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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부처님 오신 다음 날/황주리 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부처님 오시기 전날이다.아마도 부처님 오신 다음날쯤 이글을 읽으실 당신,이 속도 빠른 세상에 아직도 신문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살피시는 당신은 이미 부처님을 닮았다.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달려 나오는 세상,인터넷으로 나라 사정과 세계와 지구를 환히 바라볼 수 있는 세상에서,아직도 책이나 신문의 깨알 같은 활자들을 싫증도 내지 않고 읽는 사람들,아무도 듣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옛 연인 라디오 소리를 아직도 즐겨듣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랑한다.라디오처럼 싫증나지 않는 물건이 또 있을까? 사람은 늙어도 목소리는 변하지 않는다.우리가 사춘기 시절에 들었던 그리운 목소리들의 주인공들을 기억한다.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택시 속에서 ‘2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란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시간이 거꾸로 가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이종환의 ‘밤에 쓰는 편지’,윤형주의 ‘0시의 다이얼’,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등.어쩌면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중요한 건 어떤 프로를 누가 맡았었나 하는 게 아니라 그 목소리들이 우리들의 청춘과 함께 마음 속 어딘가에 고이 접혀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그러다가 하나도 변치 않은 그 목소리를 문득 라디오에서 다시 듣게 되면 그 세월이 다시 돌아온 것만 같은 현기증을 느낀다.왠지 어머니가 큰맘 먹고 사주신 프랑소와즈 원피스를 입고 메이데이 축제에 가야 할 것만 같다.그 당시 명동에 있던 옷 집 ‘프랑소와즈’는 여대생들이 꿈꾸는 가장 환상적인 옷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나비처럼 하늘거리는 원색의 원피스를 입고 5월의 대학 축제 파티에 참가하는 일은 그 지루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같은 것이었다.물론 나는 같이 갈 파트너도 없었지만,늘 게으른 탓에 파티에 참가할 티켓 한 장도 구하지 못했다.그보다 내게는 부처님 오신 날 학교 후문을 따라 한없이 걸어올라 봉원사에 가서 빛깔 고운 연등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좋았다. 등 하나에 마음을 담아 소원을 비는 그 날에,그 시절의 나는 무엇을 빌었을까? 이십여 년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그동안 아날로그는 디지털로,타이프라이터는 인터넷 자판으로 바뀌었다.내가 마지막으로 종이에 쓴 편지는,그리고 마지막으로 받은 편지는 언제였을까? 꿈꾸던 것보다 훨씬 더 앞질러 간 문명의 이기의 발전에 비해,우리네 사는 일은 이제나 저제나 그렇게 넉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늘 고달픈데,그까짓 편리한 카메라 휴대전화가 낡은 라디오보다 더 위로가 된다고 그 누가 말하는가? 점심을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수도 없다는데,우리 어린 날의 옥수수 빵보다 햄버거가 더 맛있을 리도 없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계들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어쩌면 이 지구의 수명은 생각보다 길지도 모른다.하지만 여전히 배고픈 아이들과 외로운 노인들로 만원인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늙어가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그중에서도 말처럼 내 가족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일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자식의 카드 빚 때문에 자살하는 어버이들,사는 게 힘들어 늙은 부모와 어린 자식을 내다버리는 사람들,자신들의 부처님을 제마음 속에서 쫓아내는 사람들,그들을 위해 연등 하나 달아본다. 부처님 오신 날에도,또 그 다음 날에도 매일매일 내 가족을 부처님처럼 모시는 마음을 심어주는 신통한 연등 하나를…. 황주리 화가˝
  • 지자체 축제의 향연속으로…

    지방자치단체마다 봄맞이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총선기간 중 후보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아와 ‘본색’을 드러낼 것을 우려해 미뤄온 행사다.지자체는 선거로 인해 행사준비기간이 충분했던 만큼 내실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문화·체육행사 잇따라 서울 도봉구는 다음달 1일 성균관대 운동장에서 구민체육대회를,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솔바람 가요제’를 각각 열기로 하고 오는 24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다음달 7일에는 도봉산 등반대회를 열어 봄기운을 만끽한다. 강북구도 다음달 1일 오동근린공원내 구민운동장에서 ‘구민대화합 문화체육한마당’ 행사를 갖는다.주민 5000여명이 참가해 줄다리기,외발싸움,5인6각 경기 등 9개 종목에서 왕중왕을 겨룬다.17개 동 대표들이 노래솜씨를 뽐내는 무대와 군악대·태권도단 시범도 있다.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진공청소기·자전거 등 푸짐한 선물도 준다.마포구는 어버이날인 다음달 8일 어버이와 어린이가 함께하는 ‘어린이 대축제’를 연다.어린이가 행복해야 어른들도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에서다. 경남 울주군도 해마다 군민의 날(4월15일)에 펼쳐온 군민체육대회를 올해는 오는 24일 개최한다.주민 5000여명이 참석해 각종 놀이행사와 함께 읍·면 대항 체육경기 등을 가질 예정이다. ●환경도 생각합시다 환경보전 행사도 눈에 띈다.서울 구로구는 오는 22일 도척교 아래 축구장에서 ‘안양천살리기 한마음대회’를 연다.구는 이날 도심을 가로지르는 안양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고척교∼신천교∼목동교∼양평교 구간에서 10㎞ 단축마라톤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는 24일 인천대공원에서 ‘푸른 지구로 펼쳐지는 미래’라는 주제로 지구의 날 행사를 갖는다.주제에 부합되는 시민참여 행사로 자동차 부수기 퍼포먼스,짚풀공예 체험,유기농 먹을거리 시식,재활용 녹색가게,도전 환경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주민화합 전통 지역축제 제주도 남제주군은 오는 25일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변 일대에서 ‘고사리꺾기대회’를 개최한다.관광객 등 2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회는 고사리 다수확상 시상,고사리 요리경연,제주전통옹기 제작시연 등이 다채롭게 전개된다. 다음달 1∼2일 제2회 ‘제주 도새기(돼지)축제’가 북제주군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린다.제주산 청정 돼지고기 홍보를 위해 열리는 이 행사는 돼지몰이,돼지달리기,예쁜 돼지 선발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곳을 찾으면 돼지고기 떡갈비,어린이용 돼지고기 튀김,돼지고기 양배추말이 등 250가지에 달하는 돼지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경북 청송군에서는 제19회 수달래제가 오는 30일부터 사흘간 주왕산국립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청송군 최대의 산악축제로 수달래에 얽힌 애틋한 전설의 주인공 ‘주왕’의 넋을 달래고,주민·관광객들의 안전과 무사고를 비는 자리이기도 하다. 수달래꽃은 중국 후주(後周)의 주왕이 후주천왕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왕산으로 쫓겨와 신라 마장군의 철퇴에 맞아 숨질 때 흘린 피가 주방천을 따라 핏빛으로 피어났다고 전해진다.이 때문에 빛깔이 진하고 20여개의 붉은 반점이 있는 특이한 꽃이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부터는 주왕산 입구에서 청송문화원 여성합창단 연주회,농악 및 연예인 공연,캠프파이어,불꽃놀이 등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이때 500여개의 오색등과 ‘불꽃쇼’가 봄 정취 가득한 주왕산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부대행사로 산상연주회,청소년 댄싱한마당,암벽등반,산악구조 시범 등이 펼쳐지며 청송사기와 청송꽃돌,청송한지,청송옹기 등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내고장 배우기도 활발 경남 의령군은 호국·의병정신 계승과 군민화합을 다지기 위한 제32회 ‘의병제전’을 이번주 내내 개최한다.특히 올해는 곽재우 장군과 임진왜란 의병에 대해 체계적으로 재조명을 하는 ‘의병 학술토론회’도 열린다. 고성군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하이면 상족암 해변에서 제4회 ‘공룡나라 축제’를 갖는다.행사기간중 국내 최초의 공룡박물관과 공룡발자국 탐방로가 준공되고,‘2006 공룡엑스포’ 발대식이 열린다.공룡박물관내 영상관에서는 공룡의 세계를 다룬 입체영화 ‘Dino Island’를 볼 수 있으며,맞은 편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높이 24m,폭 31m의 공룡탑이 세워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상족암 해변에 조성되는 공룡발자국 탐방로(560m)는 화석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가 예상된다. 울산시 북구는 주민자치대학 제2기 강좌를 오는 28일부터 시작한다.매월 둘째·넷째 수요일 두 차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민자치대학은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시작했으나 올해는 총선 이후로 미뤄졌다.북구 김지호 자치행정과장은 “동 주민자치센터도 선거 때문에 각종 행사를 미뤄왔기 때문에 한동안 크고 작은 행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리 김학준·송한수기자 kimhj@seoul.co.kr˝
  • 4·5월엔 폭우 온다

