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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셀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스승으로 남는 분들이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그렇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제자를 계수하는 속좁은 직업꾼과 달리, 선생은 이미 피하고 싶어도 스스로 거대한 사상 공동체의 초석이었다. 선생의 글을 읽는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도반(道伴)을 자청한다.어설픈 너스레로 살아온 나 역시 그를 사숙해온 ‘나 홀로 제자’였다. 어제 갑자기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버스창에 스쳐 지나가듯, 며칠에 한번씩 존경하는 분들의 부음(訃音)을 듣지만, 선생의 부음은 너무 갑작스러워 눈물도 안 나왔다.김종철 선생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2년 4월 6일 ‘리얼리스트’에 선생님 인터뷰를 싣기로 해서 노지영 평론가와 함께 찾아 뵈면서였다. 도서출판 녹색평론, 달랑 방 두 칸의 작은 공간인데 왜 그리 큰 출판사로 보였는지. 영적인 눈으로 보면 물리적인 크기가 달리 보인다다. ‘4대강 재앙사건’과 ‘후쿠시마 사건’이라는 지리멸렬한 시대에, 선생의 표정은 어두웠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독일에서는 68혁명의 세대가 나중에 녹색당 창당으로 귀결되면서 녹색운동, 시민운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전공투 세대가 대부분 대기업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오늘날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생겨버렸지요. 일본이 보이는 ‘무책임의 체계’하고도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명박 시대의 총선 전이었는데, 선생께서 지지하던 녹색당은 1석도 가망이 없었다. “지금처럼 계속 가면 도시는 장기 지속이 불가능하죠. 농업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밖에 안 되는데, 적어도 50%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죠. 비정규직 문제도 농업인구를 늘리는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여서 살면 농사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려면 고달파지죠. 준비를 해야죠. 당장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시적 삶이 유기농 삶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되겠지요.” 선생의 표정은 곧 저물녘처럼 여전히 어두웠다. “두부 나오는 갈치 조림 잘 하는 괜찮은 집 있는데, 가실까?” 대화가 끝나고 김종철 발행인이 같이 막걸리나 하자고 하셨다. 막걸리를 권하시면서 그제야 선생은 예의 소리없는 미소를 자주 보이셨다. 내 주량을 금방 파악하시고, 막걸리 두 사발 이상 권하지 않으셨다. 두부를 자꾸 권하셨다. 내가 갈치 조림을 금방 먹자, 한 마리 더 시켜 주셨다. 생태계 얘기하다가 ‘나무’를 ‘나무님’이라 하셨다. 이후로 선생은 내게 반은 반말, 반은 경어로 대하셨다. 얼마 후 내게 부탁하셨다. 일본 여류 시인의 시집인데 꼭 ‘녹색평론’에서 내고 싶으니 판권을 알아봐 달라 하셨다. 이시무레 미치코(石牟禮道子)였던 거 같다. 알고 보니 일본에 있을 때 잠시 일을 도왔던 일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갖고 있었다. 이 출판사에는 나는 ‘고은 시선집’을 일본어로 공역해 내고, 김명인 평론집, 신경림 시집, 황석영 소설 등을 여기서 냈다. 마침 한국을 방문한다는 출판사 대표에게 ‘녹색평론’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출판사인지, 김종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설명했다. 인사동에서 두 분 자리를 마련했는데, 출판사 대표가 반술에 취했는지 고자세였다. 한국 작가들에게 깎듯하게 대하는 출판인인데, 왜 이러시나 싶었다. 통역하면서 대표의 말을 겸손한 말로 바꾸어 전했다. 찌는 여름밤, 모기까지 물어 짜증스러웠다. 선생은 기분 언찮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저작권을 받아내려 하셨다. 선생은 대나무처럼 꼿꼿하며서도 대나무 잎새처럼 유연하셨다. 꼿꼿함과 유연함의 절묘한 품성으로 그는 자신을 ‘책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늘 낮추셨다. 이 분은 모든 것을 내려 놓으셨구나, 이 날 느꼈다. 선생의 태도를 시험해보려 했던 출판사 대표를 설득했고, 얼마후 이시무레 미치코 시집 ‘신들의 마을’이 번역되어 나왔다.이후에 내게 ‘녹색평론’에 글 쓰게 하셨고, 일본 문학이나 일본 현대시에 대해 가끔 전화 주셨다. 이후에 한번 더 내가 찾아 뵈었다. 그때 또 두부 나오고 갈치 조림이 괜찮은 그 집에 가서 막걸리와 함께 저녁을 들었다. 지난 2019년 4월에 대구 지역의 작가 후배인 김용락 시인의 시집 출판 식사 모임에 오셨다. 옛 제자를 만나 밝게 웃으시며 반가워 하셨다. 시대가 바뀌고 선생님 빈 표정에 웃음이 많고 즐겁게 말씀하셨다. 선생이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한국 지성인들은 큰 그림을 그릴 줄 몰라요. 쓸데없는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버릴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큰 그림을 갖고 굵직하게 써야 해요. 지금 르포가 가장 필요한 문학 형태라고 봐요. 잡문이 중요해요. 세상은 잡풀이 주인이거든.” 쓸데없는 장식을 버린 그의 문장은 꾸밈없고 검박하다. 가볍고 쉽지만, 그 안에 사상은 진득하고 울림이 크다. 그의 강연은 아무 준비를 안 한 듯 허허로웠는데, 사상의 총량이 넘친다 할까. 익은 포도주의 넘치는 포도즙처럼 맛깔났다. 그의 강연은 느림으로 가득했고, 그 느림은 모든 빠름을 부끄럽게 했다. 생태운동을 하면서도 도시 안에서 사는 자신을 그는 자주 자책했다. ‘녹색평론’을 창간했던 1991년 11월 당시 더 큰 출판 운동과 영업을 하려면 서울로 옮겨야 했고, 전국에 녹색운동을 강연하려면 서울로 출판사를 옮겨야 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사라져서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도시가 생태를 망쳐 놓고 있으니 오히려 도시에서 생태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도 선생은 자주 자신의 글과 삶이 다르다며 자책하곤 하셨다. 자책하면서도 선생은 스스로 ‘나무님’으로 사셨다. “병원 안 간지, 신체 검사 안 한지 삼십 년이 넘었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병든 지구가 아파하듯 그는 지구와 함께 아파했다. 지구의 고통은 얼마나 그를 괴롭히고 압도했을까.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우리는 몰랐다. “곧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정권을 잡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생명이냐? 죽음이냐? 전환이야? 자멸이냐? 그걸 걱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생이 늘 걱정하듯이,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음과 자멸을 체험하고 있다. 그의 예언을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했었다. 후학들 앞에서 잘 웃으셨지만 골목길을 돌아서는 선생의 뒷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빈소에는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온 단독자들이 많이 모였다. 더 오래 사셔서 더 귀한 글과 말을 남겨주셔야 하는데, 73세. 우리는 90세 이상으로 살아 글 써주시기를 바랐나 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선생의 ‘숙환’을 함께 아파했다. 자주 웃으셨기에 선생의 깊은 병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빈소에서 돌아와 선생의 책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모셨다. 선생의 글 읽기 모임을 만들어 이 정신을 배우고 이어야지. 다음 학기부터 수업 때 선생의 산문 읽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뵐 때마다 책을 주시곤 했는데, 없는 책이 있다. 녹색평론사에서 낸 단행본을 더 구입했다. “소년 시절에는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로 시작하는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선생의 문학론 핵심이 다 들어 있다. 신동엽 시인이 우리 생태문학의 핵심이니 잘 연구하라고 권하셨다. “신동엽의 반(反)권위적이고 원시 반(反)봉건에 대한 몽상이랄까. 이것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 가지고 시인이 있는 거 아닙니까? 시인은 ‘현대에 사는 원시인이다’라는 얘기도 있듯이 삶의 원천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몽상하고 전달하는 것이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은 전형적인, 순결한 시인이죠. ” 이 책에 실린 평론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은 신동엽 연구하려는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명문이다. 스스로 “한국인이라면 이 책 정도는 읽어야 하는데”라며 말씀하셨다는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은 선생님 사상이 종합되어 있다. 선생은 제대로 된 세계인의 사상을 겸허하고 전했다. 블레이크, 디킨스, 매슈 아놀드, 리비스, 프란츠 파농, 이시무레 미치코 등 작가론이 담긴 『대지의 상상력』은 세계인과 연대하는 선생님의 비교문학적 연구다.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대지의 상상력’. 이 세 권은 2학기 수업과 학회에서 초등학생처럼 문장 하나 하나 읽으며 강독해야겠다. 이 거대한 존재를 따를 길이 없다. 평론의 가치를 가르쳐 준 선생들 중 선생의 오롯한 글은 범접하기 어려운 경계에 있다. 그는 종교인들에게 ‘집단실천으로서의 하느님’, ‘나무님으로서의 하느님’을 제시했다. 그저 두부에 갈치 조림에 막걸리를 즐기시던 선생님 곁에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더 갔다면, 허탈하고 그립고 힘없이 무너진다. 거대한 산맥 하나가 사라진 큰 사건이다. 누가 선생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이 심야에 조용하게 불러봐요, 김종철 선생님 이제 씨앗으로 살아나실 거예요. 선생님 정신의 씨앗이 움트고 새싹이 오르기 시작할 거예요. 전국에 ‘녹색평론’ 독자 모임, 작가 후배들의 선생님 저서 읽기 모임 등 선생님 정신을 깊게 넓여 나갈 거예요. 선생님이 절망하시고 아파하시던 그 고통, 우리가 새기며 선생님 사상을 나누며 조금씩 실천할께요. 잊을 수 없어 선생님을 배웅하지 못해요. 떠나보내지 못해요. 선생님, 편히 쉬셔요.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할께요.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시인)
  • 통일부, 北 통전부 비난에 “남북 정상합의 이행해 나가겠다”

