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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땅’ 체르노빌의 기적…야생동물이 살려낸 인류 최악 참사 현장 [핵잼 사이언스]

    ‘죽음의 땅’ 체르노빌의 기적…야생동물이 살려낸 인류 최악 참사 현장 [핵잼 사이언스]

    인류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인간은 모두 떠났지만 야생동물은 돌아와 자신들만의 ‘낙원’을 만들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AP통신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체르노빌에 야생동물이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생명력이 넘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르노빌 원전 방사선 누출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구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남방 130㎞ 지점에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후유증 등으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으며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됐다. 사고 이후 주변 지역이 방사능에 오염되면서 인근 30㎞가 출입금지구역(CEZ)으로 지정돼 민간인은 물론 군 병력조차도 접근이 차단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0년 후 인간들이 사라진 땅에는 야생동물이 하나둘씩 자리 잡았다. 보도에 따르면 늑대들이 광활한 무인 지대를 배회하고 있으며 100년 전 떠난 불곰도 돌아왔다. 여기에 스라소니, 붉은 사슴, 들개까지 개체수를 회복해 이 지역의 주인이 됐다. 특히 방사능 오염 지대에서 풀을 뜯으며 살고 있는 몽골의 야생마 ‘타히’(Takhi)의 번성이 반갑다. 몽골 평원에 서식하는 타히는 가축화된 적이 없는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순수 야생종이다. 1998년 우크라이나 당국은 30여 마리의 타히를 CEZ에 풀었는데, 그 이유는 멸종위기종의 야생 개체군을 복원하고 인간이 사라진 생태계에서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새 땅에 정착한 타히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응했다. 많은 말들이 죽기는 했으나 일부가 적응해 인간이 버린 집을 은신처로 삼아 혹독한 날씨와 벌레를 피하며 살아남았다. 현지 자연과학자인 데니스 비슈네프스키는 “이 지역에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은 작은 기적과도 같다”면서 “CEZ의 일부는 수 세기 전 유럽의 풍경과 닮았다. 자연은 비교적 빠르고 효과적으로 회복된다”고 밝혔다. 방사능으로 인한 변화도 감지됐다. 일부 개구리의 피부색은 어두워졌으며 방사능 수치가 높은 지역의 새들은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졌다. 다만 지속적인 방사선 노출에도 광범위한 폐사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평화롭게 회복하던 이 지역에 최근 새로운 위협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또 인간이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CEZ 내에서 전투가 벌어졌고 오염된 토양에 방어시설이 구축됐다.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숲이 불에 타기도 했는데, 이는 방사성 입자를 다시 공기 중으로 방출할 수 있다.
  • [사설] 공청회 한번 없이 광역의원 증원, 혈세 이렇게 써도 되나

    [사설] 공청회 한번 없이 광역의원 증원, 혈세 이렇게 써도 되나

    그제 0시 25분 국회 본회의에서 정당법 개정안이 여야 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 전날 여야 지도부가 합의 사실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것이다. 사사건건 찌그럭대던 여야가 왜 짬짜미로 번갯불에 콩을 구웠는지 개정안 내용을 보면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내용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 수를 지역구 의석 대비 현행 10%에서 14%로 늘린 대목이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전국의 광역의회 비례 의원은 4년 전 지방선거(93명)보다 30명가량 늘어난다. 이들의 연봉과 보좌 직원 인건비 등을 합하면 연간 30억원가량의 세금이 추가로 들어간다. 비례대표 증원은 1995년 제도 도입 이후 31년 만에 처음일 뿐 아니라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문제인데도 공청회조차 한번 없이 여야가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지금 광역의회의 고질적 문제는 의원 수 부족이 아니라 자질 부족이다. 광역의원 상당수가 별도의 직업을 가진 데다 각종 이권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 공천 헌금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의원 수를 늘리는 법안을 주말 한밤중에 후다닥 처리한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현역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낙선한 정당까지 지역구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논란이다. 2002년 불법 대선 정치자금 사건의 여파로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이 사실상 부활되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간 형평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지역사무소 부활로 불법 정치자금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지역사무소 모금 관련 규정은 변경하지 않아 지구당 부활이 아니다”라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검은 돈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가 함께 만들어졌어야 한다. 법안에 그게 빠졌으니 졸속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 ‘꼼꼼 종로’… 아이들 눈높이서 안전 지킨다[현장 행정]

    ‘꼼꼼 종로’… 아이들 눈높이서 안전 지킨다[현장 행정]

