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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컷 용산]재난 대응 비판받던 尹, 카눈엔 ‘선제 조치·현장 우선’ 강조

    [B컷 용산]재난 대응 비판받던 尹, 카눈엔 ‘선제 조치·현장 우선’ 강조

    기사 작성과 수정 과정에서 제외된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이 있습니다. ‘B컷 용산’은 ‘A컷’ 지면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용산 대통령실 현장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모두가 기억하는 결과인 A컷에서 벗어나, 과정 이야기와 풍성한 사진을 담아 B컷을 보여드립니다. 여름 휴가에서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은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동안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재난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회의를 열어 관계기관의 보고를 직접 받기보다는, 현장 대응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 윤석열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현장의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해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尹 대통령, 태풍 ‘카눈’ 지난 뒤 ‘선제 조치 힘’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이 카눈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11일 오후, 우려했던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요인으로 ‘선제 조치’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카눈으로 인한 전반적인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태풍이 이례적으로 한반도를 직접 관통하고 느리게 이동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1만 5000명 이상의 주민들을 위험 지역에서 사전 대피시키고, 지하도로 등 2400여 개소의 위험 지역을 미리 통제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전 대피와 교통 통제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한 행정안전부, 경찰, 소방 및 지자체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조치에 적극 협조해 주신 국민께 감사하다”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신속하고 충분하게 피해 지원을 하고 이재민에 대해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별도 회의 없이 실시간 보고·지시 체계로 태풍 대응 윤 대통령은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인 지난 8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호우 당시 지적 받았던 선제적 통제·대피의 중요성에 대해 당부했다. 그는 “재난 피해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지역에 대한 선제적 통제조치와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신속한 대피”라면서 “과거 재난 대응의 미비점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중대본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이 최선을 다하라”고도 주문했다.한 번의 ‘긴급 점검회의’ 이후, 윤 대통령은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별도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비상 상황에 회의를 여는 것은 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을 방해할 수 있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현장 대응 인력을 회의로 불러 모으는 것을 두고 재난 지원 역량을 소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대통령도 비상 상황에는 언제 어디서든 보고 받을 수 있는 체계하에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은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상황에선 회의 대신 수시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방법을 택했다. 윤 대통령은 9일 태풍 관련 이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엔 “자연의 위력을 모두 막아낼 수는 없지만 위험 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 선제적 대피 그리고 재난관리 당국 간 긴밀한 협조가 있다면 소중한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선제 조치를 또 한 번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달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참사’ 등이 인재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일선의 재난관리 공직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태풍 카눈은 지난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한 뒤 약 18시간 동안 우리나라에 머무르다 11일 오전 3시쯤 북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망과 실종 사례가 각각 1건씩 접수됐지만 직접적인 사유가 태풍으로 확인되지 않아 중대본 집계에는 빠졌다. 정부는 적극적인 통제와 대피로 대응한 결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이 장관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통령도 과감한 사전통제와 주민대피를 강조했던 만큼 위험지역에 대해 관계기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통제와 대피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계기관에서 전파한 위험 상황을 각 지자체 상황실을 통해 부단체장에게 즉각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인명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하와이 반얀트리가 어쩌다 이 지경? 가뭄-강풍-외래종 범람 “근본은 기후변화”

    하와이 반얀트리가 어쩌다 이 지경? 가뭄-강풍-외래종 범람 “근본은 기후변화”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55명으로 늘어 11일 오후 8시 30분쯤 업데이트합니다.“건조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고 초목이 우거진 곳으로 유명한 하와이에서 이번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은 특히 충격적이다. 지구가 가열되면서 재해로부터 보호받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상낙원 또는 허니문 1번지로 통하던 미국 하와이가 어쩌다 이렇게 잿더미로 변했는지 의문을 갖는 이들에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들려준 답이다. NYT 외에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 방송, AP 통신 등은 정확한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하와이 산불이 가뭄과 강풍 등 위험한 조건들이 결합해 확산 중이라면서 불이 더 잘 붙는 외래 초목이 토종 식생을 밀어내고 하와이를 점령한 것, 또 그 배후에는 기후변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해 눈길을 끈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도 언론 브리핑에서 “기후 변화가 여기에 있고 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나는 이것이 우리가 이 화재로 목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콕 짚었다. 가장 먼저 최근 몇 주 사이 갑작스럽게 심해진 가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의 가뭄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마우이섬에서는 ‘비정상적으로 건조한’(D0) 단계인 지역이 전혀 없었으나 6월 13일 3분의 2 이상이 ‘D0’나 ‘보통 가뭄’(D1) 단계가 됐다. 이번 주 들어서는 83%가 D0나 D1, ‘심각한 가뭄’(D3) 단계로 들어섰다. 비가 그치고 기온이 치솟으면 가뭄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기가 토양과 식물의 습기를 빼앗으면서 불이 잘 붙는 여건이 된다. 위스콘신대의 대기과학자인 제이트 오트킨은 지난 4월 공동 작성한 연구 보고를 통해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지구가 데워지면서 이런 급작스러운 가뭄이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하와이에서 강수량이 줄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이어왔다. 하와이대·콜로라도대 연구진의 2015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하와이의 강우량이 우기에는 31%, 건기에는 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크대학의 기상학자 애비 프래지어는 라니냐가 약해지고 하와이 상공의 구름층이 얇아지는 등 변화가 있는데, 모두 기온 상승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보는 모든 것에 기후변화의 신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길을 빠르게 퍼뜨리는 강풍도 문제다. 하와이를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멀찍이 남쪽 수백㎞ 떨어진 곳을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와이에서는 바람이 드물지 않아 보통 여름에도 최고 시속 64㎞에 이르는 바람이 불어닥치곤 하지만, 이번 하와이 강풍은 이런 수준을 넘어섰다. 이번 주 빅아일랜드와 오아후에서의 풍속은 최고 시속 130㎞에 달했고 이번에 피해가 큰 마우이에서도 시속 108㎞ 수준이었다. ‘도라’의 영향으로 기압 차이가 커지면서 무역풍이 강해져 하와이의 화염을 부채질했다.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는 “우리 주가 영향권에 들지 않은 허리케인이 이런 산불을 일으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 역시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 세계적으로 허리케인과 같은 열대성 저기압 현상의 위력이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리카 플레시먼 오리건주립대 기후변화연구소장은 “이런 추세는 부분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물을 머금기 때문”이라며 “해수면 상승으로 폭우와 폭풍에 따른 홍수가 더 심각해지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와이의 식생 변화도 산불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래종 풀과 관목이 토종 식물을 몰아내고 하와이를 점령했는데, 이 외래종들은 불에 더 잘 타는 습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산불관리’의 엘리자베스 피켓 공동 회장은 과거 파인애플과 사탕수수 농장들이 있던 땅이 산업의 쇠퇴로 외래종 식물들에 점령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외래종 풀에 불이 붙으면 토종 삼림까지 번지게 되며, 화재 후에는 더 잘 자라는 외래종이 토종의 자리를 차지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에서 대형 산불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2018년에도 허리케인 ‘레인’이 일으킨 강풍이 이번에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라하이나 마을을 강타했다. 2000에이커의 땅과 31대의 차량, 21채의 건물을 파괴했다. 과거에는 화산 폭발과 번개 같은 자연 요소 때문에 산불이 일어나곤 했지만 근래 몇십년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재해가 더 빈번해지고 심각한 재앙을 불러온다고 BBC는 진단했다. 한편 이번 하와이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1일 0시 현재 55명으로 늘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전날 CNN 인터뷰를 통해 화재 사망자 수가 앞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에 큰 파도(쓰나미)가 섬을 관통했을 때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는 사망자 수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화재로 1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라하이나(건물)의 약 80%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여고생 19명 허벅지 주무른 치과의사…“재수 없어 엮였다” 격분