    통일부, 北 통전부 비난에 “남북 정상합의 이행해 나가겠다”

    北 요구한 ‘강력한 조치’엔 언급 없어정부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일 북한 통전부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 조치를 언급하며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이후 처음 나온 정부 입장이다. 다만 북한이 언급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통전부는 “남쪽에서 (대북전단 제재)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완전한 폐쇄를 언급하고, 이어서 여러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 제1부부장의 담화 발표 이전부터 대북전단 살포 관련 법률 준비를 해왔다”며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 이후 내부적으로 논의해 온 조치들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와 북한 통일전선부 논평과 별개로 탈북민 단체 설득과 대북전단 관련 법안 검토 등 지금까지 추진해 온 조치들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통일부는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중단을 강제하기 위한 법률을 검토 중이라면서 국회 협조를 구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입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를 통해 대북전단 문제를 지적하며 탈북민을 규탄하는 시위와 논평 등 내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통일부 “남북정상 합의 이행해 나간다” 구체적 대응은 삼가

    통일부 “남북정상 합의 이행해 나간다” 구체적 대응은 삼가

    정부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다시 한번 내놓았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전 북한 통전부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언급하며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이후 처음 나온 정부 반응이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한이 언급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발표 이전부터 대북전단 살포 관련 법률 준비를 해왔다”면서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 이후 내부적으로 논의해 온 조치들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 담화와 통일전선부 논평과 별개로 탈북민 단체 설득과 대북전단 관련 법안 검토 등 지금까지 추진해 온 조치들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겠다는 원칙을 재천명한 셈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통일부는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중단을 강제하기 위한 법률을 검토 중이라면서 국회 협조를 구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입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전부는 다음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쪽에서 (대북전단 제재)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완전한 폐쇄를 언급하고, 여러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연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대북전단 문제를 지적하며 탈북민을 규탄하는 시위와 논평 등 내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이광식의 천문학+]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4가지 천문학적 발견’

    지난 10일 자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발표된 고대 그리스의 놀라운 천문학적 발견에 관한 칼럼을 소개한다. 고대인들의 놀라운 지성과 과학수준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필자는 영국 버밍엄 대학의 박사후 과정에 있는 개리스 도리언이다. 헤로도투스(기원전 484~425)의 ‘역사’는 기원전 5세기 중반 고대 그리스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놀라운 창을 제공한다. 그들이 몰랐던 사실에 관한 것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사실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향후 몇 세기 동안 고대 그리스인들은 순전히 자신들의 관찰에 의존해 놀라운 지적 성장을 이룩했다. 헤로도투스는 아프리카가 거의 완전히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는 이집트의 네코 2세(기원전 600경)가 파견한 페니키아 선원들이 홍해에서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항해한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인류가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연안을 일주한 기록이 되며, 여기에는 고대 세계의 천문 지식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도 포함되어 있다. 항해에는 몇 년이 걸렸다. 아프리카의 남단을 돌아 서쪽으로 선수를 돌린 선원들은 태양이 북쪽 수평선 위 오른쪽에 있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지구가 구형이고 남반구가 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관찰은 당시에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1. 행성은 태양을 공전한다 그러나 몇 세기 후 고대 그리스의 지성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모스의 아리스타르코스(기원전 310~230)는 태양이 우주의 ‘중심 불'(central fire)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 알려진 모든 행성을 올바른 순서로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태양 중심설, 곧 지동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태양 중심설을 주장한 원문이 남아 있지 않아 아리스타르코스가 어떻게 그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태양과 지구, 달의 상대적 거리와 크기를 알고 있었던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이 지구나 달보다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당연히 태양계에서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추론했을 것으로 보인다. 16세기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재발견하기까지 무려 1700년 동안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이 햇빛을 보지 못한 채 잊혀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2. 달의 크기 현존하는 아리스타르코스의 저작 중에 태양과 달의 크기와 거리에 관한 것이 있다. 이 놀라운 논문에서 아리스타르코스는 태양과 달까지의 상대적인 크기와 거리에 대해 최초로 시도한 계산을 제시했다. 오랜 관찰에 의해 태양과 달은 하늘에서 겉보기 크기가 같으며, 태양이 달보다 더 멀리 있다는 사실이 당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달이 지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태양 앞으로 지나가는 일식에서 이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달이 정확히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이루는 각도가 직각이며, 세 천체가 직각삼각형을 만든다는 점에 착안,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세 천체 간의 상대적 거리를 계산해냈다. 그 결과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의 18~20배가 되는 값을 추정했다. 또한 달의 크기는 월식 때 달에 떨어진 지구 그림자의 곡률을 계산하여 지구 크기의 약 1/3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서 태양의 크기(지름)는 지구의 약 7배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름이 7배라면 부피는 7^3 배, 곧 343배나 된다. 이렇게 큰 것이 작은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그는 생각한 것이다. 당시에는 망원경이 없어 태양까지의 예상 거리가 너무 짧았지만(실제 비율은 390배), 달과 지구 크기의 비율은 놀랍도록 정확하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지름 0.27배다. 오늘날 우리는 첨단 망원경, 레이더 관측 및 아폴로 우주 비행사에 의해 표면에 남겨진 레이저 반사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달까지의 거리와 크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3. 지구의 둘레 에라토스테네스(기원전 276~195)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수석 사서이자 유능한 실험가였다. 그의 많은 업적 중에는 최초로 알아낸 정확한 지구 둘레 계산이 들어 있다. 피타고라스는 일반적으로 지구 구형설의 초기 지지자로 간주되지만, 지구의 크기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극히 간단한 방법은 지구 둘레의 크기를 알아냈는데, 그것은 태양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어느 날 에라토스테네스는 도서관에 있던 파피루스 책에서 ‘남쪽의 시에네(지금의 이집트 아스완) 지방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이 되면 수직으로 꽂은 막대기의 그림자가 없어지고 깊은 우물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는 곧 시에네가 북위 23.5도인 북회귀선 상에 있다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라는 뜻이다.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렸을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두 엇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7.2도 원호라는 뜻이다. 당시 알렉사드리아와 시에네 간의 거리는 약 925㎞로 알려져 있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한 것이다. 925x360/7.2 하면 약 4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에 약 15%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와 각도기 하나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최초의 천문 계산기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계식 계산기는 안티키테라 기계(Antikythera Mechanism)다. 이 놀라운 장치는 1900년 그리스 안티 키테라 섬의 고대 난파선에서 발견되었다. 기계의 표면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설명서의 역할을 한다. 이 중 약 25%에 해당하는 3500여 개의 글자를 해독한 결과 태양, 달, 금성 등 천체들의 움직임과 위치, 일식에 관한 예측 등이 담겨 있었다. 기계는 이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편화되었지만,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십 개의 정교한 청동 톱니바퀴를 가진 박스형 장치였다. 손잡이를 수동으로 회전하면 톱니는 외부의 숫자를 통해 연중 달의 위상, 월식 시간 및 5개의 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위치를 표시한다. 심지어 행성의 역행을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가 그것을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BC 3세기에서 1세기 사이 유물로, 어쩌면 아르키메데스의 작품일지도 모른다. 안티키테라 기계의 정교함을 갖춘 기어 장치 기술은 그후 수천 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들 작품의 대부분은 역사에서 사라져버렸고, 그로 인해 인류의 과학적 각성은 천년 이상 지체되었다. 이 고대 과학이 계속 이어졌더라면 우리 인류의 문명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태원 클럽’ 제주 확진자는 피부 관리사…접촉자만 138명