    ‘3월 폭설은 시작에 불과하다.’ 날씨가 심상치 않다.기상관측 100년 만에 최대의 3월 폭설이 내린 데 이어 오는 4,5월에는 200㎜ 이상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예상된다.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상 현상이 폭염·폭설·폭우 등 극단으로 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오성남 기상청 응용기상연구실장은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기상급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기상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은 지구에 에너지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에너지 균형이 깨지면서 지구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열순환을 빨리,그리고 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 결과 갑작스러운 눈과 비,더위가 자주 닥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최근 지방 예보관들에게 이같은 분석을 통보하고 봄철 기상 급변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이번 폭설의 원인도 지상과 상층의 큰 기온 차 때문이다.우리나라 부근 5㎞ 상공에는 영하 35도의 찬공기가 머물렀지만,지상에서는 영상의 기온을 보여 지상과 상층 대기의 온도차가 40도 가까이 됐다. 이에 따른 비구름의 형성으로 여름철 소나기처럼 한 두시간 동안 눈이 15㎝ 이상 기습적으로 내리고,눈이 오는 날로는 드물게 천둥 번개까지 쳤다. ‘기상 급변’현상은 지난달 20일에도 나타났다.서울 기온이 18.8도,인천 18.2도 원주 21.1도 등 종전의 2월 최고 기온값을 갈아치웠다.고기압의 영향과 따스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겨울철 기온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기상급변’ 현상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전 지구적으로 1800년 이후 기온이 0.6도 상승했다.한반도에서는 1980년대 이후 지구 평균 상승온도보다 1도가 더 올랐다. 중국대륙의 급속한 산업 발전과 도시화로 인한 온난화 현상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상청 박정규 기후 예측과장은 “사람으로 치면 밥을 많이 먹은 사람이 운동을 통해 소화시키듯이 지구도 열교환을 통해 에너지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박 과장은 “지구의 남반부와 북반구 사이에 교환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갈수록 고기압·저기압 등이 규모가 크고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오는 4∼5월에 여름철과 같은 집중 호우가 내릴 전망이어서 상습 침수지역에 주의가 요망된다.기상청은 “바람이 겨울철 북서풍에서 남서풍으로 바뀌면서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2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2∼3차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폭설과 같이 이달 안으로 한두 차례 많은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이달 중순까지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기온이 평년보다 낮겠고,한두 차례 추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하순에는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차가 10도 이상 나는 등 기온 변화가 크겠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 [씨줄날줄] 다이아몬드 별/우득정 논설위원

    불어를 배우다 보면 중급 과정 첫시간에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집 ‘풍차방앗간의 편지’와 마주치게 된다.그 첫번째 얘기가 양치기 소년과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의 청순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별’이다.양치기 소년이 별에 얽힌 전설을 한올 한올 풀어 나가는 동안 소년의 어깨에 기대어 잠에 빠져드는 스테파네트의 모습은 별빛만큼이나 선명하게 눈에 와닿는다.135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 것은 알프스 산자락에서 바라본 별처럼 세속의 얼룩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우리가 훗날 황순원씨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다시 확인하게 되는 소년과 소녀의 때묻지 않은 사랑 이야기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소설이나 시에서 별은 항상 손에 잡히지 않는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으로 묘사된다.절망에 빠진 인간에게는 구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윤동주 시인이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라고 읊조린 것처럼. 하지만 어느 날 별이 전자계산기의 숫자판으로 자리를 옮겼다.BBC인터넷판이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내부가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 결정체로 된 백색왜성(矮星)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다.지구에서 50광년 떨어진 이 별은 다이아몬드 단위인 캐럿으로 환산하면 조(兆)의 만곱절인 경(京)의 제곱에 해당한다.대다수의 사람들은 지구의 8분의1 크기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 못 하겠지만,잇속에 밝은 이들은 벌써 10을 33번이나 곱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달러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좀더 황당한 사람이라면 광속을 주파하는 영화 속 우주선이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를 타고 다이아몬드 백색왜성을 찾아가는 꿈을 꿀 수도 있겠다.더구나 다이아몬드는 순결과 평화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부와 권력을 가져다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별이 손에 닿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듯이 수십억년에 걸친 생명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백색왜성도 다이아몬드로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의 상상이 닿지 않는 공백으로 남겨두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왜 사느냐고 묻는 다면…

    겨우내 햇볕이 촛불만한 솜털 끝에 내려앉아 속삭이듯 애무하듯 꼼지락대는 걸 보고 있으면 거대한 에너지와 미소한 생명과의 지극한 화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 이집으로 이사 오기 전 마당엔 오래된 목련 나무가 있었다.이층 높이보다도 훨씬 높게 자란 나무였다.헌집 헐고 새집 지을 때 건축업자가 말했다.집 앞에 지붕보다 높은 활엽수가 있으면 낙엽이 지붕에 쌓였다가 빗물 내려가는 홈통을 막는 수가 있으니 베어버리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다.베지 말고 옮겨달라고 했더니 옮기는 비용이 새로 사 심는 값보다 훨씬 비싸게 먹힌다고 했다.그는 오래 된 나무에 대한 나의 막연한 외경심을 알아차렸는지 목련은 성장이 빠르니까 그 나무도 보기보다 수령은 얼마 안 될 거라고 했다.그 한 마디에 나는 미련 없이 베어버리는데 동의했고 대신할 묘목도 심지 말라고 했다.내가 베어내기를 두려워한 것은 그 나무가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이지 목련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는 아니었다.애착은커녕 싫어하는 나무가 있다면 아마 목련일 것이다. 오래 전에 살던조선기와집 동네에 큰 목련나무가 있었다.초봄 그게 만개하는 날이면 골목안의 옛날 집들이 공중으로 붕 떠오를 것처럼 환상적으로 변했다.그러나 목련은 낙화하는 법이 없이 꽃잎에 누런 반점이 생기고 마침내 갈색으로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오래오래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마치 더러운 누더기를 가지마다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처럼.골목안의 유일한 꽃나무의 그런 꼴을 본다는 건 끔찍한 일이었다.그게 내가 목련을 좋아할 수 없게 된 이유의 전부였다. 무슨 까닭인지 건축업자는 나무 밑둥을 땅으로부터 1m 가까이 남겨놓고 잘라냈다.굵은 말뚝 같은 형상으로 남아있던 나무의 단면은 여름을 나면서 조금씩 썩어 들어갔다.그러나 그 이듬해 봄에 썩지 않은 성한 밑 둥을 뚫고 푸릇푸릇 잎이 삐져 나오는 게 아닌가.나는 잎이 자라지 못하도록 지날 때마다 그 푸른 기운을 손바닥으로 훑었다.그러나 매일 그 짓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둥치를 뚫은 잎들은 어느 틈에 가장귀가 되어 하늘을 향해 성장을 계속했다.얼마나 뿌리가 깊기에 저렇게도 빠른 성장을 지탱할 수가 있는지 가장귀들은 쑥쑥 위로만 자라는 게 아니라 굵기도 하루가 다르게 실해지면서 무수한 잎을 달기 시작했다. 바람 통할 틈도 없이 밀생한 잎들은 어찌나 크고 두텁고 초록이 짙은지 그 많은 한 잎 한 잎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강력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괴기하게 보였다.한여름 폭염에도 풀이 죽기는커녕 플라스틱 제품처럼 뻔뻔스럽게 번들대는 지독하게 사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이 나무의 극성스러움은 나를 질리게 했다.이제 그만해라,내가 졌다.내 해꼬지에 대한 앙갚음만 같아서 나는 이렇게 사죄까지 해보았지만 나무는 마구 자라기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한 해 한 해 난쟁이의 부자연스러움에서 벗어나 아담하고 조화로운 형태로 변해갔다. 그래도 나는 복수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왜냐하면 잎만 그렇게 무성할 뿐 봄이 돼도 꽃을 피울 척을 안했다.작년에 겨우 몇 송이 피었는데 잎에 비하면 영 기운 없이 피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누더기가 되어 매달려 있는 일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꽃이 남달리 오래 매달려 있는 것도 그 나무의 소중한 본성인 것을.꽃은 목련처럼 피되 낙화는 벚꽃처럼 하기를 바라기라도 한 것일까.사죄하는 마음으로 꽃을 기다린 지 6년 만에 올해는 제대로 만개한 목련화를 볼 것 같다.작년 늦가을 어느 바람 부는 날 하룻밤 새에 잎을 말끔히 떨군 목련나무가 가지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망울을 여봐란 듯이 다닥다닥 달고 있는 게 아닌가.가장 먼저 피기 위해 가장 일찍부터 준비하는 나무. 겨우내 햇볕이 촛불만한 솜털 끝에 담뿍 내려앉아 속삭이듯 애무하듯 꼼지락대는 걸 보고 있으면 거대한 에너지와 미소한 생명과의 지극한 화해가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내가 저 맛에 살지 싶을 만큼.나는 인간들이 지구의 에너지와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을 다 말아먹은 후 맨 마지막에 인류의 멸망이 있으려니 막연하게 상상하고 있었는데 아닐 것 같다.인간이 멸종한 후에도 자연계는 오래오래 번성할 것 같다.인류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있어왔던 기간만큼이나 오래 오래. (소설가)
  • 이, 레바논과도 交戰/국경지대서… 시리아에도 재공습 경고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공습한데 이어 이번엔 레바논과 국경지대에서 무력충돌을 빚어 이·팔간 갈등을 중동전체로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유엔 결의안 반대를 재차 시사했다.아랍권은 이스라엘의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고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해서도 추가 공격을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6일 저녁 베이루트 동남쪽으로 100㎞ 떨어진 크파르킬라 인근에서 총격을 주고받아 이스라엘 병사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차량 행렬과 가옥에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평화유지활동을 펴고 있는 유엔군은 이스라엘의 발포로 유엔군 급수탱크에 3발의 총격이 가해졌다고 밝혔다.또한 7일 새벽에는 레바논 국경지대의 또다른 마을에서 박격포 공격으로 보이는 폭발로 4살짜리 레바논 소년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양국의 이날 교전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군한 지난 200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 언론들은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을 해왔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레바논 언론들은 상반된 주장을 폈으며,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이날 총격전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 후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리아에 헤즈볼라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보복 공격을 각오하라고 경고했다.익명의 이스라엘군 간부는 이스라엘이 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에 대한 추가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6일 아침에도 가자지구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2명이 부상했다.또한 같은 날 탱크와 불도저를 동원,가자지구의 라파 난민촌에 진입해 팔레스타인 가옥 4채를 파괴했다. 아랍 국가들은 이같은 이스라엘의 좌충우돌식 군사행동을 미국탓으로 돌리고 있다.각국 지도자들이 앞다퉈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비난했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이스라엘은 스스로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여전히 이스라엘을 두둔했다.앞서 미국은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시리아가 제출한 대(對)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에 반대해 아랍권에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하마스 등 과격 이슬람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측에 보복공격을 경고하고 나서 중동 전체가 폭력의 악순환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헤즈볼라는 6일 성명을 통해 시리아와의 ‘포괄적 공약’을 강조하고 시리아에 대한 공격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또한 하마스도 5일 밤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 이스라엘 정착촌에 16발의 박격포 공격을 가했으며 앞으로 추가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숙기자 alex@
  • NGO / 이색 反戰캠페인 봇물