    여고생 19명 허벅지 주무른 치과의사…“재수 없어 엮였다” 격분

    학교에서 구강검진을 하던 중 여고생 19명의 허벅지 등을 만지며 추행한 60대 치과의사의 형벌이 늘어났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7)씨의 항소심을 열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보다 1년씩 높여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 여고생 중 4명은 아직도 A씨를 용서하지 않고 A씨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 엄벌을 탄원한다”며 “게다가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화가 난다거나 말하기 귀찮아서 범행을 인정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과 경찰에서 부르는 것이 굉장히 불쾌하다고 진술하며 수사관을 협박하기도 했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보다 무거워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1년 9월 대전 모 고등학교 강당에서 학생들의 구강검진을 진행하면서 여고생 19명의 허벅지나 다리, 무릎을 만지거나 쓰다듬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한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피해 여고생 19명 중 14명과 합의했다. A씨는 합의를 거부하는 나머지 5명에 대해 형사 공탁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경위, 학생들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을 고려하며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늦었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하고, 추행 정도가 중하지 않다”고 징역 2년에 집유 3년을 선고했다. A씨 측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가 심장병을 앓는데다 지난 1월 뇌병변 장애를 판정받아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치과의사로 성실히 근무하고, 대통령 훈장을 받은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수사기관에서 ‘재수가 없어 엮였다’고 진술하고, 수사관에게 ‘세상 모든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고 협박하는 등 반성의 태도가 아니다”면서 형량을 높였다.
  • 태풍 ‘카눈’이 남긴 흔적 [서울포토]

    태풍 ‘카눈’이 남긴 흔적 [서울포토]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할퀴고 지나간 11일 대구, 부산 등 지역에서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 수출 안 풀리네… 8월 초순 수출 15% 하락, 10개월 넘게 감소세

    수출 안 풀리네… 8월 초순 수출 15% 하락, 10개월 넘게 감소세

    수출 132억弗… 수입 162억弗 30%↓무역수지 또 적자…누적 280억 육박반도체 -18%… 대중 수출 26% 뚝미·EU·日 등 주요 지역 대부분 수출 감소당정 수출경쟁력 강화에 22조 추가 투입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속에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면서 수출 감소세가 10개월 넘게 이어졌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줄면서 무역수지는 30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무역적자가 280억 달러에 달했다. 관세청은 11일 8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서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132억 1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줄었다고 발표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15.3%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8.5일)은 지난해와 같았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지난달까지 반도체 수출은 월간 기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달 같은 기간(-36.8%)보다 줄었다. 석유제품(-37.8%), 철강제품(-22.4%), 가전제품(-18.8%), 컴퓨터주변기기(-21.2%), 정밀기기(-12.7%) 등의 수출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승용차(27.2%), 선박(182.8%) 등의 수출은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25.9%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달 1~1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5억 8500만 달러 적자로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0.8%), 유럽연합(EU·-22.7%), 일본(-10.4%), 싱가포르(-29.6%), 대만(-31.8%), 인도(-11.1%) 등에서도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3.7%), 홍콩(75.9%) 등은 늘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62억 3200만 달러로 30.5%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45.9%), 가스(-57.1%), 석탄(-46.4%) 등의 에너지원과 반도체(-23.6%), 석유제품(-16.1%) 등의 주요 품목들의 수입이 모두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액은 중국(-27.9%), 미국(-31.7%), EU(-13.1%) 등이 줄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30억 1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22억 68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 2600만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었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278억 5200만 달러로 집계됐다.당정, 수출금융 지원 63조로 확대 22조 추가…수출판로개척 등 지원 앞서 당정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상이 걸린 우리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수출 금융 규모 41조원에 신규로 22조원을 추가해 총 63조원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 국회에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출금융 종합지원 대책 논의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추가로 공급되는 22조원은 새로운 수출 활로 개척 지원에 최소 4조 1000억원을, 수출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에 17조 9000억원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현재 정책금융기관 위주인 수출금융 지원 방식을 민간 금융기관도 수출 금융 지원에 적극 동참하도록 공공과 민간의 협업 모델로 개편, 수출 금융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해외 프로젝트 패키지 금융 모델을 구축해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참여해 협력 업체에 대한 특례 보증 대출을 실시하기로 했다. 규모는 최소 3000억원, 금리는 최대 1.5% 포인트 인하한 수준으로 수주 상황에 따라 지원 규모를 탄력적으로 확대 운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정책금융기관과 별도로 4조 6000억원 규모의 우대 상품을 신설해 지원을 병행한다. 2500여개 우수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환어음 할인율은 최대 1.7% 포인트 인하하고, 신용장 매입 수수료를 최대 0.7%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수출 지원 대책은 예산, 정책, 금융기관의 저리 대출 보증 등 공공 부문의 재원을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대책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의 힘을 합쳐 재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은행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속한 경기 회복이 아쉬운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핵심축인 수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수출 기업에 대한 맞춤형 대책으로 애로사항이 실효성 있게 해소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남북 종단’, ‘느림보’, ‘긴 수명’…태풍 카눈이 남긴 이례적 기록

    ‘남북 종단’, ‘느림보’, ‘긴 수명’…태풍 카눈이 남긴 이례적 기록

    11일 오전 6시 북한 평양 남동쪽 80㎞ 지점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제6호 태풍 ‘카눈’은 느린 속도와 통상적인 태풍과는 다른 경로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카눈은 지난달 28일 오전 3시 괌 서쪽 730㎞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했다. 15일 만에 태풍에서 열대저압부로 돌아간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수명이 5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눈은 3배 정도 긴 기간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했다. 카눈이 태풍으로 세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평년보다 뜨거운 바닷물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 주변 바다만 해도 해수면 온도가 29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1도 정도 높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바다에서 태풍으로 더 많은 열과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다. 카눈은 10일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느림보’ 속도로 북진에 들어갔다. 예상과 달리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 강도가 ‘강’(최대 풍속 초속 33~44m)에서 ‘중’(최대 풍속 초속 25~32m)으로 다소 약해진 카눈은 이날 오후 3시쯤 경북 안동 서쪽 40㎞에서 최대 풍속 초속 24m로 강도 등급이 따로 부여되지 않는 수준으로 약화했다. 속도가 느려지고 크기도 절반으로 줄어든 채로 전날 늦은 밤 수도권을 통과했다. 카눈의 속도가 느려지고 세력이 약화한 것은 태풍을 끌고 올라갈 기단이 약했기 때문이다.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나 서쪽의 티베트 고기압은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태풍이 그 가장자리에서 기류를 타기 어려웠다. 자기 회전력으로 이동하다 우리나라 복잡한 지형과 마찰을 빚으면서 위력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여름 태풍과 비교하면 카눈은 경로도 달랐다. 통상 남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르게 빠져나갔지만, 카눈은 한반도 북북서쪽으로 넘어가며 15시간 넘게 전국에 비를 뿌렸다. 카눈은 애초 예상과 달리 한반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종단하지는 못했다. 다만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백두대간을 넘은 첫 태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 미국 잼버리 대원들도 즐긴 허준박물관…강서구, 허준테마거리 재단장

