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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5월 아카시아/오일만 논설위원

    산책길, 코끝에 와닿는 향기가 달콤하다. 진하지 않으나 은은했다. 오솔길 입구에 들어서자 정체가 드러났다. 쭉 뻗은 아카시아 나무, 막 피어난 듯 하얀 꽃송이가 눈에 들어온다. 숲속에 떠다니는 고급스러운 분자(?)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런데 느낌이 예전 같지가 않다. 짙은 냄새를 풍기며 꿀벌을 유혹하는 아카시아 꽃은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강렬하지 않았던가. 그러고 보니 지난 4월에 피었던 라일락 꽃향기도 시들시들했던 기억이 난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도 좀 빠르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릴 적 기억은 5월 말이나 6월 초쯤이다.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며 보던 나무를 뒤덮은 하얀색의 축제, 꽃송이들의 장관이 지금도 선하다. 노천명 시인도 ‘6월 언덕’이란 시에서 ‘아카시아꽃 핀 6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절기를 봐도 그런 것 같다. 망종(芒種)에 피어야 할 아카시아 꽃이 이제 5월 초중순도 안 돼 고개를 내민다. 하얀 꽃송이에 몰리던 벌과 나비도 보이질 않는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꽃향기가 옅어지는 것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란다. 무절제한 인간사 탐욕이 만들어 낸 기후변화가 아카시아 꽃까지 영향을 미친다니 괜스레 서글퍼진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덥다고 청량음료 매일 마시면 심혈관질환 발병률 높아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덥다고 청량음료 매일 마시면 심혈관질환 발병률 높아져요

    5월 시작과 함께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 영국 기상청 등은 올해가 1880년 현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지금까지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태평양 수온이 높았던 2016년입니다. 올해는 매우 이례적이게도 엘니뇨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을 보면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름철 폭염 여부는 장마 지속 기간과 북태평양 해수 온도 등에 좌우되는 만큼 현재로서 무더위를 전망하는 것은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에어컨과 시원한 청량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덥다고 음료수를 즐겨마시다간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SD) 의대, 샌디에고주립대 보건대, 시티오브호프 의료센터, 애리조나주립대 보건대 공동연구팀은 하루에 설탕이 포함된 가당음료 한 캔이나 한 병 이상 마시는 여성은 그러지 않는 여성보다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최대 42%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 5월 13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청량음료, 가당 생수나 차, 100% 과일주스가 아닌 가당 과일음료, 스포츠 음료를 설탕 포함 음료로 구분했습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교사 연구’(CTS)라는 대규모 건강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CTS는 캘리포니아주 보건부에서 13만 3479명의 전현직 공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암 발병률을 파악하기 위해 1995년 시작한 대규모 장기 역학조사입니다. 연구팀은 조사 시작 당시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을 앓았던 경험이 없는 10만 6178명을 선정해 매일 마시는 음료의 종류 및 양과 심혈관 질환 발병 여부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분석 결과 매일 설탕이 첨가된 과일음료를 한 캔씩 마시는 여성은 그러지 않는 여성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4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라 같은 청량음료나 가당 생수나 차, 스포츠 음료를 매일 마시는 여성도 그러지 않는 사람들보다 심혈관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23%나 높아진다고 합니다. 단 음료를 많이 마시는 여성은 체지방지수(BMI)가 정상보다 높고 채소나 과일, 견과류 등 음식 섭취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가당 음료는 혈중 포도당 수치를 빠르게 높이고 식욕을 과도하게 증가시켜 쉽게 비만으로 이어지도록 한다고 합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과 체내 염증 지수가 높아져 동맥경화, 심장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앓기 쉽게 만들기도 하지요. 설탕 대신 칼로리가 낮은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음료가 가당 음료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공감미료는 유익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숫자를 줄이는 등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연구팀은 설탕, 인공감미료, 칼로리가 진짜 ‘0’인 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한 음료라고 추천했습니다. 실내 온도를 낮춰 주는 에어컨은 침방울을 멀리까지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폭염 여부를 떠나 덥고 습한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더위와 코로나19라는 강적과 싸워야 할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때가 될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나무심기, 숲조성으론 지구온난화 막을 수 없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나무심기, 숲조성으론 지구온난화 막을 수 없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은 올해가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5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때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등 예측이 맞아들어가는 분위기이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인 2016년은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올해는 엘니뇨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주요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파악되고 있다. 기후변화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무심기, 숲 조성이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나무심기가 기후변화를 막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환경과학부, 브라질 상파울로대 삼림학과 연구팀은 나무심기만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8일자에 발표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어 지구온난화에 대응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미국 의회도 공화당을 중심으로 나무심기에 동참하겠다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국 내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나무심기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연구팀은 나무심기와 조림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질을 향상시킨다는 잇점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무심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후변화 차단효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토착 생태계와 생물종을 해칠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팀은 기존 숲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이 나무를 새로 심는 것보다 생태학적으로 더 유리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동남아시아 지역 쓰나미 발생 이후 파괴된 맹그로브 숲 복원 작업에서도 새로 심은 나무의 10%만 살아남았다. 새로운 조성하는 숲의 면적보다 개발면적이 클 경우는 지구온난화 차단 효과가 적다고도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나무 심기’가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무용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로 숲을 조성하거나 나무를 심는 것만큼 기존에 조성된 숲을 파괴하지 않고 조성된 숲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카렌 홀 UC산타크루즈 교수(열대 생태학)도 “나무 심기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이며 최선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적게 태우고 온실가스 배출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20년 코로나가 물었다… “인류는 언제까지 생존할까요”

