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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아] 꿍꿍딱, 쿵딱…드럼이 좋아

    [마니아] 꿍꿍딱, 쿵딱…드럼이 좋아

    쿵따닥 쿵딱, 쿵쿵, 쿵따닥 쿵딱…. 남보다 못한 ‘웬수’같은 지아비 때문에, 그것도 모자라 부모 뜻과는 멀어져가는 자식 때문에, 맵기로 치면 고추에 비할까 하는 시집살이 때문에, 쌓인 한숨을 털어낼 길 없어 개울가로 빨래를 싸들고 달려나가 소리친 아낙네들의 방망이질에도 리듬이 있었다.“이렇게 살아야 하나.”면서도 집안을 위해 참아야 했기에, 숙명으로 여기며 짓눌린 가슴을 가라앉히려고 노래를 흥얼거렸을 터이기 때문이다. 흥이 오를라 치면 숟가락으로 냄비를 두드려 구겨놓는 것도, 술상을 젓가락으로 두드려 ‘곰보자국’을 남기는 버릇도 두드리기 즐기는 모습의 하나다. 우리 민족에 대해 일컫기를, 무슨 물건을 쥐어주기만 하면 두드려댄다고 할 만큼 두드리기 좋아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것이라고 한다. 전통음악으로는 사물놀이, 바깥에서 받아들인 문화로는 드럼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의 심장을 울리는 악기” 지난달 3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3가 국일관 12층 노래방에 20∼30대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더러는 기타를 짊어진 모습이었다. 옷차림이 범상치 않았다. 주위에서 시끄럽다는 소리도 듣지 않고, 모이기도 대체로 쉬워 이곳에 6평 남직한 방 2개를 빌려 연습장으로 쓰고 있다. 그들만의 아지트인 셈이다. 회원 4960여명을 거느린 드럼 동호회 ‘쿵쿵딱’ 식구들이다. 보통 동호회라고 해봐야 회원이 200∼300여명이기 때문에 전국 최대라고 그들은 뽐낸다.2001년 6월1일 발족했으니 곧 4주년을 맞는다. “도대체 드럼에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이냐.”는 물음을 던졌다. 동호회 창설자이자 회장인 문철수(32·서울 강동구 천호동)씨는 “사람의 심장이 뛰는 쿵쿵 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로,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라고 자랑했다. 심장이 박동할 때 들리는 소리와 같은 음파라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우리나라의 사물놀이처럼 드럼 소리도 들으면 심장이 뛰게 되는 것이고, 음악의 원천인 ‘두드림’을 활용했기 때문에 가장 친근한 소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쿵쿵딱 회원 한장현(15·서울 동대문구 휘경중 3년)군은 “4개월 전 밴드부에 있는 친구의 소개로 가입했다.”면서 함께 실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장을 찾은 동급생을 소개했다. 회원 가운데는 유치원생까지 끼었을 정도로 젊은이들이 많고, 특히 여성들이 60%로 남성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동호회의 특징이다. 문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농수산물 유통)센터에서 열린 ‘서태지마니아 2004 페스티벌’을 통해 알려진 에피소드를 이렇게 들려줬다. 드럼이 얼마나 큰 매력을 갖고 있는가를 일러준 사례다. 쿵쿵딱 회원인 김도윤(8)군이 가수 하늘(본명 김하늘·17·여)의 곡 ‘웃기네’를 드럼으로 연주했는데 워낙 덩치가 작아 웃음꽃이 피었다. 드럼에 파묻혀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쿵쿵딱 소리가 들려와 관객들이 의아해하자 위에서 찍은 동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비치자 기립박수를 보냈단다. 김군의 경우 어머니 손에 이끌려 회원으로 가입한 경우다.2003년 여름 쿵쿵딱이 YWCA(여자기독교청년회)로부터 ‘청소년 커뮤니티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아들의 심성 발달에 좋다고 여긴 어머니가 이를 알고 가입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드럼 갖춘 노래방도 있죠.” 회원 조성욱(24·경민대 2년)씨는 “드럼이 음악의 속도와 박자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기타, 베이스, 보컬을 리드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낯설어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단 접하고 나면 신명에 휩싸여 헤쳐나가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수준을 만들어 나가기란 수월치 않다고 설명한다. 또 노래에 있어서 음치와 같이 ‘박치’(박자를 잘 맞추지 못하는 사람)도 자꾸 하다 보면 음감(音感)을 찾으니 일단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다. 6개월 정도면 웬만큼 연주할 수 있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드럼 한 세트 가격이 1억원대나 하지만, 좀 괜찮다 하면 1000만원 한단다. 그러나 잘 해야 회사원인 회원들이 갖기에는 어렵다. 하기는 욕심이 많은 식구들 가운데는 드럼을 집안에 갖춘 경우도 100명 가까이 된다. 아주 고급은 아니고 적당한 100만∼300만원짜리다. 겉보기만 드럼 흉내를 낸 중국산은 80여만원 한다. 4비트를 시작으로 8비트,16비트,32비트 등 수준별로 교본을 따라 연습하고 나면 외국에서 활동하는 드러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자료를 구해 ‘카피’(Copy=모방)하는 등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한다. 이날의 경우처럼 주말이면 연습실에 20여명이 찾아온다. 또 3개월 정도에 한번씩 갖는 정기모임 때에는 전국에서 200∼300명이 모여들어 축제를 벌인다. 초보 경연대회 등 이벤트가 다양하다. 그러나 정도(正道)가 따로 있는 게 아니어서 음악 장르에 따라 연주법이 수백가지로 나뉘고, 자신만의 창작도 나올 수 있다는 매력도 맛보게 된다. 스스로 음악에 젖어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드럼을 치던 김유진(25·여·회사원)씨는 “회원 중에는 70대 교수 부부도 있다.”고 말했다. 너무 드럼을 좋아해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전념하는 ‘모험파’도 있다고 한다.2002년 어느 날 다른 볼일 때문에 종로에 나왔다가 드럼의 매력에 빠져 가입했다고 경험을 들려줬다. 김미선(20·여)씨도 “연습실에 오면 길게는 3시간씩 방음장치 속에서 비지땀을 흘린다.”며 “대학교 동아리 회원들이 배워 밴드를 결성하기도 한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오명진(25)씨는 “스틱을 놓치거나 가사를 까먹어 어렵게 오른 무대를 망칠 때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당황하지만 말고 실토를 해서 가볍게 넘기는 게 가장 좋은 위기극복 방법”이라며 따라 웃었다. ●밴드 만들어 음반까지 낸 실력 동호회 쿵쿵딱에는 밴드가 모두 6개 있으며 그 중에는 지하 음악세계에서 꽤 알려진 팀도 끼어 있다. 드럼은 기본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종합적으로 결합해 음악을 선보이는 팀들이다. 허니밴드는 여성 4인조로 지난 3월에는 ‘해피락’(Happy rock)이라는 제목으로 음반도 냈다.‘요들 락’이라는 재미있는 노래와 ‘네잎 클로버’ 등 모두 5곡을 담았다. 기타리스트인 김미선씨와 보컬 차지영(25·회사원)씨, 베이스 인한희(23·방송대 3년)씨 등으로 이뤄졌다. 회장 문씨가 멤버로 활약하는 MM(Metal Monster)도 강력한 비트의 곡이 실린 음반을 취입했다. ‘드롭’이라는 이름의 5인조 밴드에서 뛰고 있는 김상화(20)씨는 “쿵쿵딱 창립멤버인데 드럼을 배운 것이 계기가 돼 대학에 진학하면서 실용음악과를 선택했다.”면서 “뒤지지 않기 위해, 아니 살아 남으려면 손이 부르트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수줍어했다. 회원들은 연습실에서 저마다 맡은 파트의 악기를 연습한 뒤 음악 전용으로 쓰이는 녹음장치를 통해 합성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점검한다. 한자리에 다 모일 수 있다면 최선이지만 말처럼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드롭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서태지의 ‘너에게’와 운도현의 ‘잊을게’, 박진영의 ‘허니’(Honey) 등 5곡을 놓고 호흡을 맞춰봤다. 다음날인 1일 오후 4시3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였다. 한쪽에 태극기가 내걸려 인상적인 연습실에서 회장 문씨는 “외국에서는 교회와 학교 등 우리가 생각하기 힘든 곳에도 드럼 소리가 울려퍼진다.”면서 “기껏 피아노가 덩그렇게 놓인 우리 현실에서 누구나 두드릴 수 있는 문화를 가꾸는 데 한몫을 해내는 게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사람들이 흔히 시끄러운 악기로 여긴다거나 어렵게 생각하지만 ‘뽕짝’이든 발라드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주할 수 있는 게 드럼이라는 인식을 심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라고 거들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드럼을 갖춘 노래방이 생겼어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꼭 멀지만은 않다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은 게 아닐까요. 쿵쿵딱, 쿵쿵딱 하고 스틱을 칠 때만큼은 아무런 잡념도 용납하지 않는 무아지경의 세계로 한번 들어와보지 않으렵니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쿵쿵딱’이 출발한 사연 쿵쿵딱은 오락실에서 ‘이지(easy) 드럼마니아’라는 게임을 즐기던 학생 10명이 의기투합해 출발했다. 이유는 물론 마냥 ‘그림’으로만 즐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문 회장은 “열여덟살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을 해왔는데 결혼을 위해 스믈여덟살 때 음악을 접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드럼의 세계에 빠져 서른살부터 동호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들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중·고교에서도 특별활동으로 드럼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에 한번(토요일)강의를 다닌다.3시간씩 강의를 한다. 회원 가운데 초등생 200명, 중·고생이 100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학생들의 과외활동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내추럴(natural) 드럼’ 말고도 전자기타처럼 전자드럼도 있다. 전자드럼의 가격은 최소한 300만원대다. “드럼을 배워 실력이 늘면 점점 빨라져 손끝으로만 치게 된다.”는 쿵쿵딱 식구들에게는 가슴 아린 사연도 있다.2003년 여름 동대문의 한 쇼핑몰에서 공연할 때 일이다. 10차 정모(정기모임) 때였는데 상인들이 몰려와 “시끄러워 장사가 안된다.”며 항의하는 바람에 입구에 천막을 치고 회원들이 상인들을 막아가며 공연을 끝냈다고 한다. 관객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문회장은 “스피커 소리도 보통의 절반 정도로 줄여가며 오후 3시부터 3시간 예정된 공연을 2시간 반으로 축소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5세대 LCD핵심기술 中에 넘겨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이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5세대 LCD(액정표시장치) 핵심 기술이 ‘단돈’ 750억원에 중국으로 넘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중국 비오이테크놀로지그룹의 자회사인 비오이하이디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비오이그룹의 또다른 자회사인 ‘비오이오티(BOEOT)’에 7500만달러(약 750억원)를 받고 5세대 TFT-LCD 제품과 관련된 생산공정 설계 및 제품생산 기술을 이전해 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 설계 등에 투입되는 비용 3500만달러는 이미 받았고 앞으로 제품 생산기술 이전에 대한 대가 400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비오이하이디스는 하이닉스반도체의 LCD사업부문을 중국 비오이그룹이 2003년 1월 4145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비오이오티는 비오이그룹이 50%, 베이징 시 정부 25%, 비오이하이디스가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의 지분은 기술 매각 대금 7500만달러를 출자한 것이어서 헐값이나마 받은 기술이전료가 고스란히 중국으로 재투자된 셈이다. 비오이하이디스의 기술과 인력을 지원받은 비오이오티는 2003년 9월 ‘베이징기술개발구’에 중국 최초의 5세대(1100×1300㎜) LCD 공장을 착공한지 불과 1년 4개월만인 지난 1월 양산에 돌입했다. 양산 2개월만인 지난달 17인치 제품 월 10만장 양산체제를 구축했고 오는 10월이면 2기 라인 가동에 들어간다. 국내 LCD업계는 삼성전자가 최근 충남 탕정에서 7세대 제품 양산에 돌입하고 LG필립스LCD도 내년부터 7세대 제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중국에 앞서있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지난 2002년 5월,10월에야 5세대 양산을 시작한 것에 비춰보면 중국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한편 비오이하이디스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중국의 비오이그룹은 지난해 10월 비오이하이디스와 비오이오티를 하나의 회사로 운영하기 위해 ‘BOE TFT-LCD SBU’를 설립했다. 이에따라 두 회사는 법적으로는 별도법인이지만 연구개발, 영업, 전략, 구매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송두율칼럼] 큰 미국,작은 미국

