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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센터 있는지 몰라”… ‘체육계 미투’ 어디에 말해야 하나

    “신고센터 있는지 몰라”… ‘체육계 미투’ 어디에 말해야 하나

    클린스포츠센터 1년간 성폭력 신고 1건 종목별 홈페이지도 안내 부실 마찬가지 “가해자에게 면죄부만 줘”신뢰성 떨어져 국회 ‘스포츠윤리센터’ 독립 방안 추진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믿고 신고할 곳을 못 찾겠어요.”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선수 성폭력 의혹이 폭로된 뒤 체육계에선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표적 체육 적폐인 성폭력 관행을 뿌리 뽑을 기회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현장 선수들은 여전히 어디에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13일 체육계에 따르면 현재 스포츠 비리 상담·신고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산하 ‘클린스포츠센터’와 ‘스포츠인 권익센터’ 등 3곳에서 각각 접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지도자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대한체육회의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한 국가대표 지도자 중 대표팀 내 성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곳이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에 26.7%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지도자들은 ‘없다’ 또는 ‘모른다’고 말했다. 신고센터가 폭력·성폭력 문제를 소극적으로 다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고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체육계 성폭력이 핫이슈로 떠오른 이날까지도 클린스포츠센터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승부조작 신고 등에 대한 안내만 할 뿐 성폭력 신고 방법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 사이트를 통해 접수된 성폭력 신고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1건에 불과했다. 종목 선수들이 자주 접속할 각 협회·연맹 홈페이지도 안내가 부실하다. 대한체육회 정회원 종목단체 60개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38.3%(23개)는 성폭력 신고를 할 수 있는 인권센터를 안내하지 않았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지난해 체조협회 내 성폭력 사건 때 대한체육회를 컨설팅해주면서 ‘홈페이지 첫 화면에 신고센터를 안내할 것’, ‘단체마다 다른 안내문구를 통일할 것’을 제안했지만 수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신고센터를 믿지 못하는 것도 숨은 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원인이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신고해봤자 가해자에 면죄부만 줄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신고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신고센터들이 조사 후 사건을 은폐해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조 전 코치 관련 고발이 나온 뒤 국회는 대한체육회 소속 징계 심의 담당 위원회를 별도의 ‘스포츠윤리센터’로 독립시키는 방안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내놨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李총리 “日, 과거 앞에 겸허해야”

    李총리 “日, 과거 앞에 겸허해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하고, 한국은 미래 앞에 겸허해야 한다”며 “일본이 지도국가에 걸맞은 존경과 신뢰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 총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있는 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뒤 이렇게 밝혔다. 총리가 손병희 선생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956년 3월 1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 방문 이후 첫 번째 고위인사 방문이기도 하다. 천도교 3대 교주를 지낸 손병희 선생은 민족대표 33인으로,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식을 주도하는 등 3·1운동의 중심에 섰던 지도자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은 근대화를 이루고 아시아 지도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웃 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다”며 “그 상처가 적어도 피해 당사자의 마음에는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사실 앞에 일본은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일본 기자에게 “일본 정부는 조금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이 총리까지 나서 본격적으로 일본에 ‘겸허한’ 자세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강제 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갈등 상황에서 이 총리가 독립운동가 손병희 선생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국내 정치를 위해 반한(反韓)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행보로 보인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 징후 곳곳서 포착…하노이 유력”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 징후 곳곳서 포착…하노이 유력”

    베트남, 北美와 관계좋은 ‘롤모델’…‘상징성’ 갖춰접근성, 보안 등 최적 조건…유치 의지 ‘적극적’소식통 “다낭보다 하노이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청와대, 베트남 개최 보도에 “아는 바 없다”미국과 북한, 그리고 한국과도 관계가 좋은 베트남이 유력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다음 달 중순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인터넷판 기사에서 복수의 북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두번째 정상회담을 2월 셋째주 베트남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도 이날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하면서 베트남이 가장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베트남은 우선 평양에서 이동하기에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는 장점이 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기의 이동 가능 범위 안에 있어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회담 장소와 관련해 언급한 “항공기 비행거리 내(within plane distance)”와 부합한다. 또 북한, 미국과 가까운 외교 관계를 유지하며 비교적 중립 지대에 서 있는 모양새를 취한다. 정치적으로는 북한과 같은 공산당 일당체제를 견지하고 있지만, 개혁·개방 정책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은 북한과 미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삐걱거리던 지난해 7월 롤모델로 베트남을 제시했다. 전쟁을 치른 적대국이었던 베트남이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상생의 길을 걸으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음을 북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상징성이 큰 것이다.북한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베트남이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돼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한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말 베트남을 공식 방문,외자 유치 과정과 성과를 확인하는 등 도이머이 노하우를 전수하려고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에 적극적이다.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중재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에도 2차 북미회담을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이 있는 하노이와 다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북한대사관이 있는 하노이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할 경우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최고위 지도자들과도 회담할 가능성이 커 물리적 시간과 동선을 고려할 때 하노이가 더 적합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베트남 정부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면서 “하노이가 유력한 후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베트남에서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는 요미우리 기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신고센터 있는지도 몰라”… ‘체육계 미투’ 어디에 말해야 하나

    “신고센터 있는지도 몰라”… ‘체육계 미투’ 어디에 말해야 하나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믿고 신고할 곳을 못 찾겠어요.”13일 체육계에 따르면 현재 스포츠 비리 상담·신고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산하 ‘클린스포츠센터’와 ‘스포츠인 권익센터’ 등 3곳에서 각각 접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지도자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대한체육회의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한 국가대표 지도자 중 대표팀 내 성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곳이 존재하는지 묻는 질문에 26.7%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지도자들은 ‘없다’ 또는 ‘모른다’고 말했다.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선수 성폭력 의혹이 폭로된 뒤 체육계에선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표적 체육 적폐인 성폭력 관행을 뿌리 뽑을 기회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현장 선수들은 여전히 어디에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신고센터가 폭력·성폭력 문제를 소극적으로 다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고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체육계 성폭력이 핫이슈로 떠오른 이날까지도 클린스포츠센터는 홈페이지 첫 화면에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승부조작 신고 등에 대한 안내만 할 뿐 성폭력 신고 방법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 사이트를 통해 접수된 성폭력 신고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1건에 불과했다.종목 선수들이 자주 접속할 각 협회·연맹 홈페이지도 안내가 부실하다. 대한체육회 정회원 종목단체 60개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38.3%(23개)는 성폭력 신고를 할 수 있는 인권센터를 안내하지 않았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지난해 체조협회 내 성폭력 사건 때 대한체육회를 컨설팅해주면서 ‘홈페이지 첫 화면에 신고센터를 안내할 것’, ‘단체마다 다른 안내문구를 통일할 것’을 제안했지만 수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신고센터를 믿지 못하는 것도 숨은 범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원인이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신고해봤자 가해자에 면죄부만 줄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신고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신고센터들이 조사 후 사건을 은폐해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조 전 코치 관련 고발이 나온 뒤 국회는 대한체육회 소속 징계 심의 담당 위원회를 별도의 ‘스포츠윤리센터’로 독립시키는 방안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내놨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김보름 “노선영 괴롭힘” 폭로..이제야 밝힌 ‘왕따 주행’ 논란의 전말

