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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근두근한 허니문,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에서 준비해볼까

    두근두근한 허니문,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에서 준비해볼까

    하와이, 칸쿤, 발리, 호주, 푸켓, 코사무이, 유럽, 몰디브…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이 곳, 바로 예비부부들에게 가장 인기인 신혼여행지다. 허니문은 사랑하는 사람과 부부라는 연을 맺고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처음 떠나는 첫 해외여행인만큼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들고자 여행지 선정부터 호텔, 풀빌라, 각종 옵션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최근 현지 허니문여행사에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펼치는 일들도 언론에 하루가 다르게 보도되며, 일평생 남을 추억을 얼룩지게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허니문 전문여행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혹은 결혼박람회 등을 통해 믿을만한 상품을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한 후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에 명실상부 국내 1위 웨딩컨설팅 기업 웨딩앤아이엔씨(이하 웨딩앤)에서는 오는 주말, 27~28일 양일간 제29회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를 개최한다.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손소독제와 열화상 감지 시스템 완비했으며, 비상상황을 대비해 의료진이 상주하는 등 세심한 배려로 박람회가 꾸려진다. 이번 박람회에서 웨딩앤은 허니문 인기지역 특별혜택을 마련했다. 유럽, 발리, 호주, 푸켓, 코사무이, 하와이, 칸쿤 등 조기예약 특전을 비롯해 스냅촬영 무료, 풀빌라 및 스파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허니문 최저가 도전하기에서는 하와이, 푸켓, 코사무이, 발리, 몰디브, 유럽 등 인기 신혼여행지 상품을 최저 100~200만원 대부터 만나볼 수 있다. 1시간마다 진행하는 게릴라 추첨 이벤트에서는 예비부부들에게 루이비통 명품백, 샤넬 장지갑, 샤넬&몽블랑 카드지갑, 에스콰이어 가방, 소노비 캐리어 세트, 신랑 맞춤정장 제작권을 선물하는 등 뜻밖의 행운을 선사한다.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를 통해 허니문 상품을 계약하는 고객들에게는 롯데면세점 선불카드 5만원권과 20만원 상당의 퍼펙트스킨+파우치를 증정한다. 이 뿐만 아니라, 웨딩상품과 허니문상품을 동시예 현장 정계약 하는 고객에게는 추가 선물로 독일 기펠 씨즐 프리미엄 열센서 와이드 그릴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설렘을 안고 떠나는 신혼여행길을 안전하게 돕기 위해 웨딩앤-동부케어서비스를 웨딩패키지나 신혼여행 계약시 무료로 제공한다. 웨딩앤에서 론칭한 허니문전문여행사 여행앤라이프는 국내 허니문여행사 최초로 고객안심플랜 배상보증보험 11억 5천만원, 여행자보험 1인 최대 2억원을 가입해 안전한 신혼여행을 만들어줄 예정이다. 방문자 전원에게는 롯데면세점 할인쿠폰/마스크시트/연극 사춘기메들리 할인권을 증정, 선착순 50명에게는 전기오븐, 그릴, 칼6종세트, 냄비4종세트 등을 선물하는 풍성한 혜택도 마련됐다.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 관계자는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장에서 최고의 이벤트만을 마련해 신혼부부들에게 인증받은 1등 허니문박람회엔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에 방문해, 안전하면서도 행복한 신혼여행 준비를 한 단계씩 밟아나가길 바란다”고 말헀다. 한편, 제29회 웨딩앤 신혼여행 박람회는 홈페이지(www.luxuryhoneymoonfair.com/index.php)를 통해 사전참가 접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간 폭스, 아들과 산책’어머니 포스’ 물씬

    메간 폭스, 아들과 산책’어머니 포스’ 물씬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리우드 여배우 메간 폭스(29)가 ‘어머니 미소’를 머금은 채 아들과 산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간 폭스는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닌자 터틀2’ 촬영을 마친 뒤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가족들과 오랜만에 휴식시간을 가졌다. 현지시간으로 24일, 품에 2살 된 아들 노아를 안은 채 공원에 나온 메간 폭스는 노아를 포함해 두 아들의 엄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플라워 프린팅이 된 화려한 레깅스와 편안한 반팔티셔츠, 운동화 그리고 선글라스로 멋을 냈으며, 몸매가 완전히 드러나는 의상에도 불구하고 ‘굴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소 티셔츠-레깅스-운동화 패션을 매우 즐기는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산책 시간에는 언제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편안한 복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역시 몸매를 강조한 ‘편안한’ 복장으로 한 손에 지갑을, 한 손에는 아들을 안고 아들의 신발까지 손에 쥔 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섹시한 이미지의 여배우보다는 영락없는 ‘어머니’ 포스였다. 메간 폭스는 2010년 6월 브라이언 오스틴 그린과 결혼식을 올린 뒤 2012년 첫째 아들인 노아 섀넌 그린에 이어 2014년 둘째 아들인 보리 랜섬 그린을 출산했다. 뿐만 아니라 브라이언 오스틴 그린이 폭스와 결혼 전 배우 바네사 마실 사이에서 낳은 캐시어스(13)의 새어머니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메간 폭스는 2007년 영화 ‘트랜스 포머’에 미카엘라 역으로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트랜스 포머: 패자의 역습’(2009)에도 출연했지만, 감독 마이클 베이와의 불화로 이후 시리즈에서는 하차했다. 최근에는 영화 ‘닌자 터틀’ 시리즈에 잇따라 주연으로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메르스에 멍든 경제 살리기에 모두 나서야

    정부가 어제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15조원대의 재정을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또 하반기에는 가계소득을 확충하고 서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쪽으로 경제의 방향을 잡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리고 에너지·통신·의료 등 주요 생활비를 덜어 주는 정책도 펴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메르스와 가뭄으로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회복은 정부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경제의 다른 두 축인 기업과 가계(소비자)도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한 달 동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탓에 소비도 줄고 큰돈을 쓰고 가던 외국 관광객이 급감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 사람들의 심리는 여전히 한겨울 날씨처럼 얼어붙어 있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행히도 메르스가 조금씩 진정되는 듯하자 소비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극장가와 백화점, 번화가에도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가 돌아가려면 먼저 소비를 해야 한다. 돈을 써야 기업이 살고 기업은 번 돈으로 투자도 하고 세금도 많이 내서 결국 국가 경제 전체가 활기를 띠는 것이다. 소비는 결국 소비자, 즉 우리 국민의 몫이다. 과도한 공포감부터 버려야 한다. 극장이나 지하철, 대형마트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메르스가 옮은 사례는 아직 없다. 공포심을 극복하고 나부터 지갑을 열어 정상적인 소비생활을 해야 몸에 피가 돌 듯이 연쇄적으로 경제가 되살아나게 된다.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인의 소비심리다. 경제난의 원인과 처방이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다는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방향타를 제대로 잡는 것이다. 서민층의 소득을 늘려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 하위 계층의 소득 감소가 저성장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기업의 어려움과 반발이 따르겠지만 최저임금은 올리는 게 맞다. 국민과 기업은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 재계 총수들도 며칠 전 투자와 고용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제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 같이 힘을 모은다면 3% 유지는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리치$경매] 1953년산 재규어 무려 122억 가격표 달고 경매

    전세계 돈많은 자동차 수집가들이 살까말까 지갑을 열어볼 소식이다. 과거 레이싱 경주에 출전한 역사가 있는 자동차가 우리 돈으로 무려 122억원의 가격표를 달고 경매에 나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RM과 소더비 옥션 측은 "'재규어 C-Type'이 오는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된다"고 밝혔다. 낙찰 예정가가 무려 700파운드로 책정된 이 차량은 지난 1953년 레이싱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실제로 당시 이 차량을 몰고 르망 경주에 출전한 드라이버는 4위에 입상한 바 있으며 평균 속도는 무려 165km/h를 기록했다. 자동차의 제원과 디자인도 60년 전 제품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파격적이다. 파란색의 유선형 몸체를 자랑하는 재규어 C-Type은 3.4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22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차량의 가치가 이처럼 높게 책정된 것은 단 53대 만 제작됐다는 희귀성과 더불어 최근 클래식 자동차 경매 시장 상황이 좋기 때문. 옥션 측은 "재규어의 레이싱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자동차" 라면서 "영국산 자동차 중에서는 역대 최고가로 낙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래 불안… 돈 안 쓰고 저축” 정부보다 더 지갑 닫은 가계

