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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지하철 ‘안전철’

    ‘대전 지하철은 안전지대’ 16일로 개통 3개월을 맞은 대전 지하철이 별다른 범죄 발생없이 순항 중이다. 지난 1일 한 승객이 플랫폼에 놓고 간 가방에서 50대 여성이 지갑을 꺼냈다가 붙잡힌 게 유일하다. 지하철 범죄의 대명사인 소매치기와 성추행 사건은 물론 단순 폭력사건도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지하철 경찰출장소 관계자는 “소매치기와 성추행이 쉬울 정도로 혼잡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역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귀가시키는 일이 주요업무”라고 말했다. 전동차간 통로문을 없애 맨앞 객실에서 마지막 객실까지 훤히 보이는 갱웨이 방식을 채택한 것도 범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전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 선로추락 및 자살사고도 쉽지 않은 상태다. 대전 지하철은 지난 3월16일 판암∼반석역간 1호선 22.6㎞ 중 12개역으로 이뤄진 판암∼정부청사역간 1단계 12.4㎞가 개통됐었다. 치안은 지하철경찰출장소 소속 경찰 10명이 1일 3교대로 맡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경찰 외에도 10개 역에 공익근무요원 35명을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 및 안내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이용객이 계속 늘어나 지방병무청에 추가인력 파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강원랜드 카지노 딜러 24시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강원랜드 카지노 딜러 24시

    화려한 조명, 정신없이 돌아가는 기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의 손님들…그 사이에서 흐트러짐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딜러. 화투장 그림 하나 맞출 줄 모를 만큼 도박과 거리가 멀어도 카지노 딜러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고작 테이블 하나 너머 거리에 떨어져 있을 뿐이지만 그들에 대한 환상을 지울 수 없었다. 강원랜드에서 2박3일간 지내며 딜러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20분씩 40분 일하고 20분휴식 1일 8시간 근무 “더 이상 돈을 거실 수 없습니다.(No more bet,please.)” 블랙 잭 테이블에서 딜러의 말이 떨어지자 손님들은 숨을 죽인다. 카드를 뒤집기 전 한 손님이 외친다.“6월의 첫째날인데 자, 한번 터져 줘야지.” 카드 2장으로 숫자 21을 만드는 ‘블랙 잭’이 나왔다. 물론 돈을 잃은 사람도 있다. 엇갈리는 표정에서도 딜러는 감정 변화없이 ‘축하합니다.’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손님들에게 건넨다. 포커에서 나쁜 패가 들어와도 표정 변화가 없다는 데서 유래한 ‘포커 페이스’. 적게는 천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하는 카지노에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건 딜러뿐이다. 내 돈이 아니라고 해서 마음이 여유롭지만은 않다. 내국인 카지노라 회사에서 승률에 대해 압박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딜러 역시 승부욕 강한 도박사다. 감정의 흔들림 없이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더 무겁다. 딜러들은 한 테이블당 20분씩 40분간 일하고 20분씩 쉬면서 하루 8시간 근무한다. 얼핏 쉬워 보인다. 하지만 칩 하나라도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는 긴장감과 다리가 퉁퉁 붓도록 서서 근무하는 육체적 고통은 만만치 않았다. 식사 시간은 단 30분. 대부분의 딜러들이 위염을 갖고 있다. 한 간부급 딜러는 “딜러들은 테이블 앞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골반뼈 양쪽에 멍이 가실 날이 없다.”고 전했다. 이는 ‘딜러 반점’이라고 부른다. 몇년 전부터 의자가 등장했지만 손님들에게 카드를 나눠줄 필요가 없는 바카라 외에는 여전히 딜러들은 서서 근무한다. ●손님 오전엔 편안… 시간 지나면 돈 잃고 눈빛 달라져 근무 시간은 하루 8시간씩 3교대다. 딜러들이 선호하는 근무시간은 오전 8시∼오후 4시. 퇴근을 일찍 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경력 4년차 딜러 김희경(26)씨는 “오전에는 대부분 손님들이 편안한 표정”이라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돈을 잃게 돼 눈빛부터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딜러들이 저녁 근무보다 더 꺼려하는 곳은 바로 VIP룸. 만 40세 이상 일정 금액을 예치한 사람들만 출입할 수 있는 이곳에는 종일 긴장감이 가시지 않는다. 바카라의 경우 1회 걸 수 있는 돈이 최대 1인당 1000만원, 테이블당 6000만원이다. 단 5분 만에 아파트 한 채 값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딜러에게는 부담스럽다. 이곳에 오는 이들은 대부분은 주먹 좀 쓴다는 사람들이다. 한 딜러는 “거의 각 지역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건달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갑에 1000만원 단위의 수표를 빼곡하게 채우고 오거나 카지노 내 24시간 열려 있는 은행에서 수시로 돈을 찾는다. 돈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꽁지(카지노판에서 일종의 고리대금업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은어)’에게 돈을 빌린 뒤 날이 밝으면 갚는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눈앞에서 몇백만원, 몇천만원이 사라지는 데 눈이 뒤집히지 않을 리 없다. 게임이 잘 안 되자 한 손님이 딜러에게 카드 교체를 요구한다.“너무 안 풀린다. 벌써 나 1억 넘게 잃었다.”라고 하자 카지노측은 카드를 바꿔줄 수밖에 없었다. 연속해서 돈을 잃자 고성과 욕이 쏟아진다. 일반 카지노에서는 아침에 새 카드를 개봉해 하루종일 쓰고 폐기하지만 이곳에서는 홧김에 카드를 구기는 경우가 많아 한번 쓴 카드는 바로 버린다. 한 딜러는 “오늘은 양호한 편이다. 딜러한테 욕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다른 간부급 딜러는 “돈을 많이 잃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배에 갑옷을 입고 다닌다.”고 농담했다. ●퇴근후 서울서 매일 오는 손님도 있어 저녁이 되면 손님들이 점점 늘어난다. 매일 서울에서 퇴근하고 달려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돈을 잃은 사람이 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넌 초짜 딜러냐.”면서 반말로 시비를 걸거나 “딜러가 바뀌니까 자꾸 잃네.”라며 딜러 탓을 하는 손님도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딜러들은 한국 사람들이 매너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딜러 황문정(25)씨는 “외국인들도 욕은 하지만 딜러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여기서는 딜러에게뿐만 아니라 옆 손님에게 욕을 하고 참견하는 사람들 상대하는 데 이골이 났다.”고 전했다. 딜러는 전문직이라 연봉은 경력에 따라 최소 중소기업 수준에서 대기업 수준.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더 피곤하다. 손님들이 기분 좋을 때 주는 팁은 강원랜드 직원 전체가 나눠 갖기 때문에 하루에 많아야 1만원이다. ●“딜러도 딜러는 이길 수 없어요” 강원랜드 딜러들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이곳에 손님으로는 출입할 수 없다. 그래서 해외에서 게임을 해봤지만 경력 20년 이상의 딜러들도 손님이 되면 무기력해진다. 한 딜러는 “내 돈을 거는 순간 이미 감정이 먼저 앞서기 때문에 딜러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룰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오히려 돈을 따기 어렵다.”고 전했다. 딜러들이 게임을 진행하는 데 카드 집는 방법에서 섞는 법까지 모두 다 정해져 있다. 게임 진행 상황을 손님에게 명확하게 보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교대 시간에는 손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카메라에 보여줘야 한다. 딜러 휴게실 입구에는 칩을 체크하는 검색대가 있다. 이처럼 바늘 하나 샐 틈 없는 카지노에서 딜러든 손님이든 속임수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의심을 한다. 카지노에서는 확률적으로 딜러가 돈을 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잃다 보면 의심이 생긴다. 한 간부급 딜러는 “오늘은 어떤 손님이 딜러가 카드를 세게 던지는 게 아무래도 다른 카드로 바꿔치기하는 것 같다며 항의했다.”며 어이없어했다.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쪽은 너무나 다른 세계였다. 손님으로 바라 본 딜러는 화려한 도박사지만 딜러가 돼 바라본 카지노는 돈과 감정의 조각들이 흩어진 곳이었다. 딜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카지노는 재미를 위해 찾으세요. 돈을 잃기 시작했다면 그 순간이 멈춰야 할 때입니다.” kkirina@seoul.co.kr ■ “힘들지만 자기계발 시간 많아” “딜러는 힘들지만 재미있고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강원랜드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카지노팀장 김미원(47)씨.23년 경력을 가진 그는 카지노 딜러 예찬론자다.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딜러들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고현정이나 ‘올인’의 송혜교를 통해 딜러라는 직업을 처음 접했다. 하지만 김씨가 딜러가 된 1980년에는 국내에 카지노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그도 처음에는 언니가 다니던 호텔 인사과에 지원하려 했지만 형제·자매는 함께 일할 수 없다고 해 우연히 딜러의 길로 들어섰다. “외국인 카지노는 딜러가 이기지 못하면 교체되기도 하는 등 스트레스가 심하죠. 하지만 승부욕 강한 제 성격과 잘 맞았고 지금껏 딜러가 된 것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도 딜러의 장점. 최상의 컨디션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카지노든 하루 8시간 외에는 초과 근무를 요구하지 않는다. 김 팀장은 “강원랜드에는 1000명이 넘는 딜러들이 있지만 남은 시간에 어떻게 자기 계발을 하느냐에 따라 실력은 천지차이”라면서 “국제 대회 출전 등 영업 시간 외에도 딜러로서 성취감을 느낄 기회는 많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딜러란 어떤 것일까. 손이 야무져 기능면에서 탁월한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다부진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큰 돈이 오가고 설사 손님에게 계속 지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배포를 지녀야 한다. 그는 “멋진 승부의 세계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딜러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B사이드 스토리] 기획사·가수·관객 하모니 이루는 콘서트를