    43년 된 청운별빛어린이집 공사7월부터 원아들 새 공간서 활동상명대부속초 어린이보호구역제한속도 30 → 20㎞로 낮추기로 “창문부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사시사철 달라지는 자연을 아이들이 볼 수 있겠습니다.”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 15일 막바지 공사 중인 청운별빛어린이집 내부를 꼼꼼히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인왕산 근린공원 청운지구에 조성 중인 청운별빛어린이집은 1983년 개관 이후 43년 만에 시설 이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축 공사를 시작한 이곳은 연면적 575㎡,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다. 다음 달부터 두 달간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7월부터는 원아들이 새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정 구청장과 둘러본 내부는 탁 트인 데다 화장실이나 창문, 계단의 손잡이 등 시설 곳곳이 어린이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설계된 모습이었다. 옛 건물은 전압이 낮아 에어컨처럼 고전압 가전을 동시에 쓰기 어렵고 누수도 종종 생겨 유지보수도 쉽지 않았다. 한연희 청운별빛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와 어린이 모두 새 어린이집에 대한 기대가 커 문의가 많다”면서 “직원을 위한 휴식 공간도 새로 생기고 안전을 위해 내부 인테리어도 구와 어린이집이 추가 협의를 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정 구청장은 상명대부속초 어린이보호구역을 찾아 점검했다. 좁은 길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됐던 곳이다. 과속 방지턱 설치도 검토됐지만, 급정거 등 우려로 학교 정문 앞 도로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30㎞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하교 중인 어린이들과 건널목을 건넌 뒤 구 관련 부서의 설명을 들은 정 구청장은 “도로 공사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정비한 도로포장 색깔을 옐로카펫과 같은 노란색으로 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같은 붉은색을 쓰면 운전자가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는 이르면 다음 달까지 바뀐 제한 속도에 맞춰 교통안전표지를 교체하고 노면표시를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종로 곳곳의 어린이 시설 안전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 학부모와 원아, 학생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엘리트 코스 밟다 파산 후 종이접기도피하듯 떠난 일본에서 종이접기“남자가 무슨” 비웃음과 창작 고통TV 출연하고 버티니 새 경지 도달‘인생과 닮은꼴’ 종이접기실패·반복·선택의 과정 서로 닮아잘못 접었다면 방향 바꿀 기회로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 해야K종이접기 리더십 전파美·日 등 자비로 세계에 재능기부지시보다 많이 듣는 리더십 필요어른 된 코딱지들, 초심 잃지 않길 누구나 가슴 속에 추억 하나쯤은 안고 산다. MZ세대(1981~2011년생) 초입에 있는 1980년대 초중반생이라면 대부분 ‘종이접기 아저씨’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아침마다 TV를 틀면 “코딱지(어린이 애칭) 친구들 잘 따라오고 있나요”, “손톱만큼만 남기고 접어요”, “어때요. 참 쉽죠”라며 종이접기를 가르쳐 주던 ‘코딱지들의 대통령’, 바로 김영만(76)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이다. 충남 천안 동남구 병천면에 있는 ‘아트오뜨’에서 지난 15일 김 원장을 만났다. 핑크색 셔츠에 하늘색 재킷을 입고, 흰색 뿔테 안경을 쓴 영락없는 ‘영 세븐티’ 노신사였다. 젊음이 넘치는 패션 감각만큼 열정도 그대로였다. 김 원장은 1988년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처음 등장해 어린이도 쉽게 따라 접을 수 있는 종이 작품을 선보이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명성을 쌓았다.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미술 전공자로서의 내공과 익살 넘치는 입담은 동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종이접기를 시작한 지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9일 만에 돌아온 늑대 ‘늑구’를 단 3분 만에 색종이로 뚝딱 접어 완성한 김 원장은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그는 “좀 비뚤게 접어도 괜찮다. 용을 접다 곰이 나오면 그것도 새로운 발견”이라며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번 잘못됐다고 끝이 아니다. 벽이 나오면 주저앉지 말고 돌아가면 된다. 벽이 지구 세상 전부를 막았나. 색종이 바꾸듯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30대 시절 대기업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뒤 일본에서 처음 종이접기를 접했다. “남자가 그 나이에 무슨 종이접기냐”라는 세간의 비웃음과 창작의 고통으로 우울증과 공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은 끝에 ‘종이접기=김영만’이라는 공식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종이접기 분야 일인자에 오를 수 있었다. 김 원장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이접기는 잘못 접으면 비뚤어짐이 눈에 보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 틈을 파고들었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나 역시 일본에서 틈을 발견하고 뛰어들어 내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를 배웠던 ‘코딱지’들이 어느덧 40대로 성장해 각자 ‘삶’이라는 색종이를 접어가고 있다. 김 원장도 어느새 70대 중반에 들어섰다. 40년간 종이접기로 세상을 바라봐 온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는 어떤 의미일까. 종이 한 장으로 깊숙이 숨어 있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 추억에 눈물짓게 하는 김 원장의 ‘마력’은 무엇일까.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TV 앞에 앉아 종이를 접던 코딱지들이 어느새 어른이 됐는데. “행사장에서 만난 한 어머니가 유치원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코딱지였다’고 하더라. 2015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나서 ‘그간 어디 계셨나. 보고 싶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눈물이 났다. 종이접기만 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늘 감사하다.” -처음 종이접기를 하게 된 계기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대우실업(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기획·총괄 디자이너로 잘 다니다 사표를 냈다. 디자인 에이전시를 내고 싶었는데 동업자가 갑자기 이탈하면서 집을 날리고 파산했다. 그러다 잠깐 일본에 갔다가 능숙하게 종이접기를 하는 일본 유치원생들과 ‘덕후’(마니아)들을 봤고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 교과 과정에 종이접기가 없는 걸 보고 이걸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동창들이 ‘종이접기로 코 묻은 돈을 벌겠다는 거냐’라며 혀끝을 찼다. 부모님도 반대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딱 1년만 해보겠다고 설득한 뒤 ‘김영만표 색종이 작품’을 만들고 종이접기 무료 강의도 했다. 그러다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39세였다. 웅변학원에 가서 사투리도 고치고 아동 심리도 공부했다.” -종이접기가 힘들진 않았나. “힘들 때도 있었다. 금요일에 5일치를 미리 한꺼번에 녹화했었는데, 3년쯤 지나니 아이템이 고갈됐다. 창작의 고통이 몰려와 수요일만 되면 불면증이 찾아왔고, 우울증과 공황 장애까지 겪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끝에 새로운 경지에 오르게 됐다.” -색종이 한 장의 의미는. “내 인생을 바꿨다. 사업 실패로 도피하다시피 떠난 일본에서 가로·세로 각 15㎝의 색종이를 붙잡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종이접기는 내게 희열과 감동을 준다. 나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종이접기가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나만의 인생철학이 있다면.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 실패와 반복, 선택의 과정이다. 용을 접으려 했는데 곰이 되면 이조차도 새로운 것이다. 하다 안 되면 옆으로 빠져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나 역시 안정된 길에 머물렀다면 수많은 코딱지들의 기억 속 ‘색종이 아저씨’는 없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했다. 노력이 없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 -종이접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정확함’인가. “각을 맞춰 접는 건 어른의 기준이다. 아이들은 비뚤어지고 찢어져도 괜찮다. 그 과정에서 배운다. 그래서 ‘1㎝’ 대신 ‘손톱만큼’ 접으라고 말한다. 부모의 지나친 지적은 흥미를 잃게 한다. 부모들도 코딱지 시절엔 잘 못하지 않았나. 중요한 건 통제보다 공감이다. 아이들이 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게임도 함께 즐기며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종이접기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아이들의 인지력을 향상시키고 인성의 발달을 돕는다. 일종의 ‘오감 만족’ 교육이다. 종이 냄새, 사각사각 소리, 색깔, 손바닥 전체를 쓰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길러지고 참을성과 집중력이 자란다. 작품 완성에서 오는 쾌감도 있다. 아이들은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접는다. 부모가 함께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챗GPT 같은 AI에서 인성을 배우긴 어렵다. 어른에게는 아날로그 감성과 더불어 삶의 여유를 준다.” -한번 잘못 접으면 자국이 남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인생과 닮은 걸까. “인생을 색종이에 비유해보자. 한번 잘못 접었다고 끝이 아니다.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실패는 방향을 바꿀 기회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찾아가는 것이다.” -K종이접기 세계화도 추진하나. “일본·미국·캐나다·독일·몽골·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비로 재능 기부를 해왔다. 종이문화재단은 비영리 단체라 수익이 없어 선생님들이 개인 비용으로 참여한다. 현재는 종이나라(국내 1위 색종이 제조사)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도쿄 인근 일본조선학교에서 학부모회 초청으로 강의했는데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비행기와 마술 꽃, 요술 지팡이를 던지는 움직이는 종이접기를 하며 ‘비행기를 김영만 콧구멍에 던지세요’라고 했더니 애들이 금세 깔깔대며 웃었다. 아이들이 그렇게 크게 웃었던 게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요즘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지시하는 것보다 많이 듣는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수행원 없이 나 홀로 서비스센터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모습과 그런 자세는 의미가 있다. 말은 짧게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또 손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도 하고 예의를 지켜야 ‘어르신’으로 존중받는다. 낮은 자세가 오히려 나를 높이는 길이다. 종이접기를 배운 아이들은 나를 친구로 본다.” -이 시대 청년에게 인생의 어른으로서 해 주고 싶은 말이라면. “요즘 청년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벽이 있으면 돌아가면 된다. 앞으로 나아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그런 실패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다. 젊음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 그래야 젊었을 때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덮지 말고 책과 인터넷으로 공부해 전문성을 키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른이 된 코딱지들에게 편지를 쓴다면. “정말 잘 자라줘서 고맙다. 힘들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과한 욕심보다 현재에 만족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어른이 됐으니 어른다운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자녀를 대할 때도 늘 공감해 주고 배려해라. 세상이 무너져도 색종이 한 장은 남는다. 걱정하지 말고 힘내라.”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원장은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9년간 출연하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이름을 알렸다. KBS ‘혼자서도 잘해요’, EBS ‘딩동댕 유치원’과 ‘보니하니’, 대교어린이TV ‘김영만의 미술나라’ 등 다양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재능 기부로 종이접기 세계화에도 힘써왔다. 2009년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어린이 미술체험 공간 ‘아트오뜨’를 설립했고, 현재 개인작업실로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여대 아동미술과 겸임교수, 한국미술연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만과 함께하는 만들기 나라’, ‘코딱지 대장 김영만’ 등 저서도 다수 출간했다.
  • ‘무투표 당선’ 또 못 막는다… 거대 양당 나눠먹기 비판 봇물

