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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에 대형유통점 몰려온다

    경기도에 대형유통점 몰려온다

    경기지역에 고급화 또는 최저가 전략을 앞세운 대형 유통점들이 줄줄이 들어서 지역 상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7일 경기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용인, 파주 등에 백화점과 할인점, 아웃렛 등 대형 유통매장이신규 출점하면서 업체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는 곳은 파주. 유통가의 양대 산맥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자존심을 걸고 진검 승부를 펼칠 곳이다. 3월에 신세계 첼시프리미엄 아웃렛이 문을 열고, 11월에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이 개점할 예정이다. 신세계의 첼시프리미엄 아웃렛은 8만 6172㎡ 부지에 영업면적 3만3000㎡, 연면적 6만 9500㎡로 건설되며 국내·외 유명 브랜드 160~170개가 입점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는 태양광 가로등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빗물 재활용 등 친환경 컨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을 통해서 들어온 외국인들이 파주의 비무장지대(DMZ) 안보생태 관광 시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이들 아웃렛을 자연스럽게 방문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국 관광객들을 겨냥한 판촉전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할인점도 입점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6~7개, 홈플러스는 5~6개, 롯데마트는 10여개 점포를 전국에 걸쳐 열 계획이다. 이중 이마트는 8월 파주시 운정지구에 파주운정점을 개장하기로 확정, 한울마을 4단지 옆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코스트코는 오는 8월 용인시 공세지구에 새 점포를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12월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인 ‘김포 스카이파크’를 오픈, 백화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쇼핑몰 등과 테마파크, 공원 등 ‘도심 휴양지’라는 테마의 종합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형 유통점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서울에서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로 이동하는 추세여서 지역상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에 파주지역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아무리 인정에 호소하고 차별화를 시도해도 재래시장이나 동네 슈퍼마켓이 대기업을 이길 수는 없다.”면서 “그 사람들(대형 유통점) 탓만 할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성남 신청사 ‘호화’ 벗고 ‘친화’ 입는다

    성남 신청사 ‘호화’ 벗고 ‘친화’ 입는다

    ‘호화청사’라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성남시 청사가 변신하고 있다. 불필요한 공간이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아방궁’이라고 지적된 시장실은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늘면서 호화청사라는 개념도 차츰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5일 성남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는 지난해 7월 ‘아방궁 시장실’이라는 오명을 쓴 시청 동관 9층 시장실을 북카페로 개조해 시민에게 개방했다. 시장 집무실, 비서실, 고충처리민원실이 있던 옛 시장실 314㎡를 ‘시청 하늘 북카페’로 바꿔 시민들에게 개방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부시장실과 간부회의실까지 모임방 등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이용객이 하루 300여명 이상으로 늘면서 운영시간도 연장됐다. 모임방도 하루 6차례 정도 주민 토론과 정기모임에 사용된다. 지난해 9월부터는 공무원들 전용으로 사용되던 체력단련실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체력단련실은 329.72㎡로, 러닝머신 15대와 자전거 타기 기계 13대, 아령 등 39종의 운동기구, 남녀 샤워실, 라커룸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개장 후 높은 인기 속에 찾는 주민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시는 이 시설을 두배로 늘리는 방안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의 예산낭비 지적이 일었던 ‘성남시 종합홍보관’도 모습을 바꿔 곧 개방된다. 이달 말부터는 청소년 독립영화와 최신 게임을 시연하고, 초등학교 3학년생들의 교과 과정인 ‘우리고장 성남’ 현장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단순한 전시 방식이던 종합홍보관 운영을 시민이 직접 시설을 활용하는 참여형 개방시설로 전환한다. 별도 예산 투입 없이 종합홍보관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연중 시민들이 작품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지역 게임업체의 최신 개발 상품을 시연하는 장소로 내줘 부담없이 홍보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방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북카페의 경우 승강기가 구석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 불편하고, 청소년들이 불필요하게 공무원들의 집무실로 내려와 곳곳에 자리잡고 앉는 바람에 업무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이 흡연이 금지된 화장실이나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샤워실에서 빨래까지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가 ‘빨래금지령’마저 내릴 정도다. 또 북카페에 왔다는 남녀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오후 7시가 넘어서도 어두컴컴한 복도를 서성거리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청소년 탈선 및 사무실 보안 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일부 그런 일이 있기는 하지만, 시민들에게 모처럼 개방된 공공시설물을 이용할 때 공중예절을 지키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아이폰 알람 사흘째 먹통

    아이폰 알람 사흘째 먹통

    지난해 ‘안테나 게이트’로 망신살이 뻗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가 이번에는 ‘알람 게이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아이폰4의 운영체제(OS)인 iOS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아이폰4의 알람이 사흘째 울리지 않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아이폰4 사용자들은 지난 1일 설정된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애플은 2일 “1일과 2일에 울리도록 설정된 일회성 알람에서 생기는 문제”라며 “3일부터는 정상 작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의 이 같은 설명을 믿었던 사용자들은 3일에도 알람이 작동하지 않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전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알람이 울리지 않아 비행기를 놓치거나 회사에 지각했다는 불만 글이 빗발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신형 아이팟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들은 이번 사태가 지난해 아이폰4 출시 이후 불거졌던 안테나 게이트의 반복이라며 애플의 신뢰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이폰4는 지난해 6월 출시 직후 휴대전화의 특정 부분을 감싸 쥐면 수신 불량이 발생하는 ‘데스 그립’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은 “문제 없다.”, “소프트웨어 문제”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를 공짜로 공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알람 사태가 iOS의 날짜 코드 오류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4는 지난해 유럽의 서머타임이 해제된 이후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330.20달러를 기록했고 시가 총액은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수천만원 가방 무장한 中여군 ‘된장녀’ 논란

    “총 대신 명품가방이 어울리는 군인?” 하나에 수백만 원인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여러 개 둘러맨 여군들의 모습이 포착돼 자신의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과시적 소비를 하는 몰지각한 명품족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 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여군 2명이 포착됐다. 제복을 갖춰 입은 이들은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은 물론 고가의 여행 가방 여러 개를 들고 있어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중국에서 명품 가방을 맨 이들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일반 군인의 월급을 생각했을 때 하나에 최하 200만 원 정도인 가방을 여러 개 든 모습이 생소했기 때문. 이들이 든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등의 가방 가격은 1500만원을 호가했다. 군인들이 맨 가방이 소위 짝퉁이 아니고 중국군 소위의 평균 월급이 약 3000위안(50만원), 영관급 장교의 경우 6000위안(100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의아한 소비 성향이 아닐 수 없었다. “군인과 관계 없이 원래 부자일 수 있지 않은가.”라는 적지 않은 네티즌들의 추측에도 이 사진은 ‘명품녀’, ‘군장녀’, ‘루이비통 녀’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유명해지며 논란이 됐다. 대부분은 “사치스러운 군인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중국에서는 체면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겨 과소비를 불사하는 ‘미엔즈(面子) 신드롬’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중국의 소비성향은 중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시장으로 성장했다는 해석을 낳기도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프로농구] ‘일사불란’ 삼성 4위 수성

