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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확장 1년만에 끝 ‘냄비현상’ 심해졌다

    국내 경기의 순환 주기(사이클)가 매우 짧아져 거시 경제 정책 운용에 부담을 주고 내수를 더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일 발표한 ‘경기사이클 축소의 원인과 해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기의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면서 “경기 사이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냄비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는 경제 지표상 정점을 지나 현재 완만한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기 대비로 본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6%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2%,0.8%로 계속 낮아진 데다, 계절조정 후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 2분기에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또 재고-출하 순환지표에서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확장이 마무리 단계임을 알리고 있다. 경기가 지난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에 하강기에 들어섰다면, 지난해 1분기 저점에서 시작된 경기 확장(회복)기는 고작 1년 만에 끝난 셈이다.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경제 주체들이 실시간으로 투자와 소비를 결정하는 등 경기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세계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단축되는 현상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기가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지적이다.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 사이클의 단명 현상과 관련,“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확대로 본격 경기 위축에 앞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먼저 닫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내수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경기 주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내수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야 한다.”면서 특히 불안 심리 해소를 통한 소비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소비가 지난 2003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일단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경제 안전판이 되고 경기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내수의 중심인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투자를 늘려 이 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수출과 내수의 원활한 순환을 돕고 내수의 ‘힘’을 키우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한때 자외선이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하다고 하여 일광욕이 권장된 적도 있었으나, 피부암을 유발하고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등 피부에 백해무익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철 피부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피부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과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화려한 집 꾸밈 경력을 자랑하는 엄마 이효성 주부. 부부가 아이들을 위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이층집, 가구에서 소품들까지 어느 것 하나 부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직접 만든 침구와 딸 방 가구 리폼비결 등 알뜰한 정보만 모았다.18년 전부터 차곡차곡 만들어온 아이들의 소품도 공개한다. ●맨발의 사랑(SBS 오전 8시30분) 진석은 지갑 속에 숨겨둔 어머니 사진을 꺼내보며 슬픔에 젖는다. 한편, 예림은 다리가 아픈 다연이 걱정되고 전화를 걸어서는 병원에 가보라고 보챈다. 이때 다연이 일하는 김밥집으로 화장품 영업사원이 들어와서는 자기네들 일이 성취감과 돈을 얻을 수 있다고 늘어놓는다. 다연은 혹하는 마음이 생긴다. ●생방송 오늘아침(MBC 오전 8시30분) 명성황후의 증손녀 이홍씨와 그녀의 어머니 독고정희씨. 최근 연기자 선언을 한 이홍씨는 어머니의 남다른 귀족교육으로 어려서부터 황실의 예절을 익혔다고 한다. 지금 그녀가 보여주는 재능도 어쩌면 어머니의 교육 덕택이라는데, 한국황실의 마지막 뿌리를 키워낸 어머니 독고정희씨를 만나본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시아버지의 첫사랑은 바로 친정 어머니. 남편한테 첫사랑이 있다는 것이 결혼 생활 내내 마음에 걸렸던 시어머니는 그 여자가 사돈이라는 것을 알고 이상한 경쟁의식을 느낀다.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당연히 며느리의 몫. 결국 윗대의 애정관계가 아들, 며느리의 이혼으로까지 이어지고 마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해마다 여름이면 기승을 부리는 눈병. 지난 7월 초순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유행성 각결막염, 급성출혈성 결막염 등 전염성이 강한 눈병이 급속도로 증가해 전국에 눈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눈병의 증상·원인과 함께, 건강한 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 오페라 대중 곁으로 ‘성큼’

    ‘마이 퍼스트 오페라’.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를 본 적이 없는 예비 관람객을 위해 기획한 시리즈이다. 자리의 등급 구분 없이 어른은 3만원, 초·중·고 청소년이라면 1만원에 볼 수 있게끔 저가로 관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전성시대를 구가하는 뮤지컬과 달리 한정된 마니아층에 의존하는 오페라계에서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며 파격을 시도했다. 보통 15만원쯤 하는 관람료에 지갑을 열기를 망설이는 사람에게도 활짝 문을 열겠다는 게 국립오페라단의 생각이다. 첫 작품으로 푸치니의 걸작 ‘라보엠’이 뽑혔다.400석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앞좌석을 뜯어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좁혔다. 비록 300석으로 객석이 줄긴 했어도 공연의 생동감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됐다. 공연에는 서울의 구민회관과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 지방의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들을 초청한다.장소에 관계없이 관객이 원하는 곳이라면 작품을 들고가기 위해 이들에게 마케팅하는 시연을 겸한 공연이기도 하다. 국립극장 공연 이후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서울이나 지방 가리지 않을 작정이다. 젊은 마에스트로 김주현이 지휘봉을 잡고 국립오페라단의 상근 연출가 이의주가 무대를 준비한다. 출연진은 한국 오페라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성악가로 구성했다. 올해 정기오디션을 통해 뽑은 소프라노 황지연, 테너 송승민, 베이스 김진추·김민석이 무데에 데뷔하며 상근단원 바리톤 김동식·김동원·오승용, 베이스 함석헌이 무게를 더한다. 8월 12,13,15,1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총 5차례 공연. 좌석 등급이 없으므로 빨리 예매하면 선착순으로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다.1588-7890.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사설] 자영업자 과세 더욱 강화해야

    올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79억여원의 수임료 수입을 올리고도 1억원만 신고한 변호사에게 종합소득세 45억 8000만원이 부과됐다. 또 전문직 자영업자 42.8%, 기타 자영업자 54%가 소득신고를 누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망이 그만큼 느슨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유리알 지갑’인 봉급 생활자와 자영업자 간의 조세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조세연구원이 그제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내놓은 ‘세원 투명성 제고방안’은 이러한 과세 불공평 문제를 해소하고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한 종합처방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은 성형·미용 수술이나 보약 구입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는 ‘당근’으로, 고소득 전문직 등 자영업자에게는 사업용 계좌 개설을 의무화하고 제재조항을 신설하는 등 ‘채찍’으로 접근하고 있다. 목표는 6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세제 개편안에 포함시킬 부분을 선별할 방침이라지만 벌써부터 의사·변호사 등 관련 단체의 반발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몇 차례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입법과정에서 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엔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자영업자 세원 노출 방안을 반드시 제도화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서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는 축재 과정에서의 정당성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와 가장 낮은 출산율로 2010년까지 32조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 등 재정의 지출구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탈루세원 포착, 조세감면 축소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이상 자영업자 세원 발굴 강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 조세 형평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 의사·변호사등 탈세 뿌리뽑는다

