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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 경찰 음해 투서로 구속된 충주경찰서 경사 파면

    충북 충주경찰서는 동료 경찰을 음해하는 투서로 구속된 A 경사(39·여)를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했다고 18일 밝혔다. A 경사는 2017년 7월부터 3개월 간 B 경사(사망 당시 38·여)를 음해하는 투서를 충주경찰서와 충북경찰청에 3차례 보냈다. B 경사가 ‘갑질’ ‘상습 지각’ ‘당직 면제’ 등으로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B 경사는 충북경찰청의 감사를 받다 같은해 10월 26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경사는 B 경사 유가족이 무고 혐의로 고소하면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A 경사가 구속 중이라 서면으로 소명서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20세기 최고 그림책 작가’ 버닝햄 별세

    ‘20세기 최고 그림책 작가’ 버닝햄 별세

    20세기 최고의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3세.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버닝햄의 대리인은 7일 그의 죽음을 최종 확인했다. 버닝햄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놀라게 하며, 또 화나게 했던 진정으로 멋지고 독창적인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를 잃었다”고 기렸다. 영국 서리주 파넘에서 태어난 고인은 아방가르드적인 생각을 가진 부모와 주거용 트레일러에서 살았고 학교를 9번이나 옮겨 다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2년 반 동안 슬럼가 청소, 산림보호, 학교짓기를 하는 등 작품 전체에서 드러난 학교와 어른, 권위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버닝햄은 권위와 강요에 대한 냉소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고통, 슬픔을 예리하면서도 통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미술학교에 입학한 어린시절 친구를 만난 뒤에 삽화가가 된 고인은 1963년 첫 번째 그림책인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를 발간했다. 국내에도 소개된 ‘지각대장 존’과 ‘내친구 커트니’, ‘동생이 태어날거야’ ‘크리스마스 선물’ 등 50여년간 60권 이상의 그림책을 펴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청렴 퀴즈·내부고발제 정비… 금융 공공기관 ‘부패 오명 씻기’ 분주

    청렴 퀴즈·내부고발제 정비… 금융 공공기관 ‘부패 오명 씻기’ 분주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받아든 금융 공공기관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등급이 곤두박질쳐 최하등급(5등급)을 받는가 하면, 여전히 3~4등급에 머무는 곳들이 속출한 탓이다. 권익위가 공공서비스 유형별로 기관을 분류해 내놓은 청렴도 평균 점수에서도 ‘금융 공공기관’은 8.38점으로 전체 평균(8.40점)에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 이용자와의 신뢰, 업무의 투명성이 어느 곳보다도 중요한 금융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전체 청렴도 점수를 끌어내린 셈이다.한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8일 “평가방법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긴 하지만 등급 자체가 낮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나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라며 “자칫 ‘부패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보다는 압박감이 적은 게 사실이지만 일반 국민들의 평가가 담겨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공공기관들이 받는 외부평가는 가장 규모가 큰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청렴도평가·부패방지 시책평가(권익위) 등이 있는데, 청렴도와 부패방지평가 점수는 경영실적평가 중 ‘윤리경영’ 부문에도 반영된다. 경영실적평가가 기관의 사업실적과 인사 등을 총망라한 종합평가라면, 청렴도평가는 기관의 부패 관리, 업무 공정성 등을 집중 측정한다. 기관별 청렴도평가를 뜯어보면 금융 공공기관의 초라한 성적표가 더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 공직유관단체로 분류된 수출입은행의 경우 종합청렴도에서 전년보다 3등급 떨어져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2017년도 평가와 같은 3등급이지만, 외부청렴도가 3등급 떨어진 5등급을 기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정책고객평가에서도 4등급에 그쳤다.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는 해당 기관과 함께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을 상대로 한 외부청렴도와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접 매기는 내부청렴도, 외부 전문가와 업무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정책 고객평가를 종합해 이뤄진다. 결국 수출입은행의 등급이 낮아진 데에는 외부의 박한 평가가 결정적이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은행 역시 종합청렴도가 2등급 떨어져 5등급을 받았다. 수은과 달리 정책고객평가에서는 1등급이 오른 3등급이었지만, 내부청렴도가 2등급 하락한 4등급이었다. 신용보증기금과 금융감독원도 종합청렴도 4등급에 그쳤다. 올해 경영평가에서 나란히 A등급을 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거래소·한국산업은행은 청렴도 평가에서는 3등급으로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기관들은 낮은 청렴도 점수를 높이기 위해 연초부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부패 행위 통제를 위해 내부고발 제도를 재정비하고 직원들에게 ‘청렴 퀴즈’를 내는 등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수은은 아예 이번 평가 직후 준법법무실을 중심으로 ‘청렴도 제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개선방안 발굴에 착수했다. 수은은 이미 매월 첫 영업일에 전 직원에게 ‘청렴 문자’를 보내고, 청탁금지법과 같은 주요 숙지사항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제시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국유재산 업무를 도맡는 캠코는 모든 국유지 개발 건설현장에 ‘청렴·인권 신고함’을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캠코 관계자는 “개발 건설사, 하청업자, 건설 근로자들이 부당 행위를 강요받거나 인권침해를 겪을 때 적극 신고하라는 취지”라며 “내부직원들만 이용하던 신고센터를 외부에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영업점 고객접견실 내에 여신 취급을 전제로 한 금품수수 및 예금 가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신고를 안내하는 ‘청렴미란다’를 비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직무 관련자와 함께 떠나는 외국 출장의 외유성을 점검하라는 권익위 권고에 따라 외부평가위원들을 선정해 별도 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더라도 업무 특성상 금융 공공기관들이 청렴도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국민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달리 재산상 계약을 맺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기관들은 단순히 경험을 기초로 한 설문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 비금융 공공기관 직원도 “제재 업무가 주를 이루는 금감원과 일반 공공기관을 같은 유형으로 묶어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 옳은 방식인지 의문”이라며 “상대평가로 진행되다 보니 청렴도 점수는 올라가도 등급은 떨어지는 기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권익위는 청렴도를 측정하면서 각 공공기관의 직원수 규모를 근거로 유형을 분류한 뒤 그 안에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정원이 3000명 이상인 기관은 1유형, 1000~3000명인 곳은 2유형으로 묶는 식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진심이 닿다’ 이동욱 첫 스틸 공개, 카리스마 뽐내는 훈훈함