    [송두율칼럼] 큰 미국,작은 미국

    “미국은 오류(誤謬)다. 굉장하나 그러나 하나의 오류임에는 틀림없다.” “100% 미국인 가운데 이의 99%는 멍청이다.” 미국과 미국인을 향해 이렇게 심한 평가를 내렸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 Freud)와 극작가 버나드 쇼(B Shaw)였다. 이러한 평가와는 극히 대조적으로 칼 마르크스는 미국을 “가장 어리지만 서방의 가장 강력한 대변자”로서, 그리고 사회민주주의의 대 이론가 칼 카우츠키(K Kautsky)는 “자본주의권(圈)의 가장 자유스러운 나라”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미국은 이렇게 넓은 의미의 문화적 영역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을 혁명이나 개혁을 통해서 극복하려 했던 사상가들로부터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평가는 ‘10월 혁명’을 거친 소련에서도, 또 나치독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령 재즈나 스윙음악을 소련에서는 ‘부르주아적 퇴폐문화’로서, 나치독일에서도 ‘흑인과 유대인적인 천박성’으로 공격받고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산업분야에 있어서 미국이 보여준 창발성이나 현대성은 열심히 따라 배워야 할 모범으로 간주되었다. 미국의 대량생산 조직방식인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가 소련에서는 ‘과학적 노동조직’으로 개칭되어 적극적으로 도입되었고, 독일의 자동차 개발연구자 포르셰(Porsche)는 1936년 디트로이트의 포드 자동차공장을 견학하고 독일의 국민차 대량생산 체제를 준비하였다. 이렇게 ‘좌냐 우냐’라는 일반적 통념에 따라 재단될 수 없는 미국에 대한 평가의 핵심에는 미국은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정신적으로나 문화적으로는 빈곤하다는 판단기준이 대체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유럽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19세기 중엽부터 본격화된 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 불리한 정세는 동북아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반응을 낳았다. 동도서기(東道西器)적 발상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즉고매한 동양의 정신을 계속 함양시켜 이를 근본으로 삼으면서 이에 서양(미국)의 산업과 기술을 잘 결합시킨다면 동양은 서양(미국)이 낳은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를 극복해서 모순 없는 진정한 의미의 근대성을 인류 앞에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40년대 일본에서 나타났던 ‘근대의 초극(超克)’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사고유형은 오늘날에도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물질도 정신도 미국의 그것을 그대로 복사해 보겠다는 태도와는 분명히 다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금까지 보여준 사회상은 특히 유럽의 정신사 속에서 항상 긍정과 부정, 그리고 애증(愛憎)을 기록해 왔으며 지금도 이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9·11’은 개인의 자유, 다원주의 그리고 관용을 기초로 한 미국의 민주주의 장래에 비관적인 전망을 낳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 Baudrillard)는 그와 같은 엄청난 사태는 힘을 자제할 줄 모르는 초대강국 미국 스스로가 초래했으며 이는 사람들의 본능 속에 내재하고 있는 상상력의 폭력이지만, 그러나 타인의 불행을 보고 생기는 어떤 고소한 감정까지도 묘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솔직히 표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전에 대서양을 넘나들며 미국과 유럽을 연결했던 미국의 거대한 상선회사가 ‘세계는 작다, 오직 미국만이 크다’라는 광고문구를 사용했던 적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세계화’로 표현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 보다 더 적합한 내용일 수도 있다. 동서냉전 종말이후의 미국은 이 지상의 어떠한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막강하다. 그러나 전체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에 비추어 볼 때 미국도 여전히 하나의 작은 나라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은 분명 작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평화의 실현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큰 가치 앞에 미국과 함께 서 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성품은 결코 아니다. 우리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 항상 다시 발견되고 또 비판적으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 미완성품일 뿐이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101세 무용수 트라비스 브로드웨이 무대 올라