    “미래 불안… 돈 안 쓰고 저축” 정부보다 더 지갑 닫은 가계

    당장의 빚 부담과 미래의 노후 불안 등으로 가계가 돈을 더 벌어도 쓰지 않고 저축하고 있다. 가계의 여윳돈은 3년 만에 가장 많고 총저축률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가계가 정부보다 저금을 더 많이 하는 ‘역전’ 현상도 벌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5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올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려온 돈(조달)은 14조 2000억원으로 전 분기(30조 8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예금, 보험 및 연금 등의 자금 운용은 43조 7000억원으로 전 분기(45조 3000억원)보다 줄었다. 운용액이 줄었지만 빌려온 돈(조달액)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자금잉여는 29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14조 5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2012년 1분기 31조 5000억원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소득 증가가 잉여자금 확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씀씀이를 줄여 여윳돈이 불어난 측면도 있다. 민간소비는 1분기에 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2013년 4분기(0.6%) 이후 계속 0%대 증가율이다. 부채 수준 자체도 높다. 올 3월 말 현재 자영업자를 포함한 가계의 금융부채는 1309조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이 더 많이(81조 3000억원) 불었음에도 가계가 쉽게 지갑을 못 열고 있는 것이다. 돈을 안 쓰다 보니 저축도 늘었다. 올 1분기 총저축률은 36.5%로 전 분기(34.7%)보다 1.8% 포인트 높아졌다. 1분기 기준으로는 1998년 1분기(40.6%)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이 중 정부 저축률은 재정 악화 등으로 떨어진 반면 가계 저축률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가계 저축률(7.1%)이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 저축률(6.9%)을 앞질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메르스 한 달-불안한 시민] 안 열리는 지갑, 얼어붙은 상권… 메르스發 ‘돈맥경화’ 조짐

    [메르스 한 달-불안한 시민] 안 열리는 지갑, 얼어붙은 상권… 메르스發 ‘돈맥경화’ 조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우리 경제가 다시 ‘돈맥경화’에 갇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돈도, 사람도 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슬픔에 잠시 외출과 소비를 자제했던 세월호 참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감염 공포’가 전 국민을 짓누르면서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도 잇달아 방한을 취소하면서 여행·숙박·음식업종과 서울 명동 등의 관광지 상권도 3주째 얼어붙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이달 들어 주요 소비 지표들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직후보다 더 떨어졌다. 세월호 참사 발생(2014년 4월 16일) 다음주인 4월 넷째 주의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0.2% 늘었다. 반면 2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졌던 이달 첫째 주의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급감했다. 대형마트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4월 넷째 주는 4.7% 감소했고 이달 첫째 주는 3.4% 줄었다. 지난해 4월 넷째 주는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이 끼어 있어 이를 빼면 메르스 여파가 매출 감소에 더 큰 영향을 준 셈이다. 메르스는 여행산업도 덮쳤다. 관광업계는 세월호 참사 직후 수학여행 금지 등의 조치로 지난해 4월 16일부터 5월 2일 사이에 총 18만 8000명 규모의 관광이 취소돼 276억원의 손해를 봤다. 대부분 국내 관광객이었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큰 해외 관광객의 여행 취소가 급증하면서 손실이 더 커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외국인 관광객 10만명 이상이 방한을 취소해 업계 피해가 1800억원가량에 이른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청 설문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53.7%가 메르스 확산으로 경영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답했다. 전통시장의 평균 매출액은 35.6%, 고객 수도 3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세월호 참사 때는 사회적인 위로, 경조 분위기 때문에 돈을 쓰지 못했다면 메르스 사태는 자신과 가족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아 소비 위축이 훨씬 심하다”며 “정부는 한시적인 소비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하락세였는데 메르스 사태로 더 악화돼 올해 경제성장률은 2% 후반대에 머무를 것”이라면서 “정부가 하루빨리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업종에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활쓰레기 0% 도전] 포천 비닐재활용 공장 가보니

    [생활쓰레기 0% 도전] 포천 비닐재활용 공장 가보니

    라면을 하나 끓여보자. 기본으로 비닐봉지 3개가 나온다. 제품 전체를 포장하고 있는 큰 비닐봉지와 수프와 플레이크가 들어있는 작은 비닐봉지가 나온다. 짜장라면일 경우에는 비닐봉지가 4개까지도 만들어질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이 비닐봉지들은 잠시 조리대 위에 머물렀다가 쓰레기 봉투로 향하게 된다. 꼼꼼한 주부를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제대로 분리수거된다면 이 비닐봉지는 원유수입을 줄일 수 있는 자원이 된다. 라면봉지가 자원이 되는 현장을 찾아가봤다. “무심코 버린 라면봉지 2500장이 모이면 도로표지판 받침대 하나가 나와요. 이전에는 시멘트로 만들던 것인데, 이게 시멘트보다 단단하고 더 오래가죠.”(정해주 에코신화 회장) 18일 경기도 포천의 비닐재활용 업체 에코신화 공장에서 지게차가 단단하게 뭉쳐져 있는 비닐뭉치를 들어 올린다. 희뿌연 먼지와 함께 시큼털털한 냄새가 사방으로 풍긴다. 이 비닐들은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통해 버려진 것을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1차 선별 과정을 거쳐 이곳에 온 것들이다. 1차 선별 과정에서 비닐 이외 물질은 모두 걸러지게 된다. 20년 가까이 재활용 관련 일을 해온 정 회장은 “분리수거가 자리를 잡고, 1차 선별 과정이 생기면서 재료로 쓸 수 있는 비닐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무심코 버리는 것들이 많은데 저게 다 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게차가 비닐뭉치를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자 비닐을 파쇄하는 기계가 ‘쿠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다. 파쇄를 통해 잘게 부서진 비닐은 2번의 고열처리를 거쳐 검은색의 찰흙 같은 느낌의 원재료로 바뀐다. 비닐봉지가 일종의 강화플라스틱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이 회장은 “비닐로 만든 강화플라스틱은 시멘트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원재료가 커다란 주물기에 들어간 후 5분 정도가 지나자 커다란 원통 모양의 플라스틱 부품이 튀어나왔다. 이 제품은 싱크홀 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하수관 누수를 막는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정 회장은 “과거 시멘트로 만들던 도로표지판 받침대나 수도관 보호장치 등을 비닐 재활용을 통해 만든 강화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도 뛰어나다. 석유를 가공해 강화플라스틱 1㎏을 만들기 위해선 2만 1600원이 든다. 하지만 폐비닐의 경우 원료비가 그 3분의1에 불과하다. 비닐봉지 등의 재활용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업체는 올해 14억여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폐비닐 1㎏을 재활용하면 온실가스 2.7㎏, 1t을 재활용하면 에너지 0.6TOE(석유환산톤) 저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문제는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원재료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되는 것에 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서울의 폐기물 재활용률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1994년 20.5%던 서울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2000년에는 45.0%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후 2005년에는 64.3%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전체 쓰레기의 양도 1994년 1만5397t에서 지난 2013년에는 8559t으로 44.4%가 감소했다. 이인근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종량제가 도입되면서 쓰레기를 버리는데 돈이 드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고, 그 결과 제도 도입 20년 만에 재활용률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0%대에 도달한 뒤 서울의 재활용률은 제자리걸음이다. 2008년 65.6%를 기록한 폐기물 재활용률은 2010년 65.8%, 2012년 65.3%, 2013년 64.0%를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종량제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쓰레기 감량 정책으로는 재활용률 60%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제 좀 더 획기적인 쓰레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특히 오피스가 밀집한 업무중심지와 식당과 서비스업종이 중심이 된 상업지역의 분리수거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통 빌라와 다세대 주택 등의 분리수거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더 심각한 곳은 사무실과 패스트푸드점 같은 곳”이라면서 “이런 곳에서 나오는 종량제 봉투를 열어보면 분리수거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자신의 지갑에서 종량제 봉투값이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서울의 구별 생활쓰레기 재활용률을 살펴보면 도봉구가 82.5%로 가장 높았고, 광진구(75.3%)와 송파구(71.0%), 서초구(70.7%)가 뒤를 이었다. 시 관계자는 “자세히 살펴보면 주거지역이 업무중심지보다 재활용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은 강남권의 경우에도 오피스와 상가가 밀집한 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활용률이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시는 이들 지역의 쓰레기 감량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할 계획이다. 장혁재 대기환경본부장은 “올해 쓰레기를 10% 줄이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까지 전년에 비해 2.5% 정도 감량했다. 이는 하루를 기준으로 약 87t의 쓰레기가 줄어든 것”이라면서 “오피스와 상가를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해 쓰레기 감축을 한 곳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개선이 되지 않은 곳에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핀테크와 금융의 미래