    김보름 “노선영 괴롭힘” 폭로..이제야 밝힌 ‘왕따 주행’ 논란의 전말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대표팀에서 노선영(30)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 힘들었던 부분”이라며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작년까지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김보름은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그에 맞춰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며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그런 적도 많고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는 적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수끼리 견제는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니라 피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촌에서의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여러 차례 이러한 상황을 지도자들에게 얘기했지만 지도자들이 노선영을 불러 지적하면 “왜 김보름 편만 드느냐”고 반박해서 해결이 안 됐으며 지도자들도 그냥 참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보름은 대표팀이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노선영을 이전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김보름은 “한체대 훈련장에서 훈련한 것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태릉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선영의 주장과 달리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팀추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며, 평창올림픽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괴롭힘 사실을 말했다”면서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국민과 팬에게 쌓인 오해를 풀어가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했다. 김보름의 발언과 관련한 노선영의 입장을 듣고자 전화했으나 노선영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다.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당시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 청원에서 수십만 명이 서명하는 등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후 문체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 결과 고의적인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보름 “노선영이 괴롭히고 폭언…국민 오해 풀고 싶다”

    김보름 “노선영이 괴롭히고 폭언…국민 오해 풀고 싶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국민에 쌓인 오해를 풀고 싶다”며 대표팀에서 노선영(30)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떨어진 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고,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 청원에 수십만 명이 서명할 만큼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의 뉴스A LIVE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해 작년까지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 쉬는 시간에 라커룸에서 그런 적도 많고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는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선수촌에서의 괴롭힘으로 인해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고, 지도자들에게 말해도 그냥 참으라고 하는 등 해결이 안 됐다”고 토로했다. 대표팀이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노선영의 주장도 반박했다. 김보름은 “한체대 훈련장에서 훈련한 것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태릉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라며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팀추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며, 평창올림픽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文대통령 신년회견] “日정부, 겸허해야… 징용배상 정치쟁점화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 등 마찰을 빚는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한국과 일본은 불행한 역사가 있었고 새로운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한·일 기본협정을 체결했지만 그것으로 다 해결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문제가 아직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한국 정부가 만들어 낸 문제가 아닌 과거에 불행했던 오랜 역사 때문에 만들어진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반발에 대해 “삼권분립에 의해 사법부 판결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고 존중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법원 판결에 불만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하고 일본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논란이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지혜를 모아 미래지향적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자고 누누이 말하고 있다”며 “그런데 일본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자꾸 그것을 정치쟁점화해서 문제를 더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시켜 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새로운 기금이나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수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이 정리되는 것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정부 심기 건드리는 콘텐츠 삭제하는 검열업체가 각광받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정부 심기 건드리는 콘텐츠 삭제하는 검열업체가 각광받는 중국