    [프로농구] ‘일사불란’ 삼성 4위 수성

    이규섭·이승준·이정석이 국가대표로 자리를 비운 동안 삼성은 너무 잘나갔다. ‘잇몸’들로 9승(3패)을 합작했다. ‘이 트리오’가 복귀한 뒤 오히려 팀은 삐걱댔다. 셋이 복귀한 뒤 6승8패. 삼성 안준호 감독은 “비시즌 동안 호흡을 맞춘 적이 없어 과도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직력이 맞춰지는 게 더디다는 설명. 안 감독은 ‘위기’라고 했다. 4일 잠실체육관에서 만난 상대는 모비스. 최근 KT-동부-전자랜드 등 선두팀을 연파한 ‘근성의 꼴찌’다. 끈끈한 호흡은 역시 ‘시간이 약’이다. 삼성은 정확한 템포바스켓을 선언했다. 주전·비주전이 따로 없는 더블스쿼드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강혁-애런 헤인즈의 2대2 플레이도, 이승준의 포스트 움직임도 살아났다. 김동욱도 내외곽을 휘저었다. 삼성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3쿼터 중반 16점(58-42)까지 달아났다. 싱거워질 무렵 모비스가 포효했다. 모비스는 4쿼터에만 3점포 5개를 넣으며 맹추격했다. 경기종료 4분25초를 남기고 노경석(12점)의 외곽포로 73-77까지 쫓아왔다. 이어 4점차 승부. 그러나 종료 1분50초를 남기고 터진 차재영(7점)의 3점슛으로 삼성은 7점차(82-75)로 달아났다. 승부는 끝. 결국 삼성이 88-80으로 이겼다. 헤인즈가 더블더블(29점 10리바운드)로 앞장섰고, 이승준(16점)과 김동욱(14점)이 30점을 합작했다. 삼성은 3연승으로 4위(16승11패)를 지켰다. 김동욱은 “기존 멤버와 국가대표 간에 삐걱대던 게 슬슬 맞춰지고 있다. 3연승으로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창원에서는 KCC가 LG를 95-78로 눌렀다. 하승진(24점 6리바운드), 유병재(15점) 등 6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연승을 달린 KCC는 단독 5위(14승13패)에 올랐다. 3라운드를 8승1패로 마친 KCC는 후반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상쾌한 냄새에 눈을 떴다. 햇빛 반사율 17프로, 은은하게 펼쳐진 햇살 무늬 빛과 방안 공기를 채운 나무 향은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 설정해 놓은 기상 프로그램 중 2번 ‘숲 속 통나무집’이다. ‘해변의 아침’이나 ‘강변의 산책’ 등 몇 가지 중에 선택한 것이다. 자고 일어나는 장소로는 자연이 제일 좋은 건가? 프로그램에는 산이며 강, 바다 일색이었다. 몸의 상태가 좋다. 역시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건가 보다. 집은 벌써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벽걸이 화면으로 엄마 얼굴이 보였다. “령아, 식탁 위에 있는 것 먹고 화상 수업은 빼먹지 마. 너 요즘 수업시간에 늦는다는 정보가 엄마 블로그에 떴더라. 그리고 몸 디자인!” 한쪽 눈을 찡긋하는 엄마 얼굴이 보였다. 오호! 바로 오늘이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 파란색 새 자동차 씽씽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 곳은 이미 입력되어 있다. 내가 타자마자 씽씽이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오늘은 몸 디자인을 위해 전신성형병원에 들르는 날이다. 몸 디자인은 21세기 중반 성장기 아이들의 필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안 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다. 키가 자라는 속도에 맞추어 성장판을 조절하고 팔다리와 몸의 각 부위를 보기 좋게 가꾸는데, 원한다면 얼굴 프로그램과 병행하기도 한다. 나는 얼마 전에 몸 디자인을 시작했다. 얼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조르지 않았으면 열세 살인 지금도 방치되고 있을 거다. 엄마는 이런 면으로 보면 너무 유행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이 프로그램 없이 크는 아이가 어디 있다고. 오래전부터 얼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말이다. 차창 밖으로 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지은 쇼핑몰이다. 화려한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참, 생일선물!’ 오늘 저녁에 하나의 생일파티가 있는 걸 깜빡했다. 얼른 선물을 사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씽씽이의 몸체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살짝 내려앉았다. “씽씽. 왜 이래? 무슨 일이야?” 얼마 전 출시된 컨셉트 카인 씽씽이는 모든 기능이 전자동이고 차체 문제까지도 스스로 진단하는 최신 자기부상 승용차다. 바닥에 촘촘하게 장치된 전자석에 씽씽이의 센서가 반응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거다. -차체 이상 발견, 잠시 기다려 주세요. 스피커에서 씽씽이의 기계음이 나왔다. “아이 참, 왜 하필 지금이야?” 발을 동동거리며 팔짱을 끼는데 차창으로 어떤 남자애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톡톡. 나보다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차창을 두드렸다. 씽씽이의 스피커에서는 제작회사에 상황을 전하는 기계음이 계속 들렸다. 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차창을 내렸다. 헉.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조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 하나가 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네 차 고장 났지? 내 차 때문이야.” 보기와는 달리 묵직한 목소리였다. “내 차에 문제가 생겨 네 차까지…….”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엔 햇빛에 반짝이는 머릿결과 자그맣게 떨리는 속눈썹만 보였다. “아예, 괜찮아요. 제작사와 연락이 되니까 알아서 할 거예요. 우리 차는 최신…….” 내 말에 남자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찔한 미소였다. 그 애의 차에서는 바이올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바로 도착한 정비사 아저씨들이 씽씽이를 점검했다. 문제는 자체 내장된 메모리와 블랙박스로 파악이 될 것이다. 정비사 아저씨가 아빠와 통화하는 얘기를 들으니 남자애의 차량 자기가 지나치게 높아져 옆에 있던 우리 차가 이상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첨단 자동차가 이렇게 쉽게 고장이 나나?’ 첨단이라면 뭐든지 완벽하고 그럴듯한 줄 알았는데 지금 씽씽이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제작사에서 지원하는 비상차를 거절하고 걸었다. 병원을 향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아까 보았던 남자애로 가득 찼다. 반듯한 눈, 코, 입에 떨리는 속눈썹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 그 자체였다. 정말 인형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그런 애의 취향이 나이든 할아버지처럼 늘어지는 바이올린 음악이라니. 그 애의 차에서 흘러나오던 바이올린 음악을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이올린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간이 오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였다.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쇼핑몰 중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줄지어선 가게들을 훑어보았다. 모퉁이 끝에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가는 가게가 있었다. 골동품 가게였다. 새 쇼핑몰에 골동품 가게? 궁금한 맘으로 골동품 가게로 걸어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주름진 얼굴이었지만 밝아 보였다. 가게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오래된 물건과 바이올린 선율이 가득 차 있었다. 바이올린 소리가 미끄러질 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맘도 편안해졌다. “오케이! 정했어. 하나의 생일선물은 이 음악!” 나는 바로 음원을 구입하고 하나에게 파일로 보냈다. ‘히히 계집애 펄쩍 뛰겠지? 웬 케케묵은 음악이냐고? 오늘 이 언니에게 영감을 준 음악이니 영광인 줄 알아라. 지하나.’ “야아. 너무 멋지다. 하나야, 이번엔 성공이구나. 축하해.” 