    2020년 코로나가 물었다… “인류는 언제까지 생존할까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 세계 사망자가 24만 5000명을 넘어섰다. 각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엄격한 봉쇄 조치를 시행하는 가운데서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자 현대 인류에 가해진 가장 큰 생존 위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2015년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위협을 자세히 설명해 화제가 된 게 대표적이다. 바이러스 대유행(팬데믹)은 영국 정부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발간한 위험요인 보고서 ‘국가 위험 기록부’(NRR)에서 가장 두드러진 재앙 위험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감염병 대유행에 대한 전 세계의 준비 수준은 미흡했고, 그 결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와 도시들은 거대한 규모의 유동인구와 교통량만큼 더 큰 피해를 겪고 있으며 가난한 나라들은 감염자와 사망자 추세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빌 게이츠, 2015년 감염병 유행 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코로나19가 인간의 극히 일부만 죽인 채 소멸할 경우 인간은 바이러스가 인류 실존을 위협할 수준의 재앙은 아니었던 것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닥치지 않은 것은 마치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려는 본성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인류 실존에 대한 위협은 두 가지로 정의된다. 첫 번째는 인류의 완전한 종말을 가져오는 것, 나머지 하나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문명 붕괴다. 소수지만 이런 위험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들이 추려낸 위험 요소는 얼핏 공상과학이나 디스토피아 영화 속 이야기처럼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옥스퍼드대 미래인류연구소의 토비 오드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다음 세기에 초신성이 지구에 대재앙을 일으킬 확률은 5000만분의1이다. 정부나 주류 학자들, 일반인이 고민하고 대응하기에는 확률이 너무 낮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을 감안할 때 확률은 적어도 인류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는 각종 위협에 대해 한번쯤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드는 자신이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모든 위험의 가능성을 합치면 이번 세기에 인간 생존에 대한 위협이 일어날 가능성은 6분의1이나 된다고 했다.●1815년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로 7만명 사망 BBC는 지난해 케임브리지대에 본부를 둔 실존위험연구센터에 의뢰해 인간 멸종이나 문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에 관해 보도했다. ‘초(super)화산’은 인류의 멸종을 가져올 만큼 가공할 위력을 가질 수 있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로 7만명 이상이 숨졌다. 이때 화산은 엄청난 화산재를 대기권 상층부에 뿜어냈는데, 이로 인해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이 줄었다. 결국 이후 2년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떨어졌고 ‘여름 없는 해’로 기록됐다. 같은 나라 수마트라의 토바 호수는 7만 5000년 전 슈퍼 화산의 폭발로 형성됐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이 화산이 폭발하면서 초기 인류가 극단적인 인구 감소를 겪었다는 설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슈퍼 화산의 위협은 지구 주변에서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만큼이나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외려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이 순간에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기후변화 위험이다. 인간이 만들어 나가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많은 지역에서 생사가 달린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문명 붕괴는 물론 자연계 상당 부분에서 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고 믿는다. 기후 위기는 실제 살인적인 폭염과 해수면 상승, 광범위한 기근 등 복잡하고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AI 기술의 발달로 사이버 위협 커져 ‘초인공지능’(Super AI) 등 새로운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위험은 국가 전체의 정보를 인질로 삼을 수 있는 사이버 무기, 순식간에 주식시장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자율 알고리즘 등 광범위하고 다양하다.핵전쟁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은 긴장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1980년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맺었고 당시 7만여개였던 활성 핵탄두는 약 3750개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양국은 내년에 만료될 예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을 갱신할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미래엔 핵탄두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것이 인간뿐이라는 보장도 없다. AI와 같은 신기술이 핵전쟁을 촉발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인 유행병은 자연적인 위협도 되고 인공적인 위협도 된다. 바이러스는 자연의 산물이지만 생물학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바이러스의 증식은 농경, 수송, 무역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해 크게 증가할 수 있다.세계를 움직이는 국제적인 시스템이 교란될 때 발생하는 위험도 있다. 10년 전인 2010년 4월 14일 아이슬란드 아이야프야플라예르쿠둘 화산이 폭발했다. 아무도 죽지 않았지만 유럽 전역의 항공 교통이 6일간 멈췄다. 2017년엔 그다지 정교하지 못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의 공격으로 영국 공공 의료 서비스인 국민의료보험(NHS) 등 전 세계 기관이 마비됐다. 우리가 의존하는 거의 모든 것이 전기와 컴퓨터, 인터넷 시스템에 의존돼 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타격으로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 태양 흑점 폭발이나 핵폭발 등이 문명을 붕괴시킬 수 있는 이유다. 레트윈은 “우리 삶의 더 많은 부분이 점점 더 적은 수의 통합된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현재로서 인류 실존적 위험을 측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데 투입되는 자원은 많지 않다. 오드는 “인류는 매년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우리를 파괴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보다 아이스크림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생물무기 감시 임무를 맡은 국제기구인 생물무기협약의 연간 예산은 140만 유로(약 18억 8000만원)로 웬만한 맥도날드 매장의 연매출보다 적다.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등 가장 구체적인 위협조차 인류나 문명의 실존적 위험으로 정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실존적 위험에 대한 이해와 합의가 나올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전 세계 공동 대응까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경제는 국제적이지만 정치 체제는 전적으로 국가나 연방 단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오드는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결과적으로 아무도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늑장 대응 및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로 논란을 겪었고 유엔이나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국제기구 역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각된 건 각국의 방역 대응이었고 개별 국가의 역할에 무게가 실렸다. 철학자 존 그레이는 최근 “세계적인 문제들이 항상 세계적인 해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위기가 전례 없는 국제 협력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은 마법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드는 인류가 벼랑에서 물러서려면 세계 공통의 유대관계를 차이점보다 더 크게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도 전염병이 더 깊은 국제 협력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 미래에 훨씬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세계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희귀 ‘눈표범’ 야생서 포획 후 동물원 보내겠다는 印정부 논란