    [B사이드 스토리] 기획사·가수·관객 하모니 이루는 콘서트를

    최근 국내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 취소와 연기 등으로 공연계와 가요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공연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규모와 비용 면에서 위험이 큰 대형 콘서트는 더욱 그러하다. 가요계의 장기적 불황 속에 이러한 피해는 해당 가수는 물론이고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팬들에게까지 돌아간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대형 기획만으로 한몫 챙기려는 아마추어 공연 기획사의 허술함이다.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겉만 화려한 공연을 밀어붙이는 자세가 문제다. 공연이 취소되면 피해 보상은커녕 공연 관람료도 제때 배상하지 못하는 기획사들도 있다. 실속 있고 노하우가 풍부한 기획사의 부재가 안타깝다. 물 속을 보지 않고 미끼만 던져 놓고 월척을 기대하는 기획사는 공연계에서 방출되어야 한다. 콘서트 주체인 가수들 또한 상업주의식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탕주의로 높은 개런티를 요구하는 가수들은 누구를 위한 공연인지 되짚어야 한다. 진정한 라이브와 연출의 향연인 공연 수준을 알아보는 팬들의 안목이 높아진 점도 깨달아야 한다. 노래 몇 곡과 개인기로 채우는 공연은 특색도 없고 감동도 없다. 골수 팬만을 위한 팬 미팅 수준의 공연은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의 발을 붙잡아 두기엔 한계가 있다. 참신한 기획과 색다른 볼거리는 관객을 위해 준비해야 할 필수 요건이다. 콘서트 소비자인 관람자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내실 있는 소규모 공연은 뒤로한 채 대형 공연에만 지갑을 여는 행태도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문화 소비로 옥석을 가리고 향유할 때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공연은 가요계를 불황의 늪에서 건져낼 대안의 하나이다. 공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때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이 살아 남을 수 있다. 누구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기획자, 가수, 관람자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콘서트를 기대해 본다. 조상범 음악채널 KM PD chosb77@cj.net
  • [씨줄날줄] 기호 가나다/임태순 논설위원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서로 뜻이 통하지 않아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바가 있어도 마침내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이가 많다.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글자를 만들었다.”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은 서문에서 한글의 철학적 배경이 위민사상에 있음을 밝혔다. 한글의 우수성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선 ㄱ,ㄴ,ㄷ 등 글자를 만든 원리와 형태를 자세히 밝힐 정도로 과학적이다. 외국인들도 한국말을 배우기는 어려워도 글자가 되는 원리나 발음 등은 금방 깨치게 된다고 말한다. 이미 있는 문자가 아닌 새로운 것에서 글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란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언젠가 국립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구내 매점에서 한글문양의 우산을 보고 깜짝 놀랐다. 노란 바탕에 아로새겨진 ㄱ,ㄴ,ㄷ,ㄹ,ㅇ 등 한글의 자음은 독특한 조형미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아 한글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그후 한글문양이 새겨진 지갑이나 가방 등을 자주 보게 된다. 독일의 한 백화점에서는 훈민정음 글꼴을 전시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한글의 디자인으로서의 빼어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글꼴을 다양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글의 기초가 되는 가, 나, 다…는 순서를 정하는 데에도 자주 쓰인다. 학교 다닐 때 번호는 이름의 가, 나, 다순으로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도 가, 나, 다 순이 적용됐다. 새로 중선거구제가 도입되면서 한 정당에서 복수의 후보자가 나오자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별 고유 숫자에 후보자 이름의 가, 나, 다순으로 투표용지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묘한 조화를 부렸다. 많은 사람들이 제일 앞에 있는 사람에게 기표를 하는 바람에 이름이 빠른 사람이 무더기로 당선됐다. 그래서 지방의원은 이름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좀더 짚어보면 이는 주민들이 주권행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후보자와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지 않고 그저 앞에 있는 사람에게 표를 찍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묻지마 투표였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세종대왕이 어리석은 백성을 구하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는데 500년이 지난 지금도 백성들은 여전히 우매한 모양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응원복·도구는 ‘우승감’ 멋도 내고 신명도 낸다