    ‘진심이 닿다’ 이동욱 첫 스틸 공개, 카리스마 뽐내는 훈훈함

    ‘진심이 닿다’ 이동욱의 첫 촬영 현장 모습이 공개됐다. 오는 2월 6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는 어느 날, 드라마처럼 로펌에 뚝 떨어진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오윤서(유인나 분)가 완벽주의 변호사 권정록(이동욱 분)을 만나 시작되는 우주여신 위장취업 로맨스물이다. 이동욱 유인나가 주연을 맡고 박준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동욱은 승소율 1위, 신뢰도 1위인 올웨이즈 로펌의 에이스 권정록 역을 맡았다. 시간을 엄수하고 지각을 혐오하는 완벽주의 변호사로 본의 아니게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오윤서의 위장취업 파트너가 되는 인물이다. 8일 ‘진심이 닿다’ 측은 권정록 역을 맡은 이동욱의 첫 촬영 스틸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에는 법정에서 독보적 아우라를 내뿜고 있는 이동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변호인석에 앉아 변론 준비를 하고 있는 이동욱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눈빛으로 보는 이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특히 그의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입가에 걸려 있는 승자의 미소가 ‘올웨이즈 로펌’의 승소율 1위, 에이스 변호사 권정록의 포스를 드러낸다. 이어 변론을 시작한 그의 모습에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함께 믿음직한 훈훈함이 담겨 설렘을 자극한다. 이동욱은 첫 촬영부터 ‘완벽주의 변호사’ 권정록 캐릭터에 완전 몰입, 눈빛 열연을 펼쳤다. ‘올웨이즈 로펌’의 에이스다운 자신감을 깊은 눈빛에 담아냈고 변론을 할 때는 상대를 설득하는 진정성 있는 눈빛과 형형하게 빛나는 눈빛을 오가며 ‘승소율 1위, 신뢰도 1위’ 변호사 권정록으로의 변신을 알려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진심이 닿다’ 제작진 측은 “이동욱은 첫 촬영부터 완벽하게 권정록으로 변신했다. 완벽주의에 공과 사가 명확한 변호사 권정록의 모습에 이어 온화하고 부드러운 반전 미소를 드러내 촬영장 여심을 설레게 했다”며 “이처럼 이동욱의 다양한 매력을 ‘진심이 닿다’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tvN ‘진심이 닿다’는 ‘남자친구’ 후속으로 오는 2월 6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알릴레오 vs 홍카콜라/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알릴레오 vs 홍카콜라/박현갑 논설위원

    군사정권 시절 한국 야당 정치의 주무대는 상도동, 동교동이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앞장선 민주화 투쟁은 두 정치인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활화산처럼 타올라 민주화로 이어졌다. 이후 정치의 주무대는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로 옮겨 갔다. 권력형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 도입은 물론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나 당권 장악을 위한 계파 간 이합집산이 모두 여의도에서 이뤄진다.요즘은 유튜브가 새로운 정치 공간이다. 유튜브는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정보통신기기를 통한 소통에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들이 선호하는 소통 공간이다. 30대 초반인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며 폭로해 공익제보 논란을 불러일으킨 무대는 기자회견장이 아닌 유튜브 방송이었다. 기존 언론이 아닌 1인 미디어를 활용한, 영상을 통한 정치 쟁점화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 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정치인들에게 유튜브는 낯설다. 신변잡기를 늘어놓듯 방송하기가 익숙지 않을뿐더러 매스미디어의 취재 대상이 되다 보니 직접 마이크를 잡아야 할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않아서다. 그런데 이 같은 형식 파괴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했다. 대선 패배 후 여의도에서 사라졌던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8일 TV홍카콜라 방송으로 현실 정치에 복귀했다. TV홍카콜라의 구독자수는 7일 현재 22만명이다. 홍 전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TV홍카콜라 개국 한 달이 되는 오는 18일 15시부터 스튜디오를 떠나 오프라인 생방송으로 시청자 여러분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전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빠뜨릴 수 없다.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 방송은 유튜브 정치의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 5일 첫 방송 이후 7일 현재 구독자수 51만명으로 유튜브 정치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그동안 유튜브 정치는 보수 진영의 무대였다. 두 사람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정치권에는 새로운 과제다. 보수 진영으로서는 홍 전 대표의 당권 재도전을 가늠해 볼 잣대로, 재집권을 노리는 진보 진영으로선 지지층 확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유 이사장이 정치 재개 없음을 강조하나 보수란 산토끼가 진보 울타리로 들어올지, 더 도망갈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게다가 여의도 정치력 부재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정치 주무대에서 한발 비켜 나 있는 두 사람의 유튜브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만큼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력 부재에 대한 실망과 반감의 표출이 아닌가 싶다.
  • ‘안녕하세요’ 신동엽 “이영자 매력적으로 보인 순간 있어” 깜짝 고백

