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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소식 집단거부…오늘 성명서…사법연수생 파문 확산

    입소식 집단거부…오늘 성명서…사법연수생 파문 확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의 검사 우선 임용 방침에 반발, 제42기 사법연수생들이 입소식에 대거 불참하는 등 초유의 ‘집단 반발’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 갈 예정이어서 파문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그러나 연수생들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힌데다 이들은 단체행동이 법으로 금지된 공무원 신분이어서 향후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은 2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연수원에서 42기 사법연수생 974명의 임명장 수여식(입소식)을 개최했지만 연수생의 40%인 400여명만 참석해 파행을 빚었다. 로스쿨생의 검사 임용에 반대하는 연수생 100∼150명은 입소식에 참가하지 않은 채 연수원 기숙사 앞에 따로 모이는 방식의 단체행동으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입소식에 불참한 김모씨는 “로스쿨에는 부유층이나 고위층 자제들도 많은데, 학장 추천으로 그런 사람들을 뽑아 기득권을 대변하는 검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공정사회 구현’ 의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42기 자치회장 손정윤씨는 “3일 연수생 전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해 42기 연수생 전원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겠다.”며 “성명서는 김이수 사법연수원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일자로 사법연수생으로 발령 난 ‘별정직 공무원’들이다. 법원의 한 판사는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단체행동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플래카드를 드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한 이들의 경우 징계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연수원 공보 담당 오용근 교수는 “입소식 불참 이유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징계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약 집단행동이라면 공무원 신분인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로스쿨생 중 학장의 추천을 받은 성적 우수자가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경우 검찰 실무수습 성적과 심층면접 결과 등을 종합해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변호사 단체들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치는 계획이라며 비판했고, 연수생들도 거세게 항의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로스쿨 졸업자 중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검사 임용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로스쿨의 설립 취지 및 다른 나라의 사례 등에 비춰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김승훈·이민영기자 hunnam@seoul.co.kr
  • 막 내린 ‘독점 공급’ 막 오른 ‘동시 공급’

    그동안 KT의 전유물이었던 ‘아이폰’이 SK텔레콤을 통해서도 출시하기로 결정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제품 공급 전략을 바꾸는 등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SK텔레콤’이라는 우군을 등에 업고 아이폰과의 대결에서 선전했지만. 앞으로는 ‘이통사 프리미엄’ 없이 아이폰과 전면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에 이른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에 동시에 출시하기로 하고 각 이통사와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K텔레콤에 갤럭시S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다른 이통사보다 1~2개월가량 먼저 공급해 ‘신상 프리미엄’을 누리도록 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말부터 KT와 애플이 아이폰을 내세워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키자 SK텔레콤과 손잡고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SK텔레콤도 더 이상 아이폰을 찾아 KT로 떠나는 젊은 층 가입자들을 붙잡아둘 묘안을 찾지 못하자 결국 지난 25일 아이폰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에 대해 상당한 서운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의 이통사 동시 공급 결정은 더 이상 SK텔레콤에 자사 ‘알짜’ 제품을 독점 공급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맞대응’이다. 삼성은 또 SK텔레콤을 통해서만 먼저 출시하려던 ‘넥서스S’ 또한 계획을 바꿔 KT와 SK텔레콤 양사를 통해 동시에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이번 ‘아이폰 쇼크’로 단말기 공급 체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LG는 업계 최초로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스마트폰 ‘옵티머스 2X’를 관계사인 LG유플러스가 아닌 SK텔레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1위 업체에 대한 구애에 애써 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으로 국내 스마트폰 판도가 ‘아이폰-갤럭시’ 양강 구도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지자 조금씩 벗어나던 ‘스마트폰 위기’가 재현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초슬림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블랙’을 KT를 통해 출시하기로 했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공개한 ‘옵티머스 3D’ 역시 KT를 통해 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의 무한경쟁을 앞두고 더 이상 SK텔레콤에 대한 ‘올인’(다주기)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업체인 모토롤라 역시 20년 넘게 이어져 오던 SK텔레콤과의 밀월관계를 청산하고 KT를 통해 스마트폰인 ‘아트릭스’와 태블릿PC ‘줌’을 출시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현존하는 스마트 기기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두 제품을 KT를 통해 내놓으려 하는 것은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을 계기로 자신들을 홀대한다는 서운함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들이 약진해 스펙상으로는 아이폰을 앞서는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 인지도나 고객 충성도 측면에서 아이폰을 못 따라가는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아이폰이 복수 이통사를 통해 공급되자 안드로이드 기반 업체들도 공급망을 다양화하면서 아이폰과의 전면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이른 중동의 거대한 민주화 물결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치솟는 유가, 세계 증시의 충격에 이어 아랍 세계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흔드는 역사적 국면이 형성되고 있는 것.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이후 한층 탄력받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이웃 리비아로 번져 내전과 대규모 유혈 참사로 이어졌다. 권력의 사유화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리비아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일 밤 10시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10-중동 민주화 폭풍, 세계를 흔들다’에서는 중동에서 거세게 부는 민주화 열풍을 진단하고 민주화 이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중동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지, 제3의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집트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새로운 이집트 건설 준비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 리비아는 독재와 부패, 빈부 격차라는 이집트와 공통된 문제점 외에도 부족 간 갈등과 차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의 사유화를 거부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웃 중동 나라들을 강타해 모로코, 요르단, 이란, 알제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사기획 10 제작진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진원지인 카이로와 수에즈 운하 일대, 홍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자발린 빈민가 지역과 같은 주요 현장을 밀착 취재해 중동 민주화 폭풍의 도화선에 대해 조명한다. 리비아로 옮겨 간 민주화의 폭풍은 대규모 유혈 참극 양상을 띠고 있다. 리비아 국가 원수인 카다피의 강경한 진압으로 리비아 내 사상자 수는 현재 수천명에 달한다. 탱크는 물론 전투기까지 동원해 친위대와 용병들의 무차별적인 시위대 진압을 허용했다. 잔혹한 살상으로 점철된 리비아 사태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전지대의 가동이 중단되고 리비아에 있던 외국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유가는 치솟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등 중동 사태의 파장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정책의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에서 주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반도에선 오일쇼크와 경제위기론이 부각하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핵 문제와 평화 정착 문제 등 주변 4강이 얽힌 외교 안보적 주요 사안들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평행선을 달렸다. 제작진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명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43분동안… KTX 또 멈췄다

