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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30㎝ 폭설, 북유럽 -40도, 서유럽 물폭탄… ‘기상 이변’ 속출

    美 30㎝ 폭설, 북유럽 -40도, 서유럽 물폭탄… ‘기상 이변’ 속출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설과 혹한, 폭풍우가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 곳곳을 강타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7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부터 애리조나 북부까지 90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겨울폭풍(블리저드) 주의보를 내렸다. 이날 밤까지 적설량은 북동부의 많은 지역에서 15㎝ 이상을 기록했고, 매사추세츠·뉴욕·펜실베이니아주 일부 지역은 30㎝를 넘겼다. 항공편 추적 서비스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저녁 기준 미국에서는 82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미 기상청의 예보관들은 “델라웨어 북부에서 필라델피아 지역과 뉴저지 대부분에 걸쳐 강물이 범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다른 겨울폭풍이 8일 밤 태평양 북서부에 도착해 태평양 연안을 따라 폭우가 내리고 워싱턴과 오리건의 캐스케이드산맥에 최소 60㎝ 이상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유럽 국가는 새해 들어 기록적 혹한이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 북부의 지난 4일 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지면서 4000여채의 주택이 정전됐다고 스웨덴 공영 라디오가 보도했다. 북극에 가까운 크빅요크 마을의 지난 5일 밤 기온은 영하 44.3도로 스웨덴의 1월 기온 중 25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스웨덴 기상청은 밝혔다.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에 노르딕 스키를 타러 나갔다가 눈보라 속에서 실종된 여성이 지난 2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소셜미디어에는 휴가차 라플란드를 찾은 한 남성이 영하 32도인 밖에서 끓인 물을 머리 위로 뿌리자 얼음 구름으로 변하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르웨이의 남부 도시 크리스티안산은 폭설로 인해 휴교령이 내려졌고 공공버스 운행이 전부 중단됐다고 밝혔다.서유럽은 지난 2주간 폭우가 쏟아져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새해 첫날부터 북부 파드칼레와 노르 지역에서 폭우로 약 200명이 대피하고 1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이 지역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홍수 피해를 입었고, 일부 마을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내린 물폭탄에 큰 홍수 피해를 입은 독일에는 지난 3일 또다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독일 북서쪽에 위치한 니더작센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네덜란드 국경 근처의 올덴부르크 마을 주변에서 여러 제방이 붕괴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2일부터 강풍이 전국 대부분을 강타하면서 아인트호벤에서 자전거를 타던 75세 남성이 떨어져 숨졌다. 마스트리흐트시 근처 마스강은 범람했다. 폭우와 강풍이 덮친 잉글랜드와 웨일스 일부 지역은 정전이 되고 기차 운행이 중단됐고,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잉글랜드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와이트섬의 풍속은 한때 시속 15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이례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대기 중 비구름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층은 7%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는다. 이는 기온에 따라 폭우와 폭설의 가능성을 높인다.
  •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대협상)을 위해 한미·한일 동맹도 교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협력을 강화한 한미일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정치학계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격변의 2024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들이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북중러 밀착만큼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층 정치화된 세계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할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고도 제언했다.-올해 미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나. “모두 알다시피 올해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현재 민주당·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치와 미래를 놓고 서로 매우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스템이 매우 양극화돼 있어 상당히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이 예전 역할을 되찾는 데 한 세대가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생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헌법 체제를 벗어나 비상 권한을 사용해 권위주의 의제들을 추구했던 전력이 있다. 그의 행적들, 용납하기 어려운 언어와 ‘독성 정치’, 증오의 복수, 인종적 편견,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미 유권자들이 그를 재선시킨다면 ‘우리는 이 모든 게 괜찮다’고 전 세계에 말하는 셈이 된다.” -트럼프 재선 시 한국과의 안보·무역 관계가 어떤 긴장 관계로 회귀할까. “트럼프는 1945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세계에서 미국이 맡아야 할 역할의 토대에 의문을 제기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시도는 물론 한일 동맹에 대해서도 폐기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한미 동맹이 위험에 처할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동맹 등에 관한 조약들을 도구적으로 취급하고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을 위해 동맹 교환도 시도할 수 있다. 그는 매우 무모한 ‘딜 메이커’이며 우방, 동맹, 민주적 파트너십에 대한 신념이 얕은 인물이다.” -트럼프 재선 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은. “그가 회담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독재자, ‘스트롱맨’들을 상대해 온 만큼 빅딜을 되살리려 할 것으로 보이나 이는 한반도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북한의 핵활동 저감 약속을 동아시아에서 훨씬 더 급진적으로 여겨지는 주한미군 철수와 교환하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는 조치가 될 것이다.” -한미일은 안보 협력 토대를 마련했다. 북중러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 방향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세계 뉴스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반면 북중러 밀착은 지난해 가장 나쁜 뉴스였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정보 분야 강화를 통해 앞으로 강화될 삼각관계의 새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한일 외교 당국자들이 부상하는 중국, (트럼프 재선으로) 불확실해질 미국의 역할에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는 한중 관계는 어떻게 풀어 가야 하나. “당분간은 험난한 관계가 될 것 같다. 한국 내에서도 여야 간 대중 관계 해법을 두고 견해차가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북핵 돌파구도 조만간 열릴 것 같지 않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와 핵무력 현대화가 국가 정체성의 일부이자 장기 안보전략이라는 점을 공표한 만큼 억지력 유지책을 찾아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美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선트럼프 재등극 땐 한미 동맹 우려주한미군 철수·핵 감축 ‘빅딜’ 등북중과 동맹 교환 시도 가능성도한미일 협력·대북 관계 방향은북중러 밀착 맞서 한미일 협력 필수中부상·불확실한 美 역할 대비하고북핵 억지력 위해 한중 관계 관리를격변의 2024년, 국제관계는두 개의 전쟁 속 긴장관리에 초점 경제적 민족주의 등 전환의 시기 최악 피할 다자 간 규칙 재건돼야-마찬가지로 대북 관계에서도 탈출구가 보이질 않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무기 공급에 대한 러시아의 열망이 북한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해 줬고, 북한 핵능력 구축을 위해 러시아가 여러 기술 지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국제사회는 북한을 억제와 포용, 제재로 대했는데, 현재 포용은 효과가 없어 보인다. 남은 도구는 제재와 억제다. 오산과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항상 열어 둬야 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중동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어떻게 보고 있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의 궁극적 해결책은 양측의 공존,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하다. 이 전쟁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주권 국가, 안정적인 정치적 미래를 제공하는 게 왜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불가능한 외교 퍼즐처럼 보이지만 중동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미국이 창의적인 퍼즐 조각들을 찾아야 한다. 수년은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의 중동 관계 정상화 이니셔티브가 추진돼야 한다. 이스라엘 내 계몽된 정당들이 전진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 지원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영토 접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채 한반도와 비슷한 ‘얼어붙은 갈등’ 상황을 이어 갈 수 있다. 군사 갈등이 끝나면 우크라이나는 경제 재건,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시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우선 잔인한 폭력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인 듯하다.” -미중이 무역과 외교안보 긴장 등 양국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가드레일, 경쟁 관리, 갈등 억제과 상호 이해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경쟁의 틀을 잡기 위한 탐색 단계로 돌입했다. 대만 독립을 둘러싼 갈등과 남중국해 전략 경쟁은 계속될 것이고 군사·기술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원하는 ‘필연성의 내러티브’,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차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쇠퇴하리라는 시나리오는 중국 국내 문제와 경제 약세,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갈등적이나 향후 더 안정될 가능성은 있다.” -국제질서가 글로벌 이스트와 글로벌 웨스트, 글로벌 사우스 세 개의 세계로 나눠지리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중추외교를 추구하는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점점 더 세 개의 세계로 나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은 아시아와 서구 체제에 동시에 속해 있고 양방향으로 손을 뻗을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서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수십년 새 개발도상국이자 공적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공적개발 후원국으로 변모해 중견국 역할이 기대된다.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지구온난화, 지속가능한 개발 등 의제 설정자로 연합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시민사회가 활발한 역동적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AI 고도화와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올해 국제관계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해 2024년은 평화로의 돌파구를 기대해야 할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 돌파구보다는 폭력 감소, 긴장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의 경우 불안정과 전환의 시기에 국가들마다 공급망 재편성, 제조업 복귀, 생산기지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경제적 민족주의가 다시 출현하는 등 더 정치화된 세계 경제 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자. 약육강식 논리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 이론을 국제정치 현실에 접목한 대표적 학자로 꼽힌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국에서 근무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았다. 미국 중심 자유주의 질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1954 출생 ▲1985 시카고대학원 정치학 박사 ▲1991~1992 미 국무부 근무▲1993~1999 펜실베이니아대 교수▲1999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2001 조지타운대 교수▲2004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석좌교수▲외교관계협의회 위원, 국무부 자문위원▲2008 경희대 에미넌트 스칼라(석좌교수)▲주요 저서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승리 이후’
  •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바람의 언덕 지나 계곡길 따라, 첫사랑 같은 얼음꽃이 피었네