    미국 잼버리 대원들도 즐긴 허준박물관…강서구, 허준테마거리 재단장

    서울 강서구 가양역부터 허준박물관까지 이어진 ‘허준테마거리’가 풍성한 볼거리 많은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구는 10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2023년도 제1차 허준테마거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허준테마거리 재단장 사업을 논의했다. 민관 전문가 10명의 위원은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찾고 싶은 거리,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이 지나가는 거리가 아니라 머물렀다 갈 수 있는 체류형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재단장의 목표다. 구는 허준테마거리의 상징성을 부각해 디지털미디어 게이트를 설치하고 다양한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친근한 디자인의 허준테마거리 캐릭터도 개발했다.앞서 새만금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미국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 100여명은 지난 9일 허준박물관에서 문화체험을 즐겼다. 대원들은 김쾌정 허준박물관 관장으로부터 의학자 허준과 동양 최고 의서인 ‘동의보감’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의학 저서와 유물을 감상하며 낯선 동양의학을 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조선시대 어의와 의녀들이 입었던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한국 문화와 역사를 경험했다. 허준테마거리 재단장 사업은 내년까지 진행되며 특별교부금 7억 7000만원 등 총 8억 2000만원이 투입된다. 박대우 강서구청장 권한대행은 “강서구만의 매력을 입힌 특화거리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진행 과정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지나치게 과식한 1억 8000만년 전 쥐라기 물고기의 최후(연구)

    지나치게 과식한 1억 8000만년 전 쥐라기 물고기의 최후(연구)

    음식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먹을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먹지 않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동물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물론 좀처럼 먹이를 잡기 힘든 육식 동물의 경우 한 번에 최대한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도 소화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멈추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자연에도 실수는 있다. 턱이 크게 벌어지는 뱀이나 악어 가운데는 너무 큰 먹이를 먹다가 질식하거나 혹은 소화기관이 막혀 죽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배가 터진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동물에서도 간혹 실수로 너무 큰 먹이를 삼키다가 죽는 경우가 보고된다.  독일 호엔하임 대학의 주립 슈투트가르트 자연사 박물관의 과학자들은 쥐라기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라기 중기인 1억 8,200만 년에서 1억 7,400만 년 사이에 흔한 중대형 어류 중 하나인 파치코르무스 마크롭테루스 (Pachycormus macropterus)위 화석을 조사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파치코르무스의 몸 안에는 지름 10cm 정도의 암모나이트 껍데기가 존재했다. (사진) 이 정도 크기의 암모나이트는 파치코르무스가 삼키기엔 너무 크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 물고기의 사인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했다.  암모나이트는 당시 흔한 연체동물로 단단한 껍데기로 몸을 보호했다. 다만 몸 전체 크기는 껍데기보다 더 컸기 때문에 껍데기가 10cm라는 것은 그보다 더 큰 촉수와 머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몸길이 1m 남짓한 물고기가 삼키기엔 큰 크기다.  아마도 파치코르무스는 실수로 이 암모나이트를 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껍데기 부분이 목에 걸려 결국 어쩔 수 없이 삼키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결국 소화기관에 껍데기가 걸리면서 파치코르무스는 수 시간 이내에 내출혈이나 장 폐색으로 죽었다.  연구팀은 껍데기에 소화된 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파치코르무스가 암모나이트를 삼킨 후 바로 죽었으며 이후 껍데기의 무게 때문에 바로 가라앉았다고 보고 있다. 이후 바다 밑바닥에서 매몰된 파치코르무스는 거의 완전한 상태로 보존됐다.  사실 적당한 크기의 먹이를 삼키는 것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적당한 크기의 먹이를 판단할 수 있게 진화했다. 제대로 감별을 못하는 개체가 이렇게 자연 도태된 덕분일 것이다.  물론 실수하는 개체는 계속 나올 수 있지만, 이들 역시 꾸준히 자연 도태되어 결국 제대로 판단하는 개체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 강진 영랑 김윤식 동상 이전···44년 만

    강진 영랑 김윤식 동상 이전···44년 만

    전남 강진군에 있는 영랑 김윤식 선생의 동상이 이전했다. 11일 강진군에 따르면 ‘모란이 피기까지는’으로 유명한 강진이 낳은 한국 최고의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의 동상을 기존 영랑공원에서 동성사거리 회전교차로로 이전 설치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지난 9일 이전식을 가진 군은 44년만에 복원해 강진군의 초입인 동성사거리로 옮겨 접근성을 높였다. 이곳을 지나는 많은 군민들과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문학파 기념관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 2022년 10월 다산·영랑동상이전추진위원회가 구성된 뒤 본격화됐다. 이전 추진위는 최근 영랑 동상의 수리와 보수를 마치고 회전교차로로 이전했다. 동상 규모는 높이 5.25m다. 동상 제작은 고정수 조각가, 기단 제작은 석조각 명장 박정훈 선생, 휘호는 한글 서예장 백사 정윤식 선생이 맡았다. 이날 행사는 제12회 전국 영랑 시낭송 대회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무안행복초 5학년 심하은 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낭송과 김승식 추진위원장의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김승식 이전 추진위원장은 “영랑 김윤식 시인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동상 이전을 추진했다”며 “44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동상이 영랑공원에서 동성 사거리 회전교차로로 옮겨져 문학의 고장 강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순철 강진 부군수는 “다산과 영랑은 강진의 자랑임과 동시에 자부심이다”며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위치에 동상을 세우는 만큼 군민들은 물론 강진을 찾는 이들이 영랑의 시 정신과 작품에 더욱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분만 중 너무 힘을 써 아기 머리가…” 美서 끔찍한 의료사고