    의사·변호사등 탈세 뿌리뽑는다

    27일 조세연구원이 발표한 ‘세원투명성 제고방안’은 개인사업자들이 소득을 낮춰 신고, 사실상 세금을 탈루해 온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과세당국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리알 지갑’으로 불리는 근로소득자에 비해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이 훨씬 높음에도 세금을 적게 내 국민의 조세저항이 적지 않은 사실을 감안, 고소득층 전문직을 1차적인 과세 타깃으로 삼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 개인 사업자 499만명 가운데 과세당국이 소득자료를 보유한 자영업자는 87%인 436만명이다. 이는 소득자료가 있는 근로소득자의 비율 7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자영업자 436만명 가운데 제대로 장부에 기장했거나 추계 신고한 자영업자는 213만명으로 49%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과세미달이나 미신고자로 자영업자 과반의 소득파악이 안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조세연구원은 현금대신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의 사용을 유도하고 소득공제를 통해 자영업자와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이 노출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또한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거나 제때 내지 않는 탈루자에는 징벌적인 가산세를 최대 70%까지 물리면서 성실 납세자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과세당국에 개인의 각종 소득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방안은 이례적이다. 국세청이 금융기관 본점의 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고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험기관과 신용평가기관, 보험사 등의 개인정보도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이는 탈루자에 대한 계좌추적 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자칫 사생활 침해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내용이다. 현재 국세청은 조세탈루 혐의 확인을 위해 금융기관의 특정점포(지점)에 한해서만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본점을 상대로 한 일괄조회도 상속·증여세 조사나 부동산 투기조사,1000만원 이상 체납자 재산조회로 한정했다. 사업용 계좌의 도입은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개인 계좌와 사업용 계좌가 분리되지 않아 과세당국이 계좌를 추적해도 세무조사나 세정자료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만 1∼2년 유예기간을 둔 뒤 복식부기 의무자부터 우선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복식부기 의무자는 연간 수입금액 기준으로 제조업 3억원 이상, 숙박업 1억 5000만원 이상, 부동산임대·서비스업 7500만원 이상이다. 일단 자영업자 53만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에도 복식부기를 의무화해 무조건 사업용 계좌를 개설토록 했다. 특히 모든 의료비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소득파악의 ‘사각지대’로 분류된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한의원 등에 손을 대겠다는 의도이다. 사실 이들 의료기관의 치료항목 가운데 상당부분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 환자들의 부담이 큰 편이다. 이를 악용해 일부 의료기관은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낼 경우 치료비를 깎아주겠다고 제시, 탈루소득의 원천이 되고 있다. 수억원의 수임료를 받고도 소득이 수천만원으로 신고되는 법조계의 현실을 감안, 변호사 수임료를 국세청에 제출토록 한 것도 획기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세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집단적인 반발도 예상된다. 국회에서 변호사법 개정안이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또한 모든 의료비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성형이나 보약, 치과치료 등을 많이 이용하는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세제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다. 이 경우 과세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럼에도 정부와 조세연구원은 징벌적 가산세와 포상금을 통해서라도 탈루행위를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세금을 엉터리로 신고하거나 제때 내지 않으면 가산세율을 현행 10%에서 40∼70%로 높이고 부가가치세 탈루를 막기 위해서도 대형 도매상들로부터 재화와 용역을 매입한 자영업자가 직접 세금계산서를 작성, 세무당국에 신고하는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self-billing)’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금영수증 발급 거부와 탈세 제보에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성실 납세자에는 세부담 증가 상한제를 현행 1.3배에서 1.2배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복잡한 조세감면 대신 표준세액공제제도(15∼25%)를 적용한 성실납세제도의 도입도 추진토록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정일 돈줄은…

    |도쿄 이춘규특파원|“김정일의 돈지갑을 채우는 것은 한·중 무역이나 미사일만이 아니다. 풍부한 광물자원을 노리고 구미의 돈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 투자펀드에 주식, 금, 동구에 파견한 ‘노예(노동자)’….” 뉴스위크 일본판은 26일 발행된 표지이야기를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자금원은 이처럼 다양하다고 전하면서 “국제사회의 일반상식은 북한경제가 피폐하고 군비가 낡아 김 국방위원장이 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5일 북한이 한 발에 최대 1000만달러(약 95억원)나 드는 미사일 7발을 발사, 그 자금이 어디서 조달됐을까에 놀라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의문을 추적했다. 뉴스위크는 김 위원장의 돈지갑을 채우는 자금원으로 ▲유럽의 북한펀드 ▲외국의 광물자원 쟁탈전 ▲탈북자의 해외송금 ▲개성공업단지 ▲동구파견 노동자들 등이라고 소개했다. 북한펀드와 관련, 뉴스위크는 “올해 5월 영국 금융감독기구는 조선반도투자펀드를 인가했다.”면서 “선전도 안 했지만 많은 유럽인 투자가들이 몰려들었다.”고 소개했다.구체적으로 뉴스위크는 “유럽기업의 북한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영국의 석유개발회사인 아미넥스는 2004년 북한 석유자원개발 권리 20년분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중국도 지난해 약 8200억원을 투자, 북한 북부 무산철광의 50년간 채굴권을 획득할 정도로 북한 광물자원 쟁탈전이 뜨겁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조총련계 주민들은 물론 최근에 탈북 주민들도 중국을 통해 북한에 돈을 보내, 외화난을 더는 요인으로 뉴스위크는 지목했다. 한국이 펼치고 있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도 중요한 외화획득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정부가 1만∼1만 5000명의 공장노동자를 러시아, 불가리아 등지로 보내 수입의 55% 정도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명목으로 송금받는 것도 중요한 외화가득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04년 기준 북한의 교역상대국 4위(7.1%·2억 5260만 달러)에 그친 일본이 대북한 경제제재를 단행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뉴스위크는 분석했다.taein@seoul.co.kr
  • ‘가발 부인’ 워싱턴 은행 20곳 털다