    눈이 오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무기력한 팔다리에 난데없이 힘이 돌기 시작한다. 마음도 조급해진다. 어느 산을 갈까. 설경은 역시 산에서 맞는 게 제격이다. 강원 평창 선자령이 퍼뜩 떠오른다. 눈 오는 선자령, 누구에게나 버킷 리스트다.날씨가 희한하다. 평창 횡계읍내에 종일 겨울비가 내렸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왔는데, 이럴 수가 있나 싶다. 다행히 읍내와 달리 선자령엔 얼음꽃이 피었다. 나무 표면에 붙어 있던 습기가 낮은 기온에 그대로 얼어버린 거다. 눈꽃과 얼음꽃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눈꽃은 나무와 숲 전체를 뒤덮는다. 그래서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얼음꽃은 겉만 살짝 덮는다. 얇게 겉을 감싼 얼음 알갱이 너머로 속의 것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래선지 어딘가 더 한기가 느껴진다.선자령은 대관령 북쪽, 백두대간 주능선에 위치한 고개다. 강원도 평창(도암면 횡계리)과 강릉(성산면 보광리)을 잇는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관령 북쪽의 고개 ‘선자령’계곡 아름다워 선녀와 아이들이 목욕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비교적 높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옛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거리는 편도 5㎞ 남짓. 4~5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등린이’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코스는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정확한 명칭은 ‘대관령마을휴게소’다. 현재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대관령휴게소와는 다른 곳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빠져 국도로 이동해야 한다. 영동고속도로가 옮겨지면서 대관령 정상의 옛 휴게소는 이용객이 줄어들어 문을 닫기도 했었다. 그러다 선자령 일대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사계절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돋움하면서 대관령마을휴게소에도 다시 차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박(장기간 차박)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지만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 언제 가도 깔끔하고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휴게소에서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10여분 정도 걷다 보면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보통 ‘계곡길’이라 불린다. 국사성황사를 지나 통신중계기까지 이어진다. 약 1.5㎞의 오르막 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 나온다. 국사성황사를 거치지 않고 오른쪽 코스로 오를 수도 있다. 이쪽은 흔히 ‘능선길’이라 부른다. 다소 완만한 대신 계곡길 코스보다 500m 정도 길다. 계곡길로 접어든다. 아늑한 길이 이어진다. 잣나무, 낙엽송, 조릿대 등이 군락을 이루며 아기자기한 풍경을 선사한다. 눈이 내리면 계곡 나무들에 눈꽃이 피는데, 이게 장관이다. 계곡물도 흐른다. ‘선자령’(仙子嶺)이라는 이름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단다.국사성황사는 이름 그대로 대관령의 국사서낭(성황)을 모신 신당이다. 세 칸짜리 성황사와 한 칸짜리 산신당 등으로 이뤄졌다. 현재의 당우는 1944년에 중건된 것이라고 한다. 대관령 국사서낭은 대관령 산신과 함께 세계무형유산인 강릉단오제의 주신으로 모셔진다. 국사성황사에서 제를 지내고 그 신(神)을 강릉 단오장으로 모셔 가는 행사로부터 단오제가 시작된다. 성황사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이리저리 굽고 휜 나무들 위로 서리 같은 얼음꽃이 피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기운이 깔려 있는 듯한데, 거무튀튀한 몸통에 서리꽃을 두른 나무들 탓에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눈꽃이었더라면 화사했겠지. 하지만 이런 신묘한 분위기는 결코 풍길 수 없었을 터다. 산길은 대부분 능선 위로 이어져 있다. 장쾌한 설원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주변 풍경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왼편으로 대관령 목장의 설원이 펼쳐지고, 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를 가슴속에 품을 수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시야가 툭 트여 개방감이 더하다.’ 다만 단서가 있다. 맑은 날이어야 한다는 것. 이번 여정에서처럼 눈보라가 칠 때면 사실 눈에 담을 게 별로 없다. 간간이 드러나는 풍경에 만족해야 한다. 능선 위에 선 풍력발전기들의 자태가 이색적이다.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프로펠러의 진동은 위압적이면서도 어딘가 SF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풍력발전기 때문에 선자령 등산로를 ‘선자령 풍차길’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주능선은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건 없지만 고원 특유의 평평한 산줄기가 독특한 운치를 만든다. 순백의 세상에 서면 언제나 숨이 트이는 듯하다. 시원한 공기로 폐부를 씻고, 홍진 세상을 감춘 말간 풍경으로 눈을 씻는다. 능선 왼쪽으로 목장의 설원 펼쳐져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가 품으로 이제 횡계의 볼거리를 말할 차례다. 겨울이면 산 아래 횡계리 일대에 이색 풍광이 펼쳐진다. 광활한 황태덕장이 그것이다. 수없이 많은 황태가 매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익어 가고 있다.평창의 겨울 풍경을 말할 때 도암호 가는 길을 빼놓을 순 없다. 도암호는 평창과 강릉이 경계를 이루는 계곡에 도암댐을 세우면서 조성된 인공호다. 호수 자체야 내세울 게 별로 없다. 한데 물길과 나란한 진입로에서 만나는 풍경만큼은 참 일품이다. 농가와 주변 산자락, 그리고 흰 눈 뒤집어쓴 계곡이 어우러져 소담한 겨울 풍경을 그려 내고 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뒤섞인 계곡 사이로는 물 반 얼음 반의 계류가 흐른다. 계곡 오른쪽은 발왕산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중첩된 산자락들이 제법 옹골찬 풍경을 선사한다. 이쯤 되면 초대형 걸개그림이라 해도 믿겠다. 도암호 위는 강릉의 안반데기다. 겨울철엔 눈이 쌓여 올라갈 엄두를 못 내지만 다른 계절엔 명자깨나 날리는 여행지다. 대관령 주변에 눈꽃 마을, 의야지 마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마을이 많다. 눈썰매장 등의 놀이시설은 대부분 갖췄고 저마다 색다른 콘텐츠도 마련해 뒀다.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선 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송어맨손잡기와 낚시, 썰매 등 겨울 놀이, 먹거리 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낚시는 얼음판에 20㎝ 안팎의 구멍을 뚫어 송어를 낚는 얼음낚시와 실내낚시로 나뉜다. 어린이나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송어를 잡을 수 있다. 먹거리터에선 잡은 송어를 회와 구이로 요리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탕수육과 매운탕 등 15가지 송어 요리를 맛보며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눈광장과 얼음광장엔 겨울 레포츠가 즐비하다. 눈광장에선 눈썰매, 스노 래프팅, 수륙양용차 아르고를 탈 수 있다. 얼음광장에서는 전통 썰매, 스케이트, 얼음 자전거, 범퍼카, 얼음 카트 등 놀이를 즐길 수 있다. 19일에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개막되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평창 현지에서 눈을 만났다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찾아야 하는 곳이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다. ‘한정판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눈 그치고 반나절만 지나면 전나무숲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제아무리 폭설을 뒤집어썼다 해도 그렇다. 행여 바람이라도 불면 눈 떨어지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그러니 수도권 등 먼거리의 여행자들이 기를 써도 소담한 설경과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전나무 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이어진다. 채 1㎞가 못 되는 거리에 반듯하게 솟은 전나무가 빽빽하다. 숲에서 가장 나이 든 나무는 수령 370년 정도다. 대개는 수령 80년 안팎의 젊은 나무들이다. 숲은 오백 살 먹은 전나무 아홉 그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의 씨가 퍼져 지금의 숲을 이뤘다는 것.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이유다. ●여행수첩 횡계 쪽에 맛집이 많다. 납작식당은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를 잘한다. 남경식당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로 소문난 집. 대관령한우타운과 평창한우마을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 정보라 신작·기후위기·美대선… 나만의 ‘갑진 한 권’ 펼쳐 보세요[2024 주목 문화계]