    “파병에 동의한 국회의원 10여명을 뽑아 이라크에 같이 가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인간방패로 남아 있겠다.” “4월 한달동안 대학가에서 반전평화 수업을 진행하는 등 반전평화 캠페인을 전개하겠다.” 이라크 전쟁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반전운동과 파병철회 운동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일을 ‘지구적 시민행동의 날’로 선포,전국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키로 하는 등 반전운동의 기세를 떨치고 있다.특히 지난 3일 시민·사회·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반전평화를 위한 비상국민회의’(비상국민회의)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다. 비상국민회의에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과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 442명이 참가,▲시민행동의 날 개최 ▲범국민 서명운동 ▲유엔 긴급총회 소집 촉구 ▲이라크 난민지원 모금운동 ▲반전 상징물 부착 운동 ▲청와대와 정부에 반전 엽서와 이메일 보내기 운동 ▲미국의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불매운동 등 7개항의 행동지침을 결의했다. 비상국민회의에 참가한 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밝힌 이색 반전운동계획을 소개한다. ●임종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정부의 파병결정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 10여명을 뽑아 이라크에 같이 가도록 하겠다.민변에서는 나와 최병모 회장 등이 함께 갈 예정이다.앞서 민변은 참여연대와 함께 ‘파병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청구 및 파병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3일 헌법재판소에 냈다.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공동상임대표 이미 대학가에서 반전평화수업을 펼치고 있으며,일부 대학은 동맹휴업을 했다.4월 한달동안 대학가에서 반전평화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반전평화캠프내에 반전평화 임시대학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강내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 시민행동의 날 개최에 앞서 오는 11일 명동성당 전야제에서 반전평화 릴레이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집회에서는 반전평화 걸개그림을 내걸 생각이다.매주 일요일 서울 인사동에서 평화 거리굿을 열고,반전평화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파병에 동의한 179명에 대해 주민소환 운동을 펼치겠다.5월1일 메이데이 행사를 ‘국제노동자 반전평화의 날’로 진행하도록 국제노동단체에 제안하겠다. ●리카르도 나바로 지구의벗 국제본부 의장 이번 이라크전쟁은 미국의 군수산업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며,한국군의 파병은 우리들의 평화염원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이라크 전쟁 반대를 위해 한국의 시민단체들과 적극 연대해 나갈 방침이다. 조현석기자
  • “제 생일이 지구의 날과 같아요 환경운동은 운명 아니겠어요?” 재미교포 환경운동가 대니 서

    열두번째 생일 날 친구들에게 선물을 되돌려주고 환경단체에 가입하라고 꼬드긴 ‘괴짜’.그로부터 6년 뒤 미국 최대 청소년환경보호단체(지구 2000)를 주도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년’이란 별칭을 얻은 재미교포 2세 환경운동가 대니 서(26·한국명 서지윤)가 한국을 찾았다.새 대통령 취임행사에 초청된 그는 26일 인터뷰에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기억이 인생에서 아주 오랫동안 특별하게 남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환경운동을 시작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제 생일이 ‘지구의 날’과 겹친다는 것부터 뭔가 운명 같았죠.(웃음) 환경에 대한 소중함은 누구나 다 알잖아요.중요한 건 ‘방법론’입니다.그걸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환경보호를 위해 당장 필요한 작은 원칙들,이를테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의 ‘대안적 생활방식’을 열심히 귀띔하고 다닌다.지난 1월 몸소 터득한 아이디어들을 묶은 인테리어 안내서 ‘아름다운 청년-대니 서의 집’(디자인하우스)을 국내에 펴낸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환경을 다치게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생활터전을 가꿀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펜실베이니아 교외의 부모님 집을 개조했고 그 과정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그는 이제 자신이 단순한 환경운동가가 아닌 ‘환경 컨설턴트’라고 소개했다.백스트리트 보이스,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30여명의 세계적 톱스타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도 속깊은 이유가 있다.“그들의 옷을 자주 디자인해주곤 하는데,유행을 만드는 그들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메시지를 다중에게 직접 전달하려는 계산에서죠.” ‘환경친화’란 말이 인터뷰 내내 입에 붙어다닌다.조만간 그는 가정에서 쓰이는 환경용품들을 한국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으로 국내 매니지먼트사와 구체적 방안을 교섭중이다.“올 가을부터 미국의 톱스타들과 환경보호 홈인테리어를 함께 하는 내용의 TV쇼 프로그램을 직접 맡을 것”이라는 그는 “ABC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영되며 한국에도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달 1일 오후 2시 교보문고에서 출판사인회를 연다. 황수정기자 sjh@
  • 우리구 살림 이렇게/이유택 송파구청장

    “새해에는 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구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이유택 송파구청장은 15일 올해 구정 목표를 ‘살맛나는 도시,송파’로 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는 이를 위해 성동구치소 등 도심 부적격시설 이전과 문정지구의 전략적 개발로 송파를 서울 동남권의 경제중심지로 우뚝 세운다는 복안이다. 이 구청장은 “구치소 주변이 아파트촌이고 초등학교도 2개나 있어 교육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구치소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동부 지원 및 지청을 유치할 계획이며 법무부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또 문정지구는 현재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이며 연내 용역결과를 토대로 개발에 나설 생각이다.특히 그는 올해를 ‘자전거타기의 해’로 정하고 송파에 자전거 바람을 일으킬 갖가지 방안을 강구중이다. 우선 탄천과 성내천에 자전거 순환도로를 만들고 올림픽공원과 선수촌아파트,훼미리아파트 외곽에는 자전거도로와 함께 조깅로를 신설하는 등 모두 20㎞의 자전거도로를 개설한다. 그는 “무공해교통수단인 자전거를 관내 공원에서 무료로 빌려주고 자전거 시범학교 육성과 자전거대회 개최 등으로 교통난 해소는 물론 건강도 다지는 자전거타기운동을 구민운동으로 적극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등 녹색공간 확충도 계속된다.장지근린공원은 상반기중 공원 조성공사를 끝내고 탄천제방 공원화 사업은 올해부터 3년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문정동 벨트공원은 가로문화 공간으로 새로 꾸미고 구청담장도 헐어 열린 광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이와 관련,지역의 명물인 석촌호수 공원도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그는 “석촌호수 공원에 단풍나무와 느티나무를 심고 노후된 가로등은 교체하며 음향시설도 설치해 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체력을 다지면서 음악으로 마음까지 다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주차난 해결을 위해 석촌동,삼전동,거여동,마천동 등 주차여건이 나쁜 4개동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문화·체육 시설을 늘려 주민들의 욕구도 충족시킨다.연차적으로 설립 예정인 관내 6곳의 소규모 도서관중 올해는 풍납동에 시범 도서관을 우선 짓는다.거의 쓰지 않는 빗물펌프장 유수지를 활용,축구장과 야구장으로 꾸며 주민에게 무료 개방한다. 이 구청장은 잠실 저밀도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시에서 분기마다 1개 단지씩 사업승인을 내주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현재 주택공급이 원활하고 전세가격도 안정·하락 추세인 만큼 잠실주공 2단지와 시영단지는 시와 협의해 빠른 시일안에 승인이 나도록 하고 잠실주공 1단지도 하반기에는 사업승인이 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박현갑기자
  • [우리고장이 원조] 해돋이