생일잔치의 주인공인 하나가 딱 달라붙은 은색 스타킹에 흰 레이스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아이들이 우르르 하나 앞으로 다가갔다. 동그랗게 커진 눈과 오똑한 코, 주먹만큼 작고 갸름해진 얼굴이 완전히 사이버 아바타 같았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지하나. 정말 멋져.” 오래전에 얼굴 프로그램에 들어간 하나는 우리의 관심 대상 1호였다. 하나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과 다르지 않았다. 나와 몇몇 아이들이 하나를 에워쌌다. “응, 이번엔 꽤 달라 보이지? 맞아. 프로그램 디자이너를 좀 바꿨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고개를 쳐드는 하나는 이미 미스테라였다. 지구상의 모든 여자들이 우러러본다는 현세대의 여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하나 옆에 딱 달라붙어 부담스러울 정도로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아이들의 표정은 감탄과 부러움 일색이었다. 하나가 공기 중으로 떠오를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도 내 얼굴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하나. 잘 돼도 너무 잘 됐다. 초대가수의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는 알록달록한 알탱캡슐이 보기 좋게 접시에 담겨 있었다. 하나가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여러분 앞에 놓인 알탱캡슐이 보이시죠? 이 알탱캡슐은 얼마 남지 않은 북극빙하를 녹인 순수한 물과 필수영양소들이 혼합된 첨단제품이에요. 오늘 이 자리를 빛내려 우리 아빠가 북극 마에니 지방에 직접 주문한 거죠. 어때요?” 하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알탱캡슐을 들여다보았다. 짓궂은 아이들은 알탱캡슐을 서로 던지고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또 첨단이냐 싶었다. 알탱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쩜 알탱에도 이런 센스라니. 알탱캡슐은 색깔도 가지각색이었지만 모양도 하나하나가 다 달랐다. 곰돌이, 별, 달과 같은 모양에서 자동차, 로켓과 우주선 그리고 알 수 없는 모양까지……. 역시 각기 다른 모양이 보기 좋다. 나는 곰돌이 모양의 알탱캡슐을 하나 집어 들었다. “령아. 정말 대단하지 않냐? 이런 최신 캡슐, 어디 가서 우리가 먹어 보냐? 지하나 정말 대단해.” 지현이가 소곤거리자 옆에 있던 세리가 말했다. “치, 하나가 대단하니? 걔네 아빠가 대단한 거지. 그나저나 하나 얼굴 말이야. 저거 열두 번 성형한 거래. 그야말로 대단하지 않냐?” 친구들은 칭찬인지 시샘인지 모를 말들을 떠들어댔다. “야, 령. 넌 얼굴 프로그래밍 어떻게 할 거니?” 나는 세리의 말에 그냥 알탱캡슐만 뒤적거렸다. 한숨이 나왔다. 열두 번이라니…. 놀라 입을 떡 벌릴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그럴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초대가수들이 들어가자 아까와는 다른 음악이 나왔다. “뭐 이런 음악이래? 여기가 무슨 골동품가게냐? 선사시대도 아니고.” 세리가 투덜거렸다. 내가 하나에게 선물한 바이올린 음악이었다. “이게 어때서? 얼마나 고상하냐? 물 흐르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말이야” 내 말에 세리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령, 어때? 네가 선물한 음악인데. 마음에 드니? 친구들도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지?” 하나가 비아냥거렸다. 무안했다. 친구들 앞이라 더 그랬다. 그래서 나도 하나에게 질세라 허리를 펴고 또박또박 말했다. “하나야. 자라는 아이들일수록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이런 고전음악을 자주 들어줘야 한단다.” “뭐? 잘도 둘러댄다. 아무튼 이 음악 아주 생뚱맞았어. 너나 가져.” 하나가 쌀쌀맞게 말했다. 기운이 쪽 빠졌다. 그 멋진 남자애를 네가 봤어야 하는데. 조각 같은 얼굴에 바이올린 소리가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말이야. 그때였다. 하나의 뒤로 어떤 사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내 눈이 휘둥그레지자 하나도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어, 오빠 왔구나?”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하나는 우리에게 사촌 오빠를 소개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말했다. “저, 저 기억하세요? 오늘 아침에 차가 고장 나서……. 참, 이 음악 좋아하시죠? 헤헤 이거 오빠 차에서 나오던 음악이잖아요.” “네? 누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의 사촌 오빠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황스러웠다. 다시 보니 우리 또래는 아닌 것 같고 어른스러운 맵시가 나는 것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였다. 근데 처음 보는 것 같은 저 눈빛은 뭐야? 하나와 사촌 오빠는 옆에 있는 우리는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슬그머니 내 자리에 앉았다. 지현이와 세리도 분위기에 맞춰 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관심은 하나의 사촌 오빠에게 있었다. 누가 봐도 멋지겠지. 나는 가수를 보는 체하며 사촌오빠를 훔쳐보았다. 역시 잘 생겼다. 음악은 어느새 최신 곡, 사이버 아이돌 ‘트웬퓨릿’의 노래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들썩거렸다. 하나를 보니 속이 쓰리고 사촌오빠에게 무시를 당하고 나니 내 기분은 완전 맥이 빠졌다. 나는 일찌감치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새로 개장한 쇼핑몰은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개장행사가 있는지 건물입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가게들은 어찌나 많은지. 가게진열장을 구경하느라 기웃거리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갔다.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니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친구들과 건들거리며 몰려가는 폼이 아까 하고는 많이 달라보였다. 고개를 싹 돌리고 모른 척했다. 알은체하고 싶지 않았다. 습도와 온도가 적절하게 조절된 병원은 쾌적했다. 화상전화로 예약과 시술에 관한 얘기는 다 끝났지만 최종적으로 내 실제 얼굴을 측정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나는 병원 현관을 어슬렁거렸다. 현관에 있는 화면에서는 아까부터 같은 광고가 반복되고 있었다. -가을맞이 토털프로그램 대할인. 흘려 듣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 가을인가 여름인가 헷갈렸다. 온도와 습도는 늘 알맞게 조절되고 나무와 풀들도 시스템에 의해 늘 푸르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얼굴 프로그램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뒤돌아보는데 자동문이 열리며 하나의 사촌 오빠가 들어왔다. 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닮은 얼굴이었다. ‘어? 하나의 사촌 오빠가 쌍둥이인가?’ 키는 조금 달랐지만 얼굴은 비슷했다.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빠들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키와 덩치가 다른 쌍둥이도 많으니까. 고개를 돌리고 의자에 앉으려는데 또 몇몇 사람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어떻게 된 일이지? 하나의 사촌 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인기 절정 ○○디자이너! 서두르세요. 기간은 오늘까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울리는 광고 문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그럼 나는 하나의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 예뻐져도 괜찮아. 그냥 생긴 대로 살래.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달렸다. 선사시대까지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이 파랬다. <끝>
  • 팔굽혀펴기 등 ‘간접체벌’ 허용