    정보라 신작·기후위기·美대선… 나만의 ‘갑진 한 권’ 펼쳐 보세요[2024 주목 문화계]

    책을 점점 멀리하는 시대라지만, 문학의 불꽃과 지성의 빛을 밝힐 출판은 계속된다. 새해에도 독자들의 상상력과 영감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기대작들이 예정돼 있다. 읽을거리의 홍수 속 올해는 몇 권이나 건지게 될까.지난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떨친 한국문학은 올해 새로운 이야깃거리로 무장했다. 참신하고 독창적인 세계관을 앞세운 장르문학 기대작들이 눈에 띈다. 소설집 ‘저주토끼’로 2023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신작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인플루엔셜)는 해양 생물을 소재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든다. 김언수의 ‘빅아이’와 김성중의 ‘화성의 아이’(이상 문학동네)도 눈여겨볼 만하다. 단편집 ‘칵테일, 러브, 좀비’로 파란을 일으킨 조예은 작가부터 이희영·황모과·연여름의 신간(이상 현대문학)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윤흥길 역작 ‘문신’ 마무리 거장의 역작에도 마침표가 찍힌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의 작품으로 한국문학사에 이정표를 남긴 원로 작가 윤흥길의 ‘문신’(문학동네)이 올해 상반기 완간된다. 전 5권 예정인 이 소설은 2018년 3권 출간 이후 5년여간 공백 끝에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주목받는 작가들의 신작도 쏟아진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의 ‘네가 되어 줄게’(가제·문학동네)는 중학생 딸과 엄마가 각각 1993년과 2023년의 서로에게로 7일간 영혼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이 외에도 황정은(제목 미정·문학과지성사), 김애란·조해진(제목 미정·이상 문학동네), 정유정(‘영원한 천국’)·배수아(‘속삭임 우묵한 정원’·이상 은행나무) 등 뚜렷한 문학성을 성취한 인기 소설가들의 신간이 서점을 접수한다.문학과지성 시인선 600호 시에서는 기념비적인 사건을 앞두고 있다.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시인선인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올해 600호를 맞는다. 1978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시작으로 40년 만인 2017년 500호 기념시집을 낸 문지 시인선은 7년 만에 600호 고지를 넘어선다. ‘시인들의 시인’으로 불리는 오규원(1941~2007)의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문지 시인선의 표지는 100호를 기점으로 조금씩 바뀌어 왔다. 이번 600호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문학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파무크·하루키·베르베르 신작 세계문학에서는 거장들의 일상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들이 여럿 보인다. 200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튀르키예의 지성 오르한 파무크는 ‘먼 산의 기억’(민음사)에서 돌연 ‘화가’로서의 열정을 뽐낸다. 2008년부터 14년간 매일 작은 노트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온 파무크의 일생을 담은 책이다. ‘악마의 시’를 쓴 영국의 살만 루슈디는 에세이 ‘진실의 언어’,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2022년 출간한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이상 문학동네)의 속편을 내놓는다. 소설 중에서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사랑받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퀸의 대각선’(가제·열린책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SF ‘듄’의 저자 프랭크 허버트의 단편 걸작선 ‘듄으로 가는 길 외’(민음사)도 기대를 모은다.거장들의 기후위기 경고 점점 가혹해지는 기후변화 상황을 진단하고 인류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책들도 잇따라 출간된다.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등의 저자로 유명한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생태 위기를 집약하는 주제인 ‘물’을 다룬 신작(제목 미정·민음사)을 9~10월 중 선보인다. 지구온난화 연구에 대한 공로로 202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일본계 미국 과학자 마나베 슈쿠로 미 프린스턴대 수석기상학자가 쓴 ‘기후 변화를 넘어서’(사이언스북스)도 하반기에 출간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터 과학자 해나 리치의 ‘아직 세상의 끝은 아니다’(부키)와 독일의 마르쿠스 렉스가 쓴 ‘북극 탐험대 모자익 프로젝트’(동아시아)도 흥미진진한 기후환경 이야기로 독자를 만난다. 미리 보는 美대선 전망 올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로 꼽히는 11월 미 대선을 미리 전망해 볼 책들도 주목된다.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이 함께 쓴 ‘소수의 폭정’(어크로스)은 소수의 독재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미국 정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2022년 번역 출간된 ‘자유주의’라는 책으로 지난 200년 동안 자유주의라는 사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제시한 에드먼드 포셋이 이번에는 ‘보수주의’(글항아리)라는 책을 들고 독자를 찾는다. 책은 지난 200년간 보수주의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펴보면서 오늘날 우파 내부 논쟁을 조명한다.
  • 뜨거워진 한반도… 작년 가장 더웠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전국 평균기온은 13.7도로 집계됐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확충돼 기상관측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6년(13.4도)보다 0.3도나 높았다. ●평균 13.7도… 종전보다 0.3도↑ 평균기온이 높았던 상위 10개 연도를 보면 1998년과 1994년을 제외하면 모두 2005년 이후다. 200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1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1991~2020년까지 30년 평균)기온보다 낮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3·4·5·6·8·9월은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상위 10위 안에 포함돼 있었다. 3월과 9월은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달로 기록되기도 했다. 게다가 초겨울이었던 지난달 8일에는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는 역대 12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전세계도 2023년 가장 더운 해 우리나라만 유독 더웠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기후 특성에 대한 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전 지구 평균 표면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1.4도 정도 높았다. 이전 가장 더웠던 한 해였던 2016년이 산업화 이전보다 1.29도 정도 높았던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전 세계적 현상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전 세계적 현상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전국 평균기온은 13.7도로 집계됐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확충돼 기상관측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6년(13.4도)보다 0.3도나 높았다. 평균기온이 높았던 상위 10개 연도를 보면 1998년과 1994년을 제외하면 모두 2005년 이후다. 200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1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1991~2020년까지 30년 평균)기온보다 낮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3·4·5·6·8·9월은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상위 10위 안에 포함돼 있었다. 3월과 9월은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달로 기록되기도 했다. 게다가 초겨울이었던 지난달 8일에는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는 역대 12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지난달 전국 97개 관측지점 가운데 12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수립된 곳은 59곳에 달한다. 우리나라만 유독 더웠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기후 특성에 대한 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전 지구 평균 표면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1.4도 정도 높았다. 이전 가장 더웠던 한 해였던 2016년이 산업화 이전보다 1.29도 정도 높았던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 지구온난화로 돈 번다… 지자체들 ‘아열대 농업’ 육성