    응원복·도구는 ‘우승감’ 멋도 내고 신명도 낸다

    독일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큰 건물마다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고, 레코드 가게 앞에선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마음은 벌써 4년 전 붉게 물든 서울 광화문 거리 한 복판에 있는 것 같다. 설레는 맘이 크지만 기대도 크기 때문인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때 만큼 잘할 수 있을까, 그 만큼 열기가 뜨거울까, 그 감동을 또다시 느낄 수 있을까. 4년전 우리는 ‘역사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진리를 길거리 응원에서 직접 실천했고, 이를 찾아냈다. 그것도 기쁘고도 아주 즐겁게…. 이 번 축제때도 거리에 ‘뛰쳐 나와’ 밤길 응원 축제에 동참해 보자. 힘껏 “대∼한민국”을 외치면 또다시 기적은 일어날 것이다. 달랑 붉은 티셔츠 하나 입고 나와도 좋겠다. 2006년 이 여름, 대한민국 땅의 응원 문화는 이제 ‘패션’의 한 축으로도 불릴 만큼 변화돼 있다. 한벌에 5만원 정도의 명품 티셔츠도 나와 있지만, 중국에서 만든 응원 용품도 매장에 많이 원정와 있다. 올해의 특징은 독일과의 시차로 경기가 밤에 열려 야광용품들이 많아진 것이다. 집 근처 매장이나 홈쇼핑에 나온 응원용 도구를 구입해 축제 동참을 준비해 보자. 매장엔 ‘붉은 티셔츠’를 앙증맞게 입고 소품을 단 월드컵 강아지 인형들도 나와 벌써부터 응원을 준비 중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2년 6월, 서울 월드컵 땐 모두가 흰색 ‘Be the REDS’가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장식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같은 디자인, 같은 색의 응원복을 입은 채 16강,8강,4강 진출에 흥겨워했다. 세계적 통신사들은 ‘붉은악마’의 응원 물결을 ‘신선한 충격’으로 긴급 타전했다.2006년 월드컵 시즌,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렸던 날이면 어김없이 4년전과 비슷한 응원 열기로 가득찼다. 이번 월드컵엔 응원 도구가 보다 다양해 졌다. 개성 강조가 특징이다. 응원 도구를 고르는 눈도 상당히 까다로워져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을 골라 ‘월드컵 멋쟁이’가 되어 보자. 유통업체마다 ‘붉은색 열전’이 뜨겁다. 매장마다 특색있는 문구가 새겨진 붉은 티셔츠와 모자, 팔찌, 두건 등 다양한 응원 도구들이 내걸렸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명품 응원복’ 등장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던 이탈리아 국적의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응원 티셔츠가 나왔다. 주인공 ‘안토니오 베라르디’는 “져서 안타까웠지만 한국인들의 축구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의 선전을 희망하는 마음에서 응원 티셔츠를 디자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티셔츠는 언뜻 보면 여성스러운 꽃무늬로 보이지만. 그 안에 한국을 대표하는 태극 무늬, 지구본,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축구 선수들이 숨어 있다.2006장을 한정 판매하며 명품관이스트 3층 ‘안토니오 베라르디’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4만 9000원. 삼성테스코홈플러스는 전 매장에서 대한축구협회(KFA)가 지정한 월드컵 공식 티셔츠와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를 비롯해 각종 응원용품, 운동복 등을 모아놓고 판매한다. KFA 공식 ‘Again Dream’ 티셔츠(9900원),‘Be The Reds’ 티셔츠(1만 4800원) 등이 있다.6월 말까지 Again Dream 티셔츠를 사면 롯데시네마 영화 티켓 1장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인터넷 장터 엠플(www.mple.com)에서 판매되고 있는 월드컵 티셔츠 종류만 수십여 가지. 이 중 붉은악마 공식 티셔츠인 베이직하우스의 ‘레즈 고 투게더’(Reds,go together)는 가장 판매량이 많다.1만 9900원. 꼭짓점 댄스를 그려 넣은 김수로 꼭짓점댄스티(9900원)도 인기다. 어린이들에겐 두건, 망토, 머플러로 쓰다가 동전 지갑으로 변신하는 ‘월드컵 동전지갑’(4900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이색응원열전’을 열고 기발한 응원 소품을 모았다. 축구공이나 태극 모양의 모자(3000∼7000원)는 어린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쓰기에 알맞다. 붉은악마 가면(3900원)과 붉은악마 머리띠는 아이들이 쓰면 앙증맞다. 응원 장갑은 박수를 많이 쳐서 손바닥이 아프지 않게 보호해 주는 효과도 있다. 가격은 1만원선. 또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를 주문하면 티셔츠에 새겨준다. ●밤에는 호랑이가 어흥 나오는 야광티 불티 옥션에서는 경기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진행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야광’ 아이템이 불티나게 팔린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새겨져 빛을 발하는 ‘월드컵 응원 야광목걸이’(4300원),‘꿈은 이루어진다’란 글씨가 야광으로 빛나는 야광 팔찌, 축구공의 홈에 야광찌를 끼우면 6∼7시간 동안 발광이 지속되는 야광 축구공(2만 9800원), 뿔 양쪽에 불이 번갈아가며 반짝거리는 야광램프 붉은악마 머리띠(3000원)가 대표적이다. 홈플러스의 트윈티셔츠(일반 1만 4800원·야광 1만 9800원)는 티셔츠로도 입을 수 있고, 머리에 두건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야광용의 경우 티셔츠 앞면 하얀색 호랑이가 밤에 빛을 발한다.4장을 사면 응원용 두건을 증정한다. G마켓(www.gmarket.co.kr)에서는 이벤트 상품으로 ‘미니 음성변조기’(6900원)가 눈길을 끈다. 손바닥 크기의 미니 사이즈로 10가지 목소리로 변조할 수 있어 색다른 응원 도구로 제격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길섶에서] 돌아온 지갑/이목희 논설위원

    고교에 다니는 둘째아이가 시무룩해서 들어왔다. 마을버스에 지갑을 두고 내렸다는 것이다. 많은 돈이 들어 있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중요하게 여기는 내용물이 꽤 있었던 듯싶다. 저녁에 버스회사에 전화를 걸었으나 신고된 분실물은 없다고 했다. “기다려 보자. 우리 사회가 그 정도는 돌아오는 수준이 되지 않았겠느냐.”며 달래보았다. 그러나 “기대 않는 게 좋겠어요. 누가 주웠어도 귀찮아서 주인을 찾아 주겠어요.”라고 포기하는 눈치였다. 내용물보다 아이의 사회교육을 위해 지갑이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다음날이 휴일이어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지갑을 주웠는데….”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아이의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그분 집 근처로 가니 중절모를 단정하게 쓴 여든 안팎의 노신사가 나왔다.“연락처를 찾으려고 고생 좀 했소.” 지갑에 전화번호가 없어서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 서점을 통해 물어물어 연결을 했다는 것이다. 준비해간 음료수 박스를 드리니 한사코 거절했다. 억지로 맡기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지금 곳곳에서는 아이들이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며 관람할 수 있는 체험전이 많이 열리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대한민국에서 한국과학 교육의 밑거름이 될 체험전을 소개한다. 잘 기획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과학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현장을 찾아간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온갖 물건이 뒤섞여 있어 산만한 것은 물론 쌓아놓은 물건들이 언제 쓰러질지 몰라 위험하기까지 한 상황에서 정리정돈과 함께 일의 능률까지 높이는 공간으로 바꿔준다. 비싼 샹들리에는 와이어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멋진 차양도 포장지로 저렴하게 만드는 민경선 주부의 초절약 인테리어 비법을 배워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200만원짜리 피부 마사지 10회 이용권을 10개월 할부로 결제한 여자. 하지만 피부 관리실의 서비스는 처음 계약할 당시 실장이 했던 구두 약속과는 사뭇 다르다. 마사지 시간이 짧아지는 등 점점 엉망이 되어 갔다. 서비스에 불만이 생긴 여자는 남은 회차만큼의 환불을 요구하는데….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기훈은 은주를 찾아가 하소연한다. 뭔가 눈치를 챈 은주는 기훈에게 희수를 다시 부르라고 하지만, 태희까지 신경이 쓰여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기훈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태경은 큰 맘 먹고 은민에게 임신이 아니고, 아버지도 그 사실을 알았다는 말을 전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천의 목소리로 70,8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목소리의 연인’김세원을 만나본다. 미국 카네기홀이 선정한 세계 3대 피아니스트 서혜경. 서혜경을 세계적 인물로 키운 어머니 이야기 등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로 남고 싶다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음악인생 40년을 들여다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후는 옌볜에 간 줄 알았던 국화를 도로 한가운데서 만나게 된다. 얼떨결에 윤후의 차를 얻어 타게 된 국화는 지갑을 놓고 온 윤후에게 기름값을 꿔준다. 한편, 백화점으로 쇼핑하러 온 윤지는 주부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명혜를 보게 된다.10년 만에 만난 모녀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다투고 만다.
  • 분실 체크카드 부정사용 피해 신용카드와 동일한 보상 적용