    ‘무투표 당선’ 또 못 막는다… 거대 양당 나눠먹기 비판 봇물

    ‘보완책’ 중대선거구 전면 도입 무산광역 비례 14%로 늘리고 ‘5%룰’ 유지원외인사 사무소, 지구당 부활 논란 여야가 6·3 지방선거 광역의원 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처음 도입하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를 늘렸다. 하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무력화하는 ‘무투표 당선’은 이번에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공론화 과정 없이 거대 양당이 막판에 합의하며 지방의원 숫자가 늘어났지만 무투표 당선 방지 장치는 도입되지 않은 탓이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도 ‘5%룰’은 그대로 두면서 거대 양당만 수혜를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가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지선 광역·기초의원 선출 방식 일부 등을 조정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6월 지선에서는 광역의원 55명, 기초의원 25명 등 80명(2022년 정원 대비)이 늘어나게 됐다. 행정통합을 앞둔 광주에 광역의원 중대선거구제(광주 동남갑·북구갑·북구을·광산을)를 일부 도입하고 기초의원 중 중대선거구가 적용되는 지역이 11곳에서 27곳으로 늘어나는 등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진보 성향 야당들이 주장해왔던 ‘중대선거구 전면 도입’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대선거구제는 각 선거구당 3~5명을 한 번에 뽑는 것으로 사표를 줄이고 소수 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의는 기존 제도가 무투표 당선을 막지 못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2명만 뽑는 선거구에서는 거대 양당이 한명씩 추천하면 이들 모두 당선이 되는 식이다. 무투표 당선자로 선정되면 선거운동이 중지돼 유권자들은 후보의 공약을 알기 어렵고 정책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는 490명(전체 당선자의 12%)으로 2018년 89명에 비해 급증했다. 광역의원(108명)과 기초의원(294명) 모두 크게 늘었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이 세지면서 소수 정당 후보가 낄 틈이 없어진 것이다. 2022년 지선 당시 서울에서만 100명의 무투표 당선자(50개 선거구)가 나왔는데, 4~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6곳)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한 명도 없었다. 또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에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10%에서 14%로 늘렸는데 봉쇄 조항 5%룰은 건드리지 않았다. 득표율 5%를 넘지 못하면 비례 의석을 배분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본회의 의결 전 반대 토론에서 “14%라는 숫자는 무슨 근거가 있는 합의안이냐”면서 “국회의원 선거 봉쇄조항 3%도 위헌 결정이 나온 상황에서 지선에서만 봉쇄조항 5%를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걸림돌이었던 정당 지지율 3% 봉쇄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도 정당의 지역 하부조직 사무소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사실상 지구당 부활이란 평가가 나왔다. 원외 인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사무실이 생기면 유권자 입장에선 현역 의원뿐 아니라 원외 당협·지역위원장 소속 정당에 대한 접촉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 민원 전달 창구가 늘고 정치 선택권도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유착, 공천 헌금 문제 등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돈정치 지구당 부활’이라고 반발하며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위한 ‘밀실 야합’을 했다고 비판했다.
  • 외줄 위 ‘10일 휴전’… 이스라엘 “레바논 옐로 라인 접근해 사격”

    외줄 위 ‘10일 휴전’… 이스라엘 “레바논 옐로 라인 접근해 사격”

    이스라엘, 아군·적군 경계선 설정“테러리스트 제거, 합의 파기 아니다”헤즈볼라 “정전 위반… 보복할 것”포로 석방 등 5가지 요구사항 제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의 중재로 열흘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충돌을 거듭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에 방어선인 ‘옐로 라인’을 새롭게 설정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군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옐로 라인 북쪽에서 접근해왔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테러리스트들을 식별했다.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옐로 라인은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휴전 협정이 발효된 가자지구에서 설정한 병력철수선의 별칭으로, 아군과 적군의 통제 구역을 나누는 일종의 경계선이다. 이스라엘은 옐로 라인에 접근한 적군에 대해 통상적으로 사격을 가해왔다. 레바논에서도 옐로 라인을 설정한 이스라엘은 이를 근거로 공격을 이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 측은 “자위권 행사 및 즉각적인 위협 제거를 위한 조치는 휴전 합의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며 작전의 정당성을 거듭 내세웠다. 이스라엘군은 또 별도 성명에서 레바논 남부 지하 시설 입구 등을 타격해 “테러 조직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군 소식통 등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의 동쪽인 크파르추바 마을에서 새로운 군부대 건설을 시작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나임 카셈 지도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군사 작전에 대해 무력 보복을 강하게 경고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카셈은 “한쪽 편에서만 지키는 휴전은 있을 수 없다”며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이스라엘군의 정전 위반과 공격에 상응하는 보복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저항군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은 채 전장에 남아 침략 행위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카셈은 평화 유지를 위한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레바논 전역에서 공중·육로·해상을 통한 공격 행위 영구 중단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포로 석방 ▲피난민의 귀향 ▲아랍 및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한 재건 등이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남부 간두리예 지역에서 폭발물 제거 작업 중이던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소속 프랑스군 1명이 피격으로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 자식에 대한 투자가 생존 비결…가장 오래된 포유류 알 화석 발견 [다이노+]

    자식에 대한 투자가 생존 비결…가장 오래된 포유류 알 화석 발견 [다이노+]

