 등 지역의 최고 지도자들을 만나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강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2015년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시상에서 디자인 경영 활성화와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개인부문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최 사장은 공공디자인을 적극 실천해 고객 이용편의와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레일은 2013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지난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대한민국경관대상, 지난해 우수디자인 대상 등 국내 디자인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리는 ‘청춘사이다 업 콘서트’ 토크쇼에 게스트로 나와 청년들과 청년 창업·창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대학생과 창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이 토크쇼에서 김 장관은 ‘청춘 2030 문화콘텐츠로 나아가라’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어 세계가 콘텐츠산업에 주목하는 이유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분야를 소개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알려줄 예정이다. 소통테이너 오정철, 이유미 이윰액츠 대표, 안준희 매드스퀘어 대표, 백아람 위시컴퍼니 이사 등도 게스트로 출연한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12일 전북 전주 완산구 고려자연식품을 방문, 수출 중소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유자차와 생강차 등 액상 차를 생산하는 고려자연식품은 코트라가 제공하는 해외 시장조사, 수출 상담회, 해외 무역관을 기업 지사처럼 이용할 수 있는 지사화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수치, 군부에 대화 제안…향후 정국 주도권 확보 행보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끄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정부로부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받았다. 수치 여사는 11일 군부정권의 핵심인사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대화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테인 세인 대통령은 공보장관을 통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만나자고 협의 제안을 수용했다. 슈웨 만 국회의장의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치 여사의 편지를 받았다며 국회의장이 회동에 참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얀마 내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선거 절차가 끝난 이후 지도자들이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썼다. 양측의 회동은 공식 선거 결과가 발표되는 18일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치 여사는 앞서 공개서한에서 “시민들이 총선에서 자신들의 뜻을 표현했다”며 “다음 주에 편한 시간에 만나 민족 대화합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의 대화 제안은 NLD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NLD가 이번 선거에 대승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미얀마의 최대의 정치세력인 군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군부는 헌법을 통해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있어 개헌, 주요 정책에 대해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수치 여사는 헌법에 막혀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없지만 ‘대통령 위의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군부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수치 여사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자녀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이란 대사를 인용해 국가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하원 의원 후보로 출마한 수치 여사는 이날 당선이 확정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수치 여사가 지역구인 양곤 외곽 코무에서 5만 467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개표 4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하원 선거구 149개, 상원 선거구 83개, 지방의회 선거구 274개에서 개표가 끝나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하원 134석, 상원 77석, 지방의회 의석 234개를 얻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미얀마→버마’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미얀마→버마’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버마’로 바뀌나? ‘주목’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버마’로 바뀌나? ‘주목’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미얀마 국호도 ‘버마’로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미얀마 국호도 ‘버마’로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짜 ‘삽질’하라/송한수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진짜 ‘삽질’하라/송한수 정책뉴스부 차장

    우리 지도자들도 그런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쩜 뜬금없게도 그렇게 생각했다. 유럽에 있는 국가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서울을 방문했다. 이명박 시장 때다. 2005년이던가. 어쨌든 10여년이 훌쩍 지났다. 주변에서 이런 말이 슬쩍 들렸다. 불만이 살짝 섞였다. 시장 해외출장에 수행하는 직원들이어서다. “다른 나라 고위직들은 무거운 여행 가방도 손수 끌고 다니던데요.” 그리고 또 5년이 흘렀다. 중부 지역 폭설 탓에 난리였다. 거대 도시 서울은 더하다. 2010년 1월 4일 새벽 5시부터 내린 눈은 25.4㎝나 됐다. 1937년 기상대 설치 이후 최대 기록이었다. 토~일요일 달콤한 휴식에서 막 깨어난 월요일이란 점도 충격을 더했다. 게다가 예년과 아주 딴판인 폭설 유형이 대비에 발을 묶은 꼴이었다. 서울시는 서해안 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강설 상황을 점검한다. 겨울철 우리나라엔 북서 계절풍이 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따라서 CCTV에서 눈이 내리는 모습을 포착하면 1시간 뒤 제설 근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당시엔 북풍이 닥쳤다. 따라서 서해안 지역과 동시에 폭설을 맞고 말았다. 얼떨결에 당한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도로망이 마비돼 새해 첫 출근을 망쳤다. 언론들은 ‘1·4 폭설대란’이라며 혼란과 무능을 쏴붙였다. 그 시절 내겐 한 에피소드가 얽혔다. 당연히 폭설과 맞닿은 얘기다. 한 공무원이 도움을 청했다. 언론홍보 관련 책 출간 계획을 세웠단다. 그러니 글과 내용을 좀 봐 달란다. 이래저래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웬만큼 구성을 마친 터였다. 난 “무엇보다 책 제목을 잘 달아야 한다”고 넌지시 말했다. 좋은 사례 또한 곁들였다. 그는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엔 웃음이 꽉 찼다. 내게 제목을 추천하란다. 책 내용 가운데 “당시에도 눈을 치우기 위해 공무원들이 참 많은 삽질을 했다”는 대목을 떠올렸다. 그에게 오세훈 시장도 삽질을 하느냐고 묻자 “당근이죠”란다. 그렇다. 추천할 제목은 ‘삽질하는 시장’이었다. 한참 뒤 마침내 책이 나왔다. 받는 순간 짐짓 뜨끔했다. 제목이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내 제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어딘지도 모를 귀퉁이에 달린 한 토막 소제목으로 만족해야 했다. ‘공무원은 삽질을 해야 한다’는. 그에게 도로 물었다. 괜찮다면서 ‘삽질하는 시장’을 왜 버렸느냐고. 그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라며 말꼬리를 감췄다. 이번에도 역시 얼굴엔 웃음이 그득그득했다. 엉뚱한 행위를 비꼬는 ‘삽질’이란 단어를 가리킨 것이다. 난 또 캐물었다. “오 시장이 삽질을 했다는 건 팩트(사실)라면서 왜~.” 다시 제설 준비에 애쓸 때다.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 각 지자체 등은 그리 새로울 리도 없는 대책을 갈무리하느라 벌써부터 바쁘다. 중요한 건 자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그러나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며 하늘의 뜻만 기다린다는 자부심을 갖기까지가 아주 어렵다. 크든 작든 한 조직의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다. 국민에게서 눈물을 지우겠다던 애초의 다짐을 되새긴다면, 진정으로 먼저 눈물을 삼키며 ‘삽’을 챙겨야 한다. “내가 왜 여행 가방을 짊어지나”, “내가 왜 빗자루를 들어야 하나”라는 권위 아닌 권위를 쓸어 내야 한다. ‘삽질’하는 지도자를 국민들은 기다린다. 어김없이 매서울 겨울을 앞두고 말이다.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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