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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우리들의 과로 이야기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우리들의 과로 이야기

    서울신문 ‘과로 근절 캠페인’ 응모작으로 재구성한 과로 실태어둠이 채 가시기 전 출근해 깜깜한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직장인. 서울신문은 지난 10월부터 7회에 걸쳐 ‘2017 대한민국 과로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를 통해 국민병이 된 노동자 과로를 야기하는 법·제도 및 기업 내부 시스템과 전근대적인 기업문화 등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을 비롯해 과로사회를 벗어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터의 고단함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과로리포트 연재 이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과로 인증샷 캠페인’을 진행했고, 모두 70여건이 접수됐습니다. 사무실 책상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모습부터 업무를 해내느라 책상에 가득 쌓인 서류와 일회용 커피잔, 자정이 넘은 시간 퇴근하는 모습,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지쳐 쓰러진 가족의 모습 등 여전히 힘겨운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캠페인에 응모된 사진과 사연을 바탕으로 여전히 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하루를 포토 다큐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5시 알람을 놓치면 그날은 지각입니다. 저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요?”(사진1) 서울의 집값은 연봉 4000만원 이상을 받는 대기업 직원들조차 감당할 수 없습니다. 비교적 싼 집을 찾아 서울 밖으로 나가게 되면 직장과 집을 오가는데만 1시간 정도 걸립니다. 터무니없는 집값에 서울 밖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은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일터로 나서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대한민국 노동자의 과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편의점에는 전날 밤 퇴근 때 봤던 편의점 직원이 여전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사진2) 정년퇴직 뒤 용돈벌이삼아 일을 시작했다는 직원의 모습에 자꾸만 우리의 미래가 겹쳐보입니다. 시간당 임금 7300원에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12시간을 근무하는 은퇴 후 삶. 하지만 그런 생각에 빠질 새도 없이 출근길을 재촉해야 합니다.사무실에 도착하면 과로에 내몰릴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정신없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건 카페인 가득한 커피와 각종 비타민과 약입니다.(사진3) 사무실 책상에 쌓인 커피잔을 보면 거리에 수 많은 카페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합니다.“퇴근하면 병원은 이미 문을 닫았어요. 그래서 사무실 책상에는 감기약, 소화제, 몸살약 등이 항상 있어요.”(사진4) 아파도 병원을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없습니다. 사무실에 각종 상비약이 구비돼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비타민부터 영양제, 한약까지 온갖 약들로 하루하루를 버티지만, 회사는 도무지 직원들의 건강따위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사무실로 들어온 동료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계속되는 야근에 밥을 먹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던 제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하더군요.”(사진5)“주사가 대수겠어요?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고 결국엔 제가 힘을 내야합니다.”(사진6) 피로가 쌓이다보면 짧은 점심시간에 밥을 먹기보다는 쪽잠이나 병원행을 택하기도 합니다. 배고픔보다는 피로해소가 더 절실한 근무환경은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는 점심시간의 풍경마저 바꿔놓았습니다.점심시간이 지나면 다시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러다 문득 가족들을 생각하면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밀려옵니다. 어릴 적 가족들의 사진을 항상 사무실 책상에 놓고 하루를 버틴다(사진7)는 이 분은 “저희 자매의 어릴 적 사진입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30대 중반이 훌쩍 지났는데도 아직 아이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다정하게 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를 낳아도 어떻게 키워야할 지 고민이 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아직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건 사치인 걸까요?”(사진8) 아이 봐줄 사람이 없는 주말에는 회사로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사무실 이곳저곳을 혼자서 돌아다니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오죽할까요.영화제작 현장에도 음식업이나 숙박업에도 과로는 업종과 직위를 가리지 않고 일터 곳곳에 침투해 있습니다.(사진9) 어떤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든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차도 인적도 드문 늦은 시간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려는 모습입니다. 첫 눈 오는날 사진이 예쁘게 나왔다며 천진난만하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놨더라고요. 차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아 얼마나 노곤할까요. 차를 몰고 다시 수십킬로미터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피곤할까요.”(사진10)일을 다 마치고 일터를 나서면 보통은 어둠이 짙게 깔려 있는 밤 늦은 시간입니다. 가끔은 버스와 지하철조차 끊겨 버린 시간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도 합니다.(사진11) 우리는 또 길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하염없이 손짓을 해야 합니다.집으로 돌아오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쓰러집니다.(사진12) 어처구니 없이 짧은 시간동안 잠을 자고 다시 출근해야 합니다. 부황을 뜨거나 침을 맞거나 비타민을 먹는 행위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하루 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몸부림입니다.(사진13) 이렇게 오늘도 하루도 잘 버텨냈습니다. 내일도 잘 버틸 수 있을까요.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 색채기업 팬톤이 선정한 2018년 컬러 ‘울트라 바이올렛’

    색채기업 팬톤이 선정한 2018년 컬러 ‘울트라 바이올렛’

    세계 컬러 표준을 제시하는 미국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최근 2018년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PANTONE 18-3838)를 선정했다. 팬톤에 따르면, 2017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울트라 바이올렛’ 색상은 창의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색이다. 팬톤은 “푸른색을 바탕으로 한 보랏빛은 우리를 높은 수준으로 이끄는 지각능력과 잠재력을 가져다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팬톤은 매년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선정하기 위해 ‘뉴욕 패션 위크’와 엔터테인먼트, 영화, 아트 컬렉션 등 각종 산업군의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소리는 진화의 지렛대다