    ‘가발 부인’ 워싱턴 은행 20곳 털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일대의 은행 20군데가 정체불명의 여성에게 사기를 당해 화제가 되고 있다.ABC방송은 지난해 9월 이후 이 여성에게 털린 워싱턴 일대의 은행만 20곳에 이르며 이같은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20만달러(약 1억 9000만원)에 달한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과 언론에 의해 붙여진 별명은 ‘가발 부인’. 미국은행협회(ABA)는 그녀를 ‘치밀한 범죄 예술가’로 부르고 있다. 사기당한 은행들의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 용의자 사진을 보면 그녀가 자유자재로 변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사진에선 기품있는 백발의 중년 부인으로, 또 다른 사진에선 최신 유행인 스카프와 모자를 두른 금발 여성으로 나온다. 경찰도 40∼50대 여성으로 추정할 뿐 백인인지 흑인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가발 부인의 수법은 대담하면서도 독특하다. 먼저 그녀는 기품있는 미소를 건네며 은행 창구 직원과 정겨운 대화를 나눈다. 그 다음 자연스럽게 수표를 입금하고 싶다며 훔친 신분증을 내민다.3단계는 창구 직원이 입금 작업을 하는 동안 신분증에 있는 진짜 주인의 계좌번호를 파악한다. 마지막으로 다음날 오전 은행을 방문, 이미 얼굴을 익힌 창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전액을 인출한 뒤 유유히 사라진다. 경찰 당국은 지갑을 잃어버리면 사람들이 신용카드나 수표 분실 신고는 하지만 은행 직불카드는 잘 신고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녀가 한 흑인 남성과 동행한 사진을 확보, 전문 사기단의 일원이거나 여러 공범과 함께 행동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애잔한 시선이 잔상으로 남을 ‘그림’. 극장가에서 조만간 만날 할리우드 멜로 ‘레이크 하우스’의 포스터이다. 남녀주인공 아래 물 위의 집 풍경에서 눈밝은 관객은 금세 알아챌 것이다. 이 영화가 전지현·이정재가 주연했던 ‘시월애’(2000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이란 사실을.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가 새달 31일 국내 개봉한다.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게 2002년이었으니 4년 만에 ‘메이드 인 할리우드’로 되돌아온 것이다. 다음달 엇비슷한 시기에 태국산 리메이크 영화도 개봉한다. 박신양·최진실 주연의 화제작 ‘편지’(1997년)가 태국 여류감독 버전으로 국내에 간판을 건다. 소재가 바닥난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야깃감 사냥에 나섰던 게 4,5년 전. 일본원작 ‘링’‘쉘 위 댄스’ 등에 이어 할리우드식으로 리모델링된 우리 영화를 감상하는 맛은 어떨까. ‘레이크 하우스’의 국내 직배사인 워너브라더스코리아측은 “‘시월애 리메이크작’이란 문구를 포스터 부제로 쓸 것”이라며 “‘시월애’가 20대 초반 관객을 타깃 삼았다면, 주인공이 바뀐 이 영화는 30대 초반까지 관객폭을 넓히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를 내세운 리메이크판이 정작 국내 관객의 지갑을 얼마나 열게 할지 첫 시험대가 되는 셈.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는 이미 현지에서만 4700만달러를 챙겼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무차별 배급 중이니, 고작 50만달러에 원전 판권을 사들인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어마어마하게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 첫 국산영화는 2001년 ‘조폭 마누라’. 이후 할리우드는 끊임없이 한국영화의 소재에 군침을 흘려왔다.‘엽기적인 그녀’‘달마야 놀자’‘가문의 영광’‘광복절 특사’‘선생 김봉두’ 등이 그들.‘엽기적인 그녀’는 ‘My Sassy Girl’이란 제목으로 올 가을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 충무로에선 리메이크작의 귀환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한 제작자는 “한때는 할리우드에 우리 이야기가 팔렸다는 사실이 대단한 뉴스였다.”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로 할리우드의 공습에 한국영화가 무방비 노출된 판에 알토란 같은 우리 콘텐츠가 헐값에 넘어가는 사실이 유쾌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다른 시각도 많다. 작품 자체를 많이 파는 것이 최선이지만, 세계 배급망이 없는 우리 현실에선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콘텐츠 진출의 우회통로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다.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의 김성은 과장은 “리메이크작이 흥행하면 원전에 대한 관심이 뒤따를 뿐만 아니라 원전의 감독과 배우가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지름길로 활용되곤 한다.”고 말했다.‘올드보이’를 사간 유니버설이 박찬욱 감독을 할리우드판 연출자로 고려했던 사례가 그렇다는 것. 하지만 할리우드 촉수에 걸린 국산 먹잇감이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팔려나갈 거란 전망에는 시각들이 일치한다. 싫건좋건 그것이 현실이라면 국내 영화시장의 저작권 개념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는 게 선결과제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정으로 옮겨간 ‘엽기적인 그녀’의 저작권 시비와 관련, 한 해외판매 관계자는 “원작자와 제작사간의 때늦은 권리싸움은 리메이크 판권을 계약한 드림웍스쪽에서 보면 웃지못할 풍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2) 살아나는 소비산업