    101세 뮤지컬 무용수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다시 오른다. 지난 1918년 이 무대를 처음 밟았던 무용수 도리스 이튼 트라비스가 10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18·19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에이즈 퇴치 기금 모금을 위한 갈라쇼를 여는 뉴암스테르담 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녀 자신은 이날 무대 바닥을 내려보며 “옛날 내가 탭 댄스를 추던 당시와 같은 마루판”이라고 감회에 빠져들었다가 “뮤지컬 코미디를 처음 시작한 이 무대에 다시 서게 돼 매우 떨리면서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트라비스는 14세때 뮤지컬 프로듀서 플로렌츠 지그펠트가 ‘지그펠트 걸’ 로 불리는 미녀 무용수들을 동원해 인기를 끌었던 화려한 무대 ‘지그펠트 폴리스’의 일원이 된 후 활동 영역을 넓혀나갔다.29년 ‘싱잉 인 더 레인’은 원래 그녀를 위해 작곡됐다가 50년대에 진 켈리와 데비 레이널즈 주연으로 영화화됐다. 트라비스 자신도 20년대 여러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20여년전 미당 선생의 추억 아련 1980년대 5월 무렵이었다. 소위 ‘80년의 봄’으로 불리던 그때 나는 복학생 신분이 되어 뒤늦은 나이에 마지막 남은 학기를 채우려고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학교를 다니던 중이었다. 오후를 갓 넘긴 시각에 대학교 정문에서 시인인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을 우연히 조우하게 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내려오고 선생은 이제 막 학교로 올라가면서 서로 엇갈리는 식이었다. 미당 선생은 내가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어어, 하고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더니 가방을 들지 않은 한 손으로 덥석 내 손을 잡았다. “자네, 잘 만났네.” 내가 무슨 일인가 싶어 작은 눈을 크게 뜨자 미당 선생이 말을 이었다. “자네, 지금 바쁜가?”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면 잘 됐네. 자네 여기서 오분만 기다려 줄 수 있겠나?” “예, 그러지요.” “딱 오분일세. 내 얼른 학교에 올라가서 휴강하고 옴세.” 미당 선생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갔다. 나는 도대체 선생에게 무슨 황급한 일이라도 생긴 것이랴 싶어 얼마간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은 10분이 채 못 되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아직도 헐떡이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나에게 물었다. “자네, 여기 연못시장에 대해 잘 안다면서?” “예, 알기야 압니다만….” 무슨 뜬금없는 연못시장인가 싶어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미당 선생은 다시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잘 됐네, 자, 연못시장에 가보세.” “아니, 이런 벌건 대낮에요?” 미당 선생은 얼굴 전체에 주름이 지도록 특유의 너털웃음을 활짝 터뜨렸다. “와하핫, 이 사람아, 자네하고 나 사이에 술 마시며 노는 자리에서 어디 낮밤을 따진 적이 있었던가?” 하기는, 얼마든지 맞는 말이었다. 미당 선생은 일찍이 내가 1960년대 미아리에 있던 서라벌예술대학에 다닐 무렵부터 시를 배운 스승이기도 하였는데, 돌이켜 보면, 바로 1학년에 갓 입학한 신입생 때부터 우연찮게 선생과 술자리를 어울리기 시작하여 2학년이 되어 군에 입대할 때까지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술자리를 함께 했던 터였다. 주로 길음시장 안에 있는 소위 니나노집이라고 부르는 막걸리집을 드나들었는데,30,40대의 나이든 여인들이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흘러간 유행가도 불러주고, 입에 안주도 넣어주는 집이었다. 그런 집에서 어쩌다 내가 술집여자의 가슴에 손이라도 넣거나 아니면 입이라도 맞추고 있노라면 미당 선생은 대번에 쯧쯧, 혀를 찼다. “어허, 쯧쯧, 스승도는 되는데 제자도가 안되구먼 그랴.” 미당 선생은 고작해야 옆에 앉은 술집여자의 손이나 조물거리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혀를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나를 귀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미당 선생과 나 사이에 이따금 이시영 시인이 합석을 하고는 했는데, 이시영보다는 일찍부터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출신으로 니나노집 문화에 호가 난 나를 선생은 더 귀여워해주었다. “자네를 보면 말이야, 꼭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거든.” 미당 선생은 어쩌면 나의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모습에서 선생의 대표시이기도 한 ‘자화상’의 한 구절을 돌이키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이마우에 언친 시(詩)의 이슬에는/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병든 숫개마냥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선생은 내가 위악적으로 놀면 놀수록 그런 내 모습에서 젊어서 힘든 시절의 선생의 시의 이마를 적셔내리는 몇 방울의 피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각설하고, 중대부속고등학교 교정에서 새어나오는 라일락 향기가 나른한 봄날 오후의 흑석동 길을 걸어, 이제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된 선생과 서른을 훌쩍 넘긴 제자가 다시 한번 위악적인 악동이 되기 위하여 연못시장을 찾았다. 연못시장이란 흑석동 시장과 배수장 사이에 있는 술집거리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길음시장 안의 니나노집과는 달리 비교적 젊은 여자들이 술도 팔고 노래도 하는 곳이었다. ●외로움과 눈부심을 알게 했던 연못시장 연못시장은 시쳇말로 집창촌처럼 드러내놓고 몸을 파는 식은 아니었지만, 술집 아가씨들과 서로 눈만 잘 마주치면 얼마든지 하룻밤의 연애도 가능한 곳이었다. 대학시절의 한때 나는 퇴폐주의나 탐미주의에 깊이 빠져 아예 그런 연못시장 안에 있는 개선여인숙의 3층에 월세로 방을 빌려 산 적이 있어서, 술집 아가씨들과는 손님의 관계를 떠나서 옆집 오빠처럼 누구와도 친한 사이이기도 했었다. 연못시장 안의 목포집이라는 곳에서 옆에 아가씨들을 끼고 앉자, 미당 선생은 단숨에 술 한 잔을 넘기고 나서 지그시 눈을 감더니 참으로 행복한 표정이 되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내 남은 생애를 불쌍히 여기셔서 오늘 자네를 나한테 보내주셨네.” 미당 선생의 한 마디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슴 한 곳이 찌르르, 아파왔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나이가 들면 찾아온다는 저 깊은 외로움과 눈부심을 함께 보았을 것이었다. 미당 선생은 그렇듯 외로움과 눈부심이 함께 깃든 표정으로 나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자 드세나. 더군다나 지금은 봄이 아닌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일세.” 내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에 감탄을 하자, 미당 선생은 와하핫,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사연이 있거든. 동리 있잖은가, 왜, 자네 소설 스승 동리말이야. 그 동리가 아직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원래 시를 썼었거든. 시인이 되겠다고 말일세. 그런 어느 날 동리가 나를 찾아와서 시를 썼다면서 외우지 않겠나. 그래서 들어보니 과연 좋더라고.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운다니 얼마나 좋나. 암, 꽃이 피면 벙어리도 마땅히 울어야지, 내가 탄복을 해서 몇 번이고 그 구절을 암송하자, 자세히 듣던 동리가 손을 휘휘 내젓는 걸세. 그게 아이라, 그게 아이라, 벙어리도 꽃이 피면이 아이라 꼬집히면 인기라. 벙어리도 꼬집히면 운다, 알고 보니 꽃이 피면이 아니라 꼬집히면이었던 게야. 그래서 동리에게 내 당장에 시를 집어 치우라고 호통을 쳤지. 동리가 마침내 유명한 소설가가 된 데는 내 덕도 있을 걸세.” ●시장대신 푸짐한 먹자골목이 김동리 선생의 ‘꼬집히면’을 흉보던 그때부터 다시 훌쩍 스물 몇 해가 흘러가버린 지금 미당 선생은 물론 김동리 선생마저 세상을 달리 하여 먼 곳으로 떠났고, 연못시장 또한 술집거리의 기능이 아예 폐쇄된 채 빈민가가 되어 재개발을 기다리는 운명이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연못시장 어디에도 이제는 저녁마다 화려한 한복을 떨쳐입고서 목청껏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대던 꽃다운 아가씨들은 자취도 없고, 죽음 같은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바로 그런 적막 속에서 얼핏 미당 선생의 쯧쯧, 혀를 차는 소리를 들었다. “이 사람아, 쯧쯧, 더 이상 뭘 찾겠다고 아직도 연못시장을 헤매나?” 연못시장은 사라졌지만, 대신에 연못시장 주변으로는 서민들의 땀내가 물씬 풍겨나는 맛집들이 먹자골목을 이루며 처마를 맞대고 이어져 흑석동시장까지 뻗어 있다. 생고기집, 돼지갈비집, 횟집, 풍천장어집, 떡볶이집, 라면집, 치킨집, 모둠전집, 순대집…. 엉터리생고기(02-814-3376)는 동작대로의 흑석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흑석동 시장으로 가는 골목 안에 있는 생고기전문집이다. 엉터리생고기는 정육점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삼십대 초반의 잘생긴 젊은이가 주인이다. 중고등학교 때 날렸던 씨름선수 출신인 하윤철씨는 역시 씨름선수 출신인 친구 박영준씨와 함께 사이좋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기의 질이며 양은 대한민국의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자부심은 일찍이 독산동 도매시장에서 83호점을 운영하던 하윤철씨의 어머니 김정순씨로부터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다. ●고기맛 보려면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엉터리생고기는 저녁 무렵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일도 예사인데, 그렇듯 손님이 몰리는 데는 무엇보다도 푸짐하면서도 싱싱한 생고기에 이유가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암퇘지만을 사용하는데, 그이는 고기의 깊은 맛을 알려면 반드시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먹을 것을 강변한다. 뭔가 고기에 양념을 하거나 와인 따위로 숙성을 하는 식은 고기 자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엉터리생고기는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소고기 또한 특수 부위가 전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생항정살, 생갈매기살, 생오겹살, 생삼겹살, 생목삼겹살, 돼지등심의 끝부분에서만 나오는 가브리살 등이 1인분 300g에 7000원인데 세 명이서 2인분만 시켜도 충분할 만큼 양이 풍성하다. 돼지 한 마리라는 돼지고기 모둠에는 위에 나오는 여러 부위가 다 들어 있는데,1㎏에 2만원으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소고기의 경우 갈비에서 뼈를 추려낸 갈비본살이 1인분 300g에 1만 3000원, 안창살, 토시살, 차돌박이, 등심, 육회 등이 1만 5000원에다가 보리소 한 마리라는 소고기 모둠에는 역시 여러 부위를 모아서 1㎏에 4만원인데, 이 또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생고기를 불판에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낸 다음 참기름에 적셔 파무침을 얹어 마늘을 더해 상추며 깻잎에 싸먹는데, 생고기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나는 느낌이다. 불판의 중심에 올려놓게 되어 있는 된장찌개는 손님이 원하는 한 얼마든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동작대로에서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부산오뎅(02-821-1159)이라는 작은 규모의 일본식 선술집이 있다. 중년답지 않게 앳되어 보이는 오경자씨가 주인인데, 언젠가 일본에 갔다가 불과 서너 명이 들어서면 꽉 찰 것 같은 선술집의 작고 아담한 규모에 매력을 느껴 마침내 일본식 선술집을 차린 것으로, 밀창문을 들어서는 순간, 아아, 여기에 미당 선생이 함께 있다면 하는 뜻밖의 아쉬움이 들었던 곳이다. 미당 선생이라면 분명히 신명이 나서 나에게 일본술을 마시는 여러 가지 복고조의 방법들을 일러주었을 터이다. “이 히레소주란 건 말씀이야, 일본말로는 히레사케라고 하지. 소주를 한소끔 가볍게 끓여내어 복어 지느러미를 넣고 이번에는 라이터로 불을 붙여 잠깐 알코올의 나쁜 기운을 걷어내는데 말씀이야, 정종대폿잔에 가득 부어 훌훌 마시면, 아랫배에서부터 차츰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간다 이 말씀이야. 추운 겨울에는 언몸을 녹이는 데 최고거든. 어디 몸뿐이겠는가? 허방이라도 짚듯 자꾸 마음이 허전한 이들한테도 최고지.” 부산오뎅이 더 반가운 것은 히레소주가 정종대폿잔으로 한 잔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다. 강남이나 명동 같은 여느 번화가 거리의 오뎅집이 똑같은 잔에 8000원인 데 비하면, 이게 무슨 횡재냐 싶게 거의 공짜 같은 기분이 된다. 게다가 탁자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유부, 맛살, 곤약 등 10가지 오뎅들은 한 꼬치에 1000원이어서 히레소주나 히레정종의 안주 삼아 하염없이 먹어도 값이 몇 천원밖에 되지 않는다. 술 종류는 이밖에도 정종대포, 냉정종 등의 일본술 외에도 소주나 청하, 천국, 백세주며 맥주 같은 우리 술도 다양하게 있다. 안주 또한 오뎅 이외에도 오징어데침, 고등어구이, 열빙어구이, 계란찜, 번데기, 은행구이 등이 있는데, 각각 7000원이다. ■ 15일자부터…새 연재 ‘서울이야기’ 지난해 9월부터 연재돼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이 8일자로 막을 내립니다. 맛깔스러운 음식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낸 송기원 선생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15일자부터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진이 전하는 ‘서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서울 이야기는 서울의 숲과 강, 애완동물과 이웃, 시민에게 다가가는 화장실 문화 등 서울에 관한 다양한 토픽을 소개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정신나간’ 질주