    “분만 중 너무 힘을 써 아기 머리가…” 美서 끔찍한 의료사고

    기사 중 끔찍한 내용이 있어 유의하셨으면 합니다.미국 조지아주의 한 산부인과 의사와 병원이 끔찍한 의료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하려 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당했다. 간호사 여러 명도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이유로 피고로 지목됐다. 리버데일에 있는 서던 레지오널 병원의 트레이시 세인트 줄리언 의사가 제시카 로스와 트레비온 테일러(이상 21) 부부의 사내아이를 분만하다 끔찍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의료사고를 냈다. 난산이었다. 원고 변호인들은 줄리언 박사가 분만 중 너무 힘을 줘서 아기 머리를 끄집어내는 바람에 그만 아이의 목이 잘렸다는 것이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를 보면 변호사 코리 린치는 부부가 “첫 아기의 탄생에 너무 흥분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들의 꿈과 희망이 서던 레지오널 메디컬센터가 은폐한 악몽 때문에 산산조각 났다”고 지적했다. 주 부검실과 클레이턴 경찰서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지난달 9일(현지시간)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고, 경찰은 나흘 뒤에야 사건을 인지했다. 영국 BBC가 10일 보도한 소송 문서에 따르면 줄리언 박사는 아이 머리를 빼내려고 여러 방법을 다 써봤다. 의사이면서 부모의 법률 대리인인 로더릭 에드먼드는 줄리언 박사가 “어리석을 정도로 과도한 힘을 썼다”면서 “여성인 줄리언 박사가 아이를 분만하려는 과정에 참여해 머리와 목을 너무 세게 당기는 바람에 아기의 두개골 뼈와 얼굴, 목이 부러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궁이 열렸을 때 다리와 몸은 나왔지만 머리가 나오지 않았다”고도 했다. 어깨가 자궁 경부에 끼어 있었던 것이다. 제왕절개 시술을 실시하는 것이 좋았겠는데 부부의 간청에도 어찌된 일인지 줄리언 박사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다 3시간이 흘러서야 제왕절개를 했다고 소장에 기재돼 있다. 배를 열어 아기를 꺼냈을 때는 이미 심장 박동이 멈춰 있었고, 아이의 목은 잘린 채였다는 것이다. 부부는 전날 애틀랜타 기자회견에 배석해 변호사들이 소송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린치 변호사는 병원 직원들이 참혹한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정황들을 잔혹하게 묘사했는데 예를 들어 아기 몸을 담요로 감싸고, 아기 머리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사고를 병원 측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부부가 아기에게 일어난 참담한 일을 알게 된 것은 나흘이 지나 화장하는 절차를 밟으면서였다. 병원 측은 “가족과 이 비극적인 일 때문에 영향 받았을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다한 위로와 기도를 드린다. 우리는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공감가고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아프다”고 밝혔다. 아울러 줄리언 박사는 병원 직원이 아니었다며 “이 불운한 상황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아기 장례비용 1만 달러에다 징벌적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변호사들은 흑인 산모들의 신생아 사망률이 더 높은 이유를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줄리언 박사 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직 어떤 해명도 듣지 못했으며, 그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떤 공식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태풍 카눈, 소형으로 축소 수도권 통과…인명 피해 없어

    태풍 카눈, 소형으로 축소 수도권 통과…인명 피해 없어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밤 수도권까지 북상했지만 다행히 세력이 약화하면서 수도권지역은 우려했던 대형 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전날 오후 3시 경북 안동 서쪽 약 40㎞ 부근 육상에 다다랐을 때 강도 ‘중’에서 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일반 태풍으로 약화했다. 크기도 중형에서 소형으로 바뀌었다. 카눈은 이날 오전 1시쯤 휴전선을 지나 북한으로 이동했으며 세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로 북서진하다 소멸할 전망이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경기지역에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전날부터 강한 비바람이 이어졌지만, 인명이나 시설물 등 현재까지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까지 장비 257대와 인원 1016명을 투입해 도로 장애 162건, 간판 15건, 토사·낙석 1건 등 240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소방 관계자는 “안산의 한 유치원 지하실이 침수되고 동두천에서는 교회 철탑이 강풍에 쓰러지는 등 비바람에 의한 피해가 접수됐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인데 내일까지 비 소식이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수도권기상청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안성 서운 176.0㎜, 화성 서신 159.0㎜, 평택 현덕 155.0㎜, 오산 135.0㎜, 용인 이동 134.0㎜ 등이다. 경기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107.0㎜로 집계됐다. 비는 지금도 경기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간당 11㎜ 정도로 내리고 있다. 재난당국은 태풍 이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통제 등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 공연 보고 갈래? 잼버리 대원 위해 팔 걷은 공연계

    공연 보고 갈래? 잼버리 대원 위해 팔 걷은 공연계

    미흡한 행사 진행에 태풍 ‘카눈’까지 겹쳐 결국 새만금에서 철수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위해 공연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비록 본행사는 파행의 연속이었지만 발 빠르게 공연장 문을 열면서 대원들은 특별한 추억을 남기게 됐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지난 9일 오후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깜짝 공연을 펼쳤다. 하루 앞서 태풍의 북상으로 전북 부안 새만금에 마련된 캠프에서 철수한 대원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긴급하게 결정됐지만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1400여명의 대원에게 약 100분간에 걸쳐 ‘수제천’, ‘아쟁산조’, ‘아리아라리’, ‘판굿’, ‘산유화/추천사’, ‘편수대엽/별빛아래’, ‘폭포수아래’, ‘신뱃놀이’를 선보였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에 대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마포문화재단은 9일과 10일에 걸쳐 400여명의 잼버리 대원을 초대해 공연을 선보였다. 9일에는 난타, 비보이, 국악 공연 등을 관람하고 직접 체험했다. 10일에는 마포구청 강당에서 대한민국 가곡과 가요를 한데 묶은 남성 중창단의 유쾌한 클래식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꼬레아 리듬터치’는 31일 예정된 ‘마포 M 국악 축제’를 위해 준비했던 터라 긴급한 일정에도 선보일 수 있었다.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원이 좋은 추억을 가지고 본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잼버리 대원들에게 대한민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예술이 전하는 감동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세종문화회관은 11일 개막 예정이었던 ‘세종썸머페스티벌 : 그루브’의 특별 추가 공연을 9일로 앞당겨 편성했다. 영국, 스위스, 대만, 중국, 수리남에서 참가한 1320여명의 대원은 DJ들이 선곡한 노래에 맞춰 춤추고 어우러지는 ‘웰컴 투 서울 댄스 나이트’ 행사를 신나게 즐겼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동참해 대원들은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었다. 10일에는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준비했으나 태풍 때문에 취소됐다. 영국 잉글랜드에서 온 제임스는 “태풍으로 새만금 야영장을 일찍 떠난 건 아쉬웠지만 디스코 익스피리언스 공연은 정말 흥겹고 즐거웠다.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국 웨일스에서 온 켈리는 “새만금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서울은 진짜 예쁘고 즐거운 곳이다”라며 “광화문 광장 공연에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음악도 듣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언니가 한국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어서 한국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방문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뮤지컬 ‘태권, 날아올라’ 제작사는 영국 잼버리 대표단 4500명 전원을 대상으로 9~13일 총 11회에 걸쳐 초대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으로 따지면 약 2억 7000만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태권, 날아올라’는 가상의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배경으로 태권도 유망주들의 성장 스토리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다채로운 음악과 역동적인 태권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공연이다. 가장 먼저 지난 9일 약 1300여명의 영국 대원이 공연장을 찾아 태권도의 매력을 한껏 즐겼다. 대원들은 관객 참여 이벤트에 참가해 무대에서 송판을 격파하기도 했다. 송판 격파에 참여한 마이크는 “무대에서 송판을 깼을 때 모든 관객이 저에게 박수를 쳐줬다”면서 “무대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 [마감 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 ‘새만금 잼버리 악몽’ 반복 안 되려면/강주리 세종취재본부 차장