    ‘이태원 클럽’ 제주 확진자는 피부 관리사…접촉자만 138명

    의사·동료 등 2명 고열증세 보여내방객 127명에 자가격리 통보중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30대 여성이 제주의 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피부관리사로 밝혀지면서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 조사 결과 직장 동료 11명, 방문객 127명 등 모두 138명이 이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A(14번 확진자)씨의 도내 접촉자가 127명에 이른다고 10일 밝혔다. 도는 A씨와 접촉한 사람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물론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도에 따르면 A씨는 제주시에 있는 ‘더고운의원’에 근무하는 피부관리사다. 해당 의원의 직장 동료는 11명으로, A씨의 확진에 따라 코로나19 긴급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사와 동료직원 1명이 고열증세를 보였다. 검사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동료 외에도 A씨가 근무하는 과정에서 직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내방객만 127명으로 알려졌다. 도는 해당 내방객에 대해 관할 보건소를 통해 자가격리 통보를 하고 있다. A씨는 이달 2일 제주도를 떠나 5일 오전 0시 30분쯤부터 오전 6시까지 해당 클럽에 머무르다 6일 오후 3시쯤 제주도로 돌아왔다. 이 클럽은 경기도 용인 66번 확진자 B(29)씨가 이달 2일 새벽 다녀간 곳이다. A씨는 7일 오전 8시 34분쯤 제주시 삼화지구 3단지에서 347번 버스를 타고 8시 56분쯤 제주영지학교 버스정류장에 하차했다. 그는 더고운의원에서 근무한 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제주중앙여고 버스정류장에서 342번 버스를 타고 6시 59분쯤 삼화부영1차아파트에서 하차했다. 다음날에도 비슷한 시각과 장소에서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이어 A씨는 오후 8시 30분쯤 지인의 자동차를 차고 귀가했다. 또 오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삼화지구의 한 식자재마트를 방문했다. A씨는 9일에도 오전 8시 31분쯤 제주시 삼화지구 3단지에서 347번 버스를 타고 8시 52분쯤 제주영지학교 버스정류장에 하차했다. A씨는 이어 이태원 클럽 방문 사실을 방역당국에 자진 신고한 뒤 오후 4시쯤 지인의 자동차를 타고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A씨는 9일 오후 9시 최종 양성 판정 결과를 받았다. 그는 현재 제주대학교병원 음압격리병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는 입도 후 대부분의 시간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A씨가 근무한 시간에 더고운의원을 방문했거나 A씨와 같은 시간에 버스에 탑승한 도민 중 코로나19 의심 유증상자는 관할 보건소로 즉시 자진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일 만에 웃으며 등장한 김정은…청와대 “정부 파악 맞았다”

    20일 만에 웃으며 등장한 김정은…청와대 “정부 파악 맞았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을 20일 만에 전함으로써 그의 신변을 둘러싼 온갖 억측을 잠재운 가운데, 줄곧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던 청와대는 “파악한 대로”라는 입장을 전했다.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일 오전 첫 뉴스로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간부들과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사진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준공식에서 붉은 테이프를 자르고 주변의 간부들에게 뭔가 지시를 하며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평양에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모습을 감췄다. 특히 나흘 뒤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건너뜀으로써 건강이상설에 불을 지폈다. 이틀 뒤 국내 전문가가 그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같은 달 20일에는 국내 보수 성향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다음 날 미국 CNN방송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신변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세계가 들썩였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으며 김 위원장이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이 체류 중인 곳으로는 휴양시설이 있는 강원도 원산이 지목됐다. 이러한 가운데 탈북민 출긴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은 지난 28일 CNN과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1일에는 탈북자 출신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의 “김 위원장 사망 99% 확신”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을 통해 ‘깜짝 재등장’함으로써 그간 제기된 다양한 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 과거에도 김 위원장이 20일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김정은 사망설‘을 제기해 온 측은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현대차, BTS와 ‘글로벌 수소 캠페인’…지구의 날 맞아 수소 홍보 영상 제작

    현대차, BTS와 ‘글로벌 수소 캠페인’…지구의 날 맞아 수소 홍보 영상 제작

    현대자동차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한 ‘글로벌 수소 캠페인’ 특별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의 주제는 ‘아름다운 대자연의 소중한 언어들’이다. 영상은 ‘아름다운 대자연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면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BTS 멤버들은 영상 속에서 에메랄드빛 바다, 새하얀, 하늘색, 태양이 입 맞춘, 투명한 빗방울 등 자연 속 언어를 강조하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물 이외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수소전기차 넥쏘(NEXO)도 영상 끝부분에 등장한다. 넥쏘는 ‘선한 에너지’ 수소와 현대차가 그려 갈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소개한다.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BTS와 함께 ‘글로벌 수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BTS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에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등장했다. 2월에는 현대차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광고한 ‘글로벌 수소 캠페인’ 영상에 출연했다. 현대차는 지구의 날을 맞아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집 안의 불을 끄고 본인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다크셀피 챌린지’(#DarkSelfieChallenge)도 진행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北 ‘계엄령’까지 등장...‘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부른 나비효과