    희귀 ‘눈표범’ 야생서 포획 후 동물원 보내겠다는 印정부 논란

    인도 히말라야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눈표범(설표)이 포획됐는데, 당국이 이를 동물원으로 보낼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AFP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인도 북서부 히마찰프라데시주에 있는 외진 마을에서 눈표범으로 보이는 동물이 가축을 잡아먹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동물을 ‘검거’했다. 확인 결과 해당 지역에서 잡힌 동물은 멸종위기종인 눈표범이 확실했다. 설표로도 불리는 식육목 고양잇과의 눈표범은 험준한 산악지대에 주로 서식하며, 단독생활을 하고 야행성인 탓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현장에 출동한 야생동물 담당 공무원들은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이 눈표범이 나흘 넘게 마을 주변을 맴돌며 양과 염소 등의 가축 43마리를 잡아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눈표범이 생포된 뒤 인도 당국이 이를 수 백㎞ 떨어진 동물원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인도 당국은 “이미 사람과 접촉한 ‘전력’이 있는 맹수이자 야생동물인 만큼, 다시 설원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눈표범의 개체 수는 44마리 정도, 중앙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는 개체 수는 4000마리 정도에 불과한 만큼 멸종이 임박한 위기 동물인데, 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동물원으로 보내겠다는 결정이 공개되자 비난이 쏟아졌다. 인도의 한 자연동물보호단체 측은 AFP와 한 인터뷰에서 “포장도 돼 있지 않은 도로를 덜컹거리며 350㎞나 달려 좁은 우리 안에 갇히는 것이 이 동물에게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 일인지 담당자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왜 이 눈표범이 히말라야 야생이 아닌 동물원에서 남은 일평생을 보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의 험준한 고지대에 서식하던 눈표범이 지구온난화 등으로 먹잇감이 줄어들자 사냥을 위해 점차 낮은 지대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불법 사냥꾼들의 사냥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눈표범은 호랑이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물이며, 200만 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가죽을 얻기 위해 남획한 결과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밤바다 수놓은 신비한 푸른 빛… ‘바다의 오로라’ 포착

    밤바다 수놓은 신비한 푸른 빛… ‘바다의 오로라’ 포착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밤바다를 수놓은 신비한 빛이 포착됐다. 특히 푸른 빛을 두르고 헤엄치는 돌고래는 커다란 반딧불이를 연상시키며 장관을 이뤘다. CNN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일명 ‘바다의 오로라’가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날 밤, 신비한 빛무리가 뉴포트비치 밤바다를 가득 메웠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선박 주변을 에워싼 푸른 빛은 인근을 유영하던 돌고래의 뒤를 그림자처럼 쫓았다. 파도에 몸을 맡긴 돌고래가 헤엄칠 때마다 주위를 둘러싼 ‘바다의 오로라’도 함께 일렁였다. 고래관광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관광객을 이끄는 한 여행사는 “뉴포트비치를 뒤덮은 ‘생물발광’은 이 세상 것이 아니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생물발광’(bioluminescent)은 생물체가 화학적 작용으로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기온이 오르는 봄철, 캘리포니아 해변은 물론 호주와 중국 등지에서는 플랑크톤의 생물발광 영향으로 형형색색의 파도가 목격된다. 플랑크톤은 평소 적색을 띠지만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바다와 비슷한 보호색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발광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을 지구온난화의 징후로 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남부 해변에서는 지난주부터 플랑크톤 발광이 관측됐다. 엘 포르토와 선셋 비치, 헌팅턴 비치 등 대부분의 해변에 푸른 파도가 넘실댔다.엘 포르토 비치에서 생물발광 현상을 카메라에 담은 한 사진작가는 “파도가 그렇게 밝아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초현실적이었다”며 경이로움을 표현했다. ‘더 머큐리 뉴스’ 등 현지언론은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엘 포르토 비치 등 일부 해변이 폐쇄된 탓에 일반인은 몇몇 장소에서만 생물발광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플랑크톤의 발광 현상은 얼마 전 멕시코 해변에서도 포착됐다.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은 지난 20일 멕시코 서남부 게레로주아카풀코 해변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저명한 해양생물학자인 엔리케 아얄라 두발 박사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 이 해변의 모습은 최근 이런 해변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와우! 과학] “2020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

    [와우! 과학] “2020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이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국립환경정보센터(NCEI) 3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할 확률은 75%,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 5위 안에 들 확률은 9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지구 평균기온은 1880년 이후 평균치인 12.3℃보다 1.15도 높았다. 이는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2016년 1분기보다 불과 0.08℃ 낮은 수치다. 보고서는 2016년 당시 극심한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의 수은주가 치솟았었고, 지난 3월 423개월 연속으로 20세기 평균 기온을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 특히 고온현상을 보인 지역은 아시아 전역 및 동유럽으로, 이들 지역의 2020년 1분기 기온은 평균치보다 4℃이상 높았다. 이밖에도 유럽 일부와 중남미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2020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1월, 지구의 평균 기온은 가장 더웠던 2016년의 1월에 비해 0.03℃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센터 역시 2020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울 확률이 60%에 달한다고 밝혔고, 영국 기상청인 멧 오피스는 해당 확률이 50% 정도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0년대, 특히 2015년 이후 5년간 지구 기온은 기상 관측 140년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였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기온이 높은 시기 1~5위가 모두 2010년대 후반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사태로 봉쇄령에 처해지면서 공기오염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기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미 수 십 년전부터 대기 중에 축적돼 온 온실가스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후전문가인 카스텐 휴스테인 박사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올해에는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GHG)의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변화의 기폭제로 삼을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를 가지고 있다”면서 “세금이나 탄소가격제 등을 통해 대기 상황을 더욱 안정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푸른 빛무리 휘감은 돌고래의 유영…‘반짝반짝’ 밤바다 수놓은 발광체