    KTX열차가 25일 또 멈춰 섰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21일부터 코레일의 열차운영 및 신호제어체계 등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한 상태여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24분쯤 부산에서 서울로 가던 KTX 제106호 열차가 경기 화성시 매송면 부근에서 43분간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차량에 장착된 안전장치인 ‘열 감지장치’가 작동해 열차를 세운 뒤 점검을 거쳐 43분이 지난 오전 9시 7분쯤 운행을 재개했다. 사고 열차는 오전 6시 부산을 출발해 서울역에 오전 8시 39분 도착 예정인 출근 열차로 900여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사고로 상행선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각사태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8시 20분쯤 경의선 서울역에서 문산으로 출발하려던 전동차가 고장나 출근길 혼선을 빚었다. 단선으로 운행되는 관계로 문산발 서울행 열차의 서울역 진입이 차단되면서 이 전동차는 신촌역까지만 운행됐다. 경의선은 사고 차량을 차량 기지로 견인한 오전 9시 25분쯤 정상화됐다. 지난 11일 오후에는 광명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KTX산천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까지 터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4시간 넘게 사고 구간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탈선 사고가 정비과실과 코레일 직원의 신호취급 부주의, 관제실 미보고 등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로 추정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장애나 운행 지연 등은 주의를 기울여도 이상하게 몰리는 경향이 있어 곤혹스럽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차량 점검 및 유지보수체계 등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졸업논문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 협박도