    北 ‘계엄령’까지 등장...‘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부른 나비효과

    건강이상설 주장서 출발…CNN 보도로 일파만파靑 “현재 지방에 체류” 진화…中 “위독하지 않다”미국 CNN방송이 2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보도하면서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심지어 ‘김정은 뇌사설’부터 ‘북한 계엄령’까지, 정체불명의 온갖 소문이 나돌아 혼선을 부추겼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각종 ‘설’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 발단은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은 데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김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왔다. 통일부는 이틀 뒤인 17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참배) 관련 보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의도를 예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만 밝혔다.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이 이날 오후 언론에 보낸 분석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다. 정 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2014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적이 있는데, 당시 발목 근육 손상으로 시술을 받았던 것으로 나중에 알려졌다”고 설명하며 신변이상설에 힘을 실었다. 국내 일부 매체들이 이 주장을 인용해 보도하고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이 기사들이 게재되면서 신변이상설은 증폭됐다.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외신에서도 이날 혹은 다음 날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다룬 뉴스가 나왔다.주말을 지나며 잦아드는 듯했던 신변이상설은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향산특각에서 치료 중”이라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아 보도하면서 재점화했다. 이후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쯤 CNN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 중이다”라고 보도하면서 신변이상설은 다시 탄력을 받았고, 국내 매체들이 이 보도를 다시 받으면서 금융·외환시장까지 요동쳤다. 이에 앞서 ‘모 신문사에 북한 전문 소식통이 투고한 정보’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의 뇌사설과 평양 계엄령 선포설을 담은 사설정보지가 국내 탈북 커뮤니티 내부에서 돌기도 했다. 이 ‘찌라시’는 이미 2014년 돌았던 것인데 내용을 현재형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혼선이 극심해지자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현재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도 없는 상태”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뒤 원산 지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소통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도 로이터에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CNN은 2015년 고위급 탈북자를 인용해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의 독살설을 보도했으나, 김 전 비서가 지난 1월 25일 삼지연 극장에 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사례가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도 80㎞ ‘잠깐 우주여행’ 예약자 600명 돌파…1인당 요금 3억원

    고도 80㎞ ‘잠깐 우주여행’ 예약자 600명 돌파…1인당 요금 3억원

    준궤도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질 날도 멀지않았다. 영국의 우주항공 기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버진 갤럭틱의 6인승 스페이스십2(SpaceShipTwo) 우주선 좌석을 예약한 사람의 수는 600명을 돌파했다. 이 우주선은 고객과 화물을 싣고 고도 80㎞의 준궤도 우주공간을 짧게 비행한 후 돌아온다. 일반적으로는 고도 100㎞인 일명 `카르만 라인‘을 우주의 경계선으로 보고 있지만, 미 공군에선 고도 80㎞ 이상 비행 경험을 한 사람이면 우주비행사로 인정한다. 스페이스십투는 이미 준궤도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2018년 12월, 버진 갤럭틱의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2 VSS 유니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서 이륙해 최고 82.7㎞ 고도까지 올라갔다. 이 당시 비행은 `이륙 후 공중발진’이라는 두 단계로 이뤄졌다. 스페이스십2는 먼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145㎞ 떨어진 모하비 우주공항에서 화이트나이트(WhiteKnight) 2 대형 수송기에 실려 이륙했다. 수송기는 고도 15㎞ 지점에서 스페이스십2를 분리했고, 스페이스십2에 탑승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출신 조종사 2명은 우주선에 탑재된 로켓 엔진을 가동했다. 로켓 엔진은 60초 동안 점화하면서 최고 음속 2.9배의 속도로 우주선의 고도를 80㎞ 이상으로 올려놓았다. 우주 경계선을 넘어선 스페이스십2 우주선은 1시간 15분 후 공항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다.이 시험 비행을 통해 처음으로 우주에 도착한 후 버진 갤럭틱은 내용 미상의 문제가 발생해 티켓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회사 대표자들은 이 문제가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버진 갤럭틱 대표는 “상업 서비스를 향한 꾸준한 진전을 바탕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할 다음 좌석을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의 첫 번째 단계로, 회사는 26일 새로운 '원 스몰 스텝'(One Small Step) 인증 프로세스를 시작하여 우주여행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확정된 좌석 예약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 등록하려면 일단 1000달러(약 120만원)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실제로 우주선에 탑승하려면 훨씬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될는지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며 최소 25만 달러(약 3억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날개가 달린 우주선인 스페이스십2는 화이트나이트2로 알려진 거대한 수송기에 실려 이륙한 후 약 15㎞ 고도에서 떨어져나와서는 자체 로켓을 가동해 우주선을 준궤도 우주공간으로 진입한다. 이 우주여행 프로그램은 승무원 2명과 승객 6명을 포함한 8명이 우주선을 타고 준궤도 지점까지 올라가 약 5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캄캄한 우주를 배경으로 빛나는 지구의 둥근 모습을 감상한 뒤 활주로 착륙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미 헐리우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등 700여 명이 참여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목성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 존재 거의 확실…지능은 문어와 비슷”

    “목성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 존재 거의 확실…지능은 문어와 비슷”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게 거의 확실하며 그 생명체의 지능은 지구의 문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영국의 한 저명한 우주학자가 밝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피조그’(Phys.org)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 호프대의 신임총장으로 발탁된 모니카 그레이디 교수(행성·우주과학)는 성명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이날 그레이디 신임총장은 "유로파의 얼음으로 된 표면 밑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거의 확실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밝혔다.이와 함께 그레이디 총장은 "다른 곳으로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으면 지면 밑이 될 것이다. 그곳은 태양의 광선을 막아 줘 바위 구멍 속에 얼음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물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화성에 어떤 생명체가 있다면 아주 작은 박테리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디 총장은 또 "그렇지만 유로파에서는 지구의 문어와 지능이 비슷한 더 높은 형태의 생명체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류나 지구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목성의 위성에 문어와 같은 지능을 지닌 생명체가 산다는 이론은 지나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는 2013년 영화 ‘유로파 리포트’에서 나온 줄거리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는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결성된 유로파 탐사대가 인류 최초로 유로파 위성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문어 같은 생명체를 발견하는 데 사실 이 내용은 그레이디 박사가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지난해 6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은 얼음으로 뒤덮인 유로파 표면에 염화나트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유로파에는 20~30㎞ 두께의 얼음층 아래에 100㎞가 넘는 깊이의 바다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추측이 맞다면 유로파는 지구보다 2배나 큰 부피의 바다를 가지게 돼 태양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가장 많이 가진 천체가 된다. 유로파는 지구의 달보다 약간 작으며 목성을 약 3.5일마다 도는 공전 주기를 갖는다. 그레이디 총장에 따르면, 우리 은하 너머 즉 외계 환경에서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대해 그는 “태양계는 우리가 아는 한 특별한 행성계가 아니며 우리는 여전히 우리은하의 모든 별을 탐사하지도 못했지만 난 다른 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그 생명체는 우리와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인류는 공룡이 소행성 충돌 등으로 멸종했기에 진화 기회를 얻은 털 많은 작은 포유류에서 진화했다. 이는 아마 모든 행성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적어도 통계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외계생명체와 접촉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순전히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라면서 “그렇지만 우주에서 수신된 소위 외계인의 신호는 아직 사실적이거나 믿을 만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자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지구외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화성부터 탐사에 나선다. 그중 첫 번째가 오늘 7월 발사되는 ‘엑소마스’로, 이 우주선은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의 합작품이다. 그다음으로 NASA의 새 탐사선 ‘마스 2020’도 같은 날 발사돼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그달 일본 로켓을 이용해 화성 궤도선 ‘호프’를 발사할 계획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상기 서울시의원 “서울환경운동연합 2019년 환경디딤돌상 수상”