    포유류의 특징은 글자 그대로 젖을 먹인다는 것이다. 털이 있고 온혈성이며 대부분 알이 아닌 새끼를 출산한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포유류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가 등장하기 전 수억 년 전 포유류의 초기 조상들은 모두 알을 낳았다. 젖을 먹인 것 역시 화석으로 남기 어려워 정확한 시기를 알기 힘드나 처음부터 등장한 특징은 아니었을 것이다. 포유류 진화의 의문을 풀기 위해 과학자들은 초기 포유류의 알 화석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국제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2억 5000만 년 전 알 화석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 진화 연구소의 줄리앙 베누아 교수와 제니퍼 보타 교수, 프랑스 유럽 싱크로트론 연구소(ESRF)의 빈센트 페르난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8년 보타 교수가 발견한 알 화석을 첨단 기술로 조사했다. 이 알 화석은 2억 5000만 년 전 것으로 당시 육지를 지배했던 동물인 리스트로사우루스(Lystrosaurus)의 알 화석이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포유류의 오랜 조상인 단궁류의 일종으로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후 중생대 첫 번째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초기 생태계를 지배했던 동물이다. 대멸종으로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한 시기에 살아남아 번성한 이유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알 화석 내부에는 웅크린 리스트로사우루스의 온전한 배아가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당시에는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볼 방법이 없어 최근까지 자세히 연구되지 못했다. 하지만 유럽 싱크로트론 연구소의 강력한 싱크로트론 X선 CT 스캔 기술 덕분에 연구팀은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몸집에 비해 상당히 큰 알을 낳았으며, 알 안에는 상당히 발달한 상태의 배아가 들어 있었다. 알이 큰 만큼 저장된 영양분이 많아 많이 자란 상태에서 부화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다. 알의 숫자는 줄지만 대신 하나에 많은 투자를 해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번식 전략은 페름기 말 대멸종 직후의 극한 환경에서 큰 생존 이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구는 건조하고 척박한 사막 같은 환경이었는데, 큰 알은 건조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부화한 새끼도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로 세상에 나와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많은 생물이 멸종했는데,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살아남아 생태계를 장악한 이유는 아직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자주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는 새끼를 잘 보살피고 어느 정도 클 때까지 키우는 포유류의 특징이다. 자식에 많은 투자를 하는 포유류의 전략이 두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비결이었을지 모른다.
  • “식량 주겠다더니 성폭행”…가자 여성들 충격 증언 [핫이슈]

    “식량 주겠다더니 성폭행”…가자 여성들 충격 증언 [핫이슈]

    전쟁 장기화로 극심한 생계난에 내몰린 가자지구 여성들이 식량과 지원금을 미끼로 한 성폭력과 성착취에 노출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과부와 이혼 여성 등 취약계층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부에서 촬영된 증언 영상과 현지 취재 내용을 토대로, 하마스 통치 아래 여성들이 식량과 돈, 지원물자를 대가로 성폭력과 성적 착취,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매체 주수르 뉴스가 확보한 영상에는 익명을 요구한 가자 주민들이 등장해 일부 무장조직 관계자와 자선단체 관계자들이 전쟁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여성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관련 문제를 상부에 알렸지만 침묵을 강요받았다고도 밝혔다. ◆ “과부가 피해 입는 장면 직접 봤다”…익명 증언 잇따라 익명을 요구한 가자지구 남성은 지인의 아내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고 현장을 찾아갔다가, 전쟁으로 피란 중이던 한 과부가 하마스 대원 여러 명에게 성적 피해를 입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관련 내용을 상부에 알렸지만 침묵하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성 이웃이 식량 꾸러미와 지원 바우처, 소액의 현금을 받는 대가로 성적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데일리메일은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한 남성도 비슷한 사례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관련 문제를 보고했지만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네 자녀를 둔 한 이혼 여성도 데일리메일에 전쟁으로 피란 생활을 하며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 자선단체를 찾았다가 종교인처럼 보이는 남성으로부터 반복적인 접근과 부적절한 연락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상대의 태도가 점점 노골적으로 바뀌면서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주수르 뉴스에 등장한 고령의 가자 여성도 “절박한 여성들을 속이는 자선단체들이 있다”며 “설탕 한 줌, 쌀 한 톨이 아쉬운 처지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은 일부 단체 관계자들이 “구호물자를 주겠다”며 접근한 뒤 부적절한 요구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험이 적고 보호망이 약한 여성들이 결국 착취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특정 자선단체 내부에서 이런 행태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해당 주장들은 익명 인터뷰에 기반한 것으로, 독립적으로 전면 확인된 것은 아니다. ◆ 유엔도 경고…조혼·청소년 임신 증가 현지에서 증언을 촬영한 기자 역시 이런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과부와 이혼 여성처럼 소득과 보호망이 없는 여성들이 더 큰 위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유엔인구기금(UNFPA)도 가자지구에서 조혼과 청소년 임신이 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데일리메일은 UNFPA 자료를 인용해 전쟁 전 2022년 11%까지 떨어졌던 청소년 결혼 비율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 단 4개월 동안 14~16세 소녀 최소 400명이 혼인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엔 측은 전쟁으로 공식 등록 체계가 무너진 만큼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자 출신 작가 함자 하위디는 많은 피해자가 사회적 낙인과 보복 우려 때문에 침묵하고 있다며, 과부뿐 아니라 미혼 여성들 역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들이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도움을 구하는 과정에서 착취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데일리메일은 가자지구 내 일부 인권단체는 이런 실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관련 사례를 체계적으로 집계하는 중앙 기구도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와 전반적 실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지구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오는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지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지금 당장! 이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라는 표어에 맞춰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공연이 열린다.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는 시 홍보대사이자 유튜브 채널 ‘나의 쓰레기 아저씨’로 활동 중인 배우 김석훈과 대학생 서포터즈 ‘지구수호대’ 100여명, 기관·단체 등의 부스 28개가 마련된다. 지구의 날 기념식에는 117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지금 이 순간’,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에 나오는 ‘골든’을 개사해 지구의 날 메시지를 담아 부른다. 온라인에서는 22일까지 ‘다시 쓰는 지구 리챌린지’ 캠페인이 진행된다. 지구의 날 행사 참여 또는 자원순환 실천 인증 사진이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인증하면 에코마일리지 1000포인트를 지급한다.
  •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 이달 분양… 분상제 적용 ‘착한 가격’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 이달 분양… 분상제 적용 ‘착한 가격’