    ‘안녕하세요’ 신동엽 “이영자 매력적으로 보인 순간 있어” 깜짝 고백

    ‘안녕하세요’ 신동엽이 이영자와 고민주인공이 “하마터면 사귈 뻔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제작진이 새해부터 이색 러브라인으로 웃음꽃을 피운 녹화 현장을 공개해 꿀잼을 예고했다. 이날 소개된 ‘새해엔 고쳐질까요?’ 사연은 5년 만난 여자친구가 심각한 병에 걸려 고민이라는 이십대 청년의 이야기다. 고민주인공에 따르면 그의 여자친구는 매번 약속시간에 늦는 지각병에 걸렸다는 것. 이를 고쳐보기 위해 나름대로 갖은 방법을 다 써봤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당당하게 “예쁘게 나오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한다”, “빨리 준비하는 여자 만나라”며 적반하장격으로 나왔다고 해 고민주인공이 이런 심각한 단점을 참아내며 5년 동안 만난 여자친구의 매력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고민주인공이 한눈에 반한 여자친구 만의 매력 포인트를 공개하자 신동엽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고민주인공과 이영자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하마터면 사귈 뻔했어요”라고 말해 어떤 의미인지 웃음과 궁금증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이영자는 “그런(?) 애들 쌔고 쌨다”면서 이수지에게 김민경과 이국주를 부르라고 말해 개그우먼 계의 일당백 ‘먹여신’들이 소환된 까닭이 무엇인지, 고민주인공을 심쿵하게 만드는 남다른 취향과 또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신동엽은 “과거 이영자가 진짜 매력적으로 보였던 순간이 있다”고 깜짝 고백해 어떤 점에 흠뻑 빠져버린 것인지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KBS2 ‘안녕하세요’는 오는 7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우주를 보다] 목성탐사선 주노, ‘유황불 지옥’ 이오 화산 포착

    [우주를 보다] 목성탐사선 주노, ‘유황불 지옥’ 이오 화산 포착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가장 격렬하게 일어나는 천체는 지구가 아니라 목성의 위성인 이오(Io)다. 목성의 위성들은 대부분 영하 150도 이하의 얼음 세상이지만, 목성의 위성 가운데 가장 안쪽 궤도를 공전하는 이오만 화산과 용암이 분출하는 딴 세상이다. 목성이 강력한 중력이 위성 내부에 마찰열을 일으켜 내부를 녹이고 이 열에 의한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하면서 유황불이 넘치는(실제로 황 성분이 풍부하다) 지옥 같은 풍경이 된 것이다. 이 사실은 보이저 1호가 1979년 이오를 근접 관측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수백 개의 화산과 화산에서 분출한 황 성분이 풍부한 분출물로 덮여 있는 위성 표면은 과학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오의 모습은 1995년부터 8년간 목성과 그 위성을 상세히 관측한 갈릴레오 탐사선에 의해 더 자세히 관측됐다. 하지만 갈릴레오가 퇴역한 이후 지금까지 이오의 모습은 지상과 우주의 망원경으로 간신히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비록 미 항공우주국(NASA)이 다시 주노 탐사선을 목성에 보냈지만, 주노는 이전의 목성 탐사선과 달리 목성의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극궤도를 공전하기 때문에 목성의 위성은 관측이 어렵다. 목성의 위성과 비슷한 공전 궤도를 지나야 가까이 따라가서 관측할 수 있는데, 아예 수직 방향으로 교차하면서 빠르게 이동하니 관측이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1일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 목성을 관측하기 위해 17번째 플라이바이(flyby·우주선이 천체에 근접해 가속 혹은 감속하는 것)를 시도하던 중 주노가 이오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30만km에 위치한 것이다. NASA의 과학자들은 주노의 주요 카메라를 이오 방향으로 향하게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확인한 이오의 모습은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화산과 유황불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비록 먼 거리로 인해 해상도는 낮지만, 과학자들은 여러 파장에서 이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오에는 수백 개의 활화산이 있으며 이 가운데는 지구의 화산보다 더 강력한 것도 많다. 이오는 지구의 달보다 약간 큰 크기로 중력도 달 정도로 약하고 대기도 없기 때문에 화산 분출물은 150km 높이까지 치솟아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든다. 이번 관측에서는 그 모습을 상세하게 파악할 순 없었지만, 여전히 거대한 화산 폭발이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오의 화산은 인간은 가늠할 수 없는 영겁의 세월 동안 폭발했고 앞으로도 계속 폭발하게 될 것이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자연 현상이지만, NASA의 주요 탐사 목표는 이오가 아니라 이웃 위성인 유로파다. 유로파 역시 내부의 열이 발생하지만, 이로 인해 화산이 폭발하는 대신 얼음 지각의 일부가 녹아 바다를 만들었다. 따라서 유로파는 지구 밖 생명체를 탐사하려는 과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반대로 유황불 지옥인 이오는 생명체가 살 만한 장소가 아니다. 그런 만큼 우선적인 탐사 목표는 아니지만, 인간의 호기심은 결국 언젠가 이오에도 탐사선을 보내게 만들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기내 꼴불견 여전”…SNS에 진상 승객 공유하는 전직 승무원의 사연

    “기내 꼴불견 여전”…SNS에 진상 승객 공유하는 전직 승무원의 사연

    비행기를 자주 타본 승객이라면 한 번쯤 ‘진상’ 승객과 맞닥뜨린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과거 승무원이었던 숀 캐슬린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에 그녀는 오래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패신저 셰이밍’(Passenger Shaming)이라는 계정을 만들어 일반 승객들이나 다른 승무원들에게 제보받은 진상 승객들의 행태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현재 7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릴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그런 그녀가 최근 호주 유명 아침 방송 ‘선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인스타그램 같은 SNS상에 진상 승객들의 만행을 공유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이유는 “기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일들에 대해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뿐”이라면서 비행기 탑승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내 꼴불견은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공항과 기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고도 말했다.캐슬린은 진상 승객들이 흔히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다른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친다면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패신저 셰이밍 SNS를 살펴보면 진상 승객들의 각종 민폐를 확인할 수 있다.여기에는 좌석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행위는 물론 긴 머리카락을 좌석 뒤로 넘기고 앉거나 더러운 맨발을 앞좌석 팔걸이 쪽에 올리는 등 가지각색 민폐 행위를 볼 수 있다. 또한 캐슬린은 세월이 지나면서 이런 민폐 행위가 늘고 있는데 이는 점점 더 많은 승객이 특권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행실이 더 나빠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안타깝지만 여객기 내부는 당신 거실이나 전용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한 공간이므로 예절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최악의 사례는 한 남성 승객이 기내 화장실에서 몰래 코카인을 흡입하는 동안 머리카락에 불이 붙었던 것을 꼽기도 했다.사진=패신저 셰이밍/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11년 전 ‘타미플루 이상반응’ 알고도…환자에 경고는 작년 한 번뿐