    푸른 빛무리 휘감은 돌고래의 유영…‘반짝반짝’ 밤바다 수놓은 발광체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밤바다를 수놓은 신비한 빛이 포착됐다. 특히 푸른 빛을 두르고 헤엄치는 돌고래는 커다란 반딧불이를 연상시키며 장관을 이뤘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일명 ‘바다의 오로라’가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날 밤, 신비한 빛무리가 뉴포트비치 밤바다를 가득 메웠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선박 주변을 에워싼 푸른 빛은 인근을 유영하던 돌고래의 뒤를 그림자처럼 쫓았다. 파도에 몸을 맡긴 돌고래가 헤엄칠 때마다 주위를 둘러싼 ‘바다의 오로라’도 함께 일렁였다. 고래관광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관광객을 이끄는 한 여행사는 “뉴포트비치를 뒤덮은 ‘생물발광’은 이 세상 것이 아니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생물발광’(bioluminescent)은 생물체가 화학적 작용으로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기온이 오르는 봄철, 캘리포니아 해변은 물론 호주와 중국 등지에서는 플랑크톤의 생물발광 영향으로 형형색색의 파도가 목격된다. 플랑크톤은 평소 적색을 띠지만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바다와 비슷한 보호색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발광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을 지구온난화의 징후로 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남부 해변에서는 지난주부터 플랑크톤 발광이 관측됐다. 엘 포르토와 선셋 비치, 헌팅턴 비치 등 대부분의 해변에 푸른 파도가 넘실댔다.엘 포르토 비치에서 생물발광 현상을 카메라에 담은 한 사진작가는 “파도가 그렇게 밝아지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초현실적이었다”며 경이로움을 표현했다. ‘더 머큐리 뉴스’ 등 현지언론은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엘 포르토 비치 등 일부 해변이 폐쇄된 탓에 일반인은 몇몇 장소에서만 생물발광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플랑크톤의 발광 현상은 얼마 전 멕시코 해변에서도 포착됐다.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은 지난 20일 멕시코 서남부 게레로주아카풀코 해변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저명한 해양생물학자인 엔리케 아얄라 두발 박사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 이 해변의 모습은 최근 이런 해변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김인영·성수석 의원, 양화천 제방 배수문설치 건의에 따른 현장방문

    김인영·성수석 의원, 양화천 제방 배수문설치 건의에 따른 현장방문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인영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천2), 농정해양위원회 성수석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천1)은 24일(금) 양화천 제방 배수문설치(이천시 대월면 송라리 177-1일원)건의에 따른 현장방문을 실시했다. 이날 현장방문은 김인영, 성수석 도의원, 경기도 하천과 관계공무원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였다. 이날 현장에서 김인영 도의원은 “하천 내 배수문은 홍수 시 수위조절을 통해 농경지 및 저지대의 침수피해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설물이기에 재난재해 예방 및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물이다”며 “도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배수문의 설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또한, 성수석 도의원은 “최근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단시간에 특정지역에 집중되는 국지성호우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재해가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며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재난재해 예방을 통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배수문 설치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해줄 것”을 재차 강조하였다. 이에 경기도 하천과 관계자는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어있는 만큼 철저하게 검토하고, 이천시와도 계속적으로 의견교환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인공 구름으로 죽어가는 산호초 살린다 (연구)

    [핵잼 사이언스] 인공 구름으로 죽어가는 산호초 살린다 (연구)

    세계 최대의 산호초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는 지난 5년간 매우 심각한 산호 백화 현상을 겪었다. 백화 현상은 산호 속의 공생 조류가 빠져나가 하얗게 보이는 현상으로 산호가 죽음에 이를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원인은 급격한 수온 상승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얕은 바다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산호가 죽는 것이다. 여기에 해양 오염과 해양 산성화 등 다른 인위적 요인도 산호 백화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해양 생물 종의 1/4이 몰려 있는 산호초가 파괴되면서 수많은 생물 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호주 시드니 해양 과학 연구소와 서던 크로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수온 상승으로 위기에 빠진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바로 바다 표면에 인공 구름을 만들어 해수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바닷물을 강력한 터빈에 넣고 분무하면 작은 소금물 입자가 수증기가 풍부한 바다 표면에서 물을 끌어들여 일종의 인공 구름 내지는 안개를 만들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인공 구름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우주로 반사해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넓은 바다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연구팀은 산호초 위를 덮는 인공 구름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선박위에 터빈을 싣고 실제 바다 위에 작은 소금물 입자를 분무해서 인공 구름을 만드는 소규모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 사실 지구 온난화라고 해도 항상 수온이 산호가 살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것은 아니다. 여름철 폭염이 찾아올 때 수온을 잠시 낮춰 주기만 해도 많은 산호를 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인공 구름이 몇 시간 정도 효과적으로 태양 에너지를 막아주는지 조사하기 위해 드론을 띄워 테스트 중이다. 여기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내년에는 규모를 3배로 늘리고 내후년에는 10배로 늘려 20x20km의 면적을 덮는 인공 구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길이가 2000km에 달하는 거대 산호초로 사실 이 정도 크기의 구름으로는 덮을 수 없다. 하지만 보존 가치가 높은 산호초를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면 수많은 생물 종을 멸종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실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사고나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효과를 입증했다고 해도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성공한다면 죽어가는 전 세계 주요 산호초에 한 줄기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안녕? 자연] 30년 후 지구… ‘얼음 없는 북극’ 현실이 될 것

    [안녕? 자연] 30년 후 지구… ‘얼음 없는 북극’ 현실이 될 것

    얼음이 모두 녹아 사라져 버린 북극, 30년 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기후학 연구진이 기후변화에 따른 모델링 프로그램을 통해 예측한 결과,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목표한 탄소 배출량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2050년부터는 북극의 여름에 단 한 덩어리의 얼음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2015년 한국을 포함한 195개국이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극에도 여름이 존재하고 계절에 따라 얼음의 양이 변동되기는 하지만,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는 0℃ 이하의 온도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한여름에도 북극곰과 같은 극지방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2050년부터는 여름마다 얼음을 볼 수 없는 북극과 마주하게 될 것이며 이는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빙하는 지표에 도달한 햇빛의 90%를 반사해 우주로 다시 내보내고, 바다는 반대로 햇빛의 90%를 흡수한다. 극지방의 빙하가 사라지면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해 지구 스스로 온난화를 증폭하는 결과를 초래해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연구진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지구 평균온도 2℃ 이하까지만 상승하도록 제한하는데 성공한다 할지라도, 2050년이 되기 이전에 이미 북극의 얼음은 점차 사라져 갈 것”이라면서 “이미 매년 여름마다 얼음이 녹아내린 바다의 모습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에 대한 끊임없는 경고가 없다면 북극의 얼음은 여름 몇 개월 동안 완전히 사라져 버릴 것”이라면서 “얼음이 녹아내린다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는 바다사자와 북극곰의 서식지 파괴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 1월부터 적용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유럽연합은 1990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감축을, 일본은 2013년 배출량 대비 26% 감축을, 중국은 2005년 1인당 GDP 대비 60~65% 감축을 목표로 삼았다. 당시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배출량 대비 26~28% 감축하기로 약속했지만,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리협약 탈퇴를 UN에 선언하며 논란이 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지구물리학회가 발간하는 지구물리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디젤 엔진 대신 수소로 움직이는 대형 선박 개발될까?