    김모씨는 자신의 지갑을 훔쳐간 사람이 체크카드를 부정 사용하자 A카드사에 보상신청을 했다.A카드사 상담직원은 “체크카드는 현금을 잃어버린 것과 같아서 40∼50%밖에 보상이 안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 상담직원의 설명은 틀렸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체크카드는 본인을 확인할 때 신용카드처럼 서명확인방식을 쓰고 있어 신용카드와 보상기준을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실이나 도난시점으로부터 60일 이전까지는 회원의 귀책사유가 없으면 카드 가맹점에서 사용된 액수에 대해서는 가맹점에서 서명확인을 제대로 했는지를 따져 회원에게 보상을 해 준다. 그러나 CD기에서 현금이 인출된 경우에는 비밀번호가 누설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보상받을 수 없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현금이 바로 빠져나가 사고 위험이 더 큰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1일 사용 한도가 200만∼300만원으로 정해져 사고발생시 손해범위도 작다.”고 설명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타임, 아시아 대표적 명소 소개

    타임, 아시아 대표적 명소 소개

    올 여름 휴가를 앞두고 아시아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권할 만한 명소는? 매년 ‘베스트 오브 아시아’를 선정해오고 있는 시사주간 타임 아시아판은 22일자 최신호를 통해 마음과 몸에 휴식을 선사하고, 영혼을 돌보는 데 좋은 휴양 명소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파크 하얏트 호텔 등 24곳을 소개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알몸으로 대도시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소개됐다.1년 전 개장한 이 호텔은 전체 건물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서울의 비즈니스 중심지 강남을 통째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삼면이 유리로 된 욕실은 중독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안겨줄 것이라고 타임은 소개했다. 박물관에서나 만날 법한 중국 현대 미술의 걸작들을 구경할 수 있는 홍콩의 랭함 플레이스 호텔도 ‘호텔을 가장한 예술 갤러리’로 뽑혔다. 방글라데시의 국회의사당은 아시아의 아이러니를 함축한다. 민주주의가 제멋대로 돌아가는 이 나라에서 가장 우아한 국회 건물이 인공 호수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위한 건물로 꼽힌 이 국회의사당은 ‘침묵과 빛의 건축가’로 불리는 루이스 칸의 필생의 역작이다. 칸은 1959년 설계를 시작했지만 건물이 완공된 82년까지 살지 못하고,74년 사망했다. 부흥하는 인도 경제를 체험하고 싶다면 인도의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된다. 에어 데칸, 스파이스젯, 고에어 등 3개의 저가 항공사가 출범해 기차보다 값싼 항공권으로 경쟁하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타보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현지인들과 함께 무뚝뚝한 여승무원, 연착하는 비행기를 참다 보면 새로운 인도를 만날 수 있다. 영혼을 위한 최적지로 소개된 일본 시즈오카의 이즈 고겐 완완 호텔은 견공(犬公) 전용 스파시설까지 갖췄다. 도쿄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이즈 반도에 위치한 이 호텔의 하루 숙박료는 150달러지만, 개는 단돈 4달러다. 야외 온수 풀에서는 개를 위한 구명조끼를 5달러에 빌려 준다. 개는 주인과 함께 마사지를 받고, 뷔페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분실물 보관소는 냉소주의를 치료할 수 있는 장소다. 지난해 도쿄에서는 25만여개의 지갑이 분실 신고됐는데,19만여개가 분실물 보관소에 들어왔다. 도쿄 지하철 분실물 센터에서는 10만여개의 휴대전화 중 9만 5000개가 주인 손에 돌아갔다. 태국 푸껫의 수린 해변에 있는 레몬그라스 하우스는 90가지 이상의 자연향을 판다. 베이컨룸 스프레이 향, 몸에 바르는 고디바 초콜릿, 사해 진흙,24캐럿 금박 등 온갖 진기한 향기와 느낌을 구입할 수 있다. 중국 단둥(丹東)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진 북한을 관찰할 수 있어 마음을 위한 명소로 추천됐다. 단둥의 야루강 너머 북녘 신의주에는 초록색 군복을 입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는 병사들을 볼 수 있다. 낡은 공장 굴뚝에선 시커먼 연기가 피어 오르고 밤이 되면 기괴할 정도로 어두워진다. 대조적으로 단둥은 한국의 전자제품들이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고 휘황찬란한 나이트클럽 불빛이 일렁인다. 북한을 좀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모터보트를 타거나, 행상들에게 지도자 배지를 비롯한 자질구레한 북한 장신구를 구입할 수도 있다. 또 한때 형제 같았던 중국과 북한이 지금은 어떻게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예외적으로 타이완에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잡지 한셍이 선정돼 눈길을 끈다. 독자들이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표지 디자인을 고정시키는 출판계의 관행을 혁파해 잡지를 낼 때마다 표지는 물론, 판형도 들쭉날쭉해 쪽마다 크기가 달라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타이베이를 여행하면 반드시 구해 들춰볼 필요가 있다고 타임은 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재테크 칼럼] ‘체리 피커’ 이젠 대접 못받는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이용자는 주민등록번호 기준으로 약 2360만명에 이른다. 통상 카드소지자는 1∼3개의 카드사와 거래를 하고 있지만, 전체 카드소지자의 30% 정도는 4개 이상의 카드사와 거래하고 있다.8장 이상을 갖고 있는 사람도 70만명에 이른다. 최근 한 카드사의 광고 중 ‘좋은 카드 하나만 쓰기’는 신용카드가 주는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2개 이상의 카드사와 거래하는 카드소지자는 평균 10%가 감소했지만, 한 카드사만 거래하는 소비자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10%나 증가했다.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자사의 기존고객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쟁사의 VIP고객 끌어오기 등 우수회원 유치경쟁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카드 마케팅의 중심에는 리스크관리를 기반으로 하는 타깃 마케팅과 ‘기브 앤드 테이크(주고 받기)’ 원칙이 철저히 적용된다. 많은 사람들은 지갑 속에 여러 장의 카드가 꽂혀 있지만 정작 사용할 때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고, 신용이 높게 축적돼 카드사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카드를 선택한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전부 이용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재테크는 없을 것이다. 카드 사용이 교통요금 결제에 한정되거나 놀이공원 무료입장 및 자유이용권 할인서비스, 주유할인 서비스, 무이자할부, 이동통신요금할인 등 카드사가 우수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부담하며 제공하는 서비스만 골라 이용하는 고객이 있다. 이들을 ‘체리 피커(Cherry Picker)’라고 부르는 데 요즘 카드사들은 알짜 혜택만 누리고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을 철저히 배제한다. 카드사의 로열티 마케팅 프로그램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물론 ‘디마케팅(고객 정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카드고객으로서 유용한 서비스를 얻기 위해서는 소비의 적정 수준을 카드로 결제함으로써 최소한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자기 신용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받고, 거래 카드사에 대해 가치 고객임을 주장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아쉽지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카드를 선택하고 그 카드로 거래를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때가 된 것 같다. 아무리 훌륭한 카드 상품이라도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가맹점마다 판매상품, 거래고객의 특성, 영업방식이 다르다. 최근 카드사들은 가맹점과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희망하고 있다.신용카드를 취급하는 가맹점으로서 판매촉진을 고려하고 있다면 자신들의 고객 성향을 알고 있는 카드사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모색해 보는 것도 중요한 카드테크가 될 것이다.
  • 백화점 “고객공간 확 늘려”