    11년 전 ‘타미플루 이상반응’ 알고도…환자에 경고는 작년 한 번뿐

    2009년 중학생·2016년 초등학생 추락 의료인 대상 안전성 서한 2차례만 보내 의협 “9년 간 망상·지각이상 등 3051건” 약사단체 “식약처 서한으로 책임 회피”보건당국이 2007년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이상 반응을 인지하고도 지난 11년 동안 환자 대상의 경고 전단지를 단 한 차례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의료인 안전성 서한도 2009년과 지난 22일 여중생 사망 사고를 계기로 보낸 것까지 포함해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의·약사가 주의사항을 알려주지 않거나 직접 주의사항을 읽어보지 않으면 환자는 이상 반응을 알 방법이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대한의사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타미플루 제조사인 ‘로슈’에 보고된 이상 행동, 망상, 지각 이상, 섬망 등 신경정신과적 증상은 305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1%인 2772건이 일본에서 보고됐다. 로슈 측은 ‘사망과 약물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럼에도 일본은 2007년부터 10대 청소년에 대한 타미플루 처방을 금지하다가 지난 8월에야 투약을 재개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9년 14세 남자 중학생, 2016년 11세 초등학생 등 두 차례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주의사항을 알리지 않았다. 이상 행동에 의한 사고 위험성은 이미 2007년 타미플루 약품 경고 문구에 포함됐다. 식약처는 신종인플루엔자가 유행하던 2009년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차례 안전성 서한을 제공했을 뿐이다. 현재 약품 설명서에는 ‘2일간 소아, 청소년이 혼자 있지 않도록 환자와 가족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지만 여전히 의료인 대상의 주의사항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뒤늦게 이상 반응 주의사항이 담긴 환자용 전단지를 한 차례 배포했다. 2007년 이상 반응 인지 이후에도 줄곧 ‘나몰라라’ 했던 셈이다. 지난 22일 여중생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의료인, 환자 대상 주의사항을 공개해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약사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2009년 타미플루 안전성 서한 하나만 배포한 채 모든 책임을 다한 것처럼 행동한 식약처는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뇌 기반 창업 아이템 설계… 맞춤형 동업자·팀원 연결해 성공률 높여

    뇌 기반 창업 아이템 설계… 맞춤형 동업자·팀원 연결해 성공률 높여

    연세대학교는 청년 창업률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적인 창업선도대학으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연세 스타트업 스쿨’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창업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준다는 취지다. 미국의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를 본보기로 한 이 프로그램은 ▲창업 역량과 잠재력 발굴 ▲1대 1 매칭 시스템 ▲매직넘버6시스템 등의 차별화된 3가지 핵심프로그램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다음은 연세 스타트업 스쿨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연세 스타트업 스쿨을 소개해주시겠어요. -대부분의 액셀러레이터가 창업자와 창업팀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 이해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담당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경험과 직관으로 한다는 점이죠. 연세 스타트업 스쿨은 이런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인간 이해를 뇌과학적인 검사기구를 통해 정확성을 높임으로써 창업자와 팀 구성원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합니다. 또한 창업자에 적합한 뇌 인지적 특성을 발굴하고, 함께 동역할 파트너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창업 성공률을 높이려면 창업자를 도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나 팀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를 통해 자신의 뇌 적성에 맞는 창업 아이템과 이를 구현할 동업자나 팀을 찾도록 함으로써 창업의 실패 가능성을 낮추고 성공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연세 스타트업 스쿨이 어떻게 이 비전을 이끌어갈 것인가요. -뇌 인지에 근거한 인간 이해를 기반으로 창업자나 동업자, 팀원들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해 누구나 쉽게 서로 창업하게 되는 세계 최초의 뇌 기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연세대학교가 세계적인 창업선도대학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연세 스타트업 스쿨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연세스타트업스쿨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이 되는 인간의 뇌에 집중해 다른 창업 프로그램과는 크게 차별화했습니다. 3가지 핵심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첫째로 창업 역량과 잠재력 발굴입니다. 뇌 성향 분석을 통해 자신이 창업가로서의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창업 관심 분야나 아이템이 본인의 뇌 적성과 관심 분야에 얼마나 적합한지 확인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창업에 대한 독려가 가능하고, 누구든지 창업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1대 1 매칭 시스템입니다. 뇌 분석 매칭 시스템인 1대 1 매칭시스템을 통해 창업가의 강점은 살려주고 단점은 보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업자가 누구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신과 맞는 동업자를 시스템으로 손쉽게 발견하고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 창업 시 어려운 인적 자원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셋째 매직넘버6시스템입니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은 최고의 인재로 구성된 팀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다양한 뇌 성향을 가진 구성원임을 이해하도록 합니다. 각 팀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6가지 역할을 찾아줌으로써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팀 빌딩을 하도록 지원해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요. -총 6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뇌 인지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강점을 파악해 진로를 설계하고 적성에 맞는 창업 분야를 찾습니다. 2단계는 1대 1 매칭 시스템을 통해서 자신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을 보완할 최적의 창업 파트너를 찾습니다. 3단계는 창업파트너와 더불어 팀 빌딩을 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창업 아이템을 찾도록 도와주고 초기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합니다. 특히 창업 전문 멘토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5단계는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우수 창업팀을 선발하고 마지막 6단계는 창업 등록 후 창업지원단에서 창업 활동을 시작합니다. →4차 혁명과의 연관성과 비전, 기대 효과는. -4차 산업혁명은 다른 말로 인간의 창의성 혁명이라고 봅니다.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인공지능에 넘겨줄 것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의 존재와 가치, 역할은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구현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하는 창의성의 영역에서 자신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응과 생존을 넘어선 번영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는 곧 창의성 혁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창의성을 담당하는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해집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창의성이 극대화되도록 돕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열쇠입니다. 또한 인간의 지각과 감정, 행동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인지·사고 과정을 밝혀내 이를 인공지능과 연계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입니다. 연세대는 이같이 거대한 흐름에 발맞춰 인간의 뇌 인지와 사고, 행동의 결과를 설명·예측하는 프로그램을 인재 양성과 교육 지도에 활용함으로써 창업 선도대학의 입지를 굳히고,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게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와우! 과학] 목성의 얼음 위성을 탐사할 원자력 로봇 ‘터널봇’