    리청즈(李城志·24)는 ‘보옌커지’(博彦科技·Beyondsoft)에 처음 입사했을 때 많은 것을 새로 배워야 했다.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덕지덕지 남아 있는 앳된 모습의 그는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처럼 1989년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수백 명이 산화(散花)한 ‘톈안먼 사태’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런 만큼 톈안먼 사태의 주역이자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해서도 역시 들어본 적이 없다. 류샤오보는 중국 민주화 및 인권운동을 치열하게 펼치다가 구금 중이던 2017년 중국 정부의 불허로 간암 치료를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채 사망했다.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그의 회사 보옌커지는 중국의 온라인 미디어회사들을 대신해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는 ‘불온한’ 콘텐츠를 낱낱이 찾아내 깨끗하게 삭제해 주는, 곧 검열 대행 업체이기 때문이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지사 사무실에 근무하는 그는 입사 직후 2주 동안 ‘검열 업무’ 교육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고, 무엇을 차단해야 하는 지에 대해 철저히 배웠다. 이 덕분에 중국 지도자들의 각종 스캔들이나 중국 당국이 일반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예민한 주제를 쉽게 찾아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에서 인터넷 콘텐츠 검열을 전문으로 하는, 이른바 ‘검열 회사’들이 돈이 되는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역린’(逆鱗)을 건드리지 않는 철저한 ‘자기 검열’이 중국 기업들의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 만큼 이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기 위해 수천 명의 전문 인력들을 고용하고 있는 검열 업체가 앞다퉈 등장해 각광받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 스스로 검열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검열 전문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운영된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치밀한 온라인 검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검열이 강화되면서 민감한 콘텐츠들이 대폭 늘어나고, 처벌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양샤오(楊瀟) 보옌커지 인터넷서비스사업 본부장은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면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된다”며 그러나 자신의 회사가 관리하는 고객회사의 공개를 거부했다.중국의 경우 매일 8억명 이상이 인터넷에 접속해 웹서핑을 즐긴다. 한때 인터넷 통제에 신중했던 중국은 “서유럽이나 미국처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나라들도 온라인의 규제 여부를 논의할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대한 정부 검열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들은 콘텐츠 검열 관리를 위해 수천 명을 고용하고 있다. 보옌커지의 콘텐츠 검열 직원수는 현재 4000명 정도로 2년 전(200명)보다 무려 20배나 늘어났다. 양 본부장은 “우리 회사는 데이터산업에서 ‘폭스콘’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폭스콘(Foxconn·鴻海精密)은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조립 대만 업체이다. 온라인 미디어 회사들은 상당수가 자체 콘텐츠 검열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담당 직원수가 수천 명에 이르는 곳도 더러 있다. 이들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온라인 미디어회사의 AI 연구책임자는 “회사의 AI 머신러닝(기계학습) 모델이 120개에 이른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쉽게 AI 알고리즘을 우회하기 때문에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리청즈는 “AI가 사람 만큼 똑똑한 것은 아니다. AI가 콘텐츠 검열 작업 중 놓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보옌커지 청두지사에는 160명이 4교대로 일하면서 뉴스 종합 앱(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다. 청두지사 직원들은 본인 휴대폰을 개인 사물함에 보관해야 하며, 업무용 컴퓨터의 스크린샷을 저장하거나 정보를 외부로 보내는 것도 금지돼 있다. 직원 대부분이 20대의 대졸자들로 정치에는 무관심하다. 중국에서는 많은 부모와 교사들이 젊은이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고 ‘세뇌’하는 까닭이다. 이 회사는 검열 팀과는 다른 별도의 팀을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운영하면서 음란물이나 선정적이고 저속한 콘텐츠도 걸러내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보옌커지 신입 사원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콘텐츠를 가려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감한 정보들에 대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으며 이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양샤오 본부장이 귀띔했다. 검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중국 정부가 폐쇄한 ‘불온한’ 웹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이를 통해 DB를 업데이트하기도 한다. 신입 사원들은 대입시험을 보듯 이 DB를 2주 동안 공부한 뒤 시험을 치러야 한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의 화면보호 프로그램은 동일하며 전·현직 공산당 정치국원 이름과 사진을 싣고 있다. 직원들은 이들의 얼굴을 모두 외워야 한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정치적으로 특별히 승인된 블로그(화이트리스트 등재)만 최고 지도부의 사진을 게재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직원들은 업무 시작 때 정부 검열기관이 내린 지침을 미리 받은 고객사로부터 새로운 검열 지침을 전달받는다. 직원들은 이 지침을 외운 뒤 10개 문항으로 된 설문에 답해야 하며 이 시험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급여를 받는다. 검열지침과 관련한 설문 문항은 이렇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이름이 다음 중 무엇인가?” 답은 ‘리샤오린(李小琳)으로 온라인에서 사치를 즐기며 부정축재한 고위관리 자녀 가운데 한 명이라고 조롱받는 사람’이다. 좀 까다로운 문항으로 네티즌이 검열을 피하면서 현안에 대해 언급하는 우회적인 방식을 분석해내는 것이다. 예컨대 마오쩌둥(毛澤東)부터 6명의 지도자를 한(漢)나라 시대의 황제 6인과 비교한 2017년 홍콩 뉴스사이트의 글이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홍콩 뉴스에서 비교된 황제의 이름을 사용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어느 황제와 어느 지도자와 연결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른 문항에는 ‘빈 의자’ 사진이 나오는데 류샤오보가 노벨상 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상징화한 것이다. ‘빅브라더’(big brother)를 내세워 당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모습을 그려낸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언급하는 것도 금지된다. 보옌커지는 웹페이지를 검색해 문제가 되는 단어들을 찾아내 여러가지 색칠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다. 웹페이지에 색칠이 된 단어가 한 두 개 정도면 문제가 없지만 많은 경우 철저하게 검토한다고 보옌커지 관계자가 전했다. 보옌커지 웹사이트에 따르면 ‘차이훙둔’(彩虹盾·무지개 방패)라는 이름의 콘텐츠 모니터링 서비스에는 10여만개의 기본 민감 단어와 300여만개의 연관 검색어가 축적돼 있다. 이중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단어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포르노와 매춘, 도박, 칼과 관련된 단어들이 다음으로 많다. 작원들의 임금은 월 350~500달러(약 39만~56만원)으로 청두시 평균 수준이다. 하루에 1000~2000건의 기사를 처리한다. 앱에 올려진 뉴스는 한 시간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되도록 돼 있다. 이들은 연장근무를 하지 않는다. 집중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실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서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검열 실수 사례는 대부분 고위 지도자들과 관련된 것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서 배운 톈안먼 사태 등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들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일절 발설해서는 안 된다. 톈안먼 사태가 역사적 사실인 데도 감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리청즈는 “어떤 문제들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NHK 기자 ‘한일 관계’ 질문에 문 대통령 “일본, 역사 문제에 겸허해야”

    NHK 기자 ‘한일 관계’ 질문에 문 대통령 “일본, 역사 문제에 겸허해야”

    일본기업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한국 자산에 대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압류 신청을 국내 법원이 승인하자 일본 정부가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우리 정부에 정부 간 협의를 공식 요청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사법부 판결에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좀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 NHK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먼저 한·일 역사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과거 한국과 일본 간에는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다. 35년가량 지속된 역사다. 그 역사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1965년) 한일 기본협정을 체결했지만 그것으로 다 해결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문제들이 아직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한국 정부가 만들어 낸 문제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변호인단이 신청한 이 회사의 한국 자산 압류신청을 승인했다고 지난해 12월 8일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말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신일철주금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일본 외무성은 전날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 청사로 불러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소송 판결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뒤 한·일 청구권협정에 기초한 정부 간 협의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일본 정부가 좀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양국이 지혜를 모아서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별개로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관계가 훼손되지 않게 하자고 누누이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그 문제를 정치쟁점화해서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삼권분립에 의해 사법부 판결에 정부는 관여할 수 없다.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일본이 한국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는 입장을 가져야 하고, 일본도 불만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에 어떻게 지혜를 모아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한국 사법부가 한일 기본협정으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피해자의 실질적 고통을 치유해주는 데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치적 쟁점으로 삼아 공방하는 것은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가는 데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심석희 미투] 빙상계 선수 2명도 성범죄 피해… ‘추가 미투’ 예고

    [심석희 미투] 빙상계 선수 2명도 성범죄 피해… ‘추가 미투’ 예고

    문체부 “국민 눈높이 맞춰 대책 재검토” 민간 주도 특조단 꾸려 두달내 전수조사 비위 지도자 징계확정땐 IOC 등에 통보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에 이어 빙상계에 ‘추가 미투’가 예고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처벌 강화와 전·현직 국가대표팀 전수조사를 골자로 하는 ‘체육계 성범죄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빙상 선수와 지도자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의 여준형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 지도자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는 피해 여성 선수 두 명이 심석희 사태를 계기로 용기를 냈다”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불이익이 가면 안 되기 때문에 공개 방식에 대해 세부 논의 중”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 절차도 밟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심석희 선수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이겠냐”며 “꾸준히 빙상계의 병폐를 조사해온 결과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성추행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적폐 보호’에만 급급한 대한체육회 수뇌부 아래에선 오히려 선수들에 대한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며 “기자회견에서는 여전히 숨죽여 있는 빙상계의 추악한 이면이 무엇인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심석희 사태’와 관련해 문체부도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체부는 민간 주도의 특별 조사 단체를 구성해 오는 3월까지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를 통해 징계를 받은 가해자가 외국에서도 활동할 수 없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가올림픽위원회(NOCs), 국제경기연맹(IFs) 등에 통보해 협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영구 제명의 대상도 현재 ‘강간·유사 강간 및 이에 준하는 성범죄’에서 앞으로는 ‘중대한 성추행’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이번 사태는) 그동안 쳬육계가 마련해온 모든 제도와 대책이 사실상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모든 제도와 대책을 재검토하겠다”며 “최악에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경기단체를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하겠다. 체육계 식구의 눈높이가 아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말레이 국왕 중도 퇴위…러시아 모델 비밀결혼 때문?