    학교 현장에서 체벌을 없애는 대신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출석정지’를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팀은 29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열린 학교문화선진화방안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학교체벌 정책대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현행 교내·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 등 징계의 종류에 출석정지를 추가해 무단지각이나 금지물품 휴대, 흡연, 약물복용, 기물파손, 수업방해, 폭력 등 학생이 문제행동을 반복하면 일정기간 별도의 대안교실에 격리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연구진의 의견을 토대로 학교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까지 관련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새 학기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 적용할 방침이다. 대안에는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직접적 체벌과 언어폭력 등 인격을 모독하는 지도방식은 금지하더라도 교육적 훈육을 위한 ‘간접체벌’은 학칙으로 정해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간접체벌에는 운동장 걷기나 뛰기, 팔굽혀펴기 등이 포함되며 사전에 체벌 수준과 방법을 학칙에 정하게 된다. 교과부가 이번 대안을 토대로 체벌금지 법제화 방안을 본격 추진할 경우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시·도 교육청이 현재 시행하는 체벌 전면금지 지침과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개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당찬 목소리’ 어린이 아나운서 떴다

    ‘당찬 목소리’ 어린이 아나운서 떴다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찬 목소리로 뉴스를 전하는 예비 아나운서들이 떴다. 다름 아닌 어린이들이다.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의 ‘미:티비’(ME:TV)에서의 모습이다. 이처럼 어린이들이 선망하는 방송 관련 직업군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여럿 준비돼 있다. 어린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직접 제공해 준다는 취지다. 아나운서, 피디(PD), 브이제이(VJ) 등 직업도 가지각색이다. ME:TV는 아나운서 체험 프로그램이다. 국내 첫 어린이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하는 ME:TV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일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아이들의 신청을 받아 니켈로디언의 소식을 뉴스 형태로 전달한다. 니켈로디언은 이와 함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VJ 음악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스쿨:TV도 선보이고 있다. 스쿨:TV는 어린이가 VJ가 돼 직접 초등학교를 방문해 인터뷰도 진행하고, 그들이 듣고 싶은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신청받아 소개해 주는 신개념 프로그램이다. 신청은 홈페이지(www.nick.co.kr)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네트워크에서는 홈페이지(www.cartoonnetworkkorea.com)를 통해 새로 발표되는 게임의 시나리오와 게임 제작 전반에 관여하는 ‘게임 크리에이터’를 뽑고 있다. 일종의 ‘게임 PD’를 선발하는 셈. 게임 PD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미래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벤10 게임 크리에이터’ 이벤트다. 지난 8월 카툰네트워크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된 이래 매월 수만개의 게임이 생성될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게임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내고 다른 사용자에게 그 게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BS의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는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푸른 누리’의 생생한 취재 활동기를 전하는 코너를 방송 중이다. 실제로 ‘푸른 누리’라는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어린이 기자단의 취재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기자 생활을 미리 체험하게 하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간총리 VS 오자와 ‘KO 담판’ 무산

    일본 민주당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간 나오토 총리의 중의원 정치윤리심사회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 간 총리는 20일 오전 총리 관저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과 만나 “출석하지 않으면 국정 운영이나 내년 봄 지방선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의원에 나가 검찰심사회로부터 기소된 불법정치자금 혐의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이에 “사법 절차 단계에 있는 만큼 스스로 출석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라고 밝힌 뒤 “(내각 지지율 하락에는) 정치 자금 문제도 있지만 다른 문제도 있지 않느냐.”며 간 총리의 국정 운영을 지적했다. 간 총리는 이에 따라 주중에 정치윤리심사회가 오자와 전 간사장을 소환하는 절차에 들어가도록 당 지도부에 지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치윤리심사회의 출석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이후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국회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탈당을 권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대 계파인 오자와파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KO 결투’의 향방에 따라 오자와 전 간사장 측의 신당 창당 등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대화하고 느끼며 ‘심장수술’ 받은 용자

    대화하고 느끼며 ‘심장수술’ 받은 용자

    심장수술을 받기 전 전신마취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인도에 사는 40대 남성이 부분마취만 하고 의식이 깨어있는 채 심장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미국 폭스TV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 주 방갈로르에 사는 가톨릭 신부 볼막스 페리어는 최근 이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매우 특별한 심장수술을 받았다. 심장판막 이상으로 수술대에 누운 페리어 신부는 의식이나 전신적인 지각을 소실시키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의식이 있는 채 신체 일부분 감각을 잃게 하는 마취방식을 선택했다. 페리어 신부가 국소마취를 택한 건 전신마취가 평소 합병증을 앓고 있는 그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담당의사 비베크 자왈리 박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수술 직전 척추에 뼈주사(epidural injection)을 맞은 페리어 신부는 목 아래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수술 중 가슴을 절제하거나 의사들이 장기 일부분을 만지는 느낌이 났고 소리도 고스란히 들을 수 있었다. 페리어 신부는 “얼굴 앞에 천이 내려와서 심장을 내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의사가 ‘심장을 꺼냈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한 뒤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지만 수술 중 의식이 깨어있는 건 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수술 내내 마취과 의사가 옆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페리에 신부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사히 간이 심장판막 이식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페리에 신부는 현재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는 중이다. 자왈리 박사는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심장수술을 하는 건 의학적인 도전이었다. 다행히 환자가 용기를 내줘서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종편·보도채널 출범 카운트다운] 균형 보도·콘텐츠 차별성·자본금 규모 3대 필수요건

    [종편·보도채널 출범 카운트다운] 균형 보도·콘텐츠 차별성·자본금 규모 3대 필수요건

    정부 계획대로 23일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합숙심사가 시작되면 30일이나 31일 사업자가 확정된다. 야당의 반발이 여전한 데다 선정 결과 등에 따라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공정 심사가 핵심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심사항목과는 별개로 방송언론학자 5인에게 최소한의 필수 체크 포인트를 들어 봤다. 우선 손에 잡히는 기준은 ‘돈’이다. 방통위는 보도채널의 경우 자본금이 최소 400억원은 넘어야 하고 600억원 이상일 경우 만점을 주겠다는 기준을 세워 뒀다. 이 기준에 비춰 보면 연합뉴스의 ‘연합뉴스TV’(이하 법인명 가칭), 머니투데이의 ‘머니투데이보도채널’, 서울신문의 ‘서울뉴스’가 앞선다. 연합뉴스TV는 98곳 법인 주주 등을 포함해 총 605억원의 자본금(연합뉴스 지분 28%)을 모았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보도채널은 41개 중소기업과 25명의 개인 주주를 통해 600억원(머니투데이 지분 30%)을, 서울뉴스는 우량 중소기업 74개사를 통해 551억원(서울신문 지분 29.9%)을 각각 모았다. 자본금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곳도 있다. 헤럴드미디어 컨소시엄의 ‘HTV’는 자본금 규모가 크면 단기간에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과 공동 대주주가 우량 대기업이라는 점만 제시했다. CBS의 ‘굿뉴스’ 역시 15개 주주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만 밝혔다. 업계는 두 회사의 자본금 규모를 400억~500억원으로 추산한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전체 보도채널 간 다양성을 견지하기 위해 새로 출범할 보도채널은 대자본이나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도록 주주 구성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명하지 못한 주주 구성이나 보도국 독립성을 담보할 장치가 제시되지 않은 예비사업자는 감점요인이라는 얘기다. 재정 건전성 못지않게 콘텐츠 질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방통위가 자본금 규모를 놓고 고민할 때 기준치를 너무 높게 잡으면 돈 잔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은 가장 많은 자본금을 모은 연합뉴스TV를 두고 “뉴스통신진흥법상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돼 이미 수백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지, 편성권의 독립이 보장되는지, 주주들의 지분이 골고루 분산돼 있는지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균형 있는 보도 태도로 이어진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 보도채널은 다양한 여론을 균형감 있게 전달해야 한다.”면서 “기존 채널들이 충족시켜 주지 못한 부분, 즉 정치의 논리나 자본의 논리에서 공정하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주요 주주들의 과거 활동과 이 활동이 보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별성’도 중요한 체크 항목으로 꼽혔다. KBS·MBC·SBS·YTN·MBN 등 기존 방송채널이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널이 가세하는 것인 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내용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존 채널과 어떻게 차별화하겠다는 것인지, 특히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시청자들의 관심과 반응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숙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만 겨냥한 뉴스는 우물 안 개구리밖에 안 된다.”면서 ‘글로벌’ 항목을 중시했다. 정 교수는 “해외 유력 통신사를 통해 세계를 보는 데서 벗어나 이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세계를 조명하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태성·이은주기자 cho1904@seoul.co.kr
  • [막오른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金텃밭’ 보치아·양궁…사격·볼링도 태극기 휘날린다

    [막오른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金텃밭’ 보치아·양궁…사격·볼링도 태극기 휘날린다