    [인디아 리포트] (12) 살아나는 소비산업

    |뉴델리 이기철특파원|뉴델리의 다국적 정보통신(IT)기업 테이타윈드 상무이사인 안슈만 싱(29)씨 부부는 외아들 쿠샤그라(7)와 함께 뉴델리 외곽 신도시 구르가온의 수샨트 로크에 산다. 이들이 사는 방 4개짜리 아파트는 회사에서 빌려준 것이다. 거실 벽에는 이들 가족의 꿈인 5500만루피(1억 3750만원 상당·1루피는 25원 기준)짜리 초호화 자동차 마이바흐 사진을 붙여두고 있다. 마이바흐를 빼고도 그들에겐 꿈이 있다.“유럽풍의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수영장을 만들고…” 월 6만루피(150만원 상당)를 받는 IT 회사 렘코 중역인 부인 지티카(27)의 희망사항이다. TV채널 ‘디스커버리’를 보던 쿠샤그라는 광고에 소개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를 꿈꾼다.“엄마, 우리 언제 저기 가죠?”라고 아들이 묻자 “내년 초 미국 여행 계획이 있단다. 그때 가자.”라고 엄마가 답한다. 내 집 마련과 자동차 구입 등 이들 가족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2000만루피(5억원 상당)가 든다. 이렇듯 인도에는 소비 심리가 꿈틀거린다. 최근 2∼3년 사이 세계 명품 브랜드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루이뷔통, 샤넬, 불가리, 크리스티앙 디오르….5성급 호텔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명품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인도인을 중심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다. 해외여행객은 2002년 490만명에서 2004년 62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이 공항 면세점 등을 통해 명품의 매력을 먼저 만끽하고 있다. 라나 고시 타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도는 부의 과시 수단으로 전통적인 금에서 명품 브랜드로 넘어가고 있다.”며 “5년 내에 세계에서 2∼3번째 큰 명품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인의 구매력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인도응용경제연구소는 연간 21만 5000루피(537만 5000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가구가 1996년 120만에서 올해 520만 가구로 4배나 증가했다. 또 연간 1000만명이 절대 빈곤선에서 탈출, 예비 소비계층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순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인도인의 소비 성향은 66%대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사람들은 사야 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미국의 AT커니는 인도를 2005년 이후 2년 연속 소매개발지수 1위 국가로 꼽았다. 소매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세계 최고로 평가했다.2004년 소매유통 시장은 18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해 한국의 유통분문은 고작 407억달러. 인도의 소매 유통에서 현대적인 판매망을 갖춘 공식부문이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가 비기업형, 재래형이어서 특별한 신고나 허가절차가 없는 자생적 상점이다. 재래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공식부문의 유통은 늦지만 황소걸음으로 전진 중이다. 단일 브랜드의 경우 올 2월에서야 비로소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51%까지 허용했다. 반면 소매 유통에 대해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를 아직 허용하지 않고 있다. 프라카시 사이 인도공과대(IIT) 경영학부 교수는 “98%에 이르는 전국의 영세 소매업자의 반발이 가져올 정치적 부담 때문에 소매유통을 쉽게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델리와 뭄바이를 중심으로 쇼핑몰 건설이 붐이다. 쇼핑몰 면적은 연 117% 가량 증가하고 있다.2001년 3만 3302평에서 지난해 74만 2011평으로 늘어났다. 매장 수도 2003년 25개에서 올해는 220개로,2010년 6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매유통 개방에 대한 청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집권당인 국민회의당과 야당인 BJP당은 모두 개방을 지지하고 있다. 관료들도 개방에 적극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개방 압력도 거세다. 만모한 싱 총리와 카마 나드 상공장관은 “올해 안으로 유통시장 개방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유통시장을 전면적인 것이 아니라 제한적·단계적 개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집권당에 연합정당으로 참여하고 있는 공산당은 실업증대를 이유로 개방을 반대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chuli@seoul.co.kr ■ 인도 백화점 가보니 |뉴델리·하이데라바드 이기철특파원|인구 1300만여명의 인도 수도 뉴델리에는 백화점이 없다. 쇼핑은 주로 재래시장에서 하거나 뉴델리 유일의 종합쇼핑센터인 ‘안살플라자’를 찾는다. 안살플라자는 반원 형태의 3층짜리 건물 두 동이 마주보면서 큰 원을 이루고 있다. 의류를 중심으로 식당가 등이 형성돼 있다. 지난 11일 금융중심지 뭄바이 연쇄테러에서 보듯 불안요소가 많다. 건물마다 경비가 무척 삼엄하다.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다. 옆에는 회갈색 군복 차림의 보안요원이 감시의 눈을 번득인다. 안에 들어서면 가게마다 다시 보안요원들이 있다.2층 ‘뮤직월드’의 보안요원 비나이는 “테러 방지를 위해서 가방은 갖고 들어갈 수 없다.”며 제지했다. 번호표를 받고 가방을 넘겼다.70평 남짓한 크기의 뮤직월드에는 음악과 영화 CD·DVD, 게임기 등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음악 CD는 1장에 160루피(4000원). 관리직원 쿠마라네는 “젊은이들이 하루 600∼1000명 정도 오며 뉴델리에서 몇 안되는 엔터테인먼트 매장”이라고 자랑했다. 그 옆에는 청바지 ‘게스’ 매장.30평의 매장에는 청바지가 걸려 있다. 여직원 아초모노는 “20∼30대 여성고객이 대부분으로 하루 80∼100명 정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붙어 있는 가격대가 만만찮다. 하나를 집어 들어보니 8995루피(22만여원)였다. 옆의 것은 6999루피(17만여원)였다. 아초모노는 “청바지는 전부 수입산이고 관세가 많이 붙어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6번째 도시인 하이데라바드의 5층 건물 ‘센트럴백화점’. 실내 음악은 시끌벅적했고, 젊은 남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하 1층 주차장엔 쇼핑객들의 오토바이가 빼곡하게 주차돼 있다. 이런 인도 소매 유통시장에 세계의 기업들이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인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유통회사는 세계 1위 월마트이다. 월마트는 2005년 인도에서 섬유와 액세서리 제품을 12억달러어치나 수입했던 것을 강조하며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테스코도 ‘홈케어마트’와 제휴,2010년까지 50개의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인도가 세계 유통 춘추전국의 중심지로 예고되고 있다. chuli@seoul.co.kr ■ 황인도 롯데제과 인도 법인장 |첸나이 이기철특파원|“인도의 유통시장은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다. 대중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부유층에겐 최고급 명품으로 치고 들어가야 한다.” 황인도 롯데인도 법인장은 “인도가 개방경제로 전환한 지 16년째이지만 유통은 여전히 문을 닫고 ‘쇄국’을 유지하고 있고 재래시장이 중심축”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04년 5월 인도로 진출했다. 황 법인장은 남부 첸나이에 본사를 둔 ‘패리스제과’를 진단하기 위해 재무팀장으로 인도에 발을 내디뎠다. 진단결과 인수가 매력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1900만달러(240억원 상당)로 주식공개상장(IPO)을 통해 80.39%의 지분을 매입, 인수했다. 사탕과 껌을 생산하는 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롯데는 외국기업에 빗장을 걸어 잠근 소매유통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인도에는 600만개의 소매점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과자를 파는 곳이 350만개다. 롯데 제품을 취급할 소매점포 60만개를 확보했다.” 하지만 물류비용과 시간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한다.“첸나이에서 수도 뉴델리까지 제품을 싣고 오가는 데 한 달이 걸린다. 주마다 주세(州稅)가 다 달라 판매할 때 곤혹스럽다. 또 아삼 등 서뱅골지역에 들어가려면 다시 ‘보호지역입국허가(PAP) 비자’를 받아야 한다.” 롯데인도는 폰디체리의 제과공장(3000여평), 첸나이 시내 공장터(1만여평), 첸나이 포드자동차 옆에 연구개발센터(1500여평) 부지가 있다.“첸나이 시내의 공장터는 공해문제 등으로 2001년 폐쇄됐다. 살 때 20억원 가량 들었는데 지금은 5배 정도 올라 100억원을 웃돌지요.” 그는 첸나이 시내 땅을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호텔은 허가가 가능하다는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와 같은 위락시설의 허가를 안 내줍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다. chuli@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16)아름다운 1%의 기부

    ■ 생각열기 얼마 전 세계 2위 부자 워런 버핏은 전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370억달러(우리돈 약 35조원)를 기부해 지구촌을 따뜻하게 달궜다. 특히 기부금 가운데 83%인 약 300억달러는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함으로써 기존의 기부자와는 다른 선택을 보여줬다.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사회 공헌 기관을 찾아서 기부함으로써 세상을 두 번 놀라게 했다. 또한 ‘버핏 효과’를 일으켜 앤드루 로이드웨버, 청룽(成龍), 마이클 블룸버그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을 하였다. 이것은 도덕적 의무(noblesse oblige)의 아름다운 실천이 척박한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기부문화가 낯선 우리에게 신선한 도전을 줬다. ■ 생각에 날개달기 기부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로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도울 목적으로 재물을 내어 놓는 행위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로서 소위 특별한 사람들의 영역으로 생각해 왔다. 이것은 시혜적인 입장에서 가진 자들이 못가진 자들을 향한 아래로 전하는 베풂의 방법이라는 편견을 낳았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기부 관념이 자발적이고 소중한 작은 기부의 손길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원래 우리 민족은 품앗이의 전통이 문화적 풍토였다. 다른 사람을 돕고 이웃을 돌보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던 민족이었다. 그러나 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환난상휼이나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미덕은 사라져 갔다. 마치 빛바랜 도화지처럼 끈끈한 정도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도 퇴색했다. 이렇게 기부에 대한 문화적 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름재단의 한국인의 자선적 기부 지수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연평균 1인 기부액은 5만 7000원, 국민 1인당 자원봉사 활동 평균 시간은 7.38시간으로 전 국민의 64.3%가 자선적 기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공동체 지향성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다. 십시일반의 정신이 기부의 기본 원리다. 작은 한 줄기의 개천이 모여서 큰 강물을 이루고 바다를 형성하는 것이다. 작지만 보통 사람의 1%의 기부도 쌓이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1%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남에게 주는 이타적 사랑의 표현인 동시에 나눔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기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나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 병에 들었다가 나았을 때, 가족이 생일을 맞이했을 때,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할 때, 입학과 졸업의 감사를 느낄 때, 스승의 날과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에 감사와 축하의 기부를 하는 것이다. 기부의 진면목은 일상성에 있다. 연말연시나 재해를 당한 이웃을 향하여 이뤄지는 일회성 이벤트의 모습이 기부의 전부는 아니다. 또한 기부는 거액의 돈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행한 마음을 여는 힘에 있다. 이 세상에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다. 기부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경제적 곤궁함에도 있지만 기부의 경험 없었거나, 기부의 시기성을 고정화시키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부는 성역이 따로 없다. 회사의 CEO, 일용직 근로자, 장애인, 병든 자, 노인, 학생,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동등하다. 기부하는 돈의 가치와 상관없이 동일한 마음 씀씀이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 때론 기업의 도덕성 면죄부로 기부하는 수천억의 돈보다는 이름 없는 간판을 달고 장사해서 하루 종일 번 돈을 기꺼이 기부한 노점상의 아름다운 기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한편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하라. 기부는 전염성이 있어야 한다. 선한 일은 알릴수록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도와주는 일도 투명성 있게 공개하면서 해야 한다. 사람들이 기부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도 기부기관을 찾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부기관의 재정적 투명성은 기부발전소를 가동시키는 동력이 된다. 우리는 간혹 기부문화를 이야기하면서 기업을 비판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한다. 이것은 기부에 대한 딴죽을 거는 행위이고, 기부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들의 자기변명이다.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이미 나눔의 복을 누리고 있으며,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돼 성공하는 사람들의 여덟 번째 습관으로 아름다운 1%의 기부를 가지고 있다는 지상최대의 비밀을 모르고 있다. ■ 생각주머니 넓히기 1. 내가 기부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일이 있는지 ‘1% 기부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자. 2. 아름다운 재단(www.beautifulfund.org)에서 실시하는 1%의 나눔 활동, 굿네이버스(www.100won.org)의 100원 기적 기부 활동에 동참하고 소감문을 써보자. 이규철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안양 성문고교 교사
  • 할인점 ‘음악 마케팅’ 바람