    [와우! 과학] 목성의 얼음 위성을 탐사할 원자력 로봇 ‘터널봇’

    태양계에는 여러 위성이 존재하지만,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작은 얼음 위성이지만, 목성과 토성의 중력에 의해 내부에서 열이 발생해 얼음을 녹일 수 있다.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과 갈릴레오 탐사선은 이 두 위성의 얼음 지각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여러 가지 증거를 발견했다. 그 양은 지구의 바다와 견줄 만큼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액체 상태의 물이 있고 강력한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 줄 두꺼운 얼음 지각이 존재하며 내부에 열에너지가 계속 공급된다는 사실은 이 얼음 위성이 생명체 탄생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것이 생명체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의미는 될 수 없다. 결국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탐사선을 직접 보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최고 수십km에 달하는 얼음 지각을 뚫고 어떻게 내부를 탐사하느냐는 것이다. 나사는 우선 얼음 지각을 뚫고 나오는 수증기와 얼음, 그리고 위성 표면을 먼저 조사할 예정이지만, 목성과 토성 주변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나사의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얼음 지각을 녹일 수 있는 원자력 로봇을 구상하고 있다. 나사 글렌 연구소의 컴퍼스 팀 (NASA Glenn Research COMPASS team)을 이끄는 일리노이 대학의 앤드류 봄바드 (Andrew Dombard) 교수는 터널봇 (tunnelbot)의 개념을 공개했다. (사진) 터널봇이 얼음 지각을 뚫는 방식은 드릴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열에너지로 녹이는 것이다. 그런데 목성의 위성까지 탐사선을 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무게를 줄여야 하는 데다 오랜 시간 얼음을 뚫어야 하므로 동력원으로는 원자력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 연구팀은 소형 원자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보이저 1/2호처럼 장거리 우주 탐사선에서 사용된 원자력 전지 (RTG)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십km 깊이의 얼음 아래로 파고든 상태에서 지구와 어떻게 통신을 할 것인지, 그리고 여기서 생명체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아직 터널봇은 개념 검토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로파의 얼음 지각 아래를 직접 탐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나사는 유로파를 상세하게 탐사할 우주선인 유로파 클리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유로파 클리퍼가 보내온 자료를 분석해 얼음 지각의 정확한 두께와 가장 탐사에 적합한 지역을 물색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터널봇을 포함한 유로파 표면 탐사선은 그다음 단계로 실제로 시행되는 것은 빨라도 수십 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은 언젠가 얼음 위성이 수십억 년간 품은 비밀을 밝혀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우울증 늪에서 건진 인류의 보석

    우울증 늪에서 건진 인류의 보석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앤서니 스토 지음/김영선 옮김/글항아리/456쪽/1만 8000원열등감은 때로 예상 밖의 큰 업적과 성취를 낳는다. 프랑스대혁명의 틈새에서 제1제정을 건설, 유럽 운명을 쥐락펴락했던 나폴레옹을 말할 때 167㎝의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이 회자된다. 독일 나치 정권을 창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의 인식엔 오스트리아의 평민 사병 출신이란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열등감처럼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위인 중엔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우울증을 앓았던 인물이 숱하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윈스턴 처칠과 프란츠 카프카, 아이작 뉴턴에 집중한다. 어릴 적 유전적, 혹은 환경적인 이유로 우울증을 갖게 된 세 인물의 생애를 우울증으로 연결하고 있다. 가정의 배려 부족 탓에 얻은 우울증이 위업과 창의성으로 승화된 과정을 촘촘하게 풀어내 흥미롭다.제2차 세계대전기 독일에 맞서 영국과 서방 세계를 수호한 정치가로 유명한 영국 정치인 처칠. 그에 대한 인상은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호방함, 그리고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화려한 웅변술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그 좋은 인상의 바탕에 극심한 우울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평생 재발하는 우울증 발작에 시달렸고 자주 자살 충동까지 느꼈으며 결국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1895년 홀더숏 훈련기지에서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보자. “제가 정신적 침체 상태에 들어가리라는 걸 알아요. 저는 절망의 늪에서 일어서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진지한 저작도 읽을 기운을 차릴 수가 없어요.” 한 지인은 1915년 다르다넬스 원정 실패로 해군성에서 사임한 뒤 우울증에 빠진 처칠을 이렇게 쓰고 있다. “그는 나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더니 절망한 듯 말없이 의자에 앉았다. 반항심이나 분노도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그리고 간단히 말했다. 난 끝났어.” 처칠은 대대로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부모의 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 애정 박탈감은 청소년기 생활에 그대로 드러난다. 성적은 바닥이었고 지각을 일삼은 데다 의욕과 야망이 없는 낙제생이었다. 처칠은 느닷없이 재발하는 우울증을 스스로 ‘검은 개’라 부르며 우울증에 빠지지 않으려 끊임없이 다른 일을 찾았다고 한다. 그 대안이었던 그림과 글쓰기는 수준급이었고,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는 프란츠 카프카도 어린 시절의 홀대와 박탈감 탓에 우울증을 달고 살았다. 좀처럼 부모를 만날 수 없었던 결핍과 잇따른 동생들의 죽음으로 인해 늘 존재 불안에 휘둘렸다. 그의 모든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도 불안과 피해자라는 의식이다. 대단히 정교한 굴을 만들어 안전을 확보하려는 한 동물 이야기인 ‘굴’은 그 성향의 대표적인 결정체다. 초기 소설을 모은 ‘어느 투쟁의 기록’에 실린 ‘기도자와의 대화’에선 “내 마음속에서 내가 살아 있다고 확신한 때가 없다”고 쓰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평가한다. “카프카의 글쓰기는 인격의 병적인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좀더 행복했더라면 글쓰기에 대한 욕구는 크게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아인슈타인 이전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는 아이작 뉴턴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태어나기 석 달 전 아버지는 죽었고, 조산아로 출생했으나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해 방치됐다. 어머니의 재혼과 이별을 뉴턴은 배신으로 여겼던 듯하다. 그 상실은 언제나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주변인으로 이어졌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살았다고 한다. 뉴턴의 전기작가인 셀리그 브로데츠키는 이렇게 쓰고 있다. “뉴턴은 다른 사람들의 재촉이 없었다면 자신이 발견한 것을 거의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뉴턴은 미적분학을 당대의 경쟁자인 라이프니츠보다 10년 빨리 완성했지만, 자신의 성과를 빼앗길까봐 발표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뉴턴의 기본적인 불신은 과학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극한 원동력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뉴턴의 말 속에 들어 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을 고정시키기 위한 가장 사소한 세부 사항도 마음대로 그리고 마구잡이로 벗어나게 허용하지 않을 단단한 틀이 불안에 시달리는 이 남자의 근원적인 욕구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8 문화계 결산] 유튜브처럼, 유튜버 모셔라… TV는 인방을 싣고