    ★강릉 정동진 “우리지역이 원조” “명백한 우리고장 출신” 지방자치단체들 간에 ‘원조,으뜸’ 다툼이 치열하다.한강 발원지와 땅끝마을 논란에서 심청·홍길동 출생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논쟁이 그치지 않는다.물론 이들 지역간 다툼의 배경에는 지역 명소 상징물 조성으로 내고장의 얼굴을 알리고,캐릭터사업 등을 통한 관광수입 증대도 겨냥하고 있다.해마다 연말에 되풀이 되는 전국에서해가 가장 먼저 뜨는 해돋이 지역 논란을 계기로 대표적인 ‘원조,으뜸’ 다툼을 시리즈로 짚어 본다. 검푸른 파도와 하얀 포말 속에 맞는 강원도 강릉 정동진의 해맞이는 어느곳보다 감동적이다. 정동진은 조선시대 한양의 광화문밖 정동쪽에 위치해 있는 바닷가라 해서 붙여진 이름에서부터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드라마 ‘모래시계’로 일약 시골 간이역이 명소가 되면서 새해 등연초에는 한해에 수백만명씩 찾는 순례지가 되다시피하고 있다.붉게 솟아 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새벽시간 서울 청량리 등에서밤새 열차로 달려와 바다에 내리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정동진이 유명세를 타는 또다른 이유는 이곳이 바다와 백사장,기암절벽,깨끗한 포구 등이 어우러지고 주변에 볼거리 가볼만한 곳이 널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백사장에서 해돋이를 보고 정동진역 바로 옆 호물지산(고성산)이라 불리는야산에 오르면 산새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좀더 넓은 정동진의 이곳저곳을조망할 수 있다.높이가 100m도 안되는 소나무 숲으로 이뤄진 야트막한 산은등산로까지 갖춰져 있어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정동진 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1㎞쯤 떨어진 곳에 있는 등명해수욕장도 오염되지 않은 조용한 곳이다.정동진역을 끼고 등명해수욕장까지 승용차를 이용하면 절벽과 바다가 연출하는 풍광이 장관이다. 이곳에서 200m쯤 북쪽으로 이어지며 서울에서 가장 동쪽,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웅장하게 자리한 등명낙가사 사찰이 손님을 맞는다.동해바다를 바라보고 금당터 아래에서 사시사철 콸콸거리며 쏟아지는 등명약수로 목을 축이면극락이 따로 없다. 이밖에 기암괴석과 함께 자갈로 뒤덮인 바닷가조그만 어촌마을 ‘심곡’과 해안을 따라 적갈색 흙과 모래 자갈로 700여m에 걸쳐 발달한 해안 단구,북한 잠수함과 해군 함정 등이 전시된 통일공원,정동진 조각공원 등 볼거리 가볼만한 곳이 손에 잡힐듯 곳곳에 펼쳐져 있다.그래서 정동진은 해돋이 관광명소의 원조로 자부한다.강릉시는 새해 1월1일 해돋이 행사를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놓고 있어 새해 소원을 기원하려고 찾는 가족 또는 연인끼리의 여행에 또다른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포항 호미곶 한반도의 동쪽 끝으로 지형상 호랑이 꼬리 부분인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 해맞이 행사는 전국에서 단연 으뜸이다. 지난 2000년 새해를 앞두고 대통령 특별자문기구인 ‘새천년 준비위원회’가 전국에서 개최된 37개 각종 해맞이 행사 가운데 유일한 국가공인 행사로지정했을 정도다.우리나라의 최동단으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이며,역사적·지리적 상징성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새 천년 첫 국가 행사로 열린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바로 이를 입증한다.호미곶은 쪽빛 바다와 흰 파도,갈매기들의 힘찬 날갯짓,우뚝 솟은 하얀등대,항로를 찾아드는 고기잡이배 등이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새천년 해맞이 행사와 때를 맞춰 채화된 전북 변산반도의 ‘20세기 마지막 불씨’와 남태평양 피지섬(지구의 날짜 변경선)의 ‘지구의 불씨’,울릉군 독도의 ‘즈믄해의 불씨’,호미곶의 ‘새 천년 시작의 불씨’가 합화(合火)된 ‘영원의 불’이 안치된 곳으로 유명하다.또한 영원의 불 성화대로거대한 청동조형물(가로 15m×세로 20m)인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이밖에 인근에 1903년에 건립된 호미곶 등대와 항로표지 용품과 바다 관련 유물 3000여점을 전시한 국내 유일의 국립 등대박물관,풍력발전기 등이 있어 연중 150만여명의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포항시는 새해 전야(저녁 8시)부터 계미년 첫 아침(오전 11시)까지도 30여만명의 관광객들이 참가한 가운데 농악·사물놀이와 춤 공연 등을 곁들인 ‘한민족 해맞이 축전’을 다채롭게 펼친다. 호미곶의 일출은 예부터 유명하다.육당(六堂) 최남선은 이곳을 호랑이 꼬리라 이름하고 영일만(지금의 호미곶 일대)의 일출을 조선 십경(十景)중의 하나로 꼽았으며,동국여지승람의 ‘영일현(迎日縣)편’에는 해맞이 고장으로적고 있다. 김정호도 ‘대동여지도’에서 호미곶을 한반도 최동단으로 표기했으며,대동여지도 제작을 위해 호미곶을 7번이나 다녀간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호미곶의 새해 일출은 다른 지역보다 다소간 늦고 빠른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국운 상승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말했다. ★울주 간절곶 자연경관이 뛰어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의 바닷가 간절곶도 해맞이 관광명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푸른 바닷가에 우뚝 솟은 등대가자아내는 낭만적인 분위기,새천년 해맞이 행사때 조성해 놓은 조각공원 등주변 경관이 수려해 평소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한해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특히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등대 옆 직원숙소 1층에 일반인들을 위한 휴양·숙박시설을 마련해 일년 내내 관광객들이 싼값에 이용할 수 있다. 울주군은 2003년 새해 아침에도 많은 해맞이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보고간절곶에서 오전 7시31분 22초,해 뜨는 시간을 앞뒤로 다양한 해맞이 이벤트를 갖는다. 간절곶은 지난 2000년 새해를 앞두고 ‘새천년 준비위원회’가 전국 ‘새천년 일출행사 지역’ 가운데 한곳으로 선정,전국 규모로 다채로운 해맞이 행사가 열린 것을 계기로 해맞이 관광명소로 전국에 널리 소문이 났다. 당시 새천년 첫날 솟는 해를 우리나라 바닷가 지역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볼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쇄도하는 바람에 주변 도로가 마비,주차장으로 변해 차안에서 새해맞이를 하는 진풍경이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간절곶은 해마다 새해 첫날 우리나라 바닷가 지역 가운데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천문연구원측은 간절곶과 울산 동구 방어동 방어진의 새해 첫날 일출시간이 오전 7시31분대로 우리나라 바닷가 지역에서는 가장 빠르다고 밝혔다. 포항시 호미곶은 오전 7시32분대,강원도 정동진은 오전 7시39분대로 이보다약간 늦은 편이다.해안가에서는 간절곶이 새해 해가 뜨는 것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해맞이 ‘원조’지역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천문연구원 정보실 안영숙(安英淑) 책임연구원은 “각 지역일출시간은 해발 고도 0m에서 보는 것을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계산한 시간이기 때문에 해당지역의 해발 고도나 기상상태 등 보는 여건에 따라 실제 해뜨는 시간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론상 계산한 시간을 몇초까지 따지며 해돋이가 빠르거나 늦다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국종합 정리 강원식기자 kws@
  • [대한포럼] 이런 의무교육도 있나