    소리는 진화의 지렛대다

    소리의 과학/세스 S 호로비츠 지음/노태복 옮김/에이도스/400쪽/2만 2000원 태초에 ‘굉음’이 있었다. 진공상태의 우주와 달리 45억년 전 지구는 탄생 순간부터 시끄러웠다. 신생 지구를 강타하는 소행성들의 융단폭격으로 뜯겨 나간 지표 덩어리는 잔해가 돼 하늘로 솟구쳤고, 지구가 냉각되는 과정에서 빗소리가 등장했다. 신간 ‘소리의 과학’을 쓴 음향신경과학자이자 음악가인 세스 S 호로비츠는 2009년 나사의 한 연구소에서 초속 15㎞로 발사체를 날릴 수 있는 버티컬 건으로 지구의 탄생 과정을 재현했다. 실험이 반복될 때마다 그가 설치한 초음파 마이크에는 쿵, 투두둑, 쉬이익 등의 소리가 녹음됐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거친 소음이 미친 듯이 연속됐다. 그건 지구가 노래를 부르는 장엄한 사운드트랙이었다. 우리는 흔히 인류의 생존 능력을 시각과 연결시킨다.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로, 공기 중의 소리 속도(초속 340m)보다 88만배 이상 빠르다. 인간이 청각보다 시각에 더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청각이 시각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다.인간의 뇌는 시각적 정보에는 초당 15~25번의 변화만 인식하지만 소리에 대해서는 초당 수천 번의 변화도 지각한다. 귀 안에 있는 유모세포는 초당 5000번까지의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외부 소리가 청신경을 거쳐 우리 뇌에 인지될 때까지의 시간은 50밀리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청각은 촉각, 후각, 미각보다 인지 범위도 훨씬 넓다.이 책은 30년간 소리에 빠져 지내 온 과학자가 풀어놓는 소리에 관한 거의 모든 이 야기와 더불어 소리와 인류 진화의 연관 관계를 과학적 통찰로 전개하고 있다. 지구상에 특수하게 제작된 공간을 빼고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 모든 생명체는 소리로 소통하며, 정보를 파악하고 진화해 왔다. 시각 능력이 거의 없는 동굴물고기나 인더스강돌고래 등 후각과 미각이 제한적인 동물은 있지만 청각이 없는 생명체(청각 상실 환자를 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가 진화와 생존의 비밀을 청각에서 찾는 이유다. 24시간 작동하는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는 청각이 진화적 유산이라는 걸 체감하는 건 의외로 손쉽다. 맹수들의 으르렁대는 저주파 소리는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준다. 침묵과 정적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발명된 지 300년도 채 되지 않은 칠판을 긁는 소리는 우리를 몸서리치게 한다. 저자는 온갖 소음이 가득 찬 연회장에서도 친한 사람의 목소리를 곧바로 알아채는 우리의 능력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운 건 머릿속 ‘뇌’도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다. 뇌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한 저자는 이를 “마음이 빚어내는 노래”라고 표현했다. 뇌에 전극을 밀어 넣고, 신경세포의 전기적 변화를 소리로 변환시킨 결과 신경단위인 뉴런마다 제각각 소리를 낸다는 것이었다. 그중에는 규칙적인 딸깍거림도 있고, 때로는 죽어 가는(기능이 소멸된) 뉴런의 애처로운 ‘유언’도 있었다. 각 뇌의 발달 상태, 건강, 활동 상황에 따라 특정 부위의 신호는 증폭하거나 감쇄하면서 제각각 다른 소리들이 화음을 빚어냈다. 물론 저자는 “어떤 과학자도 뇌나 마음이 무엇인지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고, 뉴런들이 내는 소리들은 실제로는 세포막의 이온 채널이 칼륨을 방출하는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뉴런들이 오케스트라처럼 저마다 개성을 드러내는 소리를 내는 건 마음의 활동이라고 평하며, 이는 흡사 성간우주만큼 광대한 미지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소리를 많이 내는 동물일수록 행동이 복잡하고, 사회성이 강화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러니 당신의 수다스러움은 어쩌면 당신이 지적이고, 특별히 사교적인 존재로 자부하는 징표일 수 있는 셈이다.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소리에 대한 대부분의 궁금증에 답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청각은 지구의 생명체가 위대한 진화적 도약을 하는 지렛대가 됐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미국 과학저술가 메리 로치의 위트 있는 추천사로 글을 맺는다. “귀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예루살렘 폭탄’ 트럼프, 24년 권좌 야심 푸틴…스트롱맨들 폭주