    정신병력이 있는 40대 학원차량 운전기사가 발작증세를 보이며 고속도로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충남 서천∼전북 군산 구간에서 구모(41·학원차량기사·충남 태안읍)씨가 학원차량인 이스타나 승합차를 타고 시속 160㎞로 지그재그로 달리며 난폭운전을 했다. 운전자들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순찰차 3대를 투입해 정지신호를 보냈으나 구씨는 이에 불응하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구씨는 자신의 승합차를 향해 추격해 오는 순찰차를 계속 들이받으며 1시간 동안 60㎞를 더 달아나다 고창군 대산면 율촌리 부근에서 바퀴에 펑크가 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구씨는 수차례 정신이상으로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었으나 2년 전부터 충남 태안군 태안읍 모 영어학원 운전기사로 근무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해당 영어학원 원장은 “구씨에게 정신병력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 지난 2년 동안 학원차량을 운전하면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책꽂이]

    |경제·실용| ●준비된 아이가 성공한다(김숙희 지음, 아이북 펴냄) ‘초등학생 학습혁명’으로 알려진 저자가 전해주는 공부 및 생활습관 틀잡기 가이드. 맹목적 선행학습보다는 공부·생활 습관이 읽기나 쓰기, 수 개념과 함께 꼭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9800원. ●여자는 왜?(송영주 지음, 시아출판 펴냄)남성과는 전혀 다른 신체구조를 가진 여성이 일생을 통해 겪게 되는 정신적·신체적 질병에 관해 여성 의학전문기자가 꼼꼼하게 짚은 현장 보고서.1만원. ●당신에게 사겠습니다(지그 지글러 지음, 김영사 펴냄)세계적인 세일즈 컨설턴트가 들려주는 세일즈의 기본 원칙. 세일즈에 우연은 없으며,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동기부여만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진리를 현장사례와 함께 들려준다.1만 4900원. ●브랜드 발전소(스콧 베드버리 지음, 이레 펴냄)삼류 브랜드였던 나이키와 스타벅스를 세계 초일류 브랜드로 부각시킨 저자의 글로벌 히트 브랜드 성공 비법. 강한 브랜드를 키우는 8가지 원칙을 제시한다.1만2000원. |유아·아동| ●누구야?(정순희 지음, 창비 펴냄) “바구니 안에 누구야? 수선쟁이 병아리”,“신발 속에 누구야? 시침 뚝 이구아나” 등 한 문장씩 짧은 문답형으로 진행되는 예쁜 그림책. 지은이가 직접 바느질한 화사한 전통 조각보 그림에 아이들의 마음도 분통처럼 환해질 듯.3세까지.8500원. ●미술관 1 2 3(메트로폴리탄미술관 기획, 베틀북 펴냄) 아이들의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수(數)개념을 명화를 감상하며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파스텔, 유화, 에칭 등 다양한 기법의 명화들을 통해 미술표현력도 아울러 키울 수 있다.3세까지.1만원. |초등·청소년| ●동시가 맘을 울려요(박길순 지음, 세계문예 펴냄) 나비, 단풍잎, 친구, 편지 등 생활 속 소재들을 끌어안은 다정다감한 동시집. 바로 노래가 될 것처럼 운율이 뛰어나다. 지은이는 199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초등저학년.8000원.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버지니아 매케너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두레아이들 펴냄) 돌고래 로키가 수족관에서 다시 바다로 돌아가 자유를 되찾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눈부시게 맑은 날, 돌고래 우리의 문이 열리는 장면 등은 매우 감동적이다. 초등생.8800원.
  • 똑똑해진 청소용품 겨울때 깔끔히

    똑똑해진 청소용품 겨울때 깔끔히

    스팀이 나오는 청소기, 초극세사 걸레, 세제 없이도 기름때가 닦이는 매직 블록, 저절로 청소해주는 로봇 청소기……. 걸레가 똑똑해졌다. 쓸모 없는 헝겊이나 수건에 물을 적셔 사용하던 기존 걸레와 달리 찌든 때 제거에 알맞게 만들어진 다양한 청소용품들이 등장해 봄 맞이 대청소에 나선 주부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청소철 맞아 하루 평균 1500건 팔려 3월이 되면서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는 다양한 청소용품들이 하루 평균 1500건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 ‘스팀 청소기’는 인터넷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청소용품으로 G마켓에서는 단일 품목이 1,2월에 4000여개나 팔려 나갔다. 스팀이 나오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는 무게가 가볍고, 고온 스팀이 진드기·곰팡이 등을 제거시켜 줘 30∼40대 주부들에게 인기가 좋다. 가격은 7만∼8만원대로 걸레로 힘들여 청소한 것보다 효과가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세제를 묻히지 않아도 섬유걸레에 비해 먼지가 잘 닦이는 ‘초극세사 걸레’,‘매직 블록’은 가격이 저렴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초극세사 걸레’는 마른 상태로 침대·장롱 등의 가구 틈새에 낀 먼지를 제거하거나, 물을 묻혀 장판 또는 벽지에 묻은 검은 때를 제거할 때 쓰인다.10개들이 한 세트에 9900원 정도. 서서 앞뒤로 밀어내며 바닥을 닦는 일반 밀대 청소기에 끼워 사용할 수도 있다. 패드 두 장과 밀대 청소기가 함께 들어 있는 세트가 7800원 정도. ●면보다 흡수력 뛰어난 소재도 많아 면보다 흡수력이 좋은 ‘마이크로파이버’ 소재를 사용한 ‘매직블록’은 필요한 만큼만 잘라 물을 묻힌 후 사용하면 누렇게 된 주전자, 컴퓨터 모니터, 욕실의 묵은 때를 쉽게 지워낼 수 있다. 블록 56개와 집게가 들어있는 한 세트를 5000원 안팎에 살 수 있다. 가전제품 외에도 장판이나 벽지의 낙서, 신발 등에 묻은 때를 그때그때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는 ‘청소전용 티슈’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한 팩에 165장이 들어 있으며,3팩이 한 세트로 1만 3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용도에 따라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개발된 아이디어 청소도구들도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청소하기 까다로운 유리창 청소에 알맞게 개발된 ‘양면 유리창 청소기(7만 9000원대)’는 2개의 유리창 청소기가 끈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각각 한 개씩 양쪽 팔목에 끼고 지그재그 모양으로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닦아내면 안쪽과 바깥쪽 유리창을 동시에 닦을 수 있다. ●아이디어 청소용품 인기 높아 로봇 청소기는 가격이 30만원대 이상으로 비싼 편이지만 청소에 부담을 느끼는 바쁜 부부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마루, 타일, 카펫 등을 자동으로 청소해준다. 욕실과 주방 청소는 세균까지 말끔하게 없애야 하기 때문에 곰팡이 제거제, 소독용액 등 다양한 종류의 세정제가 사용된다.‘애경 홈크리닉 팡이제로’,‘옥시싹싹 곰팡이제거’,‘LG 홈스타 곰팡이용’ 등이 있으며 3000원에서 3500원 정도면 살 수 있으며 거품으로 분사하기만 하면 살균효과를 편리하게 볼 수 있다. 욕조, 세면대, 타일 청소시 집안에서 상처 소독용으로 쓰이는 외용액을 희석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때가 잘 벗겨지지 않는 타일 틈새와 실리콘을 세척할 때는 락스에 적신 종이타월을 실리콘이나 타일 틈새에 올려놓은 뒤 하룻밤이 지난 뒤 떼어내면 된다. 단백질 때가 묻어 있는 변기를 닦을 때는 락스 또는 김빠진 콜라를 사용해도 좋다. 먼지 잡는 청소용품도 있다. 롯데마트에는 먼지가 잘 붙는 재질로 만들어진 ‘신바람 먼지킬러(2300원)’, 진공청소기 사용 시 날리는 먼지뭉치와 꽃가루를 없애주는 ‘스프레이 전용 청소포(4200원)’ 등이 나와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중매쟁이 나선 주지스님