    2002학년도 2학기가 시작되는 지난 2일이었다.경기도 용인의 작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 자리한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엉뚱하게 중학교의 개교식이 진행되고 있었다.때마침 운동장에서는 굴삭기 등 중장비가 동원되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흙더미를 고르느라 굉음을 질러 대고 있었다.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루사’때문에 진흙탕으로 범벅이 된 교문을 천신만고 끝에 건너와야 했던 학생들은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산골마을 얘기가 아니다.정부가 ‘9·4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12대 택지 지구의 하나로 내세운 이른바 보라 지구의 나곡중학교 현실이다.중학교 건물은 외장 공사도 끝내지 못했다.당초 완공 예정일이 11월30일이니 학교라기보다는 공사판이다.급한 나머지 같은 단지에 역시 개교하는 나곡초등학교 건물 3층을 임시로 빌렸던 것이다.말이 임시이지 꼬박 한 학기를 보내야 할 판이다. 나곡초등학교 역시 엉망이기는 마찬가지다.5층 건물이지만 겨우 3층까지만 건물 흉내를 냈다.4층과 5층은 손도 못 대고 계단을 아예 봉쇄했다.원래 9월30일까지 완공하기로 되어 있는 데다가 공사마저 늦어졌다고 했다.교문은커녕 담장도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렸다.사방이 어린이들에게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공사판이다.사정이 이러니 중학교라고 해야 흔해 빠진 컴퓨터실이나 음악실,미술실이 있을 리 없다.체육 시간엔 운동장 공사 장면을 바라 보는게 고작이다. 학교 운영은 운동장 못지 않게 엉망이다.중학교 교과목이 12개에 이르지만 교사는 8명이다.기술 교사가 컴퓨터 과목을 가르친다.1960년대나 있을 법한 방식이다.이제 교사들이 교과서나 구했나 모르겠다.국어와 도덕을 제외하고는 교과서가 각각 10여종이나 된다.교사나 학생이나 전혀 준비도 없이 서로 다른 학교에서 모였으니 교과서는 제각각이다.교사들도 교과서를 쉽게 못 구했으니 학생인들 오죽했으랴.교복 역시 예전에 다니던 학교 차림이니 제멋대로요,사복 차림도 적지 않다.학교 배지가 아직 있을 리 없다.수업이고 뭐고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건물 공사가 늦어지면 교사들이라도 미리 발령해 개교 준비를 시켰어야 했다.적어도8월 방학 중에 교과서나 교복,배지나 시간표 등을 확정해 그 흔한 인터넷으로 미리 알렸어야 했다.학생들에게 수업 준비를 시키고 학부모에게 학교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그랬다면 개교 첫날부터 수업은 짜임새있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선진 외국은 차지하고라도 타이완 정도만 돼도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이다.그러나 교사들은 8월28일에 그것도 9월1일자로 발령을 받았다.학생들을 맞을 준비가 전무했다. 용인의 보라 지구는 기흥읍에 있다.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도 의무 교육으로 실시되는 곳이다.초·중등교육법 제12조는 국가는 의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시설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교육 당국에 묻겠다.이들 학교에서 의무 교육을 위한 필요 조치를 취했다고 보는가.경기도 교육청이 나곡중 교장을 발령하던 날 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가 인천의 한신설 학교를 방문,개교와 함께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쇼였단 말인가. 학교측은 발령이 늦어 수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경기도 교육청은 교원 인사는 9월1일자로 발령토록 되어 있다며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했다.교육부는 이미 신설 학교는 한달 전에 교사를 발령해 개교에 대비토록 한다고 했다.그리고 용인시 교육청은 전국의 신설 학교는 대부분 나곡중과 같은 방식으로 문을 연다고 했다.지난해엔 전국에서 144개,그리고 올해엔 190개 학교가 신설됐다.교육 당국은 당장 신설 학교 실정을 파악해야 한다. 의무 교육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특단의 대책도 세워야 한다.의무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교육 당국을 지켜 보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새 청약제도 공략 이렇게 - 무주택1순위 “알짜만 노려라”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유망지역 아파트를 노리던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새로운 청약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 청약 1순위 요건을 강화해 청약통장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청약가입 기간에서 과거의 당첨사실과 1가구2주택 소유여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청약 1순위 요건강화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는 10월부터 시행된다.서울시 동시청약 아파트의 경우 오는 11월 공급되는 10차 동시분양 때부터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현재 ▲서울 모든 지역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진접지구·마석지구·가운지구·평내지구 ▲고양시 대화동·탄현동·풍동지구·일산2지구 ▲화성 태안 발안지구·봉담지구·동탄지구 ▲인천 삼산1지구 등이다.앞으로 판교 등 수도권 유망 택지지구의 경우도 분양시기에 과열이 예상될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 따라서 청약통장에 가입한 뒤 2년이 지나 1순위 자격을 얻었다고 느긋하던 가입자 가운데 최근 5년간 신규아파트 당첨사실이 있거나,1가구2주택 이상 주택소유자에게는 서울과 수도권 유망지역 청약기회가 사실상 배제돼 청약통장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서울·수도권 인기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입 2년이 지난 청약통장 가운데 당첨사실이 없거나 1가구2주택 미만인 통장은 서울,수도권 알짜 아파트를 노려볼 수 있는 ‘0순위’ 통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주택 1순위 통장가입자-서두를 필요가 없다.섣불리 통장을 사용했다가는 영원히 2순위로 떨어진다.서울·경기도 일대 택지지구 등 입지여건이 빼어난 곳을 맘껏 골라 청약해도 된다. 전용면적 25.7평이하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라면 서울 동시분양아파트 가운데 돈 될만한 아파트에 청약하는 게 좋다.2∼3년 기다렸다가 판교 신도시 등 수도권 알짜 택지지구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괜찮다. 25.7평초과 아파트 통장가입자는 무주택자나 1가구 미만소유자에게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다.서울이나 판교 등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가 나오면 적극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당첨사실이 없는 1가구2주택 미만 가입자-25.7평이하 아파트의 경우 서울에서는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우선청약 물량을 뺀 나머지를 청약할 수 있다.수도권에서는 무주택자와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에서는 무주택 우선청약 물량을 뺀 나머지 아파트를 노려야 한다.다행인 것은 수도권 과열지구에서는 현재 무주택 우선공급제를 적용하고있지 않으므로 당첨 확률이 그만큼 높다.그러나 판교 신도시 아파트 등도 분양시기에 맞춰 무주택 우선공급제가 적용될 수도 있으므로 청약제도 변화를잘 지켜봐야 한다. 25.7평초과 아파트 청약통장 가입자는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가운데 입지가 빼어난 곳,중대형 아파트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판교 신도시 등을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당첨사실이 있거나,1가구2주택 이상 소유자-대부분 정부가 청약통장 가입규제를 풀고,1순위 자격을 완화한 뒤 통장에 가입한 사람들이다.청약 1순위 요건강화로 선의의 피해를 입는 경우다. 이들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청약가입기간에 관계없이 최근 5년동안 신규아파트 당첨사실이 있으면 1순위 청약이 배제된다.모집공고일 현재 1가구2주택 이상 소유자도 마찬가지다.따라서 10차 동시분양때1순위 자격을 유지하려면 모집공고가 나오기전에 한 채를 팔아야 한다. ◆‘1가구 다통장’ 인기 사라져-투기과열지구에서는 4일이후 새로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경우 세대주가 아니면 1순위자가 될 수 없다.1가구다통장 가입은 허용되지만 영원히 1순위 청약자격이 배제되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다. 류찬희기자 chani@ ■“집값 올해까진 상승세”…89년과 비교해보면 정부가 잇따라 집값안정대책을 내놓고 있다.올들어 1·8대책에서 부터 지난 4일 종합부동산안정대책까지 지금까지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만 해도 11차례나 된다. 이처럼 대책이 많이 나온 것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땜질식 처방에 급급,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최근의 집값상승과 이에 따른 정부의 대책 발표 등 일련의 현상이 신도시 건설계획이발표된 89년 상황과 흡사하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89년 전국의 모든 시급 이상 도시로 확대됐던 재당첨 제한 조치는 지난 99년에 폐지됐다가 이번에 다시 부활됐다. ◆같은 점-당시에도 강남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다른 지역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유사하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9년 1월부터 91년 11월까지 2년 10개월동안 서울의 집값은 118.5%가 올랐다.2년 10개월여만에 집값이 2배로 뛴 것이다.동별로는 도곡동이 214.6%,압구정동이 131% 각각 올랐다. 당시만은 못하지만 최근 서울의 집값도 비슷한 양상이다.부동산 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서울의 집값은 평균 50.91%,강남은 74.72%씩 올랐다.이 기간동안 전국의 집값은 36.32% 올랐다.89년을 전후한 시기에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정부의 대책도 잇따라 발표됐다.89년에만 청약예금제도 실시지역과 재당첨 금지 적용지역이 확대됐고,1회 이상 당첨자를 1순위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90년에는 전용면적 18평이하 민영주택 건설량의 50%를 35세 이상 무주택자에게 우선공급토록 했다. ◆다른 점은-당시 집값상승이 전국적인 현상이었다면 최근의 현상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 국한돼 있다. 또 당시에는 금리가 두자리수로 높았던데 반해 지금은 한자리수로 저금리시대라는 점이 다르다.89년 전후한 시기에는 투기가 큰손들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은행의 대출을 활용한 소액투자자들이 세를 형성하고 있다고할 수 있다.이와 함께 당시에는 신도시 건설로 대표되는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이 발표됐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일시에 공급을 늘리는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다르다. ◆집값은 어떻게 되나-89년에는 정부가 신도시건설 등을 추진하고 투기억제책을 시행하면서 집값이 잡혔다. 91년 12월부터 집값이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94년 8월까지 서울시의 집값은 9.1% 떨어졌다.압구정동은 21.4% 떨어지기도 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오르기 시작한 집값은 단기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는 상승한후 내년부터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올해말까지 3%가량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美 “팔 임시국 9월 설립”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 평화안이 곧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부시 대통령이 임시 국경선을 가진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먼저 세우고 영구적 국경선은 3년내에 협상하자는 제안을 이르면 이번주 중 내놓을 계획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이 제안의 전제조건은 팔레스타인 보안군 개편과 이스라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행위 감소 등이다.3년간의 협상에서는 국경문제 외에도 유대인 정착촌,팔레스타인난민 귀환,예루살렘의 지위가 논의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위해 외무장관급 회의를 제안할 계획이다.이 회의는 오는 9월 워싱턴에서 열릴 중동국제평화회의에서 채택될 계획의 세부사항을 조율하게 된다.예정대로 국제회의가 열려 부시의 평화안이 채택되면 팔레스타인은 9월부터 임시국가로 설립된다.유엔총회 개최에 앞서 열릴 이 회의에는 시리아 레바논 아랍연맹 등 아랍국들도 참석할 계획이다. 당초 18일로 계획됐던 부시 대통령의 발표는 같은 날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돼 연기됐다.부시 대통령이 25∼2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과 러시아)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 이 제안은 늦어도 24일까지는 발표될 계획이다.부시 행정부는 발표와 함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중동지역에 파견,관련국들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 일간지 알 하야트는 18일 부시의 중동평화안은 A와 B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세우는 것이라고 보도했다.A지구는 지난 93년 오슬로 자치협정하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완전히 통제하는 곳이다.B지구는 이스라엘이 보안을 담당하고 팔레스타인이 행정권을 행사하는 지역이다.두 곳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40∼50%를 차지한다. 중동평화안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미 국무부 관리들은 “대통령이 연설할 때까지는 변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변수가 많기 때문이다.이런 까닭으로 중동평화안은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담지 않을 것이라고 USA투데이가 19일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팔레스타인 임시국가 창설 여부가 결정될 9월까지 중동이 안정을 되찾느냐다.안보상황이 개선돼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평화안에 동의할 수 있고 잠정적 국경 설정을 위한 이스라엘 군대의 철수도 가능하다.샤론 총리는 지난 18일 테러현장을 둘러보며 “그들(미국)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의미하는지 흥미롭다.”며 반대의 뜻을 시사했다. 반면 아랍국들은 완전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를 조건없이 창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의 나빌 샤스 국제협력장관도 국경이 정해지지 않은 임시 국가 창설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미 행정부 내의 반대도 크다.18일 팔레스타인인에 의한 자살폭탄테러가 다시 발생하자 행정부 일각에서 팔레스타인에 국가창설을 약속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란이 다시 일었다. 전경하기자 lark3@
  • 내일 지구의날 행사