    ‘예루살렘 폭탄’ 트럼프, 24년 권좌 야심 푸틴…스트롱맨들 폭주

    2018년이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함으로써, 중동의 정치 지형은 어느 때보다 강한 변화를 맞게 됐다. ‘중재자’로서 미국의 입지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위축된 만큼의 공간은, 호시탐탐 이를 노려 온 러시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터키·이란으로 이어지는 세력과 미국·사우디·이스라엘의 또 다른 축이 형성해 온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중국도 ‘중동 진출’의 꿈을 이룰 여지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이래 지속된 ‘푸틴 시대’의 6년 추가 연장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임기로 볼 때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을 넘어섰다. ‘임기 추가’라는 에너지를 더한 첫 번째 ‘스트롱맨’이 된 것이다. 이 강화된 힘은 우선 미·유럽 간의 고리를 약화시킬 전망이다. 혼돈의 중동은,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을 ‘북핵 최우선’ 정책으로부터 빼앗아갈 수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미국 공관에 발송한 전통문에서 오는 20일까지 정부 공직자들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수도=예루살렘’ 공식 천명이 왜 “중동 화약고에 불을 붙인 것”으로 표현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장면이다. 아랍권이 어떤 수준의 반발을 보일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조직적인 저항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73년 미국이 친이스라엘 정책을 내놓았을 때는 대미 석유 수출 금지에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 수니·시아파 등 이슬람 내부의 갈등이 워낙 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예루살렘’ 선언에 나선 것도 중동 국가들의 지지부진한 결집력이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국가들은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했지만,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리아나 이라크, 리비아, 예멘 등 상당수의 국가는 장기 내전 상태로 피로감에 젖어 있다. AP 통신은 “아랍권 국가들이 강한 어조로 미국의 결정을 규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대신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등 테러 세력은 더욱 강한 연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 유럽 등 모든 국가가 우려와 불만을 나타낸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테러 전선의 유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예루살렘 수도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국제사회가 호응해 온 이·팔 평화공존 구상인 ‘2국가 해법’(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방안)과도 거리가 있다. 그러나 ‘2국가 해법’은 지난 20여년간 가시적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2국가 해법이 오랜 기간 중동 외교의 정통 교본처럼 인식됐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한다. 유대민족과 아랍민족 공동의 성지에 장기간 분쟁을 치러 온 각기 다른 민족의 두 국가가 공존한다는 개념이 발상 초기부터 현실성에 맞지 않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스라엘로선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해 점령한 영토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스라엘 입장에서 스스로 이를 실행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평화 공존 구상은 점차 탄력을 잃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발표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러시아 스캔들로 로버트 뮬러 특검수사에 탄력이 붙으면서 수세에 내몰리는 상황을 면하는 데 도움을 기대했을 수 있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이슈화’가 쉽지 않은 북핵 문제보다 위험성이 적은 ‘예루살렘 선언’으로 러시아 스캔들의 국내 이목을 분산시키려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선언으로 핵심 보수 지지층 결집과 대선 공약 이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우호적인 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면서 미국 내 이스라엘 유권자뿐 아니라 보수 지지층 결집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현지언론은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임금 떼이고, 따돌림당하고, ‘회사는 지옥도’

    임금 떼이고, 따돌림당하고, ‘회사는 지옥도’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당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노무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노무·법률 상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gabjil119.com)의 역할이 컸다. 지난달 문을 연 이 단체는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뿐 아니라 이메일, 직접 면담 등 다양한 채널로 직장인들의 절규를 받아내고 있다. 7일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단체로 접수된 갑질 사례는 2021건으로 하루 평균 68건에 달한다. 5600여명의 직장인이 오픈채팅방을 찾았고, 약 4만 번의 대화가 오갔다. 직장 내 고충을 털어놓을 창구가 필요했던 직장인들은 “회사가 아니라 지옥”이라고 자신들의 일터를 표현했다. 회사 내 갑질 유형별로는 수당, 포괄임금제, 시간외수당 체불 등 임금 관련 제보가 420건(20.8%)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지역의 한 병원에서는 실제 출근시간이 9시이지만 출퇴근 지문인식을 8시 30분에 해도 지각처리되는 등 조치출근을 강제했다. 또 늦게까지 남아서 일한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업장도 많았다. 또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임금 일부를 떼이거나 아예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임금 관련 외에 가장 많았던 갑질 유형은 ‘따돌림과 괴롭힘’(388건·19.2%), ‘휴가 미보장’(246건·12.2%)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을 동원해 사장이나 임원 가족의 김장·결혼식 잡무 등을 돕도록 강요하고, 가족 여행을 가는 동안 별장에 있는 개와 닭 사료를 주라고 지시하는 등 어이없는 갑질 사례도 있었다. 직장갑질 119는 “갑질 유형 가운데 ‘기타’로 분류해야 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김장에 동원하거나 사장과 식사할 때 턱받이를 해줘야 하는 등 황당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사례가 알려지자 다른 병원의 노동자들의 유사한 제보가 쏟아지기도 했다. 송년회 때 신규 간호사들에게 장기자랑을 개별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하고, 남자 직원들에게 여장과 걸그룹 흉내를 강요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직장갑질 119는 이러한 갑질 사례를 정리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면서 특별근로감독 및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또 최근에는 성심병원 직원들의 네이버 밴드를 통해 모여 노조를 만들기도 했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앞으로도 업종·직종별로 온라인 모임을 통해 스스로 권리를 찾아나가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스피드스케이팅·스켈레톤 등 메달 경쟁 ‘지각변동’

    스피드스케이팅·스켈레톤 등 메달 경쟁 ‘지각변동’