    [고든 정의 TECH+] 디젤 엔진 대신 수소로 움직이는 대형 선박 개발될까?

    오일 쇼크가 한창이던 1970년대에는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당시 확보된 석유 매장량과 늘어나는 화석 연료 소비량을 생각하면 근거 없는 걱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수소 같은 차세대 연료를 기반으로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예측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석유 회사들과 산유국들은 최신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로 새로운 유전을 찾아냈을 뿐 아니라 셰일 혁명 같은 신기술을 통해 과거에는 추출하기 어려웠던 석유와 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해 오히려 생산량이 소비량 증가를 앞서 나가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원유 가격이 믿을 수 없는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석유가 고갈되지 않았다고 해서 차세대 에너지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기업과 연구소가 전기차 배터리나 수소 연료전지처럼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연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것은 차량용이지만, 최근에는 항공기, 기차, 선박처럼 다른 운송 수단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웨덴-스위스 기반의 다국적 제조사인 ABB와 프랑스의 수소 연료전지 관련 제조사인 하이드로겐 드 프랑스(Hydrogène de France, HDF)는 대형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메가와트(MW)급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입니다. 현재 해양 운송 부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항공기에 비해서 적은 양이지만,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연간 배출량은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장거리를 항해하는 대형 선박에 대형 디젤 엔진 대신 전기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배터리 성능이 좋아졌다고 해도 수만 톤에 달하는 선박으로 지구 반대편으로 항해할 만큼의 에너지를 저장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령 그런 대용량 배터리가 존재한다고 해도 이를 충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비됩니다. ABB와 HDF는 수소 연료전지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소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론 화석 연료보다도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습니다. 수소를 저장하는 것이 문제지만, 대형 선박 내부라면 고압 수소 탱크를 탑재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수소를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는 안전한 선박용 저장 탱크와 대형 선박을 움직이는 데 충분한 출력을 내는 연료전지만 개발하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18000TEU급 트리플 E 클래스 머스크(Triple-E class Maersk) 컨테이너선을 움직이려면 60MW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현재 사용되는 디젤 엔진은 하루 8만 리터의 연료를 소비하면서 상당한 양의 오염 물질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만약 이를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바꿀 경우 온실가스 및 배기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배터리처럼 소형화가 어렵고 수소라는 다루기 어려운 물질을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빠르게 충전할 수 있고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생각하면 트럭 같은 대형 차량이나 선박, 발전용으로 전망이 밝다고 생각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예고된 수요 감소에도 증산경쟁… ‘검은 눈물의 종말’ 당겨지나

    “지난 100년 가운데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도에서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적인 이동마저 멈추며 전 세계 경제는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원유 수요 급감으로 하락을 거듭하던 유가는 주요 산유국 간 경쟁까지 벌어지며 나락을 모르고 폭락했다. 글로벌 유가 시장의 불안으로 한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100원대’, ‘1200원대’를 기록한 곳들이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석유산업의 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곧 석유 수요가 정점을 찍는 ‘피크 단계’를 지날 거라는 관측이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코로나19에 석유 수요 급감 러시아 타스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4월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가운데 올해 하루 평균 석유 수요 감소량이 680만 배럴에 이를 전망이라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올해 일일 수요는 400만 배럴, OECD 외 국가들의 수요는 하루 290만 배럴 정도 감소한다는 전망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대 석유 소비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석유 소비량은 지난 4주 동안 약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트연료와 휘발유 소비가 각각 73%, 48%씩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전략 석유 비축량을 제외한 원유 총재고량은 8400만 배럴 가까이 급증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의 석유 소비와 관련한 최신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비슷한 양상일 거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가 멈추고, 주요국들의 석유 소비가 감소하며 석유산업의 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에 불을 지른 것은 지난달 초부터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었다. OPEC 회원·비회원 국가 간 감산 협의가 불발되고 OPEC 회원국을 대표하는 사우디가 ‘증산 카드’를 던지자 비회원국 중 대표격인 러시아가 이에 맞서듯 증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양측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산유국들의 감산 공조마저 무너지자 전 세계 원유시장은 대혼돈에 빠졌고, 국제 증시도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소방수를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로 중재를 시도했고, 지난 12일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감산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협상 중간에 멕시코가 합의에 따르지 않겠다고 반발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은 5월 1일부터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어렵사리 합의했다. 당초 15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급한 대로 큰불은 끈 셈이 됐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합의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15일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일 장중 한때 14.47달러를 기록해 15달러 선도 붕괴됐다. 이는 21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유 수송이 어려운 지역에서 웃돈을 주고 석유를 팔아야 하는 ‘마이너스(네거티브) 유가’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 3월 말 미국의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은 저품질의 와이오밍산 아스팔트용 석유를 배럴당 마이너스 19센트에 내놓기도 했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재고 비용을 부담하느니 돈을 주고라도 재고를 줄이는 고육지책을 찾은 것이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 동맹 외의 민간 회사들이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줄일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OPEC을 중심으로 한) 동맹이 흔들리고 있고, 미국이 OPEC에 합류해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만들 것 같지도 않다”고 진단했다.●2021년까지 감소된 수요 회복 어려울 듯 이 같은 석유 수요의 감소는 사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전부터 예고됐다. 기존의 석유화학을 대체할 천연가스 개발과 신재생 에너지의 급부상 등으로 인류가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은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빠르게는 3~4년 안에 ‘피크 시점’이 올 것이란 분석부터 2040년까지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까지 시점에 이견은 있었지만 학계와 산업계는 인류의 석유 수요가 계속해서 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는 대체로 동의하던 터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쯤 전 세계 석유 소비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등으로 이미 석유화학산업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더이상 매력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기후변화 문제가 국제적 화두로 떠오르고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산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며 더욱 위축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OPEC은 사상 유례없는 수요 감소를 겪을 거라고 예측했다. 사전적 의미는 ‘전례가 없는 수요 감소’였지만 그 배경에는 ‘수요 붕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한 심각성이 깔려 있었다. 에너지·구조조정 전문 다국적 로펌인 헤인스앤드분은 “이미 지난해 석유·가스 생산업체 33곳 등 50여개 에너지 관련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며 “올해 계속될 위기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유전업체들에는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2024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할 북미 유전 업체들의 부채 규모는 320억 달러(약 38조 9440억원)에 이른다. 경제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1년까지는 최근 수요 감소세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 시장 전문가 존 켐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기업과 가계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보전하려고 한다”면서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석유 소비가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 뉴노멀… 석유 수요 더 위축될 듯 이번 펜데믹 사태를 거치며 도래할 ‘코로나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는 석유시대의 종말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항공 여행이 감소하고, 지구촌의 수억명에게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일반화되는 시대에는 석유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펜데믹 사태가 종식되고 잠시나마 그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더이상 과거와 같은 수준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혼란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징후를 봐야 한다”며 펜데믹으로 멈춰 버린 전 세계 상황이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도 “펜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같은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2030년쯤으로 예상했던 피크 수요 시나리오는 그보다 훨씬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바이오 프린터로 산호초를 살린다? (연구)