    22일 제32회‘지구의 날’을 맞아 21일 오전 11시∼오후5시 서울 세종로가 ‘차없는 거리’로 지정되는 등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지난 70년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지구 환경문제과 관련,지구촌 차원의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된 지구의 날 행사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로 ‘늘푸른 지구 함께 나누는 평화’를 채택,184개국 5000개 단체 및 5억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일제히 열릴 예정이다.환경운동연합,지방의제21 등 34개 민간단체로 구성된 ‘지구의 날 2002 한국위원회’는 이날 행사에서 무동력 교통 퍼레이드,재활용 패션쇼,천연염색 체험,재활용 알뜰시장 등을 마련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봄철 이상 고온,사상 최악의 황사 등우리 주변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쉽게 발견할수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시민의식이 고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2002정책캘린더/ 승리를 노래한다…희망을 창조한다

    ■1월. ●우수연구집단 육성계획 수립(과기부,초순) ●목적기초 연구사업계획 수립(과기부,초순) ●2002년 세출예산 집행지침시달(기획예산처,하순) ●2002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사업 선정(기획예산처,하순) ●2002년 주요업무계획 수립(교육부,중순) ●통일교육기본계획수립(교육부,하순) ●인적자원개발기본법 제정(교육부,하순) ●산·학·연 협력 활성화종합대책(교육부,하순) ●청소년 건전 사이버문화 확립대책(교육부,하순) ●2002년도 해외마케팅 지원계획(산자부)●대한민국 10대 신기술대전(산자부,월중) ●외국인투자예산 설명회(산자부,월중) ●2002년 주요업무계획(환경부,중순)●1·4분기 IT훈련기관·훈련과정 선정(노동부,초순) ●설대비 체불임금청산 집중지도(노동부,초순) ●작업환경측정,물질안전보건자료,건강진단제도안내(노동부,초순) ●농지전용부담금 폐지예정(농림부,1∼2월)●조성토지 매각대금 상환조건완화(농림부,15∼20일) ●대전농수산물유통센터 개장식(농림부,18일) ●범국민월드컵 출정식(문화부) ●저작권 홍보영상물제작·배포(문화부,24∼31일) ●‘한·일국민교류의 해’개막행사(문화부,21∼28일). ■2월. ●학교폭력근절 특별대책 추진성과 발표(경찰청,20일) ●개인보관 총기 일제점검 계획(경찰청,4∼28일) ●특정연구개발사업처리규정 개정(과기부,초순) ●국립과학관 건설부지 선정(과기부,월중) ●2002년 생명공학 및 뇌연구촉진 시행계획수립(과기부,하순) ●기금제도 개편방향(기획예산처,하순)●업무보고(교육부,중순) ●통일교육장학협의회 연찬회(통일부,중순) ●국가전략분야 인력양성대책 세부계획(교육부,하순) ●영재교육진흥법시행(교육부,하순) ●한·일전자상거래정책협의회(산자부,5∼7일) ●시·도투자진흥관회의(산자부,5∼7일) ●실업인정제도안내(노동부,15일) ●2002년 주요업무계획(농림부,중순) ●월드컵 관련,‘한국문화전’개최(문화부,27∼3월 24일). ■3월. ●해빙기 안전사고 위험지역점검(경찰청,1∼15일) ●나노공동연구소 구축사업 유치기관확정(과기부,하순) ●학교평가시행(교육부,1일) ●교육인적자원부 정책자문위원회(교육부,하순) ●대졸자등 청년실업 종합대책(교육부,하순) ●2005 수능 홍보책자발간(교육부) ●디지털위성방송 본방송 실시(정보통신부) ●2002년 임금교섭 권고방향 시달(노동부) ●훈련기관·과정평가 결과공개(노동부,초순) ●구제역·돼지콜레라 방재훈련(농림부,하순) ●우수여행상품 인증제도입,시행(문화부,월중)●월드컵 기념주화 2차판매(문화부,월중). ■4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과기부) ●3단형과학로켓 발사(과기부.월중) ●2002년 공기업 및 산하기관 상시자율경영 혁신추진(기획예산처) ●중도탈락 청소년 종합대책(교육부,초순)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대회(산자부,2일) ●정보통신의 날(정보통신부,22일) ●지구의 날(환경부,22일)●2·4분기 IT훈련기관·훈련과정 선정(노동부,하순) ●남녀고용평등주간(노동부,첫째주)●상반기 농지불법전용단속(농림부,월중) ●가뭄대책추진(농림부,24∼30일)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다례(문화부,28일). ■5월. ●정부출연 연구기관 경영혁신(기획예산처,월중) ●대입정책협의회(교육부,초순) ●영광원자력발전소 5호기 준공식(산자부,10∼12일)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람회(산자부,20∼25일) ●부품·소재기술개발 사업자선정 및 협약식(산자부,하순) ●제2차 환황해 경제교류회의(산자부,22∼24일) ●환경월드컵개최(환경부,월중) ●진폐환자 보호요양시설 건립지역 확정(노동부,중순) ●새만금사업추진 특별대책협의회(농림부)●농산물명품개발 제품 전시회·시식회(농림부,10∼20일) ●WTO ‘스포츠와 관광’에 관한 세계대회(문화부,14∼15일)●FIFA총회 및 월드컵개막 전야제,개막식(문화부,30∼31일)●제31회 전국소년체육대회(문화부). ■6월. ●자방자치단체 선거(행자부,13일) ●정보문화의 달 행사(정통부,월중) ●남북 정상회담 2주년 행사(통일부,초순) ●환경의 날(환경부,5일) ●지방장애인기능 경기대회(노동부,월중) ●장애인 작품현상공모(노동부,9월까지) ●대형건설업체 재해율 조사(노동부,하순) ●제90차 ILO 총회(노동부,4∼22일) ●농림공무원 PC경진대회(농림부,초순) ●FAO 세계식량정상회의(농림부,10∼13일) ●한국전통식품 베스트5 선발대회입상작 전시(농림부,월중) ●경지정리공사 적기 완료(농림부,하순) ●2002서울국제도서전(문화부,월중) ●2002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문화부,월중) ●아시안게임 D-100 행사(문화부,20∼25일) ●월드컵 개최 기념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문화부,월중). ■7월. ●여름 경찰관서 운영(경찰청,8월말까지) ●피서기 행락질서 확립(경찰청,8월말까지) ●하계방학기간중 청소년 선도보호활동(경찰청,8월20일까지) ●과학기술기본계획 시행계획작성(과기부,월중)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개최(과기부,월중) ●제 24회 전국학생과학 발명품 경진대회(과기부,월중) ●여름방학과학교실(과기부,8월말까지) ●정부출연 연구기관평가체계 개선(기획예산처,하순) ●교과용 도서 검정결과 발표(교육부,하순) ●2학기 근로자 학자금 대부 실시(노동부,초순) ●제35회 산업안전보건대회 개최(노동부,1∼7일) ●세계언론학회 서울대회(문화부,월중) ●청소년대상 문화강좌(문화부,8월말까지). ■8월. ●과학기술중기비전 수립(과기부, 월중) ●국제우주정거장개발 참여(과기부,중순) ●제14회 국제정보올림피아드 개최(18∼25일)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기획예산처,월중) ●통일교육자료 개발·보급(교육부,하순) ●제4회 여학생정보화경시대회(교육부,초순) ●인적자원개발기본법 