    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불허 결정을 받으면서 메달 경쟁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됐다.동계스포츠 강국인 러시아는 전체 종목 중 3분의1가량에서 메달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들의 불참이 현실화될 경우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메달 8개 이상을 획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노리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경우 좀더 안정적으로 메달 사냥을 펼치게 됐다. 6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102개 종목 가운데 32개 종목에서 메달권 선수를 보유했다. 최근 주요 국제대회 성적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 선수가 5위권에 유력한 종목을 추린 결과다. 메달을 걸 만한 3위권 이내 선수로 범위를 추려도 19명에 이른다. 이를 살펴보면 러시아 선수들은 남자 쇼트트랙에서 세부 종목별로 4~5위권을 지켰다. 한국 대표팀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지만 2014 소치동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빅토르 안(32·한국명 안현수)이 노련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특히 배턴 터치 과정에서 실수가 빈번한 남자 5000m 계주에서 러시아는 4위권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도 출전하지 않는다면 한국 쇼트트랙은 좀더 안정적으로 메달 경쟁에 나설 수 있다. 모교인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 중인 안현수는 이날 “러시아가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의 경우 러시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한국의 메달 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루슬란 무라쇼프를 비롯한 러시아 선수들이 간간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24·동두천시청)가 평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를 꿰찬 윤성빈(23·강원도청)의 경우도 이미 도핑으로 최근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은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32)를 비롯한 러시아 선수들이 불참하면 더욱 수월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22·한국체대)가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에 도전하는 스키 스노보드에도 일부 러시아 선수들이 메달 경쟁권에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한국 선수들이 메달 경쟁권은 아니지만 이 종목 1인자 자리를 굳게 지키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가 불참할 경우 상위권 순위표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홍준표 “국민의당, 위장 야당”…안철수 “위장 아닌 중추신경계 야당” 아재개그

    홍준표 “국민의당, 위장 야당”…안철수 “위장 아닌 중추신경계 야당” 아재개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국민의당은 위장 야당”이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아재개그로 응수해 화제가 되고 있다.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홍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는 위나 장과 같은 소화기계통이 아니라 중추신경계, 중추야당”이라며 농담으로 반박했다. 안 대표는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은 선심성 예산을 삭감하고 재정 원칙을 지키면서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성과도 있었고 미흡한 점도 있었다”면서 “국민의당은 민생을 위해 이번 예산안에 협조하면서도 현실을 외면한 인기영합정책의 잘못과 국정운영 결과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계속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예산심사 제도 개선에도 나설 것”이라면서 “예산의 심도 있는 심사가 가능하도록 예산안의 제출 시기를 앞당기고 잘못된 예산이 있어도 법정시한을 맞추려고 하나로 뭉뚱그려 울며 겨자 먹기로 통과시켜야 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분야별로 나눠 심사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의 정책연대 파트너인 바른정당도 비판을 제기한다는 질문에는 “정부에서 공무원을 계속 무조건 늘려야 된다든지, 아니면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 같은 것은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도 아쉬운 부분이 정말 많고 미흡했던 부분이 있지만, 예산이 확정돼야 서민 지원도 가능하기에 여러 고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대표는 자당 소속 최명길 전 최고위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것을 놓고 당 일부에서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법원의 판단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정말로 참담한 심정”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는 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평화개혁연대가 이날 오후 개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민주 정당은 여러 의견이 활발하게 토론되는 모습을 가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활발한 토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시아 출전 금지, 평창 메달 구도 요동…“러시아, 32개 종목서 메달권”

    러시아 출전 금지, 평창 메달 구도 요동…“러시아, 32개 종목서 메달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을 금지시켰다.다만 IOC는 약물 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은 터줬다. IOC의 결정으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참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메달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동계 스포츠에 강한 러시아가 상당수의 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선수들이 단체로 불참을 결정한다면 메달 주인도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6일(한국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102개 종목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32개 종목에서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각 종목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톱 5에 든 선수들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일단 러시아가 현재 세계 정상 수준인 것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버티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을 포함해 바이애슬론 남자 계주, 크로스컨트리 남자 스프린트 단체전과 남자 스키애슬론 등 4종목이다. 여기에 크로스컨트리 대부분의 종목을 비롯해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 컬링 여자, 루지 남자 싱글, 스켈레톤 남자, 피겨스케이팅 페어, 아이스하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1500m 등에서도 이번 시즌 러시아 선수들이 3위 안에 들었다. IOC는 엄격한 도핑 검사를 통과한 선수들에 한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으나 러시아가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 메달을 딴다고 해도 시상대에선 러시아 국기와 국가가 등장하지 않으며, 러시아의 메달 개수는 쭉 0개로 기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와대 “늦었지만 내년 예산안 통과돼 다행…제대로 쓰겠다”

    청와대 “늦었지만 내년 예산안 통과돼 다행…제대로 쓰겠다”