    [마감 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 ‘새만금 잼버리 악몽’ 반복 안 되려면/강주리 세종취재본부 차장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내일 막을 내린다. 일부는 쿠키를 팔아 참가비를 모금했고, 일부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설렘 속에 한국어를 공부한 끝에 세계 최대 청소년 야영 축제의 장을 찾았다. 하지만 폭염특보 속에 나무 한 그루 없는 뻘투성이 간척지 텐트에서 시작된 행사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청소년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총대를 메고 전북도 등과 함께 6년간 1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리가 안 된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벌레떼 창궐, 온열질환자 속출, 상한 음식 등 재난 수준의 비상 상황들이 이어졌다. 외신에선 한국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기사가 연일 쏟아졌다. 더위에 쓰러진 온열환자 사진, 벌레에 물려 물집투성이인 참가자들의 다리 사진들이 타전됐다. 참다못해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가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미국 대원의 부모는 참가비(6100달러·약 800만원) 환불 소송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최다 인원인 4400명을 영지에서 조기 철수시킨 영국 스카우트는 호텔 이동비로 100만 파운드(약 17억원) 이상이 들어 향후 운영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한다. 국제 행사를 유치해 놓고 상식 밖의 준비 미흡으로 국격을 훼손시켰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행사 나흘째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 전방위 정부 대책을 지시했다. 기업의 지원사격이 더해져 현장은 사흘도 안 돼 안정화됐다. 그러나 뒤이어 태풍 ‘카눈’의 북상 소식에 전원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폭염 앞에서 새만금의 취약성이 증명된 마당에 폭우 뒤 물이 안 빠지는 장면까지 실증할 필요는 없었다.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새만금 기본계획상 당초 관광·레저용지였던 야영지를 편의상 농업용지로 관리하기로 한 것부터 잘못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잼버리 야영지를 배수가 잘 안 되는 농업용지로 만들었으니 물웅덩이에 벌레와 한증막 열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잼버리 유치를 지역 개발 촉진 기회로 쓴 얄팍함도 거들었다. 잼버리 유치를 계기로 새만금신공항 건설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고 간척지를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 비용도 정부 예산으로 부담했다. 숱하게 문제를 지적했지만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장담했다. 야영지에 나무를 심겠다던 전북도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표가 안 되는 청소년 행사라 정치적 관심이 적다 보니 올림픽과 달리 정부와 지자체 모두 ‘배째라’식 업무 핑퐁을 한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1100억원대 예산 집행 과정과 ‘잼버리 출장’이라며 잼버리 비개최지나 크루즈 탐방에 나선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이 적절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연수를 통해 해법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일의 성패는 정확한 상황 인식에서부터 갈린다. 국제행사 운영 경험이 부족한 여가부가 컨트롤타워를 맡았다면 도움이 필요한 즉시 관계 부처에 적극 SOS를 치고 수습에 팔을 걷어붙였어야 했다. 안이한 문제 인식과 소통 부재, 비협업적 자세는 문제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공직 기강과 조직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행사에선 철저한 사전 준비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코로나 이후에 찾아온 쓰나미/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코로나 이후에 찾아온 쓰나미/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코로나가 지나가고 쓰나미가 왔다.” 올 4월 군 장성과 간부급 대상 자살예방 교육에서 인사 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장병이 너무 늘어 간부급까지 열 일 제치고 대응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자살 시도를 막을 뾰족한 방법도, 별다른 지원도 없다고 했다. 군이 이 정도라면 전국 학교 현장은 어떤 상황일까.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정신건강 장벽이 있다. 청소년 자살 위험이 아무리 커도 부모가 개입에 반대하면 모든 게 멈춘다. 친권을 박탈해서라도 아이의 생명을 지켜야 하지만, 한국은 친권이 우선이어서 안타까운 죽음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서구 다수 국가에선 교사에게 응급 입원 신청 권한을 준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칠 우려가 있는 성인도 제대로 진단받는 게 힘들다. 중증정신질환이 발병해도 실제로 자·타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방금까지 칼을 들고 있었다고 보호자가 주장하더라도 병원에 데려갈 방법을 찾기 어렵다. 외국에선 자ㆍ타해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가 진단받도록 국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독일은 사법입원, 영국·호주는 정신건강심판원을 통해 외래치료를 의무화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비자의 입원을 결정한다. 이런 제도의 핵심은 인권과 치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 ‘청문’을 통해 정신질환 당사자가 국가에 직접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국선변호인이나 절차보조인이 이를 돕는다. 우리나라의 전체 자살률은 2011년 이후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청소년과 청년의 자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은 5년간 44% 늘었다. 우울증으로 치료받는 20대는 2012년 5만명대였지만 2021년 17만명 수준으로 폭증했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 줄어 병원 문턱을 넘는 환자가 늘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실제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왔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젊은 세대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이 고립돼 우울과 불안이 급격히 상승했다. 우리는 코로나 3년간 세상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 온 이들이 마치 폭발이라도 한 듯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자살과 폭력이 늘었다. 절망이 자신을 향하면 우울로, 남을 향하면 분노로 나타난다. 미국에선 지난해 민간을 중심으로 정신건강 위기 선언을 했고, 국회도 화답해 관련 법을 통과시키고 학교 정신건강 인력 증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일본은 총리실 산하에 고독·고립사 대책실을 두고 올해부터 아동가족청도 발족했다. 지자체마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위기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종합대책 수립을 주문했다고 한다. 더는 가족과 현장에만 짐을 지울 수 없다. 일선 현장을 지원하고 고립과 절망을 줄이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자살을 줄이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 마음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더 살 만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 꼴찌 삼성, 수아레즈 빼고 와이드너 찜!

    꼴찌 삼성, 수아레즈 빼고 와이드너 찜!