    지구온난화로 돈 번다… 지자체들 ‘아열대 농업’ 육성

    아열대농업이 뜨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아열대작물이 새 소득작목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2020년 발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은 2070년 81.7% 지역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충북 제천시는 봉양읍 농업기술센터에 아열대스마트농장을 개장했다고 26일 밝혔다. 제천은 충북에서 가장 추워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린다. 52억원이 투입된 아열대스마트농장은 총 3200㎡ 규모로 조성된 유리온실형 농장이다. 바나나, 구아바, 두리안, 망고, 코코넛, 파인애플 등 아열대과일 24종이 시험재배된다. 시는 적응 가능성이 높은 작물을 선별한 뒤 농가들에 재배기술을 전파할 계획이다. 시는 볼거리 제공을 위해 농장 안에 아열대 수목 1200여주도 심었다. 제천지역에선 현재 여섯 농가가 천혜향 등 아열대과일류를 재배하고 있다. 남쪽 지자체들은 더 적극적이다. 경남 거제시는 지난달 국제아열대농업 팜페어를 개최하고 아열대농업 중심도시를 선언했다. 거제시는 앞으로 시범재배와 상품개발 등을 담당할 아열대농업 허브센터와 통합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열대작물을 활용한 힐링카페 운영을 위해 협동조합도 구성키로 했다. 현재 거제지역에선 200여 농가가 사탕수수, 파인애플, 올리브 등 아열대작물을 재배한다. 멕시코 감자인 히카마 재배농가도 있다. 시 관계자는 “월평균 기온 10도 이상인 달이 연간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기후로 분류되는데 거제는 이미 아열대에 진입했다”며 “전체적인 농업 방향을 아열대 쪽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최근 3년간 아열대과수 육성 등에 224억원을 투입했다. 해남 기후변화대응센터와 장성 아열대작물 실증센터를 유치해 아열대농업 연구기반도 갖췄다. 전국 최초로 아열대농업 육성 지원조례도 제정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전남은 전국에서 아열대작물 최대 생산지역이 됐다. 농촌진흥청의 ‘2023 아열대작물재배 현황’에 따르면 전남지역 재배면적은 전국 4126㏊의 59%에 달하는 2453㏊다. 경남 1091㏊, 제주 399㏊, 전북 84㏊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도는 아열대작물을 생산에서부터 가공, 유통, 체험관광까지 이르는 농촌융복합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아열대작물을 지역 특화작물로 육성하기 위해 아열대과수연구회 결성, 재배 기술 연구, 재배 매뉴얼 제작 등을 추진한다. 경북에선 포항·경주·영덕·울진 등 동해안 4개 시군이 아열대 기후에 진입했다.
  • ‘오락가락 철 없는 날씨’에 농어민 한숨…개나리 피었다 북극 한파[취중생]

    ‘오락가락 철 없는 날씨’에 농어민 한숨…개나리 피었다 북극 한파[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이제는 조업하러 나가기만 하면 적자예요. 하루에 몇 마리밖에 구경하지 못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울릉도에서 42년째 오징어 조업을 이어온 김해수 울릉군 어업인총연합회장이 올해 오징어 어업 업황을 설명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기후변화로 동해의 수온이 오르면서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잡는 어선 110여척 중 20여척만 겨우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20년 전에는 연평균 조업일이 160일을 넘겼는데 올해는 10일도 채 안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어촌, 오징어 조업 줄고…농촌도 날씨 변덕에 내년 농사 걱정 울릉도에서 조업을 포기해 감척을 신청한 배들이 지난해 7~8척에서 올해 28척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어획량이 급감하자 급기야 배를 내놓는 어민들이 증가한 결과입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1~27일 기준 전국 오징어 위판량은 95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0t)보다 60% 이상 감소했습니다. 올해 1~11월 누적 위판량도 2만 3700t으로 지난해(3만 5595t)보다 33% 줄었습니다.급격한 기온 강하로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주까지 초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바다에서는 일부 어종이 자취를 감추고 농촌지역에서는 병충해 걱정 커졌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반복되면서 일상에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파고들었습니다. 따뜻한 날씨 탓에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졌습니다. 농민들은 올겨울 날씨가 따뜻하자 병해충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합니다. 지나치게 겨울철 날씨가 포근하면 병해충의 부화율이 높지기 때문입니다. 경북 문경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창묵(77)씨는 “겨울이 충분히 추워야 병해충이 죽는데 올겨울 날씨가 따뜻해 걱정”이라며 “날씨가 매년 따뜻해져 이제는 사과가 유명한 문경이 사과를 재배하기 적합하지 않은 날씨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상 고온에 개장 미룬 스키장…계절 착각해 피었다 얼어붙은 봄꽃 스키장을 찾으려 해도 인공 눈이 녹아내려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말마다 강원 평창의 한 스키장에 가는 직장인 김지혜(33)씨는 “12월 초까지는 개장 초반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스키를 타기 좋은 눈이었는데 지난주엔 2월 말처럼 눈이 슬러시 같았다”면서 “최근엔 날씨가 갑자기 너무 추워져 시즌권을 사고도 제대로 못 쓰게 생겼다”고 걱정했습니다. 개장을 미루거나 축소 운영하는 리조트도 많았습니다. 경기 광주의 한 눈썰매장은 “따뜻한 날씨와 많은 비로 안전 등 불편이 예상된다”면서 19일까지 임시 휴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선 스키장은 비가 내린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는 초급 슬로프 한 곳만 운영했습니다. 강원 원주의 또 다른 스키장은 당초 15일부터 문을 열기로 했지만, 추위가 시작된 이후인 18일로 개장을 미루기도 했습니다.계절을 착각해 겨울에 피어난 봄꽃은 곧바로 닥친 한파에 시들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 인근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는 개나리와 철쭉꽃이 드문드문 피어났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들어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개화한 봄꽃이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때아닌 모기도 말썽을 부립니다. 오모(33)씨는 “집과 산이 가까워서 그런지 모기 몇 마리가 있어 창고에 넣었던 모기향을 다시 꺼냈다”며 “캠핑을 가서도 모기 잡는 게 일이다. 이러다간 일 년을 모기와 함께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도심의 모기 트랩 지수는 90.7개체로 지난해(38.5개체)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모기 트랩 지수는 모기 유인 포집기 한 대에서 하룻밤 사이에 잡힌 모기 수입니다. 따뜻한 날씨에 실내를 중심으로 모기들이 활동을 재개한 것입니다. “강한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에 이상 고온” 큰 폭으로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날씨의 원인은 지속되는 지구온난화와 올겨울 기승을 부리는 엘니뇨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종연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강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를 가져온 데다 지구온난화 영향까지 더해져 한동안 높은 기온이 지속됐다”며 “엘니뇨는 계속 발달하는 단계라서 1월에 정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주는 북극한파가 덮쳤습니다. 지난주 베링해 부근에 대기 흐름을 막는 고기압이 형성된 여파로 우리나라로 시베리아 쪽의 찬 공기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겨울치곤 따뜻한 날씨가 또 찾아올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론 더 따뜻한 날씨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은 지난 21일 공개한 1개월 날씨 전망에서 1월까지 기온이 평년과 같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1월 1일부터 7일까지 이상고온이 발생할 확률은 20%로 예상했습니다.
  • 지구 온난화가 부의 양극화 심화시킨다고?[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구 온난화가 부의 양극화 심화시킨다고?[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이상고온이라고 할 정도로 포근하던 12월이 지난 주말부터 겨울 왕국으로 급변했습니다. 예상했겠지만 근본적 이유는 온난화 때문입니다. 사람은 온난화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영국 생태·수문학 연구센터, 런던대(UCL), 옥스퍼드대, 스웨덴 예테보리대, 웁살라대, 독일 바이로이트대 공동연구팀은 홍적세 후기(12만 6000~1만 2000년 전) 이후 인간이 기존 추정치의 두 배에 달하는 약 1500종의 조류를 멸종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2월 20일자에 실렸습니다. 오늘날 조류 멸종의 원인은 과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손실과 외래종 유입처럼 인간 활동과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멸종된 조류종을 분석한 연구들 대부분은 기록이 남아 있는 약 500년 전까지만 봐 왔습니다. 연구팀은 화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지, 하와이, 뉴질랜드, 기타 태평양 지역 섬들에서 기록에 남지 않은 채 멸종한 조류종의 수를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상에 나타났던 조류종의 약 12%가 홍적세 후기 이후, 특히 홀로세(약 1만년 전~현재)인 지난 1만 1700년 동안 대부분 멸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중 55%는 기록이 없어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멸종종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간에 의한 조류 멸종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이 수치도 과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UC샌디에이고, 포덤대, 이탈리아 유럽경제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육상 생태계가 교란되면서 자연 자본이 감소해 금세기 말이 되면 생태계로부터 얻는 이익이 현재보다 9.2%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2월 19일자에 발표됐습니다. 깨끗한 공기와 물, 건강한 숲, 생물다양성은 정량화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사람들의 웰빙에 이바지합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식생 모델, 기후 모델, 세계은행의 자연 자본 가치 추정치를 사용해 기후변화가 국가 생태계 서비스, 경제 생산, 자연 자본 재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10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식생, 강우 패턴 변화, 이산화탄소 증가로 자연 자본이 감소하면서 각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1.3% 감소합니다. 동시에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도 예측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GDP 감소의 90% 이상이 하위 50%의 국가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저소득 국가일수록 천연자원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가 인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실감하지 못합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부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원래 북극은 러시아 소유였음”…푸틴이 ‘겨울왕국’ 노리는 진짜 이유[송현서의 디테일]