    428조 8339억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진통 끝에 6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법정 시한을 넘긴 예산안 ‘지각 처리’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개정된 국회법) 도입 이후 처음이다. 이에 청와대는 “늦었지만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돼 다행”이라고 밝혔다.청와대는 이날 박수현 대변인 명의의 입장 자료를 통해 “이번에 통과된 예산은 현장 민생 공무원 충원,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누리과정 국고 지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으로 모두 일자리와 민생을 위한 예산”이라면서 “내년도 예산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밤늦게 본회의를 열어 공무원 9475명 증원과 법인세 최고세율(25%) 과세표준 구간 신설, 2조 9707억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8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분야별로 주요 증액 예산 분야는 ▲보건·복지·고용 144조 7000억원 ▲교육 분야 64조 2000억원 ▲일반·지방행정 69조원 등이다. 복지예산이 14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주요 삭감 예산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 19조원으로 2017년보다 3조 1000억원가량 줄었다.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도 39조원으로 2017년 대비 1조 6000억원이 감소했다. 국회는 또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에 3000억원 초과부분을 신설하고 이 구간에 대해 25%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법 개정안과 과표 3억~5억원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에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가결했다. 아동수당 예산은 1조 1000억원으로 소득상위 가정 10%가 제외됐고, 기초연금 예산은 9조 8000억원으로, 기준연금액이 월 25만원으로 인상됐다. 각각 내년 9월부터 적용된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난동을 부렸다. 당초 전날 오전 11시에 열리기로 했던 본회의는 2분 만에 정회됐고, 10시간이 지난 전날 밤 10시쯤 속개됐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단상 앞으로 몰려들었고, 정 의장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예산 429조 진통 속 국회 통과

    내년 예산 429조 진통 속 국회 통과

    ‘초고소득’ 법인·소득세 증세 법정시한 나흘 넘겨 지각 처리국회는 6일 428조 8339억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2018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 법정 시한을 넘긴 예산안 ‘지각 처리’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이다. 국가 예산은 2년 연속 400조원대로 편성됐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재석 178명,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을 가결했다. 국회가 확정한 내년 예산안은 당초 정부안보다 1375억원이 순감한 규모다. 2017년보다는 28조여원이 늘었다. 국회 예결특위를 거친 수정안에서 예산은 296조 2367억원으로 정부안보다 1조 1954억원(증액 3조 3883억원·감액 2조 1930억원)이 늘었고, 기금은 132조 5972억원으로 정부안보다 1조 3328억원(증액 7993억원·감액 2조 1322억원)이 줄었다. 분야별로 주요 증액 예산 분야는 ▲보건·복지·고용 144조 7000억원 ▲교육 분야 64조 2000억원 ▲일반·지방행정 69조원 등이다. 복지예산이 14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주요 삭감 예산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 19조원으로 2017년보다 3조 1000억원가량 줄었다.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도 39조원으로 2017년 대비 1조 6000억원이 감소했다. 국회는 또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에 3000억원 초과부분을 신설하고 이 구간에 대해 25%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법 개정안과 과표 3억~5억원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에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가결했다. 아동수당 예산은 1조 1000억원으로 소득상위 가정 10%가 제외됐고, 기초연금 예산은 9조 8000억원으로, 기준연금액이 월 25만원으로 인상됐다. 각각 내년 9월부터 적용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총에서 새해 예산안에 반대 당론을 확정하고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에 항의하기도 했다. 5일 밤늦게 시작된 본회의는 정회를 거듭하다 실제 예산안 표결은 자정을 넘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예산안 ‘지각 합의’… 공무원 9475명 증원

    법인세율 25% 유지하기로 여야가 2018년도 공무원 규모를 약 9500명 증원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4일 합의했다. 2018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겨 마라톤협상 끝에 나온 결과다. 여야는 5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사흘 넘겨 국회 문턱을 넘어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8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법인세와 공무원 증원 등 2개 조항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며 ‘유보’ 의견을 합의문에 명시했다. 예산안 최대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 규모는 여당이 당초 제시한 1만 2221명에서 다소 줄어든 9475명으로 합의했다. 당초 한국당은 7000명, 국민의당은 9000명을 협상안으로 제시해 왔다. 정부는 2018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의 시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편성된 일자리 안정자금은 정부 원안대로 2조 9707억원을 유지키로 했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법인세 인상과 관련, 과세표준 기준을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리는 대신 최고세율은 정부안인 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소득세는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3억~5억원은 40%로, 5억원 초과는 42%로 각각 2% 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정부안을 그대로 유지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협치 예산안’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통 큰 양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에서 ‘사람 중심’ 가치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예산안 타결은 국민의당이라는 제3정당의 선도적 대안 제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예산안 ‘지각 합의’… 공무원 9475명 증원