    ‘우리는 환호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승리한다’(We Cheer, We Share, We Win). 광저우의 성화가 다시 불타올랐다. ‘아시안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리는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아시안패러게임)이 12일 오후 9시 중국 광저우 아오티주경기장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8일 동안의 열전에 들어갔다. 총 18개 종목(19개 세부종목)에 40개국 5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432개의 금메달을 놓고 레이스를 시작했다. 전 종목에 걸쳐 30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 35개와 은 24개, 동메달 56개 등 총 115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광저우 비장애인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한국의 메달레이스를 주도한 건 사격이었다. 중반 이후부터는 볼링도 힘을 보탰다. 당초 선전을 예상치 못한 종목에서 ‘금빛 희망’이 현실로 바뀌며 한국은 거뜬하게 종합 2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번 아시안패러(장애인)게임에선 어떨까. ‘효자종목’은 무엇이 될까. 지금까지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비장애인대회에 이어 장애인대회에서도 ‘역사’는 반복된다. ●지난 대회보다 금메달 수 줄어 한국의 전통적인 국제대회 메달 종목은 뇌성마비 종목인 보치아, 그리고 양궁 등이었다. 이번 대회(432개)에는 지난 대회(541개)에 견줘 20% 남짓 금메달이 줄어들었다. 종합 3위 수성을 다짐하는 한국에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보치아는 지난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에서 박건우(20)가 대회 2관왕에 오르며 한국의 위상을 떨치는 등 줄곧 장애인 종목의 ‘원조’ 역할을 자처해 왔다. 그러나 금메달 수는 종전 7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다. 먹고 싶어도 먹을 ‘파이’가 없다. 양궁은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번 대회 남녀 리커브와 컴파운드에 걸쳐 총 7개 종목에 출전, 금 3개와 은 2개, 동메달 2개 정도가 획득 예상치다. 4년 전 이 대회 전신이었던 아·태장애인경기대회(FESPIC)에선 9개 금메달 가운데 금 5개, 은·동 2개씩을 수확했던 ‘알토란’ 같은 종목이었다. 세계선수권에서 3차례나 종합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아시아 최강이 왜 목표를 낮춰 잡았을까. 한국 양궁팀의 이 대회 가장 큰 적은 최근 비장애인대회 양궁팀이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부담감이다. ●기대주 사격 “만리장성 넘어라” 대신 사격과 볼링 등에 은근히 기대를 건다. 사격은 이번 대회 개인전 12개의 금메달 중 7개를 따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베일에 싸인 ‘라이벌’ 중국의 전력이 관건. 그러나 박세균(청주시청)과 이주희(강릉시청)가 버티는 남자공기권총과 50m 권총 금메달은 확실하다. 활성화된 지 불과 7~8년 만에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수준에 도달한 볼링의 목표는 금 4개와 은 1개, 동 1개. 특히 2인조 경기를 통해 아시안패러게임 최고령 금메달에 도전할 도학길(67)의 ‘최고령 금메달’도 기대해 볼 만하다. 패러게임이란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 이 밖에 금메달 16개 목표의 육상, 전체 금메달 수가 종전 3개에서 30개로 900% 늘어나 예상치 역시 2개에서 12개로 늘린 사이클 등도 ‘효자종목’ 후보다. 과거 보치아와 양궁에 의존했던 아시안패러게임의 ‘메달 지형’. 이번엔 확 바뀐다. 광저우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재벌가 2세의 ‘막가파식 폭력’

    재벌가 2세의 ‘막가파식 폭력’

    최종관 전 SKC 고문의 아들 최철원(41) M&M 전 대표의 ‘매값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6일 최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폭행 현장에서 피해자 유모(52)씨에게 위력을 행사한 곽모(36)씨 등 회사 임직원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최 전 대표의 추가 폭행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최씨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유씨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10여 차례 때리는 등 폭행하고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지난 10월 초 M&M 사무실에 도착한 유씨를 접견실에서 무릎을 꿇게 한 뒤 회사 관계자 6명이 둘러선 자리에서 발과 주먹을 휘두르고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대당 100만원씩이라며 10대를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더 이상 못 맞겠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유씨에게 1대에 300만원씩이라며 3대를 더 때린 뒤 ‘매값’으로 1000만원권 수표 2장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찰은 최씨의 추가 폭행 의혹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과 MBC ‘시사매거진 2580’ 등에 따르면 최씨는 눈 오는 날 교통 체증으로 지각한 회사 직원들에게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곡괭이 자루나 삽자루 등으로 폭행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한 중견간부를 사무실에서 골프채가 부서질 정도로 때렸으며, 사냥개를 끌고 와 여직원들에게 “요즘 불만이 많다며?”라고 말하면서 개줄을 풀고 “물어”라고 명령해 위협한 것으로 전직 회사 관계자들이 밝혔다. 뿐만 아니라 차량으로 이동 중에 늦었다는 이유로 인도를 올라탄 적도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최씨가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던 이웃을 야구방망이로 위협한 사실이 있다는 제보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41)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Weekly Health Issue] (41)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당뇨 환자들의 일차적인 걱정은 족부궤양과 화상이다. 사소하게 여긴 족부 상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가 하면 뜨거운 물에 데어도 그걸 뜨겁다고 느끼지 못해 화상을 입기 일쑤다. 이런 병증의 원인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의외로 당뇨 환자와 일반인들의 이해도는 낮은 게 현실이다. 이런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에 대해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당뇨병센터 소장인 고경수(대한당뇨병학회 신경병증 소연구회장) 교수를 통해 듣는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만성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됐거나 신경의 비정상적인 기능 때문에 생기는 만성적인 통증을 말한다. 몸의 여러 곳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특히 발에 많으며, 방치하면 살과 뼈가 썩어드는 당뇨발 즉, 당뇨성 족부질환으로 발전한다. 연구 결과, 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삶의 질 만족도는 67.65점으로 일반인의 90점보다 크게 낮았다. ●유병률과 발병 추이를 소개해 달라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의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 셋 중 한명(33%)에서 병증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신경합병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진단율은 고작 12%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 유병률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5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성은 혈당 조절의 정도 및 당뇨병 유병기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혈당 조절이 불량할수록, 또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가능성이 커진다. ●왜 문제가 되는가 당뇨로 미세혈관과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다리나 팔의 무감각, 이상 감각, 지각 과민증상과 통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당뇨 족부궤양의 단초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에 있다. 통증 자체로 인해 환자의 수면이나 기분 등 삶의 질이 총체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통증을 방치하면 결국 신경 기능이 망가져 발의 감각이 무뎌지고, 이 때문에 상처를 입기 쉬우며, 상처의 발견도 늦어져 족부 절단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된다. 성인 족부절단 환자의 44.8%가 당뇨 환자라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질환의 원인을 상세히 짚어 달라 원인은 고혈당이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핏속을 떠다니는 병인데, 이 포도당이 모세혈관 벽에 들러붙어 혈관을 약화시키고, 혈액을 끈적거리게 만든다. 이러다 작은 혈관들이 막혀 터지면 이것이 곧 말초혈관 손상이다.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다보니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발이나 다리의 저린 감(64.8%) 혹은 찌르는 듯한 느낌(46.1%),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40.8%), 발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갈라짐(36.8%), 걸을 때 발의 무감각(35.7%), 발 또는 다리의 화끈거림(33.93%) 등이 주로 나타난다. 흔히 저린 증상을 혈액순환 장애라고 여기기 쉬운데, 당뇨 환자에서 나타나는 저림증은 신경병증 통증의 신호인 만큼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무감각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묵직하고 답답한 느낌’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이 무감각은 상처가 생겨도 잘 모르게 해 족부괴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질환에 의해 생기는 문제는 병이 장기화되어 다른 장기를 침범하면 통증 외에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소화기에서는 식도 운동장애·설사·변비 등이, 순환기 계통에 침범하면 저혈압·심폐정지·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 밖에 발기부전·방광 기능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합병증이 족부괴사 등 족부질환이다. 당뇨성 족부질환자의 80%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나타나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은 지 3년이 되면 당뇨성 족부질환 발생 위험이 14배 이상 증가한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나 흔히 쓰이는 방법은 모노필라멘트 검사다. 끝이 뾰족한 필라멘트로 발의 일정 부위를 찔러 10곳 중 4곳 이상에서 감각을 느끼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진동을 감지하는 감각을 체크하는 진동감각검사도 활용된다. 이 밖에 아킬레스건 반사검사나 발목 반사검사, 냉온 감각검사 등으로도 신경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환자 상태에 따라 판정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다리 등에 갈색 반점이 여러 곳 생겼다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진행 중이라는 증거다. 환자 본인이 진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양 발끝에서부터 주로 밤에 통증이나 저린감·먹먹함 등이 나타나면 우선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관건은 역시 혈당 조절이다. 고혈당으로 말초혈관과 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혈당 조절을 잘하면 신경병증 통증을 예방·지연시킬 수 있다. 다만,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은 혈당을 조절해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계속될 때는 통증을 경감시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통증 조절약물을 이용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중에는 신경을 안정시켜 통증을 줄이고 수면장애를 개선하는 약제도 있다. 아울러 혈관과 신경 손상을 부추기는 금주·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걷기 등 저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치료법의 예후와 후유증도 짚어 달라 후유증은 별 문제가 아니지만 약물치료의 경우 드물게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삼환계 우울증 약제는 발한·구강 건조·금속성의 입맛·변비·어지러움·빈맥·심계항진·시야 흐림 등이, 항경련제 약제는 현기증·혼수·졸음·피부발진·휘청거림·치은의 과형성·다모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들은 약물 용량 조절이나 약제를 바꿔 해결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인체에서 거의 대사되지 않고 약물 상호작용을 줄여 부작용을 저감시킨 약들도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 KS(경기고-서울대) 출신 곽노현 교육감의 ‘착각’ /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KS(경기고-서울대) 출신 곽노현 교육감의 ‘착각’ /곽태헌 논설위원