    “쇼핑만 하라는 마케팅은 생명을 다했다. 매장에 실용적·문화적 공간을 더 만들어 고객 발길을 잡아라.” 백화점들의 전통적 고객끌기 마케팅 전략이 크게 바뀌고 있다.1층에 화장실을 두지 않거나 내부공간에 창문·시계를 없애던 ‘전통적 카지노식 마케팅’을 벗어던지고 있다. 반면 에스컬레이터 상·하행을 같은 쪽에 두거나 동선을 감성적인 S자형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엔 가구매장에 침대, 책상을 설치한 모델하우스도 등장했다.●‘3무’벽시계·창문·1층화장실 설치 전통적 마케팅기법인 벽시계·창문·1층 화장실을 두지 않는 ‘3무’를 없애는 업체가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는 화려한 매장 전등이 바깥에서 들여다 보이도록 통유리로 처리했다.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미아점 정문과 후문에 시계를 설치했고, 압구정본점과 신촌점에는 1층 화장실을 배치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안양점·분당점도 1층 화장실을 설치했다. 매장은 밝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는 150w짜리 전구에서 70w짜리로 바꿔 어둡게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5층 영캐주얼매장 조명을 줄였다.●쇼핑동선은 순환이 잘되게 백화점들은 그동안 쇼핑 동선을 ‘미로’처럼 만들거나 전체 매장을 ‘바둑판’ 모양으로 꾸몄다. 고객들이 매장에 오래 머물거나 매장을 한눈에 보게 하면서 지갑을 더 열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같은 전략이 확 바뀌고 있다.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은 영캐주얼 및 남성의류 매장을 중심으로 동선을 ‘S자형’으로 바꿨다. 지난해 8월 오픈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은 3층에 시골적 정취의 ‘대나무 오솔길’을 만들었다. 문병관 현대백화점 인테리어팀장은 “동선 변화의 키워드는 고객 중심”이라며 “오솔길형이나 S라인처럼 상품 특성을 감안한 감성 마케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행 에스컬레이터가 같은 쪽에 설치된 곳도 새 매장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명동 신관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상행선과 하행선을 같은 쪽에 설치했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이 오래 머물기보다는 순환이 빠른 게 오히려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가구매장에 모델하우스 롯데백화점 본점 가구매장에는 지난 12일 모델하우스가 들어섰다. 이곳에 침대, 책상, 커튼 등을 설치해 고객이 보다 세세히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현대백화점 생활용품매장에도 모델하우스를 설치했다. 식품매장에는 요리강좌도 열린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하 1층 식품매장에 ‘쿠킹 스튜디오’를 열고 매일 2종류의 메뉴 강좌를 하고 있다. 숙녀의류 매장에 구두 전문숍과 핸드백 전문매장, 모자 매장을 군데 군데 넣었다. 고객의 눈에 쉽게 띄게 하는 ‘매칭숍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금싸리기 공간을 고객품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층마다 공간을 내 쇼파와 탁자를 두었다. 쇼핑에 지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애경백화점 구로점은 지난달 28일 5층 행사장을 어린이를 위한 애경키즈홀로 바꿨다. 연간 80억원의 매출 손실을 감수한 결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월 2억원의 매출을 감내하면서 본점 7층의 완구매장을 유아 휴게공간인 `보보라보´로 꾸몄다. 이밖에 그동안 입점이 어려웠던 스파 등 고급 휴식공간도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지난해 8월 스파 ‘스킨 앤 스파’와 연예인 사이에 널리 알려진 미용실 ‘이경민 포레’를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에는 피부과·치과·한의원도 들어섰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그래도 스승의날…정성담긴선물 어떨까?

    그래도 스승의날…정성담긴선물 어떨까?

    얼마전 한 유통업체의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없어질 것 같은 기념일은 ‘스승의 날’이라는 씁쓸한 결과가 나왔었다. 스승의 날은 촌지 문제 등으로 인해 언제부턴가 ‘피하고 싶은 날’이 돼버렸다. 그러나 스승의 날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이 날 작은 정성을 담은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통업체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너무 비싼 선물로 기쁜 마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을 안겨드리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현대백화점 감사의 마음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일명 ‘퍼포먼스 티셔츠’를 기획해 지난 9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퍼포먼스 티셔츠’는 선생님용, 학생용 2종류로 선생님용에는 선물을 담을 수 있는 9개 주머니를 티셔츠 앞면에 달았다. 카네이션, 사탕, 초콜릿, 편지 등을 넣을 수 있다. 학생용은 앞면에 ‘365 I love teacher’ 문구와 하트(♥) 모양을 새겨 넣었다. ‘아홉주머니 티셔츠’는 1만 5800원, 학생들이 입고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아이러브티처 티셔츠’는 9900원으로 15일까지 현대백화점 미아점 지하 학생복 행사장과 인터넷 쇼핑몰 H몰(www.hmall.com)에서 판매한다. 50명 이상 단체 주문 또는 학급 단위로 구매할 때는 10% 할인해 준다. ●그랜드백화점 전점에서 스승의 날 15만원 이상 구매시 구매액의 7%에 해당하는 그랜드 상품권을 증정한다. 일산점은 단체로 선물 10세트를 구매하면 1세트를 추가로 주고,10만원 이상 구매시 영화관람권 2장을 준다. 스승의 날 선물용으로는 피에르카르댕과 아널드파머 손수건과 향수 세트를 1만 7000∼1만 8000원에 판매한다. 가파치, 우마노, 카운테스마라 등에서는 넥타이, 지갑·벨트세트를 1만 9000∼12만 8000원에 판다. ●GS마트 ‘감사선물 모음전’을 16일까지 실시한다. 신사·숙녀용 손수건 4500∼8800원, 넥타이 균일가 9800원, 드레스셔츠 7800∼1만 2800원. 건강식품인 대상 웰라이프 오메가3는 4만 7600원이다. 이색 행사로 눈길을 잡는 곳도 있다. ●도미노 피자 5월 한달 동안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공동으로 미혼 남녀 선생님에게 무료 미팅 이벤트를 주선한다. 미팅을 신청한 학급에는 피자파티를 열어준다. 참가를 원하는 미혼의 선생님 또는 선생님의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도미노피자 홈페이지나 듀오 홈페이지의 ‘선생님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코너에 사연을 올리면 된다. ●한국코카콜라 환타 개그맨 박명수씨가 1일 수업을 하는 ‘드림 티처(Dream Teacher)’ 행사를 갖는다. 이달 말까지 환타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사연을 올리면 1개 학급을 선정한다. ●롯데제과 서울지역 선생님들에게 목캔디를 돌린다. 목을 많이 사용하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뜻이다. 행사 품목은 목캔디 통타이프(2000원·통)로 교탁이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먹기 좋은 제품이다. 뚜껑에 “사랑해요 선생님”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포장은 카네이션을 소재로 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길섶에서] 입담과 장수/이목희 논설위원

    올해 초 돌아가셨음에도 자주 화제에 오르는 원로 정치인이 있다. 미수(米壽)에 이르도록 보여준 건강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타계 전날까지 테니스를 즐기며, 유연한 폼으로 중년층의 기를 꺾곤 했다. 그가 기억되는 이유는 또 있다. 호쾌한 음주와 거리낌 없는 입담. 유명을 달리하기 직전 자택을 찾았던 한 인사.“술상을 차리라고 하더니 정말 잘 드시더라.” 생전에 이용했던 호텔 헬스클럽에서도 꽤나 시끌벅적했었나 보다.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대부분의 정·관계 인사들은 그 앞에서 머리를 들지 못했다. 특히 “정치 제대로 하라.”고 야단을 치니, 모두 슬슬 피했다고 한다. 원로 정치인이 세상을 떠나자 헬스클럽 회원권 가격이 훌쩍 뛰었다는 농담이 나돈다. 원로 정치인의 장수비결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운동, 활발한 사회활동, 원만한 부부관계는 상식선의 얘기였다.“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입담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이가 있었다.‘지갑은 열고, 입은 닫아야 어른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그대로 하면 ‘점잖은 노인’이란 평을 들을지는 몰라도 장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다시 문 연 가장 비싼 파출소