    여야가 2018년도 공무원 규모를 약 9500명 증원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4일 합의했다. 2018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겨 마라톤협상 끝에 나온 결과다. 여야는 5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사흘 넘겨 국회 문턱을 넘어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8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법인세와 공무원 증원 등 2개 조항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며 ‘유보’ 의견을 합의문에 명시했다.  예산안 최대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 규모는 여당이 당초 제시한 1만 2221명에서 다소 줄어든 9475명으로 합의했다. 당초 한국당은 7000명, 국민의당은 9000명을 협상안으로 제시해 왔다. 정부는 2018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의 시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편성된 일자리 안정자금은 정부 원안대로 2조 9707억원을 유지키로 했다. 다만 야당의 요구에 따라 2019년 이후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재정 지원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하기로 하고 국회에 간접지원 방식 전환 계획을 보고하기로 했다.  여야는 논란이 됐던 법인세 인상과 관련, 과세표준 기준을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리는 대신 최고세율은 정부안인 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소득세는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3억~5억원은 40%로, 5억원 초과는 42%로 각각 2% 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정부안을 그대로 유지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협치 예산안’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통 큰 양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에서 ‘사람 중심’ 가치를 지켰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예산안 타결은 국민의당이라는 제3정당의 선도적 대안 제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쥐꼬리’ 예·적금 이자 모처럼 오르나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하향 조정 향후 1000조 부동자금 흐름 촉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모처럼 상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와 맞물려 시중 여유 자금이 고금리 상품을 찾아 움직이는 등 자금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상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하향 조정됐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우리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1.25%→1.50%) 직후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0.3% 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의 금리를 최고 연 4.7%로 0.2% 포인트, ‘위비짠테크적금’의 금리는 최고 연 2.55%로 0.25% 포인트 올렸다. ‘위비수퍼주거래예금’은 0.3% 포인트 인상된 최고 연 2.1%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주 초 예·적금 금리를 0.1~0.3% 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신한·KB국민·NH농협 등도 이번 주 금리 인상을 목표로 내부 회의에 돌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다음달 2일까지 예·적금 금리를 더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대표 예금 상품인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최고 2.4%로 0.2% 포인트 인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예금금리를 더 높이고 있다”면서 “100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금리 인상 기대감에 계속 오르던 시장금리는 막상 기준금리 인상 당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하자 하락했다.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14일 연중 최고치인 2.661%까지 뛰었다가 금리 인상 당일에는 2.509%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변동형의 경우 코픽스 금리를, 혼합형(고정형)의 경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금리로 두고 여기에 나름대로의 가산금리를 덧붙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하나은행이 4일부터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연 3.637~4.637%로 전주보다 0.08%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출금리 상승세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의 시장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면 다음달 코픽스에 자금조달 비용 상승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김동연 “비밀번호 1202로 맞췄는데” 아쉬움 토로

    [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처리] 김동연 “비밀번호 1202로 맞췄는데” 아쉬움 토로

    “직원들이 모두 다 컴퓨터에 걸어 놓은 비밀번호가 1202였는데….”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내년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직원들에게 눈물 나올 정도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 본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직원들 컴퓨터 비밀번호가 1202(12월 2일)였다. 이날 끝날 것으로 생각하며 버텨왔는데…”라면서 “직원들이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예산이 부족해 숙소도 (국회에서) 멀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열심히 한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등 새로운 사업이 많아, 예산 확정이 빨리 돼야 부처가 준비를 차질 없이 할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여야 협상 타결이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자리 안정자금과 공무원 증원 문제, 법인세 세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면서 “각 당의 입장이 있으니 주말과 주초에 빨리 협상해서 빠른 시간 내에 타결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가 내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며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도 무색해졌다. 2014년 이 법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처리되지 못했다. 2014년 말 국회는 2015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때 법정시한(12월 2일)을 지켰다. 2015년에는 약 50분, 지난해에는 약 4시간을 넘기긴 했지만 막판 협상을 통해 12월 2일 본회의를 열어 법정시한을 조금 넘기는 선에서 예산안을 지각 처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9호선 파업 첫날 열차고장 시민들 “열차 고장, 출근길 강제 지각”

    9호선 파업 첫날 열차고장 시민들 “열차 고장, 출근길 강제 지각”

    서울지하철 9호선 노동조합의 부분파업 첫날인 30일 오전 열차 고장으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서울시 메트로9호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차량고장 등의 이유로 출근시간대 양방향 지하철 운행이 모두 수분간 연착되고 있다. 서울시 메트로9호선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3분 김포공항역을 출발하려던 종합운동장헹 급행열차가 출입문 고장을 일으켰다. 해당 열차는 곧바로 다른 열차로 교체됐지만 이 과정에서 운행시간이 지연됐다. 또 개화방면 열차 운행도 출근시간 시민들이 몰리며 지연되고 있다. 메트로9호선 관계자는 “현재 양방향에서 지연시간을 복구하기 위한 회복운행 중”라며 “정확한 지연시간과 고장 원인 등은 출근 혼잡시간이 끝난 뒤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메트로9호선 측은 차량검수 인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열차고장이 파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타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9호선 출근길(korea****)”, “9호선 만차로 역 도착해서 아무도 타지는 못하고 사람들은 쌓이고만 있어(spo****)”, “감사합니다. 강제로 지각하게 해주신 9호선 파업. 아. 망했다(darkblue****)”, “9호선 진짜 이번 파업으로 개선 좀 돼라. 15분 일찍 나왔는데도 죽을 거 같아. 압사 당해서(070x****)” 등의 댓글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한국 학생, 문제 푸는 속도는 세계 최곤데…