    말레이 국왕 중도 퇴위…러시아 모델 비밀결혼 때문?

    말레이시아의 술탄(국왕) 무하마드 5세(50) 국왕이 6일 갑작스럽게 퇴위했다. 말레이시아 왕궁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무하마드 5세가 제15대 말레이시아 국왕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고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왕궁 관계자는 “국왕 폐하가 통치자 위원회 총무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통치자들에게 이 사안을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말레이 반도의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을 맡는다. 클란탄 주의 술탄인 무하맛 5세는 2016년 12월 국왕에 즉위했다.무하마드 5세가 불과 2년 1개월 만에 국왕위에서 물러난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선 그가 지난해 11월 초 두 달간의 병가를 낸 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 기간 러시아에서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여)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게 된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예보디나가 2017년 유럽에서 명품 시계 홍보 모델로 활동하다가 무하마드 5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보예보디나는 지난해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리하나’라는 무슬림 이름을 받았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무하마드 5세가 2004년 태국 파타니 주의 무슬림 왕족 후손과 한 차례 결혼한 적이 있지만, 2016년 국왕 취임식 당시에는 부인이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무하마드 5세는 휴가를 쓰려면 사전에 목적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어기고 국왕의 직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선 무하마드 5세가 말레이반도 각 주의 다른 최고통치자들로부터 이달 9일까지 자진 퇴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설까지 제기됐다. 실제 각 주 최고지도자들은 지난 2일 밤 이례적으로 예정에 없던 회의를 소집해 ‘심각한 사안’을 논의했고, 4일에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모처에서 다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은 말레이시아 반도 각 주의 술탄 가운데 한 명이 당분간 국왕직을 대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명장에 맡기니 국대가 나온다

    명장에 맡기니 국대가 나온다

    전북 남원은 부산, 광주와 함께 전국 76개 공공 스포츠클럽 중에 ‘거점’이라는 단어가 붙은 3곳 중 하나이다. 인구 8만 2000여명의 소도시인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이 광역시들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체육회로부터 3년간 총 24억원(연간 8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2016년 11월 공모 당시 쟁쟁한 7개 도시에서 출사표를 냈지만 평가 결과 남원이 전체 3위로 당당하게 거점 스포츠클럽 한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7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선정한 우수 스포츠클럽 중 한 곳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작은 도시에서 큰 자리를 욕심 낸 것 아니냐는 우려를 뒤엎고 화려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테니스·복싱 등 연달아 전국체육대회 대표 선발 엘리트 선수 육성에 특화된 스포츠클럽답게 남원에서는 ‘미래의 국가대표’들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제48회 전국소년체전 전북대표로 탁구 4명, 복싱 4명, 테니스 3명이 선발됐으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전북대표로 테니스 1명, 복싱 1명이 1차로 뽑혔다. 설립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최원태(15)는 스포츠클럽 출신 중 최초로 2017년과 2018년에 연달아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쾌거도 일궈 냈다. 이들 엘리트반 학생들은 클럽에서 초청한 강사들로부터 영어·수학 수업을 받으며 ‘공부하는 운동선수’로 커 나가고 있다. ‘작은 고추’ 남원이 매운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지도자들 덕분이었다. 변길주(46) 사무국장을 비롯한 남원 스포츠클럽 직원들이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전북 익산시에서 개인 복싱장을 운영하던 2006 도하아시안게임 복싱 81㎏이하급 은메달리스트인 송학성(40) 감독을 스카우트했다. “숙소까지 제공해 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낸 덕이었다. 은퇴 뒤 고향인 남원으로 귀농한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유경숙(46) 감독도 수소문 끝에 연이 닿아 남원 스포츠클럽에 합류하게 됐다. 지도자가 ‘명장’으로 꾸려지니 그 밑에 ‘약졸’이 나올 리 없었다.●국대 출신에 메달리스트 지도자 러브콜 클럽 활성화 운영 종목(복싱·테니스·탁구·축구)을 선정할 때에는 지역 공동체와의 화합을 고려했다. 변 사무국장은 “태권도, 필라테스, 요가 등의 종목을 추가할까 생각했지만 관내에 사설 학원이 많기 때문에 포기했다”며 “이런 종목들이 회원을 유치하는 데에 유리하지만 자칫 지역 주민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역 상권까지 흩트릴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021년쯤에는 남원에서 취약한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수영 종목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유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 때는 하루 종일 스파르타식으로 훈련하는 데다가 체벌을 당했던 적도 있었다. 억지로 참고 인내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스포츠클럽에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 방과후 2~3시간 즐겁게 운동을 하고 간다. 학업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공부 쪽으로도 진로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독일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5~10년 뒤에는 스포츠클럽 출신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생활 스포츠가 꿈꾸는 스포츠클럽은 지금 남원에서 구현되는 중이다. 글 사진 남원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