    중흥건설그룹 중흥토건과 우미건설이 4월 내로 전남 여수시 소제지구 첫 분양단지인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을 선보일 예정이다. 16일 중흥토건 등에 따르면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은 전남 여수시 소호동 828번지 일원 A3블록과 A4블록에 들어서며 지하 5층~지상 25층 총 21개동 전용 84·109·135㎡ 총 1679가구로 조성된다. 주택형별로는 A3블록 ▲전용 84㎡ 878가구 ▲전용 109㎡ 181가구 ▲전용 135㎡ 36가구다. A4블록은 전용 84㎡ 584가구로 구성된다. 여수를 대표하는 신흥주거지 소제지구의 첫 분양단지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될 예정이다. 바다가 인접해 있어 일부 가구에서는 오션뷰 조망이 가능하며 도보권에 초등학교 등 다양한 학군이 자리하고 있다. 전 가구 남향 위주 배치를 적용했으며 단지 내에는 실내 골프연습장과 클라이밍 존을 비롯해 피트니스센터,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우수한 교육 환경과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장점이다. 도보권에 안심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으며 소제지구 내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안전하고 편리한 등하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나로마트와 여수시청, 여수시립쌍봉도서관, CGV 등 주요 생활·문화시설도 인접해 있다. 교통환경도 주목된다. 단지 인근에 자리한 소호로와 쌍봉로 등을 통해 학동과 웅천 등 시내로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며 22번 지방도와도 인접해 순천 방면으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와 여수공항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KTX 여천역과 여수종합버스터미널 등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한 입지를 갖췄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관심사다.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 인근에는 소호동동다리가 있다. 소호동동다리는 소호동 일대 밤바다의 야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 742m, 폭 3.5m 규모의 바다 위 데크형 해안 산책로다. 현재 여수시는 이 소호동동다리를 연장 설치하는 소호2지구 연안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광객과 인근 주민을 위한 친수공간과 휴식공간을 추가 조성하는 것으로, 2027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이 밖에 소호요트경기장을 비롯해 이순신공원, 안심산 폭포공원 등 휴식 및 여가 공간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한편, 소제지구는 여수시 소호동 일대 41만 8000㎡ 부지에 약 3084가구 7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택지개발사업이다. 현재 공동주택용지를 비롯해 축구장 약 2.7개 규모의 상업·근린생활용지와 축구장 약 11개 규모의 공원 및 녹지공간 개발이 진행 중이다. ‘여수 소제 중흥S-클래스 우미린’ 견본주택은 여수시 웅천동 1807-3번지에 마련될 예정이다.
  •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대한민국 AI산업 전초기지로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대한민국 AI산업 전초기지로

    호남권 최대 경제 거점으로 급부상광주도시公,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미니 신도시급 8000여 가구 들어서새달 호반써밋 805가구 분양 예정인공지능 집적단지·영재고 등 설립호남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망주변 산단들과 연구 인프라도 탄탄입주업체 稅감면·보조금 ‘기회의 땅’광주 북구와 광산구, 전남 장성군에 걸쳐 조성되고 있는 ‘호남권 최대 경제 거점’ 첨단3지구가 산업·주거·상업·연구개발(R&D)을 아우르는 ‘완성형 자족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광주도시공사에 따르면 광주연구개발특구인 첨단3지구는 인공지능(AI) 집적단지와 AI 지식산업센터, AI 영재고 설립이 추진되는 등 ‘대한민국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되고 있다. 특히 AI 산업과 연구·주거 기능이 결합한 ‘미니 복합신도시’로 개발되는 첨단3지구에는 배후단지로 기능할 수 있도록 8000여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거단지에는 일반분양 및 임대·단독주택까지 포함된 다양한 주거 유형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5월엔 A7·A8블록에서 ‘호반써밋 첨단3지구’ 805가구가 공급되며 7월에는 A6블록에 ‘제일풍경채 첨단3지구’ 63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어 10월에는 A1블록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 1520가구, A2블록 ‘첨단제일풍경채’ 1845가구, A5블록 ‘첨단제일풍경채’ 584가구 등 총 3949가구가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규모 주택 공급에 대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4년과 지난해 공급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40필지가 조기 완판됨으로써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이와 함께 첨단3지구에 ‘광주전남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AI 집적단지와 AI 지식산업센터, AI 영재고 설립이 추진된다는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유동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 여건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호남고속도로와 국도 1호선·13호선, 하남진곡산단로 등 굵직한 주요 간선도로와 연결돼 전국 어디로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물류 편의성은 회사 운영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3지구 주변에는 하남·본촌·진곡 등 일반산단을 비롯해 장성 나노·첨단 국가산단이 촘촘히 들어서 있어 연관 업종 간 원활한 기술 교류 등을 통해 막대한 클러스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 역시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반경 2㎞ 이내에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광주테크노파크 등 총 23개의 기술 지원 기관이 뭉쳐 있어 첨단3지구 입주사들의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실시간 지원할 수 있는 연구·개발·산업 생태계가 마련돼 있다. 첨단3지구 입주 법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금전적 우대 조치도 마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지 내 입주사들은 취득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 감면을 폭넓게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광주시와 장성군이 각각 마련한 막대한 현금성 보조금까지 챙길 수 있다. ‘수도권 기업 이전 지원’을 위해선 입지 및 설비보조금을 지급하고, ‘투자기업 지원’을 위해 시설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기업 및 법인의 초기 안착에 드는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준다는 복안이다. 광주도시공사는 이러한 독보적 강점을 발판 삼아 올 상반기 중 제조·연구·유통 부지를 우선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상업 및 근린생활시설 부지 공급에 속도를 냄으로써 명실상부한 4차 산업의 메카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은 “광주 첨단3지구는 8000여 가구의 확실한 고정 고객을 품은 신규 복합지구”라며 “우리나라 AI 분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3지구가 전국 모든 사업가들에게 최고의 기회의 땅이 되도록 인프라 조성에 공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 청·일·미군 주둔한 이방인의 길… 이젠 세계인 찾는 ‘K감성의 길’[서울 로드]

    청·일·미군 주둔한 이방인의 길… 이젠 세계인 찾는 ‘K감성의 길’[서울 로드]