    “졸업논문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 협박도

    고려대 의대 A조교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개흉수술만 3번, 기계판막을 쓰고 있는 A조교에게 의사의 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처럼 평생 와파린과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들을 돕고자 다른 의사들이 기피하는 기초의학자가 되기 위해 A조교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A조교의 꿈은 B교수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대학원에 들어간 2007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3년 동안 A조교는 B교수가 시키는 연구와 관련 없는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A조교가 소장에서 밝힌 사례는 다음과 같다. A조교는 고려대 의대 학부를 졸업해 의사 면허를 갖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의대 출신 대학원생은 월급 250만원을 받는 ‘1급 조교’가 된다. 그러나 B교수는 A조교가 1급 조교직을 얻는 데 동의해 주지 않아 A조교는 3년차가 돼서야 1급 조교가 됐다. 그러자 B교수는 조교직 월급과 별도로 매달 43만원을 받는 기초의학자 육성 장학금을 문제 삼았다. B교수는 연구실에 필요한 비품·책·안전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쓰자며 별도의 계좌를 만들 것을 요구했고, 이중 총 300여만원을 사용했다. ●번역·운전기사 등 잔심부름 폭언은 일상이었다. A조교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콤플렉스인 ‘군면제’를 건드릴 때였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군면제를 받은 A조교에게 B교수는 “넌 군대도 면제니까 내 밑에서 몇년 있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잖아.”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녔다. “내가 네 졸업논문에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이다.”라면서 학위취득을 조건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각종 심부름은 셀 수 없이 많았다. B교수가 의뢰받은 번역을 시키거나, 일주일에 3~4번씩 빵을 사오라는 심부름은 그래도 할 만했다. 휴대전화·청소기 등을 고치러 나가야 한다며 B교수의 운전기사 노릇을 했고, B교수 조카의 등·하교도 시켜야 했다. 지도교수로서 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은 예사였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여할 때도 학생들을 방치해 두고, 자신은 다른 지역에 유학 중인 딸을 만나러 가기도 했다. 이 같은 생활이 3년이 지나면서 A조교는 조울증세, 망상,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받았다. 우울증 치료도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군면제 콤플렉스’ 건드려 A조교는 “당시에는 희망이 없었다. 무작정 기다려도 학위를 줄 것 같지 않았다.”면서 “보통 의대 석사는 2년, 늦어도 2년 반이면 논문을 다 쓰는데, 3년이 지나도 논문을 못 써서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할 생각도 있었지만 내 인생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결국 A조교는 지난해 8월 학위를 받지 못한 채 조교직 사직서를 내고 학교를 나왔다. 그러자 B교수는 A조교의 학위 논문 등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A조교의 꿈인 기초의학자의 길은 그렇게 무너졌다. A조교는 “내가 들어가기 전에도 한 남학생이 같은 이유로 6개월 만에 연구실을 그만뒀다.”면서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양쪽 뺨을 때리는 등 B교수는 도제교육을 빙자해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소송대리인 박원경 변호사는 “이공계·의대 대학원에서는 교수가 조교에게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만연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교 “자살 충동도 느꼈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소수 대학원생·조교를 상대로 한 문제는 외부에 알려지기 쉽지 않다. B교수의 부당행위에 대해 다른 교수들의 반응은 나뉘었다. 한 교수는 “의대 교수가 400명이라 다른 연구실 일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B교수는 A조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B교수는 “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이다.”면서 “실험결과가 나오지 않아 논문을 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비를 썼다는 말은 모르는 이야기고, 폭언·폭행·심부름을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도시 부동산시장의 앞날은/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도시 부동산시장의 앞날은/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가족과 가구의 개념이 요동치고 있다. 불과 10년 전에 견줘 본다면 가히 상전벽해다. 가구원 수가 감소하는 대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공가(空家)는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사회구조의 변동이 주택수요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인구주택센서스에 따르면, 2010년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총가구 수는 1733만 4000가구로 2005년보다 144만 7000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 수 대비 23.3%인 403만 9000가구로 2005년 조사 당시 20.0%에서 3.3% 증가했다. 이러한 1인 가구 비율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북이 28.4%로 가장 높고, 전남 28.2%, 강원 27.2%, 충북 27.4%, 충남 26.0%의 순이었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1인 가구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또 빈집이 2005년에 전국적으로 72만 8000호였던 것이 2010년에는 85만 1000호로 늘어 무려 16.9%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만 9800호, 경기가 12만 6581호에 이르고, 나머지 52만 1619호는 지방에 분포했다. 현재 지방도시에서는 저이용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토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규택지 개발 수요의 감소, 기존 공급된 택지의 미분양 상태 지속, 특정 지역의 특정 위치에 대한 수요만이 상존할 뿐, 그 외의 공간에 대한 수요 감소는 결국 토지시장의 침체를 초래할 우려를 안고 있다. 주거 외에 별장이나 리조트 콘도를 갖든지, 교외에 주된 주택을 두고 도심에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공간을 소유하는 등 복수의 수요 창조도 생각할 수 있지만 한정된 수요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결국 절대인구 감소에 의한 공간 수요의 감소는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에 더해 지방의 고령화는 더욱 심각하다. 이제껏 지방도시는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수요 공급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는 주거를 중심으로 한 이동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그리고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기존 공급된 가족형 주거공간의 수요를 줄이고 원룸과 같은 기형적인 형태의 생활공간을 요구하고 있으며,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족형 생활중심의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수요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이나 ‘공가’를 발생시킬 수 있다. 증가하고 있는 빈집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저출산 등에 대한 대책은 지방과 대도시권에서도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지방도시 부동산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종전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환경이 양호한 일부 지역이나 이용가치가 높고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가치를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의 상품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향후 지방도시의 부동산시장은 극심한 양극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사회구조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부동산대책과 80만채에 달하는 공간자원의 효율적인 이용,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차별화된 부동산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열린세상] 자유무역협정과 경제자유구역 정책의 조화/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자유무역협정과 경제자유구역 정책의 조화/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정책은 그동안 많은 성과를 올렸다. 7년 전 칠레와의 FTA 비준에 힘겹게 성공한 이래, 싱가포르·동남아국가연합·인도에 이어 유럽연합(EU)과의 FTA도 체결했다. 페루와의 협상도 타결했다. 한·미 FTA 협상을 최종적으로 타결한 것은 무엇보다도 큰 성과이다. FTA 지각생이었던 우리가 이제 가장 선두에서 미주, 남아시아 및 유럽 경제를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지역을 동시다발적으로 연결하다 보니, 어떻게 연결하는지 또는 FTA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철학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전 세계로부터 재료를 들여와 제품 하나 생산하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인데, 행선지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을 일일이 맞추어 줘야 특혜관세 혜택을 볼 수 있으니, 차라리 FTA를 안 한 것만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가 그토록 FTA 성과물로 선전한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조항 하나도 공통된 기준을 채택한 FTA가 없다. 이제 우리 기업인들이 북미와 유럽 양쪽 모두에 교두보를 걸쳐 놓은 것은 좋으나, 서로 상이한 미국식 FTA와 유럽식 그것을 놓고 고민하는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었다. 더구나 우리 FTA 정책은 경제 효율성 제고의 핵심 동력인 기초 서비스 개방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응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후 선진국 수준으로 소득이 증가, 국민들의 선진 교육환경에 대한 요구는 폭발해왔다.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 또한 그렇다. 방학만 되면 자녀를 해외연수 보내느라 정신이 없고, 해외로 나가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받고 돌아오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고소득층일수록 해외 조기유학과 고급 의료서비스 접근이 용이하다는 사실은 사회적 형평성 문제도 야기한다. 그런데도, 기초서비스 분야는 철저하게 FTA 개방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홍콩, 싱가포르에서는 값싸고 젊은 가사도우미들을 동남아 국가들로부터 대거 받아들여 여성 가사노동 문제를 해결해 왔다. 우리는 여성의 사회참여는 급증하고 출생률은 급감하는데도, 이 문제를 아직도 제도적으로 풀지 못하고 있다. 기초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투자활성화는커녕 허브국가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이러한 대내 문제 해결의 방안을 찾기 위해 둔 제도가 경제자유구역(FEZ)이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 대구·경북, 새만금 등 FEZ로 지정된 구역 내에서 홍콩·싱가포르와 같이 최고 수준의 대외 개방과 대내 경제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과 외국인투자 확대,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견제하면서 우리가 한걸음 먼저 나아가기 위해서는 동북아 금융 및 무역의 허브가 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기초 서비스 혁신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FEZ 내에서 혁신을 조속히 달성해 미래의 경제발전 모델로 급부상시켜야 한다. 전 국민이 이를 목격하고 화려한 성공 스토리에 공감해야 경제 전체 FEZ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FEZ를 유치한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러한 실험에 동참할 의무가 있다. 국가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규제 완화를 비롯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면, 그만한 성과물을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2003년 FEZ제도가 도입된 이후 8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FEZ 혁신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과감한 기초 서비스 분야의 개방과 혁신을 통해 물류비를 전체적으로 저하시켜야 투자가 활성화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화도 가속화된다. 지정제도의 군살 빼기와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FEZ가 정치적 나눠 먹기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과다지정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며, 지정된 구역들도 본래의 취지에 맞게 혁신속도를 맞추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최근 전국 6개 FEZ, 93개 단위지구 중 12개 지구에 대해 개발성과를 기준으로 지정을 해제한 것은 바람직하다. 남은 81개 지구도 주기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결국, FTA 정책은 그 단점을 보완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FEZ 정책과 서로 같은 맥락에서 조화되어야 한다.
  • “중동 대중권력 시대 좋긴 한데”… 친미 깃발 유지 고심