    중매쟁이 나선 주지스님

    “맑은 절 공기를 쐬면서 선남선녀가 좋은 인연 맺길 바랍니다.” 휴일인 27일 오전 초면의 남녀 10여명이 부처님이 내려다 보고 있는 대웅전에 모여 앉았다. 이들은 앞에 앉은 상대의 눈길도, 뒤에 앉은 가족의 헛기침 소리도 부담스러운 듯 말을 아꼈다. 그러자 스님은 “부부의 연은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니 서로를 자꾸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렇게만 앉아 있으면 더 어색해지니 주위를 함께 걸어보라.”고 권했다. ●부처님 앞에서 부부인연맺기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 대성사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선남선녀 인연맺기 특별법회’가 열린다. 만남을 주선하는 ‘커플매니저’는 다름아닌 주지 혜철(47) 스님이다. 처음 만난 남녀는 스님의 말씀에 힘을 얻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수줍은 미소를 서로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부부의 연은 1겁의 연인데 1겁이란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져 바위를 뚫을 때까지 걸리는 무한대의 시간이니 그만큼 소중하다.”면서 “만남이란 소중하지만 인연으로 쌓아가기 위해선 너무 쉽게 상대방을 판단하지 말고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살펴보라.”고 충고했다. 대전에 사는 유통회사 직원 이석호(32)씨는 “이색 법회가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 어머니와 누나를 모시고 찾았다.”면서 “스님이 이렇게 나서기 쉽지 않을텐데 아무 대가없이 자리를 마련해주고 좋은 말씀도 해주셔서 꼭 좋은 인연을 만날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역시 가족과 함께 전북 익산에서 온 초등학교 교사 엄모(27·여)씨는 “집안이 엄해 이제까지 남자친구 한번 사귀어본 적이 없는데 부처님 앞에서라면 건강하고 착실한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충남 공주에서 찾아온 30대 중반의 남성은 “여섯살짜리 딸과 함께 가족의 인연을 맺을 사람이 어디 없겠느냐.”고 재혼 상대를 물색했다. 이들은 법회에 이어 한 시간 남짓 자기소개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함께 점심 공양을 했다. 당장 맺어진 짝은 없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스님을 통해 연락하기로 했다. ●3주만에 회원 270명… 문의전화 쇄도 선남선녀의 특별법회는 스님이 지난 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옥천 대성사 따뜻한 만남(cafe.daum.net/dasungsa)’이란 ‘중매카페’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이날은 지난 13일과 20일에 이어 세 번째로, 지금까지 모두 70여명의 남녀가 맞선을 봤다. 몇몇 커플은 벌써부터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카페나 전화로 신청하면 특별법회에 참석할 수 있다. 카페는 문을 연지 3주 만에 27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하루 30여통씩 문의전화도 쏟아진다. 심지어 한 결혼정보회사는 스님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하기도 했다. 스님은 “짝을 찾아달라는 옥천군청 여직원의 부탁을 계기로 아예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 “부부의 연을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져 안타까운데, 부처님의 인연으로 맺어진다면 쉽게 헤어지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글 사진 옥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北 核보유 공식선언 파장] 北은 이란보다 한수아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을 ‘평가절하’하는, 그래서 북한·이라크·이란 등 ‘악의 축’ 3개국 가운데 유독 북한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북핵문제가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대외정책은 ‘중동의 민주화’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을 치렀고, 이라크전을 치르고 있으며,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4년만에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로서는 북한과 또다른 전선을 형성할 만한 외교적·군사적 여력이 없다. 특히 북한은 이라크나 이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군사적 강국이다. 북한의 공격은 남한에서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낼 수 있다. 둘째는 북한 핵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다. 지난해 1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영변을 찾은 미국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평양당국이 ‘핵 억지력’이라고 제시한 플루토늄 분말과 덩어리를 보고 나서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능력을 갖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셋째는 북한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의 군사전략상 한계 때문이다. 설령 북한이 일부에서 추정하는 대로 핵무기를 8,9기까지 보유했다 하더라도 군사학적으로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졌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핵물질을 보유했더라도 이를 탄두로 만들고 미사일에 실어 날라야 위협이 되는데, 북한은 그같은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은 실험 발사에서 실패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능력은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 정도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의 신뢰성 상실도 평가절하의 주요인인 것 같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비난할 때마다 극심한 ‘언어의 인플레이션’을 보여줬다. 또 말 자체의 표현뿐만 아니라 북한의 습관적인 ‘벼랑끝 전술’도 드러날 만큼 드러난 상태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이 직접 나서 이란 핵 문제의 위협성을 강조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국무부의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 선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미온적’ 반응을 지적하며 이란 핵 문제와의 형평성을 제기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다른 나라, 다른 지역, 다른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아직 개발 단계지만, 북한은 이를 넘어 확산의 단계이고 ▲이란 핵 문제는 해결 틀이 없으나 북한에는 이미 6자회담이라는 틀이 있다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親朴 vs 反朴’ 갈라진 한나라

    한나라당내 박근혜 대표 지지그룹과 비토그룹의 갈등이 심상찮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연찬회를 계기로 ‘반박(反朴)’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전여옥 대변인이 박 대표를 공격했던 의원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친박(親朴)과 반박(反朴)그룹간에 본격적인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제천연찬회에서 박 대표를 비판했던 정의화 의원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몇 개월 동안 박 대표의 행보를 보면서 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자란 큰 며느리가 생각났다.”면서 “제가 아는 박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에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에서 ‘제왕적 총재에게서 배운 것이 군왕적 대표냐.’고 힐책했다.”며 박 대표를 비판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난 두 번의 대선 실패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 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총재의 측근들이 지금은 자기가 했던 말과 행동을 잊은지 모르지만 언론과 우리 당원들은 분명히 기억한다.”며 전 대변인을 이 전 총재의 측근들에 빗대고, 전 대변인의 비판을 박 대표에 대한 과잉충성으로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연찬회에서 인간적 신의가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새삼 생각하게 된 소회를 밝힌 것에 불과하다.”며 “저들이 한나라당을 위해 박 대표를 비판했다면 나 역시 한나라당을 위해 저들의 신의없는 행동을 비판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내에선 “전 대변인이 없는 말을 만들어 낸 것도 아니지 않으냐.”며 전 대변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중도성향의 한 재선의원은 “전 대변인이 논평을 낸 것도 아니고, 개인적 소회를 밝힌 것에 불과한데 무리를 지어 전 대변인을 공격하는 걸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이른바 ‘반박’ 그룹은 박 대표와 전 대변인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들은 그동안 당을 위해 무얼 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반박’ 그룹을 몰아세웠다. 박 대표측은 제2창당에 버금가는 당 쇄신 프로그램을 마련, 당내 분란을 수습하기 위한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11일 염창동 당사에서 ‘연찬회 후속 대책회의’를 열어 당쇄신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박근혜 대표도 이날 행정수도이전특위를 직접 주재하고 특위위원들과 수도이전 후속대책에 대해 논의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데이비드 란츠 내한공연