    [이영탁 미래와 세상] 핀테크와 금융의 미래

    요즘 핀테크(finance+technology)가 자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핀테크는 한마디로 금융과 모바일이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금융서비스이다. 핀테크는 모바일 결제뿐 아니라 송금, 개인재산 관리, 크라우드 펀딩, 대출 등을 포함하여 금융의 전 영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페이팔이나 애플, 구글, 중국의 알리페이에 이어 국내에도 삼성, 다음카카오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물론이고 많은 중소 벤처기업까지 이 시장에 진출하여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제 은행의 상대는 은행이 아니라 이들 IT기업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보면 기존의 금융기관이 환골탈태하여 새로운 모바일 금융을 잘하느냐, 아니면 발 빠른 IT 기업이 모바일 금융을 선점함으로써 기존의 금융기관을 무너뜨리느냐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자고로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은 변화에 둔감하다. 각종 산업은 세계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는데도 금융은 계속 낮잠만 자고 있는 듯하다. 여전히 도심지의 비싼 건물에 다수의 점포망을 열어놓고, 고액의 연봉을 받아가는 많은 임직원들이 모여 있다. 은행이나 증권회사의 창구를 찾아가는 사람은 자꾸 줄어들고 있고, 사람들의 지갑 속에는 현금보다 카드가 많아졌으며 그것마저 스마트폰으로 들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금융서비스의 중심에 금융기관이 아닌 스마트폰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지금 소비자에 대한 금융서비스가 종전의 대면 서비스에서 모바일 서비스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각종 금융서비스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모바일기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은행이나 증권회사를 찾아갈 일은 거의 없다. 집이든 어디든 스마트폰으로 여러 금융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리고 이렇게 되고 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역할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은행의 예금, 대출 등 종전의 주 업무는 자꾸 줄어들고 있다. 지금은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도 별로 없지만 기업도 그렇고 글로벌 시장도 유동성이 풍부해서 자금조달이 훨씬 수월해졌다. 거기다 개별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커지고 사금융이 발달하여 은행 금융의 비중은 계속 낮아지는 중이다. 한편 송금, 결제,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서 비금융 IT 기업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래저래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둘째, 핀테크의 확산으로 모바일 금융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수지는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앞으로 닥칠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모바일금융서비스 또한 대가의 징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금융서비스 공급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모바일 금융 자체의 원가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 금융업무 자체가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는데 수수료를 낼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빌 게이츠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뱅킹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대부분의 금융서비스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거대한 조직과 인력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뱅킹은 비트와 바이트일 뿐이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최근 나온 ‘거대권력의 종말’을 보면 미래에는 작은 것이 큰 것을 이김으로써 큰 것은 모두 사라진다고 한다. 곳곳에서 핀테크의 깃발을 들고 각종 금융서비스를 멋지게 하겠다고 나서는 크고 작은 IT 기업들이 앞으로 우리 금융시장을 송두리째 삼켜 버리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은행, 증권, 보험 등을 포괄하는 종합금융서비스가 한자리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한가한 모습의 은행이나 증권사를 보면서 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느낌일까.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 [스타뷰] 형제대결 동반홈런으로 ‘나성범의 형’ 수식어 날린 LG 나성용

    [스타뷰] 형제대결 동반홈런으로 ‘나성범의 형’ 수식어 날린 LG 나성용

    지난 2일 경남 마산에서 열린 KBO리그 LG-NC의 경기. LG 나성용(27)이 팀선배 박용택(36)의 대타로 7회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주자 1루 상황, 나성용은 상대 투수 김진성의 6구를 힘차게 밀어쳤다. 공은 왼쪽 담장을 넘어 120m를 날았다. 이 홈런은 평범한 홈런이 아니었다. 동생 나성범(26·NC)의 1회 투런 홈런에 이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형제 대결 동반 홈런’이었다. 지난달 22일 롯데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리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아직 ‘나성범의 형’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한 나성용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홈런이기도 했다. 이튿날 나성용-성범 형제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프로 데뷔 후 나성용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날이었다. 경기가 없는 지난 8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나성용을 만났다.●체격 좋고 잘 뛰어 야구 입문… ‘형제 배터리’의 탄생 “솔직히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날 못 쳐서 속상했어요.” 소감부터 물었다.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지금까지는 늘 동생 나성범이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그랬던 그가 1군에 올라온 지 2주 만에 동생과의 맞대결에서 동반 홈런을 쳤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라는 정도의 답을 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하셨어요. 다음날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데 정말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원래는 무뚝뚝한 분들이신데…” 형제는 광주광역시에서 양장(여성용 맞춤 정장)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웨이트트레이닝이 취미인 아버지와 학창시절 핸드볼 선수를 했던 어머니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았지만 여느 야구선수 형제처럼 캐치볼 놀이를 했던 기억은 없다. “오히려 성범이와 축구를 자주 했어요. 저희가 워낙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거든요. 야구장은 유치원때 가족과 함께 딱 한 번 가본 게 전부예요.” 초등학생 시절, 계주 시합이 있을 때마다 늘 반 대표로 뛰었던 형제는 자연스레 야구부 감독의 눈에 띄었다. “감독님과 체육부장 선생님이 체격 좋고 잘 뛰는 애들을 선발해 야구부로 보내곤 했어요. 제가 반에서 두 번째로 키가 컸는데 저를 안 뽑으시는 거예요. 화가 나서 감독님을 찾아갔죠. 저도 한번 해보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시더라고요.” 딱히 야구를 할 생각이 없었던 그는 자존심 때문에 야구에 입문했다.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형이 야구를 하는게 멋져 보여서 따라한 건 아니었다. “동생도 달리기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했어요. 제 동생인지 몰랐던 감독님이 성범이에게 다가가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면서 야구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답니다. 그런데 성범이가 덥썩 하겠다고 한 거죠. 성범이는 야구를 하면 매일 이렇게 용돈을 받는 줄 알았대요.(웃음)” 10여년 뒤 연세대의 전설이 된 ‘형제 배터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스타로 성장한 동생 나성범의 그늘에 가려진 설움 연세대 에이스 나성범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투수였다. 당시 광주 진흥고에는 150㎞를 던지는 특급 투수 정일영(28)이 있었다. 진흥고 시절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나성용과 달리 나성범은 간간이 타자로 시합에 나가야 했다. “성범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제게 그러더라고요. 내가 투수이고 형이 포수인데 형과 배터리를 못해본 게 한이 된다고요.” 형을 따라 대학에 입학한 나성범은 1학년 때 구속이 10㎞ 이상 붙으면서 투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성범이와 방을 1년 동안 같이 썼어요. 그때 둘 다 야구 선수로 성장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보통 포수와 투수는 연습할 때나 대화를 하기 마련. 하지만 둘은 24시간 함께 붙어 다니며 야구 이야기를 했다. “나중에는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게 됐습니다. 제가 볼 배합을 다했는데 한 번도 싫은 티를 낸 적이 없었어요.” 나성범이 대학야구 에이스로 성장하는 사이 나성용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임의 주인공인 투수와는 달리 늘 장비를 차고 경기에 임하는 포수 특성도 있었지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연세대가 나성범을 받기 위해 나성용을 받았다”며 비교를 하기도 했다. “하루는 감독님께 찾아가 진짜냐고 물었죠. 물론 감독님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많이 속상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나성용에게 ‘나성범 형’이라는 꼬리표는 계속 쫓아다녔다. 나성용은 2011년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이듬해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LG로 이적한 뒤 경찰청에 입대해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사이, 동생은 프로 2년 차에 외야수 부문 골든글로브를 수상할 정도로 스타로 떠올랐다. “친한 친구들이 제 앞에서는 일부러 성범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물론 형으로서 동생이 잘하니 좋았죠. 하지만 저도 프로야구 선수잖아요. 나성용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싶은 욕심이 왜 없었겠어요 ” ●2군 경기 중 ‘콜업’… 롯데전 첫 타석 만루포로 존재감 기회는 불현듯 찾아왔다. 지난달 22일 퓨처스리그 LG-상무전, 부상 중인 최승준(27·LG) 대신 1루를 보고 있던 그에게 2회초 갑자기 빠지라는 사인이 들어왔다. “제가 뭘 잘못했나 싶었어요. 덕아웃에 들어가니 감독님이 당장 짐 싸서 빨리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갑을 챙길 새도 없이 그는 손에 휴대전화와 방망이 도구만 달랑 들고 그대로 사직 구장으로 향했다. 3년 반 만에 서보는 1군 무대였다. ●“화려한 선수보다 꾸준히 잘하는 선수 되고 싶어” “형 1군 간다 하니 동생이 ‘축하한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별 기대 안 한다고 답했어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해부터 홈런을 하나도 못치고 있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12게임을 소화했지만 모두 단타, 2루타에 그쳤다. 한화 시절 초반에 1군 무대에서 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렸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첫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때리며 그간의 설움을 떨쳤다. 이제 1군에 올라온 지 3주 차, 본격적인 야구 인생 출발점에 서 있는 그의 각오를 듣고 싶었다. “한화에 있을 때 박정진 선배가 그러셨어요. 프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오래 버티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요. 지난 시간 힘들었지만 참고 버텨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화려한 선수보다는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2군을 거치며 깨달은 거에요.”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나성용은 1988년 1월 5일생 183㎝, 94㎏ 동생:나성범(NC 다이노스) 학력:광주 진흥고-연세대 경력:2008년 제4회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11년 한화 이글스 입단, LG트윈스 이적 2012~2014년 경찰야구단
  • [사설] 메르스와의 전쟁, 정상적 일상 활동 병행해야