    [단독] 한국 학생, 문제 푸는 속도는 세계 최곤데…

    읽기 24분·수학 24분·과학 28분 60분 제한 시간 절반도 안 써 문답풀이에 익숙해진 습관 때문 운동 시간은 OECD 중 최하위우리나라 학생들은 시험시간이 넉넉해도 문제를 빨리 푸는 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풀이 속도로만 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문제를 읽고 푸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유 가지고 문제 푸는 습관 필요” 이 같은 결과는 2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결과를 토대로 우리 학생의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PISA 시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학생 등의 읽기·수학·과학 성취도를 점검하기 위해 3년마다 치러지는 평가다. 2015년에는 OECD 회원국 등 전 세계 72개국 만 15세 학생 54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우리나라 학생 5749명(중3·고1)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PISA 테스트의 과목당 제한시간은 60분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읽기 과목은 24분, 수학은 24분, 과학은 28분 만에 문제 풀이를 끝냈다. 중앙값이란 문제를 가장 빨리 푼 학생부터 가장 늦게 푼 학생까지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있는 학생의 문제 풀이 속도를 뜻한다. 세 과목의 문제 풀이 시간은 72개국 학생 중 가장 빠른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성적은 72개국 중 읽기 4~9위, 수학 6~9위, 과학 9~14위(오차범위 내 최저·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전과목 성취도 1위 국가는 싱가포르 반면 같은 시험에서 전과목 성취도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 학생의 문제풀이 시간은 읽기 약 32분, 수학 약 28분, 과학 약 37분으로 우리보다 느렸다. 한국 학생들은 서술형 문제보다 제한된 시간 내 정해진 답을 구하는 문답풀이에 익숙해져 습관적으로 문제를 빨리 푼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2015년 PISA 시험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성취도 순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면서 “이유는 정밀하게 분석해 봐야겠지만 조금 더 여유 있게 문제를 풀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원 등 일정에 쫓겨 운동하는 시간도 세계에서 가장 적었다. PISA 테스트를 본 OECD 회원국 등 55개국 학생들에게 ‘가장 최근 학교에 등교했던 날 방과 후 운동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우리나라 여학생의 29.2%, 남학생의 55.5%만 운동을 했다고 답했다. 55개국 중 가장 적은 비율이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모범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다. ‘PISA 검사일을 기준으로 지난 2주 동안 무단결석을 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1.9%로 설문조사에 참여한 55개국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또 우리나라 학생의 경우 PISA 검사일 기준으로 지난 2주 동안 지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19.4%로 참여국가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논의 평행선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논의 평행선

    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8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 환노위 간사들은 앞서 휴일근무수당의 할증률을 현행 50%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이뤘지만 일부 의원들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면서 이날 논의 역시 별다른 진전없이 공전하는 양상으로 흘렀다. 이날 소위에서는 안건 순서 논의에만 1시간가량을 허비할 정도로 여야의 기싸움이 팽팽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할증률 등 이견이 큰 사항 대신 합의 가능성이 더 큰 특례업종 축소 논의를 먼저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할증률 등 다른 쟁점과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근로시간 단축 논의 자체를 뒤로 미루고,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법 개정안·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등 쟁점이 적은 다른 법안을 먼저 논의하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30분 늦게 지각 개의한 소위는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1시간 만에 정회됐고, 추후 간사 간 논의를 통해 안건 순서를 결정하기로 했다. 소위는 오후 2시에 재개한다. 이런 가운데 환노위의 노동시간 단축 논의와 관련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간사 간 잠정 합의안에 대해 ‘노동개악’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공동 회견문에서 “휴일근로는 휴일근로이면서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합산해서 지급하면 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문제를 가지고 환노위 간사들이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사가 합의했다는 것을 들어 법안심사 소위에서 표결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개악 기도이며 국민 기만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항지진 원인 지열발전으로 보기 어렵다”

    “포항지진 원인 지열발전으로 보기 어렵다”

    “포항지진의 진앙지와 600m 가량 떨어져 있는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을 찾는데는 오랜시간이 걸린다.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트리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알려진 것처럼 지진의 원인이라고 하기는 봐야할 것들이 많다.”“포항지진에서 처음 관찰됐다는 액상화 현상은 역사적 문헌을 살펴보면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대한지질공학회 공동으로 연 긴급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최근 제기된 ‘포항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긴급포럼은 지난 15일 규모 5.4의 포항지진 발생으로 열린 것으로 지진 관련한 학회들이 모두 모인 것은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1년여 만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포항지역 임시지진 관측망 운영과 미소지진’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포항 지진은 지표에 노출되지 않은 북동 주향에 북서방향으로 경사하는 무명의 지하단층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포항지진의 지진 규모는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보다 약했지만 지진 에너지 노출량인 모멘트 규모(Mw)는 5.4로 비슷했고 지표면과 가까웠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지열발전소와 관련해서는 아직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없으나 물 주입으로 인한 미소지진(규모가 작은 지진)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도 나와있는 상태”라며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태섭 부경대 교수는 ‘한반도 남동부 지진활동과 2017 포항지진’이라는 발표를 통해 포항지진의 또하나의 특징인 ‘액상화’는 한반도 남동부 모래기반의 토질에서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강 교수는 “역사지진을 보면 조선 인조 21년 4월 23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발생한 지진이나 6월 21일 울산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액상화가 관찰됐다”며 “포항지진으로 한반도 지진에서 액상화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고 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항과 경주지진은 발생 지역이 가깝다 뿐이지 지반구조나 형태 등 지질학적 차이가 크고 지진 발생 메커니즘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도 ‘지열발전소 원인론’에 대해서 “포항지진처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 백만톤의 물이 주입돼야 하는데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사용한 물 주입량은 5000~수 만톤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열발전소의 물주입이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의 원인이라고 처음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진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의도치 않게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되서 무척 불편하다”며 “포항지진을 일으킨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로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의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인데 마치 그것이 최종 결론이나 유일한 원인처럼 받아들여져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교수는 “유발지진은 공학적 공사 때문에 발생하는 지진으로 판이 움직이거나 응력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조금만 건드려준 일종의 트리거로 안정된 지층의 평형상태를 깨뜨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항지진의 경우 물을 주입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단층에 영향을 주고 전체 단층의 마찰력을 약화시켜 지진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상당 규모의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포항 지진의 원인, 효과 그리고 향후 전망’이라는 발표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주목할만한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1978년 국내 계기 지진 관측 이후부터 2011년 동일본 대지진까지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5회 밖에 없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불과 6년 만에 5.0 이상의 지진이 5번이나 발생했다”며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지각 전체에 영향을 미쳐 지진발생 빈도도 늘어나고 강도도 강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응력이 경주지진을 유발시켰고 경주지진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포항지진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에너지가 어디로 흘러갈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다음 번 큰 규모의 지진은 경주와 포항 사이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과학자들은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인데 명확한 원인을 요구하고 추측성 보도를 남발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지진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과학은 여러 가지 모델과 가설을 검증하면서 옳은 답을 찾고 그 답을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지 당장 뚝딱 답을 내놓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도 “포항지진으로 인해 지진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는데 무조건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지진을 좀 더 깊이 연구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방에 갇혀 119 구조, 고사장 착각해 순찰차…수능날 아침 수험생 ‘호송작전’