    접근성 좋아 침탈·수탈의 거점화강제징용 노동자상·효창공원 등이 땅이 견뎌온 역사 묻어나는 곳낡은 기찻길 뒤 높이 솟은 아파트복고적인 분위기에 관광객 ‘북적’골목마다 개성 넘치는 식당 가득 “장소의 의미를 둘러싼 싸움은 기억에 대한 투쟁이다. 억압된 기억은 긴 우회를 거쳐 언젠가 유령의 얼굴로 기억한다.”(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용산에서의 독백’) 한강으로의 접근성 때문에 용산은 오랜 세월 교통의 중심이었다. 한양도성 서쪽 안산 자락이 남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가 한강을 향해 구불구불 나아간 모양이 용을 닮았다 해서 용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현재의 효창공원과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가 본래 용산이고, 미군기지와 삼각지, 이태원이 자리 잡은 일대는 신용산이라 불리다 ‘신’을 빼고 용산으로 굳어졌다. 조선시대 경강상인의 터전이자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의 유입 통로였던 용산은 접근성 탓에 일본 군국주의 침탈과 수탈의 거점이 됐고 이후 미군과의 동거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시작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오군란(1882)이 일어나자 파병된 3000명의 청나라 군대가 이곳에 주둔했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1904년 러일전쟁을 치르기 위해 용산기지를 본격 조성했다. 용산이 행정구역상 경성부(현재 서울)에 포함된 것도 이때다. 일본군을 내몰고 이 땅을 접수한 미군은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거의 철수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돌아온 뒤 1957년 주한미군사령부 창설과 함께 본격적인 주둔을 시작했다.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타결로 100여년간 이어진 남의 땅 신세는 면했지만, 아직도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군장교숙소, 용산어린이정원 등은 일반에 개방됐지만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총 243만㎡(74만평)의 대부분은 여전히 접근할 수 없다. 옛 지명인 둔지방이 유래한 둔지산도 기지 안에 있다. 용산 곳곳에는 이 땅이 견뎌온 오욕과 그에 대한 교훈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남아있다. 용산기지 바깥에 외국군 주둔 흔적은 ‘왜명강화지처비’나 후암동에 있던 ‘호국신사’ 터 앞 108계단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개발 과정에서 사라졌다. 다만 미군이 일본군의 건물을 재활용한 덕에 남아있는 용산기지 안에 1952년 이전에 지은 건물이 132동에 이른다. 2017년 용산역 광장에 세워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용산을 거쳐 일본 본토와 사할린, 남양군도, 쿠릴열도로 강제징용됐던 조선인들을 기리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제작했다. 2010년대 이후 용산은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신사옥은 글로벌 아미(BTS의 팬덤)들의 성지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이면도로에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가장 뜨거운 ‘용리단길’이 있다. 새로운 분위기의 가게들이 하루가 멀 만큼 들어서고 있다. 용리단길은 재개발 구역의 느낌과 신축 건물들이 뒤섞인 레트로 감성을 뽐낸다. 일본 하라주쿠 뒷골목에 있을 법한 선술집과 정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세련된 분위기의 한우구이 식당, 왁자지껄한 디제잉이 곁들여진 바(bar) 문화가 뒤섞인 무국적 공간으로 유동인구의 연령대도 폭넓은 편이다. 조금만 더 걸어 왜고개 성지의 고요한 마당에서 명상을 해도 좋다. 병오박해 때 순교한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시신이 모셔졌던 곳이다. 왜고개란 이름은 조선 시대 기와를 구워 공급하던 와서(瓦署)의 흔적이다. 명동성당과 중림동 약현성당 벽돌도 이곳에서 공급했다고 한다. 한강대로 서편 골목길은 은행나무길로 불린다. 일제강점기 철도기지화와 함께 신시가지로 개발된 적산가옥이 남아있고, 독특한 감성의 식당과 카페가 들어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나온 백빈건널목의 저녁노을 배경 인증사진은 명불허전이다. 1928년 지어진 용산철도병원은 이제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쓰인다. 길 건너 주상복합단지 한켠에는 2009년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용산참사’를 기리는 용산도시기억전시관이 있다. 백빈건널목의 철제 가림막 너머에는 일제강점기 철도정비창 부지를 재개발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있다. 이곳 철도정비창에서 일본인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운 조선인들이 광복 직후 ‘조선해방자호’ 열차를 만들었다. 1946년 7월 부산항에 도착한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유해가 이 열차에 실려 돌아왔고,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모셔졌다.
  • 문자가 없던 시대에도 신의 목소리 박제됐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도 신의 목소리 박제됐다

    구석기 시대도 경전은 존재인간성 높이는 행동 지침서조각품·예술품이 경전 역할문자로만 박제된 교리 벗어나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는 작업인간·경전의 원초적 관계 회복을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중 종교가 없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1%에 이른다. 무종교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신’이나 ‘초월적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없지만 영혼, 사후세계, 초월적 존재를 믿는 사람은 주변에 의외로 많다. 제도권 종교를 믿지 않을 뿐이지 삶과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는 그대로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저자인 영국의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이 책에서 인간이 어떻게 성스러움을 경험하고 그것을 경전으로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준다. ‘현대 종교학 분야에서 가장 도발적이면서 포용적인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명성에 걸맞게 이 책을 위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설화부터 기독교 성경, 이슬람 쿠란, 불교의 각종 경전, 중국의 ‘논어’와 ‘주역’, 인도 힌두교의 베다, 유대교의 탈무드 등 전 세계 주요 종교의 경전들을 샅샅이 훑어보며 우리 시대 경전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했다. 경전은 문자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다. 독일 울름 박물관에 소장된 조각상 ‘사자 인간’은 4만년 전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졌다.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어떤 존재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암스트롱은 최초의 인간들은 이렇듯 도구를 조작하는 법을 익히자마자 삶의 공포, 경이, 신비라는 감각을 이해하기 위해 예술품을 창조했다고 설명한다. 글자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예술품이 경전의 역할을 대신 했다. 문자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세계 곳곳에서 자신들의 믿음을 전파하고 전승하기 위해 경전을 만들었다. 본래 경전은 고통과 필멸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고, 자기중심적 자아를 비우고 자비를 실천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함으로써 높은 인간성에 이르게 해주는 행동 지침서다. 그러나 현대는 경전이 만들어졌던 당시보다 더 축자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맥락을 충분히 반영해 이해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은 모세오경을 앞세워 성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적의를 내뿜고 이슬람 지하드 전사들은 쿠란에서 테러 행위를 뒷받침하는 구절들을 인용하며,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창세기에 나오는 말은 모두 진실이기 때문에 지구의 나이는 6000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고 꼬집는다. 암스트롱은 경전은 문자로 박제돼, 절대 바뀌지 않는 편협한 교리가 아니라 시대의 곤경에 응답하면서 끊임없이 새로 해석되는 ‘현재 진행형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경전은 ‘신의 목소리’를 인간이 시대에 맞게 해석하고 응답하며 행동하도록 돕는 지침서라는 설명이다. 자기들이 믿는 종교의 경전을 내세워 타인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중세 십자군 전쟁 때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암스트롱은 “세계 종교 분파가 오만과 불관용, 불통을 떨쳐내려면 인간과 경전이 맺었던 원초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빈 건물 역사에 감성 입혔다… “잊혀진 동네가 핫플 됐죠”[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들]

    빈 건물 역사에 감성 입혔다… “잊혀진 동네가 핫플 됐죠”[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들]