    “원래 북극은 러시아 소유였음”…푸틴이 ‘겨울왕국’ 노리는 진짜 이유[송현서의 디테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이어가는 러시아가 북극에서도 군사력을 대폭 증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북극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등과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BS방송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최근 미국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의 관심이 북극권 내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한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가 북극에서 운영 중인 군사기지의 수는 미국과 NATO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러한 상황을 봤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북극에서 서방의 군사적 입지가 러시아보다 약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특히 NATO 핵심 회원국이자 북극권을 두고 러시아와 경쟁해 온 노르웨이의 경우, 러시아의 군사 시설과 근접한 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 정보기관의 전 부국장인 헤드빅 모에는 “스발바르를 포함한 노르웨이 북부는 러시아에 특히 중요한 지역”이라며 “노르웨이 국경과 매우 가까운 콜라(러시아 북서부)에 핵잠수함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잠수함들은 미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러시아가 상당부분 장악한 스발바르 스발바르 제도는 위도상으로 가장 북쪽에 있는 거주지역이다. 노르웨이령 제도지만 1920년대에 체결한 조약 덕분에 러시아 국민이 비자 없이도 체류할 수 있게 되면서, 러시아가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스발바르의 바렌츠부르크에는 러시아 탄광촌이 형성돼 있으며, 자체 학교와 러시아 영사관도 마련돼 있다. 올해 초부터는 엄연한 노르웨이 영토인 스발바르 바렌츠부르크에서 러시아의 군대 퍼레이드가 열리기 시작했다.노르웨이와 러시아가 스발바르 등 북극권 지역을 두고 영향력 다툼을 하는 이유는 해당 지역의 환경이 기후 변화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면서 군사기지로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러시아는 북극에서 미국의 방어를 우회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 CBS는 “올해 8월에는 러시아와 중국 합동 함대가 알래스카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서방 관계가 악화하면서 북극 지역으로 긴장이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군사기지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높은 북극 러시아가 북극권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려는 이유는 또 있다. 북극권의 둘레는 1만 6000㎞에 달하며, 미국과 러시아, 그린란드 자치령을 가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등의 국가가 걸쳐져 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생겼고, 동시에 영토의 범위가 달라지면서 해상 항로를 어느 국가가 차지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북극권 항로를 차지하는 국가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물건을 수출하고 들여올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해당 항로를 차지하는 국가는 이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에게 높은 통행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생긴다. 더불어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새로운 항로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 매장 지역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이에 러시아는 노골적으로 북극권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21년 5월,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극권이 과거부터 러시아 영토였으며, 따라서 주도권이 러시아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했다. 소련 시절 북극에 전초기지를 세웠고, 2007년부터는 북극에 다시 수십 개의 전초기지를 건설하면서 군사력도 확장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항로와 천연자원, 여기에 심해 자원까지 풍부하다 보니 캐나다와 덴마크 등의 국가는 러시아와 함께 북극의 해저산을 두고 영유권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에서 직접 북극 개발 회의를 열고 “북극은 엄청난 경제적 기회가 있는 지역”이라며 에너지, 물류, 국가 안보와 방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북극권 영향력 확장 막으려는 미국과 동맹국 미국도 러시아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미 국방부 북극·글로벌 복원력 정책팀 대변인 데빈 T. 로빈슨 중령은 CBS에 보낸 성명에서 “북극은 국방부에 특별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지역에서 변화하는 지구물리학적·지정학적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올바른 전략적 접근과 강력한 동맹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미 국방부가 언급한 ‘동맹 네트워크’는 최근 미국이 핀란드와 체결한 방위협력협정(DCA)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18일 러시아에 대한 방어망 구축을 원하는 핀란드와 함께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와, 지난 5일에는 스웨덴과 각각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했고, 조만간 덴마크와도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국은 러시아 탓에 안보 불안을 느끼는 북유럽 국가들과 방위협력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협정체결 국가들에 있는 군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이를 통해 북극권에서 러시아가 발생시킬 위협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만큼이나 북극에 ‘진심’인 만큼 쉽사리 주도권을 빼앗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지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