    [고든 정의 TECH+] 바이오 프린터로 산호초를 살린다? (연구)

    산호초는 전 세계 바다 면적의 0.1% 미만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해양 생물 종의 25%가 산호초에서 보고되었을 만큼 생물 다양성이 높다. 작은 동물인 산호가 모여 만든 거대한 해저 구조물인 산호초는 해양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및 해양 산성화, 해양 오염, 남획으로 인해 산호초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서식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산호가 공생 조류를 내보내면서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전 세계 산호초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산호초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과학자들은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산호를 양식하거나 혹은 다른 장소에서 건강한 산호를 이식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케임브리지 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산호를 빠르게 키우는 방법을 연구했다. 산호초 보호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산호가 죽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작은 산호가 자라서 우리가 흔히 보는 큰 산호로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의료용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프린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일반적인 의료용 바이오 프린터는 사람 줄기세포와 생체적합 물질을 포함한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서 인체 조직이나 장기와 유사한 3차원 구조물을 출력해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의 목표는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산호가 자랄 수 있는 유사 골격을 만든 후 여기에서 산호를 빠르게 자라게 만드는 것이다. 골격 물질은 PEGDA라는 생체적합 폴리머에 셀룰로스 나노크리스탈을 혼합해 출력하고 산호는 GelMA라는 젤라틴 하이드로겔 폴리머에 혼합해 출력한다. 그리고 바이오 프린터 출력물 내부의 산호가 빠르게 자랄 수 있도록 공생 조류를 넣어준다. 연구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자연 상태의 산호와 비교해서 바이오 프린터 산호가 매우 빠른 속도로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마리니클로렐라 카이스티애 (Marinichlorella kaistiae)라는 공생 조류를 넣어줄 경우 자연 상태보다 최대 100배 정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산호초 복구는 물론 바이오 연료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산호초를 복원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시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구 온난화와 해양 오염이라는 근본 문제 해결에 노력하면서 이런 신기술이 같이 접목돼야 위기에 처한 산호초를 구할 수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관악구 옥상 공사, 폭염 피해 막고 지구온난화 완화까지 일석이조

    관악구 옥상 공사, 폭염 피해 막고 지구온난화 완화까지 일석이조

    서울 관악구가 지역 내 경로당, 어린이집, 복지관 등 건강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공공시설 옥상에 ‘쿨루프’(Cool Roof) 조성 공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앞서 관악구는 환경부가 시행하는 ‘2020년 기후변화대응 증진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돼 예산을 받았다. 관악구 관계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국비 1억 20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지원받은 국비와 함께 구비 1억 2000만원을 투입해 모두 2억 4000원을 사업 예산으로 사용한다. 대상 시설은 모두 51곳이다. 해당 사업은 태양광 반사 효과가 있는 페인트를 옥상에 도장해 한여름 옥상 온도를 최대 30℃ 낮추고, 냉방 에너지를 약 20% 절감하는 사업이다. 폭염, 열섬, 열대야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옥상 온도를 낮춤으로써 자연스럽게 냉방 에너지 사용을 절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 방수 공사도 함께 진행해 누수도 예방된다. 구 관계자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5월 말까지 쿨루프 조성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건강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건물에 쿨루프를 조성함으로써 폭염 시 발생할 수 있는 건강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반 주민에게도 쿨루프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쿨루프 사업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구청 녹색환경과(02-879-6251)로 문의하면 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어린이 책] 우리집에 ‘난민 북극곰’이 살아요