    [2018 문화계 결산] 유튜브처럼, 유튜버 모셔라… TV는 인방을 싣고

    올해 방송계 화두는 단연 유튜브와 넷플릭스였다. 어린아이부터 장년층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유튜브 시청이 일상화되면서 인터넷 기반 플랫폼과 전통적인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가 한국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방송계에 양날의 검으로 다가왔다. 고질적인 제작 환경 문제와 정치적 이슈들은 올해도 방송계에 영향을 끼쳤다.몇 해 전부터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제기되던 미디어 지각 변동이 올 들어 본격적인 속도를 냈다. 유튜브 등에서 1인 방송으로 인기를 얻은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기존 방송의 문턱을 넘었다. 반대로 TV에서 주로 활동하던 연예인·방송인 상당수는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달라진 시대상을 보여 줬다. ●이홍렬·신세경 등 인기 연예인 유튜버 활동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1인 방송의 인기를 반영한 TV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면 올해는 JTBC ‘날 보러와요’, SBS ‘가로채널’ 등이 제작되며 TV의 유튜브 따라잡기가 대세가 됐다. JTBC ‘랜선라이프’에서는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일상이 공개됐다. ‘초통령’ 헤이지니는 KBS2 ‘TV유치원’ 고정 코너를 맡았고, 축구 BJ 감스트는 MBC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해설을 한 데 이어 K리그 해설위원이 됐다.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예능 ‘와썹맨’은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코미디TV의 ‘맛있는 녀석들’은 본방송 시청률은 1%를 넘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는 가장 핫한 클립 영상 중 하나다. 이홍렬부터 신세경까지 올 들어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연예인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넷플릭스, 콘텐츠 유통 넘어 제작까지 흔들어 넷플릭스의 공세는 보다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은 2016년 1분기 18억 1300만 달러(약 2조 1000억원)에서 지난 3분기 39억 9900만 달러(약 4조 5000억원)로 2년 반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는 8150만명에서 1억 3710만명으로 늘었다.세계적으로 급속히 덩치를 키우는 넷플릭스는 올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미국 드라마부터 다큐멘터리까지 풍부한 콘텐츠를 월정액 요금에 무제한으로 공급하면서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드라마 판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전 세계 유통망을 통해 방영하면서 콘텐츠 제작사에는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반면 내년 1월 공개될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직접 제작 비중을 늘려 가면 유통 플랫폼 장악을 넘어 제작 생태계에도 급격한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 하락세… 케이블·종편 잇단 흥행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영향력 확대로 지상파 TV가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을 경험하는 동안 tvN, OCN 등 CJ ENM 계열 케이블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은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tvN은 제작비 400여억원을 투입한 최고의 화제작 ‘미스터 션샤인’를 비롯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백일의 낭군님’ 등의 인기 드라마와 작품성을 인정받은 ‘나의 아저씨’ 등을 연달아 내놨다. OCN은 ‘라이프 온 마스’, ‘손 더 게스트’ 등 개성 있는 장르물을 통해 입지를 확고히 했다. 종편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채널A가 ‘하트시그널 시즌2’와 ‘도시어부’로 예능 흥행을 이어 갔고, TV조선은 ‘아내의 맛’에 이어 ‘연애의 맛’도 성공시켰다. JTBC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스카이 캐슬’ 등을 방송하며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스태프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열악한 제작 환경은 여전히 문제로 남았다.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스태프 한 명이 내인성 뇌출혈로 사망한 일은 과로사를 의심하게 했다. 주52시간 근로제가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방송 스태프들의 근무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52시간 근로제가 확대되고 사전제작 방식이 보편화되면 근무 여건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남아 있다. ●‘오늘밤 김제동’ 등 정치적 논란 커지기도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도 불거졌다. KBS1 ‘오늘밤 김제동’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첫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김제동이 진행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정치적 성향과 시사 프로그램의 연성화 등 논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단장 인터뷰를 하면서 야당과 보수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남북화해 무드와 이어진 남북정상회담 등에 방송계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남북 공동 프로그램 제작 등 기대감이 꽃피기도 했다. 다만 3차 남북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 등이 답보 상태에 빠진 최근까지 방송계 남북 교류의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우디 맞서 美 손잡은 카타르… 오일 패권 지각변동