    ‘메르스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민생에 깊은 주름이 파였다. 소비 위축세가 두드러지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졌다. 어제부터 환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격리자 수도 감소했지만 사태가 진정됐다고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 해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게 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자초할 이유도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라 할지라도 보건 당국은 체계적 방역에 전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시민들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때라고 본다. 메르스 사태 이후 우리 경제에 대해 국내외에서 어두운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18개 투자기관이 우리나라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3.6%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열악한 경제 상황에 메르스 충격이 더해지면서다. 1번 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체계적 대응을 하기는커녕 쉬쉬하며 외려 국민적 불안감만 키운 정부의 악수가 뼈아프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지금까지의 모든 확진 환자가 병원 감염 범주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제 정부는 메르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병원 밖 별도 공간에서 진료하는 ‘안심병원’ 87곳을 지정했다. 진작에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이런 안심병원 체제를 가동했더라면 국민들도 안심하고 생업과 일상적인 사회 활동에 전념했을 법하다.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와 여의도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꾼들의 비과학적 한건주의식 주문이 상승 작용을 일으킨 건가. 내수시장은 ‘메르스 포비아’(메르스 공포증)에 휩싸여 빈사 상태다. 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고용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백화점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떨어졌다고 한다. 프로야구 관중과 놀이공원 입장객조차 줄어들고 있는 판에 서민 식당들이 파리를 날리고 있는 건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어제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전국 유치원과 학교가 메르스로 인한 휴업을 재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메르스 사태 이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들의 보여 주기식 한건주의 행정에 휘둘렸던 데서 이제라도 탈피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얼마 전 방한한 WHO 전문가들도 메르스 감염은 학교와 연관성이 없다며 수업 재개를 권고했지 않은가. 사실 학생들을 학교 울타리에서 벗어나 위생 상태가 좋을 리 없는 PC방이나 노래방 등을 전전하게 하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였다. 메르스 사태 이후 일선 학교에서 보건교육을 강화한다는 소식조차 안 들리는 게 우리 교육의 한심한 현주소다. 우리가 비과학적인 정보에 휘쓸려 필요 이상으로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이는데 외국인들이 제 발로 찾아와 지갑을 열 리는 없다. 이달 한국 방문을 취소한 중국 관광객만 해도 10만명 선으로 추정된다지 않는가. 서민들이 먼저 빠져드는 ‘메르스 수렁’에서 헤어나는 데 왕도는 따로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합심해 메르스를 관리·통제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운용해야 한다. 시민들도 경각심은 갖되 이제 정상적 사회 활동을 영위해야 한다.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지금 막 떴다. 하지만 연희동을 ‘맛집’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섣부르다. 골목골목 세계를 품고 있는 이곳은 대궐 같은 집들만큼이나 속이 깊다.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연희동. 중국도 북유럽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아프리카도 거리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덕분에 연희동 골목은 특색있는 숍과 여행자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 찬다 고요와 소란의 경계에 서다 연희동 흠모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연남동에서 우연히 시작한 산책이 길어지면서 바로 옆 동네인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었다. 붉은 등을 내건 중국집이 한 집 걸러 한 집이고, 수입제품이 빼곡한 ‘사러가 쇼핑센터’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고요함은 연희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여백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래등 같은 넓고 큰 주택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맞을 테다. 동네 토박이의 추억을 들추자면, 한때 최고 주가를 올렸던 서태지도 연희동에 살았단다. 지금은 두 명의 옛 대통령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건 오래 전부터다. 연희동과 맞붙어 있는 연세대학교 터가 조선 초 정종이 왕위를 물려 주고 기거하던 연희궁터였던 것. 조선 후기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장희빈의 친정도 지금의 연희동에 있었으니 연희동이 가진 깊이는 오랫동안 쌓인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게 된 것은 한성화교가 들어선 영향이다. 1969년 명동에 있던 한성화교가 연희동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인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들이 발달했다는 것이 정론이다. 외국인 학교, 주변 대학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이게 됐단다. 그 덕분일까. 연희동은 구석구석 정겹기도, 이국적이기도 하다. 맞닿은 신촌이나 홍대의 북적북적한 소란이 이곳에서는 타국의 일처럼 느껴진다. 골목에 들어서면 새소리가, 봄 여름이면 꽃향기가 자욱해 한가로운 시골에 들어선 양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런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은 연희동 곳곳에 카페를 차리고 공방을 만들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니 언제부턴가 주말이면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사람들, 카메라를 메고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조용했던 연희동은 주말이면 활기로 가득 찬다. 주민으로 1년, 그 사이에도 연희동은 수없이 바뀌었다.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주택가 한가운데에도 영업장이 새단장을 마쳤다. 목 좋은 사거리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도 어느날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만큼 연희동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방문객의 발걸음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민의 주차자리를 탐하기도 했고 체증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한적함을 빼앗긴 서운함이 크다. ‘조용했던 연희동이 그리워요’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도 차츰 연희를 탐낸다. 연희동을 터전 삼아 살았고 결국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 청년 사장은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란다. 연희동이 뻔한 카페거리, 먹자골목으로 전락하게 될까? 답은 변화의 바람 속에 있다. ●연희동 중국집의 진가 고추기름이 말갛게 뜬 진한 짬뽕국물, 촉촉한 육수에 달짝지근하게 볶은 청경채, 속을 푸짐하게 채운 군만두. 배달음식으로만 오해했던 중국 음식이 연희동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연희동은 연남동과 함께 2000년대 초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로 화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 말인즉슨 화교가 직접 만드는 진짜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본래 주 고객이 화교였으니 음식 맛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중국 음식점과는 다르다. 음식점들이 모인 연희맛로를 따라 60년 역사를 이어받은 ‘이화원’, 이연복 셰프의 이름만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목란’, 음식은 물론 식기와 인테리어에서도 중국을 느낄 수 있다는 ‘진보’ 등이 유명하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이곳에서 우리 삶에 녹아든 화교의 삶을 가늠할 수 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1 02-732-0054 이화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02-334-1888 진보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9 02-338-2897 ●차민경 기자의 연희동 그곳? 시간도 지갑도 넉넉하게 연희동은 여유를 가지고 찾을 때 여행이 즐거워진다. 시간의 여유와, 지갑의 여유 모두. 연희동의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수도 있다. 동네의 특성상 자연스레 조성된 가격이다. 대신 많은 숍에서 발렛을 지원하고 있고, 연희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메뉴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사러가 쇼핑센터 양 옆으로 조성된 ‘연희맛로’만 보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구석구석 골목길에 들어선 카페와 숍들이 진짜 보석이다. 한입 가득 프랑스식 갈레트를 알리스 앤 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북유럽 스타일링을 위해 ‘알리스 앤 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페와 편집숍을 겸하고 있는 알리스 앤 수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희동에서 1년여간 편집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확장 이전했다. 편집숍은 주로 아이들을 위한 소품들을 취급하지만 점점 대상을 넓혀 취급 물품을 늘리고 있다. 카페도 남다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크레페는 물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프랑스식 갈레트를 맛볼 수 있다고.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헬로스프링 프리마켓’도 열고 있다. 대학로 프리마켓인 마르쉐를 본따 연희동 스타일의 프리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갤러리와 꽃집, 카페 등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프리마켓을 열 계획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070-7631-3889 www.aliceandsue.com 이 공간의 변신은 어디까지? 부어크 꼼꼼히 손길 닿은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김채정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스튜디오이자 카페다.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어 엽서 속 그림이 튀어나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부어크’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각종 매거진에 실리는 음식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로 활용되지만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특별한 모임을 위해 대관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독립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인 전일찬 셰프의 팝업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전일찬 셰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는 ‘경험 다이닝’으로 사용되고, 주말에는 보다 힘을 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4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연장이 되지 않아도 부어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51 02-6397-3700 www.homebuuk.com 타이완보다 더 타이완 같은 미란 수제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타이완이 뿌리인 사장님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과거 13년 동안 타이완에서 생활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란’에서는 타이완 생활에서 배우게 된 크로켓, 펑리수를 판다. 빵을 두 번 숙성시키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튀겨 만든 크로켓은 미란의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씹히지만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은 일품. 사장님은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숙성 과정을 달리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바삭하고 촉촉한 크로켓을 만든다. 카레 감자 크로켓과 크림치즈 크로켓이 베스트셀러다. 타이완 현지에서 맛본 펑리수 그대로인 미란 펑리수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02-336-5859 매주 둘째 주 월요일 휴무 크로켓 1,800~2,000원, 펑리수 2,000원 신인 작가들의 현주소 페인터스 머그 한국 작가들의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곳, ‘페인터스 머그’다. 밀린 원고를 쓰려고 찾았다가 그림만 감상하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본질은 카페지만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편안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내부 벽을 빼곡히 채운 작품들은 매번 바뀐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들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자들은 직접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할 수 있다. 투표수가 많은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전시가 한 달 더 연장된다고. 카페 입구에 있는 VIP 전시벽을 보면 사람들의 기호도 가늠할 수 있겠다. 물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7 02-3144-4807 paintersmug.alldaycafe.kr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 5,500원 작가들의 비빌 언덕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동이 품은 또 하나, 문학. 안산도시자연공원의 아랫자락에 터를 잡은 연희문학창작촌은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문학인 전용 집필실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네 개의 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 머무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집필실을 배정받고 문학활동에 전념한다. 지난해에만 80여 명의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 창작, 소설 창작 등을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교실인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고 비정기적으로 ‘연희목요낭독극장’도 열린다. 가을이 되면 각종 전시와 공연, 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가을문학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02-324-4600 아프리카로 안테나를 세우다 쏘울오브아프리카 주택가 깊은 곳, 마을버스 4번이 설 때마다 사람을 쏟아내는 작은 사거리에 ‘쏘울오브아프리카’가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어쩐지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해도 거침없이 들어가시라. 이곳은 서울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갤러리다.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2014년 말, 문을 열었다. 유럽의 컬렉터들이 싼 값에 아프리카 작품을 사와 비싼 값에 되파는 부당한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단다. 정당한 비용으로 판매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마우루스 말리키타, 팅가팅가 예술인협동조합 등 전시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텀블러를 제작하는 ‘브링 유어 컵Bring Your Cup’과 공동 프로모션을 벌여 아프리카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텀블러를 제작했다. 또 4월부터는 지역 아동센터와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37-7 02-6032-1125 blog.naver.com/soulofafrica 글·사진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유커, 면세점 등서 작년 14조 ‘펑펑’… 쇼핑 빼면 재방문 매력 ‘뚝’