    “중동 대중권력 시대 좋긴 한데”… 친미 깃발 유지 고심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가 반정부 시위로 들끓으면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중동 정책도 대전환의 갈림길에 섰다. 친미국가와 반미국가 가릴 것 없이 시민혁명의 불길에 휩싸인 아랍권이 지금 미국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중동의 지각변동 앞에서 미국은 허둥대고 있다. 튀니지 벤 알리 정권의 붕괴를 지켜보면서도 미처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몰락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친미 독재정권 붕괴가 반미 이슬람 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1차 목표만 확고할 뿐 이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각론에 대해서는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동의 안정이라는 전략적 이해와 중동의 민주화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맹을 재구축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까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민주화 바람과 독재자에 의해 지탱돼 왔던 안정이라는 상반된 가치 사이에 끼여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고민은 ‘맞춤형 대응’에서 일단이 드러난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을 펴고 있는 양상이다. 당장 동맹국인 바레인 정부에 대해 미국은 이집트 시위 초기의 대응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시위대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면서도 바레인 정부의 퇴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인구 70만명의 소국이지만 미 해군 5함대 사령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란 이슬람 시아파 정권의 영향력을 최일선에서 차단해 온 바레인 수니파 정부의 퇴진과 이후의 정국 혼란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반면 대표적인 반미국가인 이란에 대해서는 인터넷과 언론의 자유를 촉구하며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원거리 지원사격을 펴고 있다. 중동 친미 정부들과의 협력 태세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무바라크 이집트 정권이 붕괴된 뒤로 미 행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 모두 나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셰이크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세자 등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친미 전선 수호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미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환점을 맞은 중동의 향후 지형이 미국에 유리한 구도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설령 다각도의 노력으로 반미 성향의 이슬람 정권 탄생을 저지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시민혁명에 의해 탄생된 새 정권들이 일방적인 친미 노선을 견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권력의 추가 독재권력에서 일반 시민들에게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극소수의 절대권력자에게 의존해 왔던 미국의 중동 전략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 마르완 무아셰르는 “수십년간 미국은 (이 지역에서) 석유와 이스라엘 때문에 민주주의보다 안정을 우선시했으나 이 같은 정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절대권력이 아닌 대중권력을 향해 중동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높아가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법원, ‘손바닥 체벌’ 교사에 배상 책임

     지각과 결석을 반복하고 학습태도가 좋지 않다며 회초리로 제자의 손바닥을 수십차례 때린 교사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법 민사7단독 정경근 판사는 조모(20·여)씨가 고등학교 교사 노모(52·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치료비 154만원과 위자료로 모두 254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체벌이 허용되지 않는데, 지각과 결석을 반복하고 과제물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자를 훈계하려고 체벌이 이뤄졌다는 점과 피해의 정도를 감안해 피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노씨는 서울의 한 고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2008년 11월 제자인 조씨가 결석과 지각을 자주하고 숙제를 제대로 해오지 않는다며 나무회초리로 조씨의 손바닥을 40여회 때리는 등의 체벌을 가했다.  조씨는 이 체벌로 양손에 약 3주간 치료를 요하는 타박상, 염증 등 상처를 입었다며 2547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씨줄날줄] 너트와 드라이버/박대출 논설위원

    집중을 잘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 일에 매달릴 때는 오로지 그뿐이다. 좀처럼 한눈을 팔지 않는다. 바로 옆에 있어도 못 보기 일쑤다. 깊이는 깊되 폭은 좁다. 그 반대는 포괄형이다. 집중도는 낮다. 대신 주변을 잘 살핀다. 산만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깊이는 얕되 폭이 넓다. 두 유형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영향으로 형성된다. 누구나 둘 다를 원한다. 하지만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 현대인은 집중형을 선호한다. 전문가 덕목으로 본다. 타고난 집중형이 있다. 훈련으로도 가능하다. 이를 테마로 한 책이 있다. ‘집중형 인간’. 일본 고다마 미쓰오가 썼다. 그는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공학·비즈니스 심리학·스포츠 과학을 아우른다. 순간 지각 능력을 높이는 훈련부터 내용이 다양하다. 하나에 집중해 열배로 얻는 게 지향하는 바다. 황당 사고는 집중형이 더 많다. 의료사고도 그중 하나다. 수술 받은 환자 뱃속에 별게 다 들어 있다. 가위, 메스, 바늘, 핀셋, 호스, 거즈, 실뭉치, 와이어 등…. 수개월, 수년, 십수년 동안 뱃속에 지닌 채 살기도 한다. 물론 의사의 잘못이다. 있어서는 안 될 사고다. 하지만 그가 일부러 그랬겠는가. 수술에만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그의 머릿속엔 수술이 잘 됐을까, 못 됐을까만 맴돈 탓일 게다. 뱃속에 뭐가 남아 있는가, 없는가까지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탓일 게다. 황당 사고가 잇따른다. 원자력 발전소가 30㎝짜리 드라이버 때문에 고장났다. 그것도 사흘간이나. KTX는 7㎜짜리 너트 때문에 탈선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자칫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릴 때만은 아니다. 원전이나 KTX.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간산업이다. 국민의 안전도, 국가의 위신도 달린 문제다. 안전도는 99.99%도, 99.9999%도 용납이 안 된다. 그러면 1만건, 100만건 중 한번은 사고가 난다는 얘기가 된다. 원전과 KTX 정비공.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이다. 그런 그들이 일부러 사고를 냈겠는가. 그들에게 드라이버 빠뜨리지 말고, 너트 제대로 조이라고 볶아대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 드라이버, 너트에는 집중도를 높일지 모른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걸 놓치는 일은 없을까. 기우가 든다. 정비공의 잘잘못을 따지는 건 소용없다. 집중형의 빈 곳을 이중 삼중으로 메우는 게 먼저다. 인력이든, 첨단 설비든 완벽한 보완체계를 갖춰야 한다. 어쨌든 1인에게 안전을 맡겨선 안 될 일이다. 원전이나 KTX 같은 국가 기간사업이라면.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결혼식 지각하면 벌금!”…브라질서 이색 벌금제