    지난 6월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 냈다. 하지만 허정무호(號)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월 10일 중국과의 평가전에서는 0-3으로 패했다. 국가대표팀이 중국에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이 컸다. 월드컵 개막 직전에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던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는 0-1로 패했다.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 만나게 될 그리스에 대비하려는 평가전이었으나 대표팀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벨라루스와의 졸전이 보약이 돼 대표팀은 그리스에 승리,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오늘 폐막하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4연속 종합 2위에 올랐다. 대부분 종목에서 선전했지만 펜싱의 약진이 돋보였다. 펜싱 성적이 좋은 이유로는 풍부한 실전 경험이 꼽힌다. 후원사인 SK텔레콤의 재정지원 덕에 아시안게임 직전까지 여러 대회를 거치면서 평가전을 치렀다. 종주국이라는 태권도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자호구 시스템에 대비하지도 않고 평가전도 제대로 하지도 않은 게 패인이라고 한다. 대표선수 중 절반 이상인 새내기들은 태극 마크가 확정된 뒤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평가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적의 실력도 모르고 자신의 수준도 모르면 백 번 싸워도 이기기 힘들다. 전쟁이든, 운동이든 다를 게 없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본게임, 최종 목표를 앞두고 보완할 점을 찾기 위한 것이다. 평가전의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본게임에서의 승리다.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등학생들도 운동선수처럼 각종 평가를 거치는 것은 똑같다. 학생들은 중요한 평가전인 모의고사를 통해 본게임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비한다. 모의고사 성적은 학교 내신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어서 별로 부담도 없다. 모의고사를 통해 자기의 실력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고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그런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모의고사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새해부터 수업시간에 사설 모의고사를 보는 것을 금지시켰다. 올해 서울 지역 고등학생은 네 차례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를 받았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새해부터 고교 1·2학년은 두 차례로 줄이기로 했다. 새해부터 서울 지역 고교생들은 사설 모의고사는 볼 수 없고, 그나마 1·2학년은 시·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를 볼 기회도 종전보다 줄어든다. 서울시교육청은 “사설 모의고사를 금지하고 전국연합학력평가 횟수를 줄여 잠재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 꿈의 학교 실현에 한 걸음 다가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의고사 횟수를 줄여 잠재 능력이 개발되고 꿈의 학교가 실현될 것이라니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곽교육감은 당시 최고의 고교라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소위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다. 최고 학벌에 따른 유·무형의 각종 이익을 봤을 곽 교육감이 서울 지역 학생들에게는 공부하지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 게 이상하다. 이렇게 이기주의적인 것도 없어 보인다. 서울 지역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노력해야 할 교육감이 거꾸로 가고 있다. 자기 아들은 외국어고에 보냈으면서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인 지 6·2지방선거 때 공약으로 외고 개선을 들고 나온 게 곽 교육감이다. 제대로 된 대안도 없이 체벌 금지를 들고 나온 것도 곽 교육감이다. 체벌 금지를 하면서 대안이라고 발표한 게 학생이 술 마신 것 같으면 음주측정기를 동원하고, 지각하면 노래를 부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코미디도 없다. 곽 교육감은 엉뚱한 쇼로 비춰지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 표만 좇아 다니는 정치인보다는 진득한 행정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 교육계 전반에 남아 있는 비리와 부정을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게 보수 쪽의 분열과 전임 교육감의 비리라는 호재가 겹쳐 당선된 소위 진보 교육감이 할 일이다. 이것만 제대로 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tiger@seoul.co.kr
  • [주말 데이트] ‘세시봉 디너쇼’여는 포크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창식