    장상기 서울시의원 “서울환경운동연합 2019년 환경디딤돌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장상기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6)은 지난 8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개최된 서울환경운동연합 제28차 총회에서 “2019년 서울을 아름답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돼 지방의원으로는 유일하게 ‘환경디딤돌상’을 수상했다. ‘환경디딤돌상’은 서울의 환경보호에 기여한 단체 혹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파괴와 환경 오염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속에서 장의원은 지난 10여년 간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강서구 봉제산 생태공원, 김포공항 골프장 주변 습지 환경보전을 위해 수년간 앞장서 활동한 것이 높이 평가되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날 수상식에서 장 의원은, “우리 주변의 녹지와 생태문화공간이 시민들과 함께 더욱 발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시민의 휴식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계속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서울 도시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아름다운 도시 서울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생명·평화·생태·참여의 가치를 향해 풀뿌리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NGO(비영리시민단체)로서 그린피스(Greenpeace),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함께 세계적으로 규모와 영향력이 큰 3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FOE·Friends of the Earth) 한국본부, 환경운동연합의 49개 지역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분양가 손 못 대는 건설사… 발코니 확장비만 천정부지

    분양가 손 못 대는 건설사… 발코니 확장비만 천정부지

    지난해 경기 과천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직장인 이모(41)씨는 분양가격 외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옵션 가격에 깜짝 놀랐다. 빌트인 가전이 시중 가격보다 비싼 데다 최근 필수가 되고 있는 발코니 확장 비용이 20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최근 지인이 서울 신길뉴타운의 전용 84㎡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발코니 확장비로 1200만원을 냈다고 들었는데, 자신이 분양받는 아파트(전용 59㎡)가 이보다 좁은데도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분양가격이야 토지비를 포함하고 설계도 달라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확장비는 말 그대로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발코니 확장비 책정 기준 비공개 발코니 확장비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억원에 달하는 아파트값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 수천만원에 이르는 발코니 확장비가 부담이 돼서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 책정 기준도 공개되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및 2019년 공공분양아파트 발코니 확장 선택 비율’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공급된 8개 단지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 포함) 아파트 6168가구가 모두 발코니 확장형으로 계약됐다. 최근 아파트 설계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장하지 않으면 거실이나 방이 좁게 느껴진다. 또 계약자가 입주 후 개별적으로 발코니를 확장하면 누수와 결로 등의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대부분 분양 때 선택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2018~2019년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의 발코니 확장 비용을 발코니 확장 면적으로 나눠 평당가로 계산하면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S4블록 전용 51㎡ 아파트가 3.3㎡당 52만 6199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A3-3b블록 전용 55㎡A형과 55㎡A-1형은 3.3㎡당 232만 6408원으로 시흥시 은계지구의 4.4배나 됐다. 또 경기 화성동탄2 A85블록 전용 84㎡A형도 3.3㎡당 76만 7336원이었지만, 같은 단지 전용 74㎡B형은 146만 9779원으로 두 배 가까이 비쌌다. LH 관계자는 “단순히 거실과 방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중창 설치도 이뤄져서 생각보다 비용이 증가한다”면서 “여기에 주방 싱크대 공사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고 구조에 따라 또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간아파트 확장비 3000만원 육박 그나마 LH가 택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 확장비도 심사를 받아야 해 상황이 나은 편이다. 민간분양 아파트는 말 그대로 발코니 확장비가 고무줄이다. 내년 6월 입주를 앞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전용 84㎡)의 경우 확장비가 타입에 따라 2659만 1000원에서 2953만 9000원으로 책정됐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강모(41)씨는 “발코니 확장을 고려했지만 3000만원이나 들어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확장을 선택하지 않으면 집 구조가 이상해져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지만 속은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수천만원대의 확장비는 수도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 명륜2차’의 3.3㎡당 분양가는 1609만원으로 나왔는데, 발코니 확장비는 전용 84㎡ 기준 2400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민간 아파트에선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자 발코니 확장비를 인상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고분양가 아파트에 보증을 해 주지 않는 방식으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지로 선정해 고분양가 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아파트 건설사업을 하는 A씨는 “민간 건설사와 개발사들이 아파트를 짓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서 “HUG나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의위원회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보다 발코니 확장과 추가 옵션을 통해 수익을 챙기는 게 손쉬운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심사 참고 기준 있지만 무용지물 결국 발코니 확장이 부동산 개발업체와 건설사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5곳이 5년간 발코니 확장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조 4436억원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은 공급한 일반가구 중 99.9%, GS건설 99.0%, 대림산업 98.6%, 현대산업개발 98.0%, 대우건설은 97.9%가 발코니를 확장했다. 업체별로는 대우건설이 6582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고 포스코건설이 5965억원으로 뒤따랐다. 이어 GS건설(4482억원), 대림산업(4103억원), 현대산업개발(3204억원) 등도 각각 수천억원대의 수입을 발코니 확장에서 얻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불과 5~6년 전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라앉았을 땐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 줄 정도로 실제 드는 비용이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는 2008년부터 ‘공동주택 발코니 확장비용 심사 참고 기준’을 마련해 아파트 분양 때 추가 선택품목인 발코니 확장에 대한 적정한 가격책정 심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기준은 2015년 3월 한 차례 개정됐는데 ▲단열창 ▲골조 및 마감 ▲가구 및 특정 인테리어 등 품목별로 기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열창의 경우 발코니 확장으로 이중 단열창(PVC창호+22㎜복층유리)을 설치하면 ㎡당 19만원을 단열창 공사비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선택 비율 높은 품목들은 분양가에 넣어야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택지 아파트는 분양가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해당 기준을 참고하지만 민간 아파트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4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효력을 발휘해도 발코니 확장비를 비롯한 옵션비는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아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발코니 확장비와 중문 등 선택 비율이 높은 품목들을 분양가에 포함해 계산하고 소비자가 원하지 않을 땐 ‘마이너스 옵션’(소비자가 지정하는 마감 공사나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4월 안에 분양하는 단지들 중 상당수가 발코니 확장뿐 아니라 기본 품목들을 옵션으로 돌려 수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獨 베를린 도심서 백주대낮 총격 살인... 배후는