    일본의 평화 헌법 제9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다시는 군국주의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군사력을 절대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강요로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평화헌법, 즉 Peace Constitution이다. 1947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개입하고 가까운 일본에서 군수물자 공급이 필요해지자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한정적으로 부활시킨다. 엄밀히 말하면 평화헌법 제9조에 위배되는 위헌사안이다. 1954년의 일이었다. 65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일본의 자위대는 방어만 한다는 애초의 목표를 넘어서 군사강국으로 올라섰다. 일본의 무기체계는 경제 대국에 걸맞게 최첨단이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도 조심해야 할 소류급 잠수함, 세계 최고의 전투기 군단, 그리고 작전영역에 비해 가장 많은 대잠초계기 숫자들, 지상 물체 30cm 정도까지 보는 첩보위성들, 언제든지 대륙간탄도탄이 되는 로켓, 핵폭탄 제조 잠재력 등이다. 중국과 비교해도 한 단계 앞서는 첨단무기의 집합체다. 일본은 군사외교에서도 능력을 발휘해 미일동맹은 군사일체화라고 불린다. 미 7함대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는 미 공군과, 미 육군은 육상자위대와 힘을 합쳤다. 미국은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를 중국이 침범하면 즉각 개입하여 중국을 물리친다고 약속했다. 자위대는 어느새 공격형 자위대로 변모해 있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자 일본 지도자들은 선제공격을 말할 정도로 일본은 충분한 공격력을 갖고 있다. 이제는 중국의 위협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여 자위대에 합헌적 지위를 부여하고 군사력을 본격적으로 증강할 법적 토대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족쇄를 채워 놓았건만 역사의 흐름이 그 족쇄를 끊어 낼 조짐이다. 그 족쇄를 끊도록 가장 앞장서 도와준 나라는 모순되게도 그 족쇄를 채운 미국이다. 신간 ‘일본 자위대 그 막강한 군사력’은 일본 자위대의 핵심 군사력을 다루고 있다. 핵잠수함 강대국들도 범접할 수 없는 소류급 잠수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지도 모습까지 살필 수 있는 첩보 위성, 스텔스(Stealth) 전투기를 포착하는 레이더 FCS-5, 중국 잠수함의 천적이라 불리는 대잠초계기 P-1,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들인 F-15, F-2, F-35로 무장된 막강한 항공전력,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Aegis)함 8척 등이다.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패트리엇-3으로 무장된 일본의 사드(THADD)가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를 도입하면 3단계의 미사일 방어체제가 된다. 미국을 제외한 서방 국가에서 가장 값비싼 첨단 미사일요격 체제가 배치되는 것이다. 저자인 한양대 정치외교학과의 김경민 교수는 잘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는 일본 군사력의 실체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마음으로 자료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일본과 중국의 군비 경쟁에 맞설 경제력도 없는 대한민국이 선택할 최소한의 방어력은 잠수함 전력의 고도화와 미사일로 영토를 지키는 무기체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을 방어해야 하는 핵심적인 비대칭전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 이 책은 도움을 줄 것이다. 펴낸 곳 박영사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인 이상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건전한 갈등, 선의의 갈등은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좌우 갈등, 보혁 갈등 또한 어느 한쪽의 이념에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한 견제 장치가 될 수 있다. 정권 교체기에 갈등은 증폭되기 마련이고 어느 정권에서도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작금의 사회 갈등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 세대 갈등, 남녀 갈등, 님비(NIMBY) 갈등….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자고 나면 새로운 갈등이 돌출하듯 나타난다. 상대방을 잡아먹지 못해 분노하는 맹수처럼 우리는 갈등의 정글에 갇혀 약육강식의 리그전을 벌이고 있다. 갈등을 촉발하는 막무가내식 아집에 빠지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해가 되거나 이롭지 않은 타인의 주장과 생각을 절대 수용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다. 극도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도취하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철의 장막 같은 방어막을 치게 된다. 보편타당한 논리조차도 자신의 입장과 이익에 배치된다면 무조건 배척하는 판단력 상실의 지경에 이른다. “내 남편은 민주화의 아버지”라는 이순자 여사의 말이 그 예다. 치매에 걸렸다는 전직 대통령 남편에 대한 부인의 마지막 비호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그것이 법적 절차를 거친 보편타당한 판단이다. 그럼에도 판단력 상실에서 비롯된 주장에 동조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엄연히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 시절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았던 개인의 이기주의에 빠진 결과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과는 무관한 정치적 악행은 알 필요도 없는, 하찮은 가치가 된다. 다른 하나는 폭넓고 심대한 사유를 할 줄 모르는 사고의 편협성이다. 일반 대중에게 공명정대한 정의감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무리일 수 있다. 대중은 각자의 처지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들의 이익이란 때로는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주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시위대를 마냥 나무랄 수만은 없다. 분신도 불사하는 이들에게 공동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통방해, 소음 같은 불편쯤이야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자기중심주의, 사고의 편협성에 함몰되지 않고 갈등의 치유를 모색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집단이 있다. 국가, 정부, 정권, 정치권, 사법부, 언론, 오피니언 리더 같은 조직이나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조직이나 사람들이 갈등 완화를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기는커녕 자신이 애꾸눈을 뜨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니 미래가 어둡다. 나만 옳고 당신은 무조건 나쁘다는 사고는 발전을 정체시킨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합의가 쉽게 도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의미의 갈등이다. 독립운동을 이끈 임시정부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 좌우 갈등이다. 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좌우 갈등의 희생자가 돼 목숨을 잃었다. 김동삼 선생과 같은 중도 통합파가 있었지만, 통합에 실패했다. 통합의 실패는 광복 후 심각한 좌우 갈등을 유발했고 결국에는 국토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 시절의 리더들처럼 현시대의 식자들도 한 발짝도 나아진 게 없다. 시대의 횃불이 돼야 할 언론이 영리의 과실을 탐하고 일방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침소봉대, 아전인수적 해석은 갈등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막말과 삿대질이 일상이 돼 버린 정치권은 어쩔 도리가 없는 절망감으로 표현해도 충분하지 않다. 믿고 기댈 곳이 없는 국민으로선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기해년 새해는 언론과 정치권부터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극단적 사고가 끼치는 해악은 국가의 존망도 결정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한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관용과 양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국익과 국민 전체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다면 판단의 잣대를 찾기 쉽다. 희망 속에 새해를 맞았지만, 전망이 장밋빛은 아니다. 경제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최저임금, 남북 대화를 둘러싼 갈등은 최고조다. 위기의 순간에 늘 국민이 있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보듬을 줄 아는 아량을 베푸는 한 해가 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 “체육도 복지… 생활체육 지도자·1시군구 1스포츠클럽 양성”

    “체육도 복지… 생활체육 지도자·1시군구 1스포츠클럽 양성”