    ‘꼴찌는 할 수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탈꼴찌를 위해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한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앨버트 수아레즈를 정리하고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테일러 와이드너를 영입한다. 10일 삼성 구단은 “수아레즈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며 “잔여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조로 NC에서 뛰었던 와이드너와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6승8패 평균자책점 2.49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19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3.92로 제 몫을 했다. 많은 승수를 거두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모습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그런데 지난 6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면서 회복에 한 달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이번 시즌을 포기하고 수아레즈가 회복되기를 기다려 재계약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지 않으면 꼴찌를 면하기 어려운 만큼 결국 탈꼴찌를 위해 새 외국인 투수를 찾기로 했다.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가 와이드너가 된 것은 양측의 이해가 맞았기 때문이다. 와이드너는 지난 4일 NC에서 방출됐는데, 기복은 있지만 나쁘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와이드너는 올 시즌 NC에서 11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방출되기 전 두 경기에서 총 13이닝 동안 3실점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여기에 와이드너가 미국으로 출국하지 않고 KBO 리그에서 새 팀을 찾고 있었던 점도 삼성에는 매력적이었다. KBO 관계자는 “적응 기간이 필요 없고 한국에 있어 바로 경기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르게 계약이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KBO 규약에 따르면 웨이버 공시된 외국인 선수는 7일이 지나야 협상과 계약이 가능하다. 삼성은 11일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기차가 떠난 그곳엔 낭만이 흐른다…정겨운 아우라지엔 사랑이 쌓인다[권다현의 童行(동행)]

    남자아이는 움직이는 물체에 관심이 많다. 선천적으로 운동이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세포가 더 발달했기 때문이란다. 아이는 특히 기차를 좋아했다. 빵빵, 자동차 경적소리보다 칙칙, 증기기관차 소리를 먼저 흉내 냈다. 조용하다 싶으면 방 한구석에서 장난감 기찻길을 잇고 또 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저만의 세상에서 기차여행을 즐기곤 했다. 자동차여행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질 무렵, 기차여행의 낭만을 다시금 일깨워 준 건 아이였다. 조금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차창 밖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조잘조잘 떠들고 싶어졌다. 그렇게 단둘이 처음, 기차를 타고 강원도 깊은 산골 정선으로 떠났다.●흑백사진 속 풍경 같은 아우라지역 서울 청량리역에서 매 2·7일과 토·일요일 오전 8시 30분에 정선아리랑열차가 출발한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난 기차는 제천과 영월을 거쳐 정선 예미역에 접어들며 그야말로 첩첩산중, 산자락과 산자락 사이를 누빈다. 널찍한 전망 창 덕분에 겹겹이 밀려드는 높고 깊은 산골짜기가 더욱 웅장하게 느껴진다. 흘러가는 풍경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차창에 딱 붙어 있던 아이는 “이 기차는 산꼭대기가 다 보여서 정말 좋아요!” 감동스러운 눈빛이다. 정선아리랑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과거 태백산 일대 석탄을 수송하던 철도다. 예미역에서 구절리역까지 이어졌던 정선선은 석탄산업 쇠퇴와 함께 이용객이 많이 감소하면서 2004년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 구간이 폐선됐다. 다행히 이듬해 이 역들을 오가는 정선레일바이크가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정선오일장까지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으면서 2015년 정선아리랑열차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정선아리랑시장이란 이름으로 상설운영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시계는 장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정선아리랑열차가 주말뿐 아니라 장날인 2일과 7일에 맞춰 운행되는 이유다. 우리는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서 내렸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기차여행이건만 아이는 이제 막 출발할 때처럼 들뜬 얼굴이다. 삼각지붕을 얹은 담박한 외관의 아우라지역은 낡은 흑백사진 속 간이역처럼 정겹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붕 모양이 독특한데, 통나무를 잘라 만든 나무판자나 두꺼운 나무껍질을 이용해 지붕을 이은 너와집을 흉내 냈다. 나무가 많은 태백 산지나 개마고원, 울릉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가옥으로 정선 산골에서도 흔하게 사용됐던 형태다. 여량면에 자리해 여량역으로 불리던 기차역은 2000년 아우라지역으로 바뀌었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가 지척이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따라 걸어서 10분이면 아우라지에 가 닿는다.●아우라지서 만나는 남녀 사랑의 상징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흐르는 송천과 삼척 중봉산에서 비롯된 골지천이 하나로 어우러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과거 물길을 따라 서울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터이기도 하다.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자리에 처녀상이 세워져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 처녀는 강 건너에 살던 총각과 사랑에 빠져 함께 싸리골로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밤새 내린 폭우로 강물이 불어 나룻배가 뜰 수 없게 됐는데, 그 애타는 마음이 ‘정선아리랑’ 애정편으로 전한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상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예전엔 처녀상만 있었는데 최근에는 건너편에 총각상도 세워졌다. 아이는 처녀를 그리워하는 총각이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걸음을 멈추고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삼촌, 다리 건너에 이모 있어요. 얼른 가 보세요!”아우라지역 옆에는 물고기 모양의 독특한 공간이 자리한다.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이자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 중인 어름치플레이스다. 어름치는 한강과 금강 상류, 물 맑은 곳에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환경변화에 민감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정선의 깨끗한 자연을 상징하는 어름치 모양의 건물은 폐객차를 활용해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여기선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정선에서 나는 수리취로 차륜병을 만들거나 4대째 이어 오는 옥수수막걸리를 직접 담가 볼 수 있다. 쑥절편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수리취떡 만들기 체험을 미리 예약해 뒀다. 준비된 반죽을 조물조물 빚어 수레바퀴 모양을 찍어내기만 하면 맛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차륜병이 완성된다. 우리가 빚은 떡은 그 자리에서 쪄내는데, 시장에서 사 먹었던 수리취떡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귀한 맛이다.아우라지역 건너에서는 옛 막걸리공장 터를 활용한 주례마을이 여행자들을 맞는다. 농산물판매장과 향토음식점, 카페 등이 자리해 걸음을 쉬어 가기 좋다. 여기에 콧등치기국수의 원조로 불리는 청원식당도 있다. 정선의 향토 음식으로 꼽히는 콧등치기국수는 100% 메밀칼국수의 뻣뻣한 국수가락이 입으로 들어가기 전 콧등을 툭 친다고 해서 붙은 재미난 이름이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통하지만 과거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었다. 쌀이 귀해 메밀로 반죽을 빚고 멸치를 구하기 어려워 된장으로 국물을 냈다. 배가 꺼질까 오줌 누기도 망설였다는 산골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면 국수가락 하나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된다.●시간이 멈춘 듯 간이역 특유의 매력 정선아리랑열차는 아우라지역 외에도 오밀조밀한 기차역들을 지난다. 나전역도 그들 중 하나다. 인근에 대한석탄공사 나전광업소가 자리해 화물 수송이 활발했던 기차역은 1993년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11년 여객 취급이 중지되며 폐역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면서 작은 산골역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지금은 열차가 지나는 간이역 카페로 변신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합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내부도 멋스럽고, 통표 폐색기와 기차표 보관함 등 철도 관련 유물이 곳곳에 전시돼 추억을 더한다. 정선 특산물인 곤드레를 활용한 곤드레크림커피, 수수부꾸미를 크로플처럼 구워 낸 수꾸크로플 등 시그니처 메뉴도 다양하다.가수 폴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아련한 감성을 담아낸 TV 광고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선평역에도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한다. 이름에 ‘신선 선’(仙)자가 들어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선평역은 1967년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기차가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만큼 선평역은 주민들이 정선 읍내를 오가거나 제천, 서울 등 먼 길을 떠날 때 즐겨 이용했다. 특히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기차역이 북적였다. 마을을 들고나는 문이자 사랑방이었던 선평역은 2005년 무배치간이역이 됐다. 한때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는 시간에 맞춰 작은 장터가 열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타고내리는 승객을 만나기도 어렵다. 하지만 봄꽃을 닮은 아담한 기차역과 고즈넉한 풍경 사이로 흐르는 기찻길 등 간이역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엔 선평역만 한 곳이 없다.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기차역을 배경으로 열리는 맹글장 레일마켓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에서 공예품과 음식 등을 손으로 ‘맹그는’ 사람들이 모인 관광형 플리마켓으로 정선역과 나전역, 민둥산역 등을 오가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펼쳐 놓는다. 곤드레소금, 곤드레쿠키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도 눈길을 끈다. 일회용품과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도 이뤄진다. 정선 여행이 처음이라면 정선역에서 내려 읍내를 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정선아리랑시장이 걸어서 20분 거리다. 첩첩산중 정선이지만 지리적으로 영동지역과 가깝고 서울로 이어지는 물길이 있어 예부터 시장이 번성했다. 특히 동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지게에 싣고 험준한 태백산맥을 넘나드는 등금뱅이 지게꾼들이 큰 역할을 했다. 해방 이후엔 석탄산업이 발달하면서 시장도 활성화됐다. 광산이 위기를 맞자 관광으로 눈을 돌렸다. 이전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했던 오일장이 관광시장으로 탈바꿈한 것. 정선아리랑시장은 다양한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 관광지가 됐다.●옥수수로 만든 ‘올챙이국수’ 구수한 향 아이에게 올챙이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올챙이를 어떻게 먹어요?” 뜨악한 표정이다. 예상했던 반응이지만 귀엽고 깜찍하다. 아이 손을 잡고 즐겨 찾던 식당 앞으로 이끌었다. 마침 기계에서 방울방울 노란 올챙이묵이 빠져나오는 중이다. 생각했던 모양과 색깔이 아닌 것에 안심했는지 아이는 금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올챙이묵을 살펴본다. 올챙이국수는 여름철 산간지방에서 많이 나는 옥수수를 이용한 음식으로, 걸쭉한 반죽을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리면 그 모양이 올챙이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씹을수록 옥수수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감돈다. “엄마는 이게 맛있어요? 난 아무 맛도 없는데!” 옥수수묵만 몇 입 떠먹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나도 그랬다. 처음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가 싶었지만, 여름날 문득 그 맛을 떠올리게 된다.●너와·굴피·저릅집 모여 있는 아라리촌 정선역에서 조양강을 따라 걷다 보면 아라리촌을 만난다.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공간으로, 앞서 아우라지역이 흉내 냈던 너와집도 이곳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굴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지붕을 이은 굴피집과 짚 대신 대마 껍질을 벗기고 난 줄기로 이엉을 만들어 지붕을 올린 저릅집도 자리한다. 모두 눈이 많고 바람이 심한 강원도 산간의 혹독한 자연에 기대어 살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주제로 한 양반전 거리도 볼거리다. 당시 양반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이 소설은 정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야기 속 장면들이 더욱 실감 난다. 양반증서를 무료로 발급하는 체험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리랑박물관엔 지구촌 아리랑 ‘흔적’ 아라리촌 이웃에는 아리랑박물관이 자리한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난 2016년 처음 문을 열었다. 아리랑의 역사는 물론 민족의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을 함께해 온 아리랑이 갖는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국 팔도의 다양한 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의 특징, 세계 각지에서 저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지며 발전한 아리랑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아리랑을 현대적인 감각과 색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기획전도 열리는 중이다. 장날에 맞춰 물길을 따라 전파된 아리랑에 대해 알아보고 우드시어터를 만들어 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리랑센터에서는 오는11월까지 2·7·12·17·22·27일(5일장) 오후 2시에 정선아리랑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아리아라리’를 공연한다. 여행작가
  • [단독] ‘정자동 의혹’ 윗선 겨눈 檢… “이재명 전화 6대, 정진상 7대 썼다”