    유커, 면세점 등서 작년 14조 ‘펑펑’… 쇼핑 빼면 재방문 매력 ‘뚝’

    “저리스밍둥, 칭건워라이”(這裏是明洞, 請?我來·여기가 명동입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 영플라자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10분에 1대꼴로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버스 문이 열리자 흰색 마스크를 쓴 40~50대 중년의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이 줄지어 내렸다. 이들은 관광 가이드의 통솔 아래 영플라자 맞은편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롯데면세점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간 동안 영플라자 앞에만 내린 유커는 관광버스 5대, 150여명이었다. 이 거리만이 아니라 인근 명동 입구, 롯데호텔 근처 등 잠시 버스를 대고 중국 관광객들을 내려 줄 지점을 모두 고려하면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을 수 있다. 이런 유커들이 한국에 와서 먹고 자고 쇼핑하는 등 국내 소비의 주요 축이 됐다. 유커는 한국 경제에 계속해서 약이 될 수 있을까. 유커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2만 6865명으로 2013년 432만 6869명에 비해 41.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쓴 돈은 14조원가량으로 집계됐다. 경기 불황으로 내국인은 지갑을 닫지만 유커는 지갑을 열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계도 유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면세점과 호텔 산업이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지난해 7조 5000억원으로 올해 8조원을 넘어 앞으로 면세점 시장은 10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내면세점 사업성이 눈부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 1만 2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방문을 선택하게 된 요인으로 ‘쇼핑’(72.3%·중복응답)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쇼핑하는 장소로 ‘명동’(42.4%)에 이어 ‘시내면세점’(41.4%)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시내면세점의 사업성 때문에 지난 1일 신청을 마감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서 대기업 몫 2곳에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워스, 이랜드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7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중소·중견기업 몫 1곳에는 14개의 기업(단체)이 몰려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14곳에는 세종호텔, 유진기업, 청하고려인삼, 제일평화컨소시엄, 파라다이스그룹, 그랜드관광호텔, 키이스트·시티플러스 합작법인,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하나투어 등 컨소시엄, 하이브랜드듀티프리, 심팩(SIMPAC), 삼우·씨그널엔터 합작법인, 동대문 굿모닝시티 등이 있다.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제자리걸음이지만 면세점 사업은 매년 껑충 뛰고 있다”면서 “지금 그 어떤 사업군에서 이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이 있겠나. 유커가 갑자기 확 줄어들지 않는 한 몇 년은 갈 사업”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유커에 발맞춰 신세계조선호텔, 호텔신라, 롯데호텔,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등 호텔 업계도 숙박료가 10만원대 중후반인 비즈니스호텔 짓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커만 바라보는 지금의 흐름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사실 호텔 객실이 부족하지는 않다. 명동 인근 호텔 객실 점유율이 뚝 떨어져 객실 요금을 10만원대 중반으로 내리고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에 반값 상품을 올리는 등 울며 겨자 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쉬쉬하는 비밀”이라고 전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할 수 있게 되자 일본을 찾는 유커들도 늘어났다. 일본 정부 관광국은 지난 4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76만여명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커가 40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일로 유커가 확 줄어드는 일을 겪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우려로 4일 현재 한국 방문을 포기한 외국인은 2만 60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는 중국(4400여명) 등 중화권 국가가 8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메르스 우려가 계속 확산된다면 관광, 항공, 호텔, 유통업계의 연쇄 타격이 예상된다. 생각만큼 유커들의 씀씀이가 크지도 않다. 같은 설문조사 결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1인당 지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 아니라 ‘중동’(3056달러)이었다. 중국은 중동의 3분의2 수준인 2094.5달러였다. 외국인 관광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 관계자는 “중동·아프리카 관광객들은 5박6일 기준으로 1인당 2000만원 이상 쓰는 큰손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커들은 다른 국가 관광객에 비해 한국을 재방문하는 비율도 적었다. 같은 설문조사 결과 최근 3년 동안 4회 이상 방문한 국가 순위에서 중국은 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4회 이상 재방문율이 높은 국가는 중동(58.7%)·일본(44.3%)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유커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재방문도 적어지는 데는 유커들의 연령대가 넓어지면서 소비 성향도 다양해졌고 한국을 다시 찾을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명동에서 만난 관광 가이드 정모(32)씨는 “3~4년 전보다 한국 단체 여행 상품 가격대가 낮아져 4박5일 항공비와 숙소비를 모두 포함해 1인당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요즘 경제적 수준이 낮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여성들은 쇼핑을 선호하고 중장년층은 문화재에 관심을 갖는 등 여행 목적이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광 가이드 김모(43)씨는 “명동, 롯데면세점, 남산, 동대문 등 서울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짜고 있는데 사실 이 여행 코스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은 명동, 면세점, 동대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관광 코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업무차 한국에 머문 적이 있는 대만인 왕기한(29)은 “한국에 4개월 동안 머무르면서 신촌, 명동, 남산타워, 인사동, 강남 등을 방문했는데 전망이 좋은 남산을 제외하곤 각 지역마다 명확한 특징도 없었고 파는 물건도 비슷했다”면서 “특히 아직도 중국계라고 불친절하게 응대하는 점원들의 태도가 실망이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 시 언어소통 만족도 비율은 62.4%, 관광안내 서비스 만족도 비율은 75.9%로 다른 문항에 비해 만족도 비율이 떨어졌다. 유커들의 만족도를 높여 더 많이 한국을 찾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유커 외에도 한국을 찾는 ‘큰손’인 중동, 동남아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현재 관광 요소가 서울에만 집중돼 있어 지방으로 콘텐츠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류 영향으로 동남아 관광객의 수요가 있고 의료 관광을 목적으로 러시아, 중동 국가 관광객도 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투자가 유커에 비해 없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커들의 여행 경험이 많아지고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쇼핑 정보가 많기 때문에 과거처럼 명품을 대량 소비하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이들의 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한국만의 상품을 팔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들도 쇼핑센터에서 쇼핑만이 아니라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처럼 이들에게 단순한 쇼핑만 제공할 게 아니라 한류 공연 등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문화 유랑기] 퇴계 이황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비명‘