    獨 베를린 도심서 백주대낮 총격 살인... 배후는

    최근 25년여만에 최저 범죄율을 기록한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 백주 대낮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어느 도시에서건 살인사건을 일어날 수 있지만 지난 8월 23일 정오에 일어난 이 사건은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피해자는 체첸계 조지아인 젤림칸 칸고슈빌리(40)로, 그는 과거 체첸 무장봉기 당시 반군 지도자로 활동했다. 칸고슈빌리는 사건 당시 모아비트 지구의 이슬람 회당에 정오기도를 하러 가던 길이었다. 한 남성이 전동자전거를 타고 따라오더니 칸고슈빌리에게 다가가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에 두 발, 어깨에 한 발을 발사했다. 칸고슈빌리는 즉사했고, 용의자는 몇 시간 뒤 체포됐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는 은밀히 범행할 생각이었던 걸로 보이지만 그 계획은 실패했다. 주변에 있던 십대 두 명은 그가 권총과 가발, 전동자전거를 스프리 강에 던지는 걸 봤다. 용의자는 러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으며, 미국은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베를린서 러시아인이 머리 등에 총격... 즉사美는 러시아가 배후라는데 獨 “개별적 사건”피해자 수차례 보호신청 했지만 獨당국은 묵살 유럽에 살고 있는 체첸 이민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앞서 2009년에 체첸 반군 출신 오마르 이스레일로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해당한 뒤 이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당시 오스트리아 당국은 살인에 체첸 정부가 개입돼 있다고 믿었다. 스웨덴에 있는 체첸 인권 단체인 바예폰드의 만수르 사둘레예브 대표는 “아무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지 몰랐다”면서 “처음은 실수일 수 있지만 두번째는 하나의 신호다. 이건 명백하다”고 말했다. 물론 모스크바는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자국에서 타국 정부가 개입된 걸로 추정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독일은 조용했다. 오히려 사건이 자꾸 회자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CNN은 설명했다. 사둘레예브 대표는 칸고슈빌리가 숨지기 전 독일에서 3차례나 망명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됐다고 밝혔다. 독일 당국은 칸고슈빌리가 제출한 망명 신청서가 몇 장인지 확인해 주지 않았다. 제2차 체첸전쟁에서 활동한 칸고슈빌리가 2005년 저항운동을 중단한 뒤 수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다는 점, 당시 그의 아내는 조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있는 유명 사립병원 의사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의 모든 망명 신청이 거부됐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사둘레예브 대표는 설명했다. 마침내 독일에서 죽임을 당하기 전까지 칸고슈빌리의 삶은 위태로웠다. 그는 2000년대 후반 트빌리시에 정착했지만 이 때부터 그를 향한 암살기도가 시작됐다. 2009년 한 조직이 그를 독살하려다 실패했는데, 그와 오랜 우정을 이어 오던 조지아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르 크바하쩨 연구원에 따르면 조지아 보안국은 이 조직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체첸 지도자인 람잔 카디로프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디로프는 잔학성과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칸고슈빌리가 친 러시아 세력에게 미움을 산 건 일면 당연하다. 그는 체첸전쟁 뿐 아니라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에서도 200명 자결단을 구성해 러시아와 싸웠다. 당시 자결단은 조지야 정규군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수도 방어를 도왔다.칸고슈빌리는 2015년 트빌리시에서 자신의 차로 걸어가던 중 뒤에서 총격을 받았다. 그는 팔과 상체에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2013년 친러시아 정부로 교체된 조지아의 수사당국은 백주대낮에 대로변에서 일어난 사건의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가 없다는 등 수사 중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였다. 분명히 정치적인 공격이었지만 사소한 범죄로 다뤘고, 칸고슈빌리가 호신 목적으로 받아 놨던 총기 소지 허가가 총격을 받을 때까지 몇 달 동안 취소됐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칸고슈빌리는 조지아 당국이 총격 사건을 묵인했다는 걸 알았고, 살아남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2015년 우크라이나 오데사로 피신했고 2016년 독일에 도착했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삶도 편안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례적인 독일 당국의 침묵에 의문을 갖고 있다. 그의 전 부인인 마나나 차티예바는 “독일 정부에 수차례 보호를 요청했지만 끝내 거부된 사람이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이 쏜 총에 맞아 살해 당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인간적인 대응을 기대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CNN의 취재에 독일 연방이주난민국과 법무장관실 등은 “개별 사건에 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응대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9월 말 언론 브리핑에서 “독일은 이 범죄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다. 사둘레예브 대표는 “러시아는 강대국이며, 독일은 이 문제로 관계를 해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체첸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귀도 스타인버그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독일의 정치 흐름과 반이민 정서 상승이 이 사건에 관한 반응에 한몫을 했다”면서 “2016년 이후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저항이 급격히 증가했고 체첸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관리들은 칸고슈빌리의 친형 쥬라브에게 동생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며 몇달 안에 법원 판결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9월 밤하늘을 수놓는 별과 행성들의 파티

    [이광식의 천문학+] 9월 밤하늘을 수놓는 별과 행성들의 파티

    가을. 천체관측 시즌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아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때마침 하늘에서도 여러 가지 볼거리가 푸짐한 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별과 행성들이 만드는 경이로운 우주쇼가 한 달 내내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이다. 간단한 천체망원경이나 쌍안경을 챙겨들고 자녀들과 함께 별밤을 같이 보내면서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같이 엮어보도록 하자.  9월 3일(화) 오후 11시까지 목성 대적점 관측 목성의 자전주기는 10시간밖에 안되므로 대적점은 3일 또는 4일 밤 3시간 동안 관찰할 수 있다. 대적점은 대기가 안정된 날 구경이 중간 이상의 망원경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성은 9월 3일 저녁 이후 11시까지 남서쪽 하늘 전갈자리의 안타레스 바로 위에서 찬란하게 빛난다. 갈릴레이 위성으로 알려진 목성의 4대 위성들이 나란히 늘어선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목성 주위를 도는 이 위성들을 발견함으로써 ‘모든 천체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주장하던 천동설의 관짝에 마지막 대못을 박았다. 9월 6일(금) 저녁 목성이 달에 4도까지 접근한다 6일 저녁 남쪽 하늘에서 상현달은 밝게 빛나는 목성의 바로 오른쪽 옆에 접근하는데, 둘 사이의 간격은 손가락 4개 너비에 약간 못 미칠 정도이다. 각도로는 약 4도. 쌍안경으로 보면 한 시야(붉은 원) 안에 다 잡힌다. 해질녘부터 시작하여 몇 시간 동안 이 두 천체를 주의 깊게 관측해보면 달의 궤도가 행성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쪽에 늘어선 별들은 뱀주인자리의 아랫자락 별들이다. 9월 7일(토) 저녁, 해왕성이 물병자리 파이별에 접근한다7일 저녁의 남동쪽 하늘에서 희미한 푸른 행성 해왕성의 궤도 운동은 맨눈으로 보이는 붉은 별인 물병자리 P파이(φ) 별에 매우 가까이 접근한다. 6일과 7일, 해왕성은 별에서 1분각 안에 있으며, 고배율 망원경으로 한 시야에 잡힌다. 보다 큰 망원경으로 보면 해왕성의 큰 달 트리톤을 관측할 수도 있다. 10일에는 해왕성이 태양의 정반대편에 놓이는 충의 위치에 간다. 9월 8일(일) 저녁, 달에 토성이 접근한다 8일 저녁 황혼 이후 토성이 남쪽 하늘에서 달의 왼쪽에 접근한다. 달은 보름달에 가까운 월령 10일이며, 둘은 사이좋은 자매처럼 밤새 함께 하늘을 가로지른다. 황혼부터 시작하여 몇 시간 동안 그것들을 관측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달과 토성이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하여 11시경에는 토성이 달의 뒤편으로 숨는 엄폐현상이 나타난다. 9월 13일(금), 수성과 금성이 접근한다 12일 일몰 후, 내부 행성인 수성과 금성이 아주 가까이 접근한다. 태양이 진 후 서쪽 수평선 위를 보면 밝은 금성 아래 보름달 크기(0.5도)보다 작은 간격을 주고 반짝이는 천체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이다. 수성의 공전속도는 아주 빨라, 지구의 약 1.6배로 초속 48km나 된다. 따라서 12일에는 금성에서 오른쪽 아래로, 금요일에 금성에서 왼쪽으로 떨어진다. 쌍안경이나 일반 천체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두 행성이 가까이 붙어 아름답게 반짝이는 광경을 즐길 수 있다. 수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운 나머지 요하네스 케플러 같은 천문학자도 평생 수성을 못 봤다는 얘기가 전해질 만큼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도전해 수성 관측에 성공한다면 당신은 인류의 1% 안에 확실히 들 수 있다. 9월 18일(수) 저녁, 천왕성이 달에 접근한다18일 저녁 하늘에서, 추석을 지나 이울기 시작하는 월령 19일의 달이 청록색의 행성 천왕성에 바짝 접근한다. 위치는 천왕성 아래 손바닥 너비 간격에 해당하는 6도 이내에 들어온다. 밝은 달빛이 어두운 천왕성을 압도하지만, 행성이 주변 별과 비교되는 위치를 기록한 후, 다음날 저녁 달이 그 자리를 떠난 후에 다시 한번 천왕성을 찾아보라. 1781년 4월, 영국의 음악가이자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윌리엄 허셜이 최초로 발견함으로써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겼을 뿐더러 궁정 천문학자로 일약 수직적인 신분상승을 이루었던 천왕성에 당신도 도전해보기 바란다. 허셜은 그 자신 역시 딱 천왕성 공전주기인 84년을 살고 하늘로 떠났다. 9월 23일 오후 4시 49분 태양이 추분점을 지난다 23일 오후 4시 49분 태양은 천구의 추분점을 지나 적도를 건너 남반구로 이동함에 따라 북반구의 가을이 시작된다. 3월 춘분과 9월의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는 동일하며, 태양은 정동에서 뜨고 정서쪽으로 진다. 9월 29일(일) 저녁, 수성과 스피카가 금성 근처에서 만난다 29일 일요일 저물녘 이후, 낮은 위도의 관측자들은 수성이 처녀자리의 밝은 일등성 스피카의 우상에서 반짝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간격은 손가락 하나 남짓한 정도. 수성의 안시등급은 -0.24, 스피카는 0.95이므로, 수성이 스피카보다 약 3배 밝다. 별과 행성은 모두 쌍안경이나 일반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지만, 해가 완전히 진 후 천문박명이 시작된 후에 관측하는 게 좋다. 두 천체의 오른쪽으로 손바닥만한 너비의 간격에 엄청 밝게 빛나는 금성이 자리잡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롯데월드타워보다 커…이번 주말 ‘570m 소행성’ 지구 스친다