    “결혼식 지각하면 벌금!”…브라질서 이색 벌금제

    주례를 설 때마다 습관처럼 반복되는 신부의 지각을 보다못한 한 가톨릭신부가 이색적인 벌금규정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화제에 오르고 있다. 브라질의 가톨릭 신부 로베르토 카라라가 관습처럼 굳어진 신부의 지각에 전쟁을 선포한 인물. 브라질 남부 파라나 주의 작은 도시 아푸카라나라는 곳에서 27년째 성직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면 시간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벌금제 시행을 예고했다. 아예 벌금(?)을 미리 내야 한다. 로베르토 신부는 “앞으로 우리 성당에서 결혼하는 신랑신부에겐 수표를 받겠다.”면서 “예식이 정시에 치러지면 수표를 돌려주겠지만 (신부가 늦게 도착해) 시간을 맞출 수 없는 경우엔 성당 헌금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약속 준수에 대한 보증금인 셈이다. 로베르토 신부는 500헤알(약 33만원)짜리 수표를 요구할 계획이다.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 나 자신이 상당히 진보적”이라며 “결국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데는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선 신부가 결혼식에 지각하는 게 관습처럼 굳어져 있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신부가 늦게 도착하는 게 보통 일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고교선택제 1위 건대부고 비결은

    고교선택제 1위 건대부고 비결은

    건국대부속고등학교는 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2011학년도 서울지역 고교선택제에서 193개 일반계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학교임이 입증된 것이다. 1단계 선발(98명 모집)에서 1948명이 지원해 1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의 명문고들을 모두 제쳤다. 생활보장 지원대상자 300명, 서울대 입학생 연평균 3~4명, 4년제 대학 진학률 최하위, 주변 2㎞ 안에 입시 명문고 인접. 어느 것 하나 입학에 유리한 조건이 없었지만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40여 곳의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이 학교를 선택했다. ●“자습·체육불참·체벌 없어요” 비결은 학교가 학생을 주인으로 여기는 데 있었다. 건대부고는 ‘3무(無) 학교’다. 이 학교에는 ‘냄새 나는 화장실’, ‘먼지 날리는 운동장’, ‘그물망이 망가진 농구·축구 골대’가 없다. 학생 화장실은 교직원 화장실보다 깨끗하고, 학생들은 잔디구장에서 공을 차며, 골대 그물은 낡기가 무섭게 새것으로 바뀐다. 이 학교 김모 교사는 “사소한 부분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실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갖고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가장 우선 예산을 들여 정비한다.”고 소개했다. 건대부고는 수업에도 ‘3무’가 있다. 이 학교에는 ‘자습하는 학생’, ‘체육 못하는 학생’, ‘체벌 받는 학생’이 없다. 시험이 임박해도 교사들은 자습 대신 강의를 하고,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줄어든 체육 시간이지만 신입생 전원은 반드시 체육 동아리 활동에 가입해야 하고, 지각한 학생은 체벌 대신 담임교사와 1대1 상담을 가져야 한다. ●“깔끔한 시설·쾌적한 환경 모두 만족” 이 학교 이군천 교장은 “학교를 찾아 깔끔한 시설과 쾌적한 환경을 본 학부모가 먼저 만족하고, 책임감과 실력을 가진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뒤이어 호응한다.”면서 “유서깊은 역사도, 탁월한 입시 성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수년째 입소문을 타고 서울 최고의 인기학교가 됐다.”고 자랑했다.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것들도 있다. 수학여행은 매년 해외로 떠난다. 지난해는 전교생이 일본 오사카와 교토를 다녀왔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배를 탔고, 어려운 학생 수십명의 여행비는 독지가의 지원으로 충당했다. 당시 학생들을 인솔했던 한 교사는 “1500엔씩을 쥐어주고 점심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했더니 회전초밥집에서 열접시를 비우거나, 알아서 쇼핑을 하는 등 반나절 만에 배낭여행자가 다 되더라.”면서 “함께 모아두면 망아지처럼 날뛰던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호텔 조식 뷔페에서는 예의 바른 학생으로 처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외 수학여행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영어중점학교 지정… 교사 인력풀 자랑 이 학교 학생들은 영어 학원 대신 학교에서 자신의 수준에 따라 마음에 드는 수업을 골라 듣는다. 교육청 영어 중점학교로 지정돼 다른 학교보다 많은 12명의 넉넉한 교사 인력풀이 있고, 100%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유능한 교사, 교육청이 지원하는 우수한 전담교사 덕분에 수업의 질은 여느 사설학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학생들의 평가다. KBS 남자의 자격 합창대회의 감동도 5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이군천 교장은 “최신 가요가 익숙한 학생들 귀에 가곡과 베토벤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대한 교사도 많았다. 처음에는 싫다던 학생들도 막상 대회에 나가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조명을 받으며 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나더니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소개했다. 평교사로 들어와 28년째 건대부고에 몸담고 있는 이군천 교장은 간디의 철학을 빌려 ‘인격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 시설이 좋아지고, 교사가 학생을 신뢰하면 학생들은 스스로 존중받는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빗나가던 학생들도 다시 돌아오죠. 고등학교가 대학만 잘 보내는 곳이라면 이미 학부모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찾았을 겁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꼭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의 전부라고 믿습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공룡통신사 KT·SKT 카드시장 지축 흔드나