    “아저씨, 저 소매치기 당했어요. 빨리 좀 잡아 주세요. 지갑에 돈도 많이 들었는데….” 어린이날로 서울 명동일대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던 5일 오후 4시,20대 여성 두 명이 급하게 파출소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곧 이어 20여분 뒤 다른 20대 여성 두 명이 들어와 똑같은 신고를 했다. 명동 일대를 순찰하던 경찰관과 의경들에게 긴급 무전이 타전됐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파출소’인 명동파출소가 2년8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고 치안 중심으로 부활했다. 명동파출소는 2003년 8월 파출소가 통폐합되면서 사라졌다가 최근 파출소를 다시 두기로 하면서 1000여일 만에 ‘신장개업’을 했다. 그동안에는 경찰이 2인1조로 대기하는 치안센터로 쓰여 왔다.●하루 유동인구 100만… 미아발생 많아 낮 12시쯤, 열 한살 초등학생이 울면서 들어왔다. 어린이날 선물을 사러 나왔다가 엄마를 잃어 버렸단다.“휴일 명동의 유동인구는 100만명이 넘습니다. 미아나 소매치기 신고가 정신없이 들어오지요.”양몽용 파출소장은 오후 4시 이후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방을 등 뒤로 멘 젊은 여성과 쇼핑에 심취한 일본인 관광객이 타깃이 된다고 했다. 관할구역은 명동과 회현동·남산동 일부. 유동인구는 엄청나지만 관내 상주인구는 2497명뿐. 파출소 직원이 26명이니 경찰 1인당 주민 100명꼴로 적은 편이다. 오전에는 이택순 경철청장이 찾아와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청장은 “관광객이 많으니 외국어 연습 많이 하고 화장실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병기해 글로벌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1㎡당 명동 3070만원·가거파출소 272원 파출소의 면적은 16.6평. 평당 최고 2억 5000만원(공시지가는 2005년 1월 기준 1㎡당 3070만원)인 시세를 적용하면 땅값이 41억원이 넘는다. 전국에서 가장 싼 땅에 지어진 파출소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가거파출소. 이곳의 공시지가는 1㎡당 272원에 불과하다. 명동파출소 1평 가격이면 가거도에서는 11만 2867평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보증금 2억에 월세 900만원 받을 자리”부동산중개업자 강해근(80)씨는 “부지의 폭이 좁고 삼각형 모양이라 건물 짓기 좋은 땅이 아니지만 위치가 좋아 적어도 보증금 2억원에 월세 900만원을 족히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에 거주하는 정진석 추기경은 파출소의 재개소를 두손 들어 반겼다.“명동파출소가 다시 문을 열어 심야나 새벽에 성당에 오는 신도와 외국인들이 한결 마음을 놓게 됐다. 명동 주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드린다.”고 특별히 경찰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1966년에 세워진 명동파출소는 예전부터 격무 때문에 악명이 높았다. 한 직원은 “바쁜 낮 일과가 끝나면 취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야간업무가 기다리고 있지만 문화1번지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5월 ‘선물고르기’ 올가이드