    롯데월드타워보다 커…이번 주말 ‘570m 소행성’ 지구 스친다

    현재 국내 최고 높이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보다 큰 소행성이 이번 주말 지구를 스쳐 지나갈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최대 지름이 570m로 추정되는 소행성 ‘2006 QQ23’이 세계표준시간(UT)으로 오는 10일 오전 7시 23분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4시 23분이며 오차 범위는 ±1분이다. 이런 근지구천체(NEO)를 전문으로 관측하는 NASA 산하 근지구천체센터(CNEOS)의 전문가들은 이번에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은 그리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행성은 미국 뉴욕의 높이 541.3m의 세계무역센터(WTC)와 우리나라에 있는 높이 554.5m의 롯데월드타워보다 크지만, 사실 NEO 중에서는 중간 정도 크기다. 태양을 공전하는 것으로 확인된 소행성들 중 가장 큰 것은 지름이 약 34㎞나 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큰 소행성은 극히 드물다.또 이번 소행성이 이번에 지구와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의 거리는 약 744만5486㎞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거리인 38만4400㎞보다 19배나 먼 거리다. 이에 대해 NASA 전문가들은 이런 크기의 소행성은 1년에 6번 정도 지구 근처를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전문가는 지구 주변에 있는 지름 1㎞ 이상의 소행성 약 900개에 대해 관측을 계속한다. 소행성은 크기가 작아질수록 지구에 떨어지는 빈도가 늘어나지만, 대개 대기권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소멸한다.하지만 만일 2006 QQ23만큼 큰 소행성이 충돌하면 끔찍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지면에 충돌하면 하나의 국가가 통째로 사라질 수 있고 바다에 떨어지면 쓰나미가 일어나 저지대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주기는 200~300년에 1회 정도로 적다. 따라서 NASA에서는 이런 소행성에 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는데 2006 QQ23에 대해서는 1901년부터 2200년까지 궤도 데이터를 추적했다. 만일 지구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행성이 접근한다면 NASA는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계획까지도 세우고 있지만, 현재 이런 천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소행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런 미지의 천체”라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라타고 잡아 끌고…주민 등쌀에 발버둥치는 멸종위기 ‘장수거북’

    올라타고 잡아 끌고…주민 등쌀에 발버둥치는 멸종위기 ‘장수거북’

    인도네시아의 한 해변에서 멸종위기 바다거북이 주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국 미디어 유니라드(UNILAD)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파푸아바랏 아수크웨리 해변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장수거북’이 철없는 주민들에게 시달리다 바다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알을 낳기 위해 해변으로 올라온 장수거북을 보고 등에 올라타거나 잡아끌며 괴롭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노인 한 명과 젊은 남성, 어린이 등 주민들이 거북이 등에 올라타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장수거북은 발버둥 치며 괴로워했지만,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장수거북은 ‘위급’ 단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런 장수거북을 보호하기는커녕 괴롭히는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 동물 애호가들은 주민들의 철없는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다. 유니라드는 그러나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최대 몸길이 2.5m, 몸무게 800㎏으로 현존하는 거북류 중 덩치가 가장 큰 장수거북은 열대지방에 주로 서식한다. 다른 거북과 달리 등껍질이 딱딱한 각질판 대신 가죽질 피부로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란기가 되면 암컷은 해변으로 올라와 구멍을 파고 50~160개의 알을 낳는다. 영상 속 장수거북 역시 알을 낳은 지 얼마 안 된 암컷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자연기금(WWF)은 장수거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다거북이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수컷 개체가 급감하면서 바다거북의 번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비영리환경단체 ‘지구의 날 네트워크’(EDN)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거북의 알은 주변 온도가 상승할수록 암컷이 부화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데,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수컷 바다거북이 매우 귀해졌다. 현재 호주 북동부에 서식하는 푸른바다거북의 경우 암컷 비율이 99%에 달할 정도다. WWF 측은 이처럼 보존이 절실한 멸종위기종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행동은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제적 비영리 동물보호단체인 ‘프로파우나’ 역시 해변에서 바다거북과 마주쳤을 경우 무작정 접근하지 말고 소음을 최소화한 뒤 눈으로만 관찰하라고 권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상구 서울시의원, 청년주거 해결위해 역세권 범위 개선

    박상구 서울시의원, 청년주거 해결위해 역세권 범위 개선

    서울특별시의회 박상구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1)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 개정안은 현행 ‘승강장 경계’로부터 350미터 이내의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는 역세권 범위에 대해 승강장 위치가 도로의 선형과 일치하지 않은 경우에는 ‘승강장 경계 및 출입구’로부터 350미터 이내에서 시장이 정할 수 있도록 단서를 신설하는 사항이다. 그동안 역세권의 개념이 실제 생활권의 범위와 달리 적용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승강장의 위치는 통상적으로 도로의 지하 또는 지상에 도로와 나란히 배치돼 각 모서리에 출입구가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하철 노선이 곡선을 그리는 구간에서는 승강장의 배치가 도로와 평행하지 않게 설정되는 경우가 있고 출입구의 배치가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있어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역세권의 영역이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상구 서울시의원은 승강장의 경계는 시민들이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승강장의 형태에 따라 정해지는 현행 역세권의 정의를 출입구 등 실제 생활권에 맞추어 보완·개선하고, 청년세대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자하는 취지에서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경기 침체의 어려운 시기에 역세권 주변 소상공인에게는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개정조례안의 통과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청년과 소상공인 등 시민을 위한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조례와 관련해 박 의원은 임대수요가 높은 역세권에 청년을 위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도록 역세권에 지정하는 공급촉진지구의 최소면적 기준을 현행 2,000㎡ 이상에서 1,000㎡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정재웅 의원과 공동 발의했는데 같은 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지진이 알려준 비밀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지진이 알려준 비밀