    [문화 유랑기] 퇴계 이황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비명‘

    '세상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라는 묘비명. 내가 본 묘비명 중에서 가장 위트가 넘치는 것 중 하나는 영국 작가 버너드 쇼의 묘비명이다. 아시다시피, “어영부영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라는 묘비명.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호요, 100살 가까이 천수를 누린 이가 이런 말을 했다니, 나 같은 필부로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경지다.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네”라는 헤밍웨이의 묘비명이나, “에이, 괜히 왔다”는 중광 스님의 묘비명도 재미있지만, 멋스럽기로는 영국 시인 예이츠의 묘비명이 인상적이다. "Cast a cold Eye On Life, on Death. Horseman, pass by.(삶과 죽음에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말 탄 이여, 지나가라)" 시인은 이처럼 아름답고 멋스런 표현을 좋아하지만, 나는 싱거부리한 산문투로 이렇게 풀이한다. -내 무덤에 넋 놓지 말고 담담히 보시게나. 자네 삶도 담담히 보고. 여기서 그만 얼쩡거리고 어여 가서 자네 일이나 보시게나. 철학자 칸트(1724~1804)의 묘비명도 음미할 만하다. 놀라운 직관과 예지로 그 시대의 어느 누구보다 우주의 진면목에 다가갔던 당대 최고의 우주론자이자 대철학자인 칸트의 묘비명은 우주와 인간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내용으로, 다음과 같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이요, 다른 하나는 내 속에 있는 도덕률이다.” 하지만 이 모든 묘비명을 압도하는 것을 우연찮은 기회에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조선의 유학자 퇴계 이황의 묘비명이다. 퇴계의 기록물을 찾아서 읽던 중 발견하게 된 것인데, ‘자작’ 묘비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어 찬찬히 보게 되었다. 퇴계가 자신의 묘비명을 스스로 짓게 된 것은 자신이 죽은 후 제자나 지인이 쓸 경우, 꾸미고 과장되이 지어 남세스러움을 살까 저어한 때문이다. 묘비명은 대철학자답게 자신의 생애를 4언 24구, 96자로 압축한 것으로, '조그만' 돌에다 새기게 했다. 生而大癡 壯而多疾 中何嗜學 晩何叨爵 學求愈邈 爵辭愈嬰 進行之跲 退藏之貞 深慚國恩 亶畏聖言 有山嶷嶷 有水源源 婆娑初服 脫略衆訕 我懷伊阻 我佩誰玩 我思古人 實獲我心 寧知來世 不獲今兮 憂中有樂 樂中有憂 乘化歸盡 復何求兮 나의 짧은 한문 실력으로 완벽한 해석을 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노릇이라, 여러 사람의 풀이를 참고하고 나름대로 꿰어맞춰 보았지만, 몇몇 구는 끝내 만족할 만한 풀이를 얻지 못해, 혹 오자가 아닐까 싶어 몇 해 전 남행길에 안동 도산서원에도 들를 겸 안동까지 퇴계묘를 찾아 확인해보기도 했다. 특히 저 넷째 줄 '아회이조 아패수완(我懷伊阻 我佩誰玩)'이란 문구는 도저히 해석이 안되는 대목이었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내 회포 여기서 막히니 내 패옥을 누가 즐겨하리' 정도이지만, 이걸로는 앞뒤 문장이 잘 연결되질 않는다. 그래서 고심하며 여기저기 전공자들의 자료들을 뒤적여봤지만, 저 부분이 전혀 생경하게 따로 노는 해석뿐이었다. 예컨대, '나의 회포 여기서 막히니 나의 패옥을 누가 만져주리'라든가, '나의 품은 뜻 이로써 막힘에, 나의 패물은 누가 완상해줄까', 또는 '내 생각 제 모르니 내 즐김 뉘 즐길까 등등의 풀이다. 어느 것이나 앞뒤 문장의 뜻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은 매일반이다. 나는 이 퇴계 묘비명 원문을 복사해 꼬깃꼬깃 접어서는 지갑 속에다 갈무리해 다녔다. 어디서건 한문 고수를 만나면 꺼내놓고 물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런 고수를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 노릇이라, 종이는 몇 년째 세월과 함께 내 지갑 속에서 나달나달 해어져갈 뿐이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 문장을 다시 꺼내 읽어보니, 비로소 딱 짚히는 바가 있었다. 아, '아회이조'는 퇴계가 가정법을 쓴 것이로구나! 그렇다면 이렇게 풀이되는 문장 아닌가. '내 품은 생각 여기서 막힌다면, 누가 내 패옥(학문)을 즐겨하리.' 아직은 자신의 학문이 미완이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하면 앞뒤 문장의 맥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가. 그래서 위 묘비명을 모두 풀이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된다. 편의에 따라 단락을 나누었다. 나면서 크게 어리석었고 자라서는 병이 많았다. 중년에 학문을 좋아하게 되었고 느지막에 벼슬길에 들었네. 학문은 갈수록 멀어지고 벼슬은 마다해도 자꾸 내려지네. 나아가기가 어려우매 물러나 은거하기로 뜻을 굳혔네. 나라의 은혜 생각하면 심히 부끄러우나 진실로 성현의 말씀이 두려웠네. 산 높디높고 물 쉼 없이 흐르는 곳. 벼슬을 벗어던지고 돌아오니 뭇 비방이 사라졌구나. 내 품은 생각 여기서 그친다면 누가 내 패옥을 즐겨하리오. 내가 고인을 생각하매, 고인이 먼저 내 마음을 얻었으니, 오는 세상에서 어찌 오늘의 내 마음을 모른다 하리. 근심 속에 낙이 있었고, 즐거움 속에 근심이 있었네.조화를 좇아 사라짐이여,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대철학자 퇴계가 도달한 경지를 일개 필부가 헤아리기는 어려운 노릇이지만, 퇴계 묘비명의 마지막 구절은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는 명문이라 하겠다. 조화를 좇아 사라짐이여,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안심입명의 경지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종결미를 보여주는 묘비명이 다시 있을까. 퇴계는 임종 직전 일어나 기대앉아 자리를 정리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평생을 두고 사랑하던 매화를 보며 "매화분에 물을 주라" 하고는 앉은 채 숨을 거두었다 한다. 저물녘이었고, 어둑신한 하늘에서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1570년 12월 8일, 향년 70세. 임진란이 일어나기 22년 전이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 [문화 유랑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비명 -퇴계 이황의 ‘자작 묘비명’