    5월 ‘선물고르기’ 올가이드

    날짜가 다가오면 신경쓰이고, 고를 때 고민되고, 지갑을 열어 돈을 낼 때 마음이 쓰리다.줄 때는 뿌듯하고, 받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고, 두고두고 잘했다고 스스로 토닥이게 하는 것. 바로 선물이다.5월에는 챙길 날들이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마음의 선물’이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크지만, 그래도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주지 않으면 허전하고 미안하다. 부담되지 않으면서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선물, 뭐 없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어린이날… ‘펀펀’한 것 고르자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은 거창한 것보다는 아이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웃음과 재미,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 선물의 스테디셀러, 인형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 만점의 선물은 바로 인형. 특히 너무나 완벽한 몸매로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는 바비인형은 여자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선물 리스트에서 늘 상위를 차지한다. 미용세트, 화장세트 등 꾸미는 재미가 더하는 제품도 많이 나와 있다. 이외에 포근함을 안겨주는 커다란 곰 인형이나 아이 키와 비슷한 인형도 아이의 관심을 끈다.85㎝ 크기의 여자아이 인형은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손 부위에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붙어 있어 아이가 친구처럼 여기며 편하게 가지고 놀 수 있다. # 독서로 사고력을 키워요 논술력, 이해력, 상식 등을 키워주고 정서발달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독서. 어린이 도서를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사이트를 이용해 아이에게 좋은 책을 미리 알아보고 선물해보자. (사)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book.org)는 새로나온 책과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어 소개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www.childrenbook.org)는 자료실 메뉴에 추천도서와 가감없는 평가를 올려놓아 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 글나라독서교육연구소가 운영하는 글나라(www.gulnara.net), 맞춤도서대여서비스와 독서교육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북랜드(www.ibookland.com)에도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어린이날 선물 이벤트를 진행하고, 어린이도서를 초특가로 판매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다. # 공부야, 장난감이야 요즘은 놀이도 학습의 일종이다.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장난감이 많이 나와있다. 물건을 사고 계산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슈퍼마켓 놀이 세트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소리가 나면서 계산이 돼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120여가지 마술을 할 수 있는 마술세트도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세트도 선물로 좋다. 모서리가 둥글고, 향균처리가 된 제품도 있어 입에 넣고 빨아도 안전하다. # 활동적인 아이를 위해 밖은 위험하다며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놀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밖에 나가서도 재미있고, 건강하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선물은 어떨까. 5살 미만의 아이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안전벨트와 쿠션이 있고, 미끄럼 방지페달과 핸들고정장치가 있는 기능성 자전거도 많이 나와 있다. 흔들 시소, 유모차 기능을 겸비한 세발자전거는 3개월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간단한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도 달려 있어 엄마와 함께 하는 외출에 즐거움을 더한다. # 즐겁게 공부해요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학습용 공부상은 한글·영어·한자 등을 써놓은 보드판과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는 화이트칠판이 붙어 있어 다양한 사용이 가능하다. 어린이 높이에 맞춰 다과상으로도 쓸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디지털학습기도 좋다. 많은 학습 컨텐츠가 들어 있어 3세부터 혼자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어버이날… 효를 실천하자 소중하게 키워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그 무엇으로 전할 수 있을까. 오래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켜드리면서 효(孝)를 실천하자. # 건강하게 사세요 늘 건강을 챙겨야 하는 어르신에게 간편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선물을 우선 생각하자. 연골 재생을 도와 관절 건강에 좋은 글루코사민이나 갱년기 장애와 노인성 치매 예방·항산화 작용을 하는 석류가 들어 있는 건강식품도 추천할 만한 선물. 입이 심심한 어르신에게는 간식도 되고, 건강식의 효과도 있는 간식세트를 선물하는 것도 좋다. 홍삼으로 만든 절편, 캔디, 유가, 젤리, 양갱으로 구성된 금산인삼 홍삼선물세트는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간식거리다. 건강식품을 선물할 때는 무엇보다 공인된 제품인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 잘 먹고 잘 살자 웰빙은 거부할 수 없는 생활 스타일. 직접 음식 재료를 만들어 먹는 것은 웰빙 생활의 기본이다. 항암성분이 들어 있고, 노화예방에 좋은 새싹채소를 늘 먹을 수 있는 새싹재배기도 좋다. 물갈이, 재배 기술이 따로 필요없어 누구나 손쉽게 집 안에서 몸에 좋은 새싹을 키울 수 있다. 지방 섭취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올리브유나 포도씨오일 세트도 추천 선물. 특히 포도씨오일은 필수지방산을 공급하는 리놀레산과 천연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기름 특유의 느끼한 맛이 덜하다. # 문화생활을 즐기세요 아들, 딸이 선사한 오붓한 데이트 코스만큼 달콤하면서도 뿌듯한 시간이 있을까.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중견 가수의 디너쇼가 어버이날 전인 6∼8일 사이에 다양하게 진행된다.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귀에 익는 풍성한 노래로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시간. 조용필 콘서트와 함께하는 2박3일 제주도 여행 상품도 있다. 왕복항공, 숙박(2박), 관광(2일), 공연티켓 등이 포함돼 있다. # 아름다운 추억을 드려요 노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효도여행상품도 좋은 선물이다. 나이 지긋한 분들에게는 편히 쉴 수 있는 온천여행이 좋다. 해외라면 비행시간이 짧은 가까운 동남아 여행도 권할 만하다. 길지 않은 기간에 두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오히려 피로만 쌓일 수 있으니, 한 나라 안에서 두 개 도시를 다니는 일정이 적당하다. 부모님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전문 가이드가 여행기간 내내 동행하며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관광명소와 온천욕, 공연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편안하게 쉬세요 지친 종아리와 발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발 마사지기와 족욕기는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도와준다. 발 전용이나 종아리까지 모두 관리해주는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8만원부터 50만원선까지 가격의 폭이 넓다. 부위별로 다른 자극을 주어 마사지할 수 있는 마사지기(1만∼5만원선), 지압 기능과 강약 조절 기능 등으로 편안하게 마사지할 수 있는 원적외선 지압기(5만원선)도 부모님의 건강을 위한 선물로 적당하다. ●스승의 날… 은혜에 보답하자 매해 스승의 날만 되면 촌지, 향응을 주고 받는 행태가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존경하는 스승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나 못한다면 세상이 너무 삭막해지지 않을까. 스승의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을 찾아보자. # 품격을 살리는 만년필 필기도 자주 하고, 학부모 상담 등 다른 사람 앞에서 펜을 사용할 일이 잦은 스승에게 좋은 필기구는 꼭 필요한 소품. 단순미를 선호한다면 깔끔하고 유려한 라인에 금속 재질이 멋스러운 워터맨 카렌 실버나 파카의 래티튜트가 적당하다. 금속의 몸체에 파랑, 빨강, 노랑 등 포인트 색상이 세련된 디자인의 파카 뉴 소네트는 멋을 중시하는 스승에게 선물하면 좋다. 만년필이 남성을 위한 선물이라는 것은 선입견.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워터맨 오다스는 분홍,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상에 마스카라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으로 액세서리로 손색이 없다. # 주변을 맑게 하는 식물 꽃다발은 오래 가지 않고, 난은 좋은 것을 고르려면 가격대가 높아 너무 부담스럽다.‘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 중에 식물만한 것도 없을 듯한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산세베리아, 테이블야자, 싱고니움 등의 화분을 고려해보자. 산세베리아는 음이온 발생량이 많아 전자파를 중화시키고, 공기를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테이블야자나 싱고니움도 집안 공기를 정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키우는 재미도 있어 연령에 관계없이 잘 어울리는 선물이다. 가격도 5000∼1만원으로 작은 정원으로 꾸밀 수 있도록 많이 사도 부담이 없다. # 소중한 추억을 담은 앨범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은 값비싼 것보다 감동의 효과가 크다. 우선 통가죽으로 제작된 고급스러운 느낌의 앨범을 준비한다. 이 안에 과거 스승과 함께 한 수학여행, 소풍 등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간단한 멘트를 하나씩 써넣어 선물한다. 접착식으로 된 것은 원하는 대로 사진을 배열할 수 있고, 메모도 붙일 수 있어 단 하나밖에 없는 선물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 선생님도 피부관리 하세요 사고 치고, 걱정을 끼쳐드려 눈가에 주름만 늘게 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 조금이라도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피부 관리 화장품 세트를 선물해보자.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한방 원료로 만들어진 한방화장품 세트는 피부 자극이 적어 웬만한 피부에 잘 맞는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특가로 판매하고 있어 가격 부담도 덜었다. # 평범하지만 세련된 선물 넥타이는 남성에게 가장 무난하게 선물할 수 있는 아이템. 간편한 선물로 먼저 떠오르면서도 상대의 스타일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고르는 데 쉽지 않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단순히 체크무늬나 무늬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귀여운 캐릭터, 작은 동물 무늬 등을 배열해 다소 화려한 느낌의 타이가 멋스럽다. 색상도 원색을 많이 사용한 것이 교단에서 늘 무서워보이는 선생님의 인상을 환해 보이게 한다. ■ 도움말 및 사진제공:옥션, 인터파크, G마켓, 파카, 워터맨 ■ 개성살린 ‘깜짝 선물’ 준비해볼까 수영장에서 헤엄치는 어린이들, 조카가 좋아하는 피아노,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 튤립 … . 한폭의 그림 같은 케이크들이다. 어찌 한입 베어 물기에는 너무 아깝다 못해, 두고 두고 모셔놔야 할 것 같다. 바라만 봐도 행복하다.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나만의 케이크.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과 같은 특별한 날 이런 ‘깜짝’선물을 받는다면 감동하는 일만 남는다. 남과 똑같은 것을 거부하며 나만의 개성을 고집한다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딱 좋은 선물이다. 좀 바쁘다 싶으면 비용을 들여 ‘주문형 디자인 케이크’를 주문하면 된다. 시간을 낼 수 있고, 나의 정성도 특별하게 담아 내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DIY 케이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어디 케이크 뿐인가. 맛있게 구워낸 쿠키도 웰빙 선물 품목으로 딱 좋다. 입이 심심할 때 손이 가는 과자는 아무래도 방부제, 색소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만큼 직접 구워낸 쿠키 한상자는 그저그런 선물보다 대접 받기 마련이다. # 내가 직접 만드는 DIY 케이크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감사원 길로 가는 길목에 작지만 예쁜 케이크 전문점 J ´s Cake가 있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인데도 이곳에는 ‘DIY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멀리 지방에서 올라 온 이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김미영(군산)씨는 어버이 날을 위해 미리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 튤립이 장식된 꽃밭 케이크를 구워냈다. 김씨는 “얼마전 수영선수인 초등학교 6학년 조카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담은 케이크를 선물했다가 ‘고모 짱’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군산팀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바라는 깊은 마음도 이 케이크에 담았다. 이영숙(당진)씨도 조카가 즐겨 치는 피아노를 케이크로 만들었다. 이씨는 이전에도 조카가 좋아하는 지프차를 케이크로 형상화해 조카로부터 뽀뽀 세례를 받았단다. 이곳에서 나오는 케이크에는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 “펭귄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의 얼굴을 펭귄 모양으로 해 스노보드 타는 모습을 만들어 주세요.”“항구를 배경으로 한 펜션에서 세 커플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담아 주세요.” 다양한 스토리들을 담은 케이크 주문이 줄을 잇는다. 한 일본인도 자신의 성인 산하(山河) 모양이 들어가는 멋진 케이크를 주문했다. 주문형 디자인 케이크 가격은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10만∼50만원. 보통 케이크보다 아무래도 비싸다. 제작 기간은 최소 3일. 넉넉하게 일주일전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 만드는 데 2∼3시간 정도 걸리는 DIY 케이크는 8만원. 주인 전미경씨는 “단순히 먹는 케이크가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특별히 디자인해서 만든 케이크이기에 감동을 주기 위한 선물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02)742-4810,www.jscake.com # 예쁜 아이싱 쿠키 쿠키 위에 설탕도 뿌리고 예쁘게 그림을 그린 아이싱 쿠기는 서울 신사동 아담한 빵집 ‘쿠르’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돌잔치나 결혼식 답례품으로도 잘 나가는 인기품목이 바로 이 아이싱쿠키다.3,4일 전에 주문만 하면 별모양, 꽃모양 등 다양한 쿠키가 뚝딱 탄생한다. 아이들용에는 초코를, 어른들을 위한 쿠키에는 녹차를 많이 사용한다. 쿠키 한봉지에 4000∼5000원. 일본에서 제과·조리를 공부한 자매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특별 제작하는 케이크도 주문 받는다. 어버이 날의 경우 부드러운 녹차 시폰케이크 위에 작지만 우리의 들꽃같은 그림들을 그려내면 어른들 얼굴에 함박꽃이 피기 마련. 성지수 실장은 “받는 사람의 나이와 성별 등을 감안해 아이들에게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어른들에게는 우아한 디자인을 한 케이크와 쿠키를 구워낸다.”고 말했다.(02-542-6287)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美의회, 석유사에 횡재세 부과 추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와 의회가 고유가를 틈타 가격을 담합하면서 떼돈을 벌고 있는 미국의 석유업체들을 제재할 태세다.●부시, 전략유 비축중단 지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미 석유사들이 석유값을 올려 폭리를 취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도록 관계당국에 지시했다고 백악관측이 밝혔다. 고유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일반 소비를 위해 전략적인 석유 비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 지시로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지난해 허리케인이 (남부 해안지역을)강타한 이후 석유사들에 의해 유가 조작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대통령은 에너지부와 법무부에도 유가 불법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출신인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과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는 24일(현지시간) 최근 유가 급등과 관련, 미 석유업체들의 유가 담합 가능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미 하원의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이날 석유업체들의 폭리 여부를 따지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의 조 바턴 위원장(공화)은 성명을 통해 “휘발유 등의 연료비 폭등이 우리의 지갑을 옥죄고 있다.”며 위원회 산하인 감시조사소위에 석유업체들의 이익금 사용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에 이어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고위관계자들이 의회로 줄줄이 소환되는 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알렉 스펙터 위원장(공화)과 칼 레빈(민주) 의원은 엑손모빌 등 메이저 석유업체들에 ‘횡재세(Windfall Tax)’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일부선 석유회사 통합 검토 요구스펙터 위원장은 CNN에 출연,“석유업체들이 담합해 석유공급을 줄이면서 유가가 계속 치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당 경쟁을 줄이기 위해 너무나 많은 석유기업들에 사업권을 허용했다.”면서 “아예 석유회사들을 통합해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회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나선 것은 미 석유업체들에 대한 미국민들의 강한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24일 현재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전국 평균 갤런당 2.90달러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보다 15.5%나 인상된 수준이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석유공급이 부족해 유가 인상이 계속되는 현상이 나타나 석유업체들의 담합에 국민적 의심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유가 인상 덕택으로 미국의 최대기업으로 부상한 엑손모빌이 리 레이먼드 회장에게 약 4억달러(약 4000억원)의 초고액 퇴직금을 지불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미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dawn@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Leisure+α] 한층 더 멋있어진 파라다이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오는 26일, 기존 본관 객실을 대대적으로 새단장하여 선보인다. 미국의 유명한 설계 회사 가이앙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번 리노베이션에 총 260억원이란 막대한 투자를 했다. 재단장을 기념해 새롭게 단장된 본관 딜럭스 룸에서의 1박을 포함하는 ‘새단장 기념 NEW 패키지’를 선보인다. 오는 26일부터 7월13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2인 사우나와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노천온천, 옥외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레스토랑 10% 할인과 환영과일 및 쿠키도 제공된다. 새단장을 축하하기 위한 고급명함지갑을 선물로 증정하며 객실 사정 가능 시, 오후 2시까지 체크 아웃 시간을 연장하여 더욱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딜럭스 룸 가든 전경기준으로 15만원이다.(051)749-2111, www.paradisehotel.co.kr
  • 나, 60억불의 사나이