    지난해 11월 27일 다목적 무인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무사히 착륙했다. 5개월이 흐른 지난 4월 24일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는 인사이트호에 탑재된 지진계에 화성 지진이 최초로 관측됐다고 공식 발표했다.화성 지진의 상세한 관측 내용은 같은 날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지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 모인 과학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화성 지진은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도착한 지 128화성일(2019년 4월 6일)에 기록된 것이다. 1화성일은 24시간 37분 정도로 지구의 하루보다 조금 더 길다. 연구팀은 이 화성 지진과 함께 추가로 3개의 지진 추정 진동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지진파형에는 바람에 의해 발생한 잡음과 화성 지진의 파형, 인사이트호 움직임이 발생시킨 진동이 기록돼 있었다. 화성 지진의 파형은 P파와 S파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산란파 형태의 40초가량의 기록이다. 지진파는 7㎐ 내외 주파수 대역에서 강한 에너지를 보였다. 이러한 산란파 형태의 지진파형은 달에서 관측되는 지진파형과 흡사하다. 하지만 화성 지진의 지진파 지속 시간은 달 지진 지진파 지속 시간보다 짧고, 지구에서 관측되는 지진의 지진파 지속 시간보다 길었다. 이는 화성의 지표 구성 물질이 달보다는 단단하지만 지구보다는 연약한 물성임을 의미한다. 지진파형의 주파수와 진폭을 볼 때 관측된 화성 지진은 미소 지진에 해당한다. 이 정도의 미소 지진은 지구에서는 관측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지진에 해당한다. 이러한 미소 지진 관측은 큰 잡음이 발생하지 않는 비교적 조용한 환경임을 의미한다. 또 지진이 관측되었음은 화성의 지각에 응력이 작용하는 환경임을 의미한다. 화성은 행성 내부가 충분히 식어 지구에서와 같은 맨틀 대류와 판구조 운동이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화성 지진을 유발하는 응력의 주 원동력은 태양의 뜨고 짐에 따른 온도 변화와 지각 구성 물질 간의 열팽창률 차이로 이해된다. 지진계에 기록되는 배경잡음의 수준이 낮과 밤에 차이가 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성 지진 관측과 함께 주목되는 점은 바람에 의한 잡음 기록이다. 이것은 화성에 대기가 있고 대기의 운동이 비교적 활발함을 의미한다. 배경잡음 분석을 통해 화성 대기운동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구 밖에서 지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폴로 달탐사 프로젝트가 진행된 1969년부터 1977년까지 5대의 지진계가 달 표면에 설치되었고 수천 번의 지진이 관측됐다. 달 지진들은 운석 충돌이나 태양에 의한 지표온도 변화, 지구의 중력효과 등으로 발생했다. 달 지진 분석을 통해 달 내부 구조가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지표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만을 재분석하여 달 표면에 지진을 유발하는 역단층의 존재가 확인됐다. 화성의 경우 하나의 지진계에서만 지진파형 자료가 수집되므로 달 지진 자료 분석에 비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연구팀은 표면파의 분산과 상호 간섭 현상 분석을 통해 화성 지각구조와 구성 성분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3개월마다 화성 지진파형 원자료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제 전 세계 지진학자들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화성의 신비가 벗겨질 날도 머지않았다.
  •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무언가 서글픈, 러시아의 ‘승리의날’/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러시아에서 5월 9일은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이다. 이 날은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성대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로, 러시아 각지에서 각종 군사 퍼레이드와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이런 축제에서 러시아인들은 과거 부모와 조부모가 치렀던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전쟁의 기억을 되새긴다. 먼저 규모만 봐도 이 전쟁은 특별했다. 소련 전역에서 2700만명이 죽었고, 가족을 잃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거기에 멸망 직전까지 몰린 나라가 의지를 다잡아 침략자를 격퇴한다는 서사도 신화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전쟁은 종전 후 70년 동안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였다. 올해 2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따라 러시아를 둘러보며 현대 러시아에서 전쟁을 어떤 식으로 기억하는지 좀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먼저 전쟁의 기억은 이 사람들에게 단순히 신화 수준을 넘어서 일상의 영역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한 모든 주요 도시에는 전몰자를 기리며 늘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 추모 공원을 볼 수 있다. 도시 중심가에는 참전용사를 기린 동상들과 전쟁 때 활약한 T-34 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시베리아의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를 방문한 2월 23일은 마침 러시아의 국군의날인 ‘조국 수호의날’이었는데, 이 날 전몰자 추모 공원에 가서 본 풍경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자아냈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이 전시된 전차와 대포 위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고,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꼬마 아이들도 나뭇가지를 총 대신 붙잡고 러시아 군인들의 칼같이 각잡힌 행군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외부자의 무례한 시선일 수도 있겠지만, 이쯤 되니 무언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러시아에서 이제 전쟁을 직접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승리의날은 막상 전쟁을 치렀던 소련 시절보다 오늘날에 더 성대하게 기념된다. 아마 승리의 기억이 현대 러시아인들에게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 러시아에 남은 것은 해체된 제국과 파괴된 사회, 불신이지만 전쟁의 영웅적 기억은 한때 러시아가 베를린에서 평양까지 이르는 지역을 해방했다는 사실과 전 인민이 일치단결해 침략자를 몰아내는 단결과 사회적 유대를 떠올리게 해준다. 문제는 이것이 아무리 영광된 기억일지라도, 기억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줄어드는 인구, 천연자원 의존 경제, 미래 리더십 부재를 생각했을 때 러시아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조상의 승리를 추억하며 자신들 국가에 산적한 문제를 잠시간 잊는 것만 같았다. 마치 잠깐 고통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처럼. 그런 점에서 나는 승리의날에 기묘한 애석함을 느낀다. 지구의 반을 돌아 추축국(Axis-Powers)을 물리치고 우주에 사람을 최초로 쏘아올렸던 이 위대한 국가는 어째서 패전국보다 못 살게 된 것일까.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 [동영상] 이번에는 환경단체 런던 시위 현장에 뱅크시 작품

    [동영상] 이번에는 환경단체 런던 시위 현장에 뱅크시 작품

    환경단체 ‘대멸종에의 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영국 런던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까지 2주 가까이 시위와 집회를 벌였는데 그들이 머물렀던 마블 아치의 담벼락에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발견됐다. 누가 봐도 뱅크시의 작품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화풍이다. 소녀가 이 단체의 엠블럼이 그려진 컵에다 넣은 촛불을 켠 채 들고 있는 그림에다 ‘이 순간부터 절망은 끝나고 책략이 시작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늘 그렇듯 자신이 이 시위에 참여했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뱅크시를 배출한 도시로 믿고 있는 브리스톨의 이 단체 지부는 트위터에 많은 시위대원들이 25일 폐회식 때문에 스피커스 코너에 모여 있었을 때 밤새 벽화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당시 마블아치에 밤새 남아 있던 시위대원들은 이 은둔 그래피티 작가가 그렸을 것이란 점을 100% 확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런던에 사는 캘빈 벤슨(48)은 “그 작품이 보존돼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캠핑을 했다며 “우리가 지난 열흘 동안 역사적 이벤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홀랜드 파크 출신인 스티브 존스(53)는 대멸종에의 저항 집회를 마친 뒤 돌아와보니 스텐실 작품이 “떡하니 나타나” 있었다며 “어젯밤 만난 한 남자가 뱅크시 작품을 모두 사진으로 갖고 있는데 모든 면이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했다.웨스트민스터 시 위원회는 “뱅크시일 가능성을 알고” 있으며 간부들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이후 옥스퍼드 서커스, 워털루 다리, 의회 광장 등의 교통을 차단한 잘못 등으로 시위대원 1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행동주간 마지막 날 행사로 활동가들은 런던 금융지구의 교통을 차단하고 열차에 기어오르고, 재무부 밖에서 인간띠 잇기로 출입구를 봉쇄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기후 위기의 실체에 대해 “진실을 말해주길” 요구하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을 2025년까지 0으로 줄이고 시민의회를 소집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들을 감시해나가자고 주장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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