    방에 갇혀 119 구조, 고사장 착각해 순찰차…수능날 아침 수험생 ‘호송작전’

    2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시험장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됐다.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아침에도 입실 완료시각을 앞두고 ‘지각 수험생’들을 위한 119구조대와 경찰 순찰차의 ‘긴급 호송작전’이 펼쳐졌다.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고 앞에서는 입실 완료를 20분 앞둔 오전 7시 50분쯤 수험생 1명이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경찰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고사장을 착각해 잘못 찾아온 학생이었다. 오전 7시 57분 서초고에서도 교문을 들어선 한 학생과 학부모가 안내하는 교사와 함께 부리나케 뛰쳐나와 교문 옆에 대기하던 경찰차량에 올라탔다. 서울고 시험장을 서초고로 착각했다고 한다. 반포고 앞에서는 입실 완료 5분 전인 오전 8시 5분쯤 영등포구청 차량이 여학생 1명을 태우고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도착했다. 고사장을 착각한 학생이 여의도고로 잘못 갔다가 인근에 대기 중인 구청 차량의 도움을 받았다. 입실 1분 전인 오전 8시 9분에도 여의도고 앞에 내린 순찰차에서 수험생 1명이 튀어나와 황급히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광경이 목격됐다. 택시를 타고 오다 지각이 예상되자 순찰차로 갈아탄 수험생이었다. 경찰은 이날 수능과 관련해 연인원 1만 8000여명을 투입해 시험장 등 경비와 수험생 편의 제공에 나섰다.집 출입문이나 방문이 열리지 않이 갇힌 수험생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6시 50분쯤 “집 출입문이 안 열린다. 수험생이 안에 갇혀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경남 진주시 평거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출입문 손잡이가 고장 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 도구를 써서 손잡이를 제거했다. 문이 열리자 구조대원들은 수험생과 그 아버지를 집에서 8㎞가량 떨어진 고사장인 제일여고까지 데려다줬다. 고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7시 38분 무렵이었다고 구조대원은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은 “부모님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셨고, 수험생은 긴장을 해선지 별다른 동요는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은 문고리가 망가져 방에 갇혔다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한 빌라에서 “(딸이) 수능 시험장에 가야 하는데 문고리가 망가져서 방에서 못 나오고 있다”는 수험생 A양 부모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119구조대는 곧바로 출동해 방 문고리를 부수고 시험시간에 늦을까 발을 동동거리던 A양을 구조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구조된 A양은 부모의 차를 타고 수능 시험장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망 중립성 폐지”… 구글 등 타격 불가피

    차별적 요금 부과·접근성 통제 등 인터넷 사업자·소비자 피해 우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도입한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디지털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망 중립성이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가 데이터의 용량과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해, 속도 등 어떠한 차별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AT&T 등 네트워크 기업은 영향력이 커지고, 구글·페이스북 등 인터넷서비스 기업은 타격을 입게 된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FCC는 다음달 14일 FCC 회의에서 망 중립성 원칙의 전면 폐지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나의 제안에 따라 연방정부가 인터넷을 세세하게 관리하는 것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망 중립성 반대론자인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위원장에 임명되자 자신의 최우선 순위 과제로 망 중립성 원칙 폐지를 꼽아 왔다. FCC의 망 중립성 원칙 폐지 예고에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현재 구글·페이스북 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해도, 네트워크 사업자가 고의로 속도를 떨어뜨리거나 차별적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 그러나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AT&T와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사이트나 온라인 서비스 접근에 더 많은 이용료를 부과하고 경쟁 콘텐츠의 로딩 속도를 늦추는 등의 방식으로 자사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 중인 AT&T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네트워크 기업들은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해 왔다. 버라이즌은 이날 성명에서 “파이 위원장의 발표를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과 소비자 단체는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네트워크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인터넷 콘텐츠를 취사선택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폐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넷플릭스와 같은 대용량 콘텐츠 사업자는 추가 요금을 내고 이른바 ‘고속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통신망을 이용해야 한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은 이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가 지불하는 사용료에 추가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통신사 및 케이블TV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와 콘텐츠에 우대적 혜택을 제공해, 신생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줄리어스 제나초위스키 전 FCC 위원장은 “반(反)차별과 투명성을 위한 망 중립성 원칙은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폐지 이후 인터넷 공간의 통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는 “거대 통신사들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제해 수백만명의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인터넷 언론의 자유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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