    [단독] ‘정자동 의혹’ 윗선 겨눈 檢… “이재명 전화 6대, 정진상 7대 썼다”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과거 경기 성남시 재직 시절 공용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그간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관계자 등 실무진 조사에 집중하던 검찰이 윗선 수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최근 성남시청을 통해 2010년 7월~2018년 3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각각 성남시장과 정책비서관으로 있던 시절 쓴 공용휴대전화 대수와 번호 등을 확인했다. 당시 이 대표는 3개 회선에 휴대전화 6대, 정 전 실장은 5개 회선에 휴대전화 7대를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공용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한 것은 윗선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검찰은 통신사를 통해 통신자료 조회를 할 수도 있지만 1년이 지나면 통화 내역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전화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측에서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다수의 휴대전화와 회선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의문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6~7대씩 바꿔서 쓰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성남시청과 성남도개공 실무진을 불러 이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6월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불러 “정 전 실장이 (정자동 호텔 시행사 B사 최대주주인) 황모 대표에게 연구용역 등을 챙겨 주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개발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성남도개공 직원들을 불러 황 대표 측이 연구용역 수의계약 당사자로 지정된 경위와 윗선의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하기도 했다.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은 2015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관광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B사가 성남시로부터 용도 변경, 부지 대부료 감면 등의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다만 B사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한 사업”이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이 대표 측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응한 것이다. 검찰은 2014~2017년 성남시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아파트 건설 인허가 과정에서 민간 업체가 과도한 특혜를 얻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강선우 당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이재명을 옥죄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뻔한 의도”라면서 “그럼에도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으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네 번째 출석하게 됐다.
  • 카눈 ‘느림보 북진’ 물폭탄 몰아쳤다