    [문화 유랑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비명 -퇴계 이황의 ‘자작 묘비명’

    '세상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라는 묘비명. 내가 본 묘비명 중에서 가장 위트가 넘치는 것 중 하나는 영국 작가 버너드 쇼의 묘비명이다. 아시다시피, “어영부영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라는 묘비명.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호요, 100살 가까이 천수를 누린 이가 이런 말을 했다니, 나 같은 필부로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경지다.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네”라는 헤밍웨이의 묘비명이나, “에이, 괜히 왔다”는 중광 스님의 묘비명도 재미있지만, 멋스럽기로는 영국 시인 예이츠의 묘비명이 인상적이다. "Cast a cold Eye On Life, on Death. Horseman, pass by.(삶과 죽음에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말 탄 이여, 지나가라)" 시인은 이처럼 아름답고 멋스런 표현을 좋아하지만, 나는 싱거부리한 산문투로 이렇게 풀이한다. -내 무덤에 넋 놓지 말고 담담히 보시게나. 자네 삶도 담담히 보고. 여기서 그만 얼쩡거리고 어여 가서 자네 일이나 보시게나. 철학자 칸트(1724~1804)의 묘비명도 음미할 만하다. 놀라운 직관과 예지로 그 시대의 어느 누구보다 우주의 진면목에 다가갔던 당대 최고의 우주론자이자 대철학자인 칸트의 묘비명은 우주와 인간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내용으로, 다음과 같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이요, 다른 하나는 내 속에 있는 도덕률이다.” 하지만 이 모든 묘비명을 압도하는 것을 우연찮은 기회에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조선의 유학자 퇴계 이황의 묘비명이다. 퇴계의 기록물을 찾아서 읽던 중 발견하게 된 것인데, ‘자작’ 묘비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어 찬찬히 보게 되었다. 퇴계가 자신의 묘비명을 스스로 짓게 된 것은 자신이 죽은 후 제자나 지인이 쓸 경우, 꾸미고 과장되이 지어 남세스러움을 살까 저어한 때문이다. 묘비명은 대철학자답게 자신의 생애를 4언 24구, 96자로 압축한 것으로, '조그만' 돌에다 새기게 했다. 生而大癡 壯而多疾 中何嗜學 晩何叨爵 學求愈邈 爵辭愈嬰 進行之跲 退藏之貞 深慚國恩 亶畏聖言 有山嶷嶷 有水源源 婆娑初服 脫略衆訕 我懷伊阻 我佩誰玩 我思古人 實獲我心 寧知來世 不獲今兮 憂中有樂 樂中有憂 乘化歸盡 復何求兮 나의 짧은 한문 실력으로 완벽한 해석을 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노릇이라, 여러 사람의 풀이를 참고하고 나름대로 꿰어맞춰 보았지만, 몇몇 구는 끝내 만족할 만한 풀이를 얻지 못해, 혹 오자가 아닐까 싶어 몇 해 전 남행길에 안동 도산서원에도 들를 겸 안동까지 퇴계묘를 찾아 확인해보기도 했다. 특히 저 넷째 줄 '아회이조 아패수완(我懷伊阻 我佩誰玩)'이란 문구는 도저히 해석이 안되는 대목이었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내 회포 여기서 막히니 내 패옥을 누가 즐겨하리' 정도이지만, 이걸로는 앞뒤 문장이 잘 연결되질 않는다. 그래서 고심하며 여기저기 전공자들의 자료들을 뒤적여봤지만, 저 부분이 전혀 생경하게 따로 노는 해석뿐이었다. 예컨대, '나의 회포 여기서 막히니 나의 패옥을 누가 만져주리'라든가, '나의 품은 뜻 이로써 막힘에, 나의 패물은 누가 완상해줄까', 또는 '내 생각 제 모르니 내 즐김 뉘 즐길까 등등의 풀이다. 어느 것이나 앞뒤 문장의 뜻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은 매일반이다. 나는 이 퇴계 묘비명 원문을 복사해 꼬깃꼬깃 접어서는 지갑 속에다 갈무리해 다녔다. 어디서건 한문 고수를 만나면 꺼내놓고 물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런 고수를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 노릇이라, 종이는 몇 년째 세월과 함께 내 지갑 속에서 나달나달 해어져갈 뿐이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 문장을 다시 꺼내 읽어보니, 비로소 딱 짚히는 바가 있었다. 아, '아회이조'는 퇴계가 가정법을 쓴 것이로구나! 그렇다면 이렇게 풀이되는 문장 아닌가. '내 품은 생각 여기서 막힌다면, 누가 내 패옥(학문)을 즐겨하리.' 아직은 자신의 학문이 미완이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하면 앞뒤 문장의 맥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가. 그래서 위 묘비명을 모두 풀이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된다. 편의에 따라 단락을 나누었다. 나면서 크게 어리석었고 자라서는 병이 많았다. 중년에 학문을 좋아하게 되었고 느지막에 벼슬길에 들었네. 학문은 갈수록 멀어지고 벼슬은 마다해도 자꾸 내려지네. 나아가기가 어려우매 물러나 은거하기로 뜻을 굳혔네. 나라의 은혜 생각하면 심히 부끄러우나 진실로 성현의 말씀이 두려웠네. 산 높디높고 물 쉼 없이 흐르는 곳. 벼슬을 벗어던지고 돌아오니 뭇 비방이 사라졌구나. 내 품은 생각 여기서 그친다면 누가 내 패옥을 즐겨하리오. 내가 고인을 생각하매, 고인이 먼저 내 마음을 얻었으니, 오는 세상에서 어찌 오늘의 내 마음을 모른다 하리. 근심 속에 낙이 있었고, 즐거움 속에 근심이 있었네.조화를 좇아 사라짐이여,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대철학자 퇴계가 도달한 경지를 일개 필부가 헤아리기는 어려운 노릇이지만, 퇴계 묘비명의 마지막 구절은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는 명문이라 하겠다. 조화를 좇아 사라짐이여,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안심입명의 경지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종결미를 보여주는 묘비명이 다시 있을까. 퇴계는 임종 직전 일어나 기대앉아 자리를 정리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평생을 두고 사랑하던 매화를 보며 "매화분에 물을 주라" 하고는 앉은 채 숨을 거두었다 한다. 저물녘이었고, 어둑신한 하늘에서는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1570년 12월 8일, 향년 70세. 임진란이 일어나기 22년 전이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 [메르스 공포] 온기 돌던 내수시장에 찬물 끼얹나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승건(41)씨는 이번 주말 강원 홍천군에 있는 물놀이 시설에 갈 계획을 접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이 확인되면서 두 딸의 안전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기로 했다. 이씨는 “아내에게도 당분간 아이들을 데리고 대형마트에도 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금씩 살아나던 소비 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조짐이다. 저유가와 금리 인하, 재정의 조기 집행으로 겨우 살려놓은 내수 시장의 온기가 돌발 악재인 ‘메르스 사태’로 날아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수출 부진에 이어 메르스가 확산 일로에 있어 정부가 전망한 ‘2분기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메르스 사태가 어디로 튈지 답답해하는 모습이다. 메르스 사태가 ‘사스’(중증급성호흡증후군)처럼 확산된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고민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일 “(메르스 사태가) 며칠 되지 않아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별일 없이 끝날 수도 있는 만큼 관련 지표를 일단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5월 반등세가 꺾일까 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망자 발생 이전인 지난 1일까지는 매출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이번 주가 고비가 될 듯 싶다”면서 “학교 휴교령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고객 수가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메르스가 사스처럼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는 2%대 중반 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렵다. 2003년 4월 사스가 창궐한 중국은 2분기 성장률이 곤두박질쳤다. 전기 대비 2.9% 포인트나 급락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사스로 인해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0.5% 포인트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기 의식을 갖고 경기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가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라면서 “통화 당국은 원화 강세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고, 정부는 요건이 충족되면 추경 편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4월 소매판매 작년보다 늘고… 5월 백화점 매출 소폭 반등… 조금씩 열리는 지갑