    사우디 맞서 美 손잡은 카타르… 오일 패권 지각변동

    수니파 국가와 단교로 고립됐던 카타르 美에너지 22조원 투자·멕시코 유전 매입 사우디 주도의 OPEC 탈퇴 앞두고 반격 세계 3위 매장량 ‘천연가스 머니’ 키우고 美 편들어 OPEC 원유 감산 전선 흔들기 주변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과의 단교로 아랍권에서 고립된 카타르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에너지 분야에 200억 달러(약 22조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멕시코 해상 유전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카타르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앞두고 주무기인 천연가스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에 밀착해 OPEC을 약화시킴으로써 사우디에 반격을 가하는 양상이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 회장은 이날 “앞으로 5년간 미국의 여러 사업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며 주로 텍사스에 있는 수십억 달러의 골든패스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QP는 골든패스 LNG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카비 장관은 “카타르의 LNG 생산량은 (현재 7700만t 수준에서) 연간 1600만t씩 증가할 것이고 향후 5년 내 1억1000만t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QP는 또 이날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와 함께 멕시코 해양유전 3곳에 대한 지분 35%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카타르는 이 지역에서 내년 중반부터 석유 생산을 시작해 오는 2021년에는 하루 평균 약 9만 배럴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수니파 국가들은 카타르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6월 카타르와 단교했다. 이에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세계 LNG 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카타르는 막대한 ‘가스 머니’를 앞세워 대응했다. UAE가 자국 항구에 카타르 선박 출입을 금지시키자 지난해 9월부터 자체 항구에 74억 달러를 투자했고, 도하 인근에 식량 자급자족을 위한 농장을 조성했다. 지난 3일에는 내년 1월 1일부로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은 사우디의 5% 수준인 60만 배럴로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럼에도 카타르의 OPEC 탈퇴는 OPEC 회원국들이 유가를 올리기 위해 산유량 감축에 무게를 두는 상황에서 전선을 이탈해 유가 인하를 압박하는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의미가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국은 지난 7일 내년 산유량을 올해 10월 대비 하루 총 120만 배럴 감산한다고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러시아의 협력이 없었으면 감산 자체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는 석유 시장에 대한 사우디의 지배력이 예전보다 못하며 약화된 OPEC의 위상을 보여준다. 카타르의 텍사스 LNG 투자는 미국이 사우디에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려는 ‘보험’ 성격도 있다. 특히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군 1만 1000명이 주둔한 중동 내 최대 미군 기지로 교두보 역할을 한다. 카타르가 멕시코 유전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LNG에 주력하면서도 OPEC 비회원국 유전을 인수해 사우디의 통제력에서 벗어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화성서 찍은 인사이트의 셀카

    화성서 찍은 인사이트의 셀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1일(현지시간)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 본체의 완전한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달 27일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인사이트호가 로봇팔 끝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찍어 전송한 사진 11장을 짜깁기한 것이다. NASA의 8번째 탐사선인 인사이트호는 화성의 땅속 온도와 지각 두께 측정 등을 통해 지질의 형성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 토트넘 에인트호번 덕에 16강 진출, 70분 활약 손흥민 평점은

    토트넘 에인트호번 덕에 16강 진출, 70분 활약 손흥민 평점은

    토트넘이 힘겹게 16강에 올랐다. 네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70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진 못했다. 토트넘은 1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를 찾아 벌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마지막 6차전에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FC바르셀로나와 1-1로 비겼다. 전반 7분 ‘지각 대장’ 오스만 뎀벨레에게 첫 골을 내줬지만 후반 25분 손흥민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간 루카스 모우라가 40분 동점 골을 넣었다. 승점 1을 얹은 토트넘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 1-1로 비긴 인터 밀란(이탈리아)와 승점 8, 골 득실 -1로 똑같았지만 상대 전적을 따져 조 2위를 지켜냈다. 토트넘이 원정에서 1-2로 졌지만 홈에서 1-0으로 이겼기 때문에 원정 골 우선 원칙에 따라서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오른쪽 풀백으로 카일 워커 피터스를 내세웠다. UCL 데뷔전이어서 불안했는데 전반 7분 무사 시소코가 백패스한 것을 잡다가 놓쳤고, 뎀벨레가 낚아챈 뒤 그대로 치고들어가 슈팅, 골망을 갈랐다. 인터 밀란과 승점이 같아 선제골이 절실했는데 오히려 선제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전반 중반 이후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리오넬 메시가 벤치에 앉아 있는 등 바르셀로나는 사실상 1.5군 전력이었다. 그리고 꼭 이길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 전반 31분 손흥민이 2선에서 넘긴 패스를 잡은 뒤 베르마엘렌을 제쳤다. 실레센 골키퍼와 마주한 그는 슈팅을 때렸는데 실레센이 발로 걷어냈다. 37분에는 손흥민의 왼발 슈팅을 실레센이 또 막아냈다. 후반 11분 손흥민이 날린 회심의 왼발 슈팅이 실레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30분 시소코의 크로스를 모우라가 헤더로 날렸는데 실레센이 골라인을 넘기 전 쳐냈다.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바로 골 라인 앞에서 걷어낸 놀라운 선방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37분 해리 윙크스를 빼고 페르난도 요렌테를 넣어 총공세에 나섰고 3분 뒤 케인이 페널티지역 왼쪽을 치고 들어가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모우라에게 패스해 동점골을 도왔다. 결국 토트넘은 에인트호번이 인터밀란과 비기는 덕에 조 2위를 차지, 16강에 올랐다. 슈팅 3개를 날려 유효 슈팅 1개를 기록하며 한 차례 키 패스를 선보인 손흥민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으로부터 평점 6.67을 받았다. 팀에서 해리 케인( 7.59), 대니 로즈(7.18), 크리스티안 에릭센(7.03), 모우라(6.94), 시소코(6.77) 다음으로 높았다. 바르셀로나 선수로는 뎀벨레가 7.85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토트넘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며 승점 1 밖에 거두지 못하고도 16강에 오른 대회 여덟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바르셀로나는 대회 홈 29경기 무패(26승3무) 기록으로 2002년 4월 바이에른 뮌헨과 동률이 됐다. 이날 선발 출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 25세 17일로 2015년 12월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경기 때 24세 31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평균 연령을 기록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임시국회 열어 선거제 개편·유치원 3법 통과시켜야