    [어린이 책] 우리집에 ‘난민 북극곰’이 살아요

    30번 곰/지경애 글·그림/다림/44쪽/1만 2000원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기 시작한다. 발 디딜 곳이 사라진 북극곰들은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인 북극을 떠날 수밖에 없다. 북극곰들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 반려동물로 자신들을 받아 달라고 말한다. 하얀 북극곰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항상 경이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두 팔 벌려 북극곰을 환영한다. 그림책 ‘30번 곰’은 생존을 위해 반려동물의 삶을 선택하게 된 기후 난민 북극곰 ‘30번’의 이야기다. 도시로 온 아기 북극곰들에게 사람들은 번호를 부여하고 분양을 시작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추운 곳에서 살던 북극곰들을 위해 냉장고를 만드는 등 북극곰을 끔찍이 아꼈다. 그러나 관심은 잠시, 작고 귀엽기만 했던 아기 북극곰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곧 사람들의 관심은 시들시들해지고 개와 고양이에게 그러했듯, 사람들은 북극곰도 유기하기 시작했다. ‘30번 곰’은 어린이 책이지만 주제 의식이 묵직하다. 기후 위기라는 환경 주제와 함께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현실을 맞물려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 모두는 인간의 이기심이 초래한 것들이다. 자신을 입양한 다솜이와 깊은 우정을 나누는 30번 곰. 무척 더운 밤, 하얀 눈벌판에 서 있는 꿈을 꾼 30번 곰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2015년 첫 그림책 ‘담’으로 세계 3대 그림책 상 중 하나인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지경애 작가의 신작이다. 서예와 동양화를 배웠던 작가는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심금을 울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와우! 과학]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이 대멸종 원인?…2억년 전 화산암서 흔적 발견

    [와우! 과학]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이 대멸종 원인?…2억년 전 화산암서 흔적 발견

    약 2억100만 년 전 대멸종 당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극한의 기후 환경을 조성하는 데 화산 폭발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대량 배출이 직접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도바대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북아메리카와 모로코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발견한 암석 표본 200여 점의 약 10%에서 결정 속 마그마 덩어리 안에 거품이 있으며 그중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 표본은 트라이아스기 말기 대멸종 당시 화산 활동으로 판게아 초대륙의 붕괴와 중앙 대서양의 개방에 관여한 중앙 대서양 마그마 분포영역(CAMP)으로 불리는 곳에서 형성된 현무암질 암석인데 마그마에 녹아있던 기체 성분이 마그마에서 이용(고온에서 고용체를 이루던 성분들이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용해도가 낮아져 제작기 갈라지는 작용)해 형성한 미세 기포가 저장돼 있다. 연구팀은 이런 미세 기포를 분석해 이들 현무암질 암석에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들 연구자는 이런 분석 결과를 이용해 이런 화산 폭발 시 배출되는 화산성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500년간 10만㎦의 용암이 분출하는 하나의 화산 분화 단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21세기 동안 2℃ 이상이라는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에서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예상 총량과 맞먹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화산성 이산화탄소의 대량 배출에 기인한 트라이아스기 말기의 기후와 환경의 변화는 오늘날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를 원인으로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기후와 환경의 변화와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아스기 말기 대멸종은 모든 생물종의 거의 절반을 죽게 했지만, 그 원인은 같은 시기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현저한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생각된다. 중앙 대서양 마그마 분포 영역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 시 배출된 화산성 이산화탄소는 대멸종 과정에 대한 중요한 관여 요인으로 여겨졌지만,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4월 7일자)에 실렸다. 사진=안드레아 마르졸리/파도바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나이팅게일은 울음소리가 아름다워 검은지빠귀, 유럽물새와 함께 유럽의 3대 명조(鳴鳥)로 꼽히며 문학작품이나 신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참새목 딱샛과에 속하는 새이다. 15~16.5㎝ 크기의 나이팅게일은 조용한 밤중에 우는 소리가 특히 두드러져 밤꾀꼬리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이 되면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철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나이팅게일이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리텐세대 생물다양성·생태·진화학과, 마드리드 자치대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나이팅게일의 날개길이가 짧아지고 있어서 겨울철 서식지로 이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우크-올니톨로지컬 어드밴시즈’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페인 중부지방에서 여름철을 나는 나이팅게일 군집의 날개모양과 이주시기, 이동거리 등에 대한 20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몸의 크기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날개의 평균길이는 점점 감소해 먼거리를 이동하기는 부적합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날개가 짧아진 나이팅게일은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한 뒤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으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겨울철에 아프리카로 이동하지 못하고 원래 살던 지역에서 겨울철을 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새의 이동과 관련해 제기되는 ‘철새 유전자 패키지’(migratory gene package) 가설은 날개길이, 이동 중 휴식시간에 따른 대사속도, 이동집단의 크기, 짧은 수명 등 이동과 관련한 것들이 일련의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설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동과 관련한 여러 요인 중 하나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압력이 커지면 다른 특성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수 십년 동안 스페인 중부지역에서는 봄의 시작시기와 길이, 평균 기온이 바뀌었고 여름은 점점 더워지면서 낳는 알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날개 길이까지 짧아지면서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집단의 크기도 작아지기 때문에 이동과정에서 천적의 공격을 막기도 어려워 점점 이동을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롤리나 레마차 콤플리텐세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날개가 짧아지고 집단의 크기까지 줄어드는 부적응 진화로 전체 종의 생존율까지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번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후변화를 차단하지 못하면 생물종의 대량 멸종은 실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론] 다중위기 시대, 문명대전환 계기로/심광현 평론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시론] 다중위기 시대, 문명대전환 계기로/심광현 평론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세계적 교류가 순식간에 봉쇄되고 병리적, 정치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공황이 꼬리를 무는 카오스적 상황이 돌발했다. 전쟁과 경제공황을 통해 낡은 시스템이 무너졌던 근래 이행기와는 달리 바이러스 하나가 세계체계의 순환을 일거에 중단시킨 것이다. 병은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력 약화라는 기회와 마주쳤을 때 나타난다.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다는 코로나19가 세계적 카오스를 야기한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촉발한 다중위기가 가속화돼 극도로 취약해진 사회적·개인적 면역력이 이제 임계점에 달했음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폭발 직전의 화약고에 던져진 불씨인 것이다. 당장은 방역과 구호와 백신 개발 등에 재원과 노력을 쏟아 불길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지구화와 온난화의 악순환이 촉발한 신종 바이러스나 세균들이 세계적으로 퍼지고 사회적·개인적 면역력 붕괴와 마주친 총체적 위기를 기존의 단선적 방법으로 극복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적 착취와 수탈이 야기한 인간ㆍ자연 신진대사의 구조적 균열과 정치경제적 모순의 폭발이 중첩된 악순환 고리 전체를 직시하는 심층적인 시각과 문명전환을 위한 총체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일수록 붕괴 속도가 가파르고 규모가 광범위하다는 사실은 자본주의 문명 자체가 이제 종결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21세기 들어 각종 ‘종말론’과 ‘재난영화’가 만연했던 것도 이에 대한 암묵적 불안의 징후였던 셈이다. ‘신천지 현상’도 이런 이데올로기적 파국의 일각일 뿐이다. 그러나 체계의 요동이 커지면 낡은 질서가 해체될 뿐 아니라 새로운 질서가 창발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문명사적 이행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디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찾아낼 것인가. 인간과 자연 모두를 착취하면서 기술발전을 몰아가는 자본순환의 폐쇄회로가 무너진 자리에서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공진화를 촉진할 생태문화사회적인 개방회로의 싹을 틔워야 한다. 일각에서는 인간ㆍ자연ㆍ기술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인공지능(AI) 혁명, 4차 산업혁명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이는 고양이에게 다시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다. 미국과 유럽의 사태가 보여 주듯 문제는 과학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성과를 소수가 사유화하고 그 방향 설정을 독점한 수직적인 사회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3월 23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한국은 어떻게 편평한 커브를 만들었나’가 이 차이를 잘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정부의 신속한 조치와 투명한 정보공개, 의료시스템과 정보기술의 적절한 결합을 통한 광범위한 테스트와 연락처 추적, 특히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사회적 신뢰라는 요인들이 삼박자를 이루었다. 중국처럼 언론과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미국이나 유럽같이 사회경제적 혼란을 유발하는 폐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신규 감염자 곡선을 편평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노력의 바탕에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에 맞섰던 대중적 저항과 성찰의 경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매개로 연인원 1700만명이 참여했던 2016~2017년 촛불혁명의 경험 등이 있다. 바로 여기서 문명전환의 단서를 끌어낼 수 있다. 과학기술과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선순환 고리 만들기가 그것이다. 물론 이런 마주침은 시작에 불과하다. 인간 뇌의 다중지능 네트워크를 역설계해 AI를 개발하는 과학기술의 성과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면서, 인간ㆍ자연의 공진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거대한 문명전환을 할 크나큰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제는 대중들 각자의 몸과 뇌에 잠재된 다중지능적 역량의 풍부함에 대한 지식의 사회화를 통해 다중지능 네트워크를 수평적으로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만 해결할 수 있다. 물리적 거리 두기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지금, 오랫동안 소진돼 온 몸과 마음의 역량을 충전하고 삶의 의미와 방향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유전적·유년기적·문화적 과거에 매달리던 신경증적인 생활양식과 주체 양식의 낡은 굴레를 깨야 한다. 자연과 교감하며 잠재력의 전면적 발달을 촉진하는 생활·주체 양식을 구성하고 과학기술혁명과 새로운 사회혁명의 선순환 경로를 만들어 민주적인 주체들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게 경쟁의 세계화를 협력의 세계화로 전환해 가는 길만이 오늘의 문명전환의 참된 방향이다.
  • 겨우내 태어난 새끼 북극곰의 굴 밖 세상 구경…어미와 ‘걸음마’