    카눈 ‘느림보 북진’ 물폭탄 몰아쳤다

    10일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은 밀양, 대구, 충주, 서울을 매우 느린 속도로 지나가면서 15시간 넘게 강한 비바람을 뿌리며 전국 곳곳을 할퀴었다. 특히 강원 영동은 시간당 70~80㎜의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급 집중폭우가 이어졌다. 대구 군위군과 강원 동해안 등은 태풍이 쏟아낸 비에 곳곳이 물에 잠겨 그야말로 물바다로 변했다. 아울러 전국 곳곳에서 지붕이 날아가고, 난간이 쓰러지고, 맨홀 뚜껑이 튀어 오르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다만 사상 처음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태풍임에도 올여름 장마 때보다 인명 피해가 크게 줄어든 건 사전 대비와 정부·지방자치단체 지시에 시민들이 잘 따라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쯤 최대 풍속 초속 24m로 강도 등급이 따로 부여되지 않는 수준으로 태풍이 약화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카눈의 영향으로 침수, 낙석, 고립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실종·사망 사례도 발생했다. 대구 군위군의 67세 남성 1명이 사망했고, 대구 달성군에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던 주민이 소하천에 추락 후 실종됐다. 대구 군위군 효령면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67)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날 오후 1시 10분쯤 소방 당국은 다른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A씨가 하천에 떠 있는 것을 발견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심정지 상태였다. 앞서 효령면 일대 남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서는 “전동휠체어를 타던 60대 남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실종 장소 부근에는 아래 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랑이 있어 당국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에 나섰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례도 다수 있었다. 낮 12시 45분쯤 군위군에서는 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구조 요청이 들어와 소방대원이 출동해 구조했다.경북 경산시 남천면의 한 지하차로에서도 자동차 1대가 침수로 고립되며 경찰이 70대 여성 운전자를 구조했다. 충북 영동군에선 국악 연수생과 관계자 53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세월교가 침수돼 야영장에 고립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빗물 압력에 솟구쳐 오른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오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5분쯤 대원동의 한 아파트 주변에 멈춰 있던 시내버스 안으로 갑자기 맨홀 뚜껑이 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갔다. 당시 버스에는 운전기사와 승객 등 5∼6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이 앉아 있는 좌석 쪽이 아닌 시내버스 차체 중앙 부분을 뚫고 튀어 올라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강한 비바람으로 주택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한 주택 별채 건물의 벽면이 무너지면서 지붕이 한쪽으로 주저앉아 붕괴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주민 1명이 물건과 집기 등을 빼내다 넘어져 팔을 다쳤다. 세종시 나성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45층에 있는 카페 난간이 강풍에 심하게 흔들리면서 추락할 위험에 처하자 119 특수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철거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 동두천시의 한 교회의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주택 지붕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크레인을 동원해 철탑을 제거했다.천연기념물도 피해를 보았다.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충북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가지 2개가 부러졌다. 꺾인 가지는 정이품송 중간 높이의 지름 15∼20㎝가량 되는 가지들이다. 경북 구미시의 천연기념물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도 쓰러졌다. 이 반송은 나이가 약 4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1m, 밑줄기 둘레 4.05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일시 대피자가 17개 시도, 122개 시군구에서 1만 541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7273명은 귀가했다. 도로 침수와 유실(63건), 주택 침수(30건), 상가 침수(4건) 등 시설 피해도 207건 발생했다. 태풍이 지나간 이후 피해 현황이 구체적으로 파악되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태풍의 영향으로 도로 620곳, 둔치주차장 284곳, 하천변 598곳, 해안가 198곳, 21개 국립공원의 611개 탐방로가 통제했고, 항공기는 14개 공항에서 405편이 결항됐다. 여객선 97개 항로 127척과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도 내내 중단됐다. 이날 첫차부터 KTX 118회 등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단됐다. 고속열차와 일반열차는 11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될 예정이다.
  • 15시간 ‘느림보 북진’ 카눈, 서울 와서 힘 못쓴 이유

    15시간 ‘느림보 북진’ 카눈, 서울 와서 힘 못쓴 이유

    제6호 태풍 ‘카눈’은 당초 예상과 비슷한 10일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느림보’ 속도로 북진에 들어갔다. 예상과 달리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 강도가 ‘강’(최대 풍속 초속 33~44m)에서 ‘중’(최대 풍속 초속 25~32m)으로 다소 약해진 카눈은 이날 오후 3시쯤 경북 안동 서쪽 40㎞에서 최대 풍속 초속 24m로 강도 등급이 따로 부여되지 않는 수준으로 약화했다. 속도가 느려지고 크기도 절반으로 줄어든 채로 늦은 밤 수도권을 통과한 카눈은 11일 아침 평양 인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카눈은 경로와 속도에서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과거 여름 태풍은 남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르게 빠져나갔는데 이번엔 한반도 북북서쪽으로 넘어가며 15시간 넘게 비를 뿌렸다. 태풍을 끌고 올라갈 기단이 약했기 때문이다. 현재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나 서쪽의 티베트 고기압은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태풍이 그 가장자리에서 기류를 타기 어려웠다. 자기 회전력으로 이동하는 카눈은 11일 북한에선 시속 15㎞ 정도로 속도가 더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면과 마찰하며 태풍의 힘도 약해져 위력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이날 이른 오후까지는 남해안이나 동해안에 폭우와 강풍이 집중됐다. 특히 강원 영동 곳곳에는 시간당 70~80㎜의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급 폭우와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쳤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10시까지 강원 속초 402.8㎜, 궁촌(삼척) 387.0㎜, 강릉 346.9㎜의 비가 내렸다. 속초는 시간당 강수량이 91.3㎜를 기록하기도 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가덕도(부산) 초속 34.9m, 계룡산(계룡) 초속 32.6m, 향로봉(고성) 31.0m로 집계됐다. 카눈은 11일 새벽 한반도 북쪽으로 넘어가겠지만, 후면에 남은 비구름이 아침에도 중부지방에 비를 뿌리겠다. 이날 오후 9시부터 11일까지 서울과 경기 남부 내륙은 5~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 서해안과 강원 영서 북부에도 각각 30~80㎜, 20~60㎜의 비가 오겠다. 카눈은 11일 오전 9시 평양 남쪽 30㎞에서 열대저압부로 바뀌겠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콘서트’가 열리는 저녁에는 약한 빗방울이 내릴 수 있다.
  • 1660억弗 유치한 美… 기업만 바라보는 韓

    1660억弗 유치한 美… 기업만 바라보는 韓

    “반도체산업 리더들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래 반도체산업은 미국에서 진행될 것이다.” 지난해 8월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자국 반도체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위한 ‘반도체산업육성법’에 서명하면서 ‘바이드노믹스’(미국 재정정책)의 핵심은 반도체산업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반도체 시설 투자 등에 총 520억 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의 시행은 규제 대상인 중국과의 갈등에 이어 유럽과 일본 등이 저마다 ‘반도체지원법’을 만들어 참전하는 ‘세계 반도체 전쟁’을 촉발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바이든의 반도체 미국 우선주의는 현실이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지원법 시행 후 1년 만에 해당 산업군에서 총 1660억 달러(약 218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기업들이 지원을 받기 위해 460개 이상의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반도체지원법에 서명한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내로 가져오는 데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기업들이 제출한 투자 의향서는 미국 내 42개 주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관련돼 있다. 반도체 제조에서 공급망, 상업용 연구개발(R&D)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게 백악관 측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투자 의향서 중 3분의1 이상이 반도체칩 제조와 관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투자 의향서를 낸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텍사스 테일러에 17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첨단후공정(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부지 선정 등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면 미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자국 투자에 고무된 미국은 이날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도 내놨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10년간 제한한 데 이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미국의 자본이 중국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양자컴퓨팅 개발에 쓰이는 일까지 막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신규 규제는 적용 대상이 ‘미국인’ 또는 ‘미국 법인’으로 한정돼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사실상 없거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외교부 공동 명의로 된 보도참고자료에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분석 내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우리 정부 및 업계 의견을 미국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천문학적 규모의 보조금을 앞세워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에 비해 부족한 우리 정부의 지원에 대한 아쉬움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조성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유치에 나섰고, 일본은 반도체 기업에 지원할 2조원(1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 시 대기업 기준 법인세 감면율을 현행 8%에서 15%로 확대하는 내용의 세제 지원 수준에 그쳐 경쟁국들에 비해 투자 요인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 감면 확대도 애초 업계 요구안과 국회 반도체특별위원회의 원안보다 크게 후퇴한 수준”이라면서 “보조금을 조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경쟁국과 달리 우리는 삼성과 SK하이닉스라는 두 기업의 투자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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