    “건물은 어떻게 꾸미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져요. 건물 역사를 잘 활용하면 틀에 박힌 재개발 없이도 사람이 모이고 활력 넘치는 동네를 만들 수 있죠.” 옛 정취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전북 익산 인화동의 카페 ‘속리’. 쌍방울 창업의 근간이 된 옛 ‘형제상회’ 건물에 들어선 이곳은 지역의 핫플레이스다. 속리를 운영하는 미담보담의 장민지(35)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 만나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건물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지역민과 소통하며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담보담은 지역 청년들이 뭉친 문화예술공동체 협동조합이다. “원래 인화동은 익산을 상징하는 곳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낙후되고 잊힌 동네가 돼 안타까웠어요. 빈 건물을 매입한 시의 사업자 공모를 통해 이곳에 카페를 열게 됐지요.” 속리는 근대 건축물 본연의 낡은 벽돌과 목조 구조를 살리면서도 세련된 가구와 조명을 배치해 ‘뉴트로’ 감성을 완성했다. 행정과 청년 감각이 충돌하지 않고 성공시킨 모범 협업 사례로 평가받는다. 장 대표는 지난해 5월 카페 문을 열 당시 인근 상가 100여곳에 떡을 돌리며 진심으로 다가갔고, 상인들도 마음을 열고 도전을 응원했다. 카페 곳곳에 이웃 사진도 전시했다. “부모님 사진을 여기서 보니 뭉클하다. 복사본이라도 간직하고 싶다”는 손님들로부터 인화 요청도 많이 받았다. 카페는 8개월여 만에 1만 5000명이 다녀가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수익은 함께하는 청년들과 나누고 일부는 새 프로젝트에 쓰고 있다. 2019년 비영리 단체로 출발한 미담보담은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영역으로까지 활동을 확대했다. 전시·공연을 기획하고 지역 창작자와 공간을 연결해 익산의 문화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지역 유휴 공간 활용이 특징이다. 단순히 빈 건물이 아니라 역사가 깃든 건물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2022년에는 ‘역골도 환승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노후화된 역골 지구를 미술 거리로 만들며 삼성 청년희망터 사업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원광대생들과 함께 알록달록한 커피박으로 만든 벽돌을 활용해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고 주민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익산역 인근에 방치된 공간이 눈에 띄었죠. 그곳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했고 청년 예술인들과 낡은 담장을 새로 쌓고 벽화를 그려 넣었어요.” 열정 넘치는 장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는 프로젝트 진행이 쉽지 않다. 그는 “정부 공모에 선정되면 지방비 매칭이 필요한데 행정을 찾아가면 업무 부담이나 일부 부정적인 시선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반응할 때가 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미담보담의 목표는 활력 넘치는 지역 만들기다. 장 대표는 “익산은 생활권에서 만나는 역사 관광지가 부족한 게 아쉽다”면서 “청년들이 지역 곳곳의 빈 건물을 채워 즐거움으로 가득한 익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자율주행 택배 화물차, 6월부터 장거리·고속도로 달린다

    자율주행 택배 화물차, 6월부터 장거리·고속도로 달린다

    택배 화물을 실어 나르는 ‘자율주행 트럭’이 오는 6월 고속도로를 달린다. 대중교통이 아닌 화물 운송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도입되는 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16일 국내 자율주행 전문기업 ‘라이드플럭스’에 자율주행 유상 화물운송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고속·장거리 자율주행 서비스의 상용화를 촉진하려는 조치다. 라이드플럭스는 6월부터 고속도로 시범운행지구 내 일부 구간에서 자율차인 타타대우모빌리티의 맥쎈 25t 트럭 1대를 운행한다. 서울 송파구 동남권 물류단지에서 충북 진천군 롯데택배 진천메가허브 터미널을 오가는 중부고속도로 112㎞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활용한 택배 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운행 시간은 차량 통행량이 적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평일에만 주 3회 운행한다. 차량은 최대 시속 90㎞로 운행할 수 있다. 운행 초기에는 안전을 위해 시험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해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내년부터는 운전자가 조수석에 탑승해 주행 상황을 체크하고, 이어 ‘완전 무인화’로 전환한다. 라이드플럭스는 파트너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유상 운송 계약을 맺은 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전북 전주, 강원 강릉, 대구 등 전국 각지에 자율주행 택배 운송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는 이번 허가를 계기로 자율주행 기술이 여객 운송을 넘어 화물 운송 분야에서도 상용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이 여객 운송뿐만 아니라 화물 운송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목성의 ‘빅4’ vs 토성의 ‘타이탄 독주’… 비밀은 강력한 ‘자기장’ [우주를 보다]

    목성의 ‘빅4’ vs 토성의 ‘타이탄 독주’… 비밀은 강력한 ‘자기장’ [우주를 보다]

    태양계의 거대 가스 행성인 목성과 토성은 수많은 위성을 거느린 ‘미니 태양계’로 불린다. 위성이 달 하나뿐인 지구와 달리 토성이 280개 이상, 목성은 100개 이상의 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질량이 큰 목성의 위성 숫자가 토성보다 적다는 점이다. 이 의문점은 질량을 비교하면 쉽게 풀린다. 목성은 갈릴레오가 발견했다고 해서 갈릴레오 4대 위성이라고 불리는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라는 대형 위성 4개를 거느리고 있지만 토성은 대형 위성이 타이탄 하나뿐이다. 위성 숫자는 많지만 사실은 타이탄이 토성 전체 위성 질량의 약 96%를 차지하는 구조로 나머지는 작은 위성들이다. 따라서 목성이 타이탄급 대형 위성 4개를 거느리고 있어 목성 위성들의 질량이 토성보다 훨씬 크다. 다만 비슷해 보이는 가스 행성이 왜 위성 구성에서는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는 과학자들도 알지 못했다. 행성과학계의 오랜 숙제였던 이 “위성 시스템의 구조적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 교토대학교의 유리 후지이(Yuri I. Fujii) 교수와 일본 국립천문대(NAOJ) 연구팀은 가스 행성 형성 초기 단계의 수치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일본 국립천문대의 PC 클러스터 자원을 활용해 ‘N체 시뮬레이션(N-body simulation)’을 실시, 행성 주위 원반(Circumplanetary Disk) 내에서 위성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이동하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의 핵심은 ‘자기권 공동(Magnetospheric Cavity)’의 형성 여부로 밝혀졌다. 목성은 형성 초기부터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자기장은 생성 중인 행성 근처의 원시 행성계 원반 가스를 밀어내어 ‘빈 공간(공동)’을 만들었다. 안쪽으로 끌려온 거대 위성들은 이 공동의 경계면에 걸려 더 이상 행성으로 추락하지 않고 안정적인 궤도에 머물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4대 위성의 기원으로 풀이된다. 반면 토성은 목성에 비해 자기장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위성들을 멈춰 세울 ‘자기적 방어선’이 부족했던 탓에 초기에 생성된 많은 대형 위성들이 토성의 중력에 이끌려 행성 안으로 흡수되거나 소멸했다. 유일하게 타이탄만이 절묘한 타이밍에 살아남아 현재의 독주 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태양계의 과거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외계 행성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후지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 모델이 옳다면 목성보다 질량이 크고 자기장이 강한 외계 행성 주변에서는 갈릴레오 위성보다 더 많거나 더 거대한 위성 시스템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관측 기술로는 외계 행성 주변의 위성을 직접 관측하거나 그 존재를 증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거대 망원경이 완성되고 언젠가 ‘외계 달(Exomoon)’의 직접 관측이 이루어진다면 과학자들은 자기장 가설을 포함해 거대 위성의 생성 이론을 더욱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금천 “전문가 맞춤형 운동처방 받으세요”

    금천 “전문가 맞춤형 운동처방 받으세요”