    할인점 ‘음악 마케팅’ 바람

    ‘음악 카페야, 할인점이야?’비가 주룩주룩 내리면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다가 쨍하고 해가 뜨면 경쾌한 가요가 분위기를 바꾼다. 날이 저물면 나른한 몸의 피로를 덜어주는 듯한 차분한 CF 음악이 귓가에 맴돈다. 음악 카페가 아니다. 할인점 얘기다. 할인점 음악에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할인점들이 음악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일률적으로 음악을 제공받아 틀던 방식을 상황이나 분위기에 맞는 실시간 방송 시스템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개점과 폐점을 알리고 행사 공지용으로 쓰이던 음악이 마케팅 전략의 핵으로 부상했다. ●상황·분위기 맞게 전문화 이마트는 최근 음악서비스 전문 업체인 블루코드테크놀로지와 서비스 계약을 하고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은 음원 전문업체 서버에 저장된 음원을 이마트 전산 시스템을 통해 전국 82개 매장에 틀어주는 것. 갑자기 비가 오면 즉시 관련 음악을 실시간으로 흘려보내고, 점포별로 지역 상황에 맞게 선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지역의 점포에서는 경쾌한 바캉스 음악이,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은 지역에 있는 점포에서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가요나 팝 음악을 방송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도 올 하반기쯤 음악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작업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02년부터 오디오 송출 시스템 전문회사인 에이디소프트를 통해 음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업체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드에 저장해 놓고 틀던 음악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바꿀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음원 개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측은 “음악 전문 업체와 함께 날씨와 분위기를 감안한 음원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확정되기 전까지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악 방송은 손님 지갑 여는 마술피리 할인점이 음악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음악이 소비자의 구매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 배진성 영업전략팀 계장은 “과거에 비해 할인점에서 음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음악이 빨라지면 상품 구매 회전율이 높아진다는 조사 등이 음악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이마트 고객기획팀 박민숙 대리도 “음악 마케팅의 효과를 돈으로 정확히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쇼핑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오감 마케팅’ 중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가격과 서비스에 이어 음악도 할인점 경쟁력의 주된 요소”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50명 여대생들이 몸과 돈을 갖다 바친 까닭은

    “역시 권력이 최곱니다.‘국가 간부’라는 말에 솔깃해 여대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몸과 돈을 갖다 바쳤으니깐요.” 중국 대륙에 여대생 50명을 상대로 ‘국가 간부’라고 사칭해 접근,몸과 돈을 뜯어낸 20대의 뻔뻔한 사내가 붙잡혀 시끌벅적하다.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에 살고 있는 한 20대 남성은 지난 1년새 50명의 여대생들에게 접근,국가간부라고 사칭해 몸과 돈을 갈취한 혐의로 붙잡혀 쇠고랑을 차게 됐다고 강남시보(江南時報)가 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기사건의 장본인은 올해 25살의 지량(紀亮)씨.집안이 너무 가난해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에 앙심을 품고 세상을 비뚤어지게 바라보면서 거리의 부랑아로 성장했다. 특히 친부모는 자신을 버렸고,양부모는 친부모인양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하고 원한을 품은 그는 지난 2004년 다니던 직장 마저 그만두고 여성을 농락하는 일에 탐닉,결국 일탈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지난해 5월 초 어느날 밤,한 여대생과 우연히 채팅을 하며 사귀게 된 지는 본격적으로 여대생 사냥의 길로 나섰다.그 상대 여대생은 우시(無錫)시에 살고 있는 자오페이옌(趙飛燕·가명)씨.영국 런던에서 국제마케팅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했을 정도 집안이 부유한 재원이었다. 이때 지는 일찍 부모가 돌아가신 뒤 중앙군사위에서 근무하는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난징(南京)대 법대를 졸업한 뒤 현재 상하이(上海)시 인사국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이후 이들은 틈만 나면 채팅을 하면서 사랑을 속삭였다. 1개월이 되지 않은 5월말 어느날,지는 “옌즈,내가 출장에 왔다가 소매치기를 당해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지금 나는 여관에 있는데,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했다.이를 본 자오양은 안 지 1개월도 안돼 돈을 빌려달라는데 대해 의심이 돼 곧바로 상하이 인사국에 전화를 해,실제 지씨가 직원인지를 확인했다. 때마침 상하이시 인사국의 한 직원이 인사국의 지량은 지금 출장갔다고 말하자,그가 진짜 국가간부인 것으로 굳게 믿은 그녀는 궐자의 카드에 5천 위안(약 60만원)을 입금시켰다. 이때부터 그들 사이는 마치 결혼한 부부처럼 가깝게 지냈다.여름 휴가기간에 서로 만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이들은 곧 결혼을 하기로 굳게 약속까지 했다. 그러던중 지난해 12월 3일,자오씨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이날 산둥(山東)성에서 온 한 여자의 전화를 받고 ‘국가 고급간부의 부인’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던 그녀의 꿈이 철저하게 부셔지고 말았다. 차이윈(彩雲)이라는 이름의 궐녀는 중학교 선생으로 자기는 지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사귀게 된 경위 등을 따져보니 자신이 당한 것과 똑같은 수법이었다.그래서 이들은 몰래 난징을 가 공안(경찰)기관에 연락 PC방을 전전하던 지를 붙잡았다. 공안 조사결과 치는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모두 50여명의 여대생으로부터 몸과 돈을 갈취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특히 그가 고급간부의 자제,난징대 법대 출신의 인재,상하이 인사국이라는 권력기관에 근무 등의 포장에 앞다퉈 사귀기기를 희망하는 등 권력에 약한 속성을 보여 신문하던 공안들을 당혹케 만들었다. 온라인뉴스부
  • ‘지역 건보료’ 2.9%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국민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를 뻔했다.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건물과 토지 등의 재산세 과세표준액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재산세 과세표준액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평균 59%가 올랐다. 그대로 적용하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월평균 10.74%나 인상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부랴부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기준을 조정해 보험료 인상률을 2.9%로 낮췄다. 전국 838만 4000가구의 지역가입자는 이달부터 한달 평균 1522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에게만 보험료를 사실상 인하한 조치는 직장가입자와 해묵은 형평성 논란을 다시 불러올 우려도 있다.지난 2000년 직장·지역 건강보험이 통합됐지만, 직장가입자와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를 내는 지역가입자 사이의 보험료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유리알 지갑’으로 일컬어지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마다 1월에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구분 없이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인상하고,11월에 지역가입자들의 재산과 소득을 파악해 보험료를 추가로 올린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재산세 인상요인을 반영하지 못해 이번에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한 직장가입자와 형평성 논란에는 “직장인은 소득이 100% 노출되지만 지역가입자의 소득 파악률이 30%대에 그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을 제외한 주택 등 일정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가입자는 동등한 조건의 직장가입자보다 보험료를 20% 정도 더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역건보료’ 2.9%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국민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를 뻔했다.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건물과 토지 등의 재산세 과세표준액이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재산세 과세표준액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평균 59%가 올랐다. 그대로 적용하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월평균 10.74%나 인상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부랴부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기준을 조정해 보험료 인상률을 2.9%로 낮췄다. 전국 838만 4000가구의 지역가입자는 이달부터 한달 평균 1522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지역가입자에게만 보험료를 사실상 인하한 조치는 직장가입자와 해묵은 형평성 논란을 다시 불러올 우려도 있다. 지난 2000년 직장·지역 건강보험이 통합됐지만, 직장가입자와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를 내는 지역가입자 사이의 보험료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유리알 지갑’으로 일컬어지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마다 1월에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구분 없이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인상하고,11월에 지역가입자들의 재산과 소득을 파악해 보험료를 추가로 올린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재산세 인상요인을 반영하지 못해 이번에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儒林(639)-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2)