    앞으로 50년간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1550만명가량 급감하면서 3600만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통계청의 전망이 나왔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에 육박하면서 한국은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국가 소멸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재천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국가 소멸? 내가 힘든데 그게 중요한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출산율을 회복하는)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재천 교수는 2021년에도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은 이상한 겁니다’라는 영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은 진화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지극히 당연한 진화적 적응 현상”이라며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숨을 곳이 없는데 번식을 하는 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집단 수준에서 번식을 조절할 수 있는 동물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한 윈 에드워즈 교수의 이론과 현대의 이론을 비교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내가 과연 애를 키워낼 수 있겠느냐는 문제를 한 개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그 고민 끝에도 애를 낳는 분들은 제가 보기엔 계산이 안 되시는 분들”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동시에 그분들은 애국자시다. 힘들 거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나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그 행복을 누려보겠다고 과감히 출산을 하시는 분들은 결국은 애국자”라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애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상황만 좋아지면 출산을 하게 되어있다. 번식을 못 하게 막는 것이 무지 어려운 일이고 번식을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이 나라에 아이만 낳아놓으면 아이가 너무나 잘 크고, 우리는 부모로서 그 잘 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가족을 이룰 수 있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야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구 생각하면 인구는 줄어야 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수집한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해수면 및 수온 상승은 지난 1만 1000년 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 빨랐다. 해수면은 따뜻한 물이 팽창하고,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면서 상승한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단체들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 될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곳곳이 물에 잠길 수 있다며 예상 이미지를 공개해 경고했다. 최재천 교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진화적인 관점으로 기가 막히게 적응을 잘하는 민족이다”라며 “새끼를 낳아서 기를 수 없는 상황에서 새끼를 낳는 동물은 절대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없다. 상황이 좋아졌을 때 새끼를 낳아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출산율 1.8명, 더 열심히 노력하면 2.1명(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수준의 출산율)을 회복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저는 그런 날 안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전지구적으로 보면, 지금은 우리가 억지로 기술로 지구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놓은 상태다.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모든 환경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 인구문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벌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는 줄여야 한다. 잘 사는 나라들이 도로 출생률을 높이는 일을 하다 보니까 전지구적으로는 이게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경제학자들은 자꾸 노동력이 부족해지니까 살기 힘들어진다라고 걱정하는데, 그것보다는 적은 숫자의 국민으로 어떻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아닌가”라며 “전지구적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오히려 인구가 서서히 줄어들면 지구는 훨씬 더 살기 좋은 행성이 될 것이다. 그 선도적인 역할을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이 하고 있는 것”라고 말했다.
  •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다양한 분야 인간중심주의 반성“동식물, 생태계도 법적 주체 가능”사법부 생태적 관점 필요도 지적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인간이 가한 각종 위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법적 다툼을 벌일 수 있을까. 지난 11월 13일 제주특별자치도는 멸종 위기에 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생태법인 제1호가 된다면 남방큰돌고래는 권리 침해에 대해 소송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돌고래의 권리는 어떤 법적 근거가 뒷받침되고 소송은 어떤 절차로 진행될까. ‘지구법학’(문학과지성사)은 이런 궁금증을 설명해 주는 학술서다. 지구법학은 인간은 물론 동식물, 생태계와 자연까지 법적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는 법사상이다.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해 각종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여섯 번째 대멸종’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지구법학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책을 엮은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간의 자유에 기반한 기존 윤리학을 넘어 새로운 윤리학은 자연과 인간을 포괄하는, 현세의 인간 대 미래의 인간, 인간 대 동식물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관계망으로 유기체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지구법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문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간중심주의를 반성하고 비인간의 행위 주체성에 주목하는 논문 10편을 3부로 나눠 구성했다. 1부에서는 지구법학의 기본 개념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인간을 넘어 비인간 생명, 지구 생태계가 정치에 참여하는 생명주의 정치체제로 ‘바이오크라시’를 주장한다. 3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인간과 비인간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여러 사례로 풀어내고 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해석에는 헌법 문언을 통해 헌법 제정자의 이해와 의도를 탐구하는 견해가 있지만 헌법이 변화하는 사회관계에 적응하도록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며 생태적 헌법 해석론을 펼친다. 오 교수는 “개별 사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법의 원칙을 선언하는 역할을 맡는 사법부가 이제는 생태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들은 지구법학이 기후위기를 대변하는 인류세 시대의 종말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지구법학과 바이오크라시는 인류세 시대의 파국 서사와 종말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무기력을 떨쳐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역설한다.
  • “DMZ·오키나와 파괴한 인류… 살아가는 법 하나씩 바꿔 나가야” [특파원 생생리포트]

    “DMZ·오키나와 파괴한 인류… 살아가는 법 하나씩 바꿔 나가야” [특파원 생생리포트]

    “비무장지대(DMZ)는 한국도 북한도 유엔도 어느 곳도 주인이 아닙니다. 그곳에 존재하는 생명이 영원히 주인이어야 합니다. 제가 DMZ에 ‘자연국가’라는 이름을 붙여 생태계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최재은(70)씨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 긴자 메종 에르메스 포럼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태계’를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에르메스 재단은 ‘에콜로지(생태학): 순환을 둘러싼 다이얼로그’를 주제로 최재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최씨는 ‘라 비타 누오바’(새로운 삶)라는 주제로 내년 1월 28일까지 그가 생각하는 생태계와 순환의 의미를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최씨는 1976년 일본 유학을 계기로 전위 꽃꽂이의 한 계파인 소게쓰류를 수료한 뒤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술가의 길을 걸었다. 1997년 삼성서울병원에 설치된 조형물 ‘시간의 방향’, 1990년 경동교회 옥상에 3000여개 대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동시다발’, 1998년 성철 스님 사리탑, 1993년 대전엑스포 정부관(재생조형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최씨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인 작품 중 하나인 ‘DMZ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진행한 것이다. 국내 산림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 2년에 걸쳐 DMZ의 생태 현황도를 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683곳을 모두 표시한 뒤 파괴된 면적 계산과 함께 그곳에 있어야 할 식물들을 정리했다. 그는 “사람들은 DMZ 내의 자연 생태계가 풍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70여년 동안 방치된 채 군인들이 오고가면서 의외로 생태계가 많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DMZ의 산림 복원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드론을 이용해 종자를 지상에 뿌리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지상에 뿌려진 종자는 60~80% 발아할 수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발표할 계획으로 누구나 DMZ 복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최씨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인 ‘하얀 죽음’도 그가 오래전부터 주제로 삼아 온 ‘생명’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1월 일본 오키나와를 찾았다가 죽어 쌓인 산호를 보고 충격을 받아 만들었다. 전시장 한편에 놓인 죽은 하얀 산호 더미는 마치 해골산을 연상케 한다. 그는 “오키나와 바다 산호의 90%가 죽었는데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면서 산호가 생존하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오키나와는 아름답고 물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한데도 그렇게 됐는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바다 환경도 망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작품을 위해 오키나와에서 산호 양식 사업을 하는 긴조 고지의 도움을 받아 죽은 산호를 확보, 배편을 이용해 대거 전시장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이 산호들은 전시가 끝나면 다시 오키나와 바닷가의 원래 자리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최씨는 한국의 DMZ와 일본 오키나와의 산호를 통해 “기술의 발달과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인류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하나씩 바꿔 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80억명의 호모사피엔스는 이런 자연을 죽이고 있는데 이에 관해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적게 낼 수 있을까, 물건을 살 때 이 물건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이것을 사면 어떻게 쓸모 있게 쓸 수 있을까 같은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내 작품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비 많이 오면 한국 경제도 잠긴다… 年강수량 1m 늘 때 GRDP 2.54%↓

    비 많이 오면 한국 경제도 잠긴다… 年강수량 1m 늘 때 GRDP 2.54%↓

    5년간 온난화 최악 수준 가정 땐GRDP 대구 -6.29%·부산 -6.14%건설업, 강수·기온 변화 큰 타격 연간 총강수량이 1m 증가하면 우리나라의 각 지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1인당 지역내총생산)가 2.54%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에 손을 놓은 채 기후변화가 극단적으로 심화하면 2027년까지 지역별로 최대 6% 이상의 부가가치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이지원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국내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지역별 또는 산업별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과장은 연간 총강수량과 평균기온의 변화가 국내 각 지역 및 산업별 총생산과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산출했다. 연구 결과 연간 총강수량이 1m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5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내총생산은 각 시도 단위에서 생산하는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연 강수량이 높은 국가인 만큼 기후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해석된다. 1979년 기상 관측 이후 우리나라의 연간 총강수량이 1m 이상 증가한 적은 없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일으킨 태풍 ‘루사’가 발생한 2002년과 전국적으로 극심한 폭우 피해를 본 2018년과 2020년 등의 연간 총강수량이 전년 대비 400㎜ 이상 증가한 사례는 있다. 보고서는 “1979년 1039㎜였던 연간 총강수량은 2020년 1630㎜로 증가했다”면서 “연도별 강수량의 변동 폭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지자체별로는 대전의 GRDP가 4.0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가 가장 컸으며 광주(-3.75%), 인천(-3.43%), 대구(-3.11%), 충남(-3.06%) 등의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9.84%)과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6.78%), 금융 및 보험업(-3.62%) 등의 부가가치가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외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 타격을 입으며, 침수 피해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늘어 보험 관련 업종에도 악영향이 미친다는 설명이다. 온대기후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평균기온 상승이 산업 활동과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평균기온이 연간 1도 상승하면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고 냉방 및 재고 유지비용 등이 증가해 도·소매업(-1.85%), 부동산업(-1.73%) 등의 부가가치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을 추가로 실시하지 않으면 지역별·산업별 피해는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현재 시행 중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 외에 추가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시나리오에 2027년까지 5년간 지구온난화가 ‘최악’ 수준으로 심화한다는 가정을 더해 지역별·산업별 실질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자체별 GRDP는 대구(-6.29%)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이어 부산(-6.14%), 제주(-4.46%), 전북(-3.40%), 경남(-3.39%), 광주(-3.36%) 등 중부에 비해 남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오르면 부동산업과 건설업에 타격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20.99%)의 부가가치가 현재의 5분의4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건설업(-9.70%), 도·소매업(-7.44%), 섬유·의복 및 가죽 제품 제조업(-6.81%) 등의 순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홍수, 가뭄, 산불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실제 피해는 더 큰 수준일 것”이라면서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한 정책과 각 경제 주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곰도 ‘불면증’ 시달려요”…日, 잦은 곰 출몰에 당혹 그 자체 [여기는 일본]