    “‘체육 활동 참여로 인한 개인의 의료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은 1인당 연간 약 46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생활 체육을 즐기면 의료비가 줄어들고 국민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습니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큰 의미가 있는 수치입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다른 데에 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기흥(63) 대한체육회장은 2019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체육에의 참여’에 대해 시종일관 힘주어 말했다. 새해 대한체육회의 업무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라 했다. 대한체육회는 서울신문이 2019년부터 시작하는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후원하기로 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는 데에 인식을 공유했다. 지난 세밑 서울신문 사옥에서 이 회장을 만나 대한체육회의 2019년과 그 이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 이지운 체육부장→2019년, 체육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생활 체육 지도자가 너무 적다. 현재 전국에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동 중인 인원이 2600여명뿐이다. 요즘은 생활 체육 지도자들이 복지사 역할까지 다 하고 있다. 각 구 단위로 10명꼴인데, 예를 들어 종로구 전체가 10명으로 어떻게 전부 해결이 되겠는가. 동네 어르신들에게 별일이 없는지 집집마다 방문하고 있다.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급여는 월 200만원 정도다. 나아가 이들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지금은 국민체육진흥법상에 기간제 근로자로 돼 있다. 이 법을 고쳐야 한다. 이것을 고쳐서 무기계약직이라도 해야 처우와 신분이 안정되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체육인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여태까지 회계 부정·폭력·파벌 이슈가 나오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교육 부재에서 발생한 일들이 많다. 그것을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말하자면 선수 폭행도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세상이 변했는데도 그렇다. 현재까지는 체육계 내외부에 전문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소양·직무·인성 교육을 하는 곳이 없다. 100여명 불러다 1박2일 몇 시간씩 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육 수요가 수십 만명이나 된다. 체육 지도 자격증 소지자 13만명 5000여명을 교육시킬 기관 하나가 없다. 동시에 중요한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있으면 이런 것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 조직 내 파벌이라든지 조직 사유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바꿔야 조직의 문화가 변화한다.→정부나 국회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얘기인데, 왜 그랬을까. 복지로서의 체육이라는 개념마저 희박한 때문인가? -여태까지 생활 체육은 동네에서 알아서 동호인들끼리 하는 걸로만 생각해왔다. 조직화·시스템화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나서야 중요성이 점차 인식되는 것 같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07년 함께 펴낸 논문에 따르면 ‘체육 활동 참여로 인한 개인의 의료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은 1인당 연간 약 46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한다. →2019년에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려 하나. -우선 학교 체육이 중요하다. 학교 스포츠 클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전문 스포츠 지도 강사를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 학생 대상으로는 학교 클럽 활동을 늘리고, 사회인들을 대상으로는 공공 스포츠 클럽을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공공 스포츠 클럽은 현재 전국에 76개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곳에 주민들이 모여 같이 운동도 하고, 학교 학생도 수업이 끝나면 와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 클럽을 사랑방처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리그제를 만들어 실력이 좋은 사람은 상위 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포츠 클럽 상위 단계에서는 국가대표까지도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동시에 어르신 맞춤형 생활 체육 인프라도 구축할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 준비도 해야 한다. →2020 도쿄올림픽 성적에 대한 우려가 많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거 일본도 국제대회 성적이 20년간 뚝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그 길로 가고 있다.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사람들이 엘리트 선수로서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한 자녀만 키우다 보니 축구·야구·골프는 하지만 다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의 이용대가 빠지니 목표했던 금메달 65개에 못 미치는 결과(금메달 49개)가 나왔다. 양궁·태권도를 비롯한 강세 종목에서도 우리 지도자가 해외로 나가 가르치니 다른 나라와 실력이 평준화됐다. 사실 여태까지 소수 정예에게 선택과 집중을 해서 빨래 짜듯이 짜낸 경향이 있다. →엘리트 체육에 대한 대책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은 분리되지 않는다. 하나의 동전과도 같다. 엘리트 체육이 성적을 내면 그 영향으로 일반 동호인과 체육 인프라가 늘어난다. 그러한 저변을 바탕으로 또다시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두 개가 하나인데 따로 구분해서 보면 안 된다. 떼어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취임 이후 중점을 둔 부분이 그것 아닌가. -서로 떨어져 있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막 하나로 합쳐졌다. 법에 의해 물리적 통합은 됐지만 내부적으로 화학적 통합이 쉽지 않았다. 조직이 합쳐지다 보면 그것을 녹여내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통합체육회가 만들어진 이후 같은 목표를 향해 더불어 조화롭게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처지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그래서 공동의 목표를 만들기 위해 체육인 1300여명에게 의견을 받아 역점 과제를 담은 ‘대한체육회(KSOC) 어젠다 2020’을 만들어 냈다. 공동의 목표를 이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자는 의미였다. 2016년 3월에 통합을 하고 이제는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래도 이제는 화학적 통합이 잘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어젠다 2020’의 진행 상황은. -사회적 동의가 따르는 문제가 많다. 관련 법을 고쳐야 하고, 공론화 과정뿐 아니라 정부 동의가 있어야 한다. 체육인 약 220만명에게 수기로 서명을 받아놓았다. 공청회는 마쳤고, 국회에도 서명을 제출할 예정이다. 연초에 입법 탄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리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트럼프 “펠로시, 백악관서 협상할까요”…셧다운 화해 손짓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11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시작되는 116대 의회 임기 전에 ‘화해’의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에 대한 ‘초당적 브리핑’을 위해 여야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데 이어 낸시 펠로시 민주당 대표와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낸시 펠로시는 국경 보안과 장벽 문제 및 셧다운 상태에서 하원 의장 임기를 시작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을 할까요”라고 제안했다. 이는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협상의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펠로시 의원은 3일 하원 의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민주당이 멕시코 장벽 예산을 ‘0’으로 만든 새로운 법안 표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직후 나온 것이다. 공화당이 상원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하원에서 국경 장벽 예산을 전액 삭감한 법안을 통과시켜도 실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의 하원에서의 세 과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상·하원 원내지도부를 2일 백악관 집무동에서 열릴 예정인 멕시코 장벽 관련 ‘초당적 브리핑’에 초청했다. 하지만 여야 상·하원 원내대표들이 초청에 응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백악관도 브리핑의 세부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의회 지도자들을 국경 보안에 대한 백악관 브리핑에 초청하면서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협상을 하길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멕시코 장벽 브리핑은 셧다운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내민 첫 화해의 손짓으로 양측이 셧다운 사태를 풀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진핑 “개혁개방 가속화” 아베 “새로운 내일 열 것” 카터 “미·중 해법은 존중”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지도자들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자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들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신년사에서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개혁개방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언급하지 않은 채 “올해는 기회와 도전이 함께 있을 것이며 중국의 문은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의 속도는 정체되지 않을 것이며 열린 문은 더 커질 것”이라며 “국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의지와 세계 평화를 유지하면서 공동발전을 도모하는 진실성과 선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도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미·중 수교 4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협력이 양국에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했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새해는 일본의 내일을 열어 가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왕으로 취임하면서 현재의 ‘헤이세이’ 대신 새 연호를 사용하게 되는 점을 거론하며 이렇게 밝혔다. 2012년 12월 취임 이후 6년간의 경제 정책에 대해 “젊은층의 취업률은 과거(보다) 최고 수준이며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3000만명을 넘었다”고 자평했다. 외교에서는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 북·미 정상회담, 중국과의 관계 회복 등을 거론하며 “큰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전후(戰後) 일본 외교의 총결산을 과감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중 수교를 끌어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미·중 관계를 바로잡고 현대판 냉전을 막는 방법’이라는 글에서 “중국이 무역 불균형과 지적 재산권 탈취, 강제 기술이전 등 미국의 오랜 불만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도 중국의 국민통치 방식과 지도자 선출 방식 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의 지원이 한반도 비핵화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해방구 佛조계지서 태동한 상하이 정부… 대한민국 국호 첫 명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해방구 佛조계지서 태동한 상하이 정부… 대한민국 국호 첫 명시