    4월 소매판매 작년보다 늘고… 5월 백화점 매출 소폭 반등… 조금씩 열리는 지갑

    소비자들의 ‘지갑’이 조금씩 더 열리는 모습이다. 4월 소매 판매액이 1년 전보다 늘었고, 5월 백화점 매출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4월 소매 판매 및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액은 29조 88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2월(3.9%) ‘설 효과’를 빼면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 1월 소매 판매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6% 감소했고, 3월에는 0.5% 증가에 그쳤다. 상품별로는 가전제품·컴퓨터·통신기기 판매가 1년 전보다 14.4%나 늘었다. 화장품(11.7%)과 가구(9.4%), 신발·가방(7.0%) 등이 뒤를 이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 판매액이 1년 전보다 8.4% 늘었고, 편의점은 담뱃값 인상에 힘입어 30.8% 급증했다. 뒷걸음질치던 백화점 판매액도 소폭(0.1%)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에는 증가 폭이 더 커져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4월 매출이 1.9% 증가에서 5월(1~27일) 3.4%로 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4월 4.2%에서 5월(1~28일) 6.3%로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달 각각 4.8%, 6.3%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 시계와 고급 여성복 등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5월 수입 시계 매출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7.1% 증가했고 수입 의류도 21.9% 늘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상무는 “아직 본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른 무더위와 연휴 덕에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길섶에서] 건망증/김성수 논설위원

    또 13층을 잘못 눌렀다. 아침에 회사 엘리베이터에서다. 사무실은 11층이다. 13층은 집이다. 집에 가서는 또 11층을 누른다. 번번이 틀린다. 요즘 들어 깜빡깜빡하는 일은 더 잦다. 건망증 탓에 생활습관도 달라졌다. 택시를 타면 꼭 카드로 계산한다. 2년 전 택시에 지갑을 두고 내린 뒤부터다. 휴대전화나 지갑을 가장 많이 두고 내리는 게 택시 안이다. 신용카드로 ‘흔적’을 남겨 두면 나중에 찾는 게 수월하다. 나이 들면 기억력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런데 갈수록 외울 건 더 많다. 당장 회사에 출근해 기사 입력 프로그램에 접속하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어야 한다. 신문 스크랩 프로그램을 보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인터넷 사이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숫자와 영문이 섞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제각각이다. 통일해서 쓰려고 해도 ‘비번’을 바꾸라는 요구는 왜 이리 잦은지…. 탁상 달력 뒤쪽에 바뀐 번호를 적어 두지만 매번 틀린다. 허접한 기억력 탓이다. 그런데도 새벽에 집에 들어갈 때는 각각 8자리나 되는 아파트 1층 현관 비밀번호와 집 전자도어록 비밀번호를 단 한번의 실수 없이 통과하는 ‘신공’을 발휘한다. 술을 끊지 말아야 하나.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지갑 닫은 G2·엔저 공습·저유가의 늪… 위기의 ‘메이드 인 코리아’

    지갑 닫은 G2·엔저 공습·저유가의 늪… 위기의 ‘메이드 인 코리아’

    최근 ‘한국호’가 수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경기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미국은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도 1분기 GDP 증가율(7.0%)이 최근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경기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7.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중 수출액도 3.3%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세계 교역도 동맥경화를 겪는 모습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국가들의 평균 수출은 10.2%, 수입은 12.5%가 줄어 전체 교역량 역시 11.4%나 감소했다. 경쟁국인 세계 수출 톱10(한국은 7위) 국가의 1분기 수출도 중국(4.9% 증가)을 제외하면 모두 크게 뒷걸음쳤다. 2위와 3위인 미국과 독일도 각각 -5.1%, -13.4%를 기록했다. 엔저의 덕을 톡톡히 본다는 4위 일본도 역시 -6.0%를 기록했다. 점점 강도를 더해 가는 일본의 엔저 공세도 고민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2013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지금까지 30%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철강 등 국내 산업이 이미 타격을 입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올해 안에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 경기 침체와 환율 악재, 저유가로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석유제품이 고전 중이란 점도 수출 부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부가 최근 수출입 활성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정부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이후 신차 출시, 조업일수 증가, 세계경제 회복, 석유화학업계 시설 보수 종료 등의 요인으로 수출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수출 부문에서 정부가 지원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관련 부처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나 찍힌거야?” 절도 현장 딱걸린 도둑의 황당 표정

    “나 찍힌거야?” 절도 현장 딱걸린 도둑의 황당 표정

    미국 각 현지 경찰서가 공개 수배하는 사진에 절도 현장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격자의 휴대폰에 찍힌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린 도둑이 놀라서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그대로 게재되어 웃음을 주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州) 오렌지 카운티 경찰국이 지난달 28일 경찰국 공식 페이스북에 공개 수배한 이 절도범은 놀란 표정과 함께 급히 작은 스쿠터를 타고 절도 현장을 달아나는 장면 등의 사진이 게재됐다. 현지 경찰국에 따르면 이 절도범은 지난달 24일 오전 주차된 차 안에서 지갑을 훔쳐 나오다가 마침 인근에 있던 한 목격자에 의해 휴대폰으로 이 장면이 고스란히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절도범은 목격자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놀라운 표정을 지은 다음 바로 현장에서 도망쳤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현지 경찰은 현상금 약 100만 원 상당을 걸고 이 절도범을 수배 조치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차 안에 귀중품 등을 남겨둬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환기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공개 수배된 절도범의 황당한 표정과 공개 수배 페이스북 내용 (현지 경찰 당국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분기 非소비지출 사상 최대…연말정산 환급 줄고 세금 는 탓

    1분기 非소비지출 사상 최대…연말정산 환급 줄고 세금 는 탓

    올 1분기에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 비(非)소비 부문에 쓴 돈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쩔 수 없이 의무 지출로 나가는 돈이 늘면서 가계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31일 통계청의 ‘2015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84만 9000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에 쓴 돈이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면서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8만 2100원으로 1년 새 9.9%나 줄었다. 하지만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료 등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이 늘면서 비소비지출이 커졌다. 소득세 등 주기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경상조세)은 1분기에 가구당 월평균 13만 6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증했다. 1~3월에는 종합소득세와 재산세 등의 신고 기간이 아니어서 가구에서 내는 세금의 대부분은 근로소득세다. 지난 1분기 취업자 수가 늘면서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이 301만 3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13월의 세금’으로 바뀐 연말정산도 비소비지출 증가에 한몫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3월 연말정산에서 직장인들이 토해낸 세금이 많아지면서 비소비지출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근로자 가구만 따져 보면 지난 1분기 비소비지출이 월평균 99만 2000원으로 100만원에 육박했다. 근로자 가구가 월평균 소득(505만 1000원)의 20%를 세금 등 비소비지출에 쓴 셈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가구당 월평균 12만 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4% 올랐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근로자 가구가 떼인 연금은 가구 평균보다 3만원 더 많은 15만 4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보험료도 12만 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지갑은 더 굳게 닫혔다. 1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2.3%로 가장 낮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 감소에서 시작되는 경기침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정부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줘야 한다”면서 “하지만 나라 살림도 어려워서 세금을 더 올려야 할 형편이고 생활물가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를 늘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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