    “곰도 ‘불면증’ 시달려요”…日, 잦은 곰 출몰에 당혹 그 자체 [여기는 일본]

    일본 도심지에 곰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홋카이도 남부 무로란시(市)에서는 올해 들어 시내에서 곰을 목격한 건수가 10건으로 집계됐다. 이넌 전년 6건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이며, 2021년에는 1건에 불과했다. 시내에서 곰이 출몰하는 일은 무로란시뿐만 아니라 홋카이더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중부 아시베쓰시의 한 목재 창고에 곰이 들어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경찰과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초 당국은 곰을 포획하려 했지만, 흥분한 곰이 엽사에게 달려드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결국 소총을 발포해 사살했다. 삿포로의 주택가에서도 곰 출몰이 급증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이에 삿포로시 당국은 지난 6일 드론을 이용해 곰 실태 조사에 나섰다. 현재 삿포로시는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곰 피해를 막기 위해 교직원들이 등하굣길을 주시하는 등 특별 조치를 명령했다.이시카와현에서는 부상자도 발생했다.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경 이시카와현 하쿠산 일대에서 곰과 충돌하는 첫 사고가 발생했고, 인접한 곳에서 2건의 추가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주민 3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얼굴 뼈가 부러지거나 어깨를 다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이미 동면(겨울잠)을 시작했어야 하는 야생곰이 12월에 출몰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시카와현의 경우 12월에 곰이 출몰한 일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주민들에게 특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12월에 곰이 출몰하는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오이 토오루 이시카와현립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곰은 12월 중순부터 겨울잠을 자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 일부 곰이 동면에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먹이를 찾지 못한 곰이 도시까지 내려와 사람을 만나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늦게 동면에 들거나, 동면에 들더라도 깨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겨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의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곰 출몰 빈도수가 높아진 삿포로의 경우 올해 11월 평균 온도는 6.7도로, 평년 대비 1.5도 높았다. TV아사히는 “미국에서는 겨울 최저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곰의 겨울잠 기간이 6일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홋카이도 역시 겨울에 산에 들어가면 겨울잠에서 깬 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NHK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총 212건의 곰 습격 사건이 발생했으며, 곰과 맞닥뜨려 사망한 사람은 6명에 달한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로 알려졌다. 한편 홋카이도청은 곰이 출몰하는 지역을 표시한 일명 ‘곰 해저드 지도’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출몰 위험도를 총 5단계로 나눠 표시한 해당 지도에서는 색깔별로 곰 출몰 위험도가 높은 곳을 분류해 볼 수 있다.
  • 케이팝모터스 황요섭 총괄회장, 백악관서 지구온난화 해결 1인 시위

    케이팝모터스 황요섭 총괄회장, 백악관서 지구온난화 해결 1인 시위

    케이팝모터스(총괄회장 황요섭)는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황요섭 총괄회장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미국 대통령 바이든 행정부 와 미국 상하의원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해결하는데 앞장서달라’고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했다고 18일 밝혔다. 황회장은 UN가입국 193개국 모두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기후협약국으로 가입되어 있는 지금 미국정부와 국회는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글로벌 리더로서 앞장서 달라는 촉구 시위였다.황회장은 최근 3개월간 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등 27개국에 케이팝모터스 전시판매장인 KM센터 확장을 위해 업무출장을 한 결과 심각한 지구온난화 현상 및 이의 원인이 되는 자동차 배기가스배출을 직접 목격하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세계 195개국이 가입한 기후변화협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이 채택한 협정으로 이를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이라 한다. 파리협정은 종료 시점이 없는 협약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모든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을 목표로 하여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자는 협약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배출전망(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결정했다.
  •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가능할까?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가능할까?

    “원고 지구는 피고 인간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합니다.” “피해자 지구는 가해자 인간이 심각한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고소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인간이 가한 각종 위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법적 다툼을 벌일 수 있을까. 지난 11월 13일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 남방큰돌고래에게 법인격을 부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개체 수가 약 120마리 수준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생태법인 제1호가 된다면, 남방큰돌고래는 권리 침해에 대해 소송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돌고래의 권리는 어떤 법적 근거에 뒷받침되고 소송은 어떤 절차로 진행될까. ‘지구법학’(문학과지성사)는 이런 궁금증을 설명해주는 학술서다. 지구법학은 인간은 물론 동·식물, 생태계와 자연까지 법적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는 법사상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인간이 지구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인류세’로 규정되고, 실제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해 각종 생태계 파괴로 인한 ‘여섯번째 대멸종’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구법학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책에서는 인간이나 기업, 선박 등에 주어지던 법인격이 자연에 주어지는 근거가 무엇인지 철학적 논의와 함께 실정법 차원에서 국립공원이나 석호 같은 구체적 대상을 생태법인으로 지정하는 실천 행위까지 제시하고 있다. 인문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등 다양한 학문 배경에서 인간중심주의를 반성하고, 비인간의 행위 주체성에 주목하는 논문 10편을 3부로 나눠 구성했다. 1부에서는 지구법학의 기본 개념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인간을 넘어 비인간 생명, 지구 생태계가 정치에 참여하는 생명 주의 정치체제로 ‘바이오크라시’를 주장한다. 3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인간과 비인간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여러 사례로 풀어내고 있다. 책을 엮은 사회학자 김왕배 연세대 교수는 서문에서 “인간의 자유에 기반한 기존 윤리학을 넘어 새로운 윤리학은 자연과 인간을 포괄하는, 현세의 인간 대 미래의 인간, 인간 대 동식물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 관계망으로 유기체에 관심을 둬야 한다”라며 ‘지구법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통적 헌법 해석에는 헌법 문언을 통해 헌법 제정자의 이해와 의도를 탐구하는 견해와 함께 살아있는 헌법의 기반 위에서 헌법이 변화하는 사회관계에 적응하도록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라며 생태적 헌법 해석론을 펼친다. 오 교수는 “개별 사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법의 원칙을 선언하는 역할을 맡는 사법부가 이제는 생태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필자들은 지구법학이 기후 위기를 대변하는 인류세 시대의 종말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지구법학과 바이오크라시는 인류세 시대의 파국 서사와 종말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무기력을 떨쳐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역설한다.
  • 챗GPT가 네이처 선정 ‘과학계 10대 인물’?…비인간으로 처음 선정