    [주말 데이트] ‘세시봉 디너쇼’여는 포크계의 살아있는 전설 송창식

    피리를 부는 사나이다. 언제나 웃는 멋쟁이다. 고래사냥을 갈 때도 피리 하나 불고 간다. ‘한번쯤 돌아보겠지’라고 불러도 ‘바람따라 떠도는 떠돌이’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갈 길 멀어 우는 철부지야, 나의 피리 소릴 들으려무나 삘릴리 삘리리’라고 한다. 무정타. 못마땅해 칭얼대면 ‘왜 불러, 왜불러, 돌아서서 가는 사람을 왜 불러 토라질 땐 무정하더니 왜 왜 왜~’라고 답한다. 특유의 ‘히죽 웃음’과 함께. 에궁, 고래잡으러 3등 완행열차나 타는 게 훨씬 낫겠다. 살아 있는 포크계의 전설이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다. 가수 송창식(63). 지난 22일 인디 밴드 대표주자 장기하가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서 송창식의 ‘왜 불러’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며칠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 1970~80년대 우리나라 음악계를 대표했던 가수 네 명이 출연,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당시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유명한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만나 매일 노래를 부르던 멤버, 즉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한가지. ‘역시 송창식이구나’. 왜? 항상 홀리듯 다가오는 미소가 여전했고. 떨리듯 가슴 속을 후벼파는 울림의 목소리가 그랬다. 송씨의 음악 인생은 올해로 43년째. 1967년 데뷔 당시에는 베이스 기타리스트 이익균, 윤형주 등과 함께 ‘트리오 세시봉’으로 시작했고 이듬해 이익균이 군대에 가자 윤형주와 ‘트윈 폴리오’로 바뀐다. 여기에서 잠깐 팁. 세시봉은 1958년 사업을 하던 이흥원(1975년 작고)씨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1960년까지 충무로1가와 소공동, 종로 YMCA 세 군데를 거친다. 1964년 무교동에도 생겨났다. 1969년 TV 보급에 밀려 문을 닫을 때까지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 통기타에 열광하면서 젊음을 한껏 발산했으며 ‘통기타 가수의 산실’ ‘청바지 문화의 원조’라는 말도 여기에서 생겨났다. 당시 100여평의 ‘세시봉’에는 입장료 30원을 낸 청춘남녀들로 연일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서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이 함께 무대에서 섰고 이백천, 이상벽씨 등이 사회자로 나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송씨는 ‘세시봉 시절’에 ‘나는 너’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이크’, ‘축제의 노래’ 등을 히트시켰다. 1970년 솔로로 전향한 이후 그는 특유의 음악적 천재성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다. ‘고래사냥’, ‘왜 불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담뱃가게 아가씨’, ‘맨 처음 고백’, ‘피리 부는 사나이’, ‘가나다라’, ‘푸르른 날’, ‘한 번쯤’ 등을 쏟아내면서 200여곡이 넘는 자작곡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로 솔로 전향 40주년을 맞는 데다 다음달 21~22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세시봉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모처럼 디너쇼를 갖는다기에 데이트를 요청했다. 지난 23일 저녁 경기 구리시에 있는 송씨의 연습실. 늘 그랬던 것처럼 양 팔을 가볍게 벌리는 동작에다 ‘히죽 웃음’으로 맞이한다. 어째서 그런 미소가 나왔을까. 고등학교 시절이다. 교실에 남학생이 5명, 여학생이 50명이 있었다.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약간 지각한 것이 미안해 슬쩍 웃기 시작했는데, 그게 평생 습관이 돼버렸다. 연습실은 꽤 넓어보였다. 40년된 LP판들이 수백장 정도 진열돼 있었고 벽에는 머리숱이 많을 때(50살부터 머리가 빠졌다고 한다)의 큰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사진 앞에 마주 앉았다. “여기에서 요즘 무슨 연습을 하나요.” “요즘뿐만 아닙니다. 365일 저녁 8시면 여기에 옵니다. 기초연습을 하지요. 아~ 하는 발성과 음정 연습입니다. 노래부를 때 음정 틀리면 곤란하거든요.(웃음)” “다음달 디너쇼 준비는 잘 돼갑니까.” “잘되고 안되고 뭐 있겠어요. 늘 연습하는 것처럼 하면 되니까.” 이때 김세환씨와 윤형주씨가 들어온다. 디너쇼 멤버들이다. 윤씨는 “레퍼토리나 정해보자고 오늘 만난다.”고 했다. 아니 불과 20여일 남기고? 하긴 선수들이니깐…. “디너쇼에는 왕년의 세시봉 시절 이상벽씨도 함께합니다.” 순간, 엄청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얘기를 더 이상 해본들 무슨 소용있으랴. 화제를 돌렸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입니다. 운동은 어떤 거 합니까.” “제자리 돌기합니다. 자고 일어나서 두 시간동안 제자리에서 도는 것이지요. 기마 자세로 눈을 감고 온몸의 힘을 쭉 빼고 있으면 저절로 몸이 돌아갑니다. 이렇게 팔을 가볍게 벌리고….” 여기서 잠시 그의 일과 정리. 늘 아침 6시에 자고 오후 2시에 일어난다. 40년째 낮과 밤을 거꾸로 사는 셈이다. 일어날 때 화장실에서 꼭 한 시간동안 책을 읽는 버릇이 있다. 잡지든 고전 소설이든 닥치는 대로 읽는다. “연말이 다가오는데 술 약속이 많습니까.” “40년 전에 술을 끊었습니다. 간혹 마실 때도 있는데 새로운 술이 나왔을 때 입술로 살짝 맛만 봅니다. 그렇게 맛본 것 중에 마오타이주(茅台酒)가 가장 기억에 납니다.” “퇴촌 집이 수상가옥이라고 하던데요.” “집 없이 살다가 16년 전에 하나 마련했는데 그저 개울가 옆에 있는 집일 뿐입니다. 수상가옥을 지으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들겠습니까. 집사람이 물을 좋아해요. 더울 때 8월에 태어났거든요(웃음). 제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부엌을 좀 크게 했지요.” 그는 어릴 때 가수가 아니라 지휘자가 되고 싶었다. 작곡을 선택하려고 했으나 가난해서 성악으로 전환했다. 그것도 독학. 처음에는 클래식을 공부했다. 그럴 때 우연히 찾아간 ‘세시봉’에서 팝송을 부르는 조영남을 보고 팝송과 대중음악에 빠지게 됐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저는 원래 계획이 없어요.. 늘 하던 대로 이렇게….” 이때 윤형주씨가 옆에서 “내년 10월에 세종문화회관 공연 있잖아. 트윈 폴리오 공연….” 하고 거든다. 다들 소리내어 웃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국경 사라진 스크린

    국경 사라진 스크린

    일본에서 건너온 영화에 송승헌이 나오고, 한국산(産)에선 탕웨이가 열연한다. 한국과 미국 할리우드가 손잡은 작품에 장동건이 분한다. “국경,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요즘 영화 관객들에겐 색다른 재미가 생겼다. 한류 스타들의 해외 진출작 개봉이 이어지고, 한국 영화 속에서 해외 스타들을 볼 수 있는 까닭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한국 꽃남스타, 한국 영화에 해외 톱스타 국내 톱스타 정우성은 우위썬(吳宇森)·쑤자오빈(蘇照彬) 공동 연출의 중국 무협 영화 ‘검우강호’에서 양쯔충(楊紫瓊)과 짝을 이뤘다. 25일 개봉한 판타지 멜로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에서는 꽃미남 송승헌이 ‘링’, ‘화이트아웃’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톱 여배우 마쓰시마 나나코와 앙상블을 이뤘다. 오타니 다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올해 초여름 촬영했다. 1980년대 중반 전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린 데미 무어와 고(故)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사랑과 영혼’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지난 13일 일본 전역에서 개봉돼 현지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같은 날 함께 스크린에 걸린 ‘페티쉬’는 동경하는 대상에 대한 모든 것을 소유하려는 욕망과 집착을 다룬 심리 스릴러로 한·미 합작 독립영화다. 송혜교의 첫 해외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2007년 11~12월 미국 뉴욕에서 촬영됐고,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집’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지각 개봉인 셈이다. 미국 유학을 가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수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송혜교는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일대종사’에도 출연한다. 리샤오룽(李小龍)의 스승이자 영춘권의 달인인 예원(葉問)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량차오웨이(梁朝偉), 장쯔이(章子怡), 장전(張震) 등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새달 초에는 장동건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액션 ‘워리어스 웨이’가 전 세계 개봉된다. 한국의 기획력과 할리우드 자본이 만났고, 한국 최고 미남 배우가 주인공으로 가세하면서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샤인’으로 1996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프리 러시, ‘슈퍼맨 리턴즈’에서 로이스 레인 역할을 맡았던 케이트 보스워스 등이 작품을 빛낸다.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에 제작자로 참여했던 배리 오스본이 프로듀서로 나선 점도 주목된다. 미국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제임슨 애치슨(의상), 댄 헤나(미술), 크리스천 리버스(특수효과) 등 스태프들도 쟁쟁하다.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 대부분은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심형래 감독의 새 글로벌 프로젝트 ‘라스트 갓파더’도 새달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피아 두목의 숨겨진 아들 영구가 겪게 되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심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하비 케이텔 등 할리우드 배우 및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뉴욕 현지에서 찍은 작품이다. ●“어설픈 합작으로 스타성 되레 훼손” 지적도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장동건의 경우 운명적으로 만난 아기 때문에 칼을 내려놓고 은둔하며 평범한 남자로 살아가는 동양 최고의 무사 ‘텅빈 눈동자’를 연기한다. 일본 배우 나카무라 도루와 함께했던 한·일 합작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1), 첸 카이거 감독이 연출한 한·중 합작 ‘무극’(2005)까지 국제 경험이 많은 장동건이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 특징 때문에 단조로운 연기 인상을 준다. 이야기가 성긴 반면, 비주얼은 화려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 하지만 100% 실내 세트 촬영에 인공적인 느낌의 CG 영상이 너무 많아 국내 관객들에겐 낯설 수 있다. 소재 탓에 “또 닌자냐.”는 반발도 예상된다. 국내 배우들의 외국어 연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관객도 있지만 한국어 연기에 비하면 아무래도 어색할 수 밖에 없어 눈에 거슬린다는 관객이 적지 않다. 송승헌의 일본어 대사나 장동건의 영어 대사는 작품 속에 배어들지 못한다는 평가다. 언어 구사가 부자연스럽다 보니 대사를 줄이게 되고 이 때문에 송승헌은 “연기자가 아니라 모델 같다.”는 냉소도 받아야 했다. ‘패티쉬’의 송혜교는 음산하면서도 매혹적인 팜므파탈 연기를 잘 소화했고, 영어 대사도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영화 흐름을 끊는 베드신은 아쉬운 대목. 한 영화평론가는 “최근 들어 해외 합작이 부쩍 활발해졌다.”면서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자극제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합작 자체에 만족하는 초기 단계이다 보니 한국의 좋은 배우들의 스타성을 되레 훼손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제16회 서울광고대상] 기획상 -kdb산업은행 ‘개인 자산관리도 이제’