    儒林(639)-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2)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2) 두향은 가슴이 와랑와랑 뛰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보니 아직 볕이 한참이나 남아 있는 석양 무렵이었다. 그새 잠깐 낮잠에 빠져든 모양이었다. 잠깐 든 낮잠 속에 그런 흉몽을 꾼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것일까. 여삼이란 아전에게 매분 한 그루와 편지를 띄워 노잣돈과 함께 보낸 것이 닷새 전. 아무리 천천히 가고 온다 하더라도 닷새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인 것이다. 그런데도 여직 아전으로부터는 소식조차 없다. 그렇다면. 두향은 불길한 예감으로 몸을 떨었다. 그새 나으리께서 연세하신 것일까. 아니다. 두향은 머리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나으리께서 그렇게 덧없이 돌아가실 리가 없을 것이다. 한바탕 흥건하게 울어 눈가가 젖었으므로 두향은 무심코 방 한구석에 놓여 있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았다. 나으리와 헤어진 것이 벌써 20여 년 전. 그동안 두향은 한번도 분단장을 해본 적이 없었다. 반고가 쓴 한서(漢書)에도 나와 있지 아니한가.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분단장을 한다.’고. 옛말 그대로 사랑하는 남자와 생이별을 하여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고 이미 죽은 목숨처럼 종신수절하고 있는 두향으로서는 뺨에 붉은 단지를 바르고 얼굴에 분칠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간혹 짓궂은 남정네들이 바람으로 떠도는 소문을 전해 듣고 일부러 강선대를 찾아와 유람하며 두향의 모습을 엿보기도 하였다. 두향은 집에서 나설 때면 반드시 전모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전모는 우산처럼 살을 만들고 기름먹인 종이를 위에 바른 쓰개로 이 전모는 자지갑사(紫地甲紗) 끈으로 턱 밑에 단단히 매었다. 원래 기생들이 쓰던 쓰개였는데, 두향은 퇴계가 단양을 떠난 직후 사또께 청원하여 기적에서 벗어나 상민이 된 순간 기생일 때 입었던 온갖 화려한 비단옷들과 비녀와 뒤꽂이를 비롯한 패물과 노리개 등을 모두 팔아 버렸으나 단 하나 전모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이를 소중히 쓰고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전모를 쓰면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가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끊임없는 호기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두향은 거울조차 제대로 보지 않았다. 두향은 세월 따라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도 무신경하였다. 그러나 석양빛이 반사된 거울 속에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는 오랜만에 본 자신의 얼굴은 이미 청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몽리청춘(夢裡靑春). ‘한바탕 꿈속의 청춘’이란 말처럼 그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얼굴은 덧없이 사라지고 거울 속에는 잔주름이 무성하고 듬성듬성 흰 머리칼이 나 있는 중년 여인의 얼굴이 마치 유령처럼 떠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 소매치기와 첩혈가두를 벌인 여성의 속사정