    공룡통신사 KT·SKT 카드시장 지축 흔드나

    SK텔레콤에 이어 KT까지 신용카드 사업에 뛰어들면서 카드 시장이 양대 공룡 통신사들의 ‘격전지’로 변했다. 통신사들의 등장은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앞당기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주된 결제 수단을 플라스틱 카드에서 모바일 카드로 빠르게 이동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카드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는 이유는 단말기 판매 수익 저하와 통신요금 인하 압력 등 본업에서의 수익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또 향후 휴대전화에 삽입된 모바일 카드가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이 가진 BC카드 지분 중 20%와 신한카드의 BC카드 지분 13.85%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인수한 씨티은행의 BC카드 지분 1.98%를 합치면 모두 35.83%를 보유하게 돼 최대 주주에 올랐다. KT는 향후 부산은행 등 다른 주주들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고 2대 주주인 보고펀드와 경영 협력을 논의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BC카드의 주인이 된 KT는 금융과 통신의 시너지 효과를 살려 모바일 결제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찌감치 카드사들과 손잡고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KT는 카드 결제 프로세스를 대행해 주는 사업으로 돈을 버는 BC카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전망이다. BC카드는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은행과 가맹점 사이에서 카드 이용 대금 결제, 매출 전표 관리 등을 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런 사업 노하우를 모바일 결제에 적용한다면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이 내장된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힘입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KT는 카드 결제 정보를 활용해 휴대전화에 기반한 광고 마케팅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T의 카드사업 전략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KT의 파상적인 공세에 직면한 SK텔레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009년 말 하나금융지주와 손잡고 하나SK카드를 설립, 카드업에 진출한 SK텔레콤은 최근에는 KB금융지주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2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상생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기존 카드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긴 힘들다는 시각이 있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2년 전 하나SK카드가 출범했을 때에도 모바일 카드 사업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했다.”면서 “플라스틱 카드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습관을 모바일 카드로 바꾸려면 결제 단말 보급 등 최소 3~4년의 준비 기간과 통신사와 카드사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가장 중요한 결정은 중년에게 맡겨라”

    그들은 오나가나 퇴물 취급받기 일쑤다. 직장에서는 단물 빨린 껌 신세로 해고 위협에 노출되고, 집에 돌아오면 다 커버린 자식놈들이 말 안 통한다며 문 걸고 입 다문다. 게다가 기억력은 점점 깜빡깜빡해진다. 자동차 열쇠 손에 쥐고서 열쇠 찾는다며 여기저기를 뒤지곤 하니 가끔 스스로도 불안할 때가 있다. 이들을 포함해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 중년의 뇌는 쇠퇴하며 그 인지 기능은 20대보다 못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 의학전문기자 바버라 스트로치는 이러한 통념을 뒤집으며 선언하듯 외친다. “가장 중요한 결정은 중년에게 맡겨라. 패턴 인지, 어휘, 귀납적 추리, 공간 감각에서 최고 수행력을 보인 사람들은 중년이다. 그들의 뇌를 능가하는 것은 없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김미선 옮김, 해나무 펴냄)는 중년 예찬론, 더욱 구체적으로는 ‘중년의 튼튼한 뇌 예찬론’이다. 스트로치 역시 책을 쓰던 당시 56세였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경험의 축적-흔히 지혜로 표현되는-과 같이 실체 모호한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 연구 조사 결과물로 뒷받침한다. 펜실베이니아주 연구팀은 1956년부터 40년 넘게 ‘시애틀 종단연구’를 진행했다. 20~90세의 남녀를 대상으로 ▲어휘 ▲언어 기억 ▲지각 속도 ▲계산 능력 ▲공간 정향 ▲귀납적 추리 등 6개 범주에 걸쳐 똑같은 조사를 7년 간격으로 벌였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다른 어떤 나이대보다도 40~60대, 이른바 중년에 최고의 수행력을 보여줬다. 흔히 가장 좋을 것으로 여겨지는 20대 성적표보다 훨씬 좋다. 특히 어휘, 언어 기억, 공간 정향, 귀납적 추리 등 네 범주에서는 월등한 수행력을 보였다. 심리학자인 셰리 윌리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지능에 관한 순진한 이론들과 달리, 고차적인 인지능력 발달 면에서 청년기는 절정기가 아니며, 중년 사람들은 본인의 25살 때보다 더 뛰어난 수행력을 보여줬다.”고 발표했다. 책은 자원 봉사, 이웃과 친교 등 사회적 활동이 중요하고, 외국어 또는 악기 연주를 배우는 등 끝없이 새롭게 ‘인지의 달걀’을 일깨워 주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결론짓는다. 중년의 그들을 옷 벗겨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그들의 에너지와 지혜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뛰어난 뇌를 가진 중년, 그들의 자각과 자신감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1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980년대 좌파 다 어디로 갔나