    데이비드 란츠 내한공연

    뉴에이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대가 신년 초 일찌거니 마련된다. 조지 윈스턴과 함께 뉴에이지 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란츠(55)가 온다. 새달 10일 오후 3시와 7시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이번 내한공연에서 란츠는 조지 윈스턴의 ‘Thanksgiving’과 더불어 뉴에이지 음악의 양대 명곡으로 얘기되는 ‘Cristofori’s Dream’을 비롯해 ‘Return to the heart’‘Leaves on the Seine’‘A Whiter Shade of Pale’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지그시 눈을 감고 풀꽃같은 향기의 선율에 취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듯. 이번 무대의 ‘포인트’는 또 있다. 인기 뮤지컬 ‘명성황후’의 히로인 소프라노 김원정이 특별손님으로 출연해 크로스오버 무대에 꽃을 피울 태세다. 김원정은 보기 드물게 크로스오버 장르에 관심을 가진 성악가. 두 사람의 호흡에 어떤 빛깔의 무대가 빚어질지 기대들이 크다. 1950년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란츠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1세대. 시애틀합창단의 피아노 반주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4세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했다. 뚜렷한 기량을 뿜지 못하다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1983년 데뷔앨범 ‘Heartsounds’를 발표하면서부터.1998년 선보인 ‘Cristofori’s Dream’이 1988년 빌보드 뉴에이지 차트에서 21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뉴에이지 음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새달 12일 오후 3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13일 오후 4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도 연주회를 갖는다.(02)599-5743.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깨끗한 회사’로 확 바뀌었다. 한전은 그동안 전기공사 시공업체와 각종 민원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불미스러운 일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부패근절을 위한 1년간의 ‘치밀한 작전’ 덕분이다. ●수년째 하위권에서 획기적인 변신 지방도시에서 전기시설 시공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초 한전의 지방사업소로부터 5000만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서 사업소의 중간 간부에게 200만원을 사례비로 전달했다.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30만원짜리 선물에 30만원어치 상품권을 보태 선물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사업장 근처에 있는 전신주에 문제가 생겼다. 신고를 받고 나온 현장 직원이 신속한 처리를 대가로 웃돈을 요구했다. 그는 답답한 노릇이었지만 5만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고 한전 중앙본부의 부패실태 조사반에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부패 사례는 이미 옛일이 되고 말았다. 한전은 국무총리실 산하 부패방지위원회가 민원인 7만 5317명을 대상으로 2004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1년 사이에 가장 많이 향상된 기관 1위로 선정됐다. 한전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92점. 전년도에 비해 2.92점이 올라 향상도가 313개 정부부처·자치단체·공기업 등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청렴도 점수는 조사대상 평균보다 0.26점 높았다. 한전은 2003년엔 5.80점,2002년엔 4.47점으로 수년째 하위권을 맴돌던 처지에서 종합 4위로 올라섰다. ●투망식 부패방지 작전 한준호 한전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깜짝 놀랐다. 한전이 해마다 실시하는 부방위의 청렴도 조사에서 바닥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인허가 업무가 그리 많다고 이렇게 썩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직원은 부패의 실상에 대해 무감각한 모습이었다. 부패를 뿌리뽑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지경이었다. 한전은 전국 사업소에서 가장 청렴하다고 소문난 과장급 직원 18명을 뽑아 감사실에 배치하고 부패방지팀을 만들었다. 전권을 부여받은 18명은 1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우선 의식을 바꾸고 제도를 보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전국 239개 사업장을 돌면서 1만 70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패방지에 대한 정신교육을 했다. 소장급 간부 271명은 추가로 불러 거래업체와의 관계 등에 대해 별도교육을 했다. 일반 연수에도 부패방지 시간을 배정했고, 사이버교육도 수시로 했다. 이쯤되자 직원들의 입에서는 “부패라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어 청렴계약 규정을 만들었다. 이를 어긴 입찰업체에는 2년 동안 입찰자격을 제한했다.300만원 이상의 공사에 대해서는 전자입찰을 실시했고, 수의계약의 범위를 200만원 이하로 줄였다. 모든 공사에는 표준집을 만들어 그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표준집은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도 채택할 정도로 우수하게 만들어졌다. 부패방지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에 대해 집중적인 감찰활동을 했다. 한전에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는 신규 전기공사를 한 건물 등을 대상으로 한 사용전 점검 업무다. 한전의 인증이 떨어져야 전기계량기를 설치하고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사업주들은 점검을 나온 한전 직원에게 1만∼15만원의 수고비를 주고 서둘러 인증을 부탁하곤 한다. 암행감찰반은 전국을 돌면서 4건의 부패현장을 적발했다. 부조리 신고전화에 신고하면 포상금도 지급했다.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 직원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강도의 부패방지 교육이 효력을 나타냈다. 우선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회사는 직원들의 고소득을 보장하는 대신에 그에 걸맞은 능력과 품위를 요구했다. 이어 불우이웃돕기, 헌혈행사, 자원봉사 등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원들도 ‘봉사참여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한 사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깨닫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패방지팀 관계자는 “기업부패의 폐해를 직원들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함으로써 회사 방침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치밀한 계획을 짠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해 관광명소로 변모 한국전력은 지난해 서해상에 세계적인 볼거리 하나를 만들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에 국내 최대용량의 화력발전소 2기를 지었고, 발전소에서 경기도 시흥까지 세계최대 규모의 해상 송전선로를 완공했다. 영흥발전소는 해마다 전력부족으로 공급 중단의 위험에 놓이는 수도권 지역에 차질없는 전력공급을 책임지게 됐다. 기존의 50만㎾급 화력발전소에 비해 출력을 60% 이상 향상시켜 국내 최대용량인 80만㎾급 발전소로 건설됐다. 그러면서도 연료는 석탄을 사용, 액화천연가스(LNG)에 비해 연료가격을 3분의1로 낮췄다. 연간 5873억원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첨단공법으로 친환경시설도 잘 갖춰 1999년 착공 당시 온수 배출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깨끗이 잠재웠다. 한국전력과 발전소 운영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은 1716억원을 들여 선제대교와 영흥대교도 지어 지역주민들로부터 대환영을 받고 있다. 영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까지 공급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해상송전 선로도 일반인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발전소에서 대부도와 시화호를 거쳐 신시흥변전소까지 78㎞ 구간에 600m 간격으로 송전탑 137기를 세운 것이다. 대부도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높이 솟은 탑이 장관을 이룬다. 해상구간 송전탑의 높이는 세계 최고인 170m에 달한다. 송전탑에 겹겹이 걸쳐져 지나는 전선의 길이는 자그마치 1900㎞로, 서울과 제주(452㎞)를 네번 왕복할 수 있다. 이같은 규모의 송전탑 건설을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기술로 꼽힌다. 우선 송전탑의 간격이 일반 송전탑의 간격(350m)보다 훨씬 길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고장력 내열전선’ 덕분이다. 또 태풍이나 지진, 파도, 염해 등 해상의 악조건에도 송전탑이 바다 속에서 끄떡없이 지탱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신공법과 특수자재의 역할이 크다. 시화호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철 구조물의 겉은 모두 특수코팅 처리했다. 영흥발전소와 해상선로 건설은 5년4개월이나 걸린 난공사였다. 총 사업비는 2조 3174억원, 연간 작업인원만 275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발전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상을 관통하는 놀라운 건설공법으로 연간 9623억원의 외화를 절감했다. 한국전력 홍혁 홍보실장은 “한마디로 신기술 개발과 환경보호, 외화절약의 3박자를 모두 만족시킨 대역사(大役事)”라면서 “우리나라와 한전의 큰 자랑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공기업의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한준호(59) 한국전력 사장은 요즘 공기업들 사이에 불고 있는 윤리경영과 구조조정 바람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부패방지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한전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한전의 모든 가족들과 함께 축하받고 싶다.”며 뿌듯하게 여겼다. 한 사장은 이어 “한전은 수년 안에 글로벌 에너지그룹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걸맞은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면서 “우선 윤리경영과 열린경영을 정착시켜 구태의 이미지를 벗는 것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지역사업소에도 책임경영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최근 과장에서 부장으로 세 직급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킬 수 있는 권한을 사업소장에게 위임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경우 2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도 혹서기(7∼8월), 혹한기(1∼2월)에는 일반 가구와 달리 단전을 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난 5년을 끌어온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배전(配電)분할 추진의 중단’으로 가닥이 잡히자 필리핀, 중국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 사장은 “한전이 현재 필리핀 전체 발전의 14%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세부(Sebu)섬에 지을 20만㎾급 화력발전소를 세계 신혼부부들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재임 중 그의 꿈은 중국 전역에 건설될 30기의 원전 사업을 한전이 주도할 수 있는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중견 서양화가 이두식 홍익대 미술대학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중견 서양화가 이두식 홍익대 미술대학장