시행령 제정(교육부,하순) ●중남미 통상협력단 파견(산자부,월중) ●코리아 슈퍼엑스포 2002(산자부,월중)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산자부,21∼23일) ●농기계 순회수리봉사(농림부,19일부터 한달간) ●아시안게임 D-30 행사(문화부,30일). ■9월. ●추석절 방범활동(경찰청,16∼23일) ●경찰청장기 전국 사격대회(경찰청,12∼17일) ●제8회 원자력안전의 날 기념행사(과기부,9∼10일) ●제48회 전국과학전람회(과기부,월중) ●정부전자조달서비스 실시(기획예산처,월중) ●2003년 시·도 교육청 평가위원회 구성(교육부,월중) ●교육현장 수범사례 공모(교육부,초순)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산자부,하순)●산업표준수요조사 확대실시(산자부,월중) ●대미통상사절단 파견(산자부,월중) ●2002년도 세계일류상품 선정(산자부,월중) ●고용촉진 강조기간 관련행사(노동부,월중) ●2002년 추곡수매(농림부,월중) ●무대용품공동보관시설 건립(문화부,하순). ■10월. ●인터폴 국제컴퓨터 범죄회의(경찰청,9∼11일) ●추계 농축산물 절도 예방 검거활동 강화(경찰청,중순까지) ●제10차 한·미 과기포럼 개최(과기부,월중)●한·중 과기공동위 개최(과기부,월중)●공기업 및 산하기관 상시자율 경영 혁신추진(기획예산처,월중) ●2003년도 정부투자기관 예산 편성지침 확정(기획예산처,월중) ●중기 재정계획(안) 수립(기획예산처,월중) ●제2회 양성평등 학교문화 실현을 위한 청소년 영상제 개최(교육부,중순) ●제10회 대한민국 기술대전(산자부,월중) ●제2회 외국기업의 날(산자부,월중) ●2002서울 추계 컬렉션(산자부,21∼25일) ●제8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환경부,월중) ●고용정보시스템 개설(노동부,월중) ●전국기능경기대회(노동부,월말) ●4·4분기 IT 훈련기관,과정 선정(노동부,월말) ●농지이용 실태조사(농림부,월중) ●문화의 날(문화부,20일) ●제43회 한국민속예술축제(문화부,1일) ●세계한민족축전(문화부,16일). ■11월.●제2차 아시아지역 원자력 포럼 장관회의 개최(과기부,월중) ●과학기술 유공자 포상(과기부,월말) ●학교평가 결과발표(교육부,하순) ●에너지절약 촉진대회 (산자부,초순) ●제28회 국가품질 경영대회(산자부,월중) ●2002 서울 국제종합 전기기기전(산자부,4∼7일) ●제3회 안산벤처박람회(산자부,월중) ●한국 e-비즈니스 대상 시상(산자부,월중) ●대한민국 명장전(노동부,월중) ●직업능력 개발 촉진대회(노동부,월중) ●우수 농축산물 직거래 한마당 축제(농림부,월중)●서울 국제 식품전시회(농림부,중순) ●2002 서울 국제 농업기계 박람회(농림부,8∼13일)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농림부,중순) ●메세나 대상 시상식(문화부,월중) ●2002한국광고학회 및 유공광고인 정부포상(문화부,월중) ●제83회 전국체육대회(문화부,월중) ●제27회 대한민국 전승 공예대전(문화부,월중). ■12월. ●대통령선거(선관위,19일) ●한국과학상,젊은 과학자상,올해의 여성과학자상(과기부,월중) ●2002년도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사업 선정(기획예산처,초순) ●공기업및 산하기관 상시자율 경영혁신 추진(기획예산처,월중) ●지자체 개혁과제 실적(기획예산처,월중) ●연간 공기업 민영화 추진 실적(기획예산처,월중) ●농산물 유통시설 사업의 개선방안 마련(기획예산처,월중) ●2003년도 예산 및 자금배정 계획 수립(기획예산처,월말) ●우수시설 학교선정 시상(교육부,중순)●초중고 학업 성취도 평가결과 발표(교육부,중순) ●산업협력대상대회(산자부,19일) ●한·미 자동차라운드 테이블(산자부,4·4분기) ●소프트엑스포개최(정통부,5∼8일) ●2002년 대북정책 추진 성과에 대한 사이버 홍보자료 제작(통일부,월중) ●2003년 정부위탁 훈련기관·과정 지정(노동부,월중) ●농산물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농림부,월말) ●제17회 골든디스크상 시상(문화부,월중)●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축하음악제 (문화부,월중)
  • [오늘의 눈] 日 시민들의 ‘교과서 반란’

    25일 일본 도치기현의 ‘교과서 반란’은 일본 사회의 양식이 건재함을 증명한 소중한 사건이었다.한·일간 역사 왜곡 교과서 공방으로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쾌거이기도 하다. 도치기현 시모쓰가(下都賀) 지구가 지난 12일 공립중학교교과서 지구로는 처음으로 우익 진영의 ‘새 역사교과서를만드는 모임’측 교과서 채택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참담한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교과서 재수정을 거부한 일본 정부의 결정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교육 현장마저 이성을 잃고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다. 일본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일선 교사나 학부모들이 침략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우익 교과서를 교재로 선정해 미래 일본을 짊어지고 갈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니 역시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한국 ·중국의 국민과 정부가 새 역사교과서 모임의 우익교과서에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재수정을 요구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잘못된 역사 기술 그 자체보다는 비뚤어진교과서로 배우고 자라날젊은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서다. 이웃 나라에 고통을 주는 침략이나 식민지배를 당연시하는보통의 일본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20세기 초반 일본이 아시아에서 저지른 일들이 21세기에 재현되지 않으리란 보장은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모쓰가 지구는 참으로 어려운 번복을 했다. 교과서를 실제로 쓰게 될 현장의 반대가 잇따르자 다시 회의를 소집해 당초 결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교과서를채택하는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시모쓰가 지구의 이런 결단의 뒤안에는 건전한 시민들의힘과 양식이 자리잡고 있다.같은 날 도쿄 스기나미 교육위원회도 바깥에서 ‘인간 띠’를 잇고 있는 시민들의 ‘무언의 요구’에 우익 교과서를 최종 단계에서 배제했다. 일본 국·공·사립 중학교의 교과서 채택은 공교롭게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공식참배하기로 한 8월15일까지 계속된다.오만한 자세로 교과서 재수정을 거부한 일본 정부에 당혹함을 선사하고 있는건강한 일본 시민들에게 응원의 박수를보낸다. 황성기 도쿄특파원 marry01@
  • [21세기 과학 대탐험](13)光기술