    [제16회 서울광고대상] 기획상 -kdb산업은행 ‘개인 자산관리도 이제’

    일반 국민은 산업은행 하면 여전히 기업을 상대로 대한민국의 산업을 키워온 특별한 은행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작은 이러한 선입견을 과감히 조정해보려고 노력한 작품입니다. 직업과 성향이 다른 가지각색의 사람들일지라도 자신의 자산만큼은 믿음직하고 전문적인 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맡긴다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즉, 이 땅의 수많은 산업을 키워온 산업은행이기에 그 특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산을 키워가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담아냈습니다. 아울러 기업금융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금융에서도 특유의 금융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잠재력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2010년을 민영화 원년으로 삼은 산업은행은 본 광고를 통해 기존의 기업금융 전문은행의 이미지를 벗고 개인고객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였습니다. 아무쪼록 kdb산업은행이 기업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고객들에게도 더욱 유익한 은행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막 오른 금융권 빅뱅] ‘신한+조흥’처럼… 리딩 꿈꾸는 하나

    [막 오른 금융권 빅뱅] ‘신한+조흥’처럼… 리딩 꿈꾸는 하나

    국내 금융권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됐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막내 격인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외환은행 인수를 의결함에 따라 금융권의 혈투가 시작됐다. 여기다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우리금융의 민영화 결과도 금융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내분으로 위기에 빠진 신한금융도 조만간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내 금융권의 판도 변화를 다섯번에 걸쳐 짚어본다. 하나금융지주가 25일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하나금융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통과시켰다. 외환은행 지분(51.02%)의 인수가격은 4조 6500억~4조 75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협상 한달 만에 4조원대의 ‘빅딜’이 성사된 것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계약 체결차 출국에 앞서 “외환은행이 한국에 상장된 기업인 만큼 원화베이스로 계약한다.”고 밝혔다. ●최종 인수 내년 1~2월 예상 하나금융은 계약 체결 직후 금융위원회에 자금 조달 방안을 포함한 외환은행 지분 인수 안건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지분 인수 안건이 금융위 승인을 받기까지 최소한 2~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시점은 이르면 내년 1∼2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외환은행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고 ‘1지주회사 2은행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사명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2003년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할 때와 방식이 비슷하다. 그래서 신한·조흥 결합 모델이 하나지주에서 가능할지 주목된다. 계약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자금 조달이 관건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건전성이 훼손될지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금 마련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승인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이사회에서 자회사 배당과 지주회사 유상증자, 지주회사 회사채 발행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의결했다. 또 재무적 투자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내부적으로 조달 방안을 갖고 있으며,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다.”면서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는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라면서 “주가도 오르고 있고 여건도 나쁘지 않아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 회사 배당·증자 등 자금조달 의결 외환은행 직원 껴안기도 변수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동안 은행의 행명과 고용, 정체성 등이 보장된다면 외환은행 매각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하나금융과 합병하면 행명과 고용 등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보고 반대 투쟁에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자산과 인력을 제대로 운영할 경영능력이 없다.”면서 “하나금융 인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이 조흥을 인수할 때는 신한의 연봉이 조흥보다 높았지만, 하나·외환의 경우 외환의 연봉이 더 높은 것도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다. 이 같은 난제를 극복하고 인수·합병(M&A)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하나금융은 국내 3위의 금융그룹으로 떠오르게 된다. 자산 규모는 316조 5000억원으로 선두 우리금융(332조 3000억원)과의 격차는 15조원 안팎이다. 그동안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내실 경영에 집중해온 외환은행의 경우 ‘덩치 불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두 은행이 공격 경영에 나선다면 내년이면 리딩 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를 책임지고 있는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1997년 하나은행장을 맡은 뒤 13년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었던 김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금융지주사 3위 자리를 꿰찬 지금, 합병 이후 통합과정(PMI)을 무리 없이 이끌기 위해 김 회장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교체될 듯 김 회장이 연임된다면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입지도 탄탄해질 수 있다. 두 사람의 임기도 모두 내년 3월에 만료된다. 김 사장은 “외환은행 M&A는 김 회장님이 큰 그림을 그리고 진두지휘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예단할 수는 없지만 최고경영진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신한 사태’로 인해 금융권 CEO의 ‘장기 집권’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교체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행장은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하나은행 출신이 가게 될지는 검토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경두·김민희기자 golders@seoul.co.kr
  • “입사 일찍 하길 잘했지”

    “일찍 들어오길 잘했네.” 이색 면접으로 이름 난 샘표식품과 SPC그룹의 기존 입사자들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다. 두 회사 모두 식품기업답게 각각 요리면접과 미각테스트 등을 실시해 오고 있다. 올해 두 기업은 다소 생뚱맞은 한 가지 ‘미션’을 추가했다. 짱짱한 스펙을 평면적으로 나열한 이력서에서 볼 수 없는 지원자들의 ‘+α’를 찾아내겠다는 심산이다. 샘표식품은 올해 처음으로 1박2일 합숙면접을 치른다. 새달 초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될 첫날 면접에선 마치 환경미화원 시험장이나 차력사가 묘기를 부리는 장터에서나 볼 만한 장면들이 펼쳐질 듯하다. 150명의 지원자들은 요리면접을 하기 전 ‘행동역량면접’이란 이름으로 실시되는 체력장(?)을 먼저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물건 들고 뛰기, 얼음 위에 서서 오래 견디기, 외줄 타고 장애물 건너기 등으로 체력과 인내의 한계를 시험받게 된다. 샘표식품 인사팀 김서인 이사는 “기존의 정형화된 면접에서 탈피해 다양한 상황에서 지원자들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했다.”면서 “지원자들의 끈기와 도전정신,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확인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식품전문기업 SPC그룹은 지원자들에게 미각과 더불어 ‘심미안’까지 요구하고 있다. 맛과 향을 구별하는 ‘관능평가’로 지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이 회사는 디자인 테스트를 추가했다.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회사이니만큼 매장 인테리어나 제품 포장을 보는, 감각 있는 사람을 뽑을 필요가 있다.”는 허영인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갑작스러운 주문에 지난해 시험은 다소 주먹구구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그룹 내 주요 브랜드의 디자인 자문을 맡고 있는 현직 미대 교수에게 정식 의뢰해 문제를 출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A, B형 두 가지로 각각 12문항이 담겼다. 지원자들은 4분 동안 인테리어 배면도나 공간을 찍은 사진을 보며 공간 지각력을 발휘하고, 다양한 기업 로고를 보며 차이점과 유사점을 골라내야 한다. 4지 또는 5지 선다형이지만 난이도가 꽤 높아 “나라면 풀지 못했을 것”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직원들도 상당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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