    새벽 5시. 붓을 든다. 눈을 지그시 감는다. 묵직한 고요가 찾아온다. 몇 갈래로 가슴을 후벼판다. 자진모리에서 휘모리로 돌아 이내 절정에 이른다. 붓이 춤춘다. 무아지경이다. 구경꾼은 없으나 세상이 지켜본다. 불끈 솟아오른다. 조용하지만 강렬했다. 한국의 색채다. 그건 원초적 본능이었다. 수십년째, 그렇게 토해낸다.3000점은 족히 된다. 개인전만 무려 46회를 열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견 서양화가 이두식(58) 홍익대미술대학장. 그는 예나 지금이나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는 버릇이 있다. 매일 새벽 3시간 동안 붓과 내통한다. 찰나적인 테마를 떠올리기엔 새벽공기가 그만이다. 밤을 새운 적도 많다. 이런 까닭에 작업량이 가장 많다는 얘길 듣는다. 그는 1995년 이례적으로 40대에 미술협회 이사장직을 맡아 주목을 끌었다. 시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욕도 많이 먹었다. 현재도 여전히 욕(?)먹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미술대학장 외에, 외교통상부 미술자문위원, 미협고문, 서울예고총동창회 회장, 홍대 총동문회 수석 부회장 등. 이달 말에는 아주 색다른, 대학배구연맹 회장직이 추가된다. 바쁜 와중에 오는 5월 4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2년 전에는 부인과 사별한 아픔을 겪었다. 본인의 감회도 특별하겠지만 어떤 화풍을 새삼 선보일지 주목된다. 이래저래 2005년은 제2의 그림 인생을 출발하는 이정표인 셈. 그는 “올해를 계기로 지금까지 토해냈던 분량만큼 앞으로도 3000점은 더 그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인터뷰의 첫 말문을 열었다. 장소는 홍대 미대학장실이었다. ●배구가 좋아 대학배구연맹 회장직도 맡아 대학배구연맹 회장에 발탁된 연유부터 물었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도맡아왔던 스포츠 단체장직에 미술계 인사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키가 181㎝이다. 고등학교 때나 ROTC(학군단)시절에도 최장신이었다.”며 웃는다. 자연스럽게 배구와 친해졌다.9인제 배구팀에서 주로 중앙세터나 오른쪽 공격수를 맡았다. 홍익대에서도 배구팀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최근 홍대 배구팀이 대학배구 4강까지 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과는 달리 손재주가 아주 좋아 배구를 잘 하는 민족”이라면서 “프로연맹 출범에 맞춰 프로와 아마추어간의 드래프트 등 교통정리를 잘 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림 얘기로 넘어갔다. 그동안 개인전을 열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참으로 바빴고 고통도 많았다.”며 한숨을 내쉰다.2년 전 세상을 떠난 부인을 떠올렸다. “(부인 고집으로)병원에도 잘 안 갔습니다. 우린 서로 화가생활을 하면서 부부 개인전을 한번도 못 열었지요. 올해에는 함께 열려고 했는데….” 부인은 이화여대 회화과를 나왔다. 이 학장과는 서울예고 동기동창.16살에 만나 26살에 결혼했다. 이 학장 자신이 특별한 직장이 없어 처가 쪽에서 결혼반대가 심했다. 부인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겨우 성사됐다. 장인은 4·19 당시 서울신문사장을 지낸 손도심씨였다. 부인은 결혼 후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느라 화가의 길을 일찌감치 접었다. 그런, 인생의 반쪽을 위해 병바라지하고 또 먼저 보낸 아픔을 겪어내느라 공백이 길어졌다. 부인은 평소 문인들과 친하게 지냈다. 특히 소설가 박완서씨와 좀더 지근거리에서 얼굴을 자주 보기 위해 박씨 자택 근처인 경기도 구리시로 집을 옮길 정도였다. 덕분에 이 학장 역시 문인들과 친분이 넓어졌다. “결혼초 먹고 살기 힘들 때 황석영씨의 소개로 현암사(출판사)에서 일감을 얻었지요. 한번은 황씨와 둘이 만리포에 놀러갔다가 물에 빠진 저를 황씨가 구해주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지요.” 소설가 조선작씨와는 1988년 서울신문에 연재소설의 삽화를 그리면서 인연을 맺었다. 소설가 김주영씨와도 친한 사이. 지난해 7월 화제를 모았던 ‘그림, 소설을 읽다’라는 주제로 열린 ‘소설화(小說畵)’ 전시 때 서로 짝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최인호씨와도 각별하다. 가수 이장희·조영남·윤형주 등과도 가깝게 지내는 등 문화예술계에 폭넓은 친화력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에도 각계의 지인들로부터 새해 안부전화가 계속 걸려 왔다. ●부인과 死別… 아픔딛고 4년 만에 개인전 그림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원초적 본능이라는 직답이 돌아왔다. 잠자는 본능, 움직이는 본능, 울고 웃는 본능이 있듯, 그림의 본능 또한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속한다는 것. 아울러 인류문명이 발전해오면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은 욕망, 사랑하는 사람을 오래 보고, 또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서 그림이 그려졌다고 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숨쉬는 공기처럼 온갖 일상사가 곧 그림이란다. 그렇다면 화가로서의 성공조건은 무엇일까. 고행의 길이란다. 춥고 배고픔 속에서도 감동을 주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즉 어느 정도의 경제적 토대 위에서, 그림이 좋아져야 성공한 화가가 될 수 있단다. 자연스럽게 춥고 배고팠던 시절이 회고됐다. 놀랍게도 그는 ‘수출화’(이발소그림)를 무려 7년 동안이나 그렸다고 고백했다. 얼마나 많이 그렸는지 양쪽 시력이 다 나빠질 정도였다. 대가급 화가로서 쉽게 토로할 수 없는 대목이어서 더욱 궁금해졌다. 그의 부친은 경북 영주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다. 부친 역시 화가가 꿈이었다. 또 중학교 때 오세영 미술선생의 적극적 권유 등으로 쉽사리 서울예고쪽으로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 2년 때 가세가 기울어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졌다. 이때부터 그는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결혼 후에도 생활비가 쪼들리기는 마찬가지. 화가의 길을 걷기 위해 재료비는 더욱 필요했다. 결국 1973년 수출화를 그리는 회사인 ‘서울갤러리’에 들어갔다. 밀레의 ‘만종’과 같은 풍경화와 기타 인물화 등 모방과 창작, 닥치는 대로 그렸다. 하루에 6∼7점,1년에 200여점을 그릴 정도로 강노동의 연속이었다. 그가 그린 그림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영화사 쪽 일도 틈틈이 했다.70년대 후반 ‘별들의 고향’과 82년 박철수 감독의 ‘들개’에서 미술 소품을 담당했다. 운이 좋아서인지 ‘들개’로 백상예술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러는 한편 1974년 ‘20세기 현대미술전’과 ‘제1회 서울비엔날레’ 등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닦았다.79년 명동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후 매년 1∼2회씩 개인전과 해외전시 등을 부지런히 열었다. 결국 젊은 나이에 명성을 얻었고 ‘대가’의 길로 들어섰다.47살에 미협회장을 맡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제 그림을 소장한 사람이 3000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특히 미국 쪽에는 많고요.” 요즘 1호당(우편엽서 크기) 그림가격이 얼마인지 불쑥 물었다. 그는 “죽은 후에 (가격이)비싸질지 모르니 지금은 많은 사람이 소장할 수 있도록 저렴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그래서 몇년째 호당 20만∼30만원을 넘기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피카소는 위대한 작가이고, 애정 넘치는 샤갈과 모딜니아니도 존경하는 화가”라면서 5월 전시 때에는 사뭇 달라진, 절제된 색채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다. 장남은 미국 유학 중이고 군입대를 앞둔 차남과 함께 산다.16년째 ‘장기근속’하는 가정부 할머니가 집안 일을 맡고 있다.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경북 영주 출생 ▲65년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69년 홍대 미대 회화과 졸업 ▲79년 동대학원 졸업 ▲95년 미술협회 이사장 ▲현, 홍대미대학장·동대학 회화과교수·외교통상부 미술자문위원 ▲73년∼현재까지 단체전 및 국제전 70여회 ▲79년∼현재까지 개인전 46회 ▲주요 수상=신상전 최고상(68년), 선미술상(88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95년), 서울국제아트페어대상(2001년) km@seoul.co.kr
  • 서울서 보는 ‘백조의 호수’

    서울서 보는 ‘백조의 호수’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키예프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가 4·5일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1924년 설립된 키예프발레단은,50년 전설적인 발레감독이자 구소련의 인민예술가인 발레리 코브턴을 예술감독으로 맞아들이면서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발돋움했다.‘호두까기 인형’‘잠자는 숲속의 미녀’등 30여편의 다양한 발레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80여명의 무용수 대부분이 국제 발레콩쿠르에서 수상한 실력자들. 명지휘자 알렉세이 바크란이 지휘하는 키예프 오케스트라를 상주 오케스트라로 두고 있다. 정통 발레의 기반위에 우크라이나인들의 민속정서를 가미한 키예프발레단의 독창적인 공연은,1970년대 이후 세계 각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볼쇼이발레단 출신의 인나 도로피예바와 나탈리아 마차크(오데트·오딜), 예브겐 라그노프와 제나디 잘로(지그프리드 왕자)를 비롯해 50명의 무용수와 46명의 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1만∼12만원.(02)2273-44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기름값 40弗 깨질까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가의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여부와 날씨가 거론된다. 1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유가 급락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전격 감산에 합의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OPEC이 감산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컨설팅기업 PIRA 에너지그룹의 게리 로스 박사는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40달러 이상이고 3·4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돼 왔다는 점에서 OPEC이 가격보호 조치를 취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그는 다만 급락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2월까지는 OPEC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OPEC 의장인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인도네시아 에너지장관이 감산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과 달리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날씨는 미국의 난방유 문제와 얽혀있는 변수다. 미국의 난방유 재고는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1320만배럴로 지난해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파가 몰아칠 경우 유가 인상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레프코(Refco)의 에너지 분석가 마샬 스티브스는 난방유 재고 때문에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질 경우 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중개업체 에렌크란츠 킹 누즈바움의 프랍스 파니그라히 전무는 “내년 초봄이 되면 배럴당 30달러 중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겨울철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유가가 배럴당 40∼45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중국과 인도 등의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원유의 수요 증가와 중동 정세 등으로 인한 공급 불안이 겹친 데다 투기 자본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10월 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난방유 재고가 증가하고 천연가스 비축량이 당초 통계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미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2일까지 이틀새 12%가량 폭락했다. 지난달 23일 현재 원유 선물에 투자한 투기 자본 규모가 연중 최소를 기록하는 등 투기 세력이 빠진 것도 하락세에 속도를 붙였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청담동+α]

    [청담동+α]