    1부 새 역사 임시정부의 형성 ②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중국 상하이는 명나라 말기부터 성장해 1880년대에는 동북아시아의 최대 상업 도시가 됐다. 1910년 대한제국 국권을 빼앗긴 뒤로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주목받았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 등이 독자적 주권을 행사하는 ‘조계’(외국인 자치구역)를 설치해 일본을 비롯한 다른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간섭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프랑스는 외국인에게도 건국이념인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보장해 한국인에게는 말 그대로 ‘해방구’였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 민족의 두 번째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태동했다.●“첫 번째 ‘임정 터’ 못 찾아…대한민국의 숙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를 위해 지난달 중순 찾아간 상하이 최대 번화가 화이하이중루 일대. 사람과 차들로 거리가 넘쳐나고 전 세계 패션 브랜드가 건물마다 즐비했다. ‘자본주의 최전선’인 이곳이 정말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기자와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고층빌딩이 가득 찬 서금이로(옛 김신부로) 지역을 바라보며 “100년 전 이곳 어딘가에서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 정부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선포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TV에서 보는 상하이 임정 기념관은 ‘보경리 청사’로 1926~1932년에 썼던 곳이다. 이 작가는 “최근 중국인 학자가 첫 번째 임정 터를 찾았다고 간략히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고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시원(始原)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1919년 3월 17일 러시아 고려인들이 프리모르스키(연해주)에서 대한국민의회(노령정부)를 선포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때마침 서울에서도 임정 수립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상하이 독립운동가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같은 달 26일 프랑스 조계의 한 예배당에 모였다. “조선총독부에 맞서 서둘러 임시정부를 조직하자”는 의견과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국내 지도자들의 뜻을 들어 보고 정하자”는 반론이 맞섰다. 하지만 3·1운동 직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상하이로 모여들고 있어 정부 수립을 더는 늦추기 어려웠다. 앞선 노령정부에다가 서울에 임정(한성정부)이 또 생기면 독립운동의 주도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졌다. 4월 10일 이동녕(1869~1940)과 이광수(1892~1950), 여운형(1886~1947) 등은 우리 역사 최초의 의회인 임시의정원을 꾸리고 첫 번째 회의를 가졌다. 밤을 새워 토의하던 중 신석우(1894∼1953)가 “임시정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고종 황제가 선포한 대한제국에서 ‘대한’을 따오고 공화제 국가인 중화민국에서 ‘민국’을 가져온 것이다. 여운형이 “이 나라가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망했는데 또다시 ‘대한’을 쓸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신석우는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다시 흥해 보자”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의원 다수가 이에 공감해 상하이정부의 이름이 정해졌다. 다음날 이들은 국무총리에 이승만(1875~1965)을 추대하고 내무 안창호(1878~1938), 재무 최재형(1860~1920) 등 6부 총장(장관)을 임명했다. 우리가 국가기념일로 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4월 11일)은 여기서 유래됐다.●왕 아닌 인민이 주인인 민주공화정 첫 공식화 그렇다면 두 번째 임정은 왜 상하이에 세워졌을까. 독립운동가 양우조(1897~1964)·최선화(1911~2003) 부부의 임정 기록을 외손녀 김현주씨가 정리한 ‘제시의 일기’(1999년)를 보면 여기가 왜 임정의 적지인지 잘 묘사돼 있다. “중일전쟁(1937~1945) 전 상하이는 서양 문물의 향기가 가득한 곳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와 똑같이 살 수 있도록 조계지로 분할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조계지가 시설이 가장 좋았다. 프랑스는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망명객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조선에서 온 이들이 다른 조계지에 숨으면 곧 붙들려 갔지만 프랑스 조계지에서는 안전했다. 설사 끌려간다고 해도 프랑스 정부가 항의하면 다시 풀려나올 수 있었다.”(1946년 2월 21일) 상하이정부는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노령·한성정부와 달리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명시하고 한국사 최초로 민주공화정 국가 건설을 공식화한 것이다. 새 나라가 대한제국(조선)을 계승하면서도 국가의 주인은 왕이 아니라 인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3·1운동 전까지 이어져 오던 복벽주의(나라를 되찾아 왕을 다시 세우겠다는 주장)를 완전히 단절시킨 것이다. 다만 상하이정부가 추구한 ‘외교독립론’은 훗날 임정이 끊임없이 갈등과 내분에 빠지는 단초가 됐다. 외교적 방법론은 당시 우리 민족의 현실적 역량을 반영한 전략이기는 했다. 그럼에도 (이기든 지든)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하지 않고는 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고 믿는 무장투쟁론자들을 설득하진 못했다.●쑨원의 부인 추모 능원에 신규식 등 만국공묘 상하이지하철 10호선 쑹위안루역 2번 출구로 나오니 말끔하게 정돈된 공원이 있었다. ‘중화민국의 아버지’ 쑨원(1866~1925)의 두 번째 부인이자 ‘중국의 국모’로 불리는 쑹칭링(1893~1981)을 추모하는 곳이다. 공원 한쪽에 외국인 묘지를 모아 놓은 ‘만국공묘’가 나타났다. 묘비를 하나씩 더듬다가 낯선 한국인 이름 하나를 찾아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을 기획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설계자’로 인정받는 신규식(1880~1922)이었다. 나라를 위해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불 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특히 한쪽 눈을 가린 채 카이저 수염을 기른 외모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그가 초기 임정을 상하이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누구보다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충북 청원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신채호(1880~1936), 신석우와 함께 ‘산동삼재’(산동신씨 가문의 3대 수재)로 불렸다. 대한제국에서 군 장교로 활동하다가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첫 번째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가족에게 발견돼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눈 시력을 잃었다. 지인들이 ‘애꾸눈’이라고 놀리자 신규식은 스스로를 ‘예관’(睨觀·한쪽 눈으로 흘겨봄)으로 불렀다.●신해혁명 경험삼아 민주공화정 개념 전파 1910년 8월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두 번째로 집에서 독을 마셨다. 때마침 대종교 종사 나철(1863~1916)의 눈에 띄어 다시 한 번 구조됐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이듬해 상하이로 망명했다. 중국의 공화주의 노력을 한반도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에 쑨원과 천두슈(1879~1942), 천치메이(1878~1916) 등 혁명가 그룹과 친분을 맺었다. 쑨원이 이끄는 ‘중국동맹회’(1905~1912·중국 국민당의 전신)에 가입하고 청 왕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에도 직접 참여했다. 1912년 국내 독립운동 세력을 결집하고자 ‘동제사’를 조직했다. 총재 박은식(1859~1925)을 비롯해 김규식(1881~1950), 신채호, 조소앙(1887~1958) 등 동제사 출신은 후일 임정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이들은 1917년 7월 임시정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대동단결선언’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2년 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을 촉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 임정이 상하이에 자리잡은 건 신규식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1919년 4월 10일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대한민국 국호를 제안한 신석우가 바로 신규식의 조카”라며 “신규식은 자신의 신해혁명 경험을 독립지사들에게 소개해 대한민국의 토대가 된 민주공화정 개념을 설파했다”고 설명했다. 1921년 11월 쑨원이 이끄는 중국국민당이 베이징 군벌정부에 대항해 광둥에 호법정부를 세웠다. 신규식은 국무총리·외무총장 자격으로 그를 찾아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정식 국가로 승인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쑨원은 혁명동지 신규식을 극진히 예우했다. 호법정부의 정치·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그의 부탁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는 국제적으로 정식 주권기구로 인정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임정이 국민당의 후원을 받아 다소나마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됐다. ●해외서 문전박대 뒤 임정 외교독립론 도마에 1922년 대통령 이승만이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고자 워싱턴회의에 갔다가 개최국인 미국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해 쫓겨났다. 임정의 외교독립론이 논란이 됐다. 신규식은 이런 임정의 처지를 비관해 25일간 단식하다가 같은 해 9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그가 1921년 쑨원을 만났을 때 황제에게 예를 표하는 ‘만세’를 외친 것을 두고 사대적 자세를 지적한다. 하지만 대의명분을 누구보다 중시하던 신규식의 평소 성격에 비춰 볼 때 그런 굴욕을 참아내며 쑨원을 대한 건 오로지 조선 독립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으리라. 상하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머지않아 국제대회에서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2011년 경북대학교의 한 석사 논문에서 나온 대목인데, 체육인들은 이 ‘예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적중될까 우려하고 있다. 논문은 “2010년 선수 현황에 따르면 역도·복싱·하키·레슬링·펜싱 종목들은 초등학교 선수가 전무한 실정이며, 유도·복싱 등 투기 종목과 핸드볼·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도 선수 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교로 가면 이 예언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중·고교 운동부 선수를 기준으로 2015년과 2018년 비교 수치는 이렇다. 골프는 124명에서 1426명으로 1302명, 축구는 1만 1088명에서 1만 4306명으로 3218명 늘었다. 야구는 5723명에서 6495명으로 772명 증가했다. 딱 여기까지다. 농구, 배구, 탁구만 해도 정체가 분명하다. 각각 1242명에서 1161명(+81), 1083명에서 1110명(+27), 531명에서 544명(+13)의 변화를 보였다. 레슬링은 1359명에서 1194명(-165명), 핸드볼은 885명에서 756명(-129명), 하키는 1034명에서 912명(-122명)으로 줄었다. 검도, 사격, 수영. 씨름, 양궁, 체조 등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고교 운동부의 숫자는 2015년 5599개를 정점으로 2016년 5468개(-131), 2017년 5414개(-72), 2018년 5411개(-3)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고민들은 숫자의 크기 이상이다. 핸드볼협회 이은미 차장은 “현장에서 스포츠 인력 자체가 줄고 있다. 뾰족한 수가 없다. 학교 지도자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운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자녀만 키우는데, 골프·축구·야구에 몰릴 뿐이고, 그 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 회장은 “사실 그간 우리 스포츠의 성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빨랫감 짜듯이 짜낸 결과”라면서 “국제대회의 정상권에서 20년간 멀어져 간 일본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학교 체육은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는 중이다. 생활 체육의 공간으로서 학교는 이미 그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니 생활 체육이네, 엘리트 체육이네 하는 논쟁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의 ‘체육’은 소멸 중이다. 이른바 ‘체육인’도 그렇다. 뭐라도 일단 살려 내지 않으면 우리는 상당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2019년부터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나아가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까지 그 유효성이 미친다는 인식 아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연중 기획으로 우선 국민적 의식이 고양되길 기대한다. 민관의 관계 단체·기관 등의 동참과 지지가 뒤따르길 바란다. 세밑에 만난 한 프로 스포츠 관계자는 관중 감소 추세를 설명하며 “인구 감소”를 누구보다 걱정했다. 경제 상황도 우려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경기장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어지간한 정치인보다, 정부 관료보다 ‘나라 걱정’이 더 컸다. 복지 차원에서라도 체육을 걱정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는 새로운 체육 정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jj@seoul.co.kr
  • 러시아로부터 빚독촉 받는 트럼프의 전 선거장