    서울 금천구가 구민의 체력 증진과 건강수명 연장을 돕기 위해 구보건소에서 ‘서울체력9988 체력인증센터’를 본격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체력9988 체력인증센터에서는 체력 상태를 과학적으로 측정·평가하고, 맞춤형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다. 운동 부족과 만성질환 증가로 체계적인 건강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도입된 서비스다. 보건소 3층 체력인증센터에서 건강운동관리사 2명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체성분, 근력, 심폐지구력, 유연성 등 다양한 항목을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1:1 맞춤형 운동처방과 체력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손목닥터9988 애플리케이션에서 예약부터 결과 확인 등 사후 관리까지 통합 지원한다. 전화로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금천구는 앞으로 건강장수센터와 대사증후군 관리사업 등 기존 건강증진 사업과 연계해 지역사회에서 통합 건강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구는 이용 수요를 분석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건강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체력측정 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 “도심 한복판 빌딩 숲속 중구 주민 자기계발 공간 될 것” [현장 행정]

    “도심 한복판 빌딩 숲속 중구 주민 자기계발 공간 될 것” [현장 행정]

    연면적 6484㎡ 규모 행정복합청사재개발 기부채납 받아 주민 시설로8층 청년센터·11층 전망대 라운지 “도심 한복판 빼곡한 오피스 빌딩 사이에 주민들이 쉬거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섬 같은 공간이 될 겁니다.” 지난 9일 새로 문을 연 소공누리센터 11층의 탁 트인 도심 전망을 가리키는 김길성 중구청장의 목소리에는 기대감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난 6일부터 일부 업무를 시작한 소공누리센터는 지하 3층~지상 11층, 연면적 6484㎡ 규모의 행정복합청사다. 주차장으로 쓰던 공간이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따른 기부채납을 통해 주민 시설로 재탄생했다. 2호선 시청역 9번 출구와는 200m가 채 안 되며 대한상공회의소와 삼성본관 빌딩 사이에 있다. 이날 김 구청장은 16일 정식 개청식을 앞두고 소공누리센터 각 층을 직접 둘러보며 사전 안전점검을 했다. 최상층인 11층에는 대강당과 빌딩숲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겸한 라운지가 조성됐다. 김 구청장은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중구 주민 사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편, 다양한 단체에서도 행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수익성도 함께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2층 민원실과 주민센터 사무공간은 짬을 내 민원 서류 등을 접수하려는 주변 직장인들로 붐볐다. 구 관계자는 “소공동 주민센터는 주소를 둔 주민은 적은 편이지만 주변 직장인들이 많아 전국에서도 민원량이 손꼽히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4층 경로당에서는 노인회 회원들이 새 경로당 시설 정비에 한창이었다. 김장소 소공동 경로회장은 김 구청장의 손을 잡으며 “이곳이 아마 전국에서 가장 전망 좋은 경로당일 것”이라며 “시설이 이렇게 좋아졌으니 회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8층에는 청년센터가 자리 잡았다. 김인호 중구 청년센터장은 “아직 정식으로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벌써 입소문을 타고 청년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취업과 창업뿐 아니라 구정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에는 6층에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9층에 중구 제2기록관실이 들어선다. 김길성 구청장은 “북창동에 있던 기존 소공동 주민센터는 청년을 위한 1인 주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면서 “소공누리센터와 함께 주민과 직장인, 청년이 도심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번식·양육에 올인했다가 수명까지 단축된다니…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번식·양육에 올인했다가 수명까지 단축된다니…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 추세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출산율은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녀에게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 실험을 통해 번식과 양육에 지나치게 투자할 경우 모체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일본 메추라기 교배 실험을 통해 번식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개체일수록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수명도 짧아진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영국왕립학회보 B’ 4월 15일 자에 실렸습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 투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 새들의 경우 큰 알을 낳는 개체들은 작은 알을 낳는 것들보다 세포 수복 능력과 면역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메추라기는 대표적인 조숙성 조류로 부화 직후부터 독립적으로 이동과 섭식이 가능해 어미는 새끼가 알에서 나온 뒤부터는 육아에 거의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는 알을 낳는 데 영양 자원을 집중합니다. 실제로 큰 알에서 태어난 새끼일수록 덩치가 크고 생존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메추라기를 인위적 선택 교배해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은 상대적으로 큰 알을 낳도록 하고 다른 쪽은 작은 알을 낳게 했습니다. 5~6세대에 거치는 동안 큰 알을 낳도록 유도된 암컷들은 작은 알을 낳도록 교배된 암컷에 비해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됐고 수명도 20% 이상 짧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종 세대인 5~6세대에서 큰 알을 낳는 암컷의 평균 수명은 595일이었지만, 작은 알을 낳도록 교배된 암컷의 평균 수명은 770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는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통해 노화와 번식 투자 사이의 관계를 검증한 첫 사례라고 합니다. 연구를 이끈 바버라 치렌 엑서터대 박사는 “진화 이론은 노화와 번식 노력 사이에 내재적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실험적으로 검증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적으로 번식 및 양육 노력과 노화는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 기상 예보만 정확해도 폭염 사망 25% 줄인다

    기상 예보만 정확해도 폭염 사망 25% 줄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닥치더라도 제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다면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위험에 대비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기후 변화 시대에 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높인다면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까.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학부, 오리건대 경제학과, 프린스턴대 환경학 연구소, 애리조나대 경제학과, 국가경제조사국(NBER), 독일 괴테대 비판적 계산 연구센터, 프랑스 경제정책 연구센터(CEPR) 공동 연구팀은 단기 기상 예보의 정확도만 개선해도 2100년 폭염 관련 사망률을 최대 25%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4월 14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4년 여름 이후 미국 본토 전역을 대상으로 한 기상청(NWS)의 ‘하루 전 예보 데이터’와 오리건주립대 프리즘(PRISM) 기후 연구그룹이 전국 기상 관측소 수만 곳에서 매일 수집하는 ‘기상 관측 데이터’를 결합했다. 여기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날씨 원인 지역별 사망 기록을 더해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과 사망률의 관계에서 결정적 변수가 기상 예보의 정확도라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예보가 더위를 과소평가했을 때 위험이 가장 커졌다. 이는 더 정확한 예보가 극한 폭염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기상학자들을 대상으로 기상 예보 기술의 미래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은 기상학자들이 제시한 인공지능(AI) 발전, 기후변화 영향, 예보 관련 예산과 인력 변화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전망을 반영해 ▲가장 낙관적 전망(예보가 잘 맞는 상황) ▲가장 비관적 전망(예보 정확도가 낮은 상황) ▲한치의 오차 없는 정확한 기상 예보 등 세 가지 미래 예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에 과거 기후 및 사망 데이터를 적용해 2095~2100년 기온이 2015~2020년 수준과 비교해 ▲변화 없는 상황 ▲1.6도 상승 ▲2.7 상승 ▲3.8도 상승하는 극단적 시나리오 등 네 가지 기후 조건에서 사망률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정확한 기상 예보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관련 사망자 발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예보에 대한 투자가 줄어 예보 품질이 저하될 경우 폭염 사망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연구를 이끈 데렉 르모인 애리조나대 교수는 “혹한도 치명적이지만 사람들이 기상 예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며 “기후변화로 극한 폭염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요즘 정확한 기상 예보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르모인 교수는 “기후변화로 위험이 커질수록 개선된 예보로 구할 수 있는 생명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기상 예보에 대한 투자는 매우 높은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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