    2020년 어느 날 아침,달에 있는 허니문호텔에서 달콤한 첫날밤을 보낸 성호씨와 소연씨는 지구의 친정 부모님께 신혼 첫인사를 올렸다.레이저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입체TV는 영상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전달,마치 친정의 안방에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인사를 할 수 있다.소연씨의 어머니는 딸의 눈에 행복감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이 흐믓하기만 하다.이들 부부는 어제 지구에서결혼식을 올리고 일주일 코스로 화성까지 다녀오는 ‘스페이스 허니문’을즐기고 있는 중이다.이들이 탔던 우주선은 레이저 플라즈마 로켓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지구에서 달까지 한나절에 갈 수 있다.금속표면에 강력한 레이저를 모아 플라즈마가 분출될 때 생기는 반발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고,많은 양의 연료를 싣고 갈 필요도 없다. 성호씨는 지구에 있는 자신의 ‘레이저 식물공장’의 중앙제어 컴퓨터에 접속했다.신혼여행을 떠나기 전에 열흘치 생장프로그램을 입력시켜 놓았다.식물공장 지하에서는 재배실별로 벼,토마토와 오이,그리고 백합,장미 등이 반도체 레이저의 빛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드넓은 공장 안의 온도와 습도는 모두 컴퓨터로 자동 제어된다.자연공간에서 자라는 것보다 성장이 5배 이상 빠르고,병충해가 침입할 수 없도록 환경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때문에 무공해재배가 가능하다.반도체 레이저의 파장을 식물의 엽록소 흡수 스펙트럼에 일치시켜 광합성 효율을 최대로 하기 때문에 낭비되는 전기가 없다.식물이 자랄 때와 열매를 맺을 때 등 성장 단계에 따라 최적의 광량과 파장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광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020년대의 생활상이다. 20세기의 기술문명이 전자공학에 의해 꽃이 피었다면 21세기의 기술혁명은‘광기술’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이러한 시대조류는 ‘21세기는 광자(光子)의 시대’라는 말로 대변되고 있으며,현재 이미 그 징후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통신 기술이다.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증가하고 있고 전달되는 정보가 더욱 대용량화되고 있기 때문에,기존의 통신기술은 속도와 용량 면에서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예측이다.광기술은 현재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광기술의 발달로 2010년에는 현재 1,000배 이상의 용량을 갖는 광메모리칩도 실용화되고 지금보다 십만 배 이상 빠른 광인터넷이 우리들의 가정,사무실,공공기관 등을 연결해 줄 것이다.유명 관광지를 집에 앉아서 실시간 입체영상으로 관람하거나 전세계 도서관에 있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또한,2020년경에는 현재의 수퍼컴퓨터로는 수십억년이 걸릴 계산을 불과 수 분내에 처리할 수 있는 광컴퓨터(양자컴퓨터)가 실현되어,손목에 차고 다닐 수 있는 초소형 휴대PC나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가진 로봇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현재의 컴퓨터 계산방식에서는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하지만,빛을 이용하는 양자계산에서는 0과 1 사이의수많은 상태를 이용하므로 처리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지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레이저 핵융합기술이 실용화되어 바다나 우주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원료에서 무공해 에너지를얻을 수 있게 된다.‘인공태양’이 지구상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값싸고 풍부한 무공해 전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막에다 담수화된 바닷물을 끌어들여 옥토를 만듦으로써 풍요로운 녹색 지구를 만들 수도 있게 될것이다.고비사막이 녹화되면 매년 3,4월에 발생하는 우리 나라의 골치 아픈황사현상도 없어질 것이다.이와 함께 정지궤도에 설치된 우주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레이저빔으로 바꾸어 우주기지나 지구상에 전송하는 기술도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의료분야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의학용 레이저의 경우 21세기에장치가 소형화되고 값도 저렴해져 각종 진단과 치료에 일상적으로 이용될 것이며,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기가 등장할 것이다.예를 들어,레이저를 이용한광 단층촬영(CT) 기술이 실용화되어,기존의 X선 CT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는 불가능한 초미세 진단이 가능해져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레이저의 파장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질병부위의 화학적성분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영상을 얻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차원의 진단이 가능해 진다. 적외선 레이저는 X-선에 비해 인체에 해롭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면 언제라도 신체내부의 레이저 영상을 얻어 치료과정을 단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이점이 있다.생의학 분야에서는 X-선 레이저 홀로그래피가 조만간 실용화될것이다.이 기술은 생체세포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수만 배 확대된 입체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세포 신진대사나 바이러스의 침투,약물에 대한 세포의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된다.기존의 고주파 가속기술을 대체하는 레이저가속기술이 실용화되면 현재 길이가 수십 km에 이르는 입자가속기가 수 미터 크기로 소형화될 것이다. 한편,21세기에는 중·장거리 전략 미사일을 수백km 밖에서 파괴시킬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 광선 무기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생화학 무기나 핵무기를 실은 미사일을 발사하여 전쟁을 일으키려는 나라는,먼저 이 미사일이공격목표에 도착하기도 전에 상대국의 레이저 무기에 의해 요격되어 자기 나라 상공에서 폭발할 것을 걱정해야 한다.광기술이 여는 21세기의 기술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으며,그 변혁의 속도는 지난 세기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이러한 변혁을잘 제어해 인류는 20세기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누릴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 약력/ 李 鍾 旼. ▲57세 ▲서울대 문리과대학 물리학과 이학석사 ▲고려대 이학박사 ▲국방과학연구소 전자광학부 실장 ▲한국원자력연구소 기초연구부 부장 ▲한국광학회 회장 ▲한국원자력연구소 미래 원자력 기술개발단 단장(jmlee@kaeri.re.kr). *레이저 응용 光기술. ‘인공 광원’인 레이저를 응용한 광(光)기술이 고도 정보사회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미 휴즈항공사의 물리학자 메어먼박사가 여러개의 섬광판으로 루비를 자극시켜 루비레이저를 발현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 1960년 7월.태양빛,즉 자연광을 제어하는 수준에 국한됐던 광기술은 레이저의 발명 이후 완전히 새롭게탈바꿈했다.최근에는 광학과 전자,기계 분야의 융합으로 레이저 응용분야는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레이저(LASER)란 ‘유도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 또는 그 현상’을 일컫는다. 레이저용 매질(媒質)에 외부에서 계속 자극을 주면 매질은 불안전한 상태가된다.매질이 안정된 상태로 돌아오면서 에너지의 일종인 광자(光子·빛)를내뿜는 현상이 레이저다. 레이저가 내뿜는 빛은 우리가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가시광선을 포함해 마이크로파,적외선,자외선,X-선 등 모든 전자기파를 포함한다.고체(유리,루비,티타늄사파이어),액체,기체(헬륨네온,아르곤이온,이산화탄소,엑시머),반도체(갈륨비소,인듄갈륨비소),자기장 등 매질에 따라 수천종류의 레이저광이 확인되고 있다. 레이저는 일반적인 빛과 달리 직진성,단색성,간섭성,집속성,고출력 에너지방출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같은 특성 중 직진성과 집속성,고출력 에너지를 응용한 것이 군사용 및의학용 레이저다.정보 입력(스캐너)에서부터 광통신(광섬유,광교환기),데이터저장(CD나 DVD),출력(레이저프린터,영상표시장치) 등 레이저는 우리 생활전반에 이미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광자가 갖는 강력한 에너지를 이용해 정밀절단을 하거나 구멍을뚫는 레이저 가공기의 개발도 활발하다.화학산업에서는 빛을 유기체와 결합시킴으로써새로운 성질을 갖는 소재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차세대레이저로 불리는 자유전자레이저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자유전자레이저란 전하(電荷)를 띤 빔을 자기장에 쏘았을 때 생성되는 레이저.기존의 레이저가 파장이 매우 제한적인데 반해 자유전자레이저는 광범위한 영역의 파장을 모두 낼 수 있기 때문에 응용분야 또한 무궁무진해 ‘꿈의레이저’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파장의 빛은 DNA나 단백질 등 분자단위의 미세한 대상의 구조를 분석하고 조작하는 것부터 탄도탄을 쏘아 맞추는 군사용까지 막강한 파워를 구사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원자력연구소 이종민박사팀이 소형가속기(마이크로트론)를이용한 원적외선 영역의 자유전자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자유전자레이저를 지구상 4만∼5만㎞에 떠있는 인공위성에 쏘아 위성을 반영구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한매일을 읽고/ ‘환경보전은 생명 지키는 길’ 명심하길

    ‘푸른 지구를 만들자’라는 제하의 지구의 날 행사 관련 사진이 게재됐다(대한매일 24일자 1면). 지난 69년 미국 샌타바버라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환경보전운동 차원에서 지구의 날 제정을 주창,70년 4월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환경부와 지구의날 2000 한국위원회는 절수기기 이용,1회용품 쓰지 않기,대중교통 이용 등 지구환경을 위한 10가지 약속을 제정,국민들이 일상생활을통해 지구를 살리는데 기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과거 개발논리로 환경보호가 무시돼온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환경은 한번파괴되면 원상복구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있다.따라서 각 가정이나 직장 등 자기 주변에서 환경을 한번 더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환경보전은 더 이상 우리들에게 화려한 사치가 아닌 지켜야 할 기본이라고생각한다. 정경내[부산 동래구 낙민동]
  • 이희호여사 ‘지구의 날 기념 나비날리기 행사’에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23일 오후 지구의 날 30주년을 맞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 나비날리기 행사’에 참석,전남 함평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평군에서 증식한 나비 4,000여 마리를 청와대 경내에날려보냈다. 이 여사는 이날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더이상 지구를 일방적인 이용수단이나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며 “지구를 어머니로 생각하고,지구상에 있는 모든 만물을 형제자매로 생각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우리의 땅을 모든 생명체가 마음놓고 살 수있는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만들어나가자”고 호소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세종로 내일 5시간 전면통제

    서울시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지구의 날 2000’ 행사와 관련,광화문∼이순신장군 동상 사이 세종로 500m 구간을 전면 통제키로 했다. 광화문∼이순신장군 동상 구간을 운행하는 45개 노선 1,058대의 시내버스는우정국로나 율곡로, 청계로나 돈화문로 등으로 우회하게 된다.서울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극소화하기위해 해당 시내버스의 차량 앞쪽에 안내 표지판을 부착토록 했다. 문창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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