    소매치기와 첩혈가두를 벌인 여성의 속사정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힐끗 쳐다보며 구경만 했지,도대체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아요.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중국 대륙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길거리에서 소매치기와 혈투를 벌이다가 크게 다친 한 연약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가 마치 영웅담처럼 회자되고 있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 살고 있는 한 20대 여성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관광을 하며 시내 거리를 둘러보던중 우연히 소매치기하는 장면을 목격,그 소매치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중상을 입은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남상보(河南商報)가 27일 보도했다. 하남상보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23살의 펑눠(馮娜)씨.허난성 출신의 그녀는 관광차 우한에 들른지 4일째를 맞은 날,소매치기를 잡으려다가 꽃다운 젊은 나이에 자칫 잘못됐으면 열명길을 재촉할뻔 했다. 펑씨의 이같은 영웅적 행위는 지난 22일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났다.그날 오후 7시쯤,그녀는 시내 거리를 한번 둘러보기 위해 장한루(江漢路) 거리를 어슬렁어슬렁거리며 배회하고 있었다. 뭔가 볼만한 일이 없나하고 이러지리 살피던중 한 젊은 남자가 중년 부인의 지갑에 손을 집어넣어 돈을 꺼내는 장면을 목격했다. “소매치기다,소매치기!”“소매치기를 잡아라!” 펑씨가 큰소리로 외치며 소매치기범에게 달려들었다.이 소리를 듣고 당황한 소매치기는 얼른 소매치기한 물품을 중년 부인에게 돌려주고 도망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함께 소매치기범을 뒤쫓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하지만 부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도 모두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누구 한사람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를 본 소매치기범은 도망가다 말고 뒤돌아와서 주변 사람들에게 “일 났어,무슨 일났느냐구?”라며 험상궂은 표정을 짓자마자 주변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 갈길을 갔다. 분함을 삭히지 못한 펑씨는 곧바로 소매치기범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잔약하고 연약한 처녀의 몸이 어떻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소매치기범을 당할 수 있겠는가. 그녀가 달려들자마자 소매치기범에게 그대로 제압당하고 발길질에 나가 떨어졌다.펑씨는 다시 한번 주위 사람들에게 살려달라고 호소를 해도 사람들은 눈만 멀뚱히 뜨고 쳐다보기만 할 뿐,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힘을 얻은 소매치기범은 “오늘 일을 오래도록 기억하도록 기념을 남겨주겠다.”며 그녀의 손바닥을 수차례에 걸쳐 칼로 그어버렸다.곧바로 피가 떨어져 거리 바닥은 피로 흥건히 물들었다. 펑씨는 오력을 다해봤지만,소매치기범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다시 한번 큰소리로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역시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참 뒤 공안(경찰)이 신고를 받고 달려왔으나 소매치기범은 이미 오래전에 유유히 사라진 뒤였다.그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됐고….공안은 곧장 펑씨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했다. 단지 생명은 건졌지만 그녀는 두손에 심한 자상을 입은 것은 물론 갈비뼈가 절단되는 등 중상을 입어 하마터면 황천행을 탈뻔했다. 펑씨 첩혈가두를 벌였어도 시민들은 수수방관만 하고 있었다.중국 대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이는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중국인 전통의 ‘사오관셴스(少關閑事)’ 의식이 극명하게 표출된 사례다. 이래서 중국인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는가 보다. 온라인뉴스부
  • [2006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특별상 6개·본상 37개 선정

    [2006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특별상 6개·본상 37개 선정

    서울신문은 지난 12일까지 접수된 상품을 대상으로 총 43개의 히트상품을 뽑았다. ▲젊은 취향의 IT·전자상품 ▲여유·휴식을 제공하는 여가상품 ▲건강을 고려한 웰빙상품 ▲수익·안정형 금융상품 등이 주류를 이뤘다. 특별상에 선정된 6개 상품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기능성을 살린 점이 눈에 띈다. ▲2대 실내기를 독립 제어해 냉방능력을 대폭 개선한 ‘수퍼서라운드 홈멀티 하우젠´ ▲고품격 편의사양을 갖추고 대형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SM7 프리미에르´ ▲한 병에 하루 권장량의 채소를 담은 ‘하루야채´ ▲신공법을 이용해 맛과 신선함을 살린 ‘맛있는 우유 GT´ 등이다. 본상 역시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한 상품이 많다. ▲자동차·가전부문은 기능 측면을 강조한 고품격 상품 ▲식음료·생활용품부문은 건강 측면을 염두에 둔 만족형 상품 ▲금융·정보통신부문은 가격 측면을 고려한 실속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한국경제는 소비확대와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6%선까지 확대됐다. 고유가, 원화강세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소비심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에 비해 히트상품의 수가 대폭 늘었다. 하지만, 소비 양극화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생활필수품은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 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상품은 아무리 비싸도 갖고야 만다. 쉽게 지갑을 여는 성향은,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고가 상품일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는 무더위로 이어졌다. 푸른 바다가 펼쳐진 해변을 상상하며 히트상품과 시원한 여름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히트상품이 있다면 올여름은 더없이 짜릿할 것이다. 김태곤 kim@seoul.co.kr
  • 중국 학생들 교묘한 커닝

    대학 진학을 위한 중국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21일(현지시간) 지난주 중국 전역에서 실시된 대입 영어시험(CET)에서 베이징에서만 100여명이 부정행위로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더 많은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무선 이어폰 등 첨단장치에 커닝을 돕는 조직화된 업체까지 동원됐다.●대입 경쟁률 3.6대1 매년 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은 950만명에 이르지만 입학 정원은 260만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부정행위 도구와 시험 정보를 파는 일이 유망 산업으로 부상했다. 커닝 기술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우한에서는 한 학생이 직경 3㎜의 마이크로 이어폰을 귓구멍 안으로 밀어넣어 고막에 구멍이 났다. 이어폰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은 학생도 있다. 또 다른 학생은 몸에 단 전자장치가 폭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북서부 샨시성에서는 네 명의 학생이 대리시험을 치르다 발각돼 교장이 사기 혐의로 체포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고사장에서 노트북, 휴대전화부터 조끼와 지갑, 허리띠 안의 작은 수신장치까지 100여종의 부정행위 도구가 발각되기도 했다. 몇몇 대학은 감시 카메라와 휴대전화 통화를 차단하는 장치를 설치했으나 학생들은 이러한 부정행위 방지 도구를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해내고 있다.●대입 점수가 취업에도 반영돼 CET점수는 대학 입학뿐 아니라 졸업장에도 기재돼 취업시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까닭에 부정행위가 빈번하다. 경찰은 이번에도 시험문제가 사전유출됐다는 보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CET는 1987년 영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CET 때문에 영어 실력 향상보다는 시험 점수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칭화대의 한 교수는 “CET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말하기나 쓰기는 형편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30여년간 ‘한 자녀 정책’이 유지되면서 학생들은 시험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와 부담을 받고 있다. 최근의 경제 성장도 꼭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올해 초 한 10대 여학생이 머리를 뒤로 묶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사장에 들어가지 못하자 자살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압박을 느끼는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어서 학부모들은 고사장 밖에서 교통을 통제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택시기사에게 자녀들이 시험을 치르는 데 방해된다며 항의를 퍼붓는다. 심지어 택시 번호판에 ‘4’자가 있으면 아예 차를 타지 않는다. 주택가에서는 수험생들의 잠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저녁의 건설 공사가 중단되기도 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양심불량 경관

    서울 경찰청은 20일 소속 경찰관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의 수표를 훔쳐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지휘 책임 등을 물어 강동경찰서 이모 경비교통과장과 박모 계장 등을 직위해제했다. 또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최모(37) 경장 역시 직위해제했다. 최 경장은 지난달 11일 오전 2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88올림픽고속도로 천호대교에서 광진교 방면으로 운행하던 성형외과 의사 이모(49)씨의 코란도 승용차가 가드레일에 부딪친 뒤 전복된 사고 현장에 출동, 의식을 잃은 이씨의 지갑에서 액면가 9840만원짜리 수표 1장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 경장은 동생(34)의 직장동료 한모(37)씨를 통해 은행원 출신 천모(41)씨에게 부탁,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 사고로 인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최 경장 등은 유족들이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병원을 팔고 권리금으로 984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꼬리가 잡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밀착취재] 사내부부 차별 여전