    ●프라다는 3개월의 리뉴얼을 끝내고 청담동 플래그십 숍을 재개장했다.1층은 여성라인,2층은 남성라인으로 구성된 숍은 이탈리아의 건축가 로베르토 바치오키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매장과 홍콩 알렉산드라 하우스 매장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선보이는 뉴 인테리어 컨셉트 숍이다. 현재 이 매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이템은 뱀과 악어 가죽을 매치시킨 ‘스키퍼백’. 프라다가 팝가수 마돈나를 위해 만들어 ‘마돈나백’으로 더욱 유명한 이 백은 터키옥색, 그레이, 삼림지그린(woodland green), 콘페티핑크 등 다양한 색상이 뒤섞여 멋을 더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금속 버클을 사용했다.3218-5330. ●밀라숀 스포츠는 1970년대 레트로와 클래식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선보인다. 특히 체크와 벽돌 프린트 등 다양한 그래픽 패턴에 입체감 있는 원단, 압축 니트 소재를 스웨터에 사용한 것이 특징. 고급스러운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체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골프웨어는 캐시미어 트위드 소재를 사용한 스웨터, 패딩 팬츠, 보온 안감이 부착된 니트 등 방한성을 보완했다. 자카드 니트와 우븐 콤비는 역동적이면서 경쾌하다.515-3873. ●토즈(Tod’s)는 말 안장 제작 기술의 가죽 커팅법이 돋보이는 제이피티백을 선보인다. 에나멜과 스웨이드 가죽의 고급스러운 감각. ●로에베는 최고의 가죽에 아나그램 로고를 메탈로 연출하고, 버클 마감으로 장식한 알·안달러스 컬렉션의 칼라하리 백을 선보였다. 알·안달러스는 스페인의 문화와 기술 유산을 완벽하게 재현해 로에베의 장인정신을 표현한 컬렉션.3441-8864. ●블루마린은 화려한 스팽글과 섬세한 자수 장식, 그리고 호피 밍크가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파티룩을 전시한다. 골드 컬러의 재킷은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다양하게 코디가 가능하다.3445-3936. ●비아스피가는 레이디 라이크룩을 반영한 슈즈. 에나멜 처리된 블랙과 화이트의 절제된 컬러 대비가 돋보이는 이 펌프스는 구두의 테두리를 따라 연속적인 펀칭 장식과 스크랩으로 귀여운 멋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542-7966. ●크리스찬 라크르와 옴므는 캐릭터 셔츠에 착안한 몬스터 시리즈를 내놓았다. 만화 몬스터 캐릭터를 그려넣은 시리즈는 다양한 색상의 새틴 천으로 아플리케 장식을 하고 그 위에 정교한 비딩 장식으로 캐릭터 문양을 고급스럽게 표현했다.542-2888.
  • 한인사회 배려인지… 망신인지…

    |런던 연합|한국인의 못말리는 음주운전 관행이 영국 경찰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런던 인근 한인 밀집지역인 킹스턴 시청과 경찰서는 최근 교통안전 캠페인에 착수하면서 시내 약 300곳에 한글과 영어로 된 두 가지 종류의 포스터를 부착했다.이 포스터에는 한글과 영어로 ‘음주운전금지(Don’t Drink Drive.)’,‘휴대전화를 꺼 주세요(Mobile Phone Off Please!)’라는 문구가 쓰여 있어 한인이 주요 계도 대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영국 경찰은 한인 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기 위해 런던 한국학교에서 거행된 안전운전 관련 미술대회 수상작을 채택해 포스트로 만들었다. 한인이 킹스턴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드는 비율은 약 10%.영국 경찰은 차량이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등 이상이 감지됐을 때에만 음주단속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한인들이 음주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킹스턴 경찰은 한국 음식점 주변에 사복경관을 배치해 음주운전자를 적발해내고 있지만 한인들의 음주운전 관행은 좀처럼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킹스턴 경찰서 한인사회 담당자인 데이비드 터틀은 23일 “두 가지 언어로 포스터를 제작한 것은 영국 경찰 사상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인 사회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한글이 들어간 포스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한인사회의 한 관계자는 “한글 포스터가 등장한 것은 한인사회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 자이툰 “여기는 아르빌”

    자이툰 “여기는 아르빌”

    이라크에 파병되는 한국군 자이툰부대가 22일(현지시간)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안착,평화·재건 지원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월 자이툰부대가 창설된 지 7개월여 만,지난달 초 선발대가 서울공항을 출발한 지 50일 만이다. 송기석(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은 22일 “쿠웨이트에 주둔 중이던 자이툰부대 본대 마지막 조 39명이 이날 미군 C-130 수송기를 이용해 아르빌에 도착한 것을 끝으로 전개작전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이툰부대원 3600여명 중 선발대와 본대 2790여명이 작전명 ‘파발마’인 현지에서의 지상 전개작전을 마치고 현지에 안착했다.후발대인 나머지 800여명은 현지 사정에 따라 오는 11월쯤 파병할 예정이나,국내나 현지 사정에 따라 파병시기가 늦어지거나 파병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이툰부대는 이날부터 아르빌공항 인근 라슈킨과 북서쪽 스와라시 등지에 주둔,주민생활 개선과 물자지원 도로 복구 및 건설,전력 공급,상·하수도 개선 등의 민사활동을 벌이게 된다.자이툰부대는 지난달 3일 선발대 1진 300여명이 쿠웨이트로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한달간에 걸쳐 모두 2125명이 민항기로 출국했다. 자이툰부대가 사용할 수백대의 차량과 수천t의 장비ㆍ물자는 부산항에서 2만 5000t급 화물선 2척에 실려 쿠웨이트 슈아이바항으로 옮겨진 뒤 장병들에 의해 하역돼 공중·지상을 통해 아르빌로 이동했다. 자이툰부대는 특히 쿠웨이트∼아르빌 1100여㎞ 구간에 이르는 3박4일 동안의 육상 이동과정에서 저항세력의 급조 폭발물 공격에 노출될 뻔하는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정찰대가 사전에 이를 발견,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자이툰부대는 적대세력의 박격포 공격에 대비해 주둔지 외곽 3∼4㎞ 지대를 확보해 초소를 운용하고 울타리 방호벽과 철조망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차량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다중 장애물과 지그재그형 통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황의돈(육군 소장) 자이툰부대장은 22일 아르빌 총리와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평화재건지원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추석 피로’ 스트레칭으로 싹~

    ‘추석 피로’ 스트레칭으로 싹~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이지만 병원 응급실이 가장 바쁜 때이기도 하다.귀성길의 피로와 명절증후군에다 가사노동이 늘어 자칫 몸이 말썽을 일으키기 쉽다.추석 명절을 즐겁고 가뿐하게 나기 위해서는 각 상황에 맞는 스트레칭법을 익혀 유용하게 활용하면 좋다. ●운전자 스트레칭 장시간 운전으로 어깨와 허리,발목의 근육이 경직되고 피로가 쌓이면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다.장거리 운전 때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요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엉덩이와 허리는 좌석에 깊숙이 밀착시켜 앉되 운전대와의 거리를 적당하게 조절해야 피로감이 덜하다.또 매 시간 한번 정도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운전석 스트레칭 1.한쪽 손바닥으로 반대쪽 뒤통수를 감싸쥐고 손의 반대편과 앞쪽 방향으로 5초 정도 당겨 준다. 2.한쪽 팔꿈치를 가볍게 90도로 굽히고 반대쪽 손으로 굽힌 팔꿈치를 감싸 쥔 뒤 천천히,힘껏 당겨 5초 정도 유지한다. 3.운전석에 앉아 배와 허리를 앞으로 내밀고 척추를 곧게 세운 뒤 허리에 5초간 힘껏 힘을 준다. ●주부 스트레칭 ‘명절증후군’에서 보듯 명절 때는 주부의 가사노동량이 크게 늘어 여기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특히 명절 음식을 쪼그려 앉아 만들 경우 척추에 무리가 오고 혈액순환이 안돼 팔다리가 저리기도 하다.이럴 때는 자주 일어나 양팔을 위로 치켜 들고 기지개를 쭉 펴 허리와 다리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또 오래 서서 일할 때는 바닥에 목침을 놓고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리는 자세를 반복하면 허리 피로를 어느 정도 덜 수 있다.전을 부칠 때도 맨바닥보다 식탁 위에 불판을 놓고 의자에 앉아서 하면 피로가 덜하다. 주방 스트레칭 1.싱크대를 붙잡고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상체를 90도까지 숙여 등을 충분히 펴준다. 2.한쪽 다리로 선 뒤 반대쪽 무릎을 뒤로 굽혀 엉덩이 쪽으로 지그시 당겨주면 계속 서있느라 당겨진 허벅지 뒤쪽 근육이 풀린다. 3.어깨를 모아 위로 올렸다가 힘을 빼고 단숨에 아래로 내리는 ‘으쓱으쓱 자세’를 10∼20회 반복하면 지친 어깨 피로를 풀 수 있다. ●고스톱 스트레칭 친지나 가족이 모여 화투놀이를 할 때는 가능한 등받이 의자가 있는 식탁을 이용하거나 바닥에서 하더라도 등받이 의자를 이용하면 피로가 훨씬 덜하다.가부좌 자세로 앉을 경우 허리에 체중의 2배 정도 되는 중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쉬 뻐근해지기 때문이다. 고스톱 스트레칭 1.한쪽 손을 반대편 귀가 닿도록 머리 위로 넘겨 올린 팔의 방향으로 고개를 지그시 눌러 긴장한 목 근육을 풀어준다. 2.패를 세게 치느라 긴장되고 피로해진 어깨를 앞뒤로 10회 정도 돌려 근육을 풀어준다. 3.양손을 등 뒤로 맞잡고 가슴을 젖히듯이 쭉 펴 등 근육을 풀어준다. ●성묘 스트레칭 산길에서는 조심이 최고의 예방이다.특히 노약자들이 준비없이 성묘길에 나설 경우 급성염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등 준비운동이 필요하다.신발은 미끄러운 구두보다 간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성묘전 스트레칭 1.다리를 붙이고 무릎에 두 손을 짚은 뒤 무릎을 굽혔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5회 반복한다. 2.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몸을 앞으로 굽혔다가 뒤로 젖히는 동작을 5회 정도 반복해 허리근육을 풀어준다. 3.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팔을 좌우로 휘두른다.처음에는 범위를 작게 휘두르다가 차츰 크게 흔들며 허리를 비틀어 준다. ■ 도움말 장일태 나누리병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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