    러시아로부터 빚독촉 받는 트럼프의 전 선거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측으로부터 빚독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매너포트가 블라디미프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자인 러시아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에게 빚을 졌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공작원 출신 빅토르 보야르킨에게 빚독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이 문제를 수사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매너포트는 2016년 봄 선거본부장이 될 당시 거의 파산 상태로 부동산, 옷, 자동차, 고가구 등에 지출한 청구서에 쪼달리고 있었으며 러시아 재벌 데리파스카에게 우크라이나 등지에서의 사업 실패로 인해 큰 빚을 지고 있었다. 보야르킨은 매너포트로부터 빚을 받아내는 일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너포트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타임지에 밝혔다. 2014년 케이먼군도에서 제기된 소송에 따르면 데리파스카의 변호인들은 매너포트가 1900만달러(약 212억원)의 돈을 가지고 “사라져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너포트는 2016년 트럼프 선거본부의 무보수 자문위원으로 다시 등장했고 자신이 선거본부에 있다는 것을 데리파스카에게 알렸다. 매너포트는 데리파스카에게 몇 번의 이메일을 보내 대통령 선거에 대해 “개인적 브리핑”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워싱턴포스트 등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매너포트는 “우리 친구 V”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가 누구인지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타임이 추적한 결과 그가 바로 빅토르 보야르킨이라는 예비역 중령으로 1990년대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해군연락장교였다. 이 보직은 정보요원이 종종 사용하는 직책이다. 매너포트는 2016년 트럼프 선대본부장으로 3개월 일한 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위해 일한 경력이 공개되면서 쫓겨났다. 이후 몇달 동안 매너포트는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이라크 쿠르드족이나 에쿠아도르의 신임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에게 자문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 가운데 몬테네그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를 추진하던 야당 지도자도 있었다. 인구 60만명에 불과한 몬테네그로의 친러 그룹을 위해 매너포트가 일하게 된 경위에 대해 몬테네그로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데리파스카와 보야르킨은 2016년 몬테네그로 대선을 앞두고 정당에 자금 지원을 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라 있었다. 미 대선이 있기 3주전 몬테네그로 국민들은 이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실행할 지, 아니면 러시아와 보다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지도자를 선출할 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도록 돼 있었다. 당시 야당인 민주전선 인사는 몬테네그로에서 활동한 미국 로비스트 매너포트의 도움을 받았다고 타임에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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