    ‘600만불의 사나이’가 가고 60억달러짜리 ‘인간 사이보그 시대’가 온다. 학계에서는 인공 망막과 로봇 팔·다리 등 생체공학 기술을 개발하는 비용을 60억달러(약 6조원)로 보고 있다. 인공 망막은 2012년까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팔과 다리는 부분적으로 실용화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등은 인공 망막을 개발, 이미 임상 실험에 들어갔다. 스탠퍼드 대니얼 팔랜커 박사팀이 개발한 것은 지갑 크기의 휴대용 컴퓨터 프로세서와 3㎜ 크기인 빛 감지 칩, 배터리 등이다. 칼텍이 개발한 인공 망막칩을 장착한 시각장애인은 실험에서 ‘컵’ 크기까지 구별할 수 있었다. 인공 망막은 시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첨단 기술이다. 전 세계에서 퇴행성 망막질환인 색소성 망막염으로 시력을 은 사람은 150만명. 노년층도 대상이 된다. UC버클리 호마윤 카제루니 박사는 컴퓨터로 제어하는 부착식 로봇 팔·다리(Bleex·인조 외골격)를 개발했다. 현재 개발된 기술은 배낭 모양의 컴퓨터를 메고 로봇 팔 등을 인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4㎏ 정도의 힘을 가해 90㎏까지 들 수 있다. 알루미늄 재질이다. 군사용으로도 개발 중이다. 럿거스대 윌리엄 크레일러 박사가 연구하는 로봇 손도 정밀하다.‘덱스트라’라는 이름의 로봇 손은 인간의 신경 통로를 통해 기계 손가락을 제어한다. 피아노 연주까지 가능하다. 유럽연합(EU)은 촉각마저 복원할 수 있는 ‘사이버 핸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美 ‘포괄적 해법’으로 전환?

    ‘지갑단속(pocketbook policing)’,‘노리에가식 해법’,‘김정일 위원장 국제형사재판소 기소’. 최근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는, 대북 압박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표적 언급들이다. 석연찮은 자금줄과 인권 문제 등 북한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북한체제 자체를 바꿔보려는 워싱턴의 기류다.●통독·동유럽 변화 이끈 정책으로 北체제 바꾸기?행정부내 독일 통일과 동유럽 체제변화를 주무른 당사자들, 즉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부장관, 필립 젤리코 국무장관 특별고문 등이 암묵적으로 추구하는 북한 문제의 ‘포괄적 해법’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우리 정부내에선 나온다. 지지부진한 북핵협상보다는, 북한정권 목죄기를 통해 민주정부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해법으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언급한 ‘미세한 정세변화’의 핵심내용 중 하나로 해석된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조치로 시작한 대북 ‘돈줄 차단’효과와 관련, 미 행정부는 만족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돈세탁 및 테러리즘 청문회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 정부와 민간부문의’ 포괄적인 대북 불법활동 및 확산 방지 조치들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미쳐 “부정한 현금의 김정일 정권 유입을 옥죄는 성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조치의 파괴력엔 국제협력의 정도가 관건인데 한국과 중국 두 나라도 자신들과도 관계있는 세계 금융체제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에 따라 매우 협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이 좀 더 협력하길 촉구하는 언급으로도 보인다. 앞서 뉴스위크지는 “워싱턴이 전세계적으로 현금차단, 이른바 ‘돈지갑 단속’을 통해 북한 정권을 제대로 압박하는 전략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6자회담이란 틀을 접지는 않되, 북한의 위폐 제조나 마약밀매, 가짜 담배 판매 등 불법활동을 통한 자금줄 차단은 계속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대북 인권특사 활동폭 넓혀 北 몰아붙이기 최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특사가 활동폭을 넓히는 것도 대북 몰아붙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다.그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이슈화할 것을 촉구하고 탈북자를 망명자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지난달 27일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불법행위 등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이민법 개정안이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통과됐다.6자회담 재개 등 실질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오는 9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대북 압박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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