    챗GPT가 네이처 선정 ‘과학계 10대 인물’?…비인간으로 처음 선정

    한 해 동안 전 세계 과학계에서 화제가 됐고 주목받았던 인물을 선정하는 ‘네이처 10’에 처음으로 비인간인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선정됐다. 과학 저널 ‘네이처’는 12월 14일자에 ‘네이처 10’을 게재하면서 ‘2023년 과학을 만든 10명의 인물과 하나의 비인간(non-human)’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네이처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도 네이처 10에 선정했다. 수츠케버는 챗GPT와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에 대해 리처드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수석 피처 편집자는 “챗GPT는 지난해 말부터 뉴스의 주요 키워드가 됐으며, 그 영향력은 과학을 넘어 사회 전반에 미친다”라면서 “챗GPT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네이처 10’에 맞지 않지만, 생성형 AI가 과학 발전과 진보를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해 추가했다”라고 밝혔다.네이처는 올해 화제의 과학자로 가장 먼저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 소속 여성 과학자 칼라파 칼라하스티 박사를 선정했다. 칼라하스티 박사는 인도의 달 탐사 프로젝트 찬드라얀-3의 엔지니어이자 총괄 운용자로 찬드라얀-3호의 달 착륙을 성공시켜 인도가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다음으로는 ‘아마존 보호자’ 마리나 실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꼽혔다. 실바 장관은 최근 수년 동안 급격히 늘어난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 밀림의 벌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펼친 점이 인정받았다. 수컷 쥐 두 마리의 세포에서 새끼 쥐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일본 오사카대의 발달생물학자 하야시 카츠히코 박사도 네이처 10에 이름을 올렸다.하야시 박사팀은 수컷 생쥐의 피부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뒤 유전자 편집을 통해 난자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새끼를 얻었다. 암컷의 도움 없이 아빠 생쥐 두 마리가 새끼를 만든 것으로 전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또 네이처는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의 국립점화시설 연구팀의 여성 물리학자 애니 크리처 박사를 ‘융합 점화자’라고 이름을 붙이고 ‘네이처 10’으로 선정했다. 크리처 박사는 핵융합 반응으로 투입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점화’에 성공해 핵융합 연구의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았다.그런가 하면 유엔 최초 글로벌 최고열책임자(CHO·Chief Heat Officer) 엘레니 밀리빌리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됐다. 밀빌리 CHO는 현재 전 지구적 문제인 지구온난화를 막고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의 파괴적 영향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초전도체 탐정’ 미국 플로리다대 제임스 햄린 교수도 네이처 10에 이름을 올렸다. 햄린 교수는 지난 3월 미국 로체스터대 란가 디아스 교수팀이 네이처에 발표한 ‘질소 주입 루테튬 수소화물’이라는 상온 초전도체 논문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네이처에 연락해 지난달 네이처는 이 논문의 철회를 결정했다.이 밖에도 미국 록펠러대 생화학자 스베틀라나 모이소프 교수는 포만감 호르몬 ‘GLP-1’을 이용해 획기적인 비만치료제 개발을 하면서 전 세계적인 질병 또는 전염병이라고 불리는 비만을 정복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부르키파소 나노로 임상연구소 책임자인 할리두 틴토 박사는 대표적인 열대 전염병으로 알려진 말라리아 감염과 사망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의 임상시험을 이끌어 말라리아 백신이 승인받는 데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영국 런던 성 바르톨로뮤 병원의 토머스 파울스 교수는 방광암 및 기타 암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을 예고하는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해 주목받았다.네이처 10은 상이나 연구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 전 세계 과학계에서 중요한 발전을 이끈 인물을 살펴보기 위한 목록이다.
  • 금세기 말 한반도 극심한 가뭄으로 사막화 진행될 수도

    금세기 말 한반도 극심한 가뭄으로 사막화 진행될 수도

    현재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경우, 한반도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APEC 기후센터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가져오는 주요 기후 재난 중 하나인 가뭄의 미래 경향을 분석해 14일 발표했다. 센터 기후분석팀은 기상청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중 동아시아 지역의 고해상도 시나리오를 이용했다. 표준강수량(SPI), 표준증발산부족량지수(SEDI)와 관련해 대기 순환 패턴을 2040년까지 가까운 미래와 2081~2100년까지 먼 미래 전망을 나눠서 분석했다. 그 결과, 지금보다 탄소배출이 더 많아지는 고탄소 상황에서는 현재 기후(1985~2014년)와 비교해 먼 미래에 가까워질수록 가뭄의 상황은 심각해진다. 3개월 누적 가뭄지수로 볼 때는 봄철(3~5월)보다는 가을철(9~11월) 가뭄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통 가뭄지수는 D0~D4 등급으로 나누는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봄철에는 남부지방은 D2(심각한 가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더 심한 D3(극심한 가뭄) 단계가 예상됐다. 가을철에는 남부지역이 D3 단계의 가뭄이 잦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더 큰 문제는 5% 이하 수준으로 발생하는 D4(이례적으로 극심한 가뭄) 단계 가뭄도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D4 가뭄은 봄, 가을철 모두 중·북부 지역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분석팀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상에서 금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봄철에는 현재보다 강수량은 더 증가하지만, 가파르게 상승하는 기온으로 대기 증발산량보다 요구량의 증가가 더욱 뚜렷해지기 때문에 가뭄이 심해진다. 또 가을철에는 지표면 기온이 더 크게 상승하고 가을철 강수와 관련된 다습한 남풍의 유입이 줄면서 강수량도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먼 미래에는 봄철보다 여름 직후인 가을철 지표면 기온 증가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가을철 강수 증가와 관련 있는 남북 방향 바람과 강수량은 현재보다 오히려 감소해 봄철보다는 가을철 가뭄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 기후협약에 ‘화석연료 전환’ 처음 담았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

    기후협약에 ‘화석연료 전환’ 처음 담았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

    폐막일을 하루 넘긴 13일(현지시간) 끝장 토론 끝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합의문이 타결됐다.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출범 이래 처음으로 기후협정에 ‘화석연료 전환’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인류 스스로 기후재앙을 막을 최후의 수단으로 제안한 ‘화석연료의 종언’을 고하는 최초의 합의로 기록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9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타결된 COP28 최종 합의문에는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10년 내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공정하고 질서 있고 공평한 방식으로 시작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리고, 석탄 감축 노력을 가속화하며, 탄소 포집 및 저장과 같은 기술 혁신을 통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이뤄 내는 안도 포함됐다. 198개국은 자국의 정책과 투자 등을 통해 이번 합의를 구체적으로 이행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에스펜 바르트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전 세계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필요성에 관한 명확한 문구에 일치 단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방 안의 코끼리(모두가 문제로 인식함에도 외면한다는 영미식 표현)에 불과했던 기후위기 문제를 마침내 정면으로 다루게 됐다”고 평가했다. 당사국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전 합의문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가 끝내 빠진 데다 재생에너지 생산량 확충에 대한 명확한 목표도 제시되지 않은 점, 석탄화력 발전에 대해 더 강력한 퇴출 의지를 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과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큰 인도 등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합의문에는 ‘석유’(oil)가 등장하지 않고 ‘화석연료’로 통칭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이날 공개한 ‘2023 북극 성적표’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7~9월) 북극의 평균 지표면 기온은 6.4도로, 190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더웠다. 북극의 연평균 기온은 1940년 이후 10년마다 평균 0.25도씩 올랐고, 여름철 평균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17도씩 상승했다. 북극은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약 4배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해빙(바다 얼음)이 녹으면 지구온난화가 더 빨라지는 악순환인 ‘북극 증폭 현상’ 때문이다. 릭 스핀래드 NOAA 청장은 “올해 북극 성적표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지금 우리가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라며 “초국가적 협력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여야 ‘기후 회복력’이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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