    국회가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정기국회를 마무리했다. 여야는 법정 처리시한을 엿새나 넘겨 ‘지각 처리’ 시켰다. 이런 와중에 국회의원 세비를 ‘셀프 인상’하고 지역구 예산을 챙긴 대신,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유치원 3법과 선거제 개혁 등의 숙제는 외면했다. 후안무치를 떠올리게 하는 행태다. 유치원 3법 개정이 무산된 건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 한국당은 국가지원금은 국가지원회계로, 학부모 분담금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는 안을 고수했다. 사립 유치원이 분담금을 유용해도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운데도 ‘유치원의 사적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구실을 내세웠다. 바른미래당의 조정도 거부하면서 끝내 사립 유치원의 ‘방패막이’ 역할에 충실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혁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등 원내 1·2당의 공동 작품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국 단위의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작성해 정당 득표율과 연동시켜 전체 의석수를 결정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2012년 18대 대선 이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불과 한 달 전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지역구 의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100% 연동형’에는 난색을 보이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태도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유치원 3법’도 해를 넘기지 말고 처리해 학부모가 안심하는 등의 유종의 미를 거두”라고 주문했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임시국회를 열어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해 당이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늘 꾸려질 한국당의 새 원내지도부와 협의해 임시국회 일정을 하루빨리 잡고 선거제 개혁과 유치원 3법 통과에 힘을 써야 한다. 거대 양당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개혁·민생 입법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더 큰 역풍에 부딪힐 것이다.
  • 예산 나눠먹고 유치원 3법 처리 못한 여야

    469조 5752억 내년 예산안 지각 가결 세비 올리고 지역구 예산 깜깜이 증액 한국당 반대, 유치원법 연내 개혁 불발 여야가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엿새나 넘기며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예산안 최장 지각 처리라는 오점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청년 일자리 예산 등 필요한 예산은 깎고 자신들의 세비는 슬그머니 올리면서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리는 구태를 이어 갔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의 여망이 담긴 사립유치원 개혁 법안은 연내 처리가 불발됐다. 국회는 지난 8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정부 제출 예산안보다 9265억원 순감한 469조 5752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 수정안을 가결했다. 가결된 예산안에는 국회의원 세비를 전년보다 1.8% 인상하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SOC 예산은 정부 원안보다 1조 2000억원이 더 늘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와 관련해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에 253억원이 증액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지역구인 강화도의 한겨레 얼 체험공원 예산 7억 8700만원을 챙겼다. 원내대표들이 참여한 소소위에서 어떻게 증액이 이뤄졌는지 속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 회기 종료 직전 200건에 가까운 법안을 한꺼번에 밀어내기식으로 처리하면서도 국민적 관심을 받던 사립유치원 비리 척결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기국회 내 처리가 좌초됐다. 교육위원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회계 일원화, 교비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마련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유치원법과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 등을 위해 오는 20일쯤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을 검토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아하! 우주] 지구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태양풍과 목성 중력의 원투 펀치가 지구를 만들었다새로운 연구에 의해 지구 탄생의 비밀이 마침내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새 연구에 따르면, 46억 년 전 지구 탄생의 비밀 키워드는 태양풍과 목성으로, 태양계 형성의 초기 태양에 가까운 우주공간을 떠돌던 암석과 미행성들이 태양풍과 목성의 중력이라는 원-투 펀치를 맞은 결과 지구로 뭉쳐졌다고 주장한다. 보통 우주 먼지, 혹은 파편들이 대부분의 별 주위에서 발견되지만, 희한하게도 태양 주위에는 이런 우주 먼지들이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그 수수께끼를 풀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태양풍과 목성 중력이 작용해 우주 암석들을 서로 뭉쳐지게 했으며, 그 결과 수성과 금성, 지구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미국 예일대학의 한 연구원은 목성의 거대한 중력이 우주 바위들을 휩쓸고 태양풍이 이 파편들을 휘젖는, 이른바 원-투 펀치의 합동 작업에 의해 이들 내행성들이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예일대학의 크리스토퍼 스펄딩 연구원은 원시 태양계 초기를 컴퓨터로 모의실험한 결과, 원시 태양의 자전 속도와 활동이 지금보다 빠르고 강력해 태양풍이 현재보다 더 강했다고 전한다. 태양풍으로 알려진 하전입자들은 놀라운 속도로 전 태양계를 향해 방출되는데, 1년에 약 40조t이나 되는 질량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펄딩 연구원은 지름 100m 이하인 암석들이 태양풍에 의해 태양으로부터 멀리 밀려나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중인 행성에 보태어졌을 거라고 주장한다. 목성이 태양계 내에서 이동한 것으로 여겨지는 초기 태양계의 우주 파편들은 행성들을 둘러싼 파편들보다 미세했을 거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거대한 목성의 이주와 막강한 그 중력은 우주 암석의 배열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지구의 표면은 희귀한 금속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중원소인 금속류는 무겁기 때문에 대개 지구의 중심 근처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하는 현상으로 놀라운 일이다. 현재까지 이 현상에 대해 ‘후기 베니어’(Late Veneer) 이론으로 설명해왔다. 곧, 우주에서 온 이물질이 지구에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귀금속이 지표 근처로 떠올라 퇴적됐다는 것이다. 도쿄 공업대학의 새로운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지구, 달, 화성의 금속 농도를 계산해냈으며, 거대한 충돌로 모든 귀금속을 한 번에 지구로 가져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약 44억5000억 년 전 지구의 지각이 형성되기 전에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믿고 있다. 지구의 역사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덜 폭력적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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