    겨우내 태어난 새끼 북극곰의 굴 밖 세상 구경…어미와 ‘걸음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동면에서 깬 곰들도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북극곰 한 마리가 겨우내 태어난 새끼 곰들을 이끌고 굴 밖으로 나왔다. 난생처음 세상과 마주한 새끼들은 하얀 눈밭을 휘젓고 다니며 어미 곰을 고생시켰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출신 야생동물 사진작가 브라이언 매튜스(41)는 최근 캐나다 매니토바주에 위치한 와푸스크국립공원에서 한 무리의 북극곰 가족을 만났다. 겨우내 추위를 피해 눈 아래 굴속으로 들어갔던 어미곰은 그 사이 태어난 새끼들을 끌고 나와 세상 구경을 시켜주기 바빴다. 세계 최강 육상 포식자로 난폭함이 내재된 북극곰이었지만 어미 곰은 사진작가를 보고도 크게 경계하지 않았다. 작가는 “북극곰은 그날 내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냄새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신경 쓰지 않았고 어느 순간 나도 두렵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덕분에 작가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새끼 곰들을 지켜보며 마음껏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그는 “12주 정도 된 새끼들은 바깥세상에 처음 나와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내 경계를 풀고 저들끼리 먹고 자고 놀고 싸우며 눈밭을 휘젓고 다녔다”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어미 곰도 넘치는 탐험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새끼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도 나뭇가지를 씹고 작은 구멍을 파며 한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힘이 다한 새끼들은 어미 곰의 배에 자리를 잡고 꿈틀거렸다. 새끼들이 목격된 캐나다 매니토바주는 북극곰의 땅이다. 특히 허드슨만과 인접한 처칠에는 주민보다 곰이 더 많이 산다. 인구 800여 명의 작은 마을에 사는 북극곰은 1000마리가 넘는다. ‘북극곰의 수도’를 자처할만하다. 그러나 북극곰의 건강 상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전 세계적 보존 노력 속에 북극곰의 개체 수는 1950년대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2만5000마리가 안정적으로 그 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규모에 비해 북극곰의 삶의 질은 턱없이 나빠졌다. 가장 큰 원인은 서식지 감소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 얼음 면적이 줄어들수록 북극곰의 체질량지수도 같이 나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삶의 터전이 사라지면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북극곰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마을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암스트럽과 스털링 등의 연구에서는 이번 세기말 북극곰의 여름 서식지 면적이 68% 감소한다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미 지질조사국(USGS) 역시 해빙이 갈수록 얇아지면서 2050년 무렵에는 북극곰 개체 수 3분의 2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극곰의 미래는 암울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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