    1980년대 좌파 다 어디로 갔나

    ‘인터뷰-한국 인문학의 지각변동’(그린비 펴냄)은 최근 학계 논란이 궁금한 이들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소속이던 김항·이혜령 두 필자가 논쟁적 주장을 내놓은 15명의 중견학자들을 찾아가 만난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의 초점은 1991년 사회주의권 붕괴 뒤 20년 동안 한국 인문학이 어떻게 변했나하는 점이다. 쉽게 말해 ‘1980년대 그렇게 넘쳐나던 좌파들은 지금 어디에 가 있는가.’다. 때문에 눈길을 끄는 것은 각 학자들의 주장 자체보다 그 주장으로 인도했던 전환점에 대한 얘기들이다. 이들은 성리학적 세계관과 제3세계적 마르크스주의를 넘어 한국의 근대를 본격적으로 고찰하기 시작한 것은 이 시점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가령, 문단에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논쟁에 개입했던 황종연(동국대)은 한국 좌파의 지적 태도를 ‘농본주의적 사회주의’라 언급한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도시화, 산업화 자체를 죄악시하는 민족주의적 감성을 지목한다. 근대성이 있었기에 민족주의가 가능했다는 지적은 그의 좌표를 알려준다. 이와 관련, 동아시아 담론을 내세우는 백영서(연세대)는 얼마전 타계한 리영희 선생에 대한 기억을 공개했다. 1970년대 감옥에서 만난 김지하에게 중국혁명을 공부하고 싶다 했더니 리영희 선생을 추천해줘 사제지간이 됐다고 한다.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19 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전반까지 동양 좌파에 대한 기대감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스탈린 비판으로 소련식 전체주의에 실망한 서구 신좌파들은 대체재로 동양의 마오이즘을 추켜세웠고, 한국의 젊은이들도 여기에 영향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1980년대 후반기 주사파로 이어졌다고 본다. 또 임지현(한양대)은 우리가 2차세계대전기 마르크스주의자 하면 떠올리는 인물 가운데 한명인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해 “정작 고향 폴란드에서는 로자가 누군지 잘 모른다.”고 전해준다. 폴란드 입장에서는 민족보다 계급을 우선시한 마르크스주의자보다 강성대국을 추진하면서 히틀러와 동맹도 불사했던 피우수트스키를 더 높게 평가한다. 주사파 면전에서 “너희들은 박정희의 사생아”라 언급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유명한 이영훈(서울대)은 양극분해론의 입증 실패를 근거로 든다. 중간층이 소멸한다는 양극분해론은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노무현 정권 시절 ‘양극화’ 얘기에 우파 인사들이 알르레기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훈은 조선 후기를 검증해본 결과 양극분해 대신 전반적인 하향평준화가 나타났고, 결국 조선 후기 도덕경제가 실패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조선 후기 부농이 등장하고 화폐경제가 발달했다는 식의 자본주의맹아론에 비토를 놓는 이유다. 김철(연세대)의 얘기도 재미있다.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선전됐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 이영훈과 함께 책임편집자로 참여했던 그는 처음으로 그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내가 반박하고 싶은 논문도 있지만, 어떻게 일거에 친일논리로 매도할 수 있느냐.”면서 “식민성의 핵심은 수탈이나 억압이 아니라 상상력의 박탈”이라고 정의한다. 오직 식민지를 미화하느냐 아니냐의 여부만으로 재단해 버리는 세태에 대한 울분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00% 환불 소셜커머스 그루폰 한국 상륙

    100% 환불 정책을 내세운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groupon)이 한국에 진출한다. 중소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그루폰은 한국 법인인 그루폰코리아를 설립하고 내달 2일부터 국내 사업을 시작한다. 그루폰코리아는 본사 임원과 국내 소셜커머스 운영 경험이 있는 한국인이 공동으로 맡게 되며, 미국 본사가 수백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50여명 규모로 국내 직원 채용이 진행 중이며, 소셜커머스 사이트 운영을 위한 도메인(www.groupon.kr) 등록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러시아 언론 “2036년 소행성 충돌 가능성”

    축구장 2배 크기의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날아드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까. 최근 러시아의 일부 언론매체들이 25년 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지구 종말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 우주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따르면 러시아의 일부 언론매체가 오는 2036년 4월 13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사는 충돌날짜와 꽤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가 명시돼 머지않아 지구가 큰 재난에 휩싸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했다. 러시아 언론에서 주목한 소행성은 아포피스(Apophis). 미국의 과학자가 2004년 최초로 발견한 이 소행성은 지름 390m에 무게가 4500만t에 달하기 때문에 충돌할 경우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만 배에 달하는 폭발력으로 지각 변동ㆍ대기오염ㆍ지구온도 변화 등이 일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언론매체들은 “아포피스가 2029년 4월 13일 지구에 매우 근접할 것이며, 2036년 같은 날에는 지구의 중력구멍(중력장의 영향으로 소행성의 경로를 바꿔 지구로 끌어당길 수 있는 우주공간)에 근접해 충돌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과학자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미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 물체연구기관의 도널드 예먼스는 “기본적으로 틀리지 않은 주장”이라고 수긍하면서도 “그 확률이 25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소행성 충돌설’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또 만약 아포피스가 지구로 접근하더라도 소행성에 우주선을 발사해 궤도를 수정하거나 핵무기로 소행성을 제거하는 등 현재의 과학기술로 충분히 충돌을 방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 인한 큰 위험에 빠지는 일은 0%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사설]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하라

    이집트 소요사태가 어제로 1주일째 이어지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장기 철권통치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위 성격도 반독재에서 반미로 변화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아랍권 국가에서 영향력이 큰 이집트에서 민주적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전체적인 중동질서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집트의 정치적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외교도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인류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는 무정부 상태다. 대통령과 부유층의 국외 피신설이 나돈다. 외국인들도 이집트 탈출 러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하야시 과도정부 수반이 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미국 주도 중동질서가 변할 수 있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중동지역 미래는 이집트 소요 사태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것이 확실하다. 영국 인디펜던트 지는 “중동의 미래는 (이집트 수도)카이로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에 이집트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구질서가 민주화·반정부 시위에 크게 위협받고 있다. 1980년대 말 동유럽 연쇄붕괴와 비교되기도 한다. 옛 소련 영향권에 있던 동유럽 권위주의 정권들은 시민들이 폭압정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면서 거짓말처럼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지금 아랍권도 예측불허다. 도화선을 당긴 튀니지에서는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예멘·요르단 등에서도 시위가 번지고, 인터넷·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위력을 따라 인접국에도 빠르게 영향이 스며들고 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그동안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 보루 역할을 해 그의 운명이 주목된다. 이집트가 독재체제로 재편성될 것인지, 민주화를 이룰 것인지, 강경 이슬람 국가로 변신할 것인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21세기 중동질서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를 수도 있지만 이집트는 북핵 문제 등에서 한국 입장을 지지해온 중동외교의 교두보다. 외교적·경제적 비중을 고려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가.
  • [프로농구] ‘폭풍전야’ 6일 지각변동 오나