    [밀착취재] 사내부부 차별 여전

    사내부부가 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생긴 직장문화의 한 단면이다. 사내연애를 아예 금기시하는 기업도 있으나 사내결혼을 적극 권장하는 기업도 있을 정도로 사내부부에 대한 시선이 너그러워졌다.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일상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지내다보면 사내부부의 출현은 필연적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과 가정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강한 문화에서 사내부부는 아직 낯설다. 때문에 기본적 권리 침해조차 도외시되기도 한다. 새로운 문화인 만큼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사내부부는 구조조정 1순위란 말이 있다.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후 통용됐던 말이다. 당시 모 금융사는 ‘경제적 충격이 덜한’ 부부사원 중 여성의 명예퇴직을 강요하고 무더기로 해고해 소송까지 가기도 했다.7∼8년 전의 일이다. 지난 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여전한 현실이기도 하다. ●남편에게 해될까 ‘쉬쉬’ 대기업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사표를 내야 할 처지에 처했다.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임신한 여성과 사내부부를 우선 해고한다는 소문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A씨는 “사내커플인 데다 임신까지 해서 확실한 해고 대상인데 노조에서도 사내커플은 알아서 나가라는 분위기다.”라고 하소연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기업체 과장으로 있는 B씨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얼마 전 사내결혼을 했는데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둘 중 한 명은 나가는 게 관행이라는 것이다. 사내부부였던 C씨는 이혼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C씨는 “사내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하게 됐는데, 회사에서 전 남편과 함께 근무하는 게 불편할 거라며 그만두라고 한다. 공사를 확실히 구분했는데 이혼 때문에 쫓겨날 처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내부부·성차별 이중문제 이처럼 사내부부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여전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성노동 전문 상담창구인 ‘평등의 전화’에도 사내부부의 하소연은 심심치 않게 올라 온다. 사내부부라는 이유로 퇴직을 종용하는 것은 위법이지만, 구조조정시엔 관행처럼 사내부부가 타깃이 되다 보니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한 여성은 “회사 구조조정 때마다 사내부부가 타깃이 되는데, 남편과 법적으로 이혼을 하면 사내부부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고 평등의 전화에 묻기도 했다. 사내부부에 대한 차별은 부당대우 문제뿐만 아니라 성차별 문제도 안고 있다. 해고 대상이 대부분 여성이고, 임신이나 출산시에도 사내부부라는 조건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부산의 중소기업체에 다니던 여성은 “출산한 지 12일 만에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만약 부당해고로 문제를 삼으면 사내커플인 남편에게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해서 그냥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법을 위반한 기업을 실제로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내부부는 부당해고를 당하더라도 한 쪽이 회사에 남아 있기 때문에 회사에 불만을 드러내지 못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내부부 부당 해고는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지만 실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가 없어 정부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입사동기 부부가 털어놓은 속얘기 임왕섭(34·KT&G 브랜드국 과장)·김경선(31·KT&G 북서울본부 대리)부부와 김영곤(32·삼성SDS 전자해외팀 대리)·오윤정(30·삼성SDS 전자해외팀 대리) 부부는 사내부부다. 회사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부부라는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서 사내부부의 속얘기를 들어봤다. 왕섭 아내와는 입사동기인데 발령을 다른 지점으로 받았지만 맡은 업무가 비슷해서 힘들 때나 고민있을 때 전화를 주고 받다보니 정이 들었다. 영곤 신입사원 수련회에서 지금 아내를 처음 봤는데 같은 부서에 배치받은 게 계기가 됐다. 워낙 해외출장이 많은 부서라 같이 출장다니면서 가까워졌고 2년 정도 몰래 데이트를 했다. 왕섭 4년 넘게 연애했는데, 거의 첩보영화를 찍는 수준이었다. 퇴근 후에 만날 때도 회사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접선하듯이 몰래 만났고, 회사 내에서는 꼭 필요할 때만 복도 계단 통로에서 살짝 만나곤 했다. 윤정 사내부부라서 좋은 점이 많다.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다. 업무상 해외출장도 많고 야근도 많은데 서로 다른 일을 한다면 여자 입장에서 남편을 신경쓸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데 같은 회사 사람이다보니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당연하게 생각해서 일할 때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경선 예를 들어 회식이 늦어져도 서로의 상사 스타일을 아니까 그러려니 하는 식이다. 대화거리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영곤 부부간에 대화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사내부부의 경우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아진다. 서로 업무에 대해 잘 모르면 아예 얘기조차 안 꺼내게 되질 않나.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든든하다. 경선 물론 사내부부라는 조건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한 사람이 사내에서 자기관리를 잘못하게 되면 그 흉이 상대에게까지 돌아가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사내부부라는 걸 항상 의식하게 된다. 그래서 일이나 인간관계에서나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된다. 회사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사에서도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긴장하게 된다. 왕섭 남자는 특히 왕따가 될 수도 있다. 너무 투명한 유리지갑이어서 보너스조차 따로 챙길 수가 없다. 친구들끼리 2차,3차를 가는 경우에도 친구들이 알아서 열외를 시켜줄 정도다. 영곤 회사의 시선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결혼 전에 사내커플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봤다. 경영진의 호응도가 낮은 편인데 가정사를 회사까지 가져온다, 보안유지가 힘들다 등의 이유 때문이더라. 우리의 경우는 특히 결혼 후에도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다. 윗선에서 부서배치를 달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 회사에서 신뢰를 보여준 만큼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더 조심한다. 윤정 남편과 사내에서는 둘이서 따로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호칭도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 공식 직급을 부른다. 왕섭 회사에 위기가 있을 때 사내부부가 타깃이 된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둔다. 아예 와이프에게는 우리 중 하나가 나갈 일이 생기면 내가 나간다고 공언을 해놨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남자가 직장을 옮기기가 쉽지 않나. 하지만 그런 위기의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자극제가 된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적인 문제로 업무에 지장” CEO 60% “사내결혼 반대” 사내부부의 증가는 기업의 새로운 고민거리다. 연애나 결혼은 사생활이지만, 사내 분위기나 업무와 직결돼 모른 척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전 직원의 7% 정도가 사내결혼을 했다.1만 2000명의 직원 중 사내부부가 424쌍이다. 우리은행측은 “사내결혼을 반대하지도 않고 특별히 장려하는 분위기도 없다. 다만 인사발령 때 부부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고려해 배치한다.”고 했다. 유한킴벌리는 사생활은 사생활이라는 주의다.1700명의 사원 중 46명이 사내결혼을 했다. 사내 동아리 활동이 활발해 동아리에서 만나 결혼하는 커플이 많다. 부부가 원하면 같은 사업장에 배치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삼성SDS도 사내부부가 많은 기업 중 하나다. 직원 7100명 중 사내부부가 90쌍 정도다. 팀 프로젝트와 밤샘작업이 많고 여성인력 비율이 높다 보니 사내커플이 많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개방적이진 않다.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사내연애를 금지하거나 사내결혼 때 한 쪽을 퇴사시키는 곳도 있다. 사측의 이같은 고민은 사내결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헤드헌팅업체 아인스파트너가 직장인 1100여명과 최고경영자(CEO) 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사내결혼에 긍정적인 반면 CEO는 60% 이상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CEO들은 사내결혼을 반대하는 이유로 ‘사적인 문제가 회사에서도 이어져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회사에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출산이나 육아지원에 대한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점들을 들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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