    딱 6일 동안이다. 4라운드를 끝낸 프로농구는 28일부터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갔다. 짧지만 단비 같은 시간이다. 순위 싸움이 워낙 치열했다. 공동 3위만 3팀이다. 동부-삼성-KCC가 동일 선상에 서 있다. 6강 주변으로도 LG-SK-모비스가 엉켜 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시기적으로도 힘들 때가 됐다. 그런데 넋 놓고 쉴 수가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면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이제 2라운드 남았다. 한해 농사가 남은 몇 경기로 결정 난다. 브레이크 기간, 각팀이 해야 할 일을 짚어보자. KT는 완연한 독주 체제다. 좀체 연패가 없다. 그러나 최근 몇 경기에서 특유의 조직력이 다소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이유는 없다. 주축 선수들 부상이 많았던 게 문제였다. 남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컸다. 많이 움직이는 팀 스타일상 발이 붙으면 조직력도 허물어진다. 잘 쉬는 게 우선이다. 돌아온 표명일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도 필요하다. 다른 팀들보단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전자랜드는 수비와 턴오버 같은 기본적인 부분을 다시 짚어봐야 한다. 수비가 잘되는 날 전자랜드는 완벽에 가까운 팀이다. 큰 변화보다는 기본 패턴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KCC는 분위기를 잘 타는 팀이다. 화려하지만 대체로 산만하다. 우승에 가까운 전력을 가졌지만 등락이 크다. 브레이크 기간 팀 분위기를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특히 전태풍은 가드로서 좀 더 멘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동부는 다른 게 없다. 김주성으로 시작해 김주성으로 끝난다. 김주성이 하루라도 더 쉴 시간을 벌었다는 게 위안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연승-연패 롤러코스터를 계속하고 있다. 수비 조직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2% 모자란다. 볼이 없을 때 움직임도 그리 좋지 않다. 헤인즈가 프리랜스 오펜스를 할 때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LG는 분위기가 안 좋다. 브레이크 전 2경기를 모두 졌다. 그것도 지난 25일 모비스전은 오심으로 내줬다. 빨리 털어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전력은 나쁘지 않다. SK는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다. 수비 조직력이 아직 헐겁다. 지역 방어에 대한 이해도가 전체적으로 떨어진다. 로테이션과 동선을 다시 한번 숙지해야 한다. 모비스는 상승세가 여전하다. 욕심 없다던 유재학 감독도 6강 플레이오프를 말하기 시작했다. 유 감독은 “어차피 더 나빠질 건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만수’ 유 감독의 말이다. 브레이크 뒤 모비스는 더 무서워질 가능성이 크다. 인삼공사는 최근 체력 문제를 드러낸 박찬희와 이정현이 쉴 시간을 얻었다. 딱히 해법이 없는 오리온스는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올해 새로 바뀌는 과학공부 어떻게

    과학에 대한 통합적 이해와 과학적 사고를 배우자. 올 3월 새학기부터 새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은 새 교과서로 과학을 배우게 된다. 단순히 교과서만 바뀐 게 아니다. 새 과학은 지식뿐 아니라 과학에 대한 통합적 사고와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생활에서 궁금한 사항을 그냥 넘기지 말고 궁금함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려는 방법을 계속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새 교육과정에서는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경계가 없어진다. 이전에는 과목별로 따로따로 배웠지만 앞으로는 모든 분야를 통합해 배우게 된다. 예를 들어 ‘행성의 대기’를 설명하면서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이산화탄소 구조를 설명한다. 이전에는 물리와 지구과학에서 각각 따로 배우던 내용들이다. 또 ‘원소주기율표’는 지구의 내부구조(지각·맨틀·외핵·내핵)를 설명하면서 등장하는 식이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각 과목의 과학공부가 아니라 통합적 이해를 통해 과학 지식과 기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는지 그 과정의 이해를 강조한다. 새 교과서는 우리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새로운 현대 과학 기술에 대한 내용도 다룬다. 기존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광유병 유발 물질인 프리온, 나노물질, 연료전지, 조류인플루엔자, 기후변화 등도 배우게 된다. 김선영 미래엔 참고서개발팀 차장은 “새로워지는 고1 과학 교과과정은 단편적인 지식 쌓기가 아니라 통합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 전반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면서 “융합과학의 기본과 전체 흐름을 파악해 둬야 큰 어려움 없이 교과과정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6학년은 ‘과학자처럼 생각하기’를 배우게 된다. 한 단원에 최대 9개가 넘는 실험이 나오는 등 기존 이론 위주의 학습에서 실험 위주 학습으로 바뀌었다. 과학원리를 알아내는 실험을 통해 과학자처럼 과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개정된 초등학교 3·4학년 과학교과서에서 등장한 자유탐구도 다시 나온다. 학생 스스로 자유롭게 과학분야에서 탐구할 주제를 정하고 탐구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원하는 과제를 정할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주제 선정이나 탐구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학적 사고는 실험을 통해 기를 수 있지만 실제 실험을 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자신이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실험설계를 반복하면 된다. 과학적 탐구 절차에 익숙해지면 된다. 유명한 과학자의 실험을 따라해 보는 것도 좋다. 과학자들이 어떤 궁금증이 생겨 어떤 과정을 통해 이를 해결했는지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실험이 많이 나오는 TV 프로그램도 훌륭한 교재가 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알고 싶은 의문점을 찾아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어떻게 해 나갈까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과학자처럼 생각하기인 셈이다. 강에리 수박씨닷컴 과학강사는 “교과서에 있는 그림이나 문제 속 지문에는 실생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면서 “경험했던